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2] 10 - 나는 누구인가...? 1
씬1. 프롤로그
혜원의 몽타지.
일진들과 나란히 걸어가는 혜원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리는 혜원
머리를 틀어올린 1학년 시절의 혜원
지하철역에서 스산한 모습으로 서있는 혜원
그외 몇몇 몽타지. 그 위로 타이틀. '나는 누구인가...?'
씬1-1. 교정일각 / 낮
수미, 주번인 듯 길을 지나고 있다. 그 위로.
여학1 : (E) 야, 박수미!
보면, 창가에 기댄 1학년 여학1,2,3 수미를 손가락질로 부르고 있다.
두려운 표정짓는 수미.
여학1 : 야, 이거 뭔지 안보여?
수미, 겨우 그들곁으로 다가간다.
여학1 : (쥐어박으며) 야, 부르면 빨랑빨랑 튀어와야지, 이게 어디서!
수미 : ..미안해.
여학1 : 야, 이 언니가 아침을 안먹었거든? 매점가서 빵하고 우유 좀 사와라.
수미 : ..
여학1 : 뭐해 이년아? 매점갔다오란 말 안들려?
수미 : .. 돈... 은?
여학1 :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야, 너 지금 돈달라 그러는거야?
수미 : ..
여학1 : 너 좀 들어와봐. 얼른 안들어와!
수미 : 알았어. 사, 사올게. 사올게.
수미, 얼른 빗자루, 쓰레받이 두고 매점쪽으로 뛰어간다.
여학생1,2,3 가소롭다는 듯 웃고...
이 풍경을 아까부터 위층에서 바라보고 있는 혜원. 무표정한 얼굴에 냉기가 돈다. 그 위로 수업종 치고...
씬2. 2학년 5반 교실 / 낮
아이들 모듬조 별로 자리 배치를 하고 앉아있다.
<태훈, 한, 용구, 아영, 희진, 유경, 준경>의 조 보이고 <신화, 성제, 지민, 유미, 정연, 애라, 혜원>의 조 보인다.
애라, 옆에 앉은 혜원이 신경쓰인다.
조장들이 민주로부터 봉투를 하나씩 받아들고 자리로 돌아온다.
민주 : 자, 지금 조장들이 받아간 봉투안에, 여러분이 모둠별로 토론하고 연구해야 될 과제가 들어있어.
이번 기말은 이 모둠조 주제발표로 대신 할 꺼야, 그러니까 이번 시험은 책두 보구, 친구들과 의논해서 같이 치르는 거지.
흥수, 용구 옆사람 두들기며 장난하고.
민주 : 그러나, (둘러보며) 한 사람도 빠짐 없이 참여해야지, 한 두 명이 대표로 했다가는그 조 모두 (귀엽게) 점수 없음!
특히, 삼조 알아서 해. 전적 있지?
비실 웃는 태훈과 한의 모습.
민주 : 봉투 마다 다른 주제가 들어있으니까 다른 조꺼 컨닝 할 생각 말구.
오늘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조별로 토론하는 시간이야. 나 없이도 잘 할 수 있겠지?
흥수,용구 : 네!
아이들 웃는다.
민주 : 반장, 아이들 조용히시키구.
지민 : 네.
민주 나간다. 웅성거리는 학생들.
흥수 : 야, 야 빨리 펴봐.
성제 : (카드를 읽는다) 고려부터 조선 중엽까지 가전체 소설을 찾아서 내용을 요약 할 것.
흥수 : 와! 너무했다!
유미 : 가전체?
애라 : (그것두 모르니? 하는) 사물을 의인화시킨 소설.
유미 : 나두 알아.
성제 : (계속 읽는다) 서로 각 조원에 대한 작문 한 편씩을 쓸 것. 다른 사물에 비유한 비유법으로.
흥수 : 와! 너무하다, 너무해.
혜원 : (일어나서 나간다)
지민 : 어디가?
혜원 : (대꾸 없이 나간다)
신화 : (혜원을 보고)
세진과 함께 나가는 혜원.
애라 : (혜원보며) 으유, 쟤가 왜 우리 조가 됐는지 몰라.
유미 : 나두 혜원이 무서워.......
씬3. 교정 일각 / 낮
후미진 교정일각, 1학년 일진인 재희을 사이에 두고 일학년 일진과 이학년 일진들 둘러 서있다.
재희, 두려움에 떨고 있다.
재희 : (겁에 질려 있고)
세진 : (냉정히) 김재희, 너 다시 한번 말해봐. 뭘 어떻게 하겠다구?
재희 : 타........탈퇴하겠다구요.
세진 : (어이없다는 듯 재희을 노려보고는) 너 각오는 돼 있는 거야?
재희 : (겁에 질린 얼굴로 끄덕인다)
혜원 : 마지막으로 한번만 확인한다.
재희 : 타.....타......탈퇴하겠습니다.
혜원 : (담담히) 이유가 뭐야?
재희 : (잠시 말 없고)
세진 : 야, 이유가 뭐냐니까!
혜원 : (재희에게 다가간다) 말해봐. 괜찮아.
재희 : (떨면서) 일진이 되면 다 내 맘대로 되는 줄 알았어요...... 건드리는 인간두 없구, 폼두 나구.......
혜원 : 그런데...?
재희 : 하지만 아무도 날 상대 안해줘요. 옛날 친구들도 나를 보면 피하구.....다 날 싫어하구...
세진 : 그게 다야?
재희 : ...
세진 : 그게 다냐구?
재희 : (고개만 끄덕)
순간 세진의 팔이 올라가는데 혜원 팔을 잡는다.
재희 : (울먹이며 애원조로) 언니, 부탁이에요. 나가게 해주세요. 저 이제 다르게 살고 싶어요.
그냥 다른 아이들처럼 보통으루, 그렇게 지내구 싶어요.
혜원 : 너, 탈퇴식 버틸 자신 있어?
재희 : (끄덕)
혜원 : 죽을 수도 있어.
재희 : (겁에 질린채 끄덕)
재희을 보던 혜원 점점 굳어지다가 돌아선다.
씬4. 2학년 5반 교실 / 낮
자리 제대로 배치하는 중이다. 성제, 신화, 흥수, 지민, 애라, 유미, 정연 모여있다.
애라 : 바꿔달라 그러면 혼나겠지?
성제 : 혜원이가 그렇게 싫어?
애라 : 말이라고 하니? 수업 시간에 맨날 엎어져 자는 애가 제대루 하겠어?
성제 : 이건 수업이 아니니까 열심히 할지도 모르잖아.
애라 : 걔가 노는 거, 잠자는 거 빼고 뭐하나 열심히 하는 거 본적 있어?
내가 얘기 했지? 일학년 때 걔 우리 반 은따였었다구, 지금은 전교생이 따돌리는 전따잖아.
유미 : 따돌리는 게 아니지, 무서워서 옆에 못가는 거지.
흥수 : 야 걱정할 꺼 없어, 안 하면 우리가 알아서 혜원이 것두 해주면 되지. 이런걸 바로 불우 이웃 돕기라고 하잖냐?
정연 : 작문까지 해줄 수는 없잖아. 각자 다른 사람에 대해서 쓰는건데.
애라 : 할 수 없어, 안 하면 선생님한테 말씀 드려서 조에서 빼야지 뭐.
신화 : 왜 혜원이가 안 할 꺼라구 생각해?
모두 신화 본다.
신화 : 같이 모이자는 소리두 안 해봤잖아. 미리 단정하지 말자. 혜원이 할 꺼야.
애라 : 으유, 나 걔한테 말 걸기두 싫은데.
유미 : 왜에? 무서워서?
애라 : 무섭긴 뭐가 무섭냐?
용구 : (끼어들며) 아무튼 너네 혜원이 덕분에 팔자 사납게 생겼다.
혜원과 세진, 문으로 들어오고 용구는 못보고 계속 떠든다.
용구 : 혜원이 같은 시한폭탄보다야, 내가 백배는 낫지, 안그래? 안그래?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이 이용구를 스카웃하라니까!
세진 : 이용구. 돈있으면 뒤통수에 눈이라도 하나 달지 그래?
용구 돌아보면 혜원은 이미 지나쳐갔고, 세진이 등뒤에 서있다가 간다.
용구 : (자리에 급히 앉으며 낮게) 야, 혜원이가 내 얘기 들었냐?
흥수 : 너 내가 (입 누르며) 요거 조심하라고 그랬지?
세진 들어와서 자리에 앉는다. 용구쪽엔 신경도 안쓴다.
세진 : (앉으며 감정서린) 탈퇴? 참나 여기가 무슨 동호횐줄 아나? 탈퇴식은 내가 알아서 할게. 그래두 되지?
혜원 : ...
지민 : (E) 혜원아!
혜원 보면, 지민 고개를 빼고 부르고 있다.
