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싶은 여자] 15
1. 승리 아파트 / 밤
14부 엔딩 연결로....
순애 : 저기요..... 나 고백할게 하나 있는데....
일동 : (순애에게 시선 집중)
순애 : . . . . (뭔가 말하려는). . . .
승리 : 뭔데? 뜸 들이지말고 말해, 빨리.
순애 : 나 임신 거짓말이예요.
놀란 표정의 승리, 지훈, 신영.....
그리고 준호의 얼굴.....
순애 : 그날 밤 준호씨 말대로 아무일도 없었어요. 술에 취해서 각자 뻗고 세상모르게 잔게 다예요.
준호 : . . . 그런데 왜....
순애 : 처음부터 속일 생각 전혀, 요만큼도 없었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힘든 때랑 맞물려서
제가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봐요. 세상에 나 혼자라는 생각 때문에 두려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아무나 잡고 기대고 싶었어요. 그게 하필 준호씨였구요....
승리 : 뭐야. . .이렇게 큰 폭탄을 갑자기 터트려 버리면..... 준호씨, Are you ok?
준호 : . . . .(정신차리려는 듯 물 마시고). . . . .
순애 : 신영아, 내가 잘못했어. 너 없는동안 정신이 번쩍 들더라.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건가. 니가 나한테 어떤 친군데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건가...
미안해 신영아.
2. 아파트 단지 / 밤
신영을 배웅하는 승리. 걷고 있다.
승리 : 진순애 한 대 패주고 싶지?
신영 : 왜 우리 사이에 이런 일이 생겼을까. 세상에 모든 일은 다 이유가 있다는데.
승리 : 좀 더 살아보면 알겠지.
신영 : (허탈한듯) 나 진짜 미친 사람처럼 취재다니고, 죽었다 살아나면서 마음 싹 정리했더니
순애가 저렇게 나오네. 정말 아이러니야.
승리 : 너도 그럴 수 있을 것 같지않니? 부모님 다 돌아가시고 내 옆엔 아무도 없고 나이만 들어가고
돈도 없다....이럼 불안해서 잠깐 헤까닥 할 수 있을 것 같지않아?
신영 : 난 안 그럴꺼 같은데.
승리 : 그래? (손잡아끌며) 그럼 들어가서 저 가시나 죽도록 패자. 가서 죽여버리자.
신영 : (뿌리치며) 됐어.
승리 : 그럼 아까 두들겨 팼어야지 왜 표정관리하고 앉아있어.
내가 콩쥐 흉내는 내는게 아니랬지, 역겹다고.
신영 : 우리들 다 모인 데서 얘길했쟎아. 너한테만 말하고 싹 숨어버릴수도 있을텐데
지훈씨까지 있는 자리에서 다 털어놨쟎아.
승리 : 그러니까 말이야..... 빨개벗었쟎아 순애가.
신영 : 이제부터 우리들은 어떻게 되는거야?
승리 :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야지. 자연스럽게.
3. 준호 오피스텔 / 밤
준호, 들어와 벽에 멍하니 기대고 선다. 긴장이 풀린 표정.
멍하니 서있다가 침대에 푹 쓰러지고 멍하니 누워있다가 만세!.......... 소리치고.
4. 승리 아파트 / 밤
승리와 순애 껴안고 등 두드려주고 있다.
승리 : 너 이제 혼자라는 생각하지마. 니가 왜 혼자냐, 바보야.
순애 : . . . .승리야, 살다가 잠깐 헤매보는거.... 나 이젠 하고 싶지 않아.
승리 : 안하면 돼지 뭐가 문제냐.
5. 신영 방 / 밤
신영, 침대에 앉아있다.
신영 : 이제 다 제자리로 돌아온거 맞지? . . . .내일부턴 정말 다시 잘살 수 있겠지? (미소) . . .
6. 로 비 / 아침
UBN로고 붙은게 보인다.
신영, 설레는 표정으로 걸어들어온다. 가슴벅차고 기쁘고 눈물날 것 같은 느낌.
신영(E) : 매일밤 꿈에서 보던 이 모습.... 내가 다시 UBN에 기자로 출근하는 꿈! 오늘은 꿈이 아닙니다.
(얼굴 꼬집어보며) 현실입니다.
사람들 지나가며 신영에게 인사한다. ‘이선배, 오랜만이야’ ‘신영씨, 복직축하해’
신영, 반갑게 인사하고....
기자와 카메라 기자 한팀, 바쁘게 뛰어나가며 신영에게 밝게 인사한다. ‘취재 나가는거야?’
신영, 복도로 씩씩하게 걸어오며 만나는 사람마다 밝게 인사한다.
7. 보도국 / 아침
신영, 들어온다. 사람들 박수쳐주고.
신영, 인사하고 악수하고.... 종규 태근을 보자 껴안고 뛴다.
앵커에게 인사하자 앵커 등을 툭툭쳐주고.
명석과도 서로 째려보며 악수하고.
앵커 : 2시에 아이템 회의있다.
신영 : (씩씩) 네 부장님, 걱정마십시오.
신영, 책상을 쓰다듬으며 앉는다. 책상에 놓인 기자 출입증과 마이크를 본다.
감격스럽게 움켜잡는다. 미소.....
신영(E) : 나는 다시 뛰고 날고 땀흘릴 것입니다!
7-1. 스튜디오
신영, 신나서 스튜디오로 뛰어들어와 한바퀴 빙글 돈다.
혜진, 크로마키 판 앞에 서서 날씨 녹화리허설중. 멘트연습하고 있는데
신영 : (뛰어가) 혜진씨!
혜진 : 어머 신영씨! (반가워서 껴안고) 완전히 복직한거야?
신영 : 응, 나 다시 특별취재팀에서 뛴다!
혜진 : 축하해 진짜 잘됐다아....
신영 : (크로마키판 앞에 서서) 앞으로 이신영의 인생 날씨는 어떠한가요?
혜진 : 네, 강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이렇게 청명한 날씨 이신영에게 계속 쭉쭉쭉. . . .
신영 : 세상 끝까지, 미친 듯이, 거침없이.....
혜진 : 장난아니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두 사람 하이파이브!
8. 병원 로비 / 아침
준호, 기분좋게 걸어들어온다.
앞에 원영과 지훈이 걸어가는게 보인다.
인사하려 다가가는데
원영 : 어머님도 이제 마음을 반쯤은 돌리셨어요. 그러니까 포기하지 마십시오.
지훈 : ..........(미소)......
원영 : 순애랑 그런 사고나 치는 준호한테 어머니도 정이 뚝 떨어지셨거든요.
지훈 : 그거 헛소동이었어요. 두 사람 아무 일도 없었답니다.
원영 : 그래요?
지훈 : 네.... 이제 제가 다시 불리해지나요?
원영 : 그거와는 상관없이 점수를 따셨죠. 신영이를 구해주셨쟎아요.
두 사람, 엘리베이터를 타고.
준호 : . . . . (기분 안좋다)
9. 준호 진찰실 / 낮
가운으로 갈아입는 준호. 기분 별로 안좋다.
책상에 앉아 핸드폰꺼내 문자를 찍는데
준호(E) : 신영아 오늘 저녁에 시간....
준호, 문자를 찍다가 플립을 덮어버린다. 잠시후 핸드폰 벨 울린다.
신영일까 반가움으로 보면... 좀 실망.
준호 : 네, 아버지. . . .아침부터 웬일이세요? 또 일 생기신거예요?
네. . . . 어머니가요? . . . .많이 아프신건 아니구요?
10. 농협 또는 은행 앞 / 낮
UBN 취재차량 와서 선다.
신영과 종규 내려 뛰어들어간다.
11. 농협 또는 은행 앞 / 낮
신영, 리포트중이다. 종규는 촬영중.
신영 : 오늘 오전 10시경 대한은행 서울 모지점에 복면을 한 강도가 침입했습니다.
