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언니] 09
S#1. 다방 건물 계단
은조 건물 계단을 뛰어올라간다.
S#2. 다방 출입문 앞
장씨 나오다가 은조가 뛰어올라오는 것을 본다. 깜짝 놀라서 얼른 3층 계단으로 뛰어올라가는 장씨.
S#3. 다방 안
문이 쾅 열린다. 다방 안의 사람들 일제히 출입문을 본다.
은조 들어서서, 눈으로 다방 안의 모든 남자를 짚어간다. 장씨든, 어떤 놈이든, 누구든 잡히기만 해봐라의 태도다.
혼자 있는 남자는 없다, 그래도 남자면 다 어깨를 잡아 뒤집어보는 은조.
강숙, 뛰어들어온다. 얼른 눈으로 훑어 장씨를 찾아보는 강숙. 장씨랑 강숙이 앉았던 자리 비어있다.
강숙,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은조에게로 천천히 걸어가 은조의 어깨를 잡는 강숙. 은조, 고개 휙 돌려 엄마를 노려본다.
은조 : ......
강숙 : ...... 나와. 다 얘기할게.
은조 : ......
S#4. 3층 계단
어둔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수표의 0이 몇 개인가 세고 있는 장씨. 세고 또 세고....
장씨, 부들부들 떨며, 수표를 소중하게 봉투에 넣어서, 안주머니 깊숙한 곳에 넣는다. 그리고는 자괴감에 휩싸이는 장씨.
장씨 : 그래....니는 딱 이밖에 안대는 인간인기라 장택근이.....
장씨. 일어나서 계단을 내려간다.
S#5. 다방 출입문 앞
장씨, 삼층에서 내려오는데 이층 다방 출입문 열리고, 은조와 강숙이 나타난다. 딱 정면으로 마주쳐버린 세 사람.
심장이 떨어지게 놀라는 강숙과 장씨.
은조 : (절망으로)......
S#6. 대성도가 마당
효선, 휴대폰 받으며 사무실에서 마당으로 나오고 있다.
효선 : (전화) 도가에두 없어 아빠.
대성(F) : 그래? 연구실에서 계속 찾는데 메모두 안남기구 어딜 갔어? 전화두 계속 안 받지?
효선 : 응 안 받아.
대성(F) : 알았어, 집에두 가 보구, 계속 찾아봐.
효선 : 집엔 기훈오빠가 갔어. 계속 찾아볼게요. (하고 전화 끊는)
S#7. 은조의 방
문 열어보는 기훈. 빈 방.
기훈 : ......
문 닫고 나가려다가, 문득 기훈의 시선에 비친 살풍경한 은조의 방 스케치되고, 그 위로
기훈(N) : 꽃분홍색 커튼도 없고, 화사한 립스틱 하나가 제대로 된 게 없는 이 방이, 이제 갓 스물 여섯 살밖에 안 된
여자아이의 방이다.... 어쩌면 이렇게, 잠깐 보고 웃을 수 있는 우스꽝스런 인형 하나가 없을까...
S#8. 플래시백
웃던 은조. 웃기던 정우.
기훈(N) : 웃을 줄도 모르는 줄 알았더니.... 나쁜 기집애.
S#9. 기훈과 정우의 방
기훈, 문 열어본다. 정우 없다.
기훈(N) : 이놈은 또 어디갔나... 어디서 또 그 나쁜 기집앨 웃겨주고 있는 건가?....
들어와 침대에 털썩 주저앉는 기훈. 그 진동에 이층침대 모서리에 걸쳐져있던 정우의 배낭이 아래로 퍽 떨어져버린다.
기훈, 반사적으로 피했는데, 배낭에서 반쯤 빠져나온 <뽀레버 방망이>.
S#10. 기훈과 정우의 방 앞 복도
효선, 방 쪽으로 오면서.
효선 : 오빠 여깄어?
효선, 문연다.
S#11. 방 안
기훈, 효선이 온 줄도 모르고 방망이를 들고 뚫어져라 보고 있다.
효선, 의아해서 기훈 옆으로 온다. 효선도 방망이 문구를 본다.
효선 : 이게 뭐야?
기훈 : (방망이만 보면서)....
효선 : 송은조는 뽀레버 한정우의 여자다?
기훈 : .....
효선 : 한정우면... (침대 이층 보면서) 저기 오빠 룸메이트?
기훈 : ......
효선 : 송은조면....구은조가 송은조일 적부터 아는 사이란 얘기야?
기훈 : ......
효선 : (기훈을 가만히 본다)
기훈 : ......
기훈, 조용히 쭈그리고 앉아, 배낭에서 빠져나온 물건들 집어넣고, 방망이도 집어넣고, 원래있던 침대 이층에 배낭 놓고, 나간다.
효선 : ......
S#12. 방 앞 복도
기훈, 방에서 나와 밖으로 나간다. 효선, 따라나와서 그런 기훈을 본다.
S#13. 사랑채 마당
기훈, 마당을 지나 대문 밖으로 나가고, 효선, 사랑채 마루에서 그런 기훈을 본다.
효선 : ......
S#14. 효선 방
들어와 침대에 걸터앉는 효선 ......
효선, 시선을 다리 쪽으로. 그리고는 침대 아래로 내려앉아 침대 밑에서 <엄마 상자> 꺼낸다.
상자 열고, 상자 가장 밑바닥에서 은조에게 전해지지 못한 기훈의 편지를 꺼낸다. 이미 색이 바랬다.
편지 펼쳐보는 효선.
(내용 - "날 잡아줄래? 무릎에서 피가 철철 흘러도 못 우는 바보 홍기훈같은 은조야.
니가 잡아주면 여기서 멈출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기차에 타기 전에, 잡아줘, 은조야...")
S#15. 플래쉬백
(4회) 기차역에서 돌아보던 기훈 위로
기훈(E) : 날 잡아줄래...? 니가 잡아주면 여기서 멈출 수 있을 거 같다. 내가 기차에 타기 전에 잡아줘 은조야....
(4회와 똑같은 오디오로)
(3회) 무릎에 소독약을 들이부어도 꿈쩍 않던 은조 위로
기훈(N) : (현재의 기훈의 음성) 나의 사랑하는 못된 계집애가 독하디 독한 아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4회) 기차에 한 발 올라서던 기훈 위로
기훈(N) : 잡아달라는 내 간절함을 그렇게 간단히 무시해치울 줄은... 정말 몰랐다.
