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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7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1.31|조회수402 목록 댓글 0

[굳세어라 금순아] 071











#1. 주택가 거리 (밤)


저만큼 휘성을 업은 금순이, 저 위에 올라가는 태완을 크게 부르고 있다.


금순 : (반갑게 손을 흔든다) 짝은아주버님... 휘성이 좀 받아주세요.

재희 : (그모습에, 눈 튀어나올 듯, 숨이 막히고 심장이 멎는 기분이다).....


태완 금순을 보고 내려오고, 금순 태완을 향해 올라가면서.


태완 : 안 더워?....업구 다니지 말구 유모차에 태워갖구 다녀?

금순 : 아침에 언덕길 오를 때는 업는게 더 빠르구 편해요.

태완 : 그래두 그렇지 그러다 휘성이나 제수나 둘 다 땀띠 나겠다.

재희 : (그모습 기막혀 지켜보는)......

태완 : (다가와 만난다) 풀러 얼른....(휘성이 받아서 번쩍 안아든다) 휘성아 덥지?...(금순 본다) 이 땀나는거 봐.

금순 : (헤 웃는).....덥기는 진짜 덥다....(땀 닦으며) 운동 하나는 확실하게 된다니까.

태완 : 이런건 운동이 아니구 노동이야... 가방두 줘.

금순 : 됐어요.

태완 : 줘 빨리...(받아서 어깨에 건다)....

금순 : (배시시) 괜찮은데.

태완 : 머리 묶었네?...거봐 묶으니까 훨씬 낫잖아...(오르는)

재희 : (허....마치 부부처럼 다정해 보이는 두사람을 보면서 점점 기가 막혀 온다).....

금순 : 더 이뻐요?

태완 : 누가 이쁘데? 낫댔지.

금순 : 피...나두 묶으니까 더 편하구 좋아요....근데 요즘 짝은아주버님 왜 그렇게 바빠요? 매일 늦는거 같드라.

태완 : 나 학원 시작했잖아.

금순 : 아 그래요?

태완 : 말 안했나?

금순 : 아뇨 안했어요.


재희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다정하게 언덕을 오르는 금순을 보며 점점 표정 굳어간다.

태완을 향해 예쁘게 웃는 금순도, 태완에게 안겨있는 휘성의 모습도...세사람의 다정한 모습도...

재희에게 참을 수 없는 모욕이다.

재희 가슴에서 불길이 치솟으며 분노에 온몸이 타들어가는 기분이다. 분노로 점점 재희의 표정 일그러지고 차갑게 굳어간다.


재희 : .......


두사람 걸어가 모퉁이 돌아 사라진다. 끝까지 두사람 분노로 일그러져 노려보며 재희.

잠시 그들이 사라진 모퉁이 노려보다, 차에 시동건다...휙 출발한다.



#2. 도로 (밤)


재희차 달려온다...

차안의 재희 위태로워 보인다.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노를 주체 못하는 표정 역력하다..

재희 차선 변경 휙휙 해가며 무섭게 도로를 질주한다...재희차 어느새 저만큼 과속해 달려간다.



#3. 한강 둔치 (밤)


재희차 달려온다. 재희차 급정거 한다.

차 안의 재희 잠시 꼼짝도 않고 앉아 있다. 허공만 뚫어지게 노려본다. 기막힌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허....실소가 난다.


재희 : ....허....(실소를 머금고).....뭐야 이게........허...(다시 실소가 난다).....쪽 팔려서............


충격과 분노를 흡수하지 못하는 재희. 금순을 많이 좋아했고, 그래서 용서가 안된다....



#4. 재희 거실 (밤)


오미자 은주 소파에 앉아 있다. 과일과 차 놓여있다.

오미자 차 마시다 내려놓으면.


은주 :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원장님.

오미자 : 잠깐 은주야....

은주 : (보는).....

오미자 : 보고 잘 받았고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그래두 스텝을 해고하는 일인데 일단 나한테 먼저 보고하고 상의 했어야지.

은주 : (보다)....예...죄송해요...저는 삼진아웃에 걸린거라 당연히 해고사항이라고 생각해서.

오미자 : 그렇다 해도 우선 보골 했어야지. 나는 스텝들 고용할 때두 마찬가지지만 해고할 때두 절대 쉽게 생각 안한다.

            어쨌든 한솥밥을 먹던 한 식구들 아냐?

은주 : .....예. 죄송해요.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도록 할께요.

