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왕건 <제 56회>
씬 유장자 집 외경(세벽)
이침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씬 동집 후원 마당
왕건의 처소엔 불아 아직 꺼져 있다. 카메라 천천히 다가가면서... 놀란 왕건의 목소리가 들려 온다.
왕건 (E) 아니...아니 낭자?
씬 동 방안
왕건이 놀라서 침상에서 몸을 이르킨다. 그 옆에 부용이 누워 있다. 잠옷 차림으로 놀라서 멍하니 부용을 보고 있는 왕건 제정신이 아니다.
왕건 낭자?.....도...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요?
부용 ..............(그저 보고만 있다.)
왕건 낭자..........?
부용 편히 주무셨사옵니까?
왕건 (다시 자신과 주변을 보다가).... 무엇이 어떻게 된 것입니까? 내가....내가 낭자와 .....내가 어떻게 낭자와.........?
부용 괘념치 마십시오 장군.
왕건 말씀해 주시구료. 무엇이 어떻게 된 것입니까?
부용 아버님의 뜻이셨사옵니다.
왕건 예......?...아니 그럼 지남 밤의 일이 꿈이 아니었단 말이구료? 꿈이 아니라...사실이었단 말이요?
부용 그러하옵니다. 소녀가 장군을 모셨사옵니다
왕건 뭐라구요?
부용 소녀가 아버님의 영을 받아 장군께 시침을 해 올린 것이옵니다.
왕건 뭐요? 시침.. 시침이라니요 낭자.... 그게..그게 무슨 말씀이요....?
부용 ............?
씬 동집 안채
유장자와 그 처가 마주해 있다. 부용모는 연신 한숨을 쉰다.
부용모 시침이라니요? 아니...나으리....우리 부용이가 시침을 들다니....정말 제정신이십니까?
융장자 허허..... 이미 다 끝난 일을 가지고 왜 이리 안달이시요 부인?
부용모 우리가 어떻게 키운 딸이옵니까? 어찌 이리 막 하실 수가 있사옵니까?
유장자 무슨 말을 하시는게요? 내 누차 이르지 않았소? 왕장군은 우리집 의 사위가 될 것이라고 말이오.
부용모 사위가 아니라 시침을 넣었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시침이 무엇입니까? 하룻밤 잠자리 시중을 드는 것이 아니옵니까?
유장자 물론 말은 그렇소이다. 허나 그렇게라도 아니 한다면 왕장군이 과연 우리집 사위가 되겠소이까?
부용모 아이구, 아이구 세상에 .... 그런다구 그렇게 까지 해서 사위를 얻는단 말씀이십니까?
유장자 오랫동안 부인도 왕장군을 보아왔으면 알것이요. 왕장군은 신의가 있는 사람이요. 말은 시침이라하나 결과는 그렇게 아니 될 것이요.
부용모 아이구.......그 끝을 누가 압니까?
유장자 내가 압니다. 다 우리 집안과 그 장래를 위해서 결정한 일이예요. 더 이상 이 일을 입 밖에 내지 마시오. 다 잘 될것이요. 밖에 집사장 있는가?
대답 소리와 함께 집사장이 들어 선다.
유장자 페하께서 가까히 이르셨다 들었네. 모두들 준비를 서두르라 하게.
집사장 에. 장자 어른.
집사장이 물러가자 유장자가 다시 이른다.
유장자 자, 어서 의복을 내시구려. 오늘 하루가 아주 바쁠것이오.
부용모 하이구.......아이구...세상에....이런 억지가 어디 있나...이런 억지가...
씬 다시 동집 마당
집사장이 무언가를 하인들에게 지시하고 있고 집사에게도 이름면 집사가 대답을 하며 어디론가 향해 간다.
씬 동집 후원
시녀가 부억에서 음식을 하며 방 쪽을 기웃거리고 있다.
왕건 (E) 내가 낭자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소이다.
씬 동집 후원 방안
이미 옷을 갈아입은 두 남녀가 마주해 있다. 부용은 애써 눈물을 참고 있다. 왕건은 연신 한숨을 쉰다.
왕건 아무리 술이 대취했다하나 이 일은 변명으로 넘길 일이 아니외다. 참으로 엄청난 일을 저질렀소이다.
부용 ................
왕건 용서하시구료 낭자.
부용 어찌 용서랄 것이 있겠사옵니까? 하룻밤의 일이옵니다. 다 잊으시오소서.
부용은 자꾸만 고이는 눈물을 닦아내려 애를 쓴다.
왕건 낭자, 말씀이 지나치시오. 하룻밤이라니.... 이 사람은 낭자가 누구인줄 잘 압니다. 그리고.... 장자 어르신의 뜻 또한 알고 있었습니다. 일이 정말 어렵게 되었습니다마는....소위 장부라는 자가 어찌 한 여인의 정절을 받고서도 모르는 척 하겠소이까?
부용 ..................?
왕건 이 몸이 모두 지난 밤의 일을 책임지리다.
부용 ....(감격)......장군...................?
왕건 맏어주시구료.
부용 드릴 말씀이 없사옵니다.... 채임을 운운하고 싶지는 않사옵니다.
