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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10 - 믿을 수가 없어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8.09.01|조회수417 목록 댓글 0

[부활] 10 - 믿을 수가 없어

 

 

 

 

 

 

 

 

 

 

1. 공원 한곳 (전회 마지막 씬. 낮)

 

하은 : (무표정한 얼굴에 미소 지으며) 수고하셨어요. (하고 돌아서서 가는데)

천사장 : (E) 서형사님!

하은 : (흠칫 놀라 굳어 선다)...!

천사장 : (여유 있는 미소로) 오랜만입니다. 서하은 형사님.

하은 : (굳은 얼굴로 돌아본다)

천사장 : (한 발 다가와 선다. 사람 좋게 웃으며) 인사가 늦었습니다. 그땐 정말 고마웠어요.

하은 : (알 듯 모를 듯 미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2. 경찰서 폭력 팀 (낮)

 

강주, 택배로 받은 편지를 들고 급하게 뛰어 들어와 편지를 전한 여경 앞으로 간다.

 

강주 : (다급하게) 이 편지 갖고 왔다는 택배회사 어딘지 알아요?

여경 : 모르겠는데요.

강주 : (다그치듯) 회사 이름 같은 거 기억 안 나요?

여경 : (어리둥절) 네.

강주 : (답답한 듯 머리 북 헝크는)

 

 

3. 공원 한 곳 (낮)

 

천사장 : (웃음을 머금고) 처음부터 낯이 익다 했었는데 이제야 생각이 났습니다. 보기보단 기억력이 좋거든요, 내가.

하은 : (미묘한 미소를 머금은 채 본다)

천사장 : 헌데 아무리 생각해도 한 가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있는데..

하은 : (여유 있는 미소를 머금은 채 무심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위로)

천사장 : (E) 죽었다는 사람이 어떻게 내 앞에 있는 겁니까?

천사장 : 서형사님이 불사신은 아닐테구.

하은 : (미소를 잃지 않고서, 뜬금없이) 재미있는 얘기하나 해 줄까요?

천사장 : (본다)

하은 : (시선은 장난치고 있는 꼬마 형제를 쓸쓸한 미소로 바라보며) 옛날 옛날에 용감한 쌍둥이 형제가 살았대요.

        어느 날 악당들하고 싸우다가 형이 죽었어요. 동생은 너무 슬퍼서 형하고 같이 하늘에 별이 됐대요.

        근데요. 동생은 별이 됐어도 사실 영원히 살아있어요. (천사장 보며) 동생은 절대 죽지 않는 불사조였거든요.

천사장 : (의중을 파악하려는 듯 보는)

하은 : 이게 쌍둥이별자리 전설이래요.

천사장 : 그러니까...서형사가 쌍둥이란 얘깁니까?

하은 : (만족스럽다는 듯 빙긋 웃으며) 역시 머리가 좋으시네요.

천사장 : 당신이 서형사 동생이구요?

하은 : (짐짓 장난스런 표정으로) 뭐 그럴 수도 있구, 아닐 수도 있구.

천사장 : 무슨 뜻이죠?

하은 : (빙긋 웃으며) 합체했거든요. 동생은 형이 되고 형은 동생이 되고.

천사장 : (대답을 기대했다가 어이없는 표정이 되는)

하은 : 갈게요.

천사장 : 형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겁니까? 서형사 죽음에 의문점이 많던데.

하은 : (미묘한 미소 잃지 않으며) 한꺼번에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지 마세요. 하나씩 알아내는 것도 재밌잖아요. (하고 돌아서는데)

천사장 : 난 압니다.

하은 : (돌아본다)

천사장 : (진심으로) 서형사는 절대 비리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걸. 그 사람 (따뜻한 미소 지어보이며)...참 착한 사람이거든요.

하은 : (허탈한 미소를 지어보이곤 돌아서서 간다)

천사장 : (복잡한 얼굴로 보는)...

 

 

4. 경찰서 기자실 (낮)

 

피곤하게 소파에 누워 잠자는 기자. 타이프 치는 소리.

칫솔 들고 이를 닦으러 나가는 기자 등..한가한 분위기.

강주, 수수께끼라도 풀 듯 골똘한 생각으로 편지를 들고 서성인다.

 

강주 : 서하은 형사가 시작한 출발점...출발점..(도무지 뭔 소린지 모르겠다) 아, 뭐야? 장난치는 것도 아니구..머리 돌겠네.

        (하다 번뜩 드는 생각) 혹시, 이거... (확신에 차서 잔뜩 열 받은 표정으로 휙휙 나간다)

 

 

5. 강력 5팀 (낮)

 

강주, 씩씩하게 문 열고 들어오더니 책상 앞에 앉아있던 수철에게로 간다.

 

강주 : (다짜고짜 편지를 책상위에 탁 놓으며) 뭐하자는 거예요?

수철 : (영문을 몰라서 본다)

장형사 : (역시 어리둥절해서)

강주 :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런 게 나한테 먹힐 줄 알았어요?

수철 : 무슨 소릴 하는 겁니까?

강주 : (편지를 수철의 눈앞에 대고 흔들며) 이런 거 보내면 내가 취재 관둘 줄 알았냐구요?!

장형사 : 그게 뭔데요? (하는데)

       

수철, 강주 손에서 편지 확 뺏어서 읽는다.

장형사도 고개 빼고 편지를 본다.

수철과 장형사의 표정이 굳는다.

 

강주 : (두 사람 표정 보고, 아차 실수 했다 싶은 표정)..

수철 : (긴장된) 누가 보낸 겁니까, 이거?

강주 : (편지 휙 뺏더니) 아니면 됐어요.

수철 : (O.L. 소리가 좀 높아지며) 보낸 사람이 누구냐구요?!

강주 : 김형사님 머리 나빠요? 그걸 알면 내가 왜 여기 왔겠어요? (나가려다가 돌아보며) 혹시 짐작 가는 사람 없어요? 

수철 : (도무지 짐작 가는 게 없다)

강주 : (답답한 듯) 아니면 여기 써 있는 출발점이 뭘 의미하는 거 같아요?

        

수철과 장형사, 긴장감이 감도는 잠시의 침묵...

 

강주 : (포기하듯 숨을 내쉬고 휙 나가버린다)

       

수철과 장형사 약속이나 한 듯이 빠르게 서로를 본다.

두 사람의 표정엔 긴장감이 역력하다.

 

 

6. 커피숍 (낮)

 

들어와 서는 하은, 누군가를 찾듯 주위를 둘러본다.

저쪽에 신문을 보며 기다리고 있는 태준.

태준을 보는 하은의 두 눈에 불꽃같은 분노가 일렁이며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떠오른다.

태준이 무심히 고개를 돌렸다가 하은을 본다.

하은, 어느새 담담한 미소를 지어 보이면 태준도 회답하듯 웃어준다.

 

하은 : (태준 앞에 와 서서) 일찍 나오셨습니다.

태준 : 어. 앉지.

하은 : (자리에 앉는다)

태준 : (웃고 있지만 뼈가 있는) 요즘 많이 바쁜 모양이야. 만나기가 쉽지 않든데.

하은 : (입은 웃고 있지만 그 눈은 웃고 있지 않다) 죄송합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좀 많아서요.

태준 : (눌러 보는)..

 

 

7. 기자실 앞 (낮)

 

생각에 빠져서 걸어오는 강주, 문득 걸음을 멈춘다.

 

강주 : (중얼거리는)...출발점..(뭔가 짚이는 것이 있는 듯 한)..!

 

 

8. 커피 숍 (낮)

 

태준과 하은 앞에 찻잔이 놓여있다.

 

태준 : 솔직히 썩 유쾌하진 않더구만.

하은 : (보는)

태준 : 나 때문에 우리 강주하고의 결혼을 결심했었단 얘길 그것도 정회장한테 전해 들으니까..

        뭐랄까 일종의 배신감이라고 하면 좀 과하구..(웃으며) 아무튼 자네답지 않단 생각이 들었어.

하은 : 언짢으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태준 : (보는)

하은 : 의원님은 제 아버지와 인연이 남다른 분이시기에 저에겐 의원님과의 인연이 더 중요하단 뜻에서 드린 말씀입니다.

태준 : (지켜보면서 의례적으로 고개 끄덕이며)..

하은 : 파혼을 결심한 이유는 강주의 뜻을 존중했기 때문이구요.

태준 :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어. 하지만 자네가 너무 쉽게 파혼 결정을 내린 것 같아서 좀 의아하더구만.

하은 : (미소로) 강주 고집, 의원님이 더 잘 아시잖아요?

태준 : (싫지 않은 듯) 날 닮아서 고집이 좀 쎄긴 하지.

하은 : 의원님 닮아서 사명감도 투철하구요. (의미 있는 미소로) 헌데 걱정은 됩니다. 기자란 직업이 워낙 유혹이 많으니까.

태준 : 그런 면에서 강주는 믿을 만 해. 유혹에 맞설 수 있는 충분한 배짱이 있는 아이야.

