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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인문학 / 리베카 솔닛

작성자신연옥|작성시간26.05.22|조회수21 목록 댓글 0

걷기의 인문학 / 리베카 솔닛

보행의 리듬은 생각의 리듬을 낳는다
마음이 못 따라 올 만큼 두 다리가
먼저 반동적으로 나아갈 때도 있다
소로는 시인이며 사회를 비판하는
논객이었으며 리베카 솔닛은
걷기에서 광장으로 통하는 여정을
말하는 혁명가였다

걷기란 공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데
공적 공간이 사라질 때, 몸도 사라진다
같은 강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명언이다
두 번의 길은 없는 것이다
길은 늘 새로운 법이다
사유하기 위해 걷는다는 것은
건축과 언어의 우연한 일치에서
비롯된 믿음이라고 말한다

니체는 세 가지 자신의 오락을 들었다
쇼펜하우어, 슈만, 마지막으로
혼자만의 산책이라 했다 홀로 걷는
사람은 세상 속에 있으면서
세상과 동떨어져 있다
걷는 동안 루소는 사유와 몽상 속에
살며 자족할 수 있었고 철학적 보행으로
세상을 이길 수 있었다
현상학자 후설은 실제로 보행을
자기 철학의 중심 주제로
삼은 철학자였다
키르케고르의 소음이 사유를 돕는다는
말은 어느정도 걷기 명상과 맥을 함께
하고 있을터이다

보행이 무언가를 찾으러
떠남이라면 순례란 손에 잡히지
않는 무언가를 찾으로 떠나는 행위다
보행과 순례의 뒤에는 아지랑이처럼
영혼이 피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길을 머릿속에서 걷는
일이란 과거에 갔던 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운동화 끈을 매고 일어서
자연으로 나서야 할터이다
담장만 뛰어 넘는다면 자연 전체가
정원임을 알아차리게 된다

"우리는 크고 작은 마을을 지나갔다
곳곳에 화려한 장식은 그 축제가
남긴 유물이었다
개선문에 걸려 있는 꽃도,
창문의 화환도 이젠 시들겠지만,
저녁별 아래서 노숙할 때 우리가
본것은 자유의 무도회,
깊은 밤의 야외 무도회였다"

워즈워스는 보행을 쾌적함뿐 아니라
고통, 경치, 정치에 결부시킨
작가였다 그가 걸은 것은 정원을
벗어난 세상, 정제되거나 한정되지
않은 가능성들로 가득한 세상이었다

길거리는 건물이 없는 빈 공간이다
보행이 공적 공간의 공공성과
생명력을 유지하면서 이동 가능성을
극대화 시키는데 유리하다
진화는 두뇌보다는 직립에 우선했다

길거리라는 단어 자체에는 모종의
거칠고 더러운 힘이 있다지만
길 위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그래야만 한다
보행도 예술이다
현대의 모더니스트들은 우리의
도시를 걷는다.

리베카 솔닛
환경운동가, 철학자, 페미니스트,
예술가, 명상가

<신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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