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미스 다이어리] 021 - 나도 선수가 되고 싶다
씬1/ 씬1/ 원룸 (D)
아흥~ 울음소리 내며 소파에 머리박는 미자.
쫓아들어와 미안한 반, 안쓰러움 반으로
그런 미자를 보는 지영.
지영 어떡하냐...
윤아 (머리에 수건말고 이 닦으며) 왜 그래 또?
지영 올드미스 다이어리 월화수엔 생방으로 한대.
윤아 (히익) 아니 쭉 녹음으로 잘 해오다가 갑자기 왜 생방이야?
지영 요즘 청취자들 녹음하고 생방 귀신같이 가려내잖아. 녹음 방송은 사기 냄새가 난다나...
윤아 밤 열두시에 방송하면? 새벽 한시에 퇴근하는 거야? 너(지영)두?
지영 난 아니구. 엔지니언 교체됐어. (미안한)
윤아 아주 그냥 처녀로 늙어 죽으라는 거구만. (쯧쯧) 안됐다 최미자... (화장실로 가고)
미자의 암담한 표정에
미자 (NA) 새벽 1시 퇴근이 문제가 아니다.
씬2/ 방송국 / 녹음실 안 +밖 (N)
시계 23시 59분에서 00시로 바뀌자,
시그널 뮤직 깔린다.
미자, 현우의 큐사인을 보며
미자 (떨떠름한) 최미자의 올드미스 다이어리...
뚱하게 멘트하면서
티 안나게 현우를 흘겨보는 모습에,
미자 (NA) 하루를 마감하고 새로운 하루를 맞는 걸, 늘 이놈이랑 하게 됐다는 거다. 흐윽!
타이틀 : 나도 선수가 되고 싶다
씬3/ 방송국 앞 (N) - ENG
적막한 밤. 아무도 다니지 않는 거리.
남/녀 (OFF) 수고하셨습니다. / 안녕히 가세요.
미자와 현우, 건물에서 나온다.
미자 (어색) 안녕히 가세요...
현우 (어색) 안녕히 가세요...
각기 찢어져 반대 방향으로 가는데
미자 (낮게) 싸가지. 나이를 먹어도 내가 세 살을 더 먹었는데, 니가 임마 누나~하면서 살갑게 했어봐. 내 우동이라도 한그릇 사주지.
현우 (OFF) 저기요.
현우 우동 드실래요?
미자 (으잉?)
씬4/ 포장마차 (N) - ENG
미자, 떨떠름하게 젓가락 뜯는데,
현우, 눈 내리깔고 건조하게 말하는.
현우 이 시간에 생방하라면 남자 못 만난다고 징징대는 여자 많은데 최미자씬 그러지 않아서 좋아요.
미자 (E) 욕을 해라 임마.
현우 노래 나갈 때 마다 전화 붙들고 사는 여자 많은데, 미자씬 전화도 안 오고... 새벽 타임에 제격인 거 같애요.
미자 (젓가락 놓으며, E) 흐응. 이 놈 끝까지 욕이다.
씬5/ 미자방 (N)
#미자, 엉덩이는 하늘로 치세우고,
침대에 머리 박고 용쓰다가
산발인 체로 똑바로 앉아...
미자 싸가지. 칭찬인척 하면서 욕하구... 아흐. (다시 고꾸라진다) 하긴. 일하다가 남자한테 전화 한 통 받아봤냐, 남자랑 약속 있어서 늦길 해봤냐, 주말에 녹음한다 그래도, 네에! 너~무 성실하게 살아줬으니까. (이리저리 뒤척이는)
#책상에 넋놓고 앉아있는 미자.
미자 여자로만 32년을 묵었으면 남자 후리는데 도가 터서, 선수 소리도 들을 법도 한데, 왜 나는 이러냐고요? 왜 나는 선수가 못 되냐고요.
씬/ 집 외경 (D)
씬6/ 마당 (D)
영옥과 영숙, 목장갑 끼고 청소하다가 말고
담을 사이에 두고 아줌마와 실갱이한다.
아줌 아까 할머니 따님이 치킨 시키면서 돈 없다고 오후에 받으러 오라고 했다니까요.
영옥 아 글쎄 내가 딸이 없다니까 그러네.
