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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바라 보다가] 0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2.28|조회수775 목록 댓글 0

[그저 바라 보다가] 05

 

 

 

 

 

 

 

 

 

 

씬/1 극동 일보 외경 (낮)

 

 

씬/2 강모 사무실 (낮)

 

강모 : (심각한 표정으로, 창밖을 보고 서 있다)

 

강모 : (OFF) 구동백 그 사람, 결혼해 주는 조건이 뭐야?

연경 : (어렵게, OFF) 어.. 그게.. 당장 생각이 안 난다고.. 나중에 뭐 소원 세 가지를.. 들어달라고 그러네?

 

강모 : (매우 기가 막혀) 하..! (고개를 젓는다)

 

이때 노크 소리가 들리고, 보좌관이 들어온다.

 

강모 : 오셨습니까.

 

컷 튀면, 강모와 보좌관이 마주 앉아 있다.

 

강모 :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요.

보좌관 : 말씀하십시오.

강모 : 지수랑 결혼해 주는 그 사람한테 댓가를 지불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보좌관 : 어느 정도를 생각하고 계십니까?

강모 : 글쎄요.. 김보좌관님께서 적당한 수준에서 알아 봐 주십시오.

보좌관 : 알겠습니다.

강모 : 그리고.. 그 사람 직접 보셨던 느낌이 어떠셨습니까?

보좌관 : (강모를 쳐다본다) ... 막상 결혼을 시키려니까 불안하십니까?

강모 : ...

보좌관 : 구동백씨 사람 됨됨이를 묻는 거라면, 나름 괜찮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근데 남자로써 어떠냐고 묻는 거라면..

 

 

씬/3 동백 아버지 산소 일각 (낮)

 

보좌관 : (OFF) 글쎄요.. 상무님이 무시할 만한 수준 아니겠습니까.

 

동백과 지수가 조금 떨어져 나란히 앉아 있다.

 

동백 : (지수와 함께 있는 게 떨리는지 은단을 하나 꺼내 먹는다)

지수 : (동백을 보다가) 그 은단, 구동백씨 아버님 상에도 올렸던 거 같은데.

동백 : 아, 예.. 아버지가 은단을 참 좋아하셨어요. 요즘 사람들은 은단 잘 안 먹는데, 저는 아버지 생각에 자꾸 먹게 되네요.

         하나.. 드시겠어요?

지수 : (고개를 젓는다) 동백 아, 싫으세요? (멋쩍어 웃는) 자꾸 먹다 보면 입이 시원해지는데..

지수 : (동백을 바라보며) 아버님을 많이 좋아하셨나 봐요.

동백 : 예.. 뭐..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랑 시간을 많이 보내긴 했죠. 사실 아버지께서 집배원 일을 하셨었어요.

         그래서 아마 제가 자연스럽게 우체국 시험을 보게 된 거 같아요.

지수 : 예..

동백 : 우리 아버지는요 제가 우체부 아저씨 그 동요 불러드리면 참 좋아하셨는데.. 지수씨 그 노래 아시죠?

         (빠르게 대충 노래를 부른다) 아저씨 아저씨 우체부 아저씨 큰 가방 메고서 어딜 가세요

         큰 가방 속에는 편지 편지 들었죠 튼튼한 모자가 아주 멋져요.

지수 : (동백을 쳐다보며, 웃는) 둥그런.. 모자 아닌가?

동백 : 둥그런? (혼자 머릿속으로 노래를 불러보고는) 둥그런 모자가~~ 둥그런이 맞는 거 같은 데요 진짜.

         튼튼한 모자? 그러고 보니까 이상하다.

지수 : (웃는다)

동백 : (지수가 웃자 자신도 좋다) ... (고개를 돌리다가, 민지가 산소 주변의 잡초를 뽑는 걸 보고 소리친다)

         민지야! 그냥 둬! 오빠가 할게!

민지 : (소리치는) 됐습니다요~ 언니랑 쭉 거기 계세요~

동백 : 짜식..

지수 : 민지씨랑 참 좋아 보여요.

동백 : 아, 그렇습니까? 저희가 좀 꿍짝이 맞는 편이긴 하죠. 민지 저 녀석이 워낙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셔 가지구요

         제가 거의 키우다 시피 했거든요. 제가 진짜 저 놈한테 엄마 아빠 노릇 다 해 줬습니다 젖만 안 물렸지.

지수 : (그 말에 엷게 웃는다)

동백 : 아.. 젖 얘기가 좀 그랬나요? (민망한 듯 긁적인다)

지수 : (웃으며) 네, 좀 그러네요.

동백 : 아.. (멋쩍게 웃는다)

 

 

씬/4 동백 아버지 산소 앞 (낮)

 

상철 : (즐겁게 웃고 있는 지수와 동백을 멀찍이서 바라본다, 인상 깊은 듯 잠시 보다가 잡초를 뽑고 있는 민지에게 온다)

민지 : (잡초를 뽑다가 일어나) 아유, 허리야. (장갑을 벗고 옆에 있는 아이스박스에서 캔 커피를 하나 집어 따서

         벌컥벌컥 마신다) ... (상철이 계속 쳐다보자) 왜? 하나 줘?

상철 : 캔 커피? 너나 마셔라.

민지 : (기막혀) 뭐 너? 너나? 너나 마셔라? 이봐, 사돈 총각.. 너가 아니라 사돈 처녀라고 해야지. 이런 기본 적인 촌수도 몰라?

상철 : 사돈 처녀? 처녀야? 처녀 맞아?

민지 : (기가 막혀) 어머, 저질.. 저 말 하는 거 봐. (쏘아 붙이는) 그럼 너는 총각 맞니?!

상철 : 난 옛날에 아니지. 난 총각 소리 들을 자격이 없는데 어떡하나?

민지 : 아~ 얘 왜 이렇게 저질이니?! 진짜 상종을 말아야지 내가. (앉아 장갑을 끼고 잡초를 마저 뽑는다)

상철 : (민지 옆에 철퍼덕 앉는다)

민지 : (싫은 듯 몸을 살짝 돌린다)

상철 : 아버진 언제 돌아 가셨냐?

민지 : 그건 알아서 뭐 하시게요 사돈 안 총각씨?

상철 : 얘기하기 싫으면 말고..

민지 : (퉁명스럽게) 4학년 때 돌아가셨다 왜?

상철 : 4학년? (잠시) 나랑 똑같네.

민지 : (그 말에 상철을 본다, 연민이 느껴지는) 너도.. 그때 돌아가셨어..?

상철 : (먼 산을 본다)

민지 : 그럼.. 니 기억 속에도 니네 아빤 참.. 젊겠다 나처럼. 그치?

상철 : (그 말에 민지를 본다) ...

민지 : (고개를 숙이고 잡초를 뽑으며) 그래도 넌 좋겠다.. 엄마라도 계시니까. 우리 엄마는 너무 일찍 돌아가셔 가지구..

         난 생각도 잘 안 나.

상철 : (그런 민지를 보다가) 니네 오빠.. 어떤 사람이냐?

민지 : (뽑으며) 니네 누나 같은 최고 스타가 좋아해 주는 거 보면 어떤 사람인지 말 안 해줘도 답 나오는 거 아니야?

         (뽑는 걸 멈추고) 하.. 우리 오빠 진짜 좋은 사람이야.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엄마 아빠 빈자리 느껴본 적이

         손으로 꼽을 정도니까.

상철 : 동생한테 잘하는 게 뭐 대수라고.. 쳇!

민지 : 가족한테 잘하는 거 그게 기본이야. 넌 니네 누나한테 못 되게 굴잖아.

상철 : ... (할 말이 없다)

민지 :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거다. 사람들은 다 우리 오빠가 봉 잡았다고 그러지만,

         나중에 봐라.. 니네 누나도 진짜 복 받은 걸 테니까.

상철 : (괜히 말만) 너한테 물어 본 내가 정신 나간 놈이지. (일어나 엉덩이에 흙을 민지 얼굴 쪽에 대고 툭툭 털고 간다)

민지 : (먼지에) 푸~ (손사래를 치고는) 저게.. (가는 상철을 노려본다) 진짜.. (안 되겠는 지, 일어나 갑자기 뛰면서 소리치는)

         야, 튀어~~!! 땅벌집 건드렸어~~!!

상철 : (얼결에 놀라) 어어? (당황해서) 에이씨~~!! (하고 급하게 달린다)

민지 : (상철이 뛰자 멈추고는 뛰는 상철을 구경한다) 큭!!

상철 : (급하게 뛰다가 다리가 엉켜 언덕에서 넘어져 구른다) 어어~~!!

 

일각에서, 동백과 지수가 그런 상철이 재밌는 듯 보는 모습 인서트.

 

민지 : (깔깔 웃으며) 에헤헤~~!! 굴렀어 굴렀어~~!!

상철 : (민지를 노려보고) 뭐야..?! (속았다 싶은) 너씨!! (풀을 뜯어 던진다)

 

 

씬/5 동백 아버지 산소 일각 (낮)

 

민지 : (동백, 지수에게 달려오며) 상철이 막 데굴데굴 구르는 거 보셨어요?

동백 : 장난 적당히 해야지 임마. 상철이 스타일 구겼잖아. (웃는다)

지수 : (웃으며) 상철이 원래 저런 애예요. 장난 잘 치고.

민지 : 그쵸 언니?! 그래! 폼 잡는 게 안 어울려 쟤는! 괜히 잡아!

연경 : (와서는 웃는 지수를 한 번 본다) 이제 그만 가시죠.

동백 : (일어나며) 아, 그럴까요? 민지야, 짐 챙기자. (민지와 간다)

연경 : 내려가자.

지수 : (잠깐 생각에 잠기곤. 연경에게) 언니 나 잠깐만..

연경 : (지수를 본다) ...?

 

 

씬/6 동백 아버지 산소 일각 들꽃 밭 (낮)

 

지수가 들꽃들을 꺾고 있다. 바람에 지수의 머리카락이 휘날린다.

 

 

씬/7 동백 아버지 산소 앞 (낮)

 

지수 : (들꽃을 엮은 꽃다발을 들고 산소 쪽으로 간다) ... (동백이 산소 앞에 서 잡초 정리를 하고 있는 게 보인다. 걸음을 멈춘다)

동백 : (산소를 어루만지며) 우리 아버지 이발도 새로 하시고, 시원하시겠다. 그쵸? 아버지.. 아버지 말씀대로 저희 하루하루

         즐겁게 잘 살고 있어요. 괴로워하지도 말고 슬퍼하지도 말라고 하셨죠? 산다는 건 원래가 힘든 거니까..

지수 : (동백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동백 : 그 말씀 잊지 않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또 올 게요 아버지. (목례를 하고 가려다가 지수를 본다) 어, 지수씨?

지수 : (마음을 추스르며) 급하게 오느라고 꽃다발을 준비 못 했네요.

동백 : 아, 괜찮은데..

지수 : 내려가 계세요.

