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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한 로맨스] 16 - 끝까지 발버둥쳐라 스트럭아웃 낫아웃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3.01.08|조회수1,122 목록 댓글 0

[난폭한 로맨스] 16 - 끝까지 발버둥쳐라 스트럭아웃 낫아웃

 

 

 

 

 

 

 

 

 

 

1. 프롤로그

 

아줌마가 정신을 잃은 유은재에게 강종희 옷을 입힌다.

이미 유은재 옷을 입은 강종희는 손발이 묶인채, 그리고 입에 테잎이 붙은채 그걸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옷을 다 갈아입힌 아줌마가 유은재의 손발을 묶는다. 손은 등 뒤로 묶여있다.

아줌마가 유은재 입에 테잎을 붙인다. 유은재가 그 느낌에 깨어난다. 머리가 아프다.

그사이 아줌마가 창밖을 본다. 창밖 박무열의 차가 도착하고 박무열이 오피스텔로 뛰어드는게 보인다.

정신을 차린 유은재가 자기옷을 입고 있는 강종희를 본다. 그리고 자신을 본다. 자신은 강종희 옷을 입고 있다.

아줌마가 두 사람을 일으켜 풀장앞에 세운다.

 

아줌마 : 이제 곧 무열이가 올거야. 둘중에 하나를 구하겠지. 누구를 구할까? (유은재와 강종희를 번갈아본다)

유은재 : (오기를 부리며 아줌마를 노려본다. 등뒤 손을 꼼지락거리지만 소용없다)...

강종희 : (공포가 지나쳐 무덤덤해보일 정도다)...

아줌마 : 마음이란 겹겹이라서 가끔은 자기 자신도 모를 때가 있어.

            죽음앞에 서면 진심이 뚫고 나올거야.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지 곧 알게 되겠지.

 

아줌마가 두사람의 얼굴에 두건을 씌운다. 먼저 강종희부터...

유은재에게 두건을 씌우려는데 머리를 흔들며 반항한다. 그러나 두손 두발이 묵인 상태라서 역부족이다.

 

아줌마 : (두어걸음 떨어져 두사람을 보며) 한 순간만 속아주면 돼. 공평하지 않아?

            진짜 사랑받는 여자는 죽을테고, 덜 사랑받는 여자는 살거야.

            그러니까 여기서 죽는 여자는 행복한거야. 진심으로 사랑받은거니까.

            그리고 영원히 사랑받겠지. 무열이는 영원히 외로울테고.

            외로운 무열이는 내거야. 상처받은 무열이는 내몫이야. 내가 어디에 있든. 무열이가 어디에 있든...

 

두여자 사이에 서서 어깨에 손을 올린다.

 

아줌마 : (귓속말하듯) 죽기를 원해, 살기를 원해? 나? 나라면 백번이라도 죽을수 있는데... (감상에 빠지지만 곧 극복한다)

 

아줌마가 핸드폰을 꺼낸다. 박무열에게 전화하며 문쪽으로 향한다.

유은재가 발을 꼼지락댄다.

 

아줌마 : 얌전히 있는게 좋아. 함부로 움직였다가는 무열이가 오기도 전에 죽는 수가 있어.

 

아줌마가 두 여자를 두고, 수영장 밖으로 나간다.

두건속에 갇힌 두 여자. 강종희는 눈을 감는다.

유은재는 어떻게든 해보려하는 중이다. 그러다가 문득 의심이 든다. 누굴 구할까?

 

 

2. 타이틀

 

제 16회 ‘끝까지 발버둥쳐라 스트럭 아웃 낫아웃’

스트럭 아웃 낫아웃이란 2스트라이크 3볼 풀카운트 상황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을 포수가 받지 못한 경우

타자는 공보다 먼저 1루에 도착하면 살수 있다는 규정.

일반적으로는 불리한 상황에서 덤으로 얻은 마지막 기회를 뜻한다.

 

 

3. 수영장앞 복도 (밤)

 

아줌마가 수영장 입구에서 박무열의 뒷모습을 보면서 전화를 건다.

 

(박무열) : 종희야!!

아줌마 : 뒤를 봐!

박무열 : (뒤돌아선다)...

 

아줌마가 수영장앞에 서있다.

 

아줌마 : 조용히...전화 끊지 말고, 그대로 이쪽으로 와.

박무열 : (움직이지 않고 아줌마를 본다) 어떻게 이모가...

아줌마 : (슬프다) 널 해치진 않을거야. 내가 널 어떻게 해치겠니? 보는것만도 아까운데...

박무열 : ...

아줌마 :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그래.

박무열 : ...

아줌마 : (단호해진다) 그냥 끝낼까?

박무열 : (아줌마쪽으로 다가온다)...

 

아줌마는 수영장안으로 들어간다.

박무열이 반대쪽에 있는 김태한에게 눈짓하고 수영장 안으로 따라들어간다.

 

 

4. 수영장 (밤)

 

박무열이 수영장 안으로 들어온다.

아줌마는 풀을 사이에 두고 반대쪽으로 돌아간다. 두여자 사이에 선다.

양쪽에 얼굴을 가린 강종희와 유은재를 양손으로 잡는다.

위쪽중앙에서 떨어진 부분조명이라 하반신만 밝고, 상반신쪽은 어둡다.

입은 옷으로 강종희와 유은재라는걸 알수 있을 정도다.

 

아줌마 : 많은 얘기를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 둘중에 누가 네 여자야.

박무열 : 이모 하지마.

아줌마 : 앞으로 오랜시간 혼자 있게 될텐데...누구를 미워해야 할지 그건 알아야잖아.

박무열 : 이모 제발.... (강종희와 유은재 두 여자를 본다)....

아줌마 : 그러니까 알려줘. 네가 누구를 사랑하는지.

 

단호하다. 아줌마가 두 여자를 동시에 풀에 밀어넣는다.

두여자가 물에 떨어진다. 박무열도 풀을 향해 뛰어든다.

박무열이 망설임없이 어느쪽인가를 향해 헤엄쳐간다.

어두운 물속, 두 여자가 거리를 두고 가라앉는다.

박무열은 일직선이다. 박무열이 여자를 잡아 풀장위로 들어올린다. 여자는 강종희 옷을 입고 있다.

박무열이 물에 젖은 두건을 벗긴다. 유은재가 박무열을 본다.

박무열을 보는 유은재의 얼굴에 안도감과 절망이 동시에 떠오른다.

박무열이 유은재의 테잎을 떼주고 얼굴을 한번 잡아주고는 곧바로 돌아선다.

뒤따라 뛰어든 김태한이 강종희를 구하고 있다. 강종희를 풀 사이드로 올리는 걸 박무열이 도와준다.

유은재보다 물을 많이 먹은 강종희는 기절한 상태다.

박무열이 강종희에게 인공호흡을 한다. 박무열은 강종희를 살리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 모습을 유은재가 숨을 헐떡이며 지켜본다.

문득 시선을 든 유은재와 아줌마의 시선이 부딪친다.

아줌마는 도망갈 생각이 없다. 한쪽에서 유은재를 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이렇게 결정됐어’라는 얼굴이다.

경비들과 김동아, 그리고 경찰이 달려온다. 경찰은 주춤한다. 누가 범인인가?

김동아가 손으로 가리킨다.

아줌마는 순순히 두손을 내민다. 아줌마 손에 수갑이 채워진다.

 

 

5. 오피스텔 앞 (밤)

 

경찰차 몇 대와 119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서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멈춰서서 구경한다.

수갑을 찬 아줌마가 경찰에 의해 끌려나온다. 아줌마가 경찰차에 태워지면서 뒤를 돌아본다.

들것에 실린 강종희와 담요를 쓰고 그 뒤를 따라오는 박무열 유은재를 쳐다본다.

아줌마가 슬쩍 웃는 것도 같다. 경찰차가 출발한다.

강종희가 119 구급차에 태워진다.

 

119대원 : 보호자 안계세요?

박무열 : (한발 나선다)...

119대원 : 탑승하세요.

