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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19 - 서서히 끝이 다가온다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8.09.02|조회수407 목록 댓글 0

[부활] 19 - 서서히 끝이 다가온다

 

 

 

 

 

 

 

 

 

 

씬1. 으슥한 지하주차장 (전회, 마지막 장면 연결)
 

동찬과 수하, 단 둘만이 차를 세워놓고 밖에 나와 기다리고 있다.
곧이어 승용차 한 대가 들어와 멈춰 선다.
동찬, 빠르게 승용차 앞으로 간다.
동찬, 공손한 자세로 깍듯하게 차 안에 누군가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다.
잠시 후, 뒷자리 차창이 내려온다.


동찬 :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하며) 오셨습니까?
   

차 안이 남자의 얼굴이 드러난다. 무표정한 얼굴의 인철이다.
인철, 고개를 끄덕여보이고는 차창 문을 올린다.
곧 바로 앞좌석에서 종인이 내린다.
종인과 동찬 서로를 보며 친근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동찬 : (어울리지 않게 천진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얼굴 보는 건 오랜만이다, 형.
종인 : (미소로)...그래.
 


씬2. 입원실 (밤)
 
잠들어 있는 경반장의 얼굴을 그리움이 담뿍 담긴 눈빛으로 들여다보고있는 하은.
곧..경반장이 흐릿하게 눈을 뜨고 하은을 본다.
하은, 흠칫 놀라서 본다.
경반장, 하은의 얼굴을 기억하는 듯 입가에 미소가 잡힌다.
 
경반장 : (처음보다는 조금 좋아졌지만 여전히 어눌한 말투)...강..혁아.
하은 : (그 말에 두 눈에 물기가 어리며 미소를 짓는다)
경반장 :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로)...잘...있었어?
하은 : (말문이 막힌 채 흐린 미소로 대답하는데)
부인 : (들어오다 하은을 보고 반갑게) 오셨어요?
하은 : (얼른 자리에서 일어서며 대답대신 무의식적으로) 자릴 비우시면 안 됩니다.
부인 : 간호사한테 부탁할 일이 좀 있어서요.
하은 : 형사들은요?
부인 : 차례대로 지켜주고 계세요. (시계 보며) 오실시간 됐네요.
경반장 : (시선은 하은만 보며)..강..혁아.
하은 : (당황스러운)
부인 : (난감해서 하은 보며) 자꾸 서형사님만 찾아요, 이 사람이.
하은 : ....
부인 : (경반장에게) 여보, 이 분은 서형사님이 아니라 동생분이에요. 유신혁씨요.
경반장 : (혼란스러운 눈길로 하은을 본다)
부인 : 서하은씨 쌍둥이 동생 유신혁씨요.
경반장 : (하은을 뚫어져라 본다)..
하은 : (태연한 미소 지으려 애쓰지만 어쩐지 어색하다)...신혁..입니다, 아저씨.
경반장 : (혼란스러운 눈길로 하은을 본다)
하은 : (경반장을 보는 눈빛이 흔들리고 있다)
 


씬3. 으슥한 지하주차장 (밤)
 
밖을 지키고 서 있는 수하.
멈춰진 차 안에 인철과 앞자리에 앉은 종인과 동찬.


동찬 : (초조한 기분으로) 처음부터 확실히 제거했어야 했는데..저희 애들이 실수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인철 : (무표정한 얼굴로 생각에 잠겨 손가락만 까닥거린다)
동찬 : 그래도 아무 걱정 마십쇼. 기억이 완전히 돌아온다 해도 회장님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경반장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인철 :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자네가 걱정이야. 혹여 다치게 될까봐.
동찬 : (황송해서) 제 걱정까지 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인철 : 난 자넬 믿어. 지금까지 잘 해 왔으니까.
동찬 : 감사합니다, 회장님. (하고 종인을 보면)
종인 : (내려도 된다는 듯 눈짓을 한다)
동찬 : (내리려는데)
인철 : 다시 한 번 묻겠는데.
동찬 : (움찔해서 본다)
인철 : 강릉에서 말야. 신혁이가 강혁이를 만나지 않은 건 확실한 건가?
동찬 : (자신만만) 확실합니다.
인철 : ...그래.
동찬 : 헌데 왜 자꾸 그걸 물으시는지..
인철 : (혼잣말 하듯) 난 아무래도 그게 맘에 걸려.
 


씬4. 입원실 앞 복도 (밤)
 
하은과 부인.


부인 : 걱정이에요. 저 사람이 서형사님 사고 소식을 알게 되면 충격이 클 텐데..
하은 : (복잡한 심정인 채로) 의사는 뭐라고 합니까?
부인 : 가능하면 충격을 주지 말라구요.
하은 : (염려를 담고) 아저씨 회복 상태는요?
부인 : 2주 정도 지나면 운동신경이 돌아올 거래요. 하지만 재활치료도 필요하고 폐 활동을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한다고 해요.
하은 : (끄덕인다)
부인 : (미소로) 어제보단 오늘 말하는 것도 좀 나아지고 낮엔 잠깐 일어나 앉았었어요.
하은 : (환해지며) 그래요? (하는데)
장형사 : (와서 부인에게) 좀 늦었습니다. 

          (하은 보며 웃는 얼굴로 좀 서먹하게) 말씀 들었습니다. 장동인이라고 합니다. 서형사님 후배에요.

하은 : (손을 내 보이며 미소로) 유신혁입니다.
장형사 : (손을 잡으며 하은이 생각나듯 친근한 미소로 본다)
하은 : (장형사를 따뜻한 시선으로 본다)
 


씬5. 병원 로비 (밤)
 
하은, 생각이 많은 얼굴로 걸어오다가 우뚝 멈춰 선다.
주변을 둘러보면서 들어오고 있는 동찬 수하 두 명.
하은, 날카롭게 그들을 본다.
수하 한 명이 하은 쪽으로 시선을 돌리려고 하자 빠르게 몸을 돌려 외면하는 하은.

수하 두 명이 하은을 지나친다.
긴장된 표정의 하은, 빠르게 현관 쪽을 향해 걸어간다.
 


씬6. 병원 주차장 (밤)
 
하은, 휴대폰 번호 누르면서 자신의 승용차 차 문을 연다.


하은 : ....나야.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씬7. 입원실 (밤)
 
난감한 표정의 장형사와 부인.


경반장 : (어눌한 말투지만 눈빛은 뭔가 감지한 듯 불안한)..강혁인...왜..안 와?
장형사 : (난감한 채로 둘러댄다)..지금 급한 사건 때문에 지방에..좀 갔어요.
경반장 : ...전화 해..그럼.
장형사 : (당황해서 부인을 본다)
부인 : (역시 당황하고)
경반장 : ..전화..해. 강혁이...한테.
장형사 : (어설프게) 그게요...번호를 최근에 바꿔서..제가 지금은 잘 모르거든요.
          (하는데 때 마침 울리는 장형사 핸드폰. 이때다 얼른 받으며) 장동인입니다.
경반장 : (불안한 눈빛으로 보는 위로)
장형사 : (E) 네, 김형사님.
 


씬8. 강력 5팀 (밤)
 
수철 : (긴장된 표정, 다급한 목소리로 통화 중) 오늘 밤은 무조건 거기 있어. 밖에 있지 말고 병실에 있어.

        일 분 일 초도 비워선 안 돼. 청소부든 누구든 아무도 들이지 마. 얼굴 아는 간호사하고 의사만 들어오게 해.
        내 말 명심하고 꼭 거기 있어. 나도 지금 그리로 갈 게. 
   

수철, 전화 끊고 서둘러 밖으로 나가려는데 은하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수철 : (의아해서) 은하야?
은하 : 시간 괜찮아요? 오빠하고 얘기 좀 했으면 하는데.
수철 : (긴장해서 보는)
 


씬9. 까페 (밤)
 
은하와 수철.


은하 : (의구심에 찬) 오빠가 그랬어요. 수철이 오빠가 도와주고 있다구. 그렇다면 연락이 됐단 얘기잖아요.
수철 : (당황스레) 어...통화는 했었어.
은하 : 유신혁씨에 대해 무슨 얘기 같은 거 없었어요?
수철 : (살피듯) 그건..왜?
은하 : 오빠가 유신혁씨를 만난 건지 그걸 알고 싶어서 그래요.
수철 : (복잡한 심정이다)..그런 말은 없었어. 근데 그게 왜 궁금한데?
은하 : (혼란스러운) 잘 모르겠어요, 나두. 사실은 유신혁씨한테도 물어봤었어요. 연락 못 받았단 대답 들었구요.
수철 : (마음이 편치 않다. 딱한 시선으로 본다)...
은하 : 하지만 어쩐지 그 말이 믿어지질 않아요. 

        거짓말 할 이유 없다는 거 알면서도 자꾸만 뭔가가 가슴에 걸리는 것 같구..혼란스럽구..