동백 : 예? 아, 예.. (내려간다)

지수 : (산소 앞에 들꽃 다발을 내려놓는다) ... (숙연해진다, OFF) 구동백씨한테.. 피해 안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 봐 주세요. 약속드릴게요. (잠시 산소를 바라본다)

동백 : (내려가다가 지수를 흘끔 돌아본다. 지수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는지 잠시 걸음을 멈춘다 ) ...

         (고개를 돌려버리며 마음을 다 잡는) 쳐다보지 마.. 구동백 왜 돌아보냐.. (일부러 힘차게 내려간다)

 

 

씬/8 동백 아버지 산소 언덕 길 (낮)

 

지수와 연경이 내려온다.

 

연경 : 아까 강모한테 전화 왔었다. 구동백씨가 재희 때린 거 알고 있더라구.

지수 : 그래?

연경 : 자기한테 말 안 했다고 화가 좀 난 거 같애. 산소도 뭐 하러 갔냐고..

지수 : 상철이 땜에 온 거라고 얘기하지 그랬어?

연경 : 얘기 했지. 근데 꼭 그 방법 밖에 없냐구.. (답답한) 우리 하는 거 되게 맘에 안 드나 봐. 이제 자기가 나서겠다고 그러더라..

         알고나 있어.

지수 :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려간다)

 

 

씬/9 국도 (낮)

 

지수차가 앞서 달리고 뒤에 상철의 오토바이가 따라 간다.

 

상철 : (앞서 가는 지수 차를 보며 회상한다)

 

(회상 인서트, 지수가 동백과 환하게 웃던 모습 위로)

민지 : (OFF) 우리 오빠 진짜 좋은 사람이야.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엄마 아빠 빈자리 느껴본 적이 손으로 꼽을 정도니까..

         가족한테 잘하는 거 그게 기본이야..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거다.

 

상철 : (생각에 잠겨, 달린다)

 

 

씬/10 승은 가게 앞 (오후)

 

지수 차와 상철의 오토바이가 멈춰 선다. 일동이 차에서 내린다.

 

민지 : 여기, 제 친구네 치킨집인데요 진짜 맛있어요!

상철 : (핼맷을 벗고) 난 간다.

동백 : 왜 상철아? 같이 먹고 가. 우리가 축구 졌잖아. 내가 쏠게!

상철 : (귀찮다는 듯) 싫어..

지수 : (상철에게 온다) 잠깐만이라도 들어갔다 가.

상철 : (짜증스럽게) 싫다고 했잖아!

지수 :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한숨을 쉬고) 알았다.. (돌아서는데)

상철 : (지수에게 미안한 지, 퉁명스럽게) 호주가는 거..

지수 : (돌아 상철을 본다)

상철 : 생각 해 볼게. (핼맷을 쓰고 오토바이를 몰고 간다)

지수 : (안도한 듯 가는 상철을 잠시 본다)

승은 : (털 뽑힌 생닭을 양손에 네 마리씩 겹쳐들고 오다가 일동을 본다) ...!

민지 : (반가워하며) 승은아!

지수 : (승은을 본다)

승은 : (이런 모습을 지수에게 들킨 게 속상한 지) 왜 왔어?

민지 : (신나서) 닭 팔아 주러 왔지!

동백 : 승은아 너 한 손에 몇 마리씩 든 거야? 여덟 마리! 와우~!

승은 : (마음에 안 드는 지, 양손의 닭들을 두 번 툭툭 서로 치고는) 들어와.

동백 : 들어오세요 지수씨! (민지랑 들어가며) 승은아, 맥주는 오빠가 따른다!

연경 : (들어가려는 지수를 잡고) 오래 있지 마. 난 차에 있을 게.

지수 : 알았어. (하고 들어간다)

 

 

씬/11 승은 가게 안 (오후)

 

지수, 연경, 민지가 마주 앉아 있다.

 

동백 : (생맥주를 500cc 잔에 담으며) 어머님은 어디 가셨냐 승은아?

승은 : (퉁명스럽게) 배달이요. (일동에게 가서 테이블 위로 치킨을 탁 올려 놓는다. 치킨이 탄 듯 거무튀튀하다)

민지 : 벌써 튀겼어? (만져보고) 다 식었잖아. 야. 새 걸로 튀겨와. (뒤집어 살피며) 이거 색깔도 거무튀튀하고, 뭐야?

승은 : (틱틱 거리는) 탄 거 아니니까 그냥 대충 먹어.

민지 : (기막혀) 뭐? (승은을 신경 쓰이는 듯 보며) 너 대접이 왜 이래? 특별손님 오셨는데! 새로 다시 해 와.

승은 : (싫은 듯) 특별손님은 씨.. 닭 한 마리에 만 오천원짜리 다 똑같은 손님이지.. 특별손님은 뭐 만 오천오백원 내고 가나?

         (절인 무를 지수 앞에 툭 놓다가 무 국물이 지수에게 튄다, 대충) 튀었나? 죄송해요.

지수 : 괜찮아요. (티슈를 뽑아 닦는다)

민지 : (그러지 말라는 듯 승은에게 눈짓하며) 야.. 너..

승은 : (입모양만,‘뭐~’)

민지 : (참으며) 승은아, 맥주. 우리 언니 목마르시겠다.

승은 : (동백이 따라 놓은 생맥주를 들고 온다. 한 손으로는 맥주에 손가락을 담궈 들고 와서, 그 맥주잔을 지수 앞에 놓는다)

민지 : (당황하는) 너 그거 손가락!

승은 : 뭐?! (쓱 빼서 손가락을 쪽 빨고 간다)

지수 : (그렇게 가는 승은을 왜 저러나 본다)

민지 : (억지로 웃으며) 언니 제 꺼랑 바꿔요. (자기 맥주잔과 바꾼다)

동백 : (맥주 두 잔을 들고 온다) 뭐야, 치킨이 왜 이렇게 탔어?

민지 : 어.. 승은이가 새로 해 올 거야. (하고는 주방 쪽으로 간다)

동백 : 시원하게 한 잔 드세요.

지수 : (핸드폰이 울린다.‘강모’다, 불편한지) 잠시만요.

 

 

씬/12 승은 가게 뒷마당 (오후)

 

지수 : (전화를 받고 서 있다)

강모 : (OFF) 어디니? 아직, 구동백 그 사람이랑 같이 있어?

지수 : (잠시, 불편한 지 둘러댄다) 아니요. 구동백씨 내려주고 집에 가는 길이에요.

강모 : (OFF) 그래? 저녁 때 내가 그 쪽으로 갈게. 잠깐 얼굴 보자.

지수 : 음.. (전화를 끊는다. 거짓말을 한 게 불편한 표정이다. 잠시 서 있다가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민지 : (OFF) 너 진짜 유치하게 왜 이래?!

승은 : (OFF) 내가 뭘 어쨌다고?!

지수 : (뭔가 싶어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간다)

 

민지와 승은이 서서 싸우고 있는 게 보인다.

 

민지 : (화내는) 너..우리 지수언니한테 테러하고 있잖아 지금.

승은 : (기막혀) 테러는 무슨 씨..

민지 : 너 우리 오빠 좋아 한다는 거.. 그거 심각한 거 아니었잖아! 장난 반, 뭐 그런 거였잖아!

승은 : 그래 그런 거야. 이제 나 니네 오빠 관심 없어.

민지 : 근데 왜 이래?

승은 : 피곤해서 그래 . 야 다음에 와. 나 들어가서 쉴 거야.

민지 : 하 .. 기지배 지 생각해서 와줬더니. 알았어 간다 가. (삐쳐서 간다)

승은 : (혼잣말) 하.. 나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내 맘이 맘대로 안 된다.. 쯧.. (속상하다)

지수 :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든다) ... (그런 승은을 보고 서 있다)

 

 

씬/13 동백 집 앞 (오후)

 

지수 차가 와서 멈춘다. 차에서 동백, 지수, 연경, 민지가 내린다.

 

민지 : 우리가 제대로 한 턱 냈어야 됐는데 치킨도 못 드시고. 죄송해요 언니.

지수 : 아니에요.

민지 : 바쁘신데 오늘 너무 고마웠어요 언니~ (하고 지수를 안는다)

지수 : (멈칫하다가 민지를 안는다)

연경 : (트렁크에서 짐을 꺼내는데)

동백 : 매니저님 주십시오. (하고 짐을 꺼내 들며, 작게) 저기.. 이혼 서류 가지고 나오겠습니다.

         지수씨한테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해주세요.

연경 : 아, 예..

 

 

씬/14 동백 방 (오후)

 

동백 : (이불장을 열어, 이불과 이불 사이에 손을 쑥 넣고 서류봉투를 꺼낸다)

 

 

씬/15 동백 집 앞 (오후)

 

지수와 연경이 서 있다.

 

동백 : (나온다, 집 안쪽을 살피고는 옷 속에서 서류봉투를 꺼낸다) 민지 놈이 볼까봐. 여기요.

         (웃으며 지수에게 서류봉투를 내민다)

지수 : (미안한 지 얼른 받지 못한다)

동백 : (그런 지수를 한 번 보고는) 도장 다 잘 찍혔는지 한 번 확인 해 보시겠어요? (하고 봉투를 연다)

지수 : 아니요 됐어요. (하고 서류봉투를 받는다)

동백 : 그럼, 살펴 가십시오. (꾸벅 인사를 하고 돌아선다)

지수 : (서류봉투를 잠시 보다가 연경에게 준다)

연경 : (이혼 서류를 받고는 차로 가 탄다)

지수 : (들어가는 동백을 보다가)... (미안한지) 저기요..

동백 : (들어가려다 돌아서는) 네, 한지수씨.

지수 : 소원.. 세 가지.. 결정하셨어요?

동백 : 아뇨, 아직...

지수 : (진심으로) 많이많이 생각 하셔서.. 제일 좋은 소원으로 말씀 해 주세요.. 제가 다, 들어 드릴게요.

동백 : (좋아서 웃음이 절로 난다) 아 예.. 뭐.. 크게 어려운 거는 말씀 드리지 않을 겁니다. 너무 그렇게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그럼! 가십시오. (하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지수 : (잠시 들어가는 동백을 보고 서 있다)

 

 

씬/16 지수 차 안 (오후)

 

연경이 운전을 하고 지수가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지수 : 민지씨 친구 있잖아.

연경 : 누구? 그 닭 집 아가씨?

지수 : (잠시) 구동백씨.. 좋아하고 있나 봐.

연경 : 그래..? (안타까운) 구동백씨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구나..

지수 : 나는 왜 지금까지 한 번도 구동백씨 인생에 대해 생각을 안 해 봤을까? 내가 이렇게까지 이기적인 사람이었나?

연경 : 모든 게 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났으니까.. 이제야 너도 다른 사람까지 생각 할 여유가 생기는 거지 뭐..

지수 : 좀 간단했으면 좋겠는데.. 마음먹었으니까, 이 다음부턴 시간이 다 해결 해 줬으면 좋겠는데.. 생각보다 너무 복잡해 언니.

         이게 나랑 구동백씨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었어. 상철이.. 민지씨.. 거기다 민지씨 친구..

         내가 그 사람들 다 상처 안 받게 해 줘야 되는데 그럴 수 있을까?

