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KBS대본

[부활] 20 - 나는 무엇을 하려는가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8.09.02|조회수559 목록 댓글 0

[부활] 20 - 나는 무엇을 하려는가

 

 

 

 

 

 

 

 

 

 

씬1. 성당 요양원 정원 (전회 마지막 씬 연결, 오후)
 

하은 : (경반장 눈높이에 맞추려고 무릎 굽혀 앉으며)..많이 좋아지셨네요.
경반장 : (서글픈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하은 : 이제 금방 좋아지실 겁니다.
경반장 : (힘겹게 손을 뻗어 하은의 손을 잡는다)
하은 : (움찔해서 본다)
경반장 : ...강..혁아.
하은 : (굳어서 본다)...!
경반장 : (흐린 눈으로)...떠난 건...신혁이지?
하은 : (울컥해서 본다)
경반장 : (두 눈에 눈물이 고이며)...너..많이..힘들었겠구나...아팠..겠어.
   

하은, 그 말에 그 동안 억눌러 왔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지듯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경반장을 본다.
경반장, 눈물 어린 눈으로 아프게 본다.
하은, 의지할 곳을 찾은 아이처럼 경반장의 다리에 얼굴을 묻는다.
경반장, 힘겹게 손을 뻗어 하은의 머리를 쓸어준다.
하은, 위로를 받듯 가만히 그렇게 있다.
   


씬2. 동찬 사무실 (오후)
 
동찬이 수철을 불렀다.


수철 : 좀 늦었습니다. 오는 길에 차가 꽤 막히네요.
   

동찬, 수하에게 눈짓을 하면 수하가 수철에게 다가와 몸수색을 한다.


수철 : 뭐 하는 겁니까?
수하 : (아무것도 없다는 눈짓을 동찬에게 보낸다)
동찬 : (웃음을 흘리며) 요즘 하도 도청이니 감청이니 시끄러워서 친구도 믿을 수가 있어야지. 오해는 하지 말게, 친구.
수철 : (긴장하는)..
 


씬3. 성당 요양원 정원 (오후)
 
하은, 경반장의 무릎에 머리를 묻고 있다.
잠시 후 고개를 들어 경반장을 본다.


경반장 : (흐린 눈으로 보며)...양만철을..만났구나.
하은 : ...네.
경반장 : 그럼...신혁일..죽인 범인도..
하은 : ..네.
경반장 : (가슴이 아프다)...그래서...지금 니가..하려는 게 뭐야?
하은 : (선뜻 대답을 못하고 본다)
경반장 : (기다려 준다)
하은 : 되돌려 주려는 겁니다.
경반장 : ..뭘?
하은 : 그 자들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그들에게 되돌려 줄 겁니다. 그래야 공평합니다. 그래야 전 숨을 쉴 수가 있습니다, 반장님.

경반장 : (슬픈 눈으로 보며)...웃는..걸..잃어버렸구나.
하은 : (심장이 철렁하듯 본다)
경반장 : (슬픈 미소로)...너..참 환하게...웃던..놈인데...
하은 : (흔들리는 눈빛으로 본다)
부인 : (물병 들고 온다)
하은 : (얼른 표정 고치고 일어선다)
부인 : (경반장에게) 찬 물은 안 좋대서 살짝 데어 왔어요.
경반장 : ...어.
하은 : 이만 가 보겠습니다.
부인 : 여기까지 오셨는데 좀 더 얘기 나누다 가세요.
하은 :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또 찾아뵙겠습니다. (경반장에게 흐린 미소로) 몸조리 잘하세요, 아저씨.
경반장 : (슬픈 눈으로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하은, 애써 입가에 미소를 짓지만 서글퍼 보인다.


부인 : 고마워요.
하은 : 아닙니다. (하고 돌아서서 간다)
부인 : 서형사님이 살아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경반장, 대답대신 하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주먹을 꽉 쥐고 걸어가는 하은이 뒷모습이 너무 고독하고 힘겨워 보여 가슴이 미어온다.
 


씬4. 달리는 차 안 (오후)
 
하은, 경반장이 했던 말이 가슴에 박혀있다. 참기 힘든 어떤 공허감, 슬픔이 두 눈에 가득하다.

 


씬5. 성당 요양원 정원 (오후)
 
경반장의 마음은 더욱 서글프다. 착잡한 심정으로 한곳을 응시하고 있다.
부인, 그 옆에 조용히 서서 남편의 심기를 살핀다.
경반장의 어이없는 눈빛에 물기가 어린다.
   


씬6. 달리는 차 안 (오후)
 
하은, 두 눈에 물기가 어려 시야를 가리는 것 같다.
그럴수록 마음을 꽉 다지려고 입을 꽉 다문다.
 


씬7. 동찬 사무실 (오후)
 
수철 : 우리한테도 얘기 안하고 퇴원수속을 미리 밞으셨드라구요.
동찬 : 설마 형사한테까지 말을 안 했을라구?
수철 : (짐짓 섭섭한 듯) 우리도 믿지 못하셨나 봐요, 형수님이.
동찬 : (요놈 봐라 하는 눈빛으로 비죽이며) 저런, 대한민국 경찰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구만. 동료끼리도 믿지 못하는 거 보면.
수철 : (긴장하며)..그러게 말입니다.
동찬 : (매서운 눈초리로 입만 비틀려 웃는다)
 


씬8. 강력 5팀 (오후)
 
수철을 따라 들어오는 강주.


강주 : (수철에게 따지듯 묻고 있다) 팀장님이 어디로 가셨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요?
수철 : 진짜 모른다니까요.
장형사 : (일하다가 그 모습에 난감해서 보는 위로)
강주 : (E) 최소한 가족하고 얘기가 있었을 거 아니에요?
수철 : 몇 번을 말해요. 우리한테도 비밀로 하고 옮기셨다구.
강주 : 어떻게 경찰한테도 말을 안 할 수가 있어요?
수철 : 그걸 내가 어떻게 압니까?
강주 : 다른 뜻 없어요. 경반장님한테 한 가지만 여쭤보면 된다구요.
수철 : (무시하고 서류 넘긴다)
강주 : (장형사보며) 김형사님 말 사실이에요?
장형사 : (거짓말이 서툴다. 시선 못 맞추고 어색하게)..네.
강주 : (거짓말이란 걸 안다) 장형사님도 절 못 믿어요?
장형사 : ...그런 게 아니에요. 진짜 몰라요.
강주 : (기분이 상해서 보다가..휭 하니 나가버린다)
장형사 : (마음에 걸려서 보다가 수철에게) 설명을 좀 해주세요.
수철 : (본다) 뭘?
장형사 : 전 경상도란 후배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무작정 반장님을 맡겨 놓는 게 솔직히 좀 걸려요.
수철 : 믿을 만한 사람이니까 걱정하지 마.
장형사 : 그걸 어떻게 장담해요? 김형사님이 아는 분도 아니잖아요?
수철 : 반장님이 동의하신 일이야. 그만큼 믿을 수 있는 사람이란 거구.
 


씬8. 강력5팀 복도 (오후)
 
강주, 문에 귀를 바짝 대고 듣고 있다가 고개를 든다.


강주 : (의문에 찬)...경상도?
 


씬9. 신혁의 방 (오후)
 
이화, 하은이 선물했던 머리핀을 꽂고 책상위에 놓인 신혁의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녀의 눈엔 여전히 어떤 불안과 혼란스러움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다 사진을 자리에 놓고 돌아서다가 문득 보면 사진 앞에 놓인 강주가 생일선물로 준 손목시계.

마치 사진 속 신혁에게 보여주려는 듯 액자 앞에 곱게 놓여있다.

이화, 잠시 보다가 뒤돌아 나가려다가 문득 액자 앞에 멈춘다.
   

<플래시 컷-7회 18씬>
이화 : 액자 말이야. 내 실수로 유리가 깨졌지 뭐니.
하은 : 그게 왜 미안해요. 액자야 아무려면 어때서.
 
이화, 혼란과 불안으로 마음이 어지럽다.
   

<플래시 컷-7회 18씬>
하은 : 어머니..보고 싶었어요.
 
이화, 설마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는 없다. 머리를 가로 젓는다.
   
신영 : (문 열고 들어오며) 엄마, 여기서 뭐해?
이화 : (얼른 표정 정리하며) 어 그냥..이것저것 정리 좀 했어.
신영 : 아빠 오셨어, 엄마.
이화 : (너무 이른 시간이라 의아해서) 그래?

 


씬10. 인철의 안방 (오후)
 
이화, 들어와서 보면 인철이 양복 윗도리를 벗어 걸고 있다.


