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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23 - 시간을 돌릴수 있다면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8.09.02|조회수782 목록 댓글 0

[부활] 23 - 시간을 돌릴수 있다면

 

 

 

 

 

 

 

 

 

 

씬1. 후미진 외곽 창고 앞 (전회 마지막 씬 연결, 밤)
 
하은 : (분노에 찬 눈빛으로) 두 사람의 사주를 받았나? 정상국과 이태준.
상철 : (씁쓸하게 웃으며) 그들이 유건하를 죽이라고 한 건 맞지만 강릉으로 유인하란 지시는 다른 사람한테 받았어.
하은 : (움찔해서) 다른 사람 누구?
상철 : ..당신 새아버지.
하은 : (놀라서 보면)
상철 : 강인철회장.
하은 : (너무 놀라 굳어 본다)
상철 : (무표정하게 본다)  
하은 : (믿을 수 없다 아니 믿고 싶지 않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상철 : 대식이 형님이 살해되기 며칠 전에 날 찾아왔었어. 새삼스럽게 20년 전 얘길 꺼내면서 많이 괴로워하고 후회하더군.
하은 : (싸늘하게 식어서 보고 있다)
상철 : 그때 형님이 이상한 말을 했어. 강릉으로 유건하를 유인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이태준도 정상국도 아니라구.
하은 : ...그게 강회장이라고 했단 말인가?
상철 : 누군지는 말 해주지 않았어. 그리고 형님은 살해당했고 그 뒤로 최동찬 뒤를 쫓았지.
하은 :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상철 : 형님과 이태준 정상국의 관계는 이미 알고 있었고, 두 사람이 최동찬에게 지시를 내렸을 거라 짐작했지만

        숨겨진 또 다른 배후가 누군지 궁금 하더구만.
하은 : 그래서?
상철 : 최동찬의 형이 강인철의 비서란 걸 알았어. 강인철은 유건하 이태준 정상국과 친구였단 사실도 알게 됐구.
하은 : 그것만으론 강회장이 아버질 유인했다고 확신할 수 없어.
상철 : 물론. 그래서 강회장한테 미끼를 던져봤지. 형님이 남긴 증거를 갖고 있다고 했어.

        강인철 회장이 최동찬 배후에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하은 : (주먹을 꽉 쥐고 굳어서 다음 말을 기다린다)
상철 : (피식 웃으며) 강인철은 거래를 원하더군. 
하은 : (치가 떨리는 듯 입을 꽉 다문다)
 


씬2. 인철의 거실 (밤)
   

인철과 신영이 마주 앉아 체스를 두고 있다.

이화는 한쪽에 앉아 조용히 난초를 손질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은 딴 곳에 가 있는 이화, 손길만이 움직일 뿐 시선은 멍한 채다.
 
신영 : (퀸을 잡아 옮기려 하면)
인철 : (부드러운 얼굴로) 초반부터 퀸을 움직이는 건 좋지 않아.
신영 : 아 맞다. (하고 퀸에서 손을 뗀다)
인철 : 말을 움직일 땐 생각을 해야 돼. 일단 자기 말에 손을 댔을 땐 그 말을 움직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거니까.
신영 : (체스 판을 들여다보며 궁리한다) 퀸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인철 : (온화하게) 잘 찾아봐. 위기를 구해줄 다른 유력한 말이 있을 거야.
   

그리곤, 인철이 이화에게 시선을 준다.  
이화, 차분한 표정으로 묵묵히 난초를 손질하다 인철의 시선을 받고는 조용한 미소로 응수한다.
인철, 미소를 지어 보인다. 미안함과 애처로움이 담긴 미소다.
 


씬3. 후미진 외곽 창고 앞 (밤)
 
하은 : (냉정한 표정으로) 당신이 갖고 있다는 증거, 존재하는 건가?
상철 : 아니. 하지만 형님은 어딘가에 분명히 증거를 남겼을 거야.
하은 : (긴장해서 본다)
상철 : 형님이 돌아가시자마자 최동찬은 형님 집과 사무실 대여금고, 하다못해 헬스장 사물함까지 미친 듯이 뒤지고 다녔어.

        다른 사람한테 들켜서는 안되는 뭔가를 형님이 남겼단 얘기지. 

        아마 서하은을 살해한 건 그것 때문일 거야. 그걸 서하은이 찾아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하은 : (차갑게 식어서) 나한테 이런 얘길 해 주는 이유가 뭐지?
상철 : (보다가) 말했잖아. 당신과 난 적이 같다고. 그리고 당신 가족한테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야 하니까.
하은 : (어이없다는 듯 조소를 날리며) 이런 걸로 갚아진다고 생각하나?
상철 : (씁쓸한 미소로) 아니란 거 알아. 하지만 형님은 당신가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어 했어.

        난 그런 형님 뜻만은 당신한테 전해야 할 것 같아서.
   

하은, 차가운 눈빛으로 무섭게 눌러보다가 돌아선다.


상철 : 어떻게 할 생각이야?
하은 : (멈췄다가 돌아보며) 한 가지만 부탁하지.
상철 : (본다)
하은 : 최동찬을 죽여선 안돼.
상철 : (뜻밖의 말에 의아해서 본다)
하은 : 최동찬이 죽으면 모든 진실이 묻혀.
상철 : (냉소를 지으며) 그건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인데?
하은 : 사람을 죽이라는 부탁보단 훨씬 쉬운 일이지.
   

하은, 돌아서서 승용차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상철, 생각이 많은 표정으로 하은을 보고 서 있다.
 


씬4. 달리는 차 안 (밤)
 
하은, 두 눈에 분노가 차서 앞만 응시한 채로 운전하고 있다.
왜 그랬을까? 인철은 왜 그래야만 했을까?
   

<플래시 컷-18회 78씬>
인철 : 그때 난 정말 건하를 닮고 싶었어. 흠모했고..질투했구..그러다 둘도 없는 친구가 됐지.
   

하은, 고통스럽게 일그러진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인철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플래시 컷-22회 씬25>
인철 : (잠시 망설이는 듯하다가) 재작년이었지? 우리 둘이 태국 라용 공단 갔을 때가?
   

하은, 인철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다.

머릿속이 복잡하게 얽혀버린 실타래가 되어 미궁 속에 빠진 절망적인 심정이다.
   


씬5. 동네 공원 (밤)
 
은하, 집에서 나온 차림으로 급하게 뛰어나와서 보면 한쪽에 하은이 참담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다.
은하, 하은의 모습에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감지하고 휘청하는 기분으로 선다. 그리곤 하은 앞으로 가서 선다.
생각에 잠겨있던 하은, 고개를 들어 은하를 본다.
하은, 처연한 얼굴에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은하, 걱정이 담긴 얼굴에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하은 : ..뛰어 왔구나?
은하 : ..응. 오빠한테 빨리 오려구.
하은 : (지친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은하의 콧등을 쓸어준다)
은하 : ..무슨 일 있어? 많이 힘들어 보여.
하은 : (애써 미소로 바라보며) 아니..아무 일 없어. 그냥...일을 너무 열심히 했나봐....좀 피곤하네.
은하 : (슬프게 바라본다)
하은 : 우리 서은하 얼굴 보면 괜찮아 질 것 같아서..그래서 왔어...잠깐만 니 얼굴 보고 가려구.
  

은하, 다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손을 뻗어 하은의 까칠한 얼굴을 조심스레 어루만져주며..


은하 : 오빠, 너무 많이 야위었어. 밥은? 저녁은 먹은 거야?
  

하은, 끄덕이곤 은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은하를 가슴에 품는다.


하은 : 잠깐만 이대로 있으면 괜찮아질 것 같애. 잠깐만 있으면...(눈을 감는다)
  

은하, 손을 뻗어 하은의 등을 감싸 안아준다.
두 사람, 그렇게 오래 있다.
 


씬6. 기자실 (밤)
 
강주, 불안하고 초조한 표정으로 고민에 쌓여 서성이고 있다.
그 위로 민수희 전남편의 목소리.


남편 : (E) 그 놈은 처제 아들이에요.
  

강주, 아무래도 불길한 예감이 든다.
 


씬7. 고급 바 (밤)
 
희수, 껄렁거리고 들어와 주위를 둘러본다.

한쪽에 앉아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태준.
희수, 옷과 표정을 정리하고 그 앞으로 가서 선다.


희수 : 좀 늦었습니다, 의원님.
태준 : (술 취한 눈으로 보며) 어, 아니야. 앉지.
희수 : 네. (하고 앉고)
태준 : (술잔을 건네서 잔을 채워주며) 갑자기 불러내서 미안하네.
희수 : 오히려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 (찔리는 게 있기에 살피며) 헌데 무슨 일로 부르셨는지..
태준 : (웃지만 지쳐 보인다) 그냥 술 한 잔 하고 싶어서 불렀어. 

        부끄러운 얘기네만 이 나이 먹도록 마음 터놓고 술잔을 기울일 친구가 없어.

