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느님] 10 - 그리고.. 모두가 약한 존재다.
1. S# 컨벤션 센터 세미나 실.
동재 : 마지막으로 이번 임상실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준 오늘의 주인공을 소개하겠습니다. (하루를 본다)
안에 있던 사람들, 일제히 고개를 쭉 빼고 맨앞에 앉아 있는 하루를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본다.
하루, 잠시 감격을 둔 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동재가 서 있는 앞으로 걸어나간다.
동재, 하루를 본다. 자신의 결과물이 성공물이 눈앞으로 다가서고 있다.
하루, 동재앞으로 다가서더니 천천히 돌아서서 좌중을 향해 선다.
하루를 향해 쏟아지는 조명등이 따갑게 눈을 찌른다. 하루 순간 귓속에서 우웅...! 하는 공명음이 스친다.
하루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하는데 다시 우웅...! 하는 공명음이 귓속에 번진다)
동재 : (? 하루를 본다)
하루 : ...
좌중 : (다들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하루를 쳐다본다)
동재 : (왜 이러지? 나즉히) 하루야.
하루 : ... (마치 전원이 끊긴 인형처럼 멍한 표정)
동재 : 하루야? (보다가 멈칫..! 순간 하루의 손가락에 시선이 멈춘다)
하루 : (검지와 가운데 손가락이 건반 두드리듯 덜덜덜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동재 : (순간 멈칫.. 고개들어 다시 하루를 본다)
하루 : (표정없는 얼굴위로 순간 멍한 미소가 흐릿하게 스친다)
동재 : ...! (동시에 쿵! 무언가 머리위로 떨어지는듯한 기분으로) 하루야.. (하고 하루의 팔을 탁! 잡는 순간)
하루 : (멈칫..! 아득한 뭔가로부터 깨어난 듯 동재를 돌아본다)
동재 : (뭐지? 왜 이렇지? 빤히 쳐다보면)
하루 : (동재를 본다. 보다가 다시 좌중을 돌아본다)
좌중 : (조용히 숨죽인채 하루를 쳐다보고 있다)
하루 : (잠시 그들을 본다. 쳐다보더니)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하루입니다. 자료필름에서 보신대로 저는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덧셈뺄셈조차 할수 없었던 정신지체장애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옆에 계신 박동재선생님을 만나 수술을 받게 되었고,
덕분에 저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박동재선생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면서 너무나 아름답게 씩 미소를 짓더니 동재를 돌아본다)
동재 : (하루를 본다)
잠시 조용한 실내, 그 때 누군가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그러자 일제히 박수를 치면서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서기 시작한다.
동재, 그들을 향해 짐짓 미소로 인사를 한다. 그러면서 다시 하루를 본다.
하루, 동재를 향해 같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동재, 웃고는 있지만 조금전 하루의 반응이 마음에 걸리는 듯.. 시선에서.
2. S# 세미나실 앞.
밖으로 빠져나오는 의사들..
그 한쪽으로 사람들과 학회지 기자들에게 둘러쌓여 나오는 동재와 하루,
그때 저쪽으로 보이는 교수1과 일행들의 모습,
동재, 그들을 본다.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교수1앞으로 다가선다.
동재 : (정중히 인사하며) 안녕하셨습니까.
교수1 : (뒷쪽으로 서 있는 하루를 한번 본 뒤 동재를 보며) 발표 잘 들었네. 결국 해냈군.
동재 : 해낼거라고 말씀드렸잖습니까. (자신감)
교수1 : 이번 성공이 자네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을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역사에 선을 그은것만은 확실하군. 축하허네.
동재 : 그 축하, 감사히 받겠습니다.
교수1 : 그럼 또 봄세. (돌아서서 간다)
동재 : (다시 정중히 목례한 뒤 고개를 들어 본다. 승자의 여유로운 표정)
그 때 뒤에서 “박동재선생님! 같이 와서 사진한장 찍어주십쇼!”
소리에 동재, 돌아보더니 기꺼이 다시 돌아가서 하루와 함께 나란히 선다.
동시에 여기저기서 사진 플랫쉬가 터지는 가운데
동재 : 좀 전엔 왜 그런거야?
하루 : (? 동재를 돌아본다) 뭐가요?
동재 : 앞을 봐.
하루 : (시키는대로 고개 돌려 앞을 보면 계속 터지는 사진플랫쉬)
동재 : (표정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가면서 하루에게만 들리게) 조금전 단상에서 왜 갑자기 멍청하게 서 있었냐구.
하루 : 제가요? 그런적 없는데요.
동재 : (? 흘끗 하루를 보는데)
학술기자1 : 박동재선생님, 그리고 하루씨! 서로 악수포즈 한번만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동재 : (그 말에 하루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어깨동무를 해준다)
하루 : (환하게 사진기자를 향해 씩 웃는다)
두 사람의 모습위로 쏟아지듯 플랫쉬 터지는것과 동시에
화면, 학술잡지 표지로 바뀐다. 그 위로, <뇌를 정복하다, 천재를 만든 천재의사> 라는 타이틀과 함께
하루와 나란히 찍혀진 동재의 모습에서.
타이틀 “안녕하세요, 하느님! 제 10부”
3. S# 염교장댁 전경. N.
4. S# 염교장댁, 거실. N
선물상자를 풀러보는 수정,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지며.
수정 : 우와!! 이쁘다아아!!!! (상자안에서 꺼내보면 예쁜 원피스다) 어? 구두도 있네? (신발도 들어서 보면)
하루 : 핸드백도 있어 수정아.
수정 : 와아아!!! (예쁜 핸드백을 하나 집어들어 본다) 하루오빠 진짜 최고야! 가서 입어봐야지! (쪼르르 달려들어가면)
모여앉아 있는 염교장, 장필구, 자물통, 죄다 선물상자를 풀러보고 있다.
그 옆쪽에 시큰둥하게 앉아 있는 봉평댁.. 흘끗흘끗 쳐다보면
염교장 : (커다란 백에서 꺼내보면 보기 좋은 코트에, 모자 하나) 어이구, 이거 이거 값이 꽤 나가보이는구나. 어?
하루 : (웃는다)
자물통 : (꺼내보면 양복 한벌) 양복이잖아. 나 태어나서 양복선물은 처음받아보는데. (씩 웃으면)
하루 : (역시 기분좋은 미소)
장필구 : (선물백에서 쟈켓하나를 꺼내 보며) 하루 너 너무 과용한거 아니냐? 돈이 어디서 나서.
하루 : 원장선생님께서 주셨어요.
장필구 : (? 본다)
하루 : 그 동안 수술받고 임상실험 잘 해냈다구.. 수고했다구요, 보너스래요.
장필구 : 그런 돈은 너를 위해서 써야지, 이렇게 죄다 우리한테 선물을 사오면 어떡해.
하루 : 나는 별로 쓸것도 없는데요 뭐, 그리구 이거. (하면서 봉평댁앞에 봉투 하나 내민다)
아주머니껀 뭘 골라야 할지 몰라서 상품권으로 사왔어요.
봉평댁 : 이? (보며) 내것두 있어? 아니 뭘.. 내것까지.. (하면서 슬쩍 가져다 슬쩍 안을 들여다보며)
하루 : 그리구 닭강정두 사왔어요. (두어봉투 집어들어 상위로 내민다) 교장선생님 닭강정 좋아하시잖아요.
염교장 : 그런걸 다 기억하구 있었냐? 허허허. 이거 오늘 하루덕분에 아주 호강허는구나.
새옷에, 새모자에, 닭강정에.. 허허허.. (웃으면)
수정 : 짜란! (하고 뒤에서 나타난다)
예쁜 원피스에 구두에 핸드백까지 완벽하게 차려입은 모습.
일제히 : 와아!!!
하루 : 수정이 진짜 이쁘네?
염교장 : 그렇게 입혀놓구 보니 우리 수정이두 처녀 다 됐구나.
장필구 : 그러게 말입니다. 허허..
수정 : 나두 안꾸며서 그렇지, 꾸미면 한미모 한다니깐요.
일제히 : (어이구, 허허허 웃는 가운데)
하루 : (같이 웃다가) 근데 은혜는 늦네요?
염교장 : 어? 어어.. (봉평댁 한번 보며) 요즘들어 가끔씩 늦을때두 있구 그렇다.
장필구 : (슬쩍 봉평댁 보면)
봉평댁 : (조용히 시선 돌린다, 여전히 감정이 껄끄러운 듯..)
수정 : 잠깐만 기다려 하루오빠. 내가 언니한테 전화해볼께. (그러더니 발딱 일어나 전화기 앞으로 쪼르르 가서 수화기 집어든다)
하루 : (들뜬 표정으로 전화거는 수정이를 쳐다보면)
5. S# 커피전문점 안. N.
교대를 끝내고 외투를 걸치고 있는 은혜, 핸드폰을 들고.
은혜 : 어! 수정아! 언니 지금 막 끝났어. 응 약속 없는데.. 그래? 알았어 금방 들어갈게..
(핸드폰 끈 뒤 가방메고 돌아선다) 점장님 그럼 낼 뵙겠습니다.
곽점장 : 그래요, 챙겨서 들어가요, 지각허지 말구!
은혜 : 네에! (웃음으로 막 나서는데)
딸랑.. 문소리와 함께 들어서는 누군가..
곽점장, 흘끗 돌아보면
은혜, 멈칫.. 걸음을 멈추고 쳐다본다.
그 문앞에 서 있는 동재, 은혜를 보며 짐짓 미소를 짓는 얼굴에서.
6. S# 레스토랑. N
테이블에 놓이는 고급스러운 선물케이스.
은혜, ? 고개들어 동재를 본다.
동재 : 열어봐요.
은혜 : (본다. 보다가 집어들어 케이스뚜껑을 열어보는 순간 멈칫...)
그 안에 들어있는 티파니 목걸이.
은혜, 다시 고개들어 동재를 보면
동재 : 여자한테 뭔가 잘못했을 땐 선물로 용서를 구하는게 제일 빠른 방법이라더군요.
은혜 : (본다)
동재 : 해봐요. 어울리나 보게. (보며) 내가 해줘요?
은혜 : 나중에요. (하더니 탁..! 선물케이스 뚜껑을 닫는다)
동재 : (멈칫.. 은혜를 본다) 맘에 안들어요?
은혜 : 맘에 든다 안든다 말할만큼 보석같은거 잘 볼줄 몰라요. 내 취향은 워낙에 길거리표쪽이거든요.
동재 : 아직도 나한테 화 안풀렸어요?
은혜 : (본다. 보더니) 통과. 다른 얘기 하죠 우리. (하면서 식사를 시작한다)
동재 : (본다. 보다가 분위기 바꾸듯 기분좋게) 그래요. 다른 얘기 합시다. 무슨 얘기 할까요? (하면서 와인잔 든다)
은혜 : 동재씨 엄마요.
동재 : (마시려다 말고 멈칫. 은혜를 본다)
은혜 : 동재씨 어머님은 어떤 분이세요?
