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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대본

[해신] 0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9.04.04|조회수380 목록 댓글 0

< 제 9회 >
 
                      1사막일각(낮)
            뜨거운 태양아래 사막을 걸어가는 궁복과 정년..

            두사람 모두..힘겨운 얼굴들인데..

            목이 타는 두사람..

            정년이 주저앉는다.



정년:더는 못가겠어.

궁복:어서 일어나.

정년:조금만..조금만 쉬었다 갑시다.

궁복:일어나!

정년:이렇게 헤매다 죽고 말거야..더 가봤자..기운만 빼는 거야..

궁복:닥쳐! 난 살아야 돼.

    (정년을 일으켜 세우며)일어나!



         정년..눈물이 핑 도는데..



                    2사막 일각

        강렬한 햇살이 지쳐있는 궁복과 정년.

        한 걸음 한 걸음 악착같이 발을 옮겨보지만

        조금 가다말고 푹 쓰러지는 정년.

        궁복이 정년을 부축하려 하지만..그럴 힘조차 없고...

        주위를 둘러보는 궁복.

        황량한 모래벌판뿐이다. 암담한

        다시 정년을 재촉하지만 궁복마저 푹 쓰러진다.



                    3사막일각

        조장길이...호위무사와 예닐곱 명의 노예들을 이끌고

        초지를 가고 있다.

        조장길은 낙타를 타고 있는데...커다란 우산으로

        햇빛을 가리고 있다.

        그 뒤로 말이 끄는 마차가 있는데..

        조장길..비단수건으로 연신 이마에 땀을 닦으면서

        사막을 간다.



                4성곽축조 현장 앞

        조장길 일행이 성곽 축조 현장으로 다가가고..



                 5성곽 축조 현장일각

        조장길 일행이 성곽 축조 현장 안으로 들어오면..

        소장 일행이 조장길을 맞는다.

                 

조장길:(중국말)..오랜만이요.

       그간 무고 하셨소?

소장:(떨떠름)무슨 마가 꼈는지..불운한 일만 생기고 있소.

조장길:(씩 웃고)..내 그럴 줄 알고..소장께...드릴

       선물 하날 챙겨 왔소.

소장:.....?



           조장길이 한쪽에 선 호위무사에게 눈짓을 하면

           호위무사가 마차 문을 열고..

           포박을 한...궁복과 정년을 끄집어 내린다.

           땅바닥에 나뒹구는 궁복과 정년..

           두사람을 본 소장이 놀라는데..

           조장길이 소장을 보고..씩 웃으면서..



장길:어떻소? 이만하면...괜찮은 선물 아니요?

소장:이놈들을 어디서 잡았소?

장길:잡은 게 아니라 거저 주었소.

     사막에서..길을 잃고..쓰러져 있는 놈들을 보고

     한 눈에..여기서 도주한 놈인 줄 알았지.

소장:(궁복과 정년을 보고 분노가 치미는데 군사들을 보고)..

     당장 이놈들을 끌고 가서 묻어라!!



          군사들이..궁복과 정년을 끌고 가는데..

          

                  6소장막사

       소장과 조장길이 있는데..



조장길:(소장 앞에..은자 주머니를 내놓고)..지난번에 약조한 돈이오.

       류사를 내주시오.

소장:(난감한)..내 줄 수 없소..

장길:그게 무슨 소리요? 틀림없이 나한테 넘기겠다고 약조하지 않았소.

    소장한테...선물까지 가져온 사람한테 이럴 수 있는 거요?

소장:내주고 싶어도 내 줄 수 없소.

     류사는 죽었소..

장길:(놀란다)뭐요?

     죽다니? 왜 죽었단 말이요?

소장:도주했던 신라놈이 죽였소.

장길:..(놀라는데)..

소장:류사대신..다른 놈을 두 놈 내놓겠소.

     데려 가시오.

장길:쓰레기 같은 놈들을 데리러 이 먼데까지 온 게 아니요.

    난 류사처럼 검술이 출중한 놈이 필요하오.

소장:....



                7현장일각

         궁복과 정년이 모래 속에 파묻힌 채..머리만 내놓고 있다.

         고통스런 궁복과 정년의 모습.

         이때 한쪽에서 그런 궁복과 정년을 바라보는

         조장길의 시선.

         조장길이..궁복을 바라보고 상념에 잠기는데..



               8소장막사

         조장길과 소장이 있다.



장길:(중국말)..그 신라 놈들을 내가 데려가겠소.

소장:(놀라고)뭐요? 그건 안 되오.

     그놈들은..내 휘하 군사들을 죽이고 도주했고..

     그 때문에 내 체면은...땅에 떨어졌소.

     내손으로 처단해야 하오.

장길:놈이 류사를 죽인 게 사실이면..그렇게 없애버리기엔..아까운 물건이요.

    나한테 넘겨주시오.

소장:그럴 수 없소.

장길:(잠시 생각하다가 소장에게..은자 주머니 하나를 건넨다)..

소장:....

장길:...(은자 주머니 하나를 더 건넨다)..

    이만하면 생각이 바뀔 거요.

소장:(앞에 놓인 은자 주머니를 보고..흔들리는 눈빛)...



                9현장일각.

         궁복과 정년이..모래 속에 파 묻혀 있는데..

         조장길과 호위무사 서너 명이 다가온다.



궁복:...(말없이 조장길을 노려본다)..

장길:..그놈.. 눈빛..참 맘에 든다.

    끌어내라.

 

                 10성곽 축조 현장 앞

          축조현장에서...조장길의 행렬이 나온다.

          조장길이 햇빛을 가리는 우산이 있는 낙타를 타고 있고

          그 뒤를 조장길의 호위무사들과 우마차가 따라가는데

          궁복과 정년이 우마차안에 타고 있다.

          이때 조장길의 맞은편에서..염장과 판술 일행이

          성곽 축조 현장으로 오는데..

          염장과 조장길 일행이 스쳐 지나가고..

          우마차안에 있는 궁복과 정년은 염장을 의식하지

          못하는데..



                   11성곽축조 현장 일각

           염장과 판술이 있으면 이때 한쪽에서 소장이 온다.

           옆에는 군관들이 있는데..



염장:(중국말) 양주 이도형 상단의 염문이라 합니다.    

소장:무슨 일이요?

염장:우리 상단에서 착오가 있어..여기로 신라인 노예 두사람을

     보낸걸로 압니다. 그 자들을 데려갈려고 왔습니다.

     우리 상단의 잘못으로 보냈으니 그만한 댓가는 치르겠습니다.

소장:..(잠시 말이 없다가) 이미 늦었소..

염장:늦었다니요?

소장:..여기로 온 신라놈들은 도주를 시도하다 벌써 죽었소.

염장:.(놀란다)...?

소장:그럼..



          소장과 군관들이 한쪽으로 가고..나면..

          염장..허망하고 착잡한 얼굴인데..

     

                  12무진주 시전 일각

        자미부인과 능창 정화가 시전으로 온다.

        그 뒤로 태봉과 명천..일도 등..

        십수 명의 사병들이 자미부인을 따르는데..

        전포의 상인들 자미부인을 보고..예를 갖춘다.

        막봉과 순종..다복이도 하던 일을 멈추고..

        얼른 자미부인을 향해 예를 갖춘다.

