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奢ります( 한턱 냅니다)
'서울부터 부산까지'를 일본어로 해보자. '소우르카라 푸산마데(ソウルから プサンまで)'. 보통 회사의 근무시간인 '9시부터 6시까지'는 '쿠지카라 로쿠지마데(くじから ろくじまで, 九時から 六時まで)'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부터 ~까지'라는 말은 '~카라 ~마데(~から ~まで)'를 사용한다. 이것은 일본어 초급을 배운 사람이면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부터'라는 조사인 '카라(から)'는 일상회화에서 다른 용도로 더 많이 사용된다. '카라(から)'는 '~이니까'라는 이유를 나타내는 조사로도 쓰이는데, 문장 뒤에 붙으면 '할테니까요'가 되면서 문장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보자. 일본은 술이나 밥을 먹으면 기본적으로 더치페이인 '와리깡(わりかん, 割り勘)'을 한다. 간혹 한사람이 술이나 밥을 살 때가 있는데 그런 것을 '오고르(おごる, 奢る, 한턱내다)'라고 한다.
'입파이 도오데스까(いっぱい どうですか. 한잔 어때요?)' '보쿠가 오고리마스(ぼくが おごります. 제가 한턱 냅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되는데, 뭔가 이상하다. '한 잔 살테니까 따라와'라는 말로 들리기 십상이다. 일본인들은 이런 강압적인 표현을 싫어한다. 이럴 때 문장 뒤에 '카라(から)'를 붙이면 말이 부드러워진다.
'보쿠가 오고리마스카라(ぼくが おごりますから. 제가 한턱낼테니까요.)'
일본인 친구가 있다면 외워둘 필요가 있는 문장 같다. 일본어는 발음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발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 말은 조심해야 한다.
'오고르(おごる,한턱 내다)'와 비슷한 발음의 '오코르(おこる,화를 내다)'라는 단어가 있다. 가운데 글자에 '땡땡'이 있고 없고의 아주 작은 차이밖에 없지만, 뜻은 180도 다르다.
오고리마스(おごります. 奢ります. 한턱 냅니다)
오코리마스(おこります. 怒ります. 화를 낼 겁니다)
발음 대충하다가 한턱내는 일이 화를 내는 일이 되는 일이 없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