지민 : 이따 수업 끝나구 영화반으루 와. 우리 조는 거기서 모이기로 했거든.
혜원 : (대꾸 없이 앉아 있다)
씬5. 공터가는길 / 밤
혜원과 세진, 재희을 비롯한 일진들, 걸어가고 있다.
겁에 질린 재희...
씬5-1. 패스트푸드점 / 밤
신화, 성제, 흥수, 지민, 정연, 유미, 애라, 모여 있다. 각자 노트를 펴놓고 메모중.
정연 : (메모보며) 생각보다 찾아볼 책이 많아. 다같이 움직이는 건 능률이 떨어질 것 같은데...
성제 : 그럼 두 명씩 조를 짜면 어떨까? 두 사람이 세 권씩만 보면 되잖아.
지민 : 그러자. 그럼 어떻게 조를 짤까?
애라 : (얼른) 난 지민이랑.
유미 : (정연 보며) 정연아 나 너랑 같이 해두 돼?
정연 : 응.
흥수 : 그럼 뭐야? 남자셋만 남는거야?
성제 : 혜원이도 있잖아.
흥수 : 혜원이?
유미 : 왜~? 아까 불우이웃 돕겠다며? 니가 혜원이랑 해, 그럼.
흥수 : 아니, 그건 이제 우리 조 차원에서 그럴수도 있다는, 뭐...
신화 : 그럼, 흥순 성제랑 해라. 내가 혜원이랑 하지 뭐.
지민 : (신화를 보고)
정연 : 이왕이면 같은 조 된 사람끼리 작문도 해주면 되겠네. 근데, 신화 너, 혜원이에 대해 쓸 수 있겠어?
지민 : 애라가 혜원이랑 일학년때 같은 반이었으니까...
애라 : (O.L) 나만 같은 반이었니? 신화두 같은 반이었잖아.
신화 : (웃으며) 됐어. 그냥 내가 쓸게.
유미 : 혜원이한텐 누구에 대해서 쓰라구 할껀데?
신화 : (웃으며) 나에 대해서 쓰라구 하지 뭐.
지민 : (굳어지는데)
정연 : 그래. 그럼 그렇게 정하구, 내일부터 움직이자구.
애라 : 그나저나 혜원이 얜 도대체 오는거야, 마는거야?
씬6. 공터 / 밤
재희의 탈퇴식. 일학년과 이학년 일진들 둘러서서 한명씩 재희을 때리고 있다.
이미 많이 맞은 상태. 소리도 지르지 못하는 재희의 모습.
혜원 한쪽에 무심하게 서있다.
한순간 바닥에 푹 쓰러져 못일어나는 재희.
세진, 쓰러진 재희 앞에 가서 앉으며, 재희의 고개를 들어올린다.
세진 : 자, 다시 한번 물어볼게. 아직도 탈퇴할 마음이 남아있니?
재희 : (뭐라고 말을 하는데 들리지 않는다)
세진 : 뭐라구?
재희, 계속 입에서만 중얼거린다.
세진이 귀를 들이댄다. 가만히 듣던 세진,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뗀다.
세진 : 니가 조금전에 한 말 내가 해볼테니까 맞으면 고개만 움직여. 엉?
재희 : (고개를 끄덕이는)
세진 : 살려주세요, 언니. 탈퇴안할께요... 탈퇴안할께요... 맞아?
재희 : (움직이지도 못한다)
세진 : 맞냐구?
재희 : (조금씩 고개를 끄덕인다)
세진 :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재희의 고개를 내려놓고 일어나며) 치워!
혜원, 애매한 표정이다... 마치 재희의 탈퇴식을 무사히 마치기라도 기대했던 사람마냥...
먼저 자리를 뜨는 혜원.
씬7. 나이트 / 밤
춤추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세진, 나머지 일진들과 신나서 춤을 추고 있고...
반대로 혜원은 테이블에 앉아, 어두운 표정으로 앞을 응시하고 있다.
음악소리 작아지면서 혜원에게 들리는 소리.
재희 : (E) 일진이 되면 다 내 맘대로 되는 줄 알았어요......건드리는 인간두 없구, 폼두 나구....
하지만 아무도 날 상대 안해 줘요. 옛날 친구들도 나를 보면 피하구.....다 날 싫어하구...
그 표정의 혜원...
씬8. 지하철 / 밤
혜원이 앉아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지하철 들어와 선다. 지하철 유리창에 비치는 혜원의 얼굴.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다.
씬9. 교무실 안 / 낮
민주가 활기차게 교무실로 들어온다.
광도 : (들어오는 민주를 보고) 나민주 선생님!
민주 : 네?
광도 : 1교사 1학생 상담 말이에요, 선생님만 학생을 안 정하셨네요.
민주 : 참! (광도에게 가며)
광도 : (책상위에 있던 리스트 보여주며) 체크 안된 학생들 중에서 정하시면 됩니다.
민주 : 네에.......근데, 이 리스트는...
광도 : 저번에 선생님들한테 상담이 필요해 보일 거 같은 녀석들 써 내라구 했잖아요.
그 중에서 이름 여러번 나온 애들입니다. 주의 깊게 관찰할 녀석들이죠.
민주 : 그럼 전부 문제아들이에요?
광도 : 아, 그런건 아닙니다. 집에 문제가 있는 학생두 있구, 성적이 갑자기 많이 떨어진 학생두 있구요.
민주 : 네에...... (리스트를 보다가 낯익은 이름이 나온 듯 얼른) 이 학생으로 할께요.
씬10. 운동장 / 낮
체육시간. 복만의 호르라기 소리에 맞춰서 아이들이 줄서서 뜀틀을 넘고 있다.
그 사이로 보이는 혜원. 어제의 기억이 아직 남아있는 듯...
그런 혜원을 바라보는 신화.
씬11. 야외 수돗가 / 낮
체육복 입은 혜원이 세수하고 있다. 긴 머리카락이 자꾸 앞으로 쏠려서 얼굴 닦는데 걸린다.
혜원, 머리를 묶어올린다. 그 위로.
신화 : (E) 그 머리, 되게 오랜만에 본다.
혜원 : (보면)
신화 : (물틀고 손씻으며) 1학년때 보구는 첨보는거 같은데?
혜원 : (대꾸 없이 머리에 묻는 물기 툭 툭 털며 돌아서는데)
신화 : 혜원아.
혜원 : (보면)
신화 : 오늘두 수업 끝나구 영화반에서 우리 모둠 조 모임 있어. 오늘은 올거지?
혜원 : (대꾸 없이 돌아선다)
신화 : (웃으면서 보고는 돌아서 세수하고)
씬12. 교무실 / 낮
명교감이 전화를 받고 있다.
명교감 : (죄송스러운) 네, 네 알겠습니다. 이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명교감, 인상 쓰면서 전화 끊는데 선생님들 들어온다.
명교감 : (들어오는 복만 보고) 박 선생님, 체육 시간에 애들한테 뜀틀 시켰습니까?
복만 : (무슨 일인가 싶은) 네.
명교감 : 2학년 1반에 뜀틀 하다가 다친 애 있어요?
복만 : 아, 어제요? 네 쪼끔 다쳐서.....
명교감 : (자르며) 애들한테 왜 그런 과격한 운동을 시켜서 학부모한테 항의 전화 오게 하세요?
복만 : 뜀틀 과격한 운동 아닙니다. 그정도 운동은 절대적으로 필요합.........
명교감 : (자르며) 곧 기말인데 애가 다쳐서 시험 공부를 못한다구 항의 전화 왔어요.
다른 과목 생각해서 체육 같은 건 좀 쉬운 거 해두 되잖아요.
복만 : (굳어지고)
명교감 : 나 학부모 전화 이거 노이로제에요. 알아서 눈치껏 좀 합시다.
복만 : (기분 상하지만) 알겠습니다.
명교감 : 그리구 말이에요, 그 노트북은 왜 사신 겁니까?
복만 : 네?
명교감 : 애들 기말고사 자습시키는 것까진 좋은데, 그렇다구 그 시간에 교무실에서 오락이나 해서야 되겠습니까?
복만 : 아니, 오락은 쉬는 시간에 잠깐...
명교감 : (O.L) 그거 잠깐이 도끼자루 썩도록 가는거 몰라요? 그럴거면 집에다 컴퓨터를 들여놓으시던가!
그 어울리지도 않게 노트북은 무슨...
복만 : ...
씬13. 2학년 5반 교실 / 낮
태훈, 한이 자리에서 한과 뭔가 얘기나누고 있다.
아영 : 야, 쟤네 웃기지 않냐? 농구한판 하고 나더니 둘다 어디가 좀 이상해진거 아냐?
희진 : 저게 얼마나 가겠냐? 저러다 또 껀수만 생기면 바로 쌩할텐데.
