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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사랑한다] 0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06.05.22|조회수1,261 목록 댓글 0

[미안하다 사랑한다] 02

 

 

 

 

 

 

 

 

 

 

1. # 콘서트 무대 (한국, 서울)

   

콘서트 무대다. “최 윤 콘서트-특별한 번개팅”이라고 한쪽에 크게 쓰여있다.

윤,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마엔 띠도 두르고 기타도 치고, 몸도 격렬하게 흔들며 춤을 춘다.

지금껏 여리고 럭셔리한 느낌과는 다른 파워풀한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윤의 역동적인 무대에

관객들, 흥분했고, 넋을 잃었다.

관중석 앞줄에 윤을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보고 있는 오들희의 모습이 보인다.

   

 

2. # 분장실

 

은채, 윤의 옷에 떨어진 단추를 달고 있다... 입으로 실을 끊다가 모니터 화면을 통해 윤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본다....

익숙해질 법도 하련만 오늘도 넋을 잃었다. 그러다 바늘에 찔리는데...

 

F.D.(남) : (들어오며) 코디 언니!.... (은채가 넋이 나가 있자) 최윤씨 코디요!!

은채 : (그제야 흠칫 정신 차리고) 네?...저요?

F.D. : 최 윤씨 옷이 다 젖었다는데요.

은채 : 예, 알겠습니다.

    

은채, 부랴부랴 수건과 옷가지들을 챙긴다.

이때, 모니터 화면속의 윤, 관중석으로 뛰어 내려간다. (간주 나오는 부분에서)

 

 

3. # 무대 관중석

 

윤, 오들희에게 가더니 오들희 앞에 무릎을 꿇고 손을 내민다. (청혼의 자세로)

오들희, 수줍은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하며 (속으론 몹시 좋아하고 있는 게 보인다) 윤의 손을 잡는다.

윤, 오들희의 손을 끌어 무대로 데려간다.

오들희, 당혹스런 표정으로 거절하는 모션하며 어쩔 줄 몰라하지만, 속으로 몹시 좋아하고 있는 게 역시 훤히 보인다.

관중들, 입바람도 불며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낸다.   

 

 

4. # 무대

 

윤, 오들희의 어깨를 연인처럼 꼭 껴안고 함께 서 있다. (잔잔한 간주가 깔리고 있다)

 

윤 : (마이크 대고) 여기 계신 이 분이 누군지, 다 아시죠 여러분?

   

관중들, 일제히 “예!”하며 환호성을 질러댄다.  

이때, 윤의 등뒤로 대형 스크롤이 내려온다. 오들희가 젊은 시절 찍었던 영화의 한장면이다.

관중들, 와아..하며 함성 지르고.

 

윤 : (스크롤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저의 영원한 우상이고, 제가 절대로 꺾을 수 없는 라이벌이며

       늘 저를 설레게 하는 저의 연인이자 저의 어머닙니다.

   

관중들, 우레와 같은 환호성을 보낸다.

오들희, 오드리햅번같은 고상한 미소를 지으며 관객들을 향해 인사한다.

은채도 무대 뒤쪽에서 두 모자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윤 : 다들 제 어머닐 왕년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로 알고계실텐데..사실은 배우가 아니라 저처럼 가수가 되려고 하셨답니다.

오들희 : (얘가 무슨 소릴 할려고 그러나...눈빛으로 질책(?)하는)

윤 : (오들희를 향해 윙크하고 다시 관중들 보며) 제가 힘들어하거나 지쳐할 때 저를 당신의 무릎에 눕혀 놓고

       들려주시는 노래가 있는데요, 오늘 특별히 그 감동을 여러분께도 나눠 드리겠습니다.

오들희 : (야아...당황하며 손을 내젓는다)

윤 : (오들희에게 막무가내로 마이크를 쥐어주고 키보드 앞으로 가 연주를 한다)

오들희 : (난감해 어쩔 줄 모르다가 관중들의 박수 소리에 어쩔 수 없이 인사하고 노래를 부를 듯 마이크를 잡는)

은채 :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친다)

오들희 : (노래를 부른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네가 태어나던 그 날밤 우린 기뻐서 어쩔 줄 몰랐지’로 시작되는 노래)    

 

 

5. # 병원 (호주) - 몽타쥬

 

오들희의 노래가 흐르고 있는 위로.  

의식을 잃은 채 온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 응급 침대에 실려가는 무혁.

뒤따라 웨딩드레스를 입은 지영이 뒤쫓아오다가 주저 앉는다. 망연자실한 표정...

지영의 웨딩드레스에도 핏자국이 묻었다.

 

의사(E) : (영어로 말하고, 자막) 유탄 두 발이 머리에 박혔습니다.

 

 

6. # 수술실

 

오들희의 노래, 계속 흐르는 위로.

무혁, 누워 있고,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의사(E) : 좌측 측두엽쪽에 박힌 총알은 다행히 제거 했지만,

 

의사, 수술을 하다 스텝들에게 고개를 젓는다.

 

의사(E) : 숨골 부근에 박힌 다른 총알은, 제거하다 오히려 사망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수술을 못했습니다. 

 

 

7. # 입원실

 

창문 너머로 새파란 은행잎이 보인다. 비가 오고 있다.

무혁, 여전히 의식을 잃고 누워 있다.

지영, 망연자실하게 무혁을 보고 있다.

 

의사(E) :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이 생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저희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창밖의 은행잎이 어느덧 노랗게 물들고 있다.

이번엔 지영과 제이슨이 함께 무혁의 침상을 지키고 있다. (시간의 흐름...헤어스타  일과 의상이 변했다)

 

의사(E) : 깨어나면 성격과 인격에 변화가 올 수 있습니다.

             좌측 전두엽 관통상 때문에 때에 따라 불안정하고, 폭력적인 성격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무혁을 바라보는 제이슨의 눈매가 서늘해진다. 지영, 그 눈빛을 놓치지 않고 불안하게 본다.

시간경과.

병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에 붉은 노을이 물들고 있다.

수염이 제법 자란 무혁, 온화한 표정으로 잠든 듯 누워 있다.

   

의사(E) : 무혁이 예전엔 어떤 사람었나요?

 

무혁의 한쪽 손이 움찔 움직이더니 무혁, 천천히 눈을 뜬다.

넋이 나간 듯 멍한 동공....천천히 눈을 꿈벅이며 천정을 본다. 긴 잠을 자다 깨난 사람처럼...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이처럼 순하고 맑고 천진스런 눈빛이다.

(이 씬까지 오들희의 노래가 흐른다)

 

 

8. # 무혁집앞

 

무혁, 털레털레 걸어 집 앞까지 온다. 두통을 느끼며 머리를 잡는데.

이때, 부웅하는 차 발진 소리 들린다. 무혁, 본능적으로 돌아보는데.

골목 한켠에서 자동차 한 대가 속력을 내며 무혁을 치기라도 할 듯 달려온다.

무혁,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 차를 피한다.

끼익하고 멎는 차...다시 유턴하더니 무혁쪽으로 달려온다. 무혁을 노리고 무혁을 해치기 위한 목적임이 분명하다.

무혁, 다시 몸을 날려 차를 피하고, 자동차, 한쪽으로 쿵 처박힌다.

무혁, 온 몸이 부서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지만, 이를 앙물고 일어서 절뚝거리며 걸어가 자동차쪽으로 가더니

운전석에서 거의 기절 직전에 있는 남자(백인 남자)의 멱살을 잡아 내린다.

다짜고짜 주먹으로 남자를 후려치는 무혁....서슬이 시퍼렇다.

 

무혁 : (영어로) 누구야? 너 누구야!!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주먹으로 때려 눕힌다)

남자 : (거친 무혁의 손길과 발길질에 코피가 터지고, 입이 터지고...정신을 못차린다)

무혁 : (한국말로) 죽여버릴거야, 너! 이 새끼!!

 

무혁, 서슬이 시퍼렇던 눈에 살기까지 느껴진다. 지금까지 무혁이 한번도 지은 적 없었던 무서운 눈빛이다.

한쪽에 벽돌이 눈에 띈다. 무혁, 벽돌을 들어 남자를 내려치려는데.

 

지영(E) : 안돼! 무혁아!!!

   

무혁, 돌아보면 지영이 창백한 표정으로 서 있다. (한 손엔 가방 하나가 들려 있다)

온 얼굴에 땀이 가득한 무혁, 가픈 숨을 몰아쉬며 표정없이 지영을 보는.

 

 

9. # 공원일각

 

지영, 무혁의 상처난 얼굴에 맺힌 피를 손수건으로 닦아준다.

무혁, 그런 지영을 뚫어질 듯 본다.

 

지영 : (무혁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 무리하면 안돼...너 지금 정상 아냐.

무혁 : (얼핏 굳어있던 표정에 갑자기 미소가 떠오른다)

지영 : (애써 당혹감 감추며) 니 머리에 유탄이 아직 그대루 남았어...의사한테 얘기 못 들었...(하는데)

무혁 : (갑자기 지영의 얼굴을 잡더니 거칠게 키스를 한다)

지영 : (당황하며 무혁을 밀어낸다) ....무혁아.