        

                  13잡화전

        노리개와 구수(카펫)..비단 등..당에서 들여온 물건이 진열되어 있다.

        사환들이 물건을 정리하고..서기는 장부를 보고 있는데..

        자미부인 일행이 잡화전으로 온다.

        사환과 서기..놀라고 예를 갖추는데..



자미부인:양행수는 어디 있느냐?



        서기가 사환에게 눈짓을 하면..사환이 급히 내실로 들어간다.

        자미부인..전포를 둘러보며..진열이 잘못된 것은 손수 바로 잡는데..

        서기는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이다.

        잠시 후..내실쪽에서 급히 나오는 양행수.

        자미부인을 보고 놀라고..얼른 예를 갖춘다.



양행수:기별도 없이 어인 일이 십니까?     

자미부인:(대꾸 없이 상전을 둘러보는데)..

양행수:(당혹스런 표정으로 자미부인의 눈치를 살핀다)..

능창:장부 좀 봅시다.

양행수:(놀라고)장부를 올리는 날은....

능창:조만간 무진주 치소에 세를 내야하오.

    거래 상황을 파악해야하니..빨리 내 놓으시오!!

양행수:(어쩔 줄을 모르는데)..

자미부인:뒤져라!



         자미부인의 명령이 떨어지면..태봉과 명천이

         상전을 뒤져서 장부를 가져오는데..



자미부인:(정화를 보고)확인해 보거라.

정화:예.



        정화가 장부를 넘겨보는데..

        양행수..불안한 얼굴로 정화를 본다.

        장부를 넘겨보던..정화의 얼굴이 굳고..



정화:(자미부인을 보고)은전 백 냥이 빕니다.

자미부인:(양행수를 보면)..

양행수:(겁먹은 얼굴로 고개를 떨구는데)....

자미부인:(능창을 보고)지금 즉시 전포 행수들을 소집하시오.

능창:예.



                14자미부인의 집 일각

        양행수가 무릎 꿇려 있고..그 주위로 사병들이 있다.

        한쪽에는 십여 명의 전포 행수들이 도열해 있는데..

        그 중에 막봉도 있다.

        막봉..무릎을 꿇고 있는 양행수를 보고..긴장한 얼굴인데..



막봉:(옆의 행수에게)무슨 일이야?

김행수:양행수가 공금을 도용했다는구만..

막봉:얼마나?

김행수:(귓속말을 하는데)

막봉:(놀란다).뭐야...저..저놈이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그리 무모한 짓을...



        이때..자미부인과 정화..능창이 온다.

        행수들..자미부인을 향해 예를 갖추는데..

        자미부인..양행수 앞에 선다.



자미부인:빼낸 돈을 어찌 했느냐?

양행수:(말을 못하는데)...

능창:뭐하는냐!! 바른대로 고하라!!

양행수:달포 전에..당에서 온 상인들이 밀거래를 제안해 왔습니다.

      소인은 그자들 말을 믿고..선금을 지불했습니다.

      헌데 거래 날짜에 그놈들이 종적을 감췄습니다.

자미부인:어찌해 상단의 허락도 없이 그처럼 큰 돈을

        지불했느냐!

양행수:밀거래를 성사시켜서 공을 세울 작정이었습니다.

      한번만..봐 주십시오.

      소인..무슨 수를 써서라도 빈 돈을 채워 놓겠습니다.

자미부인:(냉정한 얼굴인데 능창에게)...

         양행수는 상단에서 내치고..

         양행수가 운영하던 상전은 본전에서 직접 관리하시오

능창:예..(사병들을 보고)..끌어내라!!



       사병들..양행수를 끌어내는데..



양행수:제발 한번만 봐주십시오. 한번만...봐주십시오.



       사병들이 끌고 가면..      

        자미부인..도열해 있는 행수들을 둘러본다.

        행수들..긴장한 얼굴인데..



자미부인:내 오늘 양행수를 상단에서 내쳤으나

        여러 행수들은 위축될 거 없소.

        장사를 하자면...행수의 재량 하에..판단하고 결정해야 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요.

         나는 행수들을 믿고 있으니..내 기대를 저버리지 마시오.



      자미부인이 행수들에게 말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정화의 시선.



                     15무진주 시전 일각

        막봉이 허겁지겁 달려온다.



                      16어물전

        순종이와 다복이가 어물을 정리하고 있는데..

        막봉이가 급히 들어온다.



순종:왜 그래요? 뭔 일 났어요?

        

        막봉..순종의 말을 무시하고..한쪽에 놓여 있는

        장부를 넘겨본다. 손으로 대충 셈을 해보는데..

                

막봉:(갑자기 순종를 노려보고)망할 자식..

    나 몰래..얼마 빼갔어?

순종:(떨떠름)..얼마 안 돼요.

막봉:은전 열 냥이 얼마 안돼?

순종:쎄빠지게 부려먹고..그 정도면 얼마 안 되지요.

    아무리 부자지간이지만..셈은 제대로 하자구요.

막봉:(기가 막힌)그래 이놈아..어디 한번 따져보자.

    궁복이..연이 당으로 끌려갔는데..

    니가 왜 허구헌날 술을 쳐 먹냐?

    지금까지 니놈..사고 칠 때마다 밑구녕으로 들어간 돈이

    얼만 줄이나 알아?

    토해내. 토해내..이 자식아.

순종:.....

막봉:은전 백 냥에 잡화전 양행수 목이 날아갔어 이놈아.

    니놈 때문에 어물전 문 닫으면 책임 질 거야?

순종:전부 갚으면 될 거 아니예요!!



        순종..횅하니 밖으로 나가버리는데..

        

막봉:저..저놈이...

다복:이제 겨우 맘 잡고 일하는데..

     너무 닦달하지 마세요.

막봉:휴...니가..모른다..내 속 썩어 문드러지는걸 몰라서 그래..



                17자미부인의 집무실

        자미부인과 정화와 능창이 있다.

        

자미부인:무진주 치소에 내야 되는 세가 얼마냐?

정화:은전 삼백 냥입니다.

자미부인:시전 돌아가는 사정이 어떠냐?

정화:...

자미부인:말해 보거라.

정화:우리 상단은 밀거래로 물목을 확보한터라..

    큰 이문을 남기고 있으나..

    지금처럼 밀거래에 의존한다면

    매상이 늘어나는 것에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자미부인:...

정화:무진주 시전에 매상이 늘자면

     밀거래를 중단하고

     안정적으로 당나라 물목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미부인..잠시 심사숙고하다가..능창을 본다.



능창:당나라로 사신이 오갈 때 들여오는 물목만으로는

    무진주 시전에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사교역은 나라에서 금하니..

    지금으로서는 밀거래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미부인:...



                18무진주 치소 일각

        자미부인이 정화..능창과 함께 무진주 치소로 온다.

        그 뒤로..명천과 태봉이 자미부인을 호위하며 뒤따르는데..

        한쪽에서 창겸이 급히 오고..자미부인을 향해..예를 갖춘다.



창겸:기별도 없이 어인 일이십니까?

자미부인:무주도독을 만나러 왔소.

창겸:드시지요.



        창겸이 자미부인을 안내하며..일각으로 가는데..



                19무주도독의 집무실

        자미부인과 정화..능창이 있고..

        그 앞에 무주도독과 창겸이 앉아 있다.

        자미부인..능창에게 눈짓을 보내면..