동재 : (와인잔 도로 내려놓더니) 재미없어요, 다른 얘기 합시다.
은혜 : 이제껏 부모님 얘기 하는거 한번도 들어본적 없는거 같은데.. 왜 그래요? 일부러 안하는거예요?
아니면 말못할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거예요?
동재 : (순간 표정 쎄하게 굳어져서 은혜를 보더니) 뭐가 알고 싶은건데.
은혜 : 동재씨 마음이요, 어머니에 대한 동재씨 생각이 어떤건가.. (하는데)
동재 : (OL) 내 앞에서 자꾸 어머니 소리 꺼내지 마. 나한테 그런건 없어! 처음부터 그런 존재따윈 있지도 않았어! (하는데)
은혜 : 그 어머니가 지금 동재씨를 만나고 싶어한다면요?
동재 : (멈칫..! 순간 핏줄이 솟구친다. 내 어머니를.. 알아? 똑바로 보면)
은혜 : 아들이 보고싶은데.., 아들을 만나고 싶은데.. 그 아들이 자길 만나줄지 어떨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다면요?
순간 동재의 표정 싸늘해지면서 무릎위의 냅킨을 탁! 테이블로 던져버리는것과 동시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가버린다.
은혜,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는다. 그러다 돌아보면.
7. S# 레스토랑 앞, 거리. N
밖으로 뛰어나오는 은혜, 돌아보면 저만치 차를 향해 가고 있는 동재의 뒷모습.
은혜, 얼른 동재쪽으로 달려간다.
은혜 : 동재씨! 동재씨이!!!
동재 : (들은척도 안한채 막 차문을 여는데)
가까스로 뛰어와 탁! 그 차문을 도로 닫으며 막아서는 은혜,
은혜 : 동재씨가 알아야 할게 있어요.
동재 : (차갑게, 나즉히) 알고 싶지 않아요, 비켜요. (다시 차문 열려는데)
은혜 : (다시 탁! 닫으며 동재를 향해) 당신은 버림받지 않았어요!
동재 : (멈칫.. 은혜를 노려본다)
은혜 : 버림받은게 아니라구요! 버림받은게 아니었다구요! (순간)
동재 : (폭발하듯) 그 때 나는 여섯 살이었어!
은혜 : (멈칫.. 동재를 본다)
동재 : 여섯 살밖에 안된 자기 아들을, 가정부로 일하던 의사부부네 집에 내팽개쳐버린채 그 어미란 여자는..!
(본다. 보더니) 그 집에 있던 현금을 모조리 훔쳐서 달아나버렸다구!
은혜 : ! (본다)
동재 :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그 의사부부의 도움으로 학교를 다녔구, 그리고 의사가 됐어. 보란 듯이..! 보여주고 싶어서..!
비록 그 따위 여자한테 버림당한 나지만, 그래두 나는..! (소리치다 순간 두 눈시울이 붉게 물든다, 꾹 감정 누른채 나즉히)
나대로도 괜찮다는걸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서 이를 악물고 최고가 됐다구. 왜? 불만있어?
은혜 : 그 엄마가 지금 당신을 만나고 싶어한다구요!
동재 : (OL) 아니! 안만나!
은혜 : ! (멈칫.. 보면)
동재 : 절대루 안만나줄거야! 내 목숨이 두쪽이 난대두 나는 그딴 여자.. 안만나! (하더니 은혜를 밀쳐버린 뒤 차에 올라탄다)
그대로 출발해버리는 동재.
은혜, 멀어지는 동재의 차를 본다. 그녀의 손에 들려진 목걸이 케이스에서.
8. S# 저택 안. N
쿵! 문을 닫고 들어서는 동재, 잠시 어쩔줄 모른채 왔다갔다하다가
9. S# 동재의 방. N.
벌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동재, 이 방에서도 역시 어쩔줄 모른채 왔다갔다한다.
그러다 한쪽에 있는 위스키를 잔에 따른다. 철철 넘치기 시작하는 위스키.. 그러나 따르는걸 멈추지 않는 동재.
잔에 술이 철철.. 넘치고.. 또 넘친다. 그의 마음속으로 흘러넘치고 있는 눈물처럼..
순간 퍽! 위스키병을 집어던지는 동재.. 그대로 두 손으로 바를 짚은채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숙인다.
그 쓸쓸하고 아픈 뒷모습에서 여운주다가.
10. S# 염교장댁 집 앞 N
살며시 목걸이케이스를 열어보는 하루, 그 안에 바람개비 모양의 팬던트가 달린 소박한 목걸이가 들어있다.
하루, 그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빙긋이 웃는데 그 때 저쪽으로 나타나는 은혜, 쭉 걸어오는게 보인다.
하루, 얼른 목걸이케이스를 닫더니 그 손 뒤로 감추며 벌떡 일어선다.
하루 : 은혜야!
은혜 : (? 본다. 보다가 미소) 하루야..!
하루 : 늦었네?
은혜 : 어 좀.. (보며) 서울은 잘 다녀왔니?
하루 : 음. 잘 다녀왔어. 정신이 하나두 없드라. 사람들두 정신없이 너무 많구, 차들두, 빌딩들두 너무나 정신없이 많구.
은혜 : 그렇구나. (그러면서 짐짓 미소)
하루 : (같이 머슥하게 웃다가 문득 그녀 손에 들려진 목걸이 케이스를 본다.) 동재선생님.. 만났니?
은혜 : 어? (순간 목걸이케이스가 왠지 신경쓰여 슬쩍 뒤로 감추면) 어. 얘기할게 좀 있어서.. 같이 저녁 먹었어.
하루 : 그랬구나. (뒤로 감춘 목걸이 케이스위로 손가락 꼼지락꼼지락)
은혜 : (슬쩍 감춘 목걸이 케이스 위로 역시 민망한 듯 손가락 꼼지락꼼지락)
하루 : 피곤하겠다. 그만 들어가서 쉬어.
은혜 : 가려구?
하루 : 니 얼굴봤으니까 가야지.
은혜 : (본다, 보며) 그래, 그럼. 조심해서 가. (일별하고 계단을 올라가는데)
하루 : 저기 은혜야.
은혜 : (? 돌아보면)
하루 : (본다. 한번 더 뒤로 숨긴 반지케이스위로 손가락 꼼지락대더니) 잘 자.
은혜 : 그래. 너두. (웃어준 뒤 안으로 들어간다. 문 닫히면)
문이 닫히자마자 맥빠진 표정으로 한숨을 길게 내쉬는 하루. 등뒤로 숨겼던 반지케이스를 조용히 내려서 본다.
보다가 은혜방 창문쪽으로 시선들어 쳐다본다.
하루 : 잘 자 은혜야. (시선에서)
11. S# 염교장댁 은혜의 방, N
스탠드 불빛만 켜진채 어두컴컴한 방안으로
은혜,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들어와 외투와 가방을 한쪽에 내려놓는다.
침대에 돌아누워 눈을 감고 있는 봉평댁뒤로 살며시 다가서더니.
은혜 : 아줌마, 자요?
봉평댁 : ...
은혜 : 몸은 좀 어때요? 괜찮아요?
봉평댁 : ...
은혜 : 나요.. 아줌마한테 줄거 있는데.
봉평댁 : ...
은혜 : 음.. 내일 일어나서 보세요 그럼, 화장대위에 올려놓을테니까. (하더니 화장대위에 동재가 준 목걸이 케이스 올려놔둔다)
안녕히 주무세요..
그러더니 조용히 옆에 있는 이불속으로 들어간다. 돌아누우면.
잠시 뒤, 조용히 눈을 뜨는 봉평댁 슬그머니 은혜를 돌아보더니 빠꼼히 고개를 들어 화장대위를 본다.
놓여 있는 가죽케이스. 저게 뭐지..? 호기심 발동하려는데, 은혜 뒤척이는 소리에 재빨리 도로 드러누워 자는 척.
은혜, 흘끗 돌아본다. 보더니 픽 웃음.. 다시 눈을 감는위로
E. 따르르릉 전화벨 소리에서.
12. S# 원무과.
울리는 전화수화기를 집어드는 직원1.
직원1 : 네, 하늘병원입니다. 아.. 하루요? 저희병원에서 시술한거 맞는데요, (하는데 그 옆에서 또 벨이 울린다)
직원2 : (받는다) 네, 하늘병원입니다. 네, 맞는데요. 아, 그 수술이요, 저희병원 박동재선생님이 시술하신거 맞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서 계속 울려대는 전화벨소리
직원들, 전화를 받고 대답하고 분주해지기 시작하는데서,
13. S# 저택, 회의실.
때르르릉! 울리는 전화.
연구원1 : (받으며) 네 하루프로젝트 연구솝니다. (하는데서)
14. S# 저택, 주방.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하루와 연구원들,
하루 : (비어있는 동재의 자리를 본다) 동재선생님은요?
주인턴 : 오늘 완전 저기압이세요. 어젯밤 늦게까지 술 드신 것 같던데요.
하루 : (술을? 어제 은혜는 말짱했는데? 하는 표정인데)
동재 : (거실로 나온다)
일제히 : (입다물고 살짝 긴장하는 분위기)
동재 : (한쪽으로 다가서서 컵에 쥬스를 따르며) 이번주 안으로 하루 뇌파검사랑 MRI 스케쥴 다시 잡아.
연구원들 : (? 일제히 동재를 돌아본다)
하루 : (같이 ? 보며) 지난주에 검사 다 했는데.. 또 해요? 앞으로는 한달에 한번 정기검진만 있을거랬잖아요.
동재 : (약간 신경질적으로) 그냥 좀 다시 확인해볼게 있어서 그래. 토달지 말고 그냥 하라면 하라는대루 해.
하루 : 그 말은.. 제가 여기 더 있어야 된다는 뜻인가요? 그럼 전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수 있는거죠?
동재 : 갈 때 되면 알려줄테니까, 조금만 더 참아. (쥬스를 마시는데)
하루 : 하지만.. (하는데)
연구원1 : 선생님! (뛰어나오며) 지금 병원에서 전화가 왔는데요. 아침부터 수술에 대한 문의전화가 백건이 넘고 있답니다.
병원으로 직접 찾아와 문의하는 사람들로 로비가 가득하구요. 언제쯤부터 수술일정을 잡을수 있을지
병원홍보팀쪽에서 알려달라는데..
동재 : (OL) 기다리라구 해.
연구원1 : 저두 그렇게 말은 했는데, 대충이라도 좀 시기를 알려달라구 자꾸..
동재 : 때가 되면 알려줄테니까 소란떨지 말라 그래. 누가 뭐라든 나는 내 스케쥴대로 움직일거야. 다들 그렇게들 알어.
(하더니 탁! 쥬스잔 놓고 돌아서서 들어간다)
하루 : (그런 동재를 본다. 보다가 답답한 듯 한숨 푹.. 내쉬는 시선에서)
15. S# 접수처.
와글와글 모여든 아줌마, 아저씨들..
