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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18 - 드러나는 실체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8.09.02|조회수438 목록 댓글 0

[부활] 18 - 드러나는 실체

 

 

 

 

 

 

 

 

 

 

1. 입원실 (전회 마지막 씬 연결 낮)

 

하은, 경반장의 손을 잡은 채 서글프게 내려다보다가 손을 놓으려는데 경반장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느낌을 받는다.

하은, 흠칫해서 경반장의 손을 본다. 미동이 없다.

뚫어지게 바라보는 하은. 미동이 없다.

하은, 실망스런 표정이 되는 순간 잡고 있던 경반장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인다.

하은, 놀라 굳어 본다. 또 다시 미동이 없다.

긴장된 표정으로 뚫어지게 경반장의 손을 내려다보는 하은.

허나 경반장의 손가락은 여전히 움직임이 없다.

하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바라본다

어느 순간 경반장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거린다.

하은, 놀라서 본다. 경반장의 손가락이 움직인다. 한번..두 번...

 

하은 : 반장님! (경반장의 얼굴을 보고, 손가락을 보고) 반장님!

경반장 : (눈은 뜨지 못하고 미간이 꿈틀거린다)

하은 : (기쁨과 긴장) 반장님!!

경반장 : (악몽이라도 꾸는 듯 낮은 신음소리가 입가에서 새어나온다)

하은 : (놀라움과 기쁨, 긴장이 얽힌 표정으로 경반장의 얼굴을 본다)

경반장 : (악몽을 꾸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신음 토해내는 위로)

건하 : (E) 자살이 아니야.

 

 

2. 경반장의 악몽

        

<플래시 컷>

2 66씬의 건하의 환영.

건하 : 강원도에 다녀와야겠어.

        

1 37

하은 : 경상돕니다. 왜요?!

        

2 64

하은 : (강하게) 범인은 최동찬이야!

        

3 69

양만철 : (회환에 찬)..아인 죽지 않았습니다.

        

4 15

동찬, 수하와 어깨를 부딪치던 순간의 경반장.

자신을 향해 환한 웃음으로 손을 흔들어 보이는 하은.

 

 

3. 입원실 ()

 

경반장, 악몽으로 인한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괴로운 신음을 내고 있다.

 

하은 : (초조와 긴장) 반장님!..반장님!

경반장 : (눈은 못 뜬 채로 산음처럼 낮은)..강혁아..

하은 : (굳어 보는)...!

        

부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다 하은의 모습을 보고 우뚝 멈춘다.

 

 

4. 기자실 (오후)

 

강주,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뚫어져라 한 곳만 응시하고 있다.

 

국장 : (E) 당시에 그 비리문제 자체조사를 이의원님이 맡으셨다고 하더라구.

        

강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생각에 잠겨 서성인다.

        

 

5. 국회 앞 (오후)

        

태준, 취재기자와 카메라 기자에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고 있다.

 

태준 : 우리나라도 이제 건축법에 친환경 항목을 추가해서 선진국 수준의 건축 자제 사용 기준이 마련돼야 합니다.

        그리고 공해를 줄일 수 있는 대체 에너지 개발이 시급히 이루어지도록 친환경 법 제정을

 

 

6. 기자실 (오후)

 

강주, 불안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서성이고 있다.

        

<플래시 컷-12 14>

태준 : (억지로 웃어 보이며)...도통 생각이 안 나는데? 근데 그건 왜?

 

강주,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플래시 컷-16 29>

태준 : 그런 게 있었다면 내가 모를 리가 없지. 더군다나 J&C 일인데.

 

강주, 굳은 표정으로 우뚝 걸음을 멈추더니 가방을 들고 황급히 밖으로 나간다.

 

 

7. 경찰서 한 곳 (오후)

        

강주, 긴장된 표정으로 급하게 걸어 나오는데 강력5팀 쪽에서 수철과 장형사가 상기된 얼굴로 뛰듯이 나온다.

 

장형사 : (환한 표정으로) 반장님이 의식을 회복할 것 같답니다.

강주 : (놀라서) 정말이에요?

장형사 : . (이미 앞 서 가고 있는 수철 모습에 급해져서) 병원 다녀와서 말씀드릴게요.

강주 : 그러세요.

장형사 : (급하게 수철을 따라 나간다)

강주 : (잠시 서 있다가 자신도 시계보고 바쁘게 간다)

 

 

8. 입원실 (오후)

 

의사, 차트 넘겨보고 경반장의 눈동자를 확인한다. 간호사는 혈압을 재고 있다.

부인, 초조한 표정으로 의사의 대답을 기다린다.

한 걸음 물러 서 있는 하은의 표정 역시 초조하고 긴장돼 있다.

경반장은 다시 잠이 든 듯 눈을 감고 조용한 상태.

 

부인 : 어떻게 되는 거예요? 이 사람 정말 깨어날 수 있는 거예요?

의사 : 폐를 많이 다치시긴 했지만 뇌에 큰 이상은 없는 상태라서 며칠 내로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인 : (너무나 큰 기쁨으로 환해져서 하은을 본다)

하은 : (기쁨에 찬웃음으로 회답한다)

의사 : 이틀 정도 지켜봤다가 CT와 엑스레이를 다시 찍어보도록 하죠.

부인 : 네에.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의사, 미소 지어보이고는 간호사와 밖으로 나간다.

부인, 희망에 찬 표정으로 경반장의 얼굴을 쓸어주고 하은을 본다.

 

하은 : (미소 띤 얼굴로) 꼭 일어나실 겁니다.

부인 : 고맙습니다. (미안한 듯) ..성함이?

하은 : ..유신혁입니다.

부인 : 서형사님이 유건하씨 아들이란 사실을 며칠 전에 알았어요.

하은 : ...네에.

부인 : (걱정스러운) 어머님이 오셨을 땐 저도 상황을 잘 몰라서 서형사님 얘길 못 드렸었는데...어머님은 괜찮으세요?

하은 : (씁쓸한 미소만)

 

 

9. 입원실 복도 (오후)

 

하은,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입원실에서 나와 걸어가다가 움찔 멈춰 선다.

앞에서 수철과 장형사 급한 걸음으로 오고 있다.

두 사람은 아직 하은을 보지 못한 채다.

하은, 잠시 보다가 무표정한 얼굴로 걸음을 옮긴다.

수철이 먼저 하은을 보고는 걸음을 멈춘다.

장형사, 수철의 시선에 무심히 앞을 보다 하은을 발견하고 너무 놀라서 얼어 붙은 듯 바라본다.

무심한 표정으로 걸어와 서는 하은, 수철에게 고개 인사를 하면 수철도 어정쩡하게 고개 인사를 한다.

장형사, 너무 놀라서 말도 안 나오는지 휘둥그레져서 하은의 얼굴에서 시선을 못 떼고 있다.

하은, 무심한 얼굴로 장형사에게 일별도 없이 스쳐 지나쳐 간다.

        

장형사 : (시선은 하은의 뒷모습에 박혀서, 당황스레) 저기...저 사람 서형사님하구

수철 : (O.L. 짐짓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하은이 동생이야.

장형사 : (어리둥절) 동생이요?

수철 : 하은이 쌍둥이 동생. (하고 걸어간다)

장형사 : (뜻밖의 말에 더욱 어리둥절 따라가며) 서형사님한테 쌍둥이 동생이 있었어요?

수철 : .

장형사 : (이해가 안돼서) 김형사님은 언제 아신 건데요?

수철 : 최근에.

장형사 : 근데 그걸 왜 이제 말씀하세요?

        

걸어가던 하은, 그제야 슬쩍 뒤를 돌아본다.

수철, 쫓아가며 질문을 해대고 있는 장형사와 대답하는 수철의 모습을 보는 하은의 입가에 미소가 옅게 잡힌다.

옛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담긴 미소다.

 

 

10. 달리는 차 안 (오후)

 

하은, 경반장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잡힌 채로 운전하고 있다.

그러다 문득 드는 불길한 생각에 표정이 굳는다.

잠시 생각하다 어딘가로 다급하게 휴대폰 버튼을 누른다.

 

 

11. 입원실 앞 복도 (오후)

 

수철 : (휴대폰 들고 밖으로 나오며) , 나야.

하은 : (F) 반장님 신변보호 요청을 해야 할 것 같다.

수철 : 신변보호?

 

 

12. 달리는 차 안 (오후)

 

하은 : (수철과 통화) 반장님 얘기가 최동찬한테 들어가면 어떤 짓을 할지 몰라.

수철 : (F) 무슨 얘긴지 알았어.