하은 ; (냉소를 띄우며) 그래서 걱정입니다. 맞서다보면 상처를 입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태준 : (기분 좋게 웃으며) 전쟁에서 이기려면 그 정도 부상은 각오해야지.

하은 : (의미 있는 미소를 짓는다)

태준 : (분위기 바꾸며) 어찌됐든 강주에 대한 자네 생각이 변함없다면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강주를 지켜보는 게 어떨까 싶어.

하은 : (미소만 짓는다)

태준 : 정치를 하다보면 신뢰할 만한 친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아. 그래서 자네 같은 젊은 동지가 내겐 필요한 거구.

하은 : 의원님을 돕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뼈가 있는) 단지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 중에 있을 뿐입니다.

태준 :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눈빛은 냉철하게 하은을 살피는 듯 하다)

하은 : (회답하듯 웃어 보이지만 눈빛은 차갑게 빛난다)

 

 

9. 강력 5팀 (낮)

 

수철, 강주가 받은 편지로 인해 생각에 휩싸여서 안절부절 서성인다.

 

장형사 : (역시나 같은 생각) 누가 그런 편지를 보냈을까요?

수철 : (생각에 잠겨서)...글쎄..

장형사 : 서형사님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인 건 분명한데..

수철 : (O.L.) 반장님 입원비를 내 줬다는 사람 말야.

장형사 : 경상도란 후배요?

수철 : (끄덕끄덕 그러더니 맘이 급해진 듯) 병원에 좀 다녀올게. (하고 나가려는데)

(E) : 휴대폰

수철 : (받는다) 여보세요.

하은 : (F) 김수철 형사님이십니까?

수철 : (목소리가 귀에 익다. 좀 굳어져서)...그런데요.

하은 : (F) 무릉건설의 유신혁이라고 합니다.

수철 : (순식간에 얼어붙는)...!!

 

 

10. 달리는 차 안 (낮)

 

하은 : (운전하면서 담담하게) 김형사님을 꼭 뵙고 싶은데 언제가 좋으시겠습니까?

수철 : (바짝 긴장된 F)...무슨 일로 그러시죠?

하은 : 그건 만나서 말씀드리겠습니다....네....그럼 그때 뵙겠습니다.

       

끊고는 복잡한 표정으로 생각이 많은..

 

 

11. 강력 5팀 (낮)

 

수철, 얼이 빠진 표정으로 휴대폰을 끊는다. 긴장과 의구심..혼란스러움이 공존하는...

 

장형사 : (살피듯 보며) 무슨 전환데요?

수철 : (대답도 못하고 서서)...

 

 

12. 무릉 건설 로비 (낮)

 

하은, 단단한 표정으로 걸어온다.

경비원이 거수경례를 붙이자 하은이 습관처럼 거수경례로 답례한다.

경비원 기분 좋게 웃는다.

하은,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가다 멈칫 선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은하의 모습.

하은의 단단했던 표정이 순식간에 무너진다.

하은이 서 있는 화면 뒤편에서 술이 취해 흥분한 듯한 노조 위원장 상필과

그의 팔을 잡고 난감한 얼굴로 말리고 있는 노조원들 두 명이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여진다.

 

 

13. 엘리베이터 앞 (낮)

 

하은의 시선 느끼지 못하고 골똘한 생각에 잠겨 서 있는 은하, 한손엔 하은이가 그랬듯이 주사위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재수 : (E) 어쩌면 하은이 친부모를 찾게 될지도 모르겠다.

        

부모를 만나지도 못할 하은에 대한 생각에 착잡하고 서글픈 마음인 은하, 애써 마음을 추스르려고 노력하는 시선.

 

 

14. 로비 (낮)

 

애틋한 눈빛으로 은하를 바라보던 하은, 맘을 굳게 다져 먹고 엘리베이터를 향해 가려는데.

 

상필 : (술 취해 버럭E) 야 이 새끼야!

하은 : (멈추고 돌아본다)

     

엘리베이터 앞의 은하도 그 소리에 로비 쪽을 돌아본다.

하은 앞으로 거칠게 와 서는 상필과 난감한 표정의 노조원 두 명과 경비원, 사람들의 시선이 쏠려있다.

그 안에 종인도 있다.

상필, 다짜고짜 하은 앞으로 와 서더니 멱살을 움켜쥐곤 거칠게 바닥에 패대기친다.

꺅 비명 지르는 사람들.

하은, 어이없는 듯 웃으며 일어서고 경비원 하은에게 달려가고 노조원들 말리지도 못하는 사이.

 

상필 : (일어선 하은의 멱살 잡아 쥐며) 너 뭐야?! 니가 뭔데 날 건드려, 이 새끼야!

하은 : (낮지만 무섭게) 이거 놔.

상필 : (제 정신이 아니다) 니들은 몇 억씩 해 처먹으면서 누구 맘대로 날 위원장에서 밀어내! 누구 맘대루!

하은 : (허 웃는데)

상필 : 재수 없는 놈! (하며 주먹을 날리려는데)

은하 : (하은의 앞을 막아서며) 이러지 마세요!

하은 : (놀라서 보는)

은하 : 진정하세요. (하는데)

상필 : 저리 비켜!

        

하며 은하를 확 밀치자 바닥으로 쓰러지는 은하.

하은, 눈이 뒤집힌다. 황급히 은하에게 가려는데 상필의 주먹이 하은의 얼굴로 날아온다.

하은, 재빠르게 상필의 손을 막더니 반동처럼 상필의 얼굴에 거친 주먹을 날려버린다.

바닥으로 나가떨어지는 상필.

보고 있던 종인과 주위사람들 놀란 듯 하은을 보는.

일어서던 은하 역시 굳어 서 있다.

 

하은 : (무서운 표정으로 상필에게) 당신 가장 나쁜 점이 뭔지 알아? 자기가 지은 죄를 모른 다는 거야.

       

하더니 은하에게로 걸어가 빠르게 은하의 팔목 잡고는 엘리베이터 앞으로 간다. 

상필, 일그러진 표정으로 하은을 노려보지만 노조원들은 상필을 도와줄 생각 않고 혀차듯 딱하게만 보고 있다.

 

종인 :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는 하은과 은하를 보는)...

 

 

15. 엘리베이터 앞 (낮)

 

은하의 팔목을 잡고 와 서서 버튼을 누르는 하은, 팔목을 놓을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은하, 조심스럽게 하은의 손에게 팔을 빼려고 한다.

그제야 당황스레 은하의 팔목을 놓아주는 하은, 곧 열리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오른다.

은하, 애써 차분한 얼굴로 안으로 올라탄다.

 

 

16. 엘리베이터 안 (낮)

 

하은과 은하, 둘 만 존재하는 공간이 어색한 듯 말없이 앞만 보고 서 있다.

잠시 후, 하은이 먼저 입을 연다.

 

하은 : (시선은 앞만 보고 있다)...다친 덴..없어요?

은하 : ...네.

하은 : (할 말을 못 찾고 앞만 보고)..

은하 : (하은의 옆모습을 본다. 하은과 너무 똑같은 모습에 동요가 인다).

하은 : (괜히 할 말을 찾지만 어쩐지 어색하다) 설계도면 수정 작업은 잘 되고 있죠?

은하 :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선을 앞으로 돌린다)

하은 : ..다행이네요.

       

하며 시선을 은하 쪽으로 돌리는데 은하의 손에 쥐어진 주사위가 눈에 들어온다.

순간, 철렁하듯 가슴이 무너지는 듯한 하은의 얼굴.

은하는 애써 차분한 표정으로 앞만 바라보고 있다가 하은의 시선을 느끼고 하은을 보면

하은은 얼른 시선을 앞으로 돌려 버린다.

땡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은하 : (고개로 인사하고는 내리는데)

하은 : (E) 앞으론.

은하 : (돌아본다)

하은 : (애써 무심한 표정이지만 걱정이 담긴 말투) 그런 일에 함부로 끼어들지 말아요.

       

은하, 복잡한 감정이 몰려오는 눈빛으로 보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그 순간, 하은의 눈빛에도 얼핏 그리움이 스친다.

은하, 그대로 서서 닫힌 문을 보다가 하은이 잡았던 자신의 팔목을 내려다본다. 그 표정이 애처롭다.

 

 

17. 엘리베이터 안 (낮)

 

은하의 팔목을 잡았던 자신의 손을 바라보는 하은, 마치 은하의 숨결을 느끼려는 듯 조용히 자신의 손을 잡아 쥔다.

 

 

18. 경찰서 한 곳 (낮)

 

정신없이 걸어오던 강주, 한쪽에서 머리 긁적이며 생각에 빠져 오고 있는 장형사를 발견하고는 얼른 그 앞으로 간다.

 

강주 : 장형사님.

장형사 : (움찔해서 멈춰 선다)

강주 : (다짜고짜) 서하은 형사가 마지막으로 수사했던 사건이 뭐죠?

장형사 : (살피며)...그건 왜요?

강주 ; 어떤 사건이었어요?

