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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대본

[사춘기 메들리] 04 - 귓가에 울리는 그대의 목소리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3.11.07|조회수1,210 목록 댓글 0

[사춘기 메들리] 04 - 귓가에 울리는 그대의 목소리

 

 

 

 

 

 

 

 

 

 

1. 현재 덕원집. 밤

 

틱, 틱...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와 덕원 책상에 앉아있는 어른 정우의 모습.

검색화면에 ‘경기도 임용고사 3차 발표’라고 글자 치는데...

 

덕원 : (들어온다) 뭐해? 발표 났어?

정우 : 아니 아직. 이틀 남았는데도 자꾸 검색하게 되네. 에휴~ 이번에도 떨어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덕원 : 되겠지. (앉으며) 야, 근데 니가 선생님이라니 진짜 어색하다.

         학교엔 관심 없던 듣보잡에, 전학생이 이상한 객기나 부리고 그랬잖아. (놀리듯)

정우 : 야 그만해라.. 그때 객기 없어진지 오래니.. (옛날생각 나는 듯) 그러고 보니 진짜, 꿈은 너만 이뤘네.

덕원 : 그래? 내가 그랬어? 언제?

정우 : 사장되겠다고. 왜 너 옛날에 아영이랑 우리 집 왔을 때.

덕원 : 아영이? ...아!~ 반장!

 

정우, 자기가 말해놓고도 그 이름이 새삼스럽다.

 

덕원 : (문득 궁금해진다) ... 걘.. 뭐하고 있을까?

정우 : 글쎄...

덕원 : 야 근데 어떻게 너도 걔 소식을 몰랐냐? 역호 형은 그렇다 치더라도 너랑은 연락 되는 줄 알았는데.

정우 : ... 그러게.

덕원 : (미소) 아직 보고는 싶냐?

정우 : 그럼.. 보고는.. (말 바꾸며) 보고 싶겠냐!? 언제적 얘긴데.. (말만 그렇다)

덕원 : 짜식~ 오늘은 일단 푹 주무시고 난 가게 좀 가봐야 하니 먼저 자라. (방문 닫다가) 아! 동창 커뮤니티, 사진은 다 옮겨놨지?

정우 : 어? 아 그거.. 별거 없던데 뭘.

덕원 : 어차피 오늘 자정에는 사라진다니깐.. 후회말구 있는 사진 다 받아놔!

정우 : 응..

 

덕원 나가고 정우 마우스 클릭하며 메일을 체크한다.

그리고 열어보는 프리챌 사이트. “오늘은 서비스 종료일입니다. 필요한 자료들을 꼭 백업받으세요..”

상단에 배너 보이고 이리저리 메일을 보는데..

스탠드 불빛을 받은 정우의 얼굴. 뭔가 놀란... 몰랐던 걸 본 표정이다.

쓸데없는 편지들 사이에 제목 : ‘비밀이야..’ 메일 하나 보인다.

보낸사람 이름을 보면 ‘A-young' (얼핏보면 스팸 발신자들에 섞여 잘 모를..)

“아영..?” ‘비밀이야‘를 떨리는 손으로 클릭하려던 정우...

 

<사춘기 메들리> - 4화. 귓가에 울리는 그대의 목소리

 

 

2. 학교. 낮

 

학생1(E) : 크로오오스!

학생2(E) : 펀치!!

 

서로의 얼굴로 주먹을 뻗는 동작을 하며 장난치는 남학생 둘.

아침 등교하는 무리들 삼삼오오 교정 지난다.

 

학생3 : (1,2에 끼어들며) 그니까 누가!! 누가 날렸냐고!

 

세 남학생 우르르.

3이 뒤쫓아가는 뒷모습에 복싱장 장면 다시 오버랩된다.

 

 

3. 체육관. 낮

 

/회상. 3회 복싱장면 나레이션과 하이라이트 흐르고...

역호와 서로 동시에 주먹 날린 순간 정지하는 화면!

다시 흐르기 시작하면 정확히 서로의 얼굴에 꽂혀있는 주먹!

하지만 정우가 스르륵 옆으로 쓰러지며 쿵! 소리와 함께 뻗는다.

반쯤 정신 나간 정우의 시선에 체육관 불빛이 흔들리고,

내려다보고 있는 역호 ‘내가 너무 셌나?’ 싶은 표정으로 힐끔 내려다보는 시선.

위에서 보면 링 위에 대자로 누워있는 정우. 얼굴은 피식피식 웃음이 새나오고...

빠르게 카운트 하는 덕훈의 다급한 목소리 울리고..

덕원과 덕훈이 놀라 정우를 부축하고 흔들고..

아영, 아이들 비집고 링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인다.

슥, 땀 닦으며 코너로 돌아가는 역호, 아영이 정우에게 오는 동선 지켜보고..

아영, 정우 얼굴에 수건 대 주자 정우, 글러브 낀 손으로 얼굴에 닿은 아영의 손을 눌러 못 떼게 한다.

그 모습 보곤 글러브 푸는 역호.

다시, 시선 교환하는 정우와 아영.

뭔가 후련한 듯.. 웃고 있는 정우.

아영이도 어이없다는 듯, 왜 그랬냐는 듯.. 알 수 없는 미소가 얼굴에 떠오르고..

 

 

4. 교실. 쉬는 시간

 

끄으응... 교실 문 열고 들어서는 정우. 얼굴에 반창고 한두 개..

 

애들 : (함성 쏟아진다) 얼~~~ 챔피언~!

덩치 : 역시 역시~ 괜한 객기가 아니었어~ 니가 인제 남일고 짱해라 그냥.

정우 : 야야~ 고만해라~ 짱은 무슨.. 완전 KO패 했는데.. 하하... (앉고)

까불 : 야 그 정도면 됐지! 불곰한테 3라운드 버텼는데 지긴 뭘 져! 이제 맘편히 노래자랑만 준비하면 되겠네~~

정우 : (읔..)

 

남자애들 크로스펀치를 또 재연하며 자기들끼리 시끌시끌..

정우, 가방 풀고 책상서랍에 책 넣는데.. 뭔가 손에 걸린다.

꺼내면 작은 상자. 그림 그려진 달걀 두 개.

(복싱 마스크와 글러브 그린 달걀 얼굴 하나, 눈 반짝이며 응원하는 달걀 얼굴 하나)

기분 좋게 씩 웃으며 달걀, 멍에다가 문질문질~ 아얏.. 아픈데 기분 좋고..

정우, 공부하는 아영의 뒷모습 본다.

돌아보진 않지만, 공부하던 아영도 미소.

학교 종 오버랩된다.

 

 

5. 옥상. 낮

 

삐걱- 철문 여는 소리. 아영이 들어와 교정을 바라보며 선다.

맨날 누워있는 자리에 누워서 하늘 보고 있는 역호. 그 모습 보고.

아영 교정한번 보고 한숨 한번 쉰다. (15씬 전국노래자랑 전까지 머리 묶은 모습)

 

역호 : (E) 학교 무너지겠다. 무슨 한숨을 그렇게 쉬어.

아영 : 아.. 역호 오빠..

역호 : 무슨 걱정 있어?

아영 : (그냥 미소) ... 아뇨..

역호 : 근데 왜. 정우랑 싸우기라도 했어?

 

잠시 말없는 아영.

역호 아영보다 교정 한번 보는데.

 

아영 : 저.. 이번주 일요일에 서울 가요.

역호 : ?

아영 : 그날.. 정우가 전국노래자랑 나가는 날이거든요.

역호 : (표정 굳으며) 벌써.. 가는 거야?

아영 : (미소) 그건 아니구요... 제가 정우한테 신청곡 했거든요... 들으면 힘이 나는 노래.. 불러 달라고.

역호 : ... 서울 가는 거.. 중요한 일이니?

아영 : ..모르겠어요. 부모님한테는 중요한 일이래요.

역호 : ...

아영 : 정우한테는 비밀로 해주세요.

역호 : 왜?

아영 : (담담) 실망할 거예요. 오빠가 제 대신 좀 들어주실래요? 그랬다가 노래 부르고 나서 저 찾으면 잘 좀 얘기해..

역호 : 나도 못 가. 그날이 내 프로테스트거든.

아영 : 아.... 그렇구나... (표정 어두워지는데..)

역호 : (문쪽으로 가며) 빨리 갔다 와서 꼭 봐줘라. 최정우는 너만 기다릴텐데.

아영 : (보는)

역호 : 싸울 때도 너만 보더라 그놈. (피식)

아영 : ... (웃음.. 미소 지으며 하늘 본다)

 

끼익! 문 열다 마는 역호.

 

역호 : 최정우 좋아하니?

아영 : ...! (대답 없이 앞만 보고 있고.. 표정도 볼 수가 없다)

 

끼~익! 닫히는 문.

옥상에서 본 하늘은 파랗기만 하다.

 

 

6. 복도. 낮

 

정우, 덕원, 까불, 덩치.. 왁자지껄 복도 걸어오다가 복도 끝에 기다리듯 서있는 역호와 마주친다.

정우 순간 살짝 주춤했다가 ‘인사를 어떻게 해야하나’ 싶은 표정으로 뻘쭘하고..

나머지 세 사람 슬금슬금 어색하게 목례하고 정우에게 눈치 주고 먼저들 교실로.

 

cut to.

운동장 일각, 역호와 정우 나란히 서 있다.

 

역호 : 맞은덴.. 괜찮냐?