하은 : 신변보호 요청이 될 때까진 반장님 혼자 병실에 계시게 해선 절대 안돼. 사모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려. 부탁한다.

 

 

13. 인철 사무실 (오후)

 

인철 : (이화와 통화중이다) 걱정돼서 했어. 식사는 했구?

 

 

14. 인철의 거실 (오후)

 

이화 : (까칠한 얼굴, 차분한) . 그리고 방금 신혁이한테 전화가 왔는데 기도씨가 의식을 회복할 것 같다고 하네요.

 

 

15. 인철 사무실 (오후)

 

인철 : (미세하게 표정 변화를 일으키며)..그래? 잘 된 일이구만....다행이야.

 

 

16. 신문사 로비 까페/또는 까페 (오후)

 

강주와 홍조일기자(40대 후반)가 앉아있다.

 

홍기자 : 건설부 직원 비리 문제라서 자체 감사가 있었어. 이의원님이 담당했구.

강주 : 확실한 건가요?

홍기자 : 확실해.

강주 : (아니길 바라는 마음에서) 20년이나 된 일인데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기억하세요?

홍기자 : 형사때문에.

강주 : ? 형사라뇨?

홍기자 : 이 사건 담당했던 형사하고 아주 친했는데 그 형이 이 건을 아주 집요하게 쫓았거든

강주 : (짐작이 된다. 굳어져서)..유건하씨요?

홍기자 : (의아한) 어떻게 알어?

강주 : (씁쓸한 미소로) 취재하다가 알게 됐어요. 근데 유건하형사는 이 사건에 왜 그렇게 매달린 거예요비관자살이면 단순한 사건인데.

홍기자 :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

강주 : (굳어져서) 이유는요?

홍기자 : 증거가 나오면 말하겠다면서 끝까지 얘길 안 해주더라구. 사고로 사망하는 바람에 영영 못 들었지만.

강주 : (심각해져서)...

홍기자 : 특별히 취재할 꺼리도 없겠지만 자세한 걸 알려면 아버님께 여쭤봐. 그게 제일 빠를 테니까.

강주 : ...알겠습니다.

 

 

17. 거리 ()

 

강주, 혼란스러운 얼굴로 걸어온다. 그러다 잠시 멈추고 생각하는..

 

(E) : 휴대폰.

강주 : (받으며) 이강줍니다.

 

 

18. 인철의 거실 (오후)

 

이화와 강주.

 

이화 : (까칠하고 창백한 얼굴이지만 애써 차분한) 여기까지 오라고 해서 미안해.

강주 : 아니에요. 제가 찾아뵀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이화 : 아니야. ...강주한테 물어볼 게 있어서.

강주 : 말씀하세요.

이화 : 우리 강혁이가 (목이 막힌다)..왜 죽었는지...자세히 알고 싶어.

강주 : (당황스럽다)

이화 : 괜찮아. 숨기지 말고 강주가 아는 만큼 전부 다 얘기해 줘. 아들이 왜 죽었는지 이유는 알아야지.

강주 : (보는)...

 

 

19. 태준 사무실 (오후)

 

동찬이 태준을 찾아왔다.

태준은 심각하게 잔뜩 굳은 표정이다.

 

동찬 : 아직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지만 만약 경반장이 깨어나면 아무래도 성가신 문제들이 생길 것 같습니다.

태준 : (생각에 잠겨있다)

동찬 : 증거야 못 찾겠지만 경반장이 양만철한테 들은 얘기가 있어서.. 그게 영 찝찝합니다.

태준 : (심난하지만 애써 태연하게) 아직 정상적으로 회복한 단계는 아니니까 상황을 좀 더 지켜봐.

동찬 : 알겠습니다. (살피며) 그리고 도의원 후보공천문젠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정위원장님이 아직 확답이 없으셔서.

태준 : (기다렸다는 듯이) 자네 나이트클럽에서 면세 주류가 적발됐다면서?

동찬 :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누가 그런 헛소릴 합니까?

태준 : 공천 받으려는 후보 중 한명이 위원장한테 정보를 흘린 모양이야.

동찬 : (비죽거리며) 아주 사소한 일입니다. 물장사를 하다보면 흔히 있는 일이구요.

태준 : 사소한 일이 큰일을 그르치는 거야! 나라 밥을 먹기로 작정했으면 좀 더 주의를 했어야지.

동찬 : (비굴하게 웃으며)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 만한 일로 공천문제가 틀어지기야 하겠습니까? 의원님이 신경을 써주시는데.

태준 : 자네 자격문제가 거론되고 있어서 나도 장담할 수가 없어.

동찬 : (싸늘해지며 은근한 협박조) 자격 운운하시면 저도 할 말이 많은 사람입니다.

태준 : (눌러 본다)

동찬 : 정치하시는 분들 중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있겠습니까?

태준 : (말의 의도를 알고 냉소를 지으며) 가끔 잊는 모양이구만.

동찬 : 무슨 말씀이신지.

태준 : 자네가 무등을 탄 거인은 바로 나란 사실 말이야.

동찬 : (웃으며)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최동찬인 쓰러져도 혼자 쓰러지진 않습니다, 의원님.

태준 : (싸늘하게 보는데)

정무 : (들어와서) 유신혁 부사장이 왔습니다.

태준 : (순간 당황스레 동찬을 본다)

동찬 : (역시 좀 당황해서 보고는 눈치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서서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한다) 연락드리겠습니다.

태준 : (차갑게 가보라는 눈짓)

        

동찬, 나가려는데 하은이 들어오다 동찬을 보고 선다.

 

동찬 : (친근하게 능글능글 웃으며) 안녕하십니까?

하은 : (입가엔 미소를 띠우지만 눈빛은 냉정하다. 거만한 태도로)....

동찬 : (좀 기분이 상하지만 애써 웃으며) 그럼.

하은 : (무시하고 태준 보며) 안녕하셨습니까, 의원님.

동찬 : (자존심 상해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나가고)

태준 : . 앉지.

하은 : (앉는다)

태준 :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야?

하은 : 스티븐 리는 만나보셨는지 궁금해서 찾아왔습니다.

태준 : (보는)..

 

 

20. 인철의 거실 (오후)

 

이화, 강주에게 그 동안의 일에 대해 전부 듣고 충격으로.

 

이화 : (믿을 수 없다)..건하씨가 사고로 죽은 게 아니란 얘기야? 강혁인 그 사건을 수사하다 살해당했구?

강주 : (무겁다)...그런 것 같애요.

이화 : (잠시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듯 침묵하다가)...? 누가?

강주 : ..그건 아직 모르겠어요.

이화 : (마음을 다 잡듯) 짐작 가는 게 전혀 없어?

강주 : (상국과 태준의 관련이 맘에 걸려 있는 채로)....

이화 : (충격과 혼란)...

강주 : 강혁이 오빤 죽기 전에 자기가 쌍둥이란 걸 알았어요. 그래서 신혁이 오빨 만나려고 했었구요.

이화 : (놀라서 보며) 그게 무슨 소리야?

강주 : 신혁오빠가 묵고 있던 호텔에 강혁오빠가 갔었어요.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화 : (실체가 없는 뭔가 걸리듯) 신혁이가 강릉에 갔을 때를 말하는 거야?

강주 : ...

이화 : (혼란스러운데)

신영 : (들어오며) 다녀왔습니다. (강주보고 반갑게) 언니 언제 왔어?

강주 : 좀 전에. 3이 왜 이렇게 일찍 와?

신영 : 엄마 걱정돼서. 대학보다 엄마가 더 중요하잖아. (이화보며) 엄마 딸 무지하게 착하지? (하다 멀뚱해지는)

이화 :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혼란스러운)

신영 : 왜 그래, 엄마? 무슨 일 있어?

이화 : (멍한 채로)..

강주 : (걱정스레 보며)...

 

 

21. 태준 사무실 (오후)

 

태준 : (부러 더 난감한 듯) 애를 써 보긴 했는데 라이언 펀드에선 이미 J&C결정은 본 상태라 내 힘으론 역부족이었어.

하은 : (짐짓 실망한 듯)...네에.

태준 :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네.

하은 : 아닙니다. 스티븐 리가 워낙 쉽게 결정을 바꿀 것 같지 않아서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태준 : (끄덕이곤) 그나저나 어머님은 좀 어떠신가?

하은 : 많이 힘들어하십니다.

태준 : 그러시겠지. 자식을 잃었는데.

하은 : (싸늘해지며) 또 다른 걱정이 있습니다.