이화 : 일찍 오셨네요?
인철 : 어. 당신 혼자 있는 게 걱정돼서 일이 손에 안 잡혀.
이화 : (고맙다) 그러지 말아요. 나 괜찮아요.
인철 : 괜찮지 않은 거 알아. 그게 어디 쉽게 괜찮아질 일인가?
이화 : ....
인철 : 여보, 우리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한적한 곳에서 아무 생각 없이 보내다 보면 당신도 좀 편해 질 것 같은데..
이화 : 아뇨. 집에 있을래요. 그게 더 편해요.
인철 : 당신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
이화 : 저기..요즘 신혁이 회사 일 잘 하고 있어요?
인철 : 그럼. 전보다 휠씬 더 활기차게 잘 하고 있어.
이화 : ...그래요.
인철 : 그건 갑자기 왜?
이화 : (애써 웃으며) 강혁이 일도 있고..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네요.
인철 : 신혁인 우리 생각보다 강한 아이야. 내색도 않고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 하지 마.
이화 : ..다행이네요.
인철 : (미소로) 다행이지.
 


씬11. 모델하우스 안 (오후)
   
하은, 들어오다 멈칫 걸음을 멈추고 본다.
은하와 해경이 모델하우스의 마감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은하, 가구도면 등을 A3 정도의 크기로 줄여 파일로 만든 것 펼쳐 보며

줄자로 전체적인 폭 등을 재기도 하면서 꼼꼼히 체크하는 모습.
해경은 페브릭 소품들(소파, 쿠션, 커튼) 정리하며 전체적인 느낌을 보고 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은하를 보는 하은의 입가엔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해경 : (은하에게) 가구 문짝 잘 못 들어온 거 교체 됐는지 확인했어?
은하 : 이상 없어요, 대리님. 천정 마감도 깨끗하게 잘 됐구요. 
   

하다 자신을 보고 있는 하은의 모습에 시선이 멈춘다.
하은, 얼른 표정 정리하고 다가온다.


해경 : 나오셨어요?
하은 : 지나가다가 들렀어요. 마무리 하는데 문제없죠?
해경 : 설비공사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요.
하은 : 일정도 빡빡했었는데 고생 많으셨어요.
해경 : 아닙니다.
하은 : (은하보며) 고생 많았어요.
은하 : (어색한 미소)..
 


씬12. 무릉 건설 로비 (밤)
 
강주, 휴대폰 하려다가 한쪽 보고 손을 멈추고 본다.
입구로 들어서고 있는 하은과 은하, 해경.
 
해경 : 친환경 자재를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사실 비용문제가 좀 걸리긴 해요.
하은 : 그렇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하다 시선 멈추고 본다)
강주 : (웃으며 손을 들어 보인다)
은하 : (강주를 본다)
강주 : (오더니) 전화하려고 했는데 마침 오네? (은하보며) 잘 있었어요?
은하 : (미소로) 네에.
하은 : 어쩐 일이야?
강주 : (훗 웃곤) 할 얘기가 있어서.
하은 : (보는데)
해경 : (눈치 빠르게) 저희 먼저 올라갈게요, 부사장님.
은하 : (강주에게) 나중에 봬요.
강주 : 그래요.
   

은하와 해경, 간다.

하은의 시선은 은하의 뒷모습을 쫓는다.


강주 : (그 모습을 복잡한 감정으로 보다가) 바쁜데 온 건가?
하은 : (얼른 시선 거두고) 아니야. 나가자.
 


씬13. 엘리베이터 앞 (밤)
 
은하와 해경,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있다.


해경 : 두 사람 볼수록 잘 어울린다. 그치?
은하 : ...네. (대답은 해 놓고 마음은 복잡하다)
   


씬14. 까페 (밤)
 
하은과 강주, 찻잔을 놓고 앉아있다.


강주 : 경기도 팀장이 갑자기 행방을 감췄어.
하은 : (담담하게 보는)..
강주 : 최동찬을 의식하고 옮긴 것 같은데 장소를 아무도 몰라. 경상돈가 하는
하은 : (움찔해서 보는 위로)
강주 : (E) 후배가 모시고 갔다는데.
하은 : (말 자르며) 누구한테 들은 얘기야?
강주 : 못된 짓 좀 했어. 몰래 엿들었거든.
하은 : (좀 긴장해서)..그 밖엔 들은 말은 없구?
강주 : 없어. 경기도 팀장한테 범인에 대해 알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일이 자꾸 꼬이네.
하은 : 근데..이강주 얼굴이 좀 안 좋다. 무슨 일 있어?
강주 : (한숨처럼) 응. 잘하면 정직 당하게 될지도 모르겠어. 지방발령이 날지도 모르고.
하은 : (굳어져서) 무슨 소리야?
강주 : 내가 방송한 기사 때문에 고소당하게 생겼는데 그 사람 요구조건이 날 처벌하라는 거야. 정직이든 지방발령이든.
하은 : (누구 짓인지 안다)..그래서, 회사측에선 그걸 들어주겠다는 거야?
강주 : 국장님은 어떻게든 합의 보겠다고 하시지만 업주가 워낙 강경하게 나오고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하은 : (안쓰럽게 본다)
강주 : 오빠한테 할 얘기 있단 건 다 핑계고 이래저래 심난해서 왔어. 잠깐이라도 오빠 얼굴 보면 좀 편해질 것 같아서.
하은 : (마음이 무겁다)..
강주 : (미소로 보며) 요즘은 이강주한테 왜 이렇게 복잡한 일이 많은지 몰라.
        지금까진 꽤 단순하게 살았는데 요즘은 전부 다 복잡해. 머리도, 심장두.
하은 : (말문이 막힌 채 안타깝게 바라본다)
강주 : 일어나자. 오빠도 바쁜 거 같은데.
하은 : 강주야.
강주 : (본다)
하은 :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보다가)...미안하다.
강주 : (뜻을 오해하고 풀썩 웃으며) 말했잖아. 유신혁이 이강주를 기다려준 만큼 나도 기다려주겠다구.
하은 : (복잡한 심정으로 본다)...
 


씬15. 까페 앞 (밤)
 
강주 : (차 문 열고) 타. 집으로 가는 거면 바래다줄게.
하은 : 아니야. 좀 걷고 싶어.
강주 : (보다가..이내 짐짓 미련 없이)..그래, 그럼. (해 놓고 타려다가 무슨 생각에선지 멈추고 돌아보며) 은하씬 안되는 거 알지?

하은 : (흠칫해서 보며) 무슨 소리야?
강주 : (부러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은하씨하고 강혁오빤 서로 사랑했던 사람들이야. 오빤 강혁오빠 동생이구.

        지금이라도 맘 정리해.
하은 : 이강주답지 않은 소릴 한다.
강주 : 질투라고 생각해도 할 수 없어. 전혀 아니라고 말 못하겠으니까. 하지만 질투 때문만은 아니야.
하은 : (복잡한 심정으로 보는)...
강주 : 은하씨한테 보이는 오빠 관심..걱정 돼. 오빠도 은하씨도 힘든 일이니까.
하은 : (보다가)..조심해서 가라. (하고 돌아서는데)
강주 : 갈수록 이해할 수가 없어.
하은 : (멈추고 본다)
강주 : 유신혁이란 남자...점점 더 알 수 없는 사람이 돼 가는 것 같아.
하은 : (씁쓸하게 웃어보이곤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간다)
강주 : (바라보는)...
 


씬16. 경찰서 한 곳 (오후)
 
수철, 들어오는데 함형사와 다른 팀 형사, 두 명이 서둘러 나온다.


수철 : ? 무슨 일이야?
함형사 : 박상철을 봤다는 제보가 들어왔어.
수철 : (바짝 긴장해서) 어디서?
함형사 : 인천. 그쪽에서 똘마니들을 모으고 있는 거 같애. (급해서) 다녀와서 얘기해.
수철 : 그래. (함형사 가는 모습 보며 생각이 많은)...
 


씬17. 식당 룸 (밤)
 
태준과 상국, 동찬, 술잔을 앞에 놓고 앉아있다.


