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왕사 일각
염장이 절 일각을 가는데..
주지승과 마주치면 합장으로 예를 갖추고..
한쪽으로 가는데..
사찰 곳곳에 군사들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본다.
염장..의아한 얼굴로 다른 쪽을 보면..
역시 군사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때..사찰 마당으로 들어서는 장보고와 채령..하진..
그리고 등짐 진 일꾼들.
장보고를 보고 놀라는 염장.
먼 시선으로 장보고를 바라보는 염장의 눈빛이 흔들리는데..
장보고는 염장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고..
그런 장보고와 염장이 교차하는데..
2대웅전 앞
장보고와 채령이 의영을 데리고 오면..
등짐을 진 일꾼들이 장보고를 따르는데..
무창과 정년..장성필이 장보고와 채령을 맞는다.
장보고와 채령..의아한 얼굴이고..
장보고:(무창을 보고)여긴 어인 일이 십니까?
무창:장대사를 호위하러 왔네.
정년:사찰에 군사들을 배치시켰습니다.
장보고가 사찰을 둘러보면...
곳곳에 군사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장보고:(무창을 보고)괜한 일을 하셨습니다.
다음부턴..이러지 마십시오.
정년:대사님을 지키는 것 또한 군사들의 소임입니다.
무창:장대사를 호위하는 위병단을 확충할 것이네.
장보고:지금 있는 호위군사로 충분합니다.
이러지 마십시오.
무창:염문이와 그 수하들의 행방이 묘연한 시점에서
호위를 소홀히 할 순 없네.
내가 알아서 할 것이니 자넨 개념치 말게..
장보고:(무창의 완강한 고집에 어쩔 수가 없고)..
장보고가 대웅전 쪽으로 가면..
채령과 의령 등..일행이 따르는데...
3대웅전
불상 앞에 서서 설평의 제사를 지내는 장보고와 채령의 모습.
대웅전 한쪽에..의영이 있고..
마당에는 정년과 무창..일꾼들도 도열해 있다.
엄숙하게 제사를 올리는 모습이 비춰지고..
4절 일각
염장이 초조한 얼굴로 있는데..
염장..가까스로 감정을 다스린다.
그런 염장의 얼굴 위로..장보고에게 당했던 치욕이 떠오른다.
장보고에게 자자형을 받던 일.
청해 포구에서 치욕을 당하던 일.
노역장에서 험난하게 살았던 일들이 스쳐지나가고...
염장의 눈빛이 흔들리는데..김양의 말이 떠오른다.
김양:내..너에게...칼로서 장보고를 죽이지 못할 것이라 했다.
지금 장보고를 죽일 수 있는 것은 칼이 아니라 권력뿐이다.
김양의 말을 떠올린 염장..애써 분노를 다스리는데..
5대웅전 안
장보고 혼자 대웅전에 있고..
설평의 위패 앞에 흥덕왕에게 하사받은 환두대도를 올려놓는데..
장보고..위패 앞에 무릎을 꿇고..
장보고:대인어른..
소인..폐하로부터 환두대도를 하사받고..
청해진 대사라는 직책까지 부여받았습니다.
제가 짊어지고 가야할 책임이 막중하고..
험난한 길이 제 앞에 놓여 있습니다.
소인..대인어른의 가르침대로..소신을 굽히지 않고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겠습니다.
6절 일각
염장이 먼 시선으로..대웅전에서 예를 올리고 있는 장보고를 보는데..
이때 염장의 뒤에서 염장을 부르는 정년의 목소리.
정년:(소리)이보시오..
염장..긴장하는데..
염장에게로 다가오는 정년.
염장..등을 돌리고 선 채로..짧은 순간..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염장이 고개를 속인채로..돌아서면..
정년:주지스님은 어디 계시오?
염장:(고개를 숙인채로)...조사당에 계십니다.
정년..염장이라는 것을 짐작하지 못하고..한쪽으로 가면..
그런 정년을 바라보는 염장의 서늘한 시선.
7산길
대치와 백경이 염장이 있는 인왕사로 가고 있다.
이때 한쪽에서..장보고와 채령..의영..정년과 무창 그리고 십수 명의
군사들과 일꾼들이 오는데..
대치와 백경 얼른 숲 속으로 몸을 숨긴다.
대치와 백경이 몸을 숨긴 채로 장보고 일행을 바라보는데..
장보고를 본 백경이..가슴속에 단검을 꺼내는데..
대치..그런 백경과 시선이 마주치면..
고개를 젓는다.
백경..어쩔 수 없이..바라보기만 하는데..
8절 일각
대치와 백경이 경내로 들어서고..다급한 얼굴로
절 일각을 돌아다니면서 염장을 찾는데..
한쪽에서..염장이 나무를 패고 있다.
염장..온 몸에 땀이 흥건하도록..나무를 패는 일에 열중하고 있는데..
그런 염장을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보는 대치와 백경.
대치와 백경..염장에게 다가가고..
대치:대행수님..
염장..돌아보면..대치와 백경을 보고..반가운 기색이 스친다.
9절 방
염장과 대치..백경이 있고..
염장..한결 마음이 진정되고 밝아진 얼굴로..
대치와 백경에게 차를 따라주고..차를 권하는데..
염장:내가 직접 만든 찹니다. 마셔보세요.
대치와 백경..차를 마시고..
대치:이젠 마음을 다스린 듯싶습니다.
한결 편해 보이십니다.
염장:(희미한 미소를 띠고)그렇게 보입니까?
염장..담담한 얼굴로 차를 한 모금 마시는데..
대치:오는 길에...장보고를 봤습니다.
인왕사에 다녀가는 모양인데..대행수님도 보셨습니까?
염장:..예. 설대인의 기일인가 봅니다. 제를 지내고 갔습니다.
대치:...장보고를 보시고도 분노를 억누를 수 있으니
대행수님의 수행이 효력이 있나 봅니다.
염장:(씁쓸한 미소를 띠는데)...
대치:대행수님..
염장:...
대치:저는 무주도독의 수하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서남해안에는 아직도 우리의 잔여 세력이 남아 있고..
이들을 규합한다면...우린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제가 대행수님을 모시겠습니다.
백경:대행수님의 명이라면..뭐든 하겠습니다.
명령만 내려 주십시오.
염장:...
대치:무주도독은 우리를 이용하다 자신의 잇속을 차리고 나면
언제든지 버릴 것입니다.
염장:무주도독이 나를 이용한다면 이용당해야지요.