현금을 요구하던 범인은 지점장과 직원들의 발빠른 대처로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신영, 범인을 잡은 일에 상당히 고무되어있는 남자직원과 인터뷰하는
신영 : 강도가 들어왔을 때 상황을 좀 설명해 주세요.
직원 : 제가 여기서 지점장님이랑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강도가 딱 들어온 거예요.
창구로 가서 총들고 돈내라....이러길래 제가 냅다 달려가서 뒷다리를 이렇게 팍 차고!
직원, 설명하며 신영의 뒷다리를 접힌 부분을 팍 찬다.
신영, 헉하면서 다리가 꺾이고 휘청.
직원 : 휘청할 때 이렇게 넘어뜨렸죠. (신영을 잡고 바닥에 쓰러뜨린다)
신영 : . . . (아파서). .아흐. . . .
종규 : 선배!
12. 농협 또는 은행 앞 / 낮
신영, 그물총을 들고 있다.
앞엔 범인의 대역을 하는 남자 서서 달아나는 척 연기.
신영 : 그리고 달아나는 범인을 향해 그물총을 발사해 . . . (총을 쏘는데 그물이 안펴진다)
이거 왜 안돼냐
종규 : 세게 팍 눌러봐.
신영 : (세게 누른다) 그래두 안펴지는데....
남자 : 줘 보세요.
남자, 그물총을 신영을 향해 쏴본다.
그물 팍 터져나와 신영 그물에 갇힌다.
신영 : 뭐야아. . .나한테 쏘면 어떡해요...
남자 : 누가 거기 서있으래요?
신영 : (허부적거리는) 이거 뭐야. . . 어떻게 나가는거야.
종규 : 선배 빨리 좀 빠져나와. 지점장님 인터뷰 빨리 따야지.
신영 : 종규야 이거 좀 짤라줘. 더 조여들어와.
종규 : 어? 지점장님 가시네.
신영 : (그물에서 버둥거리며) 지점장님! 잠깐 인터뷰 좀 해주고 가세요.... 지점장님!
13. 회사 일각 / 낮
패잔병처럼 걸어들어오는 신영.
종규, 다른 길로 가며
종규 : 이따 편집실에서 봐요.
신영 : 응. . . . .
태근과 지훈, 걸어오다 신영을 본다.
태근 : 이신영, 표정이 왜 그래?
신영 : 몰라요....
지훈 : 신영씨를 UBN에서 다시보니까 정말 반가운데요.
신영 : 안녕하세요.
태근 : 오늘 취재 또 망쳤어?
신영 : 내가 뭐 바보예요, 취재를 망치게?
태근 : 딱보니까 그건데 뭘.... 야, 재야에선 그렇게 열심히 뛰더니 멍석 깔아주니까 또 못하냐.
신영 :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니까 좀 어리버리 할 수도 있지 뭘.
태근 : 이따 찍어온거 한번 보자. (가는데)
지훈 : (연변사투리) 신영씨, 힘내시라요.
신영 : .......
지훈 : 고저 우리 둘이서 마늘찧던 그날 밤이 그립습네다. 그때를 생각하고 힘 내시라요.
신영 : . . . . 알갔슴다.
태근 : 니들 거기서 뭐하냐.
지훈 : (웃으며) 언제 또 양파나 같이 깝시다. 갈께요. (가며) 전화하갔슴다.
신영 : . . . .양파까는거 되게 좋아해.... .
14. 준호 진찰실 / 낮
준호, 사무실전화 버튼을 누른다. 잠시후 핸드폰이 울린다.
준호 : (핸드폰보며) 전화기는 이상없구만. . . . 출근 첫날이라 바쁜가. . . .
준호, 전화끓는데 중년여자와 여대생같은 여자 들어선다.
중년 : 안녕하세요 선생님.
준호 : . . . 백진규 환자 보호자 아니십니까?
중년 : 네, 맞습니다.... 선생님한테 너무 감사해서요.... (선물상자를 내민다)
준호 : 아유 뭐 이런걸....
중년 : 셔츠하고 타인데 제 딸이 직접 골랐어요.
딸 : 선생님 아직 결혼 안하셨다면서요?
준호 : 저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계시네요.
중년 : 제 딸이 지금 대학원생인데 아직 애인이 없어요.
딸 : 선생님 저랑 주말에 음악회 가실래요?
준호 : . . . .어떡하죠. 저는 여자친구가 있는데요.
딸 : 뭐 어때요. 아직 결혼한 것도 아닌데.
준호 : 결혼하고 싶은 여자친구거든요.
딸 : 결혼이야 식장에 들어가기전까진 아무도 모르죠.
준호 : 왜 그러세요 무섭게.
15. 순애 카페 / 낮
사장에게 A4용지 내미는 순애. 밝다.
순애 : 사장님 제가 새로운 세트 메뉴 몇가지랑요, 우리 지점 프로모션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봤거든요.
한번 봐주세요.
사장 : 진순애씨....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요.....
순애 : 뭔데요 사장님?
사장 : 미안한데 이달까지만 수고해줘요. 7월부턴 새 매니져가 옵니다.
순애 : . . . . 사장님.....
사장 : 정식발령은 7월이지만 다음주부터 출근할꺼예요. 불편하면 다음주부터 쉬어도 괜챦습니다.
순애 : 사장님! 저 단 한번도 지각없이, 단 한껀의 고객불편사항 없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짤려야합니까?
사장 : .......
순애 : 이것보다 더 나은 안을 그 사람이 들고오면 그때 나가겠습니다. 그 전에 저 절대 못나갑니다.
사장 : 새로 올 분은 프랑스에서 요리학교도 다니시고 외식사업 마케팅도 공부하신분이예요.
순애 : 잘됐네요. 그럼 실전에서 겨뤄보죠 뭐.
제가 낸 프로모션하고 그 사람 아이디어하고 경쟁하게 해주세요. 제가 지면 나가겠습니다.
16. 순애 카페 화장실 / 낮
순애, 거울보고 있다.
순애 : 진순애! 오늘은 니 인생 2막, 새로 시작하는 첫 날이야. 기죽지 마. 넌 혼자가 아니야.
17. 문화센터 강의실 / 낮
문 활짝 열고 들어오는 승리.
승리 : 하이! 에브리 원! . . .
빈 강의실.
승리 : 아냐, 아냐. 지난번에 이렇게 인사를 했으니까 오늘은 다르게!
문열고 나갔다 다시 들어오며
승리 : 우리 모두 행복합시다!
승리, 강의 연습중이다.
수퍼모델들의 패션쇼 모습 슬라이드나 비디오를 통해 보여진다.
승리 : 아무리 유명한 수퍼모델도 완벽하진 못합니다. 다들 결점이 한가지씩 있는데요,
해결법은 뭐냐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거죠.
마케팅 전략중에도 있답니다. 장점을 더욱 크게!
아..... 강의준비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장승리.... 난 정말 너무 멋져!. . .
18. 편집실 / 낮
신영, 그물에 걸려 버둥거리는 모습 찍혔다.
신영 종규 보고 있다.
신영 : 이건 절대 내보내지말자.
종규 : (편집기 스톱하며) 무슨 종군기자 같지 않우? 적군이 쳐놓은 덫에 걸린 것 같쟎아.
신영 : 그물에 걸린 오징어의 심정이 어떤지 알게됐어.
명석, 지나가다 노크하며 고개 삐죽 들이민다.
명석 : 영새야!
신영 : 선배, 나 이제부턴 물도 안먹구 새도 안될꺼유. 그러니까 영새라고 그만 좀 불러.
명석 : 저 꼴을 봐라. 새 그물에 걸려서 허부적거리는데 어떻게 니가 새가 아니냐 영새야.
신영 : 그물의 위력이 어느정돈가 내가 직접 실험해 본거예요.
얼만큼 튼튼해서 범인이 옴짝달싹 못하게 꽉 조여주나. 그치 종규야?
종규 : 그럼요.
