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같은 사랑] 15
씬1. 상우의 방안, 낮.
영숙, 문을 열고 황망한 얼굴로 서서 어수선한 방안을 둘러본다.
열려진, 장롱 안. 그 안에 흩어진 옷가지들. 열려진 화장대 서랍, 그리고, 화장대 위에 엎어진 사진 등.
영숙, 너무 놀라 가슴이 진정이 안되는지, 문기둥을 타고 주루룩 주저 앉는.
어수선한 방안과, 영숙의 황망하고 놀란 모습 보이고.
씬2. 승강장 가는 복도
상우, 흩어진 옷가지들을 서둘러 줍는.
그 그림 위로 빵 하는 기차 경적 소리 들리는.
상우, 놀라 계단 쪽 보고.
씬3. 승강장.
옥희, 가방 안고 서서 불안한 얼굴로, 둘레를 둘러보면, 어떤 남자 뛰어와 기차 타고.
승무원, 기차에 올라, 서 있는 옥희 보며,
승무원 : 아줌마 안타요, 기차 출발해요!
옥희 : (눈가 붉어져, 울 것 같은 얼굴로) 아저씨, 저 조금만 기다리면 안되요? 사람이 오기로 했는데..조금만 기다리면 안되요?
승무원 : 답답하네, 기차가 사람 기다리는 거 봤어요?
옥희 : 그럼 어떡해요, 사람이 오기로 했는데...
그 그림위로, 상우의 목소리 들리는.
상우 : (허둥지둥 뛰며, 불안하고, 눈가 붉어진, 큰 소리) 옥희씨! 옥희야, 옥희야!
옥희 : (그 소리에 상우 보면)
상우 : (달려오며, 옥희에게 소리치는) 먼저 타, 어서, 먼저!
옥희 : (그 소리에 서둘러 기차에 오르고)
상우, 있는 힘을 다해 뛰어서는 옥희가 탄 칸이 아닌 다른 칸으로 뛰어 오르고. 기차 출발하고.
씬4. 좌석 칸.
상우, 연결 칸 문 열고 옥희가 있는 칸으로 뛰어가는.
씬5. 다른 좌석 칸.
옥희, 상우가 있는 곳으로 뛰어가고.
씬6. 연결 칸.
옥희, 상우 각각 다른 칸에서 뛰어와 연결칸 안에서 만나는.
옥희, 상우보고 멈춰서서 눈가 그렁한,
상우, 가방 바닥에 놓고 숨 몰아 쉬고 옥희에게로 가서 안는.
옥희 : (눈가 그렁해, 우는 목소리로 말하는) 안..오는 줄 알았어요.
상우 : (옥희 품에서 떼어내고, 어깨 잡고, 안스럽게 보고 작게 웃으며) 온다 그랬잖아요. 약속 지켰죠? 왔죠?
옥희 :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보고)
상우 : (옥희, 다시 안고, 눈감는) 내가 왔죠..증말 왔죠.
그런 두 사람 보여주고.
씬7. 상우모의 가게 방안.
상우모, 전화하고 있는, 놀라고, 걱정스런.
상우모 : (O, L) 뭐, 도, 도둑? 아니, 이게 무슨 일이냐? 우리 집구석에 뭐 집어 갈게 있다구 도둑이 들어.
넌 괜찮지, 오냐, 내 곧 갈게. 끊어. (하고, 전화 끊고, 일어나며) 뭔 일이여. 아이고.. (하고, 나가는)
씬8. 명자의 가게.
상우모, 뛰어오며 물건 파는 정국과 명자에게 소리치는.
상우모 : 동주야! 동주야!
그 소리에 명자, 정국, 상우모 쪽 보며,
명자 : 어머니, 왜 그러세요?
정국 : ?!
상우모 : (뛰어오며) 클났다, 클났어. 우리 집에 도둑이 들었대.
씬9. 거실.
영숙(상우가 도망 간 느낌이 이미 든 상태), 넋 나간 얼굴로 앉아있고.
명자, 냉장고에서 물 꺼내 잔에 따르며.
명자 : (걱정스런) 이게 무슨 일이야... 이 동네 여태 살아도 이런 일은 없었는데,
(영숙에게 물 주며) 일단 이거 마시구, 속 좀 진정시켜.
영숙 : (넋 나간) 됐어.
명자 : (안스런, 억지로 입에 잔 대주며) 되긴 뭐가 돼, 좀 마셔.
씬10. 상우의 방안.
상우모, 놀라 숨 몰아쉬며 앉아있고.
정국, 상우모에게 묻는.
정국 : 어머님 방엔 뭐 없어진 거 없구요?
상우모 : (고개 저으며, 기운 없고, 황망한) 훔쳐 갈거나 있어야지.
정국 : 그럼 뭐가 없어진 거예요?
상우모 : 영숙이 말 듣자니, 현찰 있는 거 하고, 상우 옷이 없어졌단다.
정국 : (이상한) 상우 옷이요?
씬11. 거실.
정국, 문 열고 나오며 영숙에게 묻는.
정국 : 상우한테 전화했니?
영숙 : (멍하게만 있는) .......
명자 : (정국 보며) ?
정국 : (영숙 옆에 와 앉아서) 상우한테 전화했냐구?
상우모 : (방에서 나오며) 그래, 상우한테 한번 전화해봐라, 그리고 경찰에도 한번 말해보고..
명자 : (영숙에게) 공장 전화 몇번이야? 참 핸드폰 있지, 그거 몇번이야?
영숙 : (멍하게) 어머니 오시기 전에, 내가 전화했는데,
정국 : 했는데?
영숙 : 핸드폰은 안받고, 공장에선 4시쯤 친구 만나러 간다고 나가선 안들어 왔대.
명자 : 친구 만나러 잠깐 나간 사람이 이 시간까지 공장으로 안오는 건 무슨 경우야.
정국 : (느낌이 가는, 영숙 보고) 집에 오니까 문이 열려있대, 닫혀있대?