상국 : (있는 대로 열이 뻗쳐 있다) 경반장 일은 자네가 알아서 처리 한다더니 결과가 고작 이거야?!
동찬 : 걱정하지 마십쇼. 제가 꼭 찾아내겠습니다.
상국 : (O.L.) 맨날 똑같은 소리 집어 쳐!
동찬 : (기분 상하는 걸 꾹 참는다)
상국 : 자넨 내내 실수만 하고 있어! 처음부터 밑동까지 확실히 잘라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 아냐?
동찬 : (꾹 눌러 참으며) 면목 없습니다.
상국 : (O.L.) 강혁일 죽인 것부터 무리수를 뒀어! 지시하지도 않았는데 자네 멋대로 처리해 버리더니만

        그게 불씨가 돼서 지금 이렇게 퍼지고 있는 거 아냐!
태준 : (잠자코 듣고 있다가) 흥분 좀 가라앉혀. 이미 지나간 일 갖고 떠들어 봐야 시간 낭비야.
상국 : 경반장은 양만철을 만난 사람이야. 기억이 온전히 돌아와 입이라도 뻥긋하는 날엔 감당 못할 일이 벌어질 수도 있어!
태준 : 양만철은 우리가 지시한 사실을 몰라. 뭣보다 증거도 없고.
상국 : 장담할 수 없어. 우리가 모르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을 수도 있는 일이구.
동찬 : 양만철의 증언 말고는 다른 증거는 없습니다. 의원님 말대로 양만철은 임대식의 지시를 따른 것 뿐이구요.
태준 : (계속해서 동찬을 살피듯 예리한 눈으로 보며) 경반장을 빼돌린 자가 누군지 짐작 가는 건 없나?
동찬 : 병원에서 애들이 봤다는 남자를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으니까 곧 가닥이 잡힐 겁니다.
태준 : 부인이 다른 가족들한텐 연락을 안 한 모양이지?
동찬 : 가족이라곤 대학 다니는 아들이 하난데 지금 캐나다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습니다.
상국 : (말 자르며) 여러 소리 할 거 없어. 당장 찾아내. 그렇지 않으면 난 더 이상 자넬 믿고 일을 맡길 수가 없어! 
동찬 : (인상 구겨지며)..걱정 마십쇼.
상국 : 도대체가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태준보며 좀 화내듯) 자넨 언제까지 강주를 두고 볼 셈이야?!
태준 : (마음이 편치 않다) 그 일은 걱정 할 거 없어. 이미 손을 써 놨으니까.
동찬 : (무슨 뜻일까 싶어 보는)
 


씬18. 경찰서 한 곳 (밤)
   
강주 : (장형사에게) 우리 협력자 맞아요?
장형사 : ..네에.
강주 : 근데 왜 거짓말해요? 경상도란 후배가 팀장님 옮긴 거라면서요?
장형사 : (기분이 상해서) 엿들으신 거예요?
강주 : 네. 엿들었어요.
장형사 : (너무 솔직하게 나와서 할 말이 없다)
강주 : 경상도란 후배가 누구에요?
장형사 : 그건 저도 몰라요.
강주 : 옮기신 장소는요?
장형사 : 그것도 몰라요.
강주 : (기막혀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무작정 팀장님을 맡겼다는 거예요?
장형사 : 실은 그 사람이 반장님 입원비도 내주고 병실에 매주 화환도 보내오고 했었어요.
강주 : (의아해서 보는)
 


씬19. 달리는 차 안 (밤)
 
동찬의 수하는 없고, 수하1이 운전대를 잡고 있다.


동찬 : (열 올라서 잔뜩 일그러져서 투덜댄다) 나잇살이나 먹어 갖고 징징대는 꼴이라니.

        (진심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자 같다) 저런 파렴치한 것들이 그룹 총수를 해 먹고 국회의원을 해 먹으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지. 걱정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수하1에게) 면도칼(수하)한텐 연락 없었어?!
수하1 : 아직.
동찬 : (말 자르며 버럭) 전화 때려봐!
수하1 : 네.
 


씬20. 한적한 도로 (밤)
 
동찬의 승용차를 미행하고 있는 검은 승용차.

승용차 안에는 건달 네 명이 타고 있는 모습이 얼핏 보인다.
그 뒤로 또 다른 검은 승용차 한 대가 따라오고 있다.
 


씬21. 달리는 차 안 (밤)
 
동찬 : (휴대폰 통화 중, 버럭버럭) 대가리를 좀 쓰란 말야, 이 새끼들아!

        병원만 쑤시고 다니지 말고 절이든 기도원이든 있을 만한 장소는 모두 찾아봐!
 
뒤 따라오던 검은 승용차가 옆 차선에 와서 서는 모습이 차창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찬과 수하1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동찬 : 이번에도 실수하면 니들 모조리 내 손에 죽는다! (팍 끊는다)
   

그 순간 옆 차선의 승용차가 차선을 바꾸어 동찬의 승용차의 앞으로 와서 달린다.


동찬 : (별 의심 없이) 음악 좀 땡겨 봐.
수하1 : 네. 
  

차 오디오를 튼다. 신나는 음악.
동찬, 음악에 맞춰 고개를 까닥거린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앞차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밞고 선다.

수하1, 놀라서 급브레이크를 밞아 차를 세우자 동찬의 몸이 앞으로 휘청 쏠린다.


동찬 : (버럭) 뭐야?! 
   

하고 무심코 차창 밖을 보던 동찬의 동공이 확 커진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앞 승용차에서 순식간에 튀어 내리는 건달들 네 명. 손에는 저마다 각목과 쇠파이프가 들려있다.


동찬 : (다급하게 소리 지른다) 뒤로 밟아!
   

수하1, 차를 뒤로 후진시키려는데 뒤따라오던 또 다른 검은 승용차가 미리 진을 치고 막고 있다.
수하1, 차선을 바꾸려고 하지만.
그 순간, 동찬이 타고 있는 뒷좌석 유리창으로 쇠파이프가 날아오면서 박살나는 유리창.

어쩔 수 없이 겁먹어 흔들리는 동찬의 눈동자.
 


씬22. 뉴스타 호텔 앞 (밤)
 
동찬의 수하(면도칼)와 수하2,3,4가 하얗게 질려서 정신없이 튀어나와 주차장으로 향한다.
한쪽에서 강냉이 먹으며 숨어서 지켜보던 천사장,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다.
 


씬23. 공원 (아침)
 
하은, 조용히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천사장 : (옆에 서서 예의 그 무심한 표정으로) 스타호텔 주가가 하한가를 쳤어요.
하은 : (무표정하게) 주주총회가 언제죠?
천사장 : 다음주요. 정상국이 이번 주 내로 송금을 마친다니까 필요한 주식 매수는 주주총회 전까지 마칠 수 있을 것 같애요.
하은 : 잘됐군요.
천사장 : 당신 계획대로 정상국의 돈으로 정상국을 공격하게 됐네요.
하은 : (냉소만 짓곤)...최동찬은 어떻게 된 겁니까?
천사장 : 테러를 당한 건 확실한 것 같은데 누구 짓인질 모르겠어요.
하은 : 얼마나 다친 겁니까?
천사장 : (피식 웃으며) 죽진 않았어요. 혹시 이의원이나 정상국 아닐까요? 최근 들어 최동찬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테니까.

하은 : (확신한다) 그들은 아닙니다.
천사장 : (본다)
하은 : 그 사람들 짓이라면 최동찬을 살려 두지 않았을 겁니다. 어설프게 공격했다간 도리어 자신들이 당할 걸아는 사람들이에요.

천사장 : (끄덕이다, 문득 스치는 어떤 생각에)...그럼 혹시?
하은 :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경고 같은 거였겠죠.  
 


씬24. 태준 사무실 (아침)
 
태준 : (화가 난 마음을 애써 누르며 통화를 하고 있다) 자네가 성급했어.
상국 : (F, 의아한)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태준 : 최동찬을 제거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런 식으로 섣불리 건드리는 건 오히려 불씨를 키우는 꼴이 돼.
   

화면 분할되면서.


상국 : (어이가 없는) 내가 그 일을 지시했다고 생각하는 건가?
태준 : 아니란 말이야?
상국 : 난 자네가 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어.
태준 : (어이없는)
상국 : 민수연을 찾는 광고 때문에 자네도 꽤나 흥분했구나 싶었어.
태준 : 그렇다고 이런 서툰 행동을 하진 않아.
상국 : 자네도 나도 아니면 누구 짓이야, 그럼?
태준 : (심각해져서)...글쎄..최동찬의 또 다른 적이겠지.
상국 : (은근히 통쾌하다) 누군지 고맙다고 절이라도 해야겠구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대신 해 줬으니 말야.
태준 : (철없는 말에 미간이 찌푸려지며) 단순히 최동찬을 공격한 거라면 상관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상국 : 그게 아니라면?
태준 : 우리를 향한 경고일 수도 있어.
상국 : (긴장하는)...!
 


씬25. 입원실 (낮)
 
동찬, 얼굴 여기저기 상처가 나 있고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한 상태로 침대에 기대 앉아

인상 일그러져서 무섭게 앞을 노려보고 있다.
그 앞에 수하와 수하2,3,4, 죄인처럼 고개 푹 숙이고 있다.
수하1은 머리를 붕대로 칭칭 동여 메고 목발을 짚고 서 있다.
 
동찬 : (유난히 험악한 얼굴로) 이태준 정상국...감히 이 최동찬이의 뒤통수를 쳤다 이거지.

        (하다 갸웃) 아니야. 그 놈들이라면 날 살려뒀을 리가 없는데..
(E) : 동찬이 휴대폰.
수하 : (얼른 휴대폰 집어서 확인한다)
동찬 : 누구야?!
수하 : 번호가 안 떴습니다.
동찬 : (긴장해서 휴대폰을 낚아채곤 아무 말 없이 귀에다 휴대폰을 댄다)
상철 : (F) 다리는 어때?
동찬 : (역시 그랬군. 일그러진 얼굴로 비죽이며) 친구 덕분에 간만에 좀 쉬게 생겼어.
 


씬26. 공중전화 부스 (낮)
 
상철 : (잔인한 미소로) 박상철이 팔 다리를 잘랐다고 친구가 너무 안심하고 있었나봐. 애들 말로는 너무 쉽게 당했다고 하든데.

