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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한 로맨스] 01 - 아무도 원하지 않는 플레이볼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7.26|조회수1,805 목록 댓글 1

[난폭한 로맨스] 01 - 아무도 원하지 않는 플레이볼

 

 

 

 

 

 

 

 

 

 

1. 프롤로그

 

(묵음속 고속촬영, 출연진과는 상관없이 cf 간지다)

화면이 열렸을땐 이미 엎어치기가 막 시작된 상황이다. 여자가 남자를 엎어매친다.

여자는 두꺼운, 그래서 뚱뚱해 보이는 니트 윗도리에 보온에만 신경 쓰고 패션은 무시한 긴치마, 운동화를 꺽어 신었다.

남자는 비니에 귀걸이, 가죽재킷에 명품 청바지를 입었다.

즉, 아무리 봐도 ‘동네아줌마’가 ‘청담동 노는 오빠’를 엎어매치는 중이다.

아줌마가 오빠의 옷소매를 붙잡고 몸을 돌려 허리를 밀어 넣는가 싶더니 남자의 몸이 부웅~ 떠오른다.

남자의 긴 다리, 발끝이 커다란 원을 그리며 떨어진다.

어찌나 완벽한 엎어매치기인지 오른손을 번쩍 올려 귀에 붙이고 ‘한판!!’이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다.

 

 

2. 타이틀

 

스포츠중계 타이틀 음악. 자막 ‘제 1회 아무도 원하지 않는 플레이볼’ 뜬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이 사라지고 ‘플레이볼’만 남아 한쪽으로 이동하면, 밑에 설명이 뜬다.

'플레이볼(playball)이란 야구에서 경기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외침. 일반적으로는 어떤 일의 시작을 뜻한다.'

 

(힘찬 소리) : 플레이볼!!!

 

 

3. 무열의 집, 거실 (아침)

 

씬1의 전후 사정이 보여진다. 이번엔 정상 속도다.

남자가 여자의 어깨를 밀치는데, 여자가 그 손을 잡더니 엎어 매친다.

핸드폰 카메라로 몰래 찍어 올린 동영상이라 화면은 흔들리고, 주변소음 때문에 시끄럽다.

남자가 ‘패대기 쳐진 후’ 화면 앞을 누군가의 등이 가려버리고 5초가 될까말까 짧은 동영상은 끝난다.

자동으로 재생되려는 동영상, 김태한이 노트북의 동영상을 멈춘다. 그리고 박무열을 본다. 설명하라는 듯.

그렇다. 화면 속 ‘청담동 노는 오빠’가 바로 박무열이다.

구단 홍보실장 김태한이 새벽같이 쳐들어왔고,

박무열은 침대에서 억지로 불려나와 ‘자신이 출연하는 동영상’과 마주한 것이다.

실내 분위기? 고급 오피스텔에 ‘나는 야구선숩니다요’하는 소품들, 사진들, 상패들,

박무열이 다시 동영상을 재생시킨다. 다시봐도 틀림없는 자기다.

 

박무열 : (아직 심각하지 않다) 아 놔, 진짜 쪽 팔려서... 이거 어디서 봤어?

김태한 : (그는 내내 한 표정이다) 인터넷에 쫙 깔렸습니다.

박무열 : (동영상을 정지시키며) 어떤 놈이 찍어 올린 거야?

김태한 : 어떻게 된 겁니까?

박무열 : (끙)...

(케빈장) : (마치 박무열을 다그치듯 버럭) 어떻게 된 건지 말을 해봐!!!

 

 

4. 케빈장의 오두막 사무실 (아침)

 

케빈장이 은재를 다그치는 중이다.

그렇다. 화면속 아무리 봐도 동네 아줌마가 바로 유은재다.

은재는 출근하자마자 대표에게 호출당한 상태다. 얼떨떨하긴 마찬가지다.

 

케빈장 : (컴퓨터 모니터 화면 가리키며) 이거 너 맞지?

은재 : (우물쭈물) 맞는 것 같긴 한데... 어떻게...이게... (화면을 다시 한번 본다)

 

재생되는 엎어매치기 한판. 유은재가 케빈장의 눈치를 흘깃 본다.

케빈장이 답답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서성인다. 서성일만큼 넓은 방도 아니면서...

여기 분위기? 페인트칠이 벗겨진 낡은 건물에 새거 냄새를 있는 대로 풍기는 소품들이 어우러져 은은하게 싸구려틱하다.

이곳에도 역시 정체성을 보여주는 물건이 있는데

장식용이 분명한 경호에 관한 책들 ‘실전경호’ ‘경찰경호’ ‘경호무술’ 태극기. 경호협회 단기.

케빈장이 나름 멋있게 서가를 한손으로 짚고 선다. 그의 포즈에 제목을 붙인다면 ‘케빈장의 고민’쯤 되겠다.

 

유은재 : (눈치보며) 죄송합니다.

케빈장 : (눈감은 채로 독백하듯) ‘경호원이 여중생 밀쳐 전치 3주’ 이 기사 나간 지 보름밖에 안됐다.

            ‘경호업체는 이미지가 생명이다! 지뢰밭 지나듯 조심하자’.... (조용히 눈을 뜨며) 이렇게 말한 게 고작 이틀전.

            (분위기 돌변, 고개를 홱 돌리며) 그런데 넌 어제 기어나가서 사고를 치냐? 내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유은재 : (그저 죽여주십쇼) 죄송합니다!

케빈장 : (은재에게 한걸음씩 다가오며) 너 나한테 원한 있지?

유은재 : (즉각적으로) 아닙니다!!

케빈장 : 널 차버린 교회 오빠랑 내가 닮았냐?

유은재 : 아닙니다.

케빈장 : (유은재에게 얼굴을 들이대며 진짜 궁금하다는 듯) 근데 나한테 왜 이래?

 

케빈장의 큰얼굴이 압박해오자 유은재, 움츠러든다. 그 얼굴 위로...

 

(김태한) : (전교 꼴찌에게 미적분을 설명하듯 냉정한 인내심을 갖고) 지금 상황을 몰라서 이런 겁니까?

 

 

5. 박무열의 집 (아침)

 

김태한 : 한국시리즈 끝난 이후, 안티 카페 회원수가 152퍼센트 증가했습니다.

            전국의 학부모가 뽑은 ‘우리 아이한테 나쁜 영향을 끼치는 유명인 1위’. ‘가장 추악한 스포츠 스타 1위’,

            ‘법을 지킬 것 같지 않은 유명인 압도적 1위’.

박무열 : (다 아는 얘기다) 뭐어? 그래서 뭐 어쩌라구?

김태한 : (모노톤으로) 상황이 이런데 술집에서 싸움을 합니까? 그것도 여자랑...

박무열 : (기어이 한마디 하는) 노래방이거든. 술집 아니구.

김태한 : (무시하고) 곧 있으면 기자들이 들이 닥칠 텐데 그땐 뭐라고 할 겁니까?

박무열 : (할말이 없다)...

김태한 : (알아들었겠지 싶다, 수첩을 꺼내면서) 이 여자 누굽니까?

박무열 : (상황이 짜증난다) 어떻게 아냐? 그날 처음 봤는데.

(케빈장) : 박무열이 누구야?

 

 

6. 케빈장의 사무실 (아침)

 

케빈장 : 누군데 넷세상이 이 난린 거야?

유은재 : 야구선수요.

케빈장 : 뭐...?

유은재 : (적극적으로) 야구장의 개차반이라고 있어요. 드리머즈의 야구하는 깡패...

케빈장 : (어이없다) 너?... 너 얘가 유명한 줄 알면서 이런 거냐?

유은재 : (찔끔한다) 아니요. (어떻게 말할까 눈치를 본다) 그러니까 그게...

케빈장 : (단호히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더하기 빼기! 하지마!! 사실만 말해. 처음부터!

유은재 : (그러믄입쇼 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케빈장 : (모니터 가리키며) 여기가 어디야?

(박무열) : (대답하듯) 노래방이라니까.

 

 

7. 박무열의 집 (아침)

 

박무열 : 어젯밤에 노래방엘 갔는데...

김태한 : (메모 준비하면서) 어디 있는 거요?

박무열 : 공릉동쪽인데..

 

(인서트)

유은재 : 우리 동네 먹자골목에 있는 거요. 한시간에 8천원.

 

김태한 : (사무적으로) 공릉동까진 뭐하러 간 겁니까?

박무열 : (중요하지 않다는 듯) 몰라. 그냥 가게 됐어.

김태한 : (뭔가 숨기는구나 알지만 넘어가준다)...

(유은재) : (박무열 대신 대답하듯) 우리아빠 생일이었거든요.

 

 

8. 케빈장의 사무실 (아침)

 

유은재 : 그냥 집에서 삼겹살로 끝내자 그랬는데... 우리 아빠가 꼬옥 ‘창밖에 선 그대’를 불러야 된다고...

            (흘깃, 눈치한번) 노래도 못하면서...

케빈장 : 얼마나 마셨냐?

유은재 : 술요? (말도 안돼) 안마셨어요....

케빈장 : (계속 쳐다본다)...

유은재 : 거의 안마신거나 다름없이... (눈치보며 늘어나는) 한 두... (눈치보며) 서너잔?

케빈장 : 소주?

유은재 : (적극 부인한다) 아뇨!! 맥주우....(케빈장이 계속 보자)...랑 섞어서..

 

노래방소리 선행한다.

