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발견] 16
S#1. 여름의 공방 (D)
-여름, 적당히 가구를 옮기고 있다..
-여름, 문 열리는 소리에 돌아본다.
-슈트를 입은 훈남형 남자가 들어선다.
여름 : 어서오세요..
훈남 : 저기.. 밖에 목공교실 안내판을 보고 왔는데요.. (여름을 오가며 지켜 본 눈치) 두달동안 내내 고민하다가.. 왔는데..
/ 제가 집이 근처라서.. / 목공에 대해서는 아예 기초지식도 없는데.. 배울 수 있을까요? (하지만, 관심은 여름에게 있고)
여름 : 그럼요. 주말반 있으니까 이번주부터 오시면 돼요.
훈남 : 네.. 그럼 주말에....
여름 : 잠깐만요. (가입신청서 꺼내며) 이거부터 작성하셔야 하는데...
훈남 : 아.. 네..
여름 : 여기.. 앉아서 쓰세요..
훈남 : (여름 호감으로 보며.. 앉는다.. 신청서 쓰며, 여름을 설레는 얼굴로 본다)
여름 : 커피 한잔 드릴까요?
훈남 : (망설이다가) 저기요...
여름 : ?
훈남 : 저기... 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여름 : 아... (눈치챘다. 나한테 관심있구나..)
훈남 : .....저 기억 안나세요..? 두달 전쯤에.. 여기서 서랍장.. 사갔는데..
여름 : 아.. 그러셨구나...
훈남 : (웃음) 남자친구... 없으시죠?
여름 : ...네...
훈남 : (이제 자신있게, 신청서 탁 치우며) 남자친구 없으시면...
여름 : (OL) 헤어진지.. 1년 정도 됐어요..
훈남 : 아.. 뭐 괜찮습니다. 저는.
여름 : (재밌게 보며) 제가 차였는데..
훈남 : 네? / 아.. (그랬구나.. 괜찮습니다)
여름 : (당돌하게 보며) 양다리 걸치다가, 걸려서 차였는데.
훈남 : !
여름 : 제가 그런 여잔데.. 괜찮겠어요?
훈남 : ..... (벌어진 입 다물어지지 않고)
여름 : (신청서 쫙 찢으며) 안녕히 가세요.
훈남 : 네.. (뒷걸음치다가 얼른 돌아서 나간다)
-여름, 가는 남자를 보며 슬핏 웃다가.. 쓸쓸한 얼굴이 된다.
여름(E) : 일년이 지났네요... /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후회나 미련도 연애의 일부인 것 같아요.
S#2. 창고 안 (D) -14부, 50씬 상황.. 연결해서
태하 : 그래.. 그럼.. 우린.. 여기서 헤어지자.. (손 내민다)
여름 : (그 손을 본다.. 눈가 붉어져서 잡는 여름)
여름 : 다시 태하씨를 만나게 돼서 정말 좋았어, 나는.
태하 : (역시 그렇다. 고개 끄덕이고)
여름 : (그대로 손 잡고 있다가) 잘 지내.
태하 : 너도..
-여름, 잡은 태하의 손 놓고 뒤돌아 가면.. 태하, 그럼 여름을 본다. (여기까지 15부)
-여름.. 뒤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태하를 느끼며..
여름(E) : 뒤돌아 다시 달려가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S#3. 창고 밖 (D) -과거
-밖으로 나온 여름.. 창고 문을 닫고.. 몇발작 흐느끼며 걸어가다가.. 벽에 기대어 운다..
여름(E) : 거기서 한시간을 울었어요..
S#4. 여름의 공방 (D) -현재
여름 : (인터뷰) 나는.. 너무 무서우니까.. 태하씨가 나와서.. 어디든.. 데려가 줬으면 했어요..
S#5. 태하의 사무실 (D)
태하 : (인터뷰) 솔직히.. 여름이가 한번만 뒤돌아봤다면.. 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거 같아요..
S#6. 창고 안 (D) -과거
-태하, 눈가가 붉어져서.. 가는 여름을 본다.
태하(E) :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더라구요..
-여름, 또박또박 걸어, 창고문을 열고 나간다. 창고문이 다시 닫힌다.
여름이 나간 창고에서 태하가 운다..
S#7. 태하의 사무실 (D)
태하 : (인터뷰, 씁쓸하게 웃으며) 거기서.. 얼마나 오래 그러고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나오니까 해가 졌더라구요..
S#8. 여름의 공방 (D)
여름 : (인터뷰) 헤어진 후에.. 두달 정도 됐을 땐가.. (쑥스러운 듯이 웃으며) 전화한 적이 있어요.. /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S#9. 진주집 앞 (N)
-술에 취해 나오는 여름, 언젠가 그날의 태하와 여름을 본다.
-1부, 앉아서 졸고있는 여름을.. 다가와 보던 태하. “핸드폰은 바꿔야지..”하던 태하..
-그 기억 떠올리고 쓸쓸하게 웃는 여름.. 그날처럼 그 자리에 가서 앉는다.
혼자 훌쩍훌쩍 청승맞게 한참 울다가, 눈물을 닦고 핸드폰을 가방에서 꺼낸다. 강태하라고 적힌 이름을 찾아 통화버튼을 누른다.
신호가 간다.. 연결되면,
여름 : 태하씨.. 난데... / 나 여름이.. / 그냥..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 나는 잘 살아.. 공모전 준비도 하고있고...
/ (눈물 닦아내며) 보고싶어서 전화한 건 아니구... 태하씨랑 헤어진 건 정말 잘한 일인 거 같애..
아,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 그냥.. 내가 오늘 좀 취해서.. (하는데.. 술김이다. 더는 못 참겠다.. 소리내어 우는데)
중학생남(E) : 저기요, 아줌마..
여름 : (정신이 번쩍든다. 후다닥 일어나는데) 네?
S#10. 어느 학교 앞 (N)
-야자 끝나고 나오는 중학생남자아이.. 친구들이랑 함께 나오다가 핸드폰 들고,
중학생 : 아줌마. 정신차리세요. 전화 잘못걸었거든요? (하고 툭 끊고)
S#11. 진주집 앞 (N)
-여름, 핸드폰 들고 막막하게 서있다가.. 다시 훌쩍훌쩍..
여름 : 나쁜새끼.. 핸드폰 번호를 바꿨어... (밉고, 서럽게 운다)
S#12. 태하의 사무실 (D)
태하 : (인터뷰) 전화요? (웃는다) 여름이 번호.. 몰라요.. (핸드폰을 보여주며) 핸드폰 바꾸면서 번호를 다 지웠어요.
(혼자 웃다가) 또 문자메시지 보내면 어떡해요.. / 그런 짓은 안해야죠, 이제.
S#13. 여름의 집, 주방 (N)
-혼자, 라면을 끓이다가 스프를 넣는 여름..
여름(E) : 다 옛날이야기예요. 지금은 괜찮아요.
-라면을 냄비째 식탁에 가져와 먹기 시작하는 여름..
-외출했다가 들어서는 준호와 솔.
-여름, 돌아도 보지 않고, 라면을 먹는데.
준호 : 와.. 불쌍하다, 불쌍해. 김치도 없이 먹냐..?
솔 : (안됐게 보고, 냉장고에서 김치 꺼내서 통째 놓고)
여름 : (닭살행각 뵈기 싫다. 그대로 라면만 먹으며, 무심히) 영화는 잘 봤어?
준호 : 어. 무지 재밌었어. (다정하고 애교있게, 솔에게) 그..지?
솔 : 응.
준호 : 진짜 가을엔 멜러야.
여름 : (그대로 라면 먹으며, 무심히) 요즘.. 영화 뭐해?
솔 : 알아서 뭐하게? 혼자 보러가게?
여름 : ... (청승맞게 라면 먹는다)
준호 : 다음에 갈 때 따라가든지.
여름 : 영화 혼자 보는 게 뭐? / 뭐 어때서?!!!
-하는데, 준호의 핸드폰이 울린다. 하진이다. 이름 확인하고 여름의 눈치를 슬쩍 보는 준호.
준호 : 어.. (하진아, 이름 못 부르고)
S#14. 봄봄성형외과, 준호의 진료실 (D)
하진 : (핸드폰) 형 방인데.. (뒤지며) 강수아씨 차트 어딨어? / 아무리 찾아 봐도 없는데.
/ 지방 나눠넣은 거 한번이 더 남았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거야? / 퇴근하려는데 와서 저러네. 컴퓨터도 확인했는데.