S#16. 인서트
독하디 독하게 노려보고 있는 표정의 은조 얼굴.
S#17. 한적한 공원
마치 엄마를 죽이기라도 할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은조. 강숙, 담담한 얼굴로 그런 은조를 보고 있다.
그런 두 사람에게서 등을 돌리고 조금 떨어져서 구부정하게 서 있는 장씨.
강숙 : 다 끝났다구. 믿어.
은조 : ......
강숙 : (눈은 은조에게 못박고, 장씨에게) 그치! 끝났잖아!
장씨 : (등 돌린 채로, 고개 끄덕끄덕)....
강숙 : 죽는댔지? 에미 앞에서 죽는다구 협박했잖아 니가. 너 죽일 수 없어서 끝낸 거야 오늘.
잠깐 너 속여 넘기려는 게 아니라 정말이라구.
은조 : 지금껏.... 여태껏.... 쭈욱..... 만난 거야.... 두 사람....?
강숙 : ..... 그래.
장씨 : (휙 돌아서) 먼 소리고 니! 중간에 한 삼 년 안만났다 아이가!
강숙 : 입 안 닥쳐!
장씨 : (찔끔)
은조 : ...... 지금 안 만나두... 엄마 말대루 지금이 끝이어두, 또 얼마지나면 다시, 만날 수두 있겠네?
강숙 : 내가 아니라 그래두, 안 믿을 거지?
은조 : ......어떻게 믿어? 엄마라면 엄말 믿을 수 있겠어? (점점 격해진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구 거짓말을 감추려구
또 거짓말을 갖다붙이구, 엄마 진심은 뭐구 진심이 아닌 건 뭔지 엄마 스스로 구별할 순 있어? 진심이라는 게 있기는 해?
강숙 : 시끄럽게 떠들지 말구 내 말 들어 이년아!
은조 : (O. L) 감쪽같이 속였다구 생각했지? 아무두 모른다구 생각했지? 어떤 순진한 남자 하나 바보 만들기 쉽다구 생각했지?
강숙 : 나! 저 남자 떼냈어! 돈 주구 떼냈어! 안떨어질 거 같아서 돈 주구 떼냈다구!
은조 : ......
장씨 : ......
강숙 : 돈 주면서까지 떼낼 땐 그만한 결심이란 게 있는 거야 이년아! (하는데)
장씨, 갑자기 휙 돌아서 강숙에게로 오더니, 안주머니에 넣어둔 돈봉투 꺼내 강숙에게 던지다시피 줘버린다.
강숙, 눈에서 불이 난다.
강숙 : 뭐야! 무슨 뜻이야!!
장씨 : 떨어진다. 이거 안 받고 떨어지주께.
강숙 : .....??
은조 : .....
장씨 : 내 아무리 못나도.... 부끄러분 기 먼지는 안다....
장씨, 간다. 강숙, 보고 있다.
은조, 강숙을 본다. 장씨 걸음걸이 점점 성큼해지며 저만큼 빠르게 멀어지고 있다.
강숙 : .....
은조 : .....
강숙 : 너한테 이제, 보일 꼴은 다 보였어.
은조 : .....
강숙 : 더 보일 꼴은 없어. (은조를 휙 보며) 나아쁜 년.
은조 : ......
강숙 : 죽자구 따라와 이 꼴까지 보는 년. 나아쁜 년!
은조 : ......
강숙 : 속이 시원하냐 이년아?
은조 : ......
(F.O)
S#18. 공장 사무실
강숙, 챙겨온 흰 사발에 보온병의 보약을 따른다. 대성, 가만히 보고 있다.
강숙, 사발을 들어 입으로 후- 식힌 후에 대성에게 내민다.
대성 : (받고) 하나씩 포장된 걸루 해서 내가 가지구 다니면 되는데, 어떻게 매일 이렇게 해? 고생스럽게.
강숙 : 고생스러운 거 없어요. 어서 드세요.
대성 : (쭉 마신다)
강숙 : (대성에게서 그릇 받아서 보온병과 함께 챙긴다)
대성 : (가만히 보고 있다)
강숙 : 당신 매일 출근하는 거 맘에 안들어 죽겠어요.
누구한테 맡겨버리구 당분간 집에서 살살 산책이나 하면서 쉬시면 딱 좋겠다구요.
대성 : ......
강숙 : (챙겨서 보자기 묶어 들고 일어서며) 갈게요. 저녁 집에서 못 드실 거 같으면 챙겨올 테니까 전화하세요 여보. (나간다)
대성 : (가는 것 가만히 보는)......
S#19. 복도
강숙이 나오는데, 은조가 종종걸음으로 마주오고 있다. 은조, 강숙을 발견하고 급히 가까이 온다.
은조 : (낮은 소리로) 효선이 아버지랑 같이 가.
강숙 : ?
은조 : 공장에 문제가 좀 생겼는데, 집에 좀 모시구 가. 무슨 핑곌 대든, 공장에 안계시게 해야 해.
전화 한 통이라두 받으면 안 돼. 충격받음 안되잖아 효선이 아버지.
강숙 : (의아한) 왜? 무슨 일인데?
은조 : 모시구 가서, 어디 며칠 여행이라두 가. 그게 좋겠어. 부탁해 엄마. (해놓고 다시 종종걸음으로 간다)...
강숙 : .....?
S#20. 공장 내
라인이 멈춰있다. 걱정스런 얼굴의 효선과 기훈이 서 있고, 은조, 두 사람에게로 온다.
은조 : 알아냈어?
효선 : (도리도리)
기훈 : 사장님은..
은조 : 엄마가 집에 모시구 갈 거예요.
S#21. 공장 사무실
은조, 굳은 얼굴로 전화하고 있고, 기훈과 효선, 그런 은조를 바라보고 있다.
은조 : 갑자기 쌀을 못 대겠단 이유가 뭔지 말씀해주세요.... (듣다가) 이건 갑자기 이러시면 저희는...여보세요? 여보세요?
(끊어진 전화)
효선 : 뭐래? 뭐라면서 쌀을 못 대겠대?
은조 : (다시 전화 건다)...(연결 안되고)...(전화 끊는)....
기훈 : .....
효선 : .....
은조 : (가방 챙겨 나가려는데)
효선 : 잠깐만. 쌀 다른 데서 사면 안 돼?
