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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워] 2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6.10.17|조회수957 목록 댓글 0

[꽃보다 아름다워] 29

 

 

 

 

 

 

 

 

 

 

씬 1    택시 정류장, 밤.

 

영민, 재건모 서있는,

 

영 민 : (조심스레) 작은 어머니가 어머니에 대해서 말씀하시기 어려운 거 저 알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한테는 숨김없이 말씀해주셔야 해요. 누구보다 어머닐 위해서.

재건모 : (어려운, 보는)

영 민 : 어머니가 요즘에 많이 이상한 행동을 보이세요. 만약 그게 어디가아프셔서 그런 거라면

          병원엘 가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조금이라도어머니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끼신 게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네, 작은어머니.

재건모 : ...

영 민 : 작은어머니..

재건모 : 실은.. 내가 오늘 형님을 보는데, 전하고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긴 들었어.

영 민 : (재건모 보는)

재건모 : 길이야 순간 깜박하실 수도 있단 생각이 들긴 하는데...

영 민 : (조심스레 묻는) 그런데요?

재건모 : 순간이긴 하지만.. 형님이, 우리집에 첨에 오셨을 때 나두 재건이두못알아보시는 거 같드라구.

영 민 : (맘 아픈, 외면하고, 크게 한숨쉬는)

재건모 : 근데, 민이아빠 내가 잘은 모르지만 그게 너무 크게 걱정할 정돈 아니라고 생각해.

             왜냐면 형님이 버스 타고 집에 오실 땐 날 분명히알고, 말씀도 나누시고 그랬거든..그러니까..

영 민 : ...(답답한)

재건모 : (눈치보며) 왜 이렇게 택시가 안오나...

영 민 : (걱정스런)

 

 

씬 2    엄마의 방안.

 

미옥, 편하게 입벌리고 자는 엄마의 가슴팍(빨간약 묻은)을 젖은 수건으로 닦고 있는,

눈가 그렁해 어찌할 바를 몰라 멍한.

 

엄 마 : (E, 아무렇지 않게) 미옥아, 엄마 가슴이 너무 아파서 그래. 가슴이..너무 아파서..

미 옥 : (맘 아픈, 엄마의 손에 묻은 빨간약도 닦아주는)

 

그때, 재수의 목소리 들리는,

 

재 수 : (E) 엄마, 재수 왔어! 엄마!

 

미옥, 눈가 닦고, 서둘러, 수건 안보이게 감추고, 엄마 이불 덮어주는,

그때, 재수 들어오며,

 

재 수 : 엄마!

미 옥 : (짐짓 아무렇지 않게) 왔니?

재 수 : 엄마 자?

미 옥 : 어.

재 수 : 에우, 씨 지금 시간도 별로 안됐는데, 치사하게 아들 얼굴도 안보고잠을 자냐.

           나쁜 엄마네, 아주. (앉아, 엄마 흔들며) 엄마.

미 옥 : 재수야, 엄마 피곤하신 거 같으니까, 깨우지 말고 자.

재 수 : 내 일 상관 말고 누나는 고모집에나 가봐, 오다 매형 만났는데, 누나 좀 그리 오라드라.

           (하고, 엄마의 볼을 톡톡 치며, 애교떨 듯 작게) 엄마, 엄마..

미 옥 : (맘 아픈, 재수의 팔잡는)

재 수 : (보면)

미 옥 : (맘 아픈, 손놓고,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달래는)

           엄마 피곤하신 거같애, 그러니까 편안히 주무시게,

재 수 : (눈치 보며, 조금 황당한 표정으로) 엄마가 뭐가 피곤해, 집에서 맨날 노는 사람이.

미 옥 : (서운하게 보면)

재 수 : (미안한, 기죽은) 미안, 말이 순간 잘못 나갔어. 그냥 나는 엄마 얼굴 좀 보고싶어 가지고...

엄 마 : (뒤척이며, 졸린, 작게) 왜 이렇게, 시끄러.

재 수 : 알았어, 엄마 안시끄럽게 할게, 안시끄럽게.

           (하고, 미옥 보며, 조심스레) 누나 나가. 엄마가 우리가 말하는 게 시끄럽다네..

미 옥 : 씻고 자. 민인 우리방에서 자니까 그리 알고. (나가는)

재 수 : (작게 문쪽에 대고) 누나, 누나.. 나갔지? (하고, 웃고, 엄마 깨우며,애교떨듯) 엄마, 자?

           엄마, 깼으면 인나봐봐, 어, 인나봐봐. 막내아들재수 왔어. 인나서 얼굴 한번 보자, 어?

엄 마 : (졸린, 일어나며) 우리 재수 왔구나...

재 수 : 어고 잘 인난다. 어고 착하다. (엄마 얼굴 두손으로 잡고 보며) 엄마 아무리 졸려도 아들 얼굴

           보고 자야지, 그래야 착한 엄마지. 아침에도 바뻐서 대충 보고 나갔는데, 밤에는 좀 봐야지,

           그지? (한 손으로엄마의 눈꺼풀을 벌리며) 눈뜨자, 우리엄마, 눈뜨고 얼굴보자.

엄 마 : (작게 웃고, 졸린) 재수야, 엄마도 눈뜨고 싶은데...엄마 너무 너무 졸려. 너무너무..

           (하고, 앞으로 쓰러져 자는)

재 수 : 에이, 재미없어.. (하고, 엄마의 얼굴 이쁘다는 듯 보고, 작게 웃음띠고) 입은 헤벌리고..

           자는 폼이 진짜 애기같네. (하고, 엄마 얼굴 보고 누워) 어떻게 이렇게 애기 같을까, 어떻게..

           (하고, 엄마볼에 입맞추고, 엄마를 보며, 웃는) 아이고, 애기.. 

엄 마 : (자는)

 

 

씬 3    고모의 가게 밖.

 

고모부, 방에서 나오면, 고모 따라나와 고모부 잡으며,

 

고 모 : 아니, 미옥이 내외가 당신이랑 무슨 할 얘기가 있어서 밖에서 당신을 보재? 무슨 얘긴데?

           왜 둘이 싸웠대?

고모부 : (말하기 어려운) 그게 아니라, 내가 고향사람한테 전활 받았는데 영민이네 아버지가

             농사짓는 게 뭐 힘들다 어쩌다 그러시나봐..그래서, 내가 영민이랑 그것 좀 상의할라고 불렀어.

고 모 : (기운 빠지는) 재미없다, 난 또..둘이 싸웠다고.

           그렇다 그럼 내가 멋지게 조언한마디 할라 그랬드니..

고모부 : 다녀올게. (하고, 가고)

고 모 : 잘 다녀와. (하고, 가게로 들어가는)

 

 

씬 4    아버지의 방안.

 

아버지, 재건 자고, 재건모 앉아서, 엄마 걱정을 골똘히 하고 있는.

뭔 일인가 싶은,

인써트 - 회상.

28부, 끝부분에 엄마 찾아와 ‘애기 엄마 나 알지’하던 부분.

현실. 재건모, 답답한.

 

미 옥 : (E) 영민씨랑 고모부 얘기 내가 무슨 말인지 잘알 거 같애.

 

 

씬 5    고모부의 거실.

 

영민, 고모부, 미옥 앉아있는,   

 

미 옥 : (눈가 붉어져, 짐짓 냉정하게, 맘 다잡으려 애쓰며)

           근데, 나는, 아직은 울엄마 병원까지 갈 단곈 아니라고 봐.

영 민 : (눈가 붉은 채, 미옥 보는)

고모부 : (안쓰럽고, 맘 아픈, 미옥에게 달래듯) 미옥아.

미 옥 : (고모부 보며, 짐짓 냉정하게) 고모부, 울엄마가 이유 없이 저러시는거 아니에요.

고모부 : (답답한)

미 옥 : 우식이할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그 충격으로 저러시는 거라고. 사람이 그렇잖아,

           큰일 당하면 정신 나가잖어. 고모분 영민씬 안그래? 안그렇다 그러면 내가 할 말 없지만,

           나는 그런 적 있어. 내가 옛날에무슨 일 있었는 줄 알아요? 우리 재식이 죽고 나서, 내가 집에

           올라고 버슬 탔어.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그 버스는 우리집 가는 버스가아니라,

           우리집하고 반대로 가는 버스더라구. 그 일 뿐인지 알아요?