상우모 : 그게.. 그게 이상하드라. 누가 꼭 문을 열쇠로 따고 들어온 것처럼, 현관문이 상한 데가 없어.
근데, 도둑이 열쇠가 어딧어서 문을 따고 들어왔을까.
명자 : (느낌 이상한, 순식간에 말이 터져 나오는) 혹시, 상우씨, 집 나간 거 아냐?
그 말에 정국, 상우모, 명자 보고.
명자 : (얼결에 입막고) 내 말은... (하고, 영숙 보면)
영숙 : (고개 숙이고, 멍한) ........
씬12. 미숙의 집 마당.
명자와 상우모, 미숙(퇴근한 차림) 말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명자 : (큰소리) 옥희 그년 집이 어디냐구요?
미숙 : (황당한 듯, 명자 보며) 이봐요.
명자 : 아니, 왜 대답을 못해요. 그 년 집이 어디냐구요? (한방과, 미숙, 용배의 집을 가리키며) 여기야, 저기야, 어디야!
미숙 : 아니, 이 여자가 왜 이렇게 남의 집에 와서 소릴 지를까. 나두 영문이나 압시다,
퇴근해 들어오는 사람한테 다짜고짜 소릴 지르고. 옥흴 왜 찾는데요?
상우모 : (기운 없는) 저, 상우놈이랑 한 공장 다니시죠?
미숙 : (상우모 보며) 네.
상우모 : 저 상우에밉니다.
미숙 : 어머. (하고, 인사하며, 어색한) 첨 뵙겠습니다...
명자 : (답답한) 어머니 길게 말할 거 뭐 있어요. (미숙 보며) 옥희년 어딧어요? 한 집에 사시니까, 아실 거 아니예요.
미숙 : (기분 안좋지만, 한풀 꺾인) 옥희 걔..오늘 낮에 떠났는데..
명자 : (놀라고, 기가 찬) 뭐요? 떠나? (큰소리) 어디로, 어디로요?!
그때, 용배의 집, 현관문 열리고, 용배, 자다만 얼굴로 나오며,
용배 : 뭡니까?
상우모, 미숙, 명자 : (용배 보고)
명자 : (용배한테로 가선) 당신이 옥희란년 신랑이야?
용배 : (상우모 넌즈시 보고, 명자 보며, 담담하게) 옥흰 왜 찾수?
명자 : 진상우라고 알죠?
용배 : 왜 걔두 퉜수?
상우모, 미숙, 명자 : ?!
용배 : (어이없다는 듯, 허허 웃고, 명자 보며) 내 그럴 줄 알았지. 걔가 남자라면 사죽을 못쓰거든.
오죽하면 나 같은 놈한테 반해, 살림을 다 차렸겠수. 이미 늦었수다.
명자 : ?
용배 : 아마 둘이 도망을 가도 멀리 갔을 거유. (하고, 집으로 들어가고)
명자 : (황망한) 이봐요..
하는데, 그때, 등뒤에서 미숙, '아주머니'하고.
명자, 돌아보면.
상우모, 너무 놀래 다리에 힘이 빠져서는, 주저앉아 있고.
미숙, 놀라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런 상우모를 일으키려하고.
명자, 놀래, '어머니'하고 달려가, 상우모를 부축해, 평상에 앉히고.
상우모, '괜찮어, 괜찮어'하면서도 기운 없이 숨 몰아쉬고.
씬13. 용배의 방안.
용배, 씁쓸한 표정으로 옷 갈아입으며 혼잣말하는.
용배 : (맘 안좋은) 기집애..아니라고 아니라고 그러드니, 기어인 갔네. 야, 무슨 거짓말을 그렇게 잘하냐. 나두 속았다, 기집애야.
씬14. 기차 안.
판매원, '김밥 있어요, 김밥'하고 승차칸을 걸어가고.
그때, 한쪽 자리에 앉아있던 상우, '아저씨'하며 판매원 부르고.
판매원, '네, 갑니다'하며 상우 쪽으로 오면.
상우 : 김밥 두 개 주세요.
옥희 : 전 안 먹어두 되요.
상우 : (옥희 보며) 왜요?
옥희 : 점심 먹었어요. 배 안고파요.
상우 : (권하는) 먹지.
옥희 : 정말 배 안고파요.
상우 : (판매원 보며) 하나만 주세요.
인써트 - 시간경과(달리는 기차 전경 혹은, 연결칸에서 상우와 옥희 보이는).
상우 : (성급히 김밥을 먹다가 목이 맨지, 가슴을 치고)
옥희 : (그런 상우 보고, 들고 있던 생수병을 따서 주며) 이거 마시고 먹어요.
상우 : (생수병 받아 물을 벌컥이고, 물병 입에서 떼는데, 물이 입가로 흐르는)
옥희 : (손수건으로 상우 입가를 아이처럼 닦아주며) 천천히 먹어요,
(하며, 단무지 손으로 집어 상우 주며) 단무지도 먹어가면서. 체해요.
상우 : (그런 옥희 보고, 씩 웃는)
옥희 : (어색한 느낌으로 보는)
상우 : (단무지 받아먹고, 다시 김밥 우적우적 먹고)
옥희 : (그런 상우 보며, 고마운 마음이 든다, 상우 보고, 작게 어색한 웃음 짓는(?))
씬15. 상우의 집, 거실.
명자(걱정스런), 정국(답답한, 담배 피우는) 앉아있는데,
영숙, 상우모 방에서 나오며,
영숙 : (담담한) 이제들, 가.
명자, 정국 : (영숙 보면) ?
영숙 : 가게 비워놓고 왔잖어. 가봐야지.
명자 : (걱정) 어머니, 괜찮으시니?
영숙 : 한숨 주무시고 나면 낫겠지. (정국 보며) 가, 오빠.
정국 : (담배 끄고, 일어나 나가고)
명자 : (일어나, 영숙 보며) 나, 오늘 여기서 잘까?