아줌마1 : 우리 아들은 정신지체2급인데, 2급도 수술가능한건가요?
아저씨 : 우리애는 원래는 괜찮았는데 사고후유증으로 머리가 좀..
아줌마2 : (목소리 겹쳐서) 우리 애는 3급이예요, 3급이면 수술로 완치 되는거죠? 그 하룬가 뭔가 하는 애처럼 되는거 맞죠? 그쵸?
아줌마3 : 우리애는 4년째 재수하는데, 수술하면 정상인도 천재가 되나요?
제각각 접수처 직원들에게 궁금한걸 물어보느라 북새통을 이루는데 누군가 “저기! 하루다!!!” 하는 소리!
사람들 일제히 돌아보면
병원 로비로 청소용구를 들고 나타나는 하루와 장필구, 자물통, 이런 상황 전혀 모른채 한쪽부터 청소를 시작하려다 멈칫.. 보면.
우르르르 그 앞으로 달려가 에워싸는 아줌마, 아저씨들.
그 바람에 장필구와 자물통은 한쪽으로 튕겨 나가듯 밀려나고, 하루만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있다. 그 위로 쏟아지는 질문들.
“얘! 너 진짜 3급이었니? 우리 애도 3급인데 수술받으면 너처럼 될까?”
“수술받고 나서 진짜루 똑똑해졌니? 얼마큼 똑똑해졌니”
“박동재라는 사람이 수술했다며? 그 선생님 만나게 좀 해줄수 없니?” 등등등 쏟아지는 질문에
하루, 그저 어쩔줄 모른채 그들을 쳐다본다.
장필구와 자물통, 이 상황에 그저 눈길만 마주칠뿐.
장필구, 다시 하루를 본다. 왠지 조금은 걱정스러운 시선에서.
16. S# 병원 일각.
허원장 : 물론, 하루의 지적 성장은 질적인 면에서나 그 속도면에서, 이미 저희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경이로운 수준입니다.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허원장, 그 옆으로 나란히 앉아 있는 하루, (영 불편한 기색)
그리고 그 뒤로 배경노릇을 해주고 있는 의사1과 레지던트들..
그 중에 레지1은 특히나 시종일관 불만스러운 표정인데 그 위로,
허원장 : 하루군은 신경외과에 입원해 있는 모든 환자들의 병명과 히스토리, 처치법과 처방법,
게다가 각자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까지 모두다 줄줄이 꿰고 있을정도죠.
하루 : (민망한 듯 허원장을 쳐다보는 위로)
허원장 : 정식 코스만 밟지 않았다뿐이지, 솔직히 웬만한 레지던트들보다도 한수 위랍니다. (웃는다)
그 말에 의사1과 그 뒤의 레지던트들 조금은 심기가 불편한 듯.. 특히 레지1, 노골적인 불쾌함으로 하루를 쏘아본다. 그 위로
“자, 사진 한번 찍겠습니다!”
허원장, 하루와 아주 친밀한 포즈를 잡으면
하루, 어색하고 어정쩡한 포즈로 어색하게 씩 웃는 얼굴에서 찰칵!
17. S# 병실 안.
하루, 환자 옆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고
몇몇 사진 기자들, 하루에게 이것저것 포즈를 취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하루, 왠지 어색하게 어쨌든 시키는대로 베식 웃는데서 찰칵!
18. S# 허원장의 사무실.
화면 가득, 하루의 사진과 함께 타이틀 기사. <천재가 된 정신지체장애자, 하루를 만나다>
그 다음 신문을 보면 거기에 또 다른 사진과 함께 타이틀기사,
<하늘 병원의 아름다운 천재 청년 하루, “환자들을 돕고 싶어요!”> 등등
허원장, 기분좋게 미소지으며 들여다보는데 그 위로 삐! 인터폰 소리.
여비서F : 태양제약회사 송회장님이십니다.
허원장 : 알았어. (수화기 들더니) 안녕하세요, 허원숙입니다. 네, 맞습니다. 그 아이..저희 병원에서 해냈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뭐.. 그 임상수술로 인한 부가가치란 상상할수 없을만큼 엄청나겠죠.
(만족스런 미소로 신문의 기사를 다시 들어서 보는데서)
19. S# 병원 복도 일각.
한쪽에서 청소용구를 들고 걸어오던 하루, 걸음을 멈추고 보면,
저쪽을 보면 간호사데스크에 모여있는 지피디, 구성작가, 카메라맨.
지피디 : 저희는 인간극장에서 나왔는데요, 하루씨 좀 만날 수 있을까요?
간호사1 : 아, 글쎄요, 저희들은 환자들 간호하는 사람이지 하루씨 관리하는 사람 아니거든요?
환자분들 진료에 방해되니까 그만 좀 나가주세요.
지피디 : 그러지 말구 말 좀 해주세요, 어딜가면 하루씨를 만날 수 있습니까?
간호사1 : 아, 짜증나. 글쎄, 모른다구요. (한쪽으로 가면)
방송인들 : (우르르 간호사를 따라올 기세다)
하루 : (순간 재빨리 후다닥 옆에 있는 문을 열고 그 안으로 쏙 들어간다)
20. S# 처치실 안.
탁! 문을 닫고 문뒤에 숨어서 바깥쪽을 살피는 하루, 아.. 정말 귀찮은데.. 하는 표정인데
의사1E : 뭐야 너!
하루 : (멈칫..! 목소리에 얼른 돌아보면)
의사1과 레지던트 서너명이 환자를 처치중에 있다.
하루 : (본다. 보더니) 아.. 죄송합니다. 잠깐 좀 숨을데가 필요해서 저도 모르게 그만..
의사1 : (본다. 보더니 순간 옆에 있는 레지1의 정강이를 확! 걷어찬다) 언제부터 병원이 숨바꼭질하는 놀이터가 됐어! 어?!
하루 : (멈칫..! 놀라서 보면)
레지1 : (아파 죽기 일보직전) 죄송합니다 선생님.
(절뚝거리며 하루쪽으로 다가오더니) 나가주시겠습니까? 지금 환자 처치중인거 안보여요?
하루 : 죄송합니다. 밖에 기자들이 있어서..
레지1 : (순간 바싹 얼굴 들이대며 나즉히, 경멸을 담아) 그렇게 똑똑하신 분께서 갑자기 왠 약한 모습이세요?
하루 : (멈칫..! 보면)
레지1 : 그 잘난 머리로 잘난척하면서 우리 의국 레지던트들을 한방에 바보병신 만들어놓더니,
왜, 막상 기자들이라니까 겁나십니까?
하루 : 저기요, 말씀이 좀 지나치신거 같은데요.
레지1 : (말 자르며) 나가라구 그러니까.
하루 : ...! (본다)
레지1 : (작게, 그러나 충분히 적의를 담아서) 치료에 방해되거든? 당장 나가라구!
하루 : (그의 적대감에 조금 놀란 듯 빤히 쳐다보는데서)
21. S# 다시 병원 복도.
천천히 문밖으로 나오는 하루, 그 때 저쪽에 있던 지피디, “저깄다!” 하고 얼른 쫓아온다.
카메라로 들이대고 찍어대고 질문해가면서 에워싸면
하루, 표정없이 뒤의 처치실을 한번 돌아본다. 왠지 마음이 무거운듯..
22. S# 연구원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동재와 연구원1.2.3. 그리고 주인턴.
동재 : 하루 MRI 스케쥴은 어떻게 됐어.
연구원1 : 지난 삼일내내 계속해서 언론사 인터뷰에, 사진촬영에.. 외신기자들까지 찾아와서 북새통입니다 선생님.
동재 : 그래서. 언제쯤 괜찮다는건데.
연구원1 : 이번주 내내 인터뷰가 잡혀 있어서.. 재검진은 다음주에나 가능할거 같은데요, (하는데)
동재 : (동재사무실 문앞까지 왔다가 바로 홱! 돌아보더니) 이것들 보라구! 지금 인터뷰가 중요해 연구가 중요해!
뭐가 먼저고 뭐가 나중인지 판단도 못해?
연구원1 : 요즘 하루 스케쥴은 원장선생님께서 핸들링을 하셔가지구요, 저희가 어떻게 시간 빼기가 영...
동재 : 오늘 당장 오후에 스케쥴 빼. 무조건 오늘 안으로 뇌파검사, MRI 끝내도록.
(대답도 듣지 않고 자기 사무실안으로 들어가 쿵! 문닫는다)
주인턴 : 이번주 내내 저기압이시네요.
연구원1 : (한숨 푹) 진짜 죽갔다, 죽갔어.. (하고 쳐다보면)
23. S# 동재사무실.
동재, 외투 벗어서 한쪽에 대충 던져놓고 책상앞에 앉는다.
그 때 울리는 전화벨. 집어들어서 보면, 화면창에 뜨는 이름, 서은혜..
동재 : (받는다) 무슨 일이예요.
은혜F : (다짜고짜) 생각해보셨어요?
동재 : (? 시선에서)
24. S# 커피전문점.
은혜 : 저번에 내가 말한거요. 동재씨 어머니... (하는데)
25. S# 동재 사무실.
탁! 핸드폰을 꺼버리는 동재, 앞에 놓인 자료를 들춰보면 다시 울리기 시작하는 핸드폰.
동재, 처음엔 무시하는데 벨소리 계속 울리자 신경질적으로 받아든다.
동재 : 나 지금 바빠요, 쓸데없는 얘기할 시간 없으니까, 사람 그만 귀찮게 해요! (하더니 탁! 끊으면)
26. S# 커피전문점.
은혜 : 아 진짜..! (끊어진 핸드폰 쳐다보더니) 박동재, 너 그러다 나중에 진짜 후회한다.. 어?
(해놓고 핸드폰 탁! 접어 주머니에 넣는다. 마대질 계속하면)
27. S# 동재 사무실.
다시 자료를 들척이는 동재, 글자가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안되겠는지 그대로 신경질적으로 탁! 서류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28. S# 연구원 사무실.
벌컥! 문 열고 나타나는 동재,
동재 : 오후에 라운딩(rounding, 회진)할거니까 준비해! (하더니 다시 탁! 문 닫고 들어가버린다)
연구원들, 주인턴, 하던 일 동작멈춤한채 서로 빤히 쳐다보다가 '아! 죽갔다!‘하는 표정으로 후다닥 움직이는데서.
29. S# 내시경시술하는 곳 앞.
문이 열리면서 내과의사한테 인사하며 나오는 봉평댁, 나오다가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장필구를 본다.
봉평댁 : 워메? 여기서 뭐허구 계신대유?
장필구 : 집에 전화했다가 오늘 검진 있는 날이라구 들어서.. (보며) 그래, 경과가 어떻답니까?
봉평댁 : 출혈은 완전 멈췄는디 위궤양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허다구유, 간간히 들려서 체크도 받고 그러라네유,
장필구 : 약 처방은 받았구요?
봉평댁 : 그라믄유.
장필구 : 갑시다.
봉평댁 : 워디를유?
