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같은 사랑] 07
씬1. 상우의 방안(6부 연결).
상우, 영숙 밥 먹는.
상우 : (O, L) 뭐? 주접떨지 말어?
영숙 : (대수롭지 않게) 그래, 주접떨지 말어. (밥 먹는)
상우 : (굳은 얼굴로, 수저 탁! 소리나게 놓는)
영숙 : (밥 먹다 보는) 왜 그래?
상우 : (영숙 꼬나보며) 너 그게 남편한테 할 말이냐?
영숙 : (대수롭지 않은) 밥 먹어. (하고, 수저 드는데)
상우 : (화난) 주접떨지 말어? 넌 남편 하는 짓이 전부 다 주접으로 보여? 너 도대체 남편 알기를 뭘로 알어?!
영숙 : (기차 찬) 왜이래.
상우 : 정신차려, 오영숙. 나 너랑 살아볼라구 오냐오냐 하는 거지. 성질 없고, 힘없어서 그러는거 아냐. 내가 첨으로 하는 경고야.
너 말 함부로 하지 말어. 주접떠네, 지랄하네, 염병하네, 그런 소리. 나 엄마한사람한테 듣는 거로 족해. (숨 고르고)
너한테 막말 들을 만큼, 나 그렇게 벨 없는 놈 아니야. 너 내 집에 와서 고생하는 것도 알겠고, 사는게 지겨운것도 알겠는데,
남편한테 할 말이 있고, 안할 말이 있어. 막말로 니가 그 따위로 구니까, 내가 딴 여자한테 눈이 돌아가는 거야, 알어!
영숙 : (기가 찬) 뭐?
상우 : (하고, 일어나, 옷 들고 나가 문 쾅 닫고)
영숙 : (기가 찬, 수저로 밥상 탁 치고, 답답한 혼잣말) 진짜, 내가 속이 썩네, 썩어..
씬2. 아파트 입구.
상우, 화난 얼굴로 나와 걸어가고, 명자, 두부 한 모 들어있는 봉지 들고 가다 그런 상우 보고 웃으며.
명자 : 상우씨, 일 가? 일찍 나가네?
상우 : (그냥 스쳐지나가고)
명자 : (그런 상우 이상하게 보며) 상우씨, 왜 그래, 기분이..안좋아?
상우 : (그냥 가고)
명자 : (뭔 일인가 싶다) 왜 저렇게 부었어.
씬3. 거실.
명자, 앉아있고, 영숙, 주방에서 설거지하는.
명자 : 앉어 봐, 말 좀 하자.
영숙 : (편하게) 말은 무슨 말을 해.
명자 : 앉어 봐.
영숙 : 알았어, 알았어, 다했어. 되게 보채네. (하고, 수도꼭지 잠그고, 옆에 와 앉으며) 왜?
명자 : 상우씨 하고 한판 했어?
영숙 : (작게 웃으며) 내가 씨름선수야, 한 판 하게.
명자 : 했구나?
영숙 : 쪼금. (답답한) 글세 언년이 연신내 카바레 같이 가자고 핸드폰에 메시질 남겨놨잖어.
명자 : 야, 너 그러면 안돼. 남잔 강아지새끼처럼 얼르고 달래고 키워야지, 구박하면 이빨 드러내고 주인 물어.
영숙 : (웃으며) 얼르고 달래, 뭘 얼르고 달래?
명자 : 결혼생활 제대로 못하는 여자들이 너 왜 그런 줄 아니?
영숙 : 몰라.
명자 : 두가 지 경우가 있다. 남잘 너무 어른으로 생각해서 마냥 기대다, 남자가 질리는 경우, 또 남잘 너무 애처럼 생각해서
닥달하다 남자가 그거 지겨워 튕겨져 나가는 경우. 내가 보기엔 넌 후자야. 왜 그렇게 남잘 볶아.
영숙 : 볶게 하잖어, 옆에서 보고도 몰라?
명자 : 냅둬. 냅두면 지두 지쳐. 상우씨라고 뭐 마냥 젊냐? 늙으면 힘들어서 바람피라고 해도 못펴.
그때, 전화 오고, 명자, 무심히 받으며 '여보세요?'
영숙 : 남의 집 전활 왜 받어?
명자 : (놀라) 어머, 너희 집이지, 참. (전화기 영숙 주려다, 이상해선) 잠깐만. (수화기대고) 여보세요?
영숙 : ?
정국 : (E) 당신 거기서 뭐해?
명자 : 당신이 왠일이야?
씬4. 명자의 거실.
정국, 전화하고 있는.
정국 : 밥 안주냐? 두부 사러 가선 오만군델 싸돌아다니고, 식전부터 거긴 뭐 하러 가있어?!
씬5. 영숙의 집.
명자 : 미안, 미안. 지금 바로 갈게. 알았어, 가, 가. (하고, 전화 끊고)
영숙 : 오빠야?
명자 : (두부 봉지 들어 보이며) 나 좀 봐라. 밥상 차리다 말고.
(일어나려다, 밉지 않게 눈흘기고, 영숙 치며) 너 땜에 내가 정신이 다 빠져, 기집애야. 잘 좀 살어.
영숙 : (웃으며) 가, 알았어.
명자 : (나가며) 1시간 후에 집으로 와. 시장 같이 가자.
영숙 : 어.
씬6. 미숙의 집 마당.
재민, 머리가 부스스해선 신발 신으며 허겁지겁 가방 들고 나온다.
옥희, 뒤따라 나오며.
옥희 : 일곱시 반밖에 안됐는데, 왜 이렇게 서둘러?
재민 : 오늘 우리 반 화단 가꾸는 날이라 일찍 가야돼.
옥희 : 밥두 안먹고, 밥 다 차렸는데, 먹구 가지.
재민 : 빵 먹을래.
옥희 : 돈 있어?
재민 : 아빠가 어제 천 원 줬어.
옥희 : 더 주까?