대치:대행수님..
염장:장보고를 죽이자면 나 또한 무주도독을 이용해야 합니다.
담담한 얼굴로 차를 마시는 염장의 눈빛이 서늘한데..
10장보고의 집무실
장보고가 있는데 이때 정년과 무창이 들어온다.
정년:부르셨습니까?
장보고:(무창을 보고)앉으세요.
무창과 정년이 자리에 앉으면..
장보고:대장님이..연이와 같이 무진주에 좀 다녀와야겠습니다.
무창:..무슨 일인가?
장보고:염문이의 행방이 맘에 걸립니다.
무주도독을 만나서...염문이가 어찌 됐는지 알아보세요.
무창:알았네.
11무진주 치소
12김양의 집무실
김양과 김양순이 있고..그 앞으로 무창과 정년이 있는데..
무창:이년 전 도독어른께서..청해로 내려와 압송해간 염문이가
노역장에서...사라졌습니다.
어찌 된 일입니까?
정년:염문이뿐 아니라...그 수하로 있는 놈들까지
행방이 묘연합니다.
도독:내가..노예들의 행방까지..챙길 정도로 한가 한 줄 아는가?
무창:염문이는 보통 노예가 아니라..해적의 수괴였던 놈입니다.
그런 놈이..도주하여 서남해안에 남아있는 잔여 해적무리를
규합한다면 다시 해적 소탕을 위해..전력을 허비해야 합니다.
도독:그런 일은 없을 것이니..그만 물러들 가게.
무창과 정년...심각한 얼굴로 도독을 보는데..
13무진주 일각
무창과 정년이 가고..그 뒤로..서너 명의 군사들이 따르는데..
무창:뭔가..수상쩍다.
정년:수상쩍다니요?
무창:..염문이와 그 수하들이 사라졌다는데도
무주도독의 반응이 너무도 태연해.
정년:하면...염문이가 사라진 것이 무주도독과..연관이 있다는 말입니까?
무창:연관이 있는지 없는지..우리가 직접 알아봐야겠어.
정년:......
13-1무진주 일각
무창이 있는데...이때 정년이 무진주치소 군관 한명을
데리고 온다.
정년:사자금당 군관입니다.
군관:왜 보잔거요?
무창:당신이 이년전...해적수괴 염문이를 청해에서 무진주로 압송했소
군관:그렇소..무진주로 끌고 온 놈을 내 직접 문초를 하고
덕진포 인근에 있는 노역장 노예로 보냈지.
무창:그놈이 노역장에서 사라졌소.
행방에 대해 들은 것이 있소?
군관:(놀라고)그럴 리가 있나!!
평생을 노역장 노예로 살아야 될 놈인데 사라지다니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이오?
무창:(빤히 군관의 얼굴을 주시하는데)...
어디로 갔는지는 당신이..알잖소.
군관:(당황해서)..지금 무슨 소리하는거요!!
무창:(정년에게 눈짓을 하면)..
장년:(군관에게 은전이 담겨 있는 주머니를 내미는데)..
군관:뭐요?
무창:..받아두시오.
군관:....
정년:이 은전이 꼭 필요할텐데...
군관:...
정년:사자금당의 공금을 빼낸 사실이 발각되어 곤경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군관:(놀란다)..
무창:내가 원하는 것을 말해주면
지금 처한 곤경에서..구해 주겠소.
무창의 말에 흔들리는...군관의 눈빛.
13-2무진주 일각
군관이 무창과 정년을 사가 앞쪽으로 데려오는데..
군관이...사가를 가리키며..
군관:저 집이요.
무창과 정년이 군관이 가리키는 사가를 보는데..
군관:확실한건 아니요.
소문일 뿐이니까...확인을 하는건 그쪽에서 알아서 하시오.
그럼 난 이만 가보겠소.
군관이 서둘러 한쪽으로 사라지면..
무창과 정년이 굳은 얼굴로 사가를 바라보는데..
13-3사가일각(밤)
복면을 쓴채로 월담을 해서...사가로 잠입하는
정년과 무창..
조심스럽게..한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이때 한쪽에서...정년과 무창을 본...태천.
태천:웬놈이냐!!
정년과 무창..놀라고...태천 칼을 빼들고..
정년과 무창쪽으로 달려오는데..
정년과 무창과 맞서서 싸우는 태천..
이때 순식간에..한쪽에서 예닐곱명의 비밀부대원들이
칼을 들고..달려오는데..(대치와 백경은 보이지 않고)
사내들과 맞서서 싸우는 정년과 무창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다시 월담을 해서 도주를 하는데..
13-4무진주 일각(밤)
도주한 무창과 정년이 복면을 벗고..
가쁜 숨을 고르는데...
무창:괜찮느냐?
정년:예..
무창:놈들의 무술 실력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정년:..(심각한)...
13-5.무주도독 집무실
김양과 김양순이 있고.. 김양 놀란 얼굴로
김양:(놀란)뭐요?
양순:장보고가 보낸 놈들 같습니다.
김양:(심각한 얼굴로 말이 없다가)
지금 즉시...비밀부대의 은신처를 옮기시오.
옮긴 곳은 절대로 노출이 되지 않도록
보안에 만전을 기하시오.
양순:예...
14자미부인의 집무실
자미부인과 사정부령..병부령이 있고..
사정부령:청해로 사람을 보냈으나..본영에 잠입하지 못하고..돌아왔소.
병부령:지금은 장보고가 황도 정치에 관여하고 있지 않으나..
언제 야심을 들어낼지 모릅니다.
놈이 일어서기 전에..놈을 제거해야 합니다.
사정부령:어찌하면 좋겠소?
자미부인:우선...황도 귀족들의 세를 규합해야합니다.
놈이...골품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신분의 철폐를 주장한다는 사실을 알리면
황도 귀족들도 우리와 뜻을 함께 할 겁니다.
사정부령과 병부령..동의하는 얼굴이고..
15본영 일각
장보고가 나오는데..한쪽에서 하진이 오고..
하진:대사님..
장보고:무슨 일이냐?
하진:정화 아가씨가 오셨습니다.
장보고:...
이때 한쪽에서 정화와 무진이 온다.
장보고와 정화의 시선이 마주치고..두 사람..눈으로 예를 갖추는데..
16장보고의 집무실
장보고와 정화가 마주앉아 있다.
정화..장보고 앞에 김우징의 서신을 내미는데..
정화:시중어른께서 대사님께 보내신 서신입니다.