영숙 : 동주는 어떡하고 여기서 자. 됐어.
명자 : (눈치보며) 영숙아, 우리가 너무 오바하는 거 아닐까? 상우씨 밤이라도 들어오지 않으까?
영숙 : (화장실로 들어가며) 배웅 안한다. 문 닫고 가.
명자 : (상우모 방 보다가, 심란하게 나가고)
씬16. 상우모 방.
상우모, 누워 앓고 있고.
영숙, 대야에 수건 담아 가지고 들어와, 옆에 앉아 상우모의 이마에 물수건 올려주며, 담담하게 말하는.
영숙 : 약 좀 사올게요. 금방 올 거예요. 혼자 계실 수 있죠?
상우모 : (영숙 보면)
영숙 : (상우모 안보고, 일어나 나가고)
상우모 : (한숨쉬고, 천장보고, 기운 없는, 혼잣말) 아이고, 미친놈.
씬17. 약국 밖.
카메라, 안쪽을 보면, 영숙, 약사에게 약을 받아서 밖으로 나오는.
씬18. 집으로 가는 길.
영숙, 약봉지 들고 집 쪽으로 걸어가다, 멈춰서서 잠시 그대로 있다가 뒤돌아 공원(5부에서 상우와 있던)쪽으로 가는.
씬19. 뚝방(5부에 상우와 있던), 저녁무렵.
영숙, 벤치에 앉아 서글프고 넋이 나간 채, 눈가 그렁해 앉아있다. 서서히 설움에 겨워 우는.
씬20. 상우모의 방안, 저녁.
상우모, 일어나 앉아 약을 먹고, 영숙 그 옆에서 그런 상우모를 담담 하게 보고 있다.
상우모 : (약 다 먹고, 영숙 보는)
영숙 : (시선 피해, 약봉지 휴지통에 넣으며) 죽이라도 끓일까요.
상우모 : (그런 영숙 보며, 담담하게) 한끼 굶었다고 어떻게 안된다, 놔둬.
영숙 : 일찍 주무세요. 연탄가겐 제가 문단속하고 왔으니까, 걱정마시고요. 저 건너 갈게요. (하고, 일어나려 하면)
상우모 : (담담하게) 앉아봐.
영숙 : (보면)
상우모 : 걱정 말어. 내 상우놈 반드시 찾을테니까, 넌 딴 맘 먹지 말고, 하던 대로 커피 팔고, 하던 대로 밥 먹고 그래.
나도 자리 보존하는 건 오늘로 끝낼테니까.
영숙 : (상우모 보다, 외면하며, 담담하게) 집나간 사람을 뭣하러 찾아요.
상우모 : (안스럽게 보면)
영숙 : (맘에 없는 말 애써 담담하게 말하는) 저 싫다고 나간 사람, 저두 필요 없어요. 나두 싫고, 어머니도 염두에 없이 나갔는데,
우리도 미련 갖지 말자고요. (상우모 안보고, 일어나며) 그냥 어머니랑 둘이서 살죠, 뭐. (하고, 나가고)
상우모 : (영숙 나간 쪽, 보고, 속상한)
씬21. 상우의 방안, 불꺼진.
영숙, 벽에 기대앉아 어수선한 방안을 둘러보고 있다. 그러다, 화장대에 눈이 가고, 그 위에 사진 엎어져 있는 게 보인다,
영숙, 앉은 걸 음으로 가서 그 사진 들어보는.
인써트 - 사진, 상우와 영숙의 웃고 있는 모습.
영숙, 그 사진을 보다 속상해 힘껏 내팽겨치고, 마음을 진정시키려 눈 감고 가만 숨 고르고 있는(차갑게 맘 가라앉은).
깨진 사진틀과 가만있는 영숙의 모습 한 화면에 잡히는.
씬22. 원주역, 전경, 밤.
상우, 옥희 각자 가방 들고 사람들과 섞여 나오는.
상우, 앞서 가고, 옥희 뒤따라가며 묻는.
옥희 : 우리 어디로 가요?
상우 : (택시 잡으려 두리번거리며) 일단 친구 가게로 먼저 가야 될 거 같아요.
옥희 : 잠두 거기서 자요?
상우 : (옥희 보며) 글세요, 일단 가보자구요. (길가 쪽 보고, 멀리 있는 택시 발견하고) 택시! (하고, 부르고)
택시, 멀리 서면.
상우 : 섰다, (옥희의 손잡고) 뛰어요! (하고, 뛰어가고)
상우와 옥희, 뛰는 모습 보이고.
씬23. 친구의 가게(농기구 파는 곳)앞, 문 닫힌. 어두운 한적한 거리.
상우, 문을 쾅쾅 두드리며 '철수야, 철수야!'하고.
옥희, 그 옆에서 불안한 얼굴로 서서, 둘레 보는.
그때, 자전거 타며 지나가던 촌로로 보이는 남자 그런 두사람 보고, 말거는.
남자 : 누구슈?
옥희, 상우 : (남자 쪽으로 고개 돌리면)
남자 : 철수 찾아요?
상우 : 네.
남자 : 철수 오늘 처가에 일이 있어서 간다고 갔는데, 낼이나 올텐데.
옥희 : (상우 보면)
상우 : (실망하는) 그래요.
남자 : 네, 그러니까 애맨 문짝 그만 두드리고 낼오슈.
상우 : (민망한, 고개 까닥하며) 알겠습니다.
남자 : (가고)
옥희 : (상우 보며, 미안해, 주저하며 말하는) 저, 상우씨, 나요.
상우 : (보면)
옥희 : 나.. 배고파요.
그때, 꼬르륵 소리나고, 두사람 그 소리에 옥희 배를 보는.
씬24. 음식점.
옥희, 국밥을 우적우적 조금은 급하게 먹고,
상우, 다 먹었는지 담배 피우며, 그런 옥희를 작게 웃으며 이쁘게 보고 있다.
옥희, 국그릇을 들고 국물까지 다 먹고, 상우, 눈치보며 작게 트림하고, 고개 돌려, 입가 닦고.