오미자 : .....그럼 나금순은 이미 확실히 그만 뒀단 말야?

은주 : 예 오늘 짐 싸서 갔어요.

오미자 : 그래?....안됐네 혼자 되서 애까지 키운다며 짤렸으니.

은주 : 원장님...나금순은 너무나 해고사유가 명백하고 또 그간 샵에 끼친 피해가 한두가지가 아니었어요?

오미자 : 그래두 안됐잖니?

은주 : 샵을 인정으로만 운영할 수는 없잖아요 원장님?

오미자 : ....그렇지...알았어 수고했어 가봐 그만.



#5. 마루 (밤)


노소장 시완 정심 앉아있다. 병맥주 맥주잔 놓여있고,

정심 과일 깎아 막 올리고, 성란 마른안주감 가득한 쟁반 놓고 막 앉는데,


노소장 : 자 한잔 씩들 받아..(하는데)

금순 태완 : (다녀왔습니다 휘성 안고 들어온다).....(시완 성란 받고)

노소장 : 어 잘됐다 딱 맞춰 잘왔네 얼른들 와서 앉어.

태완 : 판 벌리셨네....좋죠....(얼른 다가와 금순과 앉는다)

금순 : 비올꺼 같에요 어머니 뭐 들여 놓을꺼 없죠?

정심 : (생각해본다) 어...없어. 일단 잔부터 받어.

금순 : 예...(얼른 잔 들어 내밀며 화 풀리셨나 살피는).....

노소장 : 다 됐나....자 그럼 건배!.....(다들 잔을 들어 위하여 건배 등등...태완 먹구 죽자!).....(마시고 내려 놓는다).....

            무슨 일인가 궁금들 하지?.... 실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아직 우리 성란이가 모르는거 같아서...나 퇴직했다 성란아.

성란 : 아...

노소장 : 놀랬지?...어머니나 나나 갓 결혼한 너한테 얘기하기가 어려워서.... 알리는 걸 며칠 미뤘다...

            그리구 며칠 어머니랑 티격태격두 좀 했구.

정심 : 눈치 챘지?

성란 : 아뇨 뭔가 좀 이상하단 생각은 했지만 몰랐어요.

정심 : .....

태완 : 그럼 이제 화해 하신거죠?...그럼 다시 한번 거국적으로 건배 한번 해야죠 건배....

         (시완 금순 성란 집어들고, 노소장 정심도 따라서 집어든다).....(다들 위하여 건배 등등 마신다)....

         (마시고 내려놓고) 아버지 이제 낼부턴 도서관 가구 그러지 마세요?

노소장 : 그건 내가 알아서 하니까 상관두 말구 너는 학원 잘 다니구 있는 거야?

태완 : 그럼요. 소속사두 여기저기 알아보구 있구 곧 좋은 소식 있을 꺼에요.

시완 : 아버지 엄마 이제 두분이서 그동안 못가본 여행두 가보구 낚시두 같이 다니구 하세요.

정심 : 그럼 그래야지. 근데 나는 낚시 그거는 진짜 취미 없드라. 그 지루한 걸 왜 하나 몰라.

노소장 : 그 맛에 하는거야 지루한 맛에. 강태공이 한말 몰라? 나는 지금 세월을 낚고 있다.

정심 : 치이...강태공 그 사람두 짤려서 낚시 다녔던거죠?

노소장 : 이사람이...(다같이 웃는다)

정심 : 그러니까 낚시같은거 말구 내가 하자는거 해요.

         앞으로 당신 남은 인생은 여기 손정심이를 위해 산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라구요.

노소장 : 그럼 내가 그전에는 안그랬단말야? 나야 손정심을 사랑할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땅에 태어난 사람 아냐?

정심 : 어머 (보면).....

태완 : 아버지 오늘 너무 쓴다.

노소장 : 이게 다 생존전략이야 마 (다들 웃고).....

금순 : (애교스럽게) 어머니 아버님이랑은 어떻게 만나 결혼하셨어요?

성란 : (그런 금순 힐끔 적응 안된다)....

정심 : 뻔하지 뭐...아버지가 나를 죽어라 쫓아다니구 편지 보내구...

태완 : 아버지가 엄마한테 연애편지를 썼단말야?

정심 : (노소장 보며 빙그레) 그럼 수백통이 넘게 보냈지.

태완 : 수백통?

시완 성란 금순 : .....

