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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24 - 먼 길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8.09.02|조회수1,026 목록 댓글 3

 [부활] 24 - 먼 길

 

 

 

 

 

 

 

 

 

 

씬1. 인철 사무실 (전회 연결, 밤)
 
하은 : (돌아본다) 오셨습니까?
인철 : 어쩐 일이냐? 이 시간에 날 여기서 보자구 하구.
하은 : (싸늘한 얼굴로) 정식으로 인사드리죠, 강인철 회장님.
인철 : (싸늘하게 식어서 보는)
하은 : 당신의 절친했던 친구 유건하의 아들 유강혁입니다.
인철 : (얼핏 당황스러움이 스치지만 이내 냉정한 표정으로 본다)
하은 : (주머니에서 임대식이 남긴 편지를 보이며) 이게 뭔지 아십니까? 임대식씨가 남긴 진짜 유언장입니다.
인철 : (움찔해서 본다)
하은 : 20년 전, 가짜 증인을 만들어 아버질 강릉으로 유인했던 사람이 바로 당신이란 사실과

        그 당시 상황이 상세히 기록돼 있더군요.
인철 : (무섭도록 차분한)..흥미로운 얘기구나.
하은 : (서늘한 미소가 지어지며) 임대식은 건설부 과장을 살해하고 자살로 위장했습니다.

        그 때, 당신은 과장을 만나러 모텔에 왔다가 방에서 나오는 임대식을 목격했구요.
인철 : (냉담한 표정으로 묵묵히 듣고 있다)
하은 : 당신은 뒷조사를 통해 알아냈겠죠. 임대식에게 지시를 내린 건 이태준과 정상국이었다는 사실을.

        하지만 당신은 덮어두기로 했습니다. 내 추측이 맞다면 당신도 건설부 과장 비리에 연루 돼 있었고

        위기에 몰린 과장은 당신에게 그 위험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겠죠. 그래서 모텔로 과장을 만나러 왔었던 거구요.
인철 : (보일 듯 말 듯 입가에 냉소를 짓는다)
하은 : 그러니 과장의 죽음은 당신으로서도 홀가분 일이었을 겁니다.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 깨끗하게 정리됐으니까.
인철 : (차분한)...유능한 형사였다고 하더니 맞는 것 같구나.
하은 : (냉정한 표정으로 자기 말만 한다) 하지만 아버진 임대식을 의심했고 배후에 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그리고 당신에게 괴로운 심정을 털어놓으셨겠죠. 누구보다 믿었던 친구니까.
인철 : (애써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며 묵묵히 듣지만 눈빛은 흔들리고 있다)...
하은 : 아버지가 언젠간 감춰진 당신의 존재까지 찾아낼까봐 당신은 두려웠을 겁니다.

        그래서 이태준 정상국에게 정보를 흘렸어요. 있지도 않은 증인까지 만들어서.

        물론 이미 임대식은 당신의 돈에 매수된 뒤였을 테구.
인철 : ...역시 넌 건하를 많이 닮았어.
하은 : (낮지만 무섭게) 내 아버지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
인철 :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한숨처럼).. 용서가 안 되겠지. 그럴 거야. 나 역시 내 자신이 용서가 안 되니까.
하은 : (어이없는 듯 헛웃음을 웃는다)
인철 : ...난 너희 엄마를 많이 사랑했어,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 마음을 건하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너희 엄마에게 청혼을 했더구나. 나한텐 미안하단 말 뿐이었어. 난..그런 건하가 미웠고..원망스러웠어.

하은 : (분노를 억지로 눌러 참으며 듣고 있다)
인철 : (허탈하게 웃으며) 건하가 날 찾아와 과장 사건 수사를 한단 말을 했을 때 하늘에서 나에게 기회를 주는 것 같더군.
하은 : (꽉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린다)
인철 : (처연한 눈빛으로) 내 비리를 영원히 덮고 사랑하는 여자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어.
   

하은, 그 말에 눌러 참았던 분노가 터지듯 인철이 멱살을 움켜쥔다.


하은 : (살기 어린 눈빛으로) 이제 다 끝났어! 당신의 사형선고장은 내 손으로 직접 작성할 거니까!
인철 : (냉정하게 보며) 그 편지는 증거가 될 수 없어.
하은 : (두 눈에 분노가 차서) 신혁일 살해하라고 지시한 건 당신이야.
        (한 손으로 책상 위에 놓여있던 건하의 수첩을 집어서 보여주며) 당신 서랍 속에 있더군.

        이건 사건 당일 신혁이 손에 있던 거야.
인철 : (처연한 눈빛으로) 그것만으로는 날 어쩌지 못해.
하은 : (무서운 눈빛) 걱정하지 마. 당신 말대로 난 유능한 형사였으니까.
   

하며 멱살을 확 풀어놓고는 수첩 들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인철 : (담담하고 차분한)...어머니와 신영일 생각해 봤니?
하은 : (정지한다. 그리고 무섭게 굳은 얼굴로 돌아본다)
 


씬2. 신혁의 방 (밤)
 
이화, 신혁의 사진을 애처롭게 바라본다. 차마 내색하지 못하고 슬픔을 억제하고 있지만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인철 : (E) 그 사람과 신영이가 진실을 알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씬3. 인철 사무실 (밤)
 
하은, 분노와 증오가 섞인 눈빛으로 인철을 노려본다.


인철 : (무섭도록 차분하다) 네 어머닌 평생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겪게 될 거다. 아니 살 수 없을지도 몰라.

        네 동생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거구.
하은 : (기막힌 듯 헛웃음이 새어 나온다)
인철 : (고통스럽게 말한다) 네가 나에게 겨누고 있는 복수의 칼날은 네 어머니 심장을 찌르게 될 거야.

        (진심이다) 물론.. 그건 나에 대한 최고의 복수가 되겠지만.
하은 : (눈빛이 떨린다)....
인철 : 너와 난 적이면서도 한 가지 같은 목표가 있어. 네 어머니와 신영이가 고통을 겪지 않길 바란다는 거.
하은 : 고통스럽더라도 알아야 하는 진실이 있어.
인철 : 진실이라도 때론 덮어두어야 할 때가 있는 거지.
하은 : 하고 싶은 말이 뭐지?
인철 : 모든 걸 잊고 은하양과 함께 떠나거라.
하은 : (허 웃더니 싸늘하게) 당신이 원하는 대로 되진 않을 거야.
인철 : 아니. 그렇게 될 거다. 너도 나만큼 가족을 사랑한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하은, 깊은 함정에 빠진 사람처럼 증오에 찬 눈빛이 흔들린다.
잠시 인철을 바라보다 그대로 뒤돌아 걸어 나간다.
인철, 그 모습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씬4. 달리는 차 안 (밤)
 
하은, 극심한 갈등으로 일그러져서 운전을 하고 있다.
인철의 예상대로 하은은 이화와 신영으로 인해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화면 분할되면서>
사무실 안의 인철, 고통스러운 심정으로 그 자세 그대로 서 있다.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다.

그때 하은의 휴대폰이 울리면서 화면이 하은에게로 온다.


하은 : (받으며) 네.
상철 : (F 대뜸) 강인철 회장을 만났소.
하은 : (놀라 굳어지는)...!
 


씬5. 한강 둔치/또는 으슥한 곳 (밤)
 
하은과 상철.


상철 : 강회장이 아주 재밌는 제안을 했어. 최동찬을 내 손으로 제거해 달라는.
하은 : (어이가 없어서 본다)
상철 : 당신 말대로 강회장에게 치명적인 증거는 최동찬인 셈이니까 이번에 깨끗하게 정리하고 싶은 거겠지.
하은 :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할 생각이지?
상철 : 어차피 최동찬은 내 손으로 처리해야 할 놈이었구 강회장은 엄청난 거금을 약속했는데 나야 마다할 이유가 없지.
하은 : (허하게 웃으며) 임대식씬 원치 않는 일일 텐데?
상철 : 형님을 살해한 건 강회장 지시가 아니었어.
하은 : 그렇게 결정했다면 날 불러 이런 얘길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상철 : 당신이 뭘 제안할지 그게 궁금해서.
하은 : 더 재밌는 방법을 제안할 순 있지. 돈은 약속 할 수 없지만.
상철 : (의미 있는 미소 지으며) 그래?
하은 : (눌러보는)...
 


씬6. 신혁의 방 (늦은 밤)
 
하은, 이화의 손을 잡아 쥔 채 망설이듯 어머니를 바라본다.


하은 : (간곡하게) 부탁이 있습니다, 어머니.
이화 : (불안하다) 얘기해 봐.
하은 : 지금부터 무조건 제 말에 따라주신다고 약속해 주세요.
이화 : ..무슨 일인데?
하은 : 이번 주 내로 신영이와 함께 당분간 한국을 떠나 계세요.
이화 : (의아한) 그게 무슨 소리야?
하은 : 이유도 묻지 마시고 무조건 제 말대로 해 주세요. 어느 누구한테도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회장님께도 마찬가지구요.
이화 : (이해할 수가 없다) 회장님께도 알리지 말고 떠나란 말이니?
하은 : 네. 절대로 알려선 안 됩니다, 어머니.
이화 : (도저히 납득이 안돼서) 어떻게 그 사람한테까지 얘길 안 해?
하은 : 이해 안 된다는 거 알아요. 불안하신 것도 알구요. 