은조 : 계약서 안 읽었어? 경기도 친환경지역 쌀만 사용해야 한다구 돼 있다구. (나간다)
기훈 : (따라나간다)
효선 : .... (따라나간다)
S#22. 달리는 자동차
기훈이 운전하고, 효선이 기훈의 옆에, 은조는 뒷좌석에 앉아있다.
S#23. 영농조합 앞
아이들 차가 서 있고 그 위로
은조(E) : 이러실 수 있어요? 갑자기 어떻게 이러십니까?
S#24. 조합 안
쌀 공급 책임자(50대, 남)가 고개를 외로 꼬고 창밖만 쳐다보고 있고, 은조, 그 앞에 서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효선과 기훈이 그런 은조를 보고 있다.
은조 : 저희 대성참도가랑 거래하신 게 한두 해두 아니구, 어떻게 하루 아침에, 아무 이유두 없이 약속을 어기세요?
이거, 계약 위반이에요!
책임자 : 계약 위반? 무슨 계약 위반? 계약 같은 걸 했나 우리가?
은조 : ..... 뭐라구요?
책임자 : 계약을 했으면 계약서 같은 게 있을 거 아닌가. 그걸 가져와봐요 그럼.
은조 : (문득 말문이 막혀버리는)....
책임자 : 그간 우리가 그쪽에 쌀을 공급은 했지. 그러나 계약은 아니었지. 우리가 먼저 쌀을 대구, 구대성 사장이 나중에
술 팔아 쌀값 정산하구. 계약? 그간 계약 없이 쌀을 댄 우리한테 고맙다군 못할 망정 젊은 사람이...쯧.
은조 : (효선을 본다. 사실이냐는)
효선 : (모른다....)
기훈 : (책임자 앞으로 한 발 나서서) 그럼, 원래 저희한테 오기루 했던 쌀은 누구한테 갔습니까?
은조 : (기훈을 본다)
책임자 : 난 몰라. (일어서서 나가며) 나두 퇴근해야 하니까 이만 합시다.
은조 : (따라가며) 상무님.
기훈 : (따라간다)
효선 : 저기요 아저씨. (따라가며) 아저씨 잠시만요!
책임자 : (잡혀서 효선을 본다)
효선 : 아저씨, 저 기억 안나세요? 한동안 못오긴 했는데 저 꼬맹이 때 아빠 따라서 여기 와 놀구 가구 그랬는데요.
책임자 : (멀뚱하게 본다)
효선 : 기억 안나세요? 효선이요! 아저씨가 저 예쁘다구 사탕두 사주시구,
아저씨가 저한테 장난으루 막걸리 먹이신 적두 있잖아요!
책임자 : 아... 그 딸이구만.
효선 : 예! 제가 그 딸이에요. 잠시만 가지 마시구 저희랑 딱 막걸리 한 잔만 하세요, 네?
책임자 : ......
효선 : 고맙습니다 아저씨! 시간 많이 안 뺏을게요! (뽀르르 사무실 밖으로 튀어나가며 기훈에게) 오빠, 와 봐!
기훈 : (의아하지만 따라가며)
책임자 : (머쓱하게 자리로 돌아가서 앉는데)
은조 : ......
S#25. 조합 사무실 앞
기훈과 효선, 차 트렁크에서 막걸리 박스를 꺼낸다.
S#26. 마을 정자
막걸리판을 벌였고, 책임자와 효선이 술을 마시고 있다. 기훈과 은조, 그러는 효선을 바라보고 있다.
효선 : 아저씨. 한 잔만 더 하세요. (따라준다)
책임자 : 어, 나 더 마시면 안되는데 이거.. (해놓고 받아마신다)
효선 : 저두 한 잔 주세요.
책임자 : (효선의 잔에 막걸리 따라주며) 꼬맹이가 무슨 술을 이렇게 잘 마셔?
효선 : (고개 돌리고 술을 한 번에 비워내고 다시 그 잔 책임자에게 내민다) 아저씨, 우리한테 오기루 한 쌀, 누가 사갔어요?
S#27. 달리는 자동차 (밤)
운학루 동네에 진입하고 있는 아이들의 차. 효선이 뒷자리에 취한 채 잠들어있고, 기훈이 운전하고, 은조가 옆에 탔다.
기훈 : ......
은조 : ......
기훈 : 오늘 말구, 내일 만나요 그 사람은.
은조 : 시간 없어요.
기훈 : 밤이에요.
은조 : 지금 가요. 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와요. 내일 당장 쌀을 공급받아두 날짜에 댈까 말까해요.
기훈 : 이 시간에 그 사람을 찾아가, 아까 책임자한테 한 것처럼 그렇게 따질 거예요?
어른들 눈엔 그 태도가 무례하게 보일 수밖에 없어요.
효선 : (자면서. 술주정) 오빠 나 오늘 잘했어? 잘했지?
기훈 : 그래.... 잘했어 효선이...
은조 : .....
효선 : 오빠가 보구 있으면 뭐든 잘 할 수 있다구!
은조 : ......
기훈 : ......
효선 : (그대로 잠에 곯아 떨어지는)
기훈 : 내일은, 나랑 효선이랑 움직일게요.
은조 : ...... 내가 해요.
기훈 : 효선일... 못믿어요?
은조 : (노려본다)
기훈 : 그쪽보다 훨씬 유능해요.
은조 : ......
기훈 : 그쪽은 사람 마음을 못 열잖아요.
은조 : ......
기훈 : ......
은조 : ......그래요?
기훈 : 그래갖구는... 아무것두 못알아내요.
은조 : ...... 그래요?
기훈 : 꽁꽁 닫아걸게 하는덴 선수지 참.
은조 : ...... 차 세워.
기훈 : ? 세우라구요?
은조 : 세워.
S#28. 동네 (밤)
차 선다. 은조, 내려서 집 쪽으로 걸어간다.
S#29. 차 안 (밤)
성질 나쁘게 걸어가고 있는 은조를 보고 있는 기훈 ......
S#30. 동네 (밤)
기훈의 차가 은조를 지나쳐 가버린다. 은조, 무표정하게 그대로 간다.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딱 멈추는 은조 ......
S#31. 운학루 앞 (밤)
걸어서 도착한 은조. 기훈의 차가 서 있고, 차 안은 비어있다. 대문 미는데
기훈(E) : 내가 물어볼 게 딱 한 가지가 있어.
은조, 보면, 기훈이 담벼락 아래서 기다리고 있다가 은조에게 온다.
기훈 : 옛날에... 나 이 집 떠날 때....