S#15. 여름의 거실 (N)
준호 : 어? 찾았어? 찾았으면 됐어. (하고 끊고)
여름 : (못들은 척 라면 먹고 있는데)
솔 : 여선생이야?
준호 : 어.. 그러네.. (하며 여름의 눈치를 보고)
여름 : 여선생이라 그러면 내가 남선생인지 몰라? 하진씨인줄 모르냐고! / 왜들이래, 유치하게.
준호솔 : ....
준호 : (넌지시 알려준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 하진이.. 아직.. 반지.. 안 뺐다..
솔 : (준호를 딱 때리고) 그런 말을 왜 해?
여름 : (마음이 아프다.. 라면 먹는다)
솔 : (표정으로 준호에게, 여름이한테 하진이 말 하지마!!)
S#16. 하진의 집 (N)
-하진, 거실로 들어와 침실 쪽으로 간다.
상의를 벗는 하진. 붙박이장 쪽으로 다가간다. 붙박이장의 문을 여는데..
언젠가 그날처럼, 여름이 웅크리고 앉아있다..
얼어붙는 하진..
여름 : 안녕...
하진 : (믿을 수 없다..)
여름 : 오랜만이야...
하진 : (얼어붙어있는)
여름 : 나.. 온 거.. 싫어?
하진 : (눈가 젖어서) 아니.. 내가.. 이 문 열 때마다.. 얼마나 긴장하는데.. 혹시라도 너 있을까봐..
여름 : (하진 보며, 앉고) 나 안 보고 싶었어?
하진 : 보고 싶었어.. 보고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
여름 : (눈가 젖어서, 하진 안 보고.. 망설이다가) 다시 시작하고 싶으면..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해도 되는데..
하진 : (눈가 젖은 채 보는) 니 마음은 어떤데...
여름 : 생각해보니까.. 하진씨 말이 맞아.. 싸우더라도 같이 있었어야했어..
하진 : (눈가 붉어져서 보는)
여름 : 이제 나 안 미워?
하진 : 여전히.. 미워..
여름 : (눈가 젖은 그대로) 진심 아닌 거 알아..
하진 : 맞아.. 진심 아냐.. (안아서 내려놓고) 마음 정리는 끝났어?
여름 : (끄덕이고)
하진 : 넌 그게 일년이나 걸리냐?
여름 : ...
하진 : 아니야. 나한테 왔으면 됐어..
-둘이 꼭 안는다..
-하진의 상상이었다..
-하진, 그대로 붙박이장 문에 손을 대고 서있다. 반지 끼고 있는 손.. 심호흡하고.. 문을 연다.
여름이는 없다.. 말없이, 상의를 걸어놓는 하진. 표정 어둡고..
하진(E) : 그래도 지금은 괜찮아진 거예요. 몇 달 전만 해도..
S#17. 어느 주점 (N)
-술을 마신 하진.. 그 옆의 준호..
하진.. 술이 많이 취했다.
준호 : 윤솔이랑 나랑 몇 년이야? 삼십년이야! 근데도 사겨보니까 하나도 모르겠는거야. 내가 알던 그 윤솔이 아냐.
/ 은근히 집착이 심하다? 내가 오늘 안희경환자 수술 들어갔잖아. 네시간동안 전화가 몇 번이나 왔었는 줄,
하진 : (OL) 한여름씨....
준호 : (긴장)
하진 : 한여름씨는... 잘 있어?
준호 : .....
하진 : 혹시나해서 말하는 건데.. 여름이가 나 잘 있냐고 물어보면.. 나 정말 잘있다구 해.. 난 여름이 같은 건 생각도 안한다고...
준호 : ....너.. 여름이랑 다시 시작할 마음.. 없어?
하진 : (단호하게) 없어.
준호 : ...
하진 : 아니야.. 있어..
준호 : ....
하진 : 아니야.. 없어..
준호 : ....
하진 : 아니야... 있어..
준호 : (한숨 쉬고 마신다)
하진 : 다 됐고! / 여름이랑 나랑은 안 맞아.. 걔 나랑 사귈 때.. 얼마나 쌀쌀맞았는지 알잖아..
준호 : ...
하진 : 내가 여름이랑 사귀고.. 헤어지고.. 그러면서 배운 게 뭔지 알아? / 딱 하나...!! 딱 하나야!!
-하고, 하진.. 흐릿하게 준호를 보다가 테이블에 머리 처박고..
S#18. 하진의 집 (N)
-평상복으로 갈아입는 하진.. 옷장 앞에 서있고..
하진(E) : 나를 사랑하지 않는 여자를.. 사랑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걸 배웠어요.. / 그건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 내 마음도 내 맘대로 안 되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될 리가 없잖아요..
S#19. 회의실 (D)
-화면에 어느 공방 사진 띄워놓고 설명하는 윤실장. “이 업체는 2012년, 2013년 리빙페어에 참가한 업체인데요..”
윤실장 : 인테리어 가구 경력이 화려해요. 청담동 퓨전레스토랑 작업 사진을 보시면요,
태하 : 딱 봐도 날림인데, 더 들어야돼?
윤실장 : ...
강성하 : (조심스럽게, 손들며) 저기요...
태하 : (보면)
강성하 : 여름앤소나무랑 하면 되잖아요.
윤실장 : (헉)
배효원 : 우리랑 호흡도 잘맞고. 여름씨랑 솔씨 우리회사 스타일 너무 잘 아는데, 왜 다른 업체를 알아봐요?
윤실장 : 그게..
태하 : (쿨하게) 한여름씨랑 나랑 사귀다가 헤어졌어요. 그래서 일 못해. (윤실장에게) 다음 업체!
강성하 : ...아니 근데.. 한여름씨는 남자친구 있었잖아요..
태하 : (가만히 앞만 보다가, 나가버린다)
배효원강성하 : (왜 저래?)
윤실장 : 아휴.. 진짜 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어?!!! 일 못해먹겠네, 진짜.
S#20. 여름의 집, 여름의 방 (N)
-여름, 로션 바르는데.. 핸드폰 울리고.
여름 : 어. 엄마.
S#21. 신윤희의 작업실 (N)
신윤희 : 이번엔 어떡할래.. 아버지 기일 다가오는데.. / 갈래?
S#22. 여름의 집, 여름의 방 (N)
여름 : 가야지.. 이번엔..
S#23. 태하의 사무실 (N)
윤실장 : 그러니까 안양주택 완공일이 다음주니까, 이번주에 박교수님 댁 기초 공사를 들어가면 될 거 같고..
(하다가) 달력 어딨어?
-윤실장, 태하의 책상에 놓인 달력을 보며.
윤실장 : 어. 이날이 좋겠네. (하는데. 빨간 동그라미 그려져있고) 이날은 뭐야? / 뭔데 표시가 돼 있어?
태하 : .....
S#24. 어느 호텔, 커피숍 (D)
-도면을 앞에 두고 설명하는 태하.
도회적인 느낌의 세련된 여자(30대 초반) 클라이언트가 태하랑 기역자 위치로 앉아있다.
태하 : 일단 대지면적이 좁으니까 층수를 높였구요. 각 층마다 하나의 공간을 뒀습니다.
일층엔 거실과 주방. 이층엔 서재. 삼층엔 침실. 침실은 동향으로 창을 넓게 뺐고요.
여자 : 그럼 테라스로 나가는 계단은 서쪽인가요?
태하 : 그렇죠. (창 있는 쪽) 이쪽으로 테라스를 빼면, 아무래도 옆건물에 전경이 가려서요.
/ 그리고 제가 추천하고 싶은 공간은 지하공간인데요.. 그림 그리시니까 작업실로 사용해도 좋구요.
여자 : 작업실은 따로 창고를 얻었으니까 괜찮아요. 하지만 공간을 만들어놓으면 여러모로 활용도는 있겠죠.
태하 : 네. 보통은 하우스바로 쓰거나,
여자 : (OL) 술.. 좋아하세요?
태하 : (응? 하고 보는)
여자 : (쿨하게) 전 와인 좋아하는데, 언제 한번 마시죠?
태하 : (잠깐 보다가, 역시 쿨하게) 뭐.. 기회가 된다면요.
여자 : 전 여기서 미팅이 하나 더 있어서.
태하 : 네. 그럼 도면은 이대로 진행하겠습니다. (다른 도면 주면서) 천천히 보시고 혹시라도 수정하고 싶은 거 있으면 연락주세요.
