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특효약

작성자初心(울산군파25세손)|작성시간24.01.15|조회수52 목록 댓글 0

어느 부부가 좀 심하게 다투고는 서로 말을 안 했답니다.

 

하루 이틀.

냉전이 계속되고 있었는데, 하루는 남편이 탁자 모서리에 무릎을 부딪히며 "아야~"하고 아파 쩔쩔매는 걸 보고 아내가 그만 웃음보가 터지면서 말문도 빵~ 터졌다고 하더군요.

웃음 덕분에 냉전이 끝난 거죠.

 

웃음.

참으로 묘한 놈입니다.

늘 궁금합니다.

우린 도대체 어떨 때에 웃을까?

물론 우스운 걸 보거나 웃긴 얘길 들을 때 웃죠.

그런데 어이없을 때도 웃잖아요?

어떤 이는 화날 때 웃는 사람도 보았다고 하던데, 남을 무시할 때도 웃죠. 비웃음, 시니컬한 냉소.

 

웃음.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놈입니다.

그런데 웃음의 효능이랄까 심리랄까?

그 중엔 '초월'이 있는 거 같습니다.

 

이런저런 계산과 판단의 생각 속에 갇혀 있다가 문득 훌쩍 뛰어넘는 초월. 그 부부싸움 했던 아내도 웃다 보니 그런저런 감정이나 생각들을 훌쩍 넘어버린 거고 슬픔의 끝에서 나오는 웃음은 이미 슬픔을 초월하는 심리상태라는 증거이고 무시하거나 냉소적인 웃음 역시 '너 정도쯤이야'하는 심리,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는 듯, 심한 우월심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웃음 속에는 그 어떤 두려움도 없습니다.

모든 것을 초월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만큼은 일체의 두려움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자꾸 웃다 보면 수행도 잘 될 거 같습니다.

아니. 수행이 잘 된 사람이 잘 웃을 거 같습니다.

 

염화시중의 미소,

앙코르와트 불상의 신비한 미소,

포대화상의 밝은 웃음,

'왜 사냐 건 웃지요'의 소이부답,

백제 마애불상의 소박한 미소,

법당 부처님 입가의 은은한 미소,

웃음이야말로 해탈의 모습이 아닐까요?

 

몸이 아플 때도 웃으면 통증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몸에 좋은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웃음 치료도 있고 수련도 있고 그런 거죠.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긴다고도 하더군요.

 

초월의 묘약.

웃음으로 부부싸움만 해결하기엔 너무 아깝죠?

그래서 저는 얼마 전부터 포스트잇 노란 종이에 이렇게 써서 방문에 붙여 놓았습니다.

 

소문(笑門) 그리고 그 문을 드나들 때마다 한 번씩 웃으려고 합니다.

소리를 내든 조용히 웃든. 달콤한 만복이도 좋지만 시원한 대자유를 꿈꾸며.

 

출처: 불교는 행복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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