희수 : (짐짓 이해한다는 듯) 공직에 계시다보면 그럴 것 같습니다. 
태준 : (쓸쓸하게 웃는다)
희수 : 안 그래도 중국으로 가기 전에 의원님과 이런 자릴 만들 생각이었습니다.
태준 : 중국엔 언제 가는데?
희수 : 다음주말 비행깁니다.
태준 : 그래. 시작이 순조로우니까 결과도 좋을 거야. 게다가 자네 정도의 추진력이라면 충분히 잘 해 낼 수 있을 거구.
희수 : 다 의원님이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태준 : (미소로 바라보며) 은혜는 무슨. 종종 이렇게 술친구나 돼 주게.
희수 : 물론입니다.
태준 : (미소로 바라보며) 자넬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믿음도 가고.
희수 : (좀 찔린다) 감사합니다, 의원님.
태준 : (뜬금없이) 내가 만약 자네 나이로 되돌아간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지금하고 똑같은 모습일까?

        (대답을 듣기위해서는 아니다)
희수 : (좀 난감해서 보는)...
태준 : (씁쓸한 미소로) 요즘은 그런 생각을 가끔 해 봐. 그때로 되돌아간다면 똑같은 선택을 했을까 하고.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말야.
희수 : (힘없어 보이는 모습이 좀 안됐다 싶어서) 오늘은 많이 피곤해 보이시네요.
태준 : (쓸쓸히 웃으며) 자넨 후회 없이 살게.
희수 : (보는)
태준 : 이게 길이 아니다 싶을 땐 언제든지 돌아서야 돼. 너무 멀리와 버리면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어.
희수 : 의원님처럼만 살면 될 것 같습니다.
태준 : (허탈하게 웃어보이곤 잔을 비워낸다)
희수 : (어쩐지 마음이 짠해져서 보는)...
 


씬8. 진우 사무실 (늦은 밤)
 
어둠 속에서 컴퓨터 모니터 불빛만 빛을 발하고 있다.
진우의 책상 앞에서 누군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석훈이다.
긴장된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는 석훈.
컴퓨터와 연결된 USB 칩으로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파일이 옮겨지고 있다.

모니터에 저장이 되고 있다는 표시가 되다가 어느 순간 저장이 완료되었음을 알리는 문구가 뜬다.
석훈, 빠르게 USB 칩을 분리한다.
 


씬9. 상국 거실 (늦은 밤)
 
미정, 혼자 술을 마시면서 전화를 받고 있다.


미정 : (소리는 작다) 수고했어요. (끊고는 착잡한 표정으로 술잔을 단숨에 비워낸다)
 


씬10. 인철의 집 앞 (늦은 밤)
 
하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차를 세워놓고 밖에 서서 복잡한 심정으로 집을 올려다본다.
   


씬11. 인철의 거실 (늦은 밤)
 
이화 : (차분하게 하은을 맞으며)...어서 와.
하은 : (아프게 보며)...네.
이화 : ..저녁은 먹었니?
하은 : ..네. 어머닌 저녁 잘 드셨어요?
이화 : ...그럼.
  

하은, 참담한 심정으로 어머니를 바라보고 서 있다.
아들의 마음을 아는 듯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는 이화.


하은 : 올라갈게요.
이화 : ..그래.
하은 : (이층으로 가려는데)
인철 : (안방에서 나오며 부드럽게) 늦었구나?
   

하은, 그 소리에 싸늘하게 굳어서 등을 보인 채로 멈춰 선다.
그러다 마음을 꽉 다져먹고 돌아본다.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이다.


하은 : 약속이 있어서 좀 늦었습니다.
인철 : (미소를 짓고 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다) 그 나이엔 약속은 많을수록 좋지.
하은 : (역시 미소를 짓지만 눈빛은 날카롭다) 그런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다보면 뜻밖의 정보도 얻게 될 때가 있구요.
인철 : 맞아. 그래서 싫은 자리도 참석해야 할 때가 간혹 있어.
하은 : (분노를 억누르며 미소를 짓는다) 오늘이 그런 자리였습니다.
인철 : 그렇구나.
하은 : 네에. 안녕히 주무세요.
인철 : 그래. 잘 자거라.
하은 : ..네. (이화를 애처롭게 보며) 안녕히 주무세요, 어머니.
이화 : (고개를 끄덕여준다)
  

하은, 복잡한 심정으로 이화에게 잠시 시선 주었다가 이층으로 올라간다. 그 위로.


인철 : (E) 여보, 우리 밤 산책이라도 하고 올까?
   

하은, 순간 걸음을 멈춘다.


이화 : (E) 이 시간에요.
  

하은, 주먹을 꽉 쥔 채 다시 계단을 오른다. 그 위로 계속 들리는 대화.


인철 : (E) 당신 통 잠을 못 자는 것 같아서 그래. 좀 걷고 오면 도움이 될 거야.
이화 : 그래요, 그럼.
인철 : (따뜻한 미소로 보는)
 


씬12. 신혁의 방 (늦은 밤)
 
하은, 주먹을 꽉 쥔 채 방으로 들어와 우뚝 선다. 너무도 고통스런 심정으로 동상처럼 굳어 서 있다가 괴롭게 눈을 감는다.
 


씬13. 무릉건설 로비 (아침)
 
하은과 인철이 함께 출근하고 있다. 그 뒤로 종인이 따르고 있다.
경비원, 일어서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오고가는 사원들도 인사를 한다.
인철과 하은의 표정은 어쩔 수 없이 굳어있다.
두 사람, 사이에 싸늘한 냉기가 흐른다.
 


씬14. 인철 사무실 (아침)
 
인철 : (예의 그 담담한 말투로 종인에게) 강혁이 얘긴 최사장한테 당분간 알리지 않는 게 좋겠어.
종인 : (의아해서) 무슨 말씀이신지?
인철 : 최사장은 다 좋은데 너무 성급해. 그래서 실수를 많이 했구.
종인 : (보는)
인철 : 어차피 강혁인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못할 거야.  

        이런 때 최사장이 혹여라도 성급하게 행동하면 도리어 역효과가 날 수가 있어. 박상철 경우처럼.

종인 : 죄송합니다, 회장님.
인철 : 탓하려는 게 아니야. 신중하란 당부지. 지금은 강혁이 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맞물려 있어.

        누가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도 알 수 없고. 그 중 제일 걸리는 건 박상철이야.
종인 : 그 뒤로 전화가 없는 거 보면 박상철이 증거를 갖고 있다는 건 거짓말인 것 같습니다.
인철 :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종인 : (보면)
인철 : 박상철은 다른 사람이 모르는 걸 알고 있어. 바로 이 강인철일 말이야.
 


씬15. 신혁 사무실 (낮)
 
하은, 냉담한 표정으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씬16. 경찰서 한곳 (낮)
 
강주 : (불안하고 초조한 표정으로) 박희수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현주소지엔 살지 않아요. 전에 쓰던 휴대폰도 해제된 상태예요.
장형사 : (난감해서) 쉽진 않겠지만 한번 방법을 찾아볼게요.
강주 : 고맙습니다. (하고 돌아서다가 문득 생각난 듯) 저기, 박희수 최근 사진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
장형사 : 운전면허증이 있다면 경찰서 전산망에 사진이 올라와 있을 겁니다.
강주 : 그럼 지금 좀 찾아봐 주실래요?
장형사 : (난처한 듯) 그건 곤란합니다. 개인정보 유출이 될 수 있거든요.
강주 : (간곡하게) 중요한 일이라서 그래요. 부탁드립니다.
장형사 : (고민하는)
 


씬17. 슈퍼 앞 (낮)
 
희수, 명랑한 표정으로 껄렁껄렁 걸어오다 보면 슈퍼 앞 평상위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노모.
희수, 히죽 웃고는 노모 앞에 와서 앉는다.
 
희수 : 대낮부터 무슨 술이야? 술 마시면 산삼 효과 떨어지는데.
노모 : (술 취한 눈으로 힐끔 보고는 또 술을 마신다)
희수 : 속상한 일 있어, 할머니?
노모 : ....
희수 : 깡 술만 먹으면 속 버려. 안주 갖고 올게. (하고 일어서려는데)
노모 : (민수연의 광고가 실린 신문을 내 놓는다)
희수 : (보고는) 어? 이 신문 할머니도 갖고 있었어?
노모 : (대뜸 화내듯) 돈이 썩어 도냐? 이런 짓은 뭐 하러 해?
희수 : (의아해서 본다)
노모 : (버럭) 에미도 자식도 버리고 떠난 년을 이제하서 뭐 하러 찾어, 이 얼빠진 놈아!
희수 : (휘둥그레져서) 할머니?
노모 : (말 자르며) 어디 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년을 그래도 에미라고 이 딴 광고를 내!
희수 : (놀라서) 민수연이 우리 엄마야?
노모 : (움찔해서 본다)
희수 : 우리 엄마 민수희라며? 나 낳다가 죽었다며?
노모 : (당황해서 서둘러 자리 털고 일어선다)
희수 : (잡으며) 말해 봐, 할머니. 민수연이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가 살아있단 말야, 그럼?
노모 :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보고 있다)
희수 : (기쁘다) 맞구나? 우리 엄마 그럼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거네, 할머니? 그런 거잖아? 그치?
노모 : (포기하듯 풀썩 주저앉는)
희수 : 아버진? 우리 아버진 어디 있는데? 응? 말 좀 해봐, 할머니.
노모 : (보는)..
 