태준 : (보는)

하은 :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 게 아니란 사실을 어머니가 아시게 되면 충격이 더 크실 것 같아서 걱정이 많습니다.

태준 : (흠칫 놀라서)..사고가 아니라니?

하은 : 확실한 건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는 모양입니다.

태준 : 누가..그런 소릴 하든가?

하은 : 강주한테 들었습니다.

태준 : (창백해지는)...

 

 

22. 인철의 안방 (오후)

 

이화, 실체가 잡히지 않는 불안으로 서성이고 있다.

 

강주 : (E) 신혁오빠가 묵고 있던 호텔에 강혁오빠가 갔었어요.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화,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럴 리가 없지 하듯... 그러다 불현듯 밖으로 나간다.

 

 

23. 신혁의 방 (오후)

 

이화, 안으로 급하게 들어와서 다짜고짜 장롱 문을 확 열어본다.

저번과는 다르게 오늘은 깨끗하게 정돈 돼 있다.

이화, 혼란스러운 눈길로 서서...

 

 

24. 강력5팀 (늦은 오후)

        

장형사 : 정복경찰 배치는 어렵대요?

수철 : 서장님한테 보고를 하신다고는 했는데 청에까지 보고해야 하는 문제라서 난감해 하시는 것 같애.

장형사 : 그럼 우리 팀원끼리 돌아가면서 지켜서죠.

수철 : 매 시간은 어렵고. 사모님하고 연락해서 스케줄을 한 번 짜보자.

장형사 : 그럴게요.

 

 

25. 상국 사무실 (늦은 오후)

 

상국 : (화가 나서) 처음부터 똑바로 일 처리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잖아?!

동찬 : 너무 심려 마십시오.

상국 : 어떻게 걱정을 안 해, 일이 자꾸 꼬여 가는데!

동찬 : 깨어난다 해도 증거도 증인도 없습니다. 서하은도 이미 사라졌구요. 

        그 친구가 입을 놀린다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입니다.

상국 : (심각하다)

동찬 : 그나저나 저번에 왔던 그 편지 말입니다.

상국 : (쏘아본다)

동찬 : 그 뒤론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까?

상국 : (노려보며) 그 편지에 대해서 자넨 전혀 아는 게 없어?

동찬 : (움찔했다가 웃으며) 제가 알면 이대로 있겠습니까?

상국 : (쏘아보다 외면하며) 주위에 믿을 놈이 하나도 없어.

동찬 : (본다) 무슨 말씀이신지?

상국 : (대답 없이 골치 아픈 듯 인상만 쓰며) 가봐.

동찬 : 회장님 곁엔 제가(하는데)

상국 : (O.L.) 가보라니까!

동찬 : (기분 팍 상해서 일그러져 본다)

 

 

26. J&C 엘리베이터 안 (늦은 오후)

 

동찬 : (인상이 있는 대로 구겨져서) 두 인간이 세트로 열 받게 하는 구만.

수하 : (슬쩍 보고)..

동찬 : 박상철이 찾는 건 어떻게 됐어?!

수하 : 부산에서 봤다는 놈이 있긴 한데 정확한 정보는 아닙니다.

동찬 : (열 오르는 것 참느라고 기이한 표정이 되는)..

        

 

27. 무릉 로비/엘리베이터 앞 (늦은 오후)

 

은하와 해경, 벽지 샘플 들고 얘기하면서 걸어온다.

 

해경 : (벽지 보며) 이거 칼라를 좀 더 올려 보는 게 어떨까?

은하 : 그게 좋을 것 같애요. 아르데코 적인 감성을 넣어주면 더 좋겠다 싶어요.

해경 : 맞아. (하다 엘리베이터 앞 보며) 부사장님이시네?

        

은하, 움찔해서 보면 하은이 생각에 빠져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서 있다.

 

해경 : 부사장님!

하은 : (돌아보다 은하보고 어쩔 수 없는 표정의 미세한 변화)

       

은하와 해경, 옆에 와 선다.

 

하은 : 어디 갔다 와요?

해경 : 모델하우스에 넣을 샘플을 좀 둘러보고 왔어요. 어 참, 저번 달에 컨벤션센터 때문에 강릉에 가셨잖아요?

하은 : (움찔해서 보며)..근데요.

은하 : (강릉이란 말이 맘에 걸려서 본다)

해경 : 거기서 만나셨던 도청 관계자 중에 김과장님이란 분 어떤 성향이세요?

하은 : 글쎄요. 하도 여러 사람을 만나서. 그건 왜 묻습니까?

은하 : (뭔가 걸리듯 생각에 빠져있는 위로)

해경 : (E) 아까 사무실로 전화해서 디자인에 대해 문의를 했었는데 유난히 까다롭게 굴어서요.

하은 : 그래요. (은하가 신경 쓰이며) 일단 그쪽 의견에 충실히 따라주세요. 그리고 조금 후에 인테리어팀으로 가겠습니다.

해경 : .

 

 

28. 인테리어 팀 (늦은 오후)

 

은하 : (해경에게) 부사장님이 강릉에 가셨던 게 언제쯤이었어요?

해경 : 그건 왜?

은하 : 그냥 좀 궁금해서요.

해경 : (달력 보면서) 턴키 한 달 전이니까 지난 달 셋째 주쯤 되겠네.

은하 : 셋째 주라면...15일 정도 되는 건가요?

해경 : (무심히) . 그렇겠는데?

은하 :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

        

 

29. 진우 사무실 (늦은 오후)

 

진우, 굳은 얼굴로 생각에 빠져있다.

        

<인써트-17회 씬60>

하은 : (낮게) 내 말 잘 들어. 난 그 여자가 누굴 보고 있든 상관없어. 내가...서은하를 보고 있으니까.

        

진우, 어이가 없는 듯 허 웃더니 싸늘하게 식어 내린다.

 

 

30. 인테리어 팀 안 (늦은 오후)

 

은하와 다른 직원은 자리에 앉아있다. 은하는 자기 생각에 빠져있는.

하은과 재훈, 팀장 해경 모여 있다.

 

하은 : 공정표 나온 것 보셨을 테지만 일정이 좀 빡빡합니다.

팀장 : 그래서 오늘부터 돌관 공사로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때 은하 자리의 전화벨이 울리고 은하가 전화를 받는다.

 

은하 : 인테리어 팀 서은합니다.

진우 : (F) 정진웁니다.

은하 : (조심스러워지는)...그 날은 잘 들어가셨어요?

       

하은, 온통 은하의 전화에 신경이 가 있어서 팀장과 해경의 얘기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얼굴이다.

 

은하 : ...오늘이요? (잠시 생각하다. 뭔가 결심한 듯) 그럴게요. 어디서 뵐까요?

하은 : (인상이 확 굳어진다. 그 위로)

은하 : (E)..아닙니다. 제가 약속장소로 가겠습니다...그러세요, 그럼. (끊는다)

        

은하, 전화 받고 하은은 신경이 온통 가 있고 하는 모습위로 팀장과 해경의 대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해경 : (E) 공사에 필요한 기간이 있는데 이건 돌관으로 해도 못 맞춰요.

팀장 : (E) 개기지 마. 업체 수밴 어떻게 됐어?

해경 : (E) 목공사 업체만 부실 업체라 다시 잡았어요.

팀장 : (E) 나머진?

해경 : (E) 스탠바이죠.

팀장 : (굳어있는 하은에게) 이대리가 이래요. 다 해 놓고도 죽는 소릴 한다니까요.

하은 : (그제야 정신이 들어서 어설프게 웃는다)

 

 

31. 신혁 사무실 (늦은 오후)

 

하은, 아이처럼 좀 심통이 난 표정으로 들어온다화풀이 할 대상을 찾듯 괜히 소파를 발로 툭툭 찬다.

 

(E) : 휴대폰.

하은 : (확인하고 받는다. 좀 퉁명) 어떻게 됐습니까?

 

 

32. 증권회사 앞 (늦은 오후)

 

천사장, 밖으로 나오면서 무심한 얼굴로.

 

천사장 : 예상보다 빨리 퍼지네요. 이쪽 생리가 워낙 소문에 민감하긴 하지만.

 

 

33. 진우 사무실 (늦은 오후)

 

진우 : (놀라서) 그게 무슨 소립니까?

석훈 : 스타호텔에 관한 악성루머가 퍼져서 매도주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진우 : (굳어지는)

 

 

34. 상국 사무실 (늦은 오후)

 

심각해 있는 상국에게 보고를 하고 있는 진우.

 

진우 : 스타호텔 인수과정에서 우리가 무리하게 제3금융권 자금까지 끌어들였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퍼졌습니다.

