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라 금순아] 054
#1. 마루 (밤)
정심 노소장 금순 태완 둘러앉아 저녁 먹는 중이다.
정심 마른 상태임에도, 파마 상태 여전히 빠글거린다. 정심 입이 잔뜩 나와서 밥을 먹고 있다.
노소장은 그런 정심의 머리를 볼때마다 자꾸 웃음이 나고, 금순은 있는데로 눈치가 보인다.
태완 : 엄마 마음을 다스려. 어쩌겠어 이왕 망가진 머리.
노소장 : 어때서 그래? 개성 있어 보이구 내 보기엔 좋기만 하구만.
정심 : (흘기는)....
노소장 : 당신 눈 돌아가 그러다.
금순 : .....어머니....누릉지 좀 해다 드릴까요?
정심 : 됐어....(못참고) 내가 그러니까 안한다구 안해? 안한다구 했잖아?
애가 느닷없이 쌩뚱맞게 파마하자구 달려들어 사람을 이 우수운 꼴 만들어놔.
하여간 내가 너 쌩뚱맞구 어이없는 건 예전부터 알아봤지만 그게 내 머리털까지 뻗칠 줄은 진짜 몰랐다 내가.
금순 : (눈치 보여서)....죄송해요 어머니. 저는 진짜루 어머니께 잘 해드리구 싶은 마음에....
정심 : 잘해줄 필요 없어 그러니까 누가 너보구 잘해달래. 그냥 하던데루 해 하던데루.
금순 : .....
노소장 : (금순 표정에 그만 하라고).....
정심 : 여자들 머리 망쳐 놓으면 얼마나 속상한지 알아요....알았어 됐어 밥 먹어.
금순 : ....예...
현관문 열리고 시완 들어선다.
시완 : 다녀왔습니다...저녁을 이제 드세요?
금순 : 아주버님 다녀오셨어요. 저녁은 드셨어요?
시완 : 예 제수씨 드세요.
노소장 : 시완아 이리와봐....니가 한번 객관적으로 봐라...니 어머니 머리 어떠냐?
정심 : 이이가.
시완 : (다가와 본다)......
정심 : 봐요 말을 못하잖아요.
시완 : 왜요 엄마 괜찮은데요. 좀 꼬불꼬불 하긴 한데...그다지 나쁘진 않아요....
금순 : (표정 좀 환해지려는데).....
정심 : 그래 너두 니 아버지 닮았지. 나 닮은 사람은 우리 태완이 하나라니까.
태완 : 안목이 그렇게 없냐? 그러니까 그런 여자한테 꽂혔지.
시완 : 뭐?
태완 : (아차)...농담이야...이 머리 이거 제수가 해준거야.
시완 : (그말에 금순 본다).....
금순 : .....
시완 : (주눅 든 금순 표정에)....괜찮아요 엄마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우리 제수씨 미용실 다닌지 얼마 되지두 않았는데 이정도면 훌륭하다.
금순 : .....
정심 : 그래 훌륭해....훌륭한 걸루 하구 그만 끝내....(먹는다)....
시완 : 옷 갈아입구 나올께요.
#2. 주방 (밤)
금순 차를 타고 있다. 시완 방문 열어보고 닫은 후.
시완 : 태완이 또 그새 나갔어요?
금순 : 예 뭐 살꺼 있다구요....아주버님도 차 한잔 타 드려요?
시완 : 아뇨 됐어요...이거 저 주구 제수씨 쉬세요. 제가 갖다 드릴께요.
금순 : 예...
시완 : (쟁반 들고 돌아선다.....저도 모르게 긴장되어 심호흡 난다).....
#3. 안방 (밤)
정심 노소장 앉아 있다. 정심은 여전히 거울 앞에서 머리를 들여다보며 속상하고, 노소장은 시사잡지를 보고 있다.
문 열리고 시완 들어온다. 시완 다가와 쟁반 놓고 앉는다.
시완 : 머리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정심 : (돌아보고 다가와 앉는다) 됐어 자꾸 얘기해야 뭐하겠어....(노소장에게 한잔 놔 주고 자신도 잔 들어 마신다)......
시완 : (차를 마시는 아버지 엄마를 본다....말을 꺼내려고)...아버지(하는데)
정심 : 시완아...(얼굴 보다가) 너 먼저 말해봐.