정심 : 여고 2학년 때부턴가 어느날부터 편지를 전해오기 시작하는데, 그 내용이 얼마나 유치찬란 하든지.

금순 : 어머니 뭐라구 쓰셨는데요?

정심 : (남편 살피며) 정심씨 그대 없는 세상은

노소장 : 거 이사람이.

태완 : 엄마 해봐 해봐.

정심 : (남편 보다) 큐대 없는 당구대요, 스프 없는 라면에 뚜껑 없는 냄빕니다.

         나 오늘두 연탄가스 가득한 냉골방에 누워 삶이 나를 속일 지라도 슬퍼하지 않는 단 하나의 이유는 그대가 있기 때문이니,

         이밤 그대의 호수처럼 맑은 눈동자에 빠져 허위적대는 꿈을 꾸기 위해 꿈나라로 떠납니다.

태완 금순 : (야유성 환호) 아 아버지. 아버님

시완 성란 : (역시).....

노소장 : (음)....니엄마 내가 그렇게 매일 매일 수백통이 넘도록 편질 보냈어도 답장 한번을 안한 사람이다.

정심 : 아후 그럼 스프 없는 라면에 뚜껑 없는 냄비라는데 무슨 답장할 마음이 나요.

시완 태완 금순 성란 : (까르르 웃고).....

노소장 : (같이 웃다가)....어쨌거나....이제 내가 삼십년 넘게 다녔던 직장에서 퇴직을 하구 집에 있게 됐다...

            솔직한 말로....아직 얼마든지 더 일 할 수 있을꺼 같은데 벌써 집에서 쉬라니까 영 화두 나구 적응도 잘 안되는데....

            닥친 현실이니 어쩌겠냐?

정심 : ....

시완 태완 : .....

노소장 : 당장 나부터 영 적응 안되고 이상하지만 니들두 집에 있는 아버지가 어색하긴 마찬가질꺼다.

시완 : 아버지....그런 말씀 마세요. 저희는 아무 상관 없어요.

태완 : 그럼요...우리야 아무 문제없는데, 엄마가 좀 걱정이네. 앞으로 집안에 백수가 둘이나 되잖아?

정심 : 어머 얘 이상한 소리 하네? 야 니 아버지가 왜 백수야? 아버진 실직을 한게 아니라 당당히 퇴직을 하신거야.

         백수는 니가 백수지? 너는 아직 모내기도 못한 게을러 터진 논바닥이면,

         아버지는 여름내 여문 알곡 키워내서 풍성한 가을 걷이 다 끝내고 넉넉하게 쉬고 계신 황금빛 가을 들판이시다.

         너 해질녘 황금빛 가을 들판이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다운지 알어?

노소장 : (정심 본다).....

태완 : 엄마 지금 그 표현 죽인다.

성란 : 어머니가 아버님 편지에 답장을 안하실만 했네요.

정심 : 그러니...괜찮았어요 여보?

노소장 : .....죽였어.

정심 : 고마워요....당신 정말 정말 수고 많이 하셨어요.

시완 태완 : .....

정심 : 자. 니들 삼십여년간 가족을 위해 너무나 애쓰고 수고하신 아버지를 위해 건배!

시완 : 예...(아버지 엄마 바라보며 잔든다. 두분 모습 보기 좋으면서 어쩐지 가슴 아프다).....아버지 수고하셨습니다.

태완 : (역시 시완 마음과 같다)....아버지.

금순 : 아버님.

성란 : (잔 든다)....


다들 잔 들어 정심과 노소장 잔에 부딪힌다.

노소장 정심 자식들과 건배하고 마신다.


시완 태완 금순 : .....

노소장 정심 : .....



#6. 거실 (밤)


영옥 자다 나와, 창가에 서서 생각에 잠겨 있다. 영옥 낮의 일에 잠 못 이룬다.


새댁E : 조카딸이요? 아니요. 할머니랑 며느리랑 그 며느리 딸이랑 그렇게만 살든데...


그렇다면 금순이는 어디 있는걸까?....몇시지? 시계를 돌아본다. 어서 날이 밝았으면 좋겠다.


영옥 : ......



#7. 숙모네 안방 (밤)


숙모 자다가 으응 으응 악몽을 꾸는 듯 몸을 뒤채고 푸르르 흔들고 움찔움찔하다 으응!...놀라 깨어난다.

숙모 놀라서 잠시 멍하다 보면, 할머니 없다. 숙모 어디 가셨지?....일어난다.