           또 한번은, 내가 밥을 한다고 했는데 가스에 불도 안켜고 밥솥을 올  려놓고,

고모부 : (말꼬리 자르며) 그때 그래서 넌, 니 엄마 얼굴도 까먹고 그랬냐?

미 옥 : (눈가 그렁해, 고모부 서운(?)하게 보면) ?!

고모부 : 니엄마가 재건엄마네 가서 재건이도 재건엄마도 못알아 봤댄다.

미 옥 : (눈가 그렁해, 고모부만 보는, 두려운)

고모부 : 너 니 엄마, 지금 가만 놔두면 울엄마 짝나, 알어?

미 옥 : ...

영 민 : 미옥씨가 맘 아퍼 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고모부랑 전.. 하루라도 빨리 진단을 받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이렇게 자꾸 아닐거다, 아닐 거다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미 옥 : 영민씨가 뭐라 그래도, 나 울엄마 병원 못데려가요.

고모부 : 왜 못데려가, 왜!

미 옥 : (조금 큰소리로) 무서워!

고모부, 영민 : ...

미 옥 : (울먹이며) 의사가 뭐라고 할지 무서워.. (손등으로 아이처럼 눈물 닦으며)

           의사가 뭐라 그럴지 너무 무서워서 못듣겠어. 무서워서.. (울지않으려 애쓰는)

영 민 : (맘 아픈, 눈물 그렁한, 고개 숙인)

고모부 : (맘 아픈)

미 옥 : (두 손으로 얼굴 가리고 우는)

 

 

씬 6    엄마의 거실.

   

영민, 렌지 끄고 찻잔에 물을 부어 방으로 가는.

 

 

씬 7    미옥의 방안.

 

미옥, 침대에 앉아있고, 민이 옆에서 자는.

영민, 들어와 차를 주면.

미옥, 차를 한 모금 마시는.

   

영 민 : 미옥씨,

미 옥 : ..

영 민 : 우리 결혼할 때 약속한 거 기억하죠?

미 옥 : (보면)

영 민 :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우리 둘이 몸도 마음도 다 합치면..이겨나  갈 수 있다고 한 거,

           기억하죠?

미 옥 : (눈가 붉어져, 담담한) ....

영 민 : (미옥의 손잡고, 미옥 보며, 따뜻하게) 미옥씨, 이번 어머니 일도 그렇게 생각해줘요.

           다 이겨나갈 수 있다고.

미 옥 : ...(눈가 그렁해) 엄마가 아니라 차라리 내가 아팠음 좋겠어요.

영 민 : (맘짠해지는, 애써 웃으며) 울어머니.. 경운기 사고나셔서 병원에 누 워계실 때

           실은 나도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있었어요. 차라리 내가아팠으면.. 그런데 자식 아파 누워있는

           모습을 보는 어머니 마음은 어떨까 하는데 까지 생각이 미치니까,

           아, 이건 참 이기적인 생각이구나 싶드라구요.

미 옥 : (찻잔 내려놓고, 눈가 닦는)

영 민 : 미옥씨, 우리 어머니 모시고 병원가요, 내 친구 중에 이 분야에 전문가가 있는데,

           며칠 내로 그 친구 만나서, 무슨 말을 하나 한번 들어 보고...어머니 모셔가 진료 받고,

미 옥 : 못고친다 그러면.. 어쩌죠?

영 민 : (고개 젖는) 지금은 거기까지 생각말자구요. (미옥의 어깨를 양손으로 잡고, 따뜻하게)

           미옥씨 우리 지금은..그냥...해보자, 해보자, 뭐든해보자 거기까지만 생각해요, 네?

미 옥 : 재수한텐 병원에서 결과 나오면 그때 얘기해요. 괜히 걱정할 수도있으니까.

영 민 : 그래요, 그렇게 해요.

미 옥 : 이제 잘래요. (하고, 눕는)

영 민 : (미옥 이불 덮어주고, 안쓰레 보는)

 

 

씬 8    엄마의 방안.

 

재수, 자는, 그때 달그닥 거리는 소리나는,

재수, 자다가 뒤척이다가, 뭔가 이상해 눈뜨고, 주위보고, 작게 졸린 듯 ‘엄마’ 하다가

달그닥거리는 소리 듣고, ‘뭐야’ 하며 나가는.

 

 

씬 9    엄마의 거실 + 주방.

 

재수, 머리 긁으며 나오며 ‘엄마’ 하며 주방 쪽으로 가고,

   

재 수 : 엄마 뭐해?

엄 마 : (재수 멀뚱멀뚱 보는)

재 수 : (졸린) 자다 왜 밥을 먹어?

엄 마 : 배고파.

재 수 : (졸린) ?

엄 마 : (눈치 보며, 밥 먹는)   

   

그런 엄마의 모습에서 F. O.

 

 

씬 10   아파트전경, 낮.

 

재 수 : (E, 웃음 띤) 어우, 왜 저래, 무슨 밥을 그렇게 많이씩 먹냐.

 

 

씬 11   엄마의 거실.

 

엄마, 영민, 재수, 민이 밥 먹는.

영민, 엄마 걱정스레 보고,

 

엄 마 : (입에 하나 가득 밥을 물고, 우물거리며 재수 눈치 보듯 보는) ...

재 수 : (웃으며, 장난치듯, 엄마 흉내내며) 어우, 어우 남들이 보면 한 사나흘 굶은 사람인줄 알겠네...

           대체 엄마 요즘 왜 그렇게 밥을 죽자사자 먹어? 며칠 계속 그러네. 우적우적 우적우적..

           엄마가 소야? 돼지야? 왜 그렇게 밥을 먹어.

민 이 : (웃으며) 삼촌, 할머니 꿀꿀이 같애.

엄 마 : (순간 시무룩해지는)

영 민 : (엄마보고, 민이에게 타이르듯) 민이야, 할머니한테 그렇게 말하면안돼.

재 수 : (농담처럼) 뭐 민이가 틀린 말했어요, 바른말했는데, 여자가 되가지고 말이야,

           밥을 이쁘게 먹어야지, 그게 뭐냐? 우적우적우적우적..그렇게 먹지마.

           나처럼 (밥을 조금 떠 얌전히 입을 오물오물하고 먹으며) 이렇게 얌전하게, 이쁘게 먹어.

           냠냠냠, 오물오물하면서.

엄 마 : (밥 수저 놓고, 방에 들어가는)

영 민 : (걱정스런) 저, 어머니..

재 수 : (방 쪽에 대고, 장난치는) 에구, 삐지긴. 그래, 먹지 마라, 먹지마, 그럼 누가 겁나냐?

           나는 엄마 밥 안먹으면 좋기만 하다 뭐, 맛있는 달걀 반찬 민이랑 나랑 다 먹을 수 있으니까.

           그지, 민이야.

민 이 : (웃으며) 어.

재 수 : 우리 둘이 할머니 빼고 달걀 다 먹자. 민이야. (하고, 달걀말이 반찬을 민이 입에 넣어주고,

           제 입에도 넣는) 맛있지, 그지?

민 이 : 어.

영 민 : (걱정스런, 일어나 접시와 쟁반 가져와 접시에 반찬을 더는)

재 수 : 매형 뭐해?

영 민 : 처남은 밥 먹어. (하고, 밥과 수저 가지고 들어가는)

재 수 : (가는 영민 보는) ?

 

 

씬 12   엄마의 방안.

 

엄마, 시무룩하게 앉아있고, 영민, 쟁반에 밥 가져와 엄마 앞에 놓고,

 

영 민 : (작게 웃으며, 달래는) 어머니 진지 드세요.

엄 마 : 싫어, 애들이 밥 많이 먹는다고 뭐라 그러잖어.

영 민 : 에이, 처남도 민이도 농담이지 진심은 아닌데. 어머니 그러지 마시고, 진지 드세요,

           제가 먹여드릴게요, 네? (하고, 수저로 밥 떠서) 아, 하세요.

엄 마 : (보기만 하는) ...

영 민 : (맘 아픈, 짐짓 대수롭지 않게) 아, 하세요, 예, 어머니. 아...