시완 : 아니에요 엄마부터 말씀하세요.
노소장 : 당신부터 말해봐.
정심 : 별거 아니구...내일 성란이 몇시에 온대?
시완 : .....아무래두 저녁 때 오겠죠.
정심 : 내일 성란이 올 땐 모자라두 쓰구 있어야 하나...
노소장 : 금방 자기 입으로 그만 얘기하자구 해놓구.
시완 : .....
정심 : 성란이가 디자이너 아녜요. 안목이 보통이 아닐텐데....
시완아 아버지는 니들 결혼하면 일년만이라두 데리구 산다구 하신다. 니 생각은 어때?
시완 : 아....아직 구체적인 얘기는 안해봤는데요....
정심 : (시완 표정에) 여보 시완이는 분가 생각했나봐요.
시완 : 아니에요 엄마 그런건 아녜요.
정심 : 아니야 시완아 나는 니들 분가했으면 좋겠어.
노소장 : 누가 평생 같이 살재. 일년만 같이 살자니까.
정심 : 일년이래두....
노소장 : 가족이 될려면 그정도 기간은 같이 살아봐야지...정완이 때두 내가 금순이 서울 집에 데려다 노면서
우리 집안 원칙이라구 큰소리 쳐 놨는데, 장남을 그냥 분가시켜?
정심 : .....
노소장 : 내가 정완이 그렇게 가구....차라리 금순이를 대전서 같이 살게 할 걸 얼마나 가슴을 치구 후회를 했는데...
정심 : .....갑자기 왜 그런 얘기는 꺼내구.....
시완 : .....
정심 : 그래요 그럼 성란이만 별 불만 없으면 일년만 같이 살아요. 그래두 장남인데 그렇게 하는게 시완이두 마음 편하겠죠....
그렇지 시완아?
시완 : 예....
노소장 : .....너 아까 하려던 얘기 있었잖아 해봐?
시완 : .....아.....갑자기 생각이.....
노소장 : 젊은 녀석이 벌써부터 그러면 어뜩해?
시완 : ......
정심 : 그럼 내가 먼저 얘기해두 돼?
시완 : .....예 하세요 엄마.
정심 : 나는 시완아 니가 결혼을 하구 새 식구가 들어온다니까 너무너무 좋다...너무너무 고맙구.
시완 : .....
정심 : 그래 오늘만 이 얘기하께....아버지랑 나는....정완이가 떠나구 늘 가슴이 너무너무 허전하구....
뭐라 말할 수 없이 쓸쓸했었어.
노소장 : .....
정심 : ......너나 태완이는 모를꺼야.....이거는.....같은 자식을 품은 부부만 알아.....
너 모르지? 그래서 니 아버지가 정완이 그렇게 가구 엄마한테 더 잘해주시는거?....
노소장 : .....
정심 : 니 아버지가 전엔 엄마한테 이렇게 살갑게 다정하셨니? 무조건 큰소리만 치구 내리누르기나 하구....맞죠 당신 그렇죠?
노소장 : 하려던 얘기만 짧게 해.
정심 : 그렇다는 얘기에요....그렇게 허전했던 자리 이제 새식구 들어온다니까 너무 좋구...
한번두 우리를 실망시켜 본 적이 없는 우리 자랑스러운 장남이 더할 수 없이 좋은 여자 골라서 장가간다니까
너무 고맙구 그저 감사하구 기쁘다구.
시완 : .....
정심 : ....너를 보면 시완아 엄마는 가끔 어쩌면 내가 저런 자식을 다 낳았을까 싶을 때가 있어....
고맙다 노시완 우리 장남!
노소장 : ......
시완 : ......
#4. 마루 (밤)
시완 문 닫고 나온다. 시완 끝내 말 못하고 나와서 마음이 한없이 무겁고 착잡하다.
시완 : ......
#5. 마당 (밤)
금순(머리 감고 머리 푼 상태다) 문 열어준다. 태완 들어온다. 대문 닫으면.
금순 : 어디 갔다 이제 오세요...한참 기다렸잖아요.
태완 : 왜?
금순 : 작은아주버님 내일 그 언니 인사 온단 얘기 못들었어요?