수철 : (마음이 흔들리듯 본다. 망설이는 듯)..
은하 : (애써 미소 지으며)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수철 : ..아니야. 이해해.
은하 : 미안해요. 오빠 바쁠 텐데..
수철 : (편치 않다)..아니야.
 


씬10. 인철의 집 앞 (밤)
 
하은의 승용차가 멈춰서 있다. 차 안의 하은 통화중이다.


하은 : (긴장된)..은하가 그렇게 말해?....(마음이 아픈)..그래, 알았어. 
   

끊고는 복잡한 심정으로 잠시 앉아 있다가 밖으로 나온다.
동시에 집 앞으로 들어서는 인철의 승용차.
하은, 승용차를 보고 기다리고 서 있다.
곧이어 종인이 차에서 내리지만 하은이 먼저 승용차 문을 열어주면 인철이 차에서 내린다.


하은 : (한결 친숙해진 미소로) 지금 오세요.
인철 : (부드러운 미소로) 약속이 좀 있었어. (종인에게) 수고했어.
종인 : 네, 회장님.
하은 : (웃는 낯으로 종인에게) 조심해서 가세요.
종인 : (고개만 숙여 인사하고 차에 오른다)
인철 : (하은과 대문 쪽으로 움직이며) 우리 술 한 잔하면서 체스 한 판 둘까?
하은 : 좋죠.
인철 : (웃어 보인다)
하은 : (회답하듯 웃는)
 


씬11. 포장마차 (밤)
 
재수가 난감한 표정으로 과일바구니와 돈 봉투를 보고 있다.


은하 : (들어온다) 다녀왔습니다.
재수 : 어, 퇴근이 늦었네?
은하 : 회식도 있었구 누굴 좀 만나고 오느라구요.
재수 : (돈 봉투에 신경 쓰느라 건성으로) 그랬어. (하면서도 고민)
은하 : (과일바구니 보고) 이거 뭐예요?
재수 : (눈치 살피듯) 저기 오후에 포차 막 열려고 하는데 느이 회사 회장님 비서란 분이 오셨드라구.
은하 : (뜻밖이라서) 비서분이요?
재수 : 엉. 근데 (난감한 듯 봉투 보여주며) 이걸 놓고 갔거든?
은하 : (벌써 예감하면서도) 그게 뭔데요?
재수 : 돈.
은하 : (확 굳어져서) 아빠?!
재수 : (얼른 변명) 아니 나는 진짜루 아니다 괜찮다. 무슨 말이냐. 절대 안된다. 무조건 안 된다 그랬지, 물론.

        근데두 그냥 가게라도 하나 차렸으면 하는 게 회장님 생각이라면서 막무가내로 놓고 가는 거야.
은하 : (좋게) 그래도 받지 마셨어야죠.
재수 : 안 받을라고 했다니까아! 근데 내가 잠깐 한 눈 판 사이에 요기다 응. 요기다 탁 놓고 갔다니까..(눈치 보며) 어떡하지?
은하 : 아빤, 어떡하고 싶으신데요?
재수 : 사실적으루다 내 이름 걸고 떡하니 가게 하나 차려서 장사하면 좋지 나두.
은하 : (안타깝게 본다)
재수 : 근데 아무래도 이건 돌려줘야 될 것 같애.
은하 : (금방 표정이 밝아져서) 아빠?
재수 : 사실적으루다 부모가 자식 키워줘서 고맙다고 돈 받는 경우는 없지. 우리 하은이 놈은 내 아들인데.
은하 : (미소로) 잘 생각하셨어요. 역시 우리 아빤 최고야.
재수 : (좋아서 히히 웃으며)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근데 돌려드리는 게 예의가 아닐 수도 있긴 해.
은하 : (곱게 흘겨본다)
재수 : (배시시 웃으며) 걱정 마. 내가 직접 돌려드릴 거니까. (하면서도 조금은 아깝다)
은하 : (웃으며 보는)
 


씬12. 태준 사무실 (낮)
 
태준, 정무의 보고를 듣고 있다.


정무 : 광고에 기재돼 있는 전화번호를 확인했더니 심부름 센터였습니다.
태준 : 심부름 센터 사람이 광고를 냈단 말이야?
정무 : 아닙니다. 거기서 대행을 했답니다. 사장 말로는 민수연씨를 찾는 광고를 내 달라는 요청을 전화로 받고

        광고문구와 돈은 택배로 보내 왔다고 합니다.
태준 : (좀 짜증이 나 있다) 요청한 사람이 누군지만 말해.
정무 : 그건 그쪽도 모르고 있습니다.
태준 : (조급해진다) 연락처는 받아놨을 거 아냐?
정무 : 그쪽에서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걸려왔던 발신자 번호를 확인했더니 공중전화였구요.
태준 : (심각해져서)...그래.
정무 : 다음에 연락이 오면 어떻게든 연락처를 알아놓으라고 일러뒀습니다.
태준 : 그 정도로 빈틈없이 처리했다면 알아내긴 쉽지 않을 거야. (좀 생각하다가) 강주 일은 어떻게 됐어?
정무 : 마침 적당한 건이 있어서 처리해 놨습니다.
태준 : (마음이 불편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심난한 채)...알았어. 나가봐.
정무 : 네, 의원님.
   

정무 나가는데 여비서가 커다란 흰 국화 화환을 들고 들어온다.


여비서 : 의원님 앞으로 화환이 왔습니다.
태준 : ? (본다) 누가 보낸 건가?
여비서 : (테이블에 화환 놓으며) 보내신 분 성함이 없습니다.
태준 : (그 말에 표정이 굳어지며 화환을 본다. 흰 국화다)....알았어.
   

정무와 여비서 나가고.
태준, 불길한 예감으로 화환에 꽂혀 있는 카드를 집어서 펼쳐본다.


하은 : (E) 원에서 끝은 시작입니다. 이젠 반환점을 돌아 의원님이 20년 전 시작했던 원의 출발점에 

        마침표를 찍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부들부들 떨다가 화환을 거칠게 집어던져 버리는 태준.
 


씬13. 오피스텔 (낮)
 
하은, 주사위 만지작거리며 싸늘한 시선으로 사진을 응시하고 있다.
 


씬14. 태준의 사무실 (낮)
 
태준, 불안과 초조로 갈피를 못 잡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성거린다.
   


씬15. 오피스텔 (낮)
   
싸늘한 하은의 입가에 보일 듯 말 듯 조소가 잡힌다.
 


씬16. 태준의 사무실 (낮)
 
태준, 서성거리다 우뚝 멈추고 누군가 짐작이 가는 듯 일그러지는얼굴.

 


씬17. 분식집 안 (낮)
 
강주가 양만철 부인을 찾아왔다. 부인은 난처하고 불편한 기색이다.


강주 : 양만철씨가 남긴 말 같은 거 없었나요? 유언 같은 거요.
부인 : 없어요.
강주 : 잘 생각해 보세요. 임대식씨를 살해한 범인에 대한 단서가 될 만한 게 없는지.
부인 : (화내듯) 아무것도 모른다는데 왜 자꾸 그래요?
강주 : (부드럽게 유도하듯) 임대식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가 남편분 성함이었어요.
부인 : (불편한 기색으로) 몰라요, 아무 것도. (외면하고 바쁘게 아무 일이나 한다)
강주 : (끈질기게) 혹시 최동찬이란 이름 들어보셨어요? 임대식씨 호텔 사장인데.
부인 : (그 말에 움직이던 손을 움찔 멈춘다)
강주 : (놓치지 않고 본다) 아시는 분이세요?
부인 : 몰라요. (하더니 휭 하니 밖으로 나가버린다)
강주 : 아는 것 같은데..
(E) : 휴대폰.
강주 : (받으며) 네, 선배.
 


씬18. 경찰서 한 곳 (낮)
 
심각한 표정의 일진과 강주.


강주 : (황당하다는 듯) 중재신청을 내다니요? (흥분해서) 그 기사 방송 나간 게 뭐가 잘못 됐는데요? 

        업주가 미성년자 고용해서(하는데)

일진 : (말 자르며) 증거 불충분으로 업소주인이 풀려놨어. 니가 그 업소 앞에서 촬영한 게 방송에 나가서 명예훼손이 됐다는 거지.

강주 : (억울하다) 하지만 그땐 경찰에서도
일진 : (O.L.) 무혐의로 풀려났기 땜에 변명할 여지가 없어.
강주 : 그럼 그 건 취재했던 다른 방송사 기자들도 같이 걸려있겠네요.
일진 : 너만.
강주 : ? 왜요?
일진 : 우리가 특종으로 제일 먼저 보도했잖아. 타 방송사는 그 뒤에 했고. 그래서 너만 걸구 넘어지고 있어.
강주 : (난감해서)...제가 가서 사과 할게요.
일진 : 사과 정도론 안돼. 업주가 반론 보도 외에도 요구하는 게 더 있어.
강주 : 뭘 요구하는데요?
일진 : 널 징계하라는 거야. 정직이든 지방발령이든. 둘 중에 하나.
강주 : (어이가 없어서) 네에?
 


