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라 금순아] 034
#1. 집 근처 거리 (밤)
저만큼 장박 서 있다. 장박 가로등 아래 할머니의 포대기를 푸는 금순을 본다.
장박 : ......
금순 : 어 휘성아 졸려? 집 다왔어 엄마랑 금방 집에 가자...
(포대기 끈 풀어서 할머니 등 뒤에서 휘성을 가슴 마주하게 받아 안는다) 끙차... 이렇게 무거운걸....
할머니 너무 고마워. 허리 아프지?
할머니 : (포대기 접으면서) 내 걱정은 말고...낼 아침은 또 워찍혀?
금순 : 아침에는 괜찮겠지...걱정마세요. 정 힘들면 유모차 태워서 갈테니까.
장박 : (멀리서 가로등 아래 드러난 금순의 얼굴을 열심히 살핀다)....
할머니 : 아녀 그러지 말고 낼은 내 금아 보낼틴께 그런 중 알어.
금순 : 그러지마 짝은엄마 싫어해..(휘성이 추슬러 안으며)
할머니 : 내가 왕이여...그런중 알구 어여 올라 가.
금순 : (보다) 예...금아한테 고맙다구 꼭 전해주세요 할머니.
장박 : (살피는)....
할머니 : 알것어 어여 가.
금순 : 싫어. 할머니 먼저 가셔. 얼른...할머니 가시는거 봐야 나 갈꺼야.
할머니 : (보다)....그려 올라 가 그람.
할머니 손녀 보다 돌아선다. 할머니 일부러 뒤돌아보지 않고 휙휙 걷는다.
금순 그런 할머니 보다가.
금순 : 할머니 조심해서 올라가세요...할머니 오늘 너무 고마워...
할머니 뒤돌아보지 않고 손만 들어보이고 계속 휙휙 걷는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데리고 고생하는 손녀가 그저 한없이 짠하고 마음에 걸리는 할머니...
금순 등 뒤에서 그런 할머니 보다.
금순 : ....그새 또 더 마르셨네....등두 꾸부정해지구...(눈을 못 떼고 속상한)....
금순 보다가 뒤돌아서 걷는다.
장박 그모습 지켜보고 서 있다가, 금순이 걷자 거리를 두고 뒤따른다.
#2. 골목길 (밤)
금순 아기를 안고 걷는다. 저만큼 거리를 두고 장박 뒤따라온다.
금순 모른채 걷는다.
#3. 대문 앞 언덕길 (밤)
금순 걸어올라온다. 장박 모퉁이를 돌아나와 금순을 살피다 조심스럽게 뒤따른다.
금순 걸어올라온다. 금순 다가와 대문 앞으로.. 금순 다가와 대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간다.
장박 주춤해 거리를 뒀다가 금순이 들어가고 대문 닫히는 소리가 나면 다시 다가온다.
장박 조심스럽게 다가와 대문 앞에 선다. 장박 대문을 살피다 주머니의 메모지를 꺼내 대문의 주소와 확인한다. 일치한다.
장박 대문을 잠시 보다가.. 뒤돌아서 걷는다.
#4. 주택가 (밤)
장박차 주차되어 있다. 장박 차문 열고 탄다.
장박 차에 타고 잠시 보조석에 놓인 봉투를 집어들어 사진을 꺼낸다. 금순 사진이다.
장박 사진을 보다 집어넣는다. 틀림없는 금순이다.
막상 확인하고 나니 가슴이 후들거리는 장박.
장박 : ......
#5. 은주집 앞 (밤)
재희차 다가와 선다. 차안에 재희 은주 타고 있다.
재희 시동 끄고 싸이드 건다.
재희 : 오늘 고마웠다. 엄마가 많이 좋아하시는거 같드라.
은주 : 나두 좋았어....이상하게 편하구 좋드라. 우리 가족이랑 있는거보다.
재희 : (보는).....
은주 : ....우리 가족이랑 있다보면 내가 이물질 같을 때가 있거든...요즘 새엄마 아프니까 더 그래.
재희 : .....
