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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꽃』- 박완서 (95'현대문학상 수상작품)

작성자송 운|작성시간23.06.16|조회수737 목록 댓글 0




마른 꽃
(박완서 단편소설)

박완서 작가님이 남편과 사별후 64세가 되던 1995년에 쓴 마른꽃 이라는 작품인데요.
이 내용은 1997년 드라마로도 방영된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환갑을 눈앞에 둔 여자의 연애 감정을통해 재혼이나 주위사람들에게 미치는영향과 그에 따르는 책임은 어떤 게 있는지를 그렸다고 합니다

실버로맨스.... 어떤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지 박완서작가님의 마른꽃 들려드리겠습니다








        『마른 꽃』- 박완서

        친정조카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상경하는 버스 옆자리에서 만나게 된 멋진 은발의 신사.
        '나'는 자식들 다 키우고 할머니가 되어버린 나이에도 소녀처럼 가슴이 울렁거릴 수 있음을 느끼며 조박사와의 연애는 시작된다
        자식들까지 두 사람의 재혼을 부추긴다

        p23
        나도 모르게 그와 함께 바바리 자락에 찬바람을 묻히고 그럴 듯한 바에 들어가 양주를 한잔씩 하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p33
        그를 만나기 위해 아침 산책을 나가기도 했고,
        첫눈이 오는 날은 마침내 카사노바하고 비슷하게 분위 기가 고급스러운 바에서 괜히 잔을 부딪치며 위스키를 마시기도 했다.

        p43
        연애감정은 젊었을 때와 다르지 않은데 정욕이 비어 있었다.
        아무리 멋쟁이라고 해도 어쩔수 없이 닥칠 늙음의 속성들이 그렇게 투명하게 보일 수가 없었다.

        p45
        한번 과부 된 것도 억울한데 두 번씩 과부 될지도 모르는 일은 저지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문학사상1995년1월호>
        박완서소설’너무도쓸쓸한당신’중
        - 창비(1998)



        ○ 낭독 : 소리로 듣는 오디오북
        ○ 편집 : 송 운(松韻)








              박완서 단편소설『마른 꽃』 해설

              연애는 젊은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나이든 사람에게도 연애는 가슴 설레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의 연애와 나이든 사람들의 연예가 같을 수는 없다.
              젊은 사람들의 사랑은 뜨겁고, 늙은 사람들의 사랑은 따뜻하다.
              뜨거운 것은 참기는 힘들지만, 따뜻한 것은 오래 있을수록 좋다.

              젊은 사람들이 나누는 것은 정열이라면, 늙은 사람들이 나누는 것은 따뜻함이다.
              젊은 사랑은 마주보고 안으려 하지만, 나이든 사람은 나란히 걷고자 한다.
              또 젊은 사랑이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면 늙은 사랑은 함께 추억을 반추하는 것이지도 모른다.
              ‘마른꽃’은 나이든 사람의 연애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준다.

              환갑 나이의 할머니에게 애인이 생겼다.
              남자는 품위 있게 늙은 퇴직 교수다.
              이들은 차도 함께 마시고 산책도 하고 드라이브도 하면서 친해진다.
              목로술집에서 막걸리도 마시고, 고급스런 바에서 위스키잔을 부딪히기도 한다.
              그러는 가운데 할머니는 곳곳이 새로워 탄성도 지르고, 열여섯 계집애처럼 깡총거리기도 하고, 스스로 경박하고 예민한 탄력이 생겼음을 느끼게 한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야한 머플러와 스카프를 교환하기도 한다.

              그러나 연애 감정에는, 젊었을 때와는 달리, 정욕이 비어 있다.
              상대에 대한 육체적 욕망과 소유욕망이 생기지 않는다.
              마음은 여전히 젊어도 몸은 젊었을 때의 몸이 아니다.
              자식을 낳아 기르느라 늘어진 배와 말라버린 자궁은 자신이 보기에도 끔직한데 남자에게도 더더욱 보여줄 수 없다.

              그녀의 몸은 이제 ‘생화’ 가 아니라 ‘마른꽃’이다.
              ‘마른꽃’ 에는 “눈을 가리고 오로지 한 남자만 보이게 한 그 맹목적인 힘” 즉 정욕이 없다.
              정욕이 없는 사랑은 현실의 장애를 넘을 수 없고, 아름다울 수도 없다.

              정욕에 의해 눈이 가려지지 않았으므로 할머니의 눈에는 현실이 투명하게 보인다.
              자신의 연애감정이 겉멋에 불과함도 보이고, 연애의 한계도 보인다.
              자신이 늘고 추한 몸 뿐만 아니라 남자의 늙고 추한 모습도 너무나 빤히 보인다.

              자식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 채고는 은근히 재혼 문제를 거론하고, 남자 또한 자신이 홀아비임을 밝히지만 할머니는 냉정하게 상황을 진단한다.
              그녀는 죽은 남편과 자식들 그리고 자신의 나이와 연애 감정에 대해서 매우 현실적으로 분석하고 지금까지 연애의 겉멋보다는 살아온 삶을 거룩하게 생각한다.
              그녀는 미국에 사는 아들에게 간다는 핑계로 남자를 떠난다.

              이처럼 ’마른꽃‘은 늙은이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소설이지만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 그리고 현실과 연애 감정의 거리에 대해서도 예사롭지 않는 통찰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할머니는 사랑이란 정욕이 있음으로 해서 맹목적인 것이 되고 또 아름다운 것이 된다고 말한다


              <박완서 단편소설『마른 꽃』 해설 - 이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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