 

 

9. 노래방 룸 (어젯밤)

 

요즘은 노래방도 세련됐다는데 초기형태의 촌스러움을 오롯이 간직한 노래방.

실내 인테리어가 어쨌듯 은재아빠는 열창중이다.

은재와 은재동생 창호가 한두번 해본게 아니라는 듯 딱딱 맞춰 춤을 춘다.

알바가 맥주 세병을 가져온다. 신나게 노는 일가족을 힐긋 본다.

알바가 나가자마자 은재가 테이블 밑에 놓았던 소주를 꺼내 폭탄주를 제조한다.

 

 

10. 노래방 홀 (어젯밤)

 

유은재의 방에서 나온 알바.

그때 잘빠진 박무열이 들어온다.

 

(김태한) : 시간은?

 

카메라 벽시계를 본다.

 

(박무열) : 아홉시쯤.

알바 : 어서 오십시오.

박무열 : (다짜고짜) 3번 방!

알바 : (가리키며) 이쪼....

박무열 : (벌써 움직이고 있다)...

 

알바는 박무열이 눈에 익다. 누구더라?

박무열이 은재네 옆방으로 들어간다. 방문이 열리면 노래도 안하고 얌전히 앉아있던 여자가 돌아본다.

 

(김태한) : 누굽니까?

 

 

11. 박무열의 집 (아침)

 

박무열 : ...?

김태한 : 노래방에 혼자가진 않았을거 아닙니까?

박무열 : (잠깐 생각하다가) ...상관없잖아.

김태한 : 만약의 경우 증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박무열 : (김태한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또박 또박) 일이 아무리 잘못되더라도 그 사람은 상관없어.

김태한 : (박무열의 눈을 마주본다)...

박무열 : (확인하듯) 응?

김태한 : (받아들인다. 시선을 수첩으로 돌리며) 계속하세요.

 

박무열이 정색했던 얼굴을 풀면 노래소리 다시 들려온다.

 

 

12. 노래방 홀 (어젯밤)

 

화장실에서 나오는 은재아빠. 취했다. 기세좋게 방문을 열어젖히는데...

어라! 왠 여자가 눈물을 훔치다가 깜짝 놀란다.

 

박무열 : (즉각적으로 여자 앞을 막아서며) 뭐야?

은재아빠 : (잘못 들어왔구나) 아이쿠...미안 미안. (한 손 들고 동시에 고개 숙이며 화끈하게 사과한다) 미안합니다.

 

 

13. 유은재네 노래방 (어젯밤)

 

은재와 창호가 추억의 듀엣 댄스곡을 부른다.

은재아빠가 들어온다. 방금 본 ‘그 젊은 놈’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통 기억이 안난다.

은재가 아빠에게 마이크를 던져주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간다.

창호가 열심히 노래하다가, 화려한 제스추어와 함께 파트를 아버지에게 넘긴다.

 

은재아빠 : (박자를 맞추며 노래시작 하려다가 마이크에 대고) 아. 뻑무열!!

 

마치 불길한 장면에 천둥번개가 치듯, 마이크가 바닥에 떨어져 내는 굉음!

창호가 마이크를 떨어트렸다.

 

 

14. 케빈장의 오두막 사무실 (아침)

 

케빈장 : 뻑무열?

유은재 : (차마 펴지는 못하고 가운데 손가락을 움찌럭리며) 뻑큐 무열이요.

            그 인간의 난폭하고 개차반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세 글자.

케빈장 : (잘 모르겠지만 일단 계속하라고 손짓한다)

 

 

15. 노래방 홀 (어젯밤)

 

문에 달린 유리창너머 보이는 3번방. 울음을 끝내기위해 여자가 심호흡을 한다.

여자는 어떤 느낌이냐면, 박무열과는 안 어울리는 어떤 고급스러움? 귀함? 지적인 느낌?

 

유창호 : (유리창에 붙어서 박무열을 확인한다) 아. 맞다. 저시키.

은재아빠 : (역시 유리창에 붙어서 장단맞추듯) 나쁜시키. 개시키.

(케빈장) : 잠깐만!

 

(인서트)

케빈장 : (전혀 모르겠다) 너네 집안하고 그 박무열하고 아는 사이야? 원수졌어?

 

(인서트)

김태한 : (익숙한 패턴이라는듯) 안티 박무열이군요.

 

-다시 노래방.

여자를 위로하던 박무열이 창문에 달라붙은 은재아빠와 창호를 발견한다.

문을 벌컥 연다. 은재아빠와 창호가 양쪽으로 잽싸게 비켜난다. 피했다고 좋아라한다.

 

박무열 : (짜증난다) 뭡니까?

은재아빠 : 너, 뻑무열! 이 나쁜시키. 개시키.

박무열 : (은재아빠나이를 생각해서 참는다) 예. 예...알았으니까 하던 노래 마저하세요.

은재아빠 : 야. 이 개같은 도둑놈아.

(케빈장) : 잠깐만...

 

(인서트)

케빈장 : 그 놈이 뭘 훔쳤는데?

유은재 : (일일이 참...) 아. 우승컵요.

 

(인서트)

김태한 : (메모하며서) 안티 박무열에다가 시걸즈 광팬이라...

 

-다시 노래방

 

유창호 : 우승은 우리 거였어.

은재아빠 : 그렇쥐.

유창호 : 우리 시걸즈 거였다구.

은재아빠 : 당연하쥐.

유창호 : 12년 만에 우승이였는데..

은재아빠 : (비통하다) 아흑!

유창호 : 나쁜시키

은재아빠 : 개시키!! 네 더러운 수작 때문에 우리 갈매기의 꿈이..

유창호 : (비분강개한다) ...12년만의 꿈이...

(김태한) : (그들이 슬퍼하는 동안) 술 취한 사람하고 왜 상대를 합니까?

(박무열) : (발끈) 상대 안했거든.

박무열 : (막 상대한다) 웃기시네. 꼭 지고나면 말 많은 사람들이 있어요.

            우리가 잘해서 이긴 걸 뭘 어쩌라구, 시걸즈가 빌빌댄걸 나보고 어쩌라구.

은재아빠 : 이 시키가 터진 입이라구.... (박무열의 멱살을 잡는다. 키 큰 박무열의 멱살을 잡느라 까치발까지 섰다)

               나쁜시캬. 개시캬. 우승컵 내놔!! 우리거 내놔!

박무열 : (흔드는대로 흔들려 준다) 에혀... 미치겠네 진짜...

 

화장실에서 나오는 유은재. 소란을 틈타 노래방을 빠져나가던 여자와 슬쩍 부딪친다.

여자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둥 마는둥 눈도 마주치지 않은채 곧바로 나가버린다.

‘여기 쌈났다’ 문자질하며 소란을 멀뚱히 구경하는 알바생. 그에게 주인정신 따윈 없다.

 

박무열 : (그녀가 나가는 걸 확인하고 은재아빠를 뿌리친다) 이거 놔여.

은재아빠 : (술에 취하기도 했고 쓰러진다)...

유은재 : (지겹다는듯) 아,..울 아빠 또 시작하셨네.

(유은재) : (애절하게) 늙으신 아버지가 눈앞에서 쓰러지는데 자식이 돼서 그걸 어떻게 참아요.

유은재 : (대충 아빠를 말리는) 동네에선 좀 그러지 맙시다. 아버지!!

은재아빠 : (흥분해서 말은 안나오고 부지런히 박무열을 손가락질한다)....

유은재 : (누군데 이러시나 쳐다보다가 눈 커진다) 너...너...너, 논개 박!!

 

유은재가 박무열에게 달려든다. 박무열이 뭐야 싶어 유은재의 어깨를 밀치는데.

유은재. 그손을 그대로 잡아채더니 몸을 밀어넣고 엎어매치기 한판.

화면 한쪽, 핸드폰으로 이 장면을 찍고 있는 알바생이 얼핏.

무참하게 바닥으로 떨어지는 박무열.

 

 

16. 케빈장의 사무실 (아침)

 

유은재 : (선처를 바라듯 신파조를 섞어) 이것이 사건의 시작과 끝입니다.

            저한테 죄가 있다면 늙으신 아버지가 쓰러지는 걸 보고 참지 못한...

케빈장 : (말려들지 않는다. 뚝 끊으며) 논개박은 또 누군데?

유은재 : (감정 뚝 접으며) 나쁜 시키 그 시키요. 박무열! 뻑무열!

케빈장 : 뭔 이름이 그렇게 많아. 왜 논갠데?

유은재 : (답답하다) 도대체 아는게 뭐예여?

케빈장 : (어쭈)...

유은재 : (할 수 없다. 설명한다) 한국시리즈 7차전이었어요.

 

 

17. 야구장 (밤)

 

-조명탑의 불빛이 눈부시다. 7회말 드리머즈 공격이다.

-내외야 모두 꽉찬 관객들, 추위도 잊고 일구 일구에 집중한 상태다.

-마운드엔 송동율.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는다.

 

(유은재) : 7회말 2대1. 우리 시걸즈가 한참 앞선 상황이죠. 거의 승리를 굳힌 상황.

               더구나 마운드엔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 마운드의 저격수 우리 송동율!!

 

-송동율이 던진 공이 박무열 몸쪽으로 붙는다. 박무열이 피한다.

-한쪽에선 야유가, 한쪽에선 환호가 터진다.

 

(유은재) : 공이 약간 몸쪽에 붙었을 수도 있어요.

 

-송동율이 던진 두 번째 공. 이번엔 박무열의 머리쪽을 향해 날라온다.