장형사 : (망설이는)

강주 : (진지하게 호소하듯) 편지에 써 있는 출발점이란 게 어쩌면 서하은 형사가 쫓던 사건하고 관계가 있는 것 같아서 그래요.

장형사 : (자신도 같은 생각이었다. 동요가 이는)

강주 : (답답해서 좀 화내듯) 그 정돈 알려 줄 수 있잖아요?!

장형사 : (결심이 선 듯) 임대식 자살 사건이에요.

강주 : (반짝해서) 임대식이라면...비관 자살했던 그 호텔 사장이요?

장형사 : (고개를 끄덕여 주곤 간다)

강주 : (보는)...

 

 

19. 인테리어 팀 (오후)

 

은하, 자리에 앉아 샘플 북 펼쳐 놓고 일일이 만져보면서 노트에 정리하고 있다.

그러다 손을 놓고는 강주의 명함을 집어서 들여다본다.

        

 

20. 재수 집 거실 (아침, 회상)

 

재수 : (명함 내밀고 서서) 니가 전화해서 한 번 만나봐. 도대체 가족을 찾은 건지 어떤 건지 물어도 좀 보구.

은하 : (명함을 받아서 본다. 이강주란 이름에 의아한 표정이 되는)

 

 

21. 인테리어 팀 (오후, 현재)

 

은하, 손에 들고 있던 명함을 책상위에 놓는데 책상위에 똑같은 강주 명함이 놓여있다.

나란히 놓여있는 명함을 보는 은하.

        

<플래시 컷-2회 씬36>

강주 : (급하게 명함 꺼내서 주며) 다음에 전화 한 번 주세요. 술 한 잔 살게요.

 

은하 : (기막힌 우연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가 전화 수화기 들려는데)

해경 : 은하씨 스타 됐던데?

은하 : (수화기 놓고 본다)

해경 : 노조위원장 난동사건으로 회사가 떠들썩해. 어디까지가 사실이야?

은하 : (담담한 미소로) 어디까지 소문이 났는데요?

해경 : 강당 사건도 있고 하니까 두 사람 연애 한다까지 발전하고 있는 중이야.

은하 : (그저 웃고 마는데)

(E) : 전화벨.

해경 : (전화 받으라는 듯 자리 피해주고)

은하 : (받으며) 서은합니다.

진우 : (F) 정진웁니다.

은하 : (난감한)...

 

 

22. 진우 사무실 (오후)

 

진우 : 오늘은 누구냐고 묻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퇴근 후에 시간 좀 내요. 내가 그리로 갈게요.

은하 : (F) 야근해야 됩니다.

진우 : 천천히 일 끝나고 나와요.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은하 : (F) 그러지 마세요. 앞으론 이런 전화 안 하셨음 좋겠어요.

진우 : 은하씨 마음은 은하씨 거구. 제 마음은 제 겁니다. 그럼 저녁 때 봐요. 

        

하고 은하의 얘기 듣지도 않고 끊는 진우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23. 경찰서 기자실 (늦은 오후)

 

임대식 사건 기록 서류를 넘겨보는 강주. 복사본이 아닌 사진이 붙어 있는 서류 원본.

 

강주 : 유서도 있고...그냥 보통 자살사건이잖아.

       (서류 탁 덮으면 표지엔 ‘임대식 변사사건 내사 종결 지시서’라고 써 있다. 답답한 듯) 미치겠네, 증말.

(E) : 휴대폰.

강주 : (받으며) 이강줍니다.

 

 

24. 까페 (늦은 오후)

 

은하, 들어와서 사람을 찾듯 주위를 둘러본다. 한쪽에 앉아있는 강주의 모습을 발견한다.

은하의 짐작대로 예전에 봤던 강주가 맞다.

강주 자리로 가는 은하, 회사에서 잠시 나온 듯 은하의 손엔 손지갑뿐이다.

 

강주 : (머리 싸잡고 임대식 사건 서류를 들여다보며 생각에 골몰)

은하 : 안녕하세요?

강주 : (고개 들어 본다. 은하를 알아보고는 놀라서)...어?

은하 : (미소 지어보이며) 전화 드렸던 서은하라고 합니다.

강주 :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은하 : (자리에 앉고)

강주 : 맞죠? 제가 술 취해서 무단 취침했던?

은하 : 네에. 저도 명함을 보고 좀 놀랐어요.

강주 : (놀라운 듯) 그럼 절 집에 데려다 재워주셨단 분이 혹시 강혁(하다) 서하은 형사님이세요?

은하 : (애잔한 미소로)..네.

강주 : (기막힌 듯)..세상에. 누구 말대루 보통 인연은 아니네요.

은하 : (미소만 지어보이고는)...오빠 가족을 찾으셨다는 게..사실인가요?

강주 : ..네. 저하고 가까운 분들이에요.

은하 : (뜻밖에 말에 좀 놀라서 보는)

강주 : 그래서 저도 많이 놀랐어요, 처음엔.

은하 : (조심스럽다) 어떤 분들이세요? 오빠 가족..(복잡한 심정에 말끝을 흐리는)

강주 : (이해하듯 보며) 좋은 분들이에요. 이해심도 많고 따뜻하구.

은하 :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 주억인다)

강주 : 헌데 아직 가족들한텐 알리진 못했어요. 좋은 소식이 못 돼서요.

은하 : (이해하듯)...그렇겠네요.

강주 : 20년을 남매처럼 지냈다고 들었는데..상심이 컸겠어요.

은하 : (쓸쓸한 미소로 대답대신) 우리 오빠...이름이 뭐였어요? 서하은이란 이름 말구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뭐였어요?

강주 : 유강혁이요.

은하 : (만감이 교차하는 듯 애잔한 눈빛에 입가에 조용한 미소가 잡히며) ..그랬구나. 

강주 : 강혁오빠 동생한텐 얘기했어요. 

은하 : (담담하게 보는)

강주 : 강혁오빠 쌍둥이었거든요.

은하 : (뜻밖에 말에 너무 놀라서 보는 위로)

강주 : (E) 강혁오빠가 형이었구요.

강주 : 그러고 보니까 차도 안 시켰네. (손들어 보이며) 여기요! (하는데)

은하 : 혹시...그 동생이란 분...

강주 : (본다)

은하 : 무릉건설 유신혁 부사장인가요?

강주 : (어떻게 알았을까? 의아해서 보는)..

 

 

25. 신혁 사무실 (늦은 오후)

 

하은, 모든 것을 잊으려는 듯 땀에 젖은 얼굴로 미친 듯이 팔 굽혀 펴기를 하고 있다. 그 위로.

 

강주 : (E) 기분 정말 이상하네요.

 

 

26. 까페 (늦은 오후)

 

은하 : (충격이 가시지 않은 눈으로 본다)

강주 : 꼭 무슨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는 기분이에요, 전부다.

은하 : (잠자코 듣는)

강주 :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은하 : (애써 담담하게) 우리오빠가 그런 말을 했어요.

강주 : (본다)

은하 : 우연의 일치는 한 번 뿐이구.

        

<오버랩 되듯 인써트-5회 68씬>

하은 : 나머진 필연적인 반복이었던 거야.

 

은하 : 나머진 필연적인 반복이라구.

강주 : 강혁오빠가 그런 말을 했어요?

은하 : ..네.

강주 : (생각하다 갑자기 시계를 들여다보곤 급해져서) 강혁오빠에 대해 물어볼 말이 많은데

        제가 지금은 들어가 봐야 하거든요. 연락드릴게요.

은하 : ...그러세요.

강주 : (일어서면서 따라 일어서는 은하에게) 일단 신혁오빠하고 같이 한 번 포장마차로 갈게요

        그 남자 사회성 꽝이어서 혼잔 못 갈 거예요.

은하 : (쓸쓸한 미소만 지어 보인다)

 

 

27. 거리 (늦은 오후)

 

생각에 잠겨 외롭게 걸어오는 은하. 하은이가 쌍둥이었다니...동생이 유신혁이라니...

은하, 걸음을 멈추고 선다.

이제야 유신혁에 대한 의문을 풀었지만 어쩐지 마음은 더 황량하고 절망스럽게만 느껴진다.

이젠 실오라기 같은, 말도 안 되는 헛된 희망 조차 사라져 버린 것 같다.

마치 길을 잃은 미아처럼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서 있다.

 

 

28. 인철 사무실 (늦은 오후)

 

하은이 인철 앞에 앉아있다.

 

인철 : 노조위원장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구?

하은 : 죄송합니다.

인철 : (웃으며) 아니야. 그건 어디까지나 최상필 그 사람 실수야. 헌데 좀 놀랍기는 했어. 신혁이 네가 주먹을 휘둘렀단 소리에.

하은 : (담담하게 웃으며) 저도 놀랬습니다. 저한테 그런 면이 있을 줄을 몰랐거든요.

인철 : 그러고 보면 사람 속은 양파 같다는 비유가 맞는 것 같애.

하은 : (본다)

인철 : 요즘 널 보면 애비란 사람이 자식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게 많았단 생각이 자주 들어.