연경 : 니가 진짜 램프의 요정이라도 돼야 되겠다. 그 많은 사람들을 다 챙겨 주려면..

지수 : (마음이 무거운 지 창가에 머리를 기댄다)

 

 

씬/17 동백 집 마당 (오후)

 

동백과 민지가 평상에 앉아 김치말이 국수를 먹고 있다.

 

동백 : (맛있게 먹으며) 음~~! 맛있다. 김치말이 국수는 우리 민지가 이거야! (엄지손가락을 들며) 따봉~!

민지 : 따봉이고 따따봉이고 간에, 오빠 예단 예물 이런 거 어떻게 할 꺼야?

동백 : 어? (생각 못 했다는 듯 민지를 쳐다본다)

민지 : 아까 여수 이모한테 전화 왔었어. 결혼이 인륜지대산데 부모님 안 계시다고 대충 하지 말고

         격식 차릴 거는 차려서 잘 하라구.

동백 : 우리는 예단 뭐 이런 쓸데없는 거 하나도 안하기 했어. (찔린다)

민지 : (아쉬운) 그럼 뭐.. 가정의례준칙에 맞게 간소하게 하려고?

동백 : (찔린다) 그렇지.. 가정의례준칙 그거지..

민지 : (아쉬운) 우리가 물론 뭐 다이아 루비 세트 해줄 형편은 못되지만 아주 기본적인 건 서로 주고받아야 되는 거 아닌가?

동백 : (커플링을 보여주며) 우리 이거 주고 받았잖아. 이걸로 끝내기로 했어.

         그러니까 넌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결혼식만 한다 그렇게 생각해.

민지 : (아쉬운) 왜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해? 우리가 뭐 좋은 거 받으면 오빠가 지수언니 돈 보고 결혼 했다 그런 말 나올까봐

         그래서 그러는 거야?

동백 : 그렇지! 넌 잘 알면서 그러냐.

민지 : (실망) 알았어.. 아무 것도 안 주고 아무 것도 안 받는다 이거지..?

동백 : (민지를 살피며) 너는 오빠가 한복 한 벌 해 줄게..

민지 : (입이 나와 중얼거리는) 한복은.. 평소에 입지도 못하고 별룬데..

동백 : 그런가? 그럼 뭘로 해 줄까?

민지 : 그러면.. 결혼식 날도 입어야 되니까 투피스 사줘. 메이커로.

동백 : 메이커? (잠시 고민하다) 그래 좋다! 메이커 옷 한 벌!

민지 : (얼른) 두 벌! 정장 한 벌! 캐주얼 한 벌!

동백 : (잠시 고민하다) 좋아 두 벌!

민지 : (얼른, 자신없게) 혹시 세 벌?

동백 : (단호하게) 두 벌!

 

 

씬/18 동백이 옷 사주는 몽타주

 

C#1 숙녀복 매장, 민지가 정장 투피스 두 벌을 양 손에 각각 들고 매우 마음에 든다는 듯 ‘이거 두 개~~ 이거 두 개~~’하며

동백에게 보여준다. 동백은 알았다는 듯 끄덕인다.

C#2 캐주얼 매장, 민지가 캐주얼 원피스 두 벌을 양 손에 각각 들고 매우 마음에 든다는 듯 ‘이거 두 개~~ 이거 두 개~~’하며

동백에게 보여준다. 양 손에 쇼핑백 두 개를 든 동백은 안 된다고 고개를 젓는다.

민지는 계속 조르고 동백은 계속 고개를 젓는다.

C#3 구두 매장, 민지가 구두와 핸드백을 양 손에 각각 들고 매우 마음에 든다는 듯 ‘ 이거 두 개~~ 이거 두 개~~’ 하며

동백에게 보여 준다. 양손에 쇼핑백 네 개를 든 동백은 안 된다고 고개를 젓는다.

민지가 계속 조르자 동백은 도망쳐 버린다.

 

 

씬/19 한적한 공터 (밤)

 

강모의 차가 세워져 있고 지수와 강모가 서 있다.

 

지수 : 이혼 서류에 그 사람 도장 받아놨어요.. 그리고 상철이도 호주 돌아갈 생각인 거 같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아..

강모 : 그래? 다행이구나.

지수 : 재희 선배 얘기 안 한 거 섭섭했어? 미안해요. 괜히 신경 쓰일까 봐.

강모 : (지수를 뒤에서 안아주며) 됐어. 다 지난일인데 뭐..

지수 : (자신을 안고 있는 강모의 손을 잡는다)

 

 

씬/20 스무디 전문점 안 (밤)

 

동백 : (쇼핑백 여덟 개를 들고,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민지 : (스무디 한 개를 들고 와 동백 앞에 앉아 먹는다)

동백 : (삐친 채) 얼른 먹어. 한입에 다 빨아 먹어. 빨리 가게.

민지 : 삐쳤냐? 그럼 동생 혼자 남겨두고 홀랑 장가가면서 이 정도도 안 해줄라 그랬어?

         한 달치 월급 다 썼다고 입이 그렇게 나와야겠어 꼭? 이것도 돈 많이 썼다고 자기는 안 사먹고!

동백 : 솔직히 출혈이 크긴 컸어! (쇼핑백을 흔들며) 이게 옷 두 벌이냐?

민지 : (스무디를 동백에게 내밀며) 자, 이거 한 입 쭉~ 빨아. 단 거 먹으면 기분 좋아져.

동백 : 됐어! (미간을 찌푸린다)

민지 : (동백 앞에서 손가락으로 동백의 찌푸린 미간을 살살 돌려주며) 풀어 풀어~ 인생 뭐 있나?

         예쁜 옷 입고 즐겁게 하루 살면 되는 거지. 그치?

동백 : (피식 웃고 만다) 너 이 옷 입고 안 이쁘기만 해 봐~!

민지 : 아, 그건 쪼금 자신 없다! 헤~ (웃는다)

 

 

씬/21 한적한 공터 (밤)

 

강모 : (지수를 안은 채로) 아 참, 구동백 그 사람한테 사람 보냈다.

지수 : (무슨 소린가 뒤돌아본다)

 

 

씬/22 동백 집 앞 (밤)

 

동백과 민지가 오는데, 김 보좌관이 집 앞에 서 있다.

 

보좌관 : 안녕하세요 구동백씨. 한지수씨가 보내서 왔습니다.

동백 : 에? (무슨 일인가 쳐다본다)

 

 

씬/23 한적한 공터 (밤)

 

강모 : 상가 하나 준비했다. 그 사람.. 결혼해 주는 댓가로.

지수 : (놀라 강모의 손을 풀고, 강모를 본다)

 

 

씬/24 동백 집 마당 (밤)

 

동백, 민지와 보좌관이 평상에 앉아 있다. 동백이 상가 등기를 본다.

 

보좌관 : 사거리에 있는 상갑니다. 결혼 이후에 동생 분께서 운영하시라고 한지수씨께서 준비하셨습니다.

민지 : (놀라) 제가요?

동백 : (놀랍고 실망스럽다)

 

 

씬/25 한적한 공터 (밤)

 

강모 : 니가 주는 걸로 했으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지수 : (당황스러운) 왜..? 나한테 상의도 없이..

강모 : 너 너무 마음이 약해서 이런 거 못 하잖아.

지수 : (속상하다) 하..

 

 

씬/26 지수 집 정원 + 동백 집 마당 (밤)

 

지수 : (심난한 표정으로 정원을 거닐고 있다) ... (자신이 한 말이 떠오른다)

 

(회상 인서트)

지수 : 소원.. 세 가지.. 있잖아요?

동백 : 아, 예.

지수 : (진심으로) 많이많이 생각 하셔서.. 제일 좋은 소원으로 말씀 해 주세요.. 제가 다, 들어 드릴게요.

 

회상이 끝나면, 동백이 평상에 앉아 있다.

 

동백 : (착잡한 표정으로 은단을 하나 꺼내 먹는다) ... (평상에 드러눕는다. 혼잣말) 내 소원 중에 상가 같은 건 없는데..

         (깊은 한숨) 후..

 

 

씬/27 우체국 정문 앞 (오후)

 

동백 : (기운 없이 바닥만 보고 걸어 나온다)

경애 : (뒤에서 오다가 동백을 알아보고는 빠른 걸음으로 동백에게 온다. 뒤에서 도도한 목소리로 먼저 인사를 건넨다)

         어머~! 퇴근하세요 구동백씨?

동백 : (바닥을 본 채, 쳐다보지 않고 작게) 네.. (하고 가 버린다)

경애 : (기막혀 하는) 허..!! 내 인사를 씹어?! (손으로 부채질을 한다, 누군가 킥킥~ 웃는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면 명진이 비웃고 서 있다)

명진 : 난 다 봤다! 중앙 우체국 퀸카 박경애 양의 굴욕을! 킥킥킥~~!!

경애 : (창피하지만 도도하게) 굴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구동백 저 사람이 싸가지가 없어진 거지!

         스타랑 결혼한다고.. 지가 스탄 줄 알아?!

명진 : 당연히 스타지! 저거 봐라!

경애 : (도로 쪽을 본다)

 

로드매니저가 지수의 이동차 문을 열어주면 동백이 올라탄다.

 

명진 : 저런 스타들이나 타고 다니는 밴을 타고 퇴근하시는데 스타가 아니야?

경애 : 스타고 나발이고 사람이 말이야 아무리 상황이 좋아졌어도 인간성은 변하지 말아야지. 난 저렇게 가벼운 인간들 정말 싫어!

 

 

씬/28 웨딩드레스 샾 웨딩드레스 룸 (오전)

 

디자이너 : 무슨 신부가 이래? 결혼할 때 제일 신나는 게 웨딩드레스 입어 보는 거 아니야? 그 동안 많이 입어 봤기야 했지만

               그건 다 쇼에서 입은 거고, 이번에는 진짜 자기 결혼인데 기분 내야지!

지수 : (찔리는 지 엷게 웃는다) 선생님 쇼에서 입었던 그 드레스가 마음에 들어서 그래요. 그냥 그걸로 할게요.

연경 : (동백이 들어오는 걸 보고) 오셨네? (손을 들고) 여기에요.

동백 : (일동을 보고) 아.. 예.. (지수와 동백이 눈이 마주친다. 서로 불편하다)

 

 

씬/29 웨딩드레스 샾 턱시도 룸 (오전)

 

턱시도를 입은 동백이 차렷 자세로 서 있다. 디자이너가 살펴보고, 보조1이 피팅 작업을 한다.

 

디자이너 : 어깨가 보기보다 넓으시네? 우리 지수가 동백씨 이 어깨에 반했나 보구나? (웃는다)

동백 : (엷게 웃다가, 앞 쪽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지수와 눈이 마주친다) ... (불편한 지 시선을 피한다)

지수 : (미안한 표정으로 동백을 잠시 보다가 고개를 숙인다)

연경 : (그런 지수를 보다가, 작게) 너무 마음 쓰지 마. 이미 보낸 거 뭐 어쩌겠냐?

지수 : (신경이 쓰인다) .. (생각에 잠겨 있다가) 언니.. 저녁 예약 좀 해줘.