장보고..서신을 읽어보는데..
서신을 읽는 장보고의 얼굴이 굳고..
그런 장보고의 얼굴을 살피는 정화.
정화:(서신의 내용을 알고 있는 듯)
시중어른께선..신분의 차별을 두지 않겠다는 대사님의 뜻을
염려하고 계십니다.
장보고:시중어른이 무엇을 우려하시는지 알지만..
저는..제 소신대로 신분에 틀에 갇혀 재주와 능력을 쓰지 못하는
인재를 발굴하겠습니다.
정화:나는 대사님의 뜻을 지지하지만
황도의 귀족들이 보기에 신분을 철폐하는 것이
반역을 획책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장보고:반역이라니요?
정화:황권이 미약해진 후
귀족들은 흉흉한 민심을 억누르고..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방편으로
엄격한 신분의 법도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대사님이 신분을 철폐하겠다는 것은 귀족들에 대한
도전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장보고:(심각한)...
장화:시중어른께서 우려하시는 것도 바로 그 점입니다.
장보고:...
17청해 본영 전경
18장보고의 집무실(수정)
장보고와 채령..장길..정년..무창이 있다.
장길:정화아가씨 말이..틀린 것이 아니다.
귀족들 눈엔 반역으로 비춰질 수 있다.
정년:(흥분해서)뼈 빠지게 일해서 황실의 재정을 돕고 있는데..반역이라니요?
채령:어찌하실 겁니까?
장보고:(잠시 숙고 끝에)뜻을 접을 수는 없습니다.
신분의 차별을 두지 말고..사람을 써서
그 능력에 맞는 일을 주고 먹고 살 방도를 마련해 주겠습니다.
채령:대사님 신변에 위험이 닥칠 수도 있습니다.
신중하게 생각하십시오.
장보고:이대로 주저한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질 것이니 예정대로 진행하세요.
(무창과 정년을 보고)..염문이의 행방은 파악했습니까?
무창:무주도독도...행방을 모른다고 했지만..
뭔가 미심쩍은 데가 있네.
장길:미심쩍다니?
무창:근자에 무주도독이 비밀부대를 양성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노역장에서 노예로 살고 있는...죄인들을 빼내서
비밀부대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무창의 말에 장보고와 장길이 놀라는데..
장길:하면 염문이와 그 수하들이 비밀부대에 들어갔단 말인가?
정년:저희도 소문만 듣고 사실을 확인을 할려고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무진주에 군사들을 남겨 소문의 진상을 파악하라 지시했습니다.
장보고의 심각한 얼굴.
(19 20 씬 생략 됐음)..
21청해포구 일각(수정)
중달을 따라 등짐을 진 천태가 오는데..
천태:행수님..정말 이래도 되는 겁니까요?
중달:그럼 어쩌냐?
천태:아..그러게..왜 투전을 하십니까?
행수님은..그놈에 투전 때문에...망하고 말겁니다요.
중달:..아..이자식이..불난데 부채질 허고 있네.
입닥치고..따라와.
중달이 당당하게 가면..걱정스런 얼굴로 중달을 따르는 천태.
22정화의 여각 안(수정)
여각 안은 상인들로 붐비고..
용수와 일꾼들이 손님을 맞고 음식을 나르느라 분주한데..
중달과 천태가 여각으로 들어선다.
중달과 천태를 본 용수가 헉하고 놀라는데..
중달:(여각을 둘러보면서)신라 돈은 죄다 청해로 모여든다는
말이 헛말이 아니여..
중달과..천태가 일꾼의 안내를 받아서..한쪽 탁자에 앉는데
용수가..급하게 계단으로 올라가고..
이때 이층에서..막봉과 순종이 오는데..
용수:행수님..
순종:뭐야?
용수:저...저기 좀 보십시오.
막봉과 순종이 용수가 가리키는 곳을 보는데..
막봉과 순종이 놀란다.
순종:저놈은..중달이 아니냐.
막봉:..저 망할 자식이 여긴 웬 일이냐?
중달과 천태가 일꾼이 가져온 음식과 술을 마시고 있는데..
막봉과 순종이 다가간다.
막봉:(애써 당당한 얼굴로)여긴 어쩐 일이야?
중달:오랜만이요. (순종을 보고)오랜만이다이..
막봉:얼굴에 개기름이 좔좔 흐르는 것이...신수가 훤하구나.
중달:(씩 웃고)
고것은 이행수도 마찬가지요.
막봉:나..행수 아니거든.
대행수야 대행수!!.
중달:(빈정거리듯)아이고..그러십니까요. 대행수님.
순종:또 뭔 수작을 부릴려고..청해엘 나타난 거야?
중달:(어이없다는 듯 픽 웃으면서)
수작이라니? 뭔 놈에 여각이 손님을 이따우로 대접하나?
대행수님..귀 좀 빌립시다.
막봉:...?
중달이..막봉의 귀를 잡고..뭐라 속닥거리는데..
막봉..놀란 얼굴로 중달을 보는다.
막봉:그게 정말이냐?
중달:못믿겠으면..말고.
막봉:(의심하는 눈초리로 중달을 보는데)...
23정화의 집무실(수정)
정화와 중달이 있다.
정화:자미부인이 보냈소?
중달:자미부인은 모르는 일입니다요.
정화:...
중달이 들고온 보자기를 탁자위에 놓고..
보자기를 풀면..장부 몇권이 있다.
중달:아가씨께서 관심을 가질거라 생각해서
가져 왔습니다요.
정화:뭐요?
중달:자미부인 상단의 거래 내역이 적힌 장붑니다요.
이것을 보시면...자미부인이 상세를 빼돌려
황도의 귀족들에게 뒷돈을 댄 내역까지 샅샅이 적혀 있습니다요.
정화:...
중달:은전..삼백냥만 내 놓으시면
이 장부를 아가씨께 넘기겠습니다요.
정화:(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중달을 본다)..
중달:(역시..씩 웃는데)...
정화:그 장부를 누가 만들었는지아시오?
중달:....?
정화:내가 만들었소.
중달:(당황하는데)......
정화:이미 다 파악하고 있으니 그만 물러가시오.
중달:(낭패스러운)...근자에 것은 모르시지 않습니까!
백냥만 주십시오.
정화:무진이 있느냐?
무진이..집무실로 들어오는데..
정화:..이 자를 끌어 내거라!
중달..미치겠는데...