하은 : (내심 당황스러워서 입만 웃어 보인다)

인철 : (웃어 보이고는) 어 참, 손목은 다 나았다구?

하은 : 네.

인철 : 그럼 필드에 한 번 나가야지. 너하고 공친지가 꽤 된 것 같은데?

하은 : (순간 당황하는)

인철 : 말 나온 김에 이번 주말에 가자. 괜찮지?

하은 : (빠르게 표정 정리하며) 어떡하죠? 주말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요.

인철 : ...어, 그래?

하은 : 죄송합니다. 조만간 시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인철 : 그래. (하며 웃지만 얼굴엔 미묘한 표정의 변화가 인다)

 

 

29. 무릉건설 한곳 / 보도국 복도 (늦은 오후)

 

은하 : (휴대폰 통화중이다) 저 서은하예요. 아깐 말씀 못 드렸는데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서 전화 드렸어요.

강주 : (F) 뭔데요?

은하 : 오빤 최동찬이란 사람을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강주 : (걸어가다 멈추고) 최동찬이요?

은하 : (F) 네에.

강주 : 그 사람이 강혁오빠한테 누명을 씌웠단 얘길 했단 건가요?

 

 

30. 무릉건설 한곳 (늦은 오후)

 

은하 : 정확히 그렇게 말 한 건 아니지만 제가 듣기엔 그렇게 들렸어요.

 

 

31. 동찬 사무실 (늦은 오후)

 

동찬이 들어오면 불안한 표정의 허서장이 기다리고 있다.

 

동찬 : 아이구 서장님이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허서장 : (불안한 얼굴로) 어제 내 앞으로 이런 게 왔어요. (봉투를 내민다)

동찬 : (받아서 본다. 사진을 확인하곤 굳어지며) 누가 보낸 겁니까?

허서장 : 택배로 놓고 간 거라서 누군지 알 수가 없어요. 문제는 이겁니다. (하며 하은이 보낸 쪽지를 준다)

동찬 : (받아서 쪽지를 보는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진다)

허서장 : 누군가 우릴 미행한 모양입니다, 최사장.

동찬 : (여유 있게 웃으며 사진을 툭 던져놓으며) 이깟 사진 몇 장에 사색이 돼서 여기까지 오시구 서장님도 참 순진하십니다.

허사장 : 하지만 거기 적힌 말을 보면.

동찬 : (말 자르는) 허서장님.

허서장 : (불안한 시선으로 본다)

동찬 : 주위에 적을 많이 두신 모양인데...그런 건 혼자서 처릴 하셔야죠.

허서장 : 무슨 뜻으로 하는 말입니까?

동찬 : 뭐 아시다시피 나하고 허서장님 관계야 친분 그 이상은 없잖습니까?

허서장 : (마지못해)...그렇긴 합니다만.

동찬 : 형님 같은 분이시니까 조언하나 해 드리죠.

허서장 : (보는)

동찬 : 지금 시급한 문젠 날 찾아오는 게 아니라 여기 이 사진 속 인물(중소기업 김사장)의 입을 막아 두는 편이 현명하실 것 같은데..

허서장 : (굳어 보는)...

 

 

32. 동찬 사무실 앞 (늦은 오후)

 

잔뜩 불쾌한 표정으로 호텔에서 나오는 허서장.

 

 

33. 동찬 사무실 (늦은 오후)

 

동찬 : (인상 험악하게 구겨져서 책상의 물건들을 수하에게 집어던진다)

수하 : (적당히 피하고)

동찬 : (버럭) 미행당하는 것도 모르고 뭐 하고 있었어!

수하 : 죄송합니다.

동찬 : (잡아먹을 듯 노려보다) 앞으로 뒤통수 잘 챙겨!

수하 : 알겠습니다.

동찬 : 강릉 건은?!

 

 

34. 동찬 호텔 주차장 (늦은 오후)

 

강냉이 먹고 있는 천사장의 시선에서 허서장이 잔뜩 인상 구기고 휴대폰 번호 누르며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천사장, 시작해 볼까 하는 얼굴로 강냉이를 입에다 툭 털어 넣고 허서장을 향해 걸어간다.

 

허서장 : (초조한 얼굴로 휴대폰 통화 중) 김사장, 납니다. 오늘 좀 만납시다. ..시급한 일이에요.

           자세한 얘긴 만나서 얘기합시다...거기서 봐요, 그럼.

        

허서장, 전화 끊는데 앞에서 오던 천사장이 허서장과 어깨를 부딪치면서 

재빠르게 허서장의 주머니에 볼펜 형 도청장치를 슬쩍 넣는다.

 

허서장 : (인상 구기면서) 거 참.

천사장 : 죄송합니다.

허서장 : (이래저래 짜증이 솟아서) 앞 좀 똑바로 보고 다녀요!

천사장 : (사람 좋게 웃으며) 죄송하게 됐습니다.

허서장 : 에이. (하며 간다)

천사장 : (씨익 웃는다)

 

 

35. 무릉 건설 옥상 (늦은 오후)

 

하은 : (휴대폰을 받고 있다)..수고하셨습니다. (끊고 먼 곳 응시하는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잡힌다)

 

 

36. 상국 사무실 (늦은 오후)

 

퍼팅 연습 중인 상국 옆에서 보고를 하고 있는 진우.

 

진우 : 컨벤션센터 시공사 선정 날에 맞춰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상국 : 그래도 허점은 없는지 다시 돌아봐.

진우 : 기술위원 80프로가 우리 쪽 사람이라서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상국 : 됐어, 그럼. 그 일 정리되는 대로 재개발 건에 인력 투입해. 재개발은 줄긋기부터 뛰어들어야 한다는 거 명심하구.

진우 : 알고 있습니다. 그보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상국 : 뭔데?

진우 : (맘 굳게 먹고) 최동찬 사장에 관해섭니다.

상국 : (손놓고 진우를 본다)

진우 : 그 사람, 업게 평판이 좋질 않습니다. 아버지가 믿을 만한 사람이(하는데)

상국 : (말 자르며) 되먹지 못한 놈!

진우 : (굳어져서 본다)

상국 : (서슬이 퍼래서) 애비 뒷조사를 하고 다녀? (버럭) 어디서 배워먹은 짓거리야!

진우 : 오해하지 마세요, 아버지. 전 다만 아버지를 위해

상국 : (골프채 집어던지며 O.L.) 입 닥쳐!

진우 : (입 꽉 다물고 보는)

상국 : 어디서 감히 애비 일에 자식 놈이..분명히 말하는데 다시 한번 이런 일 있으면 자식이라도 용서 안 해! 

진우 : 죄송합니다.

상국 : 당장 나가!

진우 : (고개 숙여 인사하고 돌아서는데)

상국 : (내뱉듯 혼잣말) 의심 병은 지 에밀 닮았구만.

진우 : (인상이 꿈틀대더니..눌러 참고 나가는 위로 전화벨이 울린다)

상국 : (언짢은 기분에 전화 받는) 어.

 

 

37. 상국의 거실 (늦은 오후)

 

미정 : (외출 준비 마치고) 음악회 시간 맞추려면 당신 지금 출발해야 돼요. 

        (상국의 대꾸가 퉁명스러운지) ...당신 처제 연주횐데 어떻게 혼자 가요? 

        (기분이 상하지만 애써 감추며) 뭐 기분 나쁜 일 있어요?..알았어요. 거기서 만나요, 그럼. (기분 상해서 탁 수화기 내려놓는다)

 

 

38. J&C 복도 (늦은 오후)

 

올라오는 것을 억지로 누르며 걸어오는 진우.

 

상국 : (E) 의심 병은 지 에밀 닮았구만.

        

진우, 쓰게 웃는다. 그 위로 진우 모친의 목소리.

 

모친 : (E) 진우야, 엄마하고 가자.

 

 

39. 상국의 집 정원 (낮, 17년 전 회상)

 

진우(10세), 한쪽 구석에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 깐 채 가만히 숨을 죽이고 서 있다.

커다란 가방을 들고 서 있는 진우 곁에 서 있는 모친(30대 중반).

 

모친 : 진우야..

진우 : (입을 꼭 다물고 시선을 피하고 있다)...

모친 : (애원하듯) 엄마하고 같이 가자, 진우야.

       

진우, 움직이지 않고 서서 시선만 한쪽에 외면하고 서 있는 젊은 상국을 본다.

 

모친 : ..진우야.

진우 : (꿈쩍도 않고 동요하지 않는다)

        

진우를 보던 모친의 얼굴에서 힘을 잃은 듯 절망스런 표정이 스치더니 가방을 들고 대문으로 간다.

진우의 두 눈에 동요가 일기 시작한다.

쾅! 대문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진우, 그제야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더니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대문을 향해 뛰어간다.

 

 

40. 상국의 대문 앞 (낮, 회상)

 

숨을 헐떡거리며 대문을 열고 나오는 진우. 주위를 둘러보면 어머니가 탄 택시가 저만치 멀어져 가고 있다.

진우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41. J&C 복도 (늦은 오후)

 

죄책감으로 괴로운 진우, 벽에 기대서서 눈을 감는다.