은주 : 온 가족이 똘똘 뭉쳐 새엄마 걱정 뿐인데 나는 별로 그렇지 못하잖아...특히 은진이가 엄마 걱정이 끔찍해...
그제는 은진이가 언니 엄마딸 맞냐?며 막 뭐라대.. 걔는 내가 지랑 엄마가 다른지 몰라.
재희 : 아....
은주 : 나두 대충 엄마 엄마 살갑게 걱정하는 척 착한척 하면 되는데 그거 잘 못하겠어 위선적인 기분이라...
그래두 쪼끄만게 그럴 땐 기분이 별루 안좋아. 부당하게 비난받는 기분이거든.
재희 : 십몇년을 같이 살았는데두 아직두 그래?
은주 : (힐끔)....결국 오빠두 날 비난하는거야? 하긴 새엄마 들어오구부터 나는 줄곧 비난의 대상이었으니까.
재희 : .....
은주 : 위로는 안해주도 좋은데 비난하지마. 오빠한테까지 비난 받을 이유 없으니까. 가.
재희 : 왜 그래? 그냥 물어본거야? 니가 집에서 자꾸 그렇게 겉돌면 너만 더 외로울 꺼 같애서...
은주 : .....
재희 : 외로울꺼 아냐. 자꾸 이물질이다 느끼면...섞여봐 웬만하면.
은주 : ......
재희 : 어리다. 금새 뾰로퉁해서....오늘 못본 영화 내일 볼래?
오늘 엄마에게 고맙게 해준 보답으로 내일은 내가 풀코스루 모셔줄게.
은주 : (보다).....역시 내 느낌이 맞았어...오빠는 내가 외로운 앤거 알아줄지 알았거든.
재희 : ....
은주 : ....고마워....새엄마와의 관계에서 내가 가해자만은 아니라는거 누구 한사람이라두 알아줬으면 했어.
재희 : .....
#6. 화장실 (밤)
금순 세탁기에 세제를 넣고 뚜껑 닫고 버튼을 누른다. 세탁기 돌아가기 시작한다.
손빨래감(휘성이옷 한대야. 손빨래용 쉐터등 한대야) 한가득이다.
금순 고무장갑을 끼고 앉아 빨래를 시작한다. 빨래판에 대고 북북 문지른 후, 삶는용 찜통에 넣는다.
다시 하나를 꺼내 북북 문지르다 아차 생각난 듯 얼른 일어나 장갑을 벗고 후다닥 밖으로.
#7. 마루 (밤)
금순 나오면, 노소장 신문을 보고 앉아 있고, 정심 휘성을 보고 있다.
태완은 텔레비전 보고 있다.
금순 후다닥 정신없이 화장실에서 나와서 주방으로.
#8. 주방 (밤)
가스렌지 냄비(멸치국물)가 끓고 있다.
금순 후르륵 달려와 뚜껑을 열고 불을 줄인다. 펄펄 끓던 냄비가 진정된다. 다시 뚜껑을 덮는다.
금순 나가다 아차, 냉장고로 다가가 냉동실 열고 고등어 조기 꺼내 씽크에 올리다보면, 바닥이 너무 지저분하다.
금순 후! 씽크에 놓고 나가다 마루의 가족들을 본다. 금순 잠시 망설이다 다가간다.
#9. 마루 (밤)
금순 : (다가와 앉는다) 아버님 어머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노소장 : 그래?...태완이 텔레비전 꺼봐....뭔데 얘기해 봐.
금순 : 실은 부탁 말씀이에요....어머니는 다리 때문에 꼼짝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신데다, 제가 미용실엘 나가잖아요.
그래서 밤마다 한다구 하는데두 집안 일을 저혼자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요 아버님.
노소장 : 그래서?
금순 : 그래서 대단히 죄송한데요....아버님이랑 짝은아주버님께서 저를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정심 : (보는데)...
노소장 : 어떻게?
금순 : 지금부터 짝은 아주버님이랑 여기 마루랑 저기 주방바닥 청소를 좀 해주세요. 저는 그럼 손빨래 하구 음식 하구 할께요.
정심 : 뭐? 얘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야.
금순 : (보는).....