은조 : ......
기훈 : 기차역에 왜 안나왔어?
은조 : ...... ?
기훈 : ...... 편지.... 못받았어?
은조 : ...... 무슨 소린지 하나두 모르겠어.
기훈 : 기차역으루 나와달란 편지. 효선이한테 전하랬는데....
은조 : ......
기훈 : ...... 효선이가 혹시, 안전했었니?
은조 : ...... (모든 상황을 알겠다)
기훈 : ...... 응?
은조 : ...... 받았어.
기훈 : 받았어?
은조 : 받았어.
기훈 : 받았다구?
은조 : 읽구 나서 찢어버렸는지 태워버렸는지두 생각 안나는데, 내가 그걸 여태 기억해야 해?
기훈 : 받아서 읽구두... 안나왔다구?
은조 : 거지같이 굴지 마.
기훈 : ..... 뭐라구?
은조 : 누구한테 뭘 구걸하는 거야? 나한테 옛날 일을 얻어가겠다구? 줄 거 없어.
나한테 옛날 일 같은 거 묻지 마. 그딴 거 없어. 없다구 했잖아!! (쾅 문소리 내며 들어간다)
기훈 : .....
S#32. 기훈과 정우의 방 (밤)
정우 잠들어있고, 기훈, 침대에 걸터앉아 멍하다.
기훈 : ......
S#33. 은조 방 (밤)
침대에 걸터앉은 은조 ......
기훈(E) : 편지.. 못 받았어?
은조 : .....
S#34. 욕실 (아침)
효선, 양치하고 있다. 은조, 수건 가지고 들어온다.
효선, 흘긋 보고는 한쪽으로 자리를 비켜준다. 그런 효선을 보는 은조 위에
기훈(E) : 효선이가... 안 전했었니?
입을 헹구는 효선. 그 위에
효선(E) : 오빠가 보구 있음 뭐든 잘 할 수 있다구!
은조, 말없이 수건으로 머리 감싼다....
S#35. 허브공원
대성과 강숙, -산책하거나 -물건을 구경하거나 -함께 밥을 먹거나 하는 장면들....
-강숙의 휴대폰이 울린다. 알람이다.
강숙, 알람을 끄고 가방에서 보온병을 꺼낸다. 보온병 뚜껑에 한약을 따라서 대성에게 내미는 강숙.
-대성, 마신다. 휴대폰 꺼내는 대성.
강숙 : 왜요? 어디 전화하시게요?
대성 : 공장 궁금해서. (버튼 누르는데)
강숙 : (휴대폰 뺏는다)
대성 : ?
강숙 : 여기 있는 동안 공장은 잊으세요. 애들이 잘 할 거예요.
대성 : 허....
강숙 : (생긋 웃고 보온병 닫아 가방에 넣고 일어서며) 저쪽으루 좀 가봐요. 저기 좋은데 있던데.
강숙, 대성의 손을 얽어잡고 일으켜 세운다. 어느 때보다도 강숙의 태도에 친밀감이 넘쳐 흐른다.
S#36. 도가 사무실
은조, 전화기 앞에 앉아있다. 전화기 옆에 휴대폰도 놓여있다. 꼼짝 않고 전화기만 바라보고 있는 은조.
창 밖으로 휙 지나가는 정우. 정우, 준수를 목마 태웠다.
S#37. 도가 마당
정우, 준수를 목마 태운채 사무실 앞을 이리 휙 저리 휙 지나다닌다. 언제 은조가 한번 쳐다봐줄까 해서.
이 때 은조의 휴대폰 벨이 울리는 소리. 한 번 울리자마자 전화받는 은조 보인다.
S#38. 사무실 안
은조 : (전화, 긴장...) 응.
효선(F) : 우리 수출 못해....
은조 : 무슨 소리야!
효선(F) : 쌀 사간 사람이... 세 배루 돈을 내면 쌀을 내놓겠대.
은조 : ...... 뭐라구.....?
S#39. 달리는 차 안
기훈 운전하고, 효선, 통화하고 있다.
효선 : 세 배루 돈 내구 쌀 사서 술 만들면, 팔아봤자 손해야. 아빠한테 지금 얘기할 거야.
S#40. 사무실 안
은조 : 안 돼! 말씀드리지 마!
효선(F) : 어떻게 말씀을 안 드리냐!
은조 : 말씀 드리지 말구 그냥 와. 끊어. (끊어버리고) ......
S#41. 달리는 차
효선 : (끊어진 전화 보며) .....
기훈 : (뭔가 골똘하다)....
S#42. 도가 마당
준수가 정우의 팔뚝에 매달려 그네를 타고 있다. 정우, 그런 채로 사무실을 보고 있다.
은조, 골똘해있는 모습......
점프
여전히 골똘한 은조 앞에 따뜻한 꿀차가 놓인다. 정우, 어서 마시라고, 눈으로 말한다.
은조, 손으로 찻잔을 만지작거린다.
정우 : 와 이래 힘드냐고 물어도 대답 안 할 기제 니?
은조 : 응... 안 할 거야....귀찮아. 나가 있어.
정우 : 알았다. 그거 마시라. 마시는 거 보고 나갈 기다.
은조 : 마실게... 나가.
정우 : 보고 나간다. 꿀차 그기 심신 안정에 좋고, 위에도 좋고,
은조 : 나가라구.
정우 : 아인나 니, 니가 죽으라캐도 죽을 수 있는데, 니도 내가 머 묵으라 카는 기는 내 앞에서 묵으야 한다.
은조 : (보는)
정우 : 아 그 참, 홀랑 들이마시는기 머가 어렵다고,
은조 : (마신다 - 귀찮아서)
정우 : (흐뭇하게 본다)
은조 : (마시고 잔 내려놓으면)
정우 : (그 잔 받아서 바닥에 남은 거 홀랑 자기가 마신다)
은조 : (다시 골똘)....
정우 : 니, 잠은 자나?
은조 : ...... (벌떡 일어난다)
정우 : (움찔)
은조 : (가방 갖고 나간다)
정우 : ? 어디 가는데? (따라간다)
S#43. 허브공원 일각
대성, 전화를 받고 있다. 강숙이 보고 있다.
대성 : ...... 그래 알았어. 지금 갈 테니까, 니들두 공장에 가 있어. (끊는)
강숙 : ...... 무슨 일이에요 여보?
대성 : ...... (일어선다)
강숙 : (따라 일어서며) 좀 창백해졌어요 여보. 괜찮으세요?