태완 : 들었어.
금순 : 그래서요....아주버님 내일 우리 그 언니께 사과하러 가요.
태완 : (보는).....
금순 : 그날 그렇게 헤어졌는데 내일 인사하러 왔을 때 마주치면 무지 불편하구 껄끄러울꺼 같에요.
아주버님은 안그러세요?
태완 : 그렇다구 뭐 굳이 거기까지 가서 사과를 해. 그리구 나는 사과할 맘두 없어. 마음에서 우러나야 사과를 해두 하지.
금순 : 우리가 분명히 잘못하긴 했잖아요.
태완 : .....요즘 심심찮게 머리를 풀구 다닌다.
금순 : 이거요....이거는 지금 막 머리 감아서...(하다 보는).....
태완 : 정신 사나워 풀어헤치지 말구 묶구 다녀...(들어가다)....
금순 : (어이없어 멀뚱멀뚱).....
#6. 입원실 (밤)
영옥 누워 있다. 눈을 뜨고 가만히 천정을 바라본다.
문 열고 장박 들어선다. 장박 다가와선다.
장박 : 깼어.
영옥 : .....예....
장박 : (천정을 가만히 보기만 하는 영옥을 보다 침대 머리 세워준다)....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 간신히 투석을 하기는 했지만
하루 더 지켜 보자구 하니까......얘기를 해봐 무슨 일인가? 말을 해야 알지?
영옥 : (눈을 꼭 감는다..참아보지만...목메이는 한마디).....내 아기 잘 자랐을 까요?
장박 : .....
영옥 : .....이제 스물 셋이 됐을텐데.....세상에서 젤 이쁠 땐데....뭘 하구 있을 까요?....학교 다닐까?....졸업반쯤 됐겠죠?....
아빠두 엄마두 다 죽은 지 알지만....그래두 내 아기 끔찍하게 아끼는 할머니가 계시니까.... 잘 자랐겠죠?
장박 : .....
영옥 :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한번 찾아보기나 할걸 그랬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재발하기 전에 한번 얼굴이라두 보구 올껄....한번 얼굴이라두....
장박 : ......여보....그럼 지금이라두(하는데)
영옥 : 안되요. 이제는 안되요. 이제는 무슨 일이 있어두 안되요.
장박 : .....
영옥 : 왜 안되는지 당신두 알죠? 이제 와서 이렇게 양쪽 신장 다 망가져서 그 애 찾으면
결국은 신장 내놓으라는 소리밖에 안되는거 알죠 당신두?
장박 : ......
영옥 : 어차피 내가 죽은지 알구 있는 애에요....차라리 잘됐어요....그냥 이렇게 영원히 저는 그 애한테 죽은 사람인게 나아요....
(눈 감는다, 후회로 가슴이 미어진다)... 얼마나 이쁘게 자랐을까요? 갓난 아이 때부터 이뻤던 아인데....
눈도 크고 코도 오뚝하고....나는 어떻게 그 핏덩이 어린애를 두고 도망을 나왔을까....
장박 : ......
영옥 : ......
#7. 숙모네 방 (밤)
이불 펴져 있다. 숙모 펼쳐진 이불에 기막혀 허공만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다.
할머니 문 열고 들어온다. 할머니 숙모 보면서 다가와 앉는다.
할머니 : .....구신두 무서 도망가겄어 워쩌 그러구 눈에 있는데루 핏발을 세우구 그러구 있어?
숙모 : 어머니 어떻게 금아가 나한테 저럴 수가 있어요?
할머니 : 자식이니께 그런겨. 자식은 원래가 부모 등꼴 빼믁고 애간장 다 녹일라구 태어나는 원수들 아녀.
숙모 : .....어머니 저는 지금 훈계가 아니라 위로가 필요해요.
할머니 : 위로받을 일두 없다. 이기 뭐 그리 대던한 일이라구 위로를 바려.... 지가 정 하기 싫다믄 할 수 없는거지.
그렇다구 금아가 워디 딴길로 새서 나쁜 짓을 헌다는겨 놀러나 댕김서 니 등꼴을 빼먹겠다는 겨?
취직해 너 돕겠다는거 아녀?
숙모 : 어머니 남의 일이라구 그렇게 말씀하시는거 아니시죠? 어머니 금순이 일이라두 그렇게 말씀 하시겠어요?