24.청해 일각(수정)
중달과 천태가 걸어가는데..중달 퉁퉁부은 얼굴이고
천태가..그런 중달의 눈치를 살피면서..
천태:어찌 됐습니까요?
중달:내 얼굴 보고도 모르겠냐?
천태:...(머쓱)..
중달:..요망한..년...어디 두고 보자
천태:(들고 있는 보따리를 천태에게 내밀면서)이..장부는..어쩝니까요?
중달:밑구녕을 닦던지..불쏘시개로 쓰던지..니 맘대로 혀!
그나저나..어디서..돈을 구한다냐.!!
사흘안에..돈을 갚지 못하면...왈패놈들이 가만있지 않을것인데...
25청해 해안가 일각
군사들이 통나무를 나르고..목책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최무창과 정년이 목책 공사 현장을 둘러보는데..
정년:장도리의 방벽 공사는 끝났고
목책 공사만 하면...청해는 진영의 면모를 갖추게 됩니다.
무창:서둘러 끝내야 하니
장도리쪽 인부들까지...목책공사에 투입하도록 해라.
정년:예..
이때 조장길이 다가오고..
장길:밖에 있는 적을 막는다고 청해진이 번성하겠느냐?
무창과 정년..의아한 얼굴로 장길을 보면..
장길:이런..무심한 위인들을 봤나.
언제까지 장대사를 혼자 놔둘 작정이야?
한시라도 빨리 장대사가 일가를 이뤄야
청해진이 안정된다는 것을 모르는 게야?
무창:저도 장대사가 혼례를 치르기를 바라지만..
당사자가 마음이 없는데..어찌합니까?
정년:제가 하진이와 혼례를 치르기 전에도
대사님 먼저 가셔야 된다고 했지만
요지부동 이였습니다.
장길:더는 두고 볼 수가 없다.
내가 나서서 장대사와 채령이의 혼례를 강행해야겠어.
정년:대인어른께서...강행을 하신다 해도..
문제는 정화 아가씨입니다.
장길:...?
정년:대사님 마음엔 아직 정화 아가씨뿐인 듯싶습니다.
장길:이런!! 지난 세월이 얼만데 아직까지 못 잊는 것이야!!
26정화의 여각
조장길이 천두만과 함께 정화의 여각으로 들어오면..
한쪽에서 여각 돌아가는 상황을 살피던 막봉이 조장길을 맞는데..
막봉:어서 오십시오.
장길:잘 되는가?
막봉:그냥..저냥 돌아갑니다.
장길:그냥 저냥이 아닌데? 우리 여각보다 손님이 더 많아..
막봉:우리 아가씨께서 수완이 좋아서
상인들이 제법 몰리고 있습지요.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장길:정화 아가씨를 만나러 왔네. 있는가?
막봉:예..
장길과 천두만..막봉의 안내를 받으며..여각 이층으로 올라가는데..
27정화의 집무실
정화와 장길이 마주 앉아있다.
정화:예까지 어인 일이십니까?
장길:내..아가씨께 긴히 말할이 있소.
정화가 손수 차를 따라서 장길 앞에 놓는데...
그런 정화 살피는 장길의 시선.
정화:인왕사 주지스님께서 재배하신 찹니다.
향이 좋습니다..드셔보세요.
장길:(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는데)
당나라 황실에 진상되는 차보다 향이 좋구만.
정화:...
장길:여각도 번성하고..이만하면..성공한 듯싶은데..
아가씨는 이대로 혼자 사실 작정이오?
아가씨는 귀족 신분이고..그만한 미색이면
눈길을 주는 사내가 한둘이 아닐 터인데...
정화:(말없이 미소를 띠는데)
장길..잠시 고민 끝에..
장길:혹...정목황후를 아시오?
정화:돌아가신 황후님이 아닙니까.
장길:그렇소. 폐하께서 즉위하시고 두 달 만에 돌아가셨다 들었소.
폐하께서는 돌아가신 황후님을 사모하시여..
새 황비를 맞아들이라는 신하들의 주청을 물리치고..
시녀들도 일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신다 들었소.
정화:알고 있습니다.
폐하의 모습을 애처롭게 여긴 시중어른께서
당에서 들여온 앵무새 한 쌍을 선물했는데..
암놈이 죽고 수놈만 홀로 남아 구슬프게 우니
폐하께서 동경을 수놈 앞에 걸어두셨답니다.
앵무새는 동경 속에 있는 새가 짝인 줄 알았다가
동경을 쪼아보고는
그것이 그림자인 줄 알고 더욱 슬피 울다가 죽고 말았답니다.
폐하께서 죽은 앵무새를 위해 향가까지 지었다고 들었습니다.
장길:폐하께서 황후님을 그토록 사모하신 것은 칭송받을 일이나
신라 황실을 위해서는 큰 실정을 범하신 것이오.
정화:...
장길:황권이 무력해지고..귀족들이 황실을 뒤흔드는 이유가 뭐겠소?
폐하께서 황통을 이을 후사를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오?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은..
사사로운 감정을 접고 후일을 도모해야 될..책임이 있는 것이라
생각하오..
정화:...
장길:청해진 대사라는 막중한 소임을 맡고 있는 장대사도..
마찬가지일 것이오.
정화:...
장길:내 외람되나..아가씨께 청이 있소.
정화:...
장길:장대사가 마음을 잡고..채령이와 혼례를 치르도록 아가씨가 도와주시오.
정화:...
28청해 바닷가
정화가 바다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겨 있다.
쓸쓸한 얼굴로 바다를 바라보는 정화의 얼굴.
29정화 집무실
정화와 막봉..순종이 있다.
막봉과 순종..놀란 얼굴인데..
막봉:황도로 떠나시겠다니요?
정화:이젠 여각도 자리를 잡았으니..여각은 두 분이 책임지고 맡아주세요.
순종:황도엔 왜 가려 하십니까?
정화:나는 황도로 가서 시중어른을 모실 것입니다.
막봉과..순종..놀라는데..
30장보고의 집무실
장보고가 자리에 앉아서 일을 보고 있는데
이때..순종이 들어오고..
순종:대사님.
장보고 순종을 보고..
장보고:웬일이야?
순종:..긴히 할 말이 있다.
장보고:앉아..
순종이 자리에 앉으면 순종 선뜻 말을 못하는데..
장보고:뭔데 그래?
순종:정화아가씨께서..여각을 아버지하고 나한테 맡기고
황도로 가신단다.
장보고:...?