상우 : (입가에 웃음 번진, 농담) 이거 내가 실수 한 거 같네.
옥희 : (보면) ?
상우 : 옥희씨 먹여 살릴라면 아무래도 돈을 많이 벌어야 할 거 같으네.
옥희 : (변명하듯) 아니예요. 저 별로 안먹어요. 오늘은 배가 고파가지구..
상우 : (정색하고, 옥희 보며) 정말 별로 안 먹어요?
옥희 : (눈치보며, 고개 끄덕이는)
상우 : (떨떠름한, 표정으로) 난 약골은 싫은데.. (하고, 가방 들고, 일어나 계산대로 가며) 여기 계산하세요.
옥희 : (상우 쪽으로 고개 돌리는, 미안하고, 상우가 절 싫어 할까봐, 눈치가 보이는)
상우 : (계산하고, 나가고)
옥희 : (가방 들고, 일어나, 따라나가는)
씬25. 음식점 앞, 혹은 길가.
상우, 나와 길가 쪽으로 걸어가고.
옥희, 뒤따라 나와 상우를 졸졸 따라가며 말하는.
옥희 : 저, 정말, 약골 아니예요. 일년에 감기두 한번 안 앓고, 여지껏 큰 병으로 병원에 간 적두 없어요.
상우 : (멈춰서서 뒤 둘러보는)
옥희 : (상우, 왜 그런가 싶은) ?
상우 : (두리번거리며, 궁시렁) 여관이 어딧나.
옥희 : 왜 여관 가게요?
상우 : (보고, 웃으며) 여관 안가면요? 길거리에서 잘 거예요?
옥희 : (머뭇대며, 뒤쪽 가리키며) 저기서, 나 아까 여관 봤는데...
씬26. 작은 여관 전경.
씬27. 여관방안.
욕실에서 상우 씻는 소리나고.
옥희, 여주인에게서 쟁반과 물주전자 받으며,
옥희 : 고맙습니다.
여주인 : 물이든, 수건이든 뭐 더 필요한 거 있음 말하세요.
옥희 : 없어요.
주인 : 네, 그럼 편히 쉬세요. (하고, 나가고)
옥희 : (문 잘 닫고, 수건 하나에 물 뿌려서는 걸레질하는)
씬28. 여관방, 욕실(욕조 없는).
상우, 세수한 얼굴로 거울 보며 이빨 닦고 있다. 아주 꼼꼼히 닦는다.
그리고, 입 헹구고, 바가지에 물 받아서는 발등에 뿌린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는.
씬29. 여관 방안.
옥희, 이불 펴고 있는데,
상우, 욕실에서 나와 앉아서는, 한쪽 바닥에 놓여있는 걸레로 발 닦으며, 옥희에게 말하는.
상우 : 옥희씨두 씻어야죠?
옥희 : (눈치보며) 네.
상우 : (옥희 안보고, 발만 닦으며) 어서 씻어요. 개운하게.
옥희 : (주저하며, 묻는) 근데, 저 상우씨..
상우 : (보면) ?
옥희 : (난감한 얼굴로) 이불이요. 하나 밖에 없어요.
상우 : ?!
옥희 : 어떡하죠?
상우 : (뭐라 할말이 없다, 작게 침 삼키고, 난감한) 이불이 하나 밖에 없다구요?
옥희 : 네. (하며, 눈치보며, 고개 끄덕이고)
상우 : (안보고, 작게 혼잣말처럼) 큰 일이네. 이불이 하나 밖에 없어서.. (옥희 눈치보며) 주인한테 하나 더 달래 올까요?
옥희 : (어색한) 그래야 할 거 같아요.
상우 : (실망하는, 옥희 보며, 작게 한숨쉬며) 그러죠, 뭐.
씬30. 여관 복도.
상우, 문 열고 나와 복도 쪽으로 걸어가다가 순간 멈춰서서 잠시 생각하는, 이내 작심하고 다시 뒤돌아서 방으로 가 문 여는.
씬31. 여관 방안.
옥희, 벽에 기대앉아, 제발 만지고 있다가, 문소리에 고개 들고 문 쪽으로 고개 빼면.
상우, 난감한 표정으로 옥희 보는.
옥희 : ?!
상우 : 저 어떡하죠.
옥희 : 왜...요?
상우 : (어색하게, 머뭇대며) 이불이.. 하나두 ..없다네요.
씬32. 용배의 나이트 클럽 안, 공중전화.
용배, 전화하고 있다.
용배 : (담담하게) 어떻게 문단속은 잘 한거야?
재민 : (E) 응.
용배 : 혼자 자는 거 안무서워?
재민 : (E) 안무서.
용배 : 아빠, 늦게라도 택시 타고 집에 갈까?
재민 : (E) 아냐. 택시비 아깝잖아. 낼 아침에 와.
용배 : 그래. 택시비 아까우니까, 아침에 버스 타고 갈게. (사이) 어어, 끊자. (하고, 전화 끊고, 그대로 서서 답답한데)
그때, 재수 홀에서 나오며,
재수 : 형, 홀에서 손님이 찾아.
용배 : (보며) 누가?
재수 : (떨떠름한) 천호동 아줌마들.
용배 : (한숨쉬고) 내가 지금 무슨 정신에 일을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생각 같아선, 훌훌 떨쳐버리고 바다나 봤으면 좋겠는데.
재수 : 누가 아니래. 평평한 바다에 돛달고 새우 잡으러 다닐 때가 몸은 고되도 좋았는데..
용배 : 자식새끼만 없으면 넥타이 매고 웃음 파는 이짓 지금 당장 딱 안했으면 좋겠구만. 목구녕이 포도청이니 그럴 수도 없고.
그때, 웨이터 나와 용배에게 말하는.
웨이터 : 형, 손님이 찾아요.
용배 : 그래, 알았다 꽃돌이 들어간다. (하고, 홀로 들어가고) ....