할머니 : 그려 내는 우리 금순이 일이라두 그려. 내는 원래가 지가 허기 싫은 일은 시키지 말자 주의여.
암만 한번 뿐인 인생인디 지 허구싶은 데루 하면서 살게 해줘야지 워쩌 죽어두 허기 싫다는 일 억지루 시켜쌌남.
그러믄 속에 한이 맺히는겨.
숙모 : .....
할머니 : 그라구 니는 안즉 멀었다...니 금아 땜시 속 썩는거 그거 내헌티다 대믄 새발의 피여. 뻔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거요.
애덜 말로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하는겨.
숙모 : 무슨 말씀이세요?
할머니 : 너, 하나밖에 없는 자슥은 있는 재산 없는 재산 다 말아먹구 날러 뻔지고,
서럽디 서러운 짐짝같은 존재 되야 며느리헌티다 얹혀서 눈칫밥 먹으며 살아봤냐?
숙모 : ......
할머니 : 손녀 하난 시집 간지 며칠 만에 남편 잃고 청상되야 여적지 석삼 년을 시집서 꼼짝달싹 못허구 살어두,
그거 하나 빼올 능력이 없어서 걍 손 놓고 구경이나 해봤어?
숙모 : .....
할머니 : .....이거는 아직 시작도 안헌겨. 내 기맥힌 얘기 허자구 들면 이 밤을 다 새고도 모잘라서 한달 보름은 날밤을 까야 혀.
내 한달 보름 날밤 까믄서 얘기 혀봐?
숙모 : .....제가 모르나요 알죠.
할머니 : .....웬만허믄 금아 지 하고 싶은 데루 허게 해줘....자식 이기는 부모 봤냐? 내는 본 적이 없다.
숙모 : 어머니.
할머니 : 지가 죽어도 싫다는데 워쩔껴? 핑양감사두 지가 싫으믄 못하는거 아녀?
숙모 : (야속한 듯 보다가)....어머니...어머니 말씀 틀린거 하나 없는데요 저는 그렇게 못하겠어요.
그러니까 앞으로는요, 다시는 제 앞에서 그런 식으로 말씀하지 말아주세요. 예?
할머니 : ......
숙모 : (팽해서 이불 뒤집어 쓰도 등 돌리고 눕는다)......
할머니 : (삐쭉.....보는).....
#8. 금아방 (밤)
할머니 문 열고 들어온다. 금아 책상에 앉아 있다. 면접에 관한 책을 보고 있는 중이다.
할머니 문 닫으면, 금아 그제야 돌아본다.
할머니 다가와.
할머니 : 뭐혀?
금아 : 낼 면접 대비해서 이것저것 보고 있는 중이에요.
할머니 : 그려두 씩씩허네? 엄미헌티 맞었다구 통파구 있을 중 알었더니?
금아 : ....엄만 어떠세요?
할머니 : 구신 본 사람 같어....금아야....너는 니 에미가 저러구 죽어도 싫다는디 기어이 니 뜻대로 해야겄어?
금아 : ....예....
할머니 : 그라믄....정 죽어두 해야겄으면 엄마헌티 워찍허든 허락을 받어.
한번 두번 열번 스무번 얘기허구 또 허믄 설마 안들어주겄어?
금아 : ....왜 그렇게 이핼 못해주시나 모르겠어요....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 건데....
엄마는 엄마 딸이 대단한지 아시는거 같에요. 저는 정말 별 볼 일에 아주 평범한 앤데...
할머니 : .....워느 부모는 안그러간...워느 부모든 다 지 자식이 최곤겨....
넘들이 뭐라구 허거나 말거나 내 눈엔 질루 이뻐 보이고 질루 잘나 보이는기 그기 부모구 자식인겨.
금아 : .....
할머니 : 그러니께 자꼬 말씀 드리구 또 말씀 드리고 혀. 이? 그려야 허는겨.
금아 : ....예...
#9. 메이컵 실 (밤)
은주 가만히 창가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앉아 있다.
깊고 깊은 상심에 빠진 은주, 차마 재희의 말이 믿어지지 않는다. 믿고 싶지가 않다.