상국 : (화나서) 인수과정에 흔한 일인데 뭐가 문제야?

진우 : 문제는 다른데 있습니다, 직원 임금까지 체불할 정도로 그룹전체가 현금흐름이 막혀있어서

        사채를 갚으려고 객실 이용고객 정보를 팔아넘겼다는 루멉니다.

상국 : (버럭) 그게 무슨 시덥지 않은 소리야?! 루머의 진원지가 어디야?

진우 : 찾고는 있지만 너무 삽시간에 퍼진 소문이라 쉽게 잡히질 않습니다.

        자금을 끌어드린 세븐캐피탈 쪽에도 알아봤는데 그쪽도 난감해 하는 눈치였습니다.

상국 : (이래저래 난감해서)...

 

 

35. 상국 거실 (늦은 오후)

 

미정 : (통화중이다. 미소를 짓고 있지만 목소리는 짐짓 큰일이라는 듯) 그래요? 알 수가 없네요.

        갑자기 왜 그런 루머가 돌았을까?..그러게요. ..여하튼 제 생각은 확고하니까 신이사님만 약속을 지켜주시면 돼요.

       나머지 문젠 제가 해결할 거니까 아무걱정 마시구요.

        (웃으며) 제가 호텔 경영에 대해서 뭘 아나요? 신이사님만 믿고 추진하는 일인데.

 

 

36. 태준 사무실 ()

 

태준, 생각에 잠겨 있다가 막 일어서려는데 강주가 들어온다.

 

태준 : (당황스러운 기분으로) 연락도 어쩐 일이야?

강주 : 궁금한 게 있어서 왔어요.

태준 : (시계 보며) 시간이 별로 없는데.

강주 : (다짜고짜) 왜 모른다고 하셨어요?

태준 : ? 앞도 뒤도 없이 무슨 소리야?

강주 : 20년 전에 비관 자살한 과장에 대한 자체비리조사를 당시에 아빠가 맡으셨단 얘기 들었어요.

태준 : (순간 당황한다)

강주 : 이해가 안 돼서 왔어요. 아빠한테 직접 듣고 싶어서.

태준 : (애써 태연하게) 이해 안 되는 일이 뭔지 모르겠구나. 니 말대로 자체 비리조사 담당이 나였다 해도 20년 전 일인데

        전부 다 기억한다는 건 무리야. 내가 맡았던 일이 한 두 가지도 아니구.

강주 : 무린 거 알아요, 저두.

태준 : 그런데?

강주 : 하지만 이 사건 만큼은 아빠가 기억을 못하실 리가 없다고 생각됐어요.

태준 :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강주 : 20년 전에 이 사건을 맡았던 형사가 신혁이오빠 아버님이셨어요. 분명히 아빠를 찾아가셨을 거구요.

태준 : (굳어서 본다)

강주 : 그리고 과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여러 건설사가 거론됐지만 그 중에 상국건설도 있었어요.

태준 : (보는)..

강주 : 두 분 다 아빠와 절친한 친구 분들이신데 기억을 못하신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돼요, .

태준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강주 : (간절한 시선으로) 저한테 숨기는 게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태준 : (웃으며) 딸한테 취조 당하는 느낌이구나.

강주 : 그렇게 느끼셨다면 죄송해요. 아빠 입장 난처하게 만들 생각은 없어요. 전 다만 진실을 알고 싶은 거예요.

태준 : (미소로 보며 애써 담담하게) 니 말을 듣고 보니 의구심이 생길법도 하단 생각이 들어.

        하지만 니가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어. 내가 기억을 못 했던 건 대단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어.

강주 : (불안한 시선으로) 정말이세요?

태준 : (웃으며) 아버질 못 믿겠다는 거냐?

강주 : (좀 미안해져서) 그건 아니에요.

태준 : 이제 보니 우리 딸이 아주 무서운 기자근성이 있었구만. (웃는다)

강주 : (계속 뭔가 걸린 채로 미소만)

태준 : (시계보고) 이런 가봐야겠다. 우리 딸하고 저녁도 같이 못 먹어서 맘에 걸리는 구나.

강주 : (미소로) 저두요. 아빠하고 같이 식사한지 너무 오래 됐어요.

태준 : 앞으론 자주 그런 자릴 만들어 보자. (일어선다)

강주 : (따라 일어서며) 혹시...최동찬사장을 아세요?

태준 : (움찔해서 본다)

강주 : (아니라고 대답해 주길 바라는 눈빛) 뉴스타 관광호텔 사장이에요.

태준 : , 그 친구. 우리 후윈회 일로 안면은 있어.

강주 : (어두워지는)...그래요.

태준 : 헌데 왜?

강주 : (잠시 보다가 표정 정리하며) 아니에요, 아무 것두.

 

 

37. 경찰서 앞 ()

 

강주, 골똘히 생각에 잠겨서 걸어온다.

그 뒤를 조심스레 미행하고 있는 동찬 수하 중 한 명.

 

 

38. 달리는 차 안 ()

 

태준,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앉아있다.

 

태준 : (이윽고) 이보좌관.

정무 : , 의원님.

태준 : (마음이 편치는 않다) 강주가 취재했던 사건 중에 문제가 될 만한 소지가 있는 기사가 있었는지 한번 찾아봐.

정무 : (의중을 알지 못해서) 무슨 말씀이신지..

태준 : (대답대신 눈을 감아버린다)...

 

 

39. 무릉건설 로비 ()

 

재훈과 함께 걸어오는 하은.

 

재훈 : 재개발 조합위원장이 좀처럼 저흴 만나주지 않습니다.

하은 : 연락도 안 됩니까?

재훈 : . 다른 조합원에게 들으니까 J&C 정진우부사장하고는 여러 차례 만난 모양입니다.

        

하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우뚝 멈춰 선다.

현관 앞에 은하가 진우의 승용차에 타는 모습이 보인다.

진우, 문을 닫아주고 운전석으로 간다.

하은, 참담한 심정으로 우두커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 하은이 안쓰러운 듯 바라보는 재훈.

 

 

40. 고급 레스토랑 ()

 

차분한 표정의 은하와 밝은 표정의 진우가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진우, 의자를 빼 주면 은하, 별 다른 반응 없이 자리에 앉는다.

        

진우 : (자리에 앉으며) 분위기는 보통인데 음식 맛이 괜찮아요, 여기.

은하 : (담담한 미소로) 분위기도 좋은데요.

진우 : 그럼 다행이구요.

       

종업원 와서 메뉴판을 은하와 진우에게 내민다.

진우. 웃는 얼굴로 은하를 보면 은하가 회답하듯 담담하게 미소 지어보이고는 메뉴판을 본다.

다른 때와는 다른 은하의 모습에 유난히 기분이 좋은 진우, 잠시 은하를 바라보다 자신도 메뉴를 고르기 위해 메뉴판을 본다.

그제야 고개 들어 진우를 보는 은하의 얼굴에 미안함이 스며있다.

 

 

41. 권투도장 ()

 

하은, 생각에 잠긴 채 맥없이 샌드백만 툭툭 친다.

하은의 표정이 어쩐지 좀 힘이 없고 쓸쓸하다.

 

천사장 : 이대로 계속 매도 물량이 늘고 매수 세력이 없으면 15%까지 떨어져서 하한가를 칠겁니다.

         근거도 있고 쉽게 수그러들 소문이 아니니까.

하은 : (대꾸도 없이 자기 생각에만 빠져있다)

천사장 : 뭐 안 좋은 일 있어요?

하은 : (대뜸) 천사장님은 왜 절 안 떠나세요? 떠나실 줄 알았는데.

천사장 : (무심히) 다른 일 보다 당신한테 받는 수입이 휠씬 더 많거든요.

하은 : (훗 웃으며) 돈 때문이 아니란 거 알고 있습니다.

천사장 : (보며) 왜 내가 당신을 떠날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하은 : 무섭잖아요. 나란 인간.

천사장 : (피식 웃더니) 이렇게 여린 남잘 왜 무서워합니까?

하은 : (본다)

천사장 : 당신은 착한 사람이라서 끝까지 못 갈 겁니다. 가다가 멈출 거예요, 분명히.

하은 : (냉소를 지으며) 잘 못 생각하셨어요.

천사장 : 글쎄요. 내 생각이 맞을 것 같은데.

하은 : 내 차는 브레이크가 고장 났습니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가 없어요.

천사장 : (본다)

하은 : 내가 멈추길 기대하고 있는 거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천사장 : (잠시 보다가 대수롭지 않게)..그럼 뭐 나도 끝까지 가야죠. 당신 차에 이미 올라탔으니까.