대성 : 괜찮아. 가자구 지금....
대성, 앞서고, 강숙, 얼른 부축하듯 대성을 붙들고 따라간다. 대성, 그런 강숙을 향해 슬몃 웃어보이고,
대성 : 괜찮다구. 환자취급하면 나 화 나...
강숙 : 환자 취급 아니에요. 좋아서 붙들구 가는 거예요..
대성 : 그래... (강숙의 염려의 진의를 다는 믿을 수 없어 잠시 쓸쓸해지지만) ...고맙군...
가는 두 사람.
S#44. 은행 안
정우, 대기 의자에 앉아서 은조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은조, 은행 직원과 상담 중이다..
은조 : (수출계약서 내놓으며) 수출계약서에요.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을까요?
직원 : (받아서 수출계약서 보는)....
은조 : (간절한 얼굴로 직원의 검토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S#45. 은행 앞
은조와 정우 나온다. 그 위로
직원(E) : 늦어두 내일 오전까지 심사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정우, 차 문을 날렵하게 열어준다. 은조, 탄다. 정우, 운전석으로.
S#46. 차 안
여전히 골똘한 은조. 정우, 은조의 안전벨트를 매준다.
정우 : (자기도 안전벨트하며) 누야 니, 돈 필요하나?
은조 : .....
정우 : 내 돈 쓰라.
은조 : (본다)
정우 : 니한테 맡긴 내 전재산. 니 쓰라.
은조 : (픽 웃는다)
정우 : (시동 걸며) 내 말 안하드나. 니 인생 내가 책임진다꼬.
부웅- 운전해 떠나는 정우.
S#47. 대성의 서재 (밤)
효선과 은조가 맞서고 있다. 효선, 흥분해서 거의 패닉 상태다.
효선 : 야, 말이 되니? 원료값을 그렇게 세 배나 들이겠다구? 그렇게 해서 뭐가 남는데?
남기긴커녕 공장 한 귀퉁이를 헐어다 줘버리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은조 : 저번 사고루 대성참도가 신용이 땅바닥에 처박혔어! 이번 수출 건까지두 약속 못지키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다구.
효선 : 그래서, 니 맘대루 계약설 들구 은행을 찾아가? 대출을 받겠다구? 나중에 못 갚으면! 못 갚으면 어떻게 되는 건데!
은조 : 왜 못 갚아! 이번만 잘 넘기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데!
효선 :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은조 : 내가 아는데, 넌 왜 몰라? 니가 어떻게 모를 수 있어?
효선 : 뭐라구?
은조 : 대성참도가의 대성. 니 아버지 이름이야. 너 태어나기 전부터 사람들이 니 아버지 이름 붙은 탁주를 마셨다구.
이번에두 대성참도가탁주가 약속을 못 지킨 걸루 알려지면, 니 아버지 이름... 더럽혀져.
더럽힐 수 있어? 니 아버지 이름인데?
효선 : 우리 아빠 생각하는 척하지 마!
은조 : .....
효선 : 니가 나보다 더 해? 나보다? 구효선보다 구은조가 더하다구? 위선 떨지 마.
아빠 이름 운운하지 말구 차라리 나중에 니가 띠어갈 몫이 많아져야 해서라구 솔직하게 말 하라구!
은조 : .....
효선 : 아니야?
은조 : ......
효선 : 아니야? 아니면 아니라구 말 해. 왜 말 못 해? 말 해 보라구!
은조 : 어떻게 나두 모르는 내 마음을 그렇게 잘 알아?
효선 : 뭐?
은조 : 너는 뭐가 무서워서 자꾸 나더러 속마음을 말하래?
효선 : 무섭다구 누가 그래!!
은조 : 내가, 뭘 얼마나 떼어갈지 그게 무서워? 아님, 내가 너보다 중요한 사람이 되구 있는 거 같아서 무서운 거야?
그것두 아님, 정말 내가 니 걸 하나두 안남기구 다 뺏어갈까봐 무서운 거야?
효선 : 뺏길 줄 알아?
은조 : 속마음 같은 거 따루 품구 있다 쳐. 그렇더라두 너한텐 말 안 해. 유치하구 끔찍해.
이만큼이라두 봐주구 있는 건, 니가 니 아버지 딸이라서야. (나가려는데)
효선 : (잡으며) 어딜 가! 다시 말해봐 너!
은조 : (뿌리친다) 놔!
효선 : (잡으며) 뭐? 유치하구 끔찍해?
은조 : (뿌리치며) 유치하구 끔찍해! 니가 말두 안되게 유치한 애라서 가져온 결과가 뭔지 생각하면 끔찍해서 미치겠다구!!
효선 : 뭐? 유치해서 가져온 결과? 그게 뭔데!
은조 : 됐어. 다 지나갔구 말하기 싫어. (가는데)
효선 : (잡으며) 그게 뭐냐구!!
은조 : (갑자기 바짝 다가서며 나직하고 표독하게) 정말 알구 싶어?
효선 : ..... 말 안하면, 죽여버릴 거야.
은조 : ..... 정말, 후회 안 해?
효선 : 까불지 말구 말 해 빨랑 너...
은조 : 그 사람 편지... 왜 나한테 안 전하구 니가 꿀꺽 삼켰어?
효선 : ...... (충격)
은조 : 이 말...나한테 기어이 하게 만드는 너.... 같이 서 있는 거조차두 끔찍하지만.... 봐줄게....
너 때문이 아니라...니가 니 아버지 딸이라서야.... 구효선. (가려고 움직이는데)
효선 : (이 악물고 잡는다)
은조 : (눈물이 곧 터질 것 같지만, 참아내며 효선을 쏘아본다)
효선 : 편지 안 전한 거..그게 유치하단 거지....?
은조 : .....
효선 : 그럼.. 그 유치함이 가져온 끔찍한 결과란 게 뭐야?
은조 : ..... 같이 시궁창으루 빠지구 싶어? 기어이 들어야겠어?
효선 : 말....해.... 죽여놓기 전에.
은조 : ......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첨으루......
효선 : ......
은조 : 첨으루....
효선 : .....
은조 : (눈물 후두둑후두둑 떨어뜨린다)
효선 : .....
은조 : (손등으로 팔뚝으로 쓱싹쓱싹 닦아내고) 이제 와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거기 때문에 문제 안 삼아.