엄 마 : (좋은) 아. (하고, 입 벌리고)

영 민 : (밥 떠서 주며) 아우, 잘하시네.

엄 마 : (씹으며, 웃으며) 맛있다.

 

그때, 재수 들어오며,

 

재 수 : (어이없이, 웃으며) 어고, 애기 짓, 애기 짓.. 진짜.. 내가 몸서리치게 귀여워 미치겠네, 울엄마.

엄 마 : (재수 보면)

재 수 : (앉아서, 엄마 안고, 몸을 흔들며, 장난치는) 왜 이렇게 귀엽냐, 뭘믿고 이렇게 귀여워.

           대체 뭘 믿고, 뭘 믿고.. (하고, 볼에 입 맞추고) 이렇게 귀여워!

엄 마 : (웃으며) 그러지마, 나 밥 먹을 거야.

재 수 : (엄마를 안고 계속 몸을 흔들며) 좋으면서, 좋으면서...좋으면서..

엄 마 : (웃으며) 밥 먹을 거야, 그만해.

영 민 : (자꾸 맘 아픈, 눈가 붉어지는, 걱정스레 엄마 보는)

 

 

씬 13   미수의 차안.

   

미수, 운전하다, 전화벨 듣고, 스피커폰 켜는,

 

미 수 : 여보세요? 여보세요?

 

 

씬 14   마트 안.

 

진우, 제인 일하고,

미옥, 전화하고 있는,

 

미 수 : (E) 여보세요? 여보세,

 

미옥, 답답하게 전화기 들고 있다가, 전화기 끊는.

 

 

씬 15   달리는 미수의 차안.

 

미 수 : (이상하다는 듯 스피커 폰 끄며) 누구야.. (하고, 운전해 가는)

 

 

씬 16   마트 안.

 

미 옥 : (답답하게, 전화기 만지며 앉아있는)

제 인 : 언닌, 왜 전활 할라다 말고, 일복도 안갈아입고 그러고 있어요?

미 옥 : (진우 보며) 진우야, 누나 오늘 가게 못본다. 그러니까 니가 물건 오면 받고, 밤까지 수고 좀 해.

진 우 : 왜, 어디 가?

미 옥 : (제인 보며) 제인이 너두 진우 도와서 장부 정리 잘하고.

제 인 : 나 장부 정린 잘못하는데.

미 옥 : 못하는게 어딧어, 배우면 되지.

 

그때, 지니 오며,

 

지 니 : 안녕하세요, 언니.

미 옥 : (지니 보고)

지 니 : (웃으며, 인사하는) 제인이랑 놀라고 왔어요.

미 옥 : (서글프게 웃으며) 너 왔다는 말은 들었다. 지금 우리 재수한테 너라도 없음.. 안되는데.

           정말 잘 왔다, 야..

지 니 : ?

제 인 : (미옥에게, 무심하게) 그게 뭔 말이야, 언니. 지금 재수한테 지니 없음 안되다니?

미 옥 : (진우, 제인 보며) 니들 일 잘하고 있어. 땡땡이 까지 말고.

           (하고, 일어나 지니에게, 따뜻하게) 지니야.

지 니 : (웃으며) 네.

미 옥 : (안쓰레 보며) 너 재수랑 오래오래 만나라. 사랑은.. 다른 거 아냐. 오래 보는 거지.

지 니 : 네.

미 옥 : 놀다가. (하고, 가는)

지 니 : (가는 미옥 보며, 제인에게) 언니가 기운이 없어 보인다.

진우, 제인 : 그러게.

 

 

씬 17   엄마의 집 앞.

 

엄마, 할머니들과 얘기하고 있는.

 

할머니1 : 어디 가나보네. 아주 옷을 곱게 차려 입었네.

엄 마 : (좋은) 그게요, 저, 병원가요, 할머니.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들하고 쑥 뜯으러 산에 못가요.

할머니1 : 어디 아퍼? 병원은 왜?

엄 마 : 아픈 게 아니구요, 애들이 내 건강을 그렇게 걱정을 하네요.

           그래서 정기점진인가 뭐 그거 받으러 가요. 아주 비싼 걸로.

할머니1 : 아고, 애들이 아주 효자네, 효자.

엄 마 : 그죠, 효자죠. 제가요, 그게... 다른 건 몰라도 애들 복은 있어요, 할머니.

 

그때, 영민 나오며,

 

영 민 : 어머니.

엄 마 : (돌아보면)

영 민 : (할머니들에게 인사하며) 안녕들 하세요?

할머니들 : (인사하며) 그래요.

할머니1 : (엄마에게) 진짜 이 사위는 아주 인사성도 밝고, 얼굴도 밝고, 참좋아.

               정말 사위 잘 얻었어, 민이할머닌.

엄 마 : (웃으며, 좋은) 맞아요, 할머니. 전 진짜 사위 하난 잘 얻었어요.

           그리고 사실 우리 사윈 말이 사위지, 아들이나 매한가지예요. 얼마나저한테 잘 한다고요.

 

그때, 미옥 나오는,

 

미 옥 : 엄마.

엄 마 : (보며, 좋은) 나왔구나.

미 옥 : (할머니들에게 인사하고) 안녕하세요. (하고, 엄마에게 가서 손잡고) 가요, 이제.

엄 마 : 응. (하고, 할머니들에게) 할머니들 저 병원 다녀올게요, 놀고 계세요.

할머니들 : 그래요, 조심해 다녀와.

엄 마 : 네.

 

엄마, 영민, 미옥의 가운데 서서 두 사람의 팔을 한쪽씩 잡고 가는.

엄마, 좋은,

할머니들, 뒤에서 ‘참 보기 좋네, 어쩜 저렇게 딸이며 사위가 엄마한테 잘할까’ 하며 부러워들 하는.

카메라, 엄마 쪽으로 가면,

 

엄 마 : (가며, 미옥에게) 미옥아, 저 할머니들이 나 되게 부러워하는 거 같지, 그지?

미 옥 : (작게 서글프게 웃으며) 응.

엄 마 : 내 생각에는 특히 우리 큰사위를 부러워하는 거 같애.

영 민 : 절요, 왜요?

엄 마 : 세상에 자네 같은 사위가 어딧어. 맨날 웃고, 말도 보드랍게 하고..

           친아들보다 더 잘 하잖어, 장모한테.

영 민 : 어머니한테 칭찬 들으니까 기분 좋다.

엄 마 : (웃으며) 우리 꼭 이러고 가니까 소풍가는 거 같네, 날도 좋고..바람도 솔솔 불고.

           어째 날이 이렇게 좋나..

미 옥 : (걱정스런)

 

 

씬 18   공항주차장.

 

인철모의 차 세워져 있는,

   

인 철 : (E) 엄마, 나 이제 가야 되요.

 

 

씬 19   차안.

 

인철모, 인철 뒷좌석에 앉아있는.

 

인철모 : (눈가 붉어져, 맘 아픈, 고개 숙이고 있는)

인 철 : (따뜻하고, 안쓰럽게 보며) 엄마..

인철모 : (인철 보며) 인철아, 엄마가 지금은 일이 바뻐서 같이 못가지만, 일 좀 한가해지면 너한테,

인 철 : 오지... 마세요. 나한테 올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새아버지한테 더잘 하세요.

인철모 : 새아버지랑 내 사인 니가 신경 안써도 돼. 요즘 내가 너보고 배운게많아서 니 새아버지한테

             얼마나 잘하는데. 내가, 너 혼자 이렇게 외롭게 떠돌아다니는 거 보니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드라.

인 철 : (서글픈, 눈가 붉은, 애써 웃으며) ...우리 엄마가 이제야 철이 드시나보네.

인철모 : (인철 안쓰레 보며) 가서 몸조심해라.

인 철 : (인철모의 손잡고, 보며, 맘 아프지만, 애써 웃으려하며) 엄마두, 건강하세요.

인철모 : 맘 편하게..있어.

인 철 : (고개 끄덕이는, 엄마가 안쓰런)

인철모 : (맘 아픈, 창가 보며) 이제 가. 나 너 가는 건 안본다. 아니 안쓰러워못보겠어.

인 철 : 엄마.. 다음에 볼 땐.. 우리 웃으면서 보자.