         그리고 어디에 도착할 지는 운전대를 잡고 있는 당신이 결정할 일이구요.

하은 : (복잡한 시선으로 보다가 돌아서서 걸어간다. 그러다 멈추고 돌아보며) 신문광고 하나만 내 주세요.

천사장 : 무슨 광고요?

하은 : (냉정함을 되찾은 표정으로) 사람 찾는 광고를 내 주십시오. 민수연을 찾는 광고.

 

 

42. 호텔 레스토랑 룸 ()

 

희수와 태준, 그리고 자원개발공사 이사장(50대 초반), 함께 찻잔을 놓고 앉아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희수 : 지분은 자원개발 공사와 50 50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한다는 것이 저희 라이언펀드의 공식 입장입니다.

이사장 : (태준 보며 웃는 낯으로) 이의원님이 적극적으로 추천하시는 일인데 우리 공사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지요.

태준 : 난 그저 이 일이 대체 에너지 개발에 큰 힘이 될 것 같아서 두 분을 연결 시켜드리는 것뿐입니다.

이사장 : 알고 있습니다. 헌데 워낙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일이라.

희수 : 그 문젠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태준 : (본다)

희수 : 자원개발 공사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일단 의향서만 교환하고 본 계약은 공식적인 프로젝트 발표가 난 뒤에 할 생각입니다.

이사장 : 그렇다면야 우리 공사입장에선 위험부담이 전혀 없는 거 아닙니까?

희수 : 그렇습니다.

태준 : (만족스런 표정으로 희수보며) 공식적인 프로젝트 발표는 언제쯤 하게 되나?

희수 : 북한 측과 토지 사용료 문제가 걸려있어서 그 문제를 해결한 뒤에 공식 기자회견을 할 예정입니다.

태준 : 북한 당국자를 직접 만난다는 얘긴가?

희수 : 다음 달에 신장성에서 만나 비밀협정서를 교환하기로 이미 구두로 약속이 된 상탭니다.

태준 : , 그래.

희수 : 그리고 이건(씨디 한 장 내밀며) 중국에서 채굴한 천연가스의 성분과 가치를 세계적인 연구기관에서 분석 인정한 연구 결괍니다.

이사장 : (받아서) 아 그래요.

희수 : 이 문젠 북한과의 협의가 끝날 때까진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주시길 바랍니다.

이사장 : 그 정돈 얘기하지 않아도 알고 있습니다.

태준 : 자네가 실수를 했구만.

희수 : (미소로) 죄송합니다.

이사장 : 아니에요. (농담처럼) 이건 여담입니다만 볼수록 스티븐 리가 의원님을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태준 : 그래요? (하며 희수를 본다)

희수 : (웃는 낯으로) 영광입니다.

태준 : (맘에 드는 듯 웃어 보인다)

 

 

43. 오피스텔 ()

 

하은, 한 손으로 주사위 만지작거리며 태준의 사진을 응시하고 있다.

하은의 얼굴엔 냉정함 보단 처연함이 깃들여 있다.

 

 

44. 레스토랑 ()

 

식사를 마친 은하와 진우.

 

진우 : 강주한테 강혁이 얘기 들었어요.

은하 : (본다)

진우 : 은하씨 맘에 있는 사람이 유강혁이란 소리에 솔직히 좀 충격이었어요.

은하 : (그제야 자기 할 말을 하려는 듯) 실은 드릴 말씀이 있어서 이 자리에 나온 거예요.

진우 : (O.L.) 내 얘기부터 먼저 들어요.

은하 : (본다)

진우 : 신혁이 대할 때마다 은하씨 혼란스럽고 힘든 거 알고 있어요.

은하 : (보는)...

진우 : 하지만 신혁인 은하씨가 사랑했던 유강혁이가 아닙니다. 단지 유강혁쌍둥이 동생 유신혁일 뿐이에요.

은하 : 정진우.

진우 : (말 자르며) 신혁이한테서 강혁일 찾는 일은 그만둬요. 은하씨만 힘들 뿐이에요.

        난 은하씨 힘든 거 싫고 힘들게 그냥 놔두지도 않을 겁니다.

은하 : 유신혁씨 대할 때마다 혼란스러운 거 맞아요.

진우 : (본다)

은하 : 그 사람 볼 때마다 내가 사랑했던 남자의 흔적을 찾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진우 : (굳어서 본다)

은하 : 하지만 그게 정진우씰 받아드리지 못하는 이유는 아닙니다. 내 마음속엔 어느 누구도 들어올 자리가 없어요.

진우 : 기다릴 수 있습니다.

은하 : 그러지 마세요. 저에 대한 정진우씨 마음만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자리에서 일어나며)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하고 나간다)

진우 : (굳어서 앉아있다)...

 

 

45. 레스토랑 앞 ()

 

은하, 밖으로 나오는데 진우, 뛰어나와 은하의 손목을 잡아서 세운다.

 

진우 : (속상함에 화를 낸다) 사람이 왜 그렇게 꽉 막혔어요! 왜 그렇게 답답해요!

        돌아올 수 없는 남자를 언제까지 맘에 두고 살 생각입니까?

은하 : (똑바로 보며) 놓으세요.

진우 : 20년을 함께 지냈던 사람이란 거 압니다. 그래서 쉽지 않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강혁인 죽었어요. 죽은 사람을

은하 : (O.L. 강하게) 죽었단 말 함부로 하지 말아요.

진우 : (흠칫해서 본다)

은하 : (강하게 말하지만 눈엔 물기가 어리며) 내 마음속에 살아 있는 사람이에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만질 수 없다고...모든 게 다 사라진 건 아니에요.

진우 : (말문이 막혀서 본다)

은하 : (잡혔던 손을 빼고는 그대로 돌아서서 간다)

진우 : (굳어 서 있다)

 

 

46. 거리 ()

 

은하, 울지 않으려고 버티며 다부지게 입 꽉 다물고 걸어온다.

 

 

47. 강력5팀 ()

 

강주, 수철 따라 들어오며 집요하게.

 

강주 : 경팀장님이 의식을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얼마나 걸린다는 대요?

수철 : (무심하게) 그거야 의사들도 장담 못하죠.

장형사 : (얼른 끼어들며) 사모님 말씀엔 빠르면 하루 이틀 아니면 며칠 정도 걸릴 거라고 했어요.

강주 : 그래요? (수철보며 대뜸) 김형사님 참 이상하시네요?

수철 : 뭐가요?

강주 : 저한테 뭐 유감 있으세요?

수철 : (웃으며) 제가 왜 이기자님한테 유감이 있습니까?

강주 : 근데 왜 자꾸 절 따돌리려고 하세요?

수철 : (딴청하며) 그런 적 없습니다.

강주 : (보다가 장형사한테) 경팀장님 의식이 돌아오면 서형사님 사건이 급물살을 타겠네요. 뭔가 알고 계실 거 아니에요.

장형사 : 그럼 더 바랄게 없죠. (하는데)

(E) : 강주의 휴대폰.

강주 : (확인하고 받으며) , 나야.  

 

 

48. 바 ()

 

술잔을 앞에 놓고 앉아있는 하은과 강주.

 

하은 : (굳어져서) 어머니한테 그 얘길 전부 다 했단 소리야?

강주 : ...

하은 : (화내듯) 가뜩이나 충격이 크신데 그런 얘길 뭐 하러 다 해?

강주 : 아주머닌 사실을 알고 싶어 하셨어. 나도 그래야 된다고 생각했구.

하은 : 그렇더라도 어머니한테 아버지 얘기까지 한 건 경솔했어.

강주 : 그럴지도 몰라. 어쩌면 사실을 안다는 건 무서운 일인지 모르니까.

하은 : (본다)

강주 : 어쩌면 이런 걸 바라고 나한테 편지를 보냈는지도 모르지.

하은 : ..무슨 소리야?

강주 : (혼잣말 하듯) 나비는 수심을 몰라 바다가 전혀 두렵지 않다.

하은 : (긴장해서 본다)

강주 : ...조금 두려워지려고 해.

하은 : 무슨 일...있었어?

강주 : 진실에 접근하면 할수록 자꾸 무서운 생각이 들어.

하은 : (복잡한 심정으로 본다)

강주 : 끝까지 가다보면 어떤 것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 알고 싶기도 하구 도망치고 싶기도 하구...오늘은 마음이 복잡하네.

하은 : (태준에 대해 뭘 알아낸 걸까?...안쓰럽게 보며)...그럼 도망쳐.