신영 : 난 직접 확인한 것만 기사로 쓴다구요.
명석 : 그래, 올해의 기자상 니가 받겠다.
신영 : 시상식날 장미꽃다발 주세요.
명석 : 야, 저거 그대로 내보내라. 채널고정이다.
19. 보도국 / 밤
가방 챙기는 신영. 휴대폰 울린다.
신영, 보면 ‘준호’ 라 뜬다.
신영 : ......................
20. 준호 오피스텔 / 밤
김치볶음밥을 접시에 담는 준호.
신영 : 웬일루 직접 요리를 다하구?
준호 : 먹어봐. 들기름넣고 해서 아주 맛있을꺼야.
신영 : (먹는다) 음..... 맛있다.
두 사람 말없이 밥 먹는데
준호 : 너무 좋다. 다신 너랑 이렇게 같이 밥 못먹을 줄 알았었는데.
신영 : 그러게.
준호 : 30년 넘게 살다보니까 별일도 다 있다. 그치?
신영 : 앞으로 살면서는 더 많을지도 몰라.
준호 : 그땐 좀 덜 흔들리면서 지났으면 좋겠다. 무슨일이 닥칠지는 몰라도.
신영 : 반갑지 않은 일은 안닥쳤음 좋겠구.
준호 : 세상 일이 어디 뜻대로 되나.
신영 : 맞아. 다치지 않을만큼만 흔들렸음 좋겠어.
준호 : 넌 이번에 다치지 않을만큼만 흔들렸지? 너 독하더라. 그 와중에 취재를 나가고.
신영 : 가만있으면 우울해지니까. 그냥 닥치는대로 뛰어다닌거야.
준호 : 우리 이제 옛날처럼 지내도 되는거지?
신영 : 그럴걸.
준호 : 야, 여자들은 왜 그렇게 무섭냐. 나 정말 이번에....
신영 : 야, 그만하자. 할말 있다는건 뭐야?
준호 : 어머니가 좀 아프시다네. 그래서 환갑에 식구들 모여서 밥먹는 것도 좀 뒤로 미루시겠대.
신영 : 어디가 편챦으신데?
준호 : 원래 갑상선땜에 고생을 좀 하셨는데 요새 다시 안좋으신가봐.
아버지말씀으로 심각한건 아니라는데.... 이제 나이도 드시고
순애씨 아버지 돌아가시는거 보니까 웬지 남의 일 같지도않고....
신영 : . . . 그러게.....
준호 : 그래서 말인데...
(E) : 신영 휴대폰벨
신영 : 잠깐만! (전화받아) 여보세요?
21. 지훈 사무실 / 밤
지훈, 통화중.
지훈 : 신영씨, 아까 우리 병원에 온 환자한테서 들었는데요. 요즘 도사 흉내를 내면서 민간요법으로
병을 고친다는 엉터리 침술사가 있대요.
돈은 돈대로 뺏기고 병은 더 깊어지고 심각한 상태가 된 사람들이 많다네요.
신영(F) : 아, 그래요. 태근 선배님이랑 상의해볼께요.
지훈 : 아,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해도 되는 내용이네 정말.... (픽 웃으며) 난 신영씨만 생각하니까요.
원영, 노크하고 들어서며
원영 : 퇴근 안하십..... (하다 전화하는 것 보고 멈추고)
지훈 : 나중에 또 좋은거 있음 알려드릴께요.
(전화끓으며) 신영씨한테 취재 아이디어를 좀 주고 있었습니다.
원영 : 그러셨어요? 신영이가 참 든든하겠네요.
지훈 : 점수 좀 땄을까요?
원영 : 따고도 남죠.
지훈 : (미소)
22. 준호 오피스텔 / 밤
준호, 먹다말고 뿌루퉁한 얼굴로 앉아있다.
신영 : 왜 안먹어?
준호 : 김지훈이가 뭐래?
신영 : 응.... 제보 하나 해줬어.
준호 : 좋겠네....
신영 : . . . 너 삐졌니?
준호 : 아니.
신영 : 삐진거 같은데?
준호 : 먹자.
신영 : 너 왜 그래. . ..표정이 확 달라져서는.
준호 : (포크 땅 내려놓고) 너 뭐냐. 너 나 잡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그랬어, 안 그랬어 빨리 말해봐.
신영 : 그랬었다.
준호 : 그런데 왜 김지훈이랑 친한거야.
신영 : (픽 웃고) 준호야, 남자들 원래 이렇게 유치하니? 너는 워낙에 솔직한 애니까 대놓고 말하는거구,
나머진 말을 안한다뿐이지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거 맞지?
준호 : 니 태도가 문제야.
신영 : 나 김지훈한테 친구 이상은 아니다 분명히 말했어.
준호 : 친구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신영 : 또 창고에 갇혀있을 때 승리랑 같이 찾아다니구 날 구해줬쟎아.
준호 : 김지훈은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병원장 아들이고, 나는 그 병원에 취직된
월급쟁이 의사쟎아. 나도 진료구 수술이고 다 팽개치고 널 찾으러 다니고 싶었다.
그런데 어디 그게 되냐?
신영 : ..... 내가 어떡했음 좋겠어?
준호 : 우리 사이에 잠깐 공백이 있었던건 사실이야. 순애씨 사건 때문에.
신영 : 그래, 인정해.
준호 : 이젠 그 공백을 지우고 그날 밤 공원의 뽀뽀부터 계속 연결해야 되지 않니?
신영 : 누가 뭐래?
준호 : . . . . 너 나 아직 좋아하지?
신영 : 응.
준호 : 우리 어머니 환갑에 가기로 한것도 맞지?
신영 : 응.
준호 : . . .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안놓이지?
신영 : . . . 바보.
23. 승리 아파트 / 밤
순애, 열심히 요리잡지 뒤지고 신문스크랩하고 앉아있다.
승리와 소라, 외출했다 돌아오는길. 파티용품들과 수퍼비닐봉지 들고 들어온다.
승리 : 뭐하는거야?
순애 : 7월부터 빠리에서 공부한 여자가 매니져로 온다고, 이번 달까지만 해달래.
승리 : 빠리에서 공부했음다야? 왜 남의 일자리는 뺏는건데?
순애 : 근데 아직은 몰라. 내가 아이디어 몇 개 내면서 이것보다 나은걸 그 사람이 가져오면
내가 물러나겠다고 했어.
소라 : 그런 대결은 하나마나지. 세상이 언제 돈없고 빽없는 사람 편인거 봤어?
순애 : 승리야, 나 벌을 받나봐. 신영이랑 준호씨 갈라놓을려고 했던 벌을 내가 지금 이렇게 받는거야.
승리 : 이미 끝난 얘기야. 앞으로 우리 인생에서 그 일은 다시 얘기하지말자.
순애 : 벌 받는거 같아..... 어쩔수 없지 뭐....
승리 : 너두 남들처럼 부모가 대주는 돈으로 편하게 학교다니고 먹고 살 걱정 안하고 사는 사람이었으면
그런 짓 안했겠지.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나니까 잠깐 패닉상태였던거쟎아.
순애 : 그랬어도 거기까진 가지 말았어야 했어.
승리 : 알면 됐어. 거기서 되돌린 것만해도 어디야.
소라 : 언니를 보면 내가 서른살 넘어서 저렇게 될까 정말 무서워.
난 빨리 스물 다섯 넘기전에 시집가야지.
승리 : 내가 그렇게 잔소리를 해도 얘가 이러네.
소라 : 언니도 옛날에 돈많은 남자만 밝히고 그래서 결혼했쟎아요.
승리 : 그래보니 안좋더라 내가 증명했쟎아. 야, 헛소리하지말구 느이 언니나 도와줘.
24. 준호 오피스텔 / 밤
오목두며 앉아있는 신영, 준호.
신영 : (돌을 놓으며) 짠! 내가 이겼다.
준호 : 어? 언제 이렇게 된거지?