#8. 마루 (밤)


할머니 씽크 위의 냄비에서 핫팩을 집게로 집어들어 수건 위에 올려서 들고 마루로 다가와 앉는다.

숙모 문 열고 나온다.


숙모 : 어머니 왜 안주무시구요?...(핫팩 무릎에 올리는거 본다).....왜요? 또 무릎 쑤시세요?

할머니 : 그려 비가 올라나 온 삭신이 쑤셔 잠을 잘 수가 없어...오미 션한거 오미 오미 인자 살것네 오미.

숙모 : (물병 물컵 들고 다가와 따르며) 그러길래 뭐하러 휘성이를 델구 미용실까지 가세요...

         갔다가 또 휘성이 잠깐 잃어버리기두 했다면서요?

할머니 : 그려 또 한번 십년 감수혔어.

숙모 : 그러니까 제가 더 이상 휘성이 보시지 말라구 했죠? 어머니 연세에 방에 가만 앉아서 휘성이 보는 것만도 벅차구

         삭신이 녹아날 일일 텐데 어머니 그러다 진짜 큰일 당하세요. 혈압도 높으시면서?...(마신다)

할머니 : 내가 알아서 혀 걱정두 말어.

숙모 : (마시다 멈추고) 왜 걱정이 안되요? 어머니 쓰러지시면 그 몫이 다 누구한테 넘어 올텐데요.

할머니 : (보는).....

숙모 : .....입은 삐뚤어졌어두 말은 바루 하랬다구 참말로 어머니를 위하고 실제적으로 모시는 사람은

         이 하늘 아래 천지 사이에 어머니 며느리밖에 없는지 아셔야 해요...이리 해보세요...(하며 컵 놓고 다리 주무른다)....

할머니 : 됐어 냅둬. 웬수같은 시엄씨 뭐가 이쁘다구 주물러...(하면서도 빼지는 않고 대준다....시원하고 좋다) 오미 션한거 오미.

숙모 : 시원은 하세요?

할머니 : 그려 원체 힘은 좋아서 오미...시원은 햐...오미 오미 그렇다구 야가 아예 뼈를 바스라뜨릴라구 허네 아 살살혀?

            이러구 핑소 맺힌 맘을 푸는겨 오미 힘 자랑 헐 띠가 따로 있지 야가 시엄니 잡겄네? (하며 보면)

숙모 : (치이 입 댓발은 나와 그래도 열심히 주무른다)....

할머니 : (말은 그러면서도 그런 며느리 마음이 느껴져서).....살살혀 힘들잖여?

숙모 : 코끼리 하마가 무슨 힘이 들어요?

할머니 : ....그말이 서운했남?

숙모 : 코끼리 하마가 서운한게 워딨어요?

할머니 : ....워쩌 안자구 깼어?

숙모 : 꿈자리가 하두 뒤숭숭해서 깼나봐요....그 사람같지두 않은 인간이 나타나서

         자꾸 금순이한테 얘기좀 해달라구 괴롭히잖아요.

할머니 : .....사람같지두 않은 인간이 뉘겨?

숙모 : (그제야 주춤).....

할머니 : 아범 말여? 꿈에 아범이 뵈여? 아범이 뭔 얘기를 금순이헌테 허라는겨?

숙모 : .....모르겠어요 그건 기억이 안나요...

할머니 : ....그려....참말로 뭔 일이 있는거 아닌가 모르겄다....

            실은 내도 초저녁 꿈에 아범이 보여 영 맴이 뒤숭숭 더 잠이 안와 이러구 있는 겨?

숙모 : (힐끔....다시 얼른 주무른다)......별일 없을꺼에요 걱정마세요 별일 있으면 진작 연락이 왔죠.

할머니 : 그려 참말루 그려야 허구말구...(하다 숙모 본다)....

숙모 : (문득 주무르다 그런 할머니 본다).....왜요? 왜 그러구 보세요.

할머니 : .....아녀....에미두 참 안됐다 싶어서....워찍혀다 서방이라구 그런 화상을 만난겨?

숙모 : (보다).....입에 침이나 바르구 그런 말씀 하세요....(다리 주무른다)....

할머니 : (안스럽게 본다)......



#9. 시완방 (밤)


성란 화장대 앞에 앉아 얼굴에 스킨 로션을 바르고 침대로 다가가 올라간다.

시완(세수하고) 들어온다. 시완 문 닫고 다가오면, 성란 눈 흘기고 있다.


