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대한 감상평을 많이 남기고 싶은데
왜 이렇게 귀찮은지.
사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래서 계속 머릿속에, 입가에 맴돌면서도,
그걸 글로 남기는 건 또 어렵다.
어떤 글이든... 함부로 쓰기가 어려워서.
다듬고 다듬고 다듬으려면.... 힘들어진다.
그래서 글쓰기가 부담되고, 안 쓰게 된다.
이런 이야기 할 공간이 아닌데.
이런 이야기는 여기서 끝.
모처럼 함께 시작해서 함께 끝난 세 드라마.
사실, 세 드라마가 다 20부작임을 뒤늦게 알고 깜짝 놀랐다.
느낌으론 다들 16부작 같은데.
어쨌든 20부작 드라마, 세 편이 동시에 시작해서 동시에 끝났다.
'옥탑방 왕세자', '더 킹 투하츠', '적도의 남자'
[옥탑방 왕세자]
세 드라마의 1, 2회를 다 봤을 때, 가장 기대감이 들던 드라마였다.
그래서 다음회를 기다리는 설렘을 오랜만에 느껴보기도 했다.
하지만 중반부터 심하게 늘어지고 스토리 무너지더니 마지막까지 실망스럽게 끝난 드라마다.
다듬으면 정말 멋진 드라마였는데,
톱니바퀴처럼 촘촘이 잘 굴릴 수 있는 매력적인 드라마였는데,
어쩌다 저렇게 됐나, 안타깝다.
아무리 막장 드라마라고 해도, 내가 중간에 들어가서 이어서 쓸 자신은 절대 없다, 생각하는데,
이 드라마는 내가 이어서 쓰고 싶을 정도로,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드라마가 스토리 무너지며 엉망이 되어가자 안타깝고, 안타까웠다.
참 많은 요소들이 있었는데, 제대로 엮으면 정말 멋졌을 요소들이 많았는데,
마지막회까지 어이없이 끝나서 답답하고 실망스러웠다.
작가님이 분명 연륜도 있으시고 경험도 많으신 분인데 어찌 이렇게 만드셨나... 정말 모르겠다.
박유천과 한지민이 무난하게 극을 이끌어 갔다 생각하는데,
역시 한지민은 폭발력이 부족한 배우란 생각이 들었다.
그 외의 배우들은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었다.
[적도의 남자]
1, 2회를 봤을 때, 너무 진부해서 더 이상 보기 힘든 드라마라 생각했다.
김인영 작가님을 좋아하는데, 진부해도 너무 진부한 느낌이 들었다.
'태양의 여자' 보다도 더 진부해서 앞으로도 매력을 느끼지 못할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일찍이 포기하고 더는 시청을 안하고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의 칭송과 함께 1위로 우뚝 올라서는 모습을 보며 다시 시청하기 시작했다.
꼴찌에서 1위로 올라섰다고 대단하다고 난리들이었지만,
옥탑과 더킹이 한심하게 무너지고 있어서
적도가 좋은 작품이라 1위를 한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시작을 했으니까 끝까지 보긴 했지만
결국 난 큰 매력을 느끼진 못하겠더라.
그리고 이젠 제발 살인, 복수 좀 안했음 좋겠다.
엄태웅은 예전의 포스를 다 잃어서 실망이었고, 또 자기복제 하고 있어서 실망했다.
이준혁이 그나마 캐릭터를 표현해서 눈에 들긴 했지만, 흠도 많아서 훌륭했다고 칭찬하긴 힘들다.
역시 나머지는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었다.
중심 러브라인이 하두 매력이 없길래 지루해하다가
그나마 강지섭과 김혜은의 맞선을 기대하며 기다렸는데, 끝까지 안나와서 낚였단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외국에서 미리 찍어온 장면이 제대로 맞아떨어지지 않아서 또 실망했다. (패션왕도 그랬는데!!!)
[더 킹 투하츠]
1, 2회 봤을 때, 이 드라마의 결말이 뻔히 보였다.
더 이상 무얼 기대하고 이 드라마를 봐야 하나. 그런 생각이 가득했다.
그래도 그만두진 않고 계속 시청했는데, 던킨으로 얼룩질 땐 정말 황당했다. 지펠인가, 그것이 정점이었고. -_-;;;
정말 실망스러웠다.
사실 나는 '베토벤 바이러스'도 너무 틀에 맞게 뻔하게 흘러가는 설정이라서
김명민의 멋진 연기가 아니었다면 계속 보고 싶지 않은 드라마였는데,
이 드라마도 그렇다 생각했다.
남북 드라마 특유의 설정만으로 닭살돋게 감동을 짜내려하니 못마땅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드라마가 이렇게 뒷심을 가지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 드라만의 색깔을 빛내기 시작해서 빠져들어 보게 됐다.
그래도 공주와 은시경의 러브라인이 진부해서 그쪽 나올 땐 계속 거부감이 들었지만,
성숙하게 변한 이승기의 캐릭터를 따라가며 심장이 두근거렸다.
한창 광고 때문에 얼룩지고 있을 때, 갑자기 국왕이 된 승기의 고군분투가 그려지고 있을 때,
그때 하지원은 계속 하는 일 없이 등장하고 존재감 없이 사라져서
정말 하지원이 엄청, 불쌍하게 느껴지던 순간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뒷부분에서도 하지원은 이승기의 앞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계속 머물렀던 것 같다.
그래서 승기 캐릭터의 성장에 더욱 이입되며 드라마에 빠져들었다.
엔딩에서 큰 실망을 느꼈던 다른 두 드라마와 달리,
엔딩까지 멋지게 끝을 맺은 '더 킹 투하츠'가.... 나는 진정한 승자라고 생각한다.
승기가 많이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
초반에 철없던 이미지를 이어온 승기가 불편했는데,
뒷부분에선 하지원과 동갑같은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다.
드라마가 시청률 꼴지를 달리고 있을 때, 하지원도 불쌍했지만 승기도 불쌍했었다.
하지만 뒷부분에서 이렇게 드라마가 살아나 잘 끝나서 정말 다행이다.
하지원은 어쩌면 좋을까. 이렇게 남자배우들 등불 역할만 할 생각인가 싶다.
'황진이'처럼 아예 밀어주는 드라마 아니면 스스로 빛나지 못하는 배우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론 부디, 남자배우를 잡아먹는 폭발력을 가지길 바란다.
나 역시 납뜩이가 조정석인지 몰랐다가 나중에 알고 폭소했다.
연기력도 무난해서 앞으로 좋은 성장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외의 배우들 중에선.... 특별히 더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없는데,
그 사람, 그 사람은 정말 나도 대단하다고 칭송한번 해주고 싶다.
북한 아나운서. -_-;;;;; ㅋㅋㅋ
동시에 끝나니...
무언가 아쉬움이 (드라마의 재미를 떠나서) 배가 되서 울적해졌다.
하지만 다음주면 동시에 세 새 드라마를 만나게 되니
마음이 풍족해지기도 한다.
우선 주말에 '닥터진'이나 '신사의 품격'이 새로 시작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인해 난 두 드라마 다 땡기지 않아서...
다음주에 새로 시작하는 세 드라마나 설레어하며 기다려야겠다.
'각시탈', '유령', '아이두 아이두'
느낌으론 '유령'이 가장 기대된다. 소지섭은 별로 안좋아하지만.
나머지 두 드라마가 별로일 것 같아서 그나마 '유령'이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