순종:황도로 가셔서..시중어른을 모시겠데.
장보고:(놀라는데)...
순종:아버지하고 내가...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다.
청해로는 안 돌아오실 모양이야.
장보고:...
31진영일각(밤)
진영 일각에 장보고가..혼자 있다.
상념에 잠겨 있는 장보고의 얼굴위로
정화의 말이 떠오르는데..
정화:저와의 인연이 지속되었다면
행두님은 그 인연에 사로잡혀..
이처럼..큰일을 이루지 못 하셨을지도 모릅니다.
행두님을 향한..마음을 접은 것이..다행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장보고:제 마음은 변한 것이 없는데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정화:(서글픈 미소를 띠고)
아닙니다. 행두님이...큰 뜻을 펼치자면
사사로운...인연에 집착하지 마셔야 합니다.
이제 행두님은...오래전...제가 마음에 두고 그리던 분이 아니라
헐벗고 굶주렸던 청해 사람을 위해..
귀족의 폭정에 신음하는...신라 사람을 위해..
큰일을 도모해야 될 분입니다.
저는...먼발치에서라도 행두님이 큰 뜻 이루시는데..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정화의 말을 떠올린 장보고..심란한 얼굴이고..
32정화의 집무실(밤)
정화가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33청해 일각
장보고가 어디론가 가고 있는데..
장보고 뒤로..장성필과..몇 명의 호위 군사들이 뒤따르고 있다.
34정화의 여각 안
장보고가 여각 안으로 들어오면
여각에 있던 순종이 장보고를 보는데..
장보고:정화아가씨..어디 계시냐?
순종:청해를 떠나기 전에...사향도에 가보고 싶다면서..가셨다.
장보고:...
35바닷가
장보고가 장성필과 호위군사 한명을 대동하고..
사향도로 가고 있다. 쪽배를 타고 사향도로 가는
장보고의 얼굴위로..
어린시절...어린 정화와 함께 했던 때를 떠올린다.
인왕사에서 절을 하던 어른 정화를 바라보는
장보고의 모습.
절에서 나와서..멀리 사향도를 바라보면서..
저 섬의 이름이 뭐냐고 묻던 정화.
그리고 둘이서..사향도로 향하던 모습.
36사향도 일각
사향도 일각에..정화가 언덕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상념에 잠겨 있다.
한쪽에..무진이 서 있는데..
정화의 얼굴위로..어른 궁복과의 대화가 떠오른다.
정화:청해를 떠나 본적이 있느냐?
궁복:..떠나고 싶었으나..한번도 뜻을 이룬 적은 없습니다.
정화:...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두고..어딜 가고 싶더냐?
궁복:...아가씨 눈엔 아름다운 청해지만 선창 노비인 제겐
서럽고 아픈 곳입니다.
정화:..그게 무슨 소리냐?
궁복:...여기 사는 사람은..평생을...거친 바다에서 일해도
늘 허기져 삽니다..
혈육 중에...누군가는 해적들의 의해 죽었거나..
노예로 끌려가고 없습니다.
정화:...네 혈육도...그리 됐느냐?
궁복:어머니가..해적들한테...죽었습니다.
정화:...
궁복:...
정화:..나도...어머니가 안 계신다.
어린 시절을 떠올린 정화의 입가에 애잔한
미소가 떠오르는데..
37사향도 일각
장보고가 혼자..섬을 두리번거리면서...정화를 찾고 있다.
장보고의 시야에...정화가 들어오고
장보고 정화 쪽으로 다가가는데...
무진이..장보고를 먼저 보고..
무진:아가씨..대사님이십니다.
정화가 돌아보면..장보고가 다가온다.
무진..장보고에게 예를 갖추고..
한쪽으로 사라지는데..
정화:예까지 어인 일이십니까?
장보고:아가씨께선...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정화:아버님 돌아가시고 청해를 떠난 후로도
사향도는 늘 제 가슴에 남아있었습니다.
지천으로 피어있던 들꽃과 조약돌 하나까지...
꼭 한번 다시 와 보고 싶었습니다.
장보고:...
정화:대사님께선....
이토록 아름다운 섬을 서럽고 아픈 땅이라 하셨지요.
이제 다시 와서 보니
그 말이 무슨 뜻이였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지금 내 눈에도
사향도는...서럽고 아프게 보입니다.
장보고:아가씨..
정화:...저는...청해를 떠날 까 합니다.
장보고:제게 왜 이리 가혹하십니까!!
옛날...아가씨를 모시고...사향도에 왔던 그 순간부터
이날 이 순간까지...제 마음엔..아가씨뿐인데
대체 왜 저를 멀리 하십니까?
아가씨께서...왜 저를 멀리 하시는지..
이유를 알아야...제가 아가씨를 잊을게 아닙니까?
저는..아가씨를 보낼 수 없습니다.
정화:(애써 냉담하게)
제가 대사님을 마음에 두면
늘 대사님 인생에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나는..황도로 가 시중어른을 모시고 살게 될 겁니다.
그것이 진창 같은 운명에 빠져 있던..저를
구해주신 시중어른에 대한 도리라 생각합니다.
대사님은...채령아가씨와 혼인을 하고 일가를 이루세요.
두 분이 다복하게 사시기를...빌겠습니다.
정화 돌아서는데..장보고가 정화를 와락 안는다.
장보고의 품에 안긴 정화..
눈물이 핑 도는데..
정화:내가...다시 태어나면...
이곳 사향도에...이름 없는 들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나를 봐주는 사람 없이..
부는 바람에...저버리고 만다해도..
그리 사는 것이...행복할 듯싶습니다.
정화를 안고 있는 장보고의 눈에도..눈물이 그렁해지는데..
38장보고의 집무실
장보고가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참담한 심정으로 술잔을 비우고 있는 장보고.
39정화의 집무실
정화가 처연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는데..
40청해 일각
황도를 떠나는 정화가...무진과 서너 명의 등짐 진
일꾼과..포구로 가는데..
이때 한쪽에서..장보고와 수행하는..일행들이 오고..
정화와 장보고가 스쳐 지나가는데..
41바다
갑판위에..정화가 있고 바다를 바라보는 정화의
눈에 눈물이 그렁한데...
42황궁 일각
사정부령과 병부령이 두어 명의 귀족들과 함께
심각하게 얘를 하고 있다.
이때..한쪽에서 김우징이 오고..먼 시선으로
사정부령이 귀족들과 얘기 하는 모습을 보는데..
