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동화] 05
1 바닷가 (전회 연결), 낮
태석 준서 유미 함께 있는데.
뛰어와 준서를 확 안는 은서.
유미 : ! (준서 돌아보고)
태석 : 최은서!
준서 : (아직 멍한채로 은서란 말에) !
은서 : (뒤에서 울면서 안고 있는)
준서 : (놀랐다 목소리 떨린다) ...은서니? (돌아 본다) 은서야...
은서 : (본다 눈물차서) 오빠예요? 정말 우리 오빠 맞아요?
준서 : (은서다 눈물 고이고)
은서 : (반갑고 서럽고 확 얼굴 가리는 앉아 버린다) 오빠!
준서 : (어쩌지도 못하고 그대로 선채로 보는)
그런 두사람을 놀라고 어리둥절해서 보는 태석과 유미.
2 폐교 정자, 낮
아직도 어리둥절해 앉아 있는 태석과 유미.
각자 기분으로 앉아서.
지환 커피 들고 나온다. 두사람한테 권하고.
아직두 남아 있는 커피 두잔.
유미 : ?
지환 : 분위기가 이상해서 커피두 못 들여가겠어.
태석, 유미 : (동시에 본다)
지환 : 정말 있기는 있었네? (은서에 대해) 친척 동생이라면서? 잘 알아? 뭐하는 아가씨야?
유미 : (짐짓 웃는 도리도리 태석 본다)
태석 : 뭐하는지 알아서 뭐하시게요?
지환 : (이 자식 뭐야? 유미에게) 누구야?
태석 : 저 윤준서 친굽니다. 신유미 첫사랑이구 안에 있는 아가씨 애인이예요.
지환 : (무시하고 그냥 가버린다)
유미 : 지환선배~ (하고는 태석 보고) 태석씨 왜 그래요?
태석 : 귀찮잖아. 그렇잖아도 머리 복잡한데. (보고) 친척 동생 맞아?
유미 : 그렇게 들었어. (태석 보고) 정말이예요? 태석씨 좋아하는 사람 맞아?
태석 : (대답 없이 담배 꺼낸다 톡톡 그러다가 보고) 준서하고 둘이 대체 어떤 사이야? (힐끗 본다)
3 폐교 안, (준서 방이나) 낮
준서와 은서 두사람 앉아 있다.
마주 앉아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리웠던 세월만큼 어색하게.
준서, 은서 : 저기.. (그러다 마주 보고 웃고 만다)
두사람 : (가만히)
준서 : 몰랐어. 호텔에서 니가 내 잠옷도 챙겨주고 충전도 시켜주고 그랬던걸 알았으면. (잠기는)
은서 : 나도 몰랐는걸..요 (하다가 웃는다)
준서 : (잠시 그러다) 은서야... (목메어) 어떻게 살았니?
은서 : (멈칫 짐짓 웃으며 씩씩하게) 잘 살았어요. 엄마 오빠 다 잘해주고.
준서 : (오빠란 말에)
은서 : 우리.. 오빠 여전히 싸움하고 그래요 그렇지만 날 때리거나 그러는건 아니니까. (생긋)
준서 : 너 빚지고 서울 갔단 말 들었어.
은서 : 어.. (하다가 더 밝게) 가난하긴 했는데.. 원래 가난했잖아요.
그래두 엄마 오빠 가족들끼리 서로 돕구 잘 살았어요 이쁨 많이 받고
나 원래 여우잖아요. 행복하게 잘 살았어요 걱정했어요? 내 걱정 했어요?
준서 : (끄덕 끄덕)
은서 : (계속 웃는) 많이... 했어요?
준서 : 아주 많이.
은서 : (잠시 망설이다) 엄마 아빠는..? 아직 미국에 계세요? (눈물 고인다)
준서 : 건강하셔. 미국에 계시는데 곧 들어오실꺼야.
은서 : 보고 싶다. (준서 본다) ..보고 싶었어요. 요즘 생각 많이 났어요 이렇게 만나려구 그랬나봐.
(웃는) 반가워요 오빠 다시 못 볼 줄 알았는데. 다행이예요 정말 다행이예요. (계속 웃고)
준서 : (미어지는데) 은서야. (은서 손 잡고)
은서 : (끝까지 웃는) 다행이야.
4 폐교 준서방, 저녁
짐정리 대강 끝난 방안.
유미 마지막으로 자신과 준서가 찍은 사진을 놓는다.
유미 : (준서 들어오는 기척에) 갔어요?
준서 : 태석이가 바래다 준데.
유미 : 나 신경쓰지 말고 준서씨가 바래다 주지 그랬어요.
준서 : 됐어.
유미 : 이쁘고 착해 보이더라. (하다가)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반가웠어요?
준서씨 눈에 눈물까지 고였었어요.
준서 : (말없이 그러다가) 이상하지? 은..서.. 나한테 이제 존댓말 하네.
유미 : (준서를 본다)
준서 : (짐짓 싱긋 웃는다) 비행기 시간 괜찮아? 가기 전에 커피나 한잔 할까?
5 태석의 차안, 저녁
은서의 표정 달라진 어둡다.
태석의 차를 탄 은서.
태석 : ...(돌아 보고) 사촌 오빠라며?
은서 : (대강 알겠다) ...네.
태석 : 야 세상 좁네? (하다가 흘낏) 니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윤준서의 사촌 동생이라 이거지?
(끄덕) 다시 시작하자.
은서 : ?
태석 : 그동안 있었던 일 다 없던 걸로 해치우고 다시 하자구.
너하고 나... (헛기침) 우선은 니네 친척 오빠 제일 친한 친구로 안되겠냐?
은서 : ...
태석 : 그나저나 큰일이군. 준서가 너 호텔 짤린걸 알아봐라. 날 그냥 두겠냐?
은서 : ! (탁 태석 잡는) 오빠 한테 그런말.. 안했죠?
태석 : ?!
은서 : (본다 보다가) 나 실장님한테 해명 좀 해줄래요?