정우 : (괜찮다는 듯 어깨 으쓱하며) 형은요, 저한테 맞은데, 괜찮으세요?

역호 : ... (헛.. 자식 봐라..)

정우 : (히힛.. 웃는다)

 

멀리 바람 부는 운동장 보는 둘. 뭔가 큰 일을 같이 치른 듯 연대감이 느껴지고.

 

역호 : 소질 있던데 운동 삼아 체육관 다녀보지 그래.

정우 : ..제가요?

역호 : (어깨 툭 치며) 그래야 여자친구한테 좀 더 든든한 남친이 되지 않겠냐?

정우 : (기분 좋다.. 뭔가 인정받은 느낌. 씨익 웃고..)

역호 : ...저 (뭔가 말하려다 멈칫, 그만 둔다. 다시 멀리 보며 약간 걱정스런 표정) 노래자랑에서 부를 노랜 정했냐?

정우 : 예? 아... 힘나는 노래요..

역호 : ?

정우 : 들으면 아주, 힘나는 노래하려구요. (미소 띠며 운동장 바라본다)

 

멀리 한 곳을 보는 둘의 어깨. 남자대 남자로 동등해진 듯 나란하다.

 

 

7. 정우방. 낮

 

정우 들어오며 책가방과 교복 자켓, 양말 아무렇게나 허물 벗으며 걷는다.

아직 후유증이 남았는지 으으윽, 하며 침대에 벌렁 눕는 정우.

 

 

8. 정우방. 낮

 

곯아 떨어져 있는 정우. 침 흘리고 코 골고.. 침대 바닥으로 굴러 떨어질 듯 아슬아슬한데.

딩동- 딩동- 초인종 소리.

떨어질 뻔 하다가 잠깨는 정우.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가 꿈인지 생시인지..

 

 

9. 정우네 대문. 낮

 

잔뜩 찌푸린 채 엉덩이 벅벅 긁으며 대문으로 나가는 정우(바지 흐트러져서 엉망이다).

 

정우 : 아.. 엄마... 그냥 열쇠로 열고 들어오지.. 아이 참..

 

구시렁대며 대문 여는데... 아영이가 기타 메고 서 있다.

 

정우 : (헉!! 바지 추스르며) 아.. 아영아 웬일이야..!

아영 : (새초롬히) 덕원이가.. 너 엄마 시골 가셨다고 해서.. 밥은 먹었나하구..

 

인서트/ 띵~ 정우의 상상.

앞치마 입은 아영이가 식탁 앞에 밥 차려 놓고 찌개 열며.

 

아영 : 정우야, 입맛이 맞을지 모르겠다. 많이 먹어~ (윙크)

 

 

10. 정우 방. 낮

 

정우(E) : (방문 열며) 잠깐만 기다려!!

 

눈에 띄는 것들 어딘가로 마구 쑤셔 넣으며 허둥대는데.. 신난 표정 감춰지지가 않고..

 

/ 방문 밖.

거실에서 뻘쭘히 서서 둘러보고 있는 아영.

다시 방, 정우 거울 들여다보며 여기저기 점검하는데... 갑자기 딩동!  

 

정우 : (헉...!) 엄마? (사색되며..)

 

 

11. 대문. 낮

 

철컥~ 열리는 대문.

덕원이 떡볶이 봉투 들어 보이며 으하하하 웃는다.

아영, 기다렸다는 듯이 덕원 맞아준다.

 

아영 : 왜 이렇게 늦었어~

덕원 : 야 빨리 먹자 식겠다..

 

망연자실한 정우(구시렁대는 말풍선)와는 달리 종알대며 집으로 들어가는 둘.

 

아영 : (들어가다 돌아보며) 덕원이가 너 점심도 안먹고 잠만 잤다고 해서..

 

INS (상상 - 퍽! 덕원에게 날아가는 정우의 글러브 낀 펀치)

 

정우 : ... 어.. 그래. 밥... 밥은 먹어야지..

 

쾅, 닫히는 현관문.

 

 

12. 정우네 식탁. 낮

 

밥상에 다 먹은 떡볶이와 튀김들 보인다.

아영은 거실에 책꽂이며 액자들 구경하고 있고..

정우와 덕원, 아영이 가져온 기타에 감탄한다.

 

정우 : 우와... 멋지다. (쓰다듬어보며)

덕원 : (끄덕) 간지작렬.. (쿡 찌르며) 너 기타칠 줄 아냐?

정우 : ... 뭐.. 예전에.. 좀 배우긴했는데..

덕원 : (옆으로 오며) 못 치면 폼으로라도 들어. 멋지잖아. (생긋)

정우 : (기타 처음 메는지 어색하게 둘러보며) 이야~ 근데 이게 폼으로 들게 아닌.... (뭔가 발견.. 보면 ‘영웅 85’ 새겨있다)

         아닌 거 같..은데... (아영 보면)

아영 : ... (작게 미소 지으며 고쳐 메준다)

정우 : (놀라며) 아영아.. 이건..

덕원 : (못 듣고 태평히 떡볶이 먹으며) 영복선배가 가만둘까? 기타 보자마자 자기가 한다고 난리 칠걸?

아영 : (버럭) 안돼애!!

덕원 : (놀라서) 어?

아영 : 아, 아니.. 메인 보컬이... 기타를 메야지... (너무 티났나 싶어서 말 흐리고)

정우 : (씨익) 걱정마. 절대 안 뺏겨. (아영 보며 미소 짓는다)

아영 : (기분 좋은 듯.. 미소. 책꽂이 앞에 서서 괜히 아무 책이나 뽑고, 이거 뭔가)

 

덕원이 둘을 보면 두 사람, 각자 딴청 부리며 자꾸 웃고..

 

 

13. 정우방. 낮

 

시간 지난 듯, 방바닥에 아영과 덕원, 졸업앨범들 보고 있다.

한 앨범 속 정우만 뚝 떨어져 끼워있는 사진 가리키는 아영이의 손가락.

 

아영 : (E) ..여기 있네.

덕원 : 너 진짜 전학 많이 다녔구나..

정우 : (침대에 기대앉아 기타 튕기며) 어~ 육학년이랑 중3.. 한 학년 동안만도 세 번씩 다녔으니까.

         (남 얘기하듯 건조하게, 대수롭지 않게)

덕원 : 그래서 네가 왕따... (힉!) (진지해서 더 얄밉다)

정우 : 야.. (한번 째려보고) 내가 따 시키는거거든? (덕원 구박모드)

아영 : (앨범만 보다가) ... 전학가면... 외롭겠지..?

정우 : ... (쓸쓸해보이는 아영. 왜 그럴까 싶다) 응?

아영 : (다시 표정바뀌며) 아주 나중에... 졸업앨범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정우 : .. 글쎄..

덕원 : 뭐.. 되고 싶은거 딱~ 돼서, 하고 싶은거 하고 있겠지. 안 그래?

정우 : 에이 요즘 세상에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기가 얼마나 힘든데~~

덕원 : 그니까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난... 사장. 큰 식당에 임사장.

아영 : 멋지다~ 완전 구체적이네.

덕원 : 헤헤헤..

정우 : (이것들 보게 죽이 잘 맞네. 쳇) 구체적은 무슨..

덕원 : 넌?

정우 : 응?

아영 : (빤히 보고) 뭐가 되고 싶냐구.

정우 : 그.. 글쎄.. (멍해지는 얼굴.. 뭐가 되고 싶었더라?)

 

아영이 통기타 손가락으로 튕기며 정우 말없이 바라본다.

 

 

14. 시골길/돌다리. 낮

 

계속 꿈 이야기 하며 이어진 대화인 듯한 느낌.

예쁜 언덕길, 시골길 지난다.

 

아영 : 꼭 뭔가가 돼야 할 필욘 없지만, 되고 싶은게 있다는 거 자체가 행복한 일인 것 같애.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뭘 하면 즐거운지.. 알 수 있다는 거잖아.

정우 : .... (그렇구나, 새삼 깨닫는 표정으로 끄덕끄덕 들으며 따라 걷고)

 

돌다리 도착.

정우가 먼저 징검다리 딛고 건너기 시작한다.

 

아영 : 암튼.. 나중엔 다들 되고 싶은 거 돼서, 꼭 다시 만났음 좋겠다..

정우 : 그럼, 그럼 되지~

아영 : .. 그래.. 그럼 되지..

정우 : 치.. 왜 이래 이 분위기는. 뭐 십년 뒤엔 나 안 만날 거야?

 

말이 끊긴 아영. 문득 끊어진 돌다리를 올려다 본다. 징검다리 한 가운데.

 

아영 : ...... 없어졌네....

 

정우, 아영의 말이 끊기자 돌아본다.

 

정우 : .... 뭐해 아영아.. 가자?

아영 : (그대로 서서 보다가... 건너간다)

 

징검다리 다 건넜을 때쯤, 다시 끊어진 다리를 올려다보는 아영.

끊어진 돌다리와 빈 징검다리만 화면에 남는데..

물 위에 첫키스 하던 두 사람이 비친다.

 

(E) 딩! 동! 댕! 동~~! (실로폰)

 

 

15. 노래자랑 외경

 

송해 : (E) 전국~~ (소리에 하늘 보였다가) 노래자랑~~~~

 

악기 세션맨들의 연주로 울려퍼지는 전국노래자랑 시그널.

남일군 노래자랑 전경.

마을 사람들 썬캡 쓰고, 등산 방석 깔고 각양각색 자리 잡았다.

관중석 훑으면 여기저기 이런저런 응원문구들 보인다.