 

 

42. 인테리어 팀 (밤)

 

커다란 회의 탁자에 은하와 해경, 김팀장, 이실장, 직원 한두 명.

설계도면에 놓고 회의 중이다.

은하, 회의에 집중 못하고 어쩐지 딴 생각에 빠져있는 표정이다. 그 위로 

 

해경 : (E) 실내에서도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관건인 것 같애요.

팀장 : (도면 한곳 가리키면서) 이층 여기말야. 옥의 전시장을 만들면 어떨까요?

이실장 : 활용도면에서 좋을 것 같네요. (다른 직원 보며) 바닥 하중은 어느 정도지?

해경 : 저기요. 우리 인간적으로 밥은 좀 먹고 하죠.

팀장 : 그럴까? (이실장보며) 그러시죠, 실장님.

이실장 : 나갈 시간 없어요. 도시락 주문합시다.

해경 : (궁시렁) 옥살이가 따로 없네, 암튼.

은하 : (묵묵히 서류 정리해서 자리로 가는 위로)

해경 : (E) 메뉴판 여기 있거든요. 고르세요.

팀장 : (E) 보나 안보나 똑같지 뭐. 

       

은하, 자리에 앉아 서류 정리하다 문득 책상 옆에 놓인 하은이가 주었던 우산에 시선이 간다.

 

은하 : .....

 

 

43. 신혁 사무실 엘리베이터 앞(밤)

 

하은과 재훈이 걸어온다.

 

재훈 : 세부적인 건 거의 마무리 되고 있구요. 강원도 적설량이 고려가 안돼 있어서 설계상 보완 작업만 남아있습니다.

하은 ; (끄덕이곤) 10시 전엔 들어올 테니까 안비서님이 야근하는 팀들 잘 좀 챙겨주세요.

재훈 : 알겠습니다.

하은 : (친근한 미소로) 우리 턴키프로젝트 끝나면 돼지 껍데기에 소주 한 잔 합시다.

재훈 : (웃는 낯으로) 그런 것도 드실 줄 아세요?

하은 : (짐짓 장난스럽게) 안비서님만 알고 계세요. 알고 보면 유신혁도 이것저것 잘 먹고 알고 보면 무지 감수성도 풍부하다는 사실.

재훈 : (푹 웃는다)

하은 : 이거 절대 밖으로 유출되면 안 되는 정봅니다. 아셨죠?

재훈 : (장단 맞춘다) 명심하겠습니다.

       

하은, 웃어보이고는 시선 돌리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남자(40대 초반)가 하은을 보곤 반색하는데

하은은 남자를 알아보지 못하고 무심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안으로 오르려는데.

 

남자 : 퇴근하십니까, 부사장님.

하은 : (누군지 몰라 순간 당황스럽게 보는)

남자 : 요즘은 통 전화가 없으셔서 안 그래도 한 번 찾아뵐까 했습니다.

하은 : ...네에.

재훈 : (의아한 표정으로 하은을 본다)

남자 : 저 지금 시간 되시면

하은 : (O.L.)  죄송한데 약속이 있어서요. (서둘러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남자 : (어리둥절해서) 그럼, 담에 뵙겠습니다.

하은 : (고개로 인사한다)

      

엘리베이터 닫히면서 하은과 의아한 표정의 재훈의 시선이 부딪친다.

 

남자 : (좀 당황해서) 굉장히 바쁘신 모양이네요.

재훈 : (얼른 표정 정리하곤 얼버무리듯) 급한 약속이라서요. (직업에 대해 얘기할 만한 말) 설계팀 직원들 안에 있습니다.

 

 

44. 신혁 비서실 (밤)

 

생각에 잠겨 안으로 들어서는 재훈, 좀 전의 상황이 납득이 안 되는 듯 의아한 표정이다.

 

은하 : (문을 열고 들어온다)

재훈 : (보는)

은하 : (한손에 우산이 들려있다) 저..부사장님 안에 계신가요?

 

 

45. 무릉 건설 로비 (밤)

 

하은, 찜찜한 기분으로 걸어 나온다.

 

은하 : (E) 잠깐만요!

하은 : (돌아본다. 은하를 확인하고 긴장하는)

은하 : (빠른 걸음으로 와 선다)

하은 : ...무슨 일이죠?

은하 : (하은을 얼굴을 대할 때마다 감정 추스르기가 어려워 잠시 말문을 열지 못하고 본다)

하은 : (같은 심정이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며) 급한 얘기가 아니면..

은하 : (시선 피하며 엉뚱한 말을 한다) 우산은 비서실에 맡겨뒀습니다.

하은 :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는)

은하 : 고마웠습니다, 부사장님.

하은 : (입가에 보일 듯 말 듯 슬픈 미소가 잡히며) 그 말 하려고 왔어요?

은하 : (결심이 선 듯)...잠시만 시간을 내 주셨으면 합니다.

하은 : (긴장해서 보는)..

 

 

46. 무릉 건설 앞 (밤)

 

밖으로 걸어 나오는 하은과 은하.

 

하은 : (당황스럽기도 하고 조금은 설레는 기분이기도 한 채 어색하게 두서없이)

        사무실로 갈 걸 그랬나? 아니다 거긴 좀 답답한가? (은하 보며) 어디가 좋겠어요?

은하 : 전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그 앞으로 하은의 승용차가 서고, 기사가 운전석 문을 열어주고 선다.

그 뒤로 진입해 들어오는 진우의 승용차.

 

하은 : (차 문 열어주며) 타요.

은하 : ..멀리 가는 건 좀.

하은 : (좀 쓸쓸한 기분이 돼서) 걱정 말아요. 멀리 안 갈 테니까.

은하 : (보다가..차에 오른다)

하은 : (기사에게) 고맙습니다. (하고는 운전석에 오른다)

 

 

47. 멈춰선 차 안 (밤)

 

차 안의 진우, 하은과 은하가 함께 차를 타고 출발하는 모습을 보곤 표정이 싸늘하게 식어 내린다.

 

 

48. 달리는 차 안 (밤)

 

하은, 긴장한 채로 운전하고 있다.

 

하은 : (은하를 쳐다보지 못하고 맘과는 다르게 긴장이 돼서 뚝뚝하게) 저녁 뭐 먹을래요?

은하 : 곧 들어가 봐야 돼서.

하은 : (O.L. 여전히 뚝뚝하다) 메뉴는 서은하씨가 선택해요. 분식 한식 일식 중식 아무거나.

은하 : (당황스럽게 보다가...차분하게) 이강주씨한테 얘기 들었어요.

하은 : (순간 당황하는)...!

은하 : (차분하게) 있을 수 없는 일인지 알면서도 그 동안 부사장님 뵐 때마다 많이 혼란스러웠는데...이제야 의문이 풀렸어요.

하은 : (그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은하 : 좀 더 일찍...가족을 찾았더라면 오빠가 참 기뻐했을 텐데..

하은 : (차마 은하를 볼 용기가 없어서 고통스런 눈빛으로 앞 만 보며) 아직 대답 안 했어요. 먹고 싶은 거 없어요?

은하 : (보는)..

 

 

49. 한식집 (밤)

 

만둣국을 꾸역꾸역 먹고 있는 하은을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은하.

 

하은 : (시선 피한 채로) 왜 안 먹어요?

은하 : 식성까지 오빠하고 닮으셨네요.

하은 : (먹던 손을 멈추고 본다)

은하 : (그리움에 찬 미소로) 오빤 만두를 제일 좋아했거든요. (회상하듯 미소가 지어지며) 두부랑 신김치 많은 넣은 거요.

하은 : (보는)

은하 : (하은에 대한 생각에 애틋한 눈빛으로) 고3땐가..오빠혼자 10인분정도 먹고 배탈나서 삼일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근데 배아픈 거 낫자마자 그러는 거예요. 배고프다 만두 먹으러 가자. (하며 웃는데 두 눈엔 물기가 어린다)

하은 : (은하의 모습이 애처로워서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는)

은하 : (부러 밝게) 오빠가 다니던 경찰서 앞에 분식집이 있는데 거기가 오빠 단골이었어요.  

하은 : (울컥 해 오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시선 피하면서) 난..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은하 : (쓸쓸한 미소로)...그래요.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은하 : (어색함이 견디기 힘든 듯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혹시 오빠 아버님...경찰이셨어요?

하은 : (고개 들어본다)

은하 : 오빠가 우리 집에 오던 날 경찰배지를 갖고 있었거든요. 그거 때문에 오빤 경찰이 됐구요.

        (쓸쓸한 미소 지으며)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요.

하은 : ..맞아요.

은하 : 역시..그랬구나.

하은 : (은하와 시선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돌린다)

은하 : (쓸쓸한 미소 지어보이고는 자신도 시선 돌려 억지로 식사를 해 본다)

하은 : (조용히 고개 들어 은하를 아프게 보다가)...난

은하 : (본다)

하은 :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뚝뚝하게) 형 얘기 듣는 거...아직은 편하지 않습니다.