 

박무열이 119차에 탄다. 강종희 손이 축 늘어졌다. 박무열이 그 손을 잡는다.

차안의 박무열과 차밖의 유은재 시선이 부딪친다. 구급차 문이 닫힌다.

 

 

6. 구급차안 (밤)

 

박무열이 강종희 손을 침대위에 올려놓는다. 차가 출발한다.

 

 

7. 오피스텔 앞 (밤)

 

박무열과 강종희가 탄 119 구급차가 출발한다.

유은재가 멀어지는 119 구급차를 바라본다. 유은재는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쓰러진다.

옆에 있던 김동아와 119대원이 유은재를 붙잡는다.

119대원이 기절한 유은재를 또다른 구급차에 싣는다.

 

 

8. 유은재가 기절했을때 본 몽타쥬

 

사이렌 소리가 계속 들린다.

-흔들리는 구급차 천장.

-이름을 부르는 119 대원.

-김동아의 얼굴

-물속에 빠진 자신과 강종희

-숨을 쉴수 없는 고통.

-자신을 향해 헤엄쳐오는 박무열.

-모자를 벗긴 순간 자신을 보던 박무열의 얼굴. 실망한 얼굴이었을까??????????????

-아줌마가 악마처럼 얼굴을 들이대고 속삭인다.

 

아줌마 : 진짜 사랑받는 여자는 죽을테고, 덜 사랑받는 여자는 살거야.

 

 

9. 병실 (낮)

 

유은재가 벌떡 일어난다. 유은재를 에워싸고 있던 은재아빠. 창호, 동아가 깜짝 놀란다.

 

김동아 : 아우. 깜짝아.

유은재 : (주변을 둘러본다)...

유창호 : (역시 놀랐다) 일어나는 것도 꼭 저처럼 일어나요..

은재아빠 : (놀란 숨 쉬고) 왜? 뭐 필요해? 물 줄까?

유은재 : (박무열이 없다) 박무열은?

 

 

10. 복도 (낮)

 

유은재가 걸어온다. 조바심이 나서 점점 발걸음이 빨라진다.

강종희 병실앞에 선다. 달려온 기세와는 달리 문앞에서 망설이다가 조용히 문을 연다.

 

 

11. 강종희 병실 (낮)

 

강종희는 잠들어 있다. 병실은 텅 비어있다. 즉 박무열은 이곳에 없다.

유은재가 자기도 모르게 조용히 안도한다.

 

 

12. 경찰서복도 (낮)

 

김태한과 박무열이 걸어온다.

 

김태한 : 아주머니 수첩중에 정영만씨 연락처가 있었습니다.

박무열 : 정영만?

김태한 : 5년전 술집에서 시비가 붙었던 회사원 말입니다.

박무열 : (어이없다)...

 

 

13. 취조실 (낮)

 

아줌마가 취조를 받는중이다. 아줌마는 협조적인 범죄자다.

눈이 찔린 사진이 아줌마 앞에 놓여있다. 아마도 왜 눈에 집착했냐는 질문을 받는 중일리라.

 

아줌마 : 나는 무열이 눈이 싫었어요. 다른 여자를 보는 것도 싫고 나를 보는 건 더 싫고.

            무열이가 날 봐주길 간절히 원하면서도 또 그만큼 날 보는게 부끄러웠어요.

 

타이핑하던 형사가 힐긋 아줌마를 본다.

 

아줌마 : 나는 늙고 추하죠. 무열이는 젊고 눈부시고... 그래서 나는 무열이가 망가지길 바랬어요.

            망가지고 망가지고 망가져서 아무도 안쳐다보면 그때 내가 옆에 있어줄거니까... (자괴감이 든다) 마녀같죠?

            (자기 손을 보다) 마녀도 한때는 공주였을텐데... 공주의 사랑은 동화가 되고, 마녀의 사랑은 저주가 돼죠.

 

 

14. 강종희의 병실 (낮)

 

유은재가 강종희를 내려다본다. 강종희는 잠들어있다. 질투....

 

 

15. 취조실 (낮)

 

아줌마가 슬쩍 웃는다.

 

형사 : (타이핑끝내고) 마지막으로 피해자한테 할말 없어요.

아줌마 : (형사 뒤쪽의 거울을 본다) ...무열이한테 전해주세요.

 

 

16. 이면방 (낮)

 

박무열과 김태한, 형사가 취조실을 보고 있다.

유리창 너머 아줌마가 박무열을 보는 것 같다.

 

(아줌마) : (진심이다) 미안하다고...감히 사랑해서...

 

아줌마가 박무열을 본다.

박무열이 먼저 외면한다. 무섭고 끔찍하다.

김태한이 박무열을 슬쩍 본다.

형사가 인도해서 밖으로 나간다. 아줌마가 그때서야 시선을 돌린다.

 

 

17. 오수영엄마의 집앞 (낮)

 

오수영엄마가 문을 연다. 형사가 서 있다.

 

나이든 형사 : (신분증을 보여주며) 오수영씨 계십니까?

오수영엄마 : (올 것이 왔다)...

 

 

18. 오수영엄마의 거실 (낮)

 

오수영엄마가 체면 불구 형사의 팔을 잡는다.

 

오수영엄마 : (사정한다) 잠깐만요. 우리 딸은 아무것도 몰라요. 그러니까 제가 먼저...

오수영 : (방에서 나온다. 형사와 엄마를 본다. 침착하다)...

오수영엄마 : 수영아!

오수영 : 엄마. 다 기억났어요. (코트를 입고 형사에게 다가간다)...

 

 

19. 오수영엄마의집 오수영의 방 (낮)

 

방금 완성된 자화상, 그림 속 오수영은 그로테스크하게 일그러졌다.

배경도 혼란과 격정을 나타내는 검붉은 바탕에...노랗고 검게 칠해진 눈은 질투와 분노를 담고 있다.

 

 

20. 유치장 (낮)

 

진동수가 불려 나온다.

 

 

21. 경찰서 (낮)

 

진동수가 안쪽에서 나오다가 막 들어오는 오수영을 발견한다. 진동수와 오수영이 서로를 바라본다.

 

오수영 : (불안은 사라졌다. 미소짓는다) 미안...

진동수 : (오수영의 손을 잡는다)...

 

형사가 오수영을 재촉한다.

 

 

22. 경찰서앞 (낮)

 

진동수가 나온다. 햇살 때문에 눈부시다. 저쪽에 박무열이 서 있다.

진동수는 박무열을 볼 면목이 없다. 반대쪽으로 걸어간다.

 

박무열 : 형!!

진동수 : (못들은척 걸어간다)...

박무열 : 동수형!!

진동수 : ...

박무열 : (쫓아간다) 진동수!!

진동수 : (돌아본다)...

박무열 : 생까냐?

진동수 : 너 바보지?

박무열 : (다가온다) 그걸 이제 알았어.

진동수 : 자랑이다.

박무열 : (나란히 걷는다) 밥 먹었어? 밥 먹으러 가자.

진동수 : (걷는다)...

박무열 : 두부전골 어때?

진동수 : (웃는다)...

박무열 : 형수 걱정은 하지 마. 변호사 만나봤는데, 유산에 의한 쇼크에 스트레스에.

            여러 가지로 (단어가 생각안난다) ...뭐가 될거래.

진동수 : 정상참작?

박무열 : 어. 그거.

진동수 : 무식한 놈...

박무열 : (어깨로 툭 친다)...

진동수 : ...고맙다.

 

 

23. 강종희 병실 (밤)

 

강종희는 자고 있다. 강종희 손가락에는 아직도 반지가 있다.

유은재가 반지를 만져본다. (은재는 아직 입원중이라 환자복차림이다)

 

(아줌마) : 진짜 사랑받은 여자는 죽을테고, 덜 사랑받은 여자는 살거야.

유은재 : (한숨쉰다)...

(박무열) : 땅 꺼진다.

유은재 : (움찔해서 돌아본다)...

박무열 : (들어오며) 뭘 그렇게 놀래?

유은재 : (평소처럼 군다) 닌자도 아니고, 기척 좀 하고 다녀여.