        능창이 탁자 위에..나무 상자를 놓는데..그 안에 은전이 들어있다.



정화:치소에 납부할 상세입니다. 은전 삼백 냥입니다.

무주도독:(자미부인을 보고)아랫것들을 시키면 되실 일을

        부인께서 직접 오셨습니까?

자미부인:오랜만에 도독도 뵙고 긴히 할 말이 있어 왔습니다.

무주도독:...

자미부인:안색이 어둡습니다.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

무주도독:부임하기 전에 이미 듣고 왔습니다만

        막상 내려와 보니 무진주를 다스리기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내..이미 하서와 우수정의 도독을 지낸 바 있지만

        무진주 백성만큼 다루기 힘든 적이 없었습니다.

자미부인:...

무주도독:아직 황도로 보낼 세곡도 거두지 못했는데..

         도처에서 민란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나를 무진주로 보내주신

         위화부령의 신임도 잃게 생겼습니다.

자미부인:도독도 살고 나도 사는 방도가 있습니다.

무주도독:방도라니요?

자미부인:무진주는 너른 옥토를 끼고 있어 곡식이 많이 나지만

        흉년엔...세곡 거두기도..어렵지요.

        탈 없이 무진주를 다스리자면...다른 방도가 있어야 됩니다.

무주도독:뭡니까?

자미부인:무진주 인근 덕진포는 당으로 가는 길목입니다.

         내게 당과 교역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도독께선 상세를 받으면 됩니다.

         지금까진 한 해 은전 삼백 냥의 상세를 냈지만..

         당과 거래를 하게 되면 은전 천 냥도 낼 수 있을 겁니다.

무주도독:부인의 제안에 공감은 가나..사교역은 국법으로 금하고 있으니

         어려운 일입니다.

자미부인:도독이 의지만 있다면..

         위화부령을 통해..시중어른을 움직일 수 있을 겁니다.

         나도 황도에 계신 사정부령께 청을 넣을 것이니..

         도독도 애써 주세요.

무주도독:(고민을 하는데..)...



                20자미부인의 집무실

        자미부인가 정화..능창이 있다.



자미부인:(능창 앞에 서신을 내밀고)사정부령께 올리는 서신이오.

        교위가 직접 황도로 가서..사정부령께 전하시오.

능창:예.

자미부인:(정화를 보고)일이 성사되기 전에

        한주와 황도의 상단이 알아서는 안 된다.

        은밀하게 처리하거라.

정화:예.



               21초지일각

           조장길 일행이 초지를 가는데..

           우마차 안에 타고 있는 궁복과 정년.

           두 사람 모두..발과 손에 족쇄를 차고 있다.



                  22조장길의 저택 외경

          두 어 개의 망대와 높은 담으로 둘러쳐진 모습.

          망대에는 칼과 창을 든 사내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데..

      조장길 일행이 저택 쪽으로 온다.

      후미에는 족쇄를 찬 궁복과 정년도 오는데

      성곽 축조 현장을 떠날 때 보다 많이 회복된 상태다.

      망대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사내가 조장길을 확인하고..

      저택 안을 향해 깃발을 흔들면서..



사내:(중국말)대인어른이시다! 문을 열어라!



      잠시 후..닫혀 있던 대문이 열린다.

      말에서 내려..저택으로 들어가는 조장길 일행.



                23저택 마당

      궁복과 정년이 저택으로 들어오면..

      궁복의 시선으로..

      마당 한쪽의 훈련장에서 천두만과 훈련교관들이

      다양한 인종의 노예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훈련교관의 지시에 따라

      검술 대련을 하는 자들도 있고..

      체력 단련을 하는 자들도 있고..

      맨몸으로 격투를 하는 자들도 있는데..

      천두만이 노예 하나를 훈련시키고 있다.

      노예가 창을 들고 천두만을 공격하고..

      천두만은 공격을 막아내며 훈련하고 있는데..

      천두만의 공격을 받고 쓰러지는 노예..



천두만:(노예의 목을 탁 쳐서 숨통을 열어주면)

노예:(깨어나는데)...

천두만:(교관들을 보고, 중국말)끌고가.



      교관들이 노예를 끌고 간다.

      궁복과 정년..난생 처음 보는 광경에 긴장한 얼굴인데..

      천두만이 이제야 조장길을 보고..

      조장길 쪽으로 와서 예를 갖춘다.



천두만:(중국말)먼 길 다녀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조장길:(중국말)기력이 딸려서 이 짓도 못해먹겠어.



      조장길이 한쪽으로 가면 천두만이 조장길을 따라간다.



                24집안일각

      조장길이 자리에 앉으면..천두만이 옆에 서는데..

      서너 명의 여자 노예가 쟁반에 술과 물수건을 내온다.

      노예가 조장길을 향해 부채질을 하면..

      조장길..물수건으로 목덜미를 닦고..물을 들이키는데..

      다 마시고..신라말이 나온다.



조장길:아...살것같다. (시중을 드는 노예의 엉덩이를 손으로 탁 치면서)

      나 없는 동안 별일 없었냐?

여자노예:예..대인어른.

천두만:가신 일은 어찌 됐습니까?

조장길:헛고생 했어. 류사는 벌써 죽었다.

두만:(놀라는데)..

조장길:대신 류사를 죽였다는 신라놈을 데려왔는데

       쓸만한지 확인해봐.

두만:예..



                25집안 일각

      천두만이 있는데 교관들이

      궁복과 정년을  끌고 온다.

      궁복과 정년의 발에는 족쇄가 채워져 있다.

      천두만이 궁복과 정년을 훑어보는데..



천두만:(교관에게 중국말)풀어줘..



      교관들이 궁복과 정년의 발에 채워진 족쇄를 풀어준다.



천두만:(교관에게 중국말)두놈에게 진검을 줘라.



        교관이 궁복과 정년에게 진검을 던져준다.

        얼떨결에 진검을 받는 궁복과 정년..

        두만은 단검보다 조금 더 긴 봉 하나만을 들고

        있을 뿐이다.



두만:니놈들이 류사를 죽였다는게 사실이냐?

궁복:...

두만:실력을 어떤지 내 눈으로 봐야겠다.

     덤벼라..

     날 이기면...너희들은 오늘부터 편히 지낼 수 있다.

궁복:...



      궁복과 정년 손에 진검을 든 채 가만있는데..

      전혀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듯

      검끝이 땅을 향하고 있다. 긴장된 얼굴로 천두만을 바라보는

      궁복과 정년..

      천두만..궁복을 보고..



두만:(봉으로 궁복을 후려치고)뭐해. 덤비라니까..!!



      궁복...헉하고 주저 앉는다.이때 정년..놀라고..

      성난 눈빛으로 두만을 노려보고..

      두만을 공격한다.. 두만..정년의 공격을

      능숙하고 피하는데..

      정년의 공격을 능숙하게 피하는..두만의 입가에..

      여유 있는 냉소가 떠오르고..



두만:(정년의 공격을 막아내면서)이정도 실력으로 류사를 죽었다니

     니놈들이 암수를 쓴 게 틀림없구나.

     

       두만이..정년의 공격을 막아내다가..단 한번의

       공격으로...정년의 급소를 치고..정년이 그대로

       꼬꾸라진다.

       그 모습을 본 궁복..



두만:(궁복을 보고)덤벼봐.



       두만이 궁복 앞으로 다가서면..