씬33. 상우의 방안.
영숙, 한쪽에 쪼그리고 앉아 소주에 마시며, 담배 피우고 있다. 조금 취한, 그러나 꼿꼿하고 단정한 모습이다.
씬34. 여관방, 전경, 희뿌연 새벽.
창으로, 상우의 팔베개하고 누워있는 옥희 모습 보이는.
씬35. 여관방안.
상우의 팔베개를 하고 옥희 누워있다(잠자리 후의 느낌).
상우, 담배 피우며 멍하게 생각 많은 모습이다. 옥희, 제 생각에 빠져 있다, 고개 들어 상우 보며 묻는.
옥희 : 무슨 생각.. 해요?
상우 : (그 말에 옥희 보고, 담배 끄고, 천장 보며, 담담하게) 어머니..생각이요.
옥희 : (미안한, 상우 가슴 만지는)
상우 : (천장만 보며, 담담하게) 옥희씨두 생각이 많은 것 같던데, 무슨 생각했어?
옥희 : (어렵게) 재민이..혼자서, 잘 자나..그 생각했어요.
상우 : (담담하게) 그랬구나.
옥희 : (안보고, 담담하게) 나랑 도망 온 거 후회 안해요?
상우 : (천장보고, 작게 웃으며) 바보 같은 소리 좀 그만 해요.
옥희 : (보면)
상우 : (천장만 보고, 편하게 말하는) 난 무식하고, 단순한 놈이에요. 영숙이한테도 엄마한테도 미안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구.. 내가 선택한 거구. 후회해도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안할 거예요.
옥희 : (일어나 앉는)
상우 : (옥희 보고, 자기도 일어나 앉는)
옥희 : (무릎 괴고 앉아, 상우 보고) 이런 거 물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상우 : (보면) ?
옥희 : (어렵게 묻는) 궁금해서..부인하곤 어떻게 만났어요?
상우 : (쓴웃음, 옥희 안보고, 담담하게) 4년 전에 화양리에서요.
옥희 : (보면) .....
상우 : (생각하는, 서글픈미소 입가에 작게 짓고, 옥희 안보고 말하는) 걘 술집 작은마담이었어요. 난 걔 있는 술집 단골손님이었고.
처음 걜 봤을땐 사실 그저 그랬어요. 그런데, 어느 날인가, 걔가 술손님한테 호되게 당하고 나서 혼자 술을 먹고 있더라구요.
얼굴은 깨지고, 손은 터져서는. 그때 난 재단보조였는데, 나도 그날 따라 기분이 말이 아니었어요. 옷감을 잘라먹어서
재단사한테 어퍼컷을 두어대 맞았거든요. 동병상련이라고 그러나. 아무튼, 그렇게 만나서 자고..결혼하고 그랬죠.
(잠시 그대로 영숙 생각하다가, 옥희보며, 담담하게) 재미없다. 우리 앞으로 지나간 사람 얘기 같은거 하지 말아요.
재미없잖아.
옥희, 상우 안스럽게 보다, 고개 끄덕이고,
상우, 팔 벌리면 옥희, 상우 어깨에 기대는.
상우, 옥희의 어깨 안고 벽에 등 기대고 있는.
옥희 : (안보고) .....난 상우씨가 안 올 줄 알았어요.
상우 : (안보고) 온다고 했잖아요.
옥희 : (보고) 상우씨 그거 알아요. 상우씨만 나하고 한 약속 지켜준 거.
상우 : (보고) 난 앞으로도 옥희씨랑 한 약속은 뭐든 지킬 거예요.
옥희 : (고마운, 눈가 붉어져, 보면)
상우 : (바로 앉아, 옥희 얼굴 만지며, 안스럽게 보며) 우리 이제 지난 날 다 잊고, 행복하게 살아요. 재밌게. 싸우지 말고.
(애써 밝게) 알겠죠?
옥희 : (상우 보고, 고개 끄덕이는데, 눈가 붉은)
상우 : (옥희, 안는)
그런 두사람 모습에서, DIS.
씬36. 상우의 방안.
영숙, 간밤을 꼬박 앉아 새운 것 같은 모습이다. 영숙, 잠시 그대로 가만 앉아 있다가 전화기에 눈 가는,
영숙, 전화기 들고, 신호음가고 핸드폰 메시지 내용 들리면, 번호 누르고 단호하게(?) 메시지 남기는.
영숙 : 나야..그렇게 도망가니까, 어때, 신나니? (작게 한숨쉬고, 눈가 붉어져, 또박또박 말하는) 너, 나쁜 놈이야. 그건 너 알지?
어머니까지 버리고 니가 도망 가서 얼마나 잘살지 모르지만, 사람이 그러는 거 아니다.
나, 분명히 말하는데, 이젠 니가 돌아와도 안받아줄거야. 그년 끼고 어디 니가 얼마나 잘먹고, 잘사는지,
내가 지켜 줄게, 나쁜 자식. (하고, 수화기 놓고, 울음 모질게 참고, 버티는)
씬37. 여관방안.
상우, 옥희 안고 자다 메시지 왔다는 벨소리 듣고 '뭐야'하며 일어나는.
옥희 : (졸린) 뭐예요?
상우 : (일어나 옷걸이 걸어둔 바지에서 핸드폰 꺼내보고, 메지시 온 표시 보고, 잠시 생각하는)
옥희 : (졸리고, 두려운) 상우씨?
상우 : 더 자요. (하고, 핸드폰과 밧데리를 분리시켜서는, 휴지통에 버리고, 자리로 와 눕는)
옥희 : 핸드폰을 버리면 어떡해요?
상우 : 낼 다시 하나 사면 되요. (옥희 안고 눈감으며) 더 자요.
옥희 : (불안하게, 안겨서, 상우 보고, 휴지통으로 시선 가는)
씬38. 미숙의 집, 전경, 아침.
용배 : (E, 버럭) 너 안나와, 어서!
씬39. 미숙의 집, 방안.