<인써트 -
재희 : .....나 그애 정말 좋아한다.>
은주 심장이 타버리는 기분이다....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본다....미칠꺼 같다.
#10. 은행 건물 로비
시완 걸어나온다. 한쪽에 다가가 서서 잠시...휴대폰 꺼내 전화를 건다.
시완 : ....나야....뭐해? 점심은 먹었구?......아니 말씀 못드렸다....어 못드렸어 얘기를 꺼낼 분위기가 못되서.....
그래서 오늘 예정대루 인사 오라구....엄마가 너 언제 오냐구 좀 전에두 전화하셨드라. 많이 기다려 지신대.
#11. 인테리어 사무실
성란 : (자리에서 전화중).....그래...알았어 그럼 인사 가야지....이쁘게 하구 왔지....
차 갖구 왔니?...알았어 그럼 내가 픽업 갈께....은행 앞으로 7시....그래 이따 봐....(끊는다)....(잠시).....
(그러다 도면 들고 일어난다) 수정씨 이 도면 대폭 수정 해야겠는데...(다가가려는데)
입구에 금순이 들어선다. 성란 금순을 알아본다. 좀 놀라운.
금순 둘러보다 성란을 본다.
금순 : (바짝 긴장해서 목례한다)....
성란 : (가볍게 목례 받고 다가가는).....(다가와 선다).....나 만나러 왔어요?
금순 : .....예....안녕하셨어요?
성란 : .....예....금순씨도 잘 지냈어요?
#12. 우동집
성란 금순 우동 놓고 마주앉아 있다.
성란 : ....어떻게 연락두 않구 나 없으면 어뜩할려구요?
금순 : 전화 드리구 싶었는데....아주버님께 번호를 물어볼 수가 없어서요....
그럼 저번에 저랑 작은 아주버님 찾아와서....(무안하다)....너무 예의없이 굴었던거 말씀 드려야잖아요.
성란 : (보는).....
금순 : 그날....그일 사과 드리구 싶어서요....죄송했어요.
성란 : ......
금순 : 저희가 오해를 해서....많이 황당하셨죠?....
성란 : 황당하기야 했죠....했는데 한편으로 이해해요. 가족인데....
내가 어디서 당하구 들어오는건 참아두 또 가족이 그러는건 못참잖아요?
금순 : 맞아요. 제가 그런 일 당했으면 저 그날 안그랬을꺼에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아주버님이 그렇게 힘들어 하시는거 보니까....(하다) 그래두....그러는건 아니었는데....
성란 : (빙그레) 귀여웠어요 금순씨.
금순 : (보다 긴장이 풀어지며 배시시)....고맙습니다 언니...저 여기 오기 전에 많이 쫄았었어요.
언니가 혹시라두 막 화내시구 사과 안받아주면 어뜩하나 하구요.
성란 : .....
금순 : 아 그리구요.....저희 작은 아주버님두 같이 오구 싶어 하셨는데요 아주버님이 갑자기 급한 볼일이 생겨서요.
성란 : 거짓말 서툰거 알죠?
금순 : .....
성란 : 그렇지만 태완씨한테두 별 유감 없어요. 동기가 순수했구 다 지난 일인데요. 전혀 신경쓸꺼 없어요.
금순 : 어머님이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어요...어머님이 저번에 언니 만나구 와서
언니가 너무 쿨해서 좋다구 하셨거든요...언니 진짜 쿨하구 너무 좋은 분 같에요.
언니같은 분이 저희 아주버님이랑 결혼한다니까 너무 좋아요.
성란 : 좋게 봐주니까 나두 좋은데....너무 그렇게 단숨에 후한 점수는 주지 말구요.
사람이 그렇게 한순간에 다 보이는건 아니니까...
금순 : (보는...알듯도 모를듯도 하다)....(이내 웃는다)....
성란 : 들어요....
#13. 미용실 앞 거리
금순 달려온다. 금순 빠르게 달려와 입구로 들어간다.
#14. 미용실
금순 들어서 재빨리 윤소란에게 다가온다. 윤소란 가위 점검하고 있다.
금순 : 선생님 다녀왔습니다.
윤소란 : 왔어. 예약 손님 올꺼니까 준비 해.
금순 : 예 선생님...(얼른 탈의실로).....