연경 : (지수를 본다)

 

 

씬/30 고급 레스토랑 룸 (밤)

 

풀코스 양식기 세트가 세팅되어 있다. 지수와 동백이 마주 앉아 있다.

 

동백 : (기분이 안 좋은) 여기서.. 무슨 스케줄이 있는 건가요?

지수 : (메뉴를 보며) 구동백씨랑 저랑 저녁 먹는 스케줄이에요.

동백 : (다소 놀라) 우리.. 둘 만요?

지수 : 네.

동백 : 왜요?

 

노크 후, 웨이터가 들어온다.

 

지수 : A 코스 두 개 주시고요. 와인은 제일 좋은 걸로 주세요.

웨이터 : 네. (인사하고 나간다)

동백 : (포크들과 나이프를 보고 알겠다는 듯) 아 뭐.. 식사 예절 같은 거 가르쳐 주시는 겁니까? 이런 거까지 알아야 되는 군요.

         하긴 제가 이런 거 너무 모르긴 합니다.

지수 : 이런 거 저도 몰라요.

동백 : (지수를 본다)

지수 : 이렇게 많은 포크 다 써 본 적도 없어요. 그냥 그 날 마음에 드는 걸로 하나만 써요.

동백 : (지수를 본다. 진지해져서) 식사 예절 가르쳐 주시는 자리가 아니군요.

지수 : (동백을 본다) 네. 저한테 하실 말씀 있으실 거 같아서요. (잠시 서로 마주본다)

동백 : (지수를 잠시 보다 결심한 듯 말을 꺼낸다) 저희한테 주신 그 상가..

지수 : (상가 얘기에 미안해 고개를 숙인다)

동백 : (꾸벅 인사하며) 받겠습니다.

지수 : (의외에 말에 놀라 고개를 든다)

동백 : 한지수씨 생각하시기에.. 제가 결혼 조건으로 소원 세 가지를 들어 달라고 한 게.. 애들 장난 같이 느껴지시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계속 불안하신 거죠? 그쵸?

지수 : (안타깝다)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어요.

동백 : 그럼 왜 그런 걸 보내셨습니까?

지수 : (할 말이 없다) ...

동백 : (지수의 얼굴을 보며 회상에 잠긴다)

 

(회상 인서트, 2화 씬/49)

지수 : 그럼 난 구동백씨 도움을 그냥 받기만 하라는 거군요? 어떡하죠? 그건 불편해서 싫은 데요.

         뭐든 댓가를 지불해야 내 마음이 편해지겠는데요!

 

동백 : (회상에서 돌아와 지수를 본다) 그 동안 제가 너무 제 생각만 한 거 같아 죄송합니다.

         둘이서 하는 거래니까 두 사람 다 마음이 편해야 되는데.. 한지수씨 거래 방식을 이제는 받아들이겠습니다.

지수 : (미안한지 고개를 숙인다)

동백 : (그런 지수를 보자 일부러 밝게) 그치만 댓가치곤 너무 큽니다. 상가를 다 받을 순 없구요..

         어떤 형식으로 받을 지는 민지랑 의논을 해보고 나중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지수 : (동백을 본다)

 

노크 후, 식사가 들어온다.

 

동백 : (반갑게) 아, 식사가 오네요.

 

컷 튀면, 테이블에 에피타이저가 놓여 있다.

 

동백 : (포크 하나를 고르며) 저는 오늘 이 녀석이 맘에 드네요. 이걸로 쭉 먹겠습니다. (먹는) 맛있네요. 잘 하는 집인가 봅니다?

         (먹는다)

지수 : (미안한 마음에 잘 먹질 못한다)

 

컷 튀면, 메인요리1이 놓여 있다.

 

동백 : (웃으며 씩씩하게 먹는) 이것도 맛있네요. 뭔가? 처음 먹어 보는 건데.

지수 : (불편한 지, 썰기만 할 뿐 먹지 않는다)

 

컷 튀면, 메인요리2가 놓여 있다.

 

동백 : (여전히 씩씩하게) 요리가 다 맛있네요. 프랑스식이죠? (와인을 마신다) 잘은 모르겠지만 와인도 훌륭한 거 같습니다.

         (다시 식사를 한다)

지수 : (그런 동백을 본다)

 

컷 튀면, 디저트가 놓여 있다.

 

동백 : (디저트를 다 먹고는) 아~~ 참 맛있었습니다. 이런 훌륭한 정찬은 처음 먹어 봅니다. 덕분에.. 감사합니다.

지수 : (디저트 스푼을 내려놓는다)

동백 : 그럼 오늘 스케줄은, 이걸로 끝난 건가요?

지수 : (동백을 쳐다본다)

동백 : 그럼 그만 일어나시죠. (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지수 :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앉아 있다)

동백 : (일어나서, 그런 지수를 잠시 본다)

지수 : (잠시 말이 없다) 사는 건.. 원래가 힘든 거라고 하셨죠..?

동백 : (그 말에 지수를 본다)

지수 : 그러니까.. 괴로워하지도 슬퍼하지도 말라고.. 그냥 하루하루 즐겁게 살라고.. 그러셨죠? (동백을 본다)

동백 : ...?

지수 : 난.. 내일만 기다리면서 살았어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면서요.

동백 : (지수를 본다)

지수 : 구동백씨와 이 결혼이 끝나는 날만 생각했지.. 끝날 때까지 구동백씨와 보내야 할 하루하루를 생각하지 못 했던 거 같아요..

         근데 이제 생각해 보니까.. 그 하루하루가 지금 이 자리처럼 불편하다면, 그건 서로한테 너무 힘든 일이 될 거 같네요..

동백 : (고개를 숙인다)

지수 : (그런 동백을 보며 회상한다)

 

(회상 인서트, 2화 씬/49)

동백 : 우리가 거래를 한 거 였군요.. 저는 그냥 팬으로써 제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시길래.. 도와 드리고..

         그 댓가로 그냥.. 친구가 되는.. 뭐 그런 걸 생각했습니다.

 

지수 : 구동백씨가 제 거래 방식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시니까.. 저도 구동백씨 방식을 받아 드려야 할 거 같네요.

동백 : (뭔가 싶은) ...?

지수 : (핸드폰을 동백에게 건네며) 전화 번호 좀.. 찍어 주세요.

동백 : 예..?

지수 : 구동백씨 전화 번호요. 친구 전화 번호 정도는 알고 있어야죠.

동백 : (놀라) 친구요..?

지수 : 왜요? 저랑 친구하기 싫으세요?

동백 : (놀라 진정이 안 되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잠시) 하.. (숨을 고르고는,

         긴장한 채 번호를 찍고 핸드폰을 지수에게 공손히 준다)

지수 : (받아서, 그 번호로 동백에게 전화를 건다)

동백 : (핸드폰이 울린다, 번호를 본다)

지수 : 그게 제 번호에요. (미소 짓는다)

동백 : (이 상황이 믿기질 않는) 아.. 예..

지수 : 그리고 말씀 하신 소원 세 가지는, 아직 유효합니다. 잊지 마세요.

동백 : (정신이 없는) 예..

지수 : 한 시간만 빨리 친구 됐으면 오늘 식사 맛있게 했을 텐데요. 그쵸? (미소 짓는다)

동백 : 예? 예.. (얼떨떨하다)

 

 

씬/31 지수 집 A/V 룸 (밤)

 

연경 : (놀라) 뭐? (기막힌) 하.. 니 전화 번호를 줬어?

지수 : (음악 CD를 여러 장 고르며, 편하게) 왜? 주면 안 되나?

연경 : (그러지 말라는 듯) 지수야.. 구동백씨가 너한테 직접 전화 할 일이 뭐가 있는데?

         나 통하면 다 되는데, 뭐 하러 전화 번호를 줘?!

지수 : (CD를 플레이어에 넣으며 대수롭지 않게) 내가 그 사람한테 갑자기 전화 할 일이 생길 수도 있잖아.

연경 : 말이 되는 소릴 해! 니가 그 사람한테 직접 전화 할 일이..

지수 : (음악이 나오자) 쉿! 들어 봐 언니, 이 노래 정말 좋다. (하고 눈을 감고 음악을 감상한다)

연경 : (그런 지수를 맘에 안 드는 듯) 그 사람 자꾸 헛갈리게 하지 말라 그랬잖아. 너 오늘 그거 실수 한 거야. (나가 버린다)

지수 : (연경이 나가자 눈을 뜨고 나가는 연경을 본다. 귀엽게) 얘기 하지 말걸. 그게 실수다.

 

 

씬/32 동백 방 (밤)

 

동백이 이불을 깔고 누운 채 휴대폰에 지수 번호를 보고 있다.

 

동백 : (여전히 믿기질 않는) 하.. 내 핸드폰에.. 한지수씨 전화 번호가.. (전화 번호를 보고 있자 행복해 진다, 웃음이 나온다)

         하하.. 하하..

 

 

씬/33 김정욱 자택 외경 (낮)

 

 

씬/34 김정욱 자택 서재 (낮)

 

정욱은 붓글씨를 쓰고 있다. <靑雲之志>다. 강모가 지켜보고 서 있다.

 

정욱 : (붓을 내려놓고) 한지수 그 아이 결혼이 이제 며칠 밖에 안 남았구나.

강모 : ...

정욱 : 측근만 모아서 간소하게 한다고? 기왕 하는 거 제대로 크게 하지, 뭐 하러 유난 떨어?

         (혼잣말하듯) 어차피 가짜 결혼인데.. 사람 적게 모아 놓고 하면 양심에 가책이 덜해지나?

강모 : (참기 힘든 지)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정욱 : (자신이 쓴 글을 강모에게 준다) 이 글 하나 써 주려고 불렀다.

강모 : (<靑雲之志>라고 쓰여져 있다)

정욱 : 오늘 니 장인하고 저녁 같이 하기로 했지? 너한테 좋은 제안을 하나 할 모양인거 같던데.. 그렇게 알고 마음에 준비 하고 가.

강모 : (정욱을 본다)

정욱 : (미소를 짓는다) 너랑 한지수 그 아이 관계 의심했던 게 미안했었겠지.

         (강모를 보며) 이제 너도 청운의 뜻을 품을 때가 됐다. 너한테.. 난 기대가 크다.. (강모 어깨에 손을 올린다)

강모 : (무슨 일인가 싶은 표정)

 

 

씬/35 우체국 입구 (저녁)

 

동백, 팀장, 윤섭, 태완이 앞서 걷고 그 뒤를 경애, 명진이 따라간다.

 

윤섭 : (동백 팔짱을 끼며) 구선배 이건 진짜 아니죠! 어떻게 우체국 전체 중에 꼴랑 국장님 팀장님 두 명한테만

         청첩장을 줄 수가 있습니까?!

팀장 : (윤섭을 쥐어박으며) 꼴랑? 이 자슥 말버릇 좀 봐! 국장님이 꼴랑이야? 내가 꼴랑이야? 스페셜~이라는 좋은 표현을 두고

         꼴랑이라는 저질 단어나 골라 쓰고, 이러니까 너는 격이 안 맞아서 그런데 못 가는 거야!