인철모 : (창가만 보며) 응.

인 철 : 갈게요, 그럼. (하고, 엄마 손을 꽉 잡아보는)

인철모 : (눈가 그렁해, 그대로 있는)

인 철 : (눈가 그렁해 맘 아픈, 손놓고, 나가는)

인철모 : (차안에서 가는 인철 보고, 눈가 닦고, 인철 또 보고)

 

 

씬 20   공항출입구 앞.

 

미수, 한쪽에 서있는, 그러다 시계보고, 건널목을 보면,

인철, 걸어와 미수 못보고 서있는 그러다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오고 소리가 나면,

인철 무심히 고개 들다가 미수를 보고 조금 놀라는.

미수, 그런 인철을 보고 작게 서글픈 웃음 띠고 손을 살짝 드는.

 

 

씬 21   공항바깥, 벤치 있는 곳.

 

인철, 미수 나란히 앉아있는,

   

미 수 : (눈가 붉은 채, 애써 웃으며, 담담하게) 왜 나한테 연락안했어? 자칫하면 비행기시간 몰라서

           못 올 뻔했어. 항공사에 문의해서 간신히왔다. 왜 연락 안했어, 안보고.. 싶었어?

인 철 : (눈가 붉은 채, 고개 숙이고, 미수 안보고) 보고..싶었는데...니가 내마음에 있으니까..

           됐다 싶었어.

미 수 : 우리 엄마처럼 말하네.

인 철 : (눈가 붉은 채, 보면)

미 수 : 울엄마 맨날 그러시거든. 마음에 있음 다 된다고.

           아버지랑 이혼하시고도.. 내 맘속에 있음 된 거지 뭐. 그러셨어.

인 철 : (보면)

미 수 : (눈가 그렁해, 울지 않으려 애쓰며) 나도..자기..이렇게 가도, 내 맘에 그냥 둔다?

인 철 : (눈가 그렁해지며) 힘들면..그러지마.

미 수 : 힘들면..안할게..그런데..안힘들면, 그래도.. 되지?

인 철 : (맘 아픈, 미수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고) 많이 ..사랑했다.

미 수 : 나는 지금도 많이 사랑해. (하고, 눈가 닦고, 애써 담담하게, 인철의손잡고, 손만 보며)

           울오빠 일.. 사고였다는 거 잊지 말길 바래. 그래서, 자기가 더 이상 죄책감 갖지 않길 정말 바래.

           그래서 다음에 볼  땐 처음 나 봤을 때처럼 어둡지 않길.. (인철 보고, 애써 웃으려하지만 안되는)

           정말정말 바래.

인 철 : 니가 바라면..나는 해.

미 수 : 자기가 힘들어하면 할수록, 나도 자기 엄마도 힘들어져, 그건 또 죄짓는 거야, 알지?

인 철 : 그래.

미 수 : 사랑하는 사람한테 가장 착한 일을 하는 게 뭔 줄 알어?

인 철 : (눈가 그렁해보면) ...

미 수 : 본인..스스로 행복해 하는 거. 그거야. 그러니까, 행복해야 돼.

인 철 : 너두.

미 수 : 그럴게.

인 철 : (미수를 보는)

미 수 : (눈가 닦고, 애써 담담하려 웃으며, 안보고) 이제 자기 가야겠다, 시간 다 됐어.

           (하고, 손을 놓아주고, 인철 보고, 가볍게 입맞춰주고, 애써 웃으며) 가.

인 철 : (미수 보고, 맘 아픈) 갈게.

미 수 : 어.

인 철 : (일어나, 가는)

미 수 : (그대로 앉아) 장인철.

인 철 : (그 자리에 서면, 눈가 그렁한 채)

미 수 : 너무..너무..보고싶음 달려갈게. 안그럴려고 애쓰다가..도저히 더는 못 참겠으면...갈게, 내가.

인 철 : (돌아서서, 미수 보고) ...안..기다릴게.

미 수 : (고개 끄덕이는, 눈가 그렁해 애써 웃으며, 인철 보며)

           하지만, 그래두 내가 가면... 좋아는 해줄 거지?

인 철 : (맘 아픈, 눈가 그렁해, 보는)

미 수 : 좋아해주지도.. 않을 거야?

인 철 : 아니.

미 수 : (애써 담담하게) 그럼 됐다. (작게 손 들어 보이고, 애써 웃으며) 안녕.

인 철 : 조심해 가. 미수야.

미 수 : (고개 숙이고, 맘 아픈 고개 끄덕이는) 자기두.

인 철 : (미수 맘 아프게 보다가, 돌아서서 가는)

미 수 : (눈물 흐르는 채, 그냥 그 자리에 담담하게 있는)

 

몽타주.

1, 공항 안.

인철, 눈가 붉은 채, 에스컬레이터 타고 가는.

2, 미수, 눈가 그렁한 채 담담하게 차 운전해 가는.

3, 인철과 미수가 함께 즐거워했던 장면들.

4, 비행기 안.

인철, 눈가 그렁해 창가 보며 가는, 담담한.

   

인 철 : (E) 미수야, 난 니가 다시는 날 찾지 않아도..괜찮단 생각을 한다.

           우리가 다시 보지 못해도, 그게 사랑이 없어서는 아닐테니까. 그래도, 아마 나는,

 

 

씬 22   달리는 미수의 차안.

 

미수, 눈가 그렁해 운전해 가는.

 

인 철 : (E) 아주 오래도록 널 기다릴 거는 같다. 결코 오지 않는다고 해도. 그 시간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널 만나 내 인생 전부를 위로 받는 느낌이었다. 고맙다, 김미수.

 

 

씬 23   병원전경.

 

여의사 : (E, 부드럽게) 올해가 2004년이면 그럼 작년은 몇 년도죠?

 

 

씬 24   신경정신과 안.

 

여의사, 문진을 하고 있는, 무척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정다감하게.

영민, 미옥 걱정스레 엄마를 보고,

엄마, 편하고 아무렇지 않은.

 

엄 마 : (어색하게 웃으며) 저 선생님 제가 깜박 다른 생각을 해서..

           좀전에 뭐라고 그러는지 잘 못들었는데 다시 한번 말씀,

미 옥 : (말꼬리 자르며, 조심스레) 그게 엄마 올해가,

영 민 : (미옥을 잡는)

여의사 : (엄마만 보며) 그럼 다시 한번 말씀드릴게요, 이영자씨. 올해가 2004년이면, 작년은 몇 년도죠?

엄 마 : (생각하는) 어... 이천 ..삼년.

여의사 : 아우, 잘하셨네요. 그럼 현재 사시는 아파트는 몇 층이죠?

엄 마 : 오층.

여의사 : 네, 잘하셨습니다.

엄 마 : (좋은)

여의사 : 자, 그럼 다음 질문은 할게요, 현재 사시는 주소가...

영민, 미옥 : .....(굳은 얼굴로 있는)

 

시간경과.

엄마, 별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잘 못 그리는,

여의사, 그런 엄마를 걱정스레 물끄러미 보고,

영민, 걱정스런,

미옥, 눈가 붉은 채, 막막하게 엄마 보다가 고개 숙이고 있는.

   

엄 마 : (그림 그리며, 답답한) 이게 왜 이렇게 잘 안그려지나. 손이 말을 안 듣나..

           (조심스레 다시 그리는) 이렇게 이렇게 하고...

 

시간경과.

미옥, 눈가 붉은 채 맘이 계속 무거워지는.

 

여의사 : (달래는) 이영자씨, 한번만, 한번만 해보세요.

             머리 어깨 무릎 발을순서대로 한번 짚어보세요, 네?

엄 마 : (시무룩한) ...

여의사 : 이영자씨, 머리 한번 짚어보세요, 머리가 어디죠?

엄 마 : (시무룩한, 머리를 손으로 만지며) 머리.

영 민 : 어머니, 그럼 어깨는 요? 어깨는 어디죠? 어머니, 어깨요, 어깨.

엄 마 : (자기 어깨를 짚으며, 시무룩한) 어깨.

여의사 : 아우, 잘하셨네요. 그럼 무릎은 요.

엄 마 : (미옥에게, 눈치 보며) 미옥아, 나 화장실 가고 싶어.

미 옥 : ...