손님하고 아무일도 없었던 거라고 해명해 주세요 네?
나 호텔에 다시 들어 가야해요. 오빠한텐 그만두게 된거 알리고 싶지 않아.
태석 : 난 부탁 같은거 못해. (표정) 한번두 해본적 없어.
은서 : (본다 보다가 잡은 손 놓는) 미안합니다. (하는데)
태석 : (보는 결심) 중요해? 그게 너한테 중요한 일이야?
6 실장실, 저녁
현여사(수정)와 마주 선 은서와 태석.
태석 : (고개 숙인) 부탁합니다. 최은서씨 잘못 없어요.
수정 : (태석과 은서 번갈아보다가 태석에게) 그게 이제와서 무슨 상관이죠?
태석 : 그날 아무일도 없었다구 진짜예요.
수정 : (은서 노려보며) 최은서씨 내가 그날 일로 관두라고 했던가?
지금 대체 몇일째 무단 결근중인줄 알아? 남자 데리고 와서 시위하는 건가?
태석 : 뭐? 남자? 시위?
은서 : (태석의 말에 당황해서 태석 밀어내며) 나가요. 빨리 나가 주세요 손님~!
태석 : 아줌마. 얘 착한 애야. 그래서 내가 연애 좀 할려구 찝쩍였어. 그게 문제야?
그런게 무슨 문제야? 아니 연애한다고 짜르는 게 어딨어? 아줌만 연애 안해?
수정 : (얼굴 파랗게 질려)
은서 : 이러지 말아요! (태석 억지로 밀어내고 문닫는)
7 복도, 저녁
태석 밀려 나와서 쾅 문을 친다.
8 실장실, 저녁
은서 수정에게 애원하고 있다.
은서 : 죄송합니다. 이럴려구 그런게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수정 : 연애 좋아. 최은서씨 연애하고 싶으면 해. 대신 밖에서 해. 왜 회사에 폐를 끼쳐?
은서 : (수정 잡는다) 쫓겨나면 저 안되요. 그만두면 안되요. 잘할게요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네?
(하는데)
수정 : (한심하게 보다 나가면)
은서 : (다시 잡으며) 저 이거 관두면 안되요. 제가 잠시 잘못 생각한 거예요. 네?
9 메이드실, 저녁
수정 아는체도 안하고 지시하는데
은서 시트도 옮기고 챙기고 하는.
태석 바라보다 자기 때문이라 짜증난다. 머리 넘기며 후~ 하는.
10 호텔 외경, 밤
은서 걸어 나온다. 걸어 나와서 다시 돌아본다.
타박 타박 걷는 표정. 그러다 주저 앉는다. 힘들다.
11 폐교, 밤
준서 술 한잔 만들어 온다. 불도 안 켜고 창 밖을 본다.
수증기 어린 창을 뽀드득 닦아 보는 준서.
은서의 모습이 떠오른다.
준서 : (잠시 그러다) 은서야... (목메어) 어떻게 살았니?
은서 : (멈칫 짐짓 웃으며 씩씩하게) 잘 살았어요. 엄마 오빠 다 잘해주고.
준서 술 마시며 약간은 안도 약간은 슬픈 미소.
12 순임의 집 뒷방, 밤
은서 들어온다.
순임 자고 있다.
은서 잠옷 갈아 입고 이불로 들어가는데.
순임 : 니 오래비 혼자 길길이 뛰다가 나갔어.
은서 : (움찔) 나 오늘 여기서 잘게요.
순임 : (돌아 눕는) 무슨 일이야. 혹시 니 오래비가 너 끌고 그 김사장인지 뭔지 하는 놈한테!
하는데 확 문 열고 들어오는 종철.
종철 달려들어 은서를 붙잡으려는.
은서 엄마 하고 도망친다.
종철 : 거기서 너! 이년 거기 안서!!
13 순임의 집 앞, 밤
도망쳐 나오는 은서. 나오다 종철에게 머리 잡히고 만다.
순임 달려나와 은서를 막아 서는데.
은서 : 오빠 제발!
종철 : 그 자리가 어떤 자린데 사내 놈이랑 도망을 쳐 니가!
야 니년 때문에 내가 어떻게 된 줄 알아? 이제 배두 못타고 대체 어떡하란 거야. 엉? (한대 치는)
은서 : (나가 떨어지고)
순임 : 이 자식. 이 나쁜놈! 차라리 날 쳐 날 치라구! 이 자식 니가 사람이야 응? 사람이야!
종철 : 저리 비켜! (순임 밀치면) 너 어쩔거야! 엉?
순임 : (넘어지고)
은서 : (순임을 확 가리고 퍽 얻어 맞는)
순임 벌컥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확 은서 잡고.
종철 : 어쩔거야 대체 너 어쩔거냐구!! 차라리 죽어!
칼 들고 나오는 순임.
종철 주춤 왜 이래 왜!
순임 : 그래 죽자 너 죽고 나 죽자. (휘두르면)
종철 : 왜이래!! (하다가 안되겠자 뒷걸음 질) 너 두고 봐! (은서 보고 가버리는) 가만 안둬!
이웃 사람들 웅성 웅성 보고 있던.
14 순임의 집 은서방, 밤
은서 얼굴이 맞아서 벌게진 가방 싸서 옆에 놓고.
순임 : 어딜 가야 하는거냐? 응? (한숨)
은서 : (짐짓 웃는다) 걱정마 엄마. 나 친구 많은데요 뭐. 오빠와서 엄마한테 행패 부리면 어떡해?
순임 : (버럭) 지금 니가 내 걱정 할 때야?
은서 : (가방에서 지갑 꺼내서 돈 꺼내 놓는다) 엄마 이거 가지고 있어. 응? 오빠주지 말고 응?
순임 : (받아 쥐고 외면 한다) 그 얼굴 내일이면 멍질텐데..
여자 : (마구 두드리는) 종철이와 종철이. 종철이 온다니까.
순임 : 어서가 어서! 맞아 죽기 전에.