무혁 : (맑은 미소를 머금은 채) 돌아...온 거지?

지영 : .....(당혹)

무혁 : 그럴 줄 알았지. 그럴 줄 알았다.

지영 : ....(당혹스런 표정 짓다가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 젓는다)

무혁 : (웃던 얼굴이 당혹스러워진다)

지영 : (애써 냉정하게) 한국에 가.

무혁 : .....

지영 : (가방을 내민다) 비행기 표랑 옷 몇가지랑...죽을 때까지 써도 남을 만큼 달러 넣었어.

무혁 :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다는 표정으로 지영을 보는)

지영 : 어서 가. 오늘 저녁 비행기야.

무혁 : .....(어처구니 없다는 듯 보다가...김이 샌 표정으로 가방을 그대로 둔 채 일어나서 가려는데)

지영 : (무혁의 팔을 잡으며) 집에 가면 죽어, 너!!

무혁 :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는)

지영 : 제이슨이...널 죽이려구 해....아까 그 차두 제이슨이 보낸거야....지금쯤 니가 사는 집두 불태워 버렸을거야, 제이슨이.

무혁 : (점점 어이가 없다...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픽 웃음이 나온다...그대로 다시 돌아서려는데)

지영 : (털석 무릎을 꿇는다. 두 눈에 눈물이 그렁하다.)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어서 미안해...

         넌 우리 목숨을 구해줬는데...난...이렇게 밖에 할 수 없어서....정말 미안해, 무혁아.

무혁 : ......(머리속이 멍해지는 느낌이다....잠시 할 말을 잃고 있다가).....죽이면....죽지 뭐... (다시 돌아서려는데)

지영 : (무혁의 다리를 잡는다) 죽더라두 한국에 가서 죽어...

         여기서 개죽음 당하지 말구 죽더라구 우리 나라 가서....거기 가서 죽어!! 

무혁 : (표정없이 지영을 본다...잠깐 지영의 말을 생각해보고 머리를 만지다가...문득 묻는) ....나....죽냐?

   

시간경과.

노을이 짙게 깔린 벤치.

지영은 돌아가고, 무혁,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다.

손에는 인천행 비행기 티켓이 들려져 있다. 벤치 한쪽엔 지영이 주고 간 가방이 놓여 있다.

   

무혁 : .......(허허로운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 본다... 분노와 절망, 체념, 슬픔이 담긴 눈빛이 O.L.으로 차례차례 보여지는)

 

노을 사이로 비행기 한 대가 지나가고 있다. F.O.

 

 

10. # 인서트-창공

 

대한 민국 국적기가 창공을 날고 있다.

 

스튜어(E) : 본 여객기는 잠시 후 대한민국 인천 공항에 착륙합니다. 희망과 사랑의 도시

   

F.O.

 

 

11. # 활주로

 

비행기 착륙하고 있다.

 

스튜어(E) : 대한민국 서울에서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F.O.

   

 

12. # 전자 제품 가게안

 

화면 밝아지면 드러나는 은채의 얼굴. (TV브라운관 안의. 한 계절이 지난 후라 헤어스타일이 달라졌다)

허탈한 표정으로 눈물이 그렁해서 얘기하는.

 

은채 : 독약....이걸 마시고 돌아가셨군요....무심한 분! 왜 절 위해 한 방울도 남기지 않으셨나요?

 

카메라 빠지면, 매장안 10여대쯤 되는 TV브라운관에 일제히 나오는 은채의 얼굴.

 

은채 : 단검이여!...내 가슴이 칼집이다!

 

카메라, 매장 한쪽을 다시 비춘다.

은채가 비디오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

 

은채 : 날 죽게 해 다오!!....로미오곁으로 날 데려가 줘. (눈물까지 한 방울 툭 흐른다)

 

이때, 짝짝 박수 소리나고, 숙채(스트레이트 판을 머리에 붙였다. 미장원에서 오는 길이다), 다가온다. 

 

숙채 : 당장 연예계로 진출하자!! 아카데미 감이다! 아카데미 감!!

은채 : (흠칫 놀라며, 얼른 눈물 훔치고) 언제 왔어? 30분 정도 걸릴거라며?

숙채 : 동생아! 세상으로 나설 때가 됐다니깐 인제!!...당장 방송국 가자. 내가 니 매니저 뛰어주께. (손을 끄는데)

은채 : (손을 빼며) 아까 손님 한분이 세탁기 사고 싶다구 카달록 갖구 가셨어.

         (옆에 둔 가방을 어깨에 맨다) 농땡이 부리지 말구 잘해, 제발...가께. (가려는데)

 

그동안 TV화면은 바뀌어서 부모를 찾는 입양아들이 출연한 “아침 마당”이 방송되고 있다.

(한 출연자 나와서 울먹이며 어린 시절 기억나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숙채 : (은채를 잡으며) 언제까지 최윤이 코디로 썩구 있을래? 내가 보기에 너 정말 재능 있거덩?

          내 동생이라서가 아니라...강민주 만큼은 안돼두 그래두 너...(하는데)

은채 : (O.L.) 내 주제는 내가 젤 잘 알거덩...언니나 잘하셔...언니 여기 넣어줄라구 윤이 빽까지 써가며 얼마나 용썼는지 알지?

          ...이번에도 짤리면... (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발신자 보고) 예, 매니저 오빠...윤이 가요?....

         (푸후 한숨 쉬고) 알았어요. 금방 가께요. (핸드폰 닫는데)

숙채 : 윤이 자식 이번엔 또 뭔 사골 쳤대?...하여튼 잠시도 자릴 못 비워요, 우리 은채가.

은채 : 가께...집에서 봐. (뛰어 나간다.)

숙채 : (은채 가는 뒤에다 대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나두 사고 쳤다, 동생아...

         오늘까지만 나오구, 내일부터 나오지 말래, 우리 염병할 주인이....

         (하다가 문득 텔레비전쪽으로 시선을 주고) 어우, 저 놈 잘 생겼다...돈만 많은 놈이면 결혼했음 딱 좋겠다.

 

TV화면에 등장한 사람, 무혁이다. (반듯하게 양복도 입고, 헤어스타일도 변했다)

자막에 (차무혁, 대니 앤더슨. 27세. 2살때 호주로 입양이라고 쓰여 있다)

 

무혁 : (카메라가 많이 어색하고, 차려입은 옷이 답답해 넥타이를 자꾸 만진다)

         ...어...아무것두... (고개 젓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

 

 

13. # 방송국 아침마당 스튜디오

   

아나운서들, 방송하고 있다.

 

이금희 : (잠깐 당황하며) 시청자 여러분께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출연하신 차무혁씨가 우리 나라 말은 참 잘하시는데,

            존댓말로는 미처 배우지 못했다고 하네요...이 점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혁 : (멀뚱한 표정 짓고 있는)

이금희 : (무혁에게 질문하는) 그럼 가족들을 찾는데 도움이 될만한 신체적 특징이나

            입양될 때 지니고 있던 물건 같은 건 없었나요?

무혁 : (찌푸린 표정으로 곰곰히 생각하는....한참을 대답하지 않는다....호주머니에서 껌을 꺼내 껍질 까서 씹는다)

 

아나운서들, 당황하고, 피디와 스텝들도 당황한다.

껌을 뱉으라고 모션해보지만, 무혁,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남아나 : (도저히 안되겠다) 차무혁씨!

무혁 :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계속 생각에 잠겨 껌 씹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는지 자기 목의 목걸이를 내밀어 보인다) 이거...

이금희 : (당황하지만, 특유의 다정함과 침착함으로) 아, 그 목걸이가 입양될 때 지니고 있었던 건가요?

무혁 : 응... (고개를 까딱)

   

 

14. # 인서트 화면

 

무혁의 모습이 텔레비전 화면에 비친다.

카메라, 멀어지면 오들희 차안의 네비게이션 화면...그 속의 무혁.

 

 

15. # 오들희 차안

 

운전석에 앉은 대천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신호받고 대기선에 멎어 있는 중이다, 혹은 밀려서 정차중) 설마....설마.....

아나운서의 멘트는 계속 흐른다.

 

이금희(E) : 카메라, 목걸이 한번 비춰 주시겠어요? (하는데)

오들희(E) : 오빠! 저 목걸이 괜찮지?

   

대천, 흠칫 고개 돌려보면, 오들희, 시선을 옆 차선의 운전자에게 돌리고 있다.

(오들희의 차와 나란히 신호 대기를 기다리고 있는 차...운전석에 앉은 귀부인, 제법 비싸보이는 흑진주 목걸이를 했다)      

 

오들희 : (눈빛이 반짝인다) 어디서 샀지? 우리 나라껀 아닌 거 같은데...내려서 저 목걸이 어 디서 샀는지 한번 물어보고 올래?

대천 : (잠깐 멍해 있는 상태다)

오들희 : 오빠아....(애교스럽게) 한번 물어봐다줘, 응? 응?!!