정심 : 얘가 진짜 오냐오냐 해주니까 상투 끝에 올라 앉으려구 드네.
노소장 : 가만 있어봐. 화부터 내지 말구.
정심 : 너무 기가 막히잖아요.
금순 : 어머니 도저히 혼자서는 다 못할꺼 같에서.
정심 : 시끄러. 아무리 그래두 그렇지 어뜨게.
노소장 : 왜 상황이 그러면 그럴 수 있어.
정심 : (본다).....무슨 상황이요. 세상에 어떤 상황이 며느리가 시아버지 일 시켜먹는 상황이 있어요?
오늘 정 다 못하겠으면 내일 하면 되는 거지 어떻게 지 직장 다니느라 바쁘니까 시아버지한테 청소를 해 내라 그래요.
노소장 : .....
금순 : 어머니 그런 뜻이 아니라.
정심 : (버럭) 아니긴 뭐가 아냐? 너 직장 다니느라 바쁘니까 일 도와달라 이 소리 아냐?
니 아버지는 그럼 일 안하시구 놀구 계시니?
금순 : 어머니 정말 그게 아니라.
정심 : (흥분해 큰소리) 아니면 너 태완이가 집에서 놀구 있으니까 우수워 보이니? 그래서 태완이 일 시켜먹자 이거야?
태완 : ......
금순 : 정말 그런 뜻이 아니에요 어머니.
정심 : (버럭) 그럼 대체 무슨 뜻이야!
노소장 태완 : .....
금순 : (정심 기세에 더 이상 말을 못하고).....
정심 : 세상에....내가 너 같으면 적어두 시어머니가 다리가 이지경이 났으면
일단 시어머니 다리 나을 때까지만이라두 미용실 나가는거 보류했을꺼다.
그래두 내가 암말 않구 참아줬드니, 집안 꼴 그지 꼴 되가는거 보구두 눈 딱 감구 참구 또 참아줬드니 뭐가 어째!
금순 : .....죄송해요 어머니....저는....
정심 : 기가막혀서...(심호흡) 하우....이러니까 가정교육을 보지.
금순 : (보는).....
노소장 : (힉 정심 본다).....
정심 : 너는 그래 니 할머니께서 너 그렇게 가르치시대? 일 하다 좀 힘들면 시아버지한테 청소두 시키구 그러라구 가르치셨어?
노소장 : (정심 화나 쳐다본다).....
태완 : (역시 엄마 좀 심해 정심 본다)....
정심 : (역시 화나 모른척 외면한다)....
금순 : ......
#10. 안방 (밤)
정심 화나 외면하고 앉아 있다. 태완 앉아 있고, 노소장 그런 정심을 보며.
노소장 : 사람이 왜 그래? 그게 뭐 그렇게 화낼 일이라구?
정심 : 그럼 화 안낼 일이에요? 시댁에서 시부모 모시구 산다는게 뭔데요?
뭐든 그렇게 저 하구 싶은 데루만 하구 살꺼면 여기서 왜 살아요?
노소장 : (보다)....그래 그렇다 쳐....그렇다구 거기다 대구 가정교육이 어쩌니 꼭 그소리까지 해야겠어?
사람이 아무리 화나두 여기서 막 치받쳐 올라두 마지막 순간까지 삼켜줘야 하는 말이 있는거야.
정심 : 나는 걔가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다는거 자체가 이해가 안간단 말이에요.
노소장 : 그게 뭘 그렇게 이해가 안가? 세상이 변했잖아. 요즘 남자들 죄다 집에서 여자 도와준다구 당신 입으로 했어 안했어?
정심 : (끝까지 금순이 편만 드는 남편 미워 노려보는데)....
태완 : 내가 재미난 얘기 하나 해줘요 엄마?
정심 : 갑자기 얘기 무슨 얘기야 너 니방으로 가.
태완 : 재밌어 한번 들어보세요....내 친구 형이 장가를 갔는데 형수가 딱딱 정확하게 가사노동을 공동분배 하자구 하드래.
그래서 형은 청소 설거지, 형수는 빨래 음식 이렇게 하기루 했다네. 이 형 가호에 살고 가호에 죽는 경상도 싸나거든.
