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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시 낭송 원고

[6월낭송원고]시집 (詩集)을 짓다

작성자윤명수|작성시간26.06.15|조회수22 목록 댓글 0

시집 (詩集)을 짓다

 

윤명수

 

 

팔릴 가망도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시집을 지었다

그래도 쪽박 차지 않고

신접살림도 차리고

자식도 낳아 길렀다

갈 때 안 갈 때 다 싸돌아다니며

설한풍도 화염 염천도 잘 견뎌 냈다

과연 내가 이래도 되나?

전생에 나라라도 구했나?

 

딴에 시집 짓느라 죽을 시간도 없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십 원 한 픈도 방세를 올린적이 없는데

세입자 한 사람 찾지 않는 빈집이다

문득 정신 차리고 뒤돌아보니 그동안 애먼 사람만 숱한

고생을 시켰구나 하는 회한이 밀려왔다

차라리 아파트 공사장에서 비계라도 타보지 그래 이제 와서

그 무슨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

 

도대체 그 집에는 어떤 작자가 살고 있나 살펴보았더니

뜬구름 잡아먹고 바람 똥이나 싸지르는 한심한 빈 손이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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