대천 : ...예...아가씨... (네비게이션 화면에 클로즈업 되어 비친 무혁의 목걸이를 보다가 차 문 열고 밖으로 나간다)

 

그 사이에 아나운서 멘트 흐른다.

 

이금희(E) : 단순한 목걸이가 아니구, 반지를 목걸이 줄에 꿰어 만든 거 같은데요, 그죠?

오들희 : (대천이 가서 차 문을 두드리고 운전자에게 묻는 것을 보며 천진 난만하게 중얼거리는) 천연 진준가..양식 진준가...

         

 

16. # 서경방

 

무혁의 목걸이가 계속 보여지고 있는 화면. 아나운서 멘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아나가 무혁의 곁으로 다가가 목걸이를 직접 손으로 집어 카메라에 비춰주고 있다)

 

이금희 : 반지 문양이 참 특이하네요...잠깐만요, 반지 안쪽에 ‘함께’라는 글귀가 쓰여 있는데요?

 

카메라 멀어지면, 이번엔 서경의 방안의 구형 TV에서 무혁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방안의 모습은 참 딱하고 남루하다. 한쪽 벽에 한글 공부 자판 붙어 있고, 공주인형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라면을 먹고 있던 갈치, 뚫어질 듯 TV화면을 응시하고 있는데,

이때, 갑자기 서경, 텔레비젼 앞으로 가더니 다른 채널(만화 영화 ‘짱구는 못 말려’)로 돌려버린다.

 

갈치 : 아까 그거 틀어!

서경 : (대꾸도 않고 갈치 옆으로 와 라면을 먹으며 만화영화에 열중한다)

갈치 : 저걸 자꾸 봐야 엄마 가족을 찾지. (하며 다시 채널을 돌리려고 일어서는데)

서경 : (갈치를 잡는다) 안돼애...짱구 볼거야.

갈치 : 잠깐만! 1분만 보구... (가려는데)

서경 : 안돼애....

갈치 : (짜증내며) 엄마아!!

서경 : 짱구 볼거야아!!

 

갈치, 찢어질 듯 노려보다가....결국 포기하고 서경의 목걸이를 집어서 본다.

무혁과 똑같은 디자인의 반지 목걸이....반지 안을 보면, “영원히”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갈치, 갸웃하다가 얼른 쪼르르 기어가 텔레비전 채널을 돌린다. (아침 마당 화면으로)

서경, “짱구 돌려어! 김 갈치!!” 소리 지르고.

그러나, 무혁은 이미 퇴장했고, 다른 출연자가 등장해 있다.

갈치, 서경을 째려보는.

 

 

17. # 방송국 복도

 

무혁, 넥타이를 풀며 걸어오고 있다....다시 엄습하는 두통...벽에 잠시 턱 기대 선다. 

 

 

18. # IBC홀 계단

   

무혁, 아픈 머리를 감싸안고 계단에 앉아 있다. 이가 앙물어질만큼 두통이 심하다.

이때, 정신없이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은채, 무혁이 앉은 계단에서 한쪽 신발이 벗겨진다.

은채, 정신없이 뛰어오르다 다시 내려와 벗겨진 신발을 찾아 신고 흘끗 무혁을 보지만, 다시 그대로 뛰어올라 간다.

 

 

19. # 대기실 (분장실)

 

은채, 뛰어 들어와 보면, 다른 가수들 준비하고 있지만, 윤의 모습은 없다.

이때, “송 은채!” 부르는 남자 목소리 (매니저) 들린다.

은채, 돌아보는.

 

 

20. # 대기실밖

 

스포츠 신문을 들고 읽는 은채의 표정, 경직되어 있다.

일면 톱기사로 <강 민주 극중 연인 조 영우와 실제 연인 사이>라는 제호아래 민주의 스캔들 기사가 실려 있다.

소 제목으로 <강민주 진위 여부 확인에 “글쎄요” 애매한 대답>이라고 쓰여 있다.

어처구니 없어하는 은채의 표정 위로.

 

매니저(E) : 이걸 읽구는 리허설 도중에 없어져 버렸어....이 또라일 어떡하냐?

은채 : ......(갈만한 데를 생각하는) 내가 한번 찾아보께.

 

 

21. # 여의도 거리

 

무혁, 주위를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며 걷고 있다. (두통은 많이 좋아졌다)

익숙치 않은 글자들, 사람들, 냄새들...모든 것이 신기하다. 

저 앞으로 엄마 손을 꼭 잡은 꼬마 하나가 (한 손에 떡꼬지 들고) 걸어오고 있다.   

아이 엄마, 손수건으로 아이의 입가에 묻은 케찹을 닦아주고, 머리도 손으로 단정하게 매만져 준다.

무혁, 표정없이 멍하니 보는.

 

 

22. # 포장마차

 

떡볶이와 오뎅, 떡꼬지를 파는 포장마차.

무혁, 떡꼬지를 먹고 있다...양념을 일부러 입가에 묻혀가며....

주변에 있던 사람들 의아하게 무혁을 본다.

주인 아줌마, 입가를 닦으라고 티슈를 내민다.

 

무혁 : (고개 저으며) 됐다....우리 엄마 만나면 닦아 달랠거다. (그대로 묻히고 먹는다)

 

 

23. # 지하철안

 

무혁(입가에 양념이 그대로 묻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다.

지하철에 붙은 광고판(생리대 광고다)글씨를 큰 소리로 읽어보는 무혁. 

   

무혁 : 여.자.가. 마...마...(법을 못 읽는다. 통과하고)...에 길...리..다...(걸렸다)...

 

지하철 승객들, 일제히 무혁을 쳐다 보고...아가씨 둘, 민망한 표정 짓는다.

 

무혁 : 까...끄..(갸웃) 가...끄....(깔끔) 한!...여자.....에....쑹 (생리대의 생을 못 읽는다) ...성... 상....(하는데)

아이(E) : 생! 생리대!!

 

무혁, 고개 돌려 보면 8살 정도 되는 남자 아이, 무혁을 무시하듯 보고 있다. 

   

아이 : 이 아저씨 열라 무식하다.

무혁 : (표정 일그러져 보는)

아이 : 바보같이 그것도 못 읽냐?

무혁 : (아이의 머리를 사정없이 탁 친다)

아이 : 엄마아....(와앙 울음을 터뜨리고)

무혁 : (아이야 울건 말건 계속해서 큰 소리로 읽으며 글자 공부한다) 생! 리! 대!....기... 봉....붕.....조...은....<기분 좋은날>

 

지하철, 플랫폼으로 서서히 들어선다.

승객들, 어이없는 시선들이 일제히 무혁에게 꽂히지만, 무시한다.

이때, 카메라 무혁의 반대편 문쪽을 비추면 승객들 사이에 서 있는 은채...

유일하게 은채만 무혁을 돌아보지 않는다. 윤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다.

지하철 문이 열리자 마자 뛰어내려 달려가는 은채.

무혁은 여전히 글자 공부 중이다.

 

 

24. # 드라마 야외 촬영장

 

눈물이 그렁해서 뜨겁게 꼭 끌어안고 있는 민주와 조영우. 드라마 촬영중이다.

   

민주 : 사랑해요...내가 사랑하는 건 당신 뿐이야....알죠?

 

감독, 모니터 화면 보며 “하나! 둘! 컷! 오케이!” 외치고.

민주와 조영우, 아쉽다는 듯 천천히 떨어진다.

감독, “자! 다시 뒤집겠습니다!” 소리치고, 조명과 카메라 재정비한다.

민주와 조영우, 서로 눈물도 닦아주고, 옷 매무새도 만져주고, 장난도 치고....정말 누가 봐도 다정한 연인의 모습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어떤 시선.

 

 

25. # 일각 윤의 차안

 

새까맣게 썬팅이 된 윤의 차 안.

운전석에 앉은 윤, 창백한 표정으로 민주과 조영우를 응시하고 있다. 핸들을 잡은 두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이때, 밖에서 슛 들어가는 감독의 싸인이 나고 촬영 진행되는데.

윤, 갑자기 머리를 핸들에 쿵 박아버린다. 동시에 요란하게 울리는 크락션 소리.

 

 

26. # 촬영장

 

촬영하려던 스탭들, 크락션 소리에 일제히 짜증스런 표정으로 윤의 차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민주도 시선을 돌린다.

 

감독 : 아, 뭐야, 저거!! 야! 조 감독!!

   

조연출과 FD, “어우 씨!”하며 윤의 차쪽으로 달려간다.

민주, 윤의 차라는 것을 안다....그러나,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입가에 피식 웃음마저 머금는다.

이때, 저편에서 은채가 오고 있다.

은채, 크락션 소리와 촬영을 멈추고 일제히 윤의 차를 노려보는 스텝들을 보며 사태를 직감한다.

 

은채 : ......(표정)

 

 

27. # 일각 윤의 차앞

   

크락션 소리 계속 되고.

조연출과 FD(우락부락한 인상), 짜증난 표정으로 차창을 두드리고 있다.