처음에는 꾸욱 참고 하다가 어느날 설거지를 하는데 화가 팍 나드래. 그래 그랬다잖아. “내 이거 환갑 돼서두 해야 하나?”
그랬더니 그 형수가 왈.
정심 : .....
태완 : 그럼 환갑 돼서는 밥 안먹을꺼야?
정심 : (기막혀).....
노소장 : (역시 기막혀 듣다가) 들었지 요즘 세상이 이렇다잖아.
태완 : 그래 엄마 오늘은 엄마가 좀 오버한거야.
정심 : 시끄러! 너 니방으로 가. 당신두 나한테 뭐라구 할꺼면 나가요. 더 이상 아무 얘기두 듣구 싶지 않어. 다 필요없어.
#11. 화장실 (밤)
금순 빨래 하고 있다. 속상한 마음을 달래느라고 더욱 벅벅 문질러 댄다.
그러다 문득 허리가 아파서 아후...잠시... 그러다 다시 북북 빨래를 한다.
#12. 포장마차 (밤)
시완 혼자 앉아 술 마신다.
잔을 비우고, 소주병 들어 채운다. 시완 잔을 바라보다.
<인써트 - 은행에서 시완과 마주치자 웃던 성란 모습>
시완 : ...웃어.....(다시 들어 단숨에 원샷을 한다).....(다시 채운다)....
#13. 거리 (밤)
시완 걸어온다. 시완 애써 가슴을 가라앉히고 진정해 보려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시완 그러다 도저히 못참겠는.. 시완 멈춰선다...
시완 돌아서 도로에 나선다. 택시를 잡는다. 택시...
택시 손 흔들며 조금 위태로운 분위기로 택시를 잡는 시완.
#14. 성란 아파트 (밤)
시완 다가와 선다.
시완 성란 아파트를 올려다보며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 꺼낸다. 시완 전화를 건다.
시완 : ....나다....노시완....나 지금 니 아파트 앞이야. 잠깐 보자....그래 술 마셨어. 그러니까 잠깐 나와....(끊는다)
#15. 아파트 일각 (밤)
성란 다가온다. 시완 서있다. 성란 보다....다가와 선다.
성란 : 이렇게 늦은 시간에 찾아오고 그래? 술두 꽤 마신거 같은데.
시완 : 그래 꽤 마셨어. 마셨는데....취하진 않았어.
성란 : 취한거 같은데 뭐.
시완 : 안취했다니까.
성란 : 취한사람이 취했다구 하니?
시완 : (화나) 야 하성란!...너 내가 우습냐?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
성란 : .....
시완 : 내가 안취했다면 안취한거지 왜 자꾸 취했다는거야?
성란 : 너 진짜 취했구나. (하는데)
시완 : (와락) 너!....너 어떻게 그런 얘길 나한테 안할 수가 있어?
성란 : .....
시완 : 어떻게 그런 얘길...최소한 적어도 그런 얘기만큼은 미리 말해줬어야 하는거 아냐?
성란 : 말했잖아 아는지 알았다구. (하는데)
시완 : (큰소리) 그래!...처음엔 그랬을지 몰라. 하지만....시간이 지나면서 너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았어. 아냐?
성란 : 그래 맞어....어느 순간부터 니가 모른다는 거 알았어.
시완 : 그런데 왜 얘기 안했어....왜 얘기 안했냐구. (하는데)
성란 : (큰소리) 내가 왜 그런 얘길 너한테 해야하는데.
시완 : 뭐?
성란 : 내가 왜 그런 얘길 너한테 해야하냐구? 이건 내 사생활이야 프라이버시라구.
내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나만의 문제라구. 그걸 왜 내가 너한테 얘기해?
너는 그럼 만나는 사람마다 일일이 붙잡구 나는 과거에 누굴 만났구 어떻게 사랑했구 헤어졌구 그런거 다 얘기해?
시완 : (큰소리) 이게 그런 문제야! 니가 단순히 연애를 하다 헤어졌어? 너는 결혼을 했었구 이혼을 했구 거기다 애까지 있다며?
성란 : 그래. 그런데?