여자 : (자기 도면 따로 챙기고) 네..
-하고, 태하 일어서 가고..
여자, 저 남자 괜찮네? 하는 듯 가는 태하 길게 보는.
S#25. 호텔 로비 (D)
-태하, 나오는데.. 한쪽에 ‘대한성형외과협회 정기 모임’ 안내판이 걸려있고.
무심히 보다가 가려던 태하, 멈칫하다가 고개 돌린다. 태하의 시선으로 다른 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하진..
의사1 : 셋째 낳고부터는 정신이 없어. 집에만 들어갔다면 전쟁이야. 차라리 병원에서 수술을 열 번하는 게 낫지, 애는 못보겠다.
하진 : 재수씬 넷째 가질 거라던데. 넌 이제 죽었어, 자식아.
의사2 : 근데 넌 결혼 안해?
하진 : (잠깐 멈칫하다가, 웃으며) 해야지.. 곧.
활짝 웃는 모습 보이고..
-태하.. 하진을 오래본다.. 자신의 턱선을 만지며 웃는 하진.. 손에 낀 반지 보이고.. 여름이랑 아직 결혼은 안했구나.. 싶은.
-태하, 하진에게서 시선 거두고 간다.
S#26. 호텔 앞 (D)
-여름, 택시에서 내린다. 디자인북 들고 들어서는 여름.
S#27. 호텔 로비, 회전문 (D)
-나오는 태하, 들어서는 여름.. 둘.. 엇갈려 나가고 들어오고..
S#28. 호텔로비 (D)
-여름.. 하진 쪽 못보고.. 커피숍으로.
-하진, 말 끝에 여름의 뒷모습을 잠깐 봤다..
하진(E) : 비슷한 키의 여자는 전부 여름이로 보이네요. (정도..)
S#29. 호텔 커피숍 (D)
-여름, 들어서서 눈으로 여자를 찾는다.
태하가 만났던 클라이언트 보고 인사하며 다가가는 여름. 태하가 앉았던 자리에 앉고.
여름 : 더 예뻐지셨네요?
여자 : (웃고, 콧등 만지며) 티 나요? 살짝 넣었는데.
여름 : 그냥 좋은 일이 있었나, 하는 정도요. 티는 안나고..
여자 : (웃고) 작업실 가구들부터 봐요.
여름 : (디자인북 펼치다가) 아, 참. 집 도면 나왔어요?
여자 : (태하가 주고간 도면을 주며) 오늘 초안 나왔는데, 꽤 괜찮아요. 보실래요? (주면)
여름 : (보며) 와.. 머리 잘 썼네요.. 혼자 살기엔 정말 좋겠어요..
-하다가, 여름 문득.. 밑에 있는 D&K 회사 로고를 본다.. 태하의 회사고..
여자 : 대표가 젊은데, 똑똑하고 멋있어요. 설계도 직접하고, 깐깐해서 마음에 들어요.. 도면 수정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
여름 : ....
여자 : 게다가 잘생겼어요. 애인, 없다는 것도 직원들한테 확인했고.
여름 : (아직 여자 안사귀는 구나) ...애인.. 없대요?
여자 : 곧 생기겠죠...? (하고 웃으며, 자신을 가리키며)
여름 : (난감)
S#30. 호텔 지하 주차장 (D)
-태하, 오다가 자신의 차를 가로막는 다른 차를 본다.
-“누가 차를 이딴식으로..”하고 뒤로 가서 차를 밀어본다. 안 밀린다. 안을 들여다보면, 기어가 F로 가있고..
-“몰상식한 것들 많아, 진짜..” 하고 태하 앞으로 가서 핸드폰으로 차주의 전화로 전화를 건다. 안 받는다..
-호텔 주차 직원이 달려온다.
태하 : 이 차, 키 있어요?
직원 : 아니.. 잠시만요. 좀 알아보고 올게요.. (하고 가고)
태하 : (시계보며 난감한데)
-차로 걸어오던 하진.. 자신의 차 앞에 다른 차 주차되어있는 거 보고.. 다가오는데..
태하가 전화를 걸고 있다. 태하 보고 문득 멈추는 하진.
태하 : 나 좀 늦을 거야. 다른 차가 내 차를 가로막고, (하다가 가까이 와있는 하진을 보고, 자기 옆차를 본다. 하진의 차다..
다시 하진을 본다.. 여기서 만나냐.. 재수없고, 통화 마무리한다) 어쨌든 거긴 형이 알아서 해..
(끊고, 김샌 느낌으로 하진을 보고)
하진 : (역시 재수없게 보다가 차를 밀어본다)
-하진의 반지를 다시 본다. 더 재수없다.
-하진, 힘으로 밀어보려다가 태하가 했듯이 운전석으로 가서 기어 위취를 보려고 창에 눈을 딱 붙이면,
태하 : 기어 파킹에 해놨어요.
하진 : (태하 안보고, 앞 쪽으로 가서 전화번호 확인하고 핸드폰 꺼내는데, 버튼 누르는데)
태하 : 전화 안 받아요.
하진 : (잠깐, 입닥쳐- 하는 듯이 보다가 기어이 번호 꾹꾹 눌러 통화버튼 누른다)
태하 : 내 전화를 안 받는데, 그쪽 전화를 받겠어?
하진 : (안 받으면. 끊고)
태하 : 기어이 해보는 그 고집은 뭐야?
하진 : 남의 일인데, 간섭하는 그 오지랖은 뭔데? / 나한테 지금 말이 그렇게 걸고 싶어?
태하 : (차, 두 대 번갈아보며) 인연이 깊잖아, 우리가! / 이렇게 만나기가 쉬워?
하진 : 직원은 불렀어?
태하 : (OL) 안 불렀겠냐?
하진 : .....
태하 : .....
-둘이 직원을 기다린다.
하진, 무심코 얼굴을 만졌다가.. 태하가 자신의 반지를 보는 걸 눈치챘다.
반지를 잠깐 보는 하진.. 태하를 본다. 태하, 못본 척 다른 데 본다..
-‘저자식 봐라..? 약 좀 올려줄까?’ 싶은 하진. 이미 준호에겐 태하랑 안 만난다는 말을 들은 후고...
하진 : (싱긋) 여름이 소식.. 안 궁금해?
태하 : ..... (외면하며, 먼데 보고)
하진 : (아직 여름이 좋아하는구나? 그대로 보며) 잘 있어. 여름이.
태하 : ....(그 말에 하진을 노려보는) 그래서, 어떡하라고.
하진 : (시선 돌려 잠깐 웃다가, 굳은 얼굴로 태하를 보며, 당연히 아직도 태하가 싫다) 청첩장 나왔는데, 한 장 줄까?
태하 : (굳어서 보는데)
하진 : 와서 밥 한끼 먹고 가든지. (해놓고, 시선 차갑게 돌리고)
-그말에 태하, 주먹 꽉 쥐고 부들부들 떨리는데.
-직원이 키를 들고 달려온다.
직원 : 죄송합니다. 손님.. 통제실에서 못 봤나봐요. 손님이 사우나에 계셔서..
-직원이 차에 올라타면 태하와 하진.. 각자 자기 차로.
-잠깐 앞만 보다가.. 하진이 먼저 차를 뺀다.
-가는 하진의 차를 보는 태하.. 결혼하는구나.. 싶고.. 다시 마음이 무거워진다..
복잡한 얼굴을 문지르다가.. 팔꿈치로 핸들에 있는 클락션 누르고.. 빵- 소리 길게 나는데..
-주차장 일각.
-준호의 차 문을 열다가.. 클락션소리에 돌아보는 여름.. 뭐지? 하면.. 곧 클락션소리 멈추고.
-차에 타는 여름.. 출발하고..
-태하, 눈을 감으며 괴로운 듯이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며 눈을 감는데..
-그 앞을 쑥 지나가는 여름의 차..
-지나가면 태하, 눈을 뜨고.. 다시 앞을 보는데서.
S#31. 하진의 차 안 (D)
-운전하는 하진.. 핸들 잡은 손에서 자신의 반지를 보고.. 한숨을 쉰다.
하진(E) : 두사람한테 상처주고 싶은 마음이.. 아직 남아있나봐요..
하진 : 못났다. 남하진.. / 찌질하고 유치해..
-신호 걸려서 차 세우는 하진. 반지 뺀다.. 손에 꼭 쥔다..