강주 : (본다)

하은 : 뭔지 모르지만 널 두렵게 하는 것으로부터 멀리 도망가라, 이강주.

강주 : (미소를 지으며) 지금 도망가면 언젠간 후회하게 될 거야. 난 그게 더 두려워. 내가 후회하게 될까 봐.

하은 : (괴로운 심정으로 바라본다)

 

 

49. 경찰서 앞 ()

 

하은과 강주, 나란히 걸어와 선다.

 

하은 : (복잡한 심정) 들어가라.

강주 : (피곤한 듯 하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하은 : .....

강주 : (담담하게) 나 좀 안아주라. 그럼 안정이 될 것 같다.

        

하은,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과 냉정하려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러다 조용히 손을 뻗어서 위로하려는 듯 강주를 살며시 감싸 안아준다.

미안함이 담긴 처연한 시선은 허공을 향하고 있다.

 

 

50. 인철의 거실 ()

 

신영 : (인철을 맞으며) 왜 그렇게 늦으셨어요?

인철 : 엄마는?

신영 : (걱정가득) 낮에 강주언니 왔다간 담부터 계속이 방에만 계세요.

인철 : (미간이 어두워진다)

 

 

51. 인철 안방 ()

 

인철, 들어오다 움찔 멈춰 선다.

이화, 마치 그림처럼 미동도 없이 앉아 한곳을 응시하고 있다.

 

인철 :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약속 때문에 좀 늦었어.

이화 : (시선은 그대로)...네에.

인철 : 강주가 왔다갔다면서?

이화 : 내가 오라고 했어요.

인철 : ..그래.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양복 윗도리 벗는데)

이화 : 사고가 아니래요.

인철 : (굳어서 본다)..무슨 소리야?

이화 : (침착한) 건하씨...사고가 아니었대요. 강혁인 건하씨 사건 수사하다 살해당한 거구요.

인철 : (긴장된 표정으로) 누가 그런 소릴 해? 강주가 그러던가?

이화 : 그게 사실이라면...용서할 수 없어요. 절대루..용서 못해요.

인철 : (복잡한 시선으로 본다)...

 

 

52. 입원실 (아침)

 

경반장의 시선에 보이는 부인의 희미한 얼굴.

 

부인 : 여보?. 여보? 정신 들어요?

경반장 : (희미하게 눈을 뜨고 있다)

부인 : 여보? 나 누군지 알겠어요?

수철 : (들어오다 보고 놀라서 얼른 다가온다)

경반장 : (천천히 눈을 껌벅이며 주위를 둘러본다)

부인 : (손잡고 가까이 얼굴 갔다대고) 여보? 나 보여요? 누군지 알겠어요, ?

경반장 :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부인 : (기쁨에 어쩔 줄을 모르며) 아우, 세상에.

수철 : 의사 불러 올까요?

부인 : 네에.

수철 : (허둥대듯 빠르게 밖으로 나간다)

부인 : 여보? 여보?

경반장 : (어리둥절한 표정에 들릴 듯 말 듯 어눌한 발음) ........

부인 : (귀를 가까이 대고) 뭐라구요? 다시 말해 봐요.

경반장 : (움직이려고 하지만 손끝 발끝만 약간 움직일 뿐 다른 곳은 움직이지 못한 채로) 여기...가아......

   

 

53. 신혁의 사무실 ()

 

하은 : (기쁨에 찬 표정으로) 정말이야? 반장님 의식이 완전히 돌아온 거야, 그럼?

수철 : (F) 완전히는 아니지만 아무튼 사람은 알아보시는 것 같애.

하은 : (어쩔 줄을 모른다) . 정말 다행이다. 정말 잘됐어. 정말 잘됐다, 수철아.

        

그때 문이 열리고 이화가 들어온다. 수철이란 말은 듣지 못했다.

 

하은 : (순간 움찔했다가 얼른)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끊고 반갑게) 어쩐 일이세요?

        

 

54. 까페 ()

 

은하와 강주가 앉아있다.

 

은하 : 오빠가 강릉 로얄호텔에서 누굴 만나려고 했는지 혹시 알아보셨어요?

강주 : 네에.

은하 : (긴장해서) 누구예요, 만나려고 한 사람이.

강주 : 신혁오빠요.

은하 : (굳어진다)

강주 : 신혁오빠가 그 호텔에 묵고 있었어요.

은하 : (의아해서) 부사장님은 오빠한테 전화 같은 건 받은 적 없다고 했어요.

강주 : 강혁오빠가 쫓기는 중이라 연락이 힘들었던 것 같애요. 신혁오빠가 묵고 있는 객실 번호를 몰랐을 수도 있구요.

은하 : (의구심에 차 있다)

강주 : 근데 그건 왜 물어요?

은하 : (혼란스러운 채 미소를 지어 보이려 애쓰며)...갑자기 궁금해서요.

(E) : 휴대폰.

은하 : 잠깐만요. (받으며) 네에.

하은 : (F) 유신혁입니다.

은하 : (긴장이 되는)...네 부사장님.

강주 : (그 말에 좀 굳어지며 보는)...!

 

 

55. 신혁의 사무실 ()

 

이화, 담담한 표정으로 한쪽에 앉아있다.

 

하은 : (통화하는) 어머니가 은하씨 집엘 가고 싶어 하셔서요...고마워요. (끊고) 지금 밖에 있나 봐요. 이리로 오겠대요.

이화 : 은하씨 가족한테 여러 가지로 염치가 없네.

하은 : (따뜻한 미소로)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좀 걸리듯) ..하고 20년을 함께 산 가족이잖아요.

이화 : 그래서...염치가 더 없어. 엄마 자격도 없구.

하은 : (말문이 막혀서 보는)

이화 : (문득) 강혁인 널 만나려고 강릉에 갔다던데..

하은 : (애써 차분한)...그랬었나 봐요.

이화 : (혼잣말 하듯) 거기까지 왔으면서 왜 너한테 연락을 못했을까.

하은 : (당황스러운 기분으로)...사정이 있었겠죠.

이화 : (주억이며 낮게)..그랬겠지.

하은 :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이다. 피하고 싶은 심정으로)..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하며 문 쪽으로 가는데)

이화 : (하은의 말을 듣지도 못한 사람처럼 처연하게) 강혁이가 그때 널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은 : (굳어진다)

이화 : 그랬으면 강혁이도 그렇게 가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등을 보이고 서 있는 하은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진다.

빠르게 밖으로 나가는 하은.

 

이화 : (그제야 하은이 나간 쪽을 돌아본다. 처연한 눈빛)...

 

 

56. 무릉 옥상 ()

 

하은, 가슴을 찌르는 죄책감과 고통을 참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57. 입원실 ()

 

경반장, 몸은 움직이지 못한 채로 눈만 뜨고 있다.

수철과 장형사, 부인이 경반장 주위에 모여 있다.

 

수철 : 반장님 저희 알아보시겠어요? 저 수철입니다. 김수철이요.

장형사 : 반장님, 저 동일입니다. 알아보시겠어요?

       

경반장, 시선만 돌려 수철과 장형사를 차례대로 본다.

수철과 장형사 긴장해서 경반장을 살핀다.

경반장, 알아보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장형사 : (표정 변화를 읽고 좋아서) 알아보시는 것 같애요. 그쵸?

수철 : 그런 거 같애.

장형사 : 의사는 뭐라고 해요?

부인 : 의식 없이 누워 있던 기간이 길어서 기억이 돌아오는데 조금 시간이 걸린대요.

장형사 : (놀라서) 그럼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린다는 얘긴가요?

수철 : 그런 건 아니야. 뇌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어.

부인 : (환한 미소로) 일주일 정도면 웬만한 기억은 다 돌아 올 거라고 했어요. 더듬거리는 말투도 점차 좋아질 거래요.

장형사 : (좋아서) 아우 다행이네요.

수철 : (환한 얼굴로 부인에게) 정말 축하드립니다. (하는데)

경반장 : .....혁이.

        

수철과 장형사, 부인 놀라서 경반장을 본다.

 

경반장 : (어눌한 발음으로 안간힘을 쓰며)........

부인 : 강혁이요?

장형사 : 강혁이가 누구예요?

수철 : (당황스러운)

부인 : (걱정으로 수철에게) 서형사님을 찾나 봐요.

경반장 : .............

        

모두,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한 채로 난감해서 있다.

 

 

58. 재수집 거실 (오후)

 

이화와 하은, 은하가 들어선다.