박무열 : (유은재 머리를 휘젓는다) 괜찮냐?

유은재 : 에.

박무열 : 종희 계속 자는거야?

유은재 : 낮에 한번 깨서 밥먹고 다시 자는거래여. 먹구 자고 먹구 자고. 거의 신생아 수준이져.

박무열 : 괴로운 일은 많고....체력이 안돼서 그래.

유은재 : 물에 빠진건 나도 똑같구만 뭐...

박무열 : (목을 휘감으며) 우리 꼴통이야 변강쇠 체력이구.

 

간호사가 두사람을 본다. 병실에서 조용하라는 주의다.

 

 

24. 휴게실 (밤)

 

휴게실은 어둡고 비어있다.

박무열이 이온음료를 뽑아온다. 입구를 소매로 닦아 뚜껑을 따서 은재에게 건넨다.

 

유은재 : 어디 갔었어여?

박무열 : 사건나면 보자는 데가 왜그렇게 많냐? 사인할데는 왜 그렇게 많구.

유은재 : ...

박무열 : 조용히 생각할 시간을 안준다.

유은재 : 언제는 뭐 생각하고 산것처럼...

박무열 : (끅끅 웃는다)...

유은재 : (박무열을 흘깃 본다)...

 

(인서트)

자신을 구한뒤 두건을 벗기던 그 순간의 박무열... 그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유은재 : (결심한다 입을 열려는데) 저기.....

박무열 : 꼴통. 이리와봐.

유은재 : (가까이 간다) 왜여?

박무열 : 나 좀 안아줘라.

유은재 : (누가 들었을가봐 부끄럽다. 뭐야) ....?

박무열 : (팔을 벌린다) ‘꼬옥’소리가 나게 안아봐.

유은재 : (박무열은 위로가 필요한게다. 엉거주춤 안아준다)...

박무열 : 꼬옥 소리가 안나잖아. 꼬옥!!

유은재 : (힘주어 끌어안는다)...

박무열 : (유은재를 안고 머리에 턱을 올려 놓는다) 누가 누굴 좋아하는게 죄는 아닐텐데...왜 이렇게 소름이 돋냐?

유은재 : (박무열이 힘든때라는걸 안다. 박무열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이것으로 괜찮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눈을 들어 어둠을 본다)...

 

 

25. 유치장 (밤낮)

 

아줌마가 혼자 앉아있다. 자기 손을 바라본다. 기쁜건지 슬픈건지 알수가 없다.

 

(아줌마) : 공주의 사랑은 동화가 되고 마녀의 사랑은 저주가 되죠. (f.o)

 

 

26. 유은재 병실 (낮)

 

유은재가 퇴원준비를 한다. 은재아빠와 창호가 쇼핑백에 물건들을 담는다.

복도에서 박무열이 유은재에게 눈짓하고 사라진다.

 

유은재 : (아빠와 창호에게) 아빠. 먼저 가.

은재아빠 : 왜?

유은재 : (나가며) 퇴원수속 해야잖아. 난 잠깐 화장실좀.

 

 

27. 로비 (낮)

 

박무열 : 퇴원하는거냐?

유은재 : 에. 종희씨는여?

박무열 : 내일 퇴원한대.

유은재 : 전지훈련은 어떡해여?

박무열 : 2차출발해야지.

유은재 : 언젠데?

박무열 : 모레...가면 한달반은 있어야는데... (불쑥) 같이 갈래?

유은재 : 올시즌 죽쑤고 싶어여.

박무열 : (웃는다)...

유은재 : (농담한다) 뭐. 시걸즈의 우승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도 없지만..

박무열 : (은재가 들고 있는 모자를 씌워주고 줄을 꾸욱 잡아당긴다) 못된것...

유은재 : (웃다가 문득 박무열을 본다. 용기를 낸다) 저기여.

박무열 : (모자의 줄을 잡은채 쳐다본다) 어.

유은재 : 그때 수영장에서.. (하다가 박무열 뒤에 자신을 보고 있는 큰 얼굴을 발견한다)...

 

은재아빠와 창호가 저놈시키가 내딸이랑 왜 저런 자세로 서있는거얌...하는 얼굴로 보고 있다.

 

유은재 : (박무열 손에서 줄을 홱 잡아뺀다) 그럼 안녕히 계세여. (꾸벅 인사하고 가버린다)

박무열 : (왜 이래? 뒤를 본다)...

 

은재아빠와 창호, 경계의 시선으로 자기쪽으로 건너오는 유은재를 맞이하며 박무열을 노려본다.

박무열이 한손을 들고 고개는 꾸벅. 엉거주춤 인사한다.

 

박무열 : 야..

유은재 : (돌아본다)...

박무열 : (손으로 전화하겠다는 표시 하려는데)...

 

은재아빠와 창호가 홱 돌아본다. 박무열, 머리를 긁적이며 돌아선다.

 

은재아빠 : (은재에게) 먼 얘기했냐?

유은재 : 그냥. 퇴원인사.

유창호 : 필요이상 속삭이던데? 가까이 붙어서?

유은재 : (유창호 엉덩이에 니킥 날리며) 그럼 병원에서 떠드냐? 무식아.

 

 

28. 강종희 병실 (낮)

 

박무열이 들어온다. 강종희가 일어나 앉아있다.

 

박무열 : 일어났냐?

강종희 : (인형같이 감정없는 눈으로 쳐다본다)...

박무열 :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했다며?

강종희 : ....?

박무열 : (강종희 태도가 이상하다) 종희야?

강종희 : 누구세요?

박무열 : (이게 뭐야) 종희야.....

강종희 : 절 아세요?

박무열 : (강종희를 보다가 장난하는걸 눈치챈다) ...야아!!

강종희 : (큭큭 웃는다) 놀랬어?

박무열 : 식겁했다.

강종희 : (낄낄대며) 나 그림 관두고 연기나 해볼까? 물좀 줘.

박무열 : (물 주며) 진짜 괜찮은 거지?

강종희 : (아무렇지 않게) 네가 박무열이고 얼마전에 나 찼고. 그정도만 알면 되잖아?

            (물을 마신다)... 박무열. 물어볼게 있는데.

박무열 : 어.

강종희 : 왜 날 구했어?

박무열 : 뭐?

강종희 : 그러니까 왜 내 옷을 입고 있는 유은재를 구했냐구?

박무열 : (왜 그런걸 물어보지) 그게 왜?

강종희 : (박무열을 물끄러미 본다)...

 

 

29. 김동아의 집 거실 (밤)

 

유은재는 고민상담중이다. 김동아는 골났다.

 

유은재 : 동아야. 나 어떡하지? 어떡할까?

김동아 : 됐어! 넌 나를 속였어. 고기자를 좋아해?

유은재 : (아직도 그 소리냐?) 내가 좋아한다고 그랬냐? 네가 넘겨집었지.

김동아 : 난 너에게 우정을 줬는데 넌 나에게 똥을 줬어. (일어난다) 복수할거야.

유은재 : (어쭈) 어떻게?

김동아 : (창문을 열더니) 아저씨. 창호야!! 은재가 박무열이랑...

유은재 : (김동아 입을 틀어막으며 뒷다리 걸기로 쓰러트린다) ...야아!

김동아 : 뭐? 평생 숨길거야? 비밀 연애?

유은재 : 그건 아닌데...아직 마음의 준비가...

김동아 : 준비 따위 닥치면 저절로 돼.

유은재 : 커밍아웃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지금 이상황을 어떡하냐구?

김동아 : 물어봐! 대놓고.

유은재 : 그랬다가 널 구한게 아니라고 그러면?

김동아 : 늦게 알든 빨리 알든 진실은 하나야.

유은재 : (그건 그렇다.... 머리를 움켜쥔다) ....깨나마자마자 물어봤어야 했어.

            시간이 갈수록 나쁜 생각만 들고...으윽 미추어버리겠다.

 

 

30. 유은재의 방 (밤)

 

책상위에서 핸드폰이 울린다. ‘내냥반’이다.