창문을 여는 하진.. 반지 쥔 주먹을 밖으로 내다가.. 주먹을 차마 펼치지는 못하고, 쥔 채 몇 번 흔들었다가..
결국 손을 펼치지 못하고 다시 안으로.. 잠깐 손의 반지를 내려다보는 하진. 후- 한숨 쉬고, 눈 질끈 감고 밖으로 던진다.
-떨어지는 반지.. 출발하는 하진의 차에서.
S#32. 어느 전원주택 앞 (D)
-앞이 탁 트인 자그마한 전원주택 앞. 앞에는 텃밭도 있고 뒷 배경으로 산도 보인다.
말 그대로 힐링이 되는 듯한 느낌의, 서울 근교 전원주택 앞에 선 신윤희와 배민수.
배민수 : 어때?
신윤희 : 여기 좋다. (숨 들이 마시며) 서울에서 조금 떨어졌는데, 공기부터 다르네.
배민수 : 언제 내려올래?
신윤희 : ?
배민수 : 이번 작품 끝나면 여기 내려와서 좀 쉬어.
/ 저 앞에 보이는 저 집, 그동안 대강 손봐놔서 너 들어오고 싶을 때 들어오면 돼.
신윤희 : ....
배민수 : 그 작업실에서 맨날 먹고 자고, 너 그런 모습 보고 오면 내 마음이 다 심란해.
/ 그렇게 있느니, 차라리 작품 수 좀 줄이고 여기 내려와서 너 건강도 좀 챙기고. 그랬으면 좋겠다, 난.
신윤희 : 지금 나한테 일 그만두라는 거야?
배민수 : 그게 말이 돼? 그만 두라고 그만 둘 너도 아니고, 또 그런 말 할 나도 아니고.
/ 너 없으면 드라만 누가 쓰냐. 우리 회사에도 그럼 지장 많아서 그만 두면 안 돼, 너.
신윤희 : (웃고)
배민수 : 여름이 아빠 죽고 나서, 너 한 해도 안 쉬고 일만 하려고 했잖아. / 여기 내려와서 때 되면 쑥도 좀 캐고, 나무도 좀 보고,
이 근처에 작은 호수도 하나 있더라. 가서 오리들도 좀 구경하고.. 그렇게 니 몸과 마음을 좀 쉬게 해줘.
/ 그러다 또 좋은 거 떠오르면 쓰는 거고.. 이제 사람답게 좀 살자, 우리.
신윤희 : 그게 되려나 모르겠네.
배민수 : (신윤희의 손 탁, 박력 있게 잡으며) 되지, 그게 왜 안 돼. 이렇게 옆에 내가 있는데. (뿌듯하고)
신윤희 : (잡힌 손 싫지 않은) 개도 한 마리 키울까?
배민수 : 그러자. 진돗개 같이 큰 개로.
신윤희 : 마당에 평상도 놓으면 좋겠네.
배민수 : 애들 내려오면 삼겹살도 좀 구워 먹고.
신윤희 : (웃고)
배민수 : (웃고)
-그렇게 같은 곳을 보는 둘의 모습에서.
S#33. 하진의 집 (N)
-들어서는 하진.. 두 대의 자전거가 놓여있다. 아림의 자전거까지..
-보는 하진..
-플래시백. 15부, 18씬.
하진 : 왜 자전거를 타고 와. 차로 이동할 건데?
아림 : 자전거 선생님 드리고 갈려고요. 여자친구 드리면 기분 나쁠까요?
-이제 여름과도 헤어졌는데.. 두 개의 자전거를 쓸쓸하게 보는 하진이고..
-하진, 거실 쪽으로 들어서면.. 짐이 반쯤 사라지고.. 휑하다.. 떠날 준비를 한 하진..
S#34. 태하의 회사, 일각 (D)
윤실장 : 정다연씨. 도면 최종미팅이지, 오늘.
태하 : 아.. 그여자 부담스러워.. / 형이 좀 가면 안돼?
윤실장 : 어떻게 내가 가냐. 콕 집어 대표님하고 이야기하고 싶다는데. 그리고, 설계하고 도면 미팅은 원래 니가 했고.
태하 : (못마땅) 몰라. 난 불편해. 그여자.
윤실장 : (립스틱 조그만 쇼핑백 올려주며) 이거 갖고 가.. 오늘.
태하 : 미쳤어?!!!
윤실장 : 일 좀 부드럽게 하자.. 그리고, 너도 연애해야지.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 난 그여자 좋더구만. 섹시하고.
태하 : (쇼핑백 보며 한숨)
S#35. 커피숍 (D)
-태하와 여자가 원탁에 앉아있다.
여자 : 아무래도 빨리 같이 보는 자리 마련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태하 : 네..
여자 : 전에 건축회사랑 인테리어 작업을 함께 한 경험도 있는 가구 디자이너라서, (하고) 어, 오신다. 한여름씨!!!
-태하, 놀라서 돌아보면.. 여름.. 이쪽으로 오고..
여름.. 이미 알고 있어서 침착하고.. 태하, 놀란 얼굴이었다가.. 여름 다가오면 침착해지고..
여자 : (태하 가리키며) 이번에 우리집 건축 맡으신 강태하대표님이요.
태하 : (시선 고정하고) 안녕하세요. 강태합니다.
여름 : (역시 보고) 네. 한여름이에요. (하는데)
-점프. 여름과 태하, 여자 삼각형 구도로 원탁테이블에서 미팅중.
여름 : 도면에서 보면 여기 베란다 쪽 창이 보통 주방의 창들보다는 커서요,
-얘기 하는 여름을 쳐다보는 태하,
-플래시백, 앞씬에서 하진과 만났던 태하
하진 : 잘 있어. 여름이.
하진 : 청첩장 나왔는데, 한 장 줄까?
여름 : 폭은 상관없는데 길이를 좀 줄여주신다면, 붙박이장이 좀 더 효율적으로 들어갈 것 같아요.
태하 : (갸웃하며, 여자에게) 어떻게 생각하세요? 수납공간은 각 계단 밑에 서랍 느낌으로 넣을 거라서 충분할텐데..
여름 : 주방에 필요한 것들을 계단밑에 넣을 수 없죠. 동선을 생각하셔야죠.
-여름, 그런 두 사람 보며,
-플래시백, 앞씬에서 태하에게 호감보였던 여자를 기억하고,
여름 : (아직 여자 안사귀는 구나) ...애인.. 없대요?
여자 : 곧 생기겠죠...? (하고 웃으며, 자신을 가리키며)
-여름, 태하 시선 마주치고... 서로 마음에 안든다.. 좀 흘겨보다가 시선 거두고..
여자 : 강대표님이 알아서 하세요.
여름 : ...아니,
여자 : (OL, 싱긋) 다 믿고 맡기고 싶어요. 제가 강태하씨를 좋아하잖아요.
-태하, 놀라서 마시고 있던 커피 입밖으로 내뿜는다, 하필 여름에게 튀게되고.
여름 : (털어내며) 야...!!! (해놓고, 여자보며 털어내며, 흘기고)
여자 : 놀라셨나보다. 제가 워낙 솔직해서.. / 저는 그냥 강대표님이 결정하시는대로.. 할게요.. (하고 웃고)
태하 : ....네. (하고 여름을 보고) 더 상의해보죠, 그건에 대해서는.
여름 : ..
태하 : (립스틱 쇼핑백 주며) 아 참.. 이거..
여자 : 어머나.
여름 : (립스틱 쇼핑백 예민하게 보고)
태하 : 아, 윤실장이 갖다 드리라고 해서요..
여자 : 아..네.. / 괜찮으시면, 저랑 오늘 저녁 드실래요?
여름 : (흥, 어쩌는지 보자.. 태하보는데)
태하 : (여름 의식하며, 여름은 결혼한단 말을 들었고) 그러죠, 뭐. / 근처에 곱창집 있는데, 여자분한텐 좀 실롄가. 그런 식당..
여름 : ...
여자 : 저 생각보다 음식에 까다롭지 않아요.
여름 : ...
태하 : (여름에게 웃어보이며) 그럼 다음에 뵈요. 한여름씨.
여자 : (웃으며, 여름에게 인사하는데)
여름 : (일어서며) 나도...
태하여자 : (보는)
여름 : 저도.. 곱창.. 참 좋아하는데요...
여자 : ...
태하 : ...
S#36. 곱창집 (N)
-여름, 태하 떨떠름하게 앉아있고, 여자는 상기되서 메뉴 본다.
