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대란(以治待亂)
자신을 다스린 뒤에 상대가
어지러워지기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아군의 태세를 잘 정비하고 나서
적군이 혼란스러워지기를 기다려
대적한다는 방법이다.
以 : 써 이
治 : 다스릴 치
待 : 기다릴 대
亂 : 어지러울 란
출전 : 손자(孫子) 군쟁편(軍爭篇)
백전불태(百戰不殆)라,
'손자병법'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백전백승까지는 아니더라도
패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전제가 있다. 언제든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강군(强軍)' 육성이다.
전략전술에 능한 지휘관과 '나를 따르라!' 하고
솔선수범하는 용맹무쌍한 지휘자,
잘 훈련된 병사와 사기, 첨단 병기,
그리고 상하 동료 간 단결된 힘 등이 어우러져야 한다.
'손무'는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 중
사기와 관련된 적극적 행동강령으로서,
"정비 잘된 군대로 혼란한 군대를 기다리고,
침착한 군대로 마음이 혼란스런 군대를 기다리라
(以治待亂 以靜待譁)"고 제시했다.
반면 아군이 준비되지 않아 패배가 예상될 때
피해야 할 행동강령 또한 교훈을 준다.
"정렬된 군대를 맞이하지 말고
당당하게 전열을 갖춘 군대를 공격하지 마라
(無邀正正之旗 勿擊堂堂之陣)."
오늘 우리 군의 모습은 어떠한가.
절대다수 장병들은 조국 수호의 보루로서
듬직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현역 장병과 예비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사명을 망각하고 있다.
최근 서울 소재 예비군훈련장에서
우울증을 앓았다는 관심병사 출신의 총격으로,
자신을 포함한 사상자가 발생해
군의 사기를 위축시키고 있다.
'정비 잘되고 침착한 군대로
마음이 혼란스런 군대를 공격'함으로써,
승리하기는 커녕 우리 군의 실태가 이 상태라면
'백전불태'를 장담할 수 없는
심각성을 노출했다고 할 수 있다.
사건 후 예비군 동원훈련을 연기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아직도 적지 않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군 당국은 동원예비군 안전규칙 마련은 물론
현역 입대할 때처럼 정신적 질병까지도
점검하는 선별검사를 강화해야 하겠다.
'손자병법'은 "병사들의 심리를 활용하는
이치를 잘 살펴보지 않으면 안 된다.
(人情之理 不可不察也)"고
알려주고 있지 않는가.
국가나 군대나 사회단체 등 어느 곳을 막론하고
이 '다스림'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엄하게 다스리면 악인들이 두려워하고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
다스림이 오래 가면 나라와 백성이
편안해지고 민심이 되돌아온다.
'다스림으로 혼란을 기다린다'는 뜻의 '이치대란'은
그런 점에서 차원 높은 책략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천하가 크게 혼란해진 다음
천하를 크게 다스린다'는 것은
임시방편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것은 잠시 동안의 난관일지는 모르지만
백성들이 적지 않은 피를 흘려야 하므로,
부득이한 경우에나 쓰는
아주 낮은 수준의 방책이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