시완 : 왜?

성란 : 몰라서 물어? 아버님 퇴직 사실 나한테만 숨기구? 내가 두 번이나 무슨 일 있는거 아니냐구 물어봤었다?

시완 : 엄마가 맘 정리 할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구 하셔서....(씨익) 삐졌어?

성란 : (짐짓 화난척 흘기며)....다리 아퍼. 하루종일 현장서 서 있었더니.

시완 : 그래. (얼른 침대에서 앉아서 주무른다) 편하게 누워 주물러 주께...

         (열심히 종아리 맛사지 해주고 주무른다) 진짜 부은거 같다.

성란 : (빙그레 그런 시완을 보는)....

시완 : (주무르다 눈 마주친다).....왜?

성란 : (얼른 마음 들킬까봐 외면한다) 아니야....

시완 : (성란 마음 읽고).....(리모콘 집어들고 오디오 켠다. 음악이 흘러 나온다. ‘문리버’ 정도).....불 끈다.

성란 : (내심 웃음이 나서).....



#10. 태완방 (밤)


태완 침대에 누워 연기론 책을 보다 덥고 자려는데, 음악소리 들린다.

태완 뭐야? 돌아본다.


태완 : (벌떡 일어난다) 아! 총각 잠 못자게 할 일 있나? (짜증난다)



#11. 안방 (밤)


노소장 정심 역시 이불을 펴고 누워 있다가 들려오는 음악 소리 듣는다.

두사람 서로 얼굴을 마주본다. 이밤에 음악소리라? 알 것도 같고 설마 싶기도 하고....


노소장 : ....좋지 뭐. 잘하면 손주두 빨리 보구.

정심 : (이이가 툭 친다)....



#12. 금순방 (밤)


금순 : (막 이불에 누우려다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문쪽 보다) 음악 좋다...(다시 눕는다)....


<인써트

할머니 : 그러구 딱 시달을 버티니께 암도 그 자리 탐내덜 안혀...그라구 딱 삼년을 버티니께 단골이 줄을 서구

            그러구 딱 이십년을 버티니께 니가 이러구 이쁘게 잘 큰겨....

금순 : 할머니...

할머니 : 너 이 핼미만큼 혀봤어? 미용실 원장님헌티다가 이 핼미가 용쓰 듯이 혀봤어?

            혀보구 지금 핼미헌티 안된다구 허는겨? 혀보구 지금 눈물바람 혀감서 신세타령 하는겨?>


금순 : (모로 누워 옆에 누운 휘성을 바라본다....휘성 사랑스럽게 바라보다)...할머니...걱정마세요...

         할머니가 금순이 키워준 것처럼 금순이도 휘성이 어뜩하든 잘 키워 낼께요.



#13. 재희방


재희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매고 있다. 잘 매지지 않는다.

재희 짜증나는 듯 손 놓는데.


오미자E : 재희야 아침 먹자.

재희 : 후.....(다시 마음 다스리고 넥타이 매기 시작한다)......



#14. 재희네 주방


오미자 식탁에 찌개냄비를 놓는다. 재희 다가와 앉는다. 오미자도 앉는다.

재희 말없이 먹기 시작한다.


오미자 : 너 왜 일찍 온다더니 늦었어?

재희 : ...서점에 좀 들렀어요.

오미자 : 어....너 늦길 잘했어 어제 은주 왔었어...아직은 니들 서로 보면 불편할꺼 아냐?

재희 : .....

오미자 : 어머 은주얘기 하니까 생각나네...재희야 너 왜 기억나니? 우리 집에 가불한다구 찾아왔었던 나금순? 기억나?

재희 : .....

오미자 : 기억 안나?....왜 우리 열무국수두 만들어 주구 했잖아?

재희 : ....나요.

오미자 : 나지? 글쎄 나금순 걔가 애엄마란다. 걔가 어딜 봐서 애엄마처럼 보이니? 근데 애엄마래 글쎄...

            거기다 남편두 벌써 저 세상으로 떠나구 혼자몸이란다. 세상에 걔가 아마 스물 셋인가 넷인가 밖에 안됐을텐데,

            어린 나이에 애가 너무 안됐지 않니?

재희 : (숟가락 놓는다)....저 먼저 일어날께요.

오미자 : 왜? 아직 안늦었잖아?

재희 : 컨퍼런스 준비할게 많아요. 가볼께요.

오미자 : 그래두 몇숟가락이라두 더 먹지? 그럼 쥬스라두 갈아줄까?