여자 : 여긴 야채곱창 맛있는데.. 두분은 뭘로 드시겠어요?
여름태하 : (동시에) 막창.. (해놓고 서로 보다가, 물 마시고)
여자 : 술은 어떻게 할까요?
여름 : 소주 한 병에,
태하 : (OL) 맥주 세병.
여자 : (갸웃하고) 소맥 좋아시는구나. (직원 보며) 여기 모듬이랑 소주한병, 맥주 세병이요.
-식사 분위기 무르익고, 여름, 혼자 소맥 잔 들이키는데
유심히 여름의 왼쪽 손가락 보는 태하.
태하(E) : 여름이 손가락에 반지가 없는 게... 신경쓰이네요.
-태하, 보면서 혼자 맥주 들이키려는데,
여자 : 왜 자꾸 혼자 드세요. 우리 다같이 건배해요. 건배!
-여자, 여름이 부추기고 세 사람 어색한 건배한다. 여름과 태하 시선 마주치고.. 건배하고.. 쭉 원샷 들이키고..
여자 : (태하에게 시선고정하고) 쉬는 날은 뭐하세요?
태하 : (웃음) 그냥.. 여기저기 가까운데 여행다니며 걸어다녀요. 운동삼아서.
여자 : 저도 여행 좋아하는데.. 언제 같이 가요..
태하 : (친절) 힘드실텐데.. 괜찮으시겠어요?
여자 : 괜찮아요. 내내 화실에서 그림만 그리니까 운동삼아 걸어주는 것도 좋아요..
여름 : (둘의 하는양 보다가 원샷 또 쭉 들이키고)
여자 : 다른 취미는 없어요? 제일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뭐예요?
태하 : (입 떼려는데)
여름 : (막창 먹으며, 혼잣말처럼 툭-) 플란더스의 개.
여자 : ?
태하 : 네.. 좋아해요.. 그 책..
여름 : (술에 조금 취한, 태하 비꼰다) 참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는 책이죠..
여자 : (갸웃하며) 어떤 부분이 좋았는데요?
태하 : (입 떼려는데)
여름 : 당연히 마지막 장면이죠. 루벤스의 그림 아래서 파트라슈를 껴안고 얼어 죽는 부분... 그쵸?
태하 : ....
여자 : (여름 잠깐 흘기고 태하에게) 영화는 어떤 장르 좋아하세요?
태하 : (입 떼려면)
여름 : (피식, 하면서 껴들고) 장르랄게 있나, 야동도 장르가 있어요?
태하 : (이게, 진짜! 노려본다)
여름 : 부인시리즈.. 12탄까지 노트북에 보관하던 사람이에요, 얘가.
태하 : 야!!! 내가 언제 12탄까지!!! 12탄은 나오지도 않았어!
여름태하 : (둘이 서로 노려보고)
여자 : 두 분 오늘 처음 본거 아녜요?
태하 : 옛날.... 친구예요....
여름 : 연애도 했어요... 살짝.. / 5년인가...?
태하 : (하. 뭐 이런 게.. 여름보고)
여름 : (뭐?)
-태하와 여름 팽팽히 보면, 여자, 두 사람 어이없어서 보고.
S#37. 식당 앞 (N)
-여자, 두 사람 재수없다는 듯이 보다가, 립스틱 쇼핑백 태하를 주고 가버리고.
남은 태하와 여름 서로 노려본다.
태하 : 왜 그래? 그렇게 초를 쳐야겠어?
여름 : 니 타입 아니잖아.
태하 : (너는 결혼하면서) 내 타입이야. 딱 내 타입.
여름 : 내 연애 초쳐놓고 너만 행복하면 안되지..
태하 : 결혼한다며?!! 남하진이랑!!!
여름 : ....?
태하 : 니 인생, 행복하게 살아.. / 남이야 연애를 하든, 뭘 하든.
여름 : ... (아닌데)
태하 : 그때 헤어지길 잘했지..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 고마워. 평생의 은인이다, 니가.
여름 : (기막혀)
태하 : (쇼핑백 가방을 여름의 손에 들려주며) 자. 결혼선물. (이를 갈 듯이) 축하한다. 진심으로. (하고 간다)
여름 : (기막혀, 손에 들린 쇼핑백을 본다)
-태하, 가다가 정말 화가 나는지 돌아온다. 다시 여름의 앞에 와서..
태하 : 너 전에 나한테 사랑이 의지랬지? / 너 진짜 의지 한번 대단하다.
여름 : ... (화나고)
태하 : 의지는 무슨... 중요한 건 마음이지. 마음이 먼저고, 그 다음이 의지지. 의지만 굳건하면 뭐하냐?
평생 주먹쥐고 다짐하면서 살아라. 오래오래 행복하게.
-태하, 먼저 돌아서 가버리고, 여름, 속상해서 가는 모습 오래 본다.
S#38. 여름의 거실 (N)
-여름, 쇼핑백 들고 현관에서 들어오는데,
TV화면.. 영화 막 시작하고 있고... 준호와 솔이 딱 달라붙어 껴안다시피하고 있다.
-여름, 와서 두사람에게서 틈을 좀 두고 앉는다.
여름 : 무슨 영화야?
준호 : 너도 같이 보게?
솔 : (떨떠름, 싫고)
-영화 시작되면.
여름 : 어, 나 이거 완전 좋아해. 한번 더봐야겠다.
준호 : (리모콘 들어, 정지버튼 누르고) 본 영화를 왜 또 보려고 그래.
여름 : 왜... 같이 보면 안돼? (솔에게, 애처롭게)
솔 : (외면) 오빠. 우리 방에 가서 보자.
준호 : (일어나서 허리 감싸며) 그럴까? 노트북으로 침대에 누워서 편하게 보자.
-준호와 솔 일어나서 간식 챙기고, DVD 빼서 간다..
여름, 어이없어서 보고.
여름 : 아.. 외로워.. 진짜..
S#39. 준호의 방 (N)
-준호와 솔 껴안다시피 하고 영화를 본다.
-여름, 빼꼼 고개 내민다.
준호솔 : (동시에 돌아서며) 아... 왜!
여름 : (조용히 들어서며...) 나.... 강태하 만났어, 오늘.
준호솔 : (서로를 조용히 본다)
여름 : 나랑... 술 좀 마셔주면 안돼?
준호솔 : 안돼...
-하고 둘이 다시 영화본다.
-여름이 노려보다가 들어와 노트북을 탁 덮어버린다.
준호 : 왜 이래... 정말...
여름 : (선언하듯) 난 우연이 운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준호솔 : (어쩌라고)
여름 : 생각해봐. 서울바닥 좁잖아. 우연히 만날 수도 있잖아. 그리고, 하는 일이 어느 정도 연관이 있으니까 만날 수도 있고.
우연히 그렇게 만났다고 이게 운명일까, 그런 생각 안해. 나는. / 우연은 그냥 우연일 뿐이야. 안그래?
솔 : 누가 뭐라고 했어?
여름 : 그리고 걘 왜 그렇게 재수가 없니? / 여전히 못됐어. 다시 만나면 뭔가 아련하고, 뭔가 잘해주고 싶고..
괜히 앨범도 한번 들춰보고.. 그래야되는 거 아냐?
준호 : 헤어지고 처음 만났으면 모를까, 태하형 입장에서 너 징글징글하지.. 피눈물 다 빼놨잖아, 니가.
솔 : 너도 강태하한테 똥차야.. 이제..
여름 : ....
준호 : 우린 똥차 되지말자.. 솔아..
솔 : 응... 오빠..
준호 : 알았으면 뽀뽀.
솔 : (입 쪽 맞추고)
여름 : (외롭고 서글프다)
S#40. 여름의 집, 여름의 방 (N)
-들어오는 여름.. 쇼핑백 뜯어 본다. 립스틱이다.
여름 : 여자한테 이런 거나 선물하고.. 유치해.. (한번 발라본다) 색깔은 잘 골랐네.. (쳇)
S#41. 여름의 마당 (M)
-여름, 밖으로 나오는데... 솔과 준호 스트레칭하고 있다..
꼴사나워, 하는 눈으로 보며.. 여름 가는데.. 입구에 자전거 두 대가 서있다. 하진이 자전건데? 하고 돌아보는 여름.
준호 : 어.. 그거.. 하진이가 우리 타라고.
솔 : .... (떠나기 전에 준거고, 걱정으로 본다)
여름 : 왜.. 자기가 안타고?
