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2010년도
무척이나 전형적인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돈 많은 남자와 가난한 여자의 사랑, 그리고 그들의 뻔하디 뻔한 장애.
거기에 판타지 또한 흔하디 흔한, 육체 체인지.
그런데 무엇이 그토록 강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을까.
시청률을, 시청자의 마음을, 공부하기에 아주 좋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망생의 입장인 나는.
인물
김주원 - 백화점 사장. 재벌집 손자.
자기중심적이다. 자신은 선행을 배풀어야 하는 위치라고 생각하고 있다.
손해 하나도 안 보고 길라임이라는 불우이웃을 사랑하고 싶다.
길라임 - 스턴트 우먼. 혈혈단신 가난한 여자.
꿈을 위해 살아간다. 불우하지만 불우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주원의 선행에 화를 내다가 김주원의 사랑에 여자가 되어 간다.
오스카 왕팬.
오스카 - 인기 가수. 주원의 사촌.
늙었지만 아직도 철없다. 바람둥이다. 마음은 착하고 여린 듯.
옛연인 윤슬을 잊지 못했다.
윤슬 - CF감독. 재벌집 딸
주원처럼 자기중심적. 하지만 선행을 배풀 생각은 없다.
옛연인 오스카에게 복수하려 김주원에게 다가간다.
줄거리
재벌집 남자 김주원은 가난한 스턴트우먼 길라임에게 반해버리지만,
라임이 너무 가난해서 인어공주나 되어 달라고 말한다.
그러다 갑자기 주원과 라임은 몸이 바뀌게 되고 그러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깊어진다.
사고로 뇌사에 빠진 라임을 위해 목숨을 바친 주원은 기적처럼 살아나는데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하지만 다시 라임을 사랑하게 되면서 기억도 떠올린 후 라임과 행복하게 잘 산다.
이 드라마의 장점들은...........
우선은 배우다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가 성공하고 이슈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김은숙 작가에 대한 칭송은 따로 하겠지만,
그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현빈과 하지원, 두 배우가 이 드라마의 성공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눈의 여왕', '그들이 사는 세상', '친구 우리들의 전설' 줄줄이 말아 먹은 현빈이고,
'7광구'에서 실망한 하지원이다.
그들이 '절대 흥행보증수표' 배우라서가 아니라,
좋은 작품 잘 만났고, 맞는 옷 입었고, 잘 연기했기 때문에.
말장난의 최고봉 작가
'시티홀'이라면 명대사의 최고봉이라고 칭하고 싶지만
이 드라마에서 만큼은 정말 명대사 보단 말장난이 아닌가 싶다.
물론 말장난이라는 가벼운 단어의 뜻으로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명대사라고 거창하게 붙이기엔 확실히 가볍긴 가벼웠으니까.
그래도 확실히 매력적이고 센스 넘치는 대사들이었다고 칭송할 수 있다.
결코 인기가 식지 않는 재벌남
또 재벌인가.... 하면서도, 백화점에서 사람들 가르고 짠, 나타나 위해주는 현빈에게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드라마의 단점들은.......
육체 체인지는 과욕같다
육체 체인지라는 판타지라도 없었다면 20부작 끌고 가기가 힘들었겠지만,
체인지된 배우들의 연기도 에러였고, 내용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원초적인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오히려 체인지 되기 전 초반 4회까지가 가장 좋았다.
반복, 반복하는 상황과 대사들이 유치했다.
한땀, 한땀, 등등의 이야기가 초반엔 신선하고 좋았으나
계속 써먹으니 유치하고 진부해지면서 나중엔 드라마 질도 떨어져보였다.
엿가락처럼 늘어진 뒷부분
흔한 재벌과 가난한 여자의 이야기에 겨우 판타지 집어 넣어서 말장난으로 연명했지만
전체적으로 20부작을 끌고 가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거대한 서막과 달리 초라한 결말
늘어져서 그런 것도 있지만, 라임의 죽음 위기와 주원의 대처가 생각보다 평이하게 전개된 것 같다.
기억상실로 다시 한번 울궈먹은 것도 초라했지만, 마지막회인 20회는 왜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게 평이했다.
종잇장보다 더 가벼운
무게잡을 드라마는 아니지만, 갈수록 가벼워지는 인물들, 상황들에
점점 정이 붙는 게 아니라 정이 떨어졌다.
민망한 PPL
칙칙 뿌리던 미스트, 냉장고에서 꺼내 마시던 음료, 서로 탐내던 오락기...;;;;;;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쌩뚱맞고 눈살 찌푸려졌다.
제목은 칭송이었는데,
쓰다 보니까 단점만 많았던 드라마였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첫회에서 4회까지는 분명 매력적이고 가슴 뛰던 드라마였는데,
그 다음부터는 또다시 김은숙 작가님의 고질병이 드러나버렸던 것 같다.
대사만 있고 내용이 없는, 김은숙 작가님 특유의 고질병.
'시티홀'로 칭송했던 게 부끄러워질만큼.
이번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선 대사도 매력 없던데,
이렇게 김은숙작가님의 시대가 끝나는 것인가..... 하면서도,
'시티홀'이 있었기에, 기대감을 놓지는 않을 것이다.
드라마 이야기를 하기로 한 곳인데, 작가님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 것 보니,,,
'시크릿 가든'은 그 누구보다도 김은숙 작가님의 것이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