재희 : 됐어요. 가서 생각나면 먹을께요 드세요...(간다)

오미자 : 가서 뭐 꼭 챙겨 먹여야 한다...(대답없이 가는 무심한 아들 보다가)....(다시 숟가락 든다)....가만 그러구 보니

            나금순 석달치나 가불을 해갔는데 이제 겨우 두달 됐지?....쯧쯧 여러 가지로 짤르면 안되는 애였는데...

            에이 은주는 다 좋은데 애가 너무 인정이 없어....그렇다구 부원장이 짜른 애를 다시 쓸 수는 없지....



#15. 오미자 대문 앞


재희 대문 열고 나온다. 재희 대문 쾅 소리나게 닫고 후....심정 다스리느라.

그러나 엄마로 인해 다시 흥분되고 열받은 마음 좀처럼 다스려지지 않는다.

재희 가방을 차에 메다꽂듯 휙 집어던지고 씩씩댄다....잠시...

재희 차에 올라타 시동 걸고 후.....휙 거칠게 출발한다.



#16. 마루 (밤)


금순 후라이펜에 호박 나물 볶고 있다. 성란 나온다.


성란 : 일어났어? 오늘은 일찍 안나갔네?

금순 : (돌아보고) 예...일어나셨어요 형님?..(하는데 성란 화장실 앞에 있다)

성란 : (똑똑 노크하면 안에서 똑똑 소리 난다).....

금순 : (작게) 아버님이요.

성란 : (그말에 돌아보고 다가온다).....뭐 도와줘?

금순 : (식탁에 시금치 그릇 보고) 시금치 무쳐야 하는데 좀 무치실래요?

성란 : 나 나물 무치는덴 영 소질 없어. 동서가 해.

금순 : 예...그럼 파 좀 썰어주세요. 파 너야겠어요...(칼과 파 놓인 도마 가리키며).....

성란 : 나는 칼질 못하는데.

금순 : (보는).....

성란 : 왜 그러구 봐?

금순 : ....아니 칼질을 못하는 사람두 있나 해서요?

성란 : 왜 없어. 특정한 것에 강박증 보이는 사람들 있잖아. 뾰족한거 못봐서 생선가시도 못바르는 사람들두 있구.

금순 : 아....그래요?....저는 그럼 사람 본적이 없어서....그럼 형님은 칼질을 전혀 못하세요?

성란 : 거의...유독 칼에 민감하구 손에 들었다 하면 열에 여덟아홉은 베이니까.

금순 : .....그럼...과일두 잘 못드시겠어요? 깎아먹을 수가 없으니까?

성란 : 귤같은 안깎는 과일을 주로 먹었는데 이제부턴 시완이가 깎아준댔어. 신혼여행 가서 보니까 시완이가 칼질 잘하드라구.

금순 : 예에....

성란 : 가위로 썰지 뭐. 가위 어딨어?

금순 : ...주세요 제가 할께요...(도마 당긴다)....


그러는데 화장실 문 열리고 노소장 나온다.


성란 : 아버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노소장 : 오냐 일찍들 일어났구나....(방으로 간다)


성란 좀 기다렸다 들어가려면, 태완 후다닥 계단을 내려와 화장실로 쏙 들어간다.

성란 그 모습 보고 짜증난다.


성란 : .....

금순 : 형님...냉장고에 마늘 다진거 좀 꺼내다 주세요.

성란 : (힐끔...냉장고 다가가 열어서 이리저리 본다)....어딨어?

금순 : 중간에 파란 뚜껑 유리 그릇이요.

성란 : 중간에 파란 뚜껑....안보이는데....안보여.

금순 : 잘 찾아보세요. 안쪽으로 보일꺼에요.

성란 : (찾아보다)....안보인다니까.

금순 : (보다 다가간다)....(안을 보고 그릇들 이리저리 옮겨서 찾아낸다).....

성란 : 그렇게 안에 있으니까 보이나.

금순 : .....(다시 씽크로).....



#17. 마루


노소장 정심 시완 앉아있다. 정심 앞앞이 국그릇 놔준다. 금순 쟁반에 밥공기 앞앞이 놓고 있다.

태완 방문 열고, 젖은머리로 다가와 앉고, 성란 주방서 물쟁반 들고 다가와 앉으면.


태완 : 간밤에 음악소리 땜에 시끄러워 잠을 못잤다...피 끓는 동생 생각도 해줘야지?