왕건 아니요. 그리 할 것이요. 실은 영원히 혼자 살고 싶었소이다....그것이 편할 것 같아서 말이요....허나.........그것도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기왕에 이리되었으니 날 믿어주시요.
부용 그리 말씀하여 주시니 고맙사옵니다.
왕건 지금은 큰 일을 앞두고 있소이다. 이 일이 끝 난 뒤에 숙부님께 말씀드려 의식과 절차를 밟도록 하겠소이다.
부용 장군 .................
부용이 끝내 울음을 터트리는데 집사의 시녀의 소리가 들려온다.
시녀 (E) 아씨..........안체에서 사람이 왔사옵니다.....아씨...
왕건 눈물을 거두시오. 어서..
신 동집 후원 마당
집사가 시녀와 함께 서 있다. 왕건과 부용이 나선다. 집사가 아뢴다.
집사 장군, 곧 페하께오서 납신다 하옵니다. 장자 어르신께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왕건 알았네. 곧 나감세.
집사 예.
집사가 물러간다. 왕건이 다시 부용에게 이른다.
왕건 자, 의관을 갖추고 나가보아야 겠소이다. 페하게서 오신다고 합니다. 그럼....
왕건이 다시 한 쪽으로 가면 그런 왕건을 보는 부용의 깊은 표정에서....
씬 동집 대문 안 마당
유장자와 부용모, 집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장군복의 왕건이 막 나오고 있다. 잠시 왕건은 어색하게 유장자와 부용모를 보다가 예를 올린다. 그리고 도 잠시침묵이 흐른다. 유장자가 딴청을 피운다.
유장자 허허.........왕장군. 오늘 날씨가 아주 청명해보이네그려.
왕건 아, 예......... 안녕히들 주무셨사옵니까?
유장자 암, 아주 잘 잤네. 자네도 잘 잤는가?
왕건 아........예.....저....
유장자 (왕건의 말을 막으며) 본래 저녁 술을 한 잔 하면 잠이 잘 오는 법일세. 어서 가세. 문무 신료들이 다 나와 있을 것일세.
왕건 아, 예.
유장자 허허허허.....좋은 날이야. 정말 날씨 한 번 좋다. 부인 다녀오리다.
부용모 예.....(그러나 여전히 한숨만).......
이들 대문을 나선다. 집사장과 잡사들이 길을 앞서 간다. 그들을 보는 부용모의 한숨 섞인 모습에서.............
씬 정주포구 근처 길
궁예 일행들이 오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황제의 행차는 위엄이 있다. 은부와 금대 장일들이 앞을 섰고 내군들이 호위를 하며 그 뒤로 궁예와 아지태, 내관들이 따르고 있다.
궁예 그러고 보면 이 고려라는 나라가 그리 넓은 것이 아니야. 철원을 떠난지 사흘이 채 안되었는데 벌서 정주에 들어서고 있지 않는가?
아지태 하오나 폐하, 그것은 정주가 가까이 있었기 때문이었사옵니다. 고려 땅의 끝에서 끝을 돌아가시자면 한없이 먼 거리가 될 것이옵니다.
궁예 아니야...... 적어도 한 나라이고 제국의 영토라고 하면 사방 수 만리는 되어야지... 저 중원의 옛 당나라나....진시황제의 영토처럼 말이요.
아지태 이제 머지않아 그리 될 것이옵니다. 이미 그 철원에 납시어 첫 행보를 시작하시지 않으셨사옵니까?
궁예 하긴 그렇소이다마는.....
이들 곧 길을 돌아서자 저만큼 바다가 보여오기 시작한다. 궁예는 크게 심호흡을 한다.
궁예 정주요. 정주 포구야.
멀리서 한 떼의 군마들이 달려와 말에서 내려 예를 올린다. 염상과 내군들이다.
염상 어서오시오소서 폐하.
궁예 염부장이 아닌가?
염상 예, 폐하. 내원과 문무 신료들이 모두 폐하를 알현키 위해 바로 저 포구 입구에 도열해 있사옵니다.
궁예 허허....그런가? 가세....왕장군도 있는가?
염상 예. 폐하.... 출전준비를 끝내고 폐하의 영을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궁예 아, 그럴테지.....그럴게야. 아미 그렇다고 보고를 받았어.
염상 하옵고 폐하, 폐하께서 정주로 납신다는 소식을 듣고 황후마마께오서 정주로 오고 계신다 하옵니다.
궁예 황후가.........? 핫하하하하....그렇지 않아도 부르려든 참이었네. 그거 아주 잘 되었구먼..... 금성공략 계획이야말로 국가의 운명을 건 대 사업이요. 황후도 나와 장수들의 출전을 격려해주는것이 마땅할 것이야. 암....역시 황후는 총명한 사람이야. 자 들 가세. .
은부 예 폐하. 퍠하를 뫼시어라.
대답소리와 함게 행열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궁예가 또 웃는다.
궁예 출전준비가 끝났다. 출전준비가..........핫하하하하하....... 드디어 짐의 군대가 짐의 깃발을 들고 백제국의 허리에 영토를 세운다. 아하.....이야말로 어찌 천지가 개벽할 일이 아니겠는가? 천지가 개벽할 일이야. 핫하하하하하하하
궁예의 그 웃음에서.......디졸브되면.....