 

조연출 : 죄송합니다...조용히 좀 해주세요....촬영중인데 좀 도와주세요! 죄송합니다!!

   

그러나, 크락션 소리, 계속 된다.

 

FD : 뭐 이딴 자식이 다 있어?!!...(하며 차문을 열려하지만, 안으로 잠겼다) 야아!! 지금 촬영중인 거 안 보여!!!

       (여전히 꿈쩍도 않자 더욱 거칠게 차창을 두드린다) 야아아!! 조용히 안 할래, 진짜!!

은채(E)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은채, 헉헉대고 달려와 서더니 조연출과 FD를 향해 꾸벅 정중하게 인사하고.

 

은채 : 제가 해결하께요....가 계시면 금방 제가 조용히 시킬께요...가세요. 가 계세요. (가시라고 손짓을 한다)

 

 

28. # 촬영장

 

민주, 윤의 차 앞에 와 있는 은채를 보고 잠깐 난감한 표정 짓다가...될대로 되라... 즐기듯 본다.

   

 

29. # 윤의 차앞

 

조연출과 FD 궁시렁거리며 가고, 은채, 두 사람이 멀어지는 것 확인하고 차창문을 두드린다.

   

은채 : 나야...윤아...윤채야......(차문을 잡아 당긴다) 문 좀 열어봐....(하는데 철컥 열리는 차 창문)

 

 

30. # 윤의 차안

 

윤, 그대로 계속 핸들에 머리를 박은 채 크락션을 울리고 있다.

은채, 차문 열고 들어서며 핸들로부터 윤의 머리를 안간 힘을 쓰며 떼어놓는다.

 

은채 : (거의 안는 자세가 된다) 이러지 마, 윤아...이러지 마...

윤 : (다시 은채를 뿌리치고 아프게 핸들에 머리를 쾅 박아 버린다)

은채 : (다시 안간힘 써서 떼어놓으며) 제발....이러는 거 아냐....기자들이라두 보면 어떡할라 그래?...이러는 거 아냐아....

         (속이 상한다)

윤 : (고개를 뒤로 젖힌다. 질투심에 불타는 눈빛) 잡히지가 않아....도저히 잡을 수가 없다, 저 기집애....

      되지겠다...미치겠다, 진짜.... 

은채 : (눈물이 나오려는 걸 애써 참으며 차창을 통해서 다시 촬영을 하기 위해 껴안고 있는 민주와 조영우를 본다..나쁜 기집애)

 

 

31. # 호텔방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특급 호텔방.

무혁(입가엔 떡꼬지 양념 묻어있다), 호텔방 안으로 들어서며 리모콘으로 티브이를 켠다.

영화 “친구”가 방송되고 있다.

무혁, 주연 배우들의 사투리를 따라해 본다. (“내가 니 시다바리가?“ 같은)

따라하지만,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어렵다. 한국 말....고개를 갸웃거리며 계속 따라 해보는.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무혁 : (전화를 받고) 헬로우!....(갸웃) 방송국? ....피디?

 

 

32. # 호텔 커피숍

 

무혁, 커피숍으로 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이때, 누군가 “차 무혁씨!” 소리 높여 부른다.

PD(아침마당), 무혁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인다.

PD가 앉은 테이블에 서경(반지 목걸이를 했다)과 갈치가 앉아 있다.

서경과 갈치, 콜라와 우유를 놓고 실랑이 중이다.

       

서경 : (갈치의 콜라를 뺏으려하며) 싫어, 내가 이거 먹을래.

갈치 : 엄마 껀 우유 시켰잖아...콜라는 내가 시킨거야.

서경 : 아냐, 내가 콜라야...콜라 줘.

갈치 : 콜라는 몸에 안 좋아. 이빨만 썩구...우유 먹어...우유....

서경 : 싫어. 콜라 줘어...

무혁 : (걸어오며 두 사람을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PD : (자기도 두 사람을 어처구니 없다는 듯 보며, 무혁에게 걸어와) 방송을 보고 이 꼬마가 전화를 했어요.

       자기 엄마한테두 차 무혁씨와 똑같은 목걸이가 있다구.  

무혁 : (서경의 목을 본다...자신이 갖고 있던 것과 똑같은 목걸이가 걸려 있다)

 

콜라잔을 서로 당기고 우유잔을 밀치며 실랑이하던 두 사람,

결국 콜라와 우유가 한꺼번에 서경의 흰 원피스에 쏟아져 엉망이 된다.

갈치, “엄마!!” 부르고, 서경, 입술을 비죽거리며 울상이 된다.

무혁, 두 모자를 한심하게 본다.

 

 

33. # 무혁 호텔방

 

무혁의 손에 쥐어진 두 개의 똑같은 목걸이..반지 안에 새겨진 글귀를 맞춰본다. “영원히...함께”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은 무혁, 반지(목걸이)를 뚫어질 듯 보다가 서경을 본다.

무혁의 옷을 입은 서경, 눈치 살피며 바닥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서경, 시선을 들다가 무혁의 눈길과 마주치면 움찔하며 얼른 시선 내리고 다시 시선 들다가 시선이 마주치면 내리기를 반복한다.

 

갈치(E) : 옛날에 교통 사고가 나서 그래요...우리 엄마.

 

 

34. # 호텔 화장실

 

화장실문 활짝 열려 있고, 갈치, 세면대에서 서경의 원피스에 비누칠을 하고 있다. (얼룩 묻은 부분만) 

 

갈치 : (밖에 있는 무혁 들으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7살때요 고아원 앞에서 트럭에 치여가지구 머리를 다쳐서 그렇대요.

         노랑 할아버지가.

   

갈치, 비누칠 한 것을 물로 씻는다.

 

 

35. # 무혁 호텔방

 

무혁, 여전히 서경을 뚫어지게 보고....서경, 몹시 당혹해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다.

무혁, 서경에게 다가가 서경 바로 앞으로 선다. 서경, 움찔 놀라 뒤로 물러나고. 

 

무혁 : (서경 턱 앞에 쪼그리고 앉아 반지 목걸이 내밀며) 이거 읽어봐...

서경 : (두려운 표정으로 보는)

무혁 : 여기...니 반지 안에 써진 거 읽어 보라구. (서경의 눈 앞에 대 준다)

서경 : ......(보다가....눈치보고 고개 저으며) 몰라요...몰라요.

무혁 : (한심하게 보다가 목욕탕쪽으로 가는)

 

 

36. # 목욕탕

 

갈치, 젖은 원피스를 힘껏 짜고 있다.

 

무혁 : (목욕탕문에 기대 서서) 니네 엄마, 글자 못 읽냐?

갈치 : .....(돌아보는)

무혁 : 글자두 못 읽는 바보냐?

갈치 : ...(자신없지만, 당당하게) 바보, 아녜요.

무혁 : 글자두 못 읽는 게 어떻게 바보가 아냐? 저 나이에?

갈치 : 아직 다 못 배워서 그래요. 가나다라마바사 까진 읽을 줄 알아요, 그래두.

무혁 : (이리 와 보라고 손가락 까딱)

갈치 : (다가간다)

무혁 : (반지 내밀며) 뭐라고 쓴 건지 읽어봐.

갈치 : (멀뚱히 보며) 영원히...

무혁 : (중얼거리는) 영원히....영원히.....

갈치 : 아저씨두 글자 못 읽어요?

무혁 : 읽는 것도 있구, 못 읽는 것두 있구.......(강조) 바보 아냐, 난! 니 엄마보다 천배는 똑똑해!!

 

 

37.  # 호텔방

 

무혁, 목걸이 두 개를 양손에 들고, “영원히...영원히...함께”라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가...  

서경앞으로 쪼그리고 앉더니 손에 들린 목걸이를 서경의 목에 걸어주려는데....

서경, 당황하며 무혁의 손을 쳐낸다.

무혁, 갑자기 한손으로 서경의 얼굴을 꽉 잡더니 자신의 시선과 똑바로 마주치게 한다.

서경, 놀라서 안색이 창백해지는데.

 

무혁 : (불량스럽고 가볍게) 너....나, 알어?

서경 : (고개 젓는)

무혁 : 너....누구야?

서경 : .....

무혁 : (표정이 갑자기 서늘해진다, 낮고 강하게) 누구야, 너?!!

서경 : (마른 침 꿀꺽 삼키고, 겁에 질려)...서경입니다.

무혁 : (뚫어질 듯 보는)   

서경 : 윤...서경입니다.

무혁 : .......(이 여자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표정)

 

 

38. # 녹음실 (밤)

   

은채, 잔뜩 불안한 표정으로 녹음실 문에 등을 댄 채 서 있다.  

윤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잘 부르나 싶더니 삑사리가 나고....다시 부르는가 싶더니 삑사리가 난다.

은채, 듣고 있기가 괴로워 귀를 막는다.

 

 

39. # 녹음실안

 

노래를 녹음하던 윤의 목이 갈라져 다시 삑사리가 난다.

윤, 이어폰을 신경질적으로 벗는다.

 

 

40. # 녹음실

 

윤, 밖으로 나온다. 은채, 윤이 문을 열자 넘어질 뻔하고.