씬19. 동찬 사무실 (낮)
 
동찬 : (전화를 받고 있다. 가소롭다는 듯) 이강주가 양만철 마누라를 만나?

        그 여자한테 전 해. 입 잘 못 열었다간 남편을 만나게 해 주겠다구. (탁 끊고 수하에게) 병원에 있는 애들한텐 연락 왔어?
수하 : 형사들이 돌아가면서 병실을 지키고 있답니다.
동찬 : (픽 웃더니) 김형사한테 전화해서 차 한 잔 하자고 해.
수하 : 알겠습니다.
동찬 : (혼잣말로) 날이 더워서 그런가 날 파리들이 자꾸 엉겨 붙는구만.
 


씬20. 인철 사무실 (낮)
 
인철 : (종인의 보고를 조용히 듣고 있다)
종인 : 이의원님도 광고를 낸 사람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철 : 그렇겠지. 누굴까...민수연을 알고 있는 거 보면 많은 걸 알고 있단 얘긴데.
종인 : (묵묵히)...
(E) : 노크.
인철 : (보면)
하은 : (들어온다) 
   

종인, 인철에게 인사하고 하은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간다.


인철 : 앉아라.
하은 : 네. (앉고)
인철 : 엄마하고 같이 경선생 면회를 갈 생각인데 너도 같이 가는 게 어떨까 해서.
하은 : 전 다음에 찾아뵙겠습니다. 다녀 온지도 얼마 안됐고 회의도 있거든요.
인철 : 그럼 할 수 없구.
하은 : (진심으로 고마운) 그 분한테까지 맘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인철 : (웃는 얼굴로) 고맙기는. 너나 엄마한테 중요한 사람이면 나한테도 마찬가지야.
하은 : (미소로 보는데)
비서 : (들어와서) 회장님. 서재수씨란 분이 오셨습니다.
하은 : (뜻밖에 말에 어리둥절해서 보는)
인철 : 어, 그래. 들어오시라고 해.
하은 : (의아해서 보는데)
재수 : (들어와서 인사하려다 하은 보고 반가워서 환해지며) 여기 있었네?
하은 : (영문을 몰라 좀 의아한 미소로)...오셨어요?
재수 :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인철 : (일어서서 맞으며) 어서 오십시오.
재수 : 아이구, 이런. (공손하게) 처음 뵙겠습니다. 서재숩니다.
인철 : 강인철입니다. 제가 직접 찾아뵀어야 하는 건데 인사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재수 : 아닙니다. 아닙니다.
하은 : (안내하며) 이쪽으로 앉으세요.
 


씬21. 인테리어 팀 (낮)
 
은하, 아버지가 잘 하고 계실까 걱정스러워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 듯.. 그 위로.


팀장 : (해경에게) 공정 문제없이 잘 되고 있지?
해경 : 온돌마루 말인데요. 국산 걸로 갔으면 좋겠어요. 내구성도 그렇고 기능도 국산이 훨씬 우수하잖아요.
팀장 : 그걸 누가 몰라? 이윤조절이 안되니까 그렇지.
 


씬22. 인철 사무실 (낮)

 
재수 : (탁자 앞으로 돈 봉투를 내밀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 왔습니다.
하은 : (순간 굳어서 본다)...!
인철 : (난감하고 미안해서) 혹여라도 오해를 하신 거라면.
재수 : 아닙니다. 좋은 뜻으루다 전하신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하은이 놈은 제 아들이나 진배없는데.
하은 : (미안한 마음으로 보는)
재수 : 제가 이 돈을 받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인철 : 아무래도 제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한 듯 합니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고작 이런 거 밖에 생각을 못했습니다. 맘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재수 : 맘이 상하다뇨? 회장님 맘 충분히 알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꼴이 그렇다보니 맘에 걸리셨을테구..
하은 : (착잡한 마음이 든다)..
인철 : 죄송합니다. 실은 제가 직접 찾아뵀어야 했는데 혹여 부담이 되실까 싶어서...여러 가지로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재수 : (웃으며) 아니라니까 자꾸 그러시네요.
인철 :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서선생님을 뵈니까 우리 강혁이가 참 밝게 자랐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수 : (좋아서 입 벌어지며) 사실적으루다 그 놈 밝은 걸로 따지면 63빌딩 사무실 형광등을 다 켜도 부족할 겁니다.
인철 : (웃으며) 서선생님의 유쾌한 농담을 듣기위해서라도 조만간 식사자릴 만들겠습니다.
재수 :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누추하더라도 저희 포장마차에 오시면 제가 확실하게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인철 : 꼭 한 번 가겠습니다.
하은 : (마음이 무거운)....
 


씬23. 무릉 건설 앞 (낮)
 
재수를 따라 밖으로 나오는 하은.


재수 : 바쁠 텐데 어서 들어가요.
하은 : 제가 미리 알았더라면 회장님께 말씀을 드렸을 텐데..죄송합니다.
재수 : 뭐가 그렇게 맨날 죄송해? 겸사겸사 이렇게 동생 분 얼굴도 보고 난 좋기만 한데.
하은 : (따뜻한 미소로 보는데)
은하 : (밖으로 나온다) 아빠.
재수 : 어, 은하야.
하은 : (은하를 본다)
은하 : (하은을 본다)
재수 : 여기까지 왔는데 니 얼굴은 보고 가야 될 것 같아서 전화했어.
은하 : 잘하셨어요. 제가 정류장까지 바래다 드릴게요.
재수 : 아니야. 회장님 차타고 갈 거야. 이거까지 거절하면 너무 서운해 하실 것 같아서 그런다고 했어.
은하 : 네에.
   

그 앞으로 승용차가 멈춰 와 선다.


재수 : 이 아빠가 오늘 아주 호강하게 생겼다.
하은 : (서글픈 미소로 보고)
은하 : (미소로 보는데)
기사 : (차에서 내려 문을 열어준다)
하은 : 조심해서 가세요, 아저씨.
재수 : 그래요. 포장마차로 놀러 와요.
하은 : 그러겠습니다.
재수 : (차에 타면서) 아빠 간다.
은하 : 네에.
   

하은과 은하가 지켜보는 가운데 재수, 기분 좋은 얼굴로 차에 타고 차가 출발한다.
하은, 그 모습 보다가 은하를 본다. 은하는 생각에 잠겨있다.


하은 : 들어갑시다.
은하 : (차분히) 지금 시간 있으신가요?
하은 : (보는)
 


씬24. 공원 (낮)
 
하은과 은하.


하은 : (미안한 맘을 담아서) 기분 상했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큰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은하 : (대뜸) 우리 오빠한테 정말 연락 받으신 적 없으세요?
하은 : (긴장하며) 무슨 말입니까?
은하 : 아무리 생각해봐도 납득이 되질 않아서요. 정말 우리 오빠한테 연락 받으신 적 없어요? 강릉에서 정말 못 만나셨나요?
하은 : (애써 태연하게) 이미 대답한 걸로 아는데요.
은하 : 오빤 제가 잘 알아요. 부사장님이 묵고 있는 호텔까지 찾아가서 연락을 안 했을 리가 없어요.
하은 : 쫓기고 있었다는 건 은하씨도 알잖아요.
은하 : 나한텐 전화를 했었어요. 수철이 오빠한테도 했었구요. 

        근데 제일 중요한 부사장님께만 연락조차 못했다는 게 생각할수록 이해가 되질 않아요.

하은 : (당황스러움을 숨기려고 시선 피하며) 내가 묵고 있는 룸 번호를 몰랐겠죠. 전화번호도 모르고.
은하 : 그건 어떻게든 알아냈을 거예요. 수철이 오빠를 통해서라두요.
하은 : (맘먹고 정색하고 보며)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
은하 : (혼란스럽게 보며)..모르겠어요. 제가 뭘 알고 싶은 건지. 뭐가 절 이렇게 혼란스럽게 하는 건지...

        솔직히 저도 명확하게 말 할 수가 없어요.
하은 :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보다가 일어서며) 그런 얘기라면 더 들을 것도 더 할 말도 없습니다. 갑시다. (하고 돌아서는데)
은하 : (혼란스러운) 저한테 숨기는 거 없으세요?
하은 : (굳어 선다)...!
은하 : 정말 저한테 할 말이 없나요?
하은 : (돌아본다. 부러 냉정한 표정으로) 내가 서은하씨한테 뭐든 다 얘기해야 합니까?  
은하 : ...아뇨. 그러실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뭔가가 자꾸 걸려서..부사장님 뵐 때마다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요, 자꾸만.
하은 : (고통스러운 심정을 감추려고 주먹을 꽉 움켜 쥔 채로, 냉정하게) 날 형하고 착각하지 말아요.
은하 : (굳어 보는)
하은 : 서은하씨가 형을 사랑했다는 거 알고 있고 그래서 날 볼 때마다 느끼는 혼란은 이해하지만

        난 유강혁이 아니라 유신혁입니다.
은하 : (잠시 멍해지듯 보다가)...알아요. 당신이 서하은은 아니라는 거.
하은 : (순간 미묘하게 눈빛이 흔들린다)
은하 : 먼저 가보겠습니다. (고개 숙여 인사하고 간다)
하은 : (은하의 뒷모습을 고통스럽게 바라보고 서 있다)
 


씬25. 무릉 로비 (낮)
   
은하, 애써 마음을 다잡듯 입 꽉 다물고 들어온다.
   