   

화면 분할.


동찬 : 설마 친구한테 뒤통수를 맞을 거라곤 생각 못했지, 난.
상철 : (피식) 친구란 소리 한번만 더 나오면 이번엔 왼쪽 다리를 절단 내 주지.
동찬 : (치밀어 오르는 거 억지로 누르며) 원하는 게 뭐냐?
상철 : (싸늘한) 니 목숨.
동찬 : (무섭게 일그러지며) 너..실수한 거야.
상철 : 실수는 니가 먼저 했어.
동찬 : ....
상철 : 이번엔 다리 하나지만 다음에 널 만나는 날은 제삿날이 될 거다. 명심해. (끊는)
 


씬27. 입원실 (낮)
 
동찬, 있는 대로 열 오른 채 휴대폰 끊더니 집어던져 박살을 내 버린다.

수하들 긴장해서 보고.


동찬 : (이 갈 듯 잠시 앞을 보다가 버럭) 당장 퇴원수속 밞아!
수하 : 아직은
동찬 : (O.L. 버럭) 밞아 이 새끼야!
 


씬28. 인철 사무실 (낮)
 
인철 : (심난한 얼굴로 등을 보이고 서서) 누군지 짐작 가는 건 없구?
종인 : (아는 듯하지만 감춘다)...네, 회장님.
인철 : ..그래도 그만해서 다행이야.
종인 : 죄송합니다.
인철 : (대답 없이 생각에 잠겨있다)...
 


씬29. 권투도장 (낮)
 
희수, 화려한 옷차림으로 껄렁껄렁 들어온다.


희수 : (아무도 없는 안을 둘러보며) 아무도 없나? 형님! 형님들! (대답이 없다) 또 자기들끼리 작전 짜러 갔나부네.
   

간이 테이블 쪽으로 어슬렁거리며 가는 희수, 무료함을 달래려고 테이블 위에 놓인 신문을 무심코 집어 들어 본다.

접혀있는 신문 하단에 민수연을 찾는 광고가 있다.
희수, 별 생각 없이 기사를 읽다가 하단 광고에 시선이 막 가려는데.


천사장 : (들어오다 보고) 언제 왔어?
희수 : (신문 놓고 반갑게) 방금이요.
천사장 : (희수가 놓은 신문이 신경이 쓰여 보는)
희수 : 좀 전에 정회장 쪽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오늘 중으로 홍콩으로 일부분 송금하겠대요.
천사장 : 그래? (하면서 슬쩍 신문을 접어둔다)
희수 : 예에. 자원개발공사 협의서 위력이 이렇게 대단한 줄은 몰랐어요.
        (혼자 신나서) 허긴 대단한 위력으로 따지면 이의원 백이 제일 대단하긴 하다.
천사장 : (착잡한 심정으로 보는)
희수 : (그러던지 말던지 신나서 떠든다) 자원개발공사 이사장도 이의원이 추천한다니까 그냥 껌뻑 죽더라구요.

        근데 그 사람이 좀 운이 없다. 다음 대통령을 노린다던데 우리 땜에 물 건너가게 생겼잖아요.
천사장 : (복잡한 마음으로 보는)
 


씬30. 진우 사무실 (낮)
 
석훈 : (진우에게 서류 한 장 건네며) 일전에 부탁 하셨던 임대식과 서하은의 사망 날짜하고

        회장님 개인구좌에서 거액이 인출된 날짭니다.
진우 : (서류를 본다. 순간 표정이 굳는다)..!
석훈 : (진우의 표정을 읽고, 조심스레) 두 차례 돈이 인출 된 날짜가 우연찮게도 두 사람이 사망한 다음 날로 일치하고 있습니다.

진우 : (빠르게 표정 정리해서 대수롭지 않게 웃는 얼굴로) 그 돈에 대해선 회장님께 여쭤봤습니다. 

        필요한 용도가 있으셨어요. 최동찬사장하곤 무관한 일이구요.

석훈 : ..네에.
진우 : 나가보세요.
석훈 : 저기, 스타호텔 주가가 결국 하한가를 쳤습니다.
진우 : (굳어져서 본다)
석훈 :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매수 세력이 빠르게 물량을 거둬 드리고 있습니다.
진우 : 매수 세력은 파악 됐습니까?
석훈 : 그게 좀 이상합니다.
진우 : ? (보는)
 


씬31. 상국 사무실 (낮)
 
상국 : (어이가 없는 듯) 그게 무슨 소리야?
진우 : 하한가를 치기가 무섭게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 세력이 여러 곳의 고아원과 양로원 명의로 확인 됐습니다.
상국 : (황당해서) 요즘은 복지단체에서도 그런 식으로 사업을 하나?
진우 : 그건 차명계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도 최동찬 사장의 농간일 듯 합니다, 아버지.
상국 : (굳어져서)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진우 : (각오하듯 거침없이)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최동찬이란 사람 믿을 사람이 못 됩니다.
상국 : (험악해져서) 너 아직도 애비 뒷조사를 하고 있는 거냐?!
진우 : 전 아버질 도우려는 겁니다.
상국 : 뭐야?!
진우 : (굴하지 않고) 최동찬은 스타호텔 주식을 끌어 모아 대주주로 군림하고 싶을 겁니다.

        그래야 아버지를 위협할 힘이 생길 테니까요.
상국 : 니가 뭘 안다고 나서!
진우 : (작정하고) 강주가 강혁이 사건을 취재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상국 : (순간 굳어진다)....!
진우 : 그리고 20년 전 건설부 과장자살 사건에 J&C가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단 것도 짐작하고 있구요.
상국 : (심장이 덜컹 내려앉듯 본다)
진우 : 그 당시엔 관행이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모르는 다른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아버지.
상국 : (당황스러운 채로 애써 수습하려는)..어디서 말도 안 되는 헛소릴 듣고 온 거야?!
진우 : 전 아버지 아들입니다. 아버질 지키고 J&C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습니다.
상국 : (말문이 막혀서 본다)
진우 :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아버지.
상국 : (외면하듯) 니 말대로 관행정도의 일은 있었을지 몰라도 다른 건 없어!
진우 : 아버지.
상국 : (O.L.) 나가봐!
진우 : (보는)..
 


씬32. 상국 사무실 앞 복도 (낮)
 
진우, 밖으로 나온다. 상국이 분명히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걸 느끼고 불안한 얼굴이다.

 


씬33. 상국 사무실 (낮)
 
아들이 눈치 채기 시작한 것이 두려운 상국,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손을 들어 얼굴을 쓸어내린다.
 
비서 : (들어온다)
상국 : (그대로 있다)
비서 : 말씀하셨던 홍콩 라이언펀드 구좌로 송금했습니다, 회장님.
상국 : (다른 말은 들리지도 않는 듯 생각에 빠져있는)...
 


씬34. 단란주점 안 (낮)
 
장사 시작 전, 한산한 실내. 종업원 한 명이 슬금슬금 한쪽에 시선을 주면서 바닥을 쓸고 있다.
한쪽에 업주(남)와 강주.
 
강주 : 그 당시 상황은 지금까지 설명했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과를 드렸잖아요. 방송사에서도 사과를 했구요.
업주 : 말로만 하는 사과는 필요 없어요.
강주 : 합의도 거절하셨다면서요?
업주 : 나는 돈을 바라는 게 아니구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서 앞장서겠다는 겁니다.
강주 : (어이가 없다) 제가 추측성 기사를 낸 것도 아니었구, 그 당시 경찰에선
업주 : (말 자르며) 입 아프게 여러 말 시키지 말고 가요, 그만.
강주 : 사장님.
업주 : (O.L.) 사장이고 뭐고 당신이 책임지기 전엔 한 발짝도 못 물러난다니까아!
강주 : (대뜸) 누굽니까?
업주 : 뭐요?
강주 : 이 일 지시한 사람이 누구냐구요? 최동찬이에요?
업주 : 개풀 뜯는 소리 하고 있네. 영업방해 그만하고 나가요!
강주 : (쏘아본다)
 


씬35. 경찰서 한 곳 (낮)
 
일진 : (강주에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업주라는 사람 목적은 너야.
강주 : (자신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다)...
일진 : 내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너 그 기획취재 하는 사건에 물려있는 사람이 시킨 일 같애.
강주 : (긴장해서)...어떻게 알구요?
일진 : 잘 생각해봐. 그 취재 건으로 누굴 만났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강주 : (무거워지는)...
일진 : 전에 말했던 최동찬이란 사람일 가능성도 있고..또 아니면. (하다) 그 사람 말고 어떤 식으로든 관련돼 있는 인물이 더 있나?

강주 : (당황스럽다. 잠시 망설이다가)...아직은 없습니다.
일진 : 그럼 최동찬일 가능성이 높아. 차라리 확 터트리면 좋겠는데 그럴만한 증거 확보도 안 된 상태구..
강주 : (거짓말을 한 탓에 맘이 편하지 않고)...
 