태훈, 한이 자리에서 노트 하나 들고 자리로 돌아온다.
형주 : 모둠조 발표 얘기야?
태훈 : 응.
형주 : 야, 아무리 드림팀멤버였다고 하지만 너무 확 변한 거 아냐?
태훈 : 나?
형주 : 둘 다.
태훈 : 글쎄. 아직은 좀 더 두고봐야지. 근데, 상대할만한 녀석인건 분명해.
씬14. 교정일각 / 낮
3일짱과 혜원이 만나고 있다.
3일짱 : 재흰 좀 어때?
혜원 : 한두달은 입원해있어야 된대요.
3일짱 : 걔 때문에 애들 분위기 많이 흐트러졌어. 언제 날 한번 잡아서 확실하게 잡아놔.
혜원 : 네.
3일짱 : 근데, 무슨 고민있어? 표정이 별로 안좋네?
헤원 : 아니에요...
씬15. 교정일각 / 낮
일학년 여학생 서너명(#1의 여학생1,2,3)이 수미를 가운데 두고 서있다.
여학생들 '니가 그렇게 잘났어?' '야, 우리 너 재수 없어' 하면서 수미의 가슴을 주먹으로 치고 있다.
이미 여러번 겪은 일인 듯, 무서워는 하고 있지만 무덤덤하게 그대로 맞고 있는 수미,
여학생들 수미가 들고 있는 책을 뺏어 수미에게 집어 던진다.
걸어오던 혜원 그 모습을 보고 선다.
세진 : 왜?
혜원, 수미쪽으로 다가간다. 세진, ?해서 쫓아간다.
혜원 : 니들 뭐하는거야?
여학생들 혜원을 본다. 여학생들 혜원을 보자 순간 겁에 질리면서
작은 소리로 '일진짱이야' '가자' 하는 소리 들리고 도망치듯 빠르게 걸어간다.
수미 : (겁에 질려서 우는 얼굴로 혜원을 본다)
혜원 : (수미를 보고) 쟤네들 같은 반이니?
수미 : (끄덕인다)
혜원 : (명찰보며) 1학년이구나? 박수미?
수미 : 네...
혜원 : 뭐, 잘못한거 있어?
수미 : (고개저으며 울먹이며) 내가....그냥 재수 없....대요.
혜원 : (가만 수미를 보다가 떨어진 책을 주워 주고는 간다)
수미 : (고맙다고 꾸벅 인사한다)
혜원 : (오랫동안 그 모습을 본다)
세진 : 왜?
혜원 : 아니야.
씬16. 화장실 / 낮
손씻는 혜원과 세진.
세진 : 1학년중엔 한 인물 하겠는데? (생각난 듯) 야, 수미, 걔 어때?
혜원 : 뭐가?
세진 : 얼굴짱말이야.
혜원 : 그 얘기 그만하쟀잖아. 그런거 아무 필요없어.
세진 : 딴학교엔 다 있는데, 왜 우리만 필요가 없어?
혜원 : 얼굴만 갖구 얼굴짱 하는 거 아냐, 신경 끊어.
세진 : 걔, 우리가 자기 뒤 봐준다고 하면 좋아할걸?
혜원 : ?
세진 : 솔직히 아까 좀 놀랐어. 니가 그런 자리에 끼어드는 거, 처음 봤거든.
혜원 : 세진아.
세진 : 근데, 이해는 해. 너, 수미보면서 옛날 생각 난거야. 맞지?
혜원 : 그만해.
세진 : 우리가 한번 말려줬다고 해서 걔네들이 수미, 가만 둘 꺼 같아?
혜원 : (보면)
세진 : 차라리 우리가 보호하는 게 나아. 그럼 자기도 좋고, 우린 얼굴짱 생겨서 좋고...
혜원 : 그만두자. (가는데)
세진 : 모르긴 해도, 아마 수미, 걔 오늘 집에 가다 반쯤은 죽을 수두 있어.
혜원 : (굳어진다)
씬17. 영화반 / 낮
영화반 모여서 책보고 있다. 문 노크하고 민주가 들어온다.
일동 : 안녕하세요..
민주 : 야, 여긴 모둠조가 모인거야? 영화반이 모인거야?
흥수 : 당연히...영화반 (하다가 옆에서 꼬집자) 이 아니라 모둠조죠.
민주 : (웃으며) 잘되구 있어? (하다가) 근데 혜원이가 없네?
신화 : 좀 늦나봐요.
민주 : 그래? 혹시 혜원이 오면 교무실로 좀 오라고 할래?
신화 : 네.
민주 웃으며 나간다.
유미 : 혜원이 또 사고쳤나봐.
애라 : 걔가 이 시간까지 학교에 있겠니?
신화 : (일어서며) 나 좀 나갔다 올게.
지민 : 어디가는데?
신화 : 혹시 모르니까, 혜원이 좀 찾아보게.
신화 웃으면서 일어나 나가는데 지민 굳어져서 그런 신화를 본다.
씬18. 복도 / 낮
신화, 혜원을 찾는 듯 다니는데, 민주와 혜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민주 : (e) 어디가 아픈데? 많이 안좋니?
씬19. 다른복도 / 낮
민주와 혜원 얘기중이다. 혜원은 가방을 들고 있다.
혜원 : 몸살인가 봐요.
민주 : ...그래? 참, 모둠조 애들한테는 얘기했니? 보니까 너 기다리고 있던데... (신화가 다가오는 것을 본다) 어, 신화야!
신화 : (다가오며) 혜원이 아직 안갔구나?
민주 : 혜원이가 좀 아프다는데, 너네끼리 조별 활동 해도 괜찮겠니?
신화 : ... 네.
혜원 : 먼저 갈께요. (인사하고 간다)
민주 : (그제서야 생각난 듯) 참, 혜원아!
혜원 : (돌아보면)
민주 : (다가오며) 이 얘기한다고 너 찾아놓고는, 엉뚱한 소리만 했네. 뭐냐하면, 오늘부터 내가 혜원이 상담선생님이야.
혜원 : ?
민주 : 담임 없는 선생님들이 학생 한명씩 맡아서 상담하기루 했거든. 괜찮지?
혜원 : ...
민주 : 무슨 고민있거나 문제 생기면 언제든지 찾아와.
혜원 : 네... (꾸벅 인사하고 간다)
민주 : (그런 혜원을 보는)
신화 : ...
씬20. 도서관 / 밤
지민, 서가 사이에 멍하니 서있다. 그때 책들고 나타나는 애라.
애라 : 쨘! 내건 다 찾았다! 죽부인전 찾았어?
지민 : 아, 아니... 요기 어디 있을텐데...
그때 서가 사이로 신화 지나간다.
애라 : 혜원이 못찾았나보다.
지민 : (외면하며) 그런가보네.
애라 : 신화처럼 속좋은 애도 없을거다 아마. 혜원이 때문에 머리 어지간히 아플텐데...
지민 : 내가 혜원이하구 한다구 그럴껄 그랬나봐.
애라 : (팔짝 뛰며) 니가 왜에? 너 몰라서 그렇지? 걔 무서운 애야.
지민 : 뭐가?
애라 : 걔가 우리 학교 짱이라는 얘기가 있어.
지민 : 그게 무슨 소리야?
애라 : 걔, 말을 안 하구 있어서 그렇지, 걔가 바로 숨은 조스야.
신화 책꽂이에서 책을 빼서 뒤척이고 있다. 그런 신화를 보는 지민의 시선.
씬21. 지하철 안 / 밤
혜원이 서있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서있다.
세진 : (e) 너, 수미보면서 옛날 생각 난거야. 맞지?
여자애들 깔깔거리는 소리에 돌아보면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걸어온다.
혜원 그들을 응시하는데, 그 자리에 보이는 혜원의 1학년때 모습. 또래 아이들과 해맑게 걸어오는 혜원.
현실의 혜원, 그들을 쫓아 시선이 움직인다.
과거의 혜원, 의자에 앉아 장난치며 놀고 있다.
현실의 혜원, 착잡해지는데 그 위로.
세진 : (e) 모르긴 해도, 아마 수미, 걔 오늘 집에 가다 반쯤은 죽을 수두 있어.
후레쉬 컷/
수미가 여학생들에 둘러싸여서 맞던 모습,
혜원이 일학년때 여학생들 사이에 둘러싸여서 맞던 모습,
다시 여학생들이 수미에게 책을 던지던 모습,
혜원 앞에 우유를 쏟아 붇던 여학생들의 모습 등이 지나간다.
고개를 젖혀 생각에 잠기는 혜원... 뒤로 지하철이 들어오고...
씬22. 2학년 5반 교실 / 낮
혜원 책상 앞에 놓여지는 책. 혜원 고개 들어보면 신화가 웃으며 서있다.
신화 : 아픈건 좀 어때?