씬26. 공원 (낮)
 
하은, 고통스러운 심정으로 그 자리 그 곳에 여전히 못 박혀 서 있다..
 


씬27. 경찰서 한 곳 (낮)
 
강주, 심난한 얼굴로 걸어온다.


장형사 : 이기자님!
강주 : (본다)
장형사 : (뛰어와 서서) 저번에 부탁하신 거 알아봤는데요.
강주 : (순간 반짝해서) 누구래요, 양만철씰 마지막으로 면회한 사람이?
장형사 : 신부님이요.
강주 : 신부요?
장형사 : 네에. 양만철씨가 다니던 성당의 신부더라구요.
강주 : 그 성당이 어디죠?
 


씬28. 식당 룸 (낮)
 
태준과 상국이 심각하게 굳은 표정으로 찻잔을 놓고 앉아있다.


태준 : 자네한테 보내왔던 편지와 같은 인쇄체야.
상국 : 그럼 민수연을 찾는 광고도 편지를 보낸 사람과 동일인이란 얘긴가?
태준 : (단언하듯) 최동찬 짓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짓을 벌일 인간은 그 자밖에 없어.
상국 : (미간이 찌푸려지며) 자네한텐 뭘 노리구?
태준 : 얼마 전에 최동찬 호텔에서 면세주류 판매한 게 걸렸어. 도당 위원장이 그걸 알게됐구

        그래서 최동찬 도위원 후보추천에 걸림돌이 됐구.
상국 : (보는)
태준 : 그 얘길 얼마 전에 최동찬한테 전했어. 그랬더니 수를 쓴 거야. 날 협박하려는 의도로.
상국 : 하지만 민수연에 대해선 최동찬도 모르고 있잖아?
태준 : 최동찬은 교활한 놈이야. 어떻게든 알아냈을 거야.
상국 : 만약 민수연 얘기가 스캔들로 번지면 자네 이미지 손상이 클 텐데. 어떡할 작정이야?
태준 : 좀 귀찮은 일은 생기겠지만 큰 문젠 없어. 과거에 연애하다 헤어진 여잔데 문제될 게 뭐가 있겠어?
상국 :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야. 민수연은 자네가 강주엄마와 결혼하기 직전까지 동거하다시피 한
태준 : (낮지만 무섭게 말 자르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상국 : (본다)
태준 : (경고하듯) 말을 가려서 해. 난 그런 적 없어!
상국 : (못 마땅하지만)...그 문젠 그렇다 치고 앞으로 최동찬을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거 아닌가?
태준 : 뽀족한 방법이 없어. 우리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구.
상국 : 어떻게든 찾아봐야지. 최동찬을 제거할 방법을.
태준 : (날카로운 눈빛으로 동감하듯 끄덕인다)
 


씬29. 동찬 사무실 (오후)
 
수철이 동찬 앞에 앉아있다.


동찬 : (비틀리게 웃으며) 조세범 처벌 법 위반?
수철 : (좋게) 무과세 주류유통이라서요.
동찬 :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이 최동찬이는 법을 아주 충실히 지키는 민주시민인데 억울하구만.

        말했다시피 귀한 손님 접대 차원에서 나눠 준 것 뿐이야.
수철 : 저야 알죠. 헌데 그러기엔 발견된 술이 두 박스나 되고 손님 테이블에서 술이 발견돼 버린 뒤라서요.
동찬 : 친구 좋다는 게 뭔가? 그 정도야 봐주고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젠데.
수철 : 그러려고 애써 봤는데 이미 검찰에 사건기록이 모두 송치 됐습니다.
동찬 : (인상 찡그리며) 그럼 어떻게 되는 건데?
수철 : 검찰에서 약식 재판을 하면 벌금이나 심각하면 나이트클럽 영업정지가 부과될 겁니다.
동찬 : (짜증이 와락 나서) 제보를 한 새끼가 누구야?
수철 : 그건 우리도 모릅니다. 헌데 그걸 물어보려고 오라고 한 겁니까?
동찬 : (얼른 표정 풀고) 듣자하니 경기도 반장이 깨어났다구 하던데?
수철 : (움찔하면서 능청스럽게) 정보가 빠르시네요.
동찬 : 우리가 임대식 사장님 사건을 맡았던 형사반장님이신데 그렇게 기쁜 소식은 친구가 직접 알려줬어야지.
수철 :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려고)..
동찬 : 너무 기쁜 소식이라서 이 최동찬이가 밤잠을 다 설쳤어.
수철 :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긴장해서 보는)
동찬 : (날카롭게 살피는 눈빛으로) 조만간 김형사한테 부탁할 일이 생길 것 같은데...
수철 : (긴장) 무슨 부탁이신지....
동찬 : (능청스럽게 웃으며) 지금은 아니구. 곧 하게 될 거야.
수철 : (긴장해서 보며)..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씬30. 오피스텔 (오후)
 
하은과 수철.


수철 : 최동찬이 곧 움직일 것 같애.
하은 : 넌 이 일에서 빠지라는데 왜 말을 안 들어?
수철 : (희망에 차서) 걱정하지 마. 눈치 못 채게 연기 잘 했으니까. 

        담 번엔 최동찬이 나한테 뭔가 지시를 할 거야. 그걸 녹음하면 증거가 될 거구.

하은 : 최동찬은 널 믿고 있지 않아.
수철 : (의아해서) 무슨 소리야?
하은 : 널 믿는다면 반장님에 대해 뭔가 지시를 내렸을 거다. 오늘 부른 건 널 떠보기 위해서야.
수철 : (당황스러운)
하은 : 앞으론 미행당하는지 꼭 살펴. 그리고 니 휴대폰에 도청장치가 돼 있는지 확인해 보구.
수철 : (긴장돼서 끄덕인다)
 


씬31. 동찬 사무실 (오후)
 
동찬 : 김형사 이 새끼 아직 정신 못 차렸어. 믿을 수가 없는 놈이야. 뭔가 꿍꿍이가 있어.

        (수하보며) 혹시 이강주하고 내통하고 있는지 알아 봐.
수하 : 알겠습니다.
(E) : 전화벨.
동찬 : (무심코 받으며) 최동찬입니다.
상철 : (F) 박상철이다.
동찬 : (확 굳어져서)....어..상철아. 안 그래도 니 걱정 많이 하고 있었어. 어디냐, 지금?

 


씬32. 공중전화 부스 (오후)
 
한적한 공중전화 부스.
변장을 위한 콧수염에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상철(동찬과 같은 또래),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며 전화를 하고 있다.
덩치는 보통이지만 눈빛에서 보이는 냉정함이 예사롭지 않다.


상철 : (비죽 웃으며)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 니가 날 걱정하단 소리에.
동찬 : (F) 무슨 소리야? 당연히 걱정되지. 넌 내 둘도 없는 친군데.
상철 : (말 자르며 험악하게) 친구란 소리 집어 쳐, 이 새끼야!
   


씬33. 동찬 사무실 (오후)
 
동찬 : (싸늘하게 굳은 채로) 뭔가 오핼 하고 있는 것 같다, 상철아.
   

-화면 분할되면서.

상철 : 서형사를 내가 죽였다고? (비죽이며) 너 실수한 거야. 잘못 건드렸어. 나 들어가도 혼자는 안 들어가.
동찬 : (험악하게 구겨진 표정이지만 목소리만큼은 부드럽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상철 : 다 니가 꾸민 짓인 거 알고 있어.
동찬 : 도대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내가 왜 너한테 그런 짓을 해?
상철 : 호텔을 나눠 먹기가 아까웠겠지. 나만 사라지면 약시장도 네 손으로 몽땅 넘어 올 테구.
동찬 : (일그러진다)
상철 : 더군다나 서하은을 죽인 범인까지 체포되는 셈이니까 그야말로 일석 삼조잖아.
동찬 : 상철아, 너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어.
상철 : (차갑게 웃으며) 헌데 니가 모르는 게 하나 있어. 대식이 형이 죽던 날 모텔로 너만 부른 게 아니야.
동찬 : (긴장한다)
상철 : 그 날 밤, 니가 모텔후문에서 나오는 걸 똑똑히 봤거든.
동찬 : (싸늘해지는)
상철 : 모텔에 갔을 땐 예상대로 형님은 죽어있었구.
동찬 : (싸늘하게 굳어진 표정으로 부러 헛웃음 날리며) 소설 쓰냐?
상철 : 그래도 난 덮어두려고 했어. 넌 내 친구였으니까. 단지 호텔만 나눠 갖길 원했을 뿐이야.