“가수왕 주혜강!!” “힘을내요 남일군 미중년 순빈씨” “국악소녀 정양옥 파이팅”

알록달록하고 맨 앞줄 까불과 덩치, “남일고 신성 최정우! 파이팅!” 플래카드 펼치고...

 

 

16. 대기실. 낮

 

무대 뒤, 간이 막사(대기실) 휘장을 들춰 무대를 보고 있는 영복과 덕원 꾸미고 멋낸 모습.

덕원이 특히 달라보인다. 영복은 팔찌에 뭐에... 요소만 많은.

밖에서 들려오는 시끌시끌한 소리.

소개하고 박수치고 땡! 땡! 소리 연발..

 

영복 : 아오. 떨려 죽겠네.. 임떡, 남일군에 인구가 이렇게 많았냐?

덕원 : 그보다 이렇게 땡이 많이 나올지 몰랐어요.. 큰일 났다.

영복 : 와 씨.. 쟁쟁한데? 근데 새끼... 뭐야 이거? 촌스럽게.. (선글라스 휙 뺏고)

덕원 : 엇, 제 커.. 컨셉인데!

영복 : 컨셉은 새꺄. 어울리지도 않게. (정우 보더니) 야, 근데.. 기타는 너만 매냐?

         니가 리드를 칠거면 내가 베이스를 하든가 해야지.. 뭔가 균형이 안맞잖아~

정우 : 아.. 이건 어쿠스틱 분위기로..

영복 : (어이없다는 듯) 아놔 이것들이.. 니들 왜 사전에 얘기도 안하고 이것저것 들고 나와?

         야, 나는 뭐 (탬버린 들고 와서 흔들며) 그런거 설정할 줄 몰라서 이딴 거 들고 나왔는지 아냐?

덕원/정우 : (이럴줄 알았어.. 표정)

영복 : 쪽팔리게 탬버린이 뭐야 탬버린이. 아 나 안 해! (버럭하고 퍼져 앉는데)

덕원 : (은근하게) 탬버린은 저희가 얘기한게 아니구요 선배...

 

인서트/ 회상. 체육관.

영복 “최정우가 역호형 한 대라도 때리면 내가 걔들 뒤에서 탬버린 들고 춤 춰요 아놔~” (큰소리 뻥뻥)

 

영복 : 아씨... 알았다고 알았다고! 한다고!

덕원,정우 : (영복 몰래 마주보고 큭큭..)

 

영복, 낼름 앞머리 위에 선글라스 장착한다.

휙 등장하는 현진. 미니스커트에 화장도 좀 하고, 확 달라진 모습. (극중 사복 처음)

 

현진 : (도도하게) 미안- 내가 좀 늦었나~ (머리 찰랑~)

덕원 : ....! (너무 예쁘다..)

현진 : (시선 느끼고 기분 좋지만 티 안내고 도도하게 앉는다)

덕원 : 덥지? (냉큼 음료수 주고 부채질 해주고) 밖에 좀 볼래? 사람 되게 많아~

현진 : 왜? 설마 우리보다 잘 하는 사람이 있는거야? (바깥 구경하려다가 덕원을 슥 보더니) 근데 너... 이뻐졌다?

덕원 : (얼굴 붉어진다)

영복 : (정우 쿡 찌르며 속삭) 야.. 쟨 뭐냐?

정우 : (덕원 가리키며 이해하라는 듯) 비주얼 담당이래요. 비주얼.. 건반소녀.

영복 : (말도 안된다는 표정. 눈 꼴 시다는 듯 둘 보다가 끼어서 바깥 구경한다)

 

테이블에 앉아있는 정우도 두리번 두리번.. 입술만 달짝달짝..

아영이 준 기타 위, ‘영웅 85’ 손가락으로 가만 만져본다.

다른 참가자들 노래 들리고..

 

(E) 슈우욱 퍽- 샌드백 치는 소리 오버랩된다.

 

 

17. 프로테스트 체육관 외경. 낮

 

지방 중소도시 거리(정우네 동네보다 훨씬 번화한), 어느 번듯한 체육관 외경.

입구에 “한국권투위원회 남일지부 강성체육관 프로테스트 심사장” 붙어있다

 

 

18. 프로테스트 체육관 내부. 낮

 

슈우욱 퍽- 소리.

상대방 선수 김우철. 아주 험상궂고 자신만만한 얼굴로 샌드백 치고 있는 모습 너머로

경기 준비하는 역호과 덕훈 보인다.

 

덕훈 : (들려오는 샌드백 소리에 힐끔대며) 어떻게 첫 상대부터.. 으휴.. (속삭) 긴장할 거 없어. 괜히 기싸움 하느라 저러는 거니까.

         (자기가 더 긴장했다)

역호 : (상대쪽 스윽 한번 본다. 무표정 담담할뿐)

김우철 : (썩소 슬며시 지으며 마우스 피스 물고)

상대코치 : (어깨 주물러 주며) 웬 듣보잡인가 봤더니 싸움질 하느라 1년 꿇고 그런 놈 이랜다. 복싱이 애들 개싸움도 아니고.

               (피식 비웃는다) 어디 전국체전 금메달리스트한테.. (목소리 크다)

덕훈 : (못 들은척 하며) 뭐, 뭐래냐 저것들. (역호 마무리 준비해주고) 뭐 누군 전국체전 나간 사람 없나.

         야 그 딴거 상관없어. 신경 쓰지마.

역호 : (들었다.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 ... 선배..

덕훈 : 응?

역호 : 제가.. 전국체전엔 나간 적이 없죠.

덕훈 : ...!

역호 : 영웅형 그렇게 떠나고.. 복싱부가 없어졌으니까. (비장하다)

덕훈 : ....!

 

전의를 다지듯 두 주먹을 맞부딪치며 링으로 나가는 역호.

띵! 공 울리고.. 링 위로 사선을 가르며 만나는 두 선수.

 

 

19. 노래자랑. 낮

 

노래방 아저씨 ‘신라의 달밤’을 구성지게 부르고, 달콤한 듯 손 흔드는 덕원모와 아줌마들.

 

 

20. 대기실. 낮

 

천막 들추고 바깥 쪽 보는 정우. 두리번두리번 하는데.. 아영 안보인다.

 

덕원 : (옆에 와 서며) ...이상하네.. 나도 아직 반장 못 찾았다?

영복 : (뒤에 앉아서 큰소리 뻥뻥) 포기해라 포기해. 아직도 안왔으면 너한테 관심이 없는거야~ 세상에 그런 여친이 어딨냐?

정우 : ... (쩝..)

영복 : (으악으악 심하게 목 풀고)

현진 : (듣기 싫은 듯) 어우.. 저기 그만 좀 하세요! 참나 탬버린 치면서 무슨...

영복 : (뻘쭘한지 흠흠)

덕원 : (미리 준비한 보온병들고) 현진아... 차 좀 마실래? (챙긴다)

영복 : (정우에게 다가와서) 야, 것 좀 줘봐.

정우 : (기타 줄 그러쥐며) 아.. 안돼요 이거..

영복 : 아 새꺄 그냥 메보기만 한다고 메보기만!

정우 : 아.. 안돼요 이건.. 줄 맞춰야 된단 말이에요.

 

정우, 괜히 핑계 대며 이리저리 조이고 조율해본다. 디리링! 한번 쳐보는데.. 줄이 팅! 끊어진다.

깜짝 놀라 서로 어색하게 쳐다보는 네명.

 

영복 : ....(쩝...) 됐다 야. (뻘쭘하니 외면)

현진 : (덕원에게 속삭) 뭐야.. 불길하게. 우리 떨어지는거 아냐?

정우 : .... (뭐지..)

 

 

21. 프로테스트 체육관 내부. 낮

 

김우철과 경기 장면.

서너걸음 연속으로 뒷걸음질 치는 역호의 발.

김우철, 가뿐하게 연속 잽을 날리고 역호, 계속 방어만 한다.

만만치 않지만 잘 싸워 나가는 역호.

눈빛 흔들리지 않으려, 눈썹 꿈틀.. 인상 쓰는 역호.

 

상대코치 : 우철아! 밀어붙여!! 쟤 밀리잖아!~ 지금! 지금!

덕훈 : 가드 올려 가드!

 

양쪽 스탭 시끌시끌하고.. 점차 수세에 몰리는 역호.

덕훈 긴장해서 목청 더 높이고.. 역호, 이 악물고 주먹 휙 뻗는다.

스트레이트 맞는 김우철 인상쓰며 반격 해오고.. 점차 격해지는 경기 분위기.

 

송해 : (E) 자~ 다음 참가자를 모셔 보겠습니다!

 

 

22. 노래자랑. 낮

 

시간이 좀 지났는지 사람들, 고깔 만들어 햇빛 가린 모습들 많아졌다.

네 명, 떨면서 무대 오른다. 무대 뒤에 악기들과 마이크 셋팅. (키보드, 드럼)

 

송해 : 이야.. 남일 고등학교에서 아주 멋진 친구들이 그룹사운드를 결성해서 나왔네요~

         팀 이름이.. 에에.. ‘들으면.. 힘이 나는 뺀드’? 뭐 그렇댑니다~

 

까불과 덩치가 열혈 응원하는 모습으로 튀었다가.. (나중 아영이 볼 때 소개도 나오도록)

 

현진 : 안녕하세요~ 키보드 담당 장현진입니다~ 호호호 (방송용 미소 가득)

덕원 : (재빨리) 공부도 완전 잘하구요! 일명 남일고 장나라라고.. 암튼 남일군에서 제일 예쁩니다!