은서 : (겁난 얼굴로 후다닥 일어난다)
15 순임의 집 앞, 밤
도망쳐 나오는 은서. 신발 한짝 잃어 버리고. 정신 없이 뛰는 은서.
뛰는 은서의 얼굴.
16 거리, 밤
갈곳 없는 은서. 그러다가 전화를 걸어본다. 안받고 너무 늦었고.
그러다가. 혼자 스르륵 주저 앉는다.
17 폐교 앞, 아침
준서 일어나서 나온다. 운동 하러 나오는듯
그러다 어? 하고 보면 앞에 커다란 가방을 든 은서가 서 있다.
준서를 발견하고 막 손 흔들어 보인다.
신난 듯 다가 오는 은서. 피멍 선명해진.
은서 : 오빠.
준서 : (보고) ! (기막혀서 말도 안나오는) 은서야!
은서 : (멍든거 모르고) 일어났어요? 내가 너무 일찍 왔나?
준서 : 너.. 은서야. (멍으로 손 올렸다 다시 내리는)
은서 : 집에 오빠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엄마랑 오빠가 너무 반갑겠다구 몇일 다녀 오래요.
나 여기서 몇일만 같이 살면 안될까? 나.. 여기 있을데 있나요? (본다)
준서 : (알겠다 심호흡) 집에서 나왔니?
은서 : (멈칫 그러다 아닌척) 아니요. 아, 괜히 와서 오빠 걱정 시켰나부다. 그런거 아닌데 그냥 갈게요.
준서 : (잡는) 아냐. 아니야. (멍든거 보고)
은서 : (피멍 든 것 모르고) 그럼 있어도 되요?
준서 : (말 못한다) 그래. (은서 가방 받아든다 은서 손 잡고 끄는) 들어가자.
은서 : (딸려 가면서 준서의 뒷모습 슬퍼진다 손잡은거 빼려면)
준서 : (앞서 가며 손 안놓는)
18 폐교 준서방, 아침
약 찾는 준서. 급하고 손 떨리는. 찾다가 서랍에 쾅 손 찧는.
손 아프다 괴로운 표정으로
은서 : 우리 오빠 여전히 싸움하고 그래도 날 때리거나 그러는건 아니니까. (생긋)
쾅 서랍장 차는 준서.
19 욕실, 아침
은서 들어와서 욕실에 거울 보다 놀란다.
자기 얼굴에 멍 보고. 만져 보는 은서.
20 욕실 앞, 아침
나오는 은서. 욕실 앞에 놓인 바르는 약.
21 준서방, 아침
혼자 서 있는 준서의 뒷모습.
은서 약 쥐고 머뭇
은서 : 오빠.. 나..
준서 : (돌아본다) 어. (웃는)
은서 : 사실은 집에서 나왔어요.. 오빠랑 싸웠거든요
준서 : (본다)
은서 : 거짓말 해서 미안해요. (준서 보고) 그냥 생각이 나서 (말하기 힘든) 그래서..
준서 : 됐어. 그런말 안해도 돼. 같이 있자 응? 나두 너하고 같이 있고 싶어.
은서 : (짐짓 웃는)
준서 : (웃고) 잘 부탁한다.
은서 : (끄덕 그러다 참고 웃으며 끄덕인다) 몇일만이요.
22 폐교 은서 방, 오전
은서 대강 방정리 하고 짐 위에 놓고 밤새 헤매서 피곤한 듯 자고 있다.
준서 은서를 내려다 보는
준서 가만히 은서의 머리카락을 넘겨 준다.
준서 : 잘자.. 은서야. (목메여서) 잘 자란말 잘 잤냐는말 내가 그동안 제일 하고 싶었던 말이야.
옛 기억들이 물 밀 듯이 다가온다.
이름표를 바꾸는 준서,
은서가 사고 당하게 신애를 쫓아 앞으로 나가던 준서.
그리고.. 은서가 준서에게 헤어지자고 소리치던 장면까지.
준서 은서 본다.
준서 : 미안하다 다 내 잘못이야. 은서야.. 미안해.
23 선착장, 낮
준서 사람들에게 묻는 표정.
종철이 배에서 일하고 있다.
준서 종철을 보다가 종철에게 다가간다.
종철 ? 준서를 보는데 다짜고짜 확 한 대 때려 버리는 준서.
주먹 아플만큼.
종철 : ?! (확 일어나서) 어우 이게~! (하고 주먹질 하려다)
준서 : (눈하나 깜박 안하고 보고)
종철 : (멈칫 그러다 이상하다 주먹 내려놓는다) 너 뭐냐?
준서 : 윤준섭니다.
종철 : !
준서 : 은서 제가 데리고 있겠다고 어머님께 전해 주세요.
종철 : !! (준서 돌아서려는데) 야 너 그럼 혹시.
준서 : (확 멱살 잡고) 다시 한번만 은서한테 손대면 그땐!! (그러다 표정 눈 빨갛게)
종철 : (당황해서)
준서 : (확 놓아 버리고 돌아선다)
24 호텔 외경, 낮
25 골프장, 낮
기자와 걷고 있는 태석. 인터뷰 하고 있는.
기자 : 저번에 골프채를 집어 던지는 바람에 징계를 당하셨는데
이번 투어에 참여하는 각오를 좀 얘기해 주시죠?
태석 : 투어에 참여하는 각오하고 골프채 사건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딴청)
잘해야 잘하는 거죠 뭐. 그냥 저희 골프장 많이 애용해 달라는 기사나 실어 주세요.
기자 : (뭐 이런게 다 있어 하는 표정인데)
핸드폰 걸려 온다.
태석 까닥 해보이고 전화 받는.
태석 : 어 준서냐? (아예 일어서서 다른데로)
26 대학 외경, 낮
전화기 들고 걸어 내려오는 준서.
준서 : 그래. 잘지냈어? 안부 전화하는거야. (웃음) 오늘 첫 강의였어.
태석 : (off) 그래? 그럼 한잔 해야지.
준서 : 오늘? 오늘은 안되겠다. 한잔 할사람 따로 있거든.