       궁복이 긴장된 얼굴로 자세를 잡는다.

       두만과 궁복..팽팽한 시선을 교차하는데..

       두만...정년과는 다른 기운을 느끼는 듯..

       궁복에게 빈틈이 없어 보인다.

       궁복이 두만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두만..정년을 상대할 때와는 달리..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궁복의 공격을 막아내고..

       궁복을 공격하는데..궁복도 두만의 공격을 막아낸다.

       이때 한쪽에서 그런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보는 조장길의 시선.

       궁복.. 계속 천두만을 공격하는데

       천두만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궁복, 오기와 근성이 발동하고 계속 천두만을 공격한다.

       그런..궁복의 공격을 피하다가..일격으로

       궁복의 급소를 치고..궁복..쓰러진다.



천두만:(교관들을 보고 중국말)끌고가라.



       교관들이..바닥에 쓰러져 있는 궁복과 정년을

       끌고 간다.

       조장길이 천두만에게 다가오고..



장길:어때? 

두만:오랜만에 쓸만한 놈이 들어왔습니다.

     잘  다듬으면 그동안 진대인한테 진 빚을 갚을 수 있겠습니다.

장길:(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는데)..

     

                   26궁복의 숙소

      궁복과 정년이 있는데..두사람 모두 기운을 차린 듯

      정년이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고..

      돌아서서 궁복을 보는데..



정년:뭐하는덴지 짐작가는거 없어?

궁복:(고개를 젓는다)..



      이때 문쪽에서 기척이 들리면..궁복과 정년이 긴장된

      얼굴로 문 쪽을 본다.

      문이 열리고..여자 노예..서너 명이 들어오고..

      쟁반에 음식을 가져온다.

      탁자위에 음식을 놓는 여자 노예들

      고기가 있고..제법 먹음직스러운데..

      여자 노예들이..숙소 밖으로 나간다.



정년:(차려진 음식을 보고..긴장해서)

     대체 왜 이러는 거지?

     우리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는 거야?

     이렇게 잘 처먹여놓고..또 뭔 수작을 할려는 거야?



       궁복이 탁자 앞에 앉는다.



궁복:먹자.

정년:성..

궁복:너하고 난 이미 죽을 목숨이었어.

     지금 사는 건...덤이야.

     덤으로 사는 건데..겁날게 뭐가 있어..



           궁복..고기 덩어리를 들고 먹는데..

          정년..잠시 생각하다가..탁자에 앉고..



정년:성 말이 맞아. 암만 고민하고 궁리해봤자 달라질 거

     하나 없지..(앞에 있는 음식을 허겁지겁 먹다가)

     근데..성하고 날 상대했던 그 사람 말이야.

     봉 하나로 진검 공격을 막아내다니

     정말 대단한 실력 아냐?

궁복:.....     



                27조장길의 집 전경(밤)

      칼과 창으로 무장한 사내들이 집안을 지키고 있는데..



                28숙소(밤)

      궁복과 정년이 침상에 누워 있다.

      궁복과 정년..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정년:..자?

궁복:..아니..

정년:뭔 생각해?

궁복:옛날 청해에서...아버지를 죽인 해적들.

     우릴 사지로 내몬 자미부인...중달이...

정년:..

궁복:여기까지 오도록 내 등을 떠민 그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순 있을지...

    만나면...어떻게 복수해야 되는지..

정년:...

궁복:...가슴에 불덩이 하나가 훨훨 타고 있는데...

     당장 토해 내고 싶어도.... 토해 지지가 않아..

정년:..

궁복:이러다간....원한을 갚기도 전에...내가 타 죽겠다.



         궁복이 피를 토하듯 한숨을 토하는데..



정년:(착잡한 얼굴로 궁복을 보는데)..



                 29조장길의 집 일각

         궁복과 정년이 두만을 따라서 어디론가 가고 있다.

         조장길의 집무실 앞으로 간 두만..



두만:대인어른 두만입니다.

장길:(소리)들어와..



                30조장길의 집무실

         두만이 궁복과 정년을 데리고 들어오면..

         조장길의 탁자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다

         조장길 옆에는 차 시중을 드는 여자 노예가 있고.

         궁복과 정년이 긴장된 얼굴로 있으면..

         장길이 차를 마시고 있다.    



장길:..잘 잤어?

궁복:..

정년:...

장길:(긴장하고 서 있는 궁복과 정년을 보고)

     거기 앉아..



          궁복과 정년이 서 있으면..



두만:앉거라..



          궁복과 정년이 자리에 앉는다.



장길:저놈들....차 좀 줘..



          여자 노예가..궁복과 정년에게 차를 따라준다.



장길:마셔봐..



         궁복과 정년이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신다..



장길:어떠냐? 이건...황제가 마시는 차야.

     금보다..더 값나가는 귀한 차지.     

     내가..이 차를 나눠 마시는 사람은..나한테 더 없이 귀하고

     소중한 사람들이야.

     

궁복:...

장길:여기가 뭐하는덴지 아냐?

궁복:..모릅니다.

장길:(자리에서 일어나 궁복과 정년 앞으로 오고)

     여긴 검투사를 키우는 곳이야..

궁복:....

장길:양주 땅엔 나처럼 검투사를 키우는 자가 여럿 있다.

     우린 절도사 앞에서 시합을 붙이고

     이긴 쪽이 큰 돈을 차지하지..

     언젠가 너희들도 검투장에 나 갈 것이다.

궁복:.....

장길:싸워서 이기면 살고...지면 죽는다..

궁복:..

정년:...

장길:두만아..

두만:예.

장길:(눈짓을 하면)..



       두만이 웃옷을 벗는다.

       두만이 웃옷을 벗으면 두만의 팔뚝에 노예 표식이 있다.



장길:두만이도 한땐 검투노예였다.

      허나 최고의 검투사가 되어 신원을 회복했다

궁복:...

장길:너희가 최고의 검투사가 되면..

     죽지 않아도 된다.

     검투사로 사는 동안 너흰...황제가 마시는 차를 마시고..

     최상의 음식을 먹고 아리따운 계집들을 품을 수 있다.

궁복:....



                31자미부인의 집 일각

        자미부인 상단의 행수들이 속속 도착하는데..

        한쪽에서 명천과 태봉이 행수들을 맞고 있다.

       그들 중에..막봉도 있는데..



                32자미부인의 집무실

        상석에 자미부인이 있고..정화와 능창..그리고

       십수 명의 행수들이 앉아 있다. 긴장감이 흐르는데..



자미부인:(행수들을 둘러보고)그간 우리 상단은 당의 물목을 확보하기 위해..

        숱한 위험을 감수하며 밀거래를 해 왔소.

        그러나 밀거래로 당나라 물목을 조달하는 것은 한계가 있소.

        하여..나는 안정적으로 당나라 물목을 확보할 방법을

        모색해 왔소.



        행수들..자미부인의 말을 경청하는데..

        자미부인..행수들 앞에 교지 하나를 내놓고..



자미부인:우리 상단을 견당매물사로 임명하는 교지요.

        앞으로 우리 상단은 당과 공식적으로 교역을 하고..

        황실에 당나라 물목을 조달하는 권한도 얻었소.

행수들:(놀라는데)...

자미부인:앞으로 나는..당과의 공식적인 교역권을 기반으로..

        신라 전역으로..상권을 확장할 생각이오.