영 민 : 어머니, 한번만 하고 가요, 네. 한번만. 어머니 무릎은 어디죠?

엄 마 : (영민 물끄러미 보는)

영 민 : 어머니 힘드신 건 아는데, 한번만 해요, 우리. 어머니 무릎이,

여의사 : (어색하게 웃으며) 됐어.

영 민 : (의사 보는) ?

여의사 : (차트에 체크하고, 미옥에게) 어머니 모시고 잠시 나가 계시겠어요.

미 옥 : (맘 아픈, 애써 담담하게, 엄마 손잡고) 엄마 나가자.

엄 마 : (좋은) 그래. (의사에게 상냥하게 인사하며)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나가는)

영 민 : (엄마 나가는 것보고, 의사 보며) 어떠냐, 우리 어머니?

여의사 : (조심스레) 의심한대론 거 같애.

영 민 : (암담한, 두 손으로 얼굴 부비고, 맘 아픈)

여의사 : 오늘 내가 모든 검사 받을 수 있게, 준비시켜놨으니까 바로 검사해 보자.

             그리고 결과 나오면 다시 얘기하자.

영 민 : ...

 

 

씬 25   복도.

 

미옥, 서글프게 쪼그려 앉아있고,

엄마, 그 옆에 쪼그려 앉아, 미옥 눈치 보며,

 

엄 마 : 미옥아, 엄마가 의사선생님이 물어보는 거 잘 대답 못해가지고 너화났어?

미 옥 : ...(앞만 보며, 멍한)

엄 마 : 그게 있잖아, 미옥아, 엄마가. 오늘은 몰라도.. 낼 되면.. 알 수도 있는데..

미 옥 : (엄마의 머리카락 넘겨주며, 맘 아픈, 애써 작게 웃으며) 괜찮아, 엄마 그런 거 몰라도.

           그러니까 내 눈치 보지마, 엄마. 엄마, 그러는 거 나 싫어, 그러지마.

엄 마 : (작게 웃고) 니가 그렇게 말하니까 맘이 편하다, 엄마가.

           (주머니에서사탕 꺼내, 까서 미옥 입에 넣주며) 먹어.

미 옥 : (입으로 받아먹고, 애써웃으며) 맛있네.

 

그때, 진료실 문소리나고.

 

영 민 : 미옥씨.

엄마, 미옥 : (영민 쪽 돌아보고)

영 민 : 어머니, 검사 받으셔야 되요.

엄 마 : (힘들고, 싫은) 또 받어, 검살?

 

 

씬 26   검사실.

 

엄마, 뇌파검사며, 뇌씨티촬영이며, 뇌에 관련된 검사들을 하는.

 

 

씬 27   검사실 밖, 밤.

   

미옥, 영민 벤치에 앉아 생각 많은.

F. O.

   

 

씬 28   놀이터, 다른 날, 낮.

 

고모부, 엄마 그네를 타는.

 

엄 마 : 고모부 오늘 왜 일 안하고 나랑 있어요?

고모부 :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그게요, 영민이랑 미옥이가 어디 일을 보러갔는데,

             처남댁 걱정을 너무 많이 하드라고요. 심심하시면 어쩌나 하고.

             그래서 제가, 걱정마 나도 오늘 일하기 싫은데, 같이 놀지 뭐. 그랬어요.

엄 마 : (웃으며) 고모분 날 꼭 할머니처럼 생각하나봐. 그래서 좋은가봐, 그래요?

고모부 : (웃으며) 네.

엄 마 : (웃고) 할머니 보고싶다. 할머닌 친정 가서 대체 왜 이렇게 안오시나. 나 심심하게.

고모부 : (엄마가 안쓰런, 맘 다잡고) 저 처남댁.

엄 마 : (보면)

고모부 : 제가 울어머니 사진 보여드릴까요? (주머니에서 지갑 꺼내 보이며) 여기 보세요.

 

인써트 - 환하게 웃는 할머니사진.

 

고모부 : 이쁘죠? 저희 어머니.

엄 마 : (사진 보며, 서글픈) 정말 고우시네. 정말 고우셔. 너무 이쁘네.

고모부 : (웃고) 제가 이거 드릴까요? 전 또 있는데?

엄 마 : 정말요? 와.. 너무 좋다. 나 할머니 사진 진짜 갖고 싶었는데.. 진짜 가져두 되요?

고모부 : 네.

엄 마 : 그럼 이거를 (지갑 꺼내 사진 넣으며, 좋은) 여기다 넣야지...

고모부 : (엄마 보며, 짠한 마음으로 보고, 웃는)

의 사 : (E) 알츠하이머야. 안타깝게도 진행이 벌써 많이 되셨네.

   

 

씬 29   신경정신과 안.

 

엄마의 뇌사진들이 꼽혀있는 형광등판이 보이고,

여의사, 미옥(눈물 닦고 있는, 고개 숙이고), 영민 앉아있는,

 

여의사 : (차트 보며) 가족들은 몰랐겠지만, 발병은 이미 오래 전에 되신 거 같애.

영 민 : 근데 어떻게 지금까지 이렇게 가족들이 모를 수가 있냐?

여의사 : 니 경우만이 아니라, 대부분 그래. 어떤 경우엔 3년씩 5년씩도 모르고 가는 경우가 있어.

             환자가 아파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처럼 갑자기 심각한 장애를 보이기전엔 모를 수 있어.

             그래서 치매가 무섭다는 거고.

미 옥 : (눈가 닦으며) 저희 어머니 아직 젊으신데, 어떻게,

여의사 : 40대부터도 발병 할 수도 있어요.

             육십대엔 열명중 한명꼴이고, 팔십대엔 절반이상이나 되는 걸요.

미 옥 : 치료방법은.. 있나요?

여의사 : 약물치료도 있고, 놀이치료도 있고 여러 가지 있죠. 그런데,

미 옥 : (맘 아픈, 다잡으며) 그런데, 그 다음은 안들을래요.

          치료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좋으니까 됐어요. 영민씨 나 먼저 나가볼게. (하고, 나가는)

여의사 : (영민 보고) 너도 인터넷보고 공부 좀 했다니까 알겠지만 이 치매의 경우, 완치는 안돼.

영 민 : (눈가 닦는, 맘 아픈)

여의사 : 하지만, 더 이상의 진행을 막거나, 더디게 할 수는 있어. 다행히 환자랑 가족들간의 관계가

             좋으니까, 내가 한결 맘이 놓여. 치맨 무엇보다 가족들의 역할이 중요하니까.

             (하고, 자료들을 주며) 치매에 관한 자료들이야. 치매는 보호자가 그 병에 대해 공부하고,

             방법을 찾아놓지 않으면 갈수록 힘들어져.

영 민 : 지금 우리 가족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게 뭐냐?

여의사 : 가족끼리 서로 돕는 거. 그리고, 환자를.. 이해하는 거.

 

 

씬 30   버스정류장 벤치.

 

미옥, 눈물 흐르는 거 닦고, 오기부리듯 자료들을 열심히 읽는,

영민, 고모부와 전화하고 있는,

 

영 민 : 저흰 처제처남 만나서보고 들어갈라면 좀늦을거예요. 고모한테는 고모부가 말씀 좀 전해주세요.

           (사이) 그래요, 부탁드릴게요. 네. (하고, 전화 끊고, 미옥을 안쓰럽게 보고, 길가 쪽 보며)

           버스가 안오네.

미 옥 : (자료들 읽는)

고 모 : (E) 재건엄마가 대체 무슨 얘길 했길래,

 

 

씬 31   고모의 가게 안.

 

아버지, 고모 앉아 얘기하는.

 

고 모 : 오빠가 그 얘길 듣고 여기까지 한달음에 왔어.

아버지 : (걱정스런) 넌 진짜 아무 얘기 못들었냐?

고 모 : 무슨 얘기?

아버지 : (이상한) 그럼 별 일 아닌 건가... 재건엄마 얘기가.

고 모 : 무슨 소리야? 재건엄마가 뭐라 그랬는데 그래?

아버지 : 그게 요며칠 재건엄마가 낮이나 밤이나 잠을 못자고 한숨을 쉬더라고

             그래서 내가 대체 너 왜 그러냐, 그러니까..글세 전번날 미옥에미가 집에 와서는,

 

그때, 우식 문여는.

