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초가집의 부엌을 그리워하며 (下)
부엌은
음식을 만드는 곳이기에 가장 깨끗하고 청결해야 하지만
옛날 시골 부엌은 그렇지 못했다.
한 끼 해결하고 나면 다음 끼니 걱정해야 할 때에 청결이라는
이야기는 생각도 못한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연기에 그을린 벽과 천장 구석구석 엉킨 거미줄은 당시의 흔한
풍경이 아닐수 없었다
흙과 볏짚을 뒤섞어 반죽한 흙벽은 연기로 덧씌워져 검게 그을린
그곳은 당연히 부엌이었다
어머님들은 그곳에서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는 가족의 끼니를
마련해서 차려주고 한 것이다
논밭에서 가족들의 땀에 절인 손길로 길러 거둔 곡식과 채소와
산과 들에서 채취한 각종 나물을 정성껏 조리하시어 차려낸
밥상이 바로 가족들의 허기를 달랠 수 있던 곳이 부엌이었다.
하지만 아궁이에 불을 지피던 시절 궂은 날씨엔 연기가 굴뚝으로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부엌으로 역류했었다,
매운 연기에 콜록콜록 마른기침을 쏟아내며 눈물을 훔쳐야 했던
어머님들의 애처로운 모습은 잊힐 수 없다.
옛 시절 동지섣달 설한풍에도 연기 자욱한 부엌 천장 아래에서
묵묵히 일하시던 어머님의 모습은 정이 물신 배어 있는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우리가 잊고 사는 지난날의 배고픔과 불편함은 있었으나
그 시절이 진정한 사람 사는 세상의 맛을 느낀 것이다
이번 6월달은 벌써 하늘의 별이 되신 어머니가 올해 40주기
기일(忌日)이다
초가집 부엌을 생각하면 어머니가 떠오르고 어머니를 생각하면
초가집 부엌이 떠오른다
아련한 추억 속, 깊은 회상으로 풀어낸 시골 부엌의 정경을
정겹게 그려낸 것으로 따뜻한 밥 냄새, 연기 자욱한 부엌에서
묵묵히 끼니를 준비하시던 우리 어머님들의 손길,
그리고 그 속에 희생이 스며든 정성에 가슴이 뭉클해지다 못해
눈물을 쏟을 듯이 울컥해지는 밤이다 .... 飛龍 / 南 周 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