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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 / 추은경_2026년 제9회 해동공자 최충문학상 대상

작성자김응혜|작성시간26.06.08|조회수5 목록 댓글 0

평상

 

추은경

 

 

마당 한쪽 귀퉁이가 오래 절뚝였다네

경전선 완행열차 지날 적마다

 

다리 네 개 짝짝인 건

할매 팥 고르는 장단에 무릎 맞추느라

제 스스로 한 발 접어

바닥에 고인 게지

 

다리가 네 개라도

평생 걸어본 적 없는 생

 

어디로도 가지 못해

누구든 올 수 있었던 저 둥글고 반듯한 무릎

 

장터에서 돌아온 발뒤꿈치며

앞산 부엉이 울음까지

젖지않게 밤새 등을 내주고

 

십 리 길 흙먼지를 제 몸에 문질러 품은 채

입 한번 벌리지 않던 저 순한 짐승

 

장마 서너 번만 지나도 푹 꺼지던 마당을

제 한 몸 뒤틀어 낮은 곳부터 도두보고 있었던가

 

경전선 막차 지나간 뒤에도

끝내 네 다리를 다 펴지 못한 채

 

저무는 마당 한 복판

평상 하나 삐딱하게 고여

저녁빛 위로 팽팽한 벼리 하나 긋고 있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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