 

 

31. 박무열의 집 거실 (밤)

 

박무열이 유은재에게 통화중이다. 전화를 받을수 없다는 기계음이 들린다.

문자를 넣는다. ‘전화해라 할 얘기가 있다.’

핸드폰을 소파에 던져놓고, 물을 마시러 간다.

주방에 아줌마의 앞치마가 보인다. 박무열이 앞치마를 집어든다. 한참 쳐다보다가 쓰레기통에 던져넣는다.

 

 

32. 유은재의 방 (밤)

 

유은재가 들어온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눕는다. 책상위에는 핸드폰이 놓여있다.

 

 

33. 유은재의 집 욕실 (아침)

 

은재가 세수를 한다. 잠을 잘 못자서 눈밑이 퀭하다.

 

 

34. 은재의 방 (아침)

 

은재가 들어온다. 책상위의 핸드폰을 본다. 무의식적으로 열어본다.

부재중 전화 1통. 내냥반. 그리고 문자. ‘전화해라. 할 얘기가 있어’

 

유은재 : (핸드폰을 노려본다) 할 얘기...

(아줌마) : 진짜 사랑받는 여자는 죽을테고..

유은재 : (통화버튼 누른다) 시끄러!!!

 

 

35. 병원 로비 - 유은재 방 (낮)

 

박무열과 강종희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온다.

박무열은 강종희 대신 고양이 케이지를 들었다. 강종희가 퇴원하는 중이다.

박무열 핸드폰이 울린다. ‘마이꼴통’이다.

 

박무열 : (통화한다) 어제 뭐하느라고 전화 안받았냐?

유은재 : 전화온 걸 못봐서...할말이 뭐예여?

박무열 : 지금은 좀 그렇고. 좀 있다 전화할게.

유은재 : (문득 불안해진다) 어딘데여?

박무열 : 병원. 종희 퇴원하느라고.

유은재 : .....

박무열 : 있다 전화할게... (끊는다)...

강종희 : 아직도 유은재한테 얘기 안했어?

박무열 : 할 기회가 없었어.

강종희 : 빨리 하는게 좋을걸.

박무열 : (이해못한다) 뭐가?

강종희 : (박무열을 힐긋 본다) 박무열은 다 자기 같은줄 알아. 그게 문제야. (앞서간다)..

박무열 : (따라간다. 아직 사태의 심각함을 모른다)...

 

 

36. 유은재의 방 (낮)

 

유은재 아직도 핸드폰을 쳐다본다. 불안과 의혹이 급격히 커졌다.

 

 

37. 병원 로비 (낮)

 

박무열과 강종희가 어딘가에 선다.

‘소아암’(혹은 ‘불치병을 앓는 어린이’)를 위한 모금 창구가 로비 한쪽에 마련되어 있다. 그 앞이다.

모금함앞에 앉은 자원봉사자가 박무열과 강종희를 엉거주춤 올려다본다.

 

박무열 : 이걸로 괜찮겠어?

강종희 : 괜히 한강에 던지는 것보단 낫잖아. (손가락에서 반지를 뺀다)...

 

자원봉사자는 이것은 또 뭔 사연이란 말인가? 흘깃본다..

 

박무열 :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낸다. 다 지나간 일이니까 웃으며 말할수 있다)

            그때...네가 이 반지 우편함에 넣어놓지 않았다면 나 너 잡았을지도 몰라.

강종희 : 내가 넣은거... (말을 멈추고 박무열을 본다)...

 

(인서트) 강종희의 집 거실

아줌마 : (강종희 손가락의 반지를 잡으며) 다시 네 손가락으로 돌아갔구나. 겨우 빼냈었는데...

 

박무열 : (말을 하다가 멈춘 강종희를 보다) 왜?

강종희 : (고개를 흔든다) 만나는 거에 운명이 있다면 헤어지는 거에도 운명이 있을거야. 그치?

박무열 : 응?

강종희 : (웃는다) 그냥 그렇다고. (반지를 모금함에 넣는다)...

박무열 : (반지를 모금함에 넣는다)...

자원봉사자 : (어정쩡하다) 고맙습니다.

 

두사람, 돌아선다.

 

 

38. 병원앞 (낮)

 

두사람이 나온다. 강종희가 장갑을 낀다.

 

박무열 : (걸으며) 몇시 비행기야?

강종희 : 5시.

 

강종희 앞에 택시가 와 멈춘다. 두사람 멈춰선다. 잠깐 말이 없다.

 

박무열 : 우리 또 만나게 될까?

강종희 : ....‘세번째는 아니 만난만 못하였다’

박무열 : 뭔소리야?

강종희 : (택시에 탄다)

박무열 : (고양이 케이지를 건네준다. 이제 정말 이별이라는걸 느낀다. 문을 닫기전에 마지막으로 부른다) 종희야!

강종희 : (쳐다본다. 눈물이 날것 같아 웃는다) ...응. 나도 고마워. (스스로 택시 문을 닫는다)...

 

택시가 출발한다. 박무열이 멀어지는 택시를 바라본다.

택시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걸 지켜본다. 그제서야 첫사랑이 끝났다는게 실감난다.

박무열이 잠깐 ‘모든 것이 변한다는것’에 대해 쓸쓸함을 느낀다.

 

 

39. 유은재의 집 마당 (저녁)

 

유은재가 샌드백을 두드린다. 그러나 아무리 땀을 내도 잡생각이 사라지질 않는다. 오히려 주먹에 힘이 빠질 뿐이다.

샌드백을 끌어안는다.

 

(인서트)

-박무열이 강종희를 대하던 모든 행동들.

-반지를 잃어버렸을때 박무열이 한말. ‘돈과는 상관없이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강종희를 다시 만났을때의 박무열.

-박무열이 강종희 손을 잡아 주머니에 넣을때..

-고양이가 죽었을때 강종희를 끌어안던 박무열.

-강종희가 박무열 어깨에 기대어올때 머리를 쓰다듬던 박무열.

-그리고 결정적인 한마디.

박무열 : 결혼을 몇 번하고 연애를 몇 번하고 그런게 아니라...

 

옆에 놓은 핸드폰이 울린다. 유은재가 핸드폰을 집어든다. ‘내냥반’이다.

 

(박무열) : 그사람하고 잘되고 안되고 그런게 아니라...

유은재 : (전화받는다) 여보세여.

 

 

40. 유은재의 집앞 - 박무열의 차안 (저녁)

 

박무열 : 어디냐?

유은재 : (무서워진다) 집이여.

(박무열) : 그냥 이사람이구나 싶은거...

박무열 : 뭐하고 있었냐?

유은재 : 그냥....

(박무열) : 그사람하고 헤어졌는데도 이젠 끝났구나 싶은게 아니라...

박무열 : 나 지금 그쪽으로 간다..

(박무열) : 이대로 끝날 리가 없는데 싶은 그런거...

박무열 : 집앞에서 전화할게.

(박무열) : 운명은 있어. 다들 있는데 중간에 놓아버리는거야. 힘들어서.

유은재 : 저기...

박무열 : 어...

(박무열) : 운명은 있어.

유은재 : 나 지금 못나가여.

박무열 : 왜?

유은재 : (주변을 둘러본다) 그게....아빠랑 창호도 있고... 몸도 안좋고..

박무열 : 아퍼? 어디가?

유은재 : 아뇨 그냥 좀... 나중에........끊을게여.

 

유은재가 서둘러 전화를 끊는다. 숨을 몰아쉰다. 굉장히 무서운 상황을 지난것같은 얼굴이다.

 

 

41. 박무열의 차안 (저녁)

 

박무열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비상등을 켜고 갓길에 차를 세운다.

박무열이 다시 전화를 한다.

 

 

42. 유은재의 방 (저녁)

 

핸드폰 벨이 울린다. 유은재가 핸드폰을 침대에 툭 던져놓는다.

 

 

43. 박무열의 차안 (저녁)

 

‘전화를 받을수 없다는 기계음’

박무열, 그제서야 ‘꼴통'이 피한다는 것을 눈치챈다.