 

우 식 : 엄마, 아빠가 올라오래. (하다가, 아버지보고, 인사하며) 삼촌 오셨어요?

아버지 : 그래.

고 모 : 아빠 집에 계시니? 난 물건 띠러 갔는 줄 알았는데.

우 식 : 외숙모랑 집에 계시던데..

고 모 : 뭐, 외숙모랑? (하고, 아버지 보고)

 

 

씬 32   고모의 거실.

 

민이, 동화책을 읽고 있는,

엄마, 소파에 누워 자는.

 

고 모 : (E) 어우, 기막혀, 어우, 기막혀.

 

 

씬 33   할머니의 방안.

 

고모, 제 가슴을 진정시키려 쓸어내리며, 눈물 흐르는, 어쩔 줄을 모르겠는,

고모부, 답답하고, 아버지, 눈가 붉은 채 멍한,

 

고 모 : ..어우, 기막혀, 이게 무슨 일이니... 울언니 나한텐 엄마 같은 사람인데, 엄마나 다름없는데 ..

고모부 : 우식아. 그만해. 처남댁 주무시다, 깨시겠다.

고 모 : 어우, 기막혀, 어우, 기막혀, 이게 무슨 일이니, 이게..무슨 일이야.. 이게...

           어우, 울언니 어떡해, 난 몰라, 어떡하니..

고모부 : (답답한)

아버지 : (착잡한, 멍하게 그냥 넋 나간 사람처럼 앉아있는)

 

 

씬 34   편의점안, 밤.

 

재수, 맥주를 고르며, 핸드폰하고 있는,

 

재 수 : 누나, 술은 맥주 샀는데, 안주는 뭐 사갈까? 치즈? 야, 집에 치즈도 없냐?

           (웃으며) 내가 짠돌이짓 하는 게 아니라, 치즈는 기본이지. 맨날 아침마다 빵 먹는 사람이...

           알았어, 알았어, 내가 사갈게. 그리고또 뭐? 오징어? 몇 개?

           오케이. 알았어, 그렇게만 사가면 되지? 참큰누난 왔어?

 

 

씬 35   미수의 집안.

 

미수, 설거지하며 핸드폰 받고 있는,

 

미 수 : 아직 안왔어, 곧 오겠지, 뭐. 그래.

           (웃으며) 야, 너 맥주 큰 거로 사라. 누나 오늘 술 고프니까, 그래, 그래, 와라, 동생아.

 

하고, 전화 끊는데, 영민 초인종소리 나는,

 

미 수 : 언니야! (하고, 나가며) 잠깐만. (하고, 나가서 문 열어주며) 어서 오세요!

 

미옥(맘이 무거운), 영민(어색하게 웃는) 들어서는,

 

영 민 : 처제 일찍 왔네.

미 수 : (웃으며)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왔죠. (미옥을 어깨동무하고, 웃으며,애교 부리듯)

           언니, 내가 언니 오면 집도 안치우고 산다고 퉁박 들을까봐 퇴근하자마자 진짜 눈썹이 휘날리게

           뛰었으니까, 성의를 봐서라도 집 지저분하다고 뭐라 그러지마.

미 옥 : (담담하게) 재수는?

미 수 : 언니랑, 형부랑 간만에 같이 술 한잔 한다니까 기분이 좋은가봐. 지돈 한푼 안쓰는 짠돌이가

           술에 안주까지 사들고 온다고 난리네. 곧올거야. 바로 집앞이랬거든.

 

그때, 재수 들어서며,

 

재 수 : (술과 안주를 한아름 사들고 들어서며, 기분 좋은) 나 안늦었지?!

미 수 : (보며, 기분 좋은) 야,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샀어!

재 수 : 내가 있는 거라곤 인물, 키, 그리고 돈 밖에 더 있냐?

미 수 : 으이고, 저 잘난척.

재 수 : 근데 엄만 쏙 빼고 우리끼리 먹을라니까 좀 미안하네. 근데 뭐 가끔뭐 그럴 수도 있는 거니까.

           (하다가 영민, 미옥의 무거운 얼굴보고) 둘이 왜 그래, 벌레 씹은 얼굴을 하고?

미 옥 : 앉자. (하고, 앉는)

영 민 : 그래, 앉자, 어서. (하고, 앉는)

재 수 : (미수에게, 작게) 왜들 저래?

미 수 : (모르겠다는 표정 짓는) ?

 

 

씬 36   거리.

 

아버지, 자는 민이를 업고 가고,

엄마, 옆에서 가는,

 

엄 마 : (아버지 눈치보며, 가며, 퉁명스레) 근데 재건엄마가 뭐라고 안해요, 이렇게 나한테 오면?

아버지 : (담담하게) 뭐라 그러긴 뭘 뭐라 그래. 괜한 걱정하지 마라.

엄 마 : (속상하게) 재건엄마 보고, 분명히 말해요, 우리 애들 결혼시키기전엔 절대로 이혼 안해준다고,

           그러니 그리 알라고.

아버지 : (멈춰 서서 보면)

엄 마 : (아버지 보며, 서서) 왜요? 싫어요?

아버지 : (가만 보며) 너 진짜.. 기억 안나냐? 전번에 너랑 나랑 법원, (하다가말 멈추고, 엄마 보는)

엄 마 : ?

아버지 : (엄마 물끄러미 안쓰레 보는)

고모부 : (E) 치매환자는 자기가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절대 인정안해요.

             그게 답답하다고 해서 다구치면 상태는 더욱 안좋아질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절대 다구치지 마세요.

엄 마 : (아버지 보며, 퉁명스레) 나한테 무슨 말 할라 그랬어? 하던 말 마저해봐요.

           답답하게, 그러지 말고?

아버지 : 아냐. 아냐. 가자. 가. (하고, 가려다가, 화원보고, 엄마 보며)

             참 너꽃 좋아하지? 내가 꽃 사줄까?

엄 마 : 어쩐 일이야, 당신이 나한테 꽃을 다 사준다 그러고?

아버지 : 저 앞에 꽃집 있다, 가자. (하고, 가는)

엄 마 : (좋은, 웃고 가는) 

 

 

씬 37   꽃집 앞.

   

엄마, 꽃 화분을 한아름 안고, 서서, 꽃보고, 아버지 가게안에서 돈 내고 나오는.

 

엄 마 : (꽃만 보며) 너무너무 이쁘다, 꽃들이.

아버지 : (엄마 안쓰레 보며) 그런 싸구려 꽃 여러개 사지말고, 비싼 거 사라니까.

엄 마 : (웃으며, 아버지 보며) 꽃이 싸구려가 어딧고, 비싼게 어딧어. 꽃이면다 꽃이지.

아버지 : (안쓰레 보고 작게 웃으며) ....그래, 니 말이 맞다.

엄 마 : (웃고, 앉는)

아버지 : (이상한) 왜 앉어, 이제 집에 가야지.

엄 마 : (꽃만 보며) 꽃 좀 보고 갈 거야.

아버지 : 집에 가자.

엄 마 : (꽃만 보며) 싫어. 꽃 볼 거야.

아버지 : (답답한, 앉는) 그래, 그럼 나두 앉지 뭐.

엄 마 : (꽃만 보며) 여보, 나는 정말 꽃이 좋아, 어떤 꽃이든 다 저마다생김도 다르고 꽃내도 다른데

           하나같이 이뻐. 꼭 우리 애들 같애. (하고, 다시 일어나 가던 길의 반대방향으로 가는)

아버지 : 미옥아.. (하고, 엄마쪽 부르고, 다시 일어나 엄마에게로 가서 걸으며말하는)

             그쪽으로 가면 집에 못가, 저쪽으로 가야지.

엄 마 : (꽃만 보며, 가며) 자꾸 뭐라뭐라 그러지마, 내 맘대로 할거야. 이쪽으로 갈 거야. (하고, 가는)

아버지 : (가는 엄마 보며) 그래, 너두 니 맘대로 하고 싶겠지, 그래라, 그래.. 좀 돌아가면 어떠냐.

             (하고, 가며) 같이 가, 미옥아.

재 수 : (E, 어이없는) 기가 막히구만.