 

윤 : 은채야! 집에 가서 매운 떡볶이 해 먹자.

은채 : (눈치 보며 고개 끄덕이는)

 

 

41. # 윤 차안 (밤)

 

윤, 운전하고 있고, 은채, 조수석에 탄 채 불안한 표정으로 앞을 보고 있다.

 

윤 : (씩씩하게) 잊어버리께.

은채 : (보는)

윤 : 민주....지금 이 시간부터 깨끗이 잊어버리께.

은채 : ......

윤 : 먼지 하나 안 남기구 다 지워버릴거다.

은채 : .......

윤 : 안녕 강 민주! 영원히 굿바이다!...나쁜 년!

은채 : (안스럽게 보다가)....윤아.

윤 : 어.

은채 : ...(조심스럽게) 뻥 까지 마아.

윤 : (보는)

은채 : (서글픈 표정으로 앞을 보는)

윤 : (씩씩하던 표정에 힘이 빠진다. 은채 앞에선 감정을 속일 수가 없다....씨이...하더니 갑자기 핸들을 확 꺾어 차를 돌린다)

은채 : (보는)

 

 

42. # 민주 집앞 (밤)

 

윤의 차, 민주의 집 앞으로 와 멎는다.

 

 

43. # 윤의 차안 / 민주 집 앞

 

윤, 멍하니 앞을 응시하고 있다. 은채, 씁쓸하게 윤을 본다.

 

윤 : 택시 타구 집에 가라, 넌.

은채 : (참...야속하다)

윤 : 민주한테 하구 싶은 말이 있어. 그거 하나만 하구 가께. 너 먼저 집에 가.

은채 : (서글프게 보다가 내리려는데)

윤 : 택시비 있어?

은채 : 있어. (문고리 잡다가 문득 생각들어 윤 보며) 나, 소주 한병만 먹구 올테니까 좀 기다릴래?  

윤 : ?

은채 : 쏘주 한 팩 딱 원샷하구 민주 내가 손 봐주께.

윤 : (어이없는)

은채 : 윤이 속 좀 썩이지 말라구 내가 머리채라두 잡구 확 흔들어 버릴게.

윤 : (어이없는)

은채 : 아무두 못 만나구 다니게 다리 몽뎅이를 확 분질러 버릴게.

윤 : (기가 막히다)

은채 : 그래! 맞을 때가 됐어, 그 기집애....잠깐만 있어! 금방 갔다 오께...(내리려는데)

윤 : 민주, 털끝이라두 건드려!!

은채 : (보는)

윤 : 민주 잘못 아냐...첨부터 경고했었어, 걘.....미친 놈은 나야....(하며 어딘가를 응시하는데, 표정이 서늘해진다) 

은채 : ......(가슴이 또 무너진다....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본다.)

 

민주 집 앞으로 고급 외제차 한 대가 와 멈춘다.

잠시후, 운전석에서 조영우 내려서 조수석 문을 열어주면, 민주가 내린다.

민주와 조영우, 마주보며 정답게 웃고, 조영우, 민주를 다정하게 끌어안는다.

윤, 그 모습을 보며 이를 앙물더니 갑자기 차 문을 열고 내린다.

은채, 하얘져서 보는.

윤, “강 민주!” 소리치고, 민주와 조영우, 윤을 보고...당혹스런 표정 지으며 떨어진다.

   

 

44. # 윤 차안

 

은채, 불안하게 지켜보는.

 

 

45. # 민주 집앞 

 

윤, 호흡을 가다듬고 조영우는 본 척도 않고 민주 앞으로 다가간다.

 

윤 : 기다리께...저 자식...정리하구 와.

조영우 : 야!!!

윤 : (들은 체도 않고) 정리가 안되면 안된대루 와도 괜찮아. 내가 정리 해주께.

민주 : (피식 웃는)...꽤 오래 기다려야 될텐데....이 사람하구 시작한 지 일주일밖에 안됐어.

조영우 : (어이없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보고)

윤 : 기다릴 수 있어....한달이면 충분하지 않나?

조영우 : 최 윤!! 이 자식이....(멱살을 잡더니 주먹으로 윤을 퍽 갈긴다)

윤 : (휘청하며 넘어질 뻔 하다가 중심 잡으며 그대로 조영우를 향해 주먹을 날린다)

 

조영우도 윤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윤, 주먹을 날리고...두 사람, 급기야 엉겨붙어 주먹질을 하며 싸운다.

민주,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팔짱을 끼고 관람하듯 두 사람을 지켜 본다.

조영우와 치고 맞고 싸우는 윤의 시야에 마치 관람하듯 지켜보는 민주가 깊게 아프게 들어온다.

 

 

46. # 윤 차안

 

눈이 동그래져서 기함을 하고 보는 은채.

윤이 바닥에 구르고 있고, 조영우, 윤 위에 올라타 주먹으로 무차별 가격을 하고 있다.

민주는 여전히 구경만 하고 있다.

은채, “우 쒸!”하며 급기야 문을 열고 뛰어 나간다.

 

 

47. # 민주 집앞

 

은채, “야!!” 소리 지르며 어깨에 매고 있던 가방으로 조영우의 뒷통수를 힘껏 가격 한다.

조영우가 충격으로 휘청하자, “너 죽었어, 씨이!!”하며 신발까지 벗어들어 후려치고, 귓불이며 팔뚝도 앙 물어버린다.

멍이 들고 입가가 터진 윤, 얼떨떨하게 황당하게 보고 있고...민주도 어이없다는 듯  보고 있다.

조영우, 우왁스런 힘으로 은채를 힘껏 밀쳐내고...

은채, 가뿐하게 내동댕이쳐져 쿵 바닥에 그대로 볼을 찧는다. 아파서 기절할 듯 인상을 찌푸리는 은채.

민주, 당황해서 “은채야!” 부르며 은채를 일으키려 하고.

윤, 은채가 당하는 것을 보고 이 자식이...하며 다시 조영우에게 달려들어 죽을 힘을 다해 복부에 힘껏 한방을 날려버리고,

조영우, 떼굴떼굴 구르며 좀처럼 일어나지를 못한다.

윤, 은채를 부축하던 민주의 손을 탁 떼어내고는...자기가 안 듯이 부축한다.

 

윤 : (민주를 보지 않고) 집에 가자, 은채야.

은채 : (당혹스럽게 보는)

민주 : (역시 좀 당황스럽다)

   

윤, “괜찮어? 어디 부러진 거 아냐?” 은채를 부축해 자기 차로 데려 간다.

은채, 민주를 돌아보고, 민주, 피식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서 자신을 차에 태우고 있는 윤을 은채, 먹먹하게 본다.

 

 

48. # 무혁 호텔 화장실

 

무혁, 입가에 묻은 떡꼬지 양념을 물로 씻어내고 있다. (이 씬까지 계속 묻히고 있었다).

 

 

49. # 호텔방

 

무혁, 창가에 서서 한강과 도로를 내려다 보고 있다. 껌 껍질을 까서 천천히 생각하듯 씹는다.

무혁의 목에는 목걸이가 걸려 있다. 침대 한켠엔 서경이 벗어놓고 간 무혁의 옷이 놓여있다.

 

무혁 : (되뇌이듯 중얼거리는) 영원히....함께....영원히....함께....(다시 두통이 엄습한다. 머리를 감싸쥐는)

   

엄습했던 두통이 좀 가시자 무혁, 힘겹게 실 눈을 뜨고 차창 밖을 본다.

무혁이 응시하는 올림픽 도로...차량들이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다.

 

 

50. # 윤의 차안

 

올림픽 도로를 달리고 있는 윤의 차. 

은채, 예상치 못했던 윤의 행동에 자신이 더 당황스러워 시선 둘 데를 모르고 표정 관리도 못하고 있다.

은채, 눈가가 어느새 멍이 들고 퍼렇게 부어 올라 있다.

 

윤 : (코에 솜을 하나 틀어 막았다. 은채를 흘끗흘끗 가슴 아프게 본다) 다 큰 처녀 얼굴이 성할 날이 없네! 성할 날이 없어!!

      ....상처에 딱지 떨어지기가 무섭다!!

은채 : (멍 주위를 가리며) 괜찮아. 안 아퍼!

윤 : (버럭) 괜찮다는 소리 한번만 더 하면 길바닥에다 확 내려 버린다?

은채 : (움찔....윤에게 들릴락 말락 꿍얼거리는) 괜찮으니까...괜찮다 그러구...안 아프니까... 안 아프다 그러지....

윤 : (또 괜히 고함 버럭) 괜찮은 거 좋아하네!! 안 아픈 거 좋아하네! 니가 무쇠야!! 마징가 제트야, 니가?!!

      거기서 왜 튀어나와, 거기서?!! 119야, 니가?

은채 : (모기만한 소리로) ....진짜...안 아픈데...

윤 : (용케 또 듣고 씨이하며 오만상을 찌푸리고 은채를 보는...) 내려, 너. 