장필구 : 가서 점심이나 같이 허자구요. (그러더니 앞장선다)
봉평댁 : (본다. 보다가) 워메, 저냥반이 워쩐 일이랴? 거 참.. 가끔은 아프고도 볼일이구먼.
(기분좋게 헤 웃더니 목걸이를 슬쩍 만지작거린 뒤 따라간다)
30. S# 엘리베이터 안.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올라타는 장필구와 봉평댁,
봉평댁 : 뭐 사주실건디유? 예?
장필구 : 병원앞에 뭐.. 아무데나 갑시다.
봉평댁 : 난 또, 워디 좋은디 데려간다구우.. (체.. 그럼 그렇지, 슬쩍 실망한 듯 고개 돌리는데)
바로 그 때! 닫히려는 엘리베이터 문을 누군가 뛰어와 턱! 잡는다. 주인턴이다.
주인턴 : 아, 죄송합니다. 잠시만요, (하면서 기다리면)
그 뒤로 나타나는 동재와 연구원1.2. 정도만. 우르르 엘리베이터 안으로 올라탄다.
순간 장필구와 봉평댁, 멈칫..! 하는 표정으로 동재를 본다.
동재, 장필구를 보더니 짐짓 눈으로 인사한 뒤, 돌아서면서 봉평댁을 흘끔 본다.
봉평댁,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시면서 얼른 시선 피한다.
동재, 무심히 고개 앞으로 돌리다가 멈칫.. 다시 봉평댁을 돌아본다. 봉평댁의 목에 걸린 낯익은 목걸이.
동재 : ....!
동재, 그 목걸이를 빤히 쳐다보다가 시선들어 봉평댁을 본다.
봉평댁, 죽겠는 심정으로 어쩔줄 모른채 엘리베이터 벽만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 위로
하루E : 아는 분이세요?
flash-back1> 9부 20씬. 검사실 일각.
동재 : (기록 체크하면서) 누구?
하루 : 아까 저랑 같이 있던 아주머니요.
flash-back2> 9부 17씬. 휴게실.
동재를 보자마다 재빨리 돌아앉는 봉평댁의 뒷모습.. 그 위로.
은혜E : 그 엄마가 지금 당신을 만나고 싶어한다구요.
다시 엘리베이터 안>
순간 자기도 모르게 홱! 고개를 앞으로 돌리는 동재, 설마..!!!
동재의 심장이 미칠 듯이 고동치기 시작한다. 경미한 현기증까지..!
장필구, 그런 동재를 보다가 봉평댁쪽을 보면 봉평댁, 계속 어쩔줄 모른채 엘리베이터벽만 쳐다보고 있다.
갇힌 공간, 수많은 사람들..
그 사이에 동재와 봉평댁.. 두 사람만 아는 팽팽한 긴장감.
바로 그 때 땡! 소리와 함께 멈춰서는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데도 동재, 내릴생각도 못한채 서 있는다.
봉평댁, 흘끗 본다. 보더니 얼른 죄인처럼 얼굴을 가리며 동재와 연구원들 사이로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장필구, 동재를 한번 본 뒤 봉평댁을 따라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동재, 여전히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는다.
연구원들, 주인턴 의아한듯 동재를 돌아본다.
주인턴 : 선생님.. 다 왔는데요.
동재 : ...
주인턴 : 선생님..?
동재 : (그제야 멈칫.. 주인턴을 본다. 보다가 천천히 내려선다)
31. S# 로비.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멍하니 한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오는 동재, 봉평댁과 장필구가 가는 반대편으로 돌아서서
몇걸음 걸어오다가 갑자기 우뚝..! 발을 멈춘다. 그러더니 다시 돌아본다.
저 멀리 도망치듯 로비를 빠져나가는 봉평댁의 뒷모습 그 위로,
은혜E : 아들이 보고싶은데.. 아들을 만나고 싶은데.. 그 아들이 자길 만나줄지 어떨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다면요?
순간 동재, 힘없이 들고 있던 자료들을 스르르 놓치고 만다. 펄럭거리며 바닥에 떨어지는 종이들...
뒤따르던 연구원들과 주인턴, 놀라서 동재를 보더니 재빨리 허겁지겁 바닥에 떨어진 종이들을 줍는다.
동재, 그런 상황 전혀 의식 못한채 그저 멀리 황망히 로비밖으로 사라지는 봉평댁의 뒷모습을 본다.
아무런 표정도 없고, 아무런 감정도 없고, 아무런.. 느낌도 없이 그저 멍하니.. 멍하게 서서 바라보는 모습에서.
32. S# 국밥집같은 곳.
넋나간 사람마냥 멍하니 앉아 있는 봉평댁.
장필구, 숟가락 꺼내 봉평댁앞으로 내민다.
장필구 : 곰국이예요, 좀 들어봐요.
봉평댁 : ...
장필구 : 봉평댁..
봉평댁 : (힘없이 장필구가 내민 숟가락을 본다. 순간 시큰.. 눈시울이 붉어진다)
장필구 : 자.. 어서요. (하고 손에 쥐어주면)
봉평댁 : (그 숟가락 물끄러미 보다가 말없이 국물을 떠먹는다. 순간 울컥!)
장필구 : (? 보면)
봉평댁 : (두 눈에 눈물 그렁그렁해져서 잔뜩 목이 메어 어쩔줄 모르더니) 워메 이 썩을놈에 위궤양...
수술을 혔는디도 워째 이렇게 따끔거렸쌌는디야.. 아퍼 죽겄네 기냥... 쯧!
휴지로 코 한번 킁! 풀더니 다시 후루룩 국물을 떠먹는다. 또 먹고. 또 후루룩 떠 먹고.. 그럴수록 눈가는 점점 더 붉어져오고..
장필구, 그런 봉평댁을 바라본다. 위궤양이 아니라.. 마음이 따끔거리는거겠지. 측은한 눈빛에서.
33. S# 커피전문점 앞. N.
퇴근하는 듯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오는 은혜, 멈칫.. 쳐다보면
그 앞에 세워져 있는 동재의 차.
동재, 아무런 표정없이 그 옆에 서서 은혜를 본다. 보더니 말없이 시선 돌리더니 조수석 차문을 열어놓고 운전석으로 가버린다.
은혜, 본다. 시선에서.
34. S# 야외 일각. N
한쪽에 차를 세워둔 채 나란히 서서 밤전경을 쳐다보고 있는 은혜와 동재.
동재, 나즉히 한숨을 내쉬면
은혜 : 삼십분째예요. 삼십분째 아무말도 안하구 계속 한숨만 쉬고 있다구요. (보며) 무슨 일이예요?
이 정도 기다렸으면 이젠 무슨 말이든 좀 해줘야하는거 아니예요?
동재 : ...
은혜 : 계속 말 안할거면 나 그냥 집에 가구요.
동재 : ...
은혜 : (본다. 보다가 화난척 홱! 돌아서서 간다)
동재 : (안부른다)
은혜 : (가다가 멈춘다. 아 진짜! 돌아보더니 다시 되돌아와서) 동재씨! (하는데)
동재 : 그 목걸이..
은혜 : ? (본다)
동재 : 은혜씨가 줬어요?
은혜 : (두어번 눈을 깜빡깜빡거리더니) 어..? 아줌마.. 만났어요?
동재 : 은혜씨가 준거.. 맞아요? (하면서 은혜를 보면)
은혜 : 맞아요. 내가 드렸어요. (그러다 기분좋게 씩 웃더니) 만났구나아.
난 또 그런줄도 모르구 어떻게 모자상봉시킬까 안돌아가는 머리 계속 열심히 짜내고 있었네. (하는데)
동재 : 왜 그랬어. (가슴이 무너진다)
은혜 : (? 본다)
동재 : 당신 때문에 기억이 나버렸잖아.
은혜 : (?? 본다)
동재 : 그 얼굴을 잊을려구 내가 얼마나 애를 썼는데, 그 얼굴을 지워버리려구 내가 얼마나 기를 썼는데!
왜 기억나게 해! 왜 또 다시 기억나게 해서 날 괴롭혀!
은혜 : (본다) 괴롭긴.. 한거예요?
동재 : ? (본다)
은혜 : 다행이네 그럼. 나는.. 동재씨한테 그런 마음도 안남아있을까봐 걱정했는데.
동재 : 이제와서 어쩌라구. 이제와서 그런꼴루 나타나면 날더러 어쩌라구!
그런다고 내가 동정해줄줄 알아? 마음아파할줄 알아? 천만에! 웃기지 말라 그래! 어림두 없다 그래!
은혜 : (보면)
동재 : 나한테 그 여잔 이미 없는 존재야. 이미 오래전에 완전히 지웠으니까..! 그러니까 기억나게 하지마! (분노로 노려본다)
은혜 : (그런 동재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울어요.
동재 : ! (본다)
은혜 : 지금.. 울고 싶잖아. 참지 말고 울어요..
동재 : 조용히 해.
은혜 : 그렇게 화만 내지 말구 울어버리라구 좀!
동재 : 입다물구 조용히 해!
은혜 : 여섯 살때부터라면서요!
동재 : ! (멈칫.. 보면)
은혜 : 그 어린나이에 당신이 뭘 할수 있었겠어! 그런데두 당신은 당신 엄마가 잘못한거까지
자기 짐인양 마음에 다 떠안아 버린거잖아. 그래서 그렇게 기를 쓴거구 애를 쓴거구 참아온거잖아! (쏟아버릴것)
동재 : (울컥! 눈시울이 붉어져온다. 노려보는 위로 계속)
은혜 : 이젠 참지 말라구요. 평생 참고, 참고, 또 참기만 해온거.. 그래서 당신 가슴속에 저수지만큼 고여있는 눈물,
이젠 밖으로 좀 내보내란 말야! 그래야 당신도 숨을 쉴거 아니냐구!
동재 : (또 다시 울컥! 무언가 뜨거운걸로 가슴속이 미어터지더니) 당신.. 진짜 죽여버리구 싶다.
은혜 : (순간 짠하게 아파온다)
동재 : 그냥 확.. 죽여버리구 싶어. (하는데, 그만 말끝이 흐느낌이 되어 터지는걸 다시 꾹! 눌러담는데)
은혜 : 안볼께요, 나두 안볼테니까.. 맘놓구 울어요.
동재 : (순간 그대로 은혜를 와락 끌어안는다. 동시에 툭..! 떨어지는 눈물)
그대로 은혜 어깨에 얼굴을 깊이 묻는다. 그녀에게 기댄 그 남자의 어깨가.. 처음으로 흔들리고 있다.
그 두 사람의 모습에서 길게 주다가 dis.
35. S# 저택, 하루의 방. N
창가에 서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하루의 얼굴, 그러다 조용히 시선을 돌려 책상위에 놓여있는 학술지표지를 본다.
동재와 함께 찍은 사진위로 <뇌를 정복하다, 천재를 만든 천재의사>
하루, 그 학술지를 집어들어 본다. 보면서 나즉히 한숨을 내쉬는데 그 때! 갑자기 학술지가 덜덜덜덜 흔들리기 시작한다.
