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시간을 거쳐온 3월의 나무가
축제를 열듯이 삶도 여정임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꼭 멀리가 아니어도 좋다
동네 공원의 새벽과 만나보자
첫 아침의 공기로 정신의 골짜기에
해를 띄워보자
밤새 덮었던 이불을 걷어차고
함께 수면에 들었던 운동화를 깨워보자
삶은 떠돔이며 헤메임이다
유목하는 삶에 가까운 그것은 정착하는
삶이 아니라 목적없이 떠나는 삶이다
떠남 그 선과 선을 잇는 생생한
별들의 궤적이다
정착민은 정착하기 위해서만 이동하지만
유목민은 떠나는 도중에 멈출 뿐이다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유목민이었던 호모사피엔스의
요청이다
동굴에서 갈대소리로 아이들을 잠재웠던
유목민의 유전자다
현대인의 끊임없는 내면의 요청과
부합된다
점에서 점으로 이어지는 여정에서
우리의 걸음이 멈추는 그 곳이
오아시스다
운동화끈을 묶는 손길에는 또 다른
움직이는 샘물이 기다리고 있다
한자리에 붙박혀 있는 이에게는
목적지일 뿐이다
그러니 오늘도 떠돔과 헤메임을 요청하며
베낭을 메고 지평선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이 지나가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마음속에 펼쳐진 사막과 길위에서 만나는
풍경들과의 인연, 황량함을 먹고 몸집을 키운
고양된 자아와 지평선을 바라보는 자아,
그것은 무릎꿇고 기도하는 사람의
초상화가 담기는 순간이다
오늘 환희로움을 위한 과정인것이다.
<신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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