씬 정주 포구
여전히 수많은 배들이 궁예의 영을 대기하고 끝도 없이 정열해 있다. 오색 깃발들이 온 바다를 색색으로 수 놓고 있다. 그 위로 터져나오는 군사들의 환호소리
씬 그 일각
궁예가 군사들을 열병하고 있다. 말을 타고 지나칠 때마다 열화 같은 환호소리가 들끓는다.(몇 명 소리지르다 끝나지 말고 수 천명의 군사들과 소리를 꼭 들려 주시요) 소리는 계속 이어진다. 장수들과 문무 신료들이 그 한 쪽 지휘부에서 가까이 이르고 있는 궁에를 일제히 맞는다. 그 신료들 한 켠엔 연화와 강장자 부부, 진내관과 제조상궁, 슬이등 궁인들도 모두 나와 있고 왕평달과 마사부, 장수장도 보인다.
종간 폐하, 어서 납시오소서.
신료들 어서 납시오소서 폐하.
궁예 오....모두들 고생이 많소이다. 오, 홍후게서 와 계신다는 얘기 들었소이다. 잘 오시었소.
연화 예, 페하.
강장자 철원은 편안히 다녀오셨사옵니까?
궁예 그렇다마다요. 아주 많은 것을 보았소이다. 가기를 백 번 잘 했어요.
모두들 ....
궁예 그곳은 앞으로 우리 제국의 훌륭한 중심이 돌 것이요.
종간 ....................
궁예 그건 뭐 다음에 이야기할 시간이 또 많을 것이고.... 출전준비는 어떠한가 왕장군?
왕건 완벽하옵니다. 물에 익숙하고 단련된 상륙군 선발부대가 모두 일곱 편대로 나뉘어 그 합이 이 천 일백명 이옵고, 그들을 상륙시킬 함대가 백여 척이옵니다.
궁예 (끄떡인다)
왕건 또한 그 후속 지원부대가 보군, 마군이 합하여 삼천이 편성되어 뒤를 보강할 것이며 금성 안의 지원군이 삼천은 되리라 보옵니다.
궁예 장하이.... 정말 장하이........ 제장들은 들으오.
모두들 예................
궁예 짐은 이곳으로 와서 참으로 우리 수군의 위용이 대단함을 또 한 번 실감했소이다. 이러한 군대로, 이러한 쟝수가 지휘하는 군사들로 이루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소. 모두 고생들 했소이다.
박지윤 이 모두가 여기 왕건 장군과 유자자의 공이올사옵니다.
궁예 핫하하하하하 ....내 어찌 모르겠소이까? 경들의 노고를 짐이 결코 잊지 않을 것이요.
융장자.왕건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페하.
궁예 (준비해 온 보검을 내어 준다) 왕장군
왕건 예, 폐하
궁예 이 검을 받으라. 이 검은 그대가 수군 총 사령으로서 짐을 대신하는
것을 상징하는 지휘검이니라. 받으라.
왕건 망극하옵니다 폐하.
왕건이 그 검을 받는다. 그리고 예를 깊이 올린다. 신료들이 모두허리를 숙이며 경의를 표한다.
신료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궁예 이 계획에 참여한 제장들은 들으오.
모두들 예....
궁예 나는 이 나라의 황제로서 금성에 관한 모든 권한을 왕장군에게 일임하였소이다.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또 나이의 많고 작음을 막론하고 왕장군의 권한이나 위엄을 손상케 한다면 누구든 지엄한 군령을 적용 받게 될 것이요. 이 점을 각별히 명심하오.
모두들 예........
궁예 왕장군은 반드시 짐의 위엄과 영광을 천하에 들어내 줄 것이오. 짐은 그것을 믿소이다.
왕건 망극하옵니다. 반드시 그리해 보이겠사옵니다.
궁예 핫하하하하.......삼한이야. 삼한의 통일이 멀지 않았어. 이미 신라는 기울었고 백제는 짐의 아우 왕장군에 의해 허리가 부러지게 되었어. 어찌 삼한의 통일이 짐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모두들 그러하옵니다 폐하.
자신만만한 궁예의 그 호탕한 웃음과 강한 표정 위로........디졸브 되면서.......
씬 그 정주 포구(밤)
포구는 온통 불야성이다. 그 근변에 임시 군막들이 즐비해 있다.
씬 그곳 어느 군막 외경
군사들이 곳곳에 경계를 서고 있다.
궁예 (E) 배는 언제 띄우는가?
씬 동 군막 안
궁예와 왕건, 연화, 은부와 종간, 아지태, 복지겸과 유장자가 함께 해 있다. 간단한 차들을 마시고 있다.
왕건 내일 밤에서 모래 새벽 사이라 하옵니다. 지금 장졸 모두가 물때를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금성은 이곳 정주의 아래에 위치해 있사옵니다. 다 같은 서해에 속해 있어서 물이 들고 나는 것을 맞추어 배를 띄워야 하옵니다.
궁예 허허...그렇구먼. 다른 장수들은....?
복지겸 소속 부대들을 이끌고 이미 각자의 군영에 대개중이옵니다.
종간 금성까지 이틀이면 족하다 하옵니다. 그에 따른 준비도 완벽하다하니 심려치 마시오소서.
연화 어찌 걱정이 아니되겠습니까? 바다에서 싸우는 일입니다.