재민 : 됐어. (나가고)
옥희 : (따라 나가고)
씬7. 미숙의 집 앞.
재민 : 누나, 나 간다. 저녁에 봐. (하며, 뛰어가고)
옥희 : 천천히, 가! (하고, 재민보고 웃으며, 안으로 들어가고)
씬8. 용배의 방안.
용배, 자고 있고, 옥희, 상 가지고 들어와 한쪽에 놓고, 보자기 씌워 놓다가 한쪽에 아무렇게나 놓인 웨이터복 보고 들어보며.
옥희 : (혼잣말처럼) 빨라고 입고 왔나.. (명찰보고) 명찰까지 붙이고.. (자는 용배 보며) 오빠, 이 옷 빨거야?
용배 : (자며, 궁시렁) 아우, 뭘..
옥희 : 웨이터복.
용배 : (졸린) 빨어..
옥희 : 빨아두 상관없지, 여벌루 한 벌 더 있지?
용배 : (이불 덮어쓰며) 빨라니까..
옥희 : (무심히) 주머니에 뭐 들었나.. (하고, 이곳저곳 뒤진다, 담배며, 휴지며 꺼내고, 안주머니에서 지갑 꺼내 아무 생각 없이
던져놓고, 다른 곳 뒤지다, 자기도 모르게 던져놓은 지갑 쪽에 눈가는)
인써트 - 열려진 지갑. (은경과 용배가 찍은 사진 보이는 쪽)
옥희, 무심히 지갑 들어 사진 빼보는.
인써트 - 은경과 용배의 웃고 있는 사진.
옥희, 순간 맘이 아프다.
용배 : (졸린 목소리로) 재민이 학교 갔냐...
옥희 : (순간 놀래, 사진 제 주머니에 넣고, 용배 보며) 어, 갔어..
씬9. 공장전경.
씬10. 공장 안.
상우, 옥희 조금씩은 굳은 얼굴로 일하고, 미숙, 화순, 세오 일하고.
소희, 업주로 보이는 남자와 한쪽 다탁에 앉아 얘기하는.
소희 : (웃으며, 애교(?)피며) 공임 비싼 거 아니예요. 동대문, 남대문, 브랜드 상품, 내가 안해본 거 하나 없이 해봤는데,
이번 김사장님 일은 너무 어려워. 웃저고리, 아랫저고리 합쳐서, 주머니만 열두개야. 우리 가 젤로 싫어하는 일이
남자 군복 만드는 일인데, 군복보다 주머니가 더 많잖어. 딴 데 가봐라, 그 돈 안달래나.
사장 : 알았어요. (하고, 지갑 꺼내, 수표 섞어 돈 세어주며) 천원짜리 우수린 뺐습니다.
소희 : (웃으며) 그래, 그래. (주머니에 돈 넣고, 사장에게 윙크하며) 오늘 옷 멋지게 입었네.
미숙 : (일하다, 그런 소희 보고, 어이없는)
소희 : 이제부터 왕십리 안가고, 나한테 일 맡길거지?
사장 : (일어나, 웃으며) 생각해볼게요.
소희 : (일어나며) 생각은..
사장 : 갑니다. (하고, 나가면)
소희 : (문열고, 가는 사장 뒤에 대고) 멀리 안나가요. 잘가요. 뒤에서 보니까 김사장 풍체좋다, 열여자들이 다 반하겠네. 하하하..
(하고, 문닫고, 자리로 오며, 기분 좋은 콧노래 부르고)
미숙 : (일하며, 소희 흉내) 헤헤헤헤, 호호호호, 멋져요, 열 여자들이 반하겠네.
그렇게까지 하면서 그 나이에 돈 벌고 싶냐? 자존심 좀 있어라.
소희 : 자존심? 하! 야,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자존심 있음 자존심 상해 죽어. 자존심이 밥 먹여 주냐, 돈이 밥 먹여주지.
미숙 : 그래도 난 그렇게 안살고 싶다. 알랑방귈 뀌어가며, 살랑살랑.
이쁘면 말도 안해요, 얼굴이 자글자글한 사람이 눈을 찡그려가며.
소희 : (아랑곳않고) 니가 그러든지, 말든지. 난 돈만 벌면 만사 오케이다. 이제 날 더워지기 시작하면 일감두 주는데,
벌 때 벌어야지. 화순아, 오늘 점심 내가 산다. 너 뭐 먹고 싶냐?
화순 : 아줌마가 왠일이예요. 밥을 다 산다 그러구.
소희 : 일년에 한번쯤은 인심을 써야, 욕을 덜 얻어먹지.
미숙 : (웃으며) 미워할래도 미워할 수가 없다니까. (그러다, 일만 하는 옥희 보며) 넌 왜 오전 내내 말도 않냐?
상우 : (그 말에 일하다 슬쩍 옥희 보면)
옥희 : (미숙 보며) 저, 잠깐만 쉬다오면 안되요?
세오 : 누나, 왜 어디 아퍼요?
미숙 : 안좋냐?
옥희 : (미숙 보며, 미안한) 오전에 할 일 다 해놨는데, 마무린 오후에 해도 될거 같은데.. 옥상 가서 찬바람 좀 쐬고싶어서..
미숙 : 그래.
옥희 : 고맙습니다. 좀만 있다 올게요. (하고, 나간다)
소희 : (가는 옥희 보며) 쟤 또 맞았나?
상우 : (일하며, 퉁명스레) 내가 알아요!
소희 : 놀래라, 누가 너한테 물었냐?
상우 : (굳은 얼굴로 재단칼 켜고, 재단하는)
씬11. 옥상.
옥희, 한쪽에 앉아 멍하니 있다가, 사진 꺼내 본다. 그러다, 작심하고, 사진을 북북 찢어버린다.
그리고, 주머니에 사진 넣고, 속상하게 숨 고르는.
씬12. 옥상으로 가는 계단.
세오, 뛰어올라와 비상구 문 여는.
씬13. 옥상.