박무열 피하느라 주저앉는다.

 

(유은재) : 아주 약간.

 

-주저앉았던 박무열, 일어나며 송동율을 향해 웃는다.

-박무열이 배터박스 멀리 선다.

-송동율 의도했던 바다.

 

(유은재) : 근데 그 뻑무열 그시키가...

 

송동율이 던진 공. 박무열이 스윙하는척 하며 배트를 마운드쪽으로 집어던진다.

송동율이 펄쩍 뛰어 피한다.

-1루. 3루 관객이 미친 듯 소리지른다.

 

 

18. 유은재네 집 거실 (밤)

 

블루시걸즈 모자를 쓰고, 각자 좋아하는 블루시걸즈 선수의 유니폼을입고. (유은재는 송동율 유니폼을 입었다)

운동장에서 응원할 때 쓰는 블루시걸즈 막대풍선을 든 은재아빠. 은재. 창호.

벽에는 파란색 천에 ‘가자. 블루시걸즈 우승을 향해’라는 플랫카드가 달려있다.

우승을 축하하기위해 미리 준비한 얼음양동이에 꽂힌 샴페인. 맥주....

화면은 마운드 -벤치 클리어링 상황이다. 두 팀이 엉켜있다.

세사람. 모두 텔레비전 안으로 들어갈 기세다.

 

(심판) : 박무열 퇴장!!

 

세사람 일제히 환호성을 지른다.

 

(심판) : 송동율 퇴장

 

세사람 비명을 지른다. ‘아 왜!!’

유창호는 펄쩍 뛰고. 은재는 데굴데굴 뒹굴고.

은재아빠가 (아마도 한국시리즈를 시청하기 위해 구입한 새) 텔레비전을 걷어찬다.

 

 

19. 케빈장의 오두막 (아침)

 

유은재, 그날의 울분이 떠올랐는지 감정을 죽이기 위해 심호흡한다.

 

케빈장 : (당최 이해 안된다) 그까짓 공놀이 가지고 참....

유은재 : (버럭) 그깟 공놀이?

케빈장 : (움찔한다)...

유은재 : (비장하다) 우리 시걸즈가, 우리 푸른 갈매기들이 어떤 심정으로 올 시즌을 준비해왔는데요?

            양종훈, 장준혁!! 고참선수들이 스스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우리 연봉으로 신인들을 키워달라....그 다음에 우리팀이 우승한다면 나는 관중석에서라도 기뻐 울겠다’

            은퇴식이 눈물바다가 됐을 때...남은 선수들도 울고, 코칭스탭도 울고. 우리가족도 울고. (진짜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케빈장 : (어이없지만 일단 달래본다) 야아...

유은재 : (퍼뜩) 그 12년만의 꿈을!! 그 나쁜시키 개시키가...

(박무열) : 좋아. 내가 착한 놈은 아니야.

 

 

20. 박무열의 집 (아침)

 

박무열 : 먼저 시비건 적도 있고.. 근데 이번은 아니야. 순수하게 피해자라구.

            보자마자 온 가족이 개떼처럼 달려들어서. 욕 하고, 엎어매치고...

김태한 : ...

박무열 : 이거 봐. 나 피멍 들었어. (윗도리를 벗고 등의 멍을 보여준다) 보이지? 아직 퍼렇지?

김태한 : (본다)...

박무열 : 사진 안 찍어?

김태한 : 뭐 할려구요?

박무열 : 필요하잖아? 고소하든, 고소당하든,

김태한 : (수첩을 딱 소리가 나게 접는다)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든 걸렸든, 잘못이 있든 없든,

            여자와 싸웠다는게 알려지는 순간 박무열 선수는 끝장입니다.

(케빈장) : (곧바로) 잘 들어. 상대가 축구선수든 야구선수든...

 

 

21. 케빈장의 사무실 (아침)

 

케빈장 : 인격자든 개차반이든 경호원이 술 먹고 싸웠다는게 밝혀지면 우린 끝장이야.

유은재 : (에이...) 뭘 그렇게까지.....

케빈장 : 너 유도 5단이지? 유단자가 폭력사고 일으키면 가중 처벌되는 거 알아? 몰라?

유은재 : (그제서야 기가 죽는다)...

 

 

22. 박무열의 집 - 케빈장의 사무실 (아침)

 

-김태한 :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케빈장 : (곧바로) 조용히 해결해야 해.

-김태한 : 그러기 위해서는...

-케빈장 : 그러기 위해서는...

-김태한 : 그 여자를 찾아내야 합니다.

-케빈장 : 네 정체를 들키면 안돼.

 

교차되던 화면. 한 화면으로 분할된다.

왼쪽화면의 박무열과 오른쪽의 유은재가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23. 지하 주차장 (낮)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박무열과 김태한 실장. 둘다 리모콘을 누른다.

 

김태한 : (자기차로 가면서) 어떤 전화도 받으면 안됩니다. 핸드폰 전원을 꺼놓으세요.

박무열 : (자기 차로 가면서) 어떻게 연락할 건데?

김태한 : (차에 타면서) 진동수선수 집에 가 있을 거죠? 그 쪽으로 하겠습니다.

 

김태한 차가 먼저 출발한다.

박무열이 차에 오르는데 등쪽이 아프다.

 

박무열 : (차문을 닫으며) 완전 똥 밟았어.

 

 

24. 버스정거장 (낮)

 

유은재 : (박무열 말에 대꾸하듯 핸드폰번호 누르며) 똥독에 빠질 인간. (상대가 나온다) 어디야? 아빠는?

 

 

25. 초장과 와사비 입구 (낮)

 

중저가 횟집. 창호는 문을 활짝 열어 냄새를 빼고, 은재아빠는 수조의 물고기를 확인하는 중이다.

 

창호 : 가게 나왔지.

 

 

26. 버스정거장 (낮)

 

유은재 : 잘들어. 누가 나에 대해 묻거든 모른다고 해.

            (버스가 온다. 손을 흔들며) 절대로! 아빠한테도 그렇게 말해.

 

버스문이 열린다.

 

 

27. 진동수의 집 (아침)

 

박무열이 들어온다. 박무열은 자기 집처럼 스스럼없다.

 

진동수 : (박무열을 맞이하며) 여어, 싹쓸이.

박무열 : (본다) ....?

진동수 : 검색어 1위 박무열. 2위 엎어매치기. 3위 박무열 대굴욕.

박무열 : (신발 벗는다)...

진동수 : 조폭 마누라한테 걸린거라며?

박무열 : 뭐?

진동수 : 암것도 모르는 박무열이 찝적대다가 무릎 꿇고 맞았다는데.

박무열 : 누가 그래?

진동수 : 네티즌! 네 곡소리가 음악소리보다 컸댄다.

박무열 : (잡히는 대로 휴지를 집어던진다) 사실이래도, 그렇게 환한 얼굴로 할 얘기야? 이게?

진동수 : (여유있게 받아 옆에 놓는다)...

박무열 : (퉁퉁대면서) 형수는?

진동수 : 우영이랑 나갔어.

박무열 : (부엌쪽으로 가면서) 뭐 먹을 거 없어?

 

큰 평수의 집은 아니지만 독특하고 고급스런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즉, 안주인이 시각예술에 안목이 있다는 뜻이다.

거실에 텔레비전이 없는 것도 특이하고, 진동수가 야구선수라는걸 보여주는 소품이 적절하고 세련되게 놓여있다.

 

박무열 : (냄비의 사골국물을 확인하고 가스불을 켜면서) 새벽부터 계속 전화가 오는 거야.

            안받았더니 여섯시에 김실장이 쳐들어와갖고...

진동수 : (컴퓨터 앞에 앉으며) 고마운 줄 알어. 김실장이 안 봤으면 넌 지금까지 암 것도 모르고 뒤비져 있었을 거 아냐?

 

그때 진동수의 핸드폰이 울린다. 발신인을 확인한다. ‘고도사’

 

진동수 : (조용하라고 신호하고 핸드폰 연다) 어이. 고기자.

박무열 : (쳐다본다) ...

진동수 : (듣다가) ...무열이가 왜?

 

 

28. 박무열의 오피스텔 복도 (낮)

 

복도끝, 벽에 기댄채 통화중인 고기자. 상대가 보이는 것도 아닌데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통화중이다.

 

고기자 : 인터넷 안봤어여? 완전 난린데...

 

고기자의 시선을 따라가보면 복도 반대쪽.. 기자들이 마침 일하러 온 아줌마를 붙잡고 질문을 쏟아낸다.

‘박무열 집에 있습니까?’ ‘연락은 하셨습니까?’

 

아줌마 : (당황해서) 저는...일하는 사람이라...좀 비켜주세요. (간신히 안으로 들어간다)

 

 

29. 진동수의 집 (낮)

 

박무열이 사골국물에 밥 말아 먹으면서 통화중인 진동수를 쳐다본다.

 

진동수 : (핸드폰에 대고) 그래? 큰일이네... (박무열을 보면서) 그래서 무열인 어디 갔는데?

박무열 : (한입 가득 밥을 퍼 넣는다)...

진동수 : (인터넷 끄면서) 어. 그래? 인터넷 좀 봐야겠는데... (인사대신) 들어가.

            (끊는다. 박무열을 보고) 너 나오고 곧바로 쳐들어왔나 보다.

박무열 : (쩝쩝거릴뿐)...

진동수 : (걱정스럽다) 뭐... 대책은 있는 거냐?