유장자 허허허...왕장군은 일찍부터 바다에서 살아온 사람입니다.
연화 그렇기는 하지만.....
궁예 오늘 내가 본 군사들의 사기는 아주 좋았네. 이보게 아우. 이번 전쟁으로 나와 아우는 다시 한 번 천하의 이목을 받게 될 것일세. 이 시대의 영웅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야.
왕건 폐하 어찌 신이 폐하와 함께 같은 반열에 서겠사옵니까? 황공하오신 말씀은 거두어 주시오소서.
궁예 핫하하하하...겸손도 지나치면 미덕이 아닌게야. 자넨 영웅이 될게야.
그리 될 게야. 가서 잘 싸우게. 자네가 돌아오면 나는 본격적으로 철원으로 갈 준비를 할 것일세. 나라 이름도 바꾸고 이 제국은 새 출발을 하게 될 것이야.
종간 ................페하 그 말씀은 다음에......
궁예 어차피 정해진 것이고 다 알아야할 일이요. 나는 철원의 일을 확정짓기로 마음 먹었소이다. 앞으로 빠른 시일 안에 그 일들도 매듭을 지을 것이오.
아지태 좋은 일은 미루면 후회가 되옵니다. 폐하의 말씀이 옳사옵니다.
궁예 잘 싸우고 승전보를 전해 주게. 철원 일은 그 다음의 일이니까....
왕건 예, 폐하.....
이 때 대전 내관이 알려온다
내관 폐하, 왕장군께 금성에서 밀사들이 돌아왔다 하옵니다.
궁예 밀사?
왕건 그동안 이번 게획을 위해 신의 아우와 이치 장군이 그 곳에 건너가 있었사옵니다. 그들이 온 것 같사옵니다.
궁예 오...참, 그랬었지. 어서 가보게. 이제는 자네도 준비를 해야지.
왕건 예, 폐하.....하오면.....(군례를 드리며) 황후마마도...곧 다시 뵙겠사옵니다.
연화 조심하시오 왕장군.
왕건 예, 마마....
왕건이 나간다. 궁예는 모든 것이 흡족하다. 연신 고개를 끄떡인다.
궁예 좋은 밤이요 내원. 오늘은 아주 기억되는 날이 될 것이야. 우리 제국의 역사에 획을 긋는 날 말이요.
씬 그곳 포구 근처 다른 군막
왕건이 어둠 속을 세 가신들과 함께 걸어 오고 있다. 군막 앞에 기다리고 있던 왕식렴과 변사부, 이치들이 예를 올린다.
왕건 돌아들 오셨구료. 그렇지 않아도 조금 있으면 출항입니다.
이치 알고 있었사옵니다.
왕건 고생들 하셨습니다. 사부님도....또... 아우도....
두사람 아, 예..
왕건 어서 들어들 가십니다.
이들 안응로 들어가면
씬 동 군막 안
모두들 긴장해서 왕건을 보고 있다. 왕건은 군사 배치도와 금성 이대의 지형도를 보고 있다.
왕건 이대로만 된다면 우리의 계획은 그리 어려운 작전이 아닐세. 그러나 아무리 믿었던 일들도 상황에 따라서 변수가 있는 법이야.
왕식렴 그렇기는 하오나 이번에 오장자와 도영아씨가 하는 일들을 보니 빈 틈이 없었사옵니다.
변사부 그렇습니다. 주군. 다 믿으셔도 좋을 것 같사옵니다.
이치 군사들은 대부분 전쟁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집으로들 돌아가 있고 늙고 힘 없는 병사들과 수달의 직계 부대들만이 금성산성과 영산포, 압해도등의 금성 강줄기 입구를 지키고 있을 뿐이옵니다.
왕건 (끄떡이며) 온 나라가 주시하는 일입니다. 폐하께서도 이곳에 와 계십니다. 우리는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아니면 목숨을 내어 놓기로 했습니다. 목숨 말입니다.
유금필 현재까지는 다 좋사옵니다. 신라도 강주에서 견훤왕의 군대를 발목을 잡기로 하였고 이 곳의 수군들 또한 훈련상태가 아주 좋사옵니다. 결과는 밝사옵니다.
능산 그렇사옵니다. 바람까지 아래로 불어 바닷길 또한 매우 순탄할 것이옵니다.
박술회 모든 것이 주군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사옵니다. 핫하하하하..너무 초조해 마시오소서. 금성은 며칠 후면 우리의 것이 될 것이옵니다.
왕건 그렇지가 않으이.....정신들을 바짝 차려야 하네, 우리는 이 작전의 주력부대일세. 아무리 소소한 것에도 마음을 놓아서는 아니 되네.
유금필 이를 말씀이롭니까?
왕건 내일 밤일세....내일 밤.... 물때가 정확히 언제라고 하였는가?
능산 축시(오전1시-3시사이)라 하였사옵니다.
왕건 이미 우리 일은 백제에서 다 알고 있을 것일세. 비록 우리가 저들의 허를 찌르는 작전을 편다하나 저들 또한 수많은 전쟁을 경험한 백전의 노장들일세. 빈틈을 오래 보여주어서는 아니되네.
끄덕이는 왕건의 비장한 표정에서.......