        하지만 꼭 그렇게 하셔야 됩니다. 누구에게도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이화 : (정색하고) 그럴 순 없어. 만약 그래야 한다면 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 줘.

        이유도 모른 채 무작정 떠날 순 없어, 강혁아.
하은 : (애원하듯) 절 믿어주신다고 하셨죠? 무조건 절 믿으신다구.
이화 : (불안한 눈빛으로) 그래..널 믿어. 하지만
하은 : (말 자르며 간절하게) 그렇다면 제 말대로 해 주세요. 오래 안 걸릴 거예요.
        곧 어머니와 신영이 있는 곳으로 제가 가겠습니다. 그리고 그때...다 말씀드릴게요. 
이화 : (극도의 불안으로) 무슨...생각하고 있는 거니?
하은 : 대답해 주세요. 제 말에 따라주신다고 대답해 주세요, 어머니.
이화 : (대답을 못한 채로 불안한 시선으로 본다)...
 


씬7. 인철의 거실 (늦은 밤)
 
이화, 극도의 불안으로 계단을 내려온다.
신영, 소파에 편안 자세로 앉아 프랑스 대학 유학자료 보고 있다.


신영 : 너무 힘들겠어, 엄마.
이화 : (본다)
신영 : 프랑스는 건축학교가 모두 6년제야. 떼쎄에프도 무지 어려울 텐데 것두 자신 없구.
이화 : (멍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신영 : ? 왜 그래, 엄마? 
이화 : (퍼뜩 정신을 차리고 애써 미소 지으며) 무슨 얘기 했어, 방금?
신영 : (곱게 흘기며 투정) 딸한테도 가끔은 집중해 주세요.
이화 : (애써 웃으려고 노력해 본다)
 


씬8. 진우 사무실 (아침)
 
진우 : (여비서에게) 김비서님한테 연락 없었습니까?
여비서 : 네에. 말없이 결근하신 적이 없는데 휴대폰도 받질 않습니다.
진우 : (대수롭지 않게) 알겠습니다.
 


씬9. 태준 사무실 (아침)
 
태준, 심각한 표정으로 정무의 보고를 듣고 있다.


정무 : 박희수의 행방은 알 수 없지만 아직 한국에 있는 것 같습니다.
태준 : ..그 애가 민수연의 아들인 건 확실해?
정무 : 민수희 남편은 그렇다고 했습니다. 민수연이 건설부를 그만 둘 당시 임신을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태준 : (한숨처럼)...알았어.
정무 : (나가려는데)
태준 : (번뜩 어떤 생각에) 이보좌관.
정무 : (멈추고 본다)
태준 : 스티븐 리를 처음 봤던 호텔에서 유신혁 부사장을 봤다고 했지?
정무 : 네, 의원님.
태준 : 그 후에 두 사람이 호텔에서 만나는 걸 우리가 우연히 목격하게 됐구.
정무 : ...네.
태준 : (뭔가 감이 와서 창백하게 식어 내린다)
여비서 : (서류 봉투 하나 들고 들어오며) 택배가 왔습니다.
태준 : (본다)
  

여비서에게서 서류봉투를 받아서 보는 태준. 예상대로 발신자는 없다.
 


씬10. 입원실 (아침)
 
환자복을 입고 등을 기대고 앉아있는 상국. 어느 정도 안정을 취한 상태다.

상국의 손에도 태준과 같은 봉투가 들려있다.
   

<화면 분할되면서 상국과 태준 동시상황으로>
태준, 봉투 안에서 프린터 된 서류뭉치와 USB 칩이 함께 나온다.
서류를 넘겨보는 태준의 얼굴이 창백하게 굳어진다.
상국, USB 칩과 서류뭉치를 꺼내든다. 굳어진다. 그 위로.


하은 : (E) 박희수에 대해 더 이상 알려고도 언급하지도 마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의 로비 내역이 언론에 공개될 겁니다. 당신들의 친구로부터.
   


씬11. 슈퍼 밖 (낮)
 
편안한 차림의 희수, 평상에 앉아 여전히 뚝뚝한 얼굴로 채소만 다듬고 있는 노모 옆에 바짝 붙어 앉아 간곡하게 얘기하고 있다.


희수 : 말 좀 해 줘, 할머니. 우리 엄마 있는데 할머니는 알지? 그치?
노모 : (대꾸도 안한다)
희수 : 나 이제 돈 많아. 엄마 만나서 호강시켜 줄려 그러는 거야. 어딨어, 우리 엄마?
노모 : (퉁명) 모른다니까 왜 자꾸 그래 거머리 마냥!
희수 : (애처롭게) 나 금방 한국 떠나야 돼. 그럼 언제 돌아올지 모른단 말야. 가기 전에 엄마 얼굴 한번만 보고 갈려고 그래.
노모 : (망설이는 듯하다가)..몰라.
희수 : (심통 나서) 그럼 아버진?
노모 : 말 했잖아, 모른다구.
희수 : 거짓말 하지 마. 아버지한테 피해 안 주고 살짝만 만나고 갈게. 누군지만 알려줘.
노모 : 내가 그걸 알았으면 널 고아원에 보냈겄냐, 이놈아! (원한에 사무쳐서 내뱉는다) 애비고 에미고 찾을 거 없어!

        자식새끼 까질러놓고 내 버린 놈은 사람도 아니고 짐승새끼여! 
희수 : (화나서 벌떡 일어나며) 우리 엄마 아버지 욕하지 마! 날 고아원에 맡긴 건 할머니잖아? (하곤 심통 나서 휙 가버린다)
노모 : (그 말에 멍하니 희수를 바라보다가 한숨처럼) 머리 돌아 제 정신 아닌 에미 만나봐야 니 맘만 더 쓰려, 이 놈아.
 


씬12. 권투도장 (낮)
 
하은, 복잡한 표정으로 버릇처럼 샌드백만 툭툭 치고 있다.
하은의 팔목엔 은하의 팔찌가 채워져 있다.
희수는 양복을 벗고 편안한 복장이다.


천사장 : (희수에게 비행기 티켓과 여권을 건넨다) 토요일 첫 비행기야.
희수 : (마지못해 받으며) 알았어요. (하은에게) 형님.
하은 : (본다)
희수 : 나하고 한 약속 꼭 지켜야 돼요. 부모님 찾아 준다고 했던 거.
하은 : ....그래.
희수 : 찾으면 바로 폰 때려야 돼요. 알았죠?
하은 : (복잡한 심정이다)...알았어.
희수 : (부스스 웃고) 에이 형님들하고 헤어지려니까 되게 섭섭하네. 형님들은 안 그래요?
천사장 : ...언젠간 만나겠지.
희수 : 당근 그래야죠. 그나저나 우리 거하게 이별주라도 마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막내가 먼 길을 떠나는데 그 정돈 기본으로 해 줘야죠.
하은 : ..잘 가라. 니 꿈...꼭 이루길 바란다.
희수 : (벙해서) 공항에 안 나올 거예요?
하은 : (미안함이 담긴 미소로)...미안하다, 희수야.
희수 : 그렇게 미안하면 술 한 잔 쏘면 되죠.
하은 : (서글픈 미소로 보더니 희수의 어깨를 잡아주고는 간다)
희수 : 아 진짜 폼은 되게 잡어, 저 형님.
천사장 : (착잡한 심정으로 두 사람 보면서)...
 


씬13. 무릉 건설 엘리베이터 앞 (낮)
 

하은,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가 올려져 있는 기분으로 걸어오다 보면 은하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서 있다.

은하 역시 생각에 잠겨있다.
하은, 그제야 얼굴에 옅은 미소가 지어지며 은하 곁에 다가가 선다.
생각에 잠겨 있던 은하가 시선을 돌려 하은을 보더니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하은도 회답하듯 미소를 지어 보인다.
 


씬14. 입원실 (낮)
 
태준이 상국을 찾아왔다.


상국 : (싸늘하게 굳어서)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태준 : (참담한) 스타호텔과 스티븐 리를 조종했던 건 신혁이였던 것 같아.
        그 동안 우리한테 보냈던 편지와 자네 비밀장부 유출도 신혁이 짓이구.
상국 :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태준 : 스티븐 리를 만났던 당시를 생각해 봤어. 우연이라고 하기엔 모든 게 절묘하게 들어맞아. 
상국 : (겁에 질린)...그럼. 신혁이가 우리에 대해 알고 있단 얘기야?
태준 :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강릉에서 강혁일 만났던 건 분명한 것 같애. 
상국 : (절망적인 시선으로 보는)....
 


씬15. 강력5팀 (낮)
 
수철 : 해골귀신 여동생이 열흘 째 연락두절 상탭니다.
경반장 : (불길한) 갈만한 덴 전부 알아본 거야?
수철 : 네. 아무래도 잠적한 것 같은데요? 아니면 박상철한테 (하는데)
장형사 :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며) 반장님, 해골귀신이 자수를 했답니다.
경반장 : 뭐?
장형사 : (흥분해서) 지금 조사 받고 있는데요. 담당형사가 누구냐면서 제 발로 찾아 왔답니다.
   