세오, 문 열고 옥희에게 소리치는.
세오 : 누나!
옥희 : (고개 돌려보며) 어, (일어나며) 세오구나, 그렇잖아도 지금 내려갈라 그랬는데?
세오 : 전화 왔어요. 빨리 오세요.
옥희 : 전화?
씬14. 공장 안.
옥희, 전화 받고 있고, 사람들 모두 일하는.
옥희 : (버럭, 소리치는) 그래, 내가 가져갔어?! 가져갔다구?!
상우 : (일하다 놀라, 옥희 보는 얼굴 O, L) ?
미숙, 소희, 세오, 화순 : (모두 일하다 옥희 보는)
카메라, 옥희에게로 가면.
옥희 : (속상해, 눈물 참고, 전화하는)
용배 : (E) 너 죽을래?
옥희 : (큰소리치는) 내가 왜 죽어? 그 여자 사진 한 장 땜에 내가 죽어? 잊었다는 여자, 사진 한 장 찢은 게 그렇게 큰 잘못이야?
씬15. 용배의 방안.
용배, 전화하다 놀란 얼굴.
용배 : (E, 화나 눈 부릅뜨고, 가라앉은) 뭐, 찢었어? (버럭) 정말이야, 찢었어?
씬16. 공장 안.
옥희 : (눈가 그렁해, 말하는) 그래, 찢었어, 찢어버렸어, 그 여자 사진 한 장 때문에 날 죽일라면 죽이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
(하고, 전화 끊고, 나가는)
미숙 : (일하며) 어우, 머리 시끄러. 또 일이 났나보네. (하고, 일어나려 하면)
소희 : (미숙에게) 어디가?
미숙 : 나가보게.
소희 : 아무래도 쟤 우는 거 날이면 날마다 볼 거 같다. 그때마다 달래주면 버릇 들어. 일이나 해.
미숙 : 언니 말이 맞는 것도 같네. (하고, 다시 앉아 일하고)
화순 : 내가 나가 볼까요?
소희 : 일해. 땡땡이칠 생각 말고. (일하고)
세오 : (일하며, 상우 눈치보며) 형, 형이 한번 나가봐라.
상우 : 난 할 일없냐? 미스김네 뽄이나 가져 왔마. (하고, 옷감 재단대에 푸는데 속이 상한)
씬17. 용배의 방안.
용배, 전화기 발신음버튼 누르며 '옥희야, 옥희야'하다, '아우!'하며 전화기 집어던지고 씩씩 숨 몰아쉬는.
씬18. 화장실 안(변기 있는 곳).
옥희, 들어와 변기뚜껑 내리고 그 위에 앉아 엉엉하고 울다, 사람 들어오는 소리에 물 내리고, 울음소리 참고 눈물 닦는.
잠시 후, 상우 말소리 들리는.
상우 : (E) 옥희씨..
옥희 : ?!
씬19. 화장실문밖.
상우, 화장실 안쪽에 대고 말하는.
상우 : (조심스레) 여깃어요?
씬20. 화장실 안.
옥희 : (울지 않았다는 듯, 짐짓 괜찮은 목소리로) 저 여깃어요, 왜요? 미숙이 아줌마가 찾아요?
상우 : (E) 그건 아니구요. 괜찮나 해서요. 괜찮으면 됐어요.
옥희 : (일어나 문 열고, 나가는)
씬21. 화장실 밖, 복도.
상우, 화장실에서 나와 복도 쪽으로 가려는데, 뒤에서 옥희, 상우를 부르는.
옥희 : 상우씨...
상우 : (보면) .....
옥희 : 저...
상우 : ......
옥희 : (상우 눈치보며, 어렵게 말하는) 전번에요. 야외극장 간다 그랬었잖아요, 그거 오늘 가면 안돼요.
상우 : (그런 옥희 가만 보는) ...
옥희 : (눈치보며) 시간 없음 말구요. (하고, 상우 앞 지나쳐가려는데)
상우 : 옥희씨.
옥희 : (돌아보면) ?
상우 : 친구한테 차를 빌려야 갈 수 있어요. 끝나자마자 차 빌려올 테니까 그때까지 공장에서 기다릴 수 있어요.
옥희 : 네.
상우 : 그럼 가요. 나두 머리가 복잡했는데, 바람이나 쐬지 뭐. (하고, 옥희 스쳐 공장 쪽으로 먼저 가는)
옥희 : (그런 상우 보는, 그러다 다시 용배 생각에 답답해지는)
씬22. 공장 밖.
화순, 옥희의 팔짱끼고.
화순 : (밝게) 언니, 뭐 먹을 거예요.
옥희 : 아줌마가 얼마 줬는데?
화순 : 만원.
옥희 : 많이 주셨다.
화순 : 많긴 뭐가 많아요, 일년에 한번 쓰는 인심인데, 자긴 미숙이 아줌마랑 도가니탕 먹으러 가구, 우리도 데려가면 좋잖아.
옥희 : (작게 웃는)
그때, 뒤에서 세오, 상우와 나오다 화순 부르는.
세오 : 화순아, 같이 가.
화순 : (뒤돌아보며) 싫어. 우리 여자끼리 갈거야.
상우 : (세오 툭 치며) 자기들끼리 가라 그래. (옥희보고) 맛있는 거 먹어요.
옥희 : (화순 눈치보며) 네.
화순 : 언니, 가요. (하고, 옥희 끌고 가고)
세오 : (상우 보며) 왜, 옥희 누나한테 관심 있다드니, 같이 가지?
상우 : 쓸데없는 말 맘마. 가. (하고, 옥희랑 반대편으로 가는)
세오 : 형, 같이 가. (하고, 하고)
씬23. 한약방 전경.
상우모 : (E) 용을 좀 더 쓸까요?
씬24. 한약방안.
상우모, 젊은 한의사(약을 짓고 있는)와 얘기하는.
상우모 : (의사에게 묻는) 용은 비싸니까 녹각이라도..
