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
누운 자리 하나 나오던 밤을 지켜보는 아낙네
김성훈
마루 끝에 베틀이 놓여 있었다
북이 어둠 속을 오갔다
실 한 올이 끊어졌다
손톱에 침을 묻혀 매듭을 이었다
문풍지가 울고
씨실이 당겨졌다
무명 한 필이 나오려면
손등부터 닳았다
아궁이에는 검불이 탔고
솥뚜껑 안에는 김이 맺혔다
등잔 심지는 짧아졌다
북을 밀고
실을 고르고
발판을 밟았다
베 한 폭은 사람 몸집을 먼저 익혔다
어깨를 덮는 일
상처를 감는 일
돌아오지 못한 몸을 가리는 일까지
입 밖에 내지 못한 것들이
베틀 아래로 모였겠다
낮에 삼킨 말
밤새 삭지 못한 기침
허리뼈에 박힌 저녁
개가 짖고
산바람이 처마 밑을 쓸었다
먼 길 떠난 목숨은 칼끝에서 떨었겠지만
남은 목숨은 북끝에서 먼저 떨었다
한 줄 가고
한 줄 오고
무늬 없는 무명이 차올랐다
해진 소매를 대보면
닳은 자리끼리 먼저 맞아들었다
식은 이마를 덮으려고 펼친 베 끝에서
손 하나가 오래 머물렀다
접으면 사람의 폭이 되고
펴면 누운 자리 하나 나왔다
베틀 아래 모인 밤은
끝내 울음 한 장도 밖으로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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