영숙 혹시 미자 말하는 거 아뉴? 우리 손녀?
아줌 아뇨. 손녀 말구요, 왜 나이든 딸 있잖아요.
영옥 내가 딸이 어딨어? 딴 집하고 헷갈리는 거 아냐?
아줌 아우 이 집 맞아요.
그때 혜옥, 닭다리 뜯으면서
베란다 창에 딱 붙어 멀뚱멀뚱 본다.
아줌 어, 저기, 저기 계시네 따님.
영옥과 영숙, 돌아보면 혜옥이다.
영옥, 기분 상해 팽! 돌아서는데
혜옥 (드르륵 창문 열고) 누구셔? 낯은 익는데...
씬7/ 거실 (D)
혜옥, 겁먹어 치킨 봉지 치우는데,
영옥, 열받아 들어오고,
영숙, 장갑 털며 뒤따라 들어온다.
영옥 너 내가 딴 건 다~ 까먹어도, 돈 꾼 건 까먹지 말라고 했어 안했어? 어? (꽥) 했어 안했어?
혜옥 (놀라서 찔끔)
영옥 사람이 돈 꾸고 안 갚으면 얼~마나 위신 떨어지는 줄 알어? (등짝 때리며) 나까지 위신 떨어져 이년아. 가뜩이나 니 에민 줄 아는데!
영숙, 거기서 푸! 웃음 터진다
영옥 (휘릭 노려보는) 웃었냐 지금?
영숙 (머쓱) 아니... 그냥... 언니 처녀적에 혜옥이 저거 들쳐엎고 다닐 때도 엄마란 소리 듣더만... 어떻게 머리 허애서도 같은 소릴 듣나...
영옥 (OL) 나도 기가 막히다, 나도! 처녀가 애 엄마란 수모 겪으면서 똥기저귀 빨아 키웠드니, 이 웬수덩어리 시집도 안가고 쭈그렁 밤탱이 되서도 내 옆에 들러붙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냐고.
혜옥 (샐쭉)
영옥 평~~생 이것들 건사하다가 인생 저무니.
영숙 이것들이 아니고 이거(혜옥 머리 밀치며).
영옥 김혜옥! 너만 없으면 내 인생에 트라블이 없어. (혜옥 머리 밀치며) 알어, 트라블?
혜옥 (주눅) 알지... 트라블...
씬/ 방송국 외경 (D)
씬8/ 몽타주 (D)
#방송국/녹음부스 안
성우들 더빙 중인데,
미자,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미자 (NA) 연애에 있어서 선수라는 건 어떤 걸까? 이쁜 여자들이 남자를 잘 꼬시느냐?
동균, 몰래 민지에게 귓속말 하는.
민지 도도하고 자신감에 찬 표정.
미자 (NA) 그건 또 아니다. 생긴 거랑은 별개의 문제다. 태생이 영악한 건지, 아니면 많은 경험에서 다져진 건지, 남자를 후리는 기술을 너무 잘 아는 것들이다.
동균에게 몰래 교태부리는 민지 보며
미자 (NA) 요런 것들!
#카페 (N) - ENG
미자, 멀뚱하게 한켠을 보고 있다.
미자 (NA) 기술을 알면 선수냐? 그건 또 아니다.
윤아, 왠 남자1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화를 나누는데 꽤 도발적이다.
(*이 회에서 윤아의 의상과 말투는
섹시하면서 단정하고 깔끔해야 한다)
미자 (NA) 과거를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자’는 본능에 이끌려 순간적으로 기술을 쓰는 게 선수다. (윤아 보며) 조런 것들!
남자1과 요염하게 얘기하는 윤아 보면서
미자 (E) 날아가는 남자도 떨어뜨리는 천부적인 선수, 오윤아. 과연 그녀의 노하우는 뭘까?
씬9/ 원룸 (N)
윤아 여러 가지가 있지.
스탠드 정도만 켜진 조명 아래서
미자, 집중해서 듣는데 반해
지영, 영 못마땅한 표정이다
윤아 어렸을 때 자주 쓰던 방법은, 맘에 드는 남자다 싶으면, 일방적으로 매일 전화해.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을 뚝 끊어버려. 그럼 백발백중 전화오더라.