은채 : (하는 수 없어서) 그래, 아퍼...아퍼....아퍼 죽겠다....안 괜찮어...절대루 안 괜찮어...죽어두 안 괜찮어.

윤 : (그제야 찌푸린 상 펴고) 아...속상해...속상해 되지겠다, 진짜.......어뜩하면 좋냐, 널?

은채 : (차창밖으로 고개 돌린다....무안하다....가슴이 또 두 방망이질 친다....서글프고...행복 하고...서글프다. F.O.)

 

 

51. # 호텔 근처 공원 길(아침)

   

무혁, 바게트빵 하나 들고 어슬렁거리며 걷는데(보이는 글자들, 닥치는대로 엉터리로 어설프게 읽으며),

저 앞으로 PD(아침마당)가 무혁을 보고 손을 번쩍 들어보인다.

 

 

52. # 일각 벤치

 

PD, 빛바랜 사진 하나를 무혁에게 내민다.

포대기 위에 나란히 누운 갓난 아기 둘의 사진...팔목에 팔찌처럼 감은 목걸이가 눈에 따갑게 들어온다.

무혁과 서경이 걸고 있었던 바로 그 반지 목걸이다.

무혁, 뚫어지게 보며 계속 바게트를 먹는다.

 

PD : 차 무혁씨와 윤 서경씨가 지냈던 고아원을 알아봤습니다...차무혁씨와 윤 서경씨, 이란성 쌍둥이더군요.

무혁 : (눈빛이 얼핏 흔들린다....)...쌍.둥.이?

PD : 목걸이는 두 사람이 처음 고아원앞에 발견됐을 때부터 지니고 있었답니다. 제가 알아낸 건 여기 까집니다.

무혁 : (사진을 뚫어지게 보며 바게트를 와구와구 씹어먹고 있다....화풀이 하듯)

 

 

53. # 지하철 계단 중간

 

출근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김밥과 떡 좌판을 벌려놓은 행상들 모습 보인다.

대부분 할머니들인데 그들 사이에 서경과 갈치도 끼어 있다.

서경, 쪼그리고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고, 갈치, 손님에게 김밥을 팔고 있다.

 

갈치 : 여기 젓가락하구 물요!...고맙습니다!!

 

갈치, 돈을 받아 주머니에 넣고, 힘드는 듯 다시 쪼그리고 앉는다.

앞으로 넘어질 듯 꾸벅거리던 서경, 갈치의 어깨에 머리를 턱 기대고 잔다.    

서경의 치마가 말려 올라가고, 남자들 흘끗거리며 보고 간다.

갈치, 얼른 치마를 끄집어 내리고는 다시 호객을 한다.

 

갈치 : 김밥 있습니다...김밥 사세요....아침 굶지 마시구, 든든한 김밥 사세요....떡도 사세요!!

 

 

54. # 일각

   

무혁, 계단 입구에 서서 서경과 갈치를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고 있다. 가슴이 뻐근하다.

 

 

55. # 지하철 중간 계단

 

손님 하나가 “김밥 얼마야?” 하고 묻고, 갈치, “2000원인데요.” 하고,

손님, 달라고 얘기하고, 갈치, “고맙습니다.” 하며 김밥을 봉지에 넣어 주려는데. 

이때, 옆에서 같이 좌판을 벌이던 아줌마(40대 정도된), “잘생긴 총각! 우리 김밥은 1500원에 주께.”하고 손님을 유혹한다.

손님, 웬 횡재냐하며 1500원짜리 김밥을 산다.

손님을 뺏긴 갈치, 식식거리며 아줌마를 노려본다.

 

갈치 : 왜 맨날 반칙해요, 아줌마?

아줌마 : (손님에게 고마워요, 또 와요 인사하고, 갈치보며) 반칙은 무슨 반칙을 해!!

갈치 : 맨날 맨날 반칙했잖아요! 왜 남의 손님을 뺏어가요?

아줌마 : 니 손님 내 손님이 어딨냐, 이 놈아!! 내 꺼 사가면 내 손님이구, 니 꺼 사가면 니 손님이지!!

갈치 : 그런 게 어딨어요!! (고함 지르며 노려 보는데)

아줌마 : 콩만한 놈이 어디서 어른한테 도끼 눈을 뜨구..여기 있다 이눔아!! (갈치의 머리를 꽁 쥐어 박는다)

갈치 : (식식거리며 눈물이 그렁해서 노려 보고)

서경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계속 졸고 있고)

아줌마 : 이 눔이 그래두... (쥐어 박으려 하는데)

 

이때, 아줌마의 손을 탁 잡는 손...무혁이다.

아줌마, 당황하고, 갈치, 무혁을 알아보고 눈이 동그래서 본다.

무혁, 불량스런 표정으로 아줌마 손을 거칠게 탁 놓아버리고, 갈치보며.

 

무혁 : 여깃는 거 다 얼마야?

갈치 : (당황해서 미처 말을 못하는)

무혁 :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한 묶음-100만원 정도-을 꺼내 갈치에게 던져주고) 이거면 돼? 

갈치 : (어안이 벙벙)

아줌마 : (자기가 입이 더 헤 벌어져) 이거...이거 사가요...나는 딱 반값에 전부 다 50만원에 주께.

무혁 : (들은 체도 않고) 니네 엄만 왜 저렇게 자냐?

갈치 : (조금씩 진정하고) ...밤에 잠 안자구 김밥 싸서 그래요.

무혁 : ....(착잡하게 서경을 보는데)

아줌마 : (무혁의 바지 가랑이 잡고 애걸하는) 사장님...이거 다 30만원, 아니 20만원에 드릴 께요.

무혁 : (아줌마 보는) 아줌마!

아줌마 : 예! 사장님!

무혁 : (부드럽게 묻는) 아까 반칙했지?

아줌마 : (당혹) 예?

무혁 : 아까...반칙했지?

아줌마 : 안했어요...반칙은 무슨....

무혁 : 반칙했다 그럼, 아줌마 김밥 사주께.

아줌마 : .....(눈치 보며 곤혹스러워하다 어쩔 수 없이) 했어요, 그래...내가 반칙...했어요...(갈치 눈치도 보고)

갈치 : (시이...아줌마를 흘겨보는...천군마마를 얻었다.)

 

무혁,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며 아줌마의 다라이를 뻥 차 버린다. 그 바람에 김밥과 떡, 계단에 다 쏟아지고. 

아줌마와 갈치, 기함을 하고...지나가던 사람들도 무슨 일인가 본다.

 

무혁 :  한번만 더 이 꼬마한테 반칙하면... (차갑고 서늘해지는) 가만 안둬, 아줌마!!

 

 

56. # 은채방

 

은채, 숙채, 민채, 세 자매가 함께 쓰는 앙증맞은 방이다.     

공주풍의 침대에 숙채가 대자로 누워 잠들어 있고, 은채와 민채, 바닥에서 엎드려 자고 있다. 

 

혜숙(E) : 삼채야!! 어서 인나!! 해가 하늘 똥구멍에 걸렸어, 이것들아!! 삼채야!!

 

은채, 숙채, 민채, 꿈쩍도 않고 잠들어 있다.

이때, 문 벌컥 열리고, 혜숙 들어와 잠든 세 자매의 모습을 어이없는 듯 보다가 세자매를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며 깨운다.

 

혜숙 : 민채야! 인나!!...은채야! 인나!...숙채야! 인나!....(다 때리고 나서) 삼채야! 인나!!

 

은채만 힘겹게 눈을 뜨고 일어나고, 민채와 숙채는 더 이불속으로 파고 든다.

은채, 일어나면 눈밑 보라색 상처가 드러난다.

 

혜숙 : 며칠 잠잠하다 했더니 또 시작이네....어쩌다 또 눈탱이가 밤탱이가 됐어?

은채 : (눈 가리며) 길가다가 넘어졌어...이틀만 지나면 멀쩡해져. 괜찮아.

혜숙 : 너 윤이 코디 안하구, 조폭들 똘마니 하구 다니니?

은채 : (머쓱한 듯 웃는데)

 

이때, “삼채 엄마!” 부르는 대천의 목소리 들린다.

은채, 얼른 후다닥 화장대위에 있는 선글라스를 찾아 쓰고, 혜숙에게는 모른 척 하라고 손가락을 입술에 대 보인다.

혜숙, “삼채방에 있어요!” 하고 바깥을 향해 소리치자, 잠시후, 문 열리고, 대천, 고개 디민다.

 

대천 : 시장 간다며?

혜숙 : 어, 지금 나가.

대천 : (은채보고) 방안에서 웬 선글라스야?

은채 : (씨익 웃으며) 어, 그냥...개성...아빠.

대천 : 쌍꺼풀 수술했냐?

은채 : 아뇨오.

대천 : (혜숙 보고) 빨리 나와....좀 있다 아가씨 모시구 방송국 가야 돼. (문 닫고 나간다)

혜숙 : (꿍얼) 아가씨 같은 소리하구 앉았네...내가 저 소리 듣기 싫어서 전세금만 모이면 바루 이 집 나간다. (일어나며)

         엄마, 아부지랑 시장 갔다올테니까 윗 집에 올라가 서 양파 좀 까...애가 들어설라 그러나. 양파 냄샐 못 맡겠네.  