은하 : (당황스럽게 본다)

하은 : 그러니까..형 얘기하려고 애쓸 필요 없어요.

은하 : ..거기까진 생각 못했어요. (허탈한 미소) 전 그냥...오빠 얘길 듣고 싶어 하실 것 같아서..

하은 : (보다가 힘겨운 듯 시선 피하면서) 다 식겠어요. 야근하려면 식사는 제대로 챙겨 먹어야죠.

은하 : (쓸쓸한 미소로 보다가 시선 내리고 입맛이 없으면서도 겨우 먹는)

       

하은, 그제야 시선 들어 안타까운 표정으로 은하를 바라본다.

숟가락을 든 은하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하은 : (아프고 힘든)... 

 

 

50. 달리는 차 안 (밤)

 

하은과 은하, 각자 다른 마음으로 불편한 공간 속에 말을 잃고 있다.

 

 

51. 무릉 건설 앞 (밤)

 

멈춰진 차에 기대 서 있는 진우. 그 앞으로 하은의 승용차가 들어와 멈춰 선다.

진우, 보면 하은과 은하가 차에서 내린다.

        

은하 : 바래다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은 : (슬픈 눈빛)..들어가요.

진우 : (E) 신혁아.

하은 : (돌아보곤 진우를 확인한다)

은하 : (굳어서 보는)

진우 : (앞으로 다가와 서서) 오랜 만이다.

하은 : (담담한)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야? 난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 하는데.

진우 : 다른 사람 만나러 온 거야. (은하 보며) 일은 다 끝났어요?

하은 : (어쩔 수 없이 인상이 확 굳어지며 은하를 본다)

은하 : (차분한 시선으로 진우를 보고 있다)

진우 : 몇 시간쯤은 기다릴 각오로 왔는데 딱 한 시간 기다렸으면 양호하네요.

은하 : 들어가 봐야 됩니다. 

진우 : (미소로 보곤 하은 보며) 부사장님 힘 좀 빌리자. 서은하씨하고 차 한 잔 마실 시간 정도면 되는데 괜찮지?

하은 : (대답할 말을 못 찾는데)

은하 : (당황스러운).....

진우 : 친구 앞에서 거절당하는 모습 보이면 곤란한데..(하은 보며) 약속 있다면서?

하은 : ..어. (하곤 자신도 모르게 은하를 본다)

은하 : (당황스러운 시선으로 본다)

하은 : (시선이 마주치자 얼른 시선 거두고는 진우에게) 다음에 보자.

진우 : 그래.

       

무참한 심정인 하은, 은하에게 시선 주지 못하고 빠르게 차에 오른다.

 

은하 : (바라보고 있는)

 

 

53. 멈춰선 차 안 (밤)

 

차에 오른 하은, 은하와 진우의 모습에 불같은 질투심이 인다.

애써 마음을 다잡으려고 입 꽉 다물고 기어를 넣어 빠르게 차를 출발시킨다.

        

 

54. 무릉 건설 앞 (밤)

 

은하 : (떠나는 하은이 차를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진우 : (은하를 유심히 보는)

 

 

55. 멈춰진 차 안 (밤)

 

도로 한쪽에 세워진 하은의 승용차. 하은의 두 눈이 지독한 갈등으로 흔들린다.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서도 질투심이 이는 자신을 참을 수가 없는 하은,

핸들에 이마를 기대고 멍하니 있더니 자신도 모르게 핸들에 이마를 쿵...쿵... 찧기 시작한다. 조금씩, 조금씩..더 세게.

 

 

56. 무릉건설 앞 (밤)

 

은하 : (담담한) 무슨 말씀인진 모르지만 여기서 하세요.

진우 : (대뜸) 유신혁한테 관심 있어요?

은하 : (불쾌해져 굳어져서 본다)

진우 : (농담하듯) 신혁이하고 라이벌 되는 건 반갑지 않은데.

은하 : (정색하고) 정말 무례하시군요. 정진우씬 모든 그렇게 멋대로 판단하고 함부로 말씀하시나요?

진우 : (당황해서 보는)

은하 : 내 뜻 분명히 전했구 난 그쪽처럼 한가하지도 않아요. (하더니 거침없이 로비를 향해 걸어간다)

진우 : (보는)..

 

 

57. 무릉 건설 로비 (밤)

 

은하 : (뚜벅뚜벅 로비로 걸어 들어온다)

진우 : (따라와서 팔을 잡아 세우며) 잠깐만요.

은하 : (굳어서 본다)

진우 : (손을 놓고 진지하게) 기분 나빴다면 사과할게요. 미안해요. 내가 서툴러요, 이런 일엔.

은하 : (보다가) 안녕히 가세요. (하고 돌아서려는데)

진우 : 많이 고민했어요.

은하 : (돌아본다)

진우 : 두 번씩이나 거절당한 여자한테 기웃거리는 얼빠진 놈 되는 거 싫어서 많이 고민했어요. 

        그래서 핑계거리도 찾아봤어요. 어떡하면 서은하란 여자한테 얼빠진 놈이 아닌 근사한 남자로 보일 수 있을까하구요.

은하 : (보는)...

진우 : (스스로도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곤) 황당하다는 거 알아요. 이런 일 나도 처음이라 황당하고 어이없어요.

은하 : 정진우씨.

진우 : (O.L.) 무단통행을 하던 서은하란 여자 얼굴이 지워지질 않았어요.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이었는지....걱정되구..만나고 싶구..그래서 온 거예요. 당신이 자꾸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아서.

은하 : 전 정진우씨한테

진우 : (O.L.) 서은하씨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나한테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난 이기적인 사람이라서 내 맘이 젤 중요했고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겁니다.

은하 : ....

진우 : 서두르지 않을 겁니다. 한 발짝만 나한테 다가와 줘요. 더 큰 욕심 안 내요. 그 정도면 됩니다.

은하 : (보다가)....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진우 : (굳어져서 본다)

은하 : 정진우씨 호의는 고맙게 생각합니다. 조심해서 가세요. (하고 돌아서서 간다)

진우 : (할 말을 못 찾고 은하를 바라보고 서 있다)

 

 

58. 고급 바 (밤)

 

긴장된 표정으로 들어와 주위를 둘러보는 수철. 하은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그때 하은이 수철의 등 뒤로 와 선다.

수철이 두리번거리다 뒤를 돌아보곤 하은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하은, 짐짓 의아한 듯 보고는 수철을 무시한 채로 자리를 잡고 앉는다.

수철, 맘을 단단히 다져 먹고 하은 앞으로 간다.

 

수철 : 저...

하은 : (무표정하게 본다)

수철 : 유신혁씨 되시죠?

하은 : (그제야) 아..김수철 형사님?

수철 : 네.

하은 : 앉으세요.

수철 : (앉고)

하은 : 이제야 생각이 나네요. 저번에 회사에서 뵌 적 있죠, 우리?

수철 : (당황스럽다)...네.

        

종업원, 미리 준비해 둔 듯 술을 내온다.

 

하은 : 제가 미리 주문해 뒀습니다. 괜찮으시죠?

수철 : ..무슨 일로 보자고 하신 건지.

하은 : 그건 김형사님이 더 잘 아실 것 같은데요?

수철 : (당황스럽게 굳는)...!

하은 : 서하은씨가 제 쌍둥이 형인 걸 아셨으니까 절 찾아오신 거 아니었던가요?

수철 : (말문이 막혀서)....

하은 ; (술잔에 술 따르며)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시죠?

수철 : (긴장된 얼굴로 보는)

하은 : (무표정한 얼굴에 미소만 지으며) 뭐 그건 별루 중요한 일은 아니니까. 우리 형하고 가장 가까운 친구분이셨다구요?

수철 : (떨리는 음성)...네.

하은 : 그럼 우리 형이 왜 죽었는지 그 이유도 가장 잘 아시겠네요?

수철 : (격심하게 흔들리는 눈빛)....

하은 : 20년 동안 헤어져 있던 가족입니다. 20년 동안 헤어졌다가

        이제야 만난....형이 주검으로 나타났는데 최소한 진실은 알아야죠. 

수철 : (죄책감에 괴로운)...

하은 : 그 진실이 설령 추한 것이라도..김형사님만은 분명 말씀해 줄 거라 생각해서 뵙자고 한 겁니다..

수철 : (너무도 고통스러운 심정으로 말문이 막혀 있다)

하은 : (수철을 보는 심정이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수철 : (힘겹게)...미안합니다.

하은 : (보는)

수철 : (죄책감에 떨리는 음성) 전..하은이 친구 자격 없는 사람입니다.

하은 : (기대를 품은 눈빛으로) 무슨 뜻입니까?

수철 : (격심한 갈등으로 흔들리는 눈빛으로 본다)

하은 : (안타까운 기대감)...

수철 : (갈등하는 눈빛으로 망설이다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하고 시선을 떨구며)...하은일 돕지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습니다. 

하은 : (기대가 무너진다)...

수철 : ...죄송합니다.