지영 그렇게 사랑갖고 장난치다 큰코 다친다 너.
윤아 장난이 아니구 도전이야. 내가 갖고 싶은 남자를 가질 수 있나 없나 알아보는 도전.
지영 정말 내짝이면 가만~~ 있어도 오게 돼 있어.
윤아 그건 팔자에 돈이 있으면 저절로 부자된다고, 아무 일 안하고 가만~~ 있는 거랑 똑같은 거야. 사랑이든 돈이든 궁하면 찾아야지.
미/지 (절대 공감/공감하나 인정하기 싫은)
윤아 사랑을 찾으려고 애쓴다고 해서 싸구려 취급하는 건 바보들의 허영이라고 봐 난.
지영 (삐죽...) 네. (손바닥 보이며) 진도 들어가십쇼.
윤아 (미자 보며) 선수가 되려면 일단, 옷차림부터 바꿔줘야돼.
미자 어떻게?
윤아 바람을 입어.
미자 뭘... 입어?
(이하 상상 화이트 백)
#미자, 방안 가득 옷을 꺼내놓는 모습에
윤아 (E) 마음도 가볍게 몸도 가볍게, 바람처럼 살짝 띄워주는 옷을 입으란 말야.
#아래 대사에 맞게 옷을 골라내는 미자
윤아 (E) 검은색, 남색, 터들넥... 어둡고 답답한 건 다 버려. 사랑도 답답해서 안 와.
#미자가 입은 하늘거리는 옷자락 컷컷컷
윤아 (E) 랩 스커트, 플레어스커트, 블라우스... 될 수록 바람을 닮은 걸 입는 거야.
#하늘하늘 사뿐사뿐 스텝 밟아보는 미자
윤아 (E) 바람처럼 자유롭게... 선수는 자유로와되거든.
(다시 현실)
윤아 (손가락 튕기며) 자, 준비자세를 갖췄으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는 거야.
진지하게 듣고 있는 미자.
윤아 목표는 단 하나! (유혹하듯) 멋진 남자가 나한테 말을 걸게 하는 것!
미자 아아...
윤아 절대 니가 먼저 말을 걸면 안돼. 그건 선수가 아냐. 너한테 말을 걸게 해야돼. 어떻게 하냐면...
미자 (OL, 자신만만) 이건 내 쫌 알지.
미자, 턱을 괴고 다리를 꼬고 음침한 눈빛.
윤아 (한심) 선수되랬지 누가 싸구려 되랬니?
미자 (뻘줌. 단정히 자세 가다듬는)
(이하 상상 느낌 - 도심속 거리 일각) (D) - ENG
#강남 사거리처럼 사람들 많은 약속장소분위기
하늘거리는 옷이나 너무 소녀적인 분위기라
유치해 보이는 옷차림을 하고 있는 미자.
윤아 (E) 얘기꺼리로 삼을 수 있는 특이한 옷이나 악세사리로 시선을 끌고, (사이) 책이나 신문 보면서 심각한 척 하는 것도 좋아. 남잔 신문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거든.
#컷 튀면, 그 차림에 신문을 들고
심각해 하는 미자
윤아 (E) 거기에 자신의 취미를 나타낼 수 있는 걸...
#하는데 컷 튀면, 그 차림에
엄청 큰 스키 장비를 세워 들고
버거운지 비틀거리면서 신문보며
히익! 놀라는 오버 액션하는 미자.
윤아 ... (E) 정말 깬다!
#마치 깬다는 소리를 들은 듯
화면 속의 미자 풀 죽은 모습에서
화면이 와장창 깨지고 나면,
#화이트 백에 윤아가 서 있다. (상상 느낌)
세련된 차림새에 어깨엔 라켓 한손엔 책.
윤아 (E, 도도한 톤) 압도적인 분위기로 만만하게 보지 못하게. (유혹적인 톤) 그러나 갖고 싶게.
그때 남자2, 윤아를 힐끗 보는데,
윤아 (E) 이 남자다 싶은데 남자가 망설이는 게 보인다. 그럼 확실한 덫을 던지는 거지.
윤아, 슬쩍 책을 펴 드는데 거꾸로 든다.
남자2, 딴 데보다가 그런 윤아를 본다.