씬18. 권투도장 (낮)
 
천사장, 밖으로 나가려는데 희수가 흥분된 표정으로 들어온다.


천사장 : (대뜸) 너 가고 싶은 나라가 어디야? 그리로 보내줄게.
희수 : 언제 가야 되는데요?
천사장 : 티켓 끊는 데로 바로 출국해.
희수 : 안돼요, 그건.
천사장 : ? 안되다니?
희수 : 엄마 찾은 담에 갈 거예요.
천사장 : (놀라 굳어서)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희수 : 우리 엄마가 민수연이래요.
천사장 : (굳어진다)...!
희수 : (기대감으로 들떠있다) 실종된 지 오래됐지만 우리 엄만 분명히 살아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광고요. 아버지가 낸 게 틀림없어요.
천사장 : (착잡하게 보는)
희수 : 당근 자식도 있고 마나님도 있을 테니까 몰래 광고를 낸 거예요. 그래서 누군지 안 가르쳐 주는 거구. 맞아. 딱 그거네.
천사장 : 무조건 출국해.
희수 : (벙해서) 엄마 찾은 담에 간다니까요.
천사장 : (단호하게) 안돼.
희수 : 아직은 시간 있잖아요?
천사장 : 그 사이 일이 터지면 위험해서 안돼.
희수 : 걱정 마요. 아직 전혀 눈치 못 채고 있으니까.

        아 근데 진짜 섭섭하네. 동생이 부모를 찾겠다는데 같이 찾아준단 말은 못할망정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
천사장 : (안타깝게 보는)...
 


씬19. 공원 (낮)
 
하은 : (놀라 굳어서 본다)...!
천사장 : (착잡한) 민수연을 찾을 때까지 떠나지 않겠답니다.
하은 : 안됩니다. 어떻게든 설득해서 떠나게 해야 돼요.
천사장 : 말을 안 들어요. 자기 부모를 찾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들떠 있어요, 지금.
하은 : (당혹스럽다)
천사장 : 예상 못한 일은 아니지만 너무 빨리 알았어요. 
하은 : 천사장님이 다시 한번 설득해 보세요. 한국에 있게 해선 안 됩니다.
천사장 : (하은의 마음을 알면서도 괜히) 당신이 갖고 있는 보험이 박희수를 지켜줄 거 아닙니까?
하은 : (걱정으로 초조하다) 그 일 때문이 아닙니다. 희수가 민수연을 계속 찾게 되면

        이태준이 아버지란 사실을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태준 쪽에서 먼저 알아낼 수도 있구요.

        이태준이 아버지란 사실을 희수가 알게 해선 안 됩니다.
천사장 : (걱정스런 마음이면서도 오히려 공격하듯) 왜 안 됩니까?
하은 : (본다)
천사장 : 박희수가 알게 되면 당신이 하려는 복수가 더 통쾌하지 않겠어요?
하은 : (말문이 막혀서 본다)
천사장 : (아프게 보며) 그게 아니라면 희수한테 당신이 직접 말해요.
하은 : 뭘 말입니까?
천사장 : 당신 얘기요. 왜 그래야만 했는지..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희수한테 말하면...당신을 조금은 이해할 겁니다.
하은 : (쓰게 웃으며) 그렇게 되면 이태준이 자기 아버지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천사장 : 언젠간 알게 될 일이에요.
하은 : (단호하게) 안됩니다, 그건. 언젠간 알게 되겠죠.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희수는 제가 설득하겠습니다. (하곤 빠르게 돌아서 간다)

천사장 : (애처롭게 바라본다)
 


씬20. 호텔 앞 (낮)
 
고급 승용차 한 대가 와서 선다.

차에서 내리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동양남자와 외국인 한 명이 서류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려 현관으로 들어간다.
 


씬21. 호텔 로비/프런트 앞 (낮)
 
두 사람 프런트 앞으로 가서 멈춰 선다.


직원 : 어서 오십시오.
동남 : 예약한 룸을 체크해 주세요.
직원 :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동남 : 스티븐 립니다.
 


씬22. 진우 사무실 (낮)
 
진우, 고민스럽게 서성이며 생각에 빠져있다.
   

<플래시 컷-22회 33씬>
동찬 : 글쎄..과연 사실을 알아도 그렇게 말 할 수 있을까? 내가 터트리면 회장님은 그 날로 황천길이야.
동찬 : (짐짓 놀란 듯) 이런, 열어서는 안 되는 판도라 상자를 열려고 하시는 구만.
 
진우, 하은의 죽음에 아버지가 깊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초조하게 창백한 얼굴을 쓸어내린다.

그때 석훈이 들어온다.


석훈 : 홍콩에 마지막 송금을 끝냈답니다.
진우 : 알겠습니다.
 


씬23. 경찰서 한 곳 (낮)
 
경반장과 강주.


강주 : 양만철씨 면회를 다녀오신 직후 팀장님 사고가 났어요. 그건 팀장님의 입을 막으려고 했단 거구

        팀장님은 양만철씨한테 뭔가 들으셨단 얘기가 돼요.
경반장 : (복잡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강주 : 20년 전 사건에 대해 양만철씨한테 무슨 얘길 들으셨는지 그걸 알고 싶습니다.
경반장 : (조용히 보는 위로)
수철 : (E) 이강주기잔 이태준의원의 딸입니다.
강주 : (간곡하게) 말씀해 주세요, 팀장님.
경반장 : (예의 그 담담함으로) 죽은 사람의 증언은 아무런 효력이 없어요.
강주 : 아시는 만큼만 말씀해 주세요.
경반장 : 확증이 없는 이상 아직은 얘기할 단계가 아닙니다.
강주 : 유건하 형사를 살해한 건 임대식과 양만철인가요?
경반장 : (보는)
강주 : (극도의 긴장으로) 그걸...지시한 사람이..누군지...말 하던가요?
경반장 : (안쓰러운 듯 미소를 지어보이며) 아직은 밝힐 단계가 아니란 말밖엔 해 줄 말이 없습니다. (간다)
강주 : (불안해서 보는)..
 


씬24. 강력5팀 (낮)
 
장형사 : 강인철회장과 황종인 최동찬의 관계에 대해 자세한 파악은 안 되고 있지만

           강회장 부친과 황종인 모친이 한 고향 사람이었습니다.
경반장 : 한 고향 사람?
장형사 : 네에.
경반장 : 황종인의 모친은 아직 생존해 계신가?
수철 : 사망했습니다.
경반장 : 지금이라도 고향엘 직접 내려가서 주변인 탐문수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장형사 :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경반장 : 어, 수고 좀 해.
장형사 : 네.
   

그때, 양만철 부인이 여전히 망설임에 찬 표정으로 들어온다.
경반장과 수철, 부인 모습에 놀라서 본다.
장형사만 누군지 몰라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다.


수철 : (반색하며) 오셨어요.
부인 : (여전히 두려움에 찬 표정으로 경반장을 본다)
경반장 : 잘 오셨습니다.
부인 : (망설이다 가방에서 구겨진 종이 한 장을 내민다)..이거.
   

경반장, 받아서 보면 최동찬이 양만철에게 보냈던 협박편지다.


경반장 : (부인을 본다)
부인 : 남편 유품을 받아왔을 때 그 사람 신발 깔창 밑에 숨겨져 있었던 거예요.
경반장 : (부인을 보고 다시 편지를 본다)..
 


씬25. 동찬 사무실 (낮)
 
태준이 동찬 사무실을 찾아왔다.


