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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과 꿀 / 폴 윤

작성자신연옥|작성시간25.12.28|조회수20 목록 댓글 0


벌집과 꿀 /폴 윤

달력이 한 장 남았을 때는
누구나가 디아스포라가 된다
열 장을 다시 받을 것은 젖혀두고
말이다 마치 벌집과 꿀을 받듯이..
이 소설은 단편 여섯 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모든 단편이 헤어짐과 떠남,
돌아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슬픔의 격정들을 간결하고
아름다운 시 마냥 페이지를
메꿔나가고 있다

마음에서는 우는데 눈은
초롱초롱하다 폴 윤 작가의
기묘한 문체다.
단편들의 주인공들은 가을날
비에 젖은 낙엽처럼 암울하고
쓸쓸하고 앞도 보이지 않는다
갈 길이 아득하여 선 듯
걸음을 내딛기도 절대 수월치 않다
결론도 없다 모호한 문제지를
받아든 학생 같은 기분을
작가는 즐기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디아스포라, 집도 절도 없는 국외자들이다
이 소설에서 유일하게 고국을
떠나지 않은 단편이 하나 있는데
떠나지 않았다고,
집도 절이 있다고 디아스포라가
아닌 게 아니라는 핵심이다
부모형제를 전쟁 통에 잃은
달의 골짜기의 동수, 고아는
아니지만 고아가 된 사람,
디아스포라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슬픈 목소리로
동그란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이 소설을 덮고 가슴에 바람이
할퀴고 지나간다면 당신도
디아스포라인 것이다
현대인이라면 치고가는 바람에
의연히 서서 눈물을 닦아야 한다.
하나는 그들과
또 한 번은 나를 위하여.
<신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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