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는 늦은 밤 11시, 항상 버스 정류장에서 민지를 기다렸다.
눈은 한쪽이 안 보이고, 이빨은 세 개만 남았다.
그런데 어느 날, 민지가 야근을 하던 그 밤,
콩이는 끝내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Seonhwa
꼬리는 아직도 흔들린다
민지는 밤 11시 버스를 탔다.
피곤했다. 발은 퉁퉁 부었고, 어깨는 뻣뻣했다.
하지만 버스 창문 밖으로 정류장 불빛이 보일 때마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이유가 있었다.
콩이.
콩이는 열세 살. 사람 나이로 따지면 예순 살이 넘었다.
왼쪽 눈은 백내장으로 보이지 않았고,
이빨은 세 개만 남았다. 걸음도 느렸다.
하지만 매일 밤 11시.
민지가 내리는 정류장에는 항상 콩이가 있었다.
멀리서 버스 소리가 들리면, 콩이는 천천히 일어났다.
귀를 쫑긋 세우고, 아직 보이는 오른쪽 눈으로 버스 문을 응시했다.
그리고 민지가 내리면,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렸다.
그게 콩이의 전부였다.
입을 맞추지도, 짖지도 않았다.
그냥 조용히 민지 곁을 걸었다. 천천히, 함께.
"콩이, 오늘도 기다렸어?"
민지는 매일 똑같은 말을 했다.
콩이는 대신 꼬리로 대답했다.
그날, 민지는 야근을 했다.
전화기를 보지 못했다. 콩이에게 말할 수 없었다.
"오늘 늦어. 먼저 자."
그 한마디를 못 했다.
밤 11시.
콩이는 정류장에 있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얇은 가랑비.
콩이는 젖은 채로 버스를 기다렸다.
11시 10분. 11시 20분. 11시 30분.
버스는 오지 않았다.
콩이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떠나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았다.
12시.
1시.
2시.
콩이는 그곳에 쓰러졌다.
누군가 신고했다. 역무원이 나왔다.
콩이는 이미 숨을 멈춘 뒤였다.
하지만 꼬리는 살짝 구부러진 채였다.
민지가 올 때까지 흔들 준비가 되어 있던 것이다.
민지는 다음 날 아침에야 알았다.
출근길, 정류장을 지나는데 역무원이 그녀를 불렀다.
"혹시... 콩이 주인 되시나요?"
민지의 얼굴이 굳었다.
역무원은 조용히 개 목걸이를 내밀었다.
낡은 목걸이. 냄새도 많이 났다. 민지가 직접 고른 빨간색 목걸이.
"어젯밤에... 이곳에서..."
민지는 목걸이를 받았다.
손이 떨렸다. 눈물이 났다. 하지만 소리는 나지 않았다.
그런데 목걸이 안쪽에 무언가 끼어 있었다.
쪽지.
비에 젖고, 구겨진 종이. 글씨는 콩이의 주인이 쓴 것이 아니었다.
민지의 동생이 몇 년 전에 써준 것이었다.
콩이를 처음 데려왔을 때, 장난으로...
"민지야, 내가 먼저 갈지도 몰라.
그때 미안해. 너를 늙을 때까지 못 기다려서.
그래도 내 꼬리는 흔들릴 거야. 네 미소만 본다면."
민지는 그 글씨를 읽고 웃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입가는 올라가 있었다.
그녀는 정류장에 무릎을 꿇었다.
"콩이야... 나 왔어."
"늦어서 미안해."
"꼬리... 흔들렸어?"
"흔들렸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지는 느꼈다.
바람이 불었다. 가랑비가 그치고, 아침 햇살이 내리쬐었다.
그녀의 발목에 무언가 스치는 듯했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있었다.
그날 밤, 민지는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다.
버스를 탔다. 11시.
정류장에 내렸다.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민지는 웃었다.
"콩이, 나 왔어. 오늘은 안 늦었지?"
그녀는 목걸이를 손에 쥐었다.
바람이 불었다. 나뭇잎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민지는 속삭였다.
"꼬리 흔들리는 거 봤어."
"고맙다, 콩이. 기다려줘서."
그녀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혼자.
하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여러분은 누군가를 기다려본 적이 있나요?
아니면 기다려준 적이 있나요?
오늘,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반려동물에게 '고맙다'고 말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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