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남편에게 항상 화를 냈다.
늦게 들어오고, 우산을 잃어버리고.
그런데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고 나서,
아내는 택시 트렁크에서 우산 스무 개를 발견했다.
모두 남편이 빌려주고 잃어버린 우산이었다.
그런데 우산 손잡이마다 글씨가 적혀 있었다.
'내 아내는 화를 내지만, 사실은 착한 사람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할 뿐.' 아내는 그 우산들을 껴안고 울었다.
'너는 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한다고 했지만...
너도 그걸 몰랐어. 나는 너를 사랑했다.'"... Seonhwa
돌아오는 우산
아내는 남편에게 항상 화를 냈다.
"또 늦게 들어와? 몇 시야?"
"미안해. 손님이..."
"손님 손님! 너는 택시만 타면 손님이야? 나는?"
남편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아내는 계속 말했다.
"그리고 우산은? 또 잃어버렸지? 몇 번째야? 왜 우산을 못 챙겨!"
남편은 조용히 대답했다.
"빌려줬어."
"또? 누구한테? 왜 낯선 사람한테 우산을 빌려줘! 돌려받을 거야? 안 받을 거면서!"
남편은 웃었다.
"괜찮아. 비 그치면 되니까."
아내는 더 화가 났다.
"너는 항상 그래! 남 걱정만 하고, 집 걱정은 안 하고!"
남편은 대신 부엌으로 들어가 설거지를 했다.
아내는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또 저런다. 또.
남편은 택시 기사였다.
매일 밤늦게까지 일했다.
손님이 없으면 더 돌았다.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었다.
손님이 집에 가야 하니까.
비 오는 날이면, 남편은 우산을 챙겼다.
택시 트렁크에 항상 여러 개의 우산을 넣어두었다.
손님이 내릴 때, 비가 오면 말했다.
"이 우산 쓰세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비 그칠 때까지 쓰세요. 안 가져와도 돼요."
그는 우산을 돌려받을 생각이 없었다.
그냥 누군가 비에 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내는 몰랐다.
그 우산들이 어디로 가는지.
남편은 한 달에 몇 개씩 우산을 샀다.
싸구려였다. 길거리에서 파는 천 원짜리.
그래도 정성스럽게 골랐다.
그리고 우산 손잡이에 작은 글씨를 적었다.
"내 아내는 화를 낸다. 하지만 사실은 착한 사람이다.
나를 위해서 화내는 것이다. 나는 안다.
그녀는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할 뿐."
그렇게 우산을 하나씩 사람들에게 주었다.
돌려받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어느 날 밤, 비가 많이 내렸다.
남편은 손님을 태우고 달리다가, 커브길에서 미끄러졌다.
그 자리에서...
아내는 전화를 받았다.
"보험사에서... 남편분이..."
아내는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남편은 이미 차가운 상태였다.
아내는 울지 않았다.
"이 바보야... 왜... 왜 또 늦은 길을 간 거야..."
며칠 후, 아내는 남편의 택시를 정리했다.
트렁크를 열었다.
그 안에는 우산들이 가득했다.
스무 개.
모두 낡고, 싸구려였다.
그런데 하나같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아내는 우산 하나를 들었다.
손잡이에 글씨가 있었다.
"2023년 3월 5일. 비 온다.
손님이 젊은 엄마였다. 아이가 있었다.
우산을 드렸다. 내 아내는 화를 내지만, 사실은 착하다.
나는 아내가 그리웠다. 일찍 들어가고 싶다."
아내는 다음 우산을 들었다.
"2023년 4월 12일. 오늘은 학생이었다.
시험 보러 간다고 했다. 비 맞으면 안 되지. 우산을 줬다.
내 아내는 내가 우산을 잃어버린다고 화낸다.
하지만 나는 괜찮다. 아내가 화내는 모습도 보고 싶으니까.
집에 사람이 있어서 좋다."
"2023년 7월 9일. 할머니 손님이었다.
우산이 없으셨다. 드렸다. 할머니가 감사하다고 하셨다.
나는 아내 생각이 났다. 아내도 나중에 저렇게 늙으시겠지.
그때 누군가 우산을 쥐어줬으면 좋겠다."
아내의 눈물이 흘렀다.
계속 읽었다.
"2024년 1월 8일. 오늘은 눈이 왔다.
우산 대신 우비를 줬다.
아내가 우산을 또 잃어버리냐고 할까 봐 두렵다.
그래도 줬다. 손님이 감기에 걸릴 것 같아서.
아내는 이해하겠지. 이해 못 해도 괜찮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니까."
"2024년 6월 4일. 오늘은 아내 생일이다.
나는 선물을 못 샀다. 돈이 없었다.
그래서 우산 하나를 아내에게 주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비가 안 왔다. 못 줬다. 미안하다,
아내. 다음에 줄게."
"2024년 9월 11일. 오늘은 내 생일이었다.
아내는 몰랐다. 나는 말 안 했다. 아내가 바쁘니까.
대신 우산에 글씨를 적었다.
'아내야, 나는 너를 사랑해. 말 못 해도 알지?'
이 우산을 누군가에게 주면,
그 사람이 아내에게 전해줄까? 나는 바보다."
아내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2025년 2월 20일. 아내가 요즘 많이 피곤해 보인다.
나는 걱정된다. 우산을 주면서 기도한다.
'이 우산을 받은 사람이 아내에게 행복을 전해주세요.'
나는 미신을 믿지 않지만, 그래도 기도한다."
"2025년 10월 3일. 오늘은 아내와 싸웠다.
내가 늦게 들어와서. 나는 아내에게 말하고 싶었다.
'나도 너와 있고 싶어. 하지만 누군가 집에 가야 해.
그게 내 일이야.' 하지만 못 했다.
대신 우산에 적었다."
"2026년 3월 15일. 나는 요즘 많이 아프다.
심장이 안 좋다. 걱정된다.
내가 없으면 아내는 누구에게 화를 낼까?
아내는 화를 내야 하는 사람이다.
화를 내야 산다. 나는 아내의 화가 그리울 것이다.
제발, 누군가 아내의 화를 들어줘."
마지막 우산.
"2026년 6월 10일. 오늘은 비가 온다.
나는 우산을 하나 더 샀다. 아내에게 주려고. '미안하다,
아내. 나는 항상 늦어. 하지만 너를 사랑한다.'
그런데 감히 못 주겠다. 아내가 또 싫어할까 봐.
그래서 트렁크에 넣어둔다. 언젠가...
아내가 이걸 보게 된다면, 그때는 내가 없겠지.
아내야, 나는 너를 사랑했다.
비록 네가 화만 냈지만, 나는 그게 좋았다.
네가 내 곁에 있다는 증거였으니까.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아내는 그날 밤, 우산을 하나 들고 집으로 갔다.
손잡이에 적힌 글씨.
"아내야, 나는 너를 사랑해."
그녀는 우산을 펼쳤다.
비가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우산을 썼다.
남편이 그렇게 하던 것처럼.
"너는... 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한다고 했지."
"그런데 너도... 그걸 몰랐어."
"나도... 너를 사랑했다는 것을."
그녀는 비가 오지 않는 밤, 우산을 쓰고 길을 걸었다.
남편이 다니던 길.
택시가 다니던 길.
그리고 중얼거렸다.
"이 바보야... 우산 사지 마. 내가 살게."
"그리고... 집에 일찍 와. 나는 네가 보고 싶으니까."
바람이 불었다.
우산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남편이 웃는 것 같았다.
여러분에게 '화만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가장 사랑했던 분이 있었나요?
오늘, 그분에게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해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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