CAFE

◈인기소설모음◈

노신사의 사랑 [ 12회]

작성자한정희|작성시간16.07.29|조회수285 목록 댓글 1
//  노신사는 커피숍으로 향했다
그런데 아내는 그곳에 없었다
아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노신사는 긴장이 되었다
잠시 자리에 앉아서 기다렸지만 아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있었다

"당신 어떻게 됐어?"
"뭐가 어떻게 됐냐는 거야?"
"계약 말야?"
"했지. 아주 잘 했지"
"뭐야?"
"소리는 왜 질러"

"내가 소리 안 지르게 생겼어. 제정신이야"
"나 정신 똑바로 있으니까 걱정 마"
"어디서 계약했어? 커피숍엔 없던데"
"뒤따라 왔었나보네....."
"말해. 어서 아니라고 말해"
"아니 맞아. 나 계약했어. 그러니까 포기해"

"당신 정말......"
"이러지마. 이미 다 끝난 일이야. 그러니까 우리 ......"
"계약서 내놔"
"계약서는 왜?"
"가서 취소 하고 오려고"
"난 할 꺼니까 그만해"

아내의 행동은 너무도 당당했다
그 많은 돈을 어떻게 해결하는 건지.......
노신사는 답답한 마음에 담배만 피고 있었다
하루하루 날짜가 지나갈수록 속이 새까맣게 타는 것 같았다

아내는 늘 바쁘게 밖으로 돌아 다녔다
단 한마디도 돈에 대해선 하지 않았다
늘 알아서 할거니까 신경 쓰지 말라는 아내.....
그러던 어느 날,

"당신이 나 좀 도와 줘야겠어요"
"내가 뭘 도와줘"
"당장 돈이 필요한데....."
"돈. 지금 돈이라고 했어"
"그래요. 돈"

"얼마나?"
"1억이요......."
"뭐 1억?"
"갑자기 일이 생겨서 그래요. 이번주까지 있어야 해요"
"이번주까지 어떻게 그 큰돈을 만들어"

"당신 친구들 있잖아. 왜 사업한다는 그 친구 "
"뭐야? "
"나 그 돈 없으면 안 되요. 그러니 당신이 빨리 알아 봐줘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말할 시간 없어요. 어서 돈이나 알아 봐줘요"

"아니 몰라. 당신이 알아서 해. 분명 당신이 알아서 한다고 나한테 신경 쓰지 말라고 했어. 그러니 당신이 알아서 해"
노신사는 냉정하게 말하고 나가 버렸다
아내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밖으로 나온 노신사는 차를 몰고 시외로 나갔다
목적지도 없이 그저 달렸다
1억을 구해 달라는 아내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노신사는 차를 세웠다
지금 자신의 위치를 생각해 보니 늪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움직일수록 빠져 버리는 늪........
차를 벼랑 끝으로 달리고 싶었다
지금 다시 시동을 걸어 달리면 낭떨어지로 떨어진다
그럼.........
노신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암흑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세상은 어느새 작은 싹을 튀우고 있는데......
노신사 혼자만 겨울의 한복판에 있는 것 같았다
어둠이 주위를 감싸고 나서야 노신사는 정신이 났다
지금 자신이 이러고 있으면 아무 것도 안 된다는 걸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는 보이지 않았다

분명 돈 때문에 나갔을 것이다
아내가 집으로 들어 왔을 때는 늦은 시간이었다
"여보"
"어디 갔다가 이제야 들어와?"
"우리 어쩜 좋아요?"
"뭐가?"

"내가.....내가......"
"말을 해"
"내가......"
아내는 말을 잇지 못하고 쓰러졌다
노신사는 일이 생긴걸 느꼈다
쓰러진 아내를 눕혔다

정신을 잃은 아내는 쉽게 깨어나지 않았다
노신사는 아내의 가방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서류들을 보기 시작했다
한 장씩 서류를 넘기면서 노신사는 절망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내를 쳐다보니 가슴이 썩어 없어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엄청난 일을 만들어 놓고 한마디도 안 하다니......
노신사는 아내의 가방에서 꺼낸 서류를 손에 들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아내가 깨어났다