하루, 순간 어? 왜 이러지? 하고 쳐다보는데 툭..!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는 학술지.
하루의 손은 여전히 계속 덜덜덜덜 떨리고 있다.
하루,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다른손으로 덥썩 잡아버린다. 몇초쯤 그렇게 꼭 손을 잡고 있다가 잠시 후...,
잡은 손을 천천히 떼어내본다.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손. 경련이나 떨림같은건 흔적도 없이 말짱해져있다.
뭐였지? 좀 전에 그 경련은?
왠지 모를 불안함에 다시 그 손을 감싸쥐는 하루, 불안한 시선에서.
36. S# 병원 일각.
탁! 자판기에서 종이컵이 떨어지며 커피가 쏟아진다.
주인턴, 그 커피를 빼내려는데 누군가의 손이 나타나 먼저 빼간다.
주인턴 : (? 돌아보면)
레지1 : 오랜만이다?
주인턴 : (짜식.. 하면서 자판기에 동전 집어넣고 또 뽑는 위로)
레지1 : 잘난척하는 그 바보자식 뒷치닥거리해주기 힘들지?
주인턴 : 그렇게 말하지마, 하루씨 진짜 착한 사람이야.
레지1 : 그러다 뒷통수 맞는다 너. 조심해.
주인턴 : (커피잔을 꺼내며 ? 보면) 뭘.
레지1 : 너 그 자식한테 우리가 당하는거 못봤어? 이젠 늬들 머리꼭대기에 올라갈날도 멀지 않았다 그 말야.
주인턴 : 에이, 하루씨 그런 사람 아니라니깐.
레지1 : 조심하라면 조심해라, 다 이유가 있어서 형님이 충고해주는거니까. (그러더니 알듯모를듯한 눈빛으로 본 뒤 가버린다)
주인턴 : (커피잔을 꺼내들다 말고 ? 돌아본다. 시선에서)
37. S# 연구원 사무실.
주인턴, 영 찜찜한 표정으로 커피를 들고 들어오다가 멈칫.. 보면.
하루, 주인턴의 노트북안에 있는 논문자료들을 읽고 있다.
주인턴 : 하루씨.. 뭐해요?
하루 : (? 돌아보더니) 아.. 주선생님 논문자료 좀 보구 있었어요.
파킨슨 환자 DBS(deep brain situation) 전기생리에 대해 준비하시네요?
주인턴 : (자리로 가서 앉으며 슬쩍) 예에.. 박동재선생님께서 준비하라 그러셔서..
하루 : 근데 이거요, 전기 자극이 되서 증상이 좋아지는게 아닌데..
주인턴 : (? 보면)
하루 : informational lesion개념이라구 들어보셨어요?
주인턴 : (못들어봤다)
하루 : 전기자극에 의해 신경세포간에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연락체계가 깨져서 그 부위가 기능하지 못해서
증세가 좋아지게 만든다는 내용의 새로운 기전인데요, (하는데)
주인턴 : 저기요, 하루씨.
하루 : (? 보면)
주인턴 : (본다. 보다가) 연구실 청소는 다 하신거예요?
하루 : (? 보면)
주인턴 : (슬쩍 시선 피하며 노트북을 접으면)
하루 : (무슨 뜻인지 알고) 아.. 방해됐나보군요,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한쪽에 있는 청소용구를 들고 나간다)
나가면서 한번 더 주인턴을 돌아보면
주인턴, 하루를 보다가 순간 조금 미안해져서 슬쩍 시선 피하면,
하루, 조금은 이해할수 없는 표정에서,
38. S# 병원 일각.
한쪽에서 서로 의학관련에 대해 토론하는 레지던트들, 하루가 청소하려고 안으로 들어오자 일제히 말을 멈추고 돌아보더니,
일제히 마시던 컵을 휴지통에 버린 뒤 우르르 몰려가버린다.
하루, 돌아본다. 그 중에 바닥에 떨어진 종이컵 하나를 주워드는위로,
하루Na :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알지 못했다.
39. S# 병원, 간호사데스크 일각.
간호사1 : 요즘 의국 분위기 너무 썰렁하지 않냐?
간호사2 : 그게 다 하루 때문이잖냐, 선생님들이 열받어서.
간호사1 : 하긴. 지가 언제부터 그렇게 똑똑했다구. 함부루 닥터들한테 대들구, 아는척하구.. 안그러냐?
간호사2 : 딱 재수없어! 밥맛이라니깐.
간호사1 : 그래두 얼굴은 딱 내 스타일인데.
간호사2 : 어우야, 난 으시시해서 싫드라. 어쨌든 정상은 아니잖어.
하면서 나란히 한쪽으로 걸어나오다가 멈칫.. 보면
하루, 한쪽에서 청소용구를 든 채 간호사들을 본다.
간호사들, 슬쩍 시선 피하며 하루를 지나쳐 가버린다. 수근수근..
하루Na : 사람들은 때때로 자기와 아무 상관도 없는 타인에 대해 필요이상으로 잔인해질 때가 있다는것을.
40. S# 병실1.
레지1, 외상환자1의 드레싱을 해주고 있는 중,
그 옆에서 병실바닥을 닦고 휴지통을 비우고 있는 하루.
하루가 방금 마대로 닦고 지나간 바닥위로 환자 상처부위에서 풀러낸 붕대를 툭..! 던져버리는 레지1.
하루, ? 본다. 보다가 주워들어 휴지통에 집어넣는데
레지1, 상처부위 덮었던 거즈를 또 툭! 하니 바닥에 던져버린다.
하루, 한번 더 본다. 보다가 말없이 휴지통에 집어넣는데
이번엔 상처를 닦아낸 멸균거즈를 다시 바닥에 툭..! 버린다.
하루, 본다. 보다가 그 옆에 휴지통을 탁! 놔주며
하루 : 휴지통 바로 옆에 있습니다. 휴지통에 버려주세요.
레지1 : (돌아보지도 않은채 외상환자1을 처치하며) 나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삽니다. 쓰레기를 치우는건 당신이 하는 일이구요.
하루 : (본다)
레지1 : 설마, 아직도 그런걸 구분 못하는건 아니겠죠? (그러더니 무심하게 두 번째 멸균거즈를 바닥에 툭! 버린다)
하루 : (레지1를 본다. 자기도 모르게 어금니를 꾹 물다가 순간 돌아보면)
주변에 있던 간호사들이며, 환자들이며 전부 하루를 쳐다보고 있다. 왠지 그와 거리감을 둔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
하루, 다시 고개를 돌린다. 꾹 참고 떨어진 거즈 쓰레기백에 넣는 위로,
하루Na :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상대에게 필요이상의 피해의식과 적대심을 갖는다는 것을..
하루 : (말없이 병실을 빠져나오는데 그 뒤로)
레지1 : 아 참, 하루씨. 심부름 하나만 해줄래요?
하루 : (? 돌아보는데서)
41. S# 연구원 사무실.
연구원1 : 얌마! 그런걸 잃어버리면 어떡해!
주인턴 : 잃어버린게 아니라 도난당한거라니까요. 한시간전까지만 해두 분명히 책상위에 뒀었는데..
하루E : 왜들 그러세요?
소리에 연구원들과 주인턴, ? 돌아본다. 보다가
주인턴 : 어? (하루가 안고 있는 노트북을 보며) 그거 내 노트북인데..?
하루 : 네, 맞아요. 여기... (하면서 전해주는데)
주인턴 : (홱! 나꿔채듯 받더니 순간 화가 나려고 한다) 하루씨! 그렇게 말도 없이 남의 노트북을 가져가면 어떡해요,
여기에 얼마나 중요한 자료가 들어있는지 알아요?
하루 : 네?
연구원1 : (타이르듯) 우리한테 논문자료는 목숨이랑 똑같아요, 그런걸 그렇게 함부로 말도 없이 갖구 나가면 안되지.
하루 : 무슨 말씀이신지.. 저는 그냥 전해달라고 해서 가져온 것 뿐인데요.
주인턴, 연구원들 ??? 보면.
42. S# 레지던트 사무실.
레지1 : 난 그런적 없는데요?
사무실 안으로 레지1을 비롯한 레지던트 대여섯명, 연구원1.2.3.에 주인턴, 그리고 하루까지..
(왠지 사태가 좀 커져버린듯한 분위기)
레지1 : 나는 주선생 노트북을 본적도 없고, 만져본적도 없는데, 어떻게 전해달라고 하루씨한테 줍니까?
하루 : (빤히 본다. 보다가 설마..) 지금.. 장난하시는거죠?
레지1 : (허..! 기막혀 보더니) 이 사람이 진짜.. 이봐요, 하루에 두시간도 못자고 에브리 당직에,
매주 써내야하는 리포트분량만해도 머리가 터져요 나는. 그런 장난칠 시간있으면 잠이라도 한숨 더 자두겠네!
하루 : 분명히 나한테 심부름 시켰잖아요! 그 노트북 주선생한테 갖다주라구.
레지1 : 이 사람이 진짜! 그럼 내가 거짓말을 하구 있다는거야 지금? (하는데)
의사1E :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순간 일제히 조용해진다.
의사1, 안으로 들어와 상황을 돌아보면
의사1 : 뭐야! 무슨 일이야!
레지1 : 제가 주선생 노트북을 훔쳤답니다, 이 사람이.
의사1 : 뭐야? (보면)
하루 : 훔쳤다는게 아니라, 저한테 분명히 심부름을 시켰잖아요 갖다주라구.
레지1 : 선생님! 저두 의사구, 배웠다는 놈입니다. 원장선생님, 과장선생님 앞에서 한방에 바보 된걸로
이미 의사로서 자존심이 너무 상한데요, 이런 모욕까지 당해야한다니.. 진짜 못참겠습니다.
저 자식이 아무리 우리 병원 밥줄이라 그래두 이건 너무한거 아닙니까, 진짜?
하루 : ! (본다. 보더니 허.. 어이가 없다. 웃음밖에 안나온다..) 그렇게 말하면 안되잖아요.
분명히 나한테 노트북을 줬잖아요, 주선생한테 갖다주라구. (주인턴 보며) 그랬어요 분명히.. 정말로.. 그랬다구요 나한테.
주인턴 : (본다. 그러나 별로 믿는 눈치는 아닌 듯 시선 돌린다..)
하루 : ...! (본다. 주변사람들로 시선 옮기면)
연구원들도, 주인턴도, 하루의 시선을 피한다.
레지던트들이나 의사1은 더 말할것도 없이 싸늘한 시선으로 하루를 본다
의사1 : (보며) 박동재선생이 자네 지능을 높이는건 성공했을지 모르겠지만, 인격적으로 수준을 높이는데는 실패한 것 같군.
(비웃는 표정으로 하루를 지나쳐 나간다)
하루 : ...! (본다. 그저 기막히고.. 그저 어이없고, 그저 아득해지는 위로)
하루E : 내가.. 뭘 잘못한거죠?