씬36. 경찰서 한 곳 (낮)
 
수철 : (은밀하게 통화를 하고 있다) 박상철이 인천에 나타났다는 제보가 있었어.
   

저쪽에서 들어오던 강주가 수철의 모습에 멈춰서서 본다.
 


씬37. 오피스텔 (낮)
 
하은 : (수철과 통화하고 있다. 예상하고 있던 일이다. 별다른 동요없이) 그래?
수철 : (F) 흩어진 세력을 다시 모으고 있는 것 같애.
하은 : (생각하다) 어쩌면 너한테 연락이 올지도 몰라. 니가 박상철 애인을 찾아갔단 걸 알고 있을 테니까.
수철 : (F) 연락 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하은 : 내 정보를 눈치 못 채게 흘려. 서하은 형사 동생이 그 사건을 알아보고 있다구. 몸조심해라.

        (끊고는 생각이 많은 얼굴로 조용히 한곳을 바라본다)
 


씬38. 경찰서 한 곳 (낮)
 
수철, 전화 끊고 돌아서는데 강주가 자신을 보고 서 있다.


수철 : (움찔 놀라서 본다)
강주 : 팀장님은 잘 계신데요?
수철 : 그걸 왜 나한테 묻습니까?
강주 : (넘겨짚어서) 방금 경상도란 분하고 통화하신 거 아니에요?
수철 : (당황해서)...그게 누군데요?
강주 : 팀장님 모시고 간 후배잖아요.
수철 : 누가 그런 소릴 합니까? (하더니 도망치듯 휙 가버린다)
강주 : (보다가 자기 일로 심난해서 후우 한숨쉬고 걸어가다가 우뚝 멈춰 선다. 

        어떤 생각에선지 다부진 표정으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간다)
 


씬39. 강력5팀 (낮)
 
수철 : (들어오자마자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 보고 있는 장형사에게 버럭) 장동인! 너 뭐하자는 거야?!
장형사 : (어리둥절해서 보는)
 


씬40. 무릉 사내식당 (낮)
 
재훈, 혼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데 해경과 팀장이 식판 들고 옆으로 온다.

그 뒤로 은하가 조용히 따르고 있다.


해경 : 여기 앉아도 되죠?
재훈 : (보곤 당황스레)..예. 
   

해경, 빙긋 웃으며 앉고 은하와 팀장도 자리에 앉는다.


해경 : 왜 혼자 드세요? 부사장님은 어디 가셨어요?
재훈 : 약속이 있으셔서요.
해경 : 두 분이 늘 같이 계시다가 혼자 계시니까 되게 쓸쓸해 보이시네요.
재훈 : (수줍은 미소)...
팀장 : 예전 같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 부사장님이 사내식당에서 식사하시는 건.
은하 : (그 말에 고개 들어 보는 위로)
해경 : 그러게요. 완전히 딴 사람이 되신 것 같다니까요.
은하 : 예전엔...어떠셨는데요?
재훈 : (불안해서 은하를 본다)
팀장 : 일처리는 확실해도 인간미는 좀 없으셨지. 오죽하면 별명이 인조인간이었겠어?
은하 : (의구심에 찬)
해경 : (농담) 안비서님 앞에서 그런 말씀하시면 짤려요.
재훈 : (은하 살피면서)...아닙니다.
팀장 : 옛날 일이니까 하는 말이지 나두. 지금이야 우리 부사장님 인기짱이잖아.
해경 : 그때 여행 다녀오신 후로 진짜 많이 변하셨어요.
은하 : 여행..이라뇨?
해경 : 컨벤션센터 때문에 강릉(하는데)
재훈 : (눈치 빠르게 말 자르며 화제 돌린다) 컨벤션센터 얘기 나오니까 그때 일 생각나네요.

        (은하보며) 강진국 과장 집 앞에서 비 맞으면서 기다렸잖아요.
은하 : ..네에.
재훈 :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재밌었어요. 솔직히 수주를 따낼 줄은 예상 못했었는데.
팀장 : 그거 예상한 사람 한 명도 없었어요.
재훈 : (웃으며) 그러게요. (하면서 은하를 살핀다)
은하 : (조용히 밥을 먹고 있다)...
 


씬41. 인테리어 팀 (낮)
 
은하 : (자리에 막 앉으려는 해경에게) 부사장님이 얼마 동안 여행을 갔다 오셨어요?
해경 : 꽤 오래 걸렸어. 한창 결재 맡을 일 많았는데 짜증나서 혼났거든. 근데 왜?
은하 : ..아니에요.
해경 : 가만 보면 은하씨가 부사장님한테 관심이 지대한 것 같애?
은하 : (어색한 미소만 지어 보이지만 미소의 끝은 의구심에 쌓여있다)
 


씬42. 태준 사무실 (오후)
 
태준을 찾아온 강주.


태준 : (굳어져서)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냐?
강주 : (침착 하려고 하지만 잘 안된다. 실은 분노를 누르고 있다)
태준 : (강주의 태도에 내심 긴장했지만 애써 미소 띤 얼굴로) 단란주점 업주라니?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구나.
강주 : ...아빠가 시키신 일인 거 알아요. 강혁이 오빠 사건 취잴 그만두게 하려는 의도란 것도 알구요.
태준 : (짐짓 의아하단 표정으로) 니가 그렇게 믿고 있다면 내가 무슨 소릴해도 믿어주질 않겠구나.
강주 : 대답해 주세요. 이렇게까지 하시는 이유가 뭐예요?
태준 : (보는)
강주 : 설마 제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아빠가 관여하신 건가요?
태준 : (침착하게) 최악의 상황이라니?
강주 : (쉽게 말이 나오질 않는다)
태준 : 니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이란 게 뭔지 말을 해 봐.
강주 : ...솔직하게 대답해 주시겠어요?
태준 : ..그러지.
강주 : (맘 꽉 먹고) 강혁오빠를 죽게 한 거....아빠가 지시한 일인가요?
태준 : (허허 웃는) 상상력이 과하구나. 내가 왜 그런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거냐?
강주 : (대답을 못하고 본다)
태준 : 애비한테 그런 엄청난 말을 하려면 최소한 증거는 갖고 왔어야지. 그래야 기자다운 거다.
강주 : (싸늘한 냉기를 느끼며 태준을 보며) 그럼 왜 절 이 사건에서 빼내시려는 거죠?
태준 : (냉정해져 있다) 니가 아는 걸 원치 않으니까.
강주 : (긴장하며) 어떤 것을요?
태준 : 20년 전에 상국건설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있다.
강주 : (뜻밖의 말에 굳어서 본다)...!
태준 : 대가성이 있는 돈은 아니었다. 너도 알다시피 상국건설은 정회장의 회사였구.

        정회장은 내가 정치에 입문하는 것을 적극 지원해 줬어.
강주 : ....
태준 :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나한테 정회장의 지원은 큰 힘이 됐다.
강주 : (창백해져서) 그래서...상국건설이 재개발 사업권을 따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건가요?

        그게 지금의 J&C가 될 수 있는 발판이 됐구요.
태준 : (미소로 보며) 대가성이 없는 돈이었단 얘긴 분명히 했을 텐데.
강주 : (태준만큼 냉정해져 있다) 그건 변명이에요.
태준 : 그렇게 들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정치는 그 자체가 경쟁이고 그 경쟁에서 이기려면 돈은 없어서는 안 되는 무기야.

        민주주의 비용이라고 할 수도 있구.
강주 : (착잡해진다) 민주주의 비용이요?
태준 : 너한테야 변명으로만 들리겠지만 그 당시엔 관행처럼 있었던 일이야.
        물론 전혀 부끄럽지 않다는 건 아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많이 부끄럽고 후회가 돼. 
강주 : (마음이 무겁다)
태준 : 그래서 니가 아는 게 싫었어. 내 딸한테만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치부였다.
강주 : ...
태준 : 하지만 니가 상상하는 그런 일은 없었다.
강주 : ..그 말씀 믿어도 되는 거죠?
태준 : (쓰게 웃으며) 그건 니가 선택할 일이다.
강주 : 무슨 뜻이에요?
태준 : 애빈 충분히 설명을 했구 더 이상 해 줄 얘기도 없어. 날 믿고 안 믿고는 니 선택에 달려있는 거구.
강주 : (보는)....
 


씬43. 경찰서 계단 (밤)
 
강주, 계단에 앉아서 생각에 잠겨있다. 맘이 무겁지만 한편으로 홀가분하기도 하다.

아버지가 한 말을 믿고 싶다. 입가에 조금은 홀가분한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씬44. 바 (밤)
 
태준, 침통하고 고통스런 심정으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스스로의 행동에 혐오감을 느끼는 듯 허공에 조소를 날린다.
 


씬45. J&C 건물 앞 (낮)
 
고급 승용차들이 속속 들어와 멈춘다.
승용차에서 내리는 신이사. 그 뒤로 멈춰와 선 승용차에서 내리는 다른 이사.