43황궁 일각
김우징이 있으면..관원이 다가오고..
관원:시중어른..
우징:알아봤느냐?
관원:사정부령이 장대사를 처단하기위해 귀족들을 규합하고 있습니다.
우징:대체 무슨 이유로 장대사를 처단하겠다는 것이냐?
관원:장대사가 청해진에서 신분을 철폐하려 한답니다.
그것을 빌미로 하고 있습니다.
우징:(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듯..심란한)...
관원:자미부인도 지금 황도에 와 있습니다.
우징:...
44자미부인의 집무실
자미부인과 능창..사정부령..병부령이 있다.
자미부인:예부시랑과 창부시랑은 뜻을 함께 하겠고 했습니다.
다른 귀족들의 의중은 어떻습니까?
사정부령:(심란한)아무도 장보고에게 대항하려 하지 않고 있소.
자미부인:(놀라고)그놈이 귀족을 능멸하는데..
이대로 두고 보겠답니까?
병부령:놈을 처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놈에게 줄을 대기 위해 안달이 나 있소.
자미부인:(기가 막힌데)몸을 사리는 자들을 애써 끌어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등어른만 나서시면..
장보고를 처단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사정부령:상대등 어른도 회의적이시오.
자미부인:...?
사정부령:폐하께서 장보고를 신임하고 있으니
공연히 분란을 만들지 말라고 하셨소.
능창..심각한 얼굴로 자미부인의 얼굴을 살피는데..
자미부인의 얼굴에 분노가 치밀고..
45장보고의 집무실
장보고와 장길이 술을 마시고 있다.
장길:더 이상 지나간 인연에 얽매이지 말게.
장보고:...
장길:이제 그만 마음을 잡고...채령이와 혼례를 치르게.
지난 수년간 자네 하나만 바라보며..상단 안살림을 살펴온 채령이야..
한번도 속내를 드러낸 적은 없지만..
속이 썩어 문드러졌을 게야..
장보고:(말없이 술잔을 비우는데)...
46본영 일각(밤)
장보고가 상념에 잠겨 있다.
47채령의 집무실(밤)
채령이가 의영이의 옷을 짓고 있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장보고의 소리.
장보고:(소리)아가씨..
채령:들어오세요.
장보고가 들어오면..채령이 일어나서 예를 갖추는데..
장보고:(말없이 채령이가 옷을 짓고 있는 것을 보는데)
채령:의영이의 옷을 짓고 있습니다.
참으로 영특하고..성정이 고운 아입니다.
당나라 말을 깨치는 것도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압니다.
장보고:...
채령:앉으세요.
장보고와 채령이 자리에 앉으면..
채령:야심한 시각에 어인 일이세요?
장보고:(잠시 말이 없다가..마음을 굳히고)
아가씨와 혼례를 치르고 싶습니다.
채령:(놀라는데)
장보고:그동안 아가씨가 저로 인해 얼마나 상심이 크셨는지 잘 압니다.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아가씨를 위하겠습니다.
채령:정화아가씨는 어쩌고 저와 혼례를 치른다 하십니까?
장보고:..정화아가씨와의 인연은 잊겠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잊지 못할지 모릅니다.
허나..잊으려 노력하겠습니다.
아가씨를 위하고 살겠습니다.
채령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지는데..
그런 채령을 바라보는 장보고의 시선.
48장보고의 집무실
장보고와 무창..장길..정년이 있는데..
장보고:채령 아가씨와 혼례를 치르겠습니다.
무창과 장길..정년..놀라고..기뻐하는 얼굴인데..
장길:잘 생각했네. 잘 생각했어.
정년:대사님!! 감축 드립니다.
무창:감축하네.
장길:장대사의 혼례는 내가 직접 주관하겠네..
나는...장대사한테..새로운 인생을 열어주었고..
채령이한텐 설대인을 대신해 아버지나 다름이 없으니..
내가 혼주가 되는 것이 당연하겠지?
장보고:(미소를 띠는데)...
장길:장대사의 혼례를 청해진의 잔치로 만들어야겠어.
장보고:간소하게 치르고 싶습니다.
장길:간소하게 치르다니?
청해진이 건설되고 이만한 경사가 없었네.
이참에 귀족들까지 초대해서 우리의 세를 보여줘야 돼.
장보고:아가씨와는 인왕사에 가서...조용히 치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도록 해주십시오.
장길:(아쉬운 듯)이런...이런...
장대사와 연줄을 못 대서 귀족들이 몸이 달아있는데..
혼례에 초대해주면 얼마나 좋아들 하겠나.
이건...우리의 세를 과시할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야.
정년:어째 대사님보다 대인어른이 더 흥분하신 것 같습니다.
잔치를 하고 싶으시면..대인어른이 새장가 가십시오.
장길:뭐야?
정년:다 늙은 홀애비한테 장가들 여자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장길:이놈이..이거..장가들더니..변죽만 늘었구만..
모르면 입 다물고 있어.
내가 아직도 하룻밤에 열 계집은 너끈히 후릴 수 있어.
무창:(정년을 보고)빈 말은 아닐 게다.
지금도...몸에 좋은 보약이란 보약은...다 챙겨 드시거든!
무창과 정년이 웃으면..
장길:이것들이..
49정년의 방(밤)
정년과 하진이 있는데
하진:(놀라고)..그게 정말입니까?
정년:그래. 나 먼저 혼인을 해서 몸둘바를 몰랐는데..
이제야 맘을 놓게 됐어.
하진:(밝게 웃으면서)정말 잘됐습니다.
저도 채령 아가씨 뵙기가 민망했습니다.
혼례 날짜는 언젭니까?
정년:사흘 뒤야.. 두 분이 인왕사에 가서 조용히..혼례를 치르신데..
하진:..근데..어쩌지?
정년:..왜?
하진:..(선뜻 말하지 못하고..망설이는데)..
정년:뭔데 그래?
하진:채령아가씨보다..제가 먼저...아이를 낳게 생겼습니다.
정년:(놀란다)뭐?
그럼......
하진:(입가에 미소를 띠고 고개를 끄덕인다)
정년:하진아..
정년..와락 하진을 안는데..
정년의 품에 안겨서 행복한 미소를 띠는 하진.
50정화의 여각
손님들로 붐비는 여각으로 용수가 들어서면..
여각 일각을 오가면서..막봉이 일을 하고 있고..
용수:대행수님..
막봉:너는 이놈아..바쁜데 어딜 싸돌아 다닌거야?