동찬 : 이렇게 몸소 오신 걸 보니 기쁜 소식을 갖고 오신 모양입니다.
태준 : 애는 쓰고 있네만 최사장 도의원 후보는 쉽지 않을 것 같아.
동찬 : (일그러지며) 그럼 어쩔 수 없죠. 내가 갖고 있는 걸 터트리는 수밖에.
태준 : (침착하게 보며) 최사장, 우린 지금 누군가의 손에 놀아나고 있어.
동찬 : (의심이 가득한 눈으로 살피며) 이거 또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태준 : 도 당위원장에게 자네의 이력이 담긴 편지를 보낸 사람이 있네. 그리고 자네가 믿든 안 믿든 스타호텔도 정회장 뜻이 아니야.
동찬 : (비죽이며) 저한테 사기를 치시면 곤란합니다.
태준 : (얼마 전 받은 사진을 내 놓는다)
동찬 : (보면 태준과 동찬이 함께 찍은 사진이다)
태준 : 며칠 전에 누군가 나한테 보내 온 사진이야. 이건 우리의 관계를 아는 자의 소행이야.
동찬 : (당황스레 본다)
태준 : 솔직하게 말하지. 난 지금껏 정회장과 나한테 협박 편지를 보낸 사람이 자네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헌데 그게 아니란 걸 이제야 알았어.
동찬 : (보는)..
태준 : 이 자의 목적은 우리끼리 자중지란을 일으켜 자멸하길 바라고 있어. 최사장은 거기에 걸려든 거구.
동찬 : (마음이 조금 움직이는)..그게 누굽니까?
태준 : 그걸 알 수가 없어. 혹시 자네 주위에 짐작 가는 사람이 없나? 자넬 테러한 자의 소행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동찬 : (상철이 이자식이구나..험악하게 일그러진다)
태준 : (표정을 놓치지 않고 보며) 짐작 가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지?
동찬 : (억지로 웃으며)...아닙니다.
태준 : 숨기는 게 있으면 사실대로 말하게. 그래야 대책을 강구할 수가 있어.
동찬 : (생각하고 망설인다)..
 


씬26. 무릉 옥상 (낮)
   
하은, 깊은 생각에 사로 잡혀 있다.

인철이 존재를 알고 난 뒤에 극도의 분노와 혼란스러움에 빠진 상태다.
 


씬27. 인철 사무실 (낮)
 
인철, 역시 생각에 빠져 있다.

무언가 중대한 결심을 하듯 크게 숨을 들이쉬며 눈을 감는다.

그때 종인 들어온다.
 
종인 : (앞으로 다가와 서서) 최사장한테 미행을 지시해 뒀습니다.
인철 : (끄덕인다)
 


씬28. 강력 5팀 (낮)
 
경반장, 생각에 잠겨있고 수철은 동찬이 양만철에게 보냈던 협박편지를 들고 있다.

장형사는 자리에 없다.
 
수철 : 하지만 이 편지로는 범죄 사실을 증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친필도 아니고 최동찬이 발뺌하면 그만입니다.
경반장 : 뒷받침 해줄 만한 다른 증거를 찾아야지.
수철 : (결심이 선 듯) 제가 증언하겠습니다, 반장님.
경반장 : (본다)
수철 : 저와 최동찬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전부 다 증언하겠습니다.
경반장 : 그 역시 최동찬이 부인하면 그만이야.
수철 : 폭행당시에 최동찬의 목소리를 녹음했던 테이프가 있습니다.
경반장 : (걱정스레 보며) 그렇게 되면 넌 경찰을 그만 둬야 될 뿐 아니라 사법처리를 받아야 돼.
수철 : (미소로) 각오하고 있습니다.
경반장 : 니 맘 알아. 하지만 그건 폭력밖엔 성립되지 않아. 우린 최동찬이 살인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야 해. 그 배후도 증명해야 하구.

수철 : (그건 안다)....
(E) : 전화벨이 울린다.
수철 : (받으며) 강력5팀 김수철입니다. (움찔) 서하은 형사요?
경반장 : (보는)
수철 : 서형사는 지금 여기 없습니다. 어디십니까? (의아한)...성당이요?
 


씬29. 동찬 사무실 (오후)
 
동찬 :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서) 해골은 왜 안 나타나?!
수하 : (난처해서) 연락이 되질 않고 있습니다.
동찬 : (열 올라서) 언제부터?
수하 : 박상철의 협박을 받고 있다는 전화가 온 다음부텁니다.
동찬 : (안절부절) 이 새끼 혹시 딴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
수하 : 형님을 배신하진 않을 겁니다.
동찬 : (초조해서) 상철일 배신했던 놈이야! 지금 당장 수배해! 당장!
수하 : 알겠습니다.
동찬 : (무언가 잘못 돼 가는 것 같다. 불안하고 초조한)...
 


씬30. 인테리어 팀 (오후)
 
은하, 초조한 심정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해경 : 요즘 통 부사장님이 안 오시네?
은하 : (어색하게 미소를 짓는다)
팀장 : 왜 그렇게 부사장을 기다려?
해경 : 자주 오시다가 안 오시니까 괜히 궁금하잖아요.
(E) : 전화벨.
은하 : (받으며) 서은합니다.
 


씬31. 까페 (오후)
 
은하와 이화가 찻잔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이화 : (처연한 눈빛이지만 강인함을 담고)..알고 있지요?
은하 : (긴장해서 본다)
이화 : 신혁이가 강혁이란 거...은하씨도 알고 있죠?
은하 : (너무 당황해서 본다)
이화 : (차분하다) 신영이가 갖고 있던 강혁이 팔찌를 보고 알았을 테니까요.
은하 : ....네에. 최근에 알았습니다.
   

이화, 온화한 얼굴로 은하를 보고 있다.

은하도 슬프게 이화를 바라본다.


이화 : 나...강혁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마냥 기뻐할 수도 없어요. 우리 신혁이.. 때문에..그러질 못했어요.
은하 : (이해하듯 끄덕인다)
이화 : (슬픈 미소로)..강혁이가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위로조차 제대로 못해 줬어요.
은하 : (아프게 본다)
이화 : 신혁이 강혁이한테...(목이 메여온다) 너무 미안해요, 내가.
은하 : ...그런 생각하지 마세요. 어머니 탓이 아니에요.
이화 : 내가 할 수 있는 건 강혁일 믿고 기다리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웃는데 눈물이 고이고 있다) 

        강혁이가 지금 하려는 일이 뭔지 알 수 없지만 난 그 아일 믿고 기다릴 생각이에요.
은하 : (보는)
이화 : 하지만 자꾸 불안해요...이런 부탁 염치없지만 은하씨가 우리 강혁이 옆에서 힘이 돼줘요.

        지금 그 아이한테 가장 필요한 사람은 은하씨에요.
은하 : (물기어린 눈으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씬32. 성당 안 (오후)
 
임대식이 다녔던 성당의 신부가 경반장과 수철 앞으로 편지 한통을 내민다.


신부 : 에드문도 형제가 제 앞으로 보냈던 편집니다.
경반장 : 에드문도라면?
수철 : 임대식씨의 세례명입니다.
경반장 : 아아..
신부 : 제가 없는 사이에 누군가 받아둔 모양인데 책상을 정리하다 어제서야 발견했습니다.
경반장 : 고맙습니다.
   

경반장, 편지를 받아서 본다. 수철도 들여다본다.

두 사람의 얼굴에 의구심이 번진다.


신부 : 소인이 찍힌 날짜를 따져보니 에드문도 형제가 사망한 날이었습니다.   
        혹시나 숨은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 당시 찾아오셨던 형사분께 연락을 드렸던 겁니다.
경반장 : ...네에. 
   

다시 편지를 들여다보는 경반장, 그 위로 임대식의 목소리.


임대식 : (E) 유다의 죄는 그들의 마음 판에 철필로 기록되어 있고 금강석 촉으로 새겨져 있다.

         그들의 제단 뿔 위에도 그 죄가 새겨져 있다.
 


씬33. 태준 사무실 (오후)
 
태준, 초조하고 불안한 얼굴로 한 곳을 응시하고 있는 위로.


임대식 : (E) 자손은 그 기록을 보고서 조상이 지은 죄를 기억할 것이다. 온갖 푸른 나무 결에 높은 언덕에, 들판에 있는 여러 산에,

 


씬34. 상국 사무실 (오후)
 
상국,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고 있는 위로.


임대식 : (E) 그들의 조상이 쌓은 재단과 만들어 세운 아세라 목상들을 기억할 것이다.
 


씬35. 인철 사무실 (오후)
 
인철, 냉정한 표정으로 골똘히 생각하는 위로.


임대식 : (E) 네가 나라 구석구석에서 지은 죄의 값으로, 내가 네 모든 재산과 보물을 약탈품으로 원수에게 넘겨주겠다.
 


씬36. 성당 앞 (오후)
   

경반장과 수철이 밖으로 나오며.


수철 : 이건 그냥 성경 구절이잖습니까?
경반장 : 뭔가 의미하는 게 있는 것 같애.
수철 : ? (보는)
경반장 : 뭘..뜻하는 걸까?
 


씬37. 무릉 건설 앞 (밤)
 
하은, 밖으로 나와서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오른다.
 


씬38. 달리는 차 안 (밤)
 
하은, 냉정한 표정으로 운전을 하고 있다. 룸미러로 뒤를 살핀다.
자신의 차를 미행하고 있는 동찬의 수하가 탄 차를 확인하는 하은.
방법을 궁리하듯 룸미러와 사이드 밀러, 그리고 앞의 건널목 신호등을 살핀다.

막 파란불로 바뀌려는 순간 하은이 속력을 내서 건널목을 건넌다.

뒤따라오던 수하들의 차는 건널목을 건너는 행인들로 인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급정차한다.

행인들 놀라서 차 안의 수하를 째려보며 지나간다.
 


씬39. 멈춰진 차 안 (밤)
   
동찬의 수하, 성질나서 손으로 핸들을 내리친다.
   