27 골프장, 낮
태석 : 같이 살아? 정말? 정말 최은서하고 같이 산다 이거지? 알았어 한번 들릴게.
(탁 핸드폰 접는다) 좋았어. (씨익 웃는)
28 태석방, 낮
태석 테이블에 발 올리고 앉아서.
태석 : 내가 아무리 힘이 없어도 여기 직원 하나 자르는데 이 실장 한테 일일이 보고 해야 합니까?
비서 : 여긴 노조도 있고 직원들 눈치도 빤합니다. 최은서를 복귀시키려고 현실장을 짜르시는건.
태석 : (본다) 안된다는 겁니까?
비서 : (시선 피하는 표정)
태석 : (자세 바로) 너무 저 구박 안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비서 : (한숨 으쓱) 이런 방법은 있습니다. 현실장이 마음에 안드시면 다른 부서로 전보시키시던가.
태석 : 전보든 뭐든 내 눈앞에 안보이게 해주세요.
비서 : 알겠습니다. 처리하겠습니다. 다른 일은?
태석 : 없어요. (하다가) 아, 앞으로 씨자 붙여 주세요.
비서 : 네?
태석 : 최은서 말입니다. 최은서 씨라고 꼭 붙여 주세요.
준서 : (off) 은서야.
29 시장, 저녁
음식 사는 은서.
돌아보면 준서가 걸어 오는.
30 시장 길, 저녁
걷고있는 은서와 준서 두사람.
준서 : 뭘 그렇게 많이 샀어?
은서 : 맛있는거 하려구요. 첫 강의 축하 파티요. 아, 그 사람.. 약혼녀 말예요 그 언닌 요리 잘해요?
준서 : 글쎄 모르겠는데?
은서 : 디게 이쁘더라? 미국에서 같이 공부했어요?
준서 : (끄덕)
은서 : 그럼 신애 (표정 그러다가 웃으며) 하고도 친하겠네?
준서 : (본다) 어.. 다음엔 정식으로 소개 시켜줄게. 아직 제대로 설명도 못했다. 남들한테..
우리 뭐라고 해야하는 거지? (하다)
은서 : 사촌이라면서요.. 난 그게 편하던데. (잠시 그러다)
내 존재 오빠 약혼녀도 모르는걸로 봐서 비밀로 한거죠?
준서 : 그게.. 사정이 좀 있었어.
은서 : 신애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고. 그냥 다음달에 엄마 아빠 나오면 그때 얘기해요.
준서 : (끄덕 거린다 그러다가) 근데 은서 너.
은서 : ?
준서 : 왜 아직두 나한테 존댓말이야?
은서 : (표정) 어색해서요. 하두 오래되서. 나 옛날엔 반말 썼나요? (웃는다)
준서 : (보는)
은서 : (말 돌린다) 아, 신애는.. 잘 지내나요?
준서 : (뭐 끄덕) 성격도 대단하고 욕심도 많고 그래서 공부도 잘했어.
mba 따고 다음달에 같이 한국에 올거야.
은서 : (끄덕 끄덕) 아아~ 그렇구나. 근데 mba 가 뭐예요?
준서 : (본다 실수 했네 웃음) 경영학 전공했거든 경영학 석사 학위.
그러니까 경영학 배우면 주는 일종의 자격증 같은거 있어.
은서 : 아, 그렇구나 (끄덕 아무렇지도 않게 웃는)
준서 : (흘낏 가슴 아픈)
은서 : (바구니 들여다 보며) 오늘 저녁 맛있겠다. 요린 내 전공이예요. 실력을 보여 줄게요. (으쓱 웃는)
31 폐교 안, 밤
준서 은서 들어오는데 와 있는 유미.
앞치마 입고 음식 만들다가 돌아본다.
유미 : 준서씨 (활짝 그러다가 은서 보고) ?
은서 : (당황 한다) 안녕하세요?
유미 : (두사람 번갈아 보는)
32 폐교 주방, 밤
은서와 유미 준서 앉아 있다.
유미 자상하게 준서의 식탁을 봐준다.
유미 : 엄마가 너무 이것저것 많이 싸 주신거 있죠?
(보고 웃으며) 은서씨도 많이 먹어요. (자리에 앉는다)
준서 : 전화나 하고 오지 그랬어.
유미 : 놀래켜 줄려구요. (은서 보고 웃는) 놀러 온거예요? 몇일쯤 있을거예요?
은서 : (짐짓 활짝) 그냥 잠시만..
준서 : 아니. 그냥 내가 계속 데리고 있을까 해.
유미 : ! (의아해 은서 보고)
은서 : 오빠?
준서 : (웃는) 야 이렇게 해야 오빠 소리가 나오네? (은서 보고) 얘 마땅히 있을데가 없거든.
은서 : (창피하기도 하고 복잡한)
유미 : (놀랐지만 짐짓) 잘됐다 은서씨 그렇잖아도 준서씨 먹는거 사는거 다 너무 걱정 됐거든요.
부탁해요. (하고는) 이 김치는 은서씨가 담은 건가요?
은서 : 네.
유미 : (준서에게 귓속말)
은서 : (유미와 준서 본다)
준서 : (듣고 웃고) 맛있데. 가르쳐 달랜다. (은서 보고)
은서 : (짐짓 웃어 보인다)
33 길가, 밤
유미를 바래다 주는 준서.
유미 : 은서씨 같이 살게 된거 진작 말하주지.. 당황했잖아요.
준서 : 그렇게 됐어. 기분 나빠?
유미 : 아아니~ (웃는다) 동생이 와 있으면 나야 안심되고 좋지 뭐. 바람두 못필거 아냐.
준서 : (웃는) 없어도 못펴. 나 여자 사귀는 재주 없잖아.
유미 : (에이 하는 표정 그러다가) 주말에 속초 가는거 잊지 않았죠?
준서 : 어 참 그러네.
유미 : 가구는 벌써 들여다 놨데요.
준서 : 그래? (하다가) 정리 안해도 되는데.
