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이락이라는 말은 까마귀가 배나무에 앉아 있다가 날아갔을 뿐인데, 그 때 우연히 배가 떨어져서 마치 까마귀가 떨어뜨린 것으로 오해받았다는 뜻이다. 까마귀로서야 억울하지만, 자기가 그 옆에 있었으니 누명을 쓸 수밖에 그러니 아예 의심 받을 짓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말은 불교에서 유래가 됐는데, 본래 뒤에는 "파두사(破頭巳)“라는 말이 붙어 있다
오비이락 파두사(烏飛梨落 破頭巳)는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졌고 그 배에 뱀 머리통이 깨져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사상과 관련이 있는 말로서 생명이 있는 것, 즉 중생은 죽어도 다시 태어나 생이 반복된다고 하는 불교사상에 입각한 말이다. 이는 산스크리트의 삼사라(sasâra)를 번역한 말로, 전생(轉生)·재생(再生)·유전(流轉)이라고도 한다. BC 600년경 《우파니샤드[優波尼沙土]》의 문헌에서 비롯되어 대중에게 전파되었다. 불교에서는 윤회하는 세계에 지옥·아귀(餓鬼)·축생(畜生)·아수라(阿修羅)·인간·천상(天上)의 육도(六道:六趣)가 있다고 말한다. 오비이락 파두사(烏飛梨落 破頭巳)에 관한 이야기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전해진다.
산 속 바위에 앉아 참선을 하는 스님에게 화살 맞은 노루 한마리가 피를 흘리며 도망쳐 온다. 스님은 노루에 박힌 화살을 뽑아낸 후 장삼자락에 감춰준다. 잠시 후 활을 든 사냥꾼이 스님에게 다가와 노루를 못 보았느냐고 묻자 스님은 못 보았다고 한다. 사냥꾼은 여기 피자국이 있고 스님 손에도 피가 묻었는데 왜 못 보았다고 하느냐며 따지자 스님은 사냥꾼을 앉으라 하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까마귀 한마리가 배나무에 앉아 열린 배를 쪼아 먹다가 날아갔다, 까마귀가 나는 바람에 배나무 썩은 배가 떨어졌고 떨어진 배는 배나무 아래에서 똬리를 틀고 졸고 있던 뱀 머리통에 맞아 머리통이 깨졌으며, 뱀은 내 기어이 까마귀 네놈에게 복수하고야 말리라 원한을 품고 죽는다. 뱀은 죽어서 멧돼지로 태어났고, 까마귀도 죽어서 꿩으로 태어난다.
멧돼지가 산 위에서 칡뿌리를 캐느라 땅을 뒤지는 바람에 돌이 굴렀고, 그 돌이 산 아래에서 모이를 쪼아 먹고 있던 꿩을 치어 죽였으며 꿩은 멧돼지 네놈에게 기어이 복수하리라 원한을 품고 죽어간다. 꿩은 죽어서 사냥꾼으로 환생했고, 멧돼지도 죽어서 노루로 환생을 했는데 당신이 바로 꿩이 죽어서 환생한 사냥꾼이고 멧돼지가 죽어서 환생한 것이 이 노루며, 이게 바로 번뇌와 업에 의하여 삼계 육도(三界六道)의 생사 세계를 그치지 아니하고 돌고 도는 윤회니라. 고 하자 사냥꾼은 머리를 끄덕이며 노루를 살려주고 떠났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이를 인연과 인과응보로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인연과 윤회라는 수레바퀴 속에서 우리의 삶 또한 결정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한 일을 많이 하라. 그래야만 다음 생애에서 인간의 몸으로 태어날 수 있고 그 죄업을 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오비이락과 비슷하고 관련이 있는 말로서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며.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으면 오이 도둑으로 오해받을 수 있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치다가는 오얏 도둑으로 오해받을 것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종종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아예 의심받을 짓을 하고 살지 않으면 좋겠지만 인간사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이랴.
이준용 주필(pcn0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