시완 : (이 자식이 눈치준다).....

노소장 정심 : .....

성란 : (힐끔 마땅찮은데)....

태완 : 물 한컵만 줘요.....

성란 : (미워 쟁반째 밀어준다)...

태완 : (힐끔 보다가 물 따른다)....

노소장 : 먹자....모처럼 온 식구가 다같이 아침을 먹는구나...(숟가락 든다)

성란 : 아버님 죄송한데요 저는 그냥 일어날께요. 출근준비 해야해서요.

노소장 : 한술이라두 뜨구 하지? (정심도 옆에서 본다)

성란 : 화장두 하구 하려면 준비하는 시간두 꽤 걸리구 제가 원래 아침을 안먹구 살았어요...(일어난다)

태완 : 출근 안하는 사람 서러워 살겠어요?

성란 : (돌아본다).....

태완 : 여태 뭐하다 상 차려노니까 씻는다구 일어나요? 가만 보니까 밥두 제수 혼자 다 하는거 같든데.

시완 : (힐끔 태완 보는데).....

성란 : 여태 화장실이 비질 않았잖아요?....그리구 도련님....저 엄연히 손 위 형수에요 무슨 말투가 그러세요?

정심 : (힐끔 성란 본다).....

노소장 : 그래 성란이 말 틀린거 없어. 너 형수한테 무슨 말투가 그래? 고쳐.

태완 : ......

성란 : (화장실로).....

시완 : (식구들과 성란 사이에서 영 불편하고).....

정심 : (애써 내색 안하려 하지만 어쩐지 걸리고)......

금순 : (그런 정심 보다, 가는 성란 보다).....



#18. 거실


은진 가방 메고 현관으로 향하고, 영옥 배웅한다.


영옥 : 오늘 영어 과외선생님 오시는 날이니까 시간 맞춰 일찍 오고.

장박 : (문 열고 나온다) 은진이 학교 가냐?

은진 : 예 다녀오겠습니다...(나간다)

장박 : (보다가 현관문 닫히면) 당신두 어서 준비해.

영옥 : 먼저 가세요 오늘 투석 오후에 받기루 했어요.

장박 : (다가오며) 오후에? 왜 몸두 안좋아 보이는데 일찍 가서 받지?

영옥 : 그냥 그렇게 예약을 했으니까 그렇게 할께요. 집에서 쉬다 가면 상관 없어요.

장박 : 그래 알았어..이따 병원서 봐...

영옥 : 예 가세요. 병원에 도착하면 전화할께요...(장박 나가는거 보다 문 닫히면, 얼른 안방으로).....



#19. 안방


영옥 문 열고 들어온다. 영옥 문 닫고 핸드폰 집어들어 번호 누른다.


영옥 : 여보세요 콜택시죠. 여기 평창동인데요....예 어제 전화했던 예...택시 한 대만 최대한 빨리 보내주세요.....예..(끊는다)....

         (옷장으로 다가가 얼른 문 열고 옷을 꺼내들다가 문득 후...힘이 들고 숨이 차다...

         잠시 숨을 고르다 다시 옷장문 닫고 거울 앞으로)



#20. 언덕길


콜택시 다가와 선다. 영옥 안에서 돈 지불하고 차문 열고 내리고 닫는다.

택시 이내 출발한다. 영옥 언덕을 바라보며 걷기 시작한다.



#21. 숙모네 대문 앞


영옥 숨을 헉헉 몰아쉬며 걸어온다.

영옥 걸어와 멈춰선다. 영옥 후...심호흡 하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영옥 조금 다가와 대문을 살핀다. 긴장되고 초조하고 불안하고....

영옥 후...다시 한번 심호흡 하며 호흡 가다듬고 마음도 가다듬으며 대문을 바라본다.



#22. 미용실 밖


금순 머리 질끈 동여매고 전면 유리창에 비눗물 확 끼얹고 유리창을 닦기 시작한다. /

비눗물 끼얹어진 그 옆의 유리창도 열심히 닦는다 /

안에서 스텝들 청소하며 그런 금순을 본다. 금순 그들과 눈이 마주치면 인사한다. /

금순 호수로 유리창에 물을 뿌려 비눗물 제거한다. /

유리 닦는 스틱으로 물기를 깨끗이 걷어내고 있다. 그때마다 스텝들과 눈 마주치면 금순 표정으로 인사한다.

안에서 윤소란 다가온다. 금순 꾸벅 인사를 한다.