남자2 (쿡! 웃자)
윤아 (휘릭) 왜요?
남자2 (조심스레) 책을... 거꾸로 들고 계신대요.
윤아 아! 예. (고쳐들며) 생각중이라...
남자2, 윤아에게선 시선을 떨궜지만
재밌다는 듯 계속 미소띈 표정이다.
윤아 (새침하게 그런 남자 보면)
남자2 (지레) 죄송해요, 웃어서. 근데, 무슨 책이에요?
윤아 (회심에 찬 미소에, E) 이렇게 하란 말야.
씬/ 집 외경 (N)
씬10/ 할머니방 (N)
영옥 혜옥 영숙 순으로 자는데,
뒤척이던 혜옥, 옆으로 눕더니
손이 스윽 영옥의 가슴으로 간다.
자다가 떠덩! 그대로 눈뜨는 영옥.
미동도 하지 못한다. 몇 초 후.
간신히 혜옥의 손을 치워놓고
조용히 일어나 앉는다.
영옥 (앞머리 불어 날리는) 후... 이걸 팰 수도 없고.. 내 전생에 뭔 죄를 졌기에 (혜옥 보곤)이런 혹이 평생을 따라 다니는지... (한숨)
씬/ 원룸 외경 (D)
씬11/ 원룸 + 카페 (D)
#지영, 문 열어주면 동직 들어온다.
지영 (주방쪽으로 가며) 저녁은?
동직 (둘러보며) 혼자야? (달겨들어 뒤에서 안는데)
지영 (기겁하며, 작게) 안에 둘 다 있어.
동직 ..근데 왜 이렇게 조용해?
지영 수업중이야.
#윤아와 미자, 침실에 앉아있는.
윤아 니가 먼저 남자한테 말을 걸어야할 때도 있어.
미자 그건 싸구려로 보여서 안된다매?
윤아 싸구려로 안 보이게 접근하면 돼. 예를 들어서...
#카페(상상느낌). 멋진 남자3이 술잔을 기울이는데
윤아 (E) 정말 끌리는 남자를 봤는데,
#투 샷 잡으면 옆에 여자1 있다.
윤아 (E) 그 옆에 여자가 있다고 쳐봐.
#다시 원룸
윤아 옆에 버젓이 여자가 있는데, 너한테 먼저 접근하겠냐고. 그땐 승부수를 던지는 거야. 니가 먼저 다가가서, 조용한 호수에 돌을 던져주는 거지. (섹시하게 던지는 액션) 퐁~ 당~
미자 (따라하는) 퐁~ 당~
윤아 (깬다) 이런 건 안 따라해도 돼.
미자 (뻘쭘)
윤아 (다시) 일단 그쪽 여자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카페. 여자1, 일어나 화장실로 간다.
윤아, 회심에 찬 미소로 바라본다.
윤아 (E) 그 남자한테... 쪽지를 전해주는 거야.
#쪽지를 접고 들고,
남자3에게 다가가는 윤아의 모습에
윤아 (E) 내용이 중요해. ‘반했어요’ ‘만나고 싶어요’ ‘연락주세요’ 이런 흔한 말은 절대 금물이야. 그건 자신을 흔한 여자로 만드는 거거든. 은근~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내 뜻을 전하는 거야.
#윤아가 준 쪽지를 펴보는 남자3
<인써트 : 그냥... 느낌이 왔어요.
결례였다면 죄송합니다. 014-318-1004>
남자3, 걸어가는 윤아를 보는데
표정과 걸음걸이는 여전히 도도하다.
윤아 (E)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접근하는 게, 더 도도해 보일 때가 있지.
#화장실. 윤아, 벽에 기대어 있는데,
바로 전화가 온다. 여자1이 거울을 본다.
윤아 (회심에 찬 미소, 받는) 여보세요?
#카페. 여자1이 화장실에서 나오자
남자3, 여자1을 피하듯 일어나며 전화한다.
#화장실. 전화를 받는 윤아의 도도한 미소
#다시 원룸
미자 (넋나간) 멋지다...
윤아 김성호 걔 그렇게 잡은 거잖아. (대뜸 한쪽보며) 다 보인다!