혜미 : (보다 다가와) 선생님 나금순한테 왜 그렇게 자주 외출을 허락해 주세요?
윤소란 : 나는 특별히 나금순한테만 외출 허락한 적 없는데. 내가 정한 원칙 안에서만 허용해 주구 있어.
혜미 : ....저는 외출 신청 한번도 한적 없잖아요?
윤소란 : 대신 혜미씨는 하루 휴가를 쓰잖아. 금순씨는 휴가를 쓰지 않는 대신 쪼개서 외출을 쓰는거구. 그래두 불만 있나?
혜미 : .....
#15. 탈의실 (혹은 직원실)
금순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금순 사물함 문을 닫고 돌아서는데 혜미 문 열고 들어온다.
혜미 : 너 어디 갔다왔어?
금순 : 내가 어디 갔다왔는지까지 일일이 선배한데 말해야 해요?....볼일이 있으니까 나갔다 왔죠...(나가려면)
혜미 : 너 나한테 그렇게 뻣뻣하게 뻣댈 입장이 못될텐데.
금순 : (힐끔....치이 무슨 소리야 다시 나가려면).....
혜미 : 휘성엄마!
금순 : (쿵).....
혜미 : 휘성이 몇 살이야 휘성엄마!....
금순 : (쿵...내려 앉는다...애써 내색 않고 돌아본다).....
혜미 : 3살쯤 됐겠든데....그래?
금순 : (입이 안떨이지는).....
혜미 : 어쩌면 그렇게 감쪽 같이 속이니 원장님을 비롯해서 우리 모둘?....
애가 있었어?....남편은 뭐하는 사람이야? 결혼은 언제 한거야?
금순 : ......
혜미 : 내가 경고했지 나촌닭? 나 건들지 말라구 너 언제까지 여기 다니나 두고 보겠다구?.....
오늘이 마지막이 아닌가 싶다....나 지금 원장님 뵈러 갈꺼거든...(나가려면)....
금순 : 선배...
혜미 : (힐끔...다시 나가려면)....
금순 : 선배 얘기 하지 말아요....굳이 그런 얘기 할 필요 없잖아요.
혜미 : (보는)....
금순 : 나 속일려구 속인거 아녜요. 굳이 말할 필요 없겠다 싶어 얘기안한 거에요.
혜미 : 나는 또 굳이 얘기 안할 이유를 못느끼겠거든..(나가려면)
금순 : 선배 부탁해요....얘기하지 말아줘요.
혜미 : (보다)....너 언젠가 나보고 그게 사과하는 사람 자세냐구 했지? 그게 부탁하는 사람 자세니?
금순 : .....
혜미 : 그럼 일단 사과부터 해...
금순 : ......뭐를...요?
혜미 : 니가 그동안 나한테 한 모오든 행동에 대해....
너 내 머리털두 쥐어 뜯었었어? 화장실에 앉아있는 나한테 물두 퍼붓구? 기억 안나?
금순 : .....그전에 선배는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요?
혜미 : 어 그래서 못하시겠다....알았어...(가려면)
금순 : 왜 저를.....이렇게 미워하구 괴롭혀요. 제가 선배한테 뭘 그렇게 잘못 했다구요?
혜미 : 그거는...니가 우리 샵에 들어온 첫날부터 있었던 일을 다시 한번 천천히 곰곰이 되새겨 보면
너 스스로두 이해하게 될꺼야. 너는 니가 얼마나 밥맛 없구 저밖에 모르는 앤지 모르지?
금순 : .....
혜미 : 사과해 정식으로...그럼 일단 원장님께 말씀드리는건 보류해줄게.
금순 : ......
혜미 : 싫어?....싫음 말구. 나두 너 정~말 안보고 살구 싶거든. (나가려면)
금순 : 그동안 일....
혜미 : (그제야 본다)......
금순 : .....그동안 일....사과드려요....이해해 주세요....
혜미 : (본다).....이해가 아니구 용서...그리구 작아서 잘 안들려.
금순 : .....그동안 일....사과 드려요.........용서해 주세요....
혜미 : 잘 안들린다니까.
금순 : (입술을 지긋이 다물고)....그동안 일....사과 드려요.....용서해 주세요.
혜미 : .....좋아...일단 보류해줄께....그리고 저녁에 창고청소 좀 해.