 

 

44. 김태한의 차안 (밤)

 

김동아 : (조수석에 앉아있다. 어쩐지 냉랭하다) 사랑하면 할수록 두려움이 커지죠.

            그 사람이 나한테 절대적일수록 잃어버렸을때의 절망도 치명적일테니까...

김태한 : (슬쩍 본다)...

김동아 : 그러다보면 그 사람을 잃을수도 있는 수만가지 상황을 상상하게 되죠. 이렇지 않을까? 저렇지 않을까?

            두려움이 크면 의심도 같이 커져요.

김태한 : ...

김동아 : (의미심장하게 김태한을 본다)...

김태한 : 왜 그럽니까?

김동아 : (김태한 옷깃에서 여자의 머리카락을 쓰윽 떼어낸다) 이거 뭐예요?

 

마침 신호에 걸렸다. 김태한이 차를 세우고 머리카락을 본다.

 

김동아 : 누구 머리카락이죠?

김태한 : (슬쩍본후) 동아씨겁니다.

김동아 : (움찔한다. 자기 머리카락이랑 비교해본다) 이게 언제 거기 붙었지?

김태한 : 좀전에...

김동아 : (좀전에 뭔일이 있었던걸까? 부끄러워진다) ...아... 좀전에.

 

신호가 바뀐다. 김태한이 차를 출발시킨다.

 

김동아 : (다시 해맑아졌다) 오늘이 몇일이죠?

김태한 : 왜요?

김동아 : 기록할려구요. 김동아 생애 첫 질투 기념일!! (배시시 웃는다)

 

 

45. 유은재의 방 (밤)

 

유은재가 누운채로 천장을 보고 있다. 핸드폰을 본다. 더 이상 전화도 문자도 없다.

 

(유창호) : 누나!! 밥먹어.

유은재 : (대답 않는다)...

(유창호) : 누나!!!!

유은재 : (일어난다)...

 

 

46. 유은재의 집 거실 (밤)

 

부스스한 유은재가 방에서 나온다.

은재아빠가 갈비찜을 식탁에 옮겨놓는다. 유창호가 밥을 퍼온다.

일가족이 앉아 숟가락을 든다. 은재아빠와 유창호가 서로를 본다. 유은재가 밥을 께작댄다.

 

유은재 : 왜여?

은재아빠 : 아니다.

유창호 : (답답하다 확 지른다) 누나 어디 아퍼?

유은재 : 어?

유창호 : 어제부터 왜 그렇게 빌빌대? 밥도 께작대고,

유은재 : 나는 뭐 그럼 사시사철 식욕왕성이냐? 그럴때도 있지.

은재아빠 : (고기를 놔준다) 이것좀 먹어라.

유은재 : 왠 거야?

유창호 : 누나때문이잖어. 돈 더주고 특별히 국산으로 산거거든. 국산 암퇘지.

은재아빠 : (갈비찜 은재 앞에 놔준다) 너 물에 빠지고 나서 입맛도 없는 거 같고. 놀래서 그런가 얼굴빚도 안좋구... 많이 먹어라.

유은재 : (고기 먹는다) 그럼 보약을 한 채 지어주든가...

 

은재아빠, 평소와 다른 은재가 걱정스럽다.

그때 초인종소리 들린다.

 

유은재 : 누구야? (일어나려한다)...

은재아빠 : (유창호를 툭 친다) 네가 나가봐, 누나 밥먹게.

유창호 : (내려놓고 나가며) 진짜 나도 아프던가 해야지 원...

 

 

47. 유은재네 집 마당 (밤)

 

유창호 : (나가며) 누구세여?

 

유창호가 문을 연다. 문 앞에 서 있는건 박무열이다.

 

유창호 : 어!!

박무열 : (성큼 들어오며) 누나 집에 있지?

유창호 : 네가 여길 왜 들어와? 나가.

박무열 : (막무가내로 들어온다)...

유창호 : (부른다) 아빠!!

 

 

48. 유은재의 집 거실 (낮)

 

(유창호) : 아빠!! 아빠 나와봐!!

은재아빠 : 누가 왔는데 저래? (일어난다)...

 

유은재는 그냥 밥을 먹는다.

아빠가 나가고 나서 더 소란스러워진다.

 

(은재아빠) : 너! 나쁜시키...이시키...

유은재 : (고개를 번쩍 든다. 뛰쳐나간다)...

 

 

49. 유은재네 집 마당 (밤)

 

은재아빠와 유창호가 들어오려는 박무열을 막고 있다.

 

은재아빠 : 네가 여기 왜와. 당장 나가.

박무열 : 아 좀... 할 얘기가 있다니까여...

유창호 : 할 얘기 없어. 나가.

은재아빠 : 여기가 어디라구... 나가!!

 

박무열 힘으로 밀린다.

 

박무열 : 야. 꼴통!! 꼴통 나와봐. 좀...

은재아빠 : 누가 꼴통이야? 이 자식이...

박무열 : (그렇지) 유은재. 은재야!!

유창호 : 경찰 부를까? 어...

유은재 : (나온다)...

박무열 : (니네 아빠랑 동생) 어떻게 좀 해봐.

유은재 : 아빠!!

은재아빠 : 잠깐만 기다려라 이놈부터 해결하고.

유은재 : (아빠를 말린다) 아빠...!! 창호야!

 

은재아빠와 창호 그제서야 ‘뭐지’ 싶어 물러선다. 물러섰지만 바로 은재뒤에 선다.

 

박무열 : (옷깃을 바로잡으며) 기운도 참... (유은재에게) 너 진짜 아퍼?

은재아빠 : (뒤에서) 뭔 상관이야?

유창호 : 내말이..

박무열 : (그들을 흘깃 보고) 나 내일 아침에 전지훈련 가.

은재아빠 : 그래서 뭐?

유창호 : 가서 오지 마.

박무열 : (두 부자가 신경쓰인다) 여기서 얘기해?

유은재 : (아빠와 창호를 향해) 좀 들어가여.

은재아빠 : 왜?

유창호 : (동시에) 왜?

유은재 : 들어가라구 좀.

 

은재아빠와 창호 못마땅하다. 박무열을 의식하며 들어간다.

 

 

50. 유은재의 집 거실 (밤)

 

은재아빠와 창호, 들어오자마자 창에 붙어 밖을 살핀다.

 

 

51. 유은재의 집 마당 (밤)

 

박무열 : 너 왜 내 전화 안받어?

유은재 : ...

박무열 : 나랑 얘기하기 싫어?

유은재 : ...

박무열 : 너 나한테 물어보고 싶은 거 있잖아. 왜 안물어봐?

유은재 : (쳐다본다. 알고 있단 말인가)....

 

(인서트)

수영장, 박무열이 유은재를 구한다. 모자를 벗긴다.

 

박무열 : 안 궁금해?

유은재 : (참았던게 터진다) 궁금해여. 궁금해 죽겠어여.

박무열 : 근데 왜 안물어봐, 답답아.

유은재 : (버럭) 무서우니까.

박무열 : 뭐가 무서운데?

유은재 : 사실은 날 구한게 아니라고 말할까봐, 강종희를 구했는데 그게 나여서 실망햇다고 할까봐.

            사실은 날 좋아한게 아니라고 할까봐.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착각이라고 할까봐.

박무열 : 너 바보냐? 내가 좋아한다고 했잖아. 내가 너 좋아한다고!!!

 

(인서트)

은재아빠와 유창호, 이게 뭐야? 둘다 턱을 내려놓는다.

 

박무열 : 내가 거짓말한거 같해.

유은재 : (아직도 혼란스럽다) 모르겠어여.

박무열 : (이런) 몰라?

유은재 : 왜 날 구했어여? (숨을 헐떡인다)...

박무열 : (화난다) 그렇게 물어보면 안되잖아. 다시 물어봐.

유은재 : 다시 뭐? 왜 날 구했냐구?

박무열 : 그게 아니잖아!! 다시 물어봐.

유은재 : 그러니까 어떻게? 날 좋아하긴 해여? 강종희보다 더?