혜원 : 괜찮아...
신화 : 우리 찾을 책이 많아서 두명씩 같이 하기루 했어, 지민이 한테 얘기 들었니?
혜원 : (고개만 끄덕)
신화 : 작문 얘기두 들었지? 잘해보자. (웃으며 자리로 가고)
혜원 : (책을 무심히 책상 서랍에 넣고는 일어난다)
씬23. 수미교실 / 낮
수미가 교실에서 나온다. 교실 앞에 혜원이 서있다.
혜원 수미를 보고 말없이 다정하게 웃곤 수미의 손에 어깨를 두르고 걸어간다.
1학년 여학생1,2,3, 그 모습을 보곤 눈이 휘둥그레진다.
전에 3일짱이 자신에게 그랬듯이, 수미를 보호하는 마음으로 수미를 싸안고 걸어가는 혜원.
씬24. 교정일각 / 낮
혜원과 수미가 앉아 있다.
혜원 : 아이들이 많이 괴롭히니?
수미 : (말없이 끄덕인다)
혜원 : 나두 옛날에 그랬어.
수미 : (보면)
혜원 : 근데 지금은 아냐, 아무두 건드리지 못해.
수미 : (보면)
혜원 : (웃으며) 내가...너를 보호해 줄께.
수미 : (놀란) 무, 무슨 말씀이세요?
혜원 : 니가 원한다면 니가 당한 거 그대로 돌려주게 할 수도 있어.
수미 : (점점 겁에 질리는 표정이 되고)
혜원 : 우리랑 같이 있으면 아무도 너를 건드릴 수 없어.
수미 : 어...언니.
혜원 : (웃으며 보는데)
수미 : (겁에 질린) 이러지 마세요. 어제 일은 정말 고맙지만.... 전... (어렵게) 일... 진... 싫어요.
혜원 : (굳어지고)
수미 : 저 괴롭히는 애들 무섭구 싫지만요...전 언니들이 더 무서워요. 싫어요. (울먹이며) 저한테 이러지 마세요.
혜원 : (그대로 충격 받는)
수미 : (울먹이며) 혹시 또 저 맞는거 보더라도, 그냥 가세요. 그게 더 나아요. 신경쓰지 마시고 그냥 두세요.
죄송해요... 아... 안녕히 계세요...
수미 말하면서 천천히 뒷걸음질치면서 도망간다.
혜원 그런 수미를 보면서 충격으로 아무 소리도 못하고 가만 서있다.
씬25. 복도 / 낮
혜원 천천히 교실을 향해서 걸어온다. 혜원 걸음 멈춰 서서 창밖을 본다.
수미 : (E) 혹시 또 저 맞는거 보더라도, 그냥 가세요. 그게 더 나아요. 신경쓰지 마시고 그냥 두세요. 죄송해요...
혜원, 충격으로 혼란스러운..
씬27. 2학년 5반 교실 / 낮
수학 시간. 유란 칠판에 판서하고 있다.
신화 필기하다가 힐끗 혜원을 본다. 혜원 말없이 필기를 하고 있다.
유란 : (분필 놓으며) 이번 기말 범위 내에서 뽑은 문제들이야. 이렇게 해줬는데두 시험 못 보면 알아서들 해.
시간은 20분, 다들 노트 펴고 얼른 풀어. 모르는 건 바로 질문들 하구.
아이들 네! 하면서 문제 풀기 시작한다.
혜원 서랍에서 노트 꺼내다가 딸려오는 책. 신화가 준 책이다.
세진 : (보고) 무슨 책이야?
혜원 : 아무것두 아냐. (책 다시 책상 속에 넣고)
세진 : 아까 너 수미 만났다며? 얼굴짱 얘기해 봤어?
혜원 : 신경 끊어.
세진 : 왜? 안 한대?
혜원 : (냉정히) 신경 끊으라구.
세진 : 안 한대?
혜원 : (싸늘하게 보면)
세진 : (멈칫하고) 알았어.
씬28. 교무실 / 낮
선생님들 자리에 앉아있다. 복만은 노트북 놓고 열심히 키보드 두드리고 있다.
명교감 지나가다가 슬쩍 들여다본다. 괜히 긴장하는 복만.
복만 : 오락하는거 아닌데요...
명교감 : (헛기침하며 지나가고)
정희 : (전화하며) 네...그럼 학교엔 언제쯤 나올 수 있나요?.......네, 네......잘알겠습니다. (전화 끊는데)
유란 : 무슨 일 있어요?
정희 : 우리 반 녀석이 갑자기 어제오늘 무단 결석을 해서 전화를 해보니까, 다쳐서 입원했다구 하는데......좀 이상하네.
유란 : 누군데요?
정희 : 김재희이라고.....애들 사이에 무슨 일 있었나...평소에 좀 이상했거든요. (의심스럽고)
복만 : (선생님들 앞에 다가오며) 제가 지난주에 누가 왕따 당하는지 설문지 부탁 한 거 다들 하셨어요?
유란 : 어머, 나 지난주에 바빠서 못했는데.
재하 : 저두 못했는데요.
복만 : (실망스럽지만) 그럼 시간들 나실 때 빨리 빨리 좀 해주세요.
유란 : 근데 그건 뭐 하시려구 그래요?
복만 : 그냥 시간이 남아서 그렇죠 뭐.
선생님들 피식 웃는다.
광도와 일평이 '진도 때문에 걱정이네' '그러게요'하면서 들어온다.
광도 : (들어오자마자 복만에게) 박 선생님, 다음 시간 3반 체육이세요?
복만 : 네.
광도 : 노 선생님이 그 반 시험 정리를 못해줬다는데, 대신 들어가시면 안될까요?
복만 : 저두 이번이 마지막인데, 기말 실기 미리 연습시켜야 돼요.
일평 : 그래? 나참 곤란하네...다른 건 바꿀 과목이 없는데....
광도 : (듣다가) 많이 밀렸어요?
일평 : 나 3반 징크스 있나, 작년에두 그랬는데.....(복만에게 애교조) 어떻게 안될까?
복만 : (마음 약해져 어쩔까 싶은데)
유란 : (웃으며) 제가 해드리면 좋을텐데, 저두 안되겠네요.
일평 : 수학은 안돼죠. 박선생, 좀 해줘, 이럴 땐 체육이 제일 만만하네.
복만 : (기분 상해져서) 만만하다뇨?
일평 : (당황해서) 아니 왜 갑자기 발끈하구 그래?
복만 : 지금 만만해서 바꿔달라는 겁니까?
일평 : 이 사람이, 싫으면 관둬, 그럼 내가 체육 보구 이런 말 하지, 국영수 보구 할 수 있어?
복만 : (부은 얼굴로) 알았어요, 들어 가세요, 들어가시라구요.
일평 : (기분 상해져서) 됐어, 됐다구. 나참! 수업 안하구 좋지 뭘 그래? 노는 거 좋아하잖아.
복만 : (버럭) 아니 저는 왜 맨날 논다구 생각하시는 거에요?
선생님들 벙해서 모두 복만을 보는데, 복만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린다.
민주 : 요즘 노선생님이랑 박선생님이랑 자주 다투시네요.
재하 : (웃으며 노트북 보고) 무슨 게임 깔려있나 좀 볼까요?
민주 : (웃고)
재하, 컴퓨터를 본다. 이게 뭔가 싶은 얼굴로 자세히 본다. <박복만의 신나는 체육 교실>이라고 써있는 글씨.
씬29. 체육관 / 낮
복만 앉아있다. 재하가 들어와 복만 옆에 앉는다.
재하 : 기분 상하셨어요?
복만 : 상하긴 뭐, 원래 체육 만만한건 오랜 전통이구 관습인데 뭐.
재하 : 에이, 무슨 말씀이세요. 체력은 국력, 체육이 얼마나 중요한 과목인데요.
복만 : 괜히 열 낼 일두 아니지 뭐, 애들두 시험 때만 되면 국영수 공부 한다구 체육 자습 시켜 달라는데 뭐.
재하 : 아니, 어떤 녀석들이 그래요?
복만 : (재하 보다가 피식 웃아버리곤 자조적인) 어떻게 된 게 무식한 건 다 체육 교사야.
재하 : 그래두 선생님, 아주 훌륭하신 일 하구 계시던데요.
복만 : 내가 뭘?
재하 : (의미 있게 웃고)
씬30. 화장실 / 낮
애라와 유미가 손을 씻고 있다.
애라 : 신화 불쌍하지 않냐?
유미 : 뭐가.
애라 : 혜원이 말야, 걔 분명히 책두 안 읽구 아무것두 안할텐데, 신화만 혼자 고생하는 거지 뭐. 세권 다 읽을 생각을 해봐.
유미 : 증말, 신화 불쌍하네.