씬 백제 황궁 외경(낮)
박씨 (E)전선으로 가신지 꽤나 오래 되었는데 왜 아직 이렇다할 소식이 없을고?
씬 동 황후전
박씨가 걱정에 잠긴 얼굴로 중얼 거리고 있다. 그 옆에 고비가 눈치를 보며 앉아 있다.
박씨 아니 그런가. 지금쯤 이렇다할 아야기가 전해와야 되는것 아닌가?
고비 그러게 말이옵니다.
박씨 (한숨)하기야....젊은 자네가 무얼 알겠는가......
고비 ....................
박씨 지아비와 자식을 사지로 보낸 아낙의 마음을 자네가 어떻게 알겠는가?
고비 .................
박씨 나는 평생을 전쟁터를 오가는 지아비를 배웅해 왔네. 이제 자식들까지 그 곳에 가 있어.
고비 황후마마의 심중을 알만 하옵니다.
박씨 자네도 그 아이가 커보게. 내 속을 알게야.
고비 예, 황후마마......
박씨 금강이라고 하였지?
고비 예, 마마.......
박씨 세월이 가면 지아비보다는 그래도 자식들이 더 의지가 된다네. 눈에 넣어도 아프지가 않은 자식들이지....(사이)...그런 자식들이 전쟁에 가 있어.
고비 ......
박씨 근래에 들어서 페하께서는 자주 우리 태자들에게 역정을 내시곤 했다네. 나는 왜 그러시는가 생각을 해보았지...(사이) 그런데 그게 다 자네와 관련이 있더라 그 말일세.
고비 그...그럴리가...있사옵니까?
박씨 나이 많은 내가 참느라 많이 힘이 들었다네. 자네도 오래 살아서 자식 걱정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아니 그런가?
고비 그.....그렇사옵니다.
박씨 우리 태자들과 자네 아이가 사이가 좋아야 할터인데....걱정일세.
고비 .....................
박씨 도대체 전선은 어찌 되어 가는고.....?
박씨는 딴청을 피우며 한숨을 쉰다. 그녀의 표정에서
씬 강주성 외경
군사들의 전투 준비는 여전히 완벽해 보인다.
씬 동 성안 견훤의 처소
견훤 신라는 여전히 별 다른 동요가 없다?
능환 그렇다 하옵니다. 물론 우리 대군이 이 곳에 주둔을 하고 부터 형식적인 군사 이동은 보인다 하옵니다마는 적극적인 것이 아닌 것 같사옵니다.
견훤 이상한 일이야. 그렇게도 겁을 먹고 있는겐가......
모두들 ..........................
추허조 이러고 있을 것이 아니오라 공격령을 내려주시오소서. 참으로 기다리기 갑갑하옵니다.
견훤 이보아, 추장군. 짐도 그대와 마찬가지야 . 답답하고 지루해. 하지만 우리들의 군사인 파진찬이 좀 더 관망을 해보자고 하지 않는가?
공직 마땅한 일이옵니다. 지금 고려의 동태가 수상하고 또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사옵니다. 서두르기 보다는 분명하게 알고 적을 공격하셔도 절대 늦지 않사옵니다.
박영규 신도 그리 생각 되옵니다.
방장군 하지만 이렇게 마냥 성 안에서 박혀 있다는 것은 군사들의 사기에도 좋을게 없을것 같사옵니다.
능애 이보시오, 파진찬....고려와 금성의 소식은 아직까지 아무 것도 없소이까?
김총 금성에도 전령을 특별히 다시 보냈다고 들었습니다마는...........
최승우 그렇소이다. 아무래도 안심이 안되어서....
견훤 ..................?
최승우 처음부터 수달 장군은 이번 전투에 자신이 빠진 것을 섭섭히 생각하고 있었사옵니다. 그리고 누차 서남해의 중요성을 설명 했지만 제대로 인식을 못하는 것 같았사옵니다. 신은 그것이 좀 불안 하옵니다.
견훤 전령을 다시 띄웠으니 정신을 차리겠지. 그나저나 고려국의 사정은 왜 이리 늦는고? 파진찬의 걱정이 기우가 아니고 사실로 확인이 된다며는 예삿일이 아니지. 모든 걸 다시 점검해야 한단 말이야.
박영규 폐하, 과연 저들이 그만한 배와 물에 익숙한 군사들이 있겠사옵니까? 적어도 금성으로 상륙을 하자면 우리 아군의 갑절이 넘는 군사력과 함선과 준비가 필요하옵니다. 그것이 금방 되겠사옵니까?
최승우 물론 단시일에 돌 수 있는 것은 아니외다. 허나 저들이 은밀하게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다면 ...... 엄청나고도 무서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 쪽에는 물에 밝은 왕건이란 젊은 장수가 있소이다.
모두들 ...............
최승우 궁예왕이 가장 아끼는 장수지요. 그 장수가 이번에 정주의 수상한 움직임에 관련이 있는 것 같아 걱정이라는 것입니다.
견훤 사실이 그렇다하더라도 우리에겐 수달이 있어. 그리고 능히 저들을 물리칠 군사들이 그 곳에 있어. 좀 더 관망해 보세나. 곧 어떤 소식이든 올 때가 되지 않았는가?