시완 : 그런데?...(성란 다시 목소리 커진다)
성란 : 그래 그런데? 그런데 왜 그런 문제를 얘기해야 하냐구? 우리가 첨부터 선 같은거 봐서 결혼을 전제로 만난 사이도 아니고,
니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도 나는 알 수가 없었구 그런데 니 감정 니 상태도 모르면서
나는 이미 결혼을 한번 했구 이혼두 했고 거기다 애까지 있으니 잘 알고 생각해서 나를 만나세요 했어야 했니?
모든 이혼녀는 첨부터 그렇게 윤허를 받고 만남을 시작해야 하는거야?
시완 : (와락) 윤허가 아니라...최소한의 정보지. 최소한 니가 어떤 여잔지는 알구 만났어야 하는거 아냐?
성란 : 정보? 내가 어떤 여잔진?....그래 알았어 미안해. 미리 사전정보를 충분하게 제공하지 못해서. 됐니?
시완 : ......
성란 : 미안하다구. 됐지?....나 이제 그만 들어가봐두 되지?
시완 : ....너.....너 뭐 믿구 그렇게 내 앞에서 당당해?
성란 : ......
시완 : .....너 내 앞에서 그렇게 당당할 만큼 내가 너한테 아무것도 아니었니?
진짜 말 그대로 단순히 부담없는 심심풀이 땅콩이었어?
성란 : ....가.. 늦었다....(돌아서면)
시완 : 야 어딜 가. 내 얘기 아직 안끝났어?
성란 : 너 지금 취했어. 다른 날 술 깨구 맨정신으로 얘기해...가...(다시 돌아서 간다)
시완 : 야...야 어딜 가. 하성란...야...
그러나 성란 뒤돌아보지 않고 총총 걸어간다.
시완 그런 성란 눈 튀어 나오게 화나 노려본다.
시완 : .......
#16. 마당 (밤)
태완 문을 연다. 시완 들어온다.
태완 : 술 마셨냐?
시완 : 어...자는거 깨웠냐?
태완 : 아냐 들어가....
#17. 마루 (밤)
빨래 건조대에 빨래 한가득 널려 있다.
시완 들어서 방으로. 태완 뒤따라 들어가려다 주방에 불이 켜져 있어 가본다.
금순 식탁에서 시금치 다듬다가 그대로 식탁에 엎드려 잠들어 있다.
태완 그모습을 보다가 다가온다.
태완 : ....어이...제수...제수.
금순 : (곤히 잠들어 깨어나지 못한다)....
태완 : ....어이...제수....
금순 깨어나지 못한다.
태완 보다 답답한...그냥 나간다... 그러다 다시 다가온 태완 안되겠는 듯 가까이 다가와 본다.
태완 그제야 살짝 옷이 들린 금순의 등에 드레싱을 본다.
태완 뭐야 이게 접착성이 약한 반창고를 슬쩍 떼서 보고 이런...다시 붙인다.
태완 : 이게 미련한거지 이래 갖구 일을 했단 말야....
(보다.....금순을 다시 한 번 흔들어보고 금순을 의자에서 번쩍 안아들어 방으로)....
#18. 금순방 (밤)
태완 들어선다. 휘성은 잠들어 있다.
태완 펴진 이불에 금순을 눕히고 이불을 덮어준다.
태완 그런 금순을 보다 이번엔 휘성이 이불을 여며주고...금순을 보다가...불 끄고 나간다.
#19. 화장실
재희 샤워부스에서 샤워 중이다..../
샤워를 마친 재희 가운을 당겨 입고 나온다/
거울 앞에선 재희 거울을 보다 스킨 집어든다/
#20. 재희방
재희 화장실에서 가운입고 머리 젖어 나온다.
오미자 문 열고 쥬스컵 들고 들어온다.
재희 : 몸은 좀 어떠세요?
오미자 : 오렌지 갈았어...(재희 받으면) 가뿐해졌어. 오랜만에 푹 잤드니 살 꺼 같애.
일어날 때 눈이 반짝 떠진게 얼마만이지 몰라.
재희 : (마시다) 그럼 그동안 잠 잘 못잤어?
