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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유일한 박사의 유언장에 담긴 '폭포의 정신'

작성자박나무|작성시간26.06.20|조회수1 목록 댓글 0

유일한 박사의 유언장에 담긴 '폭포의 정신'

 유한대학이 있는 부천시의 중앙공원의 유일한 박사 동상[/caption]

①아들 일선의 딸, 손녀 일링에게는 대학 졸업 시까지 학자금 1만 달러를 준다.

②딸 재라에게는 유한공고 안에 있는 묘소와 주변 땅 5000평을 물려준다. 이 땅을 유한동산으로 꾸미고 결코 울타리를 치지 말라. 유한중고 학생들이 마음대로 드나들게 해 티 없이 맑은 정신과 젊은 의지를 지하에서나마 더불어 느끼게 해 달라.

③내 소유주식 14만941주는 전부 ‘한국사회 및 교육원조 신탁기금’에 기증한다.

④아내는 딸 재라가 노후를 잘 돌보아주기 바란다.

⑤아들은 대학까지 공부시켰으니, 앞으로 자립해서 살도록 하라.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유언장이지요. 1971년 오늘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유한양행의 창업주 유일한 박사가 숨지기 14개월 전에 썼던,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모범 글입니다.

유 박사의 조카인 유승흠 한국의료지원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말 발간한 《유일한 정신의 행로》에 따르면 큰아버지는 9세 때 미국으로 가서 주경야독해서 미시간 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애디슨이 설립한 제네럴 일렉트릭(GE)사에 취업했다가 퇴사, 대학 동기와 함께 숙주나물 회사를 차립니다. 그는 숙주나물을 유리병이 아닌 통조림에 담아 파는 당시로서는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또 이 상품을 알리기 위해 숙주 통조림을 실은 차를 몰아 길가의 상점 쇼윈도로 돌진하는 사고를 내고 언론을 타는 ‘데미지 마케팅’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유 박사는 1942년 미국 전략정보처(OSS)의 한국 담당 고문을 맡았으며, 45년 한국과 일본에 독립군을 침투시키는 ‘넵코 작전’을 준비합니다. 《유일한 정신의 행로》에 따르면 유 박사는 미국 LA 부근의 카탈리나 섬에서 넵코 작전 훈련에 참가했는데, 한복을 입고 낙하훈련을 하다가 선인장 밭에 떨어져 엉덩이가 가시에 찔려 혼쭐이 나기도 했다고 합니다.

유 박사는 조카에게 “눈으로 남을 볼 줄 아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인데, 귀로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고, 머리로는 남의 행복에 대해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더욱 훌륭한 사람이다,” “시간 약속을 했으면 약속 장소에 여유 있게 미리 가 있되, 화장실에서 이것저것 챙기며 기다리다가 3분쯤 전에 약속장소에 나타나라”는 등 삶의 지혜를 가르쳤다고 합니다.

유 박사가 설립한 유한양행은 기업의 본보기를 보여줍니다. 정직 자진납세, 투명 경영, 이익의 사회 환원 등을 실현했습니다. ‘주인 없는 회사이기에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국내 최고 제약회사의 아성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2014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매출 1조원을 실현한 데 이어서 지난해에는 폐암 신약을 개발해 다국적 제약회사에 판매하는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유한양행은 비리와 잡음이 없는 회사로 유명합니다. 모두 창업자의 뜻이 살아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유일한 박사의 유언장에는 그 뜻이 담백하게 서려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유언장에 대해서 생각해보셨나요? 유일한 박사처럼 대업을 이루기는 쉽지 않지만, 누구나 유언장을 남길 수는 있습니다. 거기에는 한 사람의 삶과 철학이 담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조만간 서울 구로구 오류동 유한동산에 찾아가서 유 박사의 동상 앞에서 곰곰이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미래의 유언장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할지, 이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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