한의사 : (웃으며) 용 넣을 만큼 넣었어요. 그리고 용 많이 먹는다고 애가 생기는 건 아니에요.
상우모 : (멋적은 웃음) 네. 그래도 좋은 걸 먹으면 아무래도 낫지 않나.
한의사 :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며느님한테도 느긋하게 기다리시라 그러구요. 애 안생기는 거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면
그게 더 애를 늦게 갖는 원인이 되요, 아셨어요, 할머니?
상우모 : (몰랐던 듯) 아우, 그게 그래요? 그럼 안되지. (눈치보며) 그래도 용은 좀 더 널 걸 그랬나봐요? 선생님?
씬25. 시장.
영숙, 리어카 상인에게 커피 파는.
영숙 : (커피 타주며, 웃으며) 고맙습니다. 천원이예요. (눈치보며) 지난번엔 왈순 언니한테 드시더니..왜 안드세요?
상인 : 싱거워서.
영숙 : 난 찐한데. 맛봐요. 모자른 거 있음 더 넣어 줄게.
상인 : (먹고) 잘 탔다.
영숙 : 나중에도 나 부를거죠?
상인 : 그래.
영숙 : 고맙습니다.
그때, 명자 와서 부르는.
명자 : 영숙아.
영숙 : (돌아보면)
명자 : 가게로 어머니 전화 왔어, 받어!
영숙 : ?
씬26. 거실.
상우모, 영숙 앉아있는.
상우모 : (약 내놓는)
영숙 : 뭐예요?
상우모 : (안보고) 애 낳는 약이야. 내가 노는 할망구면 약탕기에 끓여주면 좋은데, 시간이 있어야지. 비닐봉지에 담아왔다.
(보며) 때맞춰 데워 먹어.
영숙 : (고마운, 못보고) 이런 걸 뭐 하러. 잘 먹을게요.
상우모 : 한번 먹어선 안된대. 서너번 먹어야 한댄다. 나중에 먹는건 니 돈으로 먹어.
영숙 : (웃으며) 알았어요.
상우모 : (영숙 보며) 비리비리 말라갔고, 밥 좀 팍팍 먹어. 그 몸에 애를 배도 걱정이다.
영숙 : 깡다구가 있잖아요.
상우모 : 애를 깡으로 나.
영숙 : 점심 드셨어요?
상우모 :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저녁 준비할 때 됐구만. 상우 핸드폰 좀 걸어 봐.
영숙 : 왜요? 상우씨한테 하실 말씀 있어요?
상우모 : 묻지 말어, 내가 그러니까 널 미워해. 무슨 어른 말에 그렇게 토가 많어. (전화기 영숙 앞에 내주며) 전화 걸어서 나 줘.
영숙 : (눈치보며) 면박두 주시네, 내가 무슨 말이 많다고.
상우모 : (밉게 보면)
영숙 : 전화할게요. (하고, 수화기 들고, 번호 누르는)
씬27. 상우의 공장계단.
상우, 속상한 얼굴로 핸드폰 받고 있다.
상우모 : (E) 정신머리 빠진 놈. 어디서 기집질이야! 지난번 년두 내 눈에 아직 얼굴이 선한데, 또 딴 년이야! 뵈기 싫은 놈.
상우 : (듣기 싫다) 그만해요.
씬28. 거실.
상우모, 전화하고 있고, 영숙, 그 옆에서 걱정스레 상우모 보며 말리는.
상우모 : 그만하긴...
영숙 : (상우모의 팔 잡으며) 어머니..
상우모 : (뿌리치며, 아랑곳없이) 뭘 그만해, 이놈아!
씬29. 상우의 공장계단.
상우 : (버럭 소리치는) 나두 나이가 서른셋이에요, 내 일은 내가 알아서해요, 엄마 정말 왜 그래? 누가 바람을 핀다구 이러세요?
영숙이 말만 듣고 이러는 건 그렇잖어 좀. 당사자가 아니래는데, 왜 그래요?
그때, 공장 안에서 옥희 나오며 무심히.
옥희 : 상우씨, 압구정동 미스 박네 샘플...
상우 : (옥희 말 못듣고, 버럭) 아우, 몰라요! 집에 가서 얘기해! (하고, 전화 끊어버리고) 사람을 아주 피를 말려.
(하고, 일어서다 옥희 보는)
옥희 : (눈치보며) 샘플땜에... 선반에 안보여서...
상우 : (눈길 피하며) 재단대 밑에 있어요, 세오한테 물으면 알건데.. (하고, 밖으로 나가고)
옥희 : (그런 상우 보고)
씬30. 상우의 집 거실, 현관문 앞.
상우모, 나가며, 배웅하는 영숙에게 말하는.
상우모 : 상우놈 들어오면 나한테 오라 그래.
영숙 : 왜요?
상우모 : 또 토단다.
영숙 : (죄송한) .....
상우모 : 불씨가 붙기 전에 초장에 꺼버려야 돼, 알어.
영숙 : 전처럼 별일 아닐 거예요.
상우모 : 맨날 그렇게 별일 아니라고 봐주니까, 거퍼서 이런 일이 생기잖어.
너도 상우한테 좀 살갑게 굴구. 여편네가 팩팩대니까, 남자가 밖으로 돌지. (하고, 나가는)
영숙 : (가는 상우모 등에 대고) 저녁 거르지 말고 드세요. (하고, 나가는 상우모 보고 전화 보며) 오늘 또 들어오면 난리 나겠군.
씬31. 공장 밖.
상우, 담배 피우며 답답하고.
씬32. 미숙의 집 앞, 저녁 무렵.
씬33. 미숙의 마루.
미숙, 퇴근한 모습으로 문열고 들어와 방으로 가며 혼잣말,
미숙 : 오늘도 고단했다. (하고, 방으로 들어가 문 여는)
씬34. 방안.
미숙, 들어와 불켜는데, 방안에 앉아있던 한방 말하는.