씬 금성포구
포구를 지키는 몇몇 군사들이 어슬렁거리며 지나치고 있다. 마치 산책을 나온듯 한가하게 지나치고 있다. 밭 일을 하는 농부들의 모습이 한가롭다. 도영과 오장자 집 집사가 그들을 유심히 관찰 하고 있다.
오집사 모든 것이 예상대로이옵니다 아씨.
도영 그런 것 같네.
오집사 이곳 뿐 아니라 압해도를 비롯한 인근 섬들과 바닷가, 그리고 금성에 이르는 긴 강변의 경계가 모두 느슨해 졌다 하옵니다.
도영 나도 확인을 하였네.
오집사 각 지역의 호족들도 이미 자신들의 사병들과 장정들을 유사시에 동원할 수 있도록 조치들이 끝났다 하옵니다.
도영 아버님께서 워낙 깊이 손을 써 놓으신 탓일세. 가세.
이들이 그 곳을 벗어 난다. 그들 위로 수달의 웃음소리가 들려 온다.
씬 금성 수군 관아 (군영)
씬 동 관아 마루
수달이 웃으며 어부들이 가져 온 생선바구니들을 보고 있다. 종례도 함께 보고 있다. 수달의 부장들이 두어명 서 있다.
수달 무엇하러 이런 것들은 가져 오는가?
어부 다 장군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져 그리 하는 것이옵니다. 푹푹 고아 잡수시오서.
수달 허허.....은혜랄 것이 무엇이 있느냐?
어부1 그렇지가 않사옵니다. 일하고 수확을 얻게 해주시고.. 가족까지 돌보게 하시니 이 얼마나 은혜이옵니까?
종례 헛허허허허...받으시오소서. 백성들이 장군의 배려를 감사히 여겨 가져온 것들이옵니다.
수달 허허....그것 참.... 성의로 알고 받을터이니 두고가거라.
어부 고맙사옵니다. 장군의 송덕비가 길이길이 금성 곳곳에 세워질 것이옵니다.
수달 뭐 송덕비까지야....허허허....어서들 돌아 가거라.
어부들 예예...장군.....
어부들이 돌아가고 수달은 모처럼 기분이 좋다.
수달 허허허 백성들은 이렇게 착하다니까...... 그만한 일에 감격들을 하다니....안 그렇소 태수?
종레 그러게 말이옵니다. 하지만 장군이 아니면 누가 그만큼 백성들을 생각해 주겠사옵니까? 허허허허.....
그때 군사 하나가 강주에서 온 전령을 데리고 들어 온다.
군사 장군, 강중서 전령이 왔사옵니다.
수달 강주에서....? 폐하게서 보내쎴단 말이냐?
전령 그러하옵니다. 여기.....
서찰을 전해주자 부장이 받아 수달에게 주면 수달이 읽는다. 다 읽자 수달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종례 무슨 사안 이옵니까?
수달 허허...이런...폐하께서는 나를 이토록 믿지 못하신단 말인가...? 아것 좀 보시구려. 고려군의 동태가 수상스러우니 각별히 조심하고 군사를 독려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는구려.
종례 허어....그렇사옵니까?
수달 이건 분명히 파진찬의 생각일게야. 그런데 파진찬 이 사람이 나하고 무슨 감정이 있길래 이렇게까지 간섭을 한단말인가? 여기서 고려의 정주가 어딘데 고려군이 어떻게 여기를 와.....?
종례 고려의 정주에서 군사들이 온다는 것입니까?
수달 파진찬이 ...나한테 정말 왜 이러는걸까....? 뭔가 앙금이 있으면 말로 해야지 말이야.... 고려에 수군이 어디 있고.....왕건이가 여기가 어딘데 ....무슨 재주로 온단 말인가...허 이것 참....
종례 그러게 말이옵니다. 좀 심한것 같사옵니다.
수달 폐하도 그러하시지.....아, 나에게 맡겨놓았으면 안심하시고 거기 일이나 잘 보실 일이지.....(전령에게) 알았으니 물러 가거라. 이곳 일은 염려말라고 파진찬에게 이르거라. 수달이가 여기에 있는 한은 아무도 얼씬 못할 것이라고 폐하께도 아뢰어라. 알겠느냐?
전령 예, 장군.
수달은 기분 나쁜 헛 기침을 날리고 전령은 급히 돌아 나간다. 수달이 다시 중얼 거린다.
수달 뭐라......고려의 정주에서 왕건이란 애송이가 수군을 움직이는 첩보가 있으니 각별....유의 하라...?
종례 (내심 뜨끔하다).... 그...그렇사옵니까....?
수달 왕건이라....왕건이라..... 그런 젓비린내 나는 아이를 가지고...요란들을 떨다니...내....참....기가 막혀서....아, 여기를 제 놈이 어떻게 와?
씬 오다린의 집 외경(밤)
씬 동 집 사랑
많은 장자들이 모여있다. 오장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다짐을 받고 있다.
오장자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다 되었소이다. 여러분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왕건 장군의 군대가 들어오면 있는 힘을 다하여 도와야 하오.
도영 죽느냐 사느냐 하는 선택입니다. 우리는 왕장군을 택하였고 이 고을의 태수이신 종레장자님도 같은 편에 섯습니다.