의붓자매끼리 한 남자를 사이에 두구 어쩌구저저꾸 하는 스토리 주인공은 안 될 거야. 난 그 스토리에서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빠졌어. 다신 안 껴. 그러니까 너두 입 다물어.... 그런데... 너... 조심해야겠더라?
효선 : .....
은조 : (효선의 멱살을 잡듯이 더 가까이 붙어서 더 더 나직하게) 그 사람... 아직 나 못잊는 거 같더라구... 재밌지 않니?
은조, 효선을 확 떼어놓고 나간다. 효선, 떼어내져서, 부들부들 떤다..... (F.O)
S#48. 모처 (혹은 홍회장의 사무실)
독대하는 기훈과 홍회장. 홍회장, 기훈이 내민 보고서를 보고 있다.
기훈 : 지금 대성참도가는 고개 하나를 넘는 중입니다. 워낙 뿌리가 튼튼해서 고개만 잘 넘어가면
금세 일어설 거라구 판단됩니다. 보시다시피 창업 후 약 오년 전까지만 해두 은행 대출 하나 없이 자력으루 컸습니다.
세무관계 깨끗하구 털어낼 먼지두 없어요.
홍회장 : (보고서 덮어서 따로 두고) 그래, 니 계획이 뭐냐.
기훈 : 은조라구.... 그 집 장녀가 있습니다.
홍회장 : ......
기훈 : 효모를 연구하구 있습니다. 탁주 맛을 균일하게 만들겠다구 밤낮없이 효모에 매달려있죠....
머리 좋구 실력있는 여자라, 성공은 시간 문젤 겁니다.... 어쩌면 그 여자가 발견할 효모가,
대성참도가의 핵심이 될 거예요... 우리가, 그거까지 가져야 합니다.
홍회장 : .....
기훈 : 쌀 장난 배후, 누군지 알아봐주세요. 인근 군소업체들 담합이 아닐까 생각은 합니다만, 확실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홍회장 : .....
기훈 : 그리구 또 하나... 은조 그 여자애가... 은행 대출이 힘들다는 통보를 받구, 제 2 금융권을 찾아다니구 있어요.
홍회장 : ......
기훈 : 쪼그만 게.... 독하기가 짝이 없어요....
홍회장 : ......
기훈 : 대성침도가에 다른 자금이 흘러들어가겐 할 수 없어요. 아버지가 돈을 대세요. 어차피.... 우리 꺼니까요....
홍회장 : ......
S#49. 대성의 서재
은조, 테이블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
문 열리고 기훈 들어선다. 기훈, 성큼성큼 와서 주머니에서 명함 한 장 꺼내 테이블 위로 툭 던진다.
S#50. 인서트
** 저축은행 명함(담당자 이름 박힌)
기훈 : 내가 알아본 곳 중에서 가장 좋은 조건이에요.
S#51. 서재
은조, 명함 보고 있다.
기훈 : 우리가 필요한 만큼, 바루 빌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은조 : ...... 정말이에요?
기훈 : 정말이에요.
은조 : (명함을 가방에 넣고 바로 나간다)
기훈 : ......
S#52. 몽타주
- 명함의 저축은행, 대출 서류에 도장을 찍고 있는 대성과, 그런 대성을 바라보고 있는 은조.
- 공장에 쌀을 실은 대형 트럭들이 도착하고,
기훈, 효선, 은조, 대성, 해진, 정우, 그리고 전직원이 나와 트럭이 도착하는 것을 보고 있다.
- 바삐 움직이는 생산 라인
- 꼼꼼하게 지켜보고 지시하는 대성
- 분주하게 대성 앞을 왔다갔다하며 괜히 큰 소리로 생산 직원들을 닦달하는 해진.
S#53. 공장 마당
출하하는 날. 트럭에 수출용 대성참도가탁주가 실리고 있다.
지켜보고 있는 은조와 효선, 대성과 기훈. 해진. 정우. 전 직원들...
S#54. 공장 앞 도로
트럭이 줄지어서 도로를 따라 움직인다. 맨 앞 트럭에는 해진과 정우도 타고 있다.
S#55. 공장 마당
마지막 트럭까지 떠난 공장 마당. 대성, 기훈, 효선, 은조가 서 있다. 냉랭한 효선과 은조. 냉랭한 은조와 기훈.
대성 : .... 고생 많았다... 너희들.
효선 : (대성의 팔짱 낀다) 고생 많으셨어요 아빠.
대성 : (그런 효선의 손등을 두들기고, 은조를 본다)
은조 : 전 연구실에 가볼게요. 오랫동안 못갔어요.
은조, 인사하고 가려는데,
대성 : 은조야.
은조 : ......
대성 : 같이 밥이라두 먹자.
은조 : ...... 싫어요.
은조 간다.
대성 : ....
기훈 : ....
효선 : ....
효선, 이내 은조에게 달려와 팔짱 낀다. 은조 휙 보면,
효선 : (들으라는 듯 다정하게) 언니야, 밥 먹자. 응?
은조 : (속삭이듯이) 안 놔?
효선 : (속삭이듯이) 나 우리 아빠 딸이야. 울아빠 딸이라서 봐준다며? 어딜 가. 너 지금 가면 너 밥두 못 먹여보낸 우리 아빠
가슴 아파하는 거 내가 내내 봐야하는데? 못 가. 밥 먹구 가 이 나쁜 기집애야...
은조 : ......
S#56. 한정식집
네 사람 밥 먹고 있다. 대성이 술이 불콰하게 올라있다.
대성 : 내가, 기분이 썩 좋다. 결과야 어떻게 되든 니들이 이렇게 뛰어줘서, 난 손 하나 안 대구 코 푼 느낌이야.
효선 : 아빠, 밥 먹는데 왜 코 얘기를 해. (젓가락으로 안주 집어 대성 입 속에 넣어준다)
대성 : (먹으며, 기분 좋게 웃는다)
은조 : (깨작거리고 있다)
기훈 : (그런 은조를 본다)
대성 : 은조야. 한 잔 줄래? (잔 내민다)
은조 : (술주전자 들어서 대성에게 술 따른다)
대성 : (마시고, 은조에게 잔 준다) 한 잔 할래?
은조 : 아뇨.
대성 : (머쓱하게 잔을 들고) 저 깍쟁이 또 저런다.. 그럼... 은조 술은 내가 마시마. 기훈이가 한 잔 따라봐.
기훈 : (따르려는데)
은조 : 술 그만 드세요. 그만 드셔야 해요.