애라 : 작문두 그래. 신화야 지가 어떡해서든 혜원이에 대해 쓰겠지만, 혜원이 걔가 신화꺼 써주기나 하겠어?
유미 : 그래도 1학년때 같은반이었는데, 전혀 모르진 않을거 아냐.
애라 : 알면 뭐하니? 쓸 자세가 안돼있는 앤데.
유미와 애라가 얘기하는 동안 화장실 안에서 그 얘기를 듣고있는 혜원.
씬31. 복도 / 낮
혜원 교실을 향해 걸어간다. 신화 뒤에서 혜원을 보고 빠르게 걸어 혜원 옆으로 간다.
신화 : 혜원아 나 지금 도서실 가는데 같이 갈래?
혜원 : (동요 없이 걸어간다)
신화 : 작문 말야, 난 오늘부터 시작할껀데 넌?
혜원 : (멈춰 서서 빤히 신화를 본다)
신화 : 내가 너에 대해서 어떻게 쓸지 궁금하지 않아?
혜원 : 아니.
신화 : (그렇게 대답 할 줄 알았다는 듯 푹 웃곤) 난 궁금한데.
혜원 : 난 전혀 궁금하지 않아.
신화 : 그래? 왜?
혜원 : (비실 웃으며) 유신화, 넌 너에 대해서 잘 알아?
신화 : (무슨 소린가 싶으면)
혜원 : 너 자신두 모르면서 남에 대해서 어떻게 쓰겠다는 거야?
신화 : 이제부터 서로 알면 되잖아, 모르면 서로 자기 얘기를 해줄 수두 있구.
혜원 : (얘기하는 동안 가버리는)
신화 : (웃어버리고 마는)
혜원 가는데 지민, 혜원 걸어가는 방향에서 다가온다.
지민 : (여의 밝은 얼굴로) 너 혜원이 디게 챙긴다. 짝이라구 그러는거야?
신화 : 혜원이가 소외감 느낄까봐 그래, 우린 늘 같이 다녔던 친구들이지만 혜원이는 아니잖아. 어디가? 도서실?
지민 : 응.
신화 : 가자.
지민 : (웃으면서 같이 가지만 표정은 섭섭하고)
씬32. 2학년 5반 교실 / 낮
혜원 들어온다. 종례 뒤라 애들은 거의 없다.
세진 : 어디 갔었어? 가자 애들 기다리겠다.
혜원, 가방을 챙긴다. 책상속에서 빠져나오는 책, 신화가 준 책이다.
애라 : (E) 혜원이 말야, 걔 분명히 책두 안읽구 아무것두 안할텐데 신화만 혼자 고생하는 거지 뭐.
세진 : 뭐해?
혜원 : 먼저 가. 나 좀 늦는다 그러구.
세진 : ? 알았어.
세진 가고나면 혜원 무심하게 책을 넘겨본다.
씬33. 도서관 / 낮
영화반 아이들 책 보고 있다. 성제와 신화 옆에 앉아있다.
신화 : (문쪽을 본다)
성제 : 아까부터 왜 자꾸 문쪽을 봐?
신화 : 혜원이.
성제 : 온다구 했어?
신화 : 아니, 그런건 아닌데... (일어나며) 잠깐만...
지민 : 또 혜원이 찾으러 가?
신화 : 응? 아, 아니 화장실 좀...
지민 : ...
씬34. 2학년 5반 교실 / 낮
혜원이 혼자 앉아 있다. 신화가 준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혜원도 모르게 책에 빠져있는 모습. 아까의 자세에서 움직이지 않고 책을 보고 있다.
혜원 책을 보면서 슬쩍 웃기도 한다.
혜원을 보는 시선. 신화가 뒷문에서 서서 혜원을 보고 있다. 슬며시 웃고는 말없이 도로 나간다.
신화 나가면서 갑자기 굳어지는 혜원의 얼굴.
수미 : (E) 저 괴롭히는 애들 무섭구 싫지만요.......전 언니들이 더 무서워요. 싫어요. 저한테 이러지 마세요.
수미의 얘기를 잊으려는듯 고개를 저어본다. 그러다가 책을 덮고는 엎드린다.
씬36. 운동장 스탠드 / 밤
민주 지나가다가 문득 보면 누군가 보이고, 혜원이다. 혜원이 텅빈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다.
반갑게 혜원에게 간다.
민주 : (옆에 앉으며) 여기서 뭐해?
혜원 : (보고 까닥 인사하고)
민주 : 아까 보니까 너의 모둠조 도서실에 있는 거 같던데, 많이 했어?
혜원 : 모르겠는데요.
민주 : 같이 있었던 거 아냐?
혜원 : 아뇨.
민주 : 혜원이는 작문 누구에 대한 거 쓰니?
혜원 : (본다)
민주 : ?
혜원 : 선생님이 절 택하셨어요?
민주 : 응? 아, 상담말이니? 응.
혜원 : 왜요?
민주 : 응... 그냥... 관심두 있구...
혜원 : 관심이요? (웃고)
민주 : 왜... 웃어?
혜원 : 어차피 저같은 애한테 갖는 관심이라면 뻔한 거겠죠.
민주 : !
혜원 : 그런 관심이라면 별로 반갑지가 않네요. 근데, 왜 갑자기 제가 궁금해지셨어요?
민주 : (당황해서) 응?
혜원 : 선생님은 제가 상담 할 일이 많다구 생각하시나 봐요. (비실 웃으며 일어선다) 먼저 가볼께요.
민주 순간 당황하며 따라 일어서는데 혜원 벌써 멀리 걸어가고 있다.
씬37. 선물가게 앞 / 밤
혜원이 걷다가 선물가게 앞에 멈춰 선다. 작고 앙증맞은 물건들이 잔뜩 놓여 있는 선물 가게.
혜원 밖에서 선물가게 안을 들여다본다.
씬38. 2학년 5반 교실 / 낮
영어 시간, 재하 수업하고 있다.
용구 : (지문 읽는다) One morning a man came out of his house/to find the trunk of his car pushed in.
He was relieved to see a note the under the windshield.
광도 문 노크하고 갑자기 들어온다.
재하 : 무슨?
광도 : 소지품 검사좀 해야겠습니다.
재하 : 지금이요?
광도 : 네. (결연하게) 자, 다들 책상 서랍에 있는 것 몽땅 꺼내서 가방 속에 넣어서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세진 : (광도의 말에 얼굴 굳어지고)
아이들 무슨 일인가 싶어서 가방을 책상에 올려놓는다.
광도 아이들 가방을 들척이며 소지품 검사를 하기 시작한다.
재하 갑자기 무슨 일인가 싶어서 보고 있고, 광도 앞자리의 아이들 가방 건성으로 지나치듯이 보다가 혜원과 세진 앞에 선다.
먼저 혜원의 가방 자세히 들여다본다. 혜원의 가방에서 화장품 가방 꺼낸다.
혜원 : (광도를 보고)
광도, 세진의 가방을 뒤진다. 가발, 핸드폰, 화장품 가방 차례로 꺼내 놓고
비닐 봉지에 담겨있는 하이힐까지 나오자 광도 인상쓰면서 세진을 본다.
광도 : (세진 얼굴 보고) 일어나봐.
세진 : (망설이다가 천천히 일어나면 의자 위에 놓여있는 라이터)
광도 : 두 사람 따라와.
광도, 더 이상 다른 사람 소지품 검사 않고 나간다. 혜원과 세진 따라 나간다.
재하 굳어진 채 따라나가고, 아이들 무슨 일인가 싶은데.
용구 : (안도의 한숨 쉬면서 교복 안에 감췄던 핸드폰 꺼내서 가방에 넣고)
희진 : (한숨 놨다는 얼굴로 아영을 보면)
아영 : (교복 상의 품에 숨겼던 눈썹 집게를 자랑스럽게 꺼낸다) 오늘 사망하는 날인 줄 알았네. 야, 근데 좀 이상하지 않냐?
희진 : 뭐가?
아영 : 학주, 아예 쟤네 잡으려고 작정하고 온거 같지 않냐?
지민과 신화, 걱정스럽게 본다.
씬39. 교무실 / 낮
재하가 명교감 앞에 서있다.
명교감 : (심각한) 일 학년 박수미 학부모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2학년 선배들이 무서워서 학교를 못 다니겠답니다.
재하 : 그게 우리 반의 신혜원과 장세진이라는 겁니까?
명교감 : 걔들 원래 리스트에 올라와있던 아이들이라면서요.
재하 : 그 리스튼 1교사 1학생 상담 때문에 선생님들이 상담할 만한 학생을 선정하려고 만든겁니다.
문제 학생들에 관한 리스트가 아닙니다.
명교감 : 어쨌든 상담할 일이 생긴거네요.
재하 : (굳어지고)
민주 : (듣다가 명교감 앞으로 다가와서) 교감 선생님, 애들이 무슨 말썽을 피운 것도 아닌데........