유미 :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거예요. 어머님 아버님 오시기전에 집 정리하구 점수 좀 따려구.
(아 한다) 그래 그날 둘이 갈게 아니라 은서씨하구 태석씨두 같이 갈까?
준서 : 은서.. 하고 같이?
유미 : 그러구보니 은서씨 어릴 때 그집에 자주 놀러갔었겠네.
준서 : !
유미 : 왜요?
준서 : (표정) 아니.. 은서 아마 거기 가고 싶지 않을거야. 그냥 우리끼리 가자. 아니면 태석이랑 가던가.
(앞으로 휙 걷는)
유미 : ? (모르고 웃으며 탁탁 뛰어가 팔짱낀다)
34 폐교 준서방, 밤
신문(벼룩시장) 가지고 직업 찾고 있는 은서.
테이블 위에 준서와 유미 사진을 본다.
찬찬히 보다가 휴지 하나 빼서 깨끗하게 닦아준다
34-1 호텔 앞, 밤
준서 : (하고는) 들어가.
유미 : 아쉽다 좀 더 있으면 안되요? 은서씨 기다리나?
준서 : 어...
유미 : 아무래도 혼자 위험하겠죠?
준서 : 잘자란 인사 정돈 해야지.
유미 : (짐짓 서운한척) 겨우 인사하러 간다구요?
준서 : (표정)
유미 : (생긋) 봐줬다. (확 뽀뽀 한다) 그럼 가요.
유미 들어가는 것 보고 준서 보다가 돌아선다.
걷기 시작한다. 빠른 걸음.
34-2 폐교, 밤
커피 끓여 나오는데. 문소리 들리고.
은서 내다본다.
보면 준서 들어온. 준서 보다가 은서 발견하자 안심.
은서 준서 이마에 땀보고.
은서 : 어? 뛰어 왔어요?
준서 : 어? (피식 웃고 만다)
은서 : 왜요? 무슨 일 있어요? (한다)
준서 : 없어. (보고 웃는 그러다) 잘 자라구 ..이 말하려구.
은서 : (풋 웃는) ..잘자요.
준서 : (끄덕 들어가려면)
은서 : 오빠.
준서 : (돌아본다)
은서 : 나 참 좋아요. 오빠한테 잘자란말 할수 있어서.
준서 : (심호흡)
두사람 : (마주 보고)
35 폐교 외경, 밤
창밖으로 각자 방으로 가는 두사람의 모습이 보이고.
36 대학 강의실, 낮
어두운 계단 강의실 슬라이드 돌리고 있는.
찰칵 찰칵 넘기면서 미술사 강의 하는 준서.
강의실로 들어오는 태석. 맨 뒤에 앉아서.
불켜면 눈 마주치는 준서와 태석.
37 건물 입구, 오후
걸어 나오는 준서와 태석.
준서 : 웬일이야? 무슨 할말 있어 온거야?
태석 : (딴청부리는) 야 하늘 진짜 맑다. 가을 맞네.
준서 : 고맙다. 가을이란 거 알려주러 일부러 와 준거. 가자 차한잔 하자. (가는데)
태석 : (가는거 보고 부르려다 피식 웃고 따라간다)
준서 : 아 참, 이번 주말에 뭐해? 유미하고 속초 집 정리하러 갈껀데 같이 갈래?
태석 : 속초믄 니 고향집?
준서 : 응. 다음달에 다들 들어오시니까 먼저 정리해 두려구.
태석 : 은서도 그동네 살았냐?
준서 : ?
태석 : 너랑 같은 동네 살았냐구. (준서 시선에) 어 나 사실 너한테 할말 있어서 온거야.
준서 : (본다)
태석 : (씨익) 야 이거 쑥쓰럽네. (하다가) 은서한테 나 좋은 사람이라고 좀 얘기해주라.
한번 사귀어 볼 만한 남자라구.
준서 : (잠시 보는 그러다가 피식) 안돼.
태석 : 뭐?
준서 : 너 친구로는 괜찮지만 동생은 안돼.
태석 : 윤준서!
준서 : (걸어가며) 안돼. 은서가 얼마나 이쁜앤데 넌 안돼.
태석 : (따라 가며) 돼. 신애가 나 좋아한다 그럴땐 괜찮았잖아.
준서 : 니가 안좋아했으니까.
태석 : 윤준서! 아무리 동생이라두 니가 평생 끼고 살거냐?
(하다가) 은서 너 만나기 전에 40먹은 아저씨한테 팔려 갈 뻔한거 알아?
준서 : (우뚝 본다) ?
태석 : (확 앞으로 걸어나가며) 자식 그것두 모르면서.
하고는 세워둔 자기 차에 얼른 올라 탄다.
준서 : 그게 무슨말이야?!
태석 : (내다보며) 먼저 가는 사람이 임자라구. (출발한다)
준서 : 야 한태석! (하다가 대체 은서가 어떻게 산건가)
38 운동장, 황혼무렵
철봉하는 은서와 아이들
은서, 거꾸로 매달리기 해보이는.
아이들 와아! 하고 볼래? 은서 대롱 대롱 매달리는데.
어? 은서 거꾸로 보이는 구두
보면 태석이다.
어, 은서 철봉위로 휙 돌아 올라 간다.
은서 철봉 위에 자리 잡고
태석 씨익 웃는, 돌기 해서 철봉 위로 올라 간다.
아이들 한편에서 모래 장난하고 있고.
철봉 위에 나란히 앉아 있는 두사람.
은서 : 정말이예요? (돌아본다) 진짜?
태석 : 당연하지. 그러니까 호텔 나와.
은서 : 대체 어떻게 실장님을 설득했어요?
태석 : 어.. (말하기가 곤란하다)
은서 : 부탁했어요?
태석 : (말할까 말까 그러다 에이) 복귀시켜 달라며!
은서 : 부탁한거예요? 정말요?
태석 : (말 못한다) 다시 나올거야?
