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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늙은 어머니의 눈물

작성자이관희|작성시간15.03.21|조회수271 목록 댓글 0

늙은 어머니의 눈물

 

 

나라에 큰 죄를 지은 사람이 있어 사형을 언도받았습니다.

 그 나라의 풍속에 의하면 죄인의 목은 전다라족 사람이 베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죄인의 목을 자르기로 되어 있는 전다라족 사람은

‘공교롭게도’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어서 와서 죄인의 목을 쳐라.”


이렇게 명하는 왕의 사신에게 그 전다라족 사람은 정중하게 대답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목을 자르는 일은 꼭 내가 아니더라도 할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제 몸은 비록 임금의 명령을 받고 있지만 제 마음은 언제나 거룩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 말이 왕에게까지 전해지자 왕은 크게 노하여 그를 불러 준엄하게 질책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미천한 사나이는 이렇게 담담하게 말하였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살아있는 벌레 하나의 목숨도 해치지

말라고 하셨는데 죄인이 아무리 극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해도

 어떻게 살아있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자 왕이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네가 그토록 고집을 부려 죄인을 죽이지 않으면 네 목숨을 내놓아야 할 텐데…?”
“대왕이시여, 제 몸은 대왕께서 마음대로 죽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 마음만은 비록 저 하늘의 제석천왕이 명령한다 하여도 따를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그만 이성을 잃고 노하여 그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나아가 그 남자의 아버지와 여섯 형제를 모조리 끌고 오라고 명하였습니다.
“저 오만방자한 녀석이 감히 왕의 명을 어겼다.

그러니 너희들이 대신 저 죄인의 목을 쳐라.” 왕은 그 남자의 아버지에게 명하였습니다.

아버지는 거부하였습니다. 곧이어 그의 형제들에게 명하였습니다.

그들도 하나같이 거부하였습니다.

결국 왕은 그 사나이의 아버지와 형제들의 목을 베고 말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막내가 남았습니다.
“자, 어떠냐? 너라도 죄인의 목을 쳐라.”
막내 동생은 자기도 왕의 명을 따를 수 없다고 거부하였습니다.

 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소리쳤습니다.
“이 자도 끌고 가서 죽여 버려라.”
이때 이들 일곱 형제의 어머니가 왕을 찾아왔습니다.

늙은 어머니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왕에게 이렇게 호소하였습니다.


“대왕이시여, 제발 이 아들의 목숨만은 살려 주십시오. 단 하나 남은 제 막내아들입니다.”
왕은 노파의 이런 애원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죽은 아들 여섯도 모두 너의 친자식이 아니었던가?

 그들이 죽임을 당할 때에는 잠자코 있다가

왜 지금 와서 일곱째 아들 하나만큼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이냐?”
늙은 어머니의 대답은 너무나 의외였습니다.


“대왕이시여, 앞서 목숨을 잃은 아들 여섯은

모두 부처님의 가르침을 착실하게 따르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살아 있으면서 나쁜 짓을 저지른 적이 없으니 죽는다 한들

제 마음에 거리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막내아들만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범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만약 생명이 위태롭다고 느끼면 나쁜 생각을 일으킬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간절히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이 아들의 목숨만은 구해주십시오.”

(<대장엄론경> 제8권)


십대 아이들이 또래 여자 아이를 감금하고 밤새도록 폭행하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렸다는 뉴스를 막 접하였습니다.

저는 흥분한 나머지 “저런 못된 애들은 그 부모를 잡아다 혼내 줘야해”라고 말했습니다.

함께 뉴스를 보던 남편은 이렇게 대꾸하더군요.
“아마 어떤 부모는 이미 내놓은 자식이니 내 책임 아니라고 할지도 몰라.”
물론 위의 경에서는 극악한 범죄자의 경우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 아이들의 부모도 틀림없이 경찰서로 불려갈 것입니다.

그들은 어떤 말을 할까요?
“다 제 잘못입니다. 부모인 제가 벌을 받겠습니다.”라는 말을 할지도 모릅니다.
“어쩌자고 그런 일을 저질렀니, 응?”하며 자식을 부여잡고 통곡하는 부모도 있을 것입니다.
제발 그들의 입에서 “더 이상 내 자식 아니니 법대로 처리하시오”라는

 말만큼은 나오지 말기를 바랄 뿐입니다.

 자식의 삶 그 자체를 가엾이 여겨 눈물을 흘리는 그 늙은 어머니의 애원을 듣고 싶습니다.

 

 
-출처:붓다뉴스

 

이미령(동국역경원 역경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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