레지던트들 그대로 우르르 하루를 지나쳐 나간다.
주인턴과 연구원들 마저도 서로 어색한 시선 주고받으며 나가버린다.
혼자 남겨진 하루, 여전히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 듯 그 위로
하루E : 내가.. 뭘 잘못한거죠?
43. S# 복도 일각.
허원장 : 어차피 하루 그 아인 일회용에 불과해요. (의사1과 보조를 맞춰 쭉 걸어오며)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이라는걸 알리기 위해 잠시 이용하고 있을뿐이라구요.
의사1 : 하지만 그래두 이렇게 되면 원내분위기가...
허원장 : 그래서 조과장한테 이렇게 부탁하는거잖아. 아랫친구들 좀 잘 다독여 달라구.
나한테 진짜 재산은 하루가 아니라 바로 우리 닥터들이라구, 음?
의사1 : 그야 그렇지만..
허원장 : 우린 지성인들 아닙니까? 감정적으로 말고, 이성적으로 실리를 생각합시다, 알았죠?
하면서 한쪽으로 두사람 지나가면
그 이편으로 화면 이동하면서 마대자루를 잡은채 멍하니 서 있는 하루, 점점 힘주어 마대자루를 쥐어잡는 표정에서.
하루E : 나는.. 왜 사람들한테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거죠?
44. S# 병원 일각.
하루 : 내가 잘못한거라고는.. 그냥 알고 싶었구, 배우고 싶었던것뿐이잖아요. 그래서 필구형님이 하라는대루 즐겼구요.
그런데.. 사람들이 왜 나한테 이러는거죠?
장필구 : 하루야,
하루 : 나는.. 아직도 정상인이 아닌가요? 아니면 내가 사람들에 대해 아직도 뭘 모르고 있는건가요?
장필구 : 그같은 일은 어떤 조직에서든 있을수 있는 일이다. 그런걸 마치 세상 사람들 전부가 그런것처럼 생각해선 안돼.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상처를 주고, 각박하게 대하는건.. 사실은 그 만큼 사람들이 약한 존재라서 그런거다. 그러니까..
하루 : 참으라구요? 이해하라구요? 그래두 따뜻하게 바라보라구요?
장필구 : 그래.
하루 : 근데 어쩌죠? 자꾸만 미워지려구 해요.
장필구 : (멈칫... 본다)
하루 : 사람들한테 화가 나려고 해요..
장필구 : 하루야.
하루 : 점점 사람들이 싫어지려고 해요! 나한테 제발 그만들 좀 하라구 소리치고 대들고 싶어진다구요!
(그러더니 참지못한채 그대로 홱! 가버린다)
장필구 : ...! (본다. 시선에서)
45. S# 동재의 사무실. N
연구원1 : 어제 오후에 찍은 하루 MRI입니다.
한쪽에 필름을 꽂은 뒤 불을 켜면,
동재, 그 앞으로 안경을 쓰고 그 앞으로 다가선다.
동재 : 뇌파기록..
연구원1 : (얼른 내밀면)
동재 : (뇌파기록을 살펴본다)
연구원1 : 왜 그러십니까 선생님. 뭐 신경쓰이시는거라두 있으십니까?
동재 : 그냥. 좀 확인해볼게 있어서..
연구원1 : 기록상으로는 일주일전 검사때랑 별로 달라진게 없는데요..
동재, 조금은 건성의 느낌으로 뇌파기록을 쭉쭉 지나쳐서 본다. 사실이다. 일단 별로 달라진건 없어보인다. 나즉히 한숨.
동재 : 수고했어. 나가봐.
연구원1 : (목례한다. 연구원사무실쪽으로 나가면)
툭! 뇌파기록을 책상한쪽에 던져둔채 의자에 앉는다. 등받이에 몸을 쭉 기대면서 눈을 감는다.
피곤함이 역력한 기색위로,
짧은 플랫쉬 백1> 죄인처럼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가는 봉평댁
짧은 플랫쉬 백2> 도망치듯 로비를 빠져나가던 봉평댁의 뒷모습..
동재, 떨쳐버리려는 듯 숨을 내쉬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멈칫! 문앞에 들어와 서 있는 장필구와 시선이 마주친다.
동재, 조금은 놀란 듯 장필구를 보면.
장필구 :몇번이나 노크를 했는데두 대답이 없어서..
동재 : (본다. 이내 냉정을 찾고) 무슨.. 일이십니까?
장필구 : 하루 때문에 얘기할게 좀 있는데.
동재 : 하루요?
장필구 : 자네.. 혹시 요즘 병원 분위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구 있나?
동재 : (? 본다. 시선에서)
46. S# 커피전문점 N.
딸랑! 문을 열고 들어서는 하루,
곽점장 : (돌아보며) 어서오세요!
하루 : (둘러보더니) 저.. 은혜를 좀 만나러 왔는데요.
곽점장 : 어.. 금방 퇴근했는데. 오다가 못봤어요? 나간지 한 5분쯤밖에 안됐는데..?
하루 : 네에. 알겠습니다. (인사한 뒤 나간다)
곽점장 : (보며) 저번엔 다른 남자더니 이번엔 또 다른 남자냐? 하여튼 요즘 애들은 쯧쯧쯔... (돌아서는데서)
47. S# 커피전문점 근처 일각, 떡볶이 집. N
화면앞으로 만원짜리를 세는 표사장의 손,
표사장 : 한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오징어...? (에서 더 이상 돈이 없다. 갸웃하더니 다시 한번 세본다)
한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오징어...?
은혜 : (떡볶이 콕 집어 먹으며 흘끗 보면)
표사장 : (보며) 워째 오징어까정밖이 없냐? 육계장, 칠면조, 팔각정, 구두쇠, 영감까지는 가줘야허는거 아닌가베?
은혜 : 양심 좀 있어봐라. 시간당 삼천원짜리 일해서 아저씨한테 주당 십만원씩 떼주면 나는 뭐먹구 사냐?
표사장 : 그랴도 나헌티두 그 머시냐 손익분기점이라는 것이 있는디, 이러단 이자만 갚다가 니 일생 끝나불수도 있당게에?
은혜 : 어머? (어이없다는 듯) 이자두 받게, 아저씨?
표사장 : 그럼 이자도 안받는 사채업자 봤냐? 야가 생뚱맞게시리..
은혜 : 됐어요, 이자는 무슨.. 본전이나 잘 챙겨가세요. 주당 오만원이면 한달이면 이십만원, 일년이면 이백사십만원,
것도 쏠찮구만 뭐얼.
표사장 : 그래두 이억인디?
은혜 : 어떻게 이억이야? 섬에서 천만원 갚구, 오늘 오만원 또 갚았는데.. 그럼 얼마야.. (암산해보려는데)
하루E : 일억팔천구백구십오만원.
은혜 : 그렇지! 일억팔천구백구십오만원.. (하다가 멈칫.. 돌아본다)
표사장 : (? 같이 돌아보면)
하루 : (그 옆으로 다가서서 은혜를 본다)
은혜 : 하루야.. 왠일이야?
하루 : (그 옆으로 표사장을 본다) 누구야, 이 사람들은? (하는데)
표사장 : 으따! 하루청년 아닌가베? 우리 한번 만난적 있었제? 있잖여 거, 회오리이~!!
참말로 오랜만이구먼, 신수가 냥 훤해졌네에? (하면서 악수하려는 듯 손을 내미는데)
하루 : (무시) 은혜 너 이 아저씨들한테 협박받고 있는거니?
은혜 : 응? (보면)
표사장 : (순간 내민 손 민망해지면서) 으따! 뭔 말을 그리 섭허게 헌다냐? 협박이라니, 우덜을 뭘로 보고 시방,
하루 : 뭔데 당신들, 뭐하는 사람들인데?
표사장 : (? 본다. 보더니 무섭게 척! 명함한장 내밀며) 이런 사람인디?
하루 : (받아들어서 보면 “급한 돈 빌려드립니다” 고개들어 표사장을 보면)
표사장 : 이자 쪼까 알겄는가? 우리으 정체를? (하는데)
은혜 : 가자 하루야, (표사장 돌아보며) 아저씨 떡볶이 잘 먹었어요. 가자구. (하면서 하루 팔을 끌고 간다)
표사장 : 음마야? 저것이 이자는 떡볶이 값까지 날로 묵어야?
사내1 : 확 들이받아불까요, 성님?
표사장 : (순간 홱! 째리더니 인정사정없이 후려치면서) 니가 소냐? 포크레인이여? 뭘 들이받어 들이받기느은! 확! 아작을 내불라.
사내1 : 죄송합니다 성님!
표사장 : (옷매무새 추스리다가 멈칫.. 옆 사람들이 쳐다보자 슬쩍 민망해진 듯) 급한 돈 필요허믄 찾아주씨요 이? (씩 웃는위로)
하루E : 그 돈.. 우리 아버지가 너한테 떼먹었다는 그 돈이니?
48. S# 거리. (또는 축구장) N.
나란히 한쪽으로 걷고 있는 하루와 은혜,
은혜 : 어?
하루 : 아까 사채업자들한테 협박당하던 그 돈 말이야.
은혜 : 협박 아니라니까 얘는... 그런거 아니야. 그 아저씨들 알구보면 완전 내 밥이라니깐?
첨엔 그냥 띵겨먹구 날를까도 했는데, 그 아저씨들 인생이 불쌍해서 갚아주고 있는거야.
그 나이에 돈받겠다구 저러구 다니는거 좀 불쌍하잖니. (씩 웃으면)
하루 : (전혀 웃지 않는 얼굴로 은혜를 본다)
은혜 : 진짜야, 신경쓰지 말라니깐?
하루 : (그런 은혜를 물끄러미 보면)
은혜 : (고개를 갸웃하며) 너 오늘 진짜 왜 그래? 무슨일 있었니?
하루 : 나한테 사는게 너무 엿같다구 했었지? 이제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은혜 : (순간 걸음을 멈추며 ? 쳐다본다)
하루 : (그대로 터벅터벅 걸어가버리면)
은혜 : (본다. 잠시 보다가) 하루야! 나 좀 봐.
하루 : (? 돌아보면)
은혜 : 웃게 해줄게 4탄! 은혜의 댄스버전! (그러더니 짱구춤을 춰준다) 울라울라! 울라울라!
하루 : (본다. 전혀 안웃긴다)
은혜 : 안웃겨? 그럼 5탄! 은혜의 노래버전!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죽어,
(노래랑 전혀 안어울리는 엇박자의 현란한? 댄스까지 곁들이며) 참고 참고 또 참지 내가 왜 죽어어! 짠! (하고 쳐다보면)
하루 : (본다. 보더니) 가자. 춥다. (그러더니 돌아서서 간다)
은혜 : (김샌 표정..) 아 짜식.. 왜 저러지 진짜? (앞머리 훅! 불어제끼는데서)
49. S# 동재의 사무실. N
동재 : 그런 일이 있었군요.