재수, 신경 써 입은 듯 말끔하게 차려입고 이화를 맞는다.

 

재수 : 처음 뵙겠습니다. 서재수라고 합니다.

이화 : (공손하게 허리를 깊이 굽혀) 죄송합니다.

재수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화 : 너무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재수 :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아유 그런 말씀 마십시오. 죄송해도 제가 더 죄송하고 감사해도 제가 백만 배는 더 감사합니다.

이화 : (미소를 띠우려 애쓰며) 아닙니다. 우리 강혁일 친아들처럼 길러주시고 사랑해 주셨단 말씀 들었습니다.

        전 부모 자격 없는 사람이에요.      

        

하은, 착잡한 심정으로 어머니를 바라본다.

은하는 그런 하은의 마음을 헤아리듯 조용히 바라본다그 위로.

 

재수 : 아닙니다. 저야 말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이화 : (그 말에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우리 강혁이가 참 따뜻한 가족들과 함께 살았네요.

재수 : (민망한 웃음으로) 아유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이거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기 일단 앉으시죠. 앉으세요.

이화 : 네에. (하면서도 앉을 생각 않고 회한에 찬 시선으로 집안을 둘러본다)

하은 : (어머니를 보는)...

 

 

59. 하은의 방 (오후)

 

이화, 멍하니 외롭게 서서 좁은 실내를 둘러본다.

조촐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방안아들이 어떻게 살았을지 보여주는 단촐한 살림살이들..

그 뒤에 하은이 서서 이화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열린 문 밖 거실에는 복잡한 심정의 재수와 은하가 서 있다.

이화, 하은의 책상을 손으로 쓸어보고 책상위에 놓인 사진을 들여다본다.

은하의 방에 있던 가족사진이다.

이화, 하은의 웃는 얼굴을 손으로 쓸어보다가 가슴이 미어져 온다.

두 눈에 눈물이 차오며 하은의 사진을 가슴에 끌어안는다.

등을 보이고 서 있는 이화의 어깨가 떨리며 숨죽여 흐느끼고 있다.

하은, 그 모습을 아프게 바라본다.

 

 

60. 인철의 거실 (오후)

 

이화, 혼자 들어선다. 하지만 더 이상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멍하니...

 

 

61. 달리는 차 안 (오후)

 

하은과 은하, 말없이 앞만 보고 앉아있다.

 

하은 : (잠시 후)...무슨 생각해요?

은하 : (본다)

하은 : 아까부터 한마디도 안 하고 있잖아요.

은하 : (담담하게) 오빠가 부사장님께 왜 연락을 못했을까..그 생각하고 있었어요.

하은 : (뜻밖의 말에 긴장해서 본다)

은하 : 오빠는 제가 잘 알아요. 로얄호텔까지 갔다면 어떻게든 연락을 했을 텐데..왜 못했는지 이해가 안가서요.

하은 : (애써 태연하게)..글쎄요.

은하 : (하은을 본다)

하은 : (앞만 보고 있다)...

(E) : 하은의 휴대폰.

하은 : (이어폰을 꽂으며 받는다) 유신혁입니다.

수철 : (F) 나야.

하은 : (당황해서 무심결에 은하를 본다)

은하 : (하은의 시선을 본다)

하은 : (얼른 앞을 보며 태연하게)......그래. 알았어. 거기서 봐. (끊는다)

은하 : ....

 

 

62. 오피스텔 ()

 

하은과 수철.

 

수철 : 일주일 정도면 기억이 거의 다 돌아 올 거래. 말은 아직 어눌하신데 그것도 곧 좋아질 거구.

하은 : (간절한 눈빛) 몸은? 움직이는 덴 지장이 없고?

수철 : 운동신경이 돌아오려면 2주 정도가 걸리는데 폐를 다치셔서 아무래도 호흡하는 게 힘드실 거라고 하더라구.

하은 : (끄덕인다)

수철 : 저기 하은아.

하은 : (보면)

수철 : 반장님이 계속 너를 찾으셔. 강혁이라고 하면서.

하은 :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다)

수철 :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망설이듯 본다)

하은 : 그만 가자. (하고 움직이는데)

수철 : ..하은아.

하은 : (멈추고 보면)

수철 : (조심스럽게)..저기...은하한테만은 말해도 되지 않을까? 니가 서하은이라는 거.

하은 : (쓰게 미소를 짓는다)

수철 : 은하는 널 이해할 거야.

하은 : 지금 내 모습...은하한텐 또 다른 고통이야.  

수철 : 하지만

하은 : (말 자르며) , (처연한) 은하한테만은 지금 내 모습 보이고 싶지 않다.

수철 : (슬프게 보는)

하은 : 난 반드시 돌아갈 거야. 이런 모습이 아닌 서하은의 모습으로 돌아 갈 거야그 희망으로 난 지금 숨쉬고 있는 거다, 수철아.

 

 

63. 인테리어 팀 ()

 

은하, 혼자 남아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다.

 

 

64. 신혁의 방 ()

 

하은, 처연한 시선으로 팔찌를 손에 들어 바라보고 있다.

 

 

65. 태준 사무실 (아침)

 

태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신문 광고란에 시선이 못 박혀있다.

광고란에 광고엔 사진은 없이 간단한 내용뿐이다.

‘행방불명된 민수연(. 48)씨를 찾습니다20년 전 건설부에 근무했던 경력이 있습니다.

민수연씨의 소재를 아시는 분은 아래 연락처로 전화를 주시면 충분한 사례를 하겠습니다.“라고만 적혀있다.

태준, 책상을 짚고 있는 손이 떨리고 있다마음을 진정 시키려고 주먹을 꽉 쥐어본다.

        

정무 : (들어와서) 찾으셨습니까, 의원님.

태준 : . 이 광고를 낸 사람이 누군지 은밀히 좀 알아봐.

정무 : ...알겠습니다.

태준 : (창백한 채로)...

 

 

66. 신혁 사무실 (아침)

 

하은, 신문의 광고란을 보고 있다.

하은의 얼굴엔 표정이 없다.

 

 

67. 상국 사무실 (아침)

 

상국, 역시 신문의 광고란을 보고 있다심각한 표정으로 신문을 툭 던져놓고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다.

 

 

68. 인철 사무실 (아침)

 

인철 : (앞에 서 있는 종인에게 신문 광고를 내밀며) 이 광고 봤나?

종인 : 네에, 회장님.

인철 : 누가 낸 것 같애?

종인 : 알아보겠습니다.

인철 : (끄덕인다)

 

 

69. 상국 사무실 ()

 

희수가 상국과 진우 앞에 앉아있다.

 

희수 : (의외라는 듯)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상국 : 파이프라인 시공만이 아니라 라이언펀드와의 합작에 우리 지분을 갖고 참여 하고 싶단 뜻을 밝히는 겁니다.

희수 : (짐짓 난감한 듯) 그건 곤란합니다, 회장님.

상국 : (본다)

희수 : 이미 자원개발공사와 50 50의 지분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약속이 돼 있습니다.

진우 : (살피듯 보고 있다)

상국 : 아직 계약은 안 한 걸로 아는데?

희수 : 이번 주 내로 의향서를 교환하기로 했습니다.

상국 : (설득하려고) 그거야 조정이 가능한 일 아닙니까? 우린 50%투자하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20% 정도 우리가 투자를 하면 서로 부담도 덜고 또 시공을 우리가 맡을 거니까

       라이언 펀드 입장에선 오히려 유리한 합작이라고 생각되는데.

희수 : (생각하는)..글쎄요. 뜻밖의 제안을 하셔서..

상국 : 지금 당장 확답하기 어렵다는 알아요.

희수 : (난감한 얼굴로) 그럼 일단 본사 쪽에 의사를 타진해 보겠습니다.

상국 : (웃는 낯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희수 : (점잖게 웃으며) , 회장님.

 

 

70. J&C 로비 ()

 

희수, 한껏 기분이 좋아서 걸어 나온다지나가던 예쁜 아가씨한테 장난스런 눈길도 흘리면서...

 

 

71. 상국 사무실 ()

 

진우 : 합작문젠 좀 더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

상국 : 이의원이 추진하는 일이고 자원개발공사에서 합작하기로 한 일이면 그거 자체가 보증서나 다름없어.

진우 : 하지만

상국 : (O.L.) 그건 나한테 맡겨. 스타호텔에 대한 소문은 좀 가라앉았어?

 

 

72. 진우 사무실 ()

 

석훈 : (진우에게 보고를 하고 있다) 한번 퍼진 루머라 쉽게 가라앉질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도 량이 엄청나게 급증한 상탭니다

        자칫하면 매수 세력이 없어서 하한가를 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진우 : 누군가 의도적으로 조정하고 있을 가능성은요?