씬40. 술 집 (밤)
 
하은과 경반장, 수철이 모여 있다.

하은은 신부가 주었던 임대식의 편지를 읽고 있다.


수철 : 아무리 봐도 뭔지 모르겠어. 그냥 성경구절일 뿐이지.
하은 : 어쩌면 이건 증거를 암시하는 건지도 몰라.
경반장 : 증거?
하은 : 임대식은 죽기 전에 증거를 남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동찬은 그걸 찾느라 혈안이 돼 있었구요.
경반장 : 누구한테 들은 얘기야?
하은 : ..박상철한테요.
수철 : (놀라서) 박상철을 만났어?
하은 : ..어.
경반장 : 위험한 짓을 했어. 박상철은 경찰이 쫓고 있는 범죄자야. 그런 자와 만나서 뭘 어쩌려구?
하은 : (잠시 생각하다)..강릉으로 아버질 유인했던 건 박상철입니다.
경반장 : (굳어서) 뭐어?
하은 : 강회장이 임대식에게 지시했고 임대식은 박상철에게 지시를 했던 모양입니다.
수철 : 그럼 강인철 회장이 이 사건과 연관이 있단 얘기잖아?
하은 : (침울하게 끄덕인다)
경반장 : (하은 보며) 박상철이 얘기하던가?
하은 : ..네.
경반장 : 그 말을 전적으로 신뢰해선 안돼.
하은 : 강회장은 제가 서하은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경반장과 수철 놀라 굳어서 본다.


하은 : 그걸 알고도 침묵한다는 건 박상철의 말이 사실이란 얘깁니다. 

        그리고 최동찬이 절 미행하고 있습니다. 강회장이 지시한 걸 겁니다.
경반장 : (고민에 싸여서) 유선배와 신혁일 죽이라고 지시한 건 이태준과 정상국일 확률이 높아. 강인철은 그들을 구경한 셈이구.

하은 : (차갑게) 그도 공범입니다. 살인을 지시했든 아버질 유인했든 결과는 똑같습니다.
경반장 : 유선배 사건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어. 그가 가짜 증인을 만들어 유선배를 유인했다 해도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야.

          임대식 살해지시를 내린 건 이태준과 정상국일 테니까.
하은 : 아닐 수도 있습니다.
수철 : 아니라니?
하은 : 어쩌면 그것 역시도 강회장의 농간일 수 있어. (경반장 보며) 그리고 신혁일 죽인 건 강회장의 지시였을 수도 있구요.
경반장 : 강회장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없잖아?
하은 : (분노에 차서) 아버지를 유인했던 사실이 알려지는 게 두려웠던 거겠죠.

        하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왜 아버지한테 그래야만 했는지..
경반장 : (참담하게 보는)...앞으로 넌 어떻게 할 생각이야?
하은 : (보는)
경반장 : 강회장은 너희 어머니 남편이다. 니 동생의 아버지구.
하은 : ...그래서 그 사람을 용서하란 말씀이십니까?
경반장 : 그런 얘기가 아니야. 난 니가 서하은으로 돌아와서 이 사건을 수사하길 바라고 있어.

          그래서 진실을 찾고 그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길 바랄 뿐이다.
하은 : (고통스럽다) 반장님 말씀대로 아버지 일은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이고 정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도 없습니다.

        (분노를 억누르며) 그리고 무엇보다 날 견딜 수 없게 하는 건, 그 사람이 제 어머니의 남편이고 제 동생의 아버지란 사실입니다.  

경반장 : (안타깝게 바라본다)
 


씬41. 인철의 거실 (밤)
 
인철과 이화가 차를 마시고 있다..


인철 : 당신하고 이렇게 둘이 차 마시면서 얘기 나눌 때가 난 제일 행복해.
이화 : (미소를 짓는다)
인철 : 가끔은 믿어지지 않을 때가 있어.
이화 : ..뭐가요?
인철 : 내가 이렇게 당신하고 함께 있다는 사실이 종종 실감나지 않을 때가 있어.
        언젠간 당신이 날 떠나게 되지나 않을까...그런 생각도 들고.
이화 : ...왜 그런 생각을 해요?
인철 : (대답대신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거 알아? 건하보다 내가 먼저 당신을 맘에 두고 있었다는 거.
이화 : (어색해져서 본다)
인철 : 당신을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같은 마음이란 거.
이화 : ...알아요. 
인철 :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본다)...
   


씬42. 오피스텔 (밤)
 
하은, 무표정한 얼굴로 혼자 앉아 임대식의 편지를 보며 생각에 빠져있다.
인철의 존재를 알고 난 뒤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한 하은, 집중이 되질 않는 듯 큰 숨을 들이쉰다.
그때, 현관 벨이 울린다.

움찔 놀라서 보는 하은, 조심스럽게 현관 문 앞으로 간다.


은하 : (E) 배달 왔습니다.
   

하은, 뜻밖의 소리에 놀라서 문을 열면 은하가 도시락을 들고 웃어 보인다.


하은 : 은하야?
은하 : (들어서며) 역시 여기 있었구나.
하은 : (반가우면서도)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이야?
은하 : (짐짓 밝게) 오빠 저녁도 안 먹고 있을 것 같아서. (도시락 풀어놓으면 김밥과 만두다)
하은 : (착잡한 심정으로 물끄러미 본다)
은하 : 오빠주려고 퇴근하자마자 정신없이 만든 거야. 그러니까 전부 다 먹어야 돼.
하은 : (부스스 웃으며 은하의 콧등을 쓸어주며) 그래, 전부 다 먹을게.
은하 : (미소를 짓지만 서글프다)
 


씬43. 공원 (밤)
 
하은과 은하가 손을 잡고 걸어온다.


은하 : 오빠 우리 등대 보러 가자.
하은 : (멈추고 본다)
은하 : ..보고 싶어. 우리 등대 잘 있는지. 같이 가자, 오빠.
하은 : ..그래. 가자.
은하 : 그럼 지금 가자. 이대로 밤새 달리면 새벽에 도착할 거야. 거기서 해돋이도 보구 그러자.
하은 : (슬프게 본다)
은하 : 회사야 결근하면 어때? 아니다 우리 강릉가서 살자. 아빠랑 셋이서 강릉에서 살자, 예전처럼.
하은 : (아프게 바라보며) 은하야.
은하 : (자기 말만 한다) 우리가 살던 집 혹시 세 안 내놓나? (웃는데 눈물이 고이며) 가서 주인한테 한번 떼 써볼까?

        우리 집 전세 값 빼면 그 집 살 수도 있을 것 같애. 그치?
하은 : (처연하게 바라본다)
은하 : (눈물 보이지 않으려고 고개 숙이며)..난 거기서 취직하고..아빠도 거기서 장사하고...오빤..

        (목이 메여 와서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는다)
   

하은, 손을 뻗어 은하의 얼굴을 감싸 들어 본다.
감추려던 은하의 눈물을 보는 하은.
두 사람 아픈 시선이 마주치다.

하은, 슬픈 눈으로 바라보다가 은하를 당겨 안고는 입 맞춘다.
잠시 후, 은하의 얼굴을 떼어내어 물끄러미 들여다보는 하은.
은하가 하은의 품으로 다시 안긴다.
두 사람 깊이 서로를 감싸 안는다.
 


씬44. 포장마차 (밤)
 
한산한 포장마차.


재수 : (상치우면서 툴툴거린다) 휴가철엔 아예 장사를 접든 가 해야지. 땀만 삐질삐질 나고 인건비도 안 나오게 생겼네.
은하 : (들어선다)
재수 : 뭐 하러 나왔어? 장사 접고 들어갈 생각하고 있었는데.
은하 : ..아빠 우리 강릉으로 이사 가요.
재수 : (어리둥절)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은하 : (떼쓰듯) 강릉 가서 살고 싶어. 이사 가자, 아빠.
재수 : (황당해서) 왜 그러는데?
은하 : 강릉에서 살고 싶어서 그래, 아빠.
재수 : 거기 가서 뭐 먹고 살어? 니 직장도 여기 있고, 아빠도 여기서 장사해야 되는데.
은하 : 직장은 새로 구하면 돼요. 아빠도 거기서 장사하면 되구. 그러자 아빠. 응?
재수 : (심상치가 않다.) 너 사실적으로 말해 봐. 요즘 왜 그러는 거야?
은하 : 뭐가요?
재수 : 밥도 잘 안 먹고 잠도 통 못 자는 거 아빠도 알아. 뭐 땜에 그래? 뭐 때문에 멀쩡한 집 놔두고 이살 가자고 그러는 거야?

        고민 있으면 아빠한테 얘기해 봐. 내가 말끔하게 해결해 줄 테니까.
은하 : (눈물이 고인다)
재수 : (놀라서) 너 울어? 우는 거야?
은하 : (애써 웃으며) 안 울어요.
재수 : (애가 타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응? 속 시원히 말을 해 봐.
은하 : 시간이 거꾸로 흘렀으면 좋겠어.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렸으면 좋겠어, 아빠.
재수 : (걱정 가득해서 보는)...
 