모두들 .....(끄떡인다)
도영 대부분의 지역 장자분들이 우리에게 돌아 선 것은 그동안 너무도 많은 희생을 강요 당했기 때문입니다.
호족 그렇구 말구요. 그놈에 전쟁 뒷바라지로 남아난 것이 없습니다.
호족1 정말이지 진절머리가 납니다. 세금은 세금대로 ...또 우리 일꾼들은 일꾼들대로 병사로 끌어가고 성을 쌓는데 끌어가고
오장자 그러니까....다 같이 살아보자고 이렇게 결심들을 한 것이올시다.
호족2 이 근방에서 오장자님 덕을 안 보고 산 사람이 누가 있사옵니까? 영만 내리시오소서.
호족 아, 잘 살게 해준다는데 뭐가 더 필요하겠사옵니까?
도영 그렇습니다. 왕건 장군은 아주 훌륭한 장수중에 장수입니다. 고려에서도 제일의 장군이지만 백제나 신라를 통 털어서도 그만한 대장부는 없을 것이옵니다.
오다린 ...........?
도영 그분은 약속을 하셨습니다. 이 곳에서 나는 생산물은 모두 생산을 한 사람들이 소유할 것이라구요. 즉 세금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호족 그것이 정말이오이까? 세금이 없다니.....?
도영 분명히 약속을 했습니다. 그 분은 장부중에 대장부이신지라 그 약속을 꼭 지키실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모두 믿고 따르기로 한 것입니다.
모두들 (끄떡인다)
오장자 자, 이제 모두들 돌아가서 다음의 영을 가디리시오. 우리와의 약속이 아니면 누구의 영도 들어서는 아니됩니다.
모둬들 예.....
장자들이 일어선다. 모두 나간다.
씬 동집 마당
장자들이 돌아가고 그들을 보낸 오장자와 도영이 한숨을 쉰다.
오장자 이제 다 되었구나.
도영 그렇사옵니다.
오장자 이틀이 남았다. 이틀이 지나면 .... 세상이 바뀐다. 세상이.....
도영 그러하옵니다. 아버님.
오장자 우리 부녀의 목숨도 그 이틀에 달렸구나.
도영 목숨이 달리다니요, 아버님. 좋은 세상이 온다고 생각하시오소서. 설마 옹장군이 우리를 나쁘게야 만들겠사옵니까?
오장자 (한참 보다가) 너는 그토록 왕장군을 믿느냐?
도영 믿지 않으면 어쩔 것이옵니까?
오장자 정말 그 사람이 네가 보기에 장부중에 대장부더냐?
도영 (미소) 사실이었사옵니다. 처음 보는 대장부였사옵니다.
오장자 허허..... 나 또한 처음 들어보는 소리로구나. 너에게 칭찬을 받는 사내가 생기다니 희안한 일이다.
도영 소녀도 이런 마음이 생길 줄은 몰랐사옵니다. 왕장군이야말로 소녀의 낭군이 될만한 그런 장부였사옵니다.
오장자 허허.... 무엇이라.....신랑감이 될 수 있어?
도영 예, 아버님.
오장자 허허...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로구나. 그럼 그 왕장군이 총각이더냐?
도영 예, 아버님....
오장자 허어......
그때 종례가 급히 들어선다.
오장자 어서 오시오.
종례 일을 서둘러야 겠소이다.
도ㅓ영 무슨 일이 있사옵니까?
종례 견훤왕이 수달에게 친서를 보내왔소이다. 고려국의 왕건장군이 서남해로 올것 같으니 각별히 경계를 하라고 말이외다.
두사람 예?
종례 이미 견훤왕이 눈치를 챈 것 같소이다. 다 알아 버렸어요.
오장자 ....................?
도영 알았다해도 군사를 돌려 오기엔 너무 먼 거리에 있사옵니다. 이틀 안에는 올 수가 없사옵니다. 이틀이면 왕장군이 여기의 주인이 될 것이옵니다. 이틀이옵니다
씬 정주 포구 근처(그 밤)
누군가 어둠 속을 달려 오고 있다. 손에는 작은 보퉁이를 들었다. 몇 번이고 어둠 속을 넘어질 뻔 하면서 멀리 불빛이 보이는 군막 쪽으로 가고 있다. 그녀는 부용이다. 바람 소리가 극성이다. 그녀가카메라 앞을 스쳐가면...
씬 동 포구
바다는 불야성이다. 포구 군막들 사이로 바다에는 수 많은 함선들이 떠 있다. 싸움에 임할 군사와 함대들이다. 군사들이 모두 각자의 배에 올라 곧 떨어질 출전의 영을 기다리고 있다.
씬 그곳 지휘소 군막 안
왕건과 부장들인 세 가신, 이치가 시립해 있다. 왕건은 군막사이로 보이는 먼 바다를 보고 있다.
능산 이제 곧 승선하실 시각이옵니다 주군.
박술희 모두들 영을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왕건 풍향은 어떠한가?
이치 여전히 좋사옵니다. 남풍이 알맞게 계속되고 있어서 금성으로 가는길은 별 지장이 없을 것 같사옵니다.
유금필 무슨...........걱정이라도 계시옵니까?