미숙, 한방, 재민 밥 먹고 있고, 용배(퇴근해서 온, 손에 반찬 봉지 들려있는) 문 앞에서 굳은 얼굴로 재민 보고 서있다.
미숙 : 아니, 밥 먹는 앨 왜 덱고 갈라고 그래?
용배 : (재민 보며) 너 안나와.
재민 : (수저 들고, 멍하게 용배 보는)
한방 : 그러지 말고 너도 들어와 앉아. 꽁으로 주겠다는 밥을 왜 먹어.
미숙 : (한방 한심하게 보다가 용배 보며, 내키지는 않지만) 그래, 용배씨두 들어와라. 아침 안 먹었지?
용배 : (재민에게) 얌마, 너 일어나라는데, 왜 안일어나?
재민 : (주저하며) 밥 남았어.
용배 : (버럭) 니가 거지야, 자식아!
한방, 미숙 : (용배 보며) ?
용배 : (화난) 우리 집에 밥이 없냐, 쌀이 없냐? 남의 집에서 밥을 왜 얻어 먹어, 거렁뱅이처럼?
(기가 질려, 용배만 보는 재민에게) 어쭈, 안나 오지? (하고, 들어가, 재민의 팔 잡아끌며) 나와, 자식아!
용배, 재민, 끌고 나가고.
한방 : (나가는 용배보며, 화난) 저자식 말한번 이상하게 하네. 얌마, 이웃사촌끼리 밥 나눠 먹는게 어때서, 거렁뱅이니 어쩌니라는
말을 햄마. 그럼, 내가 거지냐, 자식아! (궁시렁 거리며, 밥 먹는) 도대체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이야, 뭐야.
미숙 : (수저 놓으며, 답답한) 인심쓰고 이게 뭐야.
한방 : (밥 먹으며, 담담하게 하는 말) 당신이 잘못한 거 없어. 인심은 쓰면 쓸수록 좋은 거야.
미숙 : 당신?
한방 : 결혼하기로 했잖아. 그럼 호칭도 바꿔야지. 여보라고 해줄까?
미숙 : 여보든 저보든은 나중에 따지고, (한숨, 바깥 보며, 답답해 하는 말) 옥희 지두 오죽했으면 간다고 했겠어,
나도 가라고는 했지만, 저 어린 거 안스러워서 어떡해.
한방 : 근데, 정말 둘이 퉜을까?
미숙 : (고개 저으며) 상우, 걔가 간이 얼마나 작은데, 어디 가서 술 먹다가 어젯밤엔 집에 들어갔을 거야. 옥희랑 걔랑..
(손사래치며) 아니야. (그러다, 순간 생각난듯, 전화기쪽 보고, 그리로가서 근처를 찾으면, 쪽지보이고, 그 쪽지 들어, 보는)
인써트 - 원주, 781-3329라고 적혀 있는.
미숙 : (뭔가 생각하는 얼굴)
한방 : (무심히) 뭐야?
씬40. 용배의 방안.
용배, 상(밥차려 있는)에 비닐봉지에 조금씩 싸온 반찬들을 내놓으며,
용배 : 먹어.
재민 : (수저 들고, 용배 눈치만 보는)
용배 : (재민 보고) 너 아빠 말 똑똑히 들어.
재민 : (보면)
용배 : 남한테 기댈 생각 말어. 그게 아줌마건, 아저씨건, 누구든지간에. 남은 남이야.
옥희도 봐라, 우리 좋아한다고 말해놓고, 안간다고 말해 놓고, 거짓말만 수룩뻑뻑 해놓고, 결국은 지 살 궁리 찾아갔잖아.
그러니까, 이제 우리 다신 남 믿지말고, 우리끼리만 잘 살아보자. 알겠냐?
재민 : (고개 숙이고, 속상한)
용배 : (맘 안좋지만, 담담하게) 먹어.
재민 : (마지못해, 먹으면)
용배 : (그런 재민 보다) 재민아, 우리 바닷가 가서 살래?
재민 : (보면)
용배 : 시원한 바다 보면서, 아빤 배타고 고기 잡으러 가고, 넌 바닷가에서 헤엄치고 그러면서. 어때?
재민 : (고개 끄덕이며) 좋아.
용배 : (웃으며) 그래, 한번 궁리해보자. 바닷가에 집이 있는지도 알아보고, 아빠가 탈 배도 있는지 알아보고, 밥 먹자.
(하고, 밥 한수저 떠서 입에 넣는)
씬41. 상우의 집, 거실.
상우모, 전화번호부 수첩 보고 전화하고 있고, 영숙, 방만 걸레질하는.
상우모 : (실망하는) 어, 그래 한동안 못 봤다구?
태석 : (E) 왜 무슨 일 있으세요, 어머니.
상우모 : 아냐, 무슨 일은, 그래, 알았다. 끊자. (하고, 전화기 놓고, 다시 전화번호부 넘기면)
영숙 : (걸레질 관두고, 와서는, 수첩 뺏으며) 관두세요.
상우모 : (보면) ?
영숙 : (속상한) 어머니 같으면 도망가면서 친구들한테 나 도망간다하고 연락하시겠어요?
상우모 : 그래두,
영숙 : (말꼬리 끊으며, 속상한) 그래둔 뭐가 그래두예요. 어머니가 자꾸 이러시면 저 더 힘들어요.
어제 어머니가 그러셨죠? 그냥 우리 하던 대로 하고 살자고.
상우모 : (안스런) 영숙아.
영숙 : (안보고, 단호한) 우리 그냥 하던 대로 하면서 살자고요. 난 커피 팔고, 어머닌, 잡곡 팔고, 연탄 팔고.
상우씬 지금 도망간 여자랑 희희낙낙할텐데, 우린 이게 뭐예요. 미련 갖지 말자구요. 속상해두 말구요.
우리도 저 없이 얼마나 잘사는 지 보여주자고요. 저 커피 팔러가요. (하고, 일어나 상우 방으로 들어가는)
상우모 : (속상하고, 막막한)
씬42. 상우의 방안.