오미자 : 그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엄마가 어떤지두 모르구, 엄마 우울증이야. 갱년기 우울증.
재희 : 갱년기가 이제 와? 폐경기 즈음해서 오는거 아닌가?...(하다) 엄마... 아직두 하세요?
오미자 : ....이래서 엄마한테는 딸이 있어야 하는건데....아무리 자식이래두 아들이랑은 못할 소리가 더 많어.
재희 : 엄마 나 의사야. 얘기해봐 어때서....엄마 아직두 해?
오미자 : (말 못하겠다)....그러니까 내 말은 요지는 그게 아니라 결론을 말하면....재희야 너 가능한 빨리 장가 가라.
재희 : 에?....갑자기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오미자 : 엄마는 며느리가 필요해. 이 넓은 집에 며느리 손주가 좀 복닥대면서 사는게 엄마 소원이야.
어제 은주가 와서 같이 저녁 해먹구 하니까 진짜 오랜만에 사람 사는거 같드라.
재희 : 어뜩하냐 나는 마누라 안필요한데.
오미자 : (보는)....너 왜 마누라가 안 필요해?...너 니 나이에 신체건강한 남자면 당연히 여자가 필요해야 하는데?
#21. 주방
노소장 정심 앉아 있다. 금순 식탁에다 쟁반에 담아온 국그릇 놓고 있다.
금순 : 어머니 좋아하시는 냉이국 끓였어요. 많이 드세요 어머니.
정심 : .....
금순 : 어제는 제가 너무 생각이 없었어요 어머니...이제 안그럴께요 화 푸세요.
정심 : .....
노소장 : (그런 정심 보다 얼른 먹어본다) 아 냉이국 시원하다...역시 봄에는 냉이국 이상이 없어. 먹어봐 당신 좋아하겠어.
금순 : 맛 괜찮아요 아버님? (힐끔 정심 표정 살피며)....
노소장 : 그래 아주 시원하구 맛있다...나는 맛있는데 우리 손여사는 어떤가 모르겠네. 당신 한번 먹어보라니까.
정심 : .....애들 나오면 같이 먹어요. 시완아 태완아 얼른들 나와.
노소장 : (표정으로 됐다고).....
금순 : (다행이다)....
시완 태완 다가와 앉는다. 시완 앉자마자 물을 따라 마신다.
정심 : 너 어제 술 마셨니?
시완 : 쪼금요.
정심 : (보다)...있잖아...(잡지 보여준다) 어제 우리 이거 봤다.
시완 : (보고 놀라운...받아서 본다)...
정심 : 요즘 니가 사귀는 아가씨라며?
시완 : (태완 본다).....
태완 : 왜? 맞잖아.
정심 : 굉장히 능력있는 아가씨드라. 너랑 동갑인데 벌써 회사를 운영하구... 학교두 너랑 같은 학교 나왔대?
시완 : ......
정심 : 그 아가씨 언제쯤 소개시켜줄꺼야? 우리 모두 목 빠지겠는데.
시완 : .....
태완 : 아 답답하네 말 좀 해봐 어디까지 진행 중인가? 내숭을 떠는 것두 정도가 있지.
시완 : (보다).....기대하지 마세요. 요즘엔 잘 안만나요.
정심 : .....안만나?...왜애?
태완 노소장 : ....
시완 : 하여간 안만나니까요 그런 줄 알구 관심 끊어 주세요...(먹는다)
정심 : (본다. 내심 크게 실망스러워)....
노소장 : ....
태완 : ......
금순 : (힐끔 그런 정심 본다. 왜 기분이 은근히 좋을까?).....
#22. 숙모네 마루
숙모 마루를 닦다가 화나 할머니에게 따진다. 옆에서 금아 난감하다.
숙모 : 금아가 왜 휘성이를 데리러 가요?
할머니 : 너두 어제 봤잖여. 금순이 허리에 생채기 난거.
숙모 : 그렇드라두 왜 우리 금아가 그집까지 가서 애를 데려오구 데려가구 하냐구요. 그집엔 사람 없대요?