준호솔 : (여름이 아직 하진이 떠나는 걸 모르는게 걸리고)
여름 : (여름.. 물끄러미 흰 자전거 본다)
-플래시백. 4부 31씬.
-여름이 자전거를 거실에서 탄다.
하진 : (천천히 따라 걸으며) 하지마. 좁아서 다쳐.
여름 : (타며) 이거 내가 탈까?
하진 : 그러다 넘어져.
여름 : 안 넘어진다니까.
-여름, 코너 돌려다가 결국 넘어진다. 얼른 자전거 한쪽으로 빼놓는 하진..
여름, 그대로 쓰러진 채, 다리 한쪽 잡고 아픈데..
하진 : 괜찮아? 다친다니까. (여름의 다리 폈다가 다시 접으며) 안 아파?
여름 : (그대로 누운 채 하진 올려다보며) 아파...
하진 : 그니까 조심하랬잖아.. (발목 돌리며) 발목은 어때?
여름 : (장난끼) 발목도 아프고, (한쪽 손목 잡으며) 손목도 아파..
하진 : (손목 살피며) 봐봐..
여름 : 아파죽겠어... 다 아픈데.... / 입술은 멀쩡해.
하진 : 응?
여름 : (그대로 누운 채 눈 감는다. 입 맞추라고 입술 쪽- 해보이고)
하진 : (픽 웃고, 손가락으로 입술 툭 튕긴다)
여름 : (눈 반짝 뜨고) 뭐야, 이게 끝이야?
하진 : (웃고) 당분간 조신하게 지낸다며. / 안자고 갈 거잖아. 오늘.
여름 : (일어나 앉으며, 어이없다) 와... 이건 무슨 법이야? 꼭 자는 날만 키스해야 돼?
-여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와서 닿는 하진의 입술. 곧 입술 떼는 하진.
하진 : 그런 게 어딨어. 나도 한번쯤은 튕겨 보는 거지.
-입 맞추는 두사람..
-그런 기억 떠올리고 자전거 내려보고 선 여름..
솔 : (그런 여름 짠하게 보면서, 준호에게, 작게) 그러게 가져오지 말랬잖아..
준호 : (작게) 그럼 저걸 버리고 가라고 하냐?
-여름, 자전거를 보며 그렇게 하진을 생각한다.
S#42. 여름의 공방 (D)
-여름과 솔이 일을 한다. 여름은 계산기 두드리며 정산을 하고 있고.. 솔은 리빙페어자료들 보며..
솔 : 리빙페어 참가신청 이번주까지 하면 되지?
여름 : 어..
솔 : 내년엔 진짜 박람회도 도전해보자.
여름 : 예산 따로 빼놓고 있으니까, 내년엔 할 수 있을 거야.
-하는데.. 여름은 여전히 정산하고 있고..
솔, 입구를 보다가 딱 굳는다. 하진의 엄마가 들어서고 있다.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솔.. 여름을 팔꿈치로 툭툭.. 치고..
여름 고개를 올려다보는데. 하진모가 서늘하게 보고 서있다.
여름 : 어.. 어머님.. (하고 난처한 얼굴로 앞으로 나서는데)
하진모 : (여름이 다가오자마자, 뺨을 후려친다)
여름 : (준비도 없이 맞았고)
솔 : (앗!!)
하진모 : 내가 우리 하진이, 너 만나는 동안.. 내내 마음에 안 들었어..
여름 : 죄송합니다.. (하고 조용히 고개 숙이고 있고)
하진모 : 너 때문에 한국도 떠나. 우리 하진이!
여름 : (놀라서 보는)
솔 : ....
하진모 : (눈가 젖어서) 내가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여름 : (하진이 떠난다는 게 당황스럽지만.. 말없이 당하고 있고)
하진모 : 니네 엄마한테는 너도 귀한 딸이니까 더 원망은 안할게. / 근데, 나는 너.. 너무 이해가 안가..
여름 : ....
S#43. 하진의 집 (D)
-하진. 휑한 집.. 짐을 챙긴다.. 돌아보고 나간다. 텅빈 집..
S#44. 여름의 공방 (D)
-하진모, 가고 없고. 여름과 솔.. 마주보고 있다..
솔 : 도준호가 말하지 말래서.. / 남선생도 조용히 가고 싶다 그래서.. 배웅도 안 받겠다고 그랬대..
/ 병원사람들하고 송별회도 안했대..
여름 : ...
솔 : 원래 꿈이 해외봉사였다며.. 성형외과는 워낙 제약이 많아서 신청해도 되기가 힘들다던데..
-여름, 생각하다가 책상에서 차 키 가지고 뛰어나간다.
솔 : 야.. 한여름.. (뛰어가 잡고) 지금 가서 뭐 어쩔려구.
여름 : 할 말이 있어. 못한 말이 있다구! (놓고 간다)
S#45. 공항일각 (D)
-하진이 어디쯤 의자에 앉아, 가방을 앞에 두고.. 엄마에게 통화하는 중이다.
하진 : 연락 자주 드릴께요. 엄마.. / 이런말.. 한번도 안했는데...
/ 키워주셔서.. (하다가 목이 잠깐 잠겨 바닥만 보다가..)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하진, 전화기 내려다보며, 눈가 젖은 것 닦아내고.. 고개를 드는데.. 여름이가 이리저리 돌아보며 누군가를 찾고 있다..
하진, 자신을 찾아왔다 싶어서.. 일어나서 여름을 본다..
-여름, 둘러보다가 하진을 발견한다. 마주보는 두사람.. 눈가 붉어져서 서로를 보고 있는.
S#46. 공항 커피숍 (D)
-마주앉은 여름과 하진..
하진, 커피를 마시면.. 여름이 하진을 본다..
-플래시백. 11부 22씬
여름 : 이 세상에 안 변하는 연인은 없어. 하진씨. 다들 언제든 헤어질 수 있잖아. 하진씨랑 나도.. 마찬가지고.
하진 : 우린 달라.. / 세상 사람들이 다 헤어져도 우리는 그런 일 없어. / 우린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고, 또 이해시키려고 하잖아.
/ 지금도 봐. 아무리 오해하고 의심하고 싸워도 우리는 헤어지잔 말은 안 꺼내잖아.
/ 너하고 나는 장난으로라도 그런 말, 꺼내본 적 없어.
하진(E) : (내가 그런 약속을 했었다. 떠올리고 담담히 커피를 마신다) 여름이한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었어요..
여름 : (여름 고개를 들고, 하진이 커피 마시는 모습을 본다)
-플래시백. 역시 11부, 22씬에서.
하진 : 싫증도 안날 거고, 변하지도 않아. / 우리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내가 바로 잡을게. / 안 헤어져. 나를 믿어. 알았지?
여름(E) : (하진이 그런 말들을 했었다..) 모든 사랑의 약속은 진실하지만..
사랑이 끝난 다음까지 영원하겠다는 그 약속을 지킬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하진(E) : 여름인 그때.. 그걸 알았던 거고.. 나는.. 이제야 알게 된 거죠..
약속의 유효기간은 사랑이 끝나기 전까지일 뿐이라는 걸..
여름 : 얼마 정도 있다가 올건데?
하진 : ...1년..? (하고 갸웃)
여름 : 돌아오긴 할 거야..?
하진 : (웃음) 돌아온다면.. 기다릴래?
여름 : ...
하진 : 시간을 갖자고 하면.. 그렇게 할래?
여름 : ... 미안하다는.. 말을 못한 것 같아서.. / 그 말.. 하려고 왔어.. / 미안해.. 하진씨..
하진 : (눈가 젖어서, 웃는다) 내가 너 보내준 것도 아니고... 니가 간 것도 아냐..
/ 나는 너하고 만나면서.. 행복하지가 않았어. 여름아..
여름 : (보는)
하진 : 늘 불안했고.. 불안한 마음 감추기 위해서 노력했고.. (어렵게) 더 사랑받고 싶었고... / 그랬어..
/ 강태하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행복할려고 노력했지만.. 행복하지가 않았어. 그게 우리가 헤어진 이유야..
여름 : (눈가 젖어서 올려다보는데)
하진 : 나는 이제.. 혼자서도 행복해지려고..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가는거니까.. 너도 잘 지내..
누구랑 같이 있더라도.. 행복하고..
여름 : (눈가 젖어서 끄덕이고)
하진 : (눈가 붉지만.. 웃는 얼굴로 본다)
S#47. 호텔 커피숍 (D)
-윤실장,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며 들어선다.