박무열 : 너는? 너는? 너는 나 좋아하냐?

유은재 : ....

박무열 : 좋아하면 믿어야 할거 아냐?

유은재 : 믿고 싶은데...

박무열 : 믿고 싶은데 뭐? 믿을수가 없어? 나 박무열인데?

유은재 : (혼란스럽다)......

박무열 : (뒤로 물러나는 느낌이다. 차가워졌다) 여기서 내가 뭐라고 얘기해봤자 소용없겠다. 그것도 의심할거잖아.

            너 이러면 나랑 못사겨.

유은재 : (철렁한다)...

박무열 : (차가워졌다) 시간을 두고 다시 생각해봐. 진짜 날 좋아하는지. 날 얼만큼 믿는지. 그때 다시 얘기하자. (돌아선다)...

유은재 : (버럭) 왜 날 구했냐구?

박무열 : (버럭) 그 질문엔 대답 안해!!

유은재 : ...

 

박무열이 대문을 닫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52. 유은재의 집앞 (밤)

 

박무열이 집에서 나온다.

 

 

53. 유은재의 집 거실 (밤)

 

은재아빠와 창호, 듣고도 이해를 못한다.

 

은재아빠 : 내가 지금 들은게...뭐냐?

유창호 : (고개를 흔든다)...

 

창밖. 유은재가 얼굴을 가리며 주저앉는다. 은재가 운다.

은재아빠와 창호, 불에 덴 듯 놀란다.

 

 

54. 유은재의 집 마당 (밤)

 

유은재가 쭈그리고 앉아 운다.

은재아빠와 창호가 달려나온다. 우는 은재는 처음이라 당황한다.

 

유창호 : (누나와 아빠를 번갈아보며 어쩔줄 몰라한다)...

은재아빠 : (역시 어쩔줄 몰라하다가 밖으로 뛰쳐나간다)

 

 

55. 유은재네 집 앞 (밤)

 

박무열 차가 막 출발한다.

은재아빠가 뛰쳐나온다.

 

은재아빠 : (쫓아간다) 박무열 나쁜시키 일루 안와, 내딸을 울려. 야 놈아.... 너. 너... 내가 가만 안둘줄 알어. 야. 시키야.

 

신발을 벗어 집어던진다.

 

 

56. 박무열의 집 거실 (밤)

 

박무열이 전지훈련준을 위한 가방을 싼다. 맨위에 유니폼을 넣고, 잠깐 생각하다가 핸드폰 충전기를 챙겨넣고.

하다가 에잇. 트렁크 뚜껑을 딱 소리가 나게 닫는다. 마음이 안좋다.

 

 

57. 유은재의 방 (밤)

 

유은재가 침대에 얼굴을 묻고 엎드려있다. 마음이 찢기는 것 같다.

 

 

58. 유치장 (밤)

 

아줌마가 조용히 앉아 있다. 고개를 떨군채 눈을 내리깔고...

 

(아줌마) : 공주의 사랑은 동화가 되고 마녀의 사랑은 저주가 되죠.

 

아줌마가 슬쩍 웃는것도 같다. (f.o)

 

 

59. 온실속 딸기농장 (낮)

 

아줌마들이 딸기를 딴다. 고기자가 한 아줌마와 인터뷰중이다.

아줌마(50대 중반)는 얘기를 하면서도 손은 부지런히 딸기를 딴다.

고기자는 가끔 딸기를 집어먹는다. 호호 먼지만 불어서 쉴새없이 먹는다. 맛있다.

 

아줌마 : 양선희 유명했죠. 이쁘고, 얼굴 하얗고, 새침해갖고....

            우리 여고 주위에 남자고등학교가 세 개나 있었는데, 교문앞에 날마나 명몇씩은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양선희 보겟다고,

고기자 : 이뻤구나..

아줌마 : 안만나주면 죽겠다고 혈서 써서 보낸 남학생도 있고...아주 난리였어요.

고기자 : 근데 왜 고등학교를 중퇴했대?

아줌마 : (슬쩍 눈치를 본다) 그거야 뭐...남의 사정을 일일이...

고기자 : 괜찮아여. 다 지난 얘긴데 뭐 어때.

아줌마 : (그렇지) ....그게 소문이 돌아갔고,

고기자 : 소문?

아줌마 : (소문을 주어나른 사람중에 하나라서 떳떳치 못하다) 양선희가 애를 가졌다고...

고기자 : (뭐 그런건가 고개를 끄덕여준다)..

아줌마 : (크게 반응하지 않자 용기를 얻어) 소문이 아주 쫙 돌아서 학교에 모르는 사람이 없고.

            나중에는 선생님들까지 수군댈 정도였으니까... 집에서도 난리구. 동네챙피하다고.. 결국 학교 관두고 서울로 간거지.

고기자 : 애는?

아줌마 : 애가 어딨어. 헛소문에.

고기자 : 에?

아줌마 : 누구랑 사귄다부터 시작해서 다저녁에 갈대밭에서 나오는데 보니까 뒷통수에 낙엽이 붙어있엇네. 뭐 이런거지...

            지금 생각하면 양선희가 너무 이쁘니까 여자애들이 질투해서 그런건데...

            근데 뭐, 소문이란게 한번 나면 주어담을 수 있나?

고기자 : 서울가서는 어떻게 됐대여?

아줌마 : 모르지, 서울로 갔다는 거 밖에는... 얘가 새침해갖고 친구도 없고 그랬거든, 맨날 시나 읽고.

고기자 : 시요?

아줌마 : 응. 쓰기도 하고 읽기도 하고 그랫는데... 그땐 그것도 꼴베기 싫어서 재수없다고 욕하고 그랬지.

 

 

60. 유치장 (낮)

 

아줌마가 시집을 읽는다. 그녀는 자기 세계에 갇혀있다.

 

 

61. 온실속 딸기농장 (낮)

 

고기자 : (딸기 먹으며) 시라....

아줌마 : (타박한다) 그만 좀 먹어요. 만원어치는 먹었겠네.

고기자 : 에에이 설마...

아줌마 : (웃고 만다) 근데 양선희는 왜 물어본데?

고기자 : 아...내가 나중에 어떤 사람에 관한 책을 쓸려고 하는데...

아줌마 : (놀란다) 누구? 양선희?

고가자 : 아니....양선희가 아니라 어떤 야구선수 있는데...

            근데 그놈 얘기를 할려면 양선희 얘기가 꼭 나와야 되거든. 아주 중요하게.

아줌마 : 책 나오면 한권 보내줄텨?

고기자 : 에에이. 보내줘봤자 읽지도 않을거면서...

아줌마 : 재밌으면 읽지 왜 안읽어. 이래뵈도 내가 문학소녀였어. 학교 백일장에서 상도 타고...

고기자 : 어얼....

 

아줌마가 앞으로 전진하자 고기자 따라간다.

 

고기자 : 양선희씨 형제는 없었어여?

 

 

62. 옷가게 (낮)

 

미진이 뭐라고 중얼 중얼거린다. 대사 암기중이다. 대본을 확인하며 다시 연기를 한다.

손님이 온다. 대본을 내려놓고 손님을 맞이한다.

 

 

63. 옷가게 앞 (낮)

 

미진이 뛰쳐나온다. 늦었다. 버스정거장쪽으로 가는데... 빵하는 소리. 땅꾼이다.

 

땅꾼 : 타. 데려다 줄게.

미진 : (시계를 보고 탄다)...

 

 

64. 땅꾼의 차안 (낮)

 

조수석의 미진이 연극 대사를 읊는다. 땅꾼이 상대역 짧은 대사를 쳐준다.

 

미진 : (쳐다본다)...

땅꾼 : 매니저가 이 정돈 해야지.

 

미진이 가방에서 오디션 번호표를 찾아 가슴앞에 단다.

 

 

65. 서윤이 방 (낮)

 

서윤이 할머니가 서윤이 방을 걸레질친다. 죽은 손자의 방을 아직은 치우지 못한 것이다.