용수:..대사님께서..혼례를 치른다 하십니다.
막봉:이놈이 뭔 소릴하는거야!
장대사가 누구하고 혼례를 치른단 말이야?
용수:채령아가씨요. 벌써 청해에 소문이 자자합니다.
막봉:(얼굴이 굳어지는데)...
막봉이 후다닥 여각 이층으로 뛰어 올라가는데..
51집무실
집무실 정화의 자리에...순종이 앉아있고..
순종이 마치..주인처럼..앉아서..있는데..
이때 막봉이 후다닥 들어오면..
순종이..놀라서 벌떡 일어난다.
순종:아..거 좀 기척이나 하고 들어오시지.
막봉:이놈이 애비자리를 넘보네..니가 거긴 왜 앉아!
순종:그냥 한번 앉아 봤어요.
막봉:..썩 비켜나!!
순종이 떨떠름한 얼굴로 비켜나면..막봉이..자리에 앉는다.
막봉:..참...내 정신 좀 봐라.
장대사가..혼례를 치른다는데..너 들었냐?
순종:..(기가 막히다는 듯 픽 웃고)정화아가씨..황도로
가셨는데 혼례는 무슨 혼롑니까?
장사의 기본이...정확한 소식을 아는 건데..
어디서..헛소문이나 듣고 다니시니..
그래가지고...상단을 이끄시겠어요?
자신 없으면...빨리 물려주시던가!!
막봉:(열 받고 순종의 뒷통수를 후려치고)
이런 망할자식!. 내가..벼랑박에 똥칠을 할 때까지
니놈한텐..절대로 못 물려줘!
그리고 장대사...혼례소식은 청해 바닥에 자자하게 퍼졌어..이놈아!!
순종:...(놀라는데)..
순종 후다닥 집무실 밖으로 나간다.
52청해진영일각
정년과 하진이 걸어간다.
정년:글쎄....당장...그만 두라니까!
아이를 가진 사람이 무슨 호위를 한다는 거야!
하진:아가씨가 혼례를 치를 때까지 만이라도..
제가 수행하겠습니다.
정년:거 참..고집은..
대신 몸 조심해야돼.
하진:(미소띠고)...예.
이때 순종이 허겁지겁 오고..
순종:연아..
대사님이 혼례를 치른다는게 정말이냐?
정년:응..
순종:이것들이..정말 너무하네.
그렇게 중대사를 결정했으면서..
청해에 소문이 자자 할 때까지..나한텐..일언반구도 없었단 말야!
정년:..그렇게 됐어.
순종:근데 정화아가씨는..황도에 계시는데..
언제 오시냐?
순종의 말에...정년과 하진..당혹스러운..
정년:지금 뭔소리 하는 거야?
대사님이 혼례를 치르는 건..정화아가씨가 아니라..
채령 아가씨야!
순종:(놀라고)뭐?
(머쓱)그..그게 그렇게 되나..어쩐지...
53무진주치소 전경
54무도도독 집무실
김양과 김양순이 앉아있다.
양순:..장보고가 혼례를 치른다고 합니다.
청해로 사람을 보내..축하를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김양:...
양순:지금 장보고의 세력을 감안하면
장보고에게 잘 보여서..나쁠 일이 없습니다.
김양:(냉소를 띠고)
그놈은..이미 내가 내민 손을 뿌리쳤소.
미천한 노비 놈의 혼례를 내가 축하할 일이 뭐란 말이오!!
양순:...
김양:염장에게..인편을 보내 무진주로..오라 하시오.
양순:예.
55인왕사 전경
곳곳에 장보고의 호위 군사들이 있고..
56대웅전
불상 앞에...장보고와 채령이 있고...그 뒤로..
장길과..무창..정년이 있다.
장보고와 채령이...불상에..예를 갖추면서..혼례를 진행하는데..
57대웅전 밖
대웅전 밖으로...성필과..막봉..순종등이 있고
호위 군사들이 있는데...
58절 방
염장이 등짐을 꾸리고 있다.
염장이 등짐을 꾸려서..밖으로 나가는데..
59인왕사 일각
염장이 스님에게 예를 갖추고..돌아서서
절을 빠져나가는데..
염장..곳곳에 선..호위 군사들을 긴장된 얼굴로 바라본다.
60대웅전
장보고와 채령의 혼례가..진행 중이고...
61인왕사 일각
염장이 사찰을 빠져 나가는데..
이때 사찰 일각을 걸어가던..하진이 염장의 옆모습을
본다..하진..놀라는데
염장은 하진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고..
사찰을 빠져나간다.
하진...당황한 얼굴로 잠시 어쩔 줄 모르다가
염장이 빠져 나간 쪽으로 쫓아가는데..
62산길
등짐을 진 염장이 산길을 가고..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하진이 염장의 뒤를 ?아간다.
63산길일각
염장이 오면...산길 일각에 대치와 백경..태천이 있다.
대치와 백경 태천이 염장을 보고 예를 갖추는데..
대치:인왕사에서...장보고의 혼례가 치뤄지고 있다 들었습니다.
염장:...
대치:..정화아가씨가 아니라 설대인의 여식이더군요.
염장:..그만 갑시다.
대치:예..
염장:백경아..
백경:예..
염장:지금 내 뒤를 ?는 계집이 있다.
우리가 세상에 알려져선 안 되니..처치 하거라.
백경:예.
64산길
하진이...염장의 뒤를 ?으려...산길을 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백경과 태천이 나타난다.
하진..흠짓 놀라는데..
백경과 태천이 칼을 뽑아들고...하진을 공격하는데..
하진이 두 사람과 맞서서 싸운다.
하진이 필사적으로 싸우지만...백경과 태천의 공세를
당해 낼 수 없고..결국...백경의 칼에 쓰러지는데..
한쪽에서..그 모습을 바라보는..염장과 대치의 시선.
65인왕사 일각
장보고와 채령이 대웅전에서 나오면..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막봉과 순종 그리고..성필과
무창..장길 등이 있고..
막봉:감축드립니다..대사님..
순종:감축드립니다. 아가씨.
장보고와..채령이..미소를 띠고 예를 갖추는데..
막봉:대사님이 혼례를 치르는 내내..
옛날 일이 생각났습니다.
청해 선창 최고의 선공이자..그 사람 좋던..
두관이가 자꾸만 떠올라서...
장보고:...
막봉:대사님이 이리 출세를 하고...혼례까지 치른 것을 알면
이제는...편히..눈을 감을 수 있을겝니다.