서로 웃는 얼굴로 악수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씬46. 오피스텔 (낮)
 
하은, 냉정한 표정으로 천천히 걷고 있다. 

시계를 본다. 두시가 가까워지고 있다.

 


씬47. 상국 사무실 (낮)
   
상국, 생각에 잠겨있는데 진우가 들어온다.


상국 : (보면)
진우 : 임시 주주총회 시간이 됐습니다, 아버지.
상국 : 그래. (자리에서 일어서서 가다 진우를 본다)
진우 :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하게 본다)
상국 : (새삼스레 아들이 힘이 되는 것 같다. 진우의 어깨의 툭툭 쳐 주곤) 가자.
진우 : (미소를 지으며) 네.
 


씬48. 권투도장 (낮)
 
천사장, 생각이 많은 얼굴로 목적 없이 한곳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한손엔 여전히 강냉이를 먹고 있다.
한쪽엔 온갖 폼을 잡으면서 샌드백을 치고 있는 희수.
 


씬49. J&C 건물 앞 (낮)
 
동찬의 승용차가 멈춰 와 선다. 그 뒤로 수하2,3,4,가 탄 승용차도 바짝 뒤따라 와서 멈춘다.
수하와 수하1이 빠르게 차에서 내려 뒤 트렁크를 열어 휠체어를 꺼낸다.
수하가 뒷문을 열어주고 깁스를 한 동찬을 휠체어에 타는 것을 돕는다.
동찬, 수하가 발을 건드리자 확 노려보곤 그 와중에도 넥타이를 바로 정리하면서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뒤차에서 내린 수하, 2,3,4는 동찬의 경호를 맡은 듯 주변을 빠르게 살피고 있다.
 


씬50. 오피스텔 (낮)
 
하은, 냉정한 표정으로 천천히 걷던 걸음을 멈추고 한 곳을 응시한다.
 


씬51. J&C 강당 (낮) 
 
단상위엔 ‘스타호텔 임시 주주총회’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단상 왼쪽 편엔 의장(사회자, 40대 초중반의 남자)이 마이크 앞에 서 있다.

의장 약간 뒤쪽으로 4명이 앉은 테이블. 사회이사 3명, 감사 1명 앞에 각각 명패가 놓고 앉아있다.
강당에 앉아있는 인원은 상당수.    

단상 앞줄에는 상국, 동찬, 진우와 신이사를 포함한 8명의 이사들이 앉아있다.

그 앞으론 컴퓨터와 투표함이 만약을 대비해 설치 돼 있고 진행요원(석훈과 회사직원 2명 정도)이 앉아있다.
동찬, 얼굴 가득 여유만만 한 미소를 짓고 앉아있다.
진우, 그런 동찬을 매서운 눈초리로 본다.
동찬과 진우의 시선이 마주치자 동찬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진우,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 인사만 받고 시선을 돌린다.
상국은 울며 겨자 먹기로 앉아있는 자리라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런 모습들 위로.
 
의장 : (마이크 앞에 서서) 본 주주총회는 최동찬 대표이사 선임 안에 대한 임시 주주총회입니다.

        우선 오늘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씬52. J&C 건물 앞 (낮)
 
승용차에서 내리는 미정, 거침없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정장으로 차려입은 미정의 얼굴엔 자신만만함이 가득하다.
   


씬53. 강당 (낮)
 
동찬, 이미 승리를 확신한 듯한 얼굴로 의장의 진행을 여유 있게 지켜보고 있다.

상국은 심기가 불편한 상태지만 이미 내린 결정이란 생각에 뚝뚝한 표정으로 자릴 지키고 있다.
신이사와 김이사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 신이사의 시선은 입구를 향한다.
그런 모습들 위로. 의장의 진행이 계속되고 있다.

 
의장 : 대표이사 후보 최동찬에 대한 이력은 사전에 충분히 공지를 하였고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되었기에 특별한 의사가 없으시면

        최동찬 후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에 대해 박수로 결정하도록(하는 순간)
신이사 : (손을 들어 보이곤 자리에서 일어나) 의장! 긴급발의 있습니다.
동찬 : (어리둥절해서 본다)
   

상국과 진우, 당황스런 표정으로 신이사를 본다.


신이사 : 최동찬 후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데 반대합니다.
   

동찬,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진다. 

상국과 진우도 굳어서 본다.
김이사와 두 명의 이사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듯 태연하고. 나머지 4명의 이사들도 어리둥절하다.

그 위로 신이사의 발언 이어진다.


신이사 : 최동찬 후보는 지금까지 계열회사와 협력업체를 비롯한 

          우리 J&C와 관련된 그 어떤 회사에서도 근무 또는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후봅니다. 

          따라서 J&C의 계열회사인 스타호텔의 최고 경영자로서의 자질은 충분치 않다고 생각됩니다.

김이사 : (일어서서) 신이사 발언에 동의합니다. 또
   

그때 미정, 입구로 들어온다.
상국과 진우, 예기치 않았던 미정의 출현에 뭔가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다.
미정, 상국과 진우, 신이사에게 눈인사를 하고는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동찬은 김이사의 말에 촉각을 곤두세우느라 미정의 모습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그 위로.


김이사 : 이번 대표이사 선임에 거론된 다른 후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동찬 이사는 일부이사들의 힘을 업고

          일방적으로 이사회를 통과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상국파이사 : (이하 ‘상파’ 자리에서 일어나서) 거론된 다른 후보가 누굽니까?
김이사 : 스타호텔의 지분 중 총 15%를 보유하고 있는 윤미정을
상국 : (창백하게 굳어져서 미정을 본다)
미정 : (여유 있는 미소를 띠우고 있다)
김이사 : (E)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바입니다. 
 
다른 이사 두 명, 차례대로 ‘동의합니다’를 외치고 사람들의 술렁임이 인다.

동찬의 표정은 그야말로 험악하게 일그러져서 상국을 노려본다.

상국은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듯 멍해있고
진우는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미정을 본다.

미정은 앞만 보고 있다.


상파 : (일어서더니 큰 소리로) 이 안건은 이사회를 통하지 않았고 또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미정 : (일어서며 자신 있게) 저는 스타호텔의 지분 중 15%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한 겁니다.

        15%를 보유한 대주주의 의결권으로 대표이사 선임에 관한 비밀투표를 제안하는 바입니다.
   
사람들의 술렁임이 더욱 거세진다.
동찬, 험악하게 일그러진 채 앉아있고 상국은 눈을 꾹 감고 있다.
그 사이 의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사외이사 3명과 뭔가를 의논한다. 곧이어.


의장 : 조용히 해 주십시오. 대표이사 선임은 소수의 의견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 지므로

        최동찬, 윤미정 두 후보에 대해 이 자리에서 비밀 투표를 통해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미정 : (만면에 웃음이 감돈다)
 


씬54. 오피스텔 (낮)
 
냉정하게 한 곳을 응시하고 있던 하은의 입가에도 싸늘한 미소가 번진다.
 


씬55. J&C 로비 (낮)
 
미정, 승리자의 미소를 만면에 띠우고

신이사와 김이사 다른 이사 두 명 그리고 주주총회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과 축하의 악수를 나누고 인사를 하고 있다.

그 옆으로 휠체어를 탄 동찬, 수하들과 함께 나온다.
치밀어 오르는 것을 억지로 누르고 있는 동찬의 두 눈은 어느 때보다 무섭게 살기가 번뜩인다.
 


씬56. 상국 사무실 (오후)
 
상국, 휘청거리며 들어온다.

그 뒤를 따라 들어오는 진우와 상국의 비서 다른 이사들 서너 명.


이사 : 회장님.
상국 : (다 나가라는 듯 손을 젓는다)
진우 : (죄송하다는 듯 이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이사들, 침통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간다.


진우 : 아버지..
상국 : (다리가 휘청한다)
진우 : (얼른 상국의 손을 잡아주며) 아버지.
상국 : ...괜찮아. (하더니 소파에 털썩 앉는다)
진우 : (걱정스레 보는)
상국 : (후우..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손으로 이마를 가리며 고개를 숙인다)
진우 :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씬57. 태준 사무실 (오후)
 
태준 : (놀라서) 윤미정이 1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단 소린가?
정무 : 네, 의원님.
태준 : 이해가 안 되는 일이야. 15%의 지분이라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을 텐데. 혹시 정회장이 자금을 대 준 건가?
정무 : 그렇지 않구선 힘든 일입니다.
태준 : (난감한) 이 친구가 또 엉뚱한 무리수를 뒀구만.
 


씬58. 동찬 사무실 (오후)
 
동찬, 수하들을 향해 닥치는 대로 집히는 대로 집어던진다.
수하, 숙달 된 동작으로 살짝 살짝 몸을 피해 날아오는 것을 피한다.
 
동찬 : 마누라를 내세워서 내 뒤통수를 쳐?! (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잠시 예의 그 특유한 목 비틀기 동작을 하더니

        수하에게 대뜸) 당장 찾아와!
수하 : ? 무슨?
동찬 : 개인금고에 있는 물건, 당장 찾아오란 말이야, 이 새끼야!
수하 : 알겠습니다. (하고 나간다)
동찬 :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입가에 냉소가 흐르며) 아주 큰 실수하셨습니다, 회장님.
 