        형님이 생전에 약속하셨던 일이니까, 그건.

동찬 : 난 그날 거기 없었어. 만약 니가 그 증언을 한다 해도 그건 대단한 증거도 못 되구.
상철 : 그럴까? 니가 모르는 걸 내가 또 하나 알고 있거든.
동찬 : (당황스럽다)..
상철 : 그리고 두 어른들께 안부 전해라.
동찬 : (확 굳어지고)
상철 : 몸조심해라. (하고 끊으려는데)
동찬 : (다급하게) 상철아! 우리 전화로 이러지 말고 만나자. 만나서 오해를 풀어야지. 

        너하고 내가 엿 같은 오해나 할 사이냐? 안 그래?

   

화면 공중전화 부스로 간다.
   


씬34. 공중전화 부스 (오후)
 
상철 : (싸늘하고 무섭게) 내 말 잘 들어. 널 만나는 날은 최동찬이 내 손에 죽는 날이야. 잊지 마.   
   

끊고는 주위 살피며 유유히 사라진다.
 


씬35. 동찬 사무실 (오후)
 
동찬, 있는 대로 열이 올라 기괴하게 일그러져서 수화기를 때려 부술 듯 놓더니

분을 못 참고 괴성을 지르며 책상위에 물건들을 다 쓸어버린다.

바짝 긴장한 수하.
 


씬36. 진우 사무실 (오후)
   
진우 : (석훈의 보고를 듣고 있다)
석훈 : 두 차례 거액이 회장님 개인구좌에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우 : 최동찬사장한테 입금 된 겁니까?
석훈 : 그건 확인이 안 되고 있습니다.
진우 : 날짜가 언젭니까?
석훈 : 둘 다 최근이었습니다. 확인하고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라이언펀드에 대해 알아봤는데 신장성 천연가스 채굴권을 따냈다는 건 사실 같습니다.
진우 : 그래요?
석훈 : 그리고 스티븐 리도 현재 출장중이라고 만 할 뿐 정확한 행선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은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진우 : 수고하셨습니다.
석훈 : (나가려는데)
진우 : (문득) 그리고.
석훈 : (본다)
진우 : 임대식사장 하고 서하은형사가 사망한 날짜를 알아봐 주세요.
 


씬37. 까페 (낮)
 
미정과 천사장이 마주 앉아있다.


천사장 : 약속대로 총회 전까지 윤미정씨 앞으로 주식을 양도해 드리겠습니다.
미정 : (이해가 안 가는 듯 보며) 그 대가로 나한테 원하는 건 뭐죠?
천사장 : (담담하게) 매년 저희가 부탁하는 고아원과 양로원에 스타호텔 이익금의 십 프로를 기부해 주겠다는 계약서만 쓰시면 됩니다.

미정 : (뜻밖의 말에 헛웃음이 나오며) 기부요?
천사장 : 네.
미정 : 그 정도 주식을 매입하려면 엄청난 금액이 들 텐데 그 정도로 만족 하시겠다구요?
천사장 : 그렇습니다.
미정 :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거예요? 서로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고 확실한 게 편해요, 난.
천사장 : (웃으며) 김누인씨는 그 이상은 바라지 않고 계십니다.
미정 : 그럼 그 분이 날 돕는 진짜 이유는 뭔가요?
천사장 : (담담하게) 최동찬을 그 자리에 앉히지 않는 거, 그게 이윱니다.
미정 : (흥미로운 듯) 그 분이 최동찬이란 사람한테 원한이 있는 모양이죠?
천사장 : (긍정하듯 웃어 보인다)
 


씬38. 상국 사무실 (오후)
 
희수가 상국 사무실을 찾았다.


희수 : (난처한 표정으로) 본사 의견을 수렴한 결과 J&C 공식합작은 곤란할 것 같습니다.
상국 : (애가 타서) 기다리던 대답이 아닌데...이유가 뭡니까?
희수 : 이미 펀드를 통해 투자금을 유치한 상태고 자원개발공사와도 합작이 결정됐기 때문에 J&C가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상국 : 내가 자원개발공사 이사장과 만나서 얘길 해 보겠습니다.
희수 : 곤란합니다.
상국 : (안타까운데)
희수 : 이러면 어떠시겠습니까?
상국 : (본다)
희수 : 라이언펀드에 투자를 하시죠.
상국 : 라이언 펀드에?
희수 : 네. 저희가 합작에 투자할 50% 중 20%를 라이언 펀드에 투자하십시오. 

        그러면 그 20%에 상응하는 라이언펀드 지분을 회장님께 드리지요. 저희야 펀드회사니까 큰 문제는 없습니다.

상국 : 음..그것도 방법이겠구만. 본사에서도 같은 생각입니까?
희수 : 본사는 제가 설득하겠습니다. 대신 이 일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주셔야 합니다.

        J&C가 라이언 펀드에 투자했다고 하면 좋은 소리 안 나옵니다. 
상국 : 그건 우리 입장에서도 마찬가집니다.
희수 : 본사에서 결정이 나는 데로 투자금액의 일부분을 홍콩에 송금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저희도 J&C를 파트너로 믿고 일을 추진할 수가 있습니다.
상국 : 그 점은 걱정 마시고 본사를 잘 설득해 주세요.
희수 : 알겠습니다.
 


씬39. 권투도장 (오후)
 
천사장, 무릎에 노트북 올려놓고 주식시황을 눈으로 체크하면서 샌드백 치고 있는 하은에게.


천사장 : 한국하고 일본에서 활동하는 홍콩 브로컨데요. 그 사람이 라이언펀드 이름으로 계좌를 터주기로 했어요.
하은 : 조건은요?
천사장 : 세탁 해주는 대가로 금액의 7%를 달랍니다.
하은 :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제가 부탁드렸던 건 알아보셨어요?
천사장 : 성당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이 있는데 거긴 안전할 겁니다.
하은 : 확실한 가요?
천사장 : (무심히) 내가 보증해요. 거기서 3개월쯤 있었으니까.
하은 : ? 삼 개월씩이나 왜 거기에 계셨습니까?
천사장 : (웃으며)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습니다.
하은 : (피식 웃는)
천사장 : 언제 옮길 겁니까? 오늘 밤에 간다고 말은 해 뒀는데.
하은 : 오고가는 사람이 많아서 밤보다는 오히려 낮이 더 안전해요.
희수 : (들어오면서) 와아 날씨 되게 덥네.
하은 : (본다)
희수 : 우리 어디 가서 팥빙수 먹고 올래요? 난 미숫가루 들어간 팥빙수가 좋던데? 형님들은 어때요?
천사장 : 형님?
희수 : 아저씨보단 형님이 듣기 좋잖아요. (하은보며) 형님 오늘 뭉쳐서 술 한 잔해요.
하은 : (조용히 보면)
희수 : 솔직히 제가 요즘 무지하게 피곤해요. 알지도 못하는 얘기 외우느라고 헤어가 다 엉망이에요.

        (하은에게 머리 들이대며) 보세요. 모발 손상된 거.
하은 : (어이가 없는 듯 픽 웃더니 희수의 머리를 손으로 밀어내며) 간다.
희수 : 어딜 가요? 골프 수업해야지.
하은 : 덥다면서. 하루 쉬어.
희수 : (히히 아이처럼 좋아라하며) 그럼 좋죠. 근데요. 이런 식으론 죽었다 깨놔도 싱글 못 되요.

       되든 안 되든 일단 필드로 나가자구요. 그래야 늘어도 늘어요.
하은 : 알았어 (하곤 돌아선다)
희수 : 저녁에 술 마시는 거예요?
하은 : (대답 않고 간다)
희수 : 되게 팍팍하네. (천사장보며) 우리 끼라 한 잔 해요.
천사장 : 봐서.
희수 : (심통 나서 샌드백 퍽 치다가 손이 아픈 듯 손 싸잡고 동동거린다)
천사장 : (그 모습 보면서 웃어버리는)
 


씬40. 제과 점 (오후)
 
하은 : (들어온다)
주인 : 어서 오세요.
하은 : (무심한 표정으로) 팥빙수 배달됩니까?
주인 : 어디신데요?
하은 : 옆 권투도장으로요.
주인 : 해 드릴게요.
하은 : 그럼 이 인분(하다) 사 인분 배달해 주세요. 그리고....미숫가루 있으시면 많이 넣어주시구요.
주인 : 네에.
하은 : (이러는 자신에 대해 좀 어이가 없는 듯 착잡한 시선을 이리저리 돌린다)..
 


씬41. 입원실 밖 (오후)
 
장형사가 지키고 있다.


수철 : (와서) 왜 여깄어? 안에 있으라니까.
장형사 : 손님이 오셨어요.
수철 : 손님?
 


씬42. 입원실 (오후)
 
경반장, 잠든 채로 악몽을 꾸는 듯 미간을 찡그리며 낮은 신음을 토해내고 있다.

인철과 이화, 그 모습을 걱정스레 보고 서 있다.