경반장과 수철 놀라서 서로를 본다.
 


씬16. 조사실/또는 강력2팀 (낮)
 
함형사, 서류와 컴퓨터 자판을 앞에 놓고 진술서를 작성하며 해골귀신을 취조하고 있다.

포기한 듯 까칠한 모습의 해골귀신, 수갑은 차지 않은 상태다.

그 옆에서 진술 내용을 듣고 있는 경반장과 수철.
   
함형사 : 주사기와 독약을 건네받은 장소는?
해골 : (시선 돌리고 앉아) 뉴스타 호텔 조리실 식품창고요.
함형사 : 최동찬 수하가 전해줬나?
경반장 : (눌러보는 위로)
해골 : 아뇨. 최동찬이 직접 내려왔더라구요. 
함형사 : (간간이 옆에 있는 서류를 들춰 보면서 확인해 가면서 자판 치면서) 

          그 시간이 밤 12시 30분경이고, 아지트에 도착한 시간은?

해골 : (퉁명스레) 새벽이요.
함형사 : (버럭) 똑바로 대답 못해!    
해골 : ..새벽 2시쯤 됐을 겁니다.
장형사 : (서류 들고 들어오며) 감식반 결과 나왔는데요. 주사기에 남아있었지만 확인 안됐던 쪽지문 3줄과 십지지문이

          (해골귀신 턱으로 가리키며) 일치한다는데요.
수철 : 그래?
경반장 : 갑자기 자수한 이유가 뭐야?
해골 : (본다)
경반장 : (알면서 묻고 있다) 박상철을 배신한 대가로 최동찬한테 관할구역정돈 받기로 했을 텐데.

          갑자기 맘이 바뀐 이유가 있을 거 아냐?
해골 : (묵묵부답으로 딴 곳 본다)
 


씬17. 후미진 길가 (오후)
 
인적이 없는 곳. 박상철 수하가 탄 승용차가 와 선다.

뒷문이 열리고 떠밀리듯 밖으로 밀쳐져 나오는 해골귀신 여동생, 여러 날 갇혀 있었던 듯 초라한 몰골이다.
승용차는 곧바로 떠난다.
 


씬18. 호텔 앞 (오후)
 
경찰, 봉고차가 멈춰 선다.

차에서 함형사와 2팀 형사 세 명, 그리고 수철, 장형사가 뛰어나온다.
 


씬19. 호텔 뒷문 (오후)
 
동찬이 탄 차가 급하게 출발한다.

운전은 수하가 하고 있다.
 


씬20. 호텔 로비 (오후)
    
엘리베이터 쪽에서 급한 걸음으로 걸어오는 최동찬의 수하들 다섯 명 안으로 막 뛰어 들어오는 형사들을 막아선다.


함형사 : 공무집행 방해까지 추가하고 싶어! 비켜!
   

수하들, 문을 지키고 버티고 서 있다.


수철 : (담담하게) 괜히 힘 빼지 마라. 이러면 너희들 죄명만 늘어나.
   

수하들, 자기들끼리 눈짓하면서 버티고 서 있다.


수철 : (번뜩 드는 생각 버럭 소리친다) 뒷문!
   

장형사와 다른 형사 두 명, 정신없이 뒷문 쪽으로 뛰어간다.
 


씬21. 달리는 차 안 (오후)
 
동찬, 있는 대로 일그러져서 전화를 하고 있다.


동찬 : 당분간 피해 있어야 할 것 같애. 차명계좌로 돼 있는 돈 구좌를 옮겨. 암호도 바꾸고. 다시 전화할게, 형.

        (끊고는 열 올라서) 빨리 좀 가, 새끼야!
수하 : 네.
   

동찬, 속이 타는 듯 넥타이를 풀어낸다.
동찬의 승용차 뒤를 따라오고 있는 상철의 수하가 탄 승용차 두 대.
그 중 한 대가 차선을 바꿔 동찬의 승용차의 옆 차선으로 온다.
수하, 무심히 룸미러를 보다가 승용차를 확인하곤 창백해져서.


수하 : 추격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찬 : 뭐야? 
   

하곤 옆 차선을 보면 옆 차선 승용차 안의 상철이 동찬을 보며 싸늘하게 웃어 보인다.

동찬, 동상처럼 얼어붙는다.
 


씬22. 인철 사무실 (오후)
 
종인 : (초조해서) 최사장을 당분간 중국으로 밀항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인철 : (담담하게 끄덕인다)
종인 : 죄송합니다, 회장님.
인철 : ...아니야. 그래도 최사장이 몸을 피해서 다행이야.
종인 : 누군지 모르지만 최사장한테 전화를 했답니다. 경찰이 곧 닥칠 거라면서.
인철 : (긴장해서 돌아본다)
 


씬23. 오피스텔 (오후)
 
하은, 한손엔 여전히 주사위를 만지작거리며 앞을 응시하고 있다.
하은의 얼굴에 표정이 없이 공허하다.
 


씬24. 경찰서 한 곳 (오후)
 
강주 : 최동찬은 도피했단 말인가요?
장형사 : 네에. 정보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어요. 긴급체포명령 받아서 순식간에 친 건데.
강주 : 자수했다는 사람의 증언만으로도 최동찬이 서하은형사 살해범이란 게 입증되는 건가요?
장형사 : 누명을 씌우기 위해 증거인멸을 꾀한 행동이니까 살인이 입증돼요.
강주 : (복잡한 생각으로)..그래요. (긴장해서 조심스레)..그 사람..최동찬 말고 다른...얘긴 없었나요?
장형사 : 다른 얘기 뭐요?
강주 : 아뇨..뭐 그냥.
장형사 : 없었어요.
강주 : 네에.
 


씬25. 강력5팀 (오후)
 
수철 : (경반장에게) 제가 최동찬한테 협박 받았단 증언을 하면 최동찬이 범인이란 사실은 더 명확해집니다.
경반장 : (안타깝게 보며) 그렇더라도 최동찬이 배후인물을 불진 않을 거야.
수철 : 체포 되면 어떻게든 불게 해야죠.
경반장 : 너..정말...괜찮겠어?
수철 : (미소로) 제 걱정은 마세요, 반장님.
경반장 : (희미한 미소로 수철의 어깨를 툭툭 쳐준다)
 


씬26. 외곽의 창고 (오후)
 
휠체어에 앉은 동찬, 상철과 상철의 수하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동찬 수하는 한쪽에 묶인 채 무릎 끓고 앉아있다.
 
동찬 : (자아낸 웃음으로) 상철아, 니가 오해한 거야. 내 말을 들으면 오해란 거 알게 될 거다.
상철 : 그런 건 관심없구. 앞으로의 얘기를 하지.
동찬 : 앞으로의 얘기라니?
상철 : 널 만나는 날은 최동찬이 내 손에 죽는 날이 될 거라고 한 말, 벌써 잊은 모양이지?
동찬 : (굳어서 본다)
상철 : 어떻게 할까? 여기서 인생 끝낼까? 아니면 경찰서로 넘길까?
동찬 : (있는 힘을 다해) 너 실수하는 거야.
상철 : (꿈쩍도 않고 무섭게 노려보다가 돌아선다)
동찬 : (다급해져서) 상철아.
상철 : (멈추고 선다)
동찬 : (애원한다) 내가 갖고 있는 거 너 다 줄게. 호텔도 니가 맡아.
상철 : 그럴 필요 없어. 너만 죽어주면 강인철 회장이 충분히 보상한다고 했으니까.
동찬 : (확 굳어져서) 무슨 소리야?
상철 : 무슨 소린 거 같애?
동찬 : (말문이 막혀 얼어붙어 있다)...!
 


씬27. 인철의 거실 (오후)
 
이화 : (의아한 표정으로 하은을 맞으며)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하은 : (비행기 표를 꺼내 이화에게 건넨다) 토요일 오후 비행깁니다.
이화 : 강혁아?
하은 : 그 날 신영인 제가 공항으로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때까지 신영이한테도 알리지 마세요, 어머니.
이화 : (납득이 안돼서 보며) 아무것도 모른 채 떠날 수는 없어,
하은 : 어머니.
이화 : 최소한 이유는 알아야지. 아니 이유는 모른다면 신영이 아빠한텐 말을 해야 돼.

        아무 말도 없이 떠나면 그 사람 너무 걱정 할 거야.
하은 : (간곡하게) 안 됩니다, 어머니. 누구한테도 알려선 안 되는 일입니다.
이화 : (긴장해서) 신영이 아빠하고 너...무슨 일이 있는 거니?
하은 : (애써 미소로) 회장님하곤 상관없는 일입니다.
이화 : 근데 왜 그 사람한테까지 알리지 말라는 거야?
하은 : 회장님께는 제가 따루 말씀드리겠습니다.
이화 : 이대론 갈 수가 없어.
하은 : (안타깝다) 신영이를 위해서라고 생각해 주세요.
이화 : (의아해서 본다)
하은 : (고통스럽다) 지금 어머니께 말씀드리지 못하는 이유를...언젠간 아시게 될 겁니다.
이화 : 강혁아?
하은 : 제발 제 뜻에 따라주세요, 어머니.
이화 : (망설이는 눈빛으로 대답하지 못하고 바라본다)
 


씬28. 인철 사무실 (밤)
   

어두운 사무실에 등을 보이고 앉아있는 인철.
잠시 후 전화벨이 울리자 인철이 의자를 돌려 책상을 향해 앉으며 휴대폰을 받는다.