하은 : (복잡한 심정으로 보다가 뜬금없이) 그러고 보면 인간한테 인간만큼 무서운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수철 : (창백하게 굳어져서 본다)

하은 : 하지만 인간한텐 인간만이 희망이죠. 세상의 모든 게 이중적인 것 같네요.

        누군가는 생명을 앗아가고 또 누군가는 죽은 사람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것처럼.

수철 : (떨리는 눈빛으로 본다)

하은 : (비감스러운 얼굴로 술잔을 비워낸다)

 

 

59. 고급 술집 안 (밤)

 

허서장과 중소기업 김사장이 술과 안주를 놓고 앉아있다.

 

김사장 : 서장님께 뭐라고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허서장 : 공치사 하는 건 아니지만 이번엔 좀 힘들었어요.

김사장 : 알고 있습니다. 허서장님 아니었으면

 

 

60. 술집 앞 멈춰진 차 안 (밤)

 

차안이 천사장, 빵과 우유 먹으면서 허서장과 김사장의 도청되는 대화 내용을 느긋하게 듣고 있다.

 

김사장 : (E) 무슨 수로 이번 일을 막았겠습니까? 꼼짝없이 구속될 판이었는데..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천사장 : (픽 웃는다)

허서장 : (E) 아닙니다. 실은 긴히 당부 드릴 일이 있어서 뵙자고 한 겁니다.

김사장 : (E) 당부할 일이라뇨?

천사장 : (긴장하는 듯 자세 바로 하는 위로)

허사장 ; (초조한 E) 이번 일은 누구한테도 절대 발설해선 안 됩니다.

 

 

61. 달리는 차 안 (밤)

 

하은 : (냉정한 얼굴로 휴대폰 받고 있다) 그래요?...수고하셨어요.

        

휴대폰 끊고는 쓴웃음을 짓는다.

그 웃음이 점차 사그라들더니 공허한 얼굴이 되고 마는 하은.

 

 

62. 재수 집 거실 (아침)

 

은하와 재수 아침상을 앞에 놓고 있다.

 

재수 : (놀라 입 벌어져서) 쌍둥이? 그러니까 우리 하은이가 쌍둥이였단 얘기야?

은하 : ...네.

재수 : (바짝 얼굴 들이밀며) 그래서? 만나봤어? 하은이 동생이 그 회사 부사장이면 넌 만나봤을 거 아냐?

은하 : 만났어요.

재수 : 그래? 정말 하은이 놈하고 똑같이 생겼어?

은하 : (끄덕인다)

재수 : 성격도?

은하 : 잘은 모르지만...그건 아닌 거 같아요.

재수 : 그 사람, 우리 집에 온다 소리 안 해?

은하 : 잘 모르겠어요.

재수 : 당연히 와 보는 게 순서지. (걱정스레) 근데...넌 괜찮겠어?

은하 : 뭐가요?

재수 : 하은이 놈하고 똑같이 생겼으면 볼 때마다 아무래도 좀 거시기 할 텐데.

은하 ; (웃는 얼굴로) 익숙해지면 괜찮아 질 거예요, 아빠.

재수 : (안쓰러워 죽겠는)..

 

 

63. 인철의 거실 (아침)

 

출근준비하고 안방에서 나서는 인철, 그 뒤를 따라 나서는 이화.

 

하은 : (이층에서 내려오면서) 신영이 학교까지 바래다주고 갈게요, 제가.

이화 : (뜻밖의 말에 의아해서) 니가?

하은 : 가는 길이잖아요. 아직 시간도 있구요.

신영 : (교복 차림으로 가방 들고 나오면서) 됐네요.

하은 : (신영의 책가방 자기가 들면서 인철, 이화에게) 다녀오겠습니다.

인철 : 그래.

이화 : (문득 손을 뻗어 하은의 머리 만져주며) 머리 잘라야겠다. 많이 길었어.

하은 : (가슴이 따뜻해져 온다. 따뜻한 미소로 이화 보며) 그럴게요.

이화 : 운전 조심하구.

하은 : ..네에. (어리둥절해 있는 신영보며) 뭐해, 고3? 빨리 나와. (하곤 밖으로)

신영 ; 오빠 어디 아픈 거 아니야, 엄마?

이화 : (웃는 얼굴로) 오빠 기다려. 어서 가.

신영 : (생끗 웃으며) 다녀올게요. (하며 급하게 나간다)

인철 : 신혁이가 많이 활달해 졌어? 당신도 느끼지?

이화 : ..네.

인철 : (불현 듯) 어 참, 손님을 한 사람 초대하고 싶은데.

이화 : 손님이요?

인철 : 당신도 기억할 거야. 이의원 출판기념회 때 신영이 도와준 아가씨.

이화 : 만나셨어요?

인철 : 어. (의미 있는 미소 지어보이며) 우리하곤 인연이 참 깊은 아가씨야.

 

 

64. 형사과장실 (낮)

 

과장, 서류 봉투에서 녹음테이프가 들어있는 작은 카세트를 꺼낸다.

의아한 표정으로 봉투를 확인하는 과장, 신용국 형사과장님 앞이라고만 적혀있고 보낸 이는 없다.

과장, 의아한 얼굴로 재생버튼을 누른다. 그 안에서 들리는 허서장과 김사장의 대화 내용.

 

김사장 : (E) 허서장님 아니었으면 무슨 일로 이번 일을 막았겠습니까? 꼼짝없이 구속될 판이었는데..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과장 : (확 굳어지는 표정위로)

허서장 : (E) 아닙니다. 실은 긴히 당부 드릴 일이 있어서 뵙자고 한 겁니다.

 

 

65. 강력 5팀 (아침)

 

수철 : (복잡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다)

하은 : (씬58의 E) 누군가는 죽은 사람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것처럼..

수철 : 어디서 들었던 소린데..(생각해 보려고 애쓰는데)

함형사 : (급하게 들어오며) 강릉에서 연락 왔어. 서형사 살해 용의자를 알아냈대.

수철 : (놀라서) 용의자? 그게 누군데?

함형사 : 박상철.

장형사 : (의아해서) 연합 상철이파 박상철이요?

함형사 : 어.

수철 : (벌떡 일어나며) 무슨 근거로?!

함형사 : 구속된 상철이파 똘마니 놈이 자백을 했대. 박상철이가 서형사와 거래가 있었다구.

장형사 : (믿지 못하겠는) 살해 동기는 뭔데요?

함형사 : 서형사가 상철이파 뒤를 봐주다가 서형사 비리 발각되고 하니까 처치 곤란이었던 거지 뭐.

           기억나? 서형사 집에서 마약 발견 됐던 거. 상철이파 애들 마약밀매도 했었잖아, 왜?

수철 : (O.L.) 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 치워! 이건 음모야!

장형사 : 저도 못 믿겠어요.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함형사 ; (자신도 씁쓸해서) 똘마니 제보대로 박상철 은신처에서 주사기랑 그라목손이 발견됐어.

수철 : 이런 빌어먹을! (열 올라서 뛰쳐나간다)

함형사 : 김형사!

장형사 : (다급하게) 박상철도 자백했답니까?

함형사 : 그 자식은 잠수 탔어. 뭐 곧 잡히겠지.

장형사 :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66. 동찬 사무실 (낮)

 

동찬 : (기분이 한껏 좋아서) 다 차려진 밥상에 수저 하나만 더 놓으니까 귀찮은 손님대접이 한꺼번에 끝이구만. (하는데)

       

문 벌컥 열리고 독이 오른 표정의 수철이 들어온다. 수하가 막아서는데.

 

동찬 : 친구대접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수하 비켜나고) 어쩐 일이신가?

수철 : (무섭게 노려보며) 이번엔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동찬 : (놀리듯) 뭐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나셨나?

       

총을 꺼내들어 동찬을 겨누는 수철, 살기어린 눈빛.

동찬과 수하 순간 굳어지지만 총을 겨누고 있어서 쉽게 동작을 취하지 못한 채 살피는데.

 

수철 : 말 해. 하은일 죽인 건 너라고 말해 어서!

동찬 : 흥분하지 마, 김형사.

수철 : (권총을 든 손이 떨리며) 임대식을 죽인 것도 너야! 하은일 죽인 것도 너구! 전부 다 불어. 전부 다 불란 말야!

동찬 : 내가 고백하고 나면 그땐 김형산 어떻게 되는 건데?

수철 : (흔들리는 눈동자) 상관없어.

동찬 : 김형사야 상관없을지 모르지만 시골에 계신 어머닌 어떡하구.

        

그 사이 동찬의 수하가 수철을 향해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철 : (이를 악문다) 입 닥쳐.

동찬 : (여유 있게) 게다가 내가 살인자란 증거는 하나도 없잖아. 날 사형대로 보내고 싶으면 증거를 찾아야지. 

수철 : 내가 자백하면 돼.

동찬 : 그게 증거는 못 되지. 내가 빠져나갈 방법은 수 없이 많은데, 안 그래?

수철 : (부들부들 떨리는 손. 나약해지는 눈빛)

동찬 : 여기서 이러지 말고 나가서 증거라도 찾지 그래?