왕건 이 바람이 이틀 후에는 서북풍이 되어주어야 하네. 우리가 상륙한 곳에서 백제 쪽으로 불어야 해... 만에 하나 백제의 대군이 우리를 향해 온다면 그들을 물리칠 가장 좋은 방법은 화공뿐일세.
유금필 금성에는 이미 군사들이 다 흩어져 쓸모가 없다하지 않았사옵니까?
왕건 그렇기는 하지만 만에 하나 일이 잘못 될 경우 말일세. 견훤왕의 밑에는 최승우라는 훌륭한 책사가 있네. 우리는 저들을 너무 가볍게 보아서는 안되네. 다른 건 다 좋은데 그것이 마음에 걸려. 최승우와 만약에 있을지도 모르는 강변의 복병 말일세.....
이치 어차피 각자 임무도 부여받았고 출전 시간은 다 되었사옵니다. 그런 걱정들도 오장자가 다 처리를 하였을 것이옵니다.
왕건 (끄떡인다).....자, 들 가세.
왕건과 제장들이 군막의 문으로 나가려 하는데 군사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군사 아니되옵니다. 이 곳은 아무도 가까이 올 수가 없는 곳이옵니다.
부용 장군님을 ...뵈러 왔소이다...장군님을.......
막 문으로 나가려던 유금필이 부용을 보았다.
유금필 아니, 부용 아씨가 아니옵니까?
그러나 이미 왕건도 보았다.
왕건 먼저들 가 있으시게.
모두들 예.....(대답들은 하고 나가지만 ).............
왕건 어쩐 일이시오 낭자?
그러나 부용은 대답을 못하고 눈물만 흘린다. 옷이며 머리며 바람 부는 밤길을 달려오느라 억망이다.
왕건 이런.....댁에서 여기 까지....혼자서 오신게요?
부용 예.....출전....길에.....뜨거운...술 한잔.....올려 드리려구...왔사옵니다. 구하옵니다.
왕건 뜨거운...술을......?
부용 승전하시고 꼭 살아오시라 기원하는 술이옵니다. 한 잔만 올리고 싶어 달려왔사옵니다.
왕건 (감동이다)..... 고맙소 낭자. 지금 막 배에 오르려는 길이오. 낭자의 성의를 어찌 외면할 수 있겠소이까? 주시구료. 서서 마시리다.
부용이 탁자에 보자기를 풀어 술을 한 잔 따라 올린다. 왕건이 받는다. 두 사람의 시선이 뜨겁게 교차 된다.
부용 곡 승전하시어 살아 돌아오소서. 소녀 기다리겠사옵니다.
왕건 고맙소.. 낭자. 다시 한 번 맹세하오. 낭자를 내 안해로 맞으리다. 기다려 주시구료. (마신다).... 고맙소. 그럼..
왕건이 군막을 나간다. 부용이 눈물을 닦는다. 그러나 그 얼굴은 밝다.
동 포구
왕건이 장수들의 앞에 서서 궁예에게 출전을 고하고 있다. 곳곳에 복지겸을 위시하여 환선길, 이혼암. 배현경, 홍유, 김언, 김락. 종회들이 도열하여 왕건의 출전신고를 같이 보고 있다. 궁예 그 한 쪽으로 연화와 황궁의 사람들, 은부와 내군의 군사들, 그리고 종간과 아지태. 박지윤 유장자. 장자1.2.등과 왕평달, 두 사부, 왕식렴형제와 장수장들이 모두 참여해 있다.
왕건 신 왕건, 제장들과 더불어 폐하의 영을 받들어 금성 공략을 명 받았사옵니다. 이에 출전을 고하옵니다.
궁예 내 이틀 전에 이 곳에 와서 많은 것을 보았소. 경들은 승리할 것이요. 출전 하라. 가서 짐의 이름을 빛내라.
왕건 예, 폐하. 백제의 금성은 물론 전 백제의 영토와 삼한 땅 모두를 폐하께 들어 바치겠나이다. 가다려 주시오소서. (군례를 올리고 돌아서며 검을 빼 들고 명한다).지금부터 폐하의 영으로 명한다. 모두 승선하라. 출전한다. 우리는 출전 한다.
군사들의 함성이 터진다. 제장들이 모두 말에 올라 자신들이 지휘할 함대로 흩어져 오른다. 함선들은 그렇게들 컸다. 말들이 줄줄이 오를만큼..........
씬 동 포구
모두들 승선이 끝났다. 모두들 감동 같은 표정들이다. 수십 척의 배에서 북소리들과 소라 소리들이 요란하다. 그리고 서서히 배들이 포구를 빠져나가기 시작 한다. 그들은 한결 같이 궁예를 향하여 충성을 맹세하는 구호인 "충"을 연호하며 어둠 속으로 나가고 있다. 끝
도 없다. 배들은 끝도 없이 불야성 그 모습으로 숱한 깃발들을 펄럭이며 포구를 나가고 있다. 드디어 왕건의 배도 기수를 돌리며 움직이기 시작 한다.
씬 동 배안
궁예를 향한 충성의 구호들이 계속 바다를 메우고 있다. 왕건도 군사들과 함께 충을 연발 하고 있다. 궁예의 모습들이 점차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충을 외치는 왕건의 그런 어떤 모습에서 스톱모션이 걸린다.
(56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