신영 : 나 이제 가야겠다.
준호 : 야, 우리 팔뚝맞기 걸고 한판만 더 하자.
신영 : 늦었어, 나 갈래.
준호 : 신영아. . . .
신영 : 왜.
준호 : 우리 가을에 결혼하자.
신영 : (놀라) 뭐? 가을에?
준호 : 너 내 청혼 받아들인거 맞쟎아.
신영 : 우리. . .좀 있다 하기로 얘기 끝난거 아냐?
준호 : 엄마가 아프시다쟎아. 더 안좋아지시기전에
장남 장가가는 것도 보여드리고 손주도 안겨드리고 싶어.
신영 : . . . . . .
준호 : 어머니 환갑때 아예 날짜도 잡아버리자.
신영 : . . . (표정 밝지않은) 생각해볼께....
준호 : 표정이 왜 그러냐? 니 뜻대로 내가 너한테 잡혀줬는데.
신영 : . . .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 .잘자 . .(문닫고 나가고)
준호 : . . . .(침대로 와 털썩). . . .이상하다.... 왜 이렇게 마음이 안놓이지.....?
25. 거 리 / 밤
신영, 걷고 있다.
신영 : . . .참 이상하다. . . 남자도 생기고 복직도 하고.... 내 뜻대로 다 됐는데.........
왜 날아갈 듯 기쁘지가 않은거지? (멍하니 서서 생각에 잠기는)
26. 거 리 / 낮
검은 차량 와서 서고 거물같은 남자 내리자 보도진들 우르르 몰려들어 에워싸고 몸싸움하며 질문한다.
한참 뒤에서 배가 부른 임산부 신영, 뒤뚱거리고 따라가며
신영 : 잠깐만요. . . . 같이 갑시다. . . .아후 숨차. . .
종규 : (뒤돌아보며 짜증) 선배! 좀 빨리와.
신영 : 같이 가.... 나 숨도 차고.... 다리도 너무 무거워. . . .
종규 : 벌써 다 들어가 버렸쟎아.
신영 : . . . . (힘든 듯 땀닦으며) 배고파....
27. 스튜디오 / 낮
신영, 앵커석에 앉아있다. 뉴스 진행중.
신영 : 온 국민의 기대속에 힘찬 출발을 한 17대 국회가, 친근한 국민의 국회로 다가설 것을 다짐하며
국회의원 전원이 참가한 가운데....... (인상쓰며). . .으. . . .오늘 국회의사당 잔디밭에서. . .아으. .
뉴스 진행하던 스탭들 놀라고 당황...
한 켠에 서있던 명석, 종규, 태근 신영을 보며 ‘저거 왜 저래’ . . .
신영 : 아흐. . . .나 애 나와요. . . .시청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진통이 옵니. . .으악. . . . .
태근, 종규 달려가 배부른 신영을 부축해 내린다.
명석, 앵커석에 앉아
명석 : 시청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제가 이어 진행하겠습니다. 온 국민의 기대속에 힘찬 출발을 한. . . .
저만치서 신영의 으아악.....하는 소리와 응애하는 아기 울음소리 터진다.
명석 : . . .(신영쪽을 보곤) 아들입니다.
28. 신영 방 / 밤
생각하기 싫다는 듯 고개 도리도리질하는 신영.
신영 : . . . .안돼 안돼. . .어떻게 한 복직인데..... 내가 특별취재팀에서 얼마나 다시 뛰고 싶었는데...
내가 UBN에서 얼마나 다시 일하고 싶었는데...
고민 가득한 표정으로 침대에 벌렁 눕는다. .
신영 : 남자는 없어도 걱정이구, 있어도 고민이구.... 아흐 몰라...
신영, 이불을 뒤집어쓴다.
29. 순애 카페 / 아침
영업시간 전.
유니폼입은 순애, 짧은 글이 적혀있는 색종이크기의 예쁜 색지를 사등분으로 접어
커다란 유리병 안에 넣고 있다.
동만, 반죽그릇 들고 지나가다가
동만 : 어? 매니져님, 그거 뭐하시는거예요?
순애 : 응.... 손님들 나가시면서 하나씩 뽑아가라구.
동만 : 이게 뭔데요? (뽑아서 읽어본다) 으뜸패만 가진 사람은 게임을 할수 없다고 하죠.
당신에게 없는 것들에 너무 큰 의미를 두며 속상해 하지 마세요. 당신도 이길 수 있습니다.
순애 : 읽으면 기운나는 글들을 모아서 짤막하게 적어봤어.
동만 : 와.... 캡이예요 매니져님.
멋진 여자 한사람, 하이힐 소리 따각거리며 들어선다.
순애 : 죄송합니다. 저흰 10시부터 시작인데요.
여자 : 안녕하세요. 여기서 새로 일할 매니졉니다.
순애 : ...... 동만인 주방으로 가볼래?
동만 : 네, 매니져님. (가고)
순애 : 사장님께 말씀 들었습니다. 제가 사장님께 드린 말씀도 전해 들으셨는지요.
여자 : 못 들었는데요.
순애 : 저 여기서 성실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빠리에서 공부한 분이 온단이유로 짤려야할 이유가 없어요.
굳이 새 매니져를 쓰시겠다면 새로운 세트메뉴나 프로모션 기획안으로 경쟁을 해서
이긴 사람이 남는걸루요.
여자 : 재밌겠네요. 그럽시다.
순애 : . . . . (전의를 불태우는)
30. 백화점 문화센터 / 낮
빈 강의실. 서너개의 마네킨들 정장과 캐주얼을 각각입고 서있다.
승리 : (연습하는) 자아... 이 중에서 제일 잘된 코디와 영 아닌 코디를 찝어내 보시겠어요?
신영 : (문 열고 들어오며)
승리 : (놀라) 어? 니가 여기 웬일이야?
신영 : 나 오늘 백화점 문화센터 쫙 돌면서 취재중이야.
승리 : 어쩜 내 강의 있는 날이랑 딱 맞았네?
신영 : (둘러보며) 야.... 여기서 니가 강의를 하는거야? 멋지다....
승리 : 그럼 멋지구말구. 이신영 친군데.
신영 : 순애는. . .어떻게 지내?
승리 : 응. . . 요즘 직장에서 좀 힘든가봐. 또 짤리게 될지도 모르구,
그게 다 자기가 벌 받는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신영 : 왜 그래 바보같이 .. . .
승리 : 스스로를 괴롭혀야 시원해질때도 있쟎아. 그런건가봐. 요새 좀 보기 안스러워.
신영 : . . . . .
승리 : 너 취재끝나면 우리집으로 한번 놀러와라.
신영 : 그래.
31. 문화센터 일각 / 낮
종규, 신영의 스탠드업 촬영중.
신영 : 수강신청때는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면서 취소나 환불때는 직접 와야 한다는 점을
가장 큰 불편함으로 꼽았습니다.
신영의 뒤로 승리 지나가며 활짝 웃고 윙크하며 간다.
신영은 보지못하고.
신영 : UBN뉴스 이신영입니다.
종규 : 다시!
신영 : 왜?
종규 : (승리를 가리킨다)
승리 : 니 병풍이 돼주고 파.
신영, 스탠드업 준비중.
뒤에서 자연스럽게 지나가는척 하는 승리.
신영 : 자연스럽게 지나가 알았지?
승리 : 오케이!
종규 : 갑시다! (카메라 돌리고)
신영 : 수강신청때는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면서 취소나 환불때는 직접 와야 한다는 점을
가장 큰 불편함으로 꼽았습니다.
승리, 뒤에서 지나가며 머리흔들고 매혹적으로 웃는다.
종규 : 다시! 그냥 빼고 갑시다.
32. 준호 진찰실 / 낮
수술복 입은 준호 들어온다. 작은 꽃바구니와 곰인형이 하나 놓여있다.
준호 : 이게 뭐예요?