        상권을 확장하고..당과의 교역을 차질 없이 진행하자면..

        당나라 실정을 알아야 할 것이오.

        내가 상단을 끌고..직접 당으로 가겠소..

행수들:..(놀란다)...

자미부인:대규모 상단을 꾸리고..당에서 거래할 물목을 매입하자면..

        이 일을 책임지고..맡길 사람이 필요하오.



        행수들..자신이 뽑히길 바라는 얼굴인데..

        자미부인..행수들을 휘둘러보는데...



자미부인:정화에게 모든 책임과 권한을  맡길 것이니 그리들 아시오...



        행수들도 놀라는데..못마땅한 얼굴이다.

       그러나 막봉만은 얼굴에 희색이 도는데..



자미부인:(정화를 보고)회합을 주재하거라.

정화:..예..



자미부인과 능창이 집무실 밖으로 나간다.



                33집무실 앞

        자미부인과 능창이 나오면서..



능창:행수들 불만이 만만치 않을텐데...괜찮겠습니까?

자미부인:잘해낼거요.



                34집무실

        행수들 잔뜩 불만스런 얼굴로 있고...

        정화..냉냉한 분위기를 감지하는데..

        담담한 얼굴로..행수들을 보다가..



정화:대규모 상단을 꾸리고..당으로 가져갈 물목을 매입하자면..

    시간이 촉박합니다.

    우황과 어아주.. 백전포..이백 필과 저삼직..백필 필..

    그리고 해송자곤포와 해표피..백 장을 확보하여..

    당으로 가져갈 것이니..김행수님과 박행수님이 준비해 주세요.



        김행수와 박행수..떱떠름한 얼굴인데..



정화:당에 도착하면..가져간 물목을 거래하고..

    면채와 능채..공작미와 비취모..자단과 침향을 매입할 겁니다.

    국법으로 반출이 금지된 금은세공품, 은과 철은

    당으로 가져가지 않을 것이니..

    은밀히 소지한 사람이 없도록..상단을 단속해 주세요.

김행수:(떱떠름)돈이 되는 것은 금은세공품인데..

      돈 되는 것을 놔두고..돈도 안 되는..

      백전포를 이백 필이나 매입하라는 게 말이 되는 거요!

정화:...

김행수:또..계수금라는 왜 매입을 안 하는 겁니까?

      아가씨가 뭘 모르는 모양인데..계수금라는 없어서 못 파는 비단이요.

정화:(당차고 자신 있게)

    제가 얼마 전 황도를 다녀왔는데..

    황후께서 복중의 태자님을 사산하셨다 합니다.

    이는 국상과 같은 예를 다합니다.

    하니..향후 삼 년간 화려한 계수금라는 거래하기 힘들 것입니다.

    또 백전포를 매입하는 것은..

    당나라 양주에 온 파식국 상인들이 신라의 백전포와 어아주를

    높은 값에 매입하고 있다 들었습니다.

    

        정화의 자신감 있는 말에...행수들..머쓱한데....



정화:우리 상단이 당과의 교역권을 얻은 것은

    신라 전역으로 상권을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나..

    국법으로 금한 물목을 가져간다면..교역권은 박탈당할 겁니다.

    각별히 주의해 주세요.

막봉:(혼자서)알겠습니다.



      행수들..시선이..막봉에게 쏠리면 막봉 머쓱하고..



정화:물건을 매입하고..상단을 꾸리자면..시일이 촉박합니다.

     서둘러 주세요.



                35막봉이의 어물전

        막봉이와 다복이가 어물을 정리하고 있다.

        

막봉:정화아가씨께서...상단의 책임을 맡게 되셨으니..

     콩고물이라도 떨어질려나...

     순종이 이놈은..어딜 가서..코빼기도 안 비치는 거야?

    

        이때..순종이가 다급하게 달려온다.

        

순종:아부지! 다복아!!

막봉:어딜 싸돌아다니다 온거야?

순종:아부지..저 당나라 가요.

막봉:이자식이 환장을 했나..갑자기 뭔 소리야?

순종:자미부인이 견당매물사에 따라갈..상인을 모집한대요.

막봉:그건 나도 알아 이놈아..근데..니놈이..거길 왜가?

순종:거기서 뽑히면..당에 갈 수 있대요.

    나..당나라 가서..장사 할려고요.



        막봉과 다복..어이없는 얼굴인데..



순종:아부지도 같이 가요.

    당나라 가서 장사를 하면..한 몫 잡을 수 있대요.

막봉:갔다가..아주 황천 가는 수가 있은 건 모르냐?

    목숨 걸고..뱃길 가는 데가..당나라야.

    나는 적게 먹고..적게 쌀 테니..엉뚱한 소리 말어.



        막봉..순종이 말을 무시하고..어물을 정리하는데..



순종:같이 가요. 아부지..시험을 치른다는데..

    뭘 물어볼지도 모르고..

    아부지가 같이 가야..내가 뽑힐 거 아니예요?

    아부지..안가면..저 죽어요.



        막봉..옛날과 달리..신경도 안 쓰는데..



다복:(순종을 보고)당에 갈려는 속셈이 뭔데?

순종:당에 가야..노예로 끌려간 궁복이하고 연이 행방을 알아볼 거 아냐.

다복:.....

막봉:그놈들 벌써 죽었을거다. 생각하지도 말아.

순종:죽긴 왜 죽어요? 어딘가 살아 있을 거예요.

    무진주 시전에 비단전 내는 게 아부지 소원이라면서요.

    백날 건어물 팔아봤자 비단전 못 내요.

    이번에 뽑히면..앞으로 당나라 오가면서..장사 할 수도 있고..

    비단전도 낼 수 있어요.

막봉:(조금 혹하는 얼굴이다)....



                36자미부인의 집 앞

        막봉이와 순종이가 오는데..상인 모집에 많은 사내들이 몰려든다.

        막봉..자미부인의 집으로 들어가는 사내 하나를 붙들고..



막봉:상단에 뽑히면..큰 돈 번다는 게 사실이오?

사내:한사람 당 비단 열 필을 들여올 수 있답니다.

    그거 보고 곁꾼이라도 될려는 거 아니요.

막봉:(머리를 굴리는데)순종이 너하고..내 몫을 합치면...

    비단이 스무필이고...그걸 팔면...



        막봉..순종의 팔을 잡아끌며 자미부인의 집으로 들어간다.



                37자미부인의 집 일각

        암해자(항해사) 모집에 참여한 십수 명의 사내들이 있다.

        그 앞에 능창과 태봉..명천이 있다.



능창:암해자로 일한 경험이 있나?

사내1:사신을 따라..당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능창:(다른 사내 앞에 서고)항해도중에..

    안개가 끼어..방향을 가늠할 수 없다면..어찌 하겠느냐?

사내2:지남(나침반)을 보고 방향을 가늠합니다.

능창:밤에는 어찌 하겠느냐?

사내2:별자리를 볼 수 있습니다.



      능창이 사내들 앞에 서고..



능창:바닷길을 인도할 암해자가 없다면..

    상단의 목숨은 보장할 수가 없습니다.

    암해자는..지남과 별자리를 보지 않아도 오랫동안 터득한 경험으로..

    바람의 냄새와 손으로 느끼는 바닷물만으로도

    바람의 방향과 물길을 알 수 있어야 한다 들었다.