박무열 : (깍두기를 와그작 와그작 씹으면서) 김실장이 알아서 해주겠지 뭐...

 

 

30. 지하 노래방 앞 (낮)

 

김태한이 계단을 내려온다. 노래방이 이런 시간에 문을 열 리가 없다. 혹시나 해서 문을 당겨본다. 잠겨있다.

바닥에 떨어져있는 서너개의 신문, 공과금 용지들을 집어든다. 하나하나 넘겨보면서 주소가 적힌 봉투를 찾는다.

114에 전화를 거는데...발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면 은재가 계단을 내려오다가 김태한 실장과 눈이 마주친다.

문 옆에 신문과 공과금 용지를 들고 있는 양복 입은 남자...

 

유은재 : 여기 사장님...?

김태한 : (애매하게) 예...?

유은재 : 아 다행이다. 문 안 열었을까봐 걱정했는데....

김태한 : (114 통화대기음을 들으면서 유은재를 바라본다)...

유은재 : 어젯밤에요. 제가 여기서 카드로 계산했는데요. 그거 취소하고, 현금으로 드릴게요.

(114안내소리) : 사랑합니다. 고객님.

김태한 : (핸드폰을 딱 접는다)...

유은재 : (김태한이 빤히 쳐다보자 당황한다) 아. 그게 왜 그러냐면....여기서 카드 쓴 게 들키면 좀 곤란해져서...

            뭐 그쪽도 현금 받는게 좋잖아요. 세금도 그렇고... (돈 봉투 내밀며) 여기...

김태한 : (은재가 경호원 복장이라 긴가민가한다) 엎어 매치기?

유은재 : (뭐야, 알고 있었어) ...봤어요?

김태한 : (신중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

유은재 : (궁시렁댄다) 알면 안다고 말을 하지...

            (돈봉투 내밀며) 3만 7천원인데요. 4만원 넣었거든요. 그러니까 비밀을 좀...

김태한 : (봉투를 받지 않는다) 성함이...?

유은재 : 이름요? 왜요? (하다가) 아...카드! 유은재요. 유.은.재! 어젯밤 8시쯤 긁었거든요.

김태한 : (명함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건넨다)...

유은재 : (이런걸 왜 주나? 얼떨결에 받는데, 어라? 그린 드리머즈 홍보실장!!) ....!!??

김태한 : 서로 할 얘기가 있을 것 같은데...어디로 갈까요?

유은재 :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31. 케빈장의 오두막 사무실 (낮)

 

김태한 실장이 홀로 앉아있다. 그의 시선이 빠르게 필요한 것들을 훑는다.

벽에 붙은 사진들, 특히 ‘저는 경호원입니다’라고 말하는 듯 케빈장의 과도하게 폼 잡은 사진들,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비치된 ‘홍보 카달로그’.

 

(케빈장) : 흔적을 지우라니까 꼬리를 달구와.

 

 

32. 케빈장의 오두막 복도 (낮)

 

유리창 너머로 김태한을 지켜보는 케빈장과 그 앞에 ‘죽여주십쇼’ 모드의 유은재.

 

케빈장 : 아예 네가 그랬다고 인증샷을 올리시지.

유은재 : 저 인간이 노래방 주인인 척하는 바람에...

            완전 사악한거 있죠. 프런트나 선수나. 하여튼 드리머즈 놈들은...

 

하는데, 문이 열린다. 김태한이 내다본다.

 

케빈장 : (최대한 웃으며) 지금 들어갑니다.

 

김태한이 문을 잡아준다.

케빈장과 유은재, 자기 사무실인데도 쭈빗 쭈빗 들어간다.

 

 

33. 케빈장의 오두막 사무실 (낮)

 

주객이 바뀐듯한 느낌. 김태한은 자연스럽고 케빈장은 남의 집처럼 소파끝에 엉덩이만 걸친다.

 

김태한 : (카달로그 바라보며) 회사이름 직접 지으셨습니까?

케빈장 : (뭐냐 갑자기) 예...뭐. 좀 이상하긴 하죠.

김태한 : 케빈장의 오두막!! 좋은데요.

케빈장 : (급 반가워서) 그렇죠? 커피숍이냐. 펜션이냐 그러는데, 오두막이라는게 왜 그 포근하고 안전하고 뭐.......

김태한 : (자연스럽게 말 끊으며) 독특하기도 하고... 한번 들으면 기억하기도 쉽고...

케빈장 : (덥썩 긍정한다) 그거거든요.

김태한 : (음미하듯) ‘케빈장의 오두막’!! 얼마 전에 신문에서 봤습니다. 콘서트장에서 사고가 있었죠.

            경비업체 직원이 여중생을 밀어서 팔이 부러졌다고...

케빈장 : (불의의 공격에 눈만 깜박거릴 뿐)...

김태한 : (자세를 가다듬으며) 잡담은 그만하고 이제 우리 문제를 해결해 볼까요.

케빈장 : (자동인형처럼 고개를 끄덕인다)...

 

 

34. 진동수의 집 (낮)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들, 악플이 99.9퍼센트다.

커서를 내리며 댓글에 일일이 대꾸하는 화면밖 박무열의 목소리.

 

-‘그새끼 그럴줄 난 옛날부터 알고 있었어’

(박무열) : 점쟁이 나셨구만.

-‘야구하는 깡패. 이제 그냥 깡패 되겠네’

(박무열) : 너부터 패줄거거든.

-‘하다하다 여자랑 싸우냐? 나가 죽어라’

(박무열) : 너나 죽어. 알지도 못하면서.

-‘일방적으로 맞았대. 완전 물이었어’

(박무열) : 맞짱 뜨든가?

 

화가나서 커서를 긁는 손이 빨라진다.

 

-‘그 새끼는 그린 드리머즈의 악몽이야.’

-‘월남치마의 그녀는 누구?’

-‘노래방의 용자’

-‘한판!!!’

-‘골드프리미엄 한판’

-‘아름다운 패대기!! ‘패대기. 패대기. 패대기. 패대기...’

 

박무열 : (마우스를 팽개치며) 에잇...이것들은 할일이 그렇게 없어?

진동수 : (글러브 손질하고 있다) 너 매저키스트지.

박무열 : (어려운 말이라 못 알아 듣는다) 그게 뭔데?

진동수 : 네 욕으로 도배 됐다는 걸 알면서... 그걸 일일이 찾아 읽냐?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듣다가 박무열에게 건네며) 김실장...

박무열 : (받는다) 어떻게 됐어? (듣다가) 뭐?

 

진동수가 박무열을 본다.

 

 

35. 박무열의 집 복도 (낮)

 

박무열은 안 나타나고, 새로운 소식은 없고, 지쳐있는 기자들,

고기자의 핸드폰이 울리더니. 여기저기서 각양각색의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전화를 받는 거의 모든 기자들, 한 두마디 듣더니 우루르 엘리베이터로 몰려든다.

 

 

36. 그린 드리머즈 대기실 (낮)

 

김태한이 세 개의 넥타이중 하나를 골라 건넨다.

양복을 입은 박무열. 넥타이를 받아 매려다가.

 

박무열 : (다시 한번 확인한다) 정말 이 방법밖에 없어?

김태한 : 있는 거 같습니까?

박무열 : (없다. 깊디 깊은 한숨을 쉬며 넥타이를 맨다)...

 

 

37. 또다른 대기실 (낮)

 

거울을 보며 외모를 가다듬는 케빈장. 그 뒤에서 은재가 사정중이다.

 

유은재 : 대표니임? 한번만 더 생각해 보세요.

케빈장 : (콧털 확인한다) ...

유은재 : 지금이 위긴건 알겠는데요. 날라오는 공이라고 다 받아치면 안되죠. 폭투는 골라내고 다음 공을...

케빈장 : (돌아선다) 이 망둥어같은 두뇌야. 네 죄는 벌써 까마득하지.

유은재 : (입을 다문다)...

케빈장 : 야구는 모르겠고 축구로 말해줄게. 지금이 어떤 상황이냐면 종료직전, 다 진 게임에 하늘이 도우사 페널티킥 얻은 거야.

            여기서 헛발질했다간 너 죽고 나죽고, 줄초상 나는 거야?

유은재 : (할말없다)...

케빈장 : (나가면서) 한번만 더 징징대. 그냥 확!!

유은재 : (쫓아가면서 기어코) ...이건 폭툰데.

 

 

38. 기자회견장 (낮)

 

시계는 2시 10분전쯤.

eng카메라를 셋팅하는 사람. 미리 기사를 작성하느라 노트북을 두드리는 사람,

고기자가 슬금 슬금 사람들을 뚫고 앞쪽 자리에 비벼 앉으며 아는 척을 한다.

옆자리 기자들, 마땅찮지만 짐을 한쪽으로 비켜준다.

홍보실 직원이 마이크를 셋팅한다.

 

 

39. 복도 (낮)

 

케빈장과 유은재가 걸어온다. 대기실에서 김태한과 박무열이 나온다.

박무열 유은재 눈이 마주치자 짜증과 한숨이 솟구친다.

김태한과 케빈장은 준비가 됐다는 눈인사를 하고 앞서 걷는다.

뒤따라 걷게 되는 박무열 유은재. 신경전을 펼치느라 잠시 조용하다가.

 

박무열 : (기어코) 경호원이셨어? 온 가족이 깡패 같으니라구.

유은재 : 그러는 지는...

박무열 : 아버지는 시비 붙고, 딸내미는 엎어 매치냐?