현진 : (복화술처럼 덕원 쿡쿡 작게) 전교 일등.. 일등.

송해 : 이 남학생이 이 여학생 아주 좋아하는구만!! (관중들과 하하하하 웃음)

 

송해선생님의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멘트들, 관중들의 웃음소리.. 이어지고..

정우는 관중석 구석구석을 눈으로 아영을 찾는다.

 

 

23. 프로테스트 체육관. 낮

 

퍽퍽퍽퍽! 연속되는 잽에 가드가 무너지는 역호. 질 것 같은 위기인데..

 

상대코치 : 오케이 좋아! 페이스 놓치지마! 이대로 그렇지!

 

역호의 시점에서 상대방의 잽이 고속촬영으로..

어느 한 순간 빈틈을 발견하는 역호 빠르게 뻗치는 역호의 주먹.

쉬이이이익...! 역호 특유의 펀치 소리가 울려퍼지고 벗겨져 공중에 뜨는 김우철의 글러브!

순간 ‘뭐야?’ 얼떨떨한 김우철의 표정, 퍽! 꽂히는 역호의 스트레이트!

체육관 안의 모든게 쨍, 정지했다가 ‘하하.. 역시’ 하는 덕훈의 표정, 사색이 된 상대코치.

쿵, 쓰러지는 김우철!

숨 고르며 무심히 심판의 카운트를 기다리는 역호의 표정.

 

 

24. 노래자랑. 낮

 

송해 : 그럼 ‘들으면 힘이 나는 뺀드’의 노래를 들어볼까요? 곡목은....

 

와~ 함성 이어지고, 까불과 덩치 미친듯이 응원 시작한다.

 

인서트/ 아영 “정우야... 힘이 나는 노래, 힘이 나는 노래 불러줘..”

 

정우, 입술이 말라가는 느낌. 아영이 어디있는지 눈으로 찾다가 잠깐 눈을 꼭 감는다.

 

정우 : (E) 아영아.. 보고 있는 거지?

 

멤버들, 사인 교환 하고..

정우, 손으로 '영웅 85'를 만진 후 기타를 튕기기 시작한다.

 

 

25. 프로테스트 체육관. 낮

 

쓰러진 김우철을 일으키는 상대방팀.

 

상대고치 : 우철아 눈떠! 괜찮냐!!

 

별일 없었다는 듯 재빨리 옷 주워입는 역호.

옆에서 ‘이런 괴물같은 놈’ 질린 표정으로 보고 있는 덕훈.

 

역호 : ... 왜요?

덕훈 : 하하... 그래도 어떻게... 전국체전 금메달을 한방에...

역호 : (대수롭지않게) 저 갈 데가 있어서.. 먼저 가요. (이미 나가고 있고)

덕훈 : 엥? (쫓아가며) 야 어딜가! 너 라이센스 받아야지!

역호 : 대신 좀 받아주세요!

덕훈 : (간 뒤에 대고) 추, 축하파티는?! 역호야 소고기 먹어야지, 소고기! 소..

 

옆으로는 김우철 들쳐 업고 나가는 상대팀.

 

상대코치 : 괜찮아 괜찮아 놀라서 그래!

김우철 : 끄응.. 관장님... 여기가 어디에요...

 

 

26. 시내 길가. 낮

 

정신없이 달리는 역호. 얼굴에 경기에서 맞은 흔적이 그대로다.

어느 버스 정류장에 멈춰 버스를 살펴보다가 이내 다시 달리는 역호.

 

아영(E) : 오빠가 제 대신.. 정우 노래 좀 들어주세요..

 

 

27. 노래자랑. 낮

 

와~ 하는 박수들. 트롯 가수 인사하고 퇴장한다.

 

송해 : (E) 네~ 전국노래자랑 남일군 편! 초대가수 김성윤군의 무대였습니다~

 

헉헉헉.. 운동장을 달려들어오는 역호.

 

송해 : 자, 이제 시상식만 남겨 놓고 있는데요..

 

무대 옆에 서있는 네 명.

정우는 아직도 아영이를 찾는지 두리번거리고..

 

현진 : (속삭) 뭐야? 반장 정말 안온거야?

덕원 : ... 그럴 리가 없는데...

정우 : ..... (두리번두리번, 손그늘 해서 보고)

영복 : 얌마 걘 안와~! 그냥 인연이 아닌 갑다 쳐~

정우 : (누군가 발견하고 눈 커지면)

 

관중석 한켠, 역호가 어색하게 손 들어 흔드는데... 왠지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

옆을 보고 바로 뒤를 보면, 숨 찬 아영이가 웃으며 손 흔들고 있다.

뿌듯한 정우의 표정. 덕원도 환하게 웃고..

 

역호 : 그래도 어떻게.. 끝나기 전에 잘 도착했네.

아영 : ..네. (안도의 미소. 정우쪽으로 손 흔들며) 서둘러서 온다고 왔는데.. 노래는 결국 못 들었네요..

역호 : 걱정 마. 최우수상 받으면 앵콜곡 부르니까... (안심시키듯) 받을거다 꼭.

아영 : ..네. (기대 기대)

송해 : (E) (다들 긴장하는 얼굴 위로..) 자, 그럼 수상자를 발표하겠습니다.

송해 : 우선 인기상에..... ‘들으면 힘이 나는 뺀드!’ 남일고!!!

덕원모 : (엄청 큰 소리. 벌떡 일어나며) 어머나!!!! 우리 아들이다!!! (옆에 보고) 우리 아들이야. 우리 아들!!

아영/역호 : ..윽... (둘다 웃어야할지 어째야할지 1초쯤 고민)

아영 : 아...하하하.. 인기상은 앵콜곡 없죠?

역호 : 아.. 아마도?..

 

상 받으러 올라가는 네명. 영복이 제일 신나서 환호성 지르고..

얼싸안고 빙빙 도는 덩치와 까불, ‘최정우!’ 연호하는 수정 등등 반애들. 모두 일어나 기뻐하며 서로 축하하고...

(음악 : 제이레빗 ‘바람이 불어오는 곳’)

정우, 아영을 향해 크게 손 흔든다.

환하게 웃으며 그 누구보다 힘차게 박수 치는 아영.

옆에 역호, 손 휘파람을 불고 열심히 박수친다.

더 크게 손 흔들며 웃는 정우.

그 모습 보는데 아영, 찌르르.. 가슴이 아픈지.. 웃는데 눈물이 맺힌다.

색색의 축하 풍선이 하늘로 두둥실 날아오르고.. 카메라도 따라서 남일군 푸른 하늘로..

 

 

28. 교실. 낮

 

정우 둘러싸고 남자애들 또 몰려있고.. 띄워주는 말들 이어진다.

 

까불 : (기타 흉내) 완~전, 진짜 같앴어! 폼은 이거, 그냥 윤뺀인데 아오..

덩치 : 니네는 아예 그냥 남일고 뺀드로 나가라.

 

애들 웅성웅성 떠드는 뒷자리와 달리 떨어진 앞쪽에 아영은 혼자 공부하고 있다.

일부러 딴생각 하기 싫어서 집중하는 듯, 못 들은척 하는 아영.

교실 천정에서 보면 아영과 정우쪽 인물들만 보인다. 영판 다른 분위기.

 

진영 : (반장 앞 자기 자리에 앉으며) 담임쌤이 오래. 반장.

아영 : (왔구나.. 싶은) 아....응..

 

작게 한숨 쉬고 조용히 교실 나가는 아영.

애들과 웃고 있는 정우 살짝 돌아본다.

뒤에 “근데 상금은 없냐?” “매스컴 탔잖아 매스컴~” 시끌시끌..

 

수정 : (나가는 아영 보곤) 반장.. 요새 유난히 교무실 자주 간다?

진영 : (대수롭지 않게) 그러게.. 학기말 다가오니까 할 일이 많나부지 뭐..

 

수정, 진영도 종알종알 다른 얘기 하고..

아영의 빈 의자 뒤로 여전히 밝게 떠들고 있는 애들과 정우 보인다.

교실 천정에서 내려다보면 정우 쪽 애들 여기저기 몰려 있는데..

아영 자리만 유독 비어보인다. (그외 다른 책상들은 보이지 않는다)

 

 

29. 상담실 앞. 낮

 

엎드려 뻗쳐 하고 있는 원일. 으읏... 힘들어하는데...

원일 눈앞을 지나가는 여학생 발.. 고개 들어서 보면 아영이 상담실 들어간다.

‘어 반장, 아버지 오셨다~’ 소리 문 여는 사이 새어 나오고..

원일, 뭐지? 싶어 일어나려는데..

상담실에서 학주 나오고, 딱 걸린다.

 

학주 : (뒷통수 딱!) 얌마, 어디서 농땡이를! 이게이게... (콕콕) 똑바로 해!

원일 : .... 아씨... 왜 나만 갖고 그래.. (구시렁 구시렁)

 

제대로 벌 서는 원일. 학주 가자, 냉큼 일어나 문 열고 안쪽 본다.

아영부와 담임 뭔가 얘기하고.. 옆에 아영은 그냥 시무룩하게 잠자코있다.

엿듣는 원일, 놀라는 느낌. 그리고 씩 웃는다.

 

 

30. 계단. 낮

 

상담실 나와 걷는 아영. 표정 어두운데..