인철 : (말없이 받는)
상철 : (F) 박상철입니다.
인철 : (무심한) 어떻게 됐나?
   

<화면 분할되면서>
차안 앞자리의 상철, 핸즈프리를 열어놓고 통화하고 있다.


상철 : 원하시던 대로 최동찬은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인철 : (눈빛이 슬퍼진다)...수고했네.
상철 : 소감이 어떠십니까?
인철 : ...
상철 : 진실은 영원히 묻히고 수사상에 최동찬 이름만 남기게 된 소감이.
인철 : (눈빛은 슬프지만 목소리는 담담하다) 약속한 나머지 금액은 스위스 계좌로 송금하지.
상철 : 스위스라? 그곳까지 제가 무사히 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인철 : 몸조심하게.
상철 : (비죽 웃으며) 회장님께서도 만수무강 하십시오. 
   

상철, 전화 끊으면서 차안의 상철로 화면이 온다.
 


씬29. 창고 앞 멈춰진 차 안 (밤)
  
상철, 무표정한 얼굴로 잠시 앞을 보다 룸미러로 뒤를 본다.
뒷자리의 동찬, 배신감의 충격으로 정지한 듯 멍하게 앉아있다.
 


씬30. 까페 (낮)
 
경반장과 하은이 마주앉아 있다.
하은, 경반장 앞으로 임대식의 편지가 들어있는 봉투를 내민다.


하은 : 성당에서 찾은 임대식씨의 편집니다. 거기에 20년 전 사건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기록돼 있습니다.
경반장 : (받아서 본다)
하은 : 명확한 증거는 안 되겠지만 사건을 정리하는데 필요하실 겁니다. 아버지 수첩은 제가 갖고 있겠습니다.
경반장 : (복잡한 심정으로 끄덕인다)
하은 : 전 그만 가봐야겠습니다, 반장님.
경반장 : ...서형사.
하은 : (본다)
경반장 : 난 항상 기다리고 있을 거다. 언젠간 네가 제자리로 돌아오리란 걸 믿고 기다리고 있을 거야.
하은 : (말문이 막혀서 바라본다)
   


씬31. 태준 사무실 (낮)
 
태준 : (창백해져서) 최동찬한테 체포영장이 발급됐단 얘긴가?
정무 : 박상철 밑에 있던 자가 최사장 지시로 서형사 살해 누명을 박상철에게 씌웠다고 자백을 했답니다.
태준 : (암담하다) 그래서?
정무 : 최사장 수하들은 체포되거나 도주중이고 최사장 역시 도주중이랍니다.
태준 : (절망어린)...
(E) : 전화벨.
태준 : (넋이 빠져서 전화 받을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정무 : (대신 받는다) 여보세요...잠시만요. (태준에게) 유신혁부사장 전홥니다.
태준 : (긴장해서 본다)
 


씬32. 레스토랑 룸 앞 (낮)
 
잔뜩 긴장된 표정의 태준, 걸어와 문 앞에 멈춰 선다.
문을 열기 전 가슴을 진정시키려는 듯 숨을 몰아쉬곤 손잡이를 잡는다.
 


씬33. 레스토랑 룸 안 (낮)
 
태준, 안으로 들어오면 불안하고 초조한 표정의 상국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가 태준을 본다.

 

태준 : ...자네도 연락을 받은 모양이군.
상국 : (초조한) 정말 신혁이 짓일까? 그래서 우릴 보자고 한 거구?
태준 : (침울한) 곧 알게 되겠지. 
   

문이 열리고 하은이 들어온다.

태준과 상국, 하은을 본다. 하은의 얼굴엔 표정이 없다.


하은 : 오랜만에 뵙습니다.
태준 : (애써 침착하게) 그렇군.
상국 : (살피며) 무슨..일로 우릴 보자고 한 건가?
하은 : (싸늘한) 모든 것은 돌고 돌아서 시작점에서 완성됩니다.
태준 : (굳어 보는)
상국 : (굳어 본다)
하은 : 이젠 당신들이 시작한 처음으로 돌아와 마침표를 찍은 시간이 됐다는 걸 알려드리려고 뵙자고 했습니다.
상국 : (떨리는 음성)..무슨 소릴 하는 거냐?
하은 : 잘 생각해 보시죠. 내가 무슨 소릴 하는 건지.
태준 : (침착하게)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없구나.
하은 : 생각해 보세요. 그럼 생각이 날 테니까.
상국 : 신혁아, 도대체 왜 이러는 거냐?
하은 : (냉정하게) 내가 누군지 모르시겠습니까?
   

태준과 상국, 긴장된 시선으로 하은을 본다.


하은 : 난 서하은이고 유강혁이며 죽은 유신혁의 분신입니다. 
   

태준과 상국, 시간이 멈춘 채 정지된다.


하은 : 당신들은 내 아버지를 죽이고 내 동생을 죽이고 나 또한 죽였습니다. 오로지 당신들의 영위만을 위해서.
   

태준과 상국, 엄청난 충격으로 말문이 막혀 있다.


하은 : 안타깝게도 당신들이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것들은 이제 모두 사라져 버릴 겁니다.
상국 : (식어 내려서)...그럼..스타호텔도 니가 한 짓이겠구나.
하은 : 내가 한 일은 당신들이 뿌린 씨앗을 거둬들인 것뿐입니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 (하곤 돌아서 가려는데)
태준 : ...한 가지만 묻자.
하은 : (멈춘다)
태준 : ..희수...그 애도 다 알고 한 일이냐?
하은 : (눈빛이 흔들린다. 돌아보는 순간 냉정한 눈빛으로)..언젠간 알게 되겠죠. 자신이 당신의 사생아란 사실을.
상국 : (처음 듣는 얘기에 당황스러워서 태준을 본다)
태준 : (하은을 무섭게 노려보며) 넌...나와 뭐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하은 : (보는)
태준 : 네가 한 짓은 정당하다고 생각하나?
하은 : (흔들리는 눈빛, 하지만 애써 차갑게 비틀려 웃으며) 당신이 정당이란 말을 논할 자격이 있습니까?
태준 : (흔들리듯 보는)
하은 : 난 내가 받은 고통을 똑같이 갚아주려는 것뿐입니다. 정당하든 아니든 나한텐 상관없습니다.
태준 : (허탈하게 보는)
하은 : (흔들림 없는 냉정한 눈빛으로 보다가 돌아서 나간다)
   

태준과 상국, 시간이 정지된 듯 멍하니 그렇게 있다.

 


씬34. 공원 (오후)
 
은하, 급하게 걸어오다가 문득 걸음을 멈춘다.
돌아보면, 공원 한쪽 벤치에 앉아있는 하은.
은하, 애처롭게 하은을 바라본다.
하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고개를 들어 은하를 본다.
하은 앞으로 와 서는 은하.


은하 : (애써 미소를 지으며)...오래 기다렸어?
   

하은, 지친 얼굴에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은하의 손을 잡아 옆에 앉힌다.
은하의 손을 자신의 무릎에 놓고 잠시 바라보다가.


하은 : 등대에 가고 싶다고 했지?
은하 : (본다)
하은 : (서글픈 미소로) 이번 주말에 가자. 가서..여전히 잘 있는지 보고 오자.
은하 : ..그래. 그러자.
   

두 사람 마주 보며 미소를 지어보이다가 하은이 먼저 시선을 돌려 먼 곳을 본다.


하은 : (불현듯)...등대가 날 알아볼 수 있을까?
은하 : (보는)
하은 : ...너무 변해버린 날...알아볼 수 있을까?
은하 : (불안한 눈빛으로 하은을 바라본다)
 


씬35. 인철 사무실 (오후)
 
종인 : (걱정이 가득해서) 아우한테 연락이 전혀 되질 않고 있습니다.
인철 : (안타까운 시선으로)....연락할 형편이 못 되는 모양이지.
종인 : 어쩐지 불안합니다, 회장님.
인철 : ...체포됐다는 소식이 없는 거 보면 어딘가..잘 있을 거야.
종인 : (애써 맘을 진정시키려고)..그럴 겁니다. 그렇겠죠.
인철 : (복잡한 시선으로 보는)...
 


씬36. 외곽 창고 (오후)
 
동찬, 수렁 속에 빠진 듯 일그러진 얼굴로 앉아있다.


상철 : (동찬에게) 시간이 없어. 여기서 끝내든지 아니면 경찰서로 가든지. 니 목숨이니까 선택은 너한테 맡기지.
동찬 : (생각하다) 전화 한 통만 하게 해 줘.
상철 : 무슨 수작이야?
동찬 : 형제가 나란히 철창 신세지고 싶지 않아. 그 정도 아량은 베풀 수 있잖아?
상철 : (보는)...
 


씬37. 인철 사무실 앞 복도 (오후)
 
종인, 침통한 표정으로 걸어온다. 

