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어로 '한국' 을 '솔롱고' 라고 부르는데, 솔롱고란 무지개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을 무지개에 빗대어 좋게 부르는 게 몽골인들이라고 하는 말들 종종 하는데, 정말 솔롱고가 좋기만 한 뜻일까요? 그와 정 반대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서 소개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며, 몽골어에서 한국을 말하는 '솔롱고'(혹은 솔롱고스) 는 무지개가 아니라 설치류의 어떤 동물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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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오주연문장전산고의 기록입니다. ( 이태수 칼럼의 글(클릭) 을 기본으로 삼아 좀 수정했습니다)
원문의 전문은 한국고전번역원에서도 아직 번역이 안 된 파트라, 고전번역서가 아니라 국학원전 쪽에 원문이 실려 있더군요. 원문을 보시고 싶으신 분은 다음 링크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아래 원문의 주소(클릭))
<오주연문장전산고> 의 '시문편/논문류/문자/기상제제역변승설(寄象鞮譯辨證說)' 편 에 보면,
茅元儀《武備志》。韃靼語。女眞曰主兒赤。高麗曰瑣瓏革。父曰額直革。母曰額克。大爺曰阿賓。【臊鼠。瑣瓏革。稱高麗曰瑣瓏革。而於臊鼠亦云瑣瓏革者。辱之也。臊鼠。《同文類解》。啖父。卽貉也。】
앞의 밑줄은 타타르(달단)어에서는 고려를 '쇄롱혁/쇄롱극'(革 은 '혁' 외에 '극' 이라는 음도 있음) 이라고 부른다는 것인데, 이는 현대 몽골어에서 한국을 '솔롱고' 라고 부른다는 것과 통할 것입니다.
뒤의 밑줄은 '(달단어에서는) 고려를 솔롱고(쇄롱극/쇄롱혁) 라 부르는데, 노랑족제비(조서臊鼠: 단순히 번역하면 '냄새나는 쥐' 지만 여기저기 찾아 보니 '노랑족제비' 로서 '황서랑(黃鼠狼)' 이라고도 불리는 설치류인 듯합니다) 또한 솔롱고라 하니, 이는 고려를 욕하는 말이다. '노랑족제비(조서)'는 아비를 잡아먹는데 곧 맥(貉: 담비, 오소리 등)을 말한다' 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이 말대로라면 솔롱고는 고려를 '쥐새끼' 정도로 모욕하는 표현이라는 뜻이 됩니다.
잠시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가 겨우 에벵키 민족박물관에 전시되었다는 '솔롱고'(노랑족제비) 사진과 관련 기사를 하나 구할 수 있었습니다. 뉴스메이커(2008년 1월, 제758호)에서 연재했던 <[특별기획]솔롱고스 부족과 동명성왕의 사연>(클릭) 이지요.
경향신문 계열이 가끔 민족주의적인 기획을 내어 놓는데, 이것도 그 일환이었던 모양입니다.
다만, 내용이 너무 앞질러가는 데다가 이 기획의 후원자가 하필 (증산도에 못지 않는다는) '대순진리회' 여서 좀 후원자의 의도가 많이 배어들어간 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만, 솔롱고와 관련된 부분만 발췌해서 본다면 참고할 만 하다고 봅니다.
이 기사의 솔롱고 관련 부분을 보면,
7월 21일 오후 4시께 에벵키 민족박물관에서 환호성과 함께 카메라 플래시가 요란하게 터졌다. 나로서는 17년 여를 애타게 찾던 ‘솔론’이라는 족제비과 짐승의 박제된 실물을 처음 보는 것이라 단연 특종감이었다. 역시 오랫동안 이를 찾아 헤매온 현지인 성빈(成斌·70) 선생의 수고 덕분이었다. 그간 서울대 이항 동물유전자은행장과 흑룡강성 동물자원연구소 박인주 교수(62)의 탐문으로도 찾을 수 없었다.