명교감 : (O.L 짜증스러운) 지금 말썽이 일어났어요. 애가 무서워서 학교를 못 온다잖아요.
재하 : 그 학생 말만 믿을 수는 없잖습니까, 더군다나 학부모 말인데.
명교감 : 그래서 소지품 검사 한 거 아닙니까, 그냥 잡아들일 수가 없어서......
근데 걸렸다면서요. (인상 쓰며) 라이터도 나왔다구요?
민주 : (더이상 말 못하고)
재하와 민주 한숨 쉬며 자리에 와서 앉는다.
일평 : 걔들 내가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어요. 맨날 몰려 다니는 게 심상치가 않더라구.......
정희 : 몰려다닌다구 다 말썽 피나요?
유란 : 애들이 안 몰려다니면 오히려 그게 이상하죠.
재하 : (심난하다)
민주 : (가만 한숨 쉬고)
씬40. 상담실 / 낮
광도와 세진과 혜원이 마주 앉아있다. 세 사람 앞에 혜원의 화장품 가방과 세진에게서 걸린 물건들이 놓여있다.
광도, 혜원의 화장품 가방을 열어본다. 립스틱, 콤팩트 등 각종 화장품에 속눈썹, 담배 케이스가 나오자 광도 인상 쓰고
세진의 화장품 가방 열어보면 화장품 잔뜩 들어있다. 파우더에 립스틱에 썬탠 크림에, 화장품 솔에.....등 향수까지 들어있다.
광도 : (물건들 들척이며) 누가 이런 거 가지구 다니래?
세진 : (비아냥) 그 가발은 스티커 사진 찍을 때 쓰는거구요, 전 햇볕 알레르기 있어서요, 여름엔 화장품이 제 비상약이에요.
광도 : (라이터와 담배 케이스 가리키며) 이건!
두 사람 대꾸 없고.
광도 : (보다가) 니들, 박수미라구 알지? 1학년 4반 박수미.
혜원 : (보고)
광도 : 너희들이 도대체 걜 어떻게 했길래 니들 무서워서 학교를 못 나온대?
세진 : (억울해서) 걔, 걔가 그래요? 선생님.
광도 : (다그치는) 어떻게 했어?
혜원 : (대꾸 없고)
세진 : 딴 애들이 괴롭히는 거 저희가 막아줬어요.
광도 : 그래서? 그 다음에 니들이 데리구 가서 어떻게 했는데?
세진 : (혜원 향해) 야, 말 좀 해봐. 우리가 걔한테 뭘 어쨌는데, 응?
광도 : 그럼 아냐?
세진 : (강하게) 걔 증말 웃기네, 선생님, 저흰 정말 억울해요.
혜원 : (여전히 무표정하고)
광도 : 그럼 아무 일두 없었는데 괜히 무서워한단 말야? 금방 밝혀질 거짓말같은 거 하지말구 기회 줄 때 솔직히 말해.
세진 : (흥분해서) 걔 만날께요, 네? 그럼 되잖아요. 삼자 대면하면 되잖아요.
혜원 : (무표정하게 앉아있다)
광도 : (두사람을 보며 뭐가 진실인지 모르겠다)
씬41. 동장소 복도 / 낮
혜원과 세진이 상담실에서 나와서 걸어간다.
세진 : 재수 없으려니까 원, 별 거지 같은 년을 다 보네. 기껏 도와줬더니 뭐? 우리 때문에 학굘 못나와? 야, 걔 어떻게 할래?
혜원 : 뭘?
세진 : (발끈하며) 뭐긴? 어떻게든 손을 봐줘야 될거 아냐?
혜원 : (덤덤하게) 그러지마.
세진 : 뭐? 너 지금 뭐라 그랬어? 그러지마?
혜원 : 걘 냅둬.
세진 : 뭐?
혜원 : 걔는.........건들지 말라구. (쓸쓸한 얼굴로 걸어간다)
세진 : (쫓아가며) 야!
씬42. 게시판 / 낮
<2학년 5반 신혜원과 장세진을 학교 규칙에 제3조 5항에 의거하여 4시간 봉사활동에 처한다> 하는 공고가 붙어있다.
아이들이 보고 있다. 신화 공고문 보고 착찹해진다.
씬43. 영화반 / 낮
신화, 성제, 흥수, 지민, 정연, 애라, 유미 모여있다.
애라 : 봉사활동까지 해야 되니까 모둠조엔 못 오겠네. (잘됐다 싶은 얼굴)
흥수 : 아무래두 우리가 진심으루 불우이웃 돕기를 할 때가 된 거 같다. 신화에 대한 건 내가 쓸께.
정연 : 그럼 모두 점수 없다구 했잖아.
흥수 : (반짝) 글씨를 다르게 쓰면 되잖아. 내가 한다니까.
정연 : (흘겨보고)
유미 : 야, 근데 혜원이가 진짜루 일 학년 애, 때린거야?
애라 : 그렇다니까, 을마나 팼으면 무서워서 학교를 못 나올까.
신화 : 확실치 않은 일이야.
모두 신화를 본다.
신화 : 소문이야, 처벌은 그것 때문에 받은 게 아니라 소지품 때문에 받은 거구.
성제 : 이번엔 처벌이 심한 거 같애.
신화 : 나두 그렇게 생각해. 이번 일은 선생님들이 심하셨어.
애라 : 뭐가 심하냐, 신발까지 걸렸잖아.
지민 : (굳어져서) 신화답지 않게 이번 일은 흥분하네.
신화 : (잠시 대꾸 없다가) 만약에 일 학년 어떤 녀석이 우리 중에 한 명이 무서워서 학교 못나오겠다고 해도
우리가 혜원이처럼 됐을까? 아닐껄. 선생님들두 혜원이기 때문에, 혜원이니까 당연히 그랬을 꺼라구 생각하는 거야.
지민 : 무슨 뜻이야?
신화 : 우리두 그렇잖아. 혜원이가 우리한테 피해를 준 것두 없는데, 혜원이가 우리랑 같은 모둠조인거 아무도 안 반기잖아.
정연 : 혜원이가 우리한테 피해를 주고 있는 건 사실이잖아.
신화 : 무슨 피해?
정연 : 모임에 안 오잖아.
신화 : 지금은 각자 책을 읽을 때잖아. 책이란 건 같이 읽을 필요도 없구.
혜원이 혼자 교실에서 늦게까지 책 읽을수도 있잖아?
애라 : 얘, 말이 되는 소릴 해라, 말이 되는 소릴.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또 모를까.
신화 : (애라 보다가 미소지으며) 애라야, 그게 편견이야.
혜원이라고 해서 언제나 혜원이 답게만 행동하고 말하는 건 아니잖아. 안그래?
씬44. 교무실 / 낮
명교감과 광도를 중심으로 선생님들 모여 있다. 마치 미니 회의하는 분위기다.
광도 : 신혜원이랑 장세진은 아니라구 하는데요......
명교감 : 그럼 그 박수미라는 학생은 왜 그런거에요?
광도 : 내일 나오면 얘기를 해봐야 확실한 걸 알 수 있을 꺼 같습니다.
명교감 : 나참! 그럼 박수미가 괜히 그랬다는 거에요?
광도 : 뭐.......어떻게든 겁주는 일을 했을꺼는..... (긴가민가하지만) 같은데요.......
명교감 : 박수미는 아주 얌전한 학생이라면서요?
광도 : 네.
명교감 : 그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애들 말예요. 어차피 상담 때문에 만든 명단이니까 미리미리 상담들 하세요.
이런 일 또 생기기전에. 방학 때는 더 할께 뻔해요.
재하 : (듣다가 명교감에게 와서는) 교감 선생님.
명교감 : (보면)
재하 : 처벌 말인데요, 확실치두 않은 일 갖구 과한 벌이라구 봅니다.
민주 : 네 그래요 교감 선생님.
광도 : 처벌은 소지품 때문에 준겁니다.
민주 : 물론, 처벌받을 만한 소지품을 갖구 있기는 했지만요, 이번에 처음 걸린건데, 반성문으루 끝내두 되지 않나요?
광도 : 반성문으로 끝나기엔 심하게 걸렸습니다.
재하 : 선생님,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상참작이라는 게 있잖습니까.
일평 : 다른 땐 어떻게 안 걸리고 넘어간 거겠죠.
복만 : 그런 게 바로 편견입니다.
모두 복만 본다.
복만 : 다른 애들이 그렇게 걸렸으면 이선생님 말대로 반성문 정도로 끝났겠죠.
혹시 압니까? 걔들 말대로 박수미가 혼자서 괜히 무서워서 그런건지, 그럼 걔가 웃기는 애 아닙니까?
일평 : 박 선생님이 이런 일에 나서니까 좀 이상하네.