윤섭 : (조르며) 구선배 저도 가고 싶어요~!

동백 : 그러니까 윤섭아, 내가 미안해서 지금 삼겹살 사는 거잖아. 대신에 많이 먹어. 알았지? 태완이 너도 많이 먹어라.

태완 : 나는 당연히 가는 줄 알고 정장까지 새로 샀는데. 에이..!

동백 : 그랬냐? (태완 뒤에서 안으며) 미안해~ 미안하다 태완아~ (태완을 안자 동백의 엉덩이가 내밀어져 볼록해 보인다)

경애 : (뒤에서, 동백의 엉덩이를 보고 놀라, OFF) 힙이.. 저게 어머..

명진 : (경애 얼굴과 동백 엉덩이를 보고) 너 지금 구동백씨 엉덩이 봤지?

경애 : 아니거든. 태완씨 뒤통수 봤거든.

명진 : 태완씨 뒤통수 지금 구동백씨한테 가려서 안 보이거든.

경애 : (명진을 노려보고) 에휴, 맘대로 생각하세요. (앞서 걸어간다)

명진 : (경애를 의심스럽다는 눈으로 본다)

 

 

씬/36 삼겹살 집 (저녁)

 

동백, 팀장, 윤섭, 태완, 경애, 명진이 삼겹살에 소주를 먹고 있다.

 

윤섭 : 이모! 오늘 한지수 신랑이 쏘는데! 써비스 준다며~

주인 : (50대 여, 삼겹살을 잔뜩 담아온다) 간다 가! (옆 테이블에 30대 남자 두 명과 20대 여자가 식사 중이다)

남자1 : (소주와 소주잔을 들고 동백에게 와서 잔을 내민다) 한지수씨 왕팬인데, 술 한 잔 따라 드릴게요.

동백 : 에.. (받는다)

남자1 : (따라주며) 결혼 축하드립니다.

동백 : (마신다) 감사합니다. (남자1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남자1 : (자리로 돌아간다)

주인 : (탁 내려놓고는) 봐봐~ 니 놈들 시킨 거 보다 더 많지?!

윤/태 : (박수치며) 와우 와우~ / 우리 이모 킹왕짱~

주인 : (동백에게) 한지수 신랑 일루 와 봐. (동백 손을 꼭 잡고 끌고 가며) 인제 한지수꺼 되는데 그전에 많이 만져봐야지.

동백 : 하하.. (웃는다)

주인 : (한지수가 광고하는 소주 광고지가 붙어있는 벽 앞으로 동백을 끌고 와서는) 니 마누라 옆에다 싸인 좀 해라.

         (하고 매직을 준다)

동백 : 아이 참.. (‘구동백, 번창하세요’정자로 쓴다)

주인 : 아무리 봐도 둘이 차이가 너무 진다. 너 그건 알지?

동백 : 그럼요. 잘 압니다.

태완 : (OFF) 이모 여기 파무침 떨어 졌어~

주인 : 알았어~ (간다)

동백 : (광고지 속에 지수의 얼굴을 본다. 좋아서 웃음이 나온다)

주인 : (파무침을 들고 가면서) 좋댄다 지 마누라 사진 보면서.

동백 : 아니에요~~ (헤~ 웃으며 자리로 온다)

경애 : (웃는 동백을 보며, OFF) 웃을 때 눈이 반달이 되네..? 원래 그랬나? 어후.. 나 왜 이러니..

         (마음을 다 잡으려는 듯 소주를 확~ 마신다)

팀장 : (동백 보며) 동백아 얼른 와~ 고기 다 탄다~

동백 : 네. (자리에 와서 앉는다)

팀장 : 어~? 요 앞에 내가 궈 논 고기 누가 먹었어? 우리 동백이 쌈 싸 줄려고 내가 앞뒤로 잘 구워 논 건데! 조명진 너지!

명진 : 누가 먹으면 어때요? 익는 대로 먹는 거지, 같은 불판인데! (삼겹살 두 개를 겹쳐 먹는다)

팀장 : (명진을 흘기며) 넌 익지도 않았는데 다 갖다 먹잖아! 그러다 제대로 체해 너!

         (쌈을 크게 싸서 동백에게 준다) 동백아, 아~~~

동백 : 너무 커요.

팀장 : 내 사랑이야. 널 향한 내 사랑이 너무 커서 그래. 받아 줘.

동백 : (할 수 없이) 너무 큰데.. (억지로 입에 가득 넣고 겨우 씹는다)

팀장 : 그렇지 그렇지 우리 동백이 잘 먹는다.

동백 : (남자답게 씹어 먹는다)

경애 : (그런 동백을 보며, OFF) 먹는 모습이.. 터프하네??

명진 : (동백을 넋 빠진 채 보고 있는 경애를 슬쩍 본다, 뭐야? 하는 표정)

동백 : (먹다가 경애와 눈이 마주친다. 경애의 시선이 이상한 듯) 왜..요?

경애 : (도도하게) 제가 뭘요..? (잔을 들고는) 한 잔 해요.

동백 : 아, 예! (경애와 건배하고 마신다. 소주가 입에서 흐르자 손바닥으로 턱에 뭍은 소주를 쓱~ 닦아 낸다)

경애 : (그런 동백을 보며, OFF) 턱선 좀 봐라.. 저렇게 샤프했었나??

동백 : (경애와 눈이 마주친다)

경애 : (동백 시선을 얼른 피하고 소주를 다 마신다)

동백 : 박경애씨, 그만 드세요. 두 잔이 치사량이시잖아요.

경애 : (괜히) ... 절 왜 신경 쓰세요? (예쁜 척 머리를 귀 뒤로 쓸어 넘긴다)

명진 : (그런 경애를 기막혀 하며 본다)

 

 

씬/37 고급 한정식당 룸 (낮)

 

강모가 있다. 최회장과 수연이 들어온다. 강모가 인사를 한다.

컷 튀면, 강모, 수연, 최회장이 식사를 하고 있다.

 

최회장 : (음식을 한 입 먹고는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수연 : 왜요 아빠, 입에 안 맞으세요? 다시 해서 올리라고 할까요?

최회장 : 아니야. 됐다. (입을 닦고는 강모를 본다) 음.. 김상무.

강모 : 네.

최회장 : 내가 자네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보자고 했네.

강모 : (긴장한다)

최회장 : 자네 말이야.. 이제 내 신문사 맡아서 해 보는 게 어떤가?

강모 : (놀란다)

최회장 : (대답을 기다리듯 강모를 본다)

강모 : (대답을 못한다)

수연 : (분위기가 안 좋자 웃으며) 이 사람, 장인 백그라운드로 대표 자리 앉았다는 말 듣고 싶지 않아서 이래요 아버지.

최회장 : 그런 이유라면 걱정할 거 없어. 이사진들하곤 얘기 벌써 끝냈으니까.

강모 : (곤란하다)

최회장 : 내가 고민 오래했으니까 자넨 더 고민 할 꺼 없네. 나 제법 깐깐한 사람이야.

            자네가 능력이 안 될 것 같았으면 얘기도 안 꺼냈어.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강모 : (힘들다)

 

 

씬/38 삼겹살 집 화장실 (밤)

 

술 취한 경애가 거울을 보며 얼굴에 분칠을 하고 있다. 순간순간 비틀한다.

물 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명진이 바지를 치켜 올리며 나온다.

 

명진 : (그런 경애를 보며, 약간 취한)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떡칠하시나? 혹시.. 뒤늦게 구동백씨?

경애 : (혀가 살짝 꼬부라져서) 다 쌌으면 나가라...

명진 : 너 구동백씨 쳐다보는데 눈에서 레이져 나오더라. 한지수 꺼 되니까 멋져 보여? 자체발광 작렬? 이 기지배야, 버스 떠났어.

         결혼이 내일 모레 거든?! 넌 한지수랑 (얼굴을 가리키며) 이 세숫대야부터 게임이 안 돼! (나간다)

경애 : (취해서는) 저게 진짜.. 씨.. 구동백 나쁜 자식.. 나 좋다 그러더니..

 

 

씬/39 삼겹살 집 (밤)

 

동백, 팀장, 태완, 명진이 먹고 있는데 경애가 비틀거리며 온다. 일동은 다소 취한 분위기다.

 

태완 : (경애를 보며) 어어~ 박경애씨~ 정신 차려~

경애 : (비틀 거리며 비어 있는 동백 옆 윤섭 자리에 앉는다)

윤섭 : (물을 떠서 와서 경애를 툭툭 치며) 어어.. 여기 내 자리야.

경애 : (혀가 꼬부라져 윤섭을 노려보며) 자리가.. 여기 하나야..?

팀장 : 시비 거는 거 보니까 쟤 취했다. 건드리지 마. 여기 그냥 앉아.

윤섭 : 아이~ (경애 자리에 앉아 젓가락과 술잔을 바꾼다)

팀장 : 근데 참 뭐 결혼식 부주를 안 받겠다고?

동백 : 예.. 뭐.. 가까운 친인척만 보여서 간단하게 하는 거라서요.

경애 : (결혼 얘기에 동백이 미운 듯 오이를 집어서 동백에게 던진다)

동백 : (오이를 맞고) 아! (영문 몰라 경애를 본다)

경애 : (동백을 외면한다)

팀장 : (신경 안 쓰는) 취해서 그래. 쟤는 냅두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근데 말이야 그.. 결혼식 때 말이야.. 사회는 누가 보기로 했어?

동백 : 아 그건 지수씨 아는 분이..

경애 : (상추를 집어 동백 얼굴에 던진다)

동백 : 어? (경애를 본다. 영문 몰라) 박경애씨 왜 이러세요?

경애 : (소주를 집는다)

팀장 : 야야~ 쟤 못 먹게 해~

경애 : (홀짝 마신다)

윤섭 : 경애씨 오늘 왜 이래? 혼자 한 병은 먹었어.

명진 : 냅두세요. 속 쓰린 일이 있나보죠. (피식 웃는다)

팀장 : 쟤는 오늘 뭐 속 쓰린가 보고, 혹시 그 사회보실 분이 뭐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면 내가 해줄 수 도 있고.

         내가 자랑삼아 얘기하자면 내가 내 해병대 동기들, 50명 사회를..

경애 : (생 삼겹살을 동백 얼굴에 던진다)

동백 : (얼굴에 삼겹살이 쩍 붙는다) 아! 왜 이래요? (떼어낸다)

팀장 : (벌떡 일어나) 너 왜 오늘 진상 떨어?! 중요한 얘기 하는데!

동백 : (경애를 보며) 제가 뭐.. 실수 한 거 있어요?

경애 : (동백을 한참 바라본다)

동백 : ...?

경애 : (갑자기 동백에게 달려들어 얼굴을 붙잡고 키스를 한다)

동백 : (놀라 눈이 휘둥그레진다)

일동 : (매우 놀란다)

팀장 : (놀라 소리친다) 쟤 왜 저래?!! 떼내 떼내~~!! (옆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고 놀라 웅성거린다)

남자2 :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팀장 : (발을 동동 구르다가 마늘을 한 움큼 집어서 경애 뒤통수에다 던진다) 떨어져~~!! 떨어져~~!!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며 안절부절 못 한다)

명진 : (소리치며 경애를 잡아당기며) 야~ 너 미쳤어?!