유은재 : 먼저 울 아빠 밀었잖아여. 이냥반아.

박무열 : 먼저 내 멱살 잡았거든. 그쪽 아빠가.

유은재 : 그전에 우리 송동율한테 방망이 던졌잖아.

박무열 : 그 전에 망할 송동율이 나한테 빈볼 던진 건 기억 안나냐?

유은재 : (이기죽거리는) 몸쪽에 쪼오끔 붙은 공 갖고 빈볼은...

박무열 : 쪼금? 콧잔등을 스쳤거든?

유은재 : 그렇게 겁나면 야구 관두든가?

박무열 : 이 아줌마가 진짜 반성을 안하네?

유은재 : 누구보고 아줌마래? 이 냥반이..

박무열 : 인터넷서 다들 그러더구만, 용자 아줌마!!

유은재 : 야구하는 깡패!

박무열 : (째린다)...

유은재 : 다들 그렇게 부릅디다요? 넷세상에서...

박무열 : (멈춰서 노려본다) 너. 사과해!

유은재 : (지지 않고 노려본다) 뭐얼?

박무열 : 엎어매친거, 기자회견이고 나발이고, 사과부터해.

유은재 : (어기장놓듯) 못해. 안해.

 

앞서걷던 김태한이 기자회견장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박무열 : (버럭) 좋아. 나도 안해.

 

 

40. 기자회견장 (낮)

 

‘안해!!!’ 어디선가 들려오는 버럭 소리에 조용해지는 기자들, 뭔소리였지?

김태한이 서둘러 문을 닫는다.

 

 

41. 복도 (낮)

 

케빈장이 버티는 유은재를 끌고 한쪽으로 간다.

 

유은재 : (끌려가면서) 죽어도 안해. 내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해. 사과? 그게 뭔데?

박무열 : 하지마. 하지마. 절대 하지마. 하기만 해봐라. (하다가 김태한과 눈이 마주친다) ...그렇잖아. 사과부터 하는게 순서지.

김태한 : (박무열을 물끄러미 보다가) 조성훈, 김기림. 송인택. 신준석...

박무열 : (뭐하자는 거야?) ....?

김태한 : 재능에도 불구하고 사생활 때문에 야구 관둔 사람들입니다.

박무열 : ...

김태한 : 몇 명 더 있는데 계속해볼까요?

박무열 : ...

 

(복도 한쪽)

케빈장에게 끌려오는 유은재.

 

유은재 : (흥분상태로) 보셨죠? 저 자식이 먼저...저자식이 저런 놈이라구요.

케빈장 : (쓸쓸하게 돌아선다) 됐으니까 집에 가자.

유은재 : ...?

케빈장 : (출입구쪽으로 가며서 담담하다) 미안하다 억지로 밀어 붙여서..

유은재 : (눈치 보며) 저 사표 써요?

케빈장 : 됐어.

유은재 : (어라)...

케빈장 : (곧바로) 어차피 회사 문 닫을 건데 사표는...

유은재 : (멈춰선다)...

케빈장 : (돌아보며) 안 갈거야?

유은재 : ...

 

 

42. 기자회견장 (낮)

 

기자들은 웅성거리고. 구단 직원들은 초조하다.

한 남자직원이 시계를 들여다본다. 2시 5분을 지나고 있다.

그가 재촉하러 가려고 막 문을 여는데 김태한과 박무열이 들어온다.

eng카메라가 박무열을 줌인한다. 파바팟! 플래시가 터진다.

 

김태한 : (자리에 앉아 좌중을 둘러보면서)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서두 없이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질문 전에 저희가 준비한 자료부터 봐주시기 바랍니다.

 

질문 하기위해 손을 들었던 기자들이 두리번거린다.

구단직원들이 자료를 나눠준다.

고기자 옆자리, 여기자가 무심코 한 장 넘기다가 비명을 삼킨다.

박무열이 피를 흘리고 있는 사진. 가슴에 칼을 꽂고 있는 사진. 처참하게 도륙된 사진. 목을 매달고 있는 사진.

조악하게 만들어진 합성사진과 눈을 송곳으로 수도없이 찌른 사진...

피가 흘러내린 듯한 빨간글씨 ‘경축 박무열 사망!’ ‘세상을 위해 네가 할 일은 자살뿐’

한 장 가득 써진 글자. ‘죽어.죽어.죽어.죽어’

자료를 받은 기자들, 한 장 한 장 훑어본다. 기자들 웅성거린다.

 

김태한 : (적절한 타이밍으로) 이전에도 박무열 선수는 협박편지를 가끔 받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수준이 장난을 넘어섰다고 판단하게 됐습니다.

기자1 : (불쑥) 한국시리즈 이훕니까?

김태한 : 그렇습니다. 우리 그린 드리머즈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뒤부터 심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넷북을 두드리는 기자들의 손가락이 바빠진다.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는 질문들.

 

기자2 : 용의자가 있습니까?

기자3 : 경찰은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김태한 : 잠깐만요. 질문은 하나씩 받겠습니다.

기자1 : 실제적인 공격이 있었습니까?

박무열 : 실제로 공격을 받은 적도 몇 번 있습니다.

기자1 : (즉각적으로) 예를 들면?

박무열 : 식당 같은데서 갑자기 물잔을 던진다거나, 멱살을 잡는다거나, 욕을 하거나...

고기자 : (불쑥) 에에이. 그게 살해 협박은 아니죠.

 

박무열이 고기자를 향해 씨익 웃더니. 갑자기 앞의 물병을 집어던진다.

고기자가 얼굴을 막으며 웅크린다. 그 주변의 사람들도 움찔한다.

그러나 물병은 박무열의 손에 있다.

 

박무열 : (물병을 내려놓으며) 죽진 않더라도 겁은 나잖아요.

김태한 : (다음을 진행한다) 경찰은 실제적인 피해 사실이 없는 한 적극적 수사를 할수 없다고...

고기자 : (불쑥) 어떻게 했습니까? 그 물 잔에 맞았을 때....

박무열 : (고기자를 본다)...

고기자 : (실실 웃는다) ...얻어맞고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잖아요. 우리 박무열 선수가...

김태한 : 본론에서 벗어나는 문제는...

박무열 : (김태한의 말을 막으며) 안 맞았습니다. 나는... (고개를 옆으로 싹 젖히며) 피했죠.

 

기자들이 웃는다. 분위기 누그러든다.

 

기자3 :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동영상도 안티팬의 공격인 겁니까? 아무리 그렇더라도 여자하고 치고받는다는 건 도저히...

김태한 : 잠깐만요. (계속한다) 안티팬의 협박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저희 구단측에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사설경호원을 고용하기로 했습니다.

 

김태한이 왼쪽을 바라보자 기자들의 시선이 따라간다.

은재가 케빈장과 함께 들어온다. 그러나 기자들은 경호원에게는 관심이 없다.

 

기자1 : 여자하고 몸싸움을 벌인 건 인정하는 겁니까?

 

고기자가 무심코 은재를 보다가 ‘아’하고 낮은 탄성을 내뱉는다.

기자들도 뒤늦게 은재를 알아보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기자1 : (눈치못채고 질문 계속하는) 그때 상황이 어땠는지 구체적으로... (결국 소란에 말을 멈추고 유은재를 본다)

 

기자들이 즉석에서 기사를 작성해 올린다. ‘엎어매치기녀 알고보니 경호원’

 

 

43. 진동수의 집 (낮)

 

모니터에 뜨는 실시간 뉴스 검색어. 계속해서 뉴스기사가 뜬다.

‘엎어매치기녀 알고보니 경호원’ 기사를 클릭하는 진동수, 마우스를 긁어내리며 기사를 읽는다.

‘문제의 동영상은 경호원이 박무열선수에게 호신술 시범을 보이는 장면,

이를 오해한 누군가가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44. 기자회견장 (낮)

 

케빈장은 잔뜩 긴장해서 뻣뻣하다.

 

기자1 : 굳이 여자 경호원을 선택하신 이유가 뭡니까?

김태한 : 성차별적인 발언입니다.

기자1 : (약간 당황한다) 그러니까 그게...남자보다는 여자가 여러가지 제약이 있고. 그러니까...

박무열 : 조현우랑 쇼핑하는거 보고 게이라고 소문내는 사람들이 있어서요. (고기자를 흘깃 본다)

기자2 : 경호원의 복장이 지금과는 다르던데요.

케빈장 : (자기한테 질문한걸 모를만큼 긴장했다)...

김태한 : (케빈장을 슬쩍보고 대신) 비노출 경호가 기본이라 평상복을 지시했습니다.

박무열 : (끼어드는) 뭐 그렇게까지 촌스러울 줄은 몰랐습니다.

 

웃음소리.... 유은재도 웃는다. ‘하.하.하’

 

기자3 : (웃으며 유은재에게) 동영상에서 보면 굉장히 심하게 넘어가던데요. 위험하지 않았습니까?

유은재 : 뭐 그렇게까지 넘어갈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운동선순데...

 

기자들이 웃는다. 박무열도 웃는다. ‘하.하.하’

긴장한 케빈장은 남들이 웃으니까 웃을뿐.

김태한은 여전히 포커페이스다.

 

 

45. 기사 몽타쥬

 

노트북에 써지는 글귀들.

-‘박무열 한국시리즈이후 협박메일 하루에 수십통씩’ 하다가 지우더니 '박무열 한국시리즈 이후 살해 협박받아‘로 고친다.