       

수철, 짐승 같은 소리를 지르며 동찬에게 달려들다

수하의 손에 붙잡혀 달려들던 반동을 이용해 그대로 엎어치기 당해 바닥으로 나가떨어진다..

 

동찬 : (혀차듯 보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67. 강력 5팀 (오후)

 

강주 : 박상철이 서형사님 살해범이란 증거까지 있는 거예요?

장형사 : (마지못해)..그런 셈이죠.

강주 : (한숨 푹 내 쉬고) 누명이 아니란 말인가요, 그럼?

장형사 : (여전히 하은의 결백을 믿는 심정으로) 그건 박상철이 체포돼야 정확히 알겠지만 전 서형사님을 믿습니다.

강주 : (좀 난감해지는)...

 

 

68. 경찰서 한 곳 (오후)

 

강주, 어쩐지 좀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다. 머리 긁적이며 걸어오는데

형사과장과 양복 차림의 검찰청 감사과 직원 두 명이 급하게 강주를 지나 계단을 올라간다.

 

강주 : ? (보는)

 

 

69. 서장실 (오후)

 

과장과 감사과 직원들이 들이 닥쳤다.

서장 여비서가 당황스레 문 앞에 서서보고 있다.

잠긴 캐비닛을 도구를 이용해 거칠게 여는 감사과 직원들, 캐비닛에서 선물 상자를 꺼내 열어보면 만 원짜리 현금뭉치다.

과장은 동참 하지 못하고 착잡한 표정으로 보고 서 있다.

 

 

70. 오피스텔 (오후)

 

무서우리만치 무표정한 얼굴로 허서장의 사진을 보고 서 있는 하은.

손을 뻗어 허서장의 사진을 벽에서 천천히 떼어낸다.

목적 하나가 달성 된 것을 기념이라도 하려는 듯 하은의 머리 모양이 달라져 있다..

        

 

71. 공항 출국장 앞 (오후)

 

휴가를 떠나는 허서장과 부인, 고등학생 딸.

한껏 기분이 좋은 허서장과 가족들 막 출국장으로 들어가려는데

그 앞으로 감사과 직원 두 명이 막아선다.

허서장과 가족들 휘둥그레져서 본다.

 

직원 : (감사과 직원 증을 보이며) 잠깐 가주셔야겠습니다.

허서장 : (직감이 온다. 절망적으로 멍해지는 시선)..

 

 

72. 오피스텔 (오후)

 

손에 들린 타들어가고 있는 허서장의 사진을 냉담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하은.

아무런 동요가 일지 않는 하은의 무표정한 얼굴이 어찌 보면 슬퍼 보이는 것 같다.

 

 

73. 동찬 사무실 (오후)

 

동찬 : (일그러진 표정으로) 테이프?

수하 : ...네. 김형사 짓일까요?

동찬 : 아니 아니야. 그 친구는 그런 짓을 할 위인이 못돼.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는)...누굴까?

 

 

74. 공원 (늦은 오후)

 

하은과 강주.

 

강주 : 강혁오빠 살해 용의자를 찾았어.

하은 : (놀라서 보며) 용의자?

강주 : 박상철이라구 얼마 전 검거된 연합 상철이파 보스야.

하은 : (어이없는 듯 헛웃음을 웃는다)

강주 : 박상철은 현재 도주중이라서 아직 정확한 건 아니지만..동료들은 강혁오빨 굳건히 믿고 있어. 절대 그럴 리가 없다구.

하은 : (어느새 미소가 사그라지고 냉담한 표정으로 돌아와 있다)

강주 : 뭐가 뭔지 모르겠어. 수수께끼 같은 편지도 그렇고.

하은 : (본다)

강주 : 일단 최동찬이란 사람부터 만나봐야겠어.

하은 : (좀 놀란 듯 보며) 최동찬?

강주 : 응. 서은하씨가 그러는데 (하다) 참, 강혁오빠랑 같이 살던 동생이 오빠네 회사에 다녀. 이름은 서은하구. 놀랍지?

하은 : (담담하게) 알아.

강주 : 만났어?

하은 : ..응.

강주 : 그랬구나. 아무튼 은하씨 말로는 강혁오빠가 최동찬이란 사람을 의심하는 것 같았다는 거야.

하은 : (미묘한 미소가 잡히며) 총명한 여자네. 그런 걸 다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강주 : 참해 보이더라. 어쨌든 이 사건 걸리는 게 많은 건 사실이야. 생각보다 큰 사건일지도 모르겠어.

하은 : (의미심장한 미소로) 나도 기대하고 있어. 이강주가 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 갈지.

강주 : (피식 웃는데)

하은 : 들어가 봐야겠다.

강주 : 여기까지 온 사람 저녁도 안 사주고 보낼 거야?

하은 : 할 일이 많아. 다음에 살게.

강주 : (금방 털어내듯) 그러시든가요.

하은 : 넌 이의원님은 안 닮은 거 같다?

강주 : 좋은 뜻? 나쁜 뜻?

하은 : 글쎄. (하며 웃어 보이더니 앞 서 간다)

강주 : (혼자 슬쩍 웃고는 하은 따라가며) 도시 한 복판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게 오늘은 무지하게 고맙네.

하은 : (묵묵히 앞만 보고 걸어간다)

강주 : 그나저나 나랑 같이 서재수씨 한 번 뵈러 가자.

       

하는데 자전거를 탄 사람이 강주 옆을 위험스럽게 지나간다.

빠르게 팔을 뻗어 강주의 어깨 잡아 보호하는 하은.

 

강주 : (순간 당황하는)

하은 : (담담한 얼굴로 어깨를 잡았던 팔을 푼다)

강주 : (당황스러움을 감추려고 저만치 가는 자전거를 향해) 아 뭐야? 자전거 전용도로 따루 있는데..

        

하고 보면 하은은 이미 앞 서 가고 있다. 하은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인다.

미묘한 기분으로 하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감정 털어내듯 머리 흔들고는 하은을 뒤 따라간다.

 

 

75. 강력 5팀 (밤)

 

수철, 얼굴에 긁힌 상처가 나 있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들어선다.

 

장형사 : (기다렸다는 듯) 어디 갔다 이제오세요? 휴대폰도 안 받으시구.

수철 : (대꾸하기도 싫은 듯 자기 자리에 앉는다)

장형사 : 서장님 얘기 들으셨어요?

수철 : 서장님 얘기라니?

장형사 : 김성호 사장한테 뇌물 받은 혐의로 체포영장 떨어졌어요.

수철 : 뭐?

장형사 : 서장님하고 김사장 대화가 녹음된 테이프가 과장님한테 배달돼 왔대요.

수철 : 테이프?

장형사 : 네에. 너무 이상하지 않아요? 이강주기자한테 온 편지도 그렇구.

수철 : (자신도 같은 생각이다)

 

 

76. 무릉건설 로비 (밤)

 

은하와 김팀장, 해경 인테리어 팀 직원들이 저녁식사를 위해 나오며 떠든다.

 

김팀장 : 시간도 없는데 도시락 먹자니까.

해경 : 주구장창 도시락만 먹어요? 은하씨도 도시락 먹기 싫지?

은하 : (웃으며) 네. 저희 집이 포장마차해서 김밥은 자주 먹거든요.

해경 : 그래? 그럼 언제 거기 가야겠다.

은하 : 언제든지 오세요. 안주는 서비스로 드릴게요. (하는데)

김팀장 : 부사장님이시네.

은하 : (자기도 모르게 움찔해서 한쪽을 본다)

하은 : (담담한 표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팀장 : (가서는) 저녁 먹으러 가는 길인데 같이 가시죠?

하은 : 아닙니다. 맛있게 드시고 오세요.

        

하고는 은하를 스쳐 지나간다.

그 순간 두 사람만이 느끼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77. 인테리어 팀 (밤)

 

텅 빈 사무실로 들어서는 하은.

주위를 가만히 둘러보는 하은의 두 눈엔 그리움이 가득 차 있다.

은하의 자리를 찾듯 둘러보다 은하 책상위에 놓인 액자 속 사진을 발견하는 하은.

조용히 액자를 집어 들어 들여다본다.

사진 속 중학생 은하의 얼굴을 손으로 쓸어주는 하은. 가슴이 먹먹해 진다.

액자를 제자리에 놓고 은하의 의자에 앉는다.

두 손을 머리에 돌려 깍지 낀 채로 가만히 눈을 감는다.

은하의 숨결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 하은의 얼굴에 오랜만에 평화로움이 깃든다.

하은이 조용히 허밍을 하기 시작한다. ‘나의 마음은 황무지’

그때, 조용히 문이 열리고 은하가 들어서다 하은을 보고 멈칫 굳어 선다.

눈을 감고 허밍을 하는 하은.

은하, 그 노래 소리에 점점 더 창백해진다.

하은이 뭔가를 느끼고 고개를 돌려 은하를 확인한다.

은하가 창백하게 굳어있다.

당황스러운 하은의 얼굴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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