한갓 박제된 동물 하나에 이렇게 매달린 것은 ‘조선’이 아침의 나라라는 전거도 전혀 없는 허황된 해석과 맞먹는, ‘솔롱고스’가 무지개의 나라라는 한국인의 그릇된 지식을 바로잡을 아주 긴요한 실물 자료기 때문이다. 몽골학의 거장 펠리오가 맨 먼저 이를 문제로 제기했다. ‘솔롱고스’는 ‘솔롱고’의 복수로, 솔론을 잡아 모피(Fur) 시장에 팔아서 먹고사는 부족을 일컫는다는 것이다. ‘몽골비사’에도 이런 식으로 부족의 이름을 붙이는 사례가 종종 등장한다.
7월 21일 오후 4시께 에벵키 민족박물관에서 환호성과 함께 카메라 플래시가 요란하게 터졌다. 나로서는 17년 여를 애타게 찾던 ‘솔론’이라는 족제비과 짐승의 박제된 실물을 처음 보는 것이라 단연 특종감이었다. 역시 오랫동안 이를 찾아 헤매온 현지인 성빈(成斌·70) 선생의 수고 덕분이었다. 그간 서울대 이항 동물유전자은행장과 흑룡강성 동물자원연구소 박인주 교수(62)의 탐문으로도 찾을 수 없었다.
한갓 박제된 동물 하나에 이렇게 매달린 것은 ‘조선’이 아침의 나라라는 전거도 전혀 없는 허황된 해석과 맞먹는, ‘솔롱고스’가 무지개의 나라라는 한국인의 그릇된 지식을 바로잡을 아주 긴요한 실물 자료기 때문이다. 몽골학의 거장 펠리오가 맨 먼저이를 문제로 제기했다. ‘솔롱고스’는 ‘솔롱고’의 복수로, 솔론을 잡아 모피(Fur) 시장에 팔아서 먹고사는 부족을 일컫는다는 것이다. ‘몽골비사’에도 이런 식으로 부족의 이름을 붙이는 사례가 종종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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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벵키 민족박물관에 전시된 솔롱고스 박제. 한국인의 원류와 한·몽 관계의 그릇된 지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긴요한 실물 자료다. <김문석 기자> |
솔론은 누렁 족제비다. Baraga(바라가)가 Bar(호랑이)라는 명사에 ‘aga’가 붙어 ‘호랑이를 가진’이 되듯이, Solongo (솔롱고) 또한 Solon(솔롱)이라는 명사에 ‘go’가 붙어 ‘누런 족제비를 가진’이 된다. Solongo에 ‘s’가 붙어 복수가 되면 부족 이름도 된다. 훌룬부이르 몽골 초원 원주민들은 애호(艾虎)나 황서랑(黃鼠狼)이라고도 부른다. 보통 정도로 가늘고 긴 족제비과 동물로 서식권역이 매우 넓어서 각종 생태 환경에 모두 적응 능력이 있다. 삼림, 초원(스텝), 하곡(河谷), 소택(沼澤)이나 농작물 생산지와 백성들이 사는 지대에서도 혈거(穴居)한다. 새벽이나 황혼녘에 먹이를 찾아 활동한다. 주된 먹이는 설치류 동물, 개구리류나 새의 알과 병아리 등이다. 내몽골 중동부 및 동북의 대부분 지역, 한국, 몽골과 시베리아 일대에 분포돼 있다.
결론을 하나 내려 보지요. 솔롱고는 무지개가 아니라 '설치류에 속하는 어떤 노란 족제비' 를 지칭할 가능성이 있고, 몽골에서 우리나라를 솔롱고라고 했다는 것은 꼭 좋은 뜻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욕' 수준의 비하 발언일 지도 모르지요. 물론 꼭 비하발언이라 단정할 순 없습니다.
다만 '기사' 에 나온 대로 한국을 솔롱고스를 잡아 그 모피를 말아 먹고 사는 부족이라고 해서 솔롱고스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는 추가적인 근거가 더 나온다면 몰라도 고작 저 정도 설명만으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