울리는 휴대폰. 발신번호를 확인하지만 모르는 번호다.


종인 : (받으며) 황종인입니다.
동찬 : (F) 나야, 형.
종인 : (반색하며) 어디야?....그래....(어이없다는 듯) 뭐?
   

동찬의 전화를 받는 종인의 표정이 믿을 수 없음에서 당혹스러움으로 그리고 분노로 차츰차츰 변해간다.
 


씬38. 권투도장 (오후)
 
하은이 마치 이별이라도 하듯 도장을 둘러보고 있다.


천사장 : (그 모습 보면서 예의 그 무심한 투로) 박상철과 어떤 거래를 한 겁니까? 최동찬이 도주한 것과 관련 있는 거죠?
하은 : (대답대신 쓸쓸한 미소로) 그 동안 고마웠습니다.
천사장 : (보는)
하은 :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며) 잊지 않겠습니다.
천사장 : (악수 무시하고) 다시 만날 사람들은 그런 인사 같은 거 안 합니다.
하은 : (부스스 웃곤) 희수한테 전해주세요. 꼭 꿈을 이루라고.
천사장 : 정말 끝까지 갈 생각입니까?
하은 :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돌아서서 간다)
천사장 : (보는)...
 


씬39. 오피스텔 (밤)
 
하은, 고뇌에 찬 표정으로 책상위에 놓인 서류봉투를 바라보고 있다.
서류봉투엔 ‘00신문사 정치부 홍조일 기자 귀하’라고 씌어있다.
 


씬40. 기자실 (아침)
 
강주, 얼이 빠진 얼굴로 멍하니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기자들, 지나가면서 어색하게 강주에게 시선주지만 애써 모른 척 해주는 분위기.

책상 위에 놓인 신문의 헤드라인이 보인다. ‘자원개발 공사! 중국 신장성 천연가스개발 사기 의혹’  
그 밑으로 서브타이틀 ‘천연가스 사기 의혹 삼인방- 이태준의원, J&C의 정상국회장, 자원개발 공사 김호필이사장‘
‘미궁 속 가짜 스티븐 리는 누구? 이태준 의원의 숨겨진 사생아 논란’
기사 옆으로 실린 자원개발 공사와 희수가 맺은 가짜 의향서.

<기사 내용>
‘지난 7월 중국 신장성 천연가스 채굴권을 따낸 라이언 펀드의 아시아 담당사장을 가장한 스티븐 리에게 속아

자원개발공사 김호필 이사장은 합작 의향서를 교환했다. 

이것과 관련해 J&C그룹 정상국 회장은 라이언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게 사기꾼 스티븐 리를 소개한 사람이 자유국민당 이태준의원이란 의혹이 불거져 나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을 계획한 스티븐 리의 정체가 미궁 속에 빠진 가운데

이태준의원의 사생아란 추측이 나돌면서 문제의 관심을 더 하고 있다.

현재 이 사건의 증거자료를 입수한 00일보 홍조일 기자는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예정이다.‘
 


씬41. 진우 사무실 (아침)
 
진우, 책상 위에 신문을 신경질적으로 집어던진다.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초조하게 서성이다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절망적인 듯 멈춰 서서 고개를 가로 젓는다.
 


씬42. 공항 출국장 (아침)
 
천사장이 희수를 배웅 나왔다.
희수, 편안한 옷차림에 선글라스 수염도 깎은 모습으로.


천사장 : 잘 가라. 몸조심하고.
희수 : (미소로) 네에. 형님도 잘 먹고 잘 사고 계세요. 자리 잡는 대로 연락 할게요.
천사장 : (빙긋 웃고는 어깨를 툭툭 두드려준다)
희수 : (출국장으로 들어가면서) 형한테 전해 주세요. 동생 가는데 안 나와서 무지 섭섭하다고. (하면서도 웃는다)
천사장 : (복잡한 심정으로 끄덕여준다) 
   

희수, 밝은 표정으로 출국장으로 사라지면서 천사장에게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인다.

천사장,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씬43. 신혁 사무실 (아침)
 
하은의 책상위에도 신문이 놓여있다.


하은 : (전화를 받고 있다)
천사장 : (F) 지금 막 탑승했어요.
하은 : (복잡한)...
 


씬44. 기내 안 (아침)
 
희수, 평화로운 얼굴로 좌석에 깊게 몸을 묻고 편하게 앉아있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다가 무심코 옆자리 승객이 펼치는 신문에 시선을 준다.

‘‘자원개발 공사! 중국 신장성 천연가스개발 사기 의혹’ 이란 타이틀에 이크해서 얼른 시선을 돌리는 희수.

그래도 못내 궁금한 듯 다시 슬쩍 신문에 시선을 준다. 어느 순간 희수의 눈에 숨겨진 사생아 논란 제목.

확 굳어지는 희수, 자신도 모르게 옆 승객의 신문을 낚아챈다.
승객, 어리둥절 황당해서 희수를 본다.

기사를 읽는 희수, 창백해져 있다. 그 위로 들리는 안내방송.


여자 : (E) 손님 여러분, 이 비행기는 잠시 후 이륙하겠습니다. 좌석벨트를 매셨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씬45. 국회 앞 (낮)
 
태준, 정무와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세워져 있는 자신의 승용차로 향하는데 기자들이 몰려든다.
태준, 속과는 다르게 의연하게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해주며 태연한 얼굴로 차로 향한다.

기자들, 마이크 갖다 대며 질문이 쏟아진다.


기자1 : 홍조일 기자가 보도한 내용이 사실인지 한 말씀 해 주시죠.
기자2 : 스티븐 리와 관련한 사생아 논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태준 :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애써 의연하게) 그 문제에 대해선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대응을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천연가스 논란은 검찰 수사가 곧 진행 될 거니까 진실이 밝혀질 겁니다.
 


씬46. 권투도장 (낮)
 
천사장, 하은과 희수가 그랬던 것처럼 샌드백을 툭툭 치면서 텔레비전의 뉴스를 보고 있다.
화면엔 국회 앞에서 기자들을 뚫고 자신의 차에 오르는 태준의 모습이 비춰지고 일진이 리포트를 한다.


일진 : (E) 중국 신장성 천연가스 사기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무성한 소문이 난무하는 가운데

        자원개발공사 김호필 이사장과 자유민국당 이태준 의원이 소환 조사 받을 것이라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면서
        곧 검찰의 공식 수사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씬47. 상국의 집 앞 (낮)
 
기자들이 서성거리고 있다.

경비원 두 명 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하듯 막고 서 있고 그 모습을 찍고 있는 방송국 카메라 기자.


일진 : (E) 이번 신장성 천연가스 개발사기 사건 연루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정상국 회장은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J&C 그룹 차원의 공식 입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씬48. 상국 거실 (낮)
 
상국,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의욕 없는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다.
미정, 외출복 차림으로 안방에서 나온다.

초라한 상국의 모습에 조금은 안쓰러움이 드는 듯 잠시 상국을 바라보다

약해지는 마음을 털어내려는 듯 표정 정리하고 상국 앞에 와 선다.


미정 : 당분간 호텔에서 지낼 거니까 이혼 서류 정리되면 김변호사 통해 보내줘요.
상국 : (바라보지 않고 한 곳만 본다)
미정 : ...당신도 진정될 때까지 별장에 가 있지 그래요?
상국 : (조소를 날린다)
미정 : 건강 조심해요. (하곤 돌아서서 나간다)
상국 : (홀로 쓸쓸히 앉아있다)...
 


씬49. 신혁 사무실 (낮)
 
하은, 혼자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하은의 얼굴엔 기쁨보다 오히려 슬픔이 가득하다.

그 뒤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인철이 들어와 하은의 뒷모습을 본다. 하은은 돌아보지 않은 채 그대로 서 있다.
 
인철 : (다가와 서더니) 모든 것이 니가 원하는 대로 됐구나.
하은 : (돌아보지 않은 채로)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돌아보며) 당신과 그들이 합작한 살인을 증명해야 할 일이 남아있으니까.
인철 : (담담한) 그건 증명하기 힘들 거다.
하은 : (본다)
인철 : 최동찬이 없는 한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어. 그가 유일한 증인이니까.
하은 : (싸늘하게 보며) 그럴까요?
인철 : 난 니가 내 뜻에 따라 주리란 걸 알고 있어.
하은 : (굳어서 본다)
인철 : 나만큼이나 너도 네 엄마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하은 :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인철 : 용서는 힘있는 사람이 하는 거다. 넌 아직 나보다 나약한 존재구.
하은 : (보일 듯 말 듯 입가에 서글픈 미소가 어린다)
 


씬50. 인철의 집 앞 (낮)
 
냉담한 표정의 종인이 밖으로 나온다. 싸늘한 눈빛으로 집을 올려다보곤 준비해 둔 승용차에 오른다.

 


씬51. 인철 거실 (낮)
 
이화, 시체 같은 얼굴로 앉아있다. 두 눈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서려있고 이화의 꽉 쥔 두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씬52. 강력 5팀 (낮)
 
경반장, 자리에 앉아 임대식의 편지를 보고 있다.

쓰디쓴 심정으로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자리에 있는 수철이 전화를 받는다.