 

현진 : (E) 반장 더 떴네 아주~

아영 : ... (본다. ‘너구나 또’ 싶은)

현진 : 인기 남친 덕분에 말이셔. (삐죽) 근데~ (호기심) 그러면서 기말고사 준비 할 시간이 있니 넌?

아영 : ... (보다가 풋.. 그냥 웃고 만다) 걱정 마. 장현진... 이제 네가... 전교 일등이니까..

현진 : (잉?) 뭐?

아영 : 네 말대로 나 공부할 시간도 없었구.... 암튼, 암튼 네가 일등 할거라구.

현진 : (얼떨떨) ..야! 너 괜히 나 안심시키려구 연기 하는거 모를줄 아니?

아영 : (자르며) 그리구 그렇게 치마 짧게 입으면 치질 걸린다고 했던 말 말야,

현진 : 뭐? 내 치마가 또 뭐!?

아영 : 솔직히 부러웠다. 그거 아무나 소화하는거 아니잖아. (피식 웃으며 간다)

 

현진, 의외의 반응에 얼떨떨하다. 뭔가 경쟁의지가 불타지 않으니 살짝 김새기도 하고..

 

현진 : 저게...갑자기 왜 저래? 달관한 사람마냥? (삐죽 하면서도 다리 내려다보며 기분 좋은지) 하긴, 지가 공부 빼면 뭐

         나한테 되는게 있어야지. (치마 더 짧게 접어보며) 지지배, 부러우면 부럽다고 왜 말을 못해?

 

‘퍽!’ 바닥에 떨어지는 바나나 우유.

올라오던 덕원, 현진의 짧은치마, 훤하게 드러난 다리 보고 놀라 떨어뜨렸다. 순간 꿀꺽..

당황해서 얼른 주워 눈도 못 마주치고 성큼성큼 지나가고..

그런 현진, 아는 척 않고 가니 왠지 서운하다.

 

현진 : ..뭐야.. 잰또 왜 생까?... 오늘 다 왜 이래..

 

 

31. 교문 앞. (아니면 풍경 좋은곳) 낮

 

삼삼오오 걷는 아이들 사이에 나란히 걷기 시작하는 정우와 아영의 모습.

두 사람의 하교길. 음악 흐르고..

정우 뭐라뭐라 웃으며 떠들고 아영, 그런 정우의 옆모습을 보며 미소 짓는 표정들.

아영의 표정에 언뜻언뜻 안타까움과 미안함, 망설임이 비친다.

 

 

32. 돌다리. 낮

 

음악 이어지고, 졸졸 흐르는 개천 물소리 겹친다.

척, 내미는 정우의 손. 수줍게 잡는 아영.

손 잡고 징검다리 건너는 두 사람.

 

아영 : (걷다가 살짝 멈추며) 정우야!

정우 : 응?

아영 : 우리 집에 안갈래?

정우 : ? (보는 표정에서)

 

 

33. 아영집 마당. 낮

 

아영(E) : 짜잔~

 

자전거를 꺼내 보이는 아영. 어느새 옷도 갈아입었고..

 

정우 : .... 으... (곤란한 표정) 자전거는 또 왜...

아영 : (피식) 나 언제 태워주나 기다리다 지쳐서~ 내가 가르쳐주려 그런다!

정우 : 아... 아하하...

 

 

34. 시골길. 낮

 

공터 느낌의 시골 한쪽. 둔덕이 있고..

여름이 성큼 다가와 진초록 들판이다.

아영이 잡아주는 자전거, 위태롭게 타고 있는 정우.

 

정우 : (흔들흔들 운전하며) 뒤에 꽉 잡구 있지? 놓으면 안돼!!

아영 : 어~ 그럼~~ 걱정말구 계속 밟아봐! (살짝 잡았다 놨다)

정우 : ... 나 넘어지는건 괜찮은데 자전거 망가질까봐 그러지...

 

풀샷으로 빠져 보면, 이미 아영은 손 놓은채 팔짱끼고 있다.

 

아영 : 그러엄~ 잡고 있다니까~ (웃음 참는다)

정우 : (자신있게 가다 뒤돌고)

 

cut to.

아영 : 자, (뒤에 타며) 이제 난이도를 좀 높여 볼까?

정우 : (헉!) 야 아직 안돼... 너 다치면 어떡해..

아영 : 아이구 걱정도 많아요. 넘어지면 일어나지 뭐. 출발~!

 

정우, 긴장해서 페달 밟고 자전거 천천히 둘을 태우고 굴러간다.

 

정우 : 어.. 되는데?! (자기도 신기한지 속도 높이고)

아영 : 거봐 잘 타네! (하는데 자전거 흔들리고, 정우 허리 살짝 잡는다)

정우 : !! (반대편에서 차 오자 더 긴장) 어...차온다.... 으으..!!

아영 : 어어어...!!

 

푸근한 풀 둔덕으로 미끄러지는 자전거.

 

 

35. 시골길 둔덕. 낮

 

시냇물에 빠진 자전거.

그 옆 둔덕에 떨어져 있는 두 사람.

 

정우 : 으윽... (일어나 앉으며) 괜찮아?

아영 : (앉은채 하늘 보며) .. 응~

정우 : (시냇물에 빠진 자전거 건지며) 어디 삔거 아니야? 정말 괜찮아?

아영 : (앉은채 정우 올려다본다. 눈부신지 손가락 사이로 보는..) 응..

 

순간, 아영이 두 손으로 물을 뿌린다.

 

정우 : 앗 차거! 아 야 뭐야~ (장난치며 물 뿌린다)

아영 : 시원하지?

 

“야~ 너!” “앗. 하지마.. 알았어.. 안할게..” “야! 안한다며” 장난치는 둘.

 

정우 : (자전거 올려 살피고는) 그래도 자전거는 안빠져서 다행이다.

아영 : 그 자전거.. 너 줄게.

정우 : ....! 이걸? 아냐 무슨~ 너두 타야지~ (그냥 해본소리겠지 하는 반응)

아영 : 자전거 배운 기념으로 줄게. 정말. (빤히 보기만..)

정우 : (이상하다) 기타도 그렇구... (사이) 자전거.. 너한테 소중한 거잖아..

아영 : ....

정우 : ...왜... 그래?

 

정우, 뭔가 불안한 느낌을 피하고 싶다는 듯.. 일어나 자전거 쪽으로 괜히..

 

아영 : 정우야...

정우 : (브레이크를 꼭 쥔 손.. 듣기 싫은 소릴 피하듯 눈을 꽉 감는다) ..... 응..

 

바람에 갈대들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아영 : .... 나.... 전학가... .....

 

정우.. 천천히 눈 뜬다. ‘내가 잘못들은 걸까?’ 믿기 싫은 듯.. 멍하다.

바람만 불고...

담담히 일어나 서는 아영.

아영의 시선에 어쩌지 못하고 서 있는 정우의 뒷모습 보인다.

예전 불렀던 <잊혀지는 것> 기타 연주 흐르고...

정우, 브레이크 꼭 잡고 있던 손.. 가만히 풀어진다..

 

정우 : ........ 잘 드네. 브레이크..

 

풀밭 위에 서 있는 둘... 멀어지면...

푸른 남일군. 푸르디 푸른 나무들. 사각사각, 바람에 나뭇잎들 부딪치는 소리만..

 

 

36. 아영 창가. 밤

 

(바깥에서 본) 아영방 창문 근처를 맴도는 반딧불이.

 

 

37. 아영방. 밤

 

책상 탁상시계. 새벽 한시 반이다. 째깍째깍 시계 소리.. 사각사각..

아영 공부하는데 들려오는.

 

(E) ‘반장~ 반장~’

 

여자아이들의 목소리.

연필 놓고 한숨 쉬는 아영.. 엎드린다. (bg : the moment of fate 서재혁)

 

 

38. 교실. 낮 (아영의 마음 회상)

 

칠판에 “입학식. 1-1반. 담임 정수영. 학생들은 자리에 앉아 기다리세요” 라고 써 있다.

아영, 칠판 글씨를 보며 교복 매무새 만지고 있는데. (동복)

“반장! 반장~~!!” 하고 부르는 소리.

아영, 자기 부르는지 모르고 있는데..

 

수정 : (왁 놀래키며) 반장~~! 와! 우리 또 같은 반 됐다!

아영 : (반가움) 어 수정!! 야~ 근데 무슨 반장이야.. 반장 아니라니깐.

수정 : 에이, 어차피 올해도 반장 될건데 뭘~

 

 

39. 아영방. 밤 (아영의 마음 회상)

 

다시 째깍째깍 시계소리 흐르고, 공부하고 있는 아영.

 

아영부 : 난 반대야. 서울 가면 꼭 서울대 간대? 아니, 아영이가 서울 가고 싶대?

아영모 : 여기. 당신은 여기서 사는게 좋아? 영웅이도 없이, 이 동네가?

아영 : (살짝.. 방문 반쯤 닫고..)

아영모(E) : 아무튼 아영이 생각해서라도 하루빨리 이사가는 게 나아. 서울에 좋은 학원들은 중간에 들어가기도 힘들다구요.

                 나중에 유학이라도 보내려면 미리미리..

 

엄마아빠 대화 멀어지고.. 방문 닫고 기대 서있는 아영.

 

 

40. 아영의 꿈

 

허공에서 책이 하나둘 떨어진다.. 점점 많아 쏟아지는 책들.

위에서 보면, 아영이만 조명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고, 책이 이불처럼 덮여 쌓여 있다.

