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권 : 寶くじ (たからくじ)]
가수 엄정화 씨의 노래 '다 가라'를 들으면서 일순 일본어로 착각한 적이 있다. 많이 쓰는 말 중에 발음이 비슷한 것이 두 개나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다카라(だから, 그러니까)'다. 노래 가사의 '다 가라' 자리에 일본어 '다카라(だから, 그러니까)'를 대입해도 가사가 들어 맞는다.
이런 경우는 하나 더 있는데 나훈아씨의 노래 '무시로'도 완전히 발음이 똑같은 일본어 '무시로(むしろ, 오히려, 차라리)'로 치환해도 가사가 말이 된다. 혹시 두 곡 모두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곡일지도 모르겠다. 일본어로 개사할 때 편하도록.
'다 가라'와 발음이 비슷한 또 하나의 말은 '타카라(たから,寶,보물)'라는 말이다. 동화를 보면 '보물'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섬'은 '시마(しま,島)'라고 한다. 일본 같은 '섬나라'는 '시마구니(しまぐに, 島國)'라고 한다. 이 앞에 '타카라(たから,寶,보물)'를 붙여 '타카라지마(たかたじま,寶島)'라고 하면 '보물섬'이 된다. '배'는 '후네(ふね,船)'인데 마찬가지로 '타카라부네(たからぶね,寶船)'라고 하면 '보물선'이 된다. '시마(しま, 島,섬)'가 '지마(じま)'로 '후네(ふね,船,배)'가 '부네(ぶね)'로 바뀌는 것은 복합명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정말 동화 속 얘기지만, 현실 생활에서도 '타카라(たから)'를 발견할 수 있다. 일본어로 '제비뽑기'의 '제비'는 '쿠지(くじ)'라고 한다. 이 앞에 '타카라(たから)'를 붙인 '타카라쿠지(たからくじ,寶くじ )'는 우리말의 '복권'이라는 뜻이다. 연초에 추첨하는 '쟘보 타카라쿠지(ジャンボ たからくじ, 점보복권)'에 당첨되면 우리 돈으로 수십 억원을 벌 수 있으니까 그야말로 '보물'을 얻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연애할 때 필요한 말 하나 알아두자. '키미와 보쿠노 타카라다(きみは ぼくの たからだ. 君は 僕の 寶だ. 너는 나의 보물이다.)' 조금 닭살스럽기는 한데, 일본의 연인들은 이런 말을 자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