은서 : (잠시 그러다 끄덕) 고마워요. (보고 웃는다) 잘됐다~
태석 : (갑자기 웃는데 숨 막히는) 어.
준서 들어오다 은서와 태석을 본다.
황혼에 앉아 있는 두사람. 태석 탁 내려 선다.
태석 : (결심하고) 고마우면 밥 한번 먹자. 어때?
은서 : (본다 그러다가) 에이 기분이다 그러지 뭐.
태석 : (은서 웃음이 계속 눈부시다) 그러지 뭐? 참나 오빠 친구면 나두 오빠야!
(손 내밀어 내려주고는) 야 너 아무한테나 자꾸 웃지 마라. 응? (하다가 어? 준서 발견한다)
준서 : (웃는)
태석 : 어이 먼저 가는 사람이 임자라 그랬지? (씨익)
준서 : (은서 본다)
은서 : (무슨 소린가 보는)
준서 : (웃어주는데) 태석이가 뭐 이상한 소리 안했지?
은서 : (끄덕) 나 다시 출근하게 됐데요. 오늘 파티해요!
준서 : (태석 보면)
태석 : (뒤로 준서에게만 보이게 브이자)
39 폐교 마당, 밤
세사람 불피워 놓고 맥주 마시는. 건배하고. 즐거운 표정들이다.
준서 태석 은서의 한때.
41 메이드실, 아침
은서 출근한다.
은서 씩씩하게 들어와서 인사한다.
은서 : (명랑하게) 안녕하세요 (퇴근하는 사람들보고) 수고하셨습니다.
사람들 : (인사받지 않고 못본척 하는)
은서 : (냉담한 반응에 의아해하는)
강희 : (들어와서 앗) 은서다! (은서 껴안으며) 출근했네.
은서 : (좋아하며) 강희야~~!
42 객실 복도, 낮
은서와 강희 메이드용수레 끌고오면서.
강희 : 뭐어? (하고 보고 와서 또 팔짝 팔짝) 잘됐다 잘됐다 은서야! 정말 잘됐어 (글썽해져서)
은서 : 고마워! (웃는다)
강희 : 어우 준서 오빠.. 내가 얼마나 보구 싶어했는데 잘된거지 그럼~ (호호)
은서 : 뭐어? (요게 하는 표정으로 그러다가) 근데, 아까 분위기가 왜 그래? 현실장님도 안보이고...
강희 : 어머? 몰랐니? 현실장 수영장으로 갔어.
은서 : 수영장? 외부사업팀이잖아?
강희 : (목에 손갖다대고 짤린표시, 목소리낮춰) 이거지 이거.
은서 : (깜짝 놀라며) 왜?
강희 : 몰라. 들리는 말로는 새로온 이사한테 찍혔대.
은서 : (걱정스런 표정) 어머 어떡해? 나쁘다 그 이사.
강희 : 야 너한텐 잘됐지! 현실장 안짤렸으면 너 복귀됐겠냐? 그냥 하늘이 도왔다 하구 잠자코 있어.
사실 그래서 분위기가 이상한거야. 너하고 그 이사랑 그렇고 그런 사이란 소문두 있구.
은서 : 뭐어?
강희 : 말두 안되지. 니가 이사를 어떻게 아니? 웃기지?
은서 : 어떤 사람인데?
강희 : 우리 회장 막내 아들. 서울서 하도 사고쳐서 여기에 내려 보낸거래. 공공연한 비밀이더라?
은서 : 그래? (풋 웃는) 그런 사람을 내가 어떻게 알아?
강희 : 당연하지. 이름이 뭐더라? 한태석?
은서 : 누구? 한..태석?
태석 : (off) 최은서!
은서, 강희 (동시에 보면) : !!
태석 : 출근 했냐? 한참 찾았잖아. (다가오는데)
은서 : (다 알았다 표정)
43 호텔 일각, 낮
은서 가는데 태석 쫓아 온다.
은서 뿌리치고 가는.
태석 : 야 야 최은서!
은서 : 놔요. (가면)
태석 : 뭐가 문제야? 내가 이산게 뭐가? 이사라고 하는일도 없이 노는거 니가 젤 잘 알잖아?
은서 : (우뚝 돌아본다)
태석 : (보고)
은서 : 어쩌면 좋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고 잠시 착각했어요.
현실장님한테 부탁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부탁해서 나 다시 나오게 된 줄 알았어요.
태석 : 내가 사과 안했데? 누가 그래?
은서 : 누군지 아시면요 아시면 또 짜르시게요?
태석 : (표정) .. 그 여자가 그래? 어우 내가 이걸 그냥!
은서 : 나 당신 같은 사람 너무 잘 알아. 자신은 조그만 상처에도 펄펄 뛰면서 난리면서
정작 남의 인생은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아 버리는 사람. (표정) 경멸해요.
태석 : (상처 받았다)
은서 : (확 돌아서 간다)
태석 : (잠시 그러다가) 그래! 나 그런놈이야 남의 인생 안중에 없어.
앞에서 걸리적 거리면 짓밟고 나가는게 뭐 어때? 뭐 어떤데?
은서 : (확 돌아서 간다)
태석 : 좋아해!
은서 : (본다) !
태석 : (제길) 그래 좋아한다. 널 좋아해서 그런거야. 이제 됐냐?
은서 : (보는) ?!
44 속초 윤교수 집, 오후
준서와 유미 가구 들이고 있는 모습.
정리한 듯 양탄자 같은거 가지고 나와서 터는 준서.
어린시절처럼 마당에 테이블과 의자 놓고.
45 호텔 일각, 오후
은서 퇴근하고 있는데 ! 보면 태석의 차 기다리고 있다.
은서 걸어간다. 차 옆으로 지나치는데 문 여는 태석
태석 : 타라 데려다 줄게. (안타자 앞 보고) 여기서 또 이상한 꼴 보이고 싶지 않으면 타는게 좋을거다
은서 : (표정 그러다 올라탄다)
46 태석의 차안, 오후
태석 차 몰고 가고.
은서 묵묵히 흘낏 보는 태석.