부인 : (경반장 이마의 땀을 닦아주며) 의사 말로는 기억이 온전히 돌아올 때까지 자주 악몽을 꾼대요.
이화 : 그래요.
부인 : (경반장이 좀 잠잠해졌다) 어렵게 오셨는데 이 사람이 이렇게 있어서
인철 : 아닙니다. 좀 더 일찍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부인 : 별 말씀을요. 제가 오히려 찾아뵀어야 했는데..서형사님 일도 있구. ..많이 힘드시죠?
이화 :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인다)
부인 : (이화의 손 잡아주며) 기운 잃지 마시고 힘을 내세요.
이화 : 고맙습니다. 기도씨도 빨리 쾌차하시길 바랄게요.
부인 : 걱정해주시는 분이 많아선지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어요.
인철 : (미소 띤 얼굴로 부드럽게) 정말 다행입니다.
부인 : 감사합니다.
인철 : (웃고 있지만 그 눈은 웃고 있지 않다) 
 


씬43. 성당 밖 한곳 (오후)
 
신부와 강주.


강주 : 신부님께서 양만철씨 종부성사를 맡으셨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양만철씨가 남긴 말이 없는지 알고 싶어서요.
신부 : (의아한 얼굴)
강주 : (눈치 빠르게) 말씀하시기 어려운 문젠지는 알지만 살인사건과 연관 돼 있어서 그래요.
신부 : 전 그때 한국에 없었습니다. 돌아온 후에 그 분이 돌아가셨단 얘길 들었구요.
강주 : (어리둥절한) 면회를 하지 않으셨단 말씀이세요?
신부 : 네에.
강주 : 교도소 면회인 명단엔 신부님이 오신 걸로 돼 있던데요.
신부 : 뭔가 착오가 있었겠죠.
강주 : 그럼 이 성당에 신부님과 같은 성함을 가지신 분이 또 계신가요?
신부 : 아뇨.
강주 : (의구심에 가득 찬)...
 


씬44. 성당 앞 (오후)
 
생각이 골몰한 채 밖으로 나오는 강주.


강주 : (멈춰 서서)...그럼 그 사람은 누구지?
(E) : 휴대폰
강주 : (확인하고 받으며) 네, 국장님.
국장 : (F) 취재 끝나고 사무실로 들어와. 문제가 심각해.
강주 : (짜증이 난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끊고 있는 대로 짜증이 난다) 아 증말 미치겠네. 
 


씬45. 입원실 (오후)
 
경반장, 등받이에 기대어 좀 힘겹게 앉아있다.
강주와 장형사가 와 있다.


강주 : (경반장에게) 양만철씨한테 무슨 얘길 들으셨는지 기억 하세요?
경반장 : (강주를 물끄러미 본다)
강주 : 분명히 뭔가 알아내신 게 있으시죠? 그렇죠?
장형사 : (난처한 얼굴로 말린다) 취재는 나중에 하세요.
강주 : 잠깐이면 돼요. (경반장에게) 잘 생각해 보세요. 알고 계신 게 뭐예요?
경반장 : (대꾸 없이 시선을 돌린다)
강주 : (답답하고 애가 탄다. 캐묻듯) 뭐든 좋아요. 양만철씨한테 들은 얘기 어떤 것도 좋으니까 얘기 좀 해 주세요.
장형사 : 이러지 마세요, 이기자님. 반장님 아직 환자예요. 안정하셔야 된다구요.
강주 : (무시하고 고집스레 캐묻는다) 범인을 알고 계신 건가요?
   

수철과 부인이 들어오다 강주를 보고 놀라서 본다.


경반장 :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앞만 보고 있다)
강주 : 제발 말씀 좀 해 주세요. 그래야 서하은 형사가 왜 죽었는지
수철 : (O.L. 버럭 화낸다)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장형사 : (동시에) 이기자님!
강주 : (순간 흠칫해서 본다)
   

경반장은 이미 너무 놀라 얼어붙은 듯 굳어 있다.


부인 : (뛰어와 경반장 보며) 여보?
경반장 : (하얗게 질려서)..강혁..강혁이가...(가슴에 통증이 와 호흡곤란이 온다. 숨을 어렵게 쉬며) ..죽..죽다니.. 그게..무슨 소리야?

부인 : 여보..얘기는 나중에 하고 좀 누워요.
   

경반장, 가슴 움켜쥐고 거친 쉰 소리 같은 낮은 신음을 흘리며 앞으로 고꾸라진다.

호흡장애가 와서 괴로워하는 경반장.
부인과 장형사 수철 다 같이 달려들어서 ‘여보?’ ‘반장님’을 외치고.


강주 :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당황해서 서 있다)
수철 : (버럭) 의사 좀 불러와요! 빨리요! 빨리!
강주 : (당황해 서 있다가 정신없이 밖으로 뛰어나간다)
부인 : 여보, 여보..
경반장 : (호흡 곤란으로 힘겨워 하고 있다)
 


씬46. 입원실 앞 복도 (오후)
 
강주, 자신의 경솔함에 자책하는 심정으로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다.
곧이어 의사와 주사용품 든 간호사가 밖으로 나와 간다.
그 뒤로 굳은 표정의 수철이 뒤따라 나온다.


강주 : (얼른 가서) 팀장님 괜찮으세요?
수철 : (화낸다) 도대체 생각이 있는 겁니까? 충격 받으면 안 되는 분한테 뭐 하는 짓이에요, 이게?!
강주 : (진심으로) 죄송해요. 제가 오늘 좀 예민해 있었나 봐요.
수철 : (O.L.) 스트레스 풀려고 왔어요, 여기!
강주 : (좀 기분이 상해서) 죄송하다고 하잖아요.
수철 : 이 사건 취재하는 거 그만 두세요!
강주 : 뭐라구요?
수철 : 수사는 형사가 하는 거지 기자가 하는 게 아닙니다.
강주 : (어이가 없어서) 취재를 하든 안하든 그건 내가 결정하는 거예요. 김형사님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구요.
수철 : 여러 사람 신경 쓰이게 하지 말고 제발 그만 둬요.
강주 : (굳어져서) 여러 사람이라뇨?
수철 : (당황해서 본다)
강주 : 여러 사람 누가 그렇게 신경을 쓴 단 얘기에요?
수철 : (당황해서 얼버무리듯) 장형사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신경이 쓰인다구요. (하고는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강주 : (강하게) 최동찬하고 무슨 관계에요?
수철 : (돌아보며 어이가 없는 듯) 뭐요?
강주 : 두 사람 뭔가 있죠? 그래서 날 이 사건에서 손떼게 하려는 거구요.
수철 : (버럭) 말 함부로 하지 마십쇼!
강주 : (지지 않고) 그게 아니라면 날 왜 이 사건에서 빼내지 못해 안달인 거죠? 이유가 뭐예요?!
장형사 : (얼른 나와서 난감해서) 왜들 이러세요? 좀 조용히 하세요.
강주 : (수철을 똑바로 쏘아보더니 돌아서서 간다)
수철 : (복잡한 기분으로 보는)
장형사 : (심난해서) 들어가세요. 반장님이 찾으세요.
수철 : (보는)
 


씬47. 입원실 (오후)
 
경반장, 누운 채로 천장을 바라보며 숨을 거칠게 쉬고 있다.
하지만 눈빛만은 강렬하게 흔들린다.
 
부인 : (팔과 다리 주무르면서) 괜찮아요?
   

경반장, 입 꽉 다물고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앉으려 한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부인 : 무리하면 안돼요.
경반장 : (누운 채로 낮은 음성 쉰 목소리로 수철에게)...자세히...설명..해..봐.
수철 : (복잡한 표정으로 본다)
경반장 : 어서..
 


씬48. 신혁 사무실 (오후)
 
하은 : (괴로운 표정으로 전화를 받고 있다)...알았어. 
   

힘겹게 휴대폰을 끊고는 괴롭게 얼굴을 묻는다.


재훈 : (파일 하나 들고 들어온다)
하은 : (그대로 고개를 파묻고 있다)
재훈 : (그 모습 보며 잠시 망설이다 앞에 와 선다) 부사장님.
하은 : (그제야 보며) 네.
재훈 : 힘든 일 있으세요?
하은 : (부스스 웃어 보이며 뜬금없이) 나만 힘들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나 때문에 힘든 사람이 너무 많네요.
재훈 : (영문을 모른 채로)..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힘내세요, 부사장님. 그래야 저희도 힘을 얻습니다.
하은 : (후 웃으며) 그럴게요. 헌데 무슨 일이죠?
재훈 : 유니콘 건설의 김성수 사장이 한 시간 후에 오기로 돼 있습니다.
하은 : ? 김성수 사장이요?
재훈 : 이번 재개발에 참여하는 업쳅니다. 언젠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나신 적이 있습니다.
하은 : (그제야) 아아..그 사람.
재훈 : (파일 내밀며) 여기 유니콘 건설과 김성수 사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정리해 뒀습니다.
하은 : (고마운 미소로) 고맙습니다, 안비서님.
재훈 : (따뜻한 미소로) 제 일은 한 것뿐입니다. (인사하고 나간다)
하은 : (괴로웠던 마음을 위로 받은 듯 미소로 보곤 파일을 넘겨본다)
 


씬49. 입원실 앞 복도 (오후)
 
장형사와 부인 어리둥절해서 수철을 본다.