책상위에는 읽던 그대로 전공책이 펼쳐져 있다. 포스트잇이 중요한 부분 여기저기에 붙여져있다.

서윤이 할머니가 액자의 먼지를 닦아내고 올려놓고 나간다. 문이 닫힌다.

사진속 서윤이는 초등학생의 모습이다. 수줍게 카메라를 향해 V자를 하고 있다.

빈방. 반지하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찬란하고, 사진속 어린 서윤이는 아무것도 모른채 해맑다. 그래서 무참하다.

 

 

66. 눈썰매장 (낮)

 

은재아빠와 은재엄마가 데이트중이다. 나이는 들었어도 연애하는건 똑같다.

쓰러진 은재엄마를 일으켜주다가 자기도 넘어지더니 그 옆에 큰대자로 누워서 파닥거려 나비를 만든다.

옆에 있는 은재엄마를 보며 사랑스럽게 웃는데. 호루라기 소리 날카롭다.

 

안전요원 : 아저씨. 거기 누워있으면 안돼요. 비키세요.

 

은재아빠 눈치보며 일어난다.

 

 

67. 별장 (밤)

 

유창호는 식탁에 앉아 공부중이다. 조리사자격증시험을 앞두고 있다. 몇그램. 몇그램. 숫자가 잘 안외워진다.

은재아빠와 은재엄마가 들어온다.

 

은재아빠 : 너는 놀러까지 와서 궁상을 떠냐?

유창호 : 내일 모래 시험인데 어쩌라구.

은재아빠 : 이번에도 떨어지면 넌 똘팍이야.

유창호 : 유전인거지.

은재아빠 : (유창호 목을 움켜쥔다) 이자식이...

유창호 : 닭의 목을 비틀어도...

은재엄마 : 커피 마실까?

유창호 : (아직은 엄마가 어렵다. 눈치를 본다) 에...

은재아빠 : 내가 할게.

 

은재아빠가 은재엄마를 의자에 앉히고 물을 올린다.

 

은재아빠 : 내년에 또 옵시다. 그땐 은재도 같이...

유창호 : (엄마를 슬쩍본다)...

은재엄마 : (말없이 웃는다)...

 

 

68. 심리치료실 대기실 (낮)

 

안쪽에서 오수영이 나온다. 대기실 여직원과 다음 만날 약속을 한다.

 

여직원 : 다음달엔 언제가 괜찮으세요?

오수영 : (달력을 본다) 마지막주 수요일이나 목요일...

 

 

69. 건물앞 (낮)

 

오수영이 나온다.

 

(진우영) : 엄마!!

 

진동수가 차 옆에 서있다. 차창밖으로 진우영이 얼굴을 내밀고 손을 흔든다.

진동수가 오수영을 위해 문을 열어준다.

 

 

70. 진동수의 차안 (낮)

 

일가족이 타고 있다.

 

 

71. 시골들판 (낮)

 

눈이 왔을수도 있다. 없어도 상관없다.

진우영은 앞서서 뛰어다니고, 그 뒤를 진동수와 오수영이 걸어온다.

 

진동수 : 이쪽을 홈으로 만들면 야구를 할수 있을거야. 홈런이 나와도 공 잃어버릴 염려는 없으니까.

            넌 여기 어디서 그림을 그려. 내가 동네 애들한테 야구를 가르칠동안.

오수영 : 우리 뭐 먹구 살어?

진동수 : (장난친다) 꿈!!

오수영 : 배고플텐데...

진동수 : 좀 멀긴해도, 중학교에 야구부가 있대. 거기 감독이 관둔대나봐.

 

진동수가 오수영이 손을 잡아 자기 주머니에 넣는다.

 

 

72. 새로운 사무실 (밤)

 

케빈장은 소원을 이루었다. 이사를 온 것이다.

이사박스를 풀다말고 창밖을 보며 커피를 마신다. 창밖 야경과 커피와 수십년 몸에 밴 수트간지.

나름 신사복 광고 느낌도 나고 멋있는데, 팬티정리가 안되었나 보다. 끼었다. 빼낸다.

 

 

73. 커피숍 (낮)

 

김태한이 김동아를 기다리며 책을 본다. 문득 분위기가 이상해서 고개를 든다.

손님들, 종업원들 시선이 한쪽을 향해 있다.

김태한이 ‘오한’을 느낀다. 슬그머니 뒤를 돌아본다.

아니나 다를까, 한복을 입은 김동아가 들어온다. 털 마고자에 한복용 모자까지 썼다.

김태한은 이젠 포기했다. 조용히 한숨을 쉬며 책을 덮는다.

김동아가 환하게 웃으며 김태한 앞으로 오더니 한바퀴 빙그르르 돈다.

 

김동아 : 어때요?

김태한 : (주위 의식한다) 일단 앉으시죠.

김동아 : (옷고름 집어들며) 이거 비단이예요. 한번 당겨볼래요.

 

종업원이 물잔을 가지고 왔다.

 

김태한 : 나중에...

김동아 : (종업원에게) 쥬스요.

 

종업원 간다.

 

김동아 : (신났다) 처음에 김실장님이 옷고름 판타지에 대해 얘기햇을때 그게 뭔가 햇는데.

            집에서 나혼자 해봤거든요. 오올...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린다)

            (옷고름을 스스로 잡아당기며) 스르륵 하는 느낌이... 봤죠?

김태한 : (김동아를 보며 슬쩍 웃는다)...

김동아 : (따라웃다가 아뿔싸) ...

김태한 : 왜요?

김동아 : (옷고름 보며) 나 이거 못 매는데...

김태한 : 예?

 

(점프)

김동아가 옷고름과 사투중이다. 김태한이 스마트폰으로 옷고름 매는 법을 검색해 보여준다.

김동아가 그림을 보고도 못하자, 김태한이 할수없이 일어나 김동아를 뒤에서 안 듯이 옷고름을 매준다.

 

 

74. 김태한의 차 (밤)

 

김태한이 운전중이다.

 

김동아 : (조수석에서) 내가 김실장님의 한복판타지를 들어줬으니까 김실장님도 제 판타지 들어줘요.

김태한 : (땀을 닦는다) 뭔데요?

김동아 : (아예 돌아앉아 김태한을 본다) 저는요. 김실장님이...

김태한 : (오른쪽 깜박이 넣으며) 잠깐만요.

 

 

75. 도로 (밤)

 

김태한의 차가 갓길에 비상등을 켜고 주차한다.

 

 

76. 김태한의 차 (밤)

 

김태한 : (심호흡하고 김동아를 본다) 됐습니다. 말씀하십시오.

김동아 : 저는 김실장님이 은색...

김태한 : (침을 꿀꺽 삼킨다. 긴장한다)...

김동아 : 메탈 갑옷을 입은 걸 보고 싶어요.

김태한 : 예?

김동아 : 터미터에니터에서 T-1000이 입었던 것 같은... 그런 거. 아이언맨이 입는 그런거...

            김실장님의 로봇같은 얼굴과 메탈의 느낌이... (상상하고 전율한다) 대박!!!!!

 

김태한, 무시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점프)

김동아는 뭐라고 떠들고, 김실장은 늘 그렇듯 무표정하지만 그러나 조금 즐거워보인다.

 

 

77. 유치원 (낮)

 

어린이 : 저는 김동훈입니다. 나는 축구선수가 될것입니다.

어린이2 : 저는 유지나입니다. 나는 의사가 될것입니다.

어린이3 : 저는 공선정입니다. 나는 우주인이 될것입니다.

어린이4 : 저는 방기준입니다. 나는 회사원이 될것입니다.

어린이5 : 저는 조동희입니다. 나는 백수가 되고 싶습니다.

 

뒤쪽, 학부모들 사이에서 큭 웃음이 나온다.

학부모들 사이에 선 유은재만이 빠릿한 얼굴이다.

 

 

78. 롯데리아 (낮)

 

유은재가 ‘백수’가 꿈인 조동희어린이와 함께 창밖을 향해 앉아있다.

 

유은재 : 왜 백수가 되고 싶어?