금순 : 창고청소 오늘 선배가 하는 날이잖아요? 그리고 나 오늘 집에 일 있어서 일찍 들어가야 되요?
혜미 : (보는).....
금순 : (분하지만 입술 앙 다물고 참는다) 알았어요.
#16. 원장실
오미자 자리에 앉아 있다.
노크소리. 문 열리고 은주 들어와 목례하고 다가온다.
은주 : 원장님....어제는 죄송했어요.
오미자 : 그러게 어떻게 된 일이야 쇼까지 앞두구?
은주 : 죄송해요....
오미자 : 무슨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어? 아니면 느닷없이 봄바람이 난거야?
은주 : 봄바람은 아니었어요.
오미자 : (표정 안좋은거 보고)....그래 봄바람은 아니었던거 같네 얼굴을 보니까.. 알았어 그만 나가봐.
은주 : (목례하고 가려면).....
오미자 : 참 은주야...재희 그옷 입히니까 너무 잘 어울리드라.....
은주 : .....예....(목례하고 돌아서는).....
#17. 수술실
초록색 수술 가운과 두건, 흰 마스크, 수술용 장갑을 끼고는 수술대를 사이에 두고
재희와 인턴, 주치의와 수련의1 마주서서 수술 중. 조용하고 긴장된 분위기로 장시간 수술이 진행중이다.
재희 오랜 수술로 얼굴엔 땀이 맺혀 있고 두건은 젖어 있지만 눈은 초롱초롱 수술에 집중하고 있다.
재희 눈치 주면, 역시 땀으로 범벅된 수련의1 라이트 조절해 수술 부위를 비춘다.
재희 석션으로 피 제거하고 슬쩍 보면, 인턴 졸고 있다.
제희 발로 인턴을 툭 찬다. 절개부위 당기고 있던 인턴 놀라서 얼른 깨나고.
재희 한번 째려본 후 다시 수술에 집중한다.
#18. 의국
재희 수련의1 문 열고 들어온다. 두사람 녹초가 되었다.
재희 의자 당겨 앉으면, 수련의1 냉장고를 열어서 음료수 꺼내와 재희에게 내민다.
수련의1 : 수고하셨어요.
재희 : 수고했다...(따며) 근래 들어 가장 긴 수술이었던거 같지?
수련의1 : 예....(핸드폰 진동음. 외투 주머니에 넣어져 있던 핸드폰 꺼내 받는다)....나야....수술했어....그랬어?...
(애인인 듯 표정 환해지며 얼른 문으로)....
재희 : (힐끔 보며 피식)....(그러다 생각난 듯 주머니의 휴대폰 꺼내 전원버튼을 누른다).....
(배추머리를 띄운다)....(통화 버튼을 누를까 하며 망설이다....이내 덮고....비직 스스로의 행동에 웃음이 나서)....
#19. 미용실 창고 (밤)
여기저기 흝어진 약품 상자들 가득이다.
금순 상자들을 이리저리 옮기고 쌓아가며 바빠 정리 중이다...
바닥에 빗자루 놓여있다. 금순 상자들 다 쌓았고 얼른 빗자루로 달려와 들고 바삐 쓸기 시작한다.
#20. 주방 (밤)
식탁에 잡채 갈비찜 생선조림 등 여러 음식들 널려있다.
가스렌지 후라이펜에서 생선이 구워지고 있고, 국냄비 끓고 있다.
정심 전을 뒤집는다. 앗 뜨거... 이번에는 국냄비 뚜껑을 열고,
분주하게 마늘 다진 것을 넣고 파 썬 것을 넣고 간을 보고 냄비 뚜껑을 덮으며.
정심 : 금순이 얘는 오늘 같은 날 왜 이렇게 안와? 아침에 분명히 일찍 온다구 해놓구..몇시야 시간 다 되가지?....
태완아...태완아....금순이한테 전화 좀 해봐. 얘 왜 이렇게 안오니?
태완 : 아까 했는데 안받았다니까..(마루의 교자상에 놓인 음식접시에 휘성 손 대는거 보인다)
정심 : 휘성아! 안돼. 태완아 휘성이 저기 음식접시 손 댄다. 휘성이 좀 보라니까.