한방 : (기운 없는) 이제와.
미숙 : (놀라, 한방 보며) 아우, 남의 방에 왜 그러고 앉았어. 사람 놀라게.
한방 : 놀랬니.
미숙 : (앉으며) 놀래지 안놀래. 그런데, 왜 그렇게 풀이 죽었어.
한방 : (외면하며) 풀이 죽긴.
미숙 : 일 안나갔어?
한방 : 공무원은 정시 퇴근이잖아. 5시 반에 끝났어.
미숙 : (눈치 살피며) 아퍼?
한방 : 맘이..아퍼.
미숙 : (미안한, 어렵게 말 꺼내는) 내가 ..한방씨랑 입맞추고 나서..침 뱉어서 화났어?
한방 : 아니.
미숙 : ?
한방 : 나두 자기랑 입 부딪히고 나서 바로 양치했는데 뭐.
미숙 : (화나고, 어이없는) 뭘 해?
한방 : (한숨쉬고) 자긴, 이런 맘 모를 거야. 어제오늘 앉으나 서나 내 전처들 생각이 왜 그렇게 나는지.
(보며) 미숙씨, 내 전처들도 내 생각 가끔은 날까?
미숙 : (짜증나는) 몰라.
한방 : (미숙 곁눈질로 보며, 비아냥) 하긴, 자긴 모르겠다. 처녀니까. 남자도 모르니까. 연애도, 사랑도 모르고.
미숙 : 나가, 나가. 죄다 쓸데없는 말만 하고, 나가!
한방 : 알았어, 나갈거야. (하고, 미숙 보며) 밥 언제 먹을 거니, 하는 김에 내 밥도 해라.
미숙 : (버럭) 안나가!
한방 : 나가.. (하고, 나가고)
미숙 : (씩씩대며, 혼잣말) 인물만 없었어도 내가... 생기긴 도대체 왜 저렇게 잘 생겨서 20년 변함없이 내 속을 썩여, 썩이길.
그때, 재민 밖에서 '아줌마'하고 부르는.
미숙 : 재민이니..들어와.
재민 : (문 열고, 미숙 보며) 우리 누나 왜 안와요?
미숙 : 니 누나, 친구 만난다고 늦는대. 밥 차려 주라고 부탁하든데, 밥 아줌마랑 먹자.
재민 : 친구 만난대요?
씬35. 나이트 클럽 안 + 나이트 클럽일각.
춤추는 사람들.
카메라, 한쪽으로 가면, 용배, 손님 없는 테이블 정리하다가 재수가 와서 '형, 전화야' 하고 건 내준 핸드폰을 받고,
'여보세요'하고 나가 조용한 곳으로 가는, 재수 용배 따라가고.
용배 : 뭐? 누나가, 친구를 만나? (화나는, 참고) 알았어. 색종이만 사가면 돼? 그래.
(하고, 전화 끊고, 전화 재수 주며, 혼잣말) 애 밥도 안차려 준다, 이거지. 너 어디 두고보자.
재수 : 왜 그래, 형?
용배 : (재수의 핸드폰 다시 뺏어서, 전화하는, 잠시 후) 어, 형이야. 난데, 사람 잘 찾는 흥신소 안댔지?
은경이 좀 본격적으로 찾아봐야겠어. 걔들 좀 만나자 그래.
씬36. 달리는 상우의 차(태석에게 빌린)안, 밤.
상우, 옥희(창가 쪽 보며, 생각 많다) 나란히 앉아가고 있다.
상우 : (앞만 보며) 시간이 많이 늦었죠? 친구 놈이 가게에 없어서, (옥희 보며) 기다리느라,
옥희 : ......
상우 : (옥희 보며) 옥희씨.
옥희 : (그제서야, 정신차리고) 네. (보면)
상우 : 무슨 생각이 그렇게 많어요.
옥희 : (작게 웃으며) 아니예요.
상우 : (운전하며, 한숨) 나두 오늘은 머리가 복잡하네요. (다시, 옥희보고, 작게 웃으며) 이럴 땐 신나게 노는 게 약이예요.
머리속도 마음도 시원하게 소리도 질러가며 놀아 보자구요.
옥희 : 네.
상우 : 차 좀 빠지는 거 같다. 속력을 내봐. (하고, 악셀 밟는)
씬37. 달리는 상우의 차.
씬38. 놀이동산(장흥에 있는).
시끄러운 음악 들리는.
상우와 옥희 각자 범퍼 카 타고, 달리고, 부딪히며, 노는.
씬39. 바이킹.
상우와 옥희, 나란히 타서 '악!, 악!' 소리지르며 즐겁게 타는.
씬40. 선물 타는 사격장.
옥희, 인형 가리키며, '저거, 맞춰요, 저거'
상우, 총 잡고 '저거요, 저거'하며 조준하고 맞추면, 인형 떨어지는.
옥희, 즐겁게 손뼉치며, '어머, 어머, 진짜, 맞췄어요, (주인에게) 그거 주시는 거죠?'
상우, 뻐기듯 '나 사격병 출신인 거 모르죠? 필요한 거 있음 또 말해요'
씬41. 야외극장, 전경.
차들 모여있고, 영화 나오는.
씬42. 상우의 차안.
상우,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고 있다, 그러다 무심히 옥희 보면.
옥희, 영화 안보고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상우 그런 옥희 잠시 보다가,
상우 : 낮에 남편하고 싸우는 거 같던데, 그거 땜에 그래요?
옥희 : (어색 웃음) 저, 전화 좀 쓸 수 있어요?
상우 : (전화 주면)
옥희 : 고마워요. (전화 걸고, 신호음 떨어지면)
상우 : (그런 옥희 보는)
재민 : (E) 여보세요?
옥희 : 재민아, 엄마야. (사이, 정말 미안한) 미안해. 친구랑 급하게 약속이 생겨서,
상우 : (팝콘 먹으며, 그런 옥희 이쁘게 보는) .....