할머니 : ....암만혀두 시댁식구 보담은 친정 쪽이
숙모 : 제가 금순이 친정 엄마에요? 어머니 저 금순이 짝은엄마에요 짝은엄마.
할머니 : .....
숙모 : 진짜 이해가 안가요. 아니 왜 우리가 그집 손주를 놓구 날마다 이렇게 분란을 일으켜야 하는거에요 어머니, 왜요?
금아 : 엄마.
할머니 : 나두 이해가 안간다 나두. 워쩌 한번을 그러구 그냥 넘어가는 뱁이 없이
사사건건 우리 금순이 일이라면 눈에 쌍불을 켜구 달겨드는지 니가 너머 이해가 안가.
금아 : 할머니.
숙모 : 어머니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구 한번 물어보세요 제가 이상한지 어머니가 이상한지.
할머니 : 아 뭐 자랑났다구 길가는 사람 붙잡구 우리집에 이러구 분란났다구 광고를 혀. 뭐 존 일이라구.
숙모 : 제말은요.
할머니 : 시끄러 그려서 니가 시방 나랑 끝까정 해보자는겨 뭐여.
숙모 : .....
할머니 : 암만 애비가 홀라당 다 해먹구 형편 무인지경으로 이지경이 났어두 나는 아직두 엄연히 니 엄니여 시엄니.
니가 금순이 짝은엄마면 나는 니 시엄니여 시엄니.
숙모 : .....
할머니 : (분해서 씩씩 울그락 불그락).....
금아 : (아후 진짜 괴롭다)......
#23. 숙모네 대문 앞
할머니 나온다. 금아 뒤따라 나오며 할머니를 잡는다.
금아 : 할머니 할머니....제가 다녀올께요. 화 푸시구 들어가 계세요.
할머니 : 놔 이거. 내 니엄니 꼴뵈기 싫어서라두 휘성이 데리구 하루 왼죙일 돌아다니는 한이 있어두
죽어두 집에는 안들어올틴께 그런중 알어.
금아 : 할머니 화 푸세요. 엄마가 일 떨어지니까 불안해서 그러시는 거에요. 엄마 이해해 주세요.
제가 얼른 가서 휘성이 데려올께요.
할머니 : ......
금아 : 예 할머니 얼른 들어가 계세요. 얼른요...(금아 할머니 떠민다)
할머니 : 월래 워쩌 이려 야가 시방.. 월래..월래...(하며 결국 들어간다)
금아 : 다녀올께요 할머니 화 푸세요...(들여다 보다 돌아선다...후...)
#24. 숙모네 마루
할머니 들어서면, 숙모 화나 씩씩대며 마루를 닦고 있다.
할머니 현관문 소리나게 닫고 들어선다. 숙모 힐끔 돌아보고 반응 없이 계속 마루만 벅벅.
할머니 끄응 엉덩이 붙이고 마루에 앉아 신발을 한짝씩 벌어 소리나게 탁 탁 소리나게 내려놓고 끄응 올라서 다가와 앉는다.
숙모 힐끔 보고 미워서 계속 아는척 않고 엉더이 씰룩대며 닦기만.
할머니 그 숙모의 엉덩이까지도 밉다.
할머니E : 저 엉덩짝봐 저거...저거 한 대만 찰싹 때려주믄 소원이 없것네.
숙모E : 그래 결국 우리 금아 보냈지. 노인네 다 쌩쑈라니까.
#25. 장박네 거실
장박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앉아 있다. 아침 프로그램에서 가족을 찾는 내용이다. 모녀 상봉이 나오고 있다.
은주 은진 계단에서 내려와 주방으로 들어간다.
장박 계속 앉아 있다가 다들 들어가면 주방쪽 힐끔 본다.
영옥E : 아빠는....
은진E : 텔레비젼 보고 계시든데. 아빠 식사하세요.
영옥E : 여보....
장박 : (대답 않고 주방쪽 힐끔)....
영옥 : (나온다)...여보 식사 안해요....
장박 : (짐짓 텔레비전만 보는척).....
영옥 : (보다가 다가온다)...여보?....(다가와 보고 표정 딱 굳는다)....여보!