윤섭 : 경애씨~~!! (동백을 잡아 당겨 둘을 떼어낸다)

경애 : (바닥에 너부러져 큰소리로 주정한다) 구동백~~!! 니가 이럴 수 있어~~?! 나 좋다고 들이댈 땐 언제고~~!!

         한지수랑 결혼을 해 니가~~!!

동백 : (경애의 립스틱이 얼굴에 묻은 채, 완전히 놀라 얼어붙는다) 허..!

팀장 : (주위를 의식하며) 얘 왜 이러니~!

 

주변 사람들이 동백과 경애를 보고 웅성웅성거린다.

 

팀장 : (태완, 윤섭에게) 끌고 나가~! 빨리 끌고 나가~! 사람들 보잖아~!

윤섭,태완 : (경애를 끌고 나가며) 경애씨... / 이러면 안 돼...

경애 : (끌려 나가면서 소리친다) 한지수랑 사귀면서 나한테 수작은 왜 건거야~~!! 내가 그렇게 쉬워 보였어~~!!

         이제 스타랑 결혼하고 잘 나가니까 나 같은 건 안중에도 없지~~!! 이 나쁜 자식아~~!!

동백 : (난감하다)

팀장 : (급한 마음에 상추를 집어 동백 얼굴의 립스틱을 닦아주며 당황한) 쟤 왜 저래 진짜~!

         (주변을 의식하다면서 크게) 없는 말을 막 지어 내고.. 취하려면 곱게나 취하지..

남자1 : (술 취해 나서는) 없는 말 지어 낸 거 맞아? 저 인간 바람둥이 아니야?

팀장 : (욱 해서) 뭐야?! 이 사람이 말이면 단 줄 아나?

동백 : (팀장을 끌어당기며) 팀장님, 그냥 나가요.

팀장 : (남자1에게 삿대질 하며) 이 자식이, 결혼 앞 둔 사람한테!!

남자1 : (기분이 상하는) 뭐? 자식?!

동백 : (남자1에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팀장을 밀고 나간다)

남자1 : (완전히 화가 난 표정이다) 허~~!!

명진 : (가방들을 챙겨 급하게 나간다) 같이 가요~~

 

 

씬/40 지수 집 거실 (밤)

 

조깅복 차림에 헤드폰을 목에 건 지수가 나온다.

 

연경 : (2층에서 내려오다가 지수를 보고 놀라) 뭐야? 너 조깅하러 가니?

지수 : (밝게) 어, 나 이제부터 즐겁게 살기로 했거든. 같이 갈래 언니?

연경 : 나 운동 싫어하는 거 너 알잖아. 갈 거면 석현이(로드) 데리고 가.

지수 : (장난스럽게 연경의 허리 살을 잡고는) 운동 싫어하니까 여기 친구들이 이렇게 많이 붙어 있잖아.

         얘네들 언제 떠나보낼 거야.

연경 : (지수 손을 치운다) 야, 냅둬. 내 10년지기 친구들이야.

지수 : 치! (웃고는 헤드폰을 끼며) 갔다 올게. (나간다)

연경 : (나가는 지수에게 소리치는) 2층 구동백씨 방 정리 다 했다~

지수 : (OFF) 고생 했어 ~

연경 : (그런 지수를 한번 본다)

 

 

씬/41 지수 동네 거리 (밤)

 

밝은 표정의 지수가 조깅을 한다. 조금 떨어진 뒤에서 로드매니저가 따라가고 있다.

 

 

씬/42 지수 집 앞 (밤)

 

지수 : (조깅을 하면서 온다)

백기자 : (OFF) 한지수씨!

지수 : (보면 백기자가 서 있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집으로 빠르게 걸어간다)

백기자 : (따라붙으며) 결혼 준비는 잘 하셨습니까?

지수 : (신경 쓰지 않고 빠르게 걷는다)

백기자 : 근데 그 소식 들었나? 김강모가 극동일보 대표 될 거라는데?

지수 : (그 말에 멈칫한다) ... (계속 걸어간다)

백기자 : 업계에 소문 파다하니까 내 말이 맞는 지 틀린 지 확인부터 해 보시지.

로드 : (달려와 백기자를 막으며) 뭡니까!

백기자 : (가는 지수에 대고) 큰 쇼 벌렸는데, 괜히 한 게 되면 웃겨지잖아?!

지수 : (집으로 확 들어가 버린다)

 

 

씬/43 지수 집 정원 (밤)

 

지수가 걸어 들어오다 멈춰 선다. 불안한 얼굴로 회상한다.

 

C#1 1년 전, 강모 집 거실

강모 : (지수를 달랜다) 지수야, 그런 거 아니야.

지수 : (속상한) 학교에 남고 싶어 했잖아. 근데 그 신문사를 왜 들어가요? 약혼만 하면 된다 그랬잖아.

         강모씨 그쪽 집안이랑 자꾸 엮이는 거 싫어.

강모 : (설득하는) 지수야,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 얼마 있다가 다시 나올 거야. 지금은 그냥 너무 원하시니까..

         거절하기 힘들어서 그래서 그래.

지수 : (슬픈 눈으로) 나한테서 한 걸음 또 멀어지는 거 같애..

 

지수 : (회상에서 돌아온다) ... (불안하다)

연경 : (나오는) 안 들어오고 뭐해?

지수 : (불안한 얼굴로) 언니.. 강모씨 지금 좀 만나야 겠어..

 

 

씬/44 건물 지하 주차장 (밤)

 

강모 차가 주차되어 있다. 지수 차가 들어와 주차한다.

지수와 강모가 동시에 차 창문을 내린다.

 

지수 : (불안한 얼굴로) 물어 볼 거 있어서 왔어요.

강모 : (지수 표정이 안 좋자) ...?

지수 : (어렵게) 혹시.. 극동일보..

강모 : (OL) 대표 되냐고?

지수 : (강모를 본다) 백기자가 찾아 왔었어.

강모 : 그랬구나. 그래 제안 받았다. 그건 사실이야.

지수 : (불안한 얼굴로 강모를 본다)

강모 : 근데 지수야.. 니가 그거 싫어하잖아. 내가 그걸 잘 아는데.. 왜 하겠니? 그건 안 해. (지수를 본다)

지수 : (고마운 듯 잠시 강모를 바라본다.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강모 : (그런 지수를 보고) 지수야.

지수 : (울컥해서) 미안해요. 백기자 말만 듣고 이렇게 달려와서.. 강모씨 그런 사람 아닌 거 내가 제일 잘 알면서..

강모 : (미소 지으며) 괜찮아. 내가 더 미안한 일이 많은데 뭐.

지수 : (눈물이 그렁한 채 강모를 보며 미소 짓는다)

 

 

씬/45 달리는 지수 차 안 (밤)

 

지수 : (안도한 얼굴로, 창밖을 보고 있다)

연경 : 솔직히 나도 너한테 얘기 듣고서, 속이 아주 타 버리는 줄 알았다.

지수 : 그랬어?

연경 : 가진 게 많아지면 딴 생각도 많아지고 욕심도 늘어나고.. 다들 그렇게 변하니까. 강모가 그 자리 바라고 있을까봐

         나도 내심 걱정하고 있었나 보다. 강모 못 믿은 거 나도 좀 미안해지네. 나중에 아주아주 맛있는 술 한 잔 사 줘야겠다.

지수 : (엷게 미소 짓는다)

 

 

씬/46 선거 캠프 사무실 (밤)

 

정욱 : (버럭)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대표 자릴 거절 하다니!

보좌관 : 최회장님께서도 언짢아 하셨답니다.

정욱 : (양 손바닥으로 책상을 세게 내리치고 화를 삭이듯 서 있다) 강모 당장 불러 들여.

보좌관 : 네. (하고 나가려는데)

정욱 : (마음이 바뀐) 아니야. 됐어. (다른 생각이 있는 듯 생각에 잠긴다)

 

 

씬/47 동백 집 아침 외경

 

 

씬/48 동백 집 화장실 (아침)

 

동백이 세수를 한다. 거울을 보며 얼굴을 닦고 어제 일을 회상한다.

 

(인서트 - 경애가 동백에게 키스하던 장면)

 

동백 : 나한테 왜 그런 거야? 하.. 박경애씨 얼굴을 어떻게 보냐..? 차라리 기억 못하면 그게 좋은데..

민지 : (다급한 목소리, OFF) 오빠~~!! 오빠~~!!

동백 : 왜 저래?

 

 

씬/49 동백 방 (아침)

 

동백과 민지가 놀란 얼굴로 인터넷을 보고 있다.

컴퓨터 화면에는 동백과 경애가 키스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 여러 장이 떠 있다.

 

민지 : (놀란) 오빠 이거 뭐야?!

동백 : (놀라) 이게.. 어떻게 찍혔지?

민지 : (동백을 때리며) 미쳤어 미쳤어!! 이 여자 누구야?! 누군데 이러고 돌아다녀?! 지수 언니 보면 어떡해!! 어떡할 거야 진짜?!

동백 : (사색이 된다)

 

 

씬/50 지수 집 앞 (아침)

 

사색이 된 얼굴의 동백이 지수 집을 향해 뛰어온다. 초인종을 누른다.

 

동백 : (인터폰에 대고, 다급하게) 구동백입니다! 제가 또 사고를 쳤습니다!

 

 

씬/51 지수 집 거실 (아침)

 

지수, 연경이 앉아 있고 동백은 사색이 된 채 서서 설명을 하고 있다.

 

동백 : 어제 제가 결혼턱을 낸다고 삼겹살집엘 갔었는데요.. 우리 우체국 박경애씨가.. 안내 데스크에 안내하시는

         예쁘장한 분이신데.. 갑자기 술에 취해서 저한테 막 키스를.. 저도 무방비 상태에서 당한 일이라..

         그걸 어떻게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수 : (여유 있게 웃으며) 구동백씨, 일단 좀 앉으세요.

동백 : (혼자 사색이 되어 흥분해서는) 항상 조심하려고 그랬는데.. 박경애씨가 그럴 줄은.. 저한테 관심도 없던 사람이었거든요..

         한지수씨한테 또 피해를 드리게 되서 어떡하죠?!

지수 : (웃으며) 아니요. 피해되는 거 없습니다.

동백 : (놀라) 네?

지수 : 그냥 구동백씨가 좀 시끄러울 거예요. 죄송해요. 사람들 관심 속에 산다는 게 이래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인터넷도 보지 마시구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비난하는거 보면 괜히 마음만 다칠 수 있어요.

동백 : 그러니까.. 제가 사고 친 게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지수 : (웃으며) 네.

동백 : (그제야 쇼파에 앉는다) 아.. 저는 진짜.. 아.. 십년은 감수했습니다.. 하.. (안도한다)

지수 : 근데, 우체국 늦지 않으셨어요?