장필구 : 하루는 지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분노를 느끼고 있어. 기분 변화에 각별히 신경을 써줘야할걸세.
동재 : 알겠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제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장필구 : (짐짓 웃으며) 고맙네.
동재 : 선생님이 고마워할 일은 아니잖습니까.
장필구 : 그래.. 뭐 어쨌든. (그러다 동재얼굴을 보며) 근데 자넨 좀 많이 피곤해보이는군.
동재 : 하실 말씀은 다 끝나셨습니까?
장필구 : (? 보더니) 어, 그래.. 내가 바쁜 사람 붙들고 시간 너무 뺏었구먼.
서둘러 일어나며서 책상위에 놔뒀던 쟈켓을 집어들다가 그만 툭! 책상 한쪽에 동재가 놔뒀던 뇌파기록 파일을 떨어뜨린다.
동재, 일어서다 말고 쳐다보면
장필구, 얼른 미안한 듯 허리를 구부려 주워든다. 주워들다가 멈칫.. 자기도 모르게 뇌파기록 한곳에 시선이 멈춘다.
동재, ? 그런 장필구를 본다.
장필구, 동재의 시선 의식하지 못한채 한참을 빤히 들여다보더니,
장필구 : 이거.. 하루 뇌파기록인가?
동재 : 네.
장필구 : 언제꺼지?
동재 : 어제 오후에 검사한겁니다만.
장필구 : (시선들어 동재를 본다)
동재 : (장필구를 본다. 순간 스치는 불안으로 뇌파기록 가져다 들여다보며)
좀 전에 제가 체크했습니다, 아무 이상도 발견 못했습니다만..
장필구 : 엠플리튜드(amplitude)가 너무 낮게 세팅되서 잘 안보일수 있네만, 이건 틀림없이..
동재 : (순간 쎄해지며) 설마요..
장필구 : 뇌의 신경세포에서 과잉방전이 일어나고 있는게 아닌지 그것부터 체크해보는게 좋겠네.
동재 : ...! (본다. 뒷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으로 쳐다보는데서)
50. S# 버스 정류장. N.
화면위로 올라오는 하루의 손, 하루, 구부렸다 폈다 해본다. 전혀 아무 이상 없는 손..
신경쓰이는 듯 다시 그 손을 감싸쥔다.
텅빈거리를 돌아보는 하루, 왠지 쓸쓸한 그의 모습에서.
51. S# 병원 로비 일각.
한쪽에서 빠꼼히 고개를 내미는 민주, 저쪽에서 혼자 청소를 하고 있는 자물통의 모습이 보인다.
모퉁이 뒤로 돌아서서 아, 어쩔까? 이럴까 저럴까, 궁리해보는 표정, 그러다 결심한 듯 다시 돌아서는데 멈칫!
바로 코 앞으로 다가서던 자물통과 정면으로 맞닥그린다.
민주 : (멈칫.. 본다. 보다가 씩 웃는다) 물통씨..
자물통 : (역시 멈칫.. 놀라는 표정, 그러더니 이내 모르는척 지나가는데)
민주 : (돌아보며) 저기요, 지난번에는요 제가 미안했어요.
자물통 : (멈칫.. 멈춰선다)
민주 : 그게요 그러니까..
자물통 : 괜찮아요 민주씨..
민주 : (? 보면)
자물통 : 모른척 하는게 당연하죠.. 오히려 아는척하려던 저 때문에 곤란하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나는.. 민주씨가 여기 원장따님인거 몰랐거든요.
민주 : 그야.. 제가 말을 안했으니가 모르시는게 당연하죠.
자물통 : (돌아본다. 웃으며) 죄송합니다. 그런분인줄도 모르구 감히 제가..
민주 : 네?
자물통 :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진심으로 미안해서 꾸뻑 인사하는데)
민주 : 물통씨.. 그런게 아니구요..
자물통 : 전 괜찮아요 민주씨. 그래두 민주씨같은분이 저같은걸 만나도 주시구, 또 데이트도 해주시고, 볼에다 뽀뽀까지 해주시구..
그것만으로도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보며) 절대루.. 귀찮게 안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돌아서는데)
민주 : 유리씨!
자물통 : (멈칫.. 돌아보면)
민주 : 오해예요. 그 날 내가 모른척했던건 유리씨때문이 아니구, 우리 엄마 때문이었어요.
우리 엄마가 워낙에 까다로운 사람이라서.. 내가 유리씨랑 만나는거 알면 분명히 거품물고 넘어가실게 뻔해서..
자물통 : (보면)
민주 : 보나마자 유리씨한테 상처되는 말할텐데.. 면박주구, 심하면 병원에서 일도 못하게 쫓아낼텐데.. 그럴까봐..
자물통 : 민주씨..
민주 : 귀찮아서가 아니예요. 어떻게 유리씨같은 사람이 귀찮을수 있겠어요?
유리씨는 나보다 마음두 이쁘구, 나보다 이름도 이쁘구.. 나보다 이쁜게 얼마나 많은 사람인데..
자물통 : (울컥..!) 민주씨..
민주 : (다가서서 손을 꼭 잡아준다) 시간을 좀 갖자구요. 기회가 되면 내가 엄마한테 잘 말씀 드릴께요.
그 때까지만.. 시간을 좀 줘요. 괜찮죠?
자물통 : (그 손을 꼭 잡더니 자기 볼에 갖다댄다. 감동이 밀려온다)
민주 : (본다. 흐뭇하게 웃다가 돌아보는데 멈칫..)
후다닥! 자물통을 밀어제끼며 한쪽으로 숨는다.
저쪽으로 의사일행들과 함께 지나쳐가는 허원장.
민주, 허원장이 완전히 지나가는걸 지켜보다가 후유! 한숨.. 그러면서 돌아보는데 자물통이 없다
민주, 어? 돌아보다가 시선 내리면
바닥에 엎어졌다가 천천히 고개를 드는 자물통, 주르르 한줄기 코피...
민주 : (그 옆으로 살포시 쪼그리고 앉더니) 죄송해요, 제가 원래 힘이 좀 쎄서.. (살짝 찡그리며) 아프겠다.
자물통 : 아닙니다. 민주씨 힘을 견뎌내지 못하고 넘어진 제 다리가 더 나쁘죠.
민주 : (본다. 보다가 베식 웃으며) 시간을 좀.. 갖자구요, 네?
자물통 : 네. (그래도 좋다고 씩 웃는 얼굴에서)
52. S# 커피전문점 앞. (인써트 전경)
닫힌 문위로 <매주 첫째주 셋째주 월요일은 정기휴일> 이라는 안내문구.
53. S# 병원 일각.
슬쩍 고개를 빼내밀며 프레임-인 되는 은혜, 하루를 찾는 듯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쭉 걸어오더니
엘리베이터 문 닫히려는걸 가까스로 뛰어가 올라탄다. 양해를 구하는 미소 씩 웃는데서 문 닫히면.
54. S# 엘리베이터 안.
간호사1 : 야, 너 그 소문 들었냐? 하루 그 사람, 이젠 도둑질까지 한다며?
은혜 : (멈칫..)
간호사2 : 말두 마. 주동진선생 논문이 들어있는 노트북을 슬쩍할라 그랬대.
간호사1 : 왠일이니, 왠일이니, 별짓다한다 이제. 그러니까 아무나 똑똑하게 만들어주면 안된다니까? 무섭다 얘.
은혜 : (순간 기분 나빠진 그 두여자를 돌아보며) 이봐요 들! 그만하지?
간호사1.2 : (멈칫.. 은혜를 본다) 네?
은혜 : 어쩐지. 어젯밤에 죽상을 하고 나타났다 했더니.. 이런식으루 모함 당하고 따당하고 있었구만, 어우우, 인간들 진짜..!
간호사1.2. : (순간 움찔.. 하며 은혜를 쳐다본다. 왜 이러나? 쳐다보는데서)
55. S# 병원 일각.
한쪽에서 마대질을 하고 있는 하루의 뒷모습,
은혜, 그 뒤로 나타나서 그런 하루를 본다. 보다가 잠시 한숨.. 그러더니 아무일 없는 사람처럼 다가선다.
다가서서 퍽! 등짝을 때린다. 하루, 으앗! 아픈 듯 등을 펴고 일어서서 돌아보면.
은혜 : 가자! (씩 웃으며 돌아서서 간다)
하루 : ??? (한손은 등짝을 긁적거리며 두 눈을 꿈뻑꿈뻑거리는데서)
56. S# 구내식당.
쭉 반찬을 담으로 걸어오는 은혜, 그 뒤로 따라오는 하루,
하루 : 한턱 쏜다는게 구내식당이냐?
은혜 : 야, 단돈 삼천원에 이 얼마나 푸짐한 식단이냐? 와! 장조림두 있네에! (손가락으로 하나 집어먹어보며) 죽~인다!
하루 : (그런 은혜를 본다. 빙긋 미소.. 같이 반찬 담으며)
은혜 : (흘끗 본다. 보더니) 사람이 말야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말이지,
가끔 억울한 소릴 듣기도 하고, 본의아니게 욕을 얻어먹기두 하거든?
하루 : (? 은혜를 보면)
은혜 : 근데.. 그런거 일일이 귀에 담구 살다보면, 머리만 복잡해지거든. 내가 다 당해봐서 알아요, 그러니까..
하루 : 너.. 지금 나 위로하는거니?
은혜 : (멈칫.. 하루를 돌아본다) 응? 아니 뭐.. 그냥..
하루 : (보며 미소. 그렇구나. 위로하러 와준거구나 보면)
은혜 : (괜히 무안해서 식판들고 돌아서서 두리번 거린다. 그러더니) 어! 저기 자리있다! 가자! (먼저 간다)
하루 : (본다. 빙긋 미소를 지으며 따라가려는데)
엄마야! 하는 은혜의 비명소리!
하루, 멈칫.. 식판들고 돌아서다가 보면 레지1과 부딪혀서 식판을 떨어뜨린 은혜.
은혜 : 아, 죄송합니다! 진짜 죄송합니다.
레지1 : 이봐요!. 앞을 좀 보구 다니셔야죠. 예? (내려다보면 가운이며 어디며 온톤 음식, 반찬 투성이)
은혜 : 아우, 어떡해.. (핸드백에서 손수건 꺼내 툭툭 털어주며)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는데)
하루 : 됐어, 은혜야. 그만해.
은혜/레지1 : (? 고개돌려 쳐다보면)
하루 : (레지1을 보며) 가운벗어서 이리 주세요. 세탁해다 드릴께요. 싫으시면, 세탁비를 드릴까요?
레지1 : (? 본다. 보다가 하루와 은혜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약간의 비아냥) 여자친구신가 보네요?
은혜 : 네? 저요? (하는데)
하루 : 그건 댁이 상관할 일이 아니구.
은혜 : (? 하루의 그같은 반응에 역시 놀라서 돌아보면)
레지1 : (허! 본다) 지금 나하구 한번 막나가보자 그겁니까?