대성 : ?
은조 : (대성의 손에서 술잔 받아간다. 자기가 술 따른다. 마신다)...(효선을 보고).. 마실래?
효선 : .... (은조를 똑바로 보며) 응. 고마워 언니. (술잔 받는다)
은조 : (따른다)
효선 : (받아서, 마신다, 술잔 은조에게) 받아.
은조 : ..... (받는다)
효선 : (술 따른다)
은조 : (마신다)
효선 : (마시는 것 보고 있다)
은조 : (마시고, 효선에게 잔)
효선 : (받는다)
은조 : (따른다)
대성 : 이놈들 이거.....
효선 : 기훈 오빠. 아빠 모시구 집에 가라. 나 언니랑 술 좀 마셔야겠다....
은조 : (효선을 보는)......
기훈 : 은조 술 못마시잖아. 그만 해.
은조 : (덤비듯) 아냐. 마셔. 효선아 마시자. 우리 둘이. (마신다)
효선 : .....
점프. 은조와 효선, 둘이 취한 채로 술을 계속 마신다.
효선 : 너......
은조 : 응......
효선 : 우리 집에서..... 나가주지 않을래?
은조 : ...... (본다)
효선 : 나가주라.
은조 : ......
효선 : 꺼져주라.... 응?
은조 : ......
효선 : 응?
은조 : ...... 왜?
효선 : 정말 널 죽일 거 같애....니가 싫어 죽겠어.
은조 : ...... 언젠... 좋아죽겠다구 하더니.
효선 : 그런 적 없어.
은조 : 흐.... 그런 적 없어? 너 나 무지 귀찮게 쫓아다녔잖아?
효선 : ....나가주라. 서울에 나 살던 오피스텔 그냥 그대루 있어. 너라면 어디든 취직할 수 있구, 너 먹구 사는 거 어렵지 않잖아.
어렵다면 내 용돈 그대루 부쳐줄게. 나가. 나가줘. 너랑 집에서 도가에서 공장에서 날마다 얼굴을 봐야한다는 게 끔찍해.
은조 : 나두 끔찍해.
효선 : 그래. 서루 끔찍하잖아. 그러니까 넌 나가구,
은조 : 싫어.
효선 : ....
은조 : 좋다구 할 줄 알았니?
효선 : ....
은조 : 냉큼 그러겠다구 할 줄 알았어?
효선 : .....
은조 : 해보자며. 누가 이기는지 해보자구, 니가 그랬잖아.
효선 : .....
은조 : 왜.... 해보자니 질 게 뻔해서 갑자기 쌈 걸기가 싫어졌어?
효선 : .....
은조 : 너 이런 식으루 나오면 나.....
효선 : .....
은조 : 정말 니꺼 다 뺏는다? 내가 못할 거 같아?
효선 : .....
은조 : 대성도가두, 니 아버지두, 니가 좋아하는 남자두.... 내가 다 가질 거야.
효선 : 첨부터 그게 진심이었잖아.....송은조.
은조 : 구은조야.
효선 : .....
은조 : 나, 구은조야.
효선 : .....
은조 : 성 따위 송가든 구가든 아무 상관없는 나지만, 니가 그러면 그럴수록 나, 그래? 그럼 정말 한번 가져볼까?
내가 어디까지 가질 수 있는지 발 벗구 나서볼까? 이런 마음 돼.
효선 : ....나쁜 년...
은조 : .....
효선 : .....
S#57. 대학 캠퍼스 (오후)
은조, 연구동을 향해 비틀비틀 걷는다. 그 뒤를 효선이 비틀비틀 따라가고 있다.
S#58. 연구동 복도
은조, 비틀비틀 연구실 쪽으로. 효선, 비틀비틀 따라간다.
S#59. 연구실 안
문 쾅 열고 은조 들어온다. 효선 따라 들어온다. 은조, 현미경으로. 효선, 따라간다.
은조, 비틀거리며 현미경 안을 들여다본다. 흐릿한 눈으로 열심히 현미경의 배율을 맞추는 은조. 갑자기 뒤에서 우당탕-
은조, 보면, 효선,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은조, 그런 효선을 도우러 가다가 자기도 푹 쓰러져버린다.
머리를 맞대고 기절하듯 잠들어버리는 두 아이.
S#60. 운학루 (밤)
마당 인서트
S#61. 안채 마당 (밤)
기훈과 정우 마당에 서 있고, 대성이 대청에 서 있다.
대성 : 이놈들 좀 찾아봐. 여태 뭘 하느라 전화두 안받구 들어오지두 않는 거야?
낮에 술마시던 데 전화해보니까 벌써 나갔다던데...
기훈 : 예, 찾아보겠습니다. (하는데)
강숙이 안에서 전화기를 들고 나온다.
강숙 : 여보, 전화왔어요. 일본 사람이에요.
기훈 : (문득 보는)
대성 : 일본 사람? (전화받는데) 하이....하이...(듣는다)....(놀람으로 굳어진다)......(기훈을 본다)
기훈 : .....
강숙 : (대성을 보는)
정우 : (대성을 보는)....
대성 : ....(수화기 내리고) 이게 무슨 소리야.... 배가 일본에 도착했는데, 우리 컨테이너를 인수할 화주가 안나타났대...
이게 무슨 소리야.....
기훈 : 일본 쪽 회사에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나가려는데)
대성 : 기훈아...
기훈 : (보며) 예..
대성 : 그런 회사가... 없대.
기훈 : 예?
대성 : (비틀)
강숙 : (화들짝 잡으며) 여보!
대성 : 아...괜찮아..괜찮아...
기훈 : ......
S#62. 홍회장 사무실 (밤)
기훈의 전화를 받고 있는 홍회장.
기훈(F) : 유령회사였어요. 서류들 다..가짜였어요....아버지가 그러셨어요? 아버지에요?
홍회장 : ...... 기정이다.
기훈(F) : ...... 누구요?
홍회장 : 방금 알았다. 기정이야.
S#63. 대성도가 사무실 (밤)
기훈, 파리하게 굳어져서, 전화를 끊는다. 덜덜 떨며, 어디론가 전화하는 기훈.
S#64. 기정의 사무실 (밤)
인터폰 울린다. 기정, 받는다.
비서(E) : 홍기훈씨가 전화했습니다. 연결할까요?
기정 : ..... 연결해.
비서(E) : 알겠습니다.