#주방. 동직과 지영, 껴안고 있다가
뻘쭘해서 떨어지고는 괜히 우걱우걱 먹는.
씬/ 도시전경 (N)
씬12/ 카페 (N)
#미자, 한껏 도도한 포즈로 한쪽을 본다.
그쪽을 보면, 멋진 남자4 앉아있다.
카메라 그 옆을 비추면 여자2 있다.
미자, 한껏 도도한 포즈로 펜 뚜껑을
입으로 빼 물고는 쪽지에 쓰기 시작한다.
#쪽지를 남자4에게 주고 도도하게 나간다.
#벽에 기대어 있는 미자.
전화벨이 울린다. 회심에 찬 미소.
미자 여보세...
여자2 (F, 꽥) 야이 기지배야! 너 누구야?
미자 (으잉?)
여자2 (F) 뭐? 느낌이 와? 뭔 느낌? 내 살의를 느끼냐?
남자4 (F) 됐어. 그만 해애.
여자2 (F) 자긴 가만있어. 너 어디야? (꽥) 어디야?
미자, 후다닥 전화를 끊는다.
아... 미치겠는데 또 전화벨 울리는.
바로 끊어버린다. 돌아버린다 정말.
씬13/ 방송국 / 회의실 (D)
미자 (뚱) 저... 핸드폰 번호 바꿨어요.
뚱한 미자 주변으로
현우와 성우들 앉아있다.
영진 갑자기 왜? 점쟁이한테 남자 잘 붙는 번호라도 받아온 거야?
현후 (말 끊으며, 핸드폰 열며) 뭔데요?
전부들 핸드폰 열어 드는데
미자 공일사... 삼공오에... (불러주는 부은 표정에서)
씬/ 집 외경 (D)
씬14/ 할머니방 (D)
영옥 영숙 혜옥, 외출 준비중인데
영숙 왜? 아범이 못 태워다 준대요?
영옥 잔칫집 갔어 아범두.
영숙 아우 전철은 타지 맙시다. 멀어두 버스 타요. 나 계단 오르락 내리락 못해. (도리질) 무서무서.
영옥 (혜옥에게, 구박하며 으르는) 넌 오늘 알아서 잘 쫓아다녀. 신경 안 쓸테니까 알아서 쫓아다녀.
혜옥 (삐죽) 알았어요.
영옥 (나가려다, 휘릭) 너 집 전화번호 뭐야?
혜옥 (부은) 내가 애유? 아직 그런 거는 외워요.
영옥 그니까 뭐냐구?
혜옥 441014-223...
영옥 (쥐어박으며) 주민번호 말고 전화번호!
혜옥 (발끈) 아우 알어알어. 말이 헛나온 거야. 늙어봐요, 말이 생각대로 나오나.
영옥 (꽥) 여기서 어떻게 더 늙냐 이년아! 에으! 내가 저것만 없으면 인생에 트라블이 없어! 트라블이!
영옥과 영숙, 방을 나서면,
혜옥, 꽁알거리며 따라나서는.
씬15/ 버스 안 (D) - ENG
영옥 영숙 혜옥, 버스에 올라타는데,
자리가 하나 밖에 없다.
영숙 (자리 가리키며) 언니...
영옥 (영숙을 밀며) 앉어!
영옥, 곧장 하차문쪽으로 가서
덤덤하게 정면 보며 서 있는데,
혜옥, 양보를 바라며 이쪽저쪽 가서 서는데,
어떤 이는 자고, 어떤 이는 핸드폰 하느라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영옥, 그런 혜옥 보고는, 후...
못 본척 하려는데 안되겠는지
가서 혜옥을 잡아끌고 온다.
혜옥 (나름 열받아) 저런 싸가지 없는 것들. 노인넬 보고도 안 일어나?
영옥 (살짝 머리 툭 치며) 뻔뻔하게 자리 탐내는 니가 더 꼴보기 싫어! 국으로 가만있어!
혜옥 (씨이...)
씬16/ 원룸 (D)
미자, 거실에 떨거지처럼 앉아있고,
지영, 테이블의 지저분한 거 쟁반에 담고,
윤아, 외출 준비를 하며 나오며
윤아 (한심하게 미자보는) 나도 매번 성공한 건 아니지만, 너처럼 치명적인 실순 안해. 왜냐? 상대를 정확히 파악하거든. 사귄지 얼마나 됐는지, 현재 여자한테 어느 정도 애정이 있는지.