장박 : (그제야 본 척 한다) 어....어...(얼른 리모콘 집어들고 끄고 일어난다)....나두 모르게 보고 있었네....(영옥을 보면)....
영옥 : 식사하세요. (찬바람 돌게 외면하고 주방으로).....
장박 : (그런 영옥을 살피다 뒤따른다).....
#26. 서재
영옥 생각에 잠겨 앉아 있다.
장박 문 열고 들어서 보고....문 닫고 다가온다.
장박 : 여깄었어...어디 갔나 했네?
영옥 : 뭐 해야 되요?....(일어나 나가려면)....
장박 : 여보....당신 화났어?
영옥 : .....아녜요...(끝까지 시선 안주고 나가려면)
장박 : 당신....잠깐 앉어봐...할 얘기 있어.
영옥 : .....(그제야 힐끔....다시 앉는다).....
장박 : 아까....그 방송을 보면서 문득 생각이 난건데.....당신두 한번 찾아보는 게 어때?
영옥 : (돌아본다. 눈빛이 차갑다 못해 싸늘하다).....누굴요?
장박 : .....누구겠어....당신....딸.
영옥 : (부르르 떨리는 마음 애써 참는).....
장박 : .....이제 제법 컸을꺼 아냐?....한 스물 서너쯤 됐을텐데....딸이니까 그 나이면 당신을 이해할 수두(하는데)
영옥 : (이를 악무는 기분이라 목소리까지 삐진다) 이해요! 무슨 이해요? 어떤 이해요?
장박 : .....
영옥 : 오늘 아침 당신 왜 이러세요? 내 앞에서 버젓하게 그런 프로그램을 보질 않나
십몇년 가까이 세상에 없는 애 취급하며 단 한번두 입에 담아 내어본 적도 없드니.
장박 : 그거는....당신이 너무 가슴 아파하니까.
영옥 : (벌떡 일어나며 와락) 누가 가슴 아파해요? 피를 토하지.
장박 : .....
영옥 : (흥분해서 계속 큰소리로) 누가 가슴 아파해요? 사람이 아닌데!....내가 사람이에요? 사람 아녜요 나.
그 어릿 핏덩어리 두구 도망나왔는데 내가 어떻게 사람이에요?
장박 : .....
영옥 : 그리구 당신두 내 핑계 대지 말아요. 나두 사람 아니라 가슴 아파 할 자격두 없지만
당신두 나 때문에 그애 없는 애 취급했던 거 아니잖아요.
당신 때문에 어머니 때문에 은주 은진이 때문(하다 갑자기 어지러워 그대로 픽 쓰러지듯 앉는다)
장박 : 여보...(다가와 잡으려면)
영옥 : (팔 들어 장박 손길 피하고 외면한다).....괜찮아요 나둬요.
장박 : ......
영옥 : .....나는....당신 믿었었어요.
장박 : .....
영옥 : .....정말 믿었었어요. 당신이 약속한 데루...내 아기 데려올 수 있을지 알았어요...
장박 : .....
영옥 : 내가 나는 못믿어두 당신은 믿었어요. 당신은 나같이 나약하구 죄많은 인간이 아니니까 강하구 곧은 사람이니까...
장박 : .....그때는....
영옥 : 그래요. 은진이가 갑자기 생겼죠.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도저히 얘길 꺼낼 수가 없었죠....
그래요 누굴 탓해요 내 탓이죠. 처음부터 핏덩어리 놓구 나 살겠다구 도망나온 내가 인간이 아닌데
누구 다른 사람을 탓해요. 그러니까.....
장박 : .....
영옥 : 다시는 그런 얘기 꺼내지두 마요. 병원에 있을 때 분명히 얘기 했어요. 내가 죽어두 그애한테는 알려서 안된다구....
이건 부탁이 아니라 경고에요.
장박 : (보는).....
영옥 : (일어나 돌아본다) 만약 다시 한번만 더 내앞에서 그런 얘기 꺼내면 나 당신하고 안살아요.
(단호하고 무섭게 장박을 보다 문으로)....
장박 : .....(문 닫히는 소리에도 움직일 줄 모른다).....
- 34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