태석 : 내가 한말.
은서 : 알아요. 홧김에 한말인거 이해해요.
태석 : !
은서 : 오빠한테도 얘기 안해요. 걱정마세요.
태석 : (보다가 확 차 돌린다)
은서 : ?! 뭐하는 짓이예요?
태석 : 말하러 가자.
은서 : ?
태석 : 내가 너 좋아하는거 너희 오빠한테 말하러 가자구. 그래야 믿을거 아냐.
은서 : (기막혀 보는) 이것 보세요.
태석 : 벨트 매. 속초로 가야니까
은서 : ?!
47 몽타쥬, 황혼
고향의 풍경들.
태석의 차 들어오고 있다.
눈물 참으며 은서 창밖 보고 있는 표정.
오빠하고 놀았던 냇가. 정미소. 같이 달리던 자전거길.
과거의 기억이 차창에 비친 은서 얼굴에 떠올랐다 지워진다.
태석 : 너두 여기가 고향이야?
은서 : (대답없이 창밖만 눈물 고여서)
태석 : 뭘 구경해? 멀지도 않은데 자주 안와봤어?
은서 : (혼자서 눈물 참는) 안 와 봤어요.
48 은서의 집, 저녁.
태석, 차 세운다. 내린다.
은서, 내리지 못하고.. 멍..
태석, 은서가 안 내리자 이상하게 생각하고 가서 직접 문 열어준다.
태석 : 다왔어. 처음 오는거 아니지?
은서 : (천천히 내리며) 아.. (눈 커진 채 글썽)
태석 : (은서돌아 보고) 좋지? 여기서 준서 중학교까지 다니다 미국갔대.
은서, 태석 따라 들어오면서 돌아본다.
눈물 점점 고인다.
태석 : 미국에 있을 때도 맨날 이 집 얘기만 해대서, 꼭 내가 살던 집 같다니깐.
은서, 끄덕끄덕하며 계속 멍하니 있는데..
테이블에 앉아 식구들이 과일먹던 일 회상,
준서랑 마당에서 뛰어 놀던 일 회상.
경하와 화초에 물 주던 일 회상, 그러다 물벼락 맞고..
현관문 열고 등교하러 나오는 준서의 모습..
은서, 눈에 눈물 고이는데,
그때 현관문 열고 나오는 준서,
준서 어? 은서 보는데.
은서 오빠..
결국은 확 주저 앉아서 눈물 흘리고 마는 은서.
유미 : (따라 나오다 보고) !
태석 : 어?
은서 : (운다)
준서 : 은서야... (보는데)
은서 : (터지고)
준서, 태석 : 윤은서! (하고 태석) 최은서! (하다 마주보는)
은서 : (울고 있는)
49 준서네 거실, 저녁
유미와 태석 걱정되서 이층 보고 있는.
태석 : (머리 긁으며) 어휴, 나 때문인것 같아.
유미 : ? (본다)
태석 : 고백.. 했거든
유미 : ?!
50 은서의 방 (신애의 방), 오후
은서, 본다. 방 전혀 달라져 있지만. 그래도 그립다.
또 뭔가 생각난 듯, 커튼 치우고 창틀 본다.
'윤은서의 방'이라고 삐뚤빼뚤 새겨놓은 자국 있다.
준서 : (off) 또 울어야지 그 생각했지?
은서 : (돌아본다)
준서 : 하나도 안변했네 그 생각했지?
은서 : (웃어 보인다) 바보 같이 울기나 하고 그 생각 했지?
준서 : ! (반말하네)
은서 : 얘가 반말 하네? 그 생각 했지?
준서 : (본다)
은서 : 이제야 은서 같네. 그 생각 했지?
준서 : (잠시 그러다 떨리는) 은서니?
은서 : 응. 오빠.. (눈물 가득 고여서) 오빠. 오빠.. 오빠.. (계속 오빠를 부르며)
준서 : (서서 같이 눈물 고여)
두사람 : (그렇게 서서)
51 강 가, 저녁.
유미와 은서 낚시 드리우고 있고.
준서와 태석 차에서 의자와 다른것들 꺼내며.
준서 : (놀라) 뭐라구?
태석 : 나 고백했어. 좋아한다구. 진심이라구.
준서 : 너...
태석 : 진심같은 거 갖기 싫었는데. 진짜다. 은서, 정말 좋아해.
준서 : (짐짓) 은서는 뭐래?
태석 : 아직은 뭐. (으쓱) 그렇지만 두구봐.
최은서를 행복하게 해 줄 남자는 나밖에 없다는 걸 보여줄테니깐.
어때? 나 은서랑 사귀어도 괜찮겠냐?
준서 : (피식) 내가 안된다면 안 사귈꺼야?
태석 : 절대 아니지. 니 허락받으려구 한 얘기 아니야.
그치만 한태석의 베스트 프랜드이자 최은서의 사촌오빠로서 팍팍 밀어 주는거지?
준서 : (웃어보이고 태석보고, 은서 쪽도 한번 본다)
낚시 어려워 하는 유미를 은서가 웃으며 도와준다.
유미 : 사촌오빠랑 워낙 친했나봐요?
은서 : (잠시 그러다 밝게) 네. (하고는) 어떻게 만나셨어요?
유미 : 뉴욕에서 같이 미술공부 했거든요. 전 원래 태석씨랑 친했는데, 태석씨 친구로 만나게 된거죠.
(풋 웃고) 첨에 얼마나 웃겼는데요. 밥 먹으면서 말도 한번 안시키길래
전 제가 엄청 맘에 안드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밥먹구 나서 갑자기
다음에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는거예요.
은서 : 그래서요? 뭐라 그러셨는데요?
유미 : 나무, 나무라 그랬죠.
은서 : (기분이 아득하다. 옛날 일 생각난다)
은서 : (회상) 나무! (사이) 한번 뿌리내리면 다시는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될거야.
유미 : 그게 첫 만남이었어요.
은서 : (쳐다 본다)
낚시 하는 네 사람.