기정, 인터폰 놓고 전화 수화기 든다.
기정 : 나다.
S#65. 대성도가 사무실 (밤)
기훈 : (전화) 당신이 그랬어?
S#66. 기정의 사무실 (밤)
기정 : (전화)... 무슨 말인지 통 모르겠다.
S#67. 대성도가 사무실 (밤)
기훈 : (전화) 그렇게 대성참도가가 가지구 싶었어요? 그렇게 위협적이었어요 기정이형? 홍주가의 장남 정도라면 이런 방법은
아닐 거라구 생각했어요. 이렇게 뒷골목 양아치같은 방법으루 남의 회살 망가뜨릴 사람으룬 안봤는데, 정말.
홍주가 장남 홍기정 작품이 맞아요 이게? (하다가 깜짝 놀라 수화기 놓아버리는 기훈)
대성 : (서 있다)....
기훈 : .......
대성 : 느이 집안....짓이라구....
기훈 : .......
대성 : 기정이랑...연락하구 있었니?
기훈 : ....... 아저씨...(하는데)
전화벨 울린다. 기훈 화들짝 놀라는데, 울리는 전화 대성이 받는다.
대성, 수화기 귀에 대면.
기정(F) : 지금 누가 누구한테 따지는 거냐... 내가 오히려 너한테 한 방 먹었다. 쌀을 되사느라 아버지 돈을 썼다며? 축하한다.
일단 대성참도가가 너랑 아버지 수중에 들어가겠구나....
대성 : ...... (기훈을 본다)
기정(F) : 그렇지만 방심하진 마라. 한번 시험삼아 해본 일인데, 그렇게 쉽게 휘둘려서 오래 버틸 수 있겠어?
대성 : (수화기 내리고) ...... 니가....어떻게.....
기훈 : 아저씨....
대성 : 니가...어떻게 나한테.... (가슴을 비틀듯 잡는다)
기훈 : 아저씨!
느린 화면으로, 대성, 그대로 픽 쓰러지며 프레임 아웃.
놀라는 기훈의 얼굴....
S#68. 연구실 복도 (밤)
달려오는 정우.
S#69. 연구실 안 (밤)
들어오는 정우. 널브러진 두 아이. 정우, 차마 이 사실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S#70. 병원 복도 (밤)
달려오는 강숙.
S#71. 연구실 복도 (밤)
연구실 문이 쾅 열린다. 효선이 뛰어 나온다. 은조가 뛰어 나온다. 정우가 뛰어 나온다.
세 아이가 복도를 쿵쿵 뛰는 소리, 사방 벽으로 울려퍼진다.
S#72. 캠퍼스 안 (밤)
달리는 효선. 달리는 은조. 달리는 정우.
S#73. 응급실 (밤)
응급실 벽에 이마를 대고 있는 기훈.
응급실 안으로 뛰어들어오는 강숙. 기훈을 지나쳐, 침상으로 가는 강숙. 대성이 잠든 듯 누워있다.
강숙 : ......
의사 : 도착 전 사망하셨습니다.
강숙 : 시끄러.
의사 : .....
강숙 : 뭘 안다구 함부루 입을 놀려 의사양반.
의사 : ......
강숙 : (가까이 다가가서)....여보.....준수아빠....여보....
은조와 효선 뛰어들어오다 멈춘다.
의사가 시트를 덮으려 한다. 강숙, 못 덮게 의사의 손을 치우고 시트 벗긴다. 강숙, 멍하다. 효선, 멍하게 다가온다.
효선 : ..... 아빠?
은조 : (더 다가오지 못하고 그 자리에 굳어있다)
효선 : ..... 엄마..... 아빠 왜? 아빠 왜, 응?
강숙 : ...... 효선아. 아빠 흔들어봐. 못 주무시게 해 봐.
효선 : 아빠...아빠....(흔든다) 아빠... 효선이 왔다- 아빠....
강숙 : (비틀 - 무릎을 꺾는다)
정우 : (얼른 달려와 강숙을 부축한다)
강숙 : (됐다고, 뿌리치고 일어선다)
효선 : ....아빠....
은조 : .....
S#74. 플래쉬백
1회 - 대성과의 첫 만남..“내가 뭐든 잘 해주고 싶어요” 하던 대성.
2회 - “날 믿어도 좋다” 해주던 대성.
5회 - 떠나려는 은조에게 “내가 당분간 이유가 돼 주마” 하던 대성.
7회 - 뜯어먹을 게 많아서 좋다! 외치는 강숙의 소리를 듣던 대성.
7회 - 제가 어떡하면 돼요? 하는 은조에게, “날 버리지 마라” 하던 대성.
8회 - 아버지라고 안해줄래? 하던 대성. 거절하던 은조...
여기에 갑자기 효선의 오열이 터지는 소리.
S#75. 응급실 (밤)
효선, 대성을 붙들고 오열한다.
효선 : 이런 게 어딨어....이러는 게 어딨어...이런 법이 어딨어 아빠....
강숙, 그런 효선을 멍하게 보고 있다. 은조, 그런 효선을 본다.
강숙, 불현듯 효선을 거칠게 뜯어낸다. 효선, 아랑곳 않고 아빠에게 다시 달려들어 운다.
강숙 : 효선아. 조용히 좀 해 봐. 시끄러워. 울지 말구 가만히 좀 있어봐아 아아!
강숙의 오열 터진다.
은조, 믿기지 않아서, 가만히 그 풍경을 보고 있다. 정우 와서, 은조의 어깨를 감싼다.
벽에서 이마를 떼고, 그런 풍경을 보는 기훈 위에
기훈(N) : 내가..... 이런 짓을 했다.... 내가 하루아침에 저 어여쁜 여자애들의 아버지를.... 빼앗았다...
맹세코... 이러려던 건 아니었다.....
은조, 돌아선다... 병실 밖으로 빠져나간다... 기훈, 그런 은조를 멍하게 본다...
S#76. 복도
은조, 지나간다.
S#77. 비상계단
은조, 계단을 내려간다...
대성(E) : 아버지라구 한 번 안해줄래?
은조..한 계단 한 계단..
대성(E) : 안해줄 테야? 아버지라구...
은조..한 계단..한 계단...
대성(E) : 알았어.... 니 마음이 안 그런 걸...
은조, 털썩 주저앉는다. 눈물 터진다. 아버지라고는 기어이 못부르고...
S#78. 비상계단 / 응급실
우는 은조 / 우는 효선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