수철 : 강력5팀 김수철입니다.
동찬 : (F) 최동찬이요.
   

수철, 놀라 굳어져서 경반장을 본다.

경반장, 수철의 시선에 뭔가 직감하고 보는.
 


씬53. 인철의 거실 (낮)
 
이화, 무서우리만치 침착한 얼굴로 그 자세 그대로 굳어 앉아있다.
   

<인써트>
하은 : (안타깝다) 신영이를 위해서라고 생각해 주세요.
   
이화, 소리 없이 눈물이 흘러내린다. 하지만 이화의 얼굴은 뭔가 무서운 것을 삼키고 있는 듯한 표정이다.

 


씬54. 신혁 사무실 (낮)
 
하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휴대폰이 울린다.


하은 : (받는다) 저예요.
이화 : (F) 강혁아.
하은 : 네, 어머니.
   

<화면 분할되면서>

이화 : (무섭도록 처연한 표정으로, 목소리는 애써 평소와 다름없이) 엄마, 니가 원하는 대로 할게. 
하은 : (깊은 안도로 눈을 감았다 뜨곤) 제가 모시러 갈게요.
이화 : (죽을힘을 다해 감정을 억제하며) 괜찮아. 내가 공항으로 갈게. 거기서 만나자.
하은 : 아니에요. 제가 모시러 가겠습니다.
이화 : 그러지 마. 내가 신영이 데리고 공항으로 갈게.
하은 : ..고맙습니다, 어머니.
이화 : (물기어린 눈으로)...엄마가...미안해. 너한테도..신혁이한테도 엄마가 너무 미안해.
하은 : (아프게) 어머니가 왜요? 
이화 :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전화 끊어야겠다. 준비하려면 시간이 없어.
하은 : ...
이화 : 공항에서 보자.
   

이화, 전화 끊으면서 화면 하은에게로 온다.
어쩐지 불안한 느낌으로 수화기를 내려놓는 하은.
 


씬55. 외곽의 창고 밖 (낮)
 
상철이 수하들이 긴장된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면서 승용차 앞에 상철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씬56. 외곽의 창고 안 (낮)
 
휠체어에 앉아있는 동찬, 일그러진 표정으로 앉아있다.
수하는 한쪽에 몸이 묶인 채 체념한 표정이다.


상철 : 행운을 빌어, 친구.
동찬 : (일그러진 채 시선을 피하고 있다)
상철 : (비죽 웃고 돌아서다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아 잊을 뻔 했군. 니가 고마워해야 할 사람이 있어.

        널 꼭 살려둬야 한다고 나한테 부탁했거든.
동찬 : (의아해서 본다)
상철 : 그 사람이 너한테 전해주라더군. 자신의 이름은 (강조하듯) 서하은이라구.
동찬 : (그 순간 정지된 듯 상철을 본다)
상철 : (빙긋 웃곤 밖으로 나간다)
동찬 : (얼이 빠져있는)...
   

그 위로 경찰차의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씬57. 태준 사무실 (오후)
 
강주, 문을 박차듯 열고 들어온다.


강주 : 아빠!
정무 : (뒤따라 들어오며) 지금 안 계십니다.
강주 : (걱정으로 다급한) 어디 계세요?! 아빠 지금 어디 계세요?!
정무 : (잠시 망설이다가)...박희수 전화를 받고 나가셨습니다.
강주 : (놀라 굳어서) 박희수요?
 


씬58. 한강 둔치 (오후)
 
인적이 드문 외진 곳.
희수 걸어오다 보면, 저만치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서 있는 태준의 모습.
희수, 마음을 꽉 다잡고 앞으로 다가와 선다.
태준, 처연한 표정으로 희수를 돌아본다.
 
희수 : (이미 알면서도 확인하고 싶다. 맘과는 다르게 화내듯) 진짜 아니죠? 의원님이 내 아버지란 기사 그거 가짜죠? 그렇죠?
태준 : (대답대신)...난 수연이가 (하다 말을 멈추고) 네 엄마가 널 임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희수 : (굳어서 본다)
태준 : ..정말 몰랐던 일이야.
희수 : (사납게) 알았으면 난 태어나지도 못했겠죠. 의원님이 원하지 않았을 테니까.
태준 : (말문이 막혀서 본다)
희수 : (비죽이는 듯 보이지만 아프다) 세상 차암 재밌네. 제가요 맨날 맨날 기도했거든요?

        날 버린 아버지란 사람이 누군지 만나기만 해 봐라. 아주 통쾌하게 복수를 해 주마. 맨날 그 생각만 하고 살았어요.
        (울 듯한 눈으로) 근데 소원이 저절로 이루어졌네요.
태준 : (고통스럽다)..미안하다.
희수 : (이성을 잃은 듯 허한 웃음을 날리며) 뭐가요? 그럴 필요 없어요. 저 지금 너무너무 좋아요.

        하늘을 날 것처럼 통쾌하고 신나 죽겠다구요!!
태준 : (말문이 막혀 보고 있다)
희수 : (그 시선을 마주 보다가 참지 못하고 외면하고 휙 돌아선다)
태준 : ...희수야.
희수 : (멈추고 등을 보인 채) 그렇게 부르지 마요.
태준 : 날 이해해 줄 수 있겠니?
희수 : (눈물이 차오며, 아프게) 뭘? 뭘 어떻게 이해하란 겁니까? (하고 간다)
태준 : ..희수야.
   

희수, 멈췄다가 약해지려는 마음 다잡고 입 꽉 다물고 돌아보지 않은 채 걸어간다.


태준 : (공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서 있다)...
 


씬59. 달리는 차 안 (오후)
 
희수, 렌터카를 운전하며 가고 있다.
태준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얼룩져 있는 마음과는 달리 심한 말을 하고 온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듯 눈물이 자꾸 앞을 가린다.

<화면 분할되면서>

달리는 차 안의 태준. 공허함만이 남은 표정으로 운전을 하고 가고 있다.
태준과 희수가 동시에 차를 세운다.
희수는 괴로움으로 멈춰진 차 안에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있다.
태준, 차에서 내려 한남대교 앞으로 걸어가 선다.
희수, 괴롭게 핸들에 얼굴을 묻고 아이처럼 소리내서 운다.
태준,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본다.

화면, 태준에게로 온다.
 


씬60. 한남대교 (오후)
 
태준, 모든 것을 다 버린 채 절망만이 남은 눈빛으로 강물을 바라보고 서 있다.
 


씬61. 인철 거실 (오후)
 
인철 : (안으로 들어온다) 여보, 나왔어.
   

아무 대답이 없다.


인철 : (둘러보며) 여보?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스치듯 안방으로 간다)
 


씬62. 인철의 안방 (오후)
 
인철 : (안으로 들어오며) 당신 여기 있어? 
   

텅 비어있다.

잠시 방을 보고 서 있던 인철, 담담한 표정으로 다시 밖으로 나가려다가 문득 시선이 화장대 앞에 멈춘다.
화장대 위에 놓인 편지와 이화의 결혼반지.
인철, 어떤 예감으로 굳어져서 화장대 앞으로 걸어와 결혼반지를 집어 들어 본다.

그리곤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펴본다.
시체처럼 창백하게 식어 내리는 인철의 얼굴 위로.


이화 : (E) 난 신영이와 함께 떠나요. 내 남편과 내 아들을 죽인 원수의 딸을 낳고 지금껏 살아온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없지만..

        죽을힘을 다해 살아 갈 거예요.
   


씬63. 공항 한 곳 (오후)
 
처연한 표정의 이화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한 채로 이화의 표정을 살피는 신영, 함께 걸어오고 있다.

저쪽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하은. 그 모습 그 위로.


이화 : (E) 그게 내 아들을 위해 엄마인 내가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거니까

        먼 훗날 지옥 불에 떨어지더라도 지금은 내 아이들을 위해 끝까지 살아낼 거예요.
 


씬64. 인철의 안방 (오후)
 
인철, 한 손에 편지를 든 채 넋이 빠진 표정으로 서 있다.


이화 : (E) 그리고 강인철 당신과 함께 산 세월을 평생 후회하면서 살 겁니다. 

        당신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똑똑히 지켜보면서 그렇게 살 거예요. 
   

인철의 손에서 힘없이 편지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씬65. 공항 출국장 앞 (오후)
 
이화와 하은, 그리고 신영.


신영 : (불안해서 하은에게) 아빠 회사 부도났어?
하은 : (머리 쓰다듬어 주며) 그런 거 아니야.
신영 : (불안하다) 그럼 왜 이러는 건데? 아빠한테 전화도 못하게 해, 엄마가.
이화 : 아무 일 없으니까 불안해하지마. 엄마가 나중에 다 설명해 줄게.
신영 : (여전히 불안한 채로 보는)
이화 : (하은 보며)...우리 그만 들어갈게.
하은 : (착잡한 심정으로)..고맙습니다, 어머니.
이화 : (손을 뻗어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몸조심해야 돼.
하은 : (미소로) 걱정 마세요. 곧 어머니 뵈러 그리로 갈게요.
이화 : (물기어린 눈에 미소를 지어보이며 끄덕여준다)
하은 : 신영아, 걱정하지 말고 학교도 알아보고 즐겁게 지내. 오빠가 금방 데리러 갈 거야.
신영 : ...아빠도 알고 있는 거지?
하은 : (복잡한)..그럼. (이화를 본다)
이화 :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며) 밥 잘 챙겨먹구.
하은 : ...네.
   