부인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수철 : (주위 살피며 목소리 낮춰) 반장님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됩니다.
장형사 : 안전한 곳이라뇨?
수철 : (긴장된 시선으로 경반장과 부인을 번갈아 본다)
 


씬50. 입원실 안 (오후)
 
경반장, 충격에 휩싸인 채로 등을 기대고 멍하니 한곳을 응시하고 있다. 두 눈에 슬픔이 가득하다.

괴롭게 눈을 감는 경반장, 괴로운 맘을 추스르려는 듯 눈을 뜨고는 무심히 시선을 돌린다.
순간 경반장의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된다. ‘후배 경상도’라고 써 있는 글귀.
경반장, 무언가 기억해 내려고 애쓰는 듯 미간을 찡그리며 혼란스러운 표정.
   

<인써트-1회 37씬>
경반장 : 난 경기도야. 자네 이름은 뭐야?
하은 : 경상돕니다. 왜요?!
 
경반장, 혼란스럽게 흔들리던 눈동자가 차츰 기대감에서 두려움으로 그리고 또 다른 불길한 예감으로 바뀌어 간다.
 


씬51. 신혁 사무실 (밤)
 
하은, 양복 윗도리를 걸쳐 입다가 손을 멈춘다.
   

<플래시 컷>
은하 : (잠시 멍해지듯 보다가)...알아요. 당신이 서하은은 아니라는 거.
   

하은, 가슴이 막혀 오듯 멍하니 서서..
 


씬52. 보도국 (밤)
 
강주 : (굳어져서) 소송이요?
국장 : (골치가 아픈 듯) 요구조건을 안 들어주면 소송까지 불사하겠대.
강주 : (미치겠는)
국장 : 소송 들어가면 우리가 백 프로 지게 돼 있어. 회사에서도 소송은 절대 바라지 않구.
일진 : 그 쪽에서 원하는 요구조건을 들어주겠단 말씀이세요?
강주 : (긴장해서 본다)
국장 : 어떻게든 업주와 완만하게 합의를 이끌어내야지.
강주 : 죄송합니다, 국장님.
국장 : 방송은 이래서 무서운 거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대도 한번 나가면 더 이상 주워 담을 수가 없어.
강주 : ...네.
국장 : (어깨 쳐주며) 너무 걱정하지 마. 잘 될 거야.
일진 : 전 아무래도 수상합니다.
국장 : 뭐가?
일진 : 해직까지 요구하면서까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대게는 배상금을 요구하지.
강주 : (본다)
일진 : 마치 이강주를 해직시키는 게 목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제 생각엔.
강주 : (굳어져서 본다. 그 위로)
국장 : (E) 그럴 이유가 없잖아? 지금은 감정이 상해서 그런 거겠지.
 


씬53. 방송국 로비 (밤)
 
강주, 잔뜩 굳은 표정으로 걸어 나온다.


(E) : 휴대폰.
강주 : (받으며) 이강줍니다.
 


씬54. 술집 (밤)
 
강주와 진우가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진우 : 강혁이 죽음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 보자고 했어.
강주 : (의아한) 저번에 대충 말 했잖아?
진우 :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강주 : 그게 왜 알고 싶은 건데? 단순한 호기심은 아닌 거 같구.
진우 : (잠시 망설이듯 본다)
강주 : (보는)
진우 : (결심이 선 듯) 솔직히 말할게. 니 말대로 최동찬 사장은 최근 우리가 매입한 스타호텔 경영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야.

강주 : (굳어져서 본다) 스타호텔?
진우 : 어. 만약 니 말대로 그 사람이 살인사건과 관계가 있다면 경영을 믿고 맡길 수 없는 일이니까 확실히 알아보려는 거야.
강주 : 그 사람한테 호텔 경영을 맡기려는 건 누구 생각이야? (긴장해서)...혹시 아저씨 생각이야?
진우 : (명쾌하게 자르듯) 아니.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는 이사진들의 판단이야.
강주 : (보는)...
 


씬55. 바 (밤)
 
하은, 혼자 앉아서 술잔을 비워내고 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잔을 비우는 하은, 쓸쓸한 웃음을 허공에 날리더니 다시 또 술잔을 비운다.

그 모습이 쓸쓸하고 외롭다.
 


씬56. 술집 (밤)
 
강주 :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사건의 전부야. 물론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어.
진우 : (생각이 복잡하다)...
강주 : 그리고...(망설이다가) 20년 전 비관 자살한 과장 사건에 상국건설이 연루 돼 있어. 어쩌면 아저씨도 연관 있을지 몰라.
진우 : (굳어서 본다)
강주 : 오빠도 어떤 식으로든 그런 짐작을 했으니까 날 찾아왔을 테구...아니야?
진우 : (애써 담담하게) 아니. 너한테 처음 듣는 소리다. 
강주 : ..그래?
진우 : 설마 우리 아버질 의심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강주 : (씁쓸한 미소로) 글쎄..요즘엔 모든 게 다 혼란스러워. 모든 게 다 의심스럽구.
진우 : 무슨 소리야?
강주 : (픽 웃고 무거운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은하씨하곤 진전 좀 있어?
진우 : (대답대신) 넌 어때?
강주 : 나 뭐?
진우 : 신혁이에 대한 니 마음 어떤 거야?
강주 : (씁쓸한 미소로) 나 진짜루 유신혁을 좋아하게 돼 버렸어.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웃기지?
진우 : 그럼 꽉 잡아.
강주 : (피식 웃으며) 오빠나 잘하셔.
진우 : 은하씨가 신혁이 볼 때마다 강혁이 생각하면서 흔들리는 거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강주 : (자신도 걸리면서도 애써 웃으며)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진우 : 더 참을 수 없는 건 신혁이가 은하씨를 맘에 두고 있다는 거야.
강주 : (굳어지며)..무슨 소리야?
진우 : 신혁이한테 직접 들은 얘기야.
강주 : (예감하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눈빛)
진우 : 하지만 난 은하씨 포기 못해. 아니 안 할 거다.
강주 : (보는)...
 


씬57. 은하 방 (밤)
 
막 들어와서 불을 켠다. 가방 놓고 옷을 벗으려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은하 : (확인해 보면, 하은이다. 긴장해서)...서은합니다.
남자 : (F) 저기요. 이쪽으로 좀 와 주셔야겠어요.
은하 : ? 무슨 일인데요?
 


씬58. 바 (밤)
 
은하, 다급하게 뛰어들어 와서 보면 하은이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채 탁자에 엎드려 있고

종업원 남자가 하은의 어깨를 조심스레 흔들며 깨우고 있다.


남자 : 손님. 손님.
은하 : (놀라 굳은 얼굴로 다가가서) 어떻게 된 거예요?
남자 : 전화 받으신 분이에요?
은하 : 네에.
남자 : 술을 너무 많이 드셨어요. 깨워도 일어나질 않으셔서 연락드린 겁니다.
은하 : 제 번호는 어떻게 아시구요?
남자 : 이 분 핸드폰에 1번으로 저장돼 있던데요?
은하 : (순간 굳어지는)
남자 : 애인 아니세요?
은하 : (얼른 정신 차리고) 죄송하지만 택시 좀 불러주시겠어요.
남자 : 네에.
 


씬59. 달리는 택시 안 (밤)
   

하은, 술이 취한 채로 은하의 어깨에 기대어 평온하게 잠들어 있다.
은하, 복잡한 시선으로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자신의 번호가 왜 이 사람 휴대폰 1번일까...알 수가 없다.
 


씬60. 인철의 집 앞 (늦은 밤)
 
택시가 멈춰 선다.
은하가 밖으로 나와서 하은을 뒷자리에서 끌어낸다.

기사도 나와 은하를 돕는다.

하은, 휘청거리며 밖으로 나온다.
 
은하 : (한손으로 하은을 힘들게 잡고 기사에게) 고맙습니다.
기사 : 예에. (차에 타고 출발)
은하 : (흔들리는 하은을 잡아주며) 집에 다 왔어요.
하은 : (흐린 눈으로 은하를 본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려는 듯 머리를 흔들어 본다. 하지만 정신은 혼미하다)...왜..여기 있어요?
은하 : (대문 쪽으로 이끌려고 하며) 들어가세요.
하은 : (꼼짝도 않고 서서 보는)..
은하 : 다 왔어요.(하는데)
하은 : (순간적으로 은하를 끌어당겨 안아버린다)
은하 : (너무 놀라 굳어진 채로)...
하은 :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것처럼 꽉 끌어안고 있다)
은하 : (너무도 갑작스런 상황에 멍해져서)
   

한참을 그렇게 은하를 안고 있던 하은이 불현 듯 정신을 차리고 손을 푼다.