        능창이 눈짓을 하면..태봉과 명천이

        사내들에게 천 하나씩을 나눠주는데..

        

능창:횃불을 피울 것이니..눈을 감고..

    냄새만으로 횃불이 밝혀진 방향을 가늠해 보거라.

    

        사내들..천으로 눈을 감으면..

        사병이 사내들 뒤로..가서 횃불을 붙이고..높이 쳐든다.

        이때 한쪽에서 자미부인이 오는데..능창과 사병들 예를 갖추고



자미부인:계속 하거라.



       사병들..사내들의 뒤에 서서 횃불을 쳐들면..

       눈을 가린 사내들이 횃불의 방향을 표시하는데..

        십수 명의 사내들 중..서너 명이 방향을 맞춘다.



                38자미부인의 집 일각

        상인 모집에 참여한 수십 명의 사내들이 있는데..

        그 중에 막봉과 순종이 있다.

        태봉과 사병들이 사내들을 정렬 시키는데..



태봉:뭣들하는가? 줄 맞춰 서게. 어서..



        막봉과 순종이 태봉과 사병들의 지시에 따라 줄을 서는데..



태봉:(사병들을 보고)병색이 있거나..나이가 많은 자는 제외시켜라.

사병들:예.



        태봉..사내들 사이를 오가며..탈락된 자를 지목하는데..



태봉:너.. 너.. 너.. (막봉을 지목하며)거기도..나오시오..

막봉:누구? 나?

태봉:그래.

막봉:이거 왜 이러시나.. 나 아직 팔팔해.

태봉:(사병들을 보고)끌어내라.



        사병들이 막봉을 끌어내는데..



막봉:놔..놔..이놈들아..(사병들을 뿌리치는데)

    어이..태봉이..나같이 장사로 잔뼈가 굵은 사람을 안 데려 가면..

    누굴 데려 간단 말인가?

태봉:열흘도 넘는 뱃길을 버티지 못할 자가 상단에 끼면...

    일정에 차질을 빚게 돼.

    따라 나서봐야 고생만 될 테니..돌아가시오.

    (사병들을 보고)제외시켜라.

사병들:예.



        사병들이 막봉을 끌어내는데..

        이때..정화가 오고..그런 막봉을 본다.



정화:무슨 일입니까?

태봉:허약하고 나이든 자들은 제외시키고 있습니다.

정화:(막봉을 보는데)

막봉:(간절하게)아가씨..

정화:(태봉 보고)청해 현리로 오래 동안 일한 분입니다.

    뱃길도 밝을 것이니 상단에 포함시키세요.

태봉:예.



        막봉..얼른 제 자리로 돌아가고..순종도 안도하는 얼굴이다.



                39막봉의 어물전

        다복이가 어물전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막봉과 순종이 온다.



다복:(순종을 보고)어떻게 됐어?

순종:아부지랑 나..당에 가게 됐다.

막봉:정화 아가씨 아니었으면..못 갈 뻔 했어.

    (분한지)망할자식들..나를 늙은이 취급하더라.



        이때..정화가 어물전으로 온다.

        

다복:아가씨..

정화:오랜만이구나.

막봉:아가씨 도움으로..당에 가게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한데..예까지 어인 일이십니까?

정화:당에 다복이를 데려가고 싶습니다.

막봉:(망설이는 얼굴)그게...

다복:제가 아가씰 모시겠습니다.

막봉:그래...까지꺼..서너 달 어물전 닫으면 되지..

    (다복을 보고)다복아..니가..아가씰 뫼시거라.

다복:예.

정화:(막봉을 보고)내가 상단에 기별을 넣어 놓을 테니..

    어하주와 해포피를 매입하세요.

    당에 가져가면..큰 돈이 될 겁니다.

막봉:예. 아가씨..고맙습니다요.



                40조장길의 집 전경



                41훈련장 일각

      훈련장에서 노예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데..

      천두만이 궁복과 정년을 따로 훈련시키고 있다.

      

두만:검술에는 베거나 찌르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베는 건 자상만 입힐 뿐 숨통을 끊어놓을 수 없다.

     상대의 숨통을 끊으려면 사혈을 찔러라.



      두만이 눈짓을 하면..

      교관들이 이민족 노예 하나를 데려오는데

      나무 봉으로 노예의 몸을 가리키며 설명을 하는 두관.



두관:찔리면 즉사하는 사혈은 당문(심장)..제문(복부)..하음(남근)

    동공이 풀리고 사지가 마비되는 마혈은 거골..곡지..천추다.

    상대가 실력이 출중한 놈이면..

    마혈을 찔러서 사지를 마비시키고..사혈을 찌르면 된다.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이는것도 이 방법을 택하면 된다.



      궁복과 정년..긴장된 얼굴로 두만의 설명을 듣는데...



두만:허나..죽음 직전에 몰리면..상대는 포악해진다.

    잘못 건드렸다간..너희들이 먼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목숨을 보존 하는 최고의 방법은 사혈을 찌르는 거다.

    사혈은 제대로 치면..목검으로도 숨통을 끊어놓을 수 있다.

    (정년을 지목하며)연이

정년:(앞으로 나오면)...예..

두만:배운 대로..이놈에 급소를 가격해 봐.

정년:(당혹스런 얼굴인데)...

두만:뭘해!!

정년:함께 고생하는 처지에 어찌 죽일 수 있습니까?

두만: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정년..노예를 보는데..

      겁에 질려 떨고 있는 노예.

      정년..차마 가격하지 못하고..망설이는데..



두만:뭐하는 거야!!

정년:...



      정년이 손에 든 목검을 들고..노예를 치려는 순간

      두막이 봉으로..정년의 목검을 막아낸다.

      그리고 정년을 후려치는데...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정년.



두만:검투장 이었다면..니놈은 벌써 죽었다.

정년:...

두만:검투장에선 인정이 통하지 않는다.

    니놈이 살려면..어떤 놈이랑 붙든..이겨야 한다.



      궁복 굳은 얼굴이고..바닥에 쓰러져 있는 정년 착잡한데..



                    42훈련장 몽타쥬..

      궁복과 정년이 천두만에게 봉술을 배우고 있다.

      노예들고..격투를 하는 궁복과 정년의 모습.

      검술을 익히는 궁복의 모습.



                    43양주 포구 일각

        채령과 백하진 그리고 등짐을 진

        열댓 명의 상인들이 배에서 내린다.

        백하진은 호위 무사 복장이고 칼을 메고 있다.

        

채령:(백하진을 보고)예정대로 단사와 양단을 매입했으나..

    이대로는..고행수님의 상단보다 늦을 거다.

    천마산을 넘어 양주로 가야겠다.

    서둘러라.

백하진:예.



                     44양주 일각

        채령과 백하진..그리고 등짐을 진 상인들이 오는데..

        이때..채령 일행 앞으로 예닐곱 명의 산적들이 나타난다.

        채령 일행..놀란 얼굴인데..

        

채령:(중국말)웬 놈들이냐?



        산적 중 우두머리가 채령 앞으로 오고..



사내:(중국말)물건만 내놓으면..목숨은 살려주겠다.

채령:(중국말)물러나거라!

사내:(냉소를 띠고)...



        사내가 채령의 손목을 닦아 채려는 순간..

        사내 목의 급소를 가격해서 공격을 막아내는 채령.