하루 : 먼저 막나가기 시작한쪽은 그 쪽이잖아.
레지1 : 이젠 말까지 놓네?
하루 : 그럼 안돼? 나이두 나랑 별 차이 안나보이는데.
레지1 : 이게 진짜..!
은혜 : 저기요, 잠깐만요, 잘못은 내가 한거니까.. 제가 세탁비 물어드릴께요.
(얼른 핸드백에서 지갑꺼내 천원권을 꼬깃꼬깃 꺼내든다) 어? 이상하다.. 만원짜리 분명히 넣어뒀었는데, 어딨지?
하루 : 됐어 은혜야. 내가 알아서 할게. 넌 비켜.
은혜 : 아우 아니야, 내가 실수한거니까.. (안되겠는지 천원짜리를 전부 꺼내서 쭉쭉 펴더니 내민다)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가진게 이것밖에 없어서.. 먼저 이것부터라도 받으시구 (하는데)
레지1 : 아, 됐어요! (하면서 신경질적으로 은혜팔을 툭..! 친다)
은혜 : 어!
순간 툭 치는 바람에 천원권이 바닥에 떨어진다.
은혜, 멈칫.. 내려다본다.
하루, 멈칫.. 레지1을 본다.
레지1, 역시 맘이 상한채 은혜와 하루를 번갈아 본 뒤 고개 돌리면
은혜, 본다. 보다가 앞머리 훅! 분다. 불고 레지1을 본다.
은혜 : 사람 거 성격 이상하네. 어이 이봐요! 사과하는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할거 뭐 있어요?
레지1 : (보며) 글쎄 그깟 돈 필요없다구요, 예? 됐다구요!
은혜 : 근데 이 아저씨가 증말! 이봐요! 사람이 정중히 사과를 하면 정중히 받아주는게 예의아냐?
레지1 : 진짜.. 아, 비켜주세요, 바빠요. (하면서 짜증스럽게 은혜를 홱! 한쪽으로 밀면서 지나간다)
은혜 : (순간 균형을 잃고 비틀한다!)
하루 : (순간 움찔! 쳐다본다)
은혜 : (이러언! 하면서 홱! 돌아보는 순간)
하루가 빨랐다. 들고 있던 식판을 그대로 탕! 던져버리더니 그대로 레지1한테 몸을 날려버리는 하루.
우르르! 같이 넘어지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는 실내.
은혜 : 하루야!
하루 : (레지1을 올라타채 인정사정없이 주먹을 날려버린다. 퍽! 퍽! 퍽! 퍽!)
은혜 : (재빨리 달려가 하루를 뜯어말리며) 이러지 마! 이러지 마 하루야아아!
하루 : (듣질 않는다)
은혜 : 하루야아아!!! (외치는데서)
57. S# 원장실.
허원장, 흘끗 시선들어 한쪽을 쳐다보면
그 한쪽에 나란히 서 있는 하루, 은혜, 레지1.
(하루, 다소 거칠어진 머리와 옷차림새, 은혜 역시 말리느라 흐트러진 옷매무새에 머리모양..
레지1은 코에 솜으로 틀어막고, 멍자국에 부어오른 턱에 처참하다.)
그 뒤로 주인턴과 연구원1.2.의 모습도 보인다.
허원장, 차례로 그들을 쳐다보다가 은혜에서 시선이 멈춘다.
은혜, 멈칫.. 허원장과 시선 마주치자 얼른 시선 돌리는 위로.
의사1 : 어떻게 이런 폭력적인 사건이, 그것도 병원내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까? 이건 있을수도 없고, 용납해서도 안되는입니다.
허원장 : (동재를 보면)
의사1 : 박동재선생! 왜 그렇게 입꼭 다물고 있는거요?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예?
동재 : 하루 너! 조선생님한테 드릴말씀 없어?
하루 : (본다. 보더니) 할 말 없어요. 나가자 은혜야. (손잡고 돌아서서 나가려는데)
허원장 : 거기 서요 하루군! 지금 우린 심각하게 얘기중이잖아!
은혜 : (멈칫.. 허원장을 돌아보면)
하루 : 사람을 믿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판단하고 따지기부터 하는거.. 싫증나.
난 빠져줄테니까 당신들끼리 얘길 하든말든.. 맘대루 해. (그러더니) 가자. (은혜 손을 잡고 나간다)
은혜 : ! (끌려나간다)
동재 : (본다. 보더니) 본인의 생각이 저렇다면 이젠 병원의 결정만 남았군요, 결정이 나는대로.. 통보해주십쇼.
(하고 일어서려는데)
의사1 : 당신이 그 따위로 하니까, 하루라는 아이까지 덩달아 기고만장해서
닥터한테 함부로 폭력을 휘두르는 사태가 생긴거 아니야!
동재 : (순간 얼굴에 스치는 싸늘한 미소, 의사1을 돌아본다. 보더니)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의사의 명예와 본분을 저버린채 상식이하의 행동을 한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의사1 : 뭐요?
레지1 : (멈칫.. 동재를 보면)
동재 : 무슨뜻인지 보여드릴까요? 잠깐 같이 가주시겠습니까?
허원장 : (? 본다)
의사1 : (? 보면)
연구원들 : (? 동재를 쳐다보면)
58. S# 병실 안.
외상환자1 : 그러니까 그게 저기... 심부름 좀 해줄수 없겠냐구..
(슬쩍 손가락으로 레지1을 가리키며) 저기 저 의사선생님이 그 청소하는 하루청년한테.. (말끝 흐린다)
의사1 : (멈칫.. 하는 표정으로 가리키는쪽 돌아본다)
레지1 : (순간 젠장..! 고개 푹 숙인다)
그 옆으로 허원장, 그 뒤로 연구원들과 주인턴도 조금은 놀란 듯 보면..
동재 : (의사1을 보며)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의사1 : (붉으락 푸르락! 있는 힘껏 레지1의 정강이를 퍽! 걷어차더니) 임마 니가 의사냐? 그러고도 니가 의사야?
레지1 : (고개 푹 숙이면)
의사1 : 따라와! (나간다)
레지1 : (뒤따라 나간다)
허원장 : (흘끗 동재를 한번 본다. 보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나간다)
그 뒤로 주인턴과 연구원1.2. 역시 다들 왠지 면목없어지는 듯..
동재, 표정없이 나즉히 한숨을 내쉬더니
동재 : 자네들은 하루하고 서은혜가 어디로 갔는지 찾아봐.
연구원들 : 네. (일제히 나간다)
주인턴 : (주춤주춤한채) 저기.. 선생님 저는..
동재 : 얘긴 나중에 하지. 나가봐.
주인턴 : (본다, 죄송하고 면목없는 표정으로) 네. (얼른 뛰어나간다)
외상환자1 : (벌쭘한 표정으로 보면)
동재 :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나즉히 한숨.. 시선 돌리는데서)
59. S# 저택 거실. N.
좌불안석으로 왔다갔다하고 있는 은혜, 그 때 문소리가 나면서 안으로 들어오는 동재,
은혜, 얼른 돌아본다. 보며
은혜 : 동재씨..
동재 : (본다. 잠시 보더니) 하루는요.
은혜 : 방에요.
동재 : (고개들어 본다. 시선에서)
60. S# 저택, 하루의 방. N
거칠게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면서 가방안에 물건들을 아무렇게나 집어던지는 하루, 옷가지며, 책 몇가지며, 소지품등등등..
주인턴 : 하루씨..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내가.. 생각이 너무 짧았어요.
이젠 절대루 하루씨 의심하는일은 없을거예요, 정말이예요, (하는데)
하루 : (턱! 가방에 또 하나를 던지며 주인턴을 보더니 시니컬하게) 그 환자가 증언해주지 않았다면,
아직도 날 의심하고 있었을거잖아요, 아니예요?
주인턴 : 그건...
하루 : 그건 진짜로 믿는게 아니예요. 그렇게 믿어주는건 누구나 할수 있는거라구. (하더니 다시 짐을 챙긴다)
주인턴 : 하루씨.. 내가 정말 잘못했어요, 그러니까 이러지 말아요.. 예? 이러면 정말 박동재선생 뵐 면목이 없어요 제가...
하루 : 그거야 주선생 사정이지, 내 사정은 아니니까.
주인턴 : ! (멈칫.. 보면)
동재 : (뒤에서 다가서며) 됐어, 주선생은 그만 나가 있어.
주인턴 : (? 돌아본다. 보다가 목례.. 하루를 한번 본 뒤 나간다)
하루, 전혀 개의치 않는 듯 계속 물건을 가방에 던져넣는다.
동재, 본다. 보더니 다가서서 하루가 챙기던 가방을 턱! 뺏어버린다.
하루 : (손에 책몇권과 옷가지들을 든채 멈칫.. 동재를 본다)
동재 : 그렇게 분해?
하루 : 분해요!
동재 : 그렇게 화나?
하루 : 화가 나요!!
동재 : 그래서, 여기서 나가버리면 그걸로 화가 풀릴거 같애?
하루 : 여기가 아니라면 어디든 괜찮아.
동재 : 니가 이런다고 해결되는건 아무것도 없어!
하루 : (순간 들고 있던 책을 퍽! 침대로 내던지면서) 대체 언제까지 내 하느님 행세를 하고 싶은거야! 언제까지이!!!
동재 : ! (보면)
하루 : 할만큼 해줬잖아! 학회발표까지 끝났구! 당신은 성공했어! 그만큼 당신 장단에 맞춰 놀아줬으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
동재 : (보면)
하루 : 제발 날 좀 가만 내버려둬! 날 좀 내버려달라구, 제기랄!!!
동재 : (눈 하나 깜짝안하고 쳐다본다)
하루 : (씩씩거리며 쳐다본다, 보다가)
순간 동재가 들고 있던 가방을 나꿔채 들고 문쪽으로 돌아서는데
동재 : 니 머릿속에 문제가 생겼어. (냉정하고 차분하다)
하루 : (멈칫.. 가다말고 멈춰선다)
동재 : (하루의 뒷모습을 돌아보며) 엊그제 나온 뇌파기록에서 미세하지만.. 간질로 추정되는.. 라인이.. 잡혔어.
하루 : (돌아서지 않는다)
동재 : 아마 지금 니가 이렇게 흥분하고 화를 내는것도, 그리고 감정조절이 안되는것도,
어쩌면.. 그것과 상관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하다가 멈칫.. 그의 시선 하루의 손으로 간다)
가방을 들고 있는 하루의 손이 덜덜덜덜 떨려온다.
동재, 그 손을 빤히 쳐다보는 순간
가방을 툭! 떨어뜨리는 하루, 덜덜덜 떨리는 손을 내려다본다. 보다가 동재를 쳐다본다.
동재 : ...! (고개들어 하루를 본다)
하루 : ...! (공포스러운 눈빛으로 동재를 본다. 시선에서..!)
하루Na : 내가 세상을 향해 그토록 분노했던건 어쩌면... 머지않아 다가올 이별을 이미 예감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