-‘박무열 살해협박 안티팬들 형사처벌 고려’ ‘잘못된 팬문화 자성의 목소리’... 따위의 기사들이다.

 

 

46. 박무열의 집 휘트니스룸 (밤)

 

박무열이 웨이트 트레이닝중이다. 전화가 온다.

 

박무열 : (핸즈프리를 끼면서) 왜?

 

 

47. 진동수의 집 거실 - 박무열의 집 휘트니스룸 (밤)

 

진동수가 부직포 밀대를 쓱쓱 밀면서 통화중이다.

 

-진동수 : 기사 봤냐?

-박무열 : 어.

-진동수 : 악플이 쏙 들어갔던데...

-박무열 : 원래 그쪽 애들이 그렇잖아.

-진동수 : 경호는 언제까지 하기로 했어?

-박무열 : (한숨이 절로 난다) 전지훈련 때까지...

 

 

48. 유은재의 집 거실 (밤)

 

단독주택이다. 밤이라 보일지 모르지만, 창문너머엔 정원도 딸려있다.

거실 테이블을 중심으로 은재아빠, 은재, 창호가 앉아있다.

모니터에 거미줄같이 금이 간 텔레비전이 그날의 참상을 보여준다.

거실 소품들은 모두 파란색이거나 갈매기가 그려져 있거나. 혹은 둘다다.

일가족의 대화를 들으면서 집안을 훑어보자. 분위기는 세익스피어 4대비극만큼이나 비장하다.

 

은재아빠 : (블루시걸즈 면티를 입었다) 비록 몸은 그놈 옆에 있더라도... 네 영혼은 파란색이라는거...

은재 : (블루시걸즈 수건을 목에 둘렀다) 예.

은재아빠 : (블루시걸즈 컵에 담긴 맥주를 마시더니 갑자기 노래하기 시작한다. 민주투사가 민중가요 부르듯)

               ‘내 심장엔 파란 피. 승리도 패배도 혼자는 아니리. 그대 뒤엔 언제나 아아 아아 파란 갈매기. 블루우~

유은재, 유창호 : (고개를 숙인 와중에도 작은 소리로 동시에) 시걸!!

은재아빠 : (맥주컵 받침 역시 블루 시걸즈다. 한숨을 쉰다)...

유창호 : (분위기 홱 바꾸며) 누나. 진짜 그놈 경호할거야?

유은재 : (테이블에 쓰러지듯 얼굴을 대는데 옆에 굴러다니는 블루시걸즈 볼펜과 수첩) 차라리 죽고 싶다!!

은재아빠 : (음울한 분위기를 바꿔 뭔가 은밀하게) 은재야!

유은재 : (엎드린채 눈동자만 들어) 예!

은재아빠 : (뭔가 중요한 얘기같다) 너...

유은재 : (일어선다 뭔소리를 할려구 이러시나) 예에.

은재아빠 : (침을 꿀꺽 삼키고는) 기회봐서 그놈 팔목을..

유은재 : (역시 은밀하게) 작신 부러트려 버릴까요?

은재아빠 : (눈을 빛낸다) 그냥 야구 방망이 쥘 수 없을 만큼만..

유은재 : (쿵짝을 맞춰서) 아빠 딸은 쇠고랑차구요.

은재아빠 : 우리 시걸즈의 영광을 위해서다.

유은재 : (쇼타임 끝내며 경박하게) 아빠 전생에 심봉사였지. 딸내미 팔아 먹는 건 우습지?

은재아빠 : (분위기 돌변한다. 일어서면 벽에 걸린 불루시걸즈 시계. 모자) 에잇.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것.

유은재 : (블루시걸즈 가방 들고 일어나면서) 내가 누구 땜에 똥통에 빠졌는데...

 

엇! 그때 눈에 띄는 저 녹색. 게다가 프린트된 저 얼굴은? ‘박무열의 자신있게 웃는 얼굴’이 그려진 화장실앞 깔판!!

그 깔판에 은재아빠가 발을 벅벅 문대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깔판에 찍힌 박무열의 얼굴에 때가 꼬질꼬질하다.

 

 

49. 박무열의 집 복도 (아침)

 

박무열이 나오다가 기다리고 있는 유은재의 얼굴을 보더니 ‘에효’ 한숨부터 쉰다.

박무열의 뒷통수를 보면서 걷는 유은재. 한대 쥐어패고 싶은 뒤통수라고 생각한다.

 

 

50. 박무열의 차 (아침)

 

운전하는 박무열, 조수석에 유은재.

 

유은재 : (수첩을 꺼내며) 오늘 스케줄 어떻게 돼여?

박무열 : 알아서 뭐하게?

유은재 : (말 뽄새하고는) 알아야 경호를 하져?

박무열 : 경호? 관둬라. 난 네가 제일 무섭거든.

유은재 : (박무열의 옆얼굴을 노려보며 수첩을 탁 소리나게 접는다)...

박무열 : 뒤에서 칼이나 꽂지 마셔. (시끄러운 음악을 튼다)...

유은재 : (의자 등받이를 눕히며 궁시렁댄다) 뭐 그러시든지...

박무열 : (힐긋 보고는) 뭐하는 짓이야?

유은재 : 경호하지 말라면서여.

박무열 : 그건 그거구. 왜 누워? 내가 네 기사야?

유은재 : 눕기는 누가 누워여. 좀 뒤로 젖힌 걸 갖고, 참 일일이.. (얼굴 돌리며 입모양만으로) 지랄이야.

박무열 : 너 방금 뭐라 그랫어?

유은재 : 신호 바뀌었거든여.

 

빨간불이다. 박무열 그냥 달리다가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은재 몸이 안전벨트 밑으로 쭈욱 미끄러진다.

 

박무열 : (샘통이다) 봐, 누은 거 맞지?

 

유은재, 박무열을 노려보다가 발로 대쉬보드를 꾹 밀어 몸을 원위치시킨다. 대쉬보드에 신발자국이 선명하다.

 

 

51. 구단연습실 주차장 (낮)

 

박무열의 차가 들어온다.

 

 

52. 박무열의 차 (아침)

 

박무열이 분노를 담아 핸드브레이크를 꾸욱 채운다. 다시 봐도 변함없다. 대쉬 보드에 난 저 선명한 신발자국!!

 

박무열 : (낮은 소리로) 닦어라.

 

닦으라면 닦지...유은재가 신발을 벗더니 양말로 쓱쓱 닦는다.

하도 어이없어 박무열이 웃는다. 유은재도 웃는다.

 

박무열 : 해보자 그거냐?

유은재 : 먼저 하셨잖아여.

박무열 : (내리려다가 생각을 고친다) 문 열어.

유은재 : (뭔 소리냐 싶다) 에?

박무열 : 경호의 기본이잖아. 차에서 내릴때 밖에 이상있나 확인하고 문 열어주고.

 

 

53. 주차장 (아침)

 

유은재가 꿍시렁대며 차문을 열어준다.

박무열이 뒷자리에서 야구배트등 장비가 든 가방을 꺼내 유은재에게 던진다.

가방 무게 때문에 유은재가 휘청한다.

 

유은재 : (어이없어 쳐다본다)...

박무열 : 경호원이 들어주잖아. (돌아서며 혼잣말처럼) 아주 죽었어 그냥.

 

그 순간, 유은재가 박무열을 차쪽으로 확 밀치면서 머리를 짓누른다. 박무열 머리가 차에 쿵하고 부딪친다.

박무열 앞을 척 막아서는 유은재.

 

박무열 : 너...이씨... (하다가 앞에 서 있는 고기자를 발견한다)

 

고기자와 함께 있던 선수(그린드리머즈의 떠오르는 스타 조현우라고 하자)가 꾸벅 인사한다.

유은재가 옆으로 물러서더니, 빠릿한 시선으로 사방을 둘러본다. ‘난 경호중이예요’ 하듯.

화도 못내는 박무열...

 

 

54. 배팅연습실 (낮)

 

분노의 배팅을 하는 박무열. 날라오는 공 하나하나가 유은재 얼굴이다. 타구가 쭉쭉 뻗어간다.

타격폼을 촬영하는 스탭등 몇 명이 암것도 모르고 박수친다.

 

 

55. 구단 휴게실 (낮)

 

유은재가 선물상자를 들여다보고 있다.

연습을 끝낸 박무열이 타격폼이 담긴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나온다.

 

박무열 : 뭐냐?

유은재 : 프런트에서 줬어여. (고깝다) 팬들이 보냈대여.

 

박무열이 선물들을 대충 본다. 인형. 박무열 얼굴을 그린 그림. 박무열 사진을 수놓은 십자수쿠션, 직접 만든 목도리.

유은재. ‘개차반한테 이런 정성이라니...’ 선물이 하나하나 나올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씰룩거린다.

 

박무열 : 뭐?

유은재 : 뭐가여?

박무열 : 왜 자꾸 얼굴을 씰룩거려?

유은재 : 긴장해서 그래여. 사제 폭탄 터질까봐...

박무열 : 너도 송동율한테 선물 보내고 그러냐?

유은재 : 알거 없잖아여?

박무열 : (선물상자안에서 나온거 들어보이며) 너도 이런거 보내냐?

 

박무열이 들고 있는 건 검은색 망사 여자 속옷 셋트다.

 

박무열 : 얜 나한테 뭘 바라는 걸까? (유은재에게) 입을래? (곧바로 은재의 가슴을 보면서) 안되겠다. 택도 없겠다.