씬59. 인철 사무실 (오후)
 
인철 : (예의 그 담담한 표정으로) 정회장이 아닐 수도 있어.
종인 : 하지만 그 정도의 자금은 윤미정한텐 없습니다. 아우도 정회장의 농간이라고 생각하고 있구요.
인철 : 글쎄...
 


씬60. 방송사 로비 (오후)
 
국장, 나와서 두리번거리고 누군가를 찾다가 한곳을 본다.
한쪽에 서서 국장을 기다리고 서 있는 홍조일, 그의 손엔 신문이 들려있다.
 
국장 : (다가가서 깍듯하게) 홍선배.
홍 : (반갑게 웃는다) 잘 지냈어?
국장 : 나야 잘 있죠. 근데 연락도 없이 여기까지 어쩐 일이에요?
홍 : 그냥 지나가다 들렸어.
국장 : 들어가요.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야지.
홍 : 차는 됐구. 이거. (하면서 신문을 건넨다)
국장 : (의아해서 본다)
 


씬61. 보도국 국장실 (오후)
 
국장,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다.

책상위에 놓인 신문은 민수연을 찾는 광고란이 펼쳐진 채 놓여있다.
 


씬62. 상국 거실 (밤)
 
양복도 벗지 않은 채로 술을 마시고 있는 상국. 흥분했다기 보다는 분노와 좌절로 인한 침착한 상태다.
진우, 묵묵히 앉아서 지켜보고 있다.
막 들어오는 미정, 두 사람의 모습에 움찔해서 섰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 방으로 가려는데.
 
상국 : (분노를 누르며)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미정 : (보며 태연하게) 내가 뭘 어쨌는데요?
상국 : 그걸 몰라서 묻나?
미정 : (냉정하다) 당신이 약속을 지켜줬다면 나도 이러진 않았어요.
상국 : (어이가 없는 듯 허탈하게 웃는다)
미정 : 내가 분명히 경고했었죠. 스타호텔 포기 못한다구.
상국 : (애써 눌러 참으며) 자금은 어디서 난 거야?
미정 : 걱정 말아요. 당신 돈은 한 푼도 손대지 않았으니까 (하는 순간)
   

상국, 참았던 것이 터지듯 테이블에 있던 술잔과 술병을 손으로 와장창 쓸어서 깨 버린다.
진우, 흠칫 놀라서 보지만 미정은 꿈쩍도 안하고 서 있다.


상국 : (한숨처럼) 세상을 잘못 살았어, 내가. (조소하듯) 이 정상국이가 잘못 살았어. (하곤 일어서더니 대뜸) 이혼해.
진우 : (굳어서 본다)
미정 : (어이가 없다) 뭘 해요?
상국 : 김비서한테 말해 놓을 테니까 당신도 준비해. (하고 방으로 가려는데)
미정 : 누구 맘대로 이혼을 해요?
상국 : (멈추고 보며) 당신 같은 여자하곤 더 이상 한 집에 살 수가 없어.
미정 : (싸늘하게) 위자료는 얼마 줄 건데요?
상국 : 위자료? 스타호텔 대표자리면 충분하잖아?
미정 : 그건 내 힘으로 얻은 거예요. 이혼하고 싶으면 진우가 가진 J&C 지분만큼 나한테 줘요. 그럼 이혼해 줄게요.
상국 : (굳어져서) 당신이란 여자, 이렇게 무서운 여자인줄은 미처 몰랐구만.
미정 : 날 이렇게 만든 건 당신이에요.
상국 : (어처구니가 없는 듯 웃고는 상대하기도 싫다는 듯 안으로 들어간다)
미정 : (보다가 다른 방으로 가려는데)
진우 : 누굽니까?
미정 : (돌아서 본다)
진우 : 차명계좌로 매입한 주식을 새어머니한테 양도한 사람이 누굽니까?
미정 : 능력 있잖아? 그렇게 궁금하면 스스로 알아내. (하더니 쌩하니 들어간다)
진우 : ....
 


씬63. 술집 안 (밤)
 
하은과 천사장 희수가 처음으로 술을 마시고 있다.
다들 꽤 많은 술을 마신 듯 테이블위엔 빈 술병이 여러 병이다.
희수는 혼자 신나서 떠들고 있고, 하은은 마음이 복잡한 채로 조용히 듣는다.
 
희수 : 무림고수들도요 형제의 의를 맺을 땐 무조건 피를 나눈다고요.
천사장 : 그럼 피를 나눠야지 왜 술을 마셔?
희수 : 에이 뭘 몰라도 한참 모른다니까아. 괜히 피 같은 술이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술은 곧 피! 피는 곧 술! 이런 관계가 성립되는 거지.
하은 : (쓸쓸하게 웃는다)
희수 : 이제부터 우린 형제의 의를 나눈 거니까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천사장 : 그거 유행가 가사 아니냐?
희수 : 아 증말, 분위기 깨시네. 암튼 앞으로 우린 절대로 배신 때리지 않기에요. 형님.
하은 : (쓸쓸한 미소로) 형님이라고 부르지 마.
희수 : 그럼 그냥 형이라고 부를까요? (천사장보며) 사실 아저씬 형님이라고 해도 괜찮은데

        (하은보며) 형님은 형이라고 부르는 게 더 편하긴 해요.
하은 : (할 말이 없다)
희수 : 근데요, 진짜루 이제부턴 해마다 천사원으로 돈이 들어오는 거예요?
천사장 : 응.
희수 : 얼마나요?
천사장 : 액수가 굉장히 클 거야.
희수 : (입 벌어지며 좋아서) 진짜 홍길동이 된 기분이네. 역시 형님들하고 동업하기 진짜 잘했다니까.
하은 : (그 말에 착잡한 듯 술잔을 비운다)
천사장 : (그런 하은을 본다)
희수 : 제가요. 다른 건 몰라도 눈은 명품이에요. 사람 보는 눈이 진짜루 천재적이거든요?

        형님들을 딱 보는데 그냥 필이 팍 꽂히더라구요.
천사장 : (부스스 웃는)
희수 : 제가요. 15살에 천사원에서 나와 갖고 안 해 본 일이 없거든요?

        외모까지 받쳐주니까 호스트 바까지 급수대로 쫘악 훑어왔는데 제가 만난 사람 중에 형님들이 젤 급수가 높아요.
하은 : (술잔만 비워낸다)
천사장 : ..호스트 바에도 있었냐?
희수 : (민망해서) 있었다기 보단 일종의 탐구정신으로 잠시 들렀던 거예요.
        (하은과 천사장 번갈아 보며) 형님들도 누님들이 좋아할 스타일인데.
   

하은과 천사장, 풀썩 웃는다.


희수 : (하은에게) 형님은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요?
하은 :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머금고)...넌 원래 그렇게 말이 많냐?
희수 : 혼자 오래 살다보니까 사람만나면 나도 모르게 자꾸 떠들게 돼요.
하은 : (안쓰럽게 보는 위로)
희수 : (E) 게다가 두 형님이 너무 조용하니까 막내인 내가 어쩔 수 없이 떠드는 거예요.

        (그러더니 천사장에게) 근데요 수녀님은 어떻게 아는 거예요?
천사장 : 진짜 참 말 많네.
희수 : (굴하지 않고) 되게 친해 보여서 그래요.
천사장 : 아아. (무심히) 처이모님이야.
하은 : (천사장을 본다)
희수 : 처이모면..촌수가 어떻게 되는 거지?
천사장 : (대답대신) 넌 이번 일 끝나면 뭐 할 거야?
희수 : 할 거야 많죠. 어떤 걸 먼저 할까 요즘 그게 젤 고민이에요.
하은 : (애써 무심히) 일 끝나면 무조건 외국으로 나가.
희수 : (히히 웃으며) 외국 좋죠. 형님들은 뭐 할 건데요?
천사장 : ..글쎄. (하은 보며) 뭐 할 겁니까?
하은 : (쓸쓸하게 웃더니 희수 보며 갑자기) 너 달리기 잘해?
희수 : (어리둥절한 채로) 네?
하은 : 달리기 시합해서 나한테 이기면 내가 포기할게.
희수 : ? 뭘요?
하은 : (일어서서 나간다)
희수 : (어리둥절해서) 저 형님 술 취했어요?
천사장 : (복잡한 심정으로 보는)...
 


씬64. 운동장 (밤)
 
하은과 희수, 윗도리 벗어 던져 놓고 마치 경주라도 하듯 운동장을 달리고 있다.

천사장은 운동장 바닥에 앉아 두 남자를 바라보고 있다.

