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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봉화,영덕,영양

봉화의 십승지(2)

작성자김정현|작성시간12.04.04|조회수97 목록 댓글 0

십승지 이야기가 나왔으니 봉화의 승지 이야기를 좀더 하기로 하자. 봉화에는 승지가 많다. 어떤 마을은 어떤 성씨가 들어와야 잘 산다는 등 속설이 무성했다. 뿐만아니라 자연의 절승처를 자신의 땅으로 만들어 이상향으로 생각하고 자연을 향유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봉화의 대부분의 양반촌은 이런 믿음 속에서 형성되었다. 이들의 입향조는 후손이 영원히 복락을 누리며 살 땅을 찾아 풍수설에 근거를 두고 마을을 꾸몄다. 전국에서 이런 동천이 가장 많은 지역이 바로 경북 북부지방이고, 이곳에 사는 후손들은 현달한 조상을 사당에 받들어 모시며 대체로 500여년 정도의 세월을 살아오고 있다.

닭실마을은 바로 청하동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마을앞을 흐르는 계곡에 석천정사를 짓고 바윗돌에 청하동천이라 새겨 마을의 영역을 표시하고, 자신들과 자손들이 영원히 살아갈 땅임을 선포한 것이다. 오록마을의 입향조는 김정(金)이다. 젊어서부터 풍수지리설에 밝았던 인물로 나중에 제주목사를 지낸 인물이다. 풍수설에 따라 오록마을을 계획하여 건설하고 마을의 비보를 위해 제주솔을 심었다. 그리고 김정은 마을 앞 오록을 흐르는 하천 이름을따서 오계구곡가(梧溪九曲歌)를 지어 풍산김씨들의 영역을 표현했다. 만석산과 천석산을 구곡의 입구로 삼고 오록땅과 오전땅의 경계지역인 신담까지가 바로 오계구곡이 된 것이다. 경암 이한응은 조선 말기 경상도 유림을 대표하는 거유였다. 이한응은 춘양면에 춘양구곡을 경영하였는데 춘양은 신령한 골짜기와 맑은 시내가 가경을 이룬다. 이 때문에 경암은 적연(笛淵)으로부터 도연(道淵)까지 구곡을 설정하고 「춘양구곡가」를 지었다. 최근 봉화문화원에서는 봉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승경 아홉 곳을 「봉화구곡」으로 지정했다. 청량산 도립공원,충제의 얼이 담긴 닭실의 사적공원, 침엽수로 덮인 삼림욕 휴양지 청옥산, 숲속의 백리장천 구마계곡, 열목어가 뛰어노는 백천계곡과 현불사, 삼재불입의 성지 각화산, 문수산과 오전약수, 청정의 명경수 반야계곡, 성불계곡과 다덕약수탕이 바로 봉화구곡이 된 것이다.

봉화는 십승지의 땅이다. 봉화에 들어와 산 명가의 조상들은 한결같이 부귀영화를 초개처럼 여기고 절의를 소중히 여기신 분들이다. 영의정 홍섬의 증손자, 좌의정 정철의 손자, 서인의 영수 심의겸의 손자, 판서 홍가신의 손자, 참판 강징의 현손이 모여들어 절의로 일생을 보낸 땅이 바로 봉화땅이다. 어디 태백오현만 절의를 지켰을까. 봉화의 내로라하는 가문들은 절의로 충을 다하고 위기지학으로 수신을 하며 예로 몸을 다스린 현조들이 수백 년 후손들이 가는 길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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