깔끔하게 정리된 방.
영숙, 이 앙다물고 옷 갈아입는.
씬43. 공장 안.
소희, 주인(14부의 거래처 남자)과 한쪽 테이블에 앉아 얘기하고 있고,
미숙, 세오, 화순, 일하다, 그 쪽 보며, 모두 놀란 얼굴들이다.
소희 : (놀란) 뭐라구?! 그러니까, 뭐시야, 상우가 옷감 산다고 결재를 땡겨 달래서 땡겨줬드니, 소식이 감감이다, 이거야?
주인 : (화난, 큰소리) 그렇다니까요. 여기 사람들은 걔한테 결재했어요, 안 했어요?
소희 : (너무 놀라 멍한) 우린, 어제가 봉급날이라.. 난 다음달 거까지 깎아준다길래.. (손사래치며) 아니다, 아니다, 이럴 때가..
(세오 보며) 야, 너 상우네 전화 좀 넣 봐.
세오 : (난감한) 전화했는데..상우형, 어제 안들어왔다구..아마도 이제 공장두 안갈거라구, 형수가...
소희 : (버럭, 일어나며) 그게 뭔 말이야!
미숙 :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데)
그때, 문 벌컥 열리고, 젊은 남자 들어오며.
남자 : (무심히) 안녕들하십시까?
미숙 : 민씨가.. 일찍부터 왠일이야?
남자 : (웃으며) 안녕하세요? 나, 일하러 왔죠?
모두, 놀라 민씨 보면.
남자 : 상우가 재단일 그만 둔다고 나보고 여기 일 좀 보라 그러던데.
미숙 : (그제야, 믿기는, 외면하며, 어이없는 한숨쉬며) 얘들이 증말 토꼈나 보네.
소희 : (미숙 보며) 뭐?
씬44. 상우의 집 앞, 공터.
영숙(다부진), 포장된 리어카를 풀러서, 끌고 가는.
그때, 명자와 정국 나오다 그런 영숙 보고.
명자 : 영숙아!
영숙 : (소리 들어도, 그냥 가고)
명자 : (따라가려 하며) 영숙아!
정국 : (명자, 팔 잡는)
명자 : (보면)
정국 : 놔둬.
명자 : (걱정스런) 어젯밤에도 연락 없었다는데, 어쩌니?
정국 : 시장 너 혼자 가라.
명자 : 자긴?
정국 : 나, 상우 놈 공장 좀 갔다갈게. 거기가면 혹시 무슨 꼬투리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명자 : 그럴래?
정국 : (길가 쪽으로 가고)
씬45. 동네 길.
영숙, 다부진 얼굴로 커피 리어커 끌고 가는.
씬46. 몽타쥬.
1, 시골시장 그릇가게.
상우와 옥희, 팔짱끼고 뻥튀기를 먹으며 밝은 모습으로 그릇가게에서 그릇 고른다.
2, 난전, 이불가게.
상우와 옥희 이불 고르며 즐거운.
3, 핸드폰가게.
상우, 핸드폰 사고, 옥희 '이쁘다'하며 보고.
4, 난전, 미꾸라지 파는 곳.
상우, 주인 몰래 그릇에서 미꾸라지 하나를 잡아, 한쪽에서 시장 구경 하는 옥희 등에 넣고,
옥희 '악'하고 펄쩍 뛰고 놀라면, 상우 좋아라 웃고.
씬47. 외진 길거리.
옥희, 옆에 가방이며, 살림살이 산 것 등을 즐비하게 늘어놓고는 쪼그려 앉아있고,
상우, 옥희 앞에 쪼그려 앉아 얘기하고 있다.
상우 : 어디 가지 말고, 여기 가만있어요. 친구 만나고 곧바로 올게.
옥희 : (불안한) 오래 걸려요?
상우 : 오래 안 걸려요. 어제 가게 봤잖아요. (길가 쪽 가리키며) 저깃는 거. 바로 갔다 올 거예요. 안 늦을거예요.
옥희 : 다녀오세요.
상우 : 어디 가지 말고 꼼짝 말고 있어요.
옥희 : 네.
상우 : (웃고, 일어나 큰길로 나가고)
옥희 : (고개 빼고, 앉아, 가는 상우 보고)
씬48. 친구 가게.
철수와 상우, 커피 마시며 얘기하고 있다.
철수 : (걱정스런) 이혼하고 재혼했어?
상우 : (어색하게 웃으며) 어.
철수 : (어이없는 웃음 번지며) 작년만 해도 잘 산다드니..재혼은 언제 했냐?
상우 : (눈치보며, 어렵게 말하는) 한달..정도.
철수 : (웃으며) 능력 좋다. 한해에 이혼에서 재혼까지.
상우 : 집은 알아봤니?
철수 : 마침, 외곽 쪽에 나 아는 사람이 빈방이 있다 그러드라고.
상우 : (반색하며) 그래.
철수 : 근데 여기 와서 뭘 먹고살라고 그러냐? 이 근처엔 봉제공장도 없는데.
상우 : (눈치보며, 주저하며) 나 여기서 일하면 안되냐?
철수 : ?
상우 : 너두 알다시피 나 공고출신 아니냐? 군대에서도 기계 고장나면 내가 전부 고쳤잖아.
콤바인, 경운기, 뭐든 맡겨만 주면, 확실하게 고칠 자신 있어.
철수 : 그건 믿지만.....
상우 : 일단 한번 생각해봐라. (하고, 일어나는)
철수 : 왜 일어나?
상우 : (어색하게 웃으며) 옥희..아니, 여편네가 밖에서 기다려. 나 갈집, 약도나 그려줘.
씬49. 공장 안.
소희, 미숙, 화순, 세오, 정국 모두 모여 앉아 얘기하고 있다.
소희 : (미숙 보고, 화내며, 말하는, O, L) 가만있긴 뭘 가만있어! 지금 당장이라도 상우 놈 집에 달려가야지!