은채 : (선글라스 벗으며) 윤이네 오늘 손님 오셔?

혜숙 : 윤이 엄마 셀프 카메란가 뭔가 찍는다구 아침 댓바람부터 쌩쑈를 한다, 지금...

         톱가수 아들 잘 둔 덕에 별 호사를 다 누려요, 한 물간 배우 주제에.

은채 : 고만 좀 씹어, 아줌마.....(하다가) 엄마! 또 보톡스 맞았어?

 

 

57.  # 오들희집 정원

 

은채, 하품이 나오는 입을 손바닥으로 툭툭 때리며 계단을 올라와 정원에 선다.

우아하게 차려입고, 커피를 마시며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는 오들희와 윤이 보인다.

윤이 카메라를 잡고 있다.

은채, 오들희를 향해 아는 체하며 고개 숙여 보인다. (윤은 등을 보이고 있다)  

   

윤 : (은채를 향해 웃어보이고 오들희 향해) 자, 카메라 간다, 엄마....떨지 말구, 하나, 두 울!

오들희 : (카메라를 향해 고혹적으로 웃으며) 이렇게 아들과 함께 마시는 커피 한잔이 제 삶의 기쁨이구 활력소죠...

            (하다가 윤 보고) 다시 찍자...립스틱 색깔이 맘에 안 들어, 암만 생각해두.

 

 

58. # 오들희집 주방

 

은채, 식탁에 앉아 양파를 까고 있다. 눈이 따가워 어찌할 바를 모른다.

 

오들희(E) : 자! 이제 우리 소중한 아들의 모습을 여러분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59. # 오들희집 거실

   

오들희, 카메라를 들고 윤의 모습을 찍고 있다. 얘기하라고 모션하며.

윤, 카메라를 향해 매혹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윤 : 안녕하세요, 최 윤입니다....저희 어머니가 셀프 카메라를 찍는다구 하셔서 저도 잠깐 낑겼습니다...

      엄마한테 하구 싶은 얘기 해두 돼요?

오들희 : 뭐? 해봐...해보세요.

윤 : 음..난 있죠..우리 엄마 생각만 하면 참 고맙구 눈물이 나요..날 이 세상에 있게 해주구..이렇게 멋진 인간으로 키워주시구..

       끝없는 사랑으로 언제나 날 감동 시키시구....엄만 나의 태양이구, 우주라는 거 아시죠?

오들희 : (감동 받아 눈물이 글썽해지는)

윤 : (오들희가 든 카메라 보며 머리 위로 하트 그려 보이며) 사랑해, 엄마...아이 러브 유!!

 

 

60. # 서경집 앞길 (달동네)

 

무혁, 잠든 서경을 업고 언덕길을 올라오고, 갈치, 옆에서 같이 걸어간다.

 

갈치 : (무혁에게 충고하고 있는 중이다) 어른한테 그럼 안돼요, 아저씨.

무혁 : (흘끗 보는)

갈치 : 아까 그 아줌마두 불쌍한 아줌만데...나중에 가서 잘못했다 그래요. 예?

무혁 : (무표정)

갈치 : 잘못했다 그래요! 예?

무혁 : 싫어!!

갈치 : (흘겨보고) 깡패예요, 아저씨?

무혁 : 응....(걸어간다)

갈치 : (표정이 약간 쫄았다)

무혁 : 너, 이름이 뭐야?

갈치 : 갈치요. 갈치 조림할 때 갈치.

무혁 : 그게 니 이름이야?

갈치 : 예.

무혁 : 몇 학년인데?

갈치 : 학교 안 다녀요.

무혁 : (보는)

갈치 : 학교는 안 다녀두 한글도 다 알구, 구구셈도 다 하구, 영어도 쫌 알구...되게 똑똑해요. 

무혁 : 니네 아빠는?

갈치 : 없어요, 그런 거.

무혁 : .....

 

 

61. # 서경집 마당

 

그 사이 두 사람, 집 대문 안까지 다다라 마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갈치 : (무언가를 발견하고) 어, 노랑 할아버지!

무혁 : (갈치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본다)

 

노란 잠바를 입은 민현석, 마당 평상에 앉아 소주를 놓고 삼겹살을 구워 먹고 있다.

 

민현석 : (술이 얼근하게 취했다. 입안 가득 삼겹살 오물거리며) 이리 와, 갈치야! 삼겹살 먹자!...

            (하다가 서경을 업은 무혁을 멀뚱하게 본다)

갈치 : 어제 제가 말한 아침마당 아저씨예요....엄마랑 같은 목걸이 갖구 있는 아저씨요...호주에서 온 아저씨...

민현석 : (삼겹살 먹던 게 목에 걸려 캑캑거린다. 소주를 꿀꺽꿀꺽 마시고 간신히 기침을 달랜 후에 뚫어질 듯 무혁을 보고...

            무혁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본다.)

무혁 : (의아한 표정)

민현석 : (중얼거리듯) 눈매가 니 엄마랑 많이 닮았다....제대루 컸네, 자식.

무혁 : (흠칫)

민현석 : 삼겹살 먹어 봤어?

무혁 : (천천히 고개 젓는)

민현석 : 소주는 먹어 봤어?

무혁 : (고개 젓는)

민현석 : 니 누나 눕혀놓고 이리 와. 소주랑 삼겹살 먹는 거 가르쳐 주께.

무혁 : .......

 

 

62. # 오들희집 주방

 

주방 한쪽에 걸린 오들희와 윤의 사진.

은채, 눈물 콧물 흘리며 양파를 까고 있는데, 등 뒤에서 손을 뻗어 은채의 눈물을 닦아주는 손. (보라색 멍이 든 눈자위 근처다)

은채, 놀라서 돌아보려는데, 윤, 은채의 어깨를 뒤에서 꼬옥 감싸 안는다.

은채, 숨이 멎는 것만 같다.

 

윤 : 미안하다...미안하다, 은채야.

은채 : .....(정말 숨을 쉴 수가 없다)

윤 : 너 혹시 얼굴에 흉져서 남자들이 싫다 그러구 아무두 안 데려가면 나한테 와.

은채 : ......(호흡 곤란을 느낀다.)

윤 : 내가 데꾸 살께. 나한테 와.

은채 : .....(점점 숨이 가프고...급기야 얼굴이 벌개진다.)

윤 : .....정말이야...내가 너 책임지께.

은채 : (결국 푸후...숨을 터뜨리고...죽을 듯 가픈 숨을 색색거린다)    

윤 : (놀라서 떨어지며) 왜...왜 그래, 은채야? 왜 그래?!!!

은채 : (가픈 숨을 헐떡이며) 무..무...물....

윤 : (놀라서 냉장고로 달려가 물을 꺼내 은채에게 준다)

은채 : (물통째 벌컥벌컥 마신다)

윤 : (겁먹고 당황한 표정으로 보는)

은채 : (푸 귀엽게 딸꾹질하고 안도의 한숨 내뱉고) 

윤 : 송은채...왜 그래애....

은채 : (씨익 멋쩍게 웃으며) 별 일 아냐...괜찮아...괜찮아...(쪽 팔린다)

윤 : (그래도 걱정이 된다.)

 

이때, 윤의 핸드폰이 울린다. 발신자 확인하는 윤....핸드폰을 받지 않는다.

 

은채 : 왜 안 받어?

윤 : 민주야.... (밧데리를 빼 버린다)

은채 : ...... (마음이 아프다)

 

이때, 화려한 의상을 입은 오들희, 주방으로 들어온다.

 

오들희 : 아들! 어때? 엄마 이뻐?

윤 : (씨익 웃으며 엄지 손가락 들어 보인다)

오들희 : 은채는? 송 코디가 보기두 이뻐?

은채 : 예...아름다우세요, 아줌마.

오들희 : (좋아서 활짝 웃고 귀걸이 몇 개 들어보이며) 이 옷엔 어떤 귀걸이가 어울려?...다이아? 루비? 사파이어?

 

 

63. # 서경 마당

 

무혁, 소주잔의 소주를 쭉 삐운다...쓴맛에 인상을 귀엽게 찌푸리고.

민현석, 씨익 웃으며 삼겹살 한점을 집어 무혁에게 준다. 무혁, 받아 먹는다.

 

민현석 : 베이컨보다 맛있지?

무혁 : (고개 끄덕이는)

민현석 : 니가 한국 놈이라 그래....(자작해서 소주 마시고)

무혁 : ....우리 엄마...알어?

민현석 : 응. (삼겹살 집어 먹고)

무혁 : 이 동네 살어? 우리 엄마두?

민현석 : 아니...니네 엄마같은 여자가 이런 후진 동네에서 왜 살어?

무혁 : (의아한) 

민현석 : 사필귀정...인과응보....선조들 참 똑똑해...그런 기가 찬 말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무혁 : .....우리 엄마...만나게 해줘.