순종:아버지도 참..이 좋은날...왜 옛날 일을 꺼내세요.
이때 한쪽에서 정년이 두리번거리면서 하진을 찾는다.
정년 하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호위군사 한명에게..
정년:너..내 안사람 못 봤느냐?
호위군사:저 쪽으로 가셨습니다.
66인왕사 일각
정년이 두리번거리면서 하진을 찾고 있는데...
하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정년..뭔가 이상한 예감에 사로잡히는데..
67인왕사 일각
정년이 장보고 일행 쪽으로 오면
무창:넌..뭐하는 게야?
빨리 군사들을 소집하고 철수 준비 하거라.
정년:..하진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무창:...? 무슨 소리야?
정년:..사찰 내에 없습니다.
정년..불안한 얼굴인데..
68인왕사 일각
십수 명의 호위 군사들이 있고..그 앞에..무창이 있다.
무창:사찰 인근을 샅샅이 뒤져라
군사들:예..
군사들이 흩어져서 가는데..
이때...장보고가 다가온다.
장보고:하진이가 없어졌다니..그게 무슨 소립니까?
무창:장대사가..혼례를 치를 때까진 있었는데..
말도 없이 사라졌다는 게야.
예감이 안 좋아.
장보고:....(심각한)...
69인왕사 일각
정년이 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고 있는데..
이때 성필이 뛰어오고..
성필:정대관..
정년:...
성필:..찾았네..
정년:어딨습니까?
성필:(어두운)...
70산길
정년이 정신없이 달려간다. 정년이 산길 일각에 달려가면..
예닐곱 명의 군사들이 있고..
하진이가...쓰러져 있는데..
정년..쓰러져 있는 하진을 보고 놀라고..
정년:하진아!
정년..쓰러진 하진을 부여잡고 절규한다.
정년:하진아..하진아!
이때 뒤쫓아 온...장보고와 무창이 그런 정년을 보는데..
정년:(눈물을 흐리면서)..하진아...정신 차려봐.
정신 좀 차려봐. 누가 이랬는지..말 좀 해보란 말이야.
하진아...하진아!
정년이 절규하는데..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정년을 바라보는
장보고의 시선.
71사가 전경(밤)
72사가 집무실(밤)
김양과 김양순이 있는데...염장이 한쪽에 서 있고..
염장..김양에게 예를 갖추는데..
김양:앉거라.
염장이 자리에 앉으면..
김양:애썼다.
염장:...
김양:니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겠다.
니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염장:장보고를 죽이는 것입니다.
김양:장보고를 어찌 죽이겠느냐?
염장:우선...김우징 어른의 마음을 얻겠습니다.
김양:왜 그런 판단을 했느냐?
염장:폐하께서 후사가 없이 붕어하신다면
황위를 이를 황족은 폐하의 친동생이신
상대등 김충공 어른과 상대등어른의 아들인 김명입니다.
김양:하면...김충공 어른과 김명의 마음을 얻어야지..
왜...김우징이냐?
염장:김충공 어른은 이미 연로하셨고..
김우징 어른의 부친인 김균정 어른은 젊으십니다.
김양:김충공어른께는..김명이가 있지 않느냐?
염장:김명은 황위를 이을 만큼 신망이 두텁지 못한 줄 압니다.
허나..김우징 어른은 황위에 오를 자격을 갖추신 분입니다.
김양:김우징은 니가 죽이고자하는 장보고를 신임하고 있다.
어떻게 김우징의 마음을 얻겠느냐?
염장:김우징어른은 평소 젊은 인재를 가까이 하고..
그 문하에는 수많은 인재가 모여든다 들었습니다.
제가 황도로 가서 김우징 어른을 뵙겠습니다.
김양:...
염장:...
김양:니 뜻대로 하거라.
염장..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추고 밖으로 나가면..
입가에 미소를 띠는 김양.
73황도 전경
74김우징의 저택 일각
수많은 젊은 인재들이 김우징의 집을 드나드는데..
염장이 김우징의 집으로 들어선다.
노복이 염장을 맞는데...
노복:어디서 오신 뉘십니까?
염장:무진주에서 온 염장이라 하오.
시중어른을 뵈러왔소.
노복:이쪽으로 오십시오.
염장이 노복의 안내를 받으면서 한쪽으로 가는데..
이때 일각에서 오던 무진이 얼핏 그런 염장을 보고..
무진..설마 하는 얼굴로 의아한데..
75김우징의 집 사랑방
염장이 노복을 따라 사랑방으로 들어서면..
방안에는 이십 여명의 귀족들이 빼곡히 들어앉아 있다.
염장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스치는데..
귀족들 중에는 옆 사람과 얘기를 나누는 사람도 있고..
책을 보는 사람도 있다.
노복:예서 기다리십시오.
노복이 나가면..염장이 한쪽 구석에 앉는데..
76김우징의 집 일각
정화가 있는데..무진이 정화에게 다가온다.
무진:부르셨습니까?
정화:사대시전 전포를 둘러볼 것이니 채비하거라.
무진:예..
정화가 한쪽으로 가면..무진이 따르는데..
무진:아가씨..
정화:(보면)
무창:(뭔가 말을 할려다가)아닙니다.
정화:(의아한)
77김우징의 집 전경
78김우징의 사랑방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데..
이때..노복이 사랑방으로 들어오고..
문 앞에 있는 대여섯 명의 귀족을 보고..
노복:따라 오십시오.
노복을 따라 사내들이 나가면..염장도 따라 나가는데..
79김우징의 집 일각
정화와 무진이 있다.
정화:(놀라고)염문 대행수를 본 것 같다니?
무진:먼 발치에서 보았으나..염문 대행수 같았습니다.
정화:염문 대행수는 자자형을 받고..
덕진포 인근의 노역장에서 노예로 살고 있다 들었다.
헌데..어떻게 여기에 나타난단 말이냐?
니가 잘못 본 것이 아니냐?
무진:...
80김우징의 사랑방
정화가 무진과 함께 사랑채로 들어오면..
사랑채에는 사람들로 가득한데...
정화가 사내들의 얼굴을 살피지만..
염장은 보이지 않는다.
81김우징의 집 일각
정화와 무진이 한쪽으로 급하게 오는데..
이때 노복을 따라서...김우징의 방 쪽으로 가는..염장.
정화가...염장을 보는데...염장은 정화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고..
놀란 정화의 시선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