지영 자랑이다. (쟁반 들고 주방으로 가는)
미자, 더 듣기 싫은 듯 눕는다.
윤아 그래... 내 실수다. 남자 보는 눈부터 키워줬어야 되는데.
딩동~ 초인종 울리는 (SE)
윤아 (나가며) 누구세요?
미자, 목 빼고 보는데 눈 커지는
남자5 (OFF) 멀었어요?
윤아 (OFF, 상냥) 아뇨. 금방 나가요.
남자5 (OFF) 주차장에서 기다릴께요.
윤아 (OFF) 네.
윤아, 들어와 빠르게 준비하는데,
미자 (궁금하고 이상한) 저 남자 너랑 싸운 남자 아냐? 니가 몰래 자전거 훔쳐 타갖구?
윤아 센스가 빤스니까. 일부러 훔쳐 탄 거야, 바보야.
미자 일부러...?
윤아 남자가 나한테 다가올린 없고, 내가 다가가긴 자존심 상하고, 그럴 때 우연을 가장한 사고를 치는 거지. ‘어머? 내 자전건 줄 알았어요’ 아니면 ‘갑자기 자전거가 너~무 타고 싶어서요’
미자 (끄덕끄덕) 아...
윤아 (한쪽 보며) 넌 받아적어서 뭐할라구?
지영, 한쪽에서 받아적다가 뻘쭘.
씬17/ 뷔페집 앞 (D) - ENG
영옥 영숙 혜옥, 밝은 표정들이다.
한복 입은 중년들 모여 있고.
영옥 (친척에게) 우리 미자도 내년엔 보내야지.
영숙 그럼. 다음 잔치는 우리집이야.
혜옥 (OL, 둘러보며) 아 오줌 마려.
영옥 (깬다. 부드럽게) 그런 건 말이다, 속으로 생각하고, 조용히 처리하고 오는 거야. (무서운) 응?
혜옥 (삐죽이며 가는)
영옥 (또 밝게) 아우 이게 누구야? 오랜만이야.
영숙 오랜만이유.
씬18/ 버스 안 (D) - ENG
영옥,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있다.
평온해 보이는 얼굴.
그 순간 번쩍 눈을 뜬다. 떠덩!
영옥, 빠르게 휙 휙 버스안을 훑는다.
영옥 (일어나) 혜옥아~ 혜옥아~
영숙 (그 말에 철렁! 둘러보며) 혜옥아~ 혜옥아~
영옥 (애닳아 버럭) 혜옥아~~! (기사에게 소리치는) 세워요~ 차 세워~!
슬프고 다급한 음악 흐르면서
씬19/ 도로 일각 (D) - ENG
음악 이어지고, 급정거하는 버스.
그 버스에서 허위허위 내리는 영옥과 영숙.
영숙은 벌써부터 운다.
영욱 아우... (하다가 냅다 영숙을 쥐어박으며) 그니까 내가 잘 보랬지? 아이구... (뛰며) 혜옥아~
영숙 혜옥아~ 혜옥아~ (울며 영옥을 쫓아가는)
씬20/ 뷔페집 앞 (D) - ENG
영옥과 영숙, 휘휘 둘러보는데 아무도 없다.
영옥 혜옥아~ 혜옥아~ 아이구 이걸 어뜩하믄 좋아.
영숙 (휘청) 아이구...
씬21/ 거리 일각 (D) - ENG
그저 멍하게 쪼그려 앉아있는 혜옥.
너무 놀래서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혜옥 올 거야... 올 거야... (눈물 그렁그렁) 언니...
씬22/ 거실 (D)
전화받는 부록, 옆에서 보는 우현
부록 아니 그게 무슨 소립니까 어머님! 이모님을 잃어버리셨다뇨?
씬23/ 마당 (D)
나르듯 현관문을 튀어 나와
골목을 빠져 나가는 우현.
씬24/ 또 다른 거리 일각 (D) - ENG
우현, 이모님~하며 찾아뛴다.
뒤쳐져 혜옥아~하며 오는 영옥과 영숙.