간호사 : 환자 보호자분이 놓고 가셨어요. 그 환자분 누나 아시죠?
준호 : 아... 내가 만나는 여자 있다고 말했는데도 이러네.... 한번 더 확실하게 말을 해야되나.
간호사 : 그럼 더 무섭게 달려들껄요.
준호 : 그럼 어떡해요?
간호사 : 확 깨게 해야죠.
33. 병원 일각 / 낮
준호, 자판기에서 커피 뽑고 있다.
딸, 달려온다.
딸 : 선생님....
준호 : 안녕하세요.
딸 : 제가 갖다놓은건 보셨어요?
준호 : 봤죠.
딸 : 맘에 안드세요?
준호 : 그거 다 합쳐봤자 2만 7천원도 안되겠던데요.
딸 : . . . .네?
준호 : 농담이예요. 한잔 하실래요?
딸 : 네, 주세요.
준호 : (커피 건네주고)
딸 : 선생님은 어떤 타입의 여자를 좋아하세요?
준호 : 이쁘고 어리고 말 잘듣고 돈이 많은 여자가 좋습니다.
딸 : 농담말구요.
원영, 동전들고 걸어오다 두 사람 이야기하고 있는걸 본다.
준호 : 진담이예요. 저는 일단 여자가
강남에 지은지 5년 이내된 아파트로 45평이상은 해와야한다고 보구요. 차도 3천씨씨 이상.
딸 : . . .네에....
준호 : 그리구 개인병원 하나 내 줄 정도는 돼야죠. 결혼이 사랑만으로 되는건 아니쟎아요.
결혼은 생활이고 현실인데.
딸 : 보기와는 많이 다르시네요.
준호 : 제 선배는 골프회원권도 받았더라구요. 3억이라던가... 5억이라던가....
원영 : (맘에 안든다는 듯 끌끌끌 차고 간다)
34. 지훈 사무실 / 낮
지훈, 서류보고 체크하고 바쁘다.
원영, 들어서며
원영 : 바쁘십니까?
지훈 : 아닙니다. 앉으세요.
원영 : 신영이한테 데이트 신청도 좀 자주하고 그러세요.
지훈 : . . . . . .
원영 : 남자건 여자건 진심으로 강하게 대쉬하는 사람한테는 언젠가 마음을 열게 마련아닙니까.
지훈 : 제 편이 돼달라고 우리 병원으로 모신건 절대 아닙니다.
원영 : 압니다. 저희 어머니때문에 너무 기죽지 마시라고 드리는 말씀이예요.
어머니도 마음을 돌리고 계시다니까요.
지훈 : 그렇쟎아두 다시 용기를 내고 있는 중입니다.
35. 준호 오피스텔 / 밤
UBN뉴스.
준호, 책을 앞에 놓고 앉아서 TV보는. 신영의 모습 비춘다.
신영(F) : 수강신청때는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면서 취소나 환불때는 직접 와야 한다는 점을
가장 큰 불편함으로 꼽았습니다. UBN 뉴스 이신영입니다.
준호 : 실물이 더 이쁜데 신영이도......
(E) : 핸드폰 벨
준호 : (전화받아) 응, 신영아. 나 지금 너 나온거 보고 있었어. 너 맨날 바쁘구나.
신영(F) : 너 삐질까봐 전화했는데 준호야....
준호 : 뭔데?
36. 보도국 / 밤
책상에 앉아 전화하는 신영.
신영 : 나 오늘 야근이구.... 내일 김지훈씨랑 만나기로 했어. 그동안 정신 없어서
나 구해준거 고맙다고 인사도 못했거든.
준호(F) : 그래서 니가 전화를 했어?
신영 : 아니 전화가 왔길래 내가 밥사겠다고 했어.
니가 괜히 또 섭섭해하고 오해할까봐 전화하는거야. 이제 됐지?
37. 준호 오피스텔 / 밤
준호 : 그래..... 오늘 야근 잘하구. 수고해라.
전화끓는 준호. . .기분 안좋다. 책을 팍 덮어버린다.
38. 요리 학원 / 낮
(워커힐이나 메리엇호텔의 쿠킹클래스나 청담동 라퀴진 같은 곳)
“Cooking class for Two!" ‘커플을 위한 이태리 요리클래스’라 붙어있는 플래카드.
희고 높은 쉐프모자를 쓴 외국인 주방장의 지도에 따라 다섯커플 정도가 이태리 요리를 배우고 있다.
지훈과 신영, 양파를 까고.....
신영 : 이런건 또 언제 신청해놓으셨어요?
지훈 : 원래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요. 제가 그랬쟎아요, 같이 또 양파 다듬 자구요.
신영 : 고럼 다시 연변말로 해야됩니까?
지훈 : 춘옥씨 편할대로 하시라요.
요리하는 두 사람.
얼굴에 밀가루도 묻히고... 지훈, 신영의 코에 묻은 밀가루를 털어내 준다.
샐러드를 만들고 라쟈냐 반죽을 해서 오븐에 넣고....
빛깔 고운 소스를 곁들인 연어스테이크를 접시에 담아내고.....
요리한 접시를 놓고 앉아서 먹는 사람들.
주방장 돌아다니며 요리를 봐주고 칭찬해주고......
신영 지훈에게도 와서 잘했다고 엄지를 세워준다.
두사람 고맙다고 인사하고.
지훈 : 맛있죠?
신영 : 환상이네요.
지훈 : 신영씨, 혹시 마흔살까지 결혼안하고 있으면 그때 나랑 결혼합시다.
신영 : . . . . .
지훈 : 어때요? 나쁜 제안은 아니죠?
신영 : 마흔살까지 결혼 안하고 있을 것 같지 같은데요.
지훈 : 그래도 혹시나.... 앞일은 모르니까 하는 말이예요.
신영 : 서른 다섯쯤엔 할꺼 같은데....
지훈 : 좋아요, 만약 서른 다섯 넘겨도 혼자있다... 그럼 서른여섯살 봄에 나랑 결혼합시다.
신영 : . . . . .
39. 준호 진찰실 / 낮
환자와 마주앉아있는 준호.
준호 : 한 며칠 치료를 좀 받으셔야겠는데요.... 오늘 가서 약드시구요, 모래쯤 다시 한번 나오세요.
간호사 : 이리 나오시구요. (데리고 나가고)
준호, 전화기를 본다.
준호 : . . . 얘는 김지훈이랑 뭘하고 노나.... 전화 걸어보긴 자존심 상하고....
먼저 전화 좀 걸어주면 어디가 덧나나.
40. 요리학원 / 낮
설거지한 접시들 마른 행주로 닦고 정리해놓는 신영 지훈.
지훈 : 저의 천적 장승리씨는 강의 잘 나가고 있나요?
신영 : 승리야 뭐 언제나 즐겁죠.
지훈 : 승리씨는 원래 그렇게 특이하고 웃겼습니까?
신영 : 그럼요. 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사람된거예요.
지훈 :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무서운게 없고 마냥 밝쟎아요.
신영 : 저도 승리를 보면 참 좋아요. 이혼했다고 주눅들어 있지도 않고 당당하고 밝고. . . .
지훈 : 그러면서 나한테는 왜 그렇게 차요?
신영 : . . . . .
지훈 : 승리씨는 그렇게 감싸주면서 나한테는 왜 다가오지도 못하게 벽을 치죠?
신영 : . . . . 그러게요.....
지훈 : 모순이라고 생각하죠?
신영 : 네.
지훈 : 나도 그럼 가능성이 있는건가요? 서른 여섯살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거죠?
신영 : 지금 준호가 친구에서 애인으로 바뀌고 있는데요.
지훈 : . . . . . .
신영 : 결혼을 한다면 아마 준호랑 하게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지훈 : 그 말을 듣고도 왜 포기할 생각이 안드는지 모르겠네요.
41. 신영네 거실 / 밤
금순, 원영, 희숙, 찬영 모여 앉아있다.