 

정우(E) : 야, 양아영!

 

벌떡 일어나는 정우. 반 학생들 놀라 쳐다보고. 양아영! 양아영!

빈 복도, 학교, 남일군 전경에 양아영 소리가 메아리 친다. (1회 장면)

 

정우(E) : 나랑 사귀자!

 

책 더미에 덮인 채, 잠든 듯 눈 감고 있던 아영이 번쩍 눈 뜬다.

 

 

41. 학교 건물 뒤. 낮

 

서로 떨어져 서 있는 정우와 원일. 원일은 여유만만 건들대고..

 

정우 : ... 뭔데요?

원일 : 허.. 말하는 꼬라지하고는.

정우 : (상대하기 싫은) 왜 불렀냐구요.

원일 : (괜히 기지개 켜며) 니 반장 여친에 대해서 해줄 말이 좀 있어서. (피식)

 

 

42. 교실. 낮

 

아영, 정우 자리 돌아보는데 정우가 없다.

 

아영 : (덕원에게 “어디 갔어?” 입모양)

덕원 : (글쎄? 어깨 으쓱 해 보이고)

아영 : (갸웃..)

 

 

43. 학교 건물 뒤. 낮

 

바람 휭....

정우, 있기 싫은 듯 흔들리는 나무만 보고 서 있다.

 

원일 : 하 참내.. 내가 이걸 말을 해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정우 : .. (못마땅히 원일 보면)

원일 :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가 말을..

정우 : (말 자르고 돌아서 가며) 알아요 전학 가는거.

원일 : !! 알아?

정우 : ... (저벅저벅 돌아가고)

원일 : ... 저 새끼가 끝까지 건방지게... (외친다) 야! 새꺄. 그럼 너 그건 알아!? 걔 전학가는거 학기 초부터 정해져 있었던 거야!

 

정우, 그 소리에 발걸음이 뚝 멈춘다.

 

원일 :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씨익..) 그러니까 반장 걔는 애초부터 지가 전학갈 거 알고 있었다구 이 븅신아.

         너랑 사귀기 훨~씬 전부터.

정우 : ......

원일 : 모르겠냐? 그니까 그 기지배는 그냥 널 갖고 논거라구!

 

하는데, 철조망 벽이 출렁! 정우가 달려들어 원일의 멱살 잡아 밀쳤다.

이를 뿌드득... 가는 정우.. 눈빛에 원망과 속상함이 이글이글..

건물 안쪽, 지나가던 역호와 영복이 이 모습 본다.

 

원일 : (실실 웃으며) 왜? 빡도냐? (멱살 잡으며) 이 새끼가 알려줘도 지랄이야.. 니가 이러면 내가 겁낼줄 알아?

역호 : 이원일!

원일 : (쳐다본다)

역호 : (강하게 쳐다보는)

원일 : ....(멱살 집어 던지며) 끼리끼리 잘 놀아라. 웃기고들 자빠졌네.

 

원일 가버리고, 정우 충격으로 멍하니 서 있고..

영복도 이걸 어째야 되나 당황한 기색이 역력..

 

역호 : ... 괜찮냐.

정우 : (역호 보면.. 역호는 알고 있었던 눈빛이다. 시선 돌리는 역호) ...

 

정우, 뭐라 말 하려다 그냥.. 간다.

착잡히 그 모습 보는 역호.

 

 

44. 복도. 낮

 

터덜터덜 계단 올라오는 정우.

정우를 찾고 있었는지 오가던 아영이 정우를 불러 세운다.

 

아영 : 어디 갔었어?

정우 : ... (눈 안마주치고) ...

아영 : (낌새가 왜 그런가..) 한참 교실에 없던데.. 어디 갔다 와?

정우 : (아영의 눈을 물끄러미 보다가 이내 시선 돌리고) .. 그냥.

아영 : 정우야. 이따... 끝나고 같이 가.

정우 : (사이) ...... (귀찮은듯, 다 싫다는 듯 대충 손사레치고 가버린다)

아영 : ....

 

 

45. 교실. 낮

 

담임의 수업시간 흐른다.

정우, 주머니에 손 찌른 채 창밖만 멍하니.. 아침에 명랑하던 얼굴과는 영 딴판인 모습.

덕원이 힐긋 보고...

아영도 앞을 향해 앉아있지만 신경 쓰이는 표정이다.

 

담임 : (마카 뚜껑 닫고 놓으며) .. 전달사항 있는데.. 음... (살짝 한숨)

아영 : ...

담임 : 너희들한텐 좀 갑작스런 얘기인데.. 우리 반 반장이 내일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됐다.

 

‘에에 반장 전학 가?!’ ‘전학?’ 웅성대는 아이들.

수정, 진영 깜짝 놀라하고..

정우, 담임까지 얘기하니 더 짜증나고 속상하다. 아예 못 들은 척..

 

덕원 : .... 야.. 너 알고 있었어? 반장 전학 가??

정우 : ......

담임 : (E) 자자~ 속상하지만 반장 오늘이 마지막 등교니까.. 다들 인사 잘 하고.. 만나면 헤어지고 그런게 인생사야.

         나중에 서울에서 대학 가서들 다시 만나면 되니까...

 

정우 연습장에 까맣게 북북 긋는 낙서들 위로...

걱정하는 덕원.

 

 

46. 교실. 낮

 

수업 끝 종소리 울려 퍼지고.. 제일 먼저 일어나 나가는 정우.

덕원, 정우 부르려다 만다. 안타까운 표정..

 

수정 : (잔뜩 울상) 뭐야 반장.. 나한테도 말도 안하구..

아영 : ... 미안해.. 그렇게 됐어.

진영 : 야 문수정, 초상 났냐! 뭘 그렇게 울어! 그냥 서울 가는 건데에... 엉엉..

수정 : 그래도 그렇지... 기지배... 어쩜.. 울지두 않네.. 잉잉... 나 서운해... 우리가 초딩때부터 몇 년인데... 흑흑...

 

뒷문으로 나가는 정우를 살짝 보는 아영..

 

 

47. 교문 앞. 낮

 

정우, 멍하니 교문 통과하는데..

현판에 기대 서 있는 아영이 ‘최정우~’ 부른다.

정우, 문득 돌아보면.. ‘왜 모른 척 하는데?’ 소리 흐려지며 아영의 모습도 사라지고..

 

정우 : ..... (울컥..)

 

다른 애들 스쳐지나가는데...

정우 혼자만 교문 앞에 멈춰 서 있다.

 

 

48. 교실. 낮

 

삐걱- 텅빈 사물함 안쪽에서 보이는 아영의 얼굴.

아영, 사물함 닫는다. 견출지로 붙어있는 자기 이름 ‘양아영’ 세 글자.

 

(E) 양아영! 나랑 사귀자!

 

소리 들리고.. 아영 미소 짓는다.

 

 

49. 돌다리 근처. 낮

 

아영 걸어가는데 정우의 노래 <잊혀지는 것>이 들리면서..

2회 끝 비오던 날, 정우와 같이 하교하던 장면이다.

초록색 우산 쓴 아영의 뒷모습 너머로 노래 부르는 정우 보인다.

아영을 의식하며 긴장한 채.. 한소절 한소절 열심히 부르는 정우의 모습.

노래를 마친 정우, ‘어때?’ 하는 표정으로 초록 우산 쪽 바라보면

아영, 우산을 푹 눌러 써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의아해 하는 정우의 얼굴.

우산 속, 입술 꼭 깨물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아영의 얼굴.. (2회에는 안보였던 장면)

 

 

50. 돌다리. 낮

 

무너진 돌다리 잔해.

돌다리 시작하는 난간에 기대서서 한숨 쉬는 정우.

노래 잦아들고.. 발로 땅만 콕콕..

(E) 붕~ 버스 멈췄다 출발하는 소리 들리고,

고개 들면 아영이가 참고서를 한아름 들고 서 있다.

 

아영 : ... 왜 먼저 갔어.

정우 : ... 어.. 그냥.

아영 :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정우 : ... (참고서 보고) 뭐야?

아영 : (살짝 미소) 마지막 날 이잖아. 사물함에서 갖고 왔어.

정우 : .. 아.... 줘. 내가 들게.

 

정우, 참고서 이만큼 넘겨받아 든다.

아영 책 넘겨주며 정우 얼굴 보지만, 정우는 여전히 시선 마주치지 못하고..

아영, 뭔가 말하려다 그냥 징검다리 먼저 건넌다.

중간쯤 멈춰 서는 아영.

 

아영 : (돌아보지 않고) 정우야.

정우 : ... 왜?

아영 : 고마워..

 

두 사람의 첫키스 그 날처럼 바람이 한들한들 불어온다.

 

정우 : .. (멈춰서며) 아영아.

아영 : (돌아보는)

정우 : .....왜... 나랑..

아영 : ...

정우 : 사귄다고 했어..?

 

마주보고 선 아영과 정우 사이로 봄바람이 불고..

수면 위에 두 사람의 물 그림자.

아영, 빤히 바라보다가 들고 있던 참고서로 얼굴을 감싸고 입 맞춘다.

 

아영 : (E) .. 비밀이야...

 

정우의 감은 두 눈. 속눈썹, 앞머리 위로도 바람이 불고

흔들리는 두 사람의 물 그림자.. 아영이의 치맛자락.. 흔들리는 나뭇가지들..

정우, 가만 눈 뜨면 징검다리 건너간 있는 아영.

 

아영 : 빨리 와- 안 그럼 나 먼저 간다.