이화와 신영, 출국장을 향해 걸어간다.

하은, 아프게 그 모습을 바라본다.

이화, 아들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 모습 위로.


이화 : (E) 강혁아, 아파하지 마. 내가 받은 고통은 니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너무 미안하다.
   

이화와 신영, 출국장으로 사라지면서 하은에게 미소를 보낸다.
하은, 슬픈 미소를 지어 보인다. 
 


씬66. 인철의 서재 (오후)
 
인철, 아무런 표정이 없는 얼굴로 책상 앞에 앉아있다.
 


씬67. 달리는 차 안 (오후)
 
하은, 불안정한 표정으로 운전하다가 불현듯 휴대폰 버튼을 누른다.
신호가 가고. 잠시 후.


은하 : (F) 나야, 오빠.
하은 : 은하야, 보고 싶다.
   

<화면 분할되면서>
은하 방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은하.


하은 : 너무 보고 싶어.
은하 : 어디야? 내가 그리로 갈게.
하은 : 회사로 가는 길이야.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주사위를 회사에 두고 왔어.
은하 : 그럼 회사로 내가 갈게.
하은 : (애써 침착하려 하며) 아니야. 내가 다시 전화할게. 전화할게 은하야.
은하 : ..알았어. 기다리고 있을게.
 


씬68. 경찰서 조사실 (오후)
 
경반장이 직접 동찬을 심문하고 있다.

수철은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동찬 : (뉘우침보단 오히려 거들먹거리듯) 난 지시에 따랐을 뿐입니다. 원한다면 증거 테잎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경반장 : (뜻밖의 말에 의아해서 수철을 본다)
수철 : (역시 의아한)
경반장 : 지시를 한 사람이 누구야?
동찬 : 그 전에 한 가지 확답 받을 게 있는데 난 엄연히 자수를 한 상황이니까 정상참작이라는 게 충분히 돼야 합니다.
경반장 : (어이가 없어서 보며) 참작사유는 되겠지.
동찬 : (끄덕이곤) 그리고 살인교사하고 살인 중에 어떤 게 형량이 더 무겁습니까?
경반장 :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다 나온다)
장형사 : (급하게 들어오며) 반장님.
경반장 : (본다)
장형사 : 이태준의원이 투신자살을 했답니다.
   

다들 놀라서 본다. 그 중에 동찬이 가장 놀란 듯 본다.

 


씬69. 달리는 차 안 (오후)
 
강주, 눈물로 얼굴이 범벅인 채 떨며 운전하고 현장을 향해 가고 있다.
그 위로 라디오에서 나오는 기자의 긴급 속보.


기자 : (E) 오늘 오후 3시 10분경 한남대교에서 이태준의원이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입니다.

        목격자인 택시운전사 배모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씬70. 멈춰진 차 안 (오후)
 
하은, 마치 울고 있는 듯 고통스럽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정지된 듯 앉아있다.

그 위로 라디오에서 들리는 기자 리포트 이어지고 있다.


기자 : (E)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의원이 신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구두가 난간아래 놓인 채

        강으로 투신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씬71. 상국의 거실 (오후)
 
상국, 떨리는 손으로 약병 뚜껑을 열려는데 조급한 손길 탓에 약병 뚜껑이 자꾸 헛돈다. 그 위로.


기자 : (E) 현재 경찰은 주위 증언에 따라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상국, 뚜껑 여는 것을 포기하고 약병을 집어던져 버린다.
 


씬72. 권투도장 (오후)
 
희수, 동상처럼 굳어서 TV를 보고 있다. 정규방송이 나가고 있는 화면 하단에 자막으로 처리되고 있다.
‘뉴스속보-투신자살, 자유국민당 이태준의원 시신확인’
희수, 넋이 나가 있는 두 눈에 불같은 분노가 어린다. 탁자 위엔 희수의 비행기 티켓이 놓여있다.
 


씬73. 신혁 사무실 (밤)
   
하은, 너무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책상 위에 놓인 주사위를 손에 쥔다.

가만히 손에 있는 주사위를 바라보는데 재훈이 들어온다.
 
하은 : (허한 눈빛으로 보며) 토요일인데..왜 아직까지 회사에 계세요?
재훈 : (예의 그 담담한 미소로) 노총각이라 퇴근해도 별로 할 일이 없습니다. 근데 왜 다시 오셨습니까?
하은 : ...중요한 걸 놓고 갔습니다. 
재훈 : 아아..
하은 : 이제 가려구요. (하고는 걸어가다가 멈추고 돌아보며) 안비서님.
재훈 : (본다)
하은 : 그거 아세요? 안비서님이 저한테 많은 위로가 돼 주었다는 거.
재훈 : (의아한) 갑자기..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하은 : (따뜻한 미소로) 항상 하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재훈 : 저야말로 부사장님을 통해 힘을 얻고 희망도 생겼습니다.
하은 : 희망이요?
재훈 : 네에. 부사장님을 보면 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하은, 인정할 수 없는 듯 허하게 웃어보이고는 현관으로 걸어가 손잡이를 잡고 돌아보며.


하은 : (미소로)..어쩌면..내게도 희망이 생길지 모른단 생각이 드네요.
재훈 : (미소로 회답한다)
 


씬74. 무릉 건설 앞 (밤)
 
하은, 재훈의 한마디로 인해 위안을 얻은 듯 조금은 담담한 표정으로 차에 오른다.

차가 출발하고 뒤쪽에 세워져 있는 승용차 안의 그림자. 희수다.

희수의 두 눈은 겉잡을 수 없는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씬75. 재수 거실 (밤)
 
재수, 신문을 펼쳐 놓고 앉아 한가하게 발톱을 깎으며 유행가를 흥얼거리고 있다.

TV속 뉴스화면에선 자원개발공사 앞의 일진이 리포트를 하고 있는 모습이 방송되고 있다.


일진 : (E) 이태준의원의 투신자살로 인해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신장성 천연가스 사기사건과 관련해

        자원개발공사 김호필이사장은 단지 사업의향서를 주고받았을 뿐 공사에 금전적 손실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KSB뉴스 김주홉니다.
앵커 : 다음 뉴습니다.
재수 : (TV를 확 꺼버리곤) 아이고 뒤숭숭해서 뉴스고 뭐고 듣기도 싫다.
은하 : (밖으로 나온다)
재수 : 은하야. 사실적으루다가 이 아빠가 정치를 하면 엄청 잘 할 것 같지 않냐?
은하 : (대답대신) 저 잠깐 나갔다 올게요.
재수 : ? 이 밤중에 어디 가려구?
은하 : 만날 사람이 있어서요.
재수 : 만날 사람 누구?
은하 : (망설이다가)...다녀와서 전부 다 말씀드릴게요.
재수 : (의아한) 전부다라니? 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구나?
은하 : (조용히 끄덕이며)..네, 아빠.
재수 : (궁금해서 보는)...
 


씬76. 상국의 거실 (밤)
 
상국, 마치 동상처럼 그 자세 그대로 앉아있다.


진우 : (그 옆에 앉아) 당분간 별장에 가 계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아니면 입원을 하시는 것도 좋구요.
상국 : (절망적으로 힘없이 고개를 젓는다)
진우 : 제 말대로 하세요. 다른 문젠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상국 : ...다 끝났다. (일어선다)
진우 : (따라 일어서며) 그렇지 않아요, 아버지.
상국 : (고개를 가로 젓는다)
(E) : 현관벨.
상국 : (긴장해서 본다)
진우 : (침착하게 가서 도어폰을 눌러 확인한다) 누구십니까?
함형사 : (F) 경찰입니다. 
   

진우, 싸늘히 굳어져서 빠르게 상국을 돌아본다.
체념하고 받아들이듯 그 대로 서 있는 상국의 입가에 허망한 미소가 잡힌다.
 


씬77. 인철의 집 앞 (밤)
 
경찰차 한 대가 멈춰와 서고 안에서 장형사와 수철, 다른 형사 한 명이 내린다.
 


씬78. 인철의 서재 (밤)
 
냉정하고 담담한 얼굴로 책상 앞에 홀로 앉아 이화 신영과 함께 찍은 가족 사진에 시선을 주고 있다.

그러다 차분한 손길로 책상 서랍을 연다. 그 안 깊숙이 감추어져 있던 권총이 보인다.
무표정한 얼굴로 권총을 집어 들여다보는 인철의 모습 위로 현관 벨소리가 울린다.

그 순간, 인철의 얼굴에도 짧은 순간 두려움이 스친다.
   


씬79. 인철의 집 계단 (밤)
 
수철과 장형사, 다른 형사가 계단을 오른다.

그 위로 밤의 정적을 깨듯 ‘타앙!’ 요란하게 들리는 권총소리.
수철과 장형사, 순간 멈칫 멈춰 서서 멍한 채로.
 


씬80. 권투도장 (밤)
 
천사장, 여행이라도 떠날 사람처럼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입구로 들어온다.