동백 : (시계를 보고) 아이구, 늦었네요.

 

 

씬/52 우체국 국장실 (오전)

 

매우 심난한 얼굴의 국장이 컴퓨터 모니터에 뜬 동백과 경애의 뽀뽀 사진을 보며 서 있다.

허리춤에 손을 양 손을 올리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괴로운 표정이다.

 

국장 : (진지하게 인터폰을 누른다)

여비서 : (OFF) 네, 국장님.

국장 : (진지하게) 삼겹살 집.. 회식 현장에 있었던 직원들 전원 올려 보내.

여비서 : (OFF) 네, 알겠습니다.

국장 : (깊은 한숨을 쉬고는 뒤돌아 창밖을 바라보며, 한 손으론 턱을 괴고 다른 손으론 반대편 팔을 받히고 서서

         깊은 고민에 빠진다) 흠...

 

 

씬/53 우체국 복도1 + 엘리베이터 안 + 우체국 복도2 + 국장실 앞 (오전)

 

(복도1)

팀장, 윤섭, 태완, 경애, 명진이 저벅저벅 소리를 내며 심각한 표정으로 매우 긴박하게 걸어간다.

 

(엘리베이터 안)

팀장, 윤섭, 태완, 경애, 명진이 심각한 얼굴로 미동도 안 하고 서 있다.

 

(복도2)

팀장, 윤섭, 태완, 경애, 명진이 저벅저벅 소리를 내며 심각한 표정으로 매우 긴박하게 국장실로 걸어간다.

팀장이 노크를 한다.

 

 

씬/54 우체국 국장실 (오전)

 

팀장, 윤섭, 태완, 경애, 명진이 들어온다. 국장은 창밖을 보고 있다.

일동 죄 지은 사람들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서서 눈치만 본다.

 

여비서 : (들어와서) 국장님, 차 여섯 잔 준비 할까요?

국장 : 차는 무슨 차야! 내꺼 한 잔만 가져 와!

여비서 : 네. (하고 나간다)

일동 : (잔뜩 얼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국장 : (화가 난 얼굴로 일동을 본다)

 

 

씬/55 우체국 로비 (오전)

 

동백 : (뛰어 들어온다)

직원 : 어? 구동백씨, 지금 와? 국장실 올라가 봐. 영업부 다 불려갔어.

동백 : ...?

 

 

씬/56 우체국 국장실 (오전)

 

일동 서 있다. 국장이 화를 내고 있고 경애는 울고 있다.

 

국장 : (소리치지 않지만 무섭다) 박경애씨 지금 이게 운다고 해결될 일입니까? 구동백씨는 이제 엄연히 공인이에요.

         아무리 술에 떡이 됐어도 그런 있지도 않은 헛소릴 해서 사람을 곤궁에 처하게 해도 되는 겁니까?

경애 : (울면서) 제가 취해서 실수 한 건 맞는데요.. 그게 있지도 않은 헛소리는 아니에요 국장님..

팀장 : (펄쩍 뛰며 작게) 박경애 진짜! 국장님 앞에서까지! 술 덜 깼어?!

국장 : (깊은 한숨) 하.. 박경애씨, 참 철부지구만. 그런 거짓말로 이 순간만 모면하면 해결되는 일입니까 이게?

         인터넷에 떴으면 우리 한지수씨도 봤을 텐데, (강조하며) 볼 텐데! 결혼을 바로 코 앞에 둔 우리 신부 한지수씨가

         그 뽀뽀 사진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 거 같애요?

팀장 : (걱정스러운지 고개를 젓는다) 미치겠죠..!

국장 : 박경애씨 그 알량한 거짓말에 구동백이가 진짜 양다리를 걸쳤다고 오해해서 (소리치는) 결혼이라도 깨면 어떡할 겁니까!

경애 : 거짓말 아니에요! 구동백씨 저 좋아했어요! (윤섭, 태완에게 도움 청하는) 다 아시잖아요!

윤섭 : (국장 눈치를 보며, 작게) 우리 몰라..

태완 : (작게) 나도 구선배한테 그런 말 들은 적도 없어..

명진 : (작게) 한지수랑 사귄다니까 그때부터 니가 좋아했잖아..

경애 : 진짜 너무들 해!! (울며 주저앉는다)

국장 : 고팀장.. 난 참 실망스럽네.

팀장 : 면목 없습니다.

국장 : 현장에 남자가 셋이 있는데, 어찌 술 취한 여자 하날 못 막었나?!!

동백 : (노크를 하고는 들어온다)

국장 : (동백을 보고는 위로하듯) 어, 구동백씨 여기 앉아요.

동백 : (영문 몰라) 예..? 다 서 계신데..

국장 : 앉아앉아. 피해잔데 앉아야지.

동백 : 피해자요..? (울고 있는 경애를 보며 뭔가 싶은) ...?

국장 : (인터폰 하는) 구동백씨 차 한 잔 가져 와.

동백 : 아닙니다. 전 됐습니다.

국장 : 그래? (인터폰 하는) 구동백씨 차 됐대요. 뭐라 위로를 해야 할지.. 술 취한 여직원의 거짓말 하나 때문에..

         자네가 이런 오명을 뒤집어쓰고 말이야.. (동백의 어깨를 토닥인다)

경애 : (일어나 울면서) 거짓말 아니라니까요!

국장 : 박경애씨 정말! 끝까지 이렇게 더티하게 나올 겁니까?!

경애 : 구동백씨 말 좀 해 줘요! 얼마 전까지 저 좋아했잖아요!

동백 : (감을 잡고 난감한) ...

경애 : (울면서) 맞잖아요! 한지수랑 사귄다고 기사 났을 때! 바로 전날 저한테 영화제 같이 가자고!

         나 좋아한다고 고백 했잖아요?!

동백 : (뜨끔하다) ...!

국장 : 저저..! 끝까지 정말..!

팀장 : (국장 눈치를 보며) 박경애 진짜, 너 왜 이러냐?!

국장 : 고팀장, 그냥 냅두게. 어차피 구동백씨한테만 들으면 진실은 바로 나오는 거니까! (동백에게) 말해 보세요.

         박경애씨 위해 줄 거 없고, 있는 그대로 사실 여부만 말해요. 아니라고만 말해 주면 내가 아주 혼쭐을 내 줄 테니까!

경애 : 그렇게 말씀하시면 맞아도 아니라고 그러죠! 누가 기라 그러겠어요?!

팀장 : 박경애! 넌 조용히 해!

경애 : (서글퍼져 운다)

동백 : (국장과 경애를 한 번씩 본다, 난감하다, 어렵게) 하.. 박경애씨가 한 말.. 다 사실입니다.

국장 : (놀란다)

일동 : (놀라 서로를 보며 충격 받은 표정들이다)

경애 : (놀라서 동백을 본다)

국장 : (실망이라는 듯 헛기침을 크게 한다) 흠..!! 그럼 한지수씨는?

동백 : 지수씨도.. 다 이해하십니다.

국장 : (놀라며) 그래? 이해를 하셔? 그럼 결혼에는 아무 지장이 없는 건가?

동백 : 네. 예정대로 내일 식 할 겁니다.

국장 : 음.. 그럼 내가 괜히 오바를 떤 격이 된 건데.. 아무튼 알았어요. (동백에게) 아, 오늘 결혼식 준비로 조퇴하게 되 있다면서?

동백 : 예..

국장 : 그럼 조퇴 잘 하시게. (민망한지) 뭐.. 밥들 먹으러 가지. (나간다)

일동 : (서로 눈치를 살피며 국장을 따라 나간다)

동백 : (울고 있는 경애를 살핀다)

 

 

씬/57 우체국 국장실 앞 복도 (오전)

 

국장, 팀장, 윤섭, 태완, 명진이 충격 받은 얼굴로 나와 걸어간다.

 

국장 : 아이쿠야.. 세상에나.. 구동백 저 친구가 바람둥이였구만..

팀장 : 저도 지금 쇼크 먹었습니다 국장님.

국장 : 바람둥이라도 괞찮다? 한지수씨가 구동백이를 대단히 사랑하는구만.

팀장 : (끄덕이며 국장과 함께 걸어간다)

 

 

씬/58 우체국 국장실 (오전)

 

동백 : (티슈를 뽑아 경애에게 내밀며) 닦으세요..

경애 : (휴지를 받는다) 왜.. 내 편 들었어요?

동백 : 사실인데요 뭐..

경애 : (다소 감동 받은 얼굴로 동백을 본다)

 

 

씬/59 지수 집 앞 (낮)

 

지수 차가 출발하려는데, 상철의 오토바이가 달려와서 앞을 막는다.

 

연경 : (운전석에 앉은 채) 상철이 저 녀석, 왜 안 오나 했다.

지수 : (마음먹고 내린다)

상철 : (핼맷 벗고, 화난) 내가 그 인간한테 먼저 갈지, 여기 먼저 올지 고민 많이 했는데.. 사고 크게 칠까 봐 여기 먼저 왔거든!

         그 사진.. 뭐야?

지수 : (웃으며 차분하게) 구동백씨한테 먼저 안 가서 다행이다. 그 사진 속에 여자분 나도 아는 사람이야.

         구동백씨 우체국 동료고, 그 날 술이 좀 과해서 실수 한 거니까, 너 오해하지 마.

상철 : (기막혀) 내가 지금 오해하고 있는 거야? 그래? 그럼 사람들은? 사람들도 다 오해하는 거라고?

지수 : (편하게) 그래. 사진 한 장 가지고 다들 오해하는 거야.

상철 : 누나가 오해하고 있는 거면 어떡할래? 내일 결혼인데.. 결혼하고 나서 오해였다는 거 알면, 그땐 어떡할래?

지수 : 구동백씨.. 니가 보기엔 어때? 그런 사람 같니? 너 봤잖아.

상철 : ...

지수 : 신경쓰지 마. 아무 일 아니야. 내일 결혼식 때 보자. (하고 차로 간다)

상철 : (뭔가 석연치가 않다) ...!

 

 

씬/60 동백 집 마당 (오후)

 

동백 : (커다란 자물쇠를 망치로 두들기며 문에 달고 있다)

민지 : (옆에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오빠 진짜 내일 결혼하는데 아무 문제없는 거지?!

동백 : (지겨운) 하! 민지야! 오빠가 아무 문제없다고 몇 번을 대답 하냐?!

민지 : 내가 어제 꿈자리가 사나워서 더 그래!

동백 : (짜증나는) 아 참~! 너 무슨 꿈을 꿨는데?!

민지 : 내가.. 무슨 지하 주차장 같은 델 갔는데, 거기서 악어한테 물렸어!

동백 : (기가 막힌) 아.. 주차장, 악어.. 그게 임마 개꿈이지!

민지 : 아니 내가 너무 생생해서 그래! 기분이 얼마나 나빴다구!

동백 : (무시하며) 너 키 클라고 그래 키 클라고. (하고 망치질을 한다)

민지 : 내가 성장판 닫힌 게 언젠데씨!! (계속 걱정) 아무 일 없어야 되는데..