 

 

씬 38   미수의 집안.

 

영민(맘 아픈, 눈가 붉은), 미옥(맘 아픈, 눈물 닦고 앉아있고),

미수(눈가 그렁한 채, 오기부리듯, 맘 다잡으려 애쓰며 앉아있고), 재수, 어이없어 눈가 그렁한 채 있는.

   

재 수 : (눈가 그렁해 어이없어, 웃음까지 나는, 미옥 보며) 내가, 내가.. 얼마살지도 않았는데,

           별소릴 다 듣는다, 진짜. 뭐가 어쩌구 어째? 엄마가 뭐.. 어떻다구?

미 수 : (안보고, 맘 다잡으려 애쓰며) 너 가만있어.

재 수 : (맘 아퍼, 버럭, 미수 보며) 가만 못있겠다면, 누나가 어쩔 건데?!

영 민 : 처남.

재 수 : (씩씩대며) 매형도 암말 하지마, 나 지금 눈에 아무것도 뵈는 거 없어. 그러니까, 가만있어요.

미 옥 : (눈가만 닦으며, 죄지은 사람처럼) 미안해, 재수야. 누나가 엄마 잘못 모셔서 그래.

           다 누나 책임이야. 다 누나가 잘못해서, 엄마 저 지경까지 된 거야.

           정말 너희들한테 뭐라고 할말이,

재 수 : (버럭, 눈가 그렁해) 조용히 못해!

미 수 : (눈가 그렁해, 소리치는) 너 왜이래, 누나한테!

재 수 : (눈가 그렁해, 오기부리며 말하는) 왜 이러냐구? 난 안믿으니까. 지금 큰누나가 한말 나는

           하나도 안믿으니까! 울엄마가 그까짓 별하나 못그린다고, 울엄마가 물건이름 좀 까먹었다고,

           울엄말 사돈할머니처럼 치매환자 취급하는 거 나는 누나라고 해도 용서 못해.

영 민 : (안타까운) 처남.

재 수 : (울컥하며) 울엄만 원래 좀 그렇잖어요! 누나들 모르냐? 엄만 원래좀 그렇잖어.

           너무 순해서 바보같이, 이상해 보일 때 있잖어! 내가초등학교 들어갔을 때 입학식 하는 데도

           못찾아갖고 하루종일 헤매고, 그래서 나 입학식도 못치르고 그런 적도 있잖어!

영 민 : 그 문제하곤 달러. 병원에서 이미 진단이,

재 수 : (일어나, 씩씩대며) 난 안믿어요. 병원에서 오진을 얼마나 많이 하는데. 나는 안믿어.

           울엄마가 재건엄마 못알아봤다구? 그딴 여자 못 알아봐도 사는데 아무 상관없어.

           나는 엄마가 나만, 우리만 알아보면, 문제없다고 봐.

미 옥 : (눈가 닦는, 맘 아픈)

재 수 : 이제부터 엄말 엄마로 안보고 이상한 환자취급할거면, 누나들 엄마볼 생각하지마.

           나 그거 못참을 거 같으니까.

영 민 : 처남 감정적으로 그러지마. 지금 우리가 어머닐 이상하다고 말하는게 아니잖아,

           아프시다고 말하는 거잖아. 병이 있다고 말하는 거잖아.

재 수 : 병은 무슨 병이요? 아프지도 않는데, 대체 무슨 병!

영 민 : (달래듯) 처남.

재 수 : (일어나, 서운해, 눈가 그렁해) 나, 정말 누나들한테 서운하다,

           멀쩡한 엄말 ..이상한 사람 취급하고.. 야, 진짜 누나들 엄마 딸들 맞냐?!

           남이 엄마가 좀 이상하다고 해도, 딸들이면 아니라고 해야지...

           진짜, 누나들 이러지 마라, 진짜! (하고, 나가는)

영 민 : (답답한, 재수 나간 쪽 보고, 미옥보며) 미옥씬, 처제랑 천천히 와요. 난 처남이랑 집에 가 있을게.

           (하고, 나가는)

미 옥 : (눈가 닦는)

미 수 : (눈가 그렁해, 가만있다가, 혼잣말처럼) 우리도 가자, 언니.

미 옥 : (미수 안쓰럽게 보며) 미수야, 운전하지말고, 택시 타고 가자.

미 수 : (맘 아픈) 그래. (하고, 일어서려다가, 다시 앉으며, 맘 아픈) 언니, 좀만 있다가자.

           나 좀 진정하고..나 진정 좀 하고...좀 있다가.. (하고, 얼굴 두 손으로 가리고, 흐느끼는)  

미 옥 : (눈가 그렁해 미수 맘 아프게 보며) 내가 너랑 재수 안쓰러워 어떻게 할질 모르겠다. 정말..

           (하고, 눈가 닦고)

 

 

씬 39   아파트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

 

영민, 아버지 나오는.

 

영 민 : 오늘 아버님 덕분에 저희가 볼일 다 볼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

아버지 : 박서방.

영 민 : 네.

아버지 : 내가 오늘 이리저리 생각을 해봤는데.. 애들에밀 낮에만이라도 내가보는게 어떨까 싶어.

             저 병이 한번 깊어지면 자꾸 깊어지는데..애들이 낮에 일하면 애들에미 혼자서..안될거 같애,

             그러니까, 애들하고한번 상의해봐. 어?

영 민 : 아버님.

아버지 : (보면)

영 민 : 어머니 아프신 거, 아버님 탓 아닙니다, 그거 절대 잊으시면 안되요.병은 병일 뿐이에요. 아시죠?

아버지 : (맘 아픈) 낼 또 올게. 들어가. (하고, 가는)

영 민 : (가는 아버지 보다가, 집 쪽으로 들어가려다가, 다시 길가 쪽 보는)

 

길가 쪽에 택시 서고, 미수와 미옥이 내리는,

영민, 그런 두 사람 보는.

 

재 수 : (E) 엄마 이게 뭐야?

 

 

씬 40   엄마의 거실.

 

엄마, 재수, 고모(재수가 안쓰러워 맘 아픈) 있는.

재수, 화나고 맘 아픈 얼굴로 속상해 뾰로퉁해져 있는 엄마에게

사물의 이름이 써진 그림책(비행기, 꽃 같은 그림 그려진)을 보여주며 다구치는,

 

재 수 : 엄마, 말해, 이게 뭐야?

고 모 : (재수보고, 눈가 붉어져, 안쓰러워 달래는) 재수야, 그러지 말어, 그러지 말어.

재 수 : (눈가 붉은 채, 맘 아프고 화난 마음 애써 참으며, 엄마만 보며)

           고모 나 미쳐서 날뛰는 거 보기 싫음 제발 조용해.

고 모 : (재수 보며, 작게) 재수야.. 이러면 엄마 병 더 깊어진대. 소리치면 안된대.

재 수 : (눈가 그렁해, 화나는 마음 애써 다잡으며, 짐짓 강하게) 엄마, 이거 봐봐, 이거 뭐야?

엄 마 : (손톱만 만지며, 재수 안보고, 눈가 붉어져, 창피하고, 화난, 가만있는)

재 수 : 그렇게 입다물고 있지 말고, 말해봐, 이거 뭐냐고, 묻잖아, 지금?!

엄 마 : 싫어, 말하기 싫어.

재 수 : 좋아, 엄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두고 보자. 다시 시작한다, 이건 비행기고, 이건 꽃이고,

           이건 탱크고, 이건 기차야. 다시 물을게, 이게 뭐라고!

엄 마 : (속상한, 창피해, 오기부리며) 몰라.

재 수 : (눈가 그렁해, 맘 아픈, 엄마의 얼굴 두 손으로 잡고, 힘주어 말하는) 엄마는 알어.

           말해봐, 이게 뭐라 그랬어, 내가!

엄 마 : (재수, 서운하고, 속상해 보는)

고 모 : (달래는) 재수야..

재 수 : (엄마의 얼굴을 두 손으로 여전히 잡고) 다시 한다. 잘 봐.

           (하고, 책을 엄마에게 보여주며) 이게 뭐지?

엄 마 : (속상해, 울며, 책을 뺏어, 찢으며) 몰라. 나는 몰라. 몰라, 몰라.