씬45. 까페 (낮)
 
미정, 석훈에게 건네받은 USB 칩을 천사장에게 내민다.
천사장, 덤덤한 표정으로 칩을 건네받는다.
 
미정 : 이걸로 우리 거래는 모두 끝났네요.
천사장 : ..그렇군요.
미정 : 그 안에 흥미로운 내용이 많던데요.  
천사장 : 흥미롭습니까? 윤미정씨 남편이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주고 그 대가로 그들은 J&C에 특혜를 준 내용일 텐데요.
미정 : 그러니까 흥미롭죠. 만약 그게 외부로 유출되면 나라가 한바탕 시끄러울 거 아니겠어요?
천사장 : (어이없다는 듯 허 웃곤) 윤미정씨도 편하진 않으실 텐데요.
미정 : (씁쓸한 미소로) 그래서 부탁하나 드리려구요.
천사장 : (보면)
미정 : 어떤 목적으로 그걸 사용 하려는지 모르지만 제 이름은 철저히 비밀로 붙여주세요.

        물론 당연히 그러시리라 믿고 있지만요.
천사장 :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그 점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미정 : (일어서며) 김누인씨게 전해주세요. 행운을 빈다고.
천사장 : (덤덤하게 본다)...
 


씬47. 경찰서 한 곳 (낮)
 
장형사 : (종이 하나 건네며) 박희수 사진입니다.
강주 : (건네받으며) 고맙습니다, 장형사님.
장형사 : (난처하게) 운전면허 신고가 돼 있어서 뽑아 드리긴 하는데..이거 찾아 드리면 원칙상 안 되는 거거든요.
강주 : (미안해서) 죄송해요. 
   

강주, 프린터 된 사진을 본다. 흠칫 놀랐다가 자세히 사진을 들여다 본다. 창백하게 굳어진다.


장형사 : ? 왜 그러세요?
강주 : 이 사람이 박희수가 확실해요?
장형사 : ..네에.
강주 : (얼이 빠진 듯)...
 


씬48. 경찰서 입구 (낮)
 
강주, 한 손에 희수의 사진이 프린트 된 종이를 들고 멍하니 서 있다.
   

<플래시 컷-21회 씬63>
선글라스를 쓴 희수, 휘파람을 불며 껄렁거리고 걸어오는 모습.
   

<플래시 컷-16회 씬27>
태준 사무실에서 서로를 모른 채 고개 인사하고 지나치던 희수.
 
강주, 얼어붙어 있다. 그럼 태준은 박희수란 사실을 알고 만나고 있었던 얘긴가? 그렇다면 정말 희수가 태준의 사생아인가?

혼란스러워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는 강주.
 
일진 : (지나가다 보고) 왜 그러고 있어?
강주 : (번뜩 정신을 차리고) 아니에요.
일진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넋 나간 사람처럼?
강주 : (애써 미소로) 그냥 바람을 좀 쏘이고 있었어요.
일진 : 그 업주가 결국 고소하겠대.
강주 : (본다)
일진 : (기운 내라는 듯 강주 어깨를 툭툭 쳐주고 간다)
강주 : ....
 


씬49. 태준 사무실 (낮)
 
태준 : 박희수가 민수희 아들이란 말이야?
정무 : ..네. 원장말론 그렇습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태준 : (안심이 되듯) 아니야....됐어.
 


씬50. 권투 도장 (낮)
 
희수는 부어오른 얼굴로 딴 청하듯 샌드백만 치고 있다.


하은 : (설득하는) 딴 생각하지 말고 바로 출국해.
희수 : 엄마 찾을 때까진 안 간다니까요.
하은 : 고집 부리지 말고 내 말 들어.
희수 : (아이처럼) 아 증말, 고집은 지금 누가 부리는데요?
하은 : 사실이 드러나면 어쩌려 그래?
희수 : 아직은 눈치 못 채고 있잖아요? 그리고 형님이 제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죽었다고 생각했던 엄마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데 그냥 한국을 뜨고 싶겠는지?
하은 : (말문이 막혀서 본다)
희수 : 못 떠나겠죠? 그렇죠?
하은 : ...넌 떠나. 너희 엄만 내가 찾아볼게.
희수 : (본다)
   

천사장, 안으로 들어오다 두 사람을 보고 멈춘다.


하은 : 날 믿어. 살아계신다면 내가 꼭 찾아줄게.
희수 : (마음이 조금 움직이지만) 일주일만요. 일주일만 더 찾아보고 그래도 못 찾으면 그땐 떠날게요.
하은 : (괴롭게 보는)
희수 : (어리광부리듯) 일주일은 더 줄 수 있잖아요? 예, 형님?
하은 : 그럼 그땐 꼭 출국하는 걸로 약속하는 거다.
희수 : (마지못해) 알았어요. 그럼 형님도 약속은 꼭 지키셔야 돼요. 나 떠난 담에 우리 엄마 꼭 찾는다는 약속.
하은 : ....그래.
희수 : 그럼요, 찾는 김에 우리 아버지도 같이 찾아주세요.
하은 : (흠칫해서 본다)
희수 : 그 광고요. 우리 아버지가 낸 게 확실하거든요? 그 사람이 누군지 거기선 죽어도 안 가르쳐 줘요.

        그러니까 형님이 어떻게 좀 해봐요. 형님 능력 있잖아요?  
하은 : (대답을 못한다)
   

천사장, 그런 두 사람을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희수 : 왜 대답을 안 해요? 그것도 나하고 약속 한 거예요?
하은 : (착잡하게 본다).....
 


씬51. 태준 사무실 (오후)
 
강주가 태준을 찾아왔다.


강주 : (결심을 하고 온 듯 정색하고) 저한테 더 이상 거짓말 할 생각은 마세요, 아빠.
태준 : (어쩔 수 없이 긴장해서) 거짓말이라니?
강주 : 절 강혁이 오빠 사건에서 손떼게 하려고 업주한테 이보좌관님을 보내셨더군요.
태준 : (굳어서 본다)
강주 : 어디까지 관여하신 거예요?
태준 : (애써 침착하게) 저번에 다 말한 걸로 알고 있는데.
강주 : 그게 다가 아니란 거 알아요. 강혁이 오빠, 그리고 유건하 형사,
        (차마 말하기가 두려운 듯 잠시 말을 멈춘다. 그리곤 맘을 다지고) 아빠와 정회장님이 최동찬에게 지시한 일인가요?
태준 : (싸늘하게 굳어져서 본다)
강주 : 왜 대답을 못하세요?
태준 : (당황스레)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믿을 거냐?
강주 : 그럼 이 사건 제가 계속 취재해도..그래서 범인이 누군지 찾아내도 괜찮으시겠어요?
태준 : (흔들리는 눈빛으로)...니가 하고 싶다면..그렇게 해.
강주 : (보다가 신문을 턱 내놓으며) 이 광고 보셨죠?
태준 : (민수연을 찾는 광고에 놀라서 보는)
강주 : 민수연씨 아들을 만나고 계시는 이유가 뭐예요?
태준 : (의아한) 그게 무슨 소리야?
강주 : 박희수가..(힘겹게) 아버지와 민수연 사이에 태어난 아들인가요?
태준 : (자신도 놀라서) 대체...무슨 말을 하는 거야?
강주 : 박희수는 민수연의 사생아예요. 만나고 있으니까 아빠도 다 아시잖아요.
태준 : (당황해서) 만나다니? 내가 박희수를 만나?
강주 : (화낸다) 거짓말은 그만 하세요. 얼마 전에 제가 여기서 만났던 남자..그 사람이 박희수란 거 다 알고 왔어요.
태준 : (창백하게 식어서) 여기서 만났던 남자라면...스티븐 리를 말하는 거냐?
강주 : (어이가 없다) 스티븐 리요?
태준 : 니가 착각한 거야. 그 사람은 스티븐 리란 사람이다.
강주 :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지만 그 사람이 박희수건 확실해요. 민수연씨 모친을 찾아갔던 날 거기서도 봤어요. 사진도 확인했구요.

태준 : (휘청하듯 정신이 멍해져서 본다)
강주 : 그 사람 아버지 아들 맞죠?
태준 : (충격으로 멍한 채로)..
강주 : 대답해 보세요. 맞는 거죠?
태준 : ..할 얘기 끝났으면..그만 가봐.
강주 : 아빠?
태준 : ...나중에...얘기하자.
강주 : (창백해져서 보는)...
 


씬52. 달리는 차 안 (오후)
 
강주, 마음이 복잡해서 안정이 되질 않는다. 위태로운 표정으로 운전을 하다 갑자기 차를 세운다.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핸들에 머리를 기댄다.
 