석훈 :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진우 : .....

 

 

73. 권투 도장 (오후)

 

하은 : (무표정한 얼굴로) 하한가를 치면 그때부터 차명계좌로 매수주문을 넣어주세요.

천사장 : 그럴 생각이에요.

하은 : 정상국의 돈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매수를 시작하구요.

천사장 : (무심한 표정으로 끄덕이고)

희수 : (들어오며) 굿 애프터 눈!

       

두 사람 돌아본다.

 

희수 :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스티븐 립니다.

천사장 : (어이없는 듯 웃는)

하은 : 수고했어.

희수 : 수고는요 뭘. 무지하게 쉽던데. , (하은보며) 돈이 좀 필요한데.

하은 :  (미련도 없이) 알았어.

희수 : 화끈해서 좋네. 근데 얼만지도 안 물어봐요?

하은 : 어디다 쓸 건데?

희수 : 할머니한테 좀 갔다오려구요.

하은 : (순간 움찔하듯 보는)..

천사장 : (하은을 보고 있다)

희수 : 외할머니가 계신데 못 만난지 한 10년은 됐거든요.

하은 : (슬픈 눈으로 물끄러미 희수를 보는 위로)

천사장 : (E) 그 전에도 만난 적 있어? 너 고아원에서 자랐잖아?

희수 : 10년 전에 한 번 찾아간 적 있는데요 (좀 씁쓸한 듯 웃으며) 노친네가 완전 안면몰수 하더라구요. 모른 다는 거예요, 무조건.

천사장 : 근데 왜 찾아가려는 거야?

희수 : ..그냥 심심해서요. (하고 하은을 보면)

       

하은은 이미 밖으로 나가고 있다.

 

희수 : (뒤에다 대고) 돈은 언제쯤 줄 건데요?!

        

하은, 대답도 없이 걸어간다. 그 뒷모습이 쓸쓸하다.

 

희수 : 뭐야?

천사장 : (한 숨 쉬듯 하은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74. 무릉 건설 로비 (오후)

 

은하와 해경, 샘플을 한 아름 안고 걸어온다.

 

해경문짝 샘플도 다시 생각해 봐야겠어. 무늬목은 아무래도 답답하고 좁아 보여. 그치?

은하 : 네에. 벽지 칼라도 좀 올려보는 게 좋을 게 같애요. (하는데)

남자 : (E) 이해경!

       

은하와 해경, 본다

양복을 입은 남자(15회 엔딩 레스토랑씬에 나왔던 남자)가 웃으며 해경 앞으로 다가온다.

 

은하 : (남자를 알아보았다)

해경 : 너 언제 한국에 왔어?

남자 : (은하는 관심에 없다) 얼마 안됐어.

해경 : 근데 여긴 어쩐 일이야?

남자 : 근처에 왔다가 신혁일 좀 볼까 해서 왔는데 자리에 없네.

해경 : (의아해서) 우리 부사장하고 잘 알아?

남자 : 몰랐어? 나랑 대학 동창이야.

은하 : (그 말에 순간 의아해서 본다. 그 위로)

해경 : (E) 그랬구나. 연락해. 술 한 잔 살게.

남자 : 그래. 나중에 보자. (하고 가다가 은하 모습에 어디서 본 듯 하다 싶은지 어정쩡하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간다)

은하 : (어정쩡하게 인사 받은 채로)

해경 : (가면서) 부사장하고 동창이었구나.

은하 : 이대리님하고는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

해경 : 중학교 동창이야. KG 이사고,

은하 : (자신도 모르게 긴장이 되며) 그럼..부사장님하고도 중학교 동창이시겠네요?

해경 : 아니. 부사장? 아니야. (웃으며) 동창이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았지.

은하 : (굳어 서 버린다)

해경 : (가다가 돌아보며 의아해서) 왜 그래?

은하 : (얼른 정신 차리며)..아니에요, 아무것도. (혼란스러운 얼굴로 가는)

 

 

75. 오피스텔 (늦은 오후)

 

하은, 혼자 외롭게 앉아 텅 빈 얼굴로 사진을 응시하고 있다유난히 외롭고 힘들어 보인다.

 

 

76. 무릉 한 곳 (늦은 오후)

 

은하, 의문에 잠긴 채 생각에 쌓여있다.

        

<플래시 컷-16회 씬1>

하은 : (애써 당황스런 표정 감추며) ..내 친구야. (남자에게) 우리 언제보고 못 본 거지?

 

은하, 점점 더 의문에 빠져드는 기분.

        

<플래시 컷-16회 씬1> 

하은 : ...중학교 동창.

 

은하, 혼란스러운 얼굴로 굳어 서 있다.

 

 

77. 인철의 거실 ()

 

하은, 조심스럽게 들어서다 움찔 멈춰 선다.

인철이 혼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하은 : 다녀왔습니다.

인철 : (굳었던 얼굴을 풀며) , 그래. 늦었구나.

하은 : . 어머닌 주무세요?

인철 : . 며칠 동안 잠을 통 못자더니 좀 전에 겨우 잠들었어.

하은 : ..네에.

인철 : 괜찮으면 나하고 술 한 잔 할까?

하은 : (보는)

 

 

78. 신혁의 방 ()

 

바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인철과 편안한 복장의 하은.

 

인철 : 너하고 이렇게 술을 마시는 것도 참 오랜만이구나.

하은 : (미소를 지어보이며)....

인철 : 강혁이 일로 너두 많이 힘들 텐데..내색 않고 버텨줘서 기특하고 고마워

하은 : (조용히 보는)

인철 : 이런저런 일이 있어선지 요즘 들어 건하 생각이 자주 나는 구나.

하은 : (보는)

인철 : (어쩐지 서글퍼 보이는) 고등학교 입학식 때 처음 만났는데 뭐랄까.. 빛이 난다고 할까.. 건하한텐 광채가 났어.

        난 내성적인데다 자만심이 가득 차 있어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반면 건하는 언제나 친구들한테 둘러 싸여 있었지.

        건하하텐 내가 갖지 못한 겸허하고 조용한 의연성이 있었기 때문일 거다.

하은 :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 좋은 듯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듣고 있다)

인철 : 조용히 다른 사람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그러다가도 자기가 옳다고 믿는 일엔 용감하게 달려들었지.

        나한텐 자존심이 있었다면 건하한텐 진짜 위엄이 느껴졌어. 그때 난 정말 건하를 닮고 싶었어.

        흠모했고..질투했구..그러다 둘 도 없는 친구가 됐지

하은 : (미소를 지으며) 두 분 정말 잘 어울리는 친구셨을 것 같네요.

인철 : (대답대신 웃으며) 모든 관계에는 지배당하는 사람에 대한 미묘한 질투가 숨어있기 마련이야.

하은 : 질투요?

인철 : (미소를 지으며) 건하는 날 지배할 생각이 없었지만 내 스스로 건하한테 지배당하고 있었고 간혹 질투심 때문에 괴롭기도 했지.

하은 : (미소로) 아버지도 질투하고 계셨을 겁니다.

인철 : (본다)

하은 : 누구나 자기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 있으니까요.

인철 : (웃어 보이고는) 내가 술이 취했나보다. 너무 많이 떠들었어. 피곤할 텐데 그만 쉬어라. (하며 일어선다)

하은 : 안녕히 주무세요.

인철 : (웃으며) 그래. 너도 잘 자. (하곤 밖으로 나간다)

하은 : (마음이 따듯해지는 듯 보는)...

 

 

79. 인철의 거실 ()

 

인철, 계단을 내려와 잠시 그렇게 서 있다.

 

 

80. 동찬 사무실 (다음날, 늦은 오후)

 

동찬 : (전화를 받고 있다) 알겠습니다. 지금 곧 그리로 가겠습니다.

 

 

81. 으슥한 지하주차장 ()

 

동찬과 수하, 단 둘만이 차를 세워놓고 밖에 나와 기다리고 있다.

동찬, 유난히 초조하게 서성이면서 고개를 빼며 기다린다.

곧이어 승용차 한 대가 들어와 멈춰 선다.

동찬, 빠르게 승용차 앞으로 간다.

동찬, 깍듯하고 공손한 자세로 차안의 누군가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잠시 후, 뒷자리 차창이 내려온다.

 

동찬 :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하며) 오셨습니까?

        

차 안의 남자의 얼굴이 들어난다무표정한 얼굴의 인철이다.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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