        사내가 바닥에 쓰러지는데..



사내:(부하들을 보고)쳐라!



        사내들이 칼을 빼들고 공격을 하면..

        백하진이 칼을 빼들고 사내들의 공격을 막아낸다.

       채령도..사내들을 제압하는데..       

       백하진..출중한 검술 실력으로 사내들을 공격하는데..

        순간..사내 하나가 휘두른 칼끝이 백하진의 팔을 스친다.

        백하진..다시 자세를 잡고..

        순식간에 예닐곱 명의 사내를 처치한다.



                45설평 상단 전경



                46설평 상단 일각

        유자성이 초조한 얼굴로 있는데..

        이때..한쪽에서 설평이 온다.



설평:채령이와 고행수는 어찌 됐느냐?

유자성:아직 당도하지 않았습니다.

설평:...



        이때..채령과 백하진..그리고 등짐을 진 상인들이 온다.

        

유자성:채령 아가씹니다.

설평:...



        채령 일행..설평을 향해 예를 갖추는데..

        설평과 유자성..부상당한 백하진을 보고..놀란다.



설평:(채령을 보고)어찌된 일이냐?

채령:산적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설평:피해는?

채령:없습니다.

설평:호위 무사를 딸려 보냈는데..나머지 호위 무사는 어찌 된 거냐?

채령:묵주 포구에 착오가 생겨..모두 승선할 수 없었습니다.

    일정에 맞추기 위해 할 수 없이..먼저 양주로 왔습니다.

설평:(얼굴이 굳는데)...



                47설평 집무실

        설평이 상석에 앉아..상념에 잠겨 있고..

        채령과 장성필..그리고 대여섯 명의 행수들이 있는데..

        유자성이 급히 집무실로 들어온다.



유자성:대인어른..고행수 상단이 도착했습니다.

설평:...



        이때..고성후가 집무실로 들어오고..

        설평을 향해 예를 갖춘다.



고성후:예정된 시각보다..늦었습니다. 송구합니다.

설평:앉게..



        고성후가 자리에 앉으면..



설평:상단은 모두 무사한가?

고성후:예.



        설평..잠시 말없이 상념에 잠겨 있다가..

        행수들을 보는데..



설평:이번 하동 원행은 고행수가 맡게.



        채령과 고성후..행수들 놀란 얼굴인데..



채령:(설평을 보고)단사와 양단을 매입하여..먼저 양주에 도착한 행수에게

    하동 원행을 맡긴다고 약조하지 않으셨습니까?

설평:(엄하게 꾸짖는다)원행 상단의 모든 책임은 행수가 진다.

    너는 호위 무사도 없이..돌아왔다.

    너의 무모한 행동으로..

    니 휘하의 일꾼들은 목숨을 잃을 뻔 했어!

    만약 일이 잘못되어..목숨을 잃었다면..

    나머지 식솔들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

채령:...

설평:너는 행수 자격이 없다.

    하동 원행은 고행수에게 맡길 것이니..그리 알거라.

채령:...(착잡하고)..



                48설평 침소

        설평과 채령이 술상을 마주하고 있다.

        채령이 술을 따르면..설평이 술을 마시는데..

        

설평:채령아..

채령:예..아버님.

설평:이날까지..내가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여기는 것이 뭔 줄 아느냐?

채령:...

설평:너에게 장사를 가르친 것이다.

    험한 장사판에서 사내놈들과 겨루어..

    잘 해내는 걸 보면..안 먹어도..애빈..든든해.

채령:...



        설평..술 한 모금을 마시고..



설평: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은 뭔 줄 아느냐?

채령:...

설평:그것 또한 너에게 장사를 가르친 것이다.

    원행 장사로..니가 숱한 고생을 하고..

    찬 서리에 볼이 터지고..

    손마디가 굵어지는 걸 보면..마음이 아프구나.

채령:제가 원해서 시작한 겁니다.

설평:(고개를 저으며)..언제 비적이 습격할지 모르는 사지에

    너를 내몰았으니..

    죽은 니 어미 볼 낯이 없다.

    지금이라도 장사를 그만두는 것이 어떠냐?

채령:여자로 태어나..저처럼..넓은 세상을 본 사람은 없을 거예요.

    내당에 갇혀 사는 것보다..좋습니다.

    이번 일로..아버님께서 심려를 끼쳐드렸으나..

    앞으론 그런 일 없을 거예요.

    심려치 마세요.

설평:...



               49이도형 상단 일각

        염장과 대치가 마당 한켠에 있는데..염장..상념에 잠겨 있고..

        대치는 다소 초조한 얼굴이다.

        이때 한쪽에서 판술이 급하게 오는데..



대치:어찌 됐느냐?

판술:설평상단에서 지금 막 하동으로 원행을 떠났다고 합니다.

염장:설대인이 직접 상단을 끌고 있소?

판술:아닙니다. 고성후란 행수가 인솔하고 있습니다.

염장:(대치를 보고)준비하세요.

대치:예..



                        50초지 

        원행길을 가고 있는 설평 상단의 긴 행렬.

        호위무사들이 행렬의 앞뒤로 철통같은 경계를 펴고 있는 모습이다.



                        51초지일각

        흙먼지를 크게 일으키며 세차게 말을 달려가는 무리들.

        보면 염장을 필두로 초적으로 위장한 수십 명의 무장한 사내들이

        말을 달리고 있다.



                        52산 정상

        산 밑으로 강이 흐르고 있고 강어귀를 지나고 있는

        설평 상단의 행렬.

        그런 모습을 산 위에서 지켜보고 있는 염장.

        주위 지형을 확인하곤 부하들에게 수신호를 보낸다.

        일제히 복면을 두르고 산 밑으로 말 머리를 돌리는 염장의 부하들.



                        53강어귀

        강을 따라 올라가는 설평 상단의 행렬.

        사방이 강과 높은 산으로 막혀있다.

        이 때 앞뒤로 튀어 나오는 초적들.

        염장과 그의 부하들이다.

        당황하는 설평 상단의 사내들.

        거침없이 말을 달리며 설평 상단의 행렬을 휘젓는 초적들.

        비명 소리와 함께 아비규환이 되 버린 설평상단.

        일부는 도주를 하지만.

        그들 하나도 놓치지 않고 화살을 날리는 초적들.

        칼을 뽑아들고 초적들과 대적하고 있는 고성후.

        그런 고성후의 칼에 염장의 부하 두어 명이 당하는데..

        염장이 고성후와 맞서 싸우고

        염장의 칼에 쓰러지는 고성후.



                        54설평상단 집무실

        설평과 채령 유자성이 있는데..

        장성필이 굳은 표정으로 뛰어 들어온다.



장성필:대인어른.

설평:무슨 일인가?

장성필:......

유자성:어서 무슨 일인지 고하게.

장성필:초주에서 기별이 왔습니다.

유자성:고행수가 당도했다는 기별이냐?

장성필:고행수의 원행상단이 초적들에게 당했다 합니다.

설평:......

장성필:하동으로 가는 물건 모두를 강탈당했습니다.

설평:(침착하게)..상단은 어찌 됐느냐?

장성필:......

설평:고행수는 무사한가?

장성필:....모두 죽었습니다.



        순간..설평의 눈빛이 흔들리는데...애써 내색않는다



채령:정말 단 한사람의 생존자도 없습니까?

장성필:..예.