 

정우, 아영의 뒷 모습을 보고 있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듯 제자리..

다시 눈 감는 정우.. 흔들리는 속눈썹.. 바람이 분다.

 

어른정우NA : 그리고 다음날 아영이는 서울로 전학을 갔다. 그게... 아영이와의 마지막이었다...

 

징검다리 한가운데에 남아있는 정우.. 올려다보면

예전 튼튼했던 돌다리, 글러브 끼고 아영의 이마에 입맞췄던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51. 덕원 방. 현재. 밤

 

모니터 앞에 띄워져있는 아영의 ‘비밀이야’ 제목의 메일. (내용만 살짝 보여준다)

자판기에 머리 콩콩 박으며 자책하고 있는 정우..

메일 검색창에 ‘A-young'을 급하게 친다... 엔터를 누르고..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면...

보낸사람 : ‘A-young'으로 차르륵 정렬돼 떠 있는 목록..

‘휴........’ 깊은 한숨쉬는 정우..

조심조심 목록을 살펴보면 ‘MErry Christmas!' '정우야 생일 축하해’ ‘잘 있는거야...?’ ‘....T,T' '듣고 싶다, 힘이 나는 노래...’

아영이가 드문드문 보낸 편지 제목들...

‘힘이 나는 노래’ 라는 제목의 메일.. 눌러본다.

“잘 있니 정우야.. 혹시 이번 메일은 볼 수 있을까 또 기대해 보면서 편지 써.

여기 와서 적응하느라 한동안은 아무 정신이 없었는데 이젠 계절이 지나가는 것도 알 것 같아.

그래서 그런지 거기 생각도 더 많이 난다. 거긴 지금 봄이겠네. 남일군 봄날이 얼마나 예뻤는지.. 여긴 그런 벚꽃이 없어.

너 생각나? 그때 우리 1학기 끝나갈 때.. 너 노래자랑 나갔었잖아. 그때 말야....”

아영의 편지를 훑어 읽으며.. 혼자 탄식하는 정우.. 미치고 팔짝 뛰겠다..

시간 지난 듯, 빈 메일 화면 위에 커서만 깜빡깜빡. 제목에... 망설이다가.. 친다.

‘아영아.. 오랜만이다’ 쳤다가 지우고 ‘남일고 1학년 1반.. 나 기억나니..’ 쳤다가 지우고...

스탠드만 켜놓은 책상에 고민하며 앉아있는 정우의 뒷 모습.

 

 

52. 남일군 버스터미널. 낮

 

버스 안에 탄 정우, 밖에서 손 흔드는 덕원과 인사 나누고.. 버스 천천히 출발한다.

터미널을 빠져 나가는 버스.

 

어른정우NA : 안녕. 아영아. 나 정우다. 남일고 1-1반 최정우. 이제와서 설마 기억 못한다고 하는건 아니지? (^^)

 

 

53. 버스 안. 돌다리앞. 낮

 

창밖에 흘러가는 풍경들을 보다가 많이 바뀐 돌다리를 보는 정우.

미련을 버리려는 듯 눈 감는 정우. 얼굴 위로 햇살...

문득 문자 메시지 울리고 열어보면, “경기도 국어과 임용고사. 최종합격. 자세한 내용은 교육청 홈페이지...”

얼떨떨하게 내려다보는 정우의 얼굴. 마치 아영이 준 선물처럼.. 미소, 기쁨이 번지고..

 

어른정우NA : 네가 이 뒤늦은 메일을 볼 수 있을거란 기대는 단 1%도 안하지만

 

 

54. 현재 서울, 학원. 낮

 

어른정우NA :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을 것 같다.

 

학원 교무실, 작은 상자에 물건 담아서 일어나는 정우. 강사들과 인사 나눈다.

 

아이정우NA : (아이정우 나레이션으로 바뀐다) 아영아. 잘지내고 있는거니?

 

 

55. 남일군 전경. 가겟방 근처 과거. 아침 (되도록 추운 느낌. 외경 안나오더라도)

 

촤르르르... 빨간 자전거 바퀴 구른다.

카메라 올라가면, 정우다.

달리는 자전거 가겟방앞에 선다.

 

정우 : (안쪽 둘러보며) 할아버지? 계세요? 아무도 안계세요?

 

다시 타고 가는 정우. 달리는 뒷모습.

가겟방 앞에 남아있는 호랑이 콘프로스트.

동네 곳곳, 찌르릉~ 자전거 벨 울리며 달리는 정우의 모습. 한결 가벼워진 표정.

 

정우NA : 네가 전학간지도 벌써 반년이 돼간다. 네가 전학을 갔는데도.. 남일고는 여전히 다름이 없다는게 조금.. 슬프다.

 

 

56. 교실. 낮

 

담임 : 마치자 반장- (누군가 드르륵 일어나는데)

정우 : (반장이 정우다) 차렷, 인사-

일동 : 감사합니다-

 

애들 웅성웅성 가방 메고 나가고..

덕원 ‘나 먼저 간다!!’ 내빼고..

급할거 없다는 듯 천천히 챙기는 정우, 교실 뒤 걷는데, 사물함 중 ‘양아영’ 붙은 것 보이고...

정우, 무심코 여는데.. 툭, 떨어지는 작은 수첩 하나. (단어장같은)

 

정우NA : 처음 전학와서... 혼자서는 도무지 감당이 안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네가.. 내 옆에 있어줘서 정말 큰 힘이 됐었어.

      

빈교실, 약간 물기 어린 눈으로 수첩을 내려다보고 있는 정우의 얼굴.

차르르르... 책장 넘기듯 빠르게 넘기고 있는 모습이 멀리서 보이고...

 

 

57. 현관. 낮

 

역호와 영복, 가방 메고 걸어나오는데.. 영복, 근심이 가득하다.

 

역호 : 뭔 한숨을 그렇게 쉬냐.

영복 : 으휴..... 인제 고3이잖아요. 형은 이제 프로 복싱 하면 되지만.. 전 앞으로 뭘 하고 살지.. 한심해서요.

역호 : 흠...

영복 : 딱히 뭘 할 줄 아는 것도 아니고..

역호 : 너.. 방학동안 체육관에서 트레이너일 배워보지 않을래?

영복 : 트..레이너요?

역호 : 왜 전에 최정우랑 스파링할 때 보니까 소질 있어보이던데.. 열심히만 하면 스포츠 경영학 같은 과로 대학도 지원해 볼 수 있고.

영복 : 대학이요? 제가요? (안되겠지 하면서도 묘한 기대감이 어리는 표정 위로)

역호(E) : 그럼. 아직 고등학생인데 뭘 그렇게 걱정만 해..

정우NA : 이젠 네가 멀리 가버렸는데.. 너 혼자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걱정이 된다.

 

 

58. 교문 앞. 낮

 

오토바이에 앉아 현진에게 헬멧 권하고 있는 원일.

 

현진 : 글쎄 됐다니까요. (팔짱 낀채 귀찮다는 듯 먼산만)

원일 : (쩔쩔매며) 학원 시간 늘 빠듯하잖아. 명색이 남일고 전교 1등인데.. 공부 할 시간 아껴야지.

 

 

59. 시장길. 낮

 

차릉차릉. 달리는 자전거바퀴.

올라가면 뒷자리에 타고 있는 현진이다.

 

현진 : (도도하게) 내가 몇 번 탔다구 착각하고 그러지 않았음 좋겠어. 새로 다니는 학원이 너무 멀구..

         또 내가 저런 위험한 걸 탈 순 없으니까. 그러니까 타는 것 뿐이라구.

덕원 : 그래~ 안다니까. 꽉 잡아! (확 밟기 시작)

현진 : 악! (하며 슬쩍 덕원의 허리를 감싼다)

 

 

60. 교문 앞. 낮

 

혼자 헬멧 쓰고 출발하는 원일.

 

원일 : 아.. 씨.. 왜 난 공부 잘하는 여자애들한테만 끌리지.. 아 진짜...

 

 

61. 돌다리. 낮

 

혼자 하교하는 정우. 빗방울이 뺨에 톡톡.. 손 내밀어 비 오는것 만져보는데..

초록우산의 아영이 총총 따라오던 모습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무너진 돌다리 잔해가 말끔히 사라진 개천.

 

정우NA : 언제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 이젠 내가 네 옆에서 힘이 되주고 싶다.

 

자전거 번쩍 들고 징검다리 건너는 정우.

중간에 잠깐 멈췄다가 다시 성큼성큼 정우의 교복 포켓에 아영의 사물함에서 발견한 수첩이 삐죽 보인다.

 

 

62. 서울 어느 SAT 시험장. 낮

 

시험보고 있는 아영. 얼핏 스치면 시험지 모두 영어고.. (SAT같은 시험 안내 포스터 보이고)

시험지 덮는 아영. 피곤한지 한숨.. 주변에 미친 듯이 문제 풀고 있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정우NA : 아영아, 잘.. 있는거니?

(E) 빵빵- 클랙션 소리, 도시 소음 먼저 흐르고..

 

 

63. 서울 아파트촌 전경. 낮 (여름)

 

고담시티처럼 유난히 아파트들 빼곡하고..

목동, 중계동처럼 촘촘한 학원 간판들, 많은 차들, 버스들 보인다.

 

 

64. 서울 아영 방. 낮

 

책꽂이로 빽빽한 아영방. 창 밖에 맞은편 아파트 복도만 보이는 답답한 느낌.