윤실장 : 알았어, 엄마. / 훤칠하고.. 참하고.. 지적이고.. (눈으로 호텔 안에 혼자 앉은 여자들을 둘러본다) 없는데 그런 여자?
-하는데, 누군가 톡톡 어깨를 두드린다. 돌아보면, 장기은이고.
장기은 : 그여자가 저예요.
윤실장 : 아.. 네.. (하고 아래 위 쭉 훑어보고, 싫지 않다)
-점프, 앉아있는 둘.
윤실장 : 아.. 그러면 지금은 드라마를 쓰시는 게 아니고..
장기은 : 이번에 책이 발간되면서 그만뒀어요.
윤실장 : 아.. (감탄) 그러시구나..
장기은 : (가방에서 책 꺼내어 올려놓고)
윤실장 : 아.. 연애의 발견... (끄덕끄덕)
장기은 : (앞장 펼쳐서 사인한다)
윤실장 : 아.. 사인. 제 이름 윤정목..
장기은 : (’난 그쪽이 마음에 드네요, 윤정목씨’ 라고 쓰면서) 선보러 나왔는데, 이름도 모르고 나왔겠어요? (하고 탁 덮고 준다)
윤실장 : 좀.. 시크한 성격?
장기은 : 알고보면 다정한 성격이요.
윤실장 : 아.. 그러시구나.. (하고 앞장 보는데. 난 그쪽이 마음에 드네요, 라고 써있고.. 기분 좋은데) 진짜 다정하시네요..
장기은 : 그책 안사셨죠? 베스트셀런데.
윤실장 : (넘겨보며) 네.. 바빠서.. / 연애이야기는 관심이 없어서.. / 부제가 참 좋네요. 연애는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이다! 좋아요.
(넘겨보며) 제 주변을 보니까, 아후.. 이건 연애가 무슨 전쟁도 아니고..
장기은 : (도도하게 커피 마시고) 네. 그런 이야기예요. 직접 취재해서 쓴 거니까.
윤실장 : (넘기다가, 문득) 건축회사 대표 K모씨... 가구공방을 운영하는 H양...?? / (넘기고, 헉) 성형외과 의사 N모씨..??
(하고 휙휙 넘겨보며 결말을 본다) 그러니까 H양은 두사람한테 다 차이고 끝났어요? 이게 끝이에요?
장기은 : 네.
윤실장 : 에이.. 그럼 너무 허무하잖아요, 둘 중에 누구하나를 탁 잡던가.
장기은 : 몰라요. 내가 마지막으로 취재한 건 거기까지예요. / 근데, 정말 끝은 모르겠어요. 돌고 돈달까?
버렸던 쪽이 다시 버림을 받기도 하고, 버림을 받았던 쪽이 버리기도 하고.. 다들 조금씩 서로에게 나쁘고,
다들 조금씩 상처주고.. 다들 조금씩 위로도 받고.. 연애도 사람 사는 일인데.. 다들 그런거죠, 뭐.
윤실장 : (아.. 고개 끄덕끄덕)
S#48. 여름의 아버지를 모신 수목장 (N)
-태하가 꽃을 두고 서있다.. 아버지의 이름이 쓰여진 나무판의 먼지를 닦아내는 태하..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도 정리해서 가져온 봉지에 넣고.. 잠깐 묵념하는 태하..
-태하의 앞에 놓인 꽃에서.. 점프하면, 맞은 편에 꽃을 들고 선 여름과 신윤희가 서있다..
신윤희 : 누가 왔다갔나봐.. (하고 돌아보는) 올 사람이 없는데..
여름 : (누군지 알겠다.. 눈가 젖어서 태하가 놓고간 꽃을 보는) 태하씨.. 왔다갔나봐..
신윤희 : ...
여름 : 내가 이래서 이 남자를 좋아했어.. (눈물 훔쳐내고, 가볍게)
신윤희 : 난 뭐 때문에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한재식씨..
-하고, 윤희 태하의 꽃 옆에 자신이 들고 온 꽃 놓고..
신윤희 : 딸 왔어. 한재식씨. 6년만에 왔네..
여름(E) : 늦게와서 미안해.. 아빠.. (눈물 툭 떨어지고) 이제는 자주 올게.. 그동안 못왔던 거.. 미안하고..
아버지 원망했던 것도 미안하고.. 다 미안해..
-여름. 묵념하며..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는데. 그 위로,
신윤희(E) : 나 재혼해. 한재식씨.
-여름, 놀라서 엄마를 본다.
신윤희 : (나무 보며) 남은 인생, 배민수랑 살 거야. 나.. / 이제 여름이가 왔으니까 나는 안 올게.
/ 다른 남자랑 살면서 당신한테 오는 것도 웃기잖아. 의리 지킨다고 그동안 와준 것도 고맙게 생각해.
/ 근데 의리로 남은 인생 살수는 없잖아. / 잘 있어. 저승에서 만나더라도 우리 서로 아는 척 말자. / 갈게. 잘 있어.
-하고 내려간다.
여름.. 어이가 없다. 눈물 쏙 들어갔다. 나무 한번 보고, 내려가는 엄마 한번 보고.. 다시 한번 나무 보고.. 엄마 한번 보고..
황당한 여름에서.
S#49. 주차장 (D)
-차로 오는 여름과 신윤희.
여름 : 아니, 무슨 결혼을 두 번씩이나.. 나는 한번도 못했는데.
신윤희 : 엄마 하는 거 봤지? / 끝난 남자는 끝난 남자!
여름 : ...
신윤희 : 끝난 남자한테 미안할 필요도 없고, 의리 지킬 필요도 없어. 난 결혼해서 너 낳았으니까 그나마 의리라고 지킨 거지만..
끝은 끝이야. 알겠어, 한여름.
여름 : (얼떨떨)
-멀리 태하의 시선으로.. 여름, 차에 올라타며 “난 그결혼 반대야” 하는..
여름의 차가 떠나는 것을 보는 태하에서.
S#50. 학교 운동장 (D) / 다른날
-여름이 앉아있다.. 우주가 옆에 축구화를 갈아신고 있고..
여름 : (내밀며) 좀 추운데.. 아이스크림, 괜찮아?
우주 : (받고) 고맙습니다. 전 추울 때 먹는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어요.
여름 : (끄덕이며.. 나도 그렇다) 김치찌개랑 된장찌개 중엔 뭐가 좋아?
우주 : 된장찌개요.
여름 : 그럼 오징어 다리하고 오징어 몸통 중에서는?
우주 : 오징어 다리요.
여름 : 닭다리, 닭가슴살-.
우주 : 닭다리요. (하고 웃어보이고)
여름 : (끄덕이고) 아빠.. 닮았나봐?
우주 : 네.. 외할머니가 그렇대요..
여름 : 아빠 안 보고싶어?
우주 : 보고싶죠.. 가끔..
여름 : (잠깐 눈가 젖어 보다가) 나도 그래..
우주 : 누나 아빠도 돌아가셨어요?
여름 : (눈가 젖은 채.. 말없이 아이스크림 먹는다)
S#51. 캄보디아나 필리핀.. 병원, 일각 (D)
-소년의 팔 상처를 드레싱해주는 하진. 소년 쓰리다고 신음하고..
하진 : (영어) 엄살 피우지마.. 안 아파. 얼마나 다행이야, 집이 무너졌는데.. 이렇게 밖에 안 다쳐서.. 그치?
S#52. 병원 일각 (D)
-아림, 막 발령받은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인사하며 돌아다닌다.
아림 : (영어) 안녕하세요. 이번에 국제구호사업팀에 배정받은 안아림입니, (하다가.. 굳어서 보는)
-하진이.. 소년을 데리고 나오다가.. 아림을 보고 있다.
S#53. 병원 마당 (D)
-걸어가는 아림과 하진. 지나가는 동남아 사람들한테 잠깐 눈인사하거나.. 걸어가는 둘.
하진 : 어쩐지 메일도 없고.. 통장에 돈도 안 빠지고.. / 유학간다는 거짓말은 왜 해?
아림 : 잔소리 듣기 싫어서요. 괜히 또 뭐라도 더 해줄려고 할까봐..
하진 : 여기 오기 전엔 어딨었는데?
아림 : 베트남요.
하진 : (웃음) 나한테 계속 높임말 쓴다?
아림 : 어색하죠.. 사실.. / 헤어진지 이십년만인데..
하진 : (웃고)
아림 : 근데.. 선생님. 결혼.. 안하셨어요?