씬53. 태준 사무실 (오후)
 
태준, 싸늘하게 식은 채 얼이 빠져서 앉아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정무 : (들어와서) 자원개발공사 이사장님한테 전화가 와 있습니다.
태준 : ...나중에 하라고 해.
정무 : (살피며) 급한 일인 것 같습니다.
태준 : ...알았어. (겨우 수화기를 든다) 전화 바꿨습니다.
이사장 : (다급한 F)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의원님?
태준 : 뭐가 말 입니까?
이사장 : (F) 방금 라이언펀드의 스티븐 리라는 사람이 왔었는데 의원님이 소개해 주셨던 그 사람이 아닙니다.
태준 : (모든 것을 확인한 듯 절망스럽게 눈을 감아 버린다)
 


씬54. 무릉 건설 복도 (오후)
 
하은, 다부진 표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그 뒤를 재훈이 묵묵히 따른다.
 


씬55. 인철 사무실 (오후)
 
하은, 들어와서 보면 인철과 진짜 스티븐 리가 와 있다.
 
하은 : (앞으로 가서 선다)
인철 : 홍콩에서 귀한 손님이 오셨다.
하은 : (보는)
스티븐 : (일어나서 손을 내밀며) 라이언 펀드에 스티븐 리라고 합니다.
하은 : (흠칫 했다가 이내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잡으며) 유신혁입니다.
인철 : LNG 파이프라인 공사에 대해 의논하러 오셨다는 구나.
하은 : ...그래요.
 


씬56. 권투도장 (오후)
 
희수, 한쪽에서 전화번호부를 뒤적이며 요양시설 전화번호를 찾고 있다.


천사장 : (하은의 전화를 받고 있다) 알았어요. 지금 곧 처리하죠. (끊고는 막 휴대폰 하려는 희수에게) 진짜 스티븐 리가 한국에 왔어.

희수 : (움찔해서 보며) 언제요?
천사장 : 일주일이야. 일주일은 널 보호할 테니까 그 뒤엔 약속대로 출국해.
희수 : (심난해서)...알았어요.
 


씬57. 강력 5팀 (오후)
 
장형사 : 황종인의 모친이 강인철회장 집의 집사였던 남편과 재혼해서 최동찬을 낳은 모양입니다.
경반장 : 집사?
장형사 : 네에. 황종인과 최동찬은 어린시절을 강회장 집에서 자랐구 강회장 부친이 서울로 사업기반을 옮기고 1년 뒤에

           황종인 가족도 뒤따라 서울로 갔답니다. 최동찬하고 황종인은 아버지는 달랐지만 형제애가 남달랐던 모양이에요.

         그리고 강회장 부친의 도움으로 황종인은 대학까지 마쳤다고 하구요. 
수철 : 최동찬은?
장형사 : 동네 친척 말로는 중학교 때 가출을 했답니다. 그리고 소식을 모르구요. 

          헌데 얼마 전에 이기자님이 부탁해서 알아봤었는데요. 최동찬하고 박상철이 과거에 폭력 행위로 입건된 적이 있었습니다.

경반장 : 그런데?
장형사 : 그때 최동찬만 혐의 없음으로 풀려났었습니다.
경반장 : 강인철이 빼내 준 모양이지?
장형사 : 그런 것 같습니다. 임대식이 뒤를 봐준 거라면 두 사람 다 풀려났어야 맞거든요.
함형사 : (급하게 들어오며) 반장님!
경반장 : (본다)
함형사 : 방금 해골귀신한테 전화가 왔거든요?
경반장 : 해골귀신이 누구야?
수철 : 상철이파 마약 중간 공급 책입니다. (함형사한테) 뭐라고 해?
함형사 : 이 놈이 뜬금없이 상철이가 서형살 살해한 게 아니라는 거야.
경반장 : (긴장해서) 그래서?
함형사 : 아니 그냥 그리고 끊어버렸어요.
경반장 : (의아해서) 갑자기 그런 전활 한 이유가 뭐지?
함형사 : 그러니까요.
수철 : 혹시 박상철한테 협박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요?
   

경반장, 장형사, 함형사 본다.


수철 : 해골귀신 동생이 박상철 애인이었습니다. 헌데 최동찬과 손잡았어요. 그렇다면 해골귀신이 박상철을 배신했단 얘기가 되구요.
경반장 : (생각하는 위로)
함형사 : (E) 그 세계에선 배신하면 죽음이잖아?
경반장 : 그 동생이란 여자 어디 있는지 알지?
수철 : 네.
경반장 : 연락해서 찾아가 봐.
 


씬58. 태준 사무실 (밤)
 
태준과 자원개발공사 이사장 만났다.


이사장 : (잔뜩 곤혹스러운) 사기꾼한테 걸려들었다는 얘기가 밖으로 세기라도 하면 의원님이나 저나 큰일 아닙니까?
태준 : 이 일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이사장 : 천연가스 프로젝트 팀을 얼마 전에 구성한 뒤라서..
태준 : 그 사람들 입단속을 철저하게 시키세요. 이사장님 말씀대로 이 일은 어떻게든 덮어야 합니다.
이사장 : 그렇게 해야죠. 헌데 그 놈이 뭐 하는 놈인지부터 알아봐야겠습니다.
태준 : (단호하게) 안 됩니다.
이사장 : (의아해서) 안되다뇨?
태준 : (가까스로 태연하게) 그건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이사장님께선 직원들을 신경 써 주세요.
 


씬59. 달리는 차 안 (밤)
 
태준, 절망스런 심정이 되어 허한 눈빛으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인써트>
희수와 만났던 모습들. 같은 반찬에 젓가락이 가서 웃던 모습.
부모님 얘길 하던 희수. 술집에서 만났던 희수 모습 등.
 
태준, 자신의 아들이라니...너무도 어이없는 상황에 힘없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헛웃음을 흘린다.

그러다 웃음이 잦아들고 고통스런 표정이 되는 태준, 힘없이 눈을 감는다.
 


씬60. 술집 (밤)
    
강주,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허하게 웃음을 날려본다.
그러다 눈에서 자꾸 눈물이 나온다.

강주, 눈물을 손으로 닦아내며 술잔을 비운다.
 


씬61. 신혁 사무실 (밤)
 
하은, 등을 보이고 서서 생각에 잠겨있다.


재훈 : (들어와서) 차를 대기 시켜놨습니다, 부사장님.
하은 : (대뜸) 안비서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재훈 : (보는)
하은 : (등을 보이고 선 채로) 만약 내 아버지를 죽이고 내 동생을 죽인 원수가 지금 눈앞에 있다면.
재훈 : (의아한 표정으로 보는)
하은 : 헌데 그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면 내 어머니와 동생이 끔찍한 고통을 받아야 한다면 안비서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재훈 : (당황해서 말문이 막혀있다)
하은 : (돌아보며)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재훈 :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은 : (보는)
재훈 : 하지만 그로 인해 어머니와 동생이 고통을 받는다면 용서할 수 없어도 용서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은 : 무슨 말입니까?
재훈 : 죽은 사람도 중요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은 : 진실도 모른 체 거짓과 살아가도록 지켜보는 것이 그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세요?
재훈 :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본다)
 


씬62. 신혁의 방 (밤)
 
하은이 퇴근해서 들어오는데 신영이 팔랑거리며 뒤따라 들어온다.


신영 : 오빠 나 프랑스로 갈 거다.
하은 : 프랑스?
신영 : 아빠가 보내 줄 테니까 유학 가래.
하은 : (굳어진다)
신영 : (들떠서) 예전에 라옹에 있는 건축학교에 가고 싶다고 한적 있었거든.

        그땐 떨어져 있음 안심 안 된다고 반대하셨는데 오늘은 가라고 하시는 거 있지?
하은 : (아프게 보며)...그래.
신영 : 나 건축설계사가 돼서 아빠 회사에 들어갈 거야. 아빠랑 오빠랑 나랑 다 같이 일하면 정말 멋지겠지?
하은 : (고통스럽다)...그래.
신영 : 반응이 뭐 그러냐? 썰렁하게.
하은 : (서글픈 눈빛으로 신영의 머리 쓰다듬으며)...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신영 : 뭘?
하은 : (슬프게 웃어 보이기만 한다)
 


씬63. 상국 사무실 (낮)
 
진우, 문을 열고 들어와 보면 상국이 등을 보이고 생각에 잠겨있다.
상국, 지치고 힘겨운 표정이다.
 
진우 : (뒤에 와 서서) 부르셨어요.
상국 : ...그래. (돌아보며) 최사장을 찾아갔었단 얘기 들었어.
진우 : (보는)
상국 : (한숨처럼) 궁금하겠지. 내가 뭐 때문에 그 사람한테 끌려 다니는지.
진우 : ...말씀 안하셔도 됩니다.
상국 : (움찔해서 보는)
진우 : 최사장이 말한 CD는 제가 마련해 보고 있습니다, 아버지. 헌데 한꺼번에 준비하기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상국 : (잠시 보다가)...진우야.
진우 : 네.
상국 : 넌..나처럼은 살지 마.
진우 : (놀라서 보는)
상국 : 애비는 인생을 잘 못 살았어. 너한테 남겨줄 게 아무것도 없어.
진우 :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상국 : (허하게 미소 짓는다)
진우 : (아버지의 약한 모습에 충격으로 보는)
비서 : (들어온다. 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회장님.
상국 : (본다)
비서 : 라이언 펀드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상국 : 그래? 들어오시라고 해.
비서 :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한 불편한 얼굴로) 알겠습니다. (나간다)
상국 : 본사에서 사람이 온다더니 그 사람들인 모양이구나.
진우 : 네에.
   