찬영 : 준호형은 순애누나랑 아무일 없는걸로 밝혀졌다며.
금순 : 그럼 다시 내 사윗감 후보로 들어온거야?
원영 : 준호 그 자식은 영 아닌데요.
희숙 : 왜, 여보?
원영 : 병원에서 오다가다 보는데 좀 아니예요.
희숙 : 어떻게 아닌데?
원영 : 어떤 어린 여자애랑 얘기하는걸 들었는데 질이 낮은 놈이더라구.
혼수 많이 밝히는 못난 놈들 있쟎아 왜. 딱 그거야.
찬영 : 여자가 혼수 많이 해옴 좋지 뭘 그래.
금순 : (찬영에게 쿳션던지고)
42. 승리 아파트 / 밤
요리잡지책 뒤지고 신문스크랩하는 순애.
옆에선 노트북으로 인터넷 찾아보고 분주한 승리.
소라 : 언니, 내 보기에 언니는 그냥 헛수고하는거야. 아무리 용을 써도 짤리게 돼있다니까.
순애 : 상관없어. 승리야, 그 책 좀 줘봐봐.
승리 : 오소라, 인간이 살다보면 말이야.... 질껄 뻔히 아는 싸움에도 나가야 할 때가 있는거야.
소라 : 질게 뻔한데 왜 나가, 바보같이.
승리 : 질 때 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피터지게 싸웠다! 인간한텐 또 그런 것도 중요하거든.
소라 : 난 인간이 아닌가봐. 지는 싸움은 나가기 싫어. (방으로)
승리 : 저 놈의 지지배는 언제 철들어. 꼭 10년전의 나 같애, 밥맛없는게.
초인종 소리.
승리, 나가서 문 연다. 신영, 쥬스병들고 들어온다.
신영 : 짜잔 얘들아. . . .
순애 : . . . . 신영아.... 이 시간에 웬일이야.
신영 : 너 도와주러 왔다. 아이디어하면 또 이신영 아니니. 각종 허접한 아이디어부터 뭐 엄청나쟎아.
순애 : 너두 피곤할텐데 뭘 또 와. 별것도 아닌건데.
신영 : 나 그럼 갈까?
승리 : 가긴 어딜가. 너 오늘 아이디어 열 개 이상 못내면 집에 못 갈줄 알어.
신영 : 좋아좋아. 우리 꼭 야간 자율학습하는 것 같다야.
승리 : 일단 우리가 뽑은 것 좀 봐봐. 요일별 세트메뉴랑 포장메뉴 좀 만들어봤어.
신영 : 난 샌드위치 메뉴 생각해왔는데. 야, 그리구 요즘 웰빙이 뜨쟎아.
그걸 이용해서 이름을 붙이는건 어때. 같은 호밀빵이라도 웰빙 어쩌구하면 좀 있어보이쟎아.
승리 : 그치그치.
신영 : 순애 일하는데가 사무실 밀집지역이고 또 지하철역도 있으니까
출퇴근 시간에 유동인구도 엄청나쟎아. 그때 간단히 먹을수 있는 세트메뉴가 있음 딱일 것 같아.
(가방에서 수첩꺼내며) 내가 이름도 정해봤는데....
승리 : 어디 보자. (수첩보며) 비즈니스 브랙퍼스트, 파워타임, 에너지 업....
아이구, 좋은 말들은 다 갖다붙였구만...
신영과 승리, 재잘재잘 서로 때리고 웃고. . .
순애 물끄러미 본다....
신영 : 그리구 아침에 만든 빵은 그 다음날 못팔꺼 아냐. 가게 앞에다 박스를 하나 만들어놓고
메모를 쓰게 하는거야. 매일 저녁에 추첨을 해서 남은 케잌이나 빵을 그 사람한테 주고.
순애 너 뭐하냐, 빨리 받아 적어.
순애 : . . . . (마음 찡하고)....
승리 : 그럼 그 맛에라도 오며가며 들리고 그러다보면 매상도 늘고?
신영 : 또 뭔가 노력하고 생각하는 가게로 보이니까 이미지도 좋지않겠어. 안그러니 순애야?
순애 : . . .. . (미소). . . .
신영 : 내가 준호한테두 아이디어 내라. . .(고 할게. . ..하다가 멈칫)
순애 : . . . . .
승리 : . . . .
순애 : 너희 두 사람 다시 예전처럼 잘지내게 된거지?
내가 방해했던건 두 사람이 싹 잊어버려줬음 좋겠어.
신영 : 우리 이제 그런 얘긴 하지말자 순애야.
순애 : . . . .
신영 : . . . . (어색한 기류 흐르는 것 같고). . . . .
승리 : 야, 야! 우리 나가자! 내가 쏠게.
43. 거 리 / 밤
아이스크림 컵 하나씩 들고 쪼르르 앉아 떠먹고 있는 신영 순애 승리.
순애 : 나 한마디 해도 돼?
신영.승리 : 해 봐.
순애 : 진순애는 안 외롭다.
신영 : (한대 때리며) 그걸 이제 알았냐?
승리 : 얼굴이 이쁘면 머리가 좀 딸리쟎냐. 순애도 그렇더라구.
순애 : 갑자기 막 힘이난다. 우리가 짠걸 갖다내면 사장님도 깜짝 놀랄꺼야. .
신영 : 순애 넌 그럼 앞으로도 외식업쪽에서 일하고 싶은거니?
순애 : 아니.
신영 : 그럼? 앞으로 뭘하고 싶은데?
순애 : 너무 어릴때부터 당장 먹고 사는게 바빠서 내가 진짜 뭘하고 싶은지 뭘 원하는지. . . .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그냥 그림그리는 공부를 좀 하고 싶다.... 그게 다였어.
승리 : 그럼 그걸 찾는게 서른 두살 니 인생의 숙제다.
신영 : 그래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이 질문에 대답을 찾아봐.
순애 : . . .찾을꺼야, 꼭!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뭔지.
승리 : 야, 오늘같은 날 술땡기지 않냐?
44. 대형 수퍼나 할인마트 / 밤
카트에 술과 안주를 담는 신영 순애 승리.
맥주캔 여러개 들어있고
순애 : 야채도 좀 사자. 신영이 너 해장국까지 끓여먹이고 보낼꺼야.
신영 : 좋지. 와인도 몇병 사자.
순애 : 좋았어. 오늘 우리 다같이 무너지는거야.
순애와 승리 와인을 골라 담는데
승리 : (와인병 꺼내놓으며) 야, 오늘은 우리 폭탄주 마시고 폭탄맞은 듯이 신나게 뻗어보자.
거기 양주 좀 골라봐.
신영 : 오케이! 내가 이따가 도미노주, 쌍끌이주 다 보여줄게.
순애 : 양주는 그럼 어떤걸 사지?
승리 : 저거! 우리 그날 호스트바 가서 마셨던거.
껄렁해보이는 불량 남자고등학생들 3명,
술 코너에 와서 기웃거리다 승리가 집어들려 손을 댄 양주를 싹 채간다.
같은 양주 3병 있음.
승리 : ??!!!
학생1 : 야, 이걸루 하자.
학생2 : 한병 갖고 되냐? 우리가 몇 명인데.
학생1 : 세병 다 가져가자.
승리 : 이봐요 학생들. 그건 내가 먼저 고른건데.....
학생2 : 우리가 먼저 챘쟎아요.
순애 : 됐어, 그냥 다른거로 하자.
승리 : 다른건 깰데 머리아퍼. 그리구 얘네들 괘씸해서 안되겠어. 그거 당장 내려놔요.
학생1 : 웃긴 아줌마들이네.... 아줌마들이 무슨 술을 먹겠다구그래. 집에가서 애나보지.
승리 : 니들 눈엔 우리가 아줌마로 보이냐?
학생2 : 아뇨, 큰 어머니요. (깔깔)
신영 : 학생들 그거 사가지도 못하쟎아. 카운터에서 곱게 보내주겠어?