옥희 : 걱정했구나. 밥은? 어, 아냐, 금방 들어 갈거야. 그래, 미안해. 곧 갈게. (하고, 전화 끊고, 상우 보면)
상우 : (작게 미소 띤) 애 정말 좋아하나 봐요. 애한테 참 잘해요, 말 한마디라도. 애한테 정 주는 게 이뻐 보여요.
옥희 : (맘 안좋은) 애 밥두 안주고 나와서, 이러고 있는 엄마가 뭐 좋은 엄마예요. 저, 나쁜 엄마예요. (창가 쪽 보며)
잘해주고 싶은데..잘 안되요. 오빠가 나한테 마음만 줘두, 더 잘할 수 있는데..오빤 재민이 친엄마가 안 잊혀지나봐요.
상우 : (그런 옥희 안스럽게 보는) ......
옥희 : (서글픈) 아침에 오빠 지갑을 봤는데, 재민이 친엄마 사진이 있잖아요. 화가 나드라구요.
그래서 그걸 찢었는데, 집에 가면 아마 오빠한테 모르긴 몰라도 많이 혼날 거예요.
상우 : 무서워요?
옥희 : (눈가 붉어져서, 고개 끄덕이는)
상우 : (속상한) 아으, 반항 좀 하지.
옥희 : (창가로 고개 돌리며) 대들면 더 혼나요. 그냥 몇 대 맞아주죠, 뭐.
상우 : (그런 옥희 보다, 어렵게 말 꺼내는) 옥희씨.
옥희 : (보면)
상우 : (못보고 고개 조금 숙이고, 진심으로 말하는) 내가 저번에 입맞춘 거요. 그거 옥희씨가 쉬워 보여서 만만해 보여서
(보며) 그런 거 아니예요.
옥희 : 그럼 왜 그랬어요?
상우 : (미안한, 고개 돌리며) 모르겠어요. 그냥, 나두 모르게..여편네 있는 놈이 우습지만,
(옥희 보며, 어렵게, 진심으로) 옥희씨가 좋아요.
옥희 : (그런 상우 멍하게 보는, 이게 무슨 소린가 싶다)
상우 : (못보고) 여자한테 입맞추고 기분이 안좋고, 맘이 아펐던 건 이번이 처음이예요. (옥희보고) 안 믿어도 할 수 없지만.
옥희, 상우 멍하게 보고, 상우, 옥희 보는 마음이 아픈.
서로를 보는 두 사람.
씬43. 미숙의 집 앞.
옥희, 앞서 걷고, 상우, 뒤에서 걸어와 집 앞에 멈춰서는.
상우 : (옥희 기분 살피며) 지난번 내 행동 땜에 아직도 화난 거 아니죠?
옥희 : 늦었어요, 가요.
씬44. 미숙의 집 마당.
재민, 속옷차림으로 수돗가에 서서 오줌누고 있다.
상우 : (E) 오늘 재밋었어요?
옥희 : (E) 네.
재민, '누나 왔나'하고 대문으로 가서 보는.
인써트 - 문밖.
상우, 옥희 서서 말하는.
상우 : (어색한 표정) 낼 봐요. 남편이 뭐라 그러면..
옥희 : 내가 잘못했다고 먼저 빌면, 괜찮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재민, 고개 돌리는데 기분 안좋아 얼굴이 굳어져, 방으로 가는.
씬45. 미숙의 집 앞.
상우 : (어색하고, 어려운) 갈게요.
옥희 : 네.
상우 : (가면)
옥희 : 상우씨,
상우 : (돌아보면)
옥희 : 나 이제 화 풀렸어요.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상우 : (웃으며) 정말요?
옥희 : (끄덕이고, 작게 웃고)
상우 : (옥희에게 손 흔들고, '야후!'하며 뛰어가고)
옥희 : (그런 상우 보며, 웃다가 돌아서서 집으로 들어가는)
씬46. 용배의 방안, 불 켜있는.
재민, 기분 안좋은 얼굴로 눈뜨고 누워있다, 옥희 들어오면 얼른 눈감는.
옥희 들어와 앉아서 재민보고, 머리 쓸어 넘겨주고, 옷 벗으려다 가방 속에서 삐죽이 나와있는 인형보고, 그거 들어서 보는.
상우 생각나는.
씬47. 화장실 안.
상우, 세수하고 있는데, 영숙 뒤에서 상우의 허리를 안고 애교 피우는.
영숙 : (밝은) 화내지 말어라, 자기야, 어? 사랑해. 어머니한텐 나두 모르게 말이 불쑥 튀어나와서, 미안해, 어?
상우 : (굳은 얼굴로, 수건으로 물기 닦으며) 됐어. 놔.
영숙 : (웃으며) 못놔.
상우 : (뿌리치며, 버럭) 놔!
영숙 : ?!
상우 : (미안하지만, 나가고)
영숙 : (짜증나는 거 참으려하고, 상우 나간 쪽 보는)
씬48. 상우의 방안.
상우, 앉아서 로션 바르는.
영숙, 이불 깔며 눈치보고, 애써 밝게 말하는.
영숙 : 어머니 성질두 참 별나, 하여튼. 다짜고짜 일하는 사람한테 전화해서 벼락처럼 화를 내시면 자기가 얼마나 황당하겠어.
물론 내 성질두 어머니 성질 못지 않지만. (상우 보며, 애교) 자기니까 증말 나 같은 성질 받아주고 산다.
자긴 내가 자기한테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모르지. 미안해, 정말이야. 다신 안그럴게. 한번만 용서해 주라.
상우 : (말없이, 이불 뒤집어쓰고)
영숙 : (작게 웃고, 웃옷 벗고, 불끄고, 스탠드 켜면)
상우 : (누운 채) 불꺼.
영숙 : (누우며, 애교) 싫어.