고 모 : (엄마를 잡고 싶지만, 잡지도 못하고, 어쩔 줄을 모르겠는) 언니, 언니..

재 수 : (제 손으로 엄마의 두 손목을 강제로 잡으며, 맘 아퍼 소리치는) 거짓말하지마, 엄마는 알어!

엄 마 : (울며, 재수 서운하게 보고) 아퍼. 손 아퍼! 손 놔, 손 아퍼!

고 모 : (엄마와 재수의 잡은 손을 떼내려 하며) 재수야, 이러지마.

재 수 : (손목잡고, 엄마 보며, 눈가 그렁해) 어디가 아프다고?

엄 마 : 손.

재 수 : (버럭) 손이 아니라 손목! 어디가 아프다고?

엄 마 : 너 미워!

고 모 : 재수야.

재 수 : 다시 말해봐, 어디가 아퍼?!

엄 마 : 나쁜 놈. 너 나뻐! 너 나뻐!

재 수 : 나는 나쁜 놈이 아니라, 재수야. 엄마 막내아들 재수. 내가 누구라고?

고 모 : (울며, 손목을 풀려하며) 재수야, 엄마 손목 놔라, 빨갛게 붓잖어, 지금.

엄 마 : (울며, 속상해말하는)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어! 엄마가 그 책 못읽는게 뭐가 그렇게 잘못한거야!

           뭐가 그렇게 잘못한거야! 엄마가 그런 거 몰라 챙피하면 엄마 버려, 그럼 되잖어! 그럼 되잖어!

재 수 : (울며, 소리치는) 읽을 수 있는데 안 읽잖아, 나 놀릴라고!

엄 마 : 내가 널 왜 놀려! 모르겠는 걸 그럼 어떡해! 나는 그런 거 모르겠는걸 어떡해!

          나도 그거 몰라, 챙피한데 왜 나한테 자꾸, 그래?! 왜 자꾸 그래?!

재 수 : 다시 물어, 지금 어디 아퍼?!

엄 마 : 손 아퍼!

재 수 : 손이 아니라, 손목! 어디 아프다고?!

 

그때, 영민, 미옥, 미수 들어서는.

 

미 수 : (눈가 붉어져, 놀란) 너 뭐 하는 짓이야?

고 모 : 미수야, 얘 좀 말려라, 얘 좀. 이러다 니 엄마 손목 부러진다..

미 수 : (눈가 그렁해, 화나, 재수의 등짝을 때리며) 너 그 손못놔! 그 손놔.

           (하며, 재수의 등짝을 패고, 재수를 등뒤에서 안고 끄는) 어서 놔, 어서!

영 민 : (엄마를 잡은, 재수의 손목을 억지로 떼내며, 소리치는) 이러지마, 처남! 이러지마! 이러지마!

재 수 : (손목 놓치고) 어디가, 아퍼, 지금?! 어디가, 아퍼!

엄 마 : 너 미워, 너 정말 정말 미워! 나 아프게 하고, 너 미워!

미 옥 : (눈가 닦고, 맘 아픈, 엄마 등뒤에서 앉아서, 방으로 끌며)

           엄마 방에 들어가자. 엄마, 방에 들어가요.

엄 마 : (앉은자리에서 미옥에게 끌려가며, 재수 보며, 울며 소리치는) 너 나쁜 놈이야, 나 아프게 하고,

           너 미워! 내가 뭘 잘못했어, 엄마가 너한테 뭘 잘못했어! 그 까짓 거 모르면 어떻다고,

           그 까짓 거 모르면 뭐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 그것도 아닌데, 너 나한테 왜 그래!

           그까짓 거 모르면 어때서! 날 아프게 해, 니가! 너 미워, 너 진짜 진짜미워!

           (하고, 방으로 들어가는)

고 모 : (울며, 방에 들어가고)

 

미수, 재수 등뒤에서 끌어안고 있고,

재수, 방에 들어가는 엄마 보고, 울지 않으려 애쓰며 소리치는.

 

재 수 : 내일도 내가 공부시킬거야! 모레두 내가 공부시킬거야!

           그래서 내가엄마 잊어버린 거 다 알게 할거야! 내가!

미 수 : (재수 안고, 맘 아프게 흐느끼며) 재수야, 이러지 말어라, 제발. 제발이러지마..

영 민 : (앉아, 눈가 닦는)

재 수 : (방에 대고, 소리치는) 나는 엄마가 내가 누군지도 모르게 놔두지 않을거야,

           절대 그렇게 만들지 않을거야, 절대 그렇게 만들지 않을거라구!

 

그때, 미옥 방에서 나와 재수 보며,

 

미 옥 : (맘 아픈, 재수 안쓰럽게 보며, 눈가 그렁해) 너 꼭 이래야 니 속이 시원하겠어?

영 민 : 처남이 힘들어서 그래요, 놔둬요, 미옥씨.

미 옥 : (재수 앞에 앉아, 재수 안쓰럽게 보며) 재수야, 누나 봐봐.  

재 수 : (오기부리듯) 이제부터 나말고 엄마 옆에 아무도 못있어.

미 옥 : (맘 아픈, 안쓰레 보는)

재 수 : (울지않으려 오기부리며) 하루이십사시간 이제부터 엄마 내가 봐. 내가 일할때도 데리고 다니고,

           목욕도 시키고, 멕여도 주고, 공부도시키고, 다 내가 할거야. 내가 우리중에 엄말 젤 사랑하니까.

           큰누난이미 출가외인이고, 작은 누난 집나가 사니까, 필요 없어.

미 수 : (재수 등에 기대, 울며) 재수야, 우리 같이 하자. 우리 같이..하자.

재 수 : (울지 않으려 애쓰며) 두사람 도움 필요 없어. 난 엄마 힘들어하지도, 귀찮아하지도 않고,

           늘 사랑할 자신 있어. 누나들은 몰라도 난, 그럴 자신 있어. (하고,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가는)

미 수 : (두 손으로 얼굴 가리고, 울고)

미 옥 : (맘 아픈, 눈물 닦고, 제 방으로 들어가는)

영 민 : (답답한)

 

DIS - 거실.

영민, 치매에 관한 책을 읽는.

그때, 재수 노래 들리는, ‘사랑하는 영자씨’

영민, 엄마의 방쪽 보는.

 

 

씬 41   미옥의 방안.

 

미옥, 미수, 민이(자고) 눈뜨고 누워 생각 많은,

   

 

씬 45   엄마의 방안.

 

재수, 눈가 붉어져 자는 엄마의 손목을 만져주며 작게 노래를 불러주는,

가끔 손목에 호하고 입김을 불어주며 노래만 부르는, F. O.

 

 

씬42    엄마의 베란다, 낮.

 

미옥, 미수 바깥을 내다보는, 걱정스러운.

 

미 수 : (짐짓 담담하게) 언니, 재수가 엄말 잘 돌볼 수 있을까?

미 옥 : (담담하게) 재수도 엄마한테 뭔가 해주고 싶을거야, 놔둬. 해주고 싶은 만큼 하게. (하고, 나가는)

미 수 : (미옥 나가는 것보고, 다시 창가 보는)

 

 

씬 43   아파트 일각.

 

재수(가방매고), 엄마와 손잡고 가는, 춤을 추며 신나게 랩을 부르는,

 

재 수 : (춤추고, 노래 부르다, 엄마 보며) 엄마 안웃겨?

엄 마 : (물끄러미 보는)

재 수 : (애써 웃으며) 엄마 전엔 내가 막 이렇게 노래 부르고, 춤추면 웃었는데, 안웃겨?

엄 마 : (그냥 가는)

재 수 : (서운한, 다가가 애써 애교피고 웃으며) 엄마, 세상에서 누구 젤 사랑해? 어, 엄마.

           엄마 이 세상에서 누굴 젤 사랑하냐구,

엄 마 : (가는)

재 수 : (기운 빠지는)

 

엄마와 재수 한 화면에 잡히면서 나레이션 흐르는.

 

미 수 : (E) 그날 이후, 재수는 하루 이십사시간 오롯이 엄마를 돌보기 시작 했다.

           그러나 영원히 엄마를 기쁘게 돌볼 수 있을 거라던 재수가, 지쳐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

http://cafe.daum.net/ygy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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