하은과 희수의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어느 순간 희수가 먼저 포기하고 숨을 헐떡이며 천사장 옆 운동장 바닥에 누워 버린다.
하은, 흔들리는 마음을 잡으려는 듯이 이를 악물고 끝까지 달린다.
하은의 표정이 마치 울고 있는 듯 고통스럽다.
천사장, 그런 하은을 보는 마음이 안쓰럽고 딱하다.
하은, 끝까지 완주를 하고 희수 옆에 대자로 뻗어서 숨을 헐떡인다.
 
희수 : (아직도 숨이 차서) 아우 졌다 졌어. 형님 술주정 진짜 희한하다.
하은 :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천사장 : (앉은 채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세 남자가 각자 다른 마음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잠시 후.


하은 : ...이겼으면 했어.
희수 : 뭘요?
하은 : ...니가 날 이겼으면 했다.
희수 : 참 성격 희한하네. 달리기에 목숨 걸 일 있어요?
하은 : (흐린 미소를 짓더니) 넌 꿈이 뭐냐?
희수 : ...착한 아빠가 되는 거요.
하은 : (눈빛이 흐려진다)...그렇구나.
천사장 : (그런 두 남자를 물끄러미 보다 착잡해져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씬65. 재수 포장마차 (늦은 밤)
 
재수를 도와 열심히 서빙을 하고 있는 은하.


재수 : 들어가라니까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어?
은하 : 괜찮다니까요.
재수 : 날도 더운데 그만 들어가. (시계 보더니) 아이구 벌써 12시가 넘었어. 얼른 들어가. (하는데)
진우 : (집에서 나온 듯 캐주얼 차림으로 들어선다)
재수 : 어서 오십쇼.
은하 : (진우 보고 당황해서 선다)
재수 : 혼자 오셨어요?
진우 : (깍듯하게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정진우라고 합니다.
재수 : (어리둥절해서) 예에.
진우 : 은하씨 만나러 왔습니다.
재수 : 은하요? (은하를 본다) 아는 분이야?
은하 : ..네에.
진우 : (재수에게) 은하씨한테 꼭 할 말이 있는데 전활 안 받아서 늦은 줄 알면서도 실례를 무릅쓰고 왔습니다.
재수 : (살피고 관찰하며) 아..그래요.
은하 : 나가세요. (재수에게) 잠깐만 나갔다 올게요.
재수 : 가긴 어딜 가? 여기서 얘기해. (진우에게) 여기서 해도 괜찮은 얘기죠?
진우 : (뭐라 대답을 하려는데)
은하 : 금방 올게요. 가세요. (하고 나간다)
재수 : 은하야? (하더니 진우에게) 저기 우리 은하하곤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
진우 : (좀 난감하다가)..제가 은하씰 많이 좋아합니다.
재수 : (놀라 살피면서 지대한 관심으로 대뜸) 직업이 뭐예요?
진우 : J&C에 다닙니다.
재수 : (맘에 든다) 거기라면 머리 좋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회산데? 양친 부모님은 전부(하는데)
은하 : (들어와서 O.L.) 아빠.
재수 : (움찔해서 보고)
진우 : 다음에 정식으로 인사드리러 오겠습니다. (하고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간다)
재수 : 다음에 와요, 그럼!
진우 : 네에. (하고 나간다)
   


씬66. 공원 (밤)
 
은하와 진우.


진우 : 저번에 은하씨한테 했던 말이 내내 걸렸어요. 기분 나빴다는 거 압니다. 사과할게요.
은하 : 그 얘기라면 여기까지 오실 필요 없으셨어요.
진우 : 나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얘기했던 거 기억해요?
은하 : (본다)
진우 : 은하씨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난 은하씨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내 사람으로 만들 거예요.
은하 : (차분히) 유신혁씨에 대한 경쟁심을 사랑으로 착각하지 마세요.
진우 : (굳어 본다)
은하 : 그리고 정진우씨에 대한 제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하고 돌아서는데 진우가 은하의 팔목을 잡아 세운다.


은하 : (굳어서 본다)
진우 : 은하씨 말대로 신혁이한테 경쟁심 생긴 거 사실이에요. 

        예전엔 느껴보지 못했던 질투도 생겼고 경쟁심도 생겼어요. 서은하란 여자 때문에.

은하 : 정진우씨.
진우 : (말 자르며) 하지만 상관없어요. 은하씨가 유신혁을 어떻게 생각하든 유강혁을 사랑했든 그리고 나한테 어떤 마음이든

        난 전혀 상관 안합니다. 중요한 건 내가 서은하란 여잘 포기할 수 없다는 거예요.
은하 : (조용히 손을 빼더니)...그런 마음은...사랑이 아니에요.
진우 :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요. 사랑의 방식이 다 같진 않아요.
은하 : (보다가 조용히 돌아서서 간다)
진우 : (보는)...
 


씬67. 신혁의 방 (늦은 밤)
 
하은, 술이 취한 채 와이셔츠 차림으로 멍하니 침대에 걸터앉아 은하의 팔찌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립고 허전하고 쓸쓸하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팔찌를 들여다보다가 지갑사이에 팔찌를 대충 끼워 넣고 휘청 일어나서
와이셔츠를 벗어 던지며 욕실로 향한다.
   


씬68. 욕실 안 (늦은 밤)
 
하은, 괴로운 마음을 떨쳐 버리려는 듯 샤워기에 몸을 맡기고 있다.
 


씬69. 신혁의 방 (늦은 밤)
 
신영 : (안으로 들어오며) 오빠. (하은이 보이지 않자 두리번거리며 침실 쪽으로 간다) 오빠. 
   

침대위에 벗어 놓은 와이셔츠를 보고는.


신영 : 샤워하나? 
   

하고 나가려다가 문득 침대위에 놓인 하은의 지갑에 시선이 간다.
지갑 사이에 끝이 조금 비죽 나와 있는 팔찌가 눈에 들어온다.
호기심에 차서 지갑사이의 팔찌를 주욱 당겨 꺼내본다.


신영 : (맘에 든다) 이쁘다. 으유 남자가 뭐 이런 걸 갖고 있냐? (하고는 갖고 밖으로 나간다. 욕실 쪽을 향해) 이거 나 갖는다!
   

하고는 밖으로 나간다.
 


씬70. 욕실 안 (늦은 밤)
 
하은, 샤워기 소리에 신영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채 벽에 머리를 기대고 물줄기에 맞고 있다.
   


씬71. 달리는 차 안 (낮)
 
하은, 편안한 평상복 차림으로 요양원을 향해 가고 있다.
   


씬72. 인철의 거실 (낮)
 
은하를 맞는 이화.


은하 : 안녕하셨어요?
이화 : 어서와요. 휴일인데 오라고 해서 실례가 아닌지 모르겠어요.
은하 : (따뜻한 미소로) 아닙니다.
이화 : 강혁이 얘기도 듣고 싶고 은하씨도 보고 싶고 해서 오라고 했어요.
은하 : (이해하듯 미소로) 저도 뵙고 싶었어요.
이화 : (미소를 지어보며) 이쪽으로 앉아요.
은하 : 네에.
이화 : (자리로 와 앉으면서) 신혁인 나가고 없어요. 회장님도 운동가시고. 그러니까 편하게 생각하고 오래 있다 가요.
은하 : 네에.
 


씬73. 성당 요양원 정원 (낮)
 
하은, 걸어 와 멈춰서 보면.
저쪽에 경반장이 수녀님의 도움을 받으며 휠체어에서 일어나 한 발 한 발 어렵게 걸음 연습을 하고 있다.

그 옆엔 부인이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두 걸음 정도 걸은 뒤엔 숨쉬기가 힘든 듯 걸음을 멈춘다.
하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 모습을 바라본다.
 


씬74. 인철의 거실 (낮)
 
이화와 은하, 찻잔을 놓고 앉아있다.


은하 : 저희 사는 동네엔 등대가 있는데 거기서 오빠하고 많이 놀았어요. 저희 비밀 장소였거든요.
이화 : 두 사람 사이좋은 오누이였나 봐요.
은하 : ..오빠가 절 많이 돌봐줬어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어렸을 땐 혹시 부모님들이 오빨 찾으러 올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었는지 몰라요.
이화 : (슬픈 미소로 보는데)
신영 : (들어오며) 다녀왔습니다! (하다 은하보고 반갑게) 오셨어요?
은하 : 잘 있었어요.
신영 : 못 있었어요.
이화 : 일찍 왔네?
신영 : (소파에 털퍼덕 앉으며) 토요일이잖아요. 근데 엄만 딸이 일찍 와도 불만이야?
이화 : (웃으며) 손님 앞에서 버릇없이 군다, 또.
신영 : (은하보며) 제가 이 집에서 왕따거든요? 아니다 요즘은 오빠가 좀 놀아주니까 왕따까진 아니네.
은하 : (웃는)
이화 : 더운데 얼른 샤워부터 해.
신영 : 빠지란 얘긴 거 알아들었어요. 
   

하고 일어서는데 신영의 팔목에 차고 있는 팔찌가 그제야 은하의 눈에 들어온다.

은하, 숨이 막힐 듯 놀라서 팔찌를 보는.

 

(엔딩)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