상우 : (벌떡 일어나 불끄고, 다시 누워 이불 뒤집어쓰는)
영숙 : (그런 상우 보는데, 화나 얼굴 굳어지는) ?! (일어나 웃옷 입고, 나가는)
상우 : (얼굴 가리고 있던 이불 내려 영숙 나간 쪽 보는데, 미안한)
씬49. 거실.
영숙, 다탁에 앉아 속상한 얼굴이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
명자 : (E) 상우씨 너무 닥달하지 마. 그러다 튕겨 나가면 어쩔라구 그래?
상무모 : (E) 너도 상우한테 좀 살갑게 굴어. 여편네가 팩팩대니까, 남자가 밖으로 돌지.
영숙, 옆의 담배갑 보고 참으려다 도저히 안되겠는지 담배하나 피워 물고 손으로 연기 날리고, 씁쓸한 혼잣말, 너무 쳐지지 않게.
영숙 : 내 팔자야, 내 팔자야...오영숙 정말 성질 죽었다, 살아 볼라고 애쓰네.
씬50. 미숙의 집 마당, 아침.
밥상 뒤엎는 소리나는.
한방, 아령하며, 용배의 방 쪽 보며.
한방 : (시큰둥한) 한동안 조용했다. 조개국 끓인 거 같은데, 나나 주지, 아깝게.
용배 : (E) 너 도대체 뭐 하는 애야!, 어?! 애 놔두고 어딜 그렇게 쏘다녀!
씬51. 용배의 방안.
재민, 수저 들고 놀라 용배 보고.
옥희, 아무렇지도 않게 밥상 엎어진 거 치우는.
용배, 씩씩대며 옥희 보는.
용배 : (소리치는) 대답 안해!
옥희 : (안보고, 치우며) 재민이 학교 가고 나서 말해.
용배 : (재민 보며) 너 나가.
재민 : (용배에게 소리치는) 아빠, 왜 그래?! 아빠가 자꾸 그러니까 누나가 힘들잖아!
용배 : 뭐, 임마!
재민 : 누나 집 나가면 다 아빠 잘못이야! (하고, 가방 들고 나가고)
용배 : (옥희 보며) 나 봐!
옥희 : (가만있는)
용배 : 이게 나, 안봐! (수저 집어, 옥희 머리 맞추며)
옥희 : (맞은 채 가만있고)
용배 : 아우. (하며, 제 성질에 못이겨 엎어진 상 다시 집어 한쪽에 힘껏 던지고, 옥희 보며) 너 어젯밤에
애 밥도 안챙겨 주고 어디 갔었어?
옥희 : (안보고) 친구 만났어.
용배 : 니 까짓게 친구가 어딧어?! 지랄하구 있어. 괜히 또 내 승질 돋굴라고 질질 짜고 길거리나 쏘댕겼겠지.
(손 내밀고) 사진 내놔!
옥희 : (짐짓, 단호한) 없어.
용배 : 맞을래?
옥희 : (속상한, 주머니에서 찢어진 사진 용배에게 던져주는) 자.
용배 : (사진보고, 황당하게 옥희 보면)
옥희 : (무섭지만, 대드는) 때릴려면 때려. 맞는 것도 이젠 안무서.
용배 : (큰 숨쉬며 화 참고, 한쪽에 있는 스카치 테이프 뜯어 사진 붙인다)
옥희 : (눈가 붉어져, 소리치는) 뭐 하는 거야, 지금 내 앞에서!
용배 : (보며) 나 이러는 거 싫음 나가. 나 너 안아쉬워. 그 나이에 고아원엘 다시 가든가,
옥희 : ?!
용배 : 집 나간 여자들 득시글 하는 찜질방에서 쪼그려 살든가 니 맘대로 해.
이 사진 한번만 더 건드려라. 그땐 너 나한테 증말 맞는다. (하고, 다시 사진 붙이고)
옥희, 용배를 보는 얼굴 위로 상우의 말소리 들리는.
상우 : (E) 참아요, 그냥 나죽었네 하고 암말 말아요. 그게 이기는 거예요. 알았어요?
옥희 : (그런 용배 보며, 맘아픈, 눈물 참고, 힘들게 일어나 가방 들고 나가는)
용배 : (옥희 나간 문 쪽 보며, 궁시렁) 갈 데도 없는 게...
씬52. 동네 길.
옥희, 이 앙다물고 눈가 붉어져 걸어가는.
씬53. 공장 전경.
정씨의 봉고 차 와서 서는.
문 열리고 상우와 정씨 내리는.
정씨, '세오 부르지'하며 옷감 상우 등에 얹혀주면.
상우 : 한번 나 혼자 들어보구요. (하고, 옷감 지고) 하나 더 올려요.
씬54. 공장 안.
소희, 미숙, 화순, 세오 일하는.
상우, 문 열고 들어와 재단대에 옷감 부리며.
상우 : 점심들 드셨어요?
소희 : 시간이 몇 신데, 먹었지.
상우 : (무심결에 옥희 자리 빈 것보고) 옥희씬 어디 갔어요?
미숙 : (일하며) 애보고 싶어, 갔댄다.
상우 : 네?
화순 : 일하다 갑자기 애가 너무 보고 싶다고 그러면서 조퇴했어요.
미숙 : (일하며, 혼잣말처럼) 요즘이야 일이 없어서 괜찮지만, 바쁠 때 이러면 증말 큰일이네.
애가 푼수끼가 있어서 어디로 튈지를 모르겠으니.
상우 : (심란한, 세오에게) 옷감 잘 놔. (하고, 눈치보듯 미숙 쪽 보는)
소희 : 그래도 지난번 종말이보단 일을 잘하는 거 같던데..
미숙 : 걔보다야 양반이지. 일은 야무져. 손끝이 얼마나 매운데.
소희 : 그래도 애가 푼수낀 있어, 그지? 일하러 나온 여편네가 애가 보고 싶다고 도로 들어가는 경운 내 보다 첨 봤다.
미숙 : 아침나절에도 부부가 한바탕 하든데, 그래서 그런지..