노신사는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는 노신사가 서류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는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된 건지 말해봐"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은 필요 없으니까 어떻게 된 건지 말이나 해봐"
"난 잘 할려고 했는데.... 그런데 그게......"
"처음부터 말해"
"처음엔........."
"그래 처음엔"

"생활비 아낀 걸로 작게 적금을 들었어"
"그래서"
"그 적금을 타고 보니 생각보다 많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할까 생각했지"
"그런데"
"그런데 주식이 괜찮다는 소리를 들었어. 그래서 주식을 했어"

"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사람이 주식을 해?"
"당신이 신문 보면서 TV보면서 어떤 쪽으로 투자하면 괜찮겠다고 했잖아. 그래서 그쪽으로 투자를 했지"
"그래서"


"정말 당신 말대로 이득을 봤어. 그러다 보니 자신이 생기고 나도 나름대로 공부하고....."
"그 다음엔"
그러다 점점 이득이 많아졌어. 그래서 당신 모르게 돈을 좀 모았어. 그런데 갑자기 당신이 회사를 그만 두었다고 하잖아"

"그래서"
"그래서 이래저래 모으니까 크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작지 않은 가게를 하겠더라구"
"........."
"조금 부족해도 당신 퇴직금 보태면 괜찮겠다 싶었지"
"그런데"

"그런데 생각보다 가게 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고 당신은 하루종일 돌아다녀도 별 수가 없잖아. 그래서 가지고 있는 걸로 다시 투자를 했지"
"그런데 이 서류는 뭐야?"
"다시 투자할 때 대출을 조금 받았어. 그런데......"

아내는 말 대신 눈물을 흘렸다
노신사는 서류를 방에 내려놓았다
"다시 투자해서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한 거였어. 돈이 그렇게 쉽게 벌어지는 건 줄 알아"
".........."

"당신이 주식에 대해 뭘 안다고......그 주식이 지금 휴지가 되었다는 거 맞지?"
"응"
"한푼도 건질 수 없다는 말이지"
"미안해...."
"그런데 이건 또 뭐야?"
"그건........"

"나 기운 없으니까 다 말해"
"지난번 커피숍 계약한 건데....."
"그런데"
"미안해 여보. 그 사람이 중도금 늦는다고 계약 해약한다고......"

"그럼 계약금도 다 날아 간 거네. 그리고"
"아니 아직 1억만 주면 계약해지는 안 한다고 했어"
"그래서 급히 1억이 필요한 거였어"
"응"
"휴 우......."
"미안해......"

"내가 집에서 얼마나 있었다고 이런 일이 있는 거야. 내가 일년을 놀았어 이년을 놀았어. 일 그만두고 다시 뭔가 해 보겠다고 뛰어 다닐 때 당신은 이런 일을 하고 있었구나. 집은? 집은 어떻게 되는 거야?"
"집........"

"집도 ........집도 남의 손으로 넘어 가는 거야?"
"미안해 여보...."
아내의 눈물에 더 화가 났다
노신사는 어떻게 일을 처리해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지금 아내는 전 재산을 담보로 모험을 했던 것이다

그 모험은 말 그대로 모험의 결과를 가져오고....
하루아침에 길로 쫒겨 나게 된 상황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설명을 하지......
모든 걸 아내에게 맡겨 놨었는데.....
아내의 욕심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자신의 무능함이라고 해야 하나.......
노신사는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서서히 벌어진 일도 아니고 벼락을 맞는 다는 것이 이런 거겠지
흐느껴 우는 아내의 모습이 측은했다
잘 해보겠다고 했던 것이 이렇게 엄청난 일로 이어 지고 말았으니.....
말도 못하고 며칠을 얼마나 힘들어했을까?

미움 마음은 잠시 자신의 무능함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자신이 조금만 더 유능했다면 아내는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들처럼 운동이나 다니고 쇼핑을 즐겼겠지
열심히 살아온 아내였는데......

방을 나와 주방으로 갔다
냉장고에서 물을 한 컵 가지고 방으로 들어 왔다
울고 있는 아내에게 물 컵을 주었다
아내는 물 컵을 받아 들고 남편을 바라보았다
남편은 아내를 향해 빙그레 웃고 있었다

=============================================
13회에 계속..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고무래 | 작성시간 17.10.10 감사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