우현 (영옥과 영숙 잡고) 이러다 두분까지 일 당하세요. 진정하시고 앉아계세요. 제가 찾으께요.
우현, 영옥과 영숙을 잡아 앉히고
다시 이모님~ 이모님~ 하며 사라진다.
영옥, 철퍼덕 앉아 기진맥진한 표정에
#10세 정도의 어린 혜옥 혜옥 (해맑게) 언니~ 난 평생 언니랑 살꺼야~
#10세 정도의 어린 혜옥 혜옥 (길 잃은 듯 엉엉 울며) 언니... 언니...
#현재 혜옥 혜옥 (애교톤) 언니 없음 내가 어떻게 살우?
영옥 생각하니 더욱 안타까운 듯
자신의 허벅지를 내려치며 아우! 아우!
씬25/ 거리 일각 (D) - ENG
혜옥, 아까 그 자세 그대로 쪼그려 앉아
서럽게 훌쩍이는데, 우현, 혜옥을 본다.
우현 (반가운) 이모님!!
혜옥 (반가워하지 않고 울며 쳐다보기만) 사돈...
우현 여기서 뭐하세요?
혜옥 (서럽게 울며) 언니... 잃어버렸어. (엉엉) 어뜩해. 이젠 집에도 못가고. 언니...
우현 (??) 저랑... 가시면 되잖아요.
혜옥 (어깨 들썩이며 흡흡하다가... 힘 빠지며) 맞다...
씬26/ 또 다른 거리 일각 (D) - ENG
영옥과 영숙, 전씬대로 앉아있는데,
영옥/숙 (눈 커지며) 혜옥아~
혜옥 (달려와 안기며) 언니~
영옥/숙 아이구~ 어딨었어? 아이구~
영옥 (냅다 등짝을 때리며, 꽥) 그니까 잘 보고 쫓아다니랬지~~!!
혜옥 언니...
영옥 (다시 안으며) 아우...
씬27/ 공원 일각 (D) - ENG
미자, 뿌듯한 표정으로 공원에 서 있다.
부감 샷으로 의욕에 찬 미자를 돌며
미자 (E) 그래. 내게 어울리는 남자는 외로운 늑대처럼 음침한 빠에서 독한 양주를 마시며 여자를 기다리는 남자는 아니다. (음~ 눈감고 심호흡) 밝고 건강한 남자...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는 남자...
자전거를 타고 미자 옆을 지나치는 남자들.
미자 눈뜨는데, 한 남자6이 눈에 들어온다.
회심의 미소를 짓는 미자.
그 남자6, 자전거를 세워두고 매점 혹은 화장실로 간다.
미자, 그의 자전거에 올라타고 달리기 시작한다.
남자6, 놀라서 뛰쳐나오고. 이봐요! 이봐요!
미자, 신나게 달린다. 남자6, 죽어라 쫓아달린다.
그러다 결국은 포기하는 남자6.
미자와 남자6 사이가 점점 멀어진다.
희망찬 음악에 열심히 페달을 밟는 미자.
미자 (E) 나도 이젠 선수다~~~!
씬28/ 경찰서 (N) - ENG
어떤 사무실 같은 느낌.
여러 사람들이 작게 웅성이는 소리.
카메라 훑다가 남자6에게서 멈춘다.
남자6, 11세 정도로 보이는 아들을 데리고
앉아서 조서 꾸미는 경찰에게 짜증스레
남자6 아니 화장실(매점) 갈라구 잠깐 세워놨는데 (한쪽을 가리키며) 저 여자가
한쪽에 찌그러져 있는 미자 모습에
남자6 (OFF) 우리 애 자전거를 그냥 냅다 타고 도망가더라니까요. 서래는 데도 안 서구.
미자, 무참해 눈물나기 직전인데,
여자3 뛰어 들어온다.
여자3 여보, 자전거 도둑 잡았어? 누구야, 누구?
결국 얼굴을 감싸 쥐고
울음이 터지고 마는 미자.
씬/ 집 외경 (N)
씬29/ 할머니방 (N)
한밤중. 혜옥, 곯아떨어져 자고 있고,
영옥과 영숙, 혜옥을 안쓰럽게 보는.