윤소란 그런 금순 보고 아직도 화가 안풀려 외면해 버린다.

금순 그런 윤소란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이내 다시 물기제거를 한다/

은주 오미자, 은주차에서 내린다. 두사람 다가오다 그모습 본다. 은주 기막히다.

두사람 다가와 선다.


은주 : 나금순...지금 여기서 뭐하는거야?

금순 : (돌아보고 인사한다) 오셨어요 부원장님. 안녕하세요 원장님?

은주 : 여기서 뭐하는 거냐구 묻잖아요?

오미자 : 그러게? 나금순씨 어제 날짜로 해고 된걸로 알고 있는데?

금순 : 예 삼진아웃제에 걸려서 해고 됐어요...그런데...제가 지난번 세달치나 가불을 했는데 이제 겨우 두달 지났구,

         또 저번 실크 블라우스 값도 아직 변상을 못하고 해서, 이렇게라두 보상을 하구 싶어서요.

오미자 : 아...가불껀?

은주 : ....됐어요.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필요 없으니까 그만 두구 가봐요.

금순 : 다른 뜻은 없어요 부원장님. 진심으로 제가 손해를 입힌 돈만이라두 갚고 싶어 그래요.

         이렇게 그만두면 저는 돈 떼먹은 사람밖에는 안되잖아요?

은주 : 그럼 갚아요?

금순 : .....제가....돈이 없어요 부원장님....그래서.....뭐든지 할께요.

         식당 아줌마 도와 밥을 하라구 하셔두 좋구 무슨 일이든 시켜만 주시면 다 할께요.

은주 : 그런다구 복직시켜 줄지 알아요?

금순 : 아니에요. 그런 속셈은 없어요 부원장님.

오미자 : ....... 

은주 : 됐다니까요. 가보라구요 어서!

금순 : ......

오미자 : 가자.


오미자 입구로. 은주 뒤따른다.

금순 가는 두사람 보다가, 다시 유리창 물기 제거한다.

가던 은주 돌아보고 확 열난다.


오미자 : 냅둬 저러다 말겠지. 저런 일에 일일이 대꾸할꺼 없어.

은주 : (보다....오미자 따라 입구로)......

금순 : (힐끔 보고 다행이다. 열심히 진심으로 닦아낸다).....



#23. 숙모네 마루


금아 금아방에서 나온다. 할머니 휘성이 자동차 장난감 쥐어놓고, 멸치 다듬고 있다.


금아 : 엄마 멀었어? 나 먼저 나가요?

숙모 : (방문 열고 나온다) 다 했어 같이 가....(그러는데 전화벨 울린다)

할머니 : (수화기 든다) 여보시오....여보시오....아 여보쇼.

숙모E : (별 생각없이 보다 문득 이상한 기분에).....그 인간 아냐? 장기중 그 인간?

할머니 : 아 여보쇼 전화를 혔시면 말씀을 허쇼..여보쇼?....(하는데 툭 끊어지는 소리) 여보쇼?....이런 썩을.

            (탁 수화기 놓는다)...전화를 혔시면 말을....(하다 주춤)....애비 아니냐 에미야?

숙모 : .....모르죠....말을 안하는데 어떻게 알겠어요?... 다녀올께요.

금아 : 아빠 같았어요 할머니?

할머니 : ...아녀 혹시나 헌거지 애비같은 낌샌 하나 없었어. 댕겨와.

금아 : 예 다녀오겠습니다...(엄마 따라 현관으로)

할머니 : 그랴 댕겨와...(수화기 본다).....



#24. 대문 앞


영옥 서성이며 안쪽을 살핀다. 그러는데 대문 열리는 소리.

영옥 얼른 몸을 숨긴다.

숙모와 금아 나온다. 영옥 숙모를 보는 순간 살피다가 헉! 알아보겠다.

영옥 숙모 보다가, 저도 모르게 얼른 금아를 본다. 금순인가? 아니겠지? 맞나?....

두사람 점점 영옥이 몸을 숨긴 곳으로 다가온다.

영옥 계속 금아를 보고, 그러다 숙모를 본다. 두사람 다가와 영옥이 몸을 숨긴 곳을 지나쳐 걸어간다.

영옥 그모습 안타깝게 보다가 안되겠는...나선다.


영옥 : 금아엄마!

숙모 : (걷다가 주춤선다. 돌아본다)......(헉! 놀라는)


- 71부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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