동백 : 다 됐다 봐봐. 이거 비밀 번호 일일일일로 했거든, 그게 안 잊어버리고 제일 편해.

         어차피 안에서만 잠그니까. 너 잘 때 이거 꼭 채우고 자라.

민지 : 그래 개꿈일 거야.. 악어가 주차장에서 살기가 힘들지.. (잊어버리려는 듯) 에이 모르겠다! 오빠 나랑 목욕 갔다 오자.

동백 : 목욕? 귀찮은데..

민지 : 가서 때 좀 밀어! 내일 결혼 할 사람이!

동백 : 결혼.. 뭐.. 그냥 집에서 샤워 하면 돼.

민지 : 가서 제대로 밀어! (민망한) 저기 내일 밤.. 저기.. 그거잖아.

동백 : 그거 뭐?

민지 : 아, 증말.. 첫날밤이잖아!

동백 : 땍! 또 야한 소리 한다! (하고는 안으로 들어간다)

민지 : (혼잣말) 둘이 첫날밤 아니구만? 그러니까 때도 안 밀지..!

 

 

씬/61 요양원 정문 앞 (저녁)

 

지수 차가 와서 멈춘다. 지수가 내린다.

 

 

씬/62 요양원 일각 (저녁)

 

지수가 휠체어를 밀며 지수모와 산책 중이다.

 

지수모 : 상철이는 너한테 연락 자주 해?

지수 : 그럼.

지수모 : 말썽 안 부리고 공부 잘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누나가 지 생각해서 힘들게 공부 시키는 건데..

지수 : (마음에 걸린다) 잘 하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

지수모 : 이번 방학에는 들어온대?

지수 : 모르겠어. 전화 해 볼게요.

 

잠시, 말없이 산책한다.

 

지수 : 엄마.

지수모 : 음?

지수 : 엄마가 옛날에.. 힘든 일이 생기면.. 잘 된다 잘 된다.. 다 잘 될 꺼다.. 그렇게 말하면, 그렇게 된다고 그랬었지?

지수모 : (웃으며) 너 어렸을 때 한 말인데, 그걸 다 기억 하네?

지수 : 음, 갑자기 생각이 났어..

지수모 : 왜? 뭐 힘든 일 있어 요즘?

지수 : (멈춘다) 아니.. 그런 거 없어요.

지수모 : (걱정스러운 지) 힘든 일 있으면 엄마한테 말해. 내가 앞도 못 보고 휠체어 신세나 지고 있으니

            뭐 해 줄 수 있는 건 없지만, 얘기라도 들어 줄 게 엄마가.

지수 : 알았어. 힘든 일 생기면 그땐 꼭 얘기 할 게.

지수모 : 강모는 여전히 바쁜가 보구나.

지수 : (미안해지는) 음, 많이 바빠. (고개를 들어 멀리 하늘을 본다)

 

 

씬/63 강모 사무실 (밤)

 

강모 : (창밖 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다)

 

책상 위에 놓인 신문 1면에, <한지수, 우체국 직원과 3개월 교제 끝에 비공개로 결혼식> 기사가 보인다.

 

강모 : (핸드폰에 문자를 적는다. “평생 후회에서 벗어날 수 없으면 어떡하지 지수야?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다 쓰고는

         차마 보내지 못하고 핸드폰을 그냥 닫아 버린다. 괴로운지 창밖을 보고 있는데 잠시 후 문자가 온다. 확인한다

         ”잘 될 거야 강모씨 다 잘 될 거야. 지수“ 다. 고마운 듯 문자를 어루만진다) ... (핸드폰이 울린다, 받는) 네, 김 보좌관님.

보좌관 : (OFF) 김의원님께서 내일 점심 같이 하자시는데요.

강모 : 제가 회장님 제안 거절해서.. 그것 땜에 그러시나요?

보좌관 : (OFF) 글쎄요 저는 잘.. 내일 직접 뵈시면 아시겠죠.

강모 : 네.. 12시요?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는다) ... (걱정스러운지 한숨)

 

 

씬/64 우체국 아침 인서트

 

우체국 입구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축, 구동백 ♥ 한지수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국장 이하 직원 일동>

 

 

씬/65 결혼 준비 몽타주 (오전)

 

C#1 지수가 메이크업을 받고 있다.

C#2 동백이 헤어 손질을 받고 있다.

C#3 지수가 머리를 올리고 있다.

C#4 턱시도를 차려 입은 동백의 가슴에 도우미가 꽃을 꽂아 준다.

C#5 지수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온다. 도우미가 부케를 건네준다.

 

 

씬/66 호텔 레스토랑 복도 (낮)

 

강모가 걸어오는데 보좌관이 룸 문 앞에 서 있다.

 

보좌관 : 모두 기다리고 계십니다.

강모 : (놀라는) 아버지만 오시는 거 아닙니까?

보좌관 : 들어가시죠. (룸 문을 연다)

강모 : (불안한 얼굴로 들어간다)

 

 

씬/67 호텔 레스토랑 룸 안 (낮)

 

김정욱, 최회장, 수연이 있는데 강모가 들어온다.

 

정욱 : (다정하게) 어.. 들어 와라. 강모야. 늦었구나.

강모 : (불안한 얼굴로, 목례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정욱 : (웃으며) 제가 일이 있어서 금방 일어나야 되는 상황이라, 본론부터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어제 늦게 강모 녀석이 절 찾아왔더군요.

강모 : (무슨 말인가 정욱을 본다)

정욱 : 굉장히 힘들어 하면서.. 장인어른께서 대표 자리를 제안하셨는데 고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그래서 제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냐 물었더니, 아버지 선거가 한참인데 아들이 언론사 대표 자리를 맡는 게 주변에서 분명히 잡음이 있지 않겠느냐..

         그래서 고사를 했는데 그러고 나니까 장인어른께 면목이 없게 됐다 그래서 괴롭다 그러더군요.

강모 : (놀라워 말문이 막힌다)

정욱 : 그래서 제가 이 자리를 급하게 만들었습니다. 제 일도 일이지만, 강모 이 녀석 인생도 있는 건데..

         아버지가 아무리 큰 일을 앞두고 있다고 해도, 자식 앞길을 막아서야 되겠습니까?

최회장 : (끄덕인다) 사돈 말씀을 듣고 보니.. 이제 이해가 되네요.

정욱 : (웃으며) 섭섭하셨죠?

최회장 : 내심.. (웃으며) 그런 부분도 있었죠.

정욱 : (강모를 보며 강한 눈빛으로) 강모야. 오해 없으시게 다시 니 뜻을 말씀 드려라.

강모 : (힘들다)

최회장 : (기대하듯 강모를 본다)

정욱 : 내 선거는 내가 알아서 하니까 넌 이제 걱정할 거 없어. 말씀 드려.

강모 : (하는 수 없다. 분노를 참고는) 회장님 생각에.. 따르겠습니다..

최회장 : (흡족한 듯 웃는다) 그래!

정욱 : (차를 마저 마시고는) 우리 아기 오늘 스카프 색깔이 아주 좋구나.

수연 : 마음에 드세요?

정욱 : (환하게 웃으며) 음..! (일어나며) 그럼 전 이만. 식사들 하시면서 천천히 말씀 나누시죠.

수연 : (일어난다) 아버님, 다음에 뵐게요.

정욱 : 음..나오지 마. (하고는 강모 등을 가볍게 토닥이고 나간다)

강모 : (패자가 된 기분이다)

 

 

씬/68 호텔 로비 (낮)

 

턱시도를 입은 동백이 민지 손에 이끌려 커피숍 쪽으로 간다.

 

민지 : 국장님 아까아까부터 기다리고 계셨어. 인사 먼저 드리고 식장 올라가.

동백 : (가면서) 왜 이렇게 일찍 오셨대?

 

동백, 민지가 사라지면 강모, 최회장, 수연이 걸어 나온다.

 

수연 : (최회장 팔짱을 끼고 기분 좋아) 이 사람 대표 되면 엄청 부려먹으실 거죠? 지금도 바빠서 얼굴도 잘 못 보는데.

최회장 : 일 하는 것도 다 때가 있는 거야. 당분간은 김상무 귀찮게 하지 마.

강모 : (답답한 심정이다)

 

 

씬/69 호텔 입구 + 지수 이동차 안 (낮)

 

지수 이동차가 호텔로 들어간다. 로드 매니저가 운전을 하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지수와 여자 경호원이 타고 있다.

 

 

씬/70 호텔 정문 (낮)

 

장인의 세단이 와서 멈춘다. 그 뒤로 지수 이동차가 와서 멈춘다.

 

최회장 : (차에 탄다)

 

여자 경호원이 내리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지수가 내린다. 지수 이동차가 주차장 쪽으로 간다.

 

수연 : (지수를 알아보고는 반갑게) 어? 한지수씨.

지수 : (강모와 수연을 본다. 긴장한다) 하.. 안녕하세요.

강모 : (지수를 보자 당황스럽다)

수연 : 여기서 결혼 하세요?

지수 : 네..

수연 : 경호원들이 많이 보여서 왜 그러나 했더니, 축하 드려요.

지수 : 감사합니다.

수연 : 이이도 축하 받을 일 있는데.

강모 : (놀라 수연을 본다)

수연 : 극동일보 대표 됐거든요.

지수 : (놀라 강모를 본다)

강모 :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수연 : 드레스랑 너무 아름다우세요.

지수 : (충격에 얼어붙어 있다)

최회장 : (지수를 얼핏 보고는 신경 쓰이는지) 안 탈 거야?! 출발하자.

수연 : 네. (지수에게 인사한다) 행복하세요. (최회장 옆자리에 탄다)

지수 : (강모를 본다)

강모 : (지수를 바라보지 못한다) ... (어쩔 수 없이 보조석에 탄다)

지수 : (충격 받은 얼굴로, 차가 출발하는 것을 바라보고 서 있다)

 

 

씬/71 최회장 차 안 (낮)

 

강모 : (사이드미러로 서 있는 지수를 본다) ... (안타깝다)

 

 

씬/72 호텔 예식장 안 (낮)

 

상철, 민지, 국장, 팀장, 그 외에 20명 정도의 하객들이 앉아 있다.

음악이 흐르고 동백이 긴장한 얼굴로 입장을 한다. 하객들이 박수를 친다.

동백이 주례 앞에서 멈춰 돌아선다.

 

사회자 : (OFF) 다음은 신부 입장이 있겠습니다. 신부 입장.

 

동백과 하객들이 기다리는데 지수가 나타나지 않는다.

 

사회자 : (OFF) 신부 입장

 

여전히 지수가 나타나지 않자 하객들이 술렁 거린다.

 

동백 : (무슨 일 인가 싶은데)

연경 : (뛰어 들어와서 놀란 표정으로 동백을 본다) 구동백씨..

동백 : (왜 그러나 연경을 본다)

연경 : (사색이 된 얼굴로) 지수가.. 지수가 사라졌어요.

동백 : (놀라는데서, 끝)

 

 

 

 

 

 

 

 

 

 

 

 

 

 

 

 

 

 

 

 

 

 

 

 

 

 

 

 

 

 

 

첨부파일 그바보(5화).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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