진짜 스티븐 리와 외국인이 들어온다.


진우 : 어서 오십시오.
상국 :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티븐 : (손을 내밀고) 처음 뵙겠습니다. 스티븐 리라고 합니다.
상국 : (당황해서 본다)...!
진우 : (당황스러운)...!
 


씬64. 태준 사무실 (낮)
 
태준 : (상국의 전화를 받고 있다. 곤혹스러운) 나도 어제 늦게야 알았어.
상국 : (F) 그럼 우리가 만났던 스티븐 리는 가짜란 얘기야?
태준 : (참담한)...그래.
 


씬65. 상국 사무실 (낮)
 
상국, 당황해서 일어서서 전화를 받고 있다가 휘청하듯 멍해지는.


진우 : (옆에서 보고 있다가) 아버지.
상국 : (괜찮다는 듯 손을 내 젓는다 그 위로 계속되는 태준의 목소리)
태준 : (F) 하지만 이 일은 묻어둬야 돼. 이 일이 밖으로 유출되면 곤란하네.
상국 : 그럴 순 없어!
   

화면 분할되면서.


태준 : (굳어서) 그럴 수 없다니?
상국 : 우린 홍콩에다 엄청난 돈을 송금했어. 그 돈을 다시 되찾아야 돼!
태준 : (당황해서) 돈을 송금하다니 그게 무슨 얘기야? LNG 파이프라인 시공을 하기로 돼 있었잖아.
   

화면 상국에게 오며.


상국 : (버럭) 그게 아니야! 난 이 일을 그냥 덮어둘 수가 없어! 그냥 덮어둘.. 
   

하다 갑자기 가슴이 조여 오는 통증을 느끼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수화기를 놓친다.


진우 : (급하게 잡아 안음) 아버지!
   

상국, 숨을 쉬지 못해 헉 소리를 내며 한 손은 가슴을 쥐고 다른 한 손을 책상 서랍 쪽으로 뻗쳐보지만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다.
진우, 아버지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급하게 서랍을 열어 약통을 꺼낸다.

약병의 뚜껑을 열려는데 당황한 탓에 조급해져서 잘 열리지 않는다.

상국, 고통스러운 듯 가슴에 손을 대고 미끄러지듯 바닥으로 주저앉는다. 의식은 있는 상태다.


진우 : (놀라서) 아버지! (약병을 열어 약을 꺼내 상국의 입에다 넣으면서 밖에다 소리친다) 구급차 불러요! 김비서님! 김비서님!

 


씬66. 태준 사무실 (오후)
 
태준, 안절부절 못하고 서성이고 있다.
 


씬67. 병실 (오후)
 
링거를 꽂고 눈을 감고 잠든 듯 누워있는 상국.


진우 : (차트를 넘기고 있는 의사에게) 괜찮으신 겁니까?
의사 : 심초음파 결과 장상소견은 보여서 다행입니다만 안정을 취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진우 : ...네에.
의사 : 퇴원 후에도 회장님은 술이나 담배는 절대 삼가셔야 됩니다. 물론 스트레스는 가장 나쁘구요.
진우 : 알겠습니다. 
   

의사, 정중하게 목례하고 나간다.
진우, 걱정 가득한 눈으로 상국을 바라본다.

모든 기운을 쇠진한 채 힘없이 누워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충격이고..아픔이다.
 


씬68. 성당 안 (오후)
 
임대식이 다녔던 성당 안.
하은, 의자에 앉아 앞을 응시하고 있다. 임대식의 편지 속 성경구절의 의미를 찾으려는..


하은 :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는) 온갖 푸른 나무 결에 높은 언덕에 들판에 있는 산에

        그들의 조상이 쌓은 제단과 만들어 세운 아세라 목상들을 기억할 것이다.
 


씬69. 인철 사무실 (오후)
   
인철, 냉정한 표정으로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잠시 후 휴대폰이 울린다.

인철, 책상 쪽을 돌아본다. 그리곤 휴대폰을 집어 들어 침착하게 받는다.


상철 : (F) 박상철이요.
인철 : .....
 


씬70. 성당 안 (오후)
 
하은, 그 자세 그대로 앉아 있다가 시선이 무심히 제단 쪽을 향한다.
그러나 무심히 시선을 돌리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리곤 밖으로 나오려다 불현 듯 떠오르는 생각에 다시 시선을 제단으로 돌린다.
 


씬71. 무릉 건설 앞 (오후)
 
인철이 밖으로 나오면 대기하고 있던 종인이 차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다.


인철 : (예의 그 담담한 표정으로) 오늘은 나 혼자 가지.
종인 : 제가 모시겠습니다.
인철 : (부드럽게) 생각할 게 많아서 혼자 있고 싶어서 그래.
종인 : (이해하고) 알겠습니다. 조심해서 가십시오.
인철 : (어깨를 두드려 주고는 차에 오른다)
 


씬72. 성당 안 (오후)
   

하은이 신부와 함께 제대 앞에 서 있다.


신부 : 제대는 신성한 곳이라 함부로 오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하은 :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대식씨가 남긴 편지 속 제단이 이곳을 가리키는 것 같아서 살펴보고 싶습니다.
신부 : 보시다시피 증거를 숨길만한 곳이 못됩니다. 
   

하은, 제대를 살핀다. 하지만 신부 말대로 숨길 곳이 없어 보인다.
자신이 잘못 생각한 걸까 싶다가 문득 제대를 씌우고 있는 보자기의 알파와 오메가 표시가 눈에 들어온다.


하은 : 이건..뭘 나타내는 겁니까?
신부 : 알파와 오메가는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하은 : ..그래요. (실망스런 표정으로) 고맙습니다. 
   

하며 돌아서다 문득 한쪽에 걸린 14가지 부조가 눈에 들어온다.


하은 : 저건 뭐죠?
신부 : 예수님의 수난과 구원을 상징하는 14촙니다. 
   

하은, 부조를 향해 걸어가서 멈춰 선다.


하은 : (중얼거리는) 알파..처음. 
  

첫 번째 부조의 틈을 살피는 하은, 그곳에서 편지 한통을 발견한다.
신부, 의아해서 본다.
하은, 긴장된 표정으로 편지봉투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씬73. 공터 (밤)
 
인철과 상철, 두 사람이 차를 세워놓고 밖에 나와 서있다.
상철의 수하는 없고 두 사람 뿐이다.
 
인철 : 자네한테 증거 같은 건 없다는 거..알고 있어.
상철 : (피식 웃으며) 그걸 알면서 날 만나자고 한 이유는 뭡니까?
인철 : 난 자네가 맘에 들어. 그래서 자네하고 거래를 원해.
상철 : 어떤 거래요?
인철 : 고인 물은 썩는 법이고 어항속의 물고기도 때가 되면 물을 갈아줘야 살 수가 있지.
상철 : 복잡하게 말하지 말고 본론만 말하시죠.
인철 : 최동찬은 너무 성급해. 갈수록 실수가 많아.
상철 : (싸늘해져서 보며) 썩은 물이 최동찬을 말하는 겁니까?
인철 : (긍정하듯 보는)
상철 : 그러니까 나한테 어항속의 물을 갈아 달라?
인철 : 자네가 원하는 것도 그거 아닌가?
상철 : 최동찬이 회장님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게 걸리시는 모양이죠?
인철 : (보는)
상철 : (보다가 흔쾌히) 거래 조건은요?
인철 : (싸늘하게 보는)...
 


씬74. 인철 사무실 (밤)
 
하은, 어두운 사무실로 들어온다. 그리곤 주위를 둘러본다.
 


씬75. 달리는 차 안 (밤)
 
인철, 착잡한 표정으로 운전을 하고 있다.

깊은 숨을 들이쉰다. 그리곤 머리를 가로 젓는다.

그때 휴대폰이 울린다.
인철, 핸드프리를 오픈해서 받는다.


하은 : (F) 접니다.
인철 : ..어, 그래.
 


씬76. 인철의 사무실 (밤)
 
하은, 등을 보이고 선 채로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인철 들어오다 하은을 보고 멈춰 선다.
 
하은 : (돌아본다) 오셨습니까?
인철 : 어쩐 일이냐? 이 시간에 날 여기서 보자고 하구.
하은 : (싸늘한 얼굴로)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죠, 강인철 회장님.
인철 : (싸늘하게 식어서 보는)
하은 : 당신의 절친했던 친구 유건하의 아들 유강혁입니다.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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