태완 : 알았어 엄마가 부르길래 온거지..(가는)
정심 : 가만 이제 뭐를 하면 되지...샐러드 샐러드...(하는데)
금순 : (급히 들어선다) 어머니 저 왔어요.
정심 : 너는 왜 이제와 아침에 분명히 일찍 온다구 해놓구!
금순 : 죄송해요....어머니 그새 이걸 다 하신거에요?
정심 : 그새라니 지금이 몇신데. 얼른 냉장고 열어서 과일 꺼내다 씻어. 하여간 오늘 같은 날까지 늦어.
금순 : 죄송해요.
#21. 노소장네 마루 (밤)
노소장 정심 금순 태완 휘성 서있다.
현관문 열고 시완 성란 들어선다. 성란 꽃다발과 시완 손에 쇼핑백 들려있다.
두사람 다가와선다. 성란 공손하게 목례한다.
노소장 : 그래 성란아 어서 와라.
정심 : 어서와.
성란 : 어머니...(꽃다발 내민다)...어머니께 드리는거에요.
정심 : 어머 나한테?....고맙다...꽃다발 받아본게 이게 얼마만이야.
성란 : ....그리고 이건 아버님...
노소장 : 뭐냐 이건?
성란 : 와인이에요...
노소장 : 와인?....와인 좋지...고맙다....우리 식구들 소개를 해야지...이쪽은 우리집 둘째 태완이...전에 병실에서 한번 봤지?
성란 : 예....안녕하세요.
태완 : 안녕하세요....
노소장 : 그리구 여긴 이쁘구 착한 우리집 막내 며느리 금순이.
성란 : 안녕하세요 금순씨.
금순 : 예 안녕하세요 언니....저희 집에 오신걸 진심으로 환영해요....얘가 휘성이에요. 휘성아 인사드려...
휘성 : (인사한다)....
성란 : 안녕 휘성아....(손 흔들어주며) 휘성이 정말 잘생겼구나...
시완 : ......
정심 : 그래....일단 저녁부터 먹으까. 금순아...(주방으로)
금순 : 예 어머니...앉어들 계세요. (얼른 주방으로)
노소장 : 앉자 우리는.
시완 : 예 앉아.
성란 : (앉는다).....
#22. 마루 (밤)
교잣상 펴놓고 다들 둘러앉아 식사하며 얘기 중이다.
정심 : 그럼 대학때부터 우리 시완이를 알았어?...
성란 : 예...학교 때 같은 써클했어요.
정심 : 그랬구나...얼마나 공부를 잘했으면 그 학교를 갔어...우리 시완이두 그 대학을 나오기는 했지만
나는 거기 다니는 사람들은 다 신기하드라.
시완 : 엄마.
태완 : (마땅찮은).....
금순 : (대단한 듯 성란을 보고 있는데)....
정심 : 금순아 성란이가 샐러드를 잘먹네. 샐러드 좀 더 갖구 와.
성란 : 아닙니다 다른 반찬 먹을께요.
정심 : 많은데 뭐. 갖구 와.
금순 : 예...(얼른 접시 들고 일어나 주방으로)....
정심 : 그럼 회사는 언제부터 직접 운영한거야?
성란 : 예 회사는...(하다 숟가락을 떨어뜨린다)...(집어들면)
정심 : 아냐 그냥 둬..
금순 : (샐러드 접시 들고 다가오면)....
정심 : (받고) 금순아 그거 주고, 숟가락 하나만 새거 들구 와.
금순 : 예 어머니...(다시 주방으로)
성란 : 대학 졸업하구부터 계속 직장생활 하다가, 작년에 창업했어요.
금순 : (숟가락 가지고 다가와) 언니 여기요...(내밀고 앉으려면).....
정심 : 금순아 잡채가 다 떨어졌다. 잡채두 좀 갖구 와..(접시 내민다)....
금순 : 예 어머니...(접시 받아서 돌아선다)....
#23. 주방 (밤)
금순 다가와 접시에 잡채를 덜어내며, 마루의 가족들 돌아본다.
성란을 향해 환하게 웃는 노소장 정심의 모습.
이것저것 음식 챙겨주는 정심을 바라보며 어쩔 수 없는 서운함 소외감 밀려든다.
금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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