공부하는 아영의 뒷모습 피곤한지 고개 들면.. 감옥처럼 조각 하늘이 창문 너머로 보이고..

일어나서 책 챙겨 가방 싸는 아영 뒷모습. SAT, 유학영어 이런 유학 관련한 책들이다.

문 밖으로 초인종 소리, 뭔가 시끌시끌 소리 들리고..

 

 

65. 서울 아영 집 거실.

 

피아노(아님 뭔가 무거운 것) 들어내고 있는 인부들.

이쪽저쪽 지휘하고 있는 아영모. 남일군에서보다 밝고 활기차 진 모습이다.

아영, 방문 열고 나오고..

 

아영모 : 시끄러웠지 공부하는데? 이제 슬슬 정리할거 정리하려구. 이민 준비가 만만치가 않다.

            미안해 엄마가 신경도 많이 못써주고. (앞머리 넘겨주며)

아영 : 응... 나 학원 다녀올게. (현관으로 가는 뒷모습. 계속 얼굴 안보이게)

아영모 : (쫓아가며) 그래 그래.

아영 : ....

아영모 : (벌써 저쪽으로 가며) 뚜껑은 딱 고정시켜서 옮겨야 될 거 같은데요, 이사 오면서 뚜껑이 살짝 망가졌거든요..

            조심 부탁드려요.....

 

아영, 신발 신는데 TV소리 들린다.

 

송해(E) : 자~ 전국 노래자랑 남일군 편!

 

아영, 멈칫... 거실 들어와 TV앞으로 이끌리듯 가고... (여기부터 얼굴 보이는)

주방에서 인부들에게 음료수 대접하던 엄마, 응? 하고 쳐다본다.

거실 TV앞에 서는 아영.

TV속, ‘들으면 힘이 나는 뺀드’ 소개하는 부분이 나온다.

 

정우 : (마이크 대보고) 아, 아.. 흠흠.. 남일고등학교 1학년 최정우 (현진 나서서) 장현진, (돌아가며 소개한다) 임덕원,

         시... 신영복입니다! (영복이 제일 긴장)

 

아영, TV 속 친구들의 모습 한명 한명에 반가워 얼굴이 밝아진다.

 

송해 : 보니까 다들 악기를 하나씩 들고 나왔는데.. 기타 잘 쳐요 최정우 학생?

정우 : 아.. 아하하하.. 그냥.. 그래요.. (흐흐 웃고)

아영 : (TV속 정우가 웃는 모습에 따라서 자기도 작게 웃음..) ..하하..

송해(E) : 그럼 ‘들으면 힘이 나는 뺀드’의 노래를 들어볼까요?

 

아영, 가방을 멘채 허둥지둥 리모콘을 찾는다.

정우의 기타소리 첫마디가 들리고,

노래 '두근거렸지 누군가 나의 뒤를 쫓고 있었고...'

 

아영 : (벽걸이 TV앞에 노래부르는 정우와 마주선 느낌으로 서서 듣는다)

 

노래 '검은 절벽 끝 더 이상 발 디딜 곳 하나 없었지. 자꾸 목이 메어 간절히 네 이름을 되뇌었을 때..'

작게 흔들리는 아영의 눈동자, 상기된 뺨..

마치 현장에서 정우를 응원하듯 긴장하며 TV에 몰입하고..

주방 쪽에 있던 아영모, ‘아영아, 뭐해?’ 흘깃 보며 다가온다.

노래 '귓가에 울리는 그대의 뜨거운 목소리 그게 나의 구원이었어~

마른 하늘을 달려 나 그대에게 안길 수만 있으면 내 몸 부서진대도 좋아'

아영, 너무나 보고 싶었던 정우의 얼굴, 듣고 싶었던 노래인지...

정우에게 손을 뻗듯.. 리모콘을 들어 볼륨을 높인다..

정우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아영모 “아영아, TV 소리 좀 줄여. 얘~” “아니 얘가 학원 안가고 뭐해??”

인부들도 일하다가 이상한 듯 슬쩍 쳐다보고.

아영, 아랑 곳 없이.. 정우의 목소리만 들리는 듯 TV에 더 가까이 다가서고..

노래 '설혹 너무 태양 가까이 날아 두 다리 모두 녹아 내린다고 해도 내 맘 그대 마음 속으로 영원토록 달려갈거야'

정우의 노랫소리가 커질수록, 아영 얼굴의 미소가 밝아지고.. 리모콘 볼륨을 끝까지 높인다..

눈 감는 아영... 뺨 위로 눈물 한줄기..

‘양아영 너, 나랑 사귀자!’ 하던 정우와

글러브 낀 손으로 아영의 뺨을 붙잡고 바라보던, 떨리던 정우의 눈빛

‘아영아 뛰어! 내가 받을게’ 한밤중에 아영이를 업고 달리던 정우..

역호에 대해 물어보며 서운해 하던 정우의 얼굴

‘경기 속행이요!!’ 외치며 오뚜기처럼 일어나던 정우..

갈림길 저쪽에서 손 흔들며 뛰어오던 정우의 모습...

둘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길, 아영이가 자전거를 태워주던 것...

그리운 모습들이 감은 눈 앞에 흐르고..

감격한 아영이를 향해, TV 속 정우 더 힘차게 노래한다. “마른 하늘을 달려~”

아영모 “아영아 왜 울어?... 응?? 얘가 왜 이래.”

당황하는 엄마와 갸우뚱하는 아저씨들..

미소와 눈물, 감격으로 얼룩진 아영의 얼굴..

크게 울리는 정우의 노랫소리 따라 카메라 아파트 창 밖 하늘로 넘어가고..

복잡한 서울 시내에 울려퍼지는 노래소리

TV화면 속, 목이 터져라 노래하는 정우의 얼굴과

인기상을 받고 아영이를 향해 ‘양아영!’ 외치며 손 흔들던 모습이 겹친다.

“울먹임을 참고 남몰래 네 이름을 속삭였을 때 귓가에 울리는 그대의 뜨거운 목소리 그게 나의 희망이었어.

마른 하늘을 달려 나 그대에게 안길 수만 있다면......”

 

아영NA : ... 정우야.. 고마워.

 

 

66. 현재. 부임한 정우의 새 학교. 낮 (여름)

 

흐릿한 날씨.

창밖에서 보면 수업 받는 아이들. 몇몇은 졸고 있고...

아이들 별 집중 없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수업 하고 있는 어른 정우.

 

 

67. 학교 앞. 낮

 

현관 건물 복도를 나가려는 어른 정우.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내리는 비에 손 내밀어 보다.. 뭐하나 싶은지, 손 거두고 교문 향해 달린다.

 

 

68. 학교 앞. 낮

 

교문 밖 현판앞, 누군가 우산을 쓰고 서 있는 모습이 얼핏 보이고..

그 사람을 보지 못하고, 옆을 황급히 지나가는 정우.

 

(E) 최정우-

 

멈칫....!

우뚝 멈춰서는 정우. 잘못 들었겠지... 그냥 가려는데..

 

(E) 최정우-!

 

정우 천천히 돌아서는데...

주변 풍경이 모노톤에서 컬러로.. 따뜻하게 바뀌어 번지고..

우산 아래 얼굴 잘 보이지 않지만.. 단발머리의 한 여자.

 

정우 : (살짝 의아한 듯 하다가 놀라) 양아영?

 

조금 떨어져 마주 보고 서 있는 어른이 된 정우와 아영. (아영 얼굴 보이지않고)

비 내리는 교문 앞에서 두 사람 멀리 보인다.

 

 

69. 에필로그. 교실. 과거. 낮

 

담임(E) : 자. 우리 반에 오늘 새로 전학 온 최정우다...

 

정우, 인사하자. 관심 없는 듯 공부만 하고 있는 아영.

수정이 옆에서 쿡 찌른다. 아영, 고개 들면..

 

정우 : (무표정 건성으로) 안녕하세요 최정우구요... 잘 .. 부탁합니다. (꾸벅)

수정 : (쿡 찌르며 속삭) 반장, 쟤 좀 귀엽게 생기지 않았어?

아영 : (힐끔 보면, 무심코 둘러보던 정우와 눈 마주치지만 서로 이내 스친다)

 

새초롬한 표정의 아영, 뭔가 끄적끄적.. 사각사각..

뭔가 스케치하는 클로즈업에서.. 갑자기

 

(E) 양아영!

 

정우가 외치던 소리에, 그림 그리던 아영 고개를 들면!

59씬. 빈교실에서 수첩을 차르르.. 넘겨보고 있는 정우의 모습으로 연결.

정우, 눈물이 그렁한채 미소 가득해서 수첩 넘겨보고 있는데...

수첩 속 만화그림.

정우가 아영이에게 사귀자고 외치던 모습,

정우가 권투 하던 모습,

돌다리에서 뽀뽀하던 모습,

자전거 타던 모습..

두 사람의 추억의 모습이 움직이는 만화로 빠르게 흘러간다.

그 위로 “아영아! 양아영!” 서로 부르던 목소리 오버랩 되고..

빠르게 차르르.. 넘어가던 수첩 끝나면, 맨 마지막 장에 ‘비밀이야..’ 라고 써 있는 아영의 손 글씨.

<사춘기 메들리> 엔딩.

 

 

 

 

 

 

 

 

 

 

 

 

 

 

 

 

 

 

 

 

 

 

 

 

 

 

 

 

 

 

 

 

 

 

 

 

 

 

 

 

첨부파일 사춘기메들리4회.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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