샌드위치와 그밖에 음식들 먹는 네사람.
태석 : 오늘 그냥 여기서 놀구 자구 가자. 응?
준서 : 맘대로 해. 은서두 괜찮지?
은서 : (끄덕)
태석 : 근데 두사람 사촌이라면 어떻게 사촌이야? 친가야 외가야?
준서, 은서 : (마주 본다 그러다)
준서 : 뭐가 그렇게 궁금해?
유미 : 이름이 준서 은서 .. 친가쪽인가부다~
준서 : (웃고 말 돌리는) 아까 둘이 무슨 얘길 그렇게 했어?
유미 : 아~ 우리 처음 만난 얘기.
태석 : 어 그 얘기. (흉내) 다시 태어나면 나무가 되고 싶어요
준서 : (은서를 멈칫 본다)
은서 : (모른척 웃는)
태석 : 은서는 뭐가 되고 싶냐?
은서 : (잠시 그러다가) 오빠 동생이요.
준서 : !
태석 : 대단하네 대단해. 좋겠다 윤준서. (웃고)
태석, 유미 : (아무것도 모르고 웃고)
준서, 은서 : (먹먹해져서)
음식들 치우는 유미와 준서 은서.
태석 은서 끌고 간다.
태석 : 최은서! 내가 낚시 가르쳐 줄까?
은서 : 네? 아뇨.. (머뭇)
태석 : 일루 와봐. (손목 잡고 간다)
준서 : (그런 태석과 은서 본다)
은서와 태석, 강가에 서서 낚시하고.
가르쳐 주기는커녕 자기가 배우고 있는 태석.
유미 : 아 춥다. (하는데)
준서 : 어! (하고 자기 옷을 벗어주는)
은서 : (낚시하다 보고 옷 벗어주고 다정한 두사람 보는)
준서 : (은서 보고)
은서 : (시선 피해 다른곳)
유미 : (은서 보는 준서 보고)
태석 : (낚시 가지고 절절매고)
그렇게 네사람의 모습.
52 윤교수의 집 거실, 밤
샤워한 듯 나오는 태석.
유미 창밖을 보고 있다.
태석 : 준서 옷 있어서 다행이네. (하다) 어? 왜 혼자야?
유미 : 준서씨는 산책 갔는데 은서씨는 어딨는지 몰라요?
태석 : (도리 도리)
53 정미소 앞, 밤
준서 혼자 천천히 걸어 온다.
걸어 오다가 ? 앞 보면 은서가 정미소 앞에 앉아 있다.
준서 다가 와서 옆에 앉는.
은서 준서 보고 웃는다.
그렇게 마주 보고 웃는 두사람.
두사람 옛 기억처럼 앉아 있는데.
준서 : 여기서 너 참 많이 울었는데.
은서 : 내가 그랬나?
준서 : 없어졌다 싶으면 항상 여기 앉아서 울고 있더라구
은서 : 그랬어?
준서 : 그랬지. 이길로 매일 자전거 타고 지나 다녔다. 그치? 비오면 여기서 비도 피하고.
비 피하던 두사람 장난 치는 두사람.
은서 : ....그랬나?
준서 : (흘낏) 그것도 기억 안나? (장난처럼) 난 기억나?
은서 : (짐짓 웃는 그러다 손톱 톡톡 내려다 보며) 나 사실 기억 잘 안난다. 옛날 기억 희미해.
준서 : (아... 알 것 같다)
은서 : 기억 안하고 살려고 했거든. 그때 기억하면 너무 행복해서. 행복한 일들만 많아서.
이젠 아니니까 샘나서. 좀 샘이나서 잊어버리자 했어.
그러구 보니 나 정말 다 잊어버리고 살았네? 그치? (웃으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준서 : 은서야.
은서 : (잠시 그러다) 오빠 나 있지 나.. 힘들었어.
옛날 오빠하고 엄마하고 살던 좋았던 기억 같은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만큼 힘들었거든.
힘들었어.
준서 : (은서 본다)
은서 : (가만히 그러다 준서 보고 짐짓 웃는데)
준서 가만히 일어나서 은서에게 등 내민다.
은서?
준서 : 어디 한번 업어 보자 응?
은서 : ? 싫어!
준서 : 좋은말 할 때 업혀. 안 업혀?
은서 : (보는)
54 윤교수의 집 마당, 밤
태석과 유미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태석 : 아, 왜 이렇게 안오는 거야? 준서는 몰라도 은선 걱정 되네.
길로 누군가 들어오고 있다.
유미 : 은서씨..? (하다) 어머??
신애 : (보고 어머) 언니! (하다) 한태석! 태석 오빠!
태석 : 윤신애!
태석 어? 하는 사이 신애와서 확 태석에게 안기는.
55 길가, 밤
은서를 업고 오는 준서.
두사람 아무말 없이.
은서 : 안무거워?
준서 : 아아니~
은서 : 무거우면서.. (하다가) 나 이제 세 번짼가?
준서 : ?
은서 : 엄마 빼구. 유미 언니. 신애.. 그 다음엔 나지?
준서 : (표정 그러다가) 너 세 번째 아냐.
은서 : 세 번째두 아냐? 너무해.
준서 : (대답 안하고) 넌 넌 내가 이제 몇번째냐?
은서 : 당연한걸 뭘 물어.
준서 : 당연해?
은서 : 그럼! 당연히 첫 번째지.
준서 : (표정)
은서 : (자기도 좀 이상해져서) 이만 내릴래. 오빠 힘들겠다. (내리는 앞으로 걸어간다)
준서 : ...(가슴 아파서)
56 거실, 밤
거실에서 단촐한 짐 옮기는 신애.
그러다가 유미와 태석 두사람을 본다.
신애 : 사촌 사촌이라니? 사촌 누구?
태석, 유미 : ???
현관문 열리고 들어오는 준서와 은서. 다녀왔습니다.
세사람 돌아보는 표정.
신애 은서를 보고 은서도 신애를 본다.
두사람 마주 보면서.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