학생1 : 지금 계산보는 애, 내가 아는 형이예요. 가자.
신영 : 얘! 니들 몇 학년이니? 학생이 왜 술을 사는거야?
학생1 : 아줌마 뭐예요?
신영 : 나 선도부 선생님이다.
학생들 : (키득키득 웃기고 있네.....)
신영 : 학생증 내놔봐.
학생1 : 이 아줌마 진짜 짱나네. 머리는 한 쪽 삐쳐가지구..
신영 : 이 버릇없는 녀석들같으니라구. (들고 있는 양주 뺏으며) 이건 놔두고 가서 우유나 사가.
우유먹고 공부해!
학생1 : 왜 이래 진짜.... (신영이 뺏은 양주를 다시 뺏고)
신영 : (다시 뺏는데)
학생1 : 이제 진짜! (화가 나 신영을 확 밀친다)
신영, 수퍼 한켠 진열해놓은 선물상자 쌓은 위에 나가떨어진다. 꺅!
순애 : (신영 나가떨어지는 것 보고 발끈) 저 새끼가!
순애, 신영을 민 학생을 발로 걷어찬다.
학생, 윽! 뒤에 있는 학생에게 가 쓰러진다.
학생2 : 이 아줌마들이 미쳤나.... (순애를 팍 밀치며) 어디서 발길질이야!
순애 : 으악! (나가 떨어지고)
승리 : 이것들 보게!
승리, 카트를 불량학생들쪽으로 확 밀쳐버린다.
카트에 맞아 꽥하는 학생들.
승리, 진열대에서 손에 잡히는 아무거나 집어던지며
승리 : 이것들이 큰누나뻘 되는 사람들한테!
패싸움으로 번진다.
신영 순애 승리, 과자봉지 집어던지고 티슈통 생리대 바가지..... 막 집어던진다. 아수라장.
32세 노처녀들과 미성년 남학생들의 싸움.
학생1 : 야, 우리 애들 다 불러! 다 집합시켜!
신영. 순애. 승리 : (잠시 섬뜩한데)
승리 : 야! 김검사 박검사 다 불러! 이것들 다 집어넣어버려.
3대 3으로 밀치고 때리고 아수라장...........
멀리서 호루라기 소리들린다.
45. 경찰서 / 밤
쪼르르 앉아있는 신영 순애 승리.
한쪽에 무릎꿇고 손들고 있는 학생들 셋.
경찰 : (신영에게 신분증 갖다주며) 알만한 분이 그러셨습니까....
신영 : 미성년자가 양주를 사길래. . . .
순애 : 그 마트도 경고조치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미성년자한테 술을 파는데....
경찰 : 알겠습니다. 그리구 거기서요, 팔 수 없게 망가진 것들에 한해서 청구서를 보내겠답니다.
신영 : 네.
경찰 : 아들같은 애들이랑 싸우고 그러십니까.
승리 : (발끈) 아들이요? 누나라고 정정해 주실래요?
46. 경찰서 앞 / 밤
세 여자 나오는데 비가 내린다.
승리 : 뭐야아.... 비오쟎아.
신영 : 잠깐 기다려. (들어가고)
47. 거 리 / 밤
노란색 우비하나를 펼쳐 셋이 쓰고 가는 신영 순애 승리.
가운데 서있는 순애, 신영에게
순애 : 신영아 너 어깨 다 젖는다. 니가 가운데로 와.
신영 : 괜챦아.
순애 : 이리 와. (자리를 바꾸고)
승리 : 기집애 나는 안바꿔주고....
순애 : 오늘 정말 오랜만에 셋이 재밌게 놀았다.
옛날에 승리네 집에서 시누이들이랑 싸우던 생각도 나고.
승리 : 야 우리 노래하나 부를까?
순애 : 그거 부르자. 그 팝송. 당신이 내 날개에 펌프질을 해준다.
승리 : 너 가사 알어?
순애 : 몰라.
승리 : 그럼 뭐하지?
신영 : (노래한다. 파트라슈) ♬먼 동이 터오는 아침에....
순애.승리 : (같이) 크게 뻗은 가로수를 누비며... 잊을 수 없는 우리의 이 길을. . . .
신영 : 순애 승리와 함께 걸었네. . . .
신영 순애 승리 : 하늘과 맞닿은 이 길을..... 랄랄라.. 랄랄라... 랄라라라라라라....
세 여자 노래부르며 가는데 자동차, 지나가며 물을 튀긴다.
세 여자, 으악!
48. 거 리 / 밤
쫄딱젖은 모습으로 처마 밑에 서있는 세 여자.
순애 : (푹 웃음터져 깔깔)
승리 : 넌 미쳤냐?
순애 : 너무 웃기지않니? 우리 중학교때 갓난쟁이었던 애들이랑 우리가 오늘 싸웠어.
열댓살 어린 애들이랑. 그것두 죽기살기루.
승리 : 이런걸 그럼 뭐라 그러나. 원조 교제는 아니구.
신영 : 원조결투!
승리 : 야 오늘 우리 잘나가다가 왜 이렇게 된거니.
순애 :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뭔지 찾겠다.... 거기서부터 이렇게 됐어.
승리 : 아직 못 찾았지?
순애 : . . . .이번달 내로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좀 기다려 줘봐.
승리 : 난 찾았다.
신영 : 장승리, 니가 진짜루 원하는게 뭔데?
승리 : 이런거!
승리, 나와서 비맞으며 탭댄스하듯 춤을 춰본다. 신나게....
신영도 순애도 따라나서고 비 맞으며 신나게 춤추는 세사람. 춤추다가 젖은 채 서로를 껴안는다.
신영과 순애 마주보고 웃고 껴안고 도닥여주고.....
신해철이나 크라잉넛(?)의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가 흘러도 좋겠고
아니면 아름답고 따뜻한 곡이 흘러도 좋을 듯...............
신영(E) : 예전 어느 날처럼 다시 비가 내리고 우리는 비를 맞습니다.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얼까요. 원하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린 그걸 가질 수 있을까요.
사랑에서, 일에서....... 우린 때로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하는 고통에 시달리기도하는데...........
가질 수 있는 것만 원하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모두 가질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행복할까요?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뭔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현장에서 빗줄기가 시원한 이신영입니다.
49. 준호 오피스텔 / 밤
준호 통화중.
준호 : 넌 뭐 하다가 이제 전화를 하냐. 김지훈이랑 여태까지 있었어?
50. 신영 방 / 밤
(젖은)머리를 수건으로 감고 잠옷입고 전화하는 신영.
신영 : 아니이.... 승리네 집에 잠깐 들렀었어.
준호 : 거긴 왜?
신영 : 순애를 좀 도와줄 일이 있어서.
준호 : 순애씨랑 괜챦아? 안 불편해?
신영 : 안 불편하게 만들었어.
준호 : 김지훈이랑은 밥 잘 먹구?
신영 : 응.
준호 : ...........이제 특별한 볼일 아니면 안만나면 어때?
신영 : 알았어.
준호 : 내가 얼마나 속이 좁은지 이번에 알았어. 널 좋아하게 되면서.
신영 : 그래 너 속 좁은 것 같아.
준호 : 아까 아버지한테 내가 이쁜 색시감 보여드리겠다고 했어.
봄에 당장 손주보실 기대부터 하더라. 이신영 그럼 잘자라.
신영 : 그래 너두 잘자. . . .(표정 굳어지는)
51. 회사 건물 앞 / 낮
마스크하고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목에 피켓걸고 1인 시위를 벌이는 여자.
‘출산=해고’ ‘출산휴가 끝난더니 해고가 웬말이냐’라 쓰여있다.
신영, 그 여자를 백으로 놓고 리포트한다.
신영 : 출산휴가가 끝나자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고받은 양모씨는
오늘도 자신이 7년간 몸담았던 직장앞에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52. 보도국 / 낮
앵커와 싸우고 있는 신영.