민현석 : 그래...만나게 해줘야지....이제 만날 때가 됐지, 니네 식구들.

무혁 : .......

민현석 : (되풀이하는) 사필귀정...인과응보....선조들 참 똑똑해...그런 기가 찬 말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소주를 마시는)

무혁 : (무슨 말인지 모르고....보는)

 

 

64. # 오들희집 앞

 

대천, 차를 닦고 있다. 잠시 후, 오들희가 연신 거울을 보며 대문 열고 나온다.

   

오들희 : 목걸이가 영 맘에 안 드네....오빠! 이 목걸이랑 옷이랑 안 어울리지?

대천 : (피식 웃으며) 이쁜데요, 왜?

오들희 : 아냐...싸구려는 확실히 표가 나....이 비싼 옷까지 싸구려로 보이는 거 아냐?

대천 : 그 목걸이 백화점에서 꽤 비싸게 주구 산 거 아녜요?

오들희 : 비싼 거 아냐...100만원 짜리야.

대천 : (피식) 100만원이면 우리 집 한달 생활비네....그냥 해. 니가 보석보다 훨씬 멋져서 괜찮아.

오들희 : (그 말에 기분 좋아 씨익 웃는다) 그런가?

대천 : (뒷 좌석문 열어주며) 타시죠, 아가씨...방송국까지 가려면 벌써 많이 늦었습니다.

오들희 : 네에.. (웃으며 차에 오른다)

 

대천, 운전석에 오르고 차, 출발해서 집 앞을 떠난다.

집 앞을 비추던 카메라, 오들희집 대각선 쪽을 비춘다. 무혁이 서 있다...

무혁, 한 대 맞은 듯 멍한 표정으로 오들희 집을 보고 있다.

외형상으로만 봐도 으리으리한 집...저 집이 날 버린 내 어미의 집이라구?....자신을 지탱해왔던 끈 하나가 끊어진 느낌이다.

이때, 다시 오들희 집앞으로 와서 멎는 외제차...운전석에서 내리는 사람, 민주다.

민주, 잠깐 망설이다가 초인종을 누른다.

무혁은 그대로 망부석처럼 서 있다.

 

 

65. # 은채 거실 (오들희 집의 지하에 있는 방이다. 거실과 방 두 개, 욕실 구조)

 

은채, 어이없는 표정으로 거실에 놓인 물건들을 본다.

밥풀이 그대로 묻은 윤의 밥그릇, 숟가락, 타올 (한번 닦고 난), 칫솔, 티셔츠(입었 던 옷이라 얼룩이 있는)들이 놓여 있다.

 

민채(E) : 니가 스토커니? 스토커야?

은채 : (고개 돌려 본다)

 

숙채, 무릎 꿇고 앉아 벌 서고 있고, 민채, 옆에서 깐죽대고 있다.

 

숙채 : 저 콩알만한 게 확 그냥... (민채를 치기라고 할 듯 손을 쳐드는데)

민채 : 엄마아! 숙채가 나 때릴라 그래!

숙채 : 이게 진짜...내가 니 친구야?

혜숙 : (옆에서 무 껍질 벗기다가 무로 숙채를 탁 치며) 손 제대로 못 들어? 언니가 오죽 언니값을 못하면!!

숙채 : 아우, 씨...요즘은 초등학교 애들도 이런 벌 안 서...내 나이가 몇인데. (하는데)

혜숙 : (O.L.) 니 나이가 몇이야, 그래?! 이 눔의 기집애야! (다시 한 대 탁 때리고)

         스물 여덟이나 처 먹은 게 어디 할 짓이 없어 남의 남자 물건 도둑질이나 하구.

민채 : 내 말이.

혜숙 : 윤이 엄마가 알기라도 하면 우리 식구 이 집에서 다 쫓겨나, 이 년아!!

민채 : 내 말이이. 

숙채 : (민채를 흘기고) 윤이는 외간 남자가 아니구, 스타야, 스타! 걔는 공인이기 때문에 이 물건들도 사실은 다 지 게 아니구,

         최윤을 사랑하는 팬들의 것이라구 할 수 있...(하는데)

은채 : (O.L.) 이게 다 얼마야? 얼마나 받아 먹니, 대체?

숙채 : 니가 사게? 니가 사면 한 개당 삼만원씩 삼육 십팔, 십팔만원인데...삼만원 디씨해서 십오만원 해주께.

혜숙 : (신기해서) 어머머, 이깟 게 삼만원씩이나 해?

숙채 : 지난 번에 윤이가 콘서트때 땀 닦았던 손수건 있잖아요. 그거 오만원에 현장에서 팔았답니다.

혜숙 : (히익) 오만원?

숙채 : 해외 토픽 같은 거 보면 다 나와...유명 스타들이 쓰던 물건들 경매 붙여 가지구....

         엘비스 프레슬리 오빠가 쓰던 물건 같은 건 거의 억대야, 억대.

혜숙 : (어느새 죽이 맞다) 세상에...저 집에 가면 널린 게 윤이 땀 닦구 얼굴 닦던 수건인데...빨면 안되겠다, 그럼.

숙채 : 그니까! 나한테 넘기라니까요 그걸! 새 수건이랑 교환도 해주구, 10% 띠어주께. 엄마한테.

혜숙 : (관심 있다) 밥그릇이랑 숟가락은 얼마씩이나 받는데, 그럼?

숙채 : 만약에 우리의 최 윤이가요 현 시점에서 제임스 딘이처럼 딱 요절해 버리잖아요...그럼 이거 적어두 백만원은 족히...

은채 : 경찰에 전화해, 민채야!...여기 모녀 절도범이 살인까지 모의하고 있다구, 와서 잡아 가라 그래!

혜숙 : 야!

숙채 : 송 은채!

은채 : (정색하고) 전화 안해!!

민채 : 해!! (하며 수화기 들고 112 누르려는데)

 

혜숙과 숙채, 민채야! 하며 동시에 달려들어 민채의 허리를 껴안고, 팔을 붙들며 말리느라 한바탕 난리가 난다.

은채, 세 사람을 한심하게 보며 가방에 윤의 물건을 챙겨 넣는다.

 

 

66. # 오들희집 정원 계단

 

은채, 윤의 물건이 든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다가 멈칫 걸음을 멈춘다.

민주가 정원에 서 있고, 윤이 서늘한 표정으로 정원으로 나오고 있다.

은채, 얼른 몸을 숨긴다.

 

 

67. # 오들희집 정원

 

민주, 윤을 향해 웃는데, 윤,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

 

민주 : 정리하구 왔어....생각보다 좀 빨랐지?

윤 : (굳어 있는)

민주 : 하루 밤새 많이 야위었다... (윤의 얼굴을 만지려는데)

윤 : (탁 뿌리쳐 버린다)

민주 : (피식 웃고...좀 당황했다) 나...안 받아 줄래?

윤 : .......

민주 : 안 받아줄래?

윤 : (그대로 굳어있는)

민주 : 미안하다...헷갈리게 해서... (휙 돌아서서 가는데)

윤 : (민주를 가로 막고 선다)

민주 : .....

윤 : (민주를 뚫어지게 보다가 와락 껴안아 버린다) ...짜장면 해줄테니까 먹을래?

민주 : ...... (웃는)

 

 

68. # 오들희집 정원 계단 / 대문앞 (안쪽)

 

은채, 멍하니 넋나간 사람처럼 서 있다.

이때, 초인종 소리 들린다.

은채, 얼른 정신을 수습하고 대문 앞으로 간다.

   

은채 : 누구세요? (대문 창살 너머로 한 남자가 서 있다.)

 

 

69. # 오들희집 대문앞

 

무혁, 대문앞에 서 있다. 대문 창살 너머로 은채의 모습이 보인다. (실루엣만)

 

무혁 : 화장실 좀 쓰자!

 

 

70. # 대문앞 (안쪽)

 

은채 : 누구신데요?

 

 

71. # 대문앞

 

무혁 : (부탁이 아니라 강짜다) 화장시일!! 화장실 좀 쓰자!!

 

 

72. # 대문앞 (안쪽)

 

은채 : (어이 없는) 여기 공중 화장실 아닌데요!!

 

 

73. # 대문앞

 

무혁 : 나 이러다 오줌 싼다, 진짜!! 화장실 좀 쓰자!!

 

 

74. # 대문앞 (안쪽)

 

은채 : (점점 기가 막혀) 싸라! 말리냐?!!....별 미친 놈을 다 보겠네....

         (휙 돌아서 자기 집으로 가려다가 문득 이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본다)

 

 

75. # 대문앞

 

은채, 빼꼼히 대문을 열고 나가다 기함을 한다.

무혁, 담벼락에다 대고 오줌을 누고 있다....표정은 서늘하게 굳어 있다.

은채, 당황해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다가...안면이 있는 얼굴인데...부끄러움도 잊고 손을 떼고 무혁을 본다.

무혁도 은채를 본다...안면이 있는 얼굴이다.

은채, 무혁을 기억해낸다. 무혁도 은채를 기억해 낸다.

멍하니 마주보고 선 두 사람의 표정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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