복만 : 노 선생님, 그것두 선생님의 편견이십니다. 왜 전 이런 말 못 할꺼라구 생각하세요?
일평 : (헛기침 하고)
유란 : (웃고)
정희 : 박 선생님, 편견에 한이라도 맺힌 사람 같네요.
복만 : 네, 맺혔습니다.
일평 : ...
선생들, 복만 보다가 피식 웃는다.
씬45. 화장실 / 낮
혜원 혼자서 화장실 청소하고 있다. 민주가 들어온다.
민주 : 혜원이 여깄었구나.
혜원 : (보고)
민주 : 세진이는 같이 안 해? 어디 갔어?
혜원 : 모르겠는데요.
민주 : 혜원아........저기, 우리 잠깐 나갈까?
혜원 : (본다)
민주 : (웃고 있는)
씬46. 교정일각 / 낮
민주와 혜원이 와서 앉는다.
민주 : 혜원아, 선생님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드네. 이번 처벌, 학교에서 심한 거 알아. 아는데....
혜원 : 선생님.
민주 : (본다)
혜원 : 하고싶은 말씀, 그냥 하세요.
민주 : 어... 저기... 니 생각엔 그 수미라는 애가... 왜 그런 거 같니?
혜원 : (보면)
민주 : 걔가 너희들을 보고 괜히 겁을 먹었다는 건데, 왜 그랬을까? 왜 겁을 먹었을 꺼 같애?
혜원 : (담담하게) 저한테 무슨 대답을 듣고 싶으세요?
민주 : 응?
혜원 : 제가 수미를 괴롭혔다는 자백이라도 듣고 싶으세요?
민주 : (당황해서) 응? 그게 아니구......
혜원 : 선생님, 제가 다른 아이들하구 달라 보이세요?
민주 : (웃으며) 응, 솔직히 말하면... 조금은 그래...
혜원 : 예전엔 저두 남들하고 별 다르지 않았어요....
민주 : (무슨 소린가 싶은데)
혜원 : 지금 제가 남하고 달라보인다면 그건 저를 보호하기 위한 거지 누굴 괴롭히려는 건 아니에요.
민주 : (한대 얻어맞은 듯한)
씬47. 2학년 5반 교실 / 낮
혜원 들어온다. 신화 혜원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가 일어선다.
신화 : 청소 끝났어? 한참 기다렸다 야.
혜원 : 왜?
신화 : 오늘은 도서실에 꼭 같이 가려구.
혜원 : (대꾸 없이 가방을 들고 나가는데)
신화 : (강하게) 신혜원.
혜원 가방에서 신화가 준 책을 꺼내면서 돌아서 신화를 향해 책을 던진다. 신화 앞에 떨어지는 책.
혜원 나간다.
씬48. 동장소 복도
혜원 거칠게 교실에서 나온다. 신화 따라와서 혜원을 잡는다.
혜원 : 왜 자꾸 나한테 끼어드는 거야?
신화 : 내 눈에 니가 보이니까.
혜원 : 누가 나에 대해서 관심 같는 거, 나 별루 좋아하지 않아. 더 이상 아는 척 하지마.
신화 : 혜원아.
혜원 : (소리친다) 건들지 마!
신화 : (보면)
혜원 : (강하게) 아는 척 말라구 했지?
신화 : (강하게) 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말해 볼까?
혜원 : (보면)
신화 : 넌 가만 있었는데, 넌 세상에 아무 관심두 없구, 그 어떤 피해두 주지 않았는데,
왜 다들 너한테 피해를 받았다구 하는지, 지금 그게 너를 화나게 하구 있지.
혜원 : (보고)
신화 : 맞아. 넌 남한테 그런 적 없어, 절대 피해 준 적 없어, 하지만......... 하지만 (단호하게) 니가 피해를 준 사람이 있어.
혜원 : 너란 거야? (싸늘하게) 모둠 조 같은건 나 안한다구 내가 말했지?
신화 : (O.L) 바루 너야.
혜원 : (보면)
신화 : 피해를 준 사람, 바루 너 자신이야, 너한테 피해를 받은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너라구.
혜원 : (얻어맞은 듯 서있고)
신화 : 니 얼굴을 봐, 니 얼굴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니가 어디에 갇혀 있는지.
혜원 가방을 신화에게 집어던진다. 신화 가방에 맞으면서도 꼼짝않고 서있고, 가방에서 쏟아지는 책들.
두 사람 한동안 서서 보고 있다.
혜원 : 거기까지만 해, 더 이상 끼어들지 말란 말야. (간다)
신화 : (보고)
신화 천천히 책들을 주워서 혜원의 가방에 넣는다. 혜원의 가방을 자기의 어깨에 메고 물끄러미 혜원을 본다.
씬49. 선물가게 앞 / 밤
신화와 혜원, 적당한 거리를 두고 걸어오고 있다.
혜원 문득 선물가게 앞에서 멈춘다. 밖에서 안을 들여다본다.
신화 : (E) 피해를 준 사람, 바루 너 자신이야. 너한테 피해를 받은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너라구.
혜원 : (신화를 본다)
신화 : 왜?
혜원 : 니가 뭐하는 인간인지 생각했어.
신화 : (웃으며) 그럼 이제 나에 대한 작문을 쓰겠네.
씬50. 지하철 / 밤
신화와 혜원이 약간 거리를 뛰고 앉아 있다.
혜원 : 넌 어때?
신화 : 뭐가?
혜원 : 애들은... 내가 무섭대.......넌 나 안무서워?
신화 : (웃으며) 무서워.
혜원 : (보면)
신화 : 니가 너를 버리는 게 무서워.
혜원 : (보다가 시선 앞으로 돌리고)
말없는 두 사람 사이에 지하철 몇 대 지나간다.
신화 : 혜원아.
혜원 : (보면)
신화 : 넌 지금이 좋니?
혜원 : (보고)
신화 : 옛날하구 지금 말이야, 지금이 좋냐구. 얼마전에 너 묶은 머리 보니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
어떤 머리가 너한테 더 어울릴지...
혜원 : (비실 웃으며) 그래... 나두 요즘 들어 갑자기 그게 궁금해지구 있어.
말없는 두 사람 사이에 지하철 몇 대 지나간다.
혜원 : 너 정말 확신 할수 있어?
신화 : (보면)
혜원 : 그 말, 가장 피해를 입은 사람이 나라는 거.
신화 : 아니.
혜원 : (보면)
신화 : 난 확신 못하지만, 넌 확신 할 껄?
혜원 : (신화를 보다가 시선 돌리고)
신화 : ...
혜원 : 나, 어디 좀 들렀다 갈게. 먼저가. (가다가) 그리구... 이걸로 끝이야. 더는 기대하지 마. (간다)
신화 : (착잡한)
씬51. 병원 복도 / 밤
혜원이 꽃을 들고 걸어간다.
씬52. 병실 안 / 밤
혜원 들어온다. 재희 침대에 누워 자고 있고 재희모가 옆에 있다.
혜원 잠시 물끄러미 그 모습을 본다. 천천히 재희 엎에 꽃을 놓는데.
재희모 : (보고) 누구지?
혜원 : 선배에요.
재희모 : 그래? 아이고 고마워라, 근데 어쩌지? 우리 재희이가 막 잠이 들어서.....
혜원 : (웃으며) 괜찮습니다. 그냥 가볼께요.
혜원 깊이 고개 숙여서 인사한다. 마치 몹시 미안한 마음으로.
씬53. 지하철 / 밤
혜원 지하철을 타려고 걸어가는 순간, 역내의 대형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본다.
천천히 거울 앞에 선다. 거울 속의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신화 : (E) 넌 지금이 좋아? 옛날 하구 지금 말야, 지금이 좋냐구.
혜원 천천히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듯 자신의 머리카락을 옛날처럼 해본다.
씬54. 학교 전경 / 낮
씬55. 교무실 / 낮
회의중이다.
민주 : 1교사 1학생 상담이요. 학생들을 다시 정했으면 합니다. 선생님들이 일방적으로 학생을 정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상담 교사를 신청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재하 : 그것두 좋은 생각이네요. 아이들이 얘기하고 싶은 선생님들이 따로 있을수도 있구요.
명교감 : 그건 좀 생각해봅시다. 1학년 박수미학생 사건은 본인이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없다고 털어놔서
이걸로 마무리짓습니다만,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 좀 시키세요. 더 하실 말씀 있습니까?
재하 : 네. (프린트물 꺼내며) 박선생님께서...
남자 : (e) 여기, 박복만 선생님이라구.......
그때, 남자1이 꽃바구니를 들고 들어온다. 모두 시선 돌아간다.
복만 : (벙해져서) 저, 전데요.
남자 : (꽃을 주고) 여기 싸인 해주세요.