영옥 내 죽기 전에 이거 시집은 보내놓고 죽어야지, 싶다가도 이거 보낸다고 생각하면 눈물나고...
영숙 (눈물 찍는) 혜옥이 없으면 우리 둘이 쓸쓸해서 어떻게 살우? 난 못 살어... 언니 없어도 못살구...
영옥 (혜옥 얼굴 쓰다듬으며) 속 ?여도 건강하게만 내 눈앞에 있어. 에으, 오늘 얼마나 놀랬을 꺼야.
그런 할머니 셋의 모습에서.
씬30/ 경찰서 (N) - ENG
경찰과 남자6의 식구들끼리 얘기중인데,
뚝 떨어져 앉아서 눈치보며 전화하는 미자.
미자 (작게 짜증) 언제 와요? 미팅은 무슨! 대충 끝내고 오랬잖아요. 빨랑 와요. 와 보믄 알아요.
끊고는 슬쩍 시계를 본다.
<인써트 : 11시가 넘어가고 있다>
그때 미자의 핸드폰이 울린다.
핸드폰 액정 보면 <인써트: 싸가지>
미자,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미자 ... 여보세요?
현우 (F) 생방인데 여태 안 오면 어떡해요? 어디에요?
미자 (울고 싶은 난감한 표정에서)
씬31/ 경찰서 앞 (N) - ENG
적막한 경찰서 문.
정민, 다급하게 달려와 문으로 들어가려는데
어떤 남자와 어깨가 부딪힌다. 보면 현우다.
둘 건성으로 실례를 표하고 들어간다.
씬32/ 경찰서 안 (N) - ENG
미자, 뻘쭘해서 고개 푹 숙이고 앉아있는데,
줌 아웃하면, 양 옆에 현우와 정민 앉아있다.
경찰 앞에 앉아있는 쓰리샷에서
정민 (차분한 또 다른 면이 보이게) 훔칠 의도가 있었다면 굳이 그 자리로 다시 돌아오진 않았겠죠. 잠깐 타보고 싶었던 모양인데 선처 부탁드립니다.
현우 현재 성우고 신원은 제가 보장합니다. (시계 보며 난감) 지금 당장 생방송 들어가야 되는데.
정민 제가 정리할테니까 먼저 보내주시죠.
씬33/ 경찰서 앞 (N) - ENG
적막한 경찰서 문. 그 문에서 현우가 나온다.
걸어가다가 돌아서 문을 보는 현우.
그제야 미자가 쭈뼛쭈뼛 따라나온다.
현우 방송 늦어요.
그 말에 비굴하게 종종 걸음으로
현우를 쫓아가서 프레임 아웃되는 미자.
씬34/ 방송국 (N)
미자, 부스 안에서 방송중이고,
현우, 부스 밖에서 연출하고 있다.
미자 (대본 보며) 사랑하고 싶다고 칭얼대면서 혹시 방안에 가만히 앉아있진 않나요? 두려워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 저지르세요. 사랑은 저지르고 도전하는 자의 몫이니까요.
미자, 현우를 보면, 현우 음악을 키운다.
미자 (그제야 대본 툭 던져 놓으며) 웃기고 있네.
그런 미자를 보며 피식 웃는 현우.
씬35/ 포장마차 (N) - ENG
정민, 핸드폰에 문자 찍는 모습에
정민 (E) 방송국 앞 포장마차에 있어요. 끝나고 와요. 짝없는 사람들끼리 소주나 한잔 합시다.
다시 맛나게 우동을 먹는 정민의 모습과
#방송국 안의 미자와 현우 모습이 교차되고
#옥상에서 바라본 도시의 불빛이 보이면서.
F.O되면서 코드음.
씬36/ 에필로그 - 포장마차 (N) - ENG
F.I되면서
미자, 창피해 고개 푹 숙이고 있고
정민 (진지) 근데 진짜 자전거 왜 훔쳤어요?
미자 ...
정민 그 남자 꼬셔볼라구?
미자 아 아니에요~
정민 (안믿고) 근데.. 그 남자가 유부남이었던 거야.. 그치?
미자 (버럭) 아니라니까~ (술 원샷하는)
미자, 술만 들이키고 정민은 재밌다는 듯 웃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