채령:아무리 초적이라지만

    상단의 호위무사들은 양주 최고의 무사가 아닙니까.

    헌데 어찌 전멸을 당할 수 있단 말입니까?

장성필:......

설평:(유자성에게)약조한 기일은 얼마나 남았는가?

유자성:.......

설평:내 직접 상단을 끌고 가겠네.

유자성:지금 나서도 기일을 맞출 수는 없습니다.

설평:늦어도 가야하네.

유자성:소용없습니다.

       이번 거래는 포기하셔야 됩니다.

설평:(착잡한데)..



                    55양주 수로 일각

          이도형이 수로 옆에서 상념에 잠겨 있다.

          이때 염장이 다가와서 도형에게 예를 갖춘다.



도형:어인 일이냐?

염장:설평상단의 하동 원행은...이뤄지지 않을 것입니다.

도형:....

염장:하동엔...제가 상단을 끌고 다녀오겠습니다.

도형:..그리 해라.



          염장이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고 한쪽으로 가면..

          강물을 바라보는 도형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르고



                     56훈련장

      궁복과 정년이 노예들과 함께 훈련을 받고 있다.

      한쪽에는 체력 단련을 하는 자들도 있고..

      맨몸으로 격투를 하는 자들도 있는데..

      궁복과 정년..그리고 예닐곱 명의 노예들이

      밧줄을 타고..올라가는 훈련을 하고 있다.

      끝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떨어진 노예에게는 몽둥이질이 가해지는데..

      사력을 다해..밧줄을 타고 올라가는 궁복과 정년.

 

                     57훈련장

      노예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궁복과 정년..그리고 예닐곱 명의 노예들이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린 채 진검을 들고 있는데..

      교관들이..노예들을 향해..목검을 휘두르며..훈련시키고 있다.

      눈을 가린 채라..어디에서 목검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인데..

      능숙하게 목검을 막아내던 노예들도. 교관의 목검을 맞고..

      쓰러지는데..

      궁복 끝까지 남고..교관의 목검을 막아낸다.

      한쪽에서 그런 궁복을 지켜보는  천두만..



                        58집안일각

      훈련장이 한눈에 내려다보는 곳인데..

      조장길이 궁복의 솜씨를 눈여겨본다.

      

                        59훈련장

      이때..조장길이 훈련장으로 온다.

      천두만..조장길한테 예를 갖추는데..



천두만:(훈련중인 노예한테)멈춰라.



      노예들..조장길을 보고 예를 갖추면..

      조장길이 궁복앞으로 다가간다.



조장길:너는 지금껏 내가 본 검투노예 중..가장 무예가 출중한 놈이다.

      허나 검투장에 나가면 넌 목숨을 잃기 쉽상이다.

궁복:...

조장길:지금 니 몸에 베어있는 무예는 너한테 해가 된다.

       검투에서 현란한 몸동작은 필요없다.

       상대의 숨통을 끊어 놓는 기술만 배워라.

궁복:...예..



      조장길 한쪽으로 가는데..

      이때..대문을 지키는 사내가 조장길 앞으로 온다.



사내:(예를 갖추고, 중국말)대인어른..

조장길:(중국말)무슨 일이야?

사내:(중국말)양주 상방에 설대인께서 오셨습니다.



                60조장길의 집무실

      설평과 유자성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때..천두만과 시녀들이 들어온다.

      시녀들..쟁반에 술과 안주를 차려서 들고 들어오는데..

        천두만..설평한테 예를 갖추고..



천두만:곧 오실겁니다.

설평:(느긋한 얼굴로)...기다리지.



      시녀들이 술상을 놓으면..

      설평..느긋하게 술을 따라 마시는데..

      이때..조장길이 집무실로 들어온다.

      유자성..일어나 조장길을 향해 예를 갖추는데..



장길:(설평을 보고)웬일인가?

설평:앉게.



      조장길이 자리에 앉으면..

      유자성이 설평 옆에 앉는데..



장길:장사는 어때?

설평:자네 도움이 필요하네.

장길:무슨 일인데?

설평:이번 원행 길에 초적들 습격을 당했어.

    상단 호위 무사들이 전멸하고 모든 물목을 강탈당했네.

장길:...

설평:상단을 추스르고 원행을 가자면

    호위 무사를 꾸리는 일이 시급한데..

    자네가 데리고 있는 검투노예중에 쓸만한 놈들을 데려가야겠네.

    몇 명 내 주게.

장길:값만 제대로 쳐주면야..얼마든지 내주지.



                61훈련장

      노예들이 창술과 봉술 대련을 하고 있는데..

      궁복과 정년도 대련을 하고 있는데..

      조장길이 설평..유자성과 함께 훈련장을 돌아본다.



조장길:(노예를 지목하며)저놈 어떤가?

      장창 쓰는데 따를 자가 없네.

설평:(흡족하지 않은 얼굴이고)...

조장길:(다른 놈을 지목하며)저기..저놈은

      힘이 장사지..

설평:(흡족하지 않은 얼굴이다)



      설평..대꾸도 안하고..다른 노예를 둘러보면..

      조장길..떱떠름한 얼굴로 설평을 따라가는데..

      노예들을 둘러보던 설평..궁복에게 시선이 머문다.

      궁복은 설평을 의식하지 못하는데..

      궁복의 뛰어난 무예 솜씨를 눈여겨보는 설평.

      조장길..설평이 궁복을 눈여겨보는 것을 보고..



조장길:쓸만하지? 내 숱하게 검투노예를 길러 봤지만

       저만한 놈은 본 적이 없어.

설평:...

장길:신라놈일세.

설평:(궁복을 보다가)저 놈을 데려가겠네.

장길:안돼.

설평:왜?  돈은 원하는 대로 주겠네.

장길:내 주고 싶어도 내줄 수가 없다니까.

설평:무슨 소린가?

장길:저놈은 이미 검투시합이 잡힌 놈이야.

     내달 보름에 절도사의 검투장에 내보낼 거야.

설평:검투장에 내보내면 죽을 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허망하게 죽이기엔 아깝네.

장길:죽다니? 재수 없는 소리 말아.

    검투사가 목숨을 걸고 싸운다면..

    검투사를 키우는 우린

    누가 최고의 검투사를 키우는 가를 두고 자존심 대결을 하지.

    헌데..요사이 내가 세운 놈들은 매번 죽어나가고

    내 체면은 땅에 떨어졌어.

    저놈이라면...내 체면을 다시 세울만해..

설평:(잠시 고민하다가)

    저놈이 자네 체면을 세우고 나면

    그땐 나한테 넘길텐가?

    선금으로 은자 이백 냥을 주겠네.

장길:...

설평:만약 저놈이 검투장에서 죽더라도..그 돈은 받지 않겠네.

    대신..살아남으면..은자 이백 냥을 더 줄 테니

    나한테 넘겨주게.

장길:(동요하는 눈빛)...



                62절벽 위

        밑을 보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절벽이다.

        그 절벽을 오르고 있는 열대여섯 명의 검투노예들이 보이는데..

      그들 중에..궁복과 정년도 있고..



                   63절벽

        절벽을 타고 있는 궁복과 정년의 모습.

        혼신을 다해 조금씩..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이는데..

        그 때 한 놈이 떨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리고..

        더욱 두려움에 떠는 정년의 표정.. 비장한 궁복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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