상우 : (재단칼 닦으며, 기분 안좋은, 그때 핸드폰 울리고, 상우 무심히 받는) 여보세요?
(그러다 주위 시선피해 문 쪽으로 가는) 잠시만요. (나가는, 뒷씬과 연결 느낌)
씬55. 공장복도 한 켠.
상우, 문 열고 나와 주위 살피고 한쪽으로 가서 전화 받는.
상우 : 어디예요?
옥희 : (E) 길거리예요.
상우 : 아침에 거래처 들려서 오느라 늦어서...(걱정) 혹시 어제 맞았어요?
미숙이 아줌마 말 들으니까, 아침에 남편하고 다퉜다든데...
씬56. 공중전화 안.
옥희, 어렵게 전화하고 있는.
옥희 : 실은 그거 땜에 전화했어요. 안맞았다구 말해야 될 거 같애서.
상우씨 걱정할까봐 보고 나올려 그랬는데, 애기 학교 파할 시간이 돼서.. 걱정 많이 했어요?
씬57. 복도 한 켠.
상우 : (안심하고 작게 숨쉬고) 네.
옥희 : (E) 걱정시켜서 미안해요.
씬58. 공중전화 안.
옥희 : (어렵게) 저 오늘 아침에 ..상우씨 기다렸어요. 거래처 간 줄 모르고..
씬59. 복도 한 켠.
상우 : 기, 기다..렸어요?
씬60. 공중전화 안.
옥희 : (어렵게) 이상하게 남편이 화내는데, 나는 화두 안나고, 눈물도 안나고 자꾸 상우씨만 보고 싶었.. (말 못하는,
뭐가 뭔지 모르겠는 괜히 전화기를 손끝으로 문지르는데 눈가 붉어지는)
상우 : (걱정스런, E) 옥희씨..
옥희 : 저, 끊을게요. (하고, 전화 끊고)
씬61. 복도 한 켠.
상우 : 옥희씨, 옥희씨, (하다, 전화 끊고, 굳어지는) 나쁜 자식, 한번만 더 건드려봐라 그땐 정말 가만 안있어..
씬62. 버스 안.
옥희, 창가보고 멍하니 상우 생각하는.
인써트 - 회상.
1, 3부 엔딩에서 맞은 옥희의 얼굴을 잡고 왜 그랬냐고 묻던 상우 모습.
2, 3부 후반에서 옥희를 끌고 가던 용배의 모습.
3, 4부 초반 화장실에서 맞은 옥희를 보던 상우 모습.
4, 아침에 옥희에게 수저를 던지던 용배의 모습.
5, 바이킹 타고 웃던 상우의 모습.
6, 은경의 사진을 붙이던 용배의 모습.
7, 야외극장, 차안에서 옥희를 좋아한다고 하던 상우 모습.
현실.
옥희, 상우 생각하는.
씬63. 재민의 학교 앞.
옥희, 애들 나오는 거 보며 재민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재민, 학교에서 나와 옥희와 반대편 쪽으로 걸어가면,
옥희 뒤에서 그런 재민보다 '재민아'부르는.
재민 : (옥희 돌아보고, 웃으며) 누나...
옥희 : (재민 보며, 서글프게 웃고) 뒤에서 보니까 총각 같네.
씬64. 동네 햄버거 가게 안.
옥희, 재민 음식을 앞에 두고 앉아있다.
재민 : (우적우적 햄버거 먹는)
옥희 : (그런 재민 측은하게 보며) 아침 안먹어서 배 많이 고팠구나. 미안해.
재민 : 급식했어. 배고파서 먹는 거 아냐, 맛있어서 먹는 거야.
옥희 : 맛있어?
재민 : 응. (콜라 먹고, 그러다 옥희 보며, 굳어지는) 누나, 근데 어제 그 아저씨 누구야?
옥희 : 어?
재민 : 밤에 오는 거 봤어.
옥희 : (미안한, 재민 안보고) 그랬어..
재민 : (시무룩하게) 난 누나가 공장 안나갈 때가 더 좋았던 거 같애.
옥희 : (미안한) 늦게 들어와서?
재민 : 응.
옥희 : 그래두 공장은 나가야되는데... 아빠 혼자 벌면 저금을 못해. 니 공부방도 있어야 하는데, 그럴려면 돈 벌어야 되잖아.
재민 : (안보고) 알..았어. (보며) 근데 어제 그 아저씨랑 친해?
옥희 : (시선 피하며) 아니...
재민 : 우리 엄마도 아니라 그랬는데,
옥희 : (보면) ?
재민 : 정육점아저씨랑 안친하대 놓고, 그 아저씨랑..도망, 갔어.
옥희 : (안스럽게 보다가, 그러다 작심하고, 재민 보는) 재민아..
재민 : (안보고, 고개 숙인 채) 어......
옥희 : (서글픈) 누나가 부탁 하나 해도 돼?
재민 : (떠날까봐 두려운, 보면) ..
옥희 : (눈가 붉어, 어렵게 말 꺼내는) 아빠가.. 누나 안좋아 하는 거 재민이도 알지?
재민 : (눈가 붉어지며) 왜 엄마 도망갈 때처럼 말해? 누나, 아빠가 못되게 굴어서 어디 갈라 그래?
옥희 : (눈 붉어져, 혼내듯) 그런 말이 어딧어. 그런 말하는 거 아냐.
재민 : (소매로 눈가 닦고 보면)
옥희 : (재민과 눈 맞추고, 눈물 참으며 말하는) 그런 거 아니고, 누나 너무 힘들어서. 아빠도 그렇고..또, 아무튼 여러 가지로..
그래서 하는 부탁인데, 재민아.. (눈물 흐르는, 참으려하며, 목소리 떨리는) 누나가 바보 같아서 그러는데..
누나가 너 두고 어디 안가게, 누나 너랑 살게. 재민이가 날 좀.. 꽉.. 잡아줘라, 어? (하는데 눈물 한줄기 흐르는)
그런 옥희의 얼굴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