하진 : .... (가볍고 멋쩍게 웃고) 여기 와 보니까.. 참 사랑이 별게 아냐.. 누구는 굶어서 죽고.. 누구는 병에 걸렸는데 약도 없고..
그런 걸 매일 보니까.. 참, 사랑이 별게 아니더라구..
아림 : 차였구나..? 그 무서운 언니한테.
하진 : (슷) 걔가 무서운 애가 아니라니까.
아림 : 나도 좋아한 사람 있었는데.
하진 : 연애 했어?
아림 : 짝사랑. 고백도 못해보고. (헤. 웃고)
하진 : 그쪽은 니가 짝사랑했다는 것도 몰라?
아림 : 네. 애인이 있는 사람이라서.
하진 : (멈춰서 본다) 너, 임마. 그게 말이 돼? 어떻게 애인이 있는 남자를..!
아림 : 그래서 고백 안했다구요. 짝사랑도 못해요?
하진 : 글쎄, 짝사랑이든 뭐든, 애인 있는 남자 옆을 왜 기웃거려?!
아림 : 이제는 그런 마음도 없으니까, 됐어요..
하진 : 한때라도 그렇지. 그런 놈을 왜 좋아해, 글쎄.
-둘이 그렇게 투닥투닥 간다..
S#54. 여름의 집, 여름의방 (D)
-여름, 리빙페어 자료 보고있는데. 들어오는 준호.
준호 : 하진이한테 메일 왔다..
여름 : (잠깐 멈추고..)
준호 : 강태하를 우연히 만났었나봐.. 하진이가.
여름 : (보는)
준호 : 너랑 결혼할 거라고.. 했대. 얄미워서.
여름 : (픽 웃고)
준호 : 그 착한놈이 그게 마음에 걸리는지.. 너한테 알려주래. 난 또 이걸 왜 알려주냐? (한숨쉬고 나가려다가 문득) 근데. 한여름..
/ 나도 태하 형.. 그 상자.. 안 버렸다.. 그냥 좀 찜찜해서... / 이런 말은 또 왜 하니, 내가.. (하고 가고)
여름 : (웃는다)
S#55. 시골, 어느 슈퍼 (D)
-음료, 하나 사서 계산하며..
태하 : 이동네.. 느티나무 연리지가 있다던데.. 얼마나 더 가야돼요?
S#56. 연리지 터 (D)
-연리지는 없고.. 그루터기만 두 개 남아있다..
허무한 태하.. 어이가 없는지, 그루터기에 앉아 음료를 마신다.
태하 : (인터뷰) 딱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 사랑하면 뭐해? 사랑해서 한몸이 되면 뭐하냐구요.
(다른 그루터기 가리키며) 벼락 한방에 죽었다는데. / 사랑 참 별것도 아니고, 힘도 없어요.. 다 한때예요. 한때.
-태하, 음료.. 끝까지 마시고.. 병을 가방에 집어넣는다. 그래도 허무하다.. 한숨을 쉬는데.. 찰칵하는 카메라 소리에 보면...
-거기.. 예전에 태하가 사준 가방을 맨. 여름이가 태하를 방금 찍고 서있다..
-두사람.. 마주보는데.. 여름 다시 태하를 찍는다..
태하, 재수없다는 듯이 보다가 간다. 여름이가 씨익 웃고 따라간다.
태하 : 따라 오지마..
여름 : (묵묵히 따라간다)
태하 : (멈춰선다) 너, 나 여기있는 줄 어떻게 알고 왔어?!
여름 : (시치미 뚝)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태하 : 야. 흑산도 느티나무라면 모를까, 어떻게 여기서 마주쳐?
여름 : 운명인가부지, 뭐.
태하 : 운명은 무슨. 개나물어가라 그래! 그놈의 운명. / 그래. 운명이라고 치자. 우리.. 여기서 운명을 피하자.
너 저쪽으로 가. 난 이쪽으로 갈게. (하고 간다)
여름 : (쪼르르 따라간다)
태하 : 너 안가?
여름 : (멈춰서 싱긋 웃고)
태하 : (예쁘긴 하다. 그래도 정신 차린다)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넌 아냐.
여름 : 나라고 너겠니?
태하 : (여름이 피해서 가다가, 문득 돌아본다) 너 내 SNS 사찰했지?
여름 : 아니..
-인서트,
여름 페이스북에서 강태하 다 클릭해서 찾아본다..
여름 : 아이고.. 전국에 강태하씨 참 많아요. (지겹다) 몇시간째야.. 도대체..
하는데. 클릭해서 보면, 태하고.
여름 : (헤..) 딱 걸렸어. 강태하.
-사진 쭉 훑어보다가 최근 사진 클릭하는 여름.
-시골동네에서 셀카 찍은 태하.
태하(E) : 내일은 상산리 연리지 보러간다!
-여름.. 넌 이제 나를 좀 만나야겠다.. 웃음 짓고.
태하 : 그럼 나 여깄는지 어떻게 알았는데?
여름 : 운명이라니까.
-태하, 한숨쉬고 걸어간다.
여름 : (야무지게 쫓아간다) 운명은 맞는데, 난 이제 운명 안 믿어. 인생이 다 계획되어 있다면 재미가 하나도 없잖아.
그냥 앞날 같은 거 모른 채 정해진 거 없는 채, 사는 게 좋아.. 살다보니 이렇게 딱 만나잖아.
태하 : 그래서 넌 나 만난 게 좋다는 거야?!!
여름 : (끄덕이고)
태하 : (멈춰서) 난 너 잊었어. 완전히 잊었어. 이제 겨우 살만해. 그러니까 따라오지마.
여름 : 나는 이제 겨우 다시 시작할 마음이 생겼는데.
태하 : 와.. 뻔뻔스러워.. / 너 전에는 왜 결혼 하는 척 했어?
여름 : 내가 차였단 소리를 내 입으로 해야 속이 시원하겠어?
태하 : 됐고. 난 너보다 착한 여자 만날 거야.
여름 : 나 착해졌어. 진짜야.. 우리끼리 잘해보자. 너도 나쁜놈, 나도 나쁜년 인데, 괜히 다른 착한사람 피말릴 거 뭐있어...
태하 : 글쎄, 가!!! 따라 오지마!!! (하고간다)
-태하, 휘적휘적 걸어가다가 보면.. 여름이 안 따라온다. 돌아보면 여름이 저만치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태하 : 야, 너 어디가?
여름 : (그냥 걸어간다)
태하 : (급하게 여름 쪽으로 쫓아가면)
여름 : 마음이 바뀌었어. 넌 안되겠다. 허구많은 남자들 중에 왜 하필 너니? 억울해. 좀 더 만나봐야겠어.
태하 : 잠깐만.
-여름이 멈춰선다. 한바퀴 아래 위, 훑어보며 돌아본다.
태하 : 내가 사준 가방.. (목걸이 끄집어 내어 보며) 내가 사준 목걸이.. (손가락으로 턱 이쪽 저쪽 돌리고) 내가 사준 귀고리..
/ (웃음) 나 만나러 온 거 맞네..?
여름 : 맘 변했다니까. (하고 앞서간다)
-태하, 가는 여름을 보다가 손을 쓱 잡는다. 그대로 걷는 여름.
태하 : 나 손잡았는데.
여름 : 알아.
태하 : 마음 바뀌었다면서, 왜 가만히 있니?
여름 : 나도 몰라. (하고 멈춰서 손 내려다보고 웃는다)
태하 : (그대로 멈춰서서) 왜 웃어? 지금 웃을 타이밍이야?
여름 : 그냥 웃겨서 웃어.
태하 : 뭐가 웃긴데?
여름 : (조금 눈가 젖어서..) 너랑 있을 때의 내가 가장 나 같아서.
태하 : (본다)
여름 : 키스하고 싶으면 해도 돼...
태하 : 니 허락 같은 건 필요없거든?
-하고, 태하 여름에게 키스한다.. 그런 두사람 위로,
여름(E) : 언젠가.. 이 사랑도 끝이 나겠죠. 끝나지 않는 사랑은 없지만.. 영원할 거라 믿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손을 잡지 못할 거예요..
태하(E) : 연애의 클라이막스는 이미 우리에게 지나갔어요. 이제 이렇게 티격태격.. 말싸움이나 하며 살겠죠..
/ 이제 나는 그게 더 좋은 거 같아요.
-그런 둘에서 16부 엔딩. 연애의발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