하은 : (자신의 행동에 너무 당황해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은하 : (얼어붙은 듯 굳어져서 바라본다)
하은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미안해요. 
   

도망치듯 뒤로 돌아서던 하은의 걸음이 휘청거린다.


은하 : (자신도 모르게 가서 하은을 잡아준다)
하은 : (애써 웃으려고 하며)...내가..술을 너무 많이 마셨네.
은하 : (웃어 보이려고 애쓴다)
하은 : (억지로 웃더니 초인종을 누른다)
신영 : (F) 오빠!
하은 : ..어. 
   

곧 문이 열린다.


하은 : ...조심해서 가요.
은하 : ..네에.
하은 : (마치 도망치려는 사람처럼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빠르게 들어간다)
은하 : (복잡한 심정으로 그대로 서 있다)...
 


씬61. 인철의 거실 (밤)
 
하은이 휘청거리고 들어온다.


신영 : (기다리고 있다가 놀라서)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하은 : ...미안. (하더니 휘청거리며 이층으로 올라간다)
이화 : (나와서 하은의 휘청거리는 모습에 걱정스레 보는데)
신영 : 요즘 우리 집 분위기 왜 이런 거야? 엄만 맨날 우울모드구. 오빤 술까지 잔뜩 취해서 들어오고.
이화 : (안타깝게 딸을 본다)..
 


씬62. 신혁의 방 (밤)
 
하은, 침대에 누워있다. 자신의 행동이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는 듯 한 팔로 이마를 가린다.

 


씬63. 병원 복도 (아침)
 
수철과 장형사,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밖에 나와 서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주고받는 시선은 긴장감에 흐른다.
곧 이어 병원보조원 복장을 한 천사장이 이동식 침대에 경반장을 싣고 밖으로 나온다.

경반장의 표정은 담담하다. 부인은 그 옆을 조용히 따른다.
천사장과 수철의 시선이 오고간다.

장형사, 긴장된 표정이다.
천사장, 이동식 침대를 끌고 가고 부인도 그 옆을 따른다.
장형사는 그 뒤를 따라가고 있다.
 


씬64. 병원 엘리베이터 앞 (아침)
   
엘리베이터 앞으로 이동해 오는 천사장 일행.
그 앞에서 서성이고 있던 동찬의 수하1, 2. 경반장을 확인하고는 그들 옆에 와 선다.
천사장 일행, 애써 담담하려고 하지만 수하1.2,로 인해 긴장한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천사장 일행이 먼저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수하1.2가 따라 타려는 순간.


장형사 : 잠깐만요.
   

수하, 1.2. 장형사를 본다.


장형사 : (대뜸 경찰증 보여주며) 죄송하지만 신분증을 보여주시겠습니까?
   

수하1, 견제하듯 장형사를 보고 수하2에게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눈짓한다.
수하2, 엘리베이터에 따라 타려는데.


장형사 : 두 분 다 신분증을 제시해 주십쇼.
수하1 : (짜증스레) 신분증은 왜요?.
   

그 사이 천사장 일행이 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천사장, 수하1,2.에게 말을 걸고 있는 장형사 보며 슬쩍 미소를 지어 보인다.


장형사 : 확인할 게 있어서요.
   

수하1,2, 엘리베이터 떠나는 거 보면서 에이씨 하는 기분으로 신분증 꺼내서 준다.


장형사 : (부러 한참을 신분증을 본다)
수하1 : 왜 그러는데요?
   

수하2는 짜증스럽게 장형사를 보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장형사 : (부러 시간을 벌기위해 신분증을 한참 보다가 웃는 낯으로) 실은 수배중인 범인들하고 인상착의가 비슷하셔서요.
수하1 : 왜 그러는데요?
장형사 : (잠깐만요. 하며 좀 더 보다가 돌려주며) 실례가 많았습니다.
수하1 : (확 뺏어 들며) 에이씨. (얼른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놓는다)
장형사 : (돌아서서 간다. 걱정스러움이 담겨있다)
 


씬64. 병원 지하 주차장 (아침)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에 경반장의 침대차를 서둘러 태운다.
캐주얼 차림의 희수가 천사장을 돕는다.
부인은 경반장과 함께 뒤에 타자 희수가 문을 닫고는 천사장을 보며 씨익 웃어 보인다.
천사장, 피식 웃어보이고는 두 사람 서둘러 차에 오른다.
 


씬65. 동찬 사무실 (낮)
 
동찬, 있는 대로 열이 올라 수하에게 물건들을 사정없이 집어 던진다.
수하, 꿈쩍도 않고 날아오는 데로 맞고 있다.
 
동찬 : 얼빠진 놈의 새끼들! 니들 내 손에 죽고 싶어! 눈깔은 폼으로 달고 다니는 거야!
수하 : 죄송합니다.
동찬 : 어디로 갔는지 빨리 수소문 해! 아니야 아니야. 김형사 그 자식부터 불러!
수하 : 형사들도 당황한 눈칩니다. 경반장 부인이 의사한테 직접 요청했고 퇴원수속도 비밀리에 밞았답니다.
동찬 : (버럭) 여자 혼자 계획 했을 리가 없어! 형사든 뭐든 누군가 뒤에 있어 분명히.

        경반장을 데리고 나갔다는 그 놈부터 찾아! 빨리!
 

씬66. 인철 사무실 (낮)
 
인철 : (보고를 들은 듯 심각한)..이거 난처한 일이 생겼구만..
종인 : 죄송합니다, 회장님.
인철 : (지긋이 생각하는)...
 


씬67. 성당 마당 정도 (낮)
 
외곽에 위치한 고적한 성당의 풍경.
앰뷸런스가 한쪽에 세워져 있고 천사장과 희수가 경반장을 안으로 옮겨놓은 후 밖으로 나온다.
기다리고 있던 인자한 표정의 수녀(50대 중반)
천사장, 수녀를 보며 미소를 지어 보이며.


천사장 : 별 일 없으셨죠?
수녀 : (천사장의 볼을 잡고 꼬집는다)
천사장 : 아얏.
희수 : (뜨악해서 본다)
수녀 : 이럴 때만 찾아오지?
천사장 : (부스스 웃는다)
 


씬68. 무릉 건설 로비 (낮)
 
하은, 급한 걸음으로 걸어오다 앞에서 오던 은하를 보고 우뚝 멈춰 선다.
은하, 어젯밤 일로 생각이 많은 얼굴로 걸어오다 하은을 보고 멈춰 선다.
하은, 잠시 바라보다가 앞으로 간다.


하은 : (애써 담담하려고 하지만 조금 어색하고 민망하다)..어젠...고마웠어요.
은하 : ..아닙니다.
하은 : 그리고....어제 일은..내가 술이 너무 많이 취해서(하는데)
은하 : (말 자르듯) 알고 있습니다. (고개 인사하고 간다)
하은 : (당황해서 은하의 뒷모습을 본다)
은하 : (흐트러짐 없이 걸어간다)
 


씬69. 무릉 엘리베이터 앞 (낮)
   

은하, 앞으로 와 선다. 조금 전의 모습과는 달리 많이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씬70. 성당 요양원 정원 (오후)
 
햇빛이 좋은 오후. 휠체어에 앉아 생각이 많은 얼굴로 한곳을 보고 있는 경반장.
 
부인 : 병원보다 여기가 훨씬 좋네요. 당신도 맘에 들죠?
경반장 : (미소를 지어보이며)..응.
   

하은, 걸어와 경반장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하은의 입가엔 감회어린 미소가 잡혀있다.


부인 : (무심히 돌아보다 하은을 보곤 반색한다) 오셨어요?
하은 : (고개 숙여 인사한다)
부인 : 여보, 유신혁씨가 왔어요.
경반장 : (그대로 앉은 채로 고개만 끄덕인다)
하은 : (맘을 굳게 다지듯 숨을 한 번 쉬고 다가와 선다)...저 왔습니다.
경반장 : (무표정하게 보고는 대답대신 부인에게)...나..물 좀..갖다 줘.
부인 : 알았어요. (하은에게 미소 지어보이고는 간다)
하은 : (경반장 눈높이에 맞추려고 무릎 굽혀 앉으며)..많이 좋아지셨네요.
경반장 : (서글픈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하은 : 이제 금방 좋아지실 겁니다.
경반장 : (힘겹게 손을 뻗어 하은의 손을 잡는다)
하은 : (움찔해서 본다)
경반장 : ...강..혁아.
하은 : (굳어서 본다)...!
경반장 : (흐린 눈으로)...떠난 건...신혁이지?
하은 : (울컥해서 본다)
경반장 : (두 눈에 눈물이 고이며)...너..많이..힘들어겠구나...아팠..겠어.
   

하은, 그 말에 그 동안 억눌러 왔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지듯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경반장을 본다.
경반장, 눈물 어린 눈으로 아프게 본다.
하은, 의지할 곳을 찾은 아이처럼 경반장의 다리에 얼굴을 묻는다.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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