복만 : 저, 저한테 온겁니까?
남자 : 네.
복만, 얼떨결에 싸인하는데 선생님들 모두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본다.
유란 : 뭐에요?
복만 : (당황해서) 모, 모르겠는데요.
정희 : 거기 카드 있네요.
복만, 카드를 펼쳐본다. 모두 복만의 카드 주위로 몰려든다.
정희 : (옆에서 보며 읽는다) 선생님께서 인터넷에 올린 '박복만의 신나는 체육교실'을 잘 수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감사의 뜻으로 꽃을 보냅니다. 신영고의 체육선생님이.
유란 : 박복만의 체육교실?
복만 : (부끄러워 하고)
재하 : (프린트물 흔들어보이며) 안그래두 막 소개드릴 찰나였는데, 제가 한발 늦었네요.
이게 뭔지 아십니까? 이게 바로 요즘 인터넷에서 히트치고 있는 그 박복만의 신나는 체육교실입니다.
선생님들, 어머 저좀봐요! 언제 그런걸 올리셨어요? 하면서 프린트물을 본다.
유란 : (프린트물 보며 놀란) 이게 정말 박선생님이 인터넷에 올린거에요?
정희 : (넘겨서 읽으며) 체육 활동을 통한 왕따 극복하기? 아, 그래서 우리한테 그런 설문 조사 부탁하신 거구나.
민주 : 너무 훌륭하시네요.
복만 : 아이, 왜들 이러세요.
광도 : 박선생, 아니 사람이 왜 그래? 그런 걸 왜 비밀루 하구 그래?
명교감 : 노트북 가지고 그거 만든 겁니까?
복만 : (여전히 부끄러운) 네.
명교감 : (괜히 미안해서) 저도 따루 하나 뽑아주세요.
(오바하듯) 맨날 오락만하는 줄 알았더니 (말꼬리 흐리다가 버럭) 아, 그럼 진작에 그렇다고 말씀을 하셔야죠!
복만 : ? (하다가 웃고만다)
씬56. 교정 일각 / 낮
혜원과 수미가 서있다.
수미 : (떨면서) 언니 미안해요. 엄마가 하두 말하라구 해서, 엄마가 누구냐구......
저 때문에 처벌 받은 거 미안해요.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언니, 저 언니가 일진에 들어오라구 한 얘기는 하지 않았어요. 선생님한테두 말하지 않았어요.
혜원 : (무심히 보고 있고)
수미 : (울먹이며) 그냥 무서워서 무서워서 학교 못간다구.......못 가겠다구.......
혜원 : (눈물 흐를 꺼 같은)
수미 : 정말 미안해요. 저 때문에 처벌 받은 거 정말 미안해요.......
혜원 : (바라보다가 돌아서 간다)
씬57. 2학년 5반 교실 / 낮
아이들 떠들고 있다. 혜원 들어와서 앉는다. 멍하게 잠시 앉아 있는다.
혜원이 책상 서랍에서 책을 꺼낸다. 책과 함께 딸려오는 작문 노트. 신화가 혜원에 대해 쓴 노트다.
혜원 가만 열어본다.
신화 : (E) 나비 한 마리가 있다. 어느 날 나비는 유리병 속으로 들어갔다. 아마, 거기에 몸을 숨기기로 작정을 했나 보다.
나는 나비가 무엇으로부터 몸을 숨기기로 한 건지 모른다.
씬58. 복도 / 낮
혜원 걸어간다. 멀리 신화가 걸어오고 있다.
두 사람 서로 똑바로 보면서 서로를 향해 걸어간다.
신화 : (E) 나비는 유리병을 통해서 밖을 보고 밖에선 유리병을 통해서 나비를 본다.
두 사람 스치는 순간에.
신화 : 혜원아.
혜원 : (보면)
신화 : (밝게) 이따 도서실에서 기다릴께.
혜원 : (냉정히) 어제까지 만이야, 나한테 끼어드는 거. (가려는데)
신화 : 혜원아.
혜원 : (보면)
신화 주머니에서 거울을 꺼내서 혜원에게 준다.
혜원 : (보면)
신화 : 선물이야, 어제 니가 선물 가게 안을 한참 들여다봤잖아, 니가 뭘 좋아할까 한참 골랐다 야.
혜원 : (작은 동요가 일고)
신화 : 니가 얼굴을 자주 들여다봤으면 해서.
혜원 : (천천히 거울을 받는다)
신화 : (웃으며) 잊지마, 도서실이다.
신화 돌아서 간다. 혜원 걸어가는 신화를 보면서 거울을 만지작거린다.
신화 : (E) 나비는 유리병 속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나 보다. 하지만 유리병 속에선 날 수가 없다.
씬59. 창가 / 낮
혜원이 창가에 서서 종이비행기를 접는다. 다 접고는 깊숙이 고개를 내밀고 아래를 내려다본다.
신화 : (E) 나는 불현듯 유리병을 열어 그 나비를 꺼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더 늦기 전에, 나는 법을 잊기 전에 나비는 날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종이비행기를 날려보내는 혜원.
씬60. 2학년 5반 교실앞 / 낮
혜원, 교실로 오는데 3짱과 세진이 기다린다.
3일짱 : 오늘 저녁때 공터로 나와라. 새식구가 하나 들어왔어. 오랜만에 신고식 한번 폼나게 해보자. (간다)
혜원 : (세진을 본다)
세진 : (웃으며) 박수미, 얼굴짱 하기루 했어.
혜원 : 뭐?
세진 : (자랑스럽게) 박수미 말야, 얼굴짱 하기루 했다구.
혜원 : 그게 무슨 소리야?
세진 :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자랑스럽게) 내가 처리했어.
혜원 : (세진을 보는 얼굴이 싸늘하게 변한다)
세진 : 왜?
혜원 : 누구 맘대루?
세진 : (피식) 3짱 언니가 허락한거야. 나 혼자 저지른거 아니라구. (들어간다)
혜원 : (싸늘하게 세진을 본다)
씬61. 도서실 / 밤
신화가 책을 보고 있다. 신화 옆에 책이 놓여져 있다.
지민 : (옆에 와서 앉는다) 앉아도 되지?
신화 : (어색) 어, 저기... 혜원이가 온다고 했거든.
지민 : 그래...?
신화 : 올때까지 여기 있든가.
지민 : 아니야, 자리 많이 있네. (간다)
지민, 일어나 가면 신화 시계를 본다.
씬62. 공터 / 밤
후미진 공터 일각. 일학년 일진들과 이학년 일진들 집합해 있다.
일진들 사이에 겁먹은 얼굴로 떨면서 서있는 수미 보인다.
3일짱이 앞에서 수미를 보며 흡족한 얼굴로 끄덕이고 있다.
혜원, 일진들 사이의 수미를 본다. 떨고 있는 수미를 보면서 마음이 아파진다.
씬63. 도서관 / 밤
밖으로 나와 운동장을 바라보는 신화...
3일짱 : (E) 좋아, 이제부터 신고식을 시작한다.
씬64. 교정일각 / 낮
씬62에 이어 서있는 일진들. 3일짱 흡족한 마음으로 수미를 보고 있다.
3일짱 : 얼굴짱 신고식인만큼, 굳이 딱딱하게 할 필요없잖아? 재미있게 한번 해보자구.
일진들 좋아하면서 박수 친다.
혜원 : (계속 굳어서 있다)
세진 : (자랑스럽게 고개를 빳빳히 들고 혜원을 보는데)
3일짱 : 2짱, 새 식구가 왔는데 짱으로서 한마디 해야지.
혜원 앞으로 간다. 잠시 침묵이 흐르는...
3짱과 세진, 눈치가 이상하다.
혜원, 수미를 옆으로 돌려세우고는.
혜원 : 가.
수미 : !
일동, 싸늘한 침묵이 흐른다.
혜원 : 가라는 말 안들려!
수미, 겁에 질린채 뒷걸음질 친다.
3일짱 : 신혜원!
혜원 : 빨리 가란 말이야!
그제서야 급히 뛰어가는 수미.
돌발사태로 인해 다들 벙벙하다...
혜원 : (냉정하게) 장세진 앞으로 나와.
세진 : (보면)
혜원 : 앞으로 나와.
세진 당당하게 앞으로 나오는데 혜원 세진의 뺨을 세게 때린다. 돌아가는 세진의 얼굴.
3일짱을 비롯한 모든 일진들 놀래서 혜원을 본다.
혜원 : 쟤, 건드리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지.
세진 : (옆으로 비스듬하게 혜원을 보는 싸늘한 시선)
3일짱 : 신혜원! 너 지금 뭐하는 거야?
혜원과, 3일짱, 세진의 시선이 교차된다. 긴장감 오가는 분위기.
어느 순간 발길을 돌려 일진들을 등지고 돌아나오는 혜원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