미숙 : 달려가긴 어딜 달려가! 언닌 사람 말을 코로 들어? (정국 가리키며) 여기 이 사람이 상우랑 바로 옆집 산다잖어.
집에 상우가 안와서 여기로 상울 찾으러 왔대잖어. 같은 말을 몇번을 해야 알아들어.
정국 : (답답하고)
소희 : (정국 보며) 이거 미안한 말이지만, 우리 계산은 계산대로 합시다. 나, 56만원 손해봤어요.
상우 여편네한테 그건 무슨 일이 있어도 돌려줘야 한다고, 당신이 가서 전해요.
미숙 : 그 집 지금 초상집이야, 언니. 거기다 대고 무슨 말을 해, 지금.
화순 : 맞아.
세오 : (화순에게, 가만있으라고 눈치 주고)
소희 : (미숙 보고) 너는 혼자 살아서, 니돈 뜯긴 거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 겠지만, 나는 아니다.
막말로 일이 이렇게 된 데는 니 탓도 있어.
미숙 : (어이없는) 뭐?
소희 : 니가 옥희년이랑 상우놈이랑 결백하다고 목숨걸고 맹세했지? 그런데, 일이 어떻게 됐니?
니가 두사람 편만 안들었어도, 애저녁에 일단락 질 일이었다 이 말이야, 내 말은.
미숙 : (기가 찬) 언니?
소희: 두년놈 놀아나는 놀잇돈으로 나 생떼같은 내 돈 못준다. 56만원이면 우리 영감 한달 약값이야, 이거 왜 이래.
정국 : (일어나며) 가보겠습니다.
소희 : (일어나며) 오늘은 정신없어 그렇다 쳐도, 낼까정 내돈 안주면, 내가 그 집 찾아간다고 영숙이한테 전해요.
정국 : (가고)
미숙 : (일어나, 소희 보며) 사람이 그러는 거 아니다. 어. (하고, 나가는)
소희 : (가는 미숙의 등에 대고, 소리치는) 그래, 너만 보살이다! 나는 돈밖에 모르는 수전노다 어쩔래!
씬50. 공장 앞.
정국, 큰길가로 나오면, 미숙, 바로 뒤따라 나오며, '저기요'하고 부르는.
정국 : (돌아보면)
미숙 : (머뭇대며, 주머니에서 쪽지 꺼내준다)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정국 : (받으며) ?
미숙 : 솔직히 난 아직도 옥희랑 상우랑 엮였다고 못 믿겠네요. 그런데, 벌어진 일이...어쨌든, 그거 옥희가 갈 때 두고간 거예요.
새로 구한 일자리 전화번혼 거 같드라구요.
정국 : (조금 놀라 메모 펴보고)
씬51. 시장.
영숙, 손님에게 커피 타주며 '천원이예요.'하는데,
정국, 부르는 소리 들리는.
정국 : 영숙아!
영숙 : (돌아보고)
씬52. 시장 일각.
정국, 영숙 얘기하는.
영숙 : (쪽지 보다, 정국에게 쪽지주며) 필요없어.
정국 : ?
영숙 : 그 인간하고 끝났어. (하고, 쪽지 바닥에 버리고 가는)
정국 : (쪽지 줏어, 뛰어가, 영숙 잡아, 주머니에 쪽지 넣어주고, 단호하게 말하는) 쓸데 없는 말마, 끝나긴 뭐가 끝나?
영숙 : (보면) ?
정국 : (조금 큰소리) 헤어질 작심한 애가 그 집에서 밥 먹고, 자고, 장사하러 나오냐?
영숙 : (속상한)
정국 : 바람 안피던 놈도 아니고, 피던 놈이야. 순정도 없고, 철도 없고, 생각도 없는 놈이야.
여자가 잡으니까 속없는 놈이, 어쩔 수 없이 따라 갔을 거야. 니가 덱고 오면 또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잘 살거라구.
영숙 : (속상해, 눈가 붉어져) 내가, 철도 없고, 생각도 없고, 속도 없는 그런 인간하고, 왜 살아야 하는데?
정국 : (버럭) 정이 남았잖냐!
영숙 : ?!......(맘아프고, 속상해, 외면하는)
정국 : 전화해. (하고, 옷에 쪽지 넣주고, 가고)
영숙 : (속상한 얼굴로 가는 정국 보고)
씬53. 몽타쥬성.
1, 시골집, 방안.
상우, 거울 걸 곳에 못질하며, 기분 좋고.
옥희, 방을 비질하며 기분 좋다.
상우, 못질한 곳에 거울 걸고 '어때요?'하면.
옥희, 웃으며, '좋아요'하고.
2, 시골집, 부엌.
옥희, 기분 좋게 국 간보고, 상 차리고.
3, 방안, 밤.
옥희, 상우 밥 먹고 있고.
옥희, 상우의 밥에 반찬 놔주고, 상우, 기분좋게 밥 먹고, 옥희도 밥 먹으며, 상우 보면서 좋고.
상우, 그런 옥희 보며, 밥 먹으며, 좋고.
4, 시골집, 수돗가.
상우의 간지러워하는 웃음소리 들리고.
카메라, 문 쪽에서 안쪽으로 들여다보듯 보면.
상우, 의자에 앉아있고, 옥희, 대야에 물 받아 쪼그리고 앉아 상우의 발을 닦아주며, 기분 좋은.
상우, 발 빼려하며 '간지러워, 하지마'하고.
옥희, 발 잡으며 '씻어야 되요, 안 간지럽게 할게요'하고.
상우, 발 씻으며 웃음 진 얼굴로 '간지럽단 말이야'하고.
옥희, '좀만 참아요, 다 씻었어'하며 웃고.
그렇게 실랑이하며 웃는 두사람 그림위로, 상우의 이펙트 들리는.
상우 : 옥희야, 이게 꿈이면 우리 깨지 말자.
즐거운 두사람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