신영 : 아니 이게 왜 얘기가 안됩니까, 부장님.
앵커 : 얘기가 안된다는게 아니라 좀 약하다는거지.
신영 : 이 사람의 생존이 걸린 문젭니다. 먹고 사는 생계가 걸린 문젠데 뭐가 약하시다는거예요.
태근 : 영새야 지금 니 시각이 너무 주관적이야.
명석 : 너 그 여자랑 친구냐. 왜 그렇게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지 이해를 못하겠네.
더 억울한 비정규직 노동자도 많아요.
신영 : 애 낳았다고 쫓아내는 것 보다 억울한게 어딨냐고.
앵커 : 오늘은 사건뉴스도 넘쳐. 내일 아침 모닝뉴스에 내자. 됐지?
신영 : . . . . . .
53. 보도국 / 낮
신영, 노트북 앞에 놓고 뿌루퉁한 얼굴로 기사쓰고 있다.
종규, 다가와
종규 : 빠졌어?
신영 : 아침 뉴스로 넘어갔어.
종규 : 참, 아직 못들었지?
신영 : 뭘?
종규 : (소근거리는) 조만간 마감뉴스 앵커 오디션이 있을 것 같아.
신영 : 하선배 벌써 갈려, 그럼?
종규 : 특파원으로 갈 것 같아.
신영 : (놀라) 정말? 설마 뉴욕이나 워싱턴 특파원은 아니겠지.
종규 : 거기까진 아직 힘들지. 어쨌거나 UBN역사상 최연소 특파원이야.
신영 : 와... 진짜 잘나가네.
종규 : 좀 깐죽거리긴해도 일은 독하게 하쟎아. 어쨌든 후임 앵커, 선배가 도전해봐요.
신영 : . . . . .
54. 회사벤치 / 낮
신영, 쥬스마시며 앉아있다.
신영 : 일 좀 디립다하다가 서른 다섯에 결혼했음 딱 좋겠구만.
지훈(E) : 그럼 서른 여섯살 봄에 나랑 결혼합시다.
신영 : 꿈이 이루어지는것도 타이밍이 잘맞아줘야하는데.... 올 가을에 결혼이 웬말이야... 절대 안돼!
문자메세지음.
신영, 핸드폰보면
준호(E) : 오늘 저녁에 시간돼지? 희찬이네 집들이 같이 가자.
55. 병원 일각 / 낮
준호, 퇴근하는 길. 지훈과 마주친다.
지훈 : 퇴근하시나부죠?
준호 : 예. 초등학교 동창 집들이가 있어서요.
지훈 : 잘 다녀오십시오. 전 오늘 회의가 늦게까지 있어요.
준호 : 묻지도 않은 말에 대답도 해주시고.... 참 친절하시네요.
지훈 : 저야 워낙에 매너가 좋쟎습니까.
준호 : 어젠 신영이가 맛있는 밥을 샀습니까?
지훈 : 맛있는 밥을 만들었죠 같이.
준호 : 만들어요? 어디서요?
56. 집들이 아파트 / 밤
신혼집 아파트.
거실에 상을 펴고 저녁식사중인 준호 신영과 동창부부.
옆엔 걸음마 보조기를 탄 두세살 짜리 아이 부산하게 돌아다니고.
준호는 신영에게 삐진 것 감추고 있는 상태.
희찬 : 신영아, 대충고르고 가라. 신준호도 이만하면 용됐지 않냐.
준호 : 너희들 가을에 국수 먹을 준비해라.
미숙 : 정말? 야... 니들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첫사랑이 연결되는 경우도 있긴있네?
신영 : 아직 확실한거 아냐.
준호 : . . . .(기분 상하고)
희찬 : 두 사람 말이 다르네.
신영 : 올 가을은 아직 아니라구.
준호 : 누구 맘대로?
미숙 : 야,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빨리 가.
신영 : 미숙이 넌 애 낳고 회사다니기 힘들지 않니?
미숙 : 관뒀지 그래서. 나 올초부터 회사 안나가.
신영 : 정말? 회사를 관뒀어?
미숙 : 애 키우면서 밖에서 일하는거 정말 지옥이야.
친정엄마가 딱 붙어주거나 남편이 돈을 아주 잘벌어서 애보는 사람, 가정부
이렇게 둘씩 둬주면 또 모를까.
신영 : . . . . 애낳고 일하긴 정말 힘들구나.
준호 : . . . .
미숙 : 가을에 할꺼면 결혼준비 서둘러야겠다. 집 구하고 혼수하고 그거 보기보다 골 빠개져.
준호 : 야 이 소파 이쁘다. 이거 이태리제 아니냐?
미숙 : 너 보는 눈있구나. 내가 해온거야.
준호 : 야 너 혼수 끝내주게 해왔다.
신영 : . . . . (짜증나는 눈길).. .
준호 : 이런거 얼마나하냐? 아까 보니까 식탁도 좋아보이던데.
미숙 : 말두 마. 시댁에서 얼마나 참견하셨다구. 식탁은 어디께 좋다. 냉장고는 어디껄로 해라.....
신영 : 혼수준비하면서 엄청나게 싸운다며? 그때 깨지는 사람들도 많다던데.
미숙 : 우리도 깨질뻔했지. 그때만 생각하면 시댁에 가기싫어.
희찬 : 야, 장모님은 나한테 몇평짜리 아파트 얻을 수 있냐고 계속 잔소리 안하셨냐?
친구 사위들은 마흔 다섯평짜리 집이 있던데 너는 전세도 겨우 서른두평이냐.
미숙 : (소리 버럭) 뻑하면 저 소리. 지겨워죽겠어.
아이 울기 시작한다.
미숙 : 넌 또 왜 울고 야단이야. 아까 밥먹었쟎아.
희찬 : 왜 애한테 소리는 질러.
미숙 : 앞으론 우리 엄마 욕 하지마.
희찬 : 준호 넌 아파트 있냐?
준호 : 아파트는 무슨...... 월세사는 오피스텔이 전부다 야.
미숙 : 야, 신영이 정도 신부감 데려가면서 무슨 준비가 그러냐. 너 그럼 돈 좀 더 모은 다음에 해.
신영 : 그치? 내후년쯤 하는게 좋겠지?
준호 : . . . . .
희찬 : 신영이는 너랑 결혼하기 싫은가보다 준호야.
신영 : 그게 아니라 올 가을은 좀 빠르다 이거지....
준호 : 돈많은 딴 사람이 하자면 당장 가을에라도 할 것 같은데?
신영 : 뭐?
준호 : 솔직히 말해봐 그렇쟎아.
신영 : 그러는 너는. 벌써부터 혼수 어쩌구하는걸보니까 정말 걱정된다야.
준호 : 그러는 너는? 방금 아파트 얘기나오니까 금새 내후년에 결혼하자고 말돌려놓곤.
신영 : 내가 아파트 때문에 그랬니? 남들도 다 자기같은줄 알아.
준호 : 뭐!
두 사람 언성높히고 애는 빽빽 울고. . .
동창부부, 황당한 표정으로
희찬 : 아니 얘들이 왜 남의 집에 와서 싸우고 그래.
준호 : 너는 좀 가만있어봐, 이신영 얘는 정말 속을 모르겠어.
신영 : 너는 사람이 왜 그래? 결혼날짜를 왜 니멋대로 잡아.
준호 : 좋아, 하지마 그럼. 됐냐?
신영 : 허! 아주 기다렸다는 듯이... 그래 좋아 하지마!
준호 : 어쭈! 서른 넘은 노처녀가 고마운것도 모르고.
신영 : 넌 그 정신상태가 틀려먹었어!
준호 : 됐어 그래 안함 돼쟎아.
신영 : 누가 한 대? 나두 너랑 안해!
준호 : 그래 관둬!
신영 : 그래 좋아!
두 사람, 쨍한 눈길로 째려보는데서!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