인사라도 하듯 주위를 둘러보고 나가려다가 문득 테이블 위에 놓인 희수의 비행기 티켓이 눈에 띈다.

놀라서 서둘러 비행기 티켓을 확인해 보는 천사장. 창백한 표정...가방이 바닥으로 툭 떨어진다.
 


씬81. 공원 한 곳 (밤)
 
인적이 드문 공원 한 곳.
하은, 괴롭고 고통스러운 얼굴...서글픈 눈으로 고개 떨구고 한 손에 주사위를 바라보고 있다.

모든 것이 다 끝났지만 남은 것은 허망함 뿐인 듯 고뇌에 찬 깊은 숨을 내리쉬고 시선을 들어 먼 곳을 바라본다.
어떤 느낌으로 문득 시선을 돌려 한곳을 본다.
어둠 속 저 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의 그림자. 희수다.
하은, 휘청하는 기분으로 희수를 바라본다.
창백한 표정의 광기어린 눈으로 걸어오는 희수.
하은, 그대로 희수를 기다려 주고 있다. 하은의 두 눈엔 미안함과 애틋함 고통스러움이 가득하다.

희수, 그 앞으로 다가와 선다.
   
하은 : (처연한 눈으로, 목소리가 갈라지며)....희수야...날
   

하는 순간, 주머니에 넣고 있던 희수의 손이 순식간에 하은의 가슴을 찌른다.

하은의 시선이 정지된 듯 처연한 눈으로 희수를 바라본다.
희수, 자신도 당황스러워서 혼란스럽게 시선이 흔들리더니 하은의 가슴에 꽂았던 칼을 뺀다.

하은, 슬픈 눈으로 희수를 바라본다.

희수, 이러려던 것은 아니었다...

혼란스럽게 고개를 가로젓더니 칼을 바닥에 툭 떨어뜨리곤 뒷걸음질을 치더니 정신없이 뛰어간다.
하은, 가슴에서 흐르는 피를 손으로 막으며 힘겹게 바닥에 떨어진 희수의 칼을 집어 든다.

그리곤 혼신의 힘을 다해서 소나무를 향해 기어간다.
힘겹게 가쁜 숨을 쉬며 소나무에 몸을 기대는 하은.
피가 흐르는 가슴을 한손으로 막고 고통스럽게 몸을 웅크리면서도

한 손으론 칼자루에 묻은 희수의 지문을 있는 힘껏 자신의 옷으로 닦아낸다.

그러다 너무 괴로운 듯 머리를 나무에 기대고 아주 천천히 숨을 가쁘게 쉬기 시작한다.
하은의 처연한 두 눈에 물기가 어리며 입가엔 얼핏 어이없는 미소가 잡히는  듯도 싶다.
    


씬82. 공원 다른 곳 (밤)
 
은하가 급한 걸음으로 뛰어온다.  
 


씬83. 공원 소나무가 있는 곳 (밤)
 
하은, 한손을 가슴에 댄 채 괴롭게 숨을 가쁘게 쉬면서도

간절한 눈빛으로 은하를 찾듯 은하가 올지도 모르는 곳을 바라보고 있다.
하은의 시선은 자꾸만 뿌옇게 흐려지고 있다. 정신을 차리려고 눈을 감았다 뜨기를 반복하는 하은.
어둠 속 저편에서 은하가 오는 모습이 흐리게 보인다.

자신을 찾으려 두리번거리는 은하의 모습에 하은의 입가에 보일 듯 말 듯 고통스러운 미소가 감돌며 환상처럼 부서지는 화면.
 


씬84. 등대 (환상)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등대를 향해 곧게 뻗은 길.
예전 하은의 모습 그대로의 하은이 그 길을 뛰어간다.
저 멀리 등대 앞에서 은하가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어 보이고 있다.
하은, 얼굴 가득 환한 미소가 감돌더니 은하를 향해 달려간다.
그 순간 들리는 은하의 목소리.


은하 : (고통스러운 E) 오빠!
   

하은, 우뚝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보면 등대 앞의 은하가 없다.
뒤를 돌아보면 그곳에도 은하는 없다.

하은, 달리지도 뒤돌아서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다. 그 위로.


은하 : (E 허공에 울리듯)...하나님...제발.
 


씬85. 공원 소나무가 있는 곳 (밤)
 
나무에 기대어 정신을 잃어가고 있는 하은을 부둥켜안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은하.


은하 : (눈물이 흐르며)..제발..안돼..안돼...(하은의 얼굴을 쓸어주며) 안돼, 오빠. 안돼..
   

하은, 숨을 힘겹게 쉬며 울고 있는 은하를 슬프게 바라본다.
초점을 잃은 듯 멍하게 뜬 하은의 두 눈은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다 눈꺼풀이 서서히 내려오며...암전. (F.O.)
 


씬86. 재수의 옛 집 마당 (아침. F. I.)
 
마당 한쪽 정원에 여름의 태양빛이 비친다.
자막 ‘일년 후’
은하, 조용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화단에 물을 주고 있다.
화단 한쪽엔 소박하지만 예쁜 여름 꽃이 피어있다.
은하, 무릎을 굽혀 기특하다는 듯 꽃을 들여다본다. 그 위로. 전화벨이 울린다.

은하, 돌아본다.
 


씬87. 바닷가 (낮)
 
은하와 강주가 해변 길을 걷고 있다.


강주 : 이리루 발령 나서 오늘 내려왔어요. 물론 내가 이리로 오겠다고 졸랐지만요.
은하 : (미소로) 자주 뵐 수 있겠네요.
강주 : (성숙해진 미소로 보곤) 강혁오빠 어머니하곤 자주 만난다면서요?
은하 : 가까이 계시니까...
강주 : (끄덕인다)
은하 : 박희수씨...잘 지내나요?
강주 : (대답대신)..두 사람..참 알 수가 없어요.
은하 : ? (보면)
강주 : 박희수..(하다 웃곤 편안하게) 오빠는 끝까지 강혁오빠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혼자 감옥으로 갔고

        강혁오빤 자기를 찌른 박희수를 끝까지 보호했고...
은하 :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
강주 : 은하씬 어때요?
은하 : (본다)
강주 : 아직도...기다리고 있어요?
은하 : (차분한 미소를 지어보이곤 시선 돌려 바다를 본다) 오늘이..오빠 생일이에요. 오래 전 우리 집으로 왔었던 그날이에요.
강주 : (보는)
은하 : (차분한 시선으로 바다만 본다)
 


씬88. 교도소 면회실 (낮)
   

천사장이 등을 보이고 서 있다.
철창문이 열리고 죄수복 차림의 희수가 간수의 손에 이끌려 들어온다.
천사장, 돌아보며 예의 그 담담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희수 : (짐짓 퉁명) 반갑지 않은데..여긴 뭐 하러 또 왔어요?
천사장 : 너한테 전해 줄 게 있어서.
희수 : ?
천사장 : (쪽지를 하나 내민다)
   

희수, 받아서 본다. 지방에 있는 요양원 주소다.


희수 : (본다)
천사장 : 너희 어머니 계신 곳이야.
희수 : (음성이 떨리며)...이거..누가 전해준 거예요?
천사장 : (담담한 미소로)...누군 거 같애?
희수 : ....형을 만났어요?
천사장 : ..아니. 편지로 보내왔어. 너하고 한 약속을 지키고 싶다구.
희수 : (두 눈에 물기가 어리며 피식 웃곤 돌아서다 멈추고 다시 돌아본다)
        혹시 만나거든 형한테 전해주세요...살아있어 줘서..정말 고맙다구요.
천사장 : (흐린 미소로 본다)
 


씬89. 등대 앞 (낮)
 
은하, 차분한 표정으로 아무도 없는 등대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그 위로.


은하 : (E) 오빠를 병원으로 옮기고 이틀 후에 움직이기도 힘든 몸으로 오빤 병원에서 사라졌습니다.
   


씬90. 가로수 길 (낮)
 
끝없이 펼쳐진 가로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
커다란 가방을 어깨에 맨 채 마치 꼭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있는 사람처럼 꿋꿋하게 그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 위로.


은하 : (E)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말하지만 난..알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돌아오기 위해 그는 먼 길을 힘겹게 걸어오고 있다는 걸..
 


씬91. 등대 앞 (낮)
 
은하, 손에 들린 주사위를 바라보곤 푸른 바다를 바라본다.
 


씬92. 가로수 길 (낮)
 
남자, 굳건히 그 길을 걸어가고 있다.
남자가 무심히 뒤를 돌아본다. 하은이다.
하은의 얼굴은 마치 오랜 기간 여행을 한 여행객처럼 까칠하지만 깊은 고독을 뛰어넘은 엄숙한 의연함이 깃들어 있다.
마치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듯 바라보고 있던 하은이 다시 굳건한 표정으로 앞을 본다.

자신이 가야할 길을 바라보듯 똑바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하은의 강인한 얼굴에 미묘한 빛남이 자리한다.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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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수다쟁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6.06 오랜만에 읽음.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작성자쓸키 | 작성시간 23.07.21 부활 대본은 첨부된 파일들이 다 안 받아지네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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