조동희 : 일하면 바쁘니까.

유은재 : 나 아는 사람중에 훌륭한 백수가 한명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유은재 : 엄마 왔다.

 

 

79. 도로 (낮)

 

차가 급하게 와 멎는다. 엄마인 듯 보이는 여자가 운전석에서 얼굴을 내민다.

 

여자 : 동희야! 미안 발표는 잘 했어?

조동희 : (대답없이 차에 탄다)...

여자 : (유은재에게 인사한다)

 

유은재가 조동희어린이를 차에 태워주고 문을 닫는다. 바쁜 엄마는 딸을 데리고 바쁘게 출발한다.

은재의 오늘 하루가 끝났다. 버스 정거장쪽으로 걸어간다. 전화가 온다.

 

유은재 : (받는다) 예. 대표님. (듣는다) 예. 방금 보냈습니다. (듣는다) 공항이요?

 

 

80. 인천국제공항 (낮)

 

유은재가 급하게 쓴 종이를 들고 있다. ‘그가 돌아온다’

들어오던 사람들이 은재를 보고 히죽거린다.

은재옆을 지나가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것 같은 커플이 중얼거린다.

여자가 묻는다. ‘누가 온대는 거야?’ 남자가 고개를 흔든다.

 

유은재 : (고개를 숙이고 궁시렁댄다) 쪽팔리게 이름을 알려주든가..

(박무열) : 경호원?

유은재 : (고개를 든다)...

 

유은재 주변의 몇몇 팬들은 박무열과 드리머즈 사람들을 알아본다.

박무열이 가방하나를 은재에게 툭 던지고 앞장선다.

유은재는 박무열을 어떤 얼굴로 맞이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81. 택시 (낮)

 

박무열이 뒷자리에 탄다. 유은재와 택시기사가 가방을 트렁크에 넣는다.

유은재가 뒷자리에 탄다. 유은재가 박무열을 슬쩍보지만, 박무열은 모르는척 무시한다.

 

 

82. 박무열의 집 거실 (낮)

 

박무열이 들어온다. 유은재가 짐을 모두 들었고, 박무열은 가벼운 가방 하나만을 들었다.

 

박무열 :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마시며) 작은방에 갔다 놔여.

 

존댓말? 박무열은 마치 처음보는 사람처럼 대한다.

유은재가 가방을 작은방에 갔다놓고 거실에 나와 선다.

 

유은재 : 했는데여.

박무열 : ...

유은재 : 가도 돼여?

박무열 : 난 오늘 하루종일 경회의뢰했어여.

 

유은재가 멀뚱히 한쪽에 서있다.

 

박무열 : (방으로 들어가며) 앉아여.

유은재 : (알겠다고 목례하고 소파끝에 앉는다)...

 

잠시후 박무열이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유은재는 어색하고 답답해 죽겠다.

 

유은재 : 저기...

박무열 : (말끊는다) 캐치볼 할줄 알아여?

 

 

83. 공원 (낮)

 

좋은 날씨다. 박무열이 글러브를 유은재에게 툭 던져준다.

박무열과 유은재가 캐치볼을 한다. 유은재는 15년 시걸즈 팬이라 캐치볼정도는 할줄 안다. 몇차례 공이 오간다.

 

유은재 : (공던지며) 왜 존댓말해여?

박무열 : (공받아 던지며)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그만둘 타이밍을 놓쳤어.

유은재 : ...

박무열 : 거봐. 궁금한거 그때 그때 물어보면 좋잖아.

유은재 : ..

박무열 : 혼자 생각하고 의심하니까 ....뭐냐? 이게. 나만 죽을뻔했잖아.

유은재 : (툴툴) 나도 뭐..... (은근히) 죽을뻔했어여?

박무열 : 그래. 죽는줄 알았다. 좋냐?

유은재 : 근데 왜 연락안햇어여?

박무열 : 너 반성하라구.

유은재 : (세게 던진다)...

박무열 : 앞으로는 생각 나는게 있으면 곧바로 던져.

유은재 : ...

박무열 : 그럼 난 잡아서 다시 던질테니까...혼자 끙끙대지 말고.

유은재 : 에...

박무열 : 난 너한테 거짓말은 안해.

유은재 : 에...

박무열 : 생각좀 해봤냐?

유은재 : 에...

박무열 : 그럼 그때 질문, 다시 해봐.

유은재 : (공을 받아들고 박무열을 본다) ....그때 그게 난줄 어떻게 알았어여?

박무열 : (처음으로 웃는다)

 

유은재 앞에 쭈그리고 앉는다. 유은재의 운동화는 언젠가 박무열이 묶어준대로 한쪽 매듭만 중간에 와있다.

 

 

84. 수영장 (그날)

 

박무열이 두 여자를 본다. 종희 치마를 입은 유은재의 운동화, 한쪽만 중간매듭이 되어 있다.

 

 

85. 공원 (낮)

 

박무열이 나머지 한쪽 매듭을 풀러 중간매듭으로 만들어준다.

 

박무열 : 종희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때 그 순간만큼은 너 밖에 안보였어.

유은재 : ...

박무열 : 근데 넌 날 의심하냐?

유은재 : ...

 

유은재가 박무열 앞에 쭈그리고 앉는다. 두바보가 쭈그리고 앉아 서로를 본다.

 

유은재 : (손을 살짝 든다) 질문.

박무열 : 어.

유은재 : (양쪽이 똑같아진 매듭을 본다) 나 좋아해여?

박무열 : 어.

유은재 : (좋아서 몸이 꼬인다) 얼만큼 좋아해여?

박무열 : 지금 기분 같아서는 죽을때까지 좋아할 것 같은데... 그건 모르겠고. 지금은 죽어도 좋을만큼 좋아해.

유은재 : (흐뭇하다)...

 

좋아 죽는 유은재의 볼을 박무열이 양손으로 꾹 누른다. 유은재 입술이 뾰족해진다.

그 입술에 가볍게 두 번. 세 번째에 진짜 키쓰 들어간다.

생나무 울타리 너머 유치원 어린이들이 노란 원복을 입고 ‘하낫둘 하낫둘’ 구령붙여 지나간다.

 

 

86. 에필로그

 

-야구장 출입구.

‘2012. 레드 드리머즈대 블루 시걸즈’의 개막전이다. 플랫카드가 붙어있다.

김동아. 김태한. 유창호. 은재아빠. 유은재가 보인다.

유창호와 은재아빠가 유은재를 지긋이 노려본다.

 

은재아빠 : 결정해라.

유은재 : ...?

유창호 : 결정하시지.

유은재 : (난처하다)...

김동아 : 뭐가 문젠대? 3루쪽으로 가든 1루쪽으로 가든 그게 뭐?

김태한 : 3루는 원정팀 응원석. 즉 블루 시걸즈 응원석이고 1루는 홈팀 레드 드리머즈 응원석입니다.

김동아 : 그럼 난 1루.

김태한 : (당연하다. 고개를 까딱한다)....

유은재 : (결정했다) 좋아. 뭐...

 

-운동장.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박무열이 몸을 풀면서 1루를 본다.

1루쪽 응원석. 빨간 막대풍선을 든 김동아가 자리에 앉는게 보인다. 유은재가 안보인다.

 

박무열 : 꼴통 이거... (홱 3루쪽을 본다)...

 

파란 막대풍선을 든 유창호와 은재아빠가 자리에 앉는다. 그쪽에도 은재가 없다. 어디있는거야?

문득 뒤쪽에서 들리는 소리.

 

(유은재) : 박무열 파이팅!!

 

돌아본다. 귀빈석 1루와 3루의 정중간에 오른손엔 빨간풍선. 왼손엔 파란 풍선을 든 유은재가 앉아있다.

막대 풍선을 팡팡 두드린다.

 

 

 

 

 

 

 

 

 

 

 

 

 

 

 

 

 

 

 

 

 

 

 

 

 

 

 

 

 

 

 

 

 

 

첨부파일 16회_발버둥쳐라_스트럭아웃_낫아웃_수정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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