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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아름]인용자료

기리영 전투 - 김상

작성자麗輝|작성시간04.09.20|조회수101 목록 댓글 0
대동강유역의 낙랑국은 고대 동북아의 물류중심지로서 문화의 집산지이기도 하였다. 한반도의 국가는 물론 중국대륙의 국가도 낙랑국을 통해 많은 무역 이익을 남기고 있었다. 이것이 낙랑국이 오랫동안 독립국가로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마치 근․현대사에서 아시아의 홍콩과 유사하다.

대무신왕이후 관구검전쟁 이전까지 약 2백 년 동안은 낙랑국을 주로 중국왕조가 관할하여 많은 이익을 남겨왔지만, 관구검전쟁의 결과로 낙랑국의 관할권이 고구려로 이전된 이후에는 고구려가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되었다. 마치 20세기 말에 홍콩의 관할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이전된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위는 중국대륙과 만주와 한반도와 왜까지 포함한 중간지점에서 낙랑국의 역할을 대체할 동북아 물류중심으로서의 무역기지를 찾게 되었고, 그것이 고구려와 함께 한반도를 양분하고 있었던 해양국가인 한(백제)으로부터 구하게 되었던 것이다. 명분은 과거의 친연관계였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한과 교섭하다 오해가 생겨 발생한 것이 관구검 전쟁 직후인 246년에 발생한 기리영 사건이다. 위는 제2의 낙랑국 같은 무역기지를 생각했으나, 한은 위가 자신의 영토를 침범하는 것으로 느꼈을 것이다.

종사부 오림은 낙랑이 본래 한국을 통치했다는 이유로 진한 8국을 분할하여 낙랑에 넣으려고 하였다. 그때 통역하는 관리가 말을 옮기면서 틀리게 전하는 부분이 있어, 臣智와 韓인들이 모두 격분하여 대방군의 기리영을 공격하였다. 이때 태수 궁준과 낙랑태수 유무가 군사를 일으켜 이들을 정벌하였는데, 준은 전사하였으나 마침내 韓을 멸하였다. - 삼국지 한전

이 기리영 전투를 보면 당시 韓은 대방국을 魏의 영토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韓의 臣智 정도가 魏에서 파견된 대방태수(궁준)를 죽이는 것을 보면 이들을 魏에서 파견된 외교관이나 관리 정도로 생각하지 통치자로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이 전투에서 魏는 많은 피해를 입고 대방국을 겨우 자신의 영향권 하에 두는데 성공한 듯 하다. 이런 것은 한이 중앙집권적 국가가 아니고 지방분권적 국가였기에 가능하다.

삼국지는 기리영 전투에서 한을 멸했다고 했으나 지휘관이 죽은 쪽은 한이 아니라 위군이며, 한의 일부를 떼어 낙랑국의 역할을 대체할 곳을 만들려는 위의 시도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는 위가 기리영 전투에서 졌다는 뜻이다. 기리영 전투에서 위가 실질적으로는 패배한 후 제2의 낙랑국 같은 무역기지는 만들어지지 못하고 고구려의 지배 하에서 낙랑국이 계속하여 그 역할을 담당했다. 오늘날 중국정부가 자신들에게 막대한 무역이익을 가져다주는 홍콩의 독자성을 보호하듯이, 낙랑국의 관할권을 찾아온 이후에도 고구려는 낙랑국의 독자성을 보호했을 것이다. 낙랑국의 지배층이 서기 300년에 신라로 귀복하는 것으로 보아 고구려는 관구검전쟁 이후에도 낙랑국의 독자성을 약 50년 정도 더 유지시켰다.

기리영 전투 이후 황해도 지역에는 외래문화인 전축분이 대거 들어선다. 이로 미루어보아 비록 한의 영토에 낙랑국의 역할을 대체할 곳을 찾으려던 魏의 시도는 실패하였으나, 대신 대방국이 낙랑국과 함께 동북아 물류기지의 역할을 분담했던 것 같다.

낙랑국의 지배층이 신라로 귀부한 이후에도 고구려에게 막대한 무역이익을 가져다주었던 낙랑지역의 무역기지로서의 역할은 계속된다. 고고학적으로 보면 5세기 고구려의 천도 무렵 이후에도 그 역할이 상당기간 유지되었던 것 같다. 21세기의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를 우리의 조상들은 낙랑국과 대방국을 통하여 이미 2천년 전에 이루었다.

245년에 고이왕이 낙랑의 변방을 공격한 것은 그 다음 해에 일어난 기리영 사건과 무관하다. 해도 다를 뿐 아니라 지역도 다르다. 기리영 전투가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안 나오는 이유는 황해도 지역이 한성백제의 영토가 아니라 한의 다른 소국의 영토였기 때문이다. 황해도 지역이 한성백제의 통치하에 들어가는 것은 4세기 근초고왕부터이다. 고이왕은 기리영 전투에 군대를 파견하지 않았고, 따라서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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