유은재 : (어쭈....곧바로 박무열의 다리 사이를 본다)...

박무열 : (탁자 뒤로 몸을 슬그머니 숨기며) 뭘 봐?

유은재 : 먼저 봤잖아여.

 

 

56. 클럽 홀 (밤)

 

요란한 조명, 춤추는 사람들, 웨이터의 귀에 대고 뭔가를 말하는 사람들, 여자들 손을 잡고 부킹하러 가는 웨이터들,

잘 나가는 클럽이다.

 

 

57. 클럽 vip 룸 앞 (밤)

 

유은재가 문 앞에 서 있다.

홀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

웨이터에게 끌려온 여자들이 문 옆에 정자세로 서있는 유은재를 흘깃 보며 안으로 들어간다.

 

유은재 : (문이 닫히자 궁시렁댄다) 확 사진 찍어서 쫙 깔아버려?

 

 

58. vip 룸 (밤)

 

박무열과 조현우. 송현진. 세명의 야구선수, 그리고 웨이터를 따라온 부킹녀 세명이 자리를 잡는다.

박무열이 폭탄주를 제조한다.

 

부킹녀 : (박무열 옆에 앉으며) 밖에 있는 여자 누구야?

조현우 : (박무열 대신) 경호원.

부킹녀 : 오빠들. 뭐하는 사람이야?

박무열 : 그건 밤새 천천히 알아가도록 하고, (잔을 건네며) 일단 신고부터 해야지.

 

 

59. 복도 (밤)

 

같은 자세로 오래 서 있어서 다리가 아픈 유은재, 슬쩍 슬쩍 몸을 풀다가 사람들이 지나갈때는 자세를 잡는다.

손님들. 웨이터들이 열중 쉬엇 자세로 서 있는 은재를 흘끔거린다.

룸에서 부킹녀가 나온다. 그녀는 좀 취했다.

 

부킹녀 : (은재를 보더니 안을 가리키며) 뭐하는 남자들이예여? 운동 선수 같던데...

유은재 : (자세는 허물지 않고 눈동자만 굴려 슬쩍 본 후) 누군지도 모르고 노는 겁니까?

부킹녀 : (웃겨. 그게 뭔 상관이야 싶다)... (문득) 아. 그쪽이 누군지는 들었어여.

유은재 : (자세는 그대로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부킹녀 : (은재를 향해 훗하고 웃더니 화장실로 가버린다)...

유은재 : (왠지 기분나쁘다. 이자식이 또 뭐라고 한거야)...

 

 

60. 클럽 앞 (밤)

 

여자들과 쌍쌍을 이뤄 나오는 박무열과 일행. 맨뒤 은재가 따라나온다.

동료들을 배웅하고, 박무열이 부킹녀에게 뭐라 귓속말하면 부킹녀가 까르르 웃는다.

박무열. 발렛이 갖고온 차쪽으로 가다가 그제서야 유은재를 발견한 듯.

 

박무열 : 아직 있었냐?

유은재 : 에...?

박무열 : (왜있었냐는 듯) 집에 가아. (발렛에게 팁을 건네려고 조금 멀어진다)

유은재 : (분노를 삼킨다. 부킹녀에게 빠르고 낮은 소리로) 차에 타면 먼저 뒷좌석을 확인해 보세요.

부킹녀 : (애 뭐야) ...?

유은재 : 비디오카메라. 흉기가 될만한 물건. 그리고 여자속옷이 있을 겁니다.

부킹녀 : ...?

유은재 : 제 신분상 여기까지 밖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차안의 박무열과 눈이 마주치자 90도로 인사하고는 자리를 뜬다)

박무열 : (운전석에서 조수석 문 열어주며) 타.

 

부킹녀, 열린 앞문 무시하고 뒷자리 문을 열어본다. 맨 먼저 눈에 뛰는 것은 가방 밖으로 비어져 나온 야구 방망이.

비디오카메라와 비디오 테잎 여러개. 그리고 하필 선물 상자 맨위에 놓인 검은색 여자속옷.

 

박무열 : (차에서 내려 다가온다) 왜 그래?

 

부킹녀, 박무열이 다가오자 비명을 지르며 도망간다. 마침 다가오는 빈 택시를 향해 미친 듯이 손을 흔든다.

택시에 탄 부킹녀. 차문부터 잠그고 박무열을 쳐다보는데, 그 눈빛은 분명 공포다.

박무열은 영문을 모를 수밖에...

 

 

61. 버스안 - 박무열의 차안 (밤)

 

늦은 시간이라 버스 손님 별로 없다.

은재의 핸드폰이 진동한다. 발신자 ‘개차반’이다.

 

-유은재 : (전화를 받는다. 경쾌하게) 에!!

-박무열 : (다짜고짜) 너 뭐라고 한 거야?

-유은재 : 뭘여?

-박무열 : 그 여자한테 뭐라고 씨부렸냐구?

-유은재 : 진실만을 말햇는데여.

-박무열 : 뭐?

-유은재 : 우리 시걸즈의 내년 우승을 걸고 맹세해여.

-박무열 : 근데 그 여자가 왜 ...

-유은재 : (말 끊으며) 전 모르져. 버스 안이라서 이만. (끊는다)

 

복수에 성공한 유은재. 혼자 흐뭇하다.

 

 

62. 박무열의 차안 (밤)

 

핸드폰을 조수석에 집어던지는 박무열.

 

박무열 : (생각할수록 열받는다) 사악한 꼴통!! 누구 입에서 곡소리 나오는지 끝까지 해 봐.

 

박무열이 기어를 바꾼다. 차가 굉음을 내며 지나간다.

 

 

63. 톨게이트 (낮)

 

박무열의 차가 고속도로를 빠져나온다.

 

 

64. 박무열의 차 (낮)

 

국도를 달리는 중이다. 전원풍경이 이어진다.

어제 자기가 한 일이 있어 박무열 눈치를 보는 유은재. 박무열이 화난 것 같지는 않다.

 

박무열 : (유은재가 흘깃대자 조금은 다정하게) 왜?

유은재 : 그냥...뭐... 어디가는 거예여?

박무열 : 누굴 좀 만나러...

 

그런가 부다. 유은재가 창밖 풍경을 본다. 막 다리를 지나 산속으로 들어간다.

 

 

65. 산속 펜션 (낮)

 

별장같은 펜션이다. 실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오는 박무열. 기지개를 켠다.

유은재도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본다. 강원도 어디쯤. 산으로 둘러 쌓여 그림처럼 아름답다.

핵심은 도심에서 뚝 떨어진 산속이라는 거다.

 

박무열 :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어...방금 도착햇거든...5분? 알았어....응. (끊고는 은재에게) 퇴근해라.

유은재 : (경치 감상하다가) 에?

박무열 : 오늘 일 끝났으니까 일찍 들어가라구.

유은재 : (주위를 둘러보고는) 아녀...기다릴게여.

박무열 : 됐어. 또 뭔 헛소릴 할라구. 얼른 가.

유은재 : (어이없어 쳐다본다)....

박무열 : 안 가냐? 빨리 가아.

 

유은재. 어이없다. 다시 둘러본다.

산으로 둘러쌓인 첩첩 산중이다. 버스는 커녕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다. 이런 뭣 같은 경우가...

펜션쪽으로 걸어가는 박무열, 좋아 죽는다.

그때 차 경보음이 웰웰! 유은재가 차를 걷어차고 도망간다.

 

박무열 : 야!!

 

 

66. 시골길 (낮)

 

터덜 터덜 걸어오는 유은재. 목도리로 얼굴을 둘둘 감고, 눈만 내놨다.

산속 칼바람이 은재를 지나간다. 춥다. 너무 춥다. 추워 죽을 지경이다.

잔뜩 웅크리고 인적없는 산길 한가운데를 걷는데. 빵...경적음. 앞에 차가 보인다.

이크, 한쪽으로 비키려다가, 유은재가 차를 향해 두손을 흔든다. 창문이 내려간다.

 

유은재 : 저기 죄송한데여. 큰길까지만 좀... (무심코 운전자 얼굴을 본다)

 

(인서트)

노래방. 엎어치기 사건때, 얼굴을 숙인 채 빠져나가던 그 여자!!

 

유은재 : (이 여자는 박무열을 만나러 왔다는 걸 깨닫고 뒷말이 희미해진다) ...태워주실수...

여자 : 죄송합니다. (출발한다)

유은재 : (차 뒤꽁무니를 보면서) 어딜가나 여자구만. (재채기가 나온다. 더 꽁꽁 동여매고 다시 걷는다)

            저러다 한방에 훅 가지. 다리 후달거려서 내년엔 바닥을 쳐라.

            (마녀가 주문을 걸 듯) 100타석 무안타의 저주가 내릴지니... 치는 족족 병살타에 잘 맞은 타구는 야수정면.

            출루했다하면 견제사. 도루하면 객사.... 죽음만이 너의 것일지니...

 

 

67. 은재의 방 (밤)

 

코 푼 휴지가 수북하다. 은재가 열 때문에 헥헥대면서 인터넷 카페 ‘뻑무열’에 글을 올리고 있다.

‘여자없인 낮잠도 못자는 색골에다가 인정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재수없는 양아치...라던데요’ 코를 팽 푼다.

문소리에 돌아본다. 김동아가 약과 물을 갖고 들어온다.

 

유은재 : (코가 간질거린다) 아이고 죽겄다.

김동아 : (약을 건네며) 투병 악플이냐?

유은재 : (재채기가 나올 듯 간질거린다) 오죽하면 내가 이러겄냐? 그놈 싸가지면 시체도 벌떡 일어나 욕할거야.

김동아 : 우리 은재 싸가지도 빠지는 싸가지는 아닌데.

유은재 : 그 싸가지를 알고 나면 내 싸가지는 싸가지도 아니었구나 싶을걸. 그놈은 싸가지의 궁극이야, 지존! (약을 먹는다)

 

 

68. 팬 사인회장 (낮)

 

끝내 재채기하는 유은재.

사인하던 박무열이 흘깃 돌아본다.

 

박무열 : 감기 걸렸냐?

유은재 : 덕분에여.

박무열 : 옮기면 죽는다.

 

이곳은 그린 드리머즈 우승 기념 팬 사인회장. ‘그린 드리머즈 우승기념’라고 쓴 플랫카드.

팬들, 우승상품들, 케빈장을 비롯한 경호원.

박무열과 조현우를 비롯한 주축선수들이 싸인중이다.

이름을 묻고, 사진을 찍어주고, 악수를 하고, 가금 선물을 주는 팬들도 있다.

유은재는 박무열 뒤에 서서 경호중이다. 겉으로는 사람들의 움직임. 이어폰으로 들리는 지시에 대답하면서도

팬들이 박무열에게 보내는 찬사에 자기도 모르게 씰룩거리며 마음의 소리가 나온다.

 

(소녀) : (샛된 목소리로) 오빠 완전 멋있어요?

(유은재) : 어디가?

(소녀) : (마치 유은재의 마음의 소리에 답하듯) 전부 다 멋있어요.

(유은재) : (경호중 움직임인 듯 소녀를 일별하면서) 잘못 본거야.

(소녀) : 사랑해요. 오빠.

(유은재) : 어이쿠!

유은재 : (무전기에 대고) E1. 혼란, 체크.

(여자) : (금방이라도 까무러칠 것 같은 목소리로)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에에에.

(유은재) : 볼륨부터 줄이시지.

(소년) : 올해 형님이 막판 다섯경기에서 4할5리에 가까운 경이로운 타율을 보이시면서

            전체 타율을 3할3푼7리로 끌어올리실 때...

(유은재) : 소년이여. 공부를 그렇게 해봐.

(중년남자) : 내년에도 우승합시다.

(유은재) : 불가능.

(세명의 소년) : (입을 모아 그린 드리머즈의 응원가 부른다) 대답하라. 꿈꾸는 자여. 승리하라, 나가는 자여.

                      꿈을 향해. 승리를 향해. 우리는 그리이인!

(유은재) : (지지 않고 속으로 노래하는) 내 심장엔 파란피. 승리도 패배도. 혼자는 아니리.

 

유은재가 이어폰을 확인한다.

 

(케빈장) : S2...수상한 인물 접근. 파란색 가방을 매고 있다. 주의 바람.

 

유은재가 그쪽을 본다.

오타쿠 느낌의 키작은 남학생이 주위의 눈치를 보며 슬금 슬금 다가온다.

오타쿠학생의 시선이 가끔 한쪽을 향하는데, 그쪽에는 머리가 긴 남자가 있다. 그 역시 주의를 살피는 게 수상쩍다.

유은재가 머리긴 남자를 유심히 본다.

그 와중에도 팬들의 환호는 계속된다. ‘한국시리즈때 보고 완전 반했어요’

은재가 흘깃 본다. 여고생들 두명이다.

‘그때 방망이 집어던질때...’ ‘송동률이 먼저 그랬는데 오빠까지 퇴장당하고...’

‘그 심판. 완전 미친거 아니예요’ ‘얘는 그때 막 울었어요’

 

유은재 : (심사가 뒤틀린다.마이크에 대고) e1. 머리긴 남자 체크바람!

 

계속되는 소녀들의 망언. ‘송동율 완전 양아치’

유은재 빠직해서 자기도 모르게 쳐다보면 마침 박무열이 ‘그렇다는데’라는 듯 유은재를 본다.

케빈장이 머리 긴 남자쪽으로 다가가는데 안경낀 남학생이 길을 막는다.

머리 긴 남자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낸다.

 

케빈장 : (안경낀 남자를 피해가며 무전기에 대고) s1 5시방향. 머리긴 남자, 주의바람.

 

그사이. 박무열은 두명의 소녀와 사진찍고 악수한다.

머리 긴 남자와 유은재의 눈이 마주친다. 위험을 느낀다.

유은재가 머리긴 남자와 박무열 사이를 자연스럽게 막아 선다. 등뒤에서 들리는 소리.

 

소녀 : 시걸즈 야구가 그게 야구예요.

박무열 : (유은재 들으라는 듯) 하하하하.

유은재 : (참자)...

소녀2 : 4번한테 번트나 시키구.

유은재 : (혼신의 힘을 다해 참는다)...

박무열 : (유은재 등짝에서 분노를 느끼며 일부러) 시걸즈 싫어해?

소녀 : 당연하죠. 그것들은 야구계의 오점이예요. 파란 얼룩.

박무열 : (나는꼼수다 김어준처럼 호쾌하게 웃는다) 푸하하하하하.

소녀2 : 그러면서 우승을 뺏겼대. 우승이 언제 지들꺼였나.

박무열 : (웃음이 끝이지 않는) 얼룩이래. 푸하하하하하하!!

 

머리긴 남자가 가방에서 꺼낸 뭔가를 집어던진다.

유은재가 날라오는 걸 응시한다. 점점 커지는 그것은 계란!!!!!!!

계란과 함께 박무열의 웃음소리도 점점 커진다. ‘푸하하하하’

계란은 점점 다가오고, 푸하하하하...계란!! 푸하하하..계란!!! 푸하하. 계란. 푸하. 계란.

마지막 순간 유은재 고개를 살짝 틀어 피한다.

박무열의 시야에 계란이 보였다 싶을 땐 너무 늦었다. 박무열 얼굴에 작렬하는 계란.

모든 것이 정지된 듯, 소녀도. 장발도. 안경도, 케빈장도. 유은재도 김태한도. 조현우도. 박무열을 보고 있다.

다만 박무열 얼굴에서 터진 계란만이 중력의 힘에 의해 주르륵 흘러내린다.

 

 

69. 박무열의 집 거실 (밤)

 

스틸사진들이 이어진다.

-유은재와 김태한이 박무열을 데리고 비상구쪽으로 가는 사진.

-‘박무열 아웃’이라고 쓴 천조가리를 꺼내 흔드는 안티팬 3인방. ‘장발. 키작은 오타쿠, 안경낀 남학생’

-케빈장등 경호원에 의해 제압되는 세사람.

김태한이 인터넷에 오른 뉴스를 보고 있는 중이다. ‘계란을 맞은 박무열’ 사진이 모니터에 뜨는 순간.

욕실에서 박무열의 분노에 찬 일갈이 터진다.

 

(박무열) : 으아아아. 너 이 꼴통!!!!!

 

 

70. 은재의 집 거실 (밤)

 

폭죽소리!! 유창호. 은재아빠가 은재가 들어오는거에 맞춰 생일축하용 폭죽을 터트렸다.

 

은재 : 이게 뭐야? 장사는 어쩌구... (테이블 위의 회를 보고는) 이거 돔이잖아. 아빠 미쳤어? 이거 팔면 얼만데...

은재아빠 : 오늘의 거사에 비하면 이정도야...

유창호 : 다금바리로 한다는 거 겨우 말렸어.

김동아 : (수저 나눠놓으며) 앉아. 앉아.

유은재 : (자리에 앉으며 김동아에게) 넌 뭔지는 알고 먹으러 왔냐?

김동아 : 제2의 윤봉길이 나왔다며? 적의 심장부에서 계란을 던진 쾌거!!

은재아빠 : 우리 열사들은 어떻게 됐냐?

유은재 : 훈방!

은재아빠 : 감사패는 못줄지언정...

유창호 : 주소 알아서 회라도 한 접시씩 보낼까요?

은재아빠 : (좋은 생각이라는 듯 손가락을 튕겨 딱소리를 낸다)...

 

 

71. 정원에서 본 은재네 집 (밤)

 

정원에서 본 거실의 모습, 은재의 열정적인 와인드업 투구, 계란을 맞는 박무열, 은재가 1인2역으로 사건을 재연하나보다.

계란을 맞는 순간, 함성박수를 치는 은재아빠와 유창호,

극장식 쇼 보듯 부지런히 먹으며 구경하는 김동아.

갑자기 은재아빠가 만세삼창을 선창하자, 은재와 창호 열정적으로 따라한다.

김동아도 손해볼거 없다. 합세한다. 그들에겐 참 행복한 밤이다.

 

 

72. 한강 고수부지 (아침)

 

63빌딩이 보이는 여의도 쪽이다. 추운날씨인지라 운동하는 사람..... 없다.

썰렁한 고수부지에 운동복 차림의 유은재가 추워서 제자리 뛰기를 한다.

주차장에 차가 들어오더니 박무열이 내린다.

 

박무열 : (힐긋 보더니) 왔냐?

유은재 : (어제 사건도 있고 좀 켕기지만) 오래면서여.

박무열 : (발목을 돌리고 몸을 푼다)...

유은재 : 뭐하는 거예여?

 

박무열이 몸을 풀면서 유은재를 향해 비릿하게 웃는다.

뭐